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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남자의 운명…노무현과 문재인, 5월의 기록

    두 남자의 운명…노무현과 문재인, 5월의 기록

    다시 5월이다. 누군가는 손 꼽아 기다렸던 황금연휴의 5월이고, 누군가에게는 뜨겁고도 처절했던 5·18 민주화운동의 5월이다. 또 누군가는 불꽃같은 삶을 스스로 접어야했던 5월이고, 비탄에 빠졌던 한 남자가 새 역사를 쓰기 위해 일어선 5월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었고, 또 대통령이 된 두 남자의 5월을 돌아봤다.● 평온했던 5월 23일 아침, 대한민국이 뒤집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오늘 오전 9시 30분경 이곳 양산 부산대 병원에서 운명하셨습니다. 오늘 새벽 5시 45분경에 사저를 나와 봉화산 등산을 하시던 중 6시 40분 쯤에 봉화산 바위 위에서 뛰어내리신 것으로 보입니다.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후송을 했습니다만 상태가 위독해서 양산 부산대 병원으로 다시 옮겼고 조금 전 9시 30분경 돌아가셨습니다” 남색 정장 차림의 한 남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담긴 발표문을 읽어 내려갔다. 비통함을 애써 담담하게 억누른 어조였지만, 얇고 검은 안경테 너머 눈빛은 단단했다. 2009년 5월 23일 오전 11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그렇게 자신의 반평생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 노무현의 죽음을 세상에 알렸다.2002년 당내 경선 2% 지지율로 출발해 제16대 대통령 당선이라는 기적을 일군 노무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인권변호사를 거쳐 정치인의 길을 걸었던 그가 허망하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대통령직을 떠나 고향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간 지 1년 3개월 만의 일이다.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거리의 변호사로, 국회 청문회에서 요즘 말로 ‘전국구 사이다’로 급부상한 국회의원으로, 그리고 대통령까지 지낸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것은 달랑 171자 메모 형식의 유서 한 장이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미안해하지 마라.누구도 원망하지 마라.운명이다. 화장해라.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오래된 생각이다. 이런 내용이 담긴 문서는 노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사용한 컴퓨터에서 발견됐고, 산으로 떠나기 직전인 오전 5시 10분쯤 직접 쓴 것으로 확인됐다.유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노 전 대통령 지지층의 분노는 이명박 정권으로 향했다. 2008년 4월 정부 출범 초기부터 전국적인 대규모 ‘광우병 촛불집회’ 파동으로 국정운영 동력을 잃은 이명박 정부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게 거액의 뇌물을 줬다는 내용의 ‘박연차 게이트’를 국면 전환 카드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위해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 등도 앞서 소환 조사했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을 언론을 통해 흘리며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런 노 전 대통령 곁을 지킨 사람은 언제나처럼 문재인이었다. 참여정부에서 초대 민정수석을 포함해 두 번의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 임기 말 비서실장을 맡았고 2004년 4월 탄핵심판 당시 노 전 대통령 변론도 맡아 기각을 이끌어냈다. 1982년 법무법인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문 대통령은 2009년 5월 7일간의 국민장 상주로 ‘친구 노무현’의 세상 떠나는 길을 지켰다. 1970~80년대 부산에서 소위 잘 나가던 ‘변호사 노무현’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이도 문재인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문재인과의 첫인상을 이렇게 회고했다. “문재인 변호사와 손을 잡았다. 원래 모르는 사이였지만 1982년 만나자마자 바로 의기투합했다. 그는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어 경찰서 유치장에서 사법고시 합격 소식을 들은 사람이다. 그래서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서도 판사 임용이 되지 않았다. 정직하고 유능하며 훌륭한 사람이다. 나는 그 당시 세속적 기준으로 잘 나가는 변호사였다. 사건도 많았고 승소율도 높았으며 돈도 꽤 잘 벌었다. 법조계의 나쁜 관행과도 적당하게 타협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재인 변호사와 동업을 시작하면서 그런 것들을 다 정리하기로 약속했다. 그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울분과 비통함만이 가득했던 봉하마을과 영결식장에서 문 전 실장이 보여준 의연함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참여정부의 퇴장과 함께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경남 양산 자택에서 생활하던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 비보를 들은 즉시 병원으로 달려와 그날부터 봉하마을을 지켰고, 5월 29일 발인과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의 영결식, 수원 연화장 화장과 다시 봉화산 정토원 안치까지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는 모든 순간을 함께했다. 국민장 기간 내내 의연한 모습을 보였던 문 대통령도 분골함 안치를 위해 정토원으로 들어가는 차 안에서는 눈물을 훔쳤다.특히 영결식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헌화 도중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정치보복을 사죄하라”고 고함치자, 현장을 수습한 후 문 전 실장이 이 대통령을 찾아가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사과하는 모습은 ‘인간 문재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훗날 당시의 기억에 대해 “그날만큼 내가 마지막 비서실장을 했던 게 후회된 적이 없다. 시신 확인에서부터 운명, 서거발표, 그를 보내기 위한 회의 주재까지. 나 혼자 있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노무현의 운명, 문재인의 운명 “정치, 하지 마라… 정치인은 거짓말의 수렁, 정치자금의 수렁, 사생활 검증의 수렁, 이전투구의 수렁들을 지나가야 한다. 걱정하는 것은 정치의 신뢰가 이런 속도로 계속 떨어지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을 점차 상실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2009년 3월 4일 공식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쓴 글의 일부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가까운 참모들에게는 제도권 정치에 나서는 것을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정부 종료와 함께 자연인으로 돌아간 문 전 실장에게도 정치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하지만 변호사 문재인이 잘 나가던 ‘변호사 노무현’을 훗날 대통령의 길로 이끌었듯이, 퇴임 대통령 노무현의 죽음은 그를 운명처럼 정치의 중심으로 불러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을 통해 이렇게 고백했다.“그(노무현)를 만나지 않았으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늘 각성시켰다.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 하게 됐다” ● 대통령 문재인, 다시 봉하마을로 간다 총 1342만 3784표, 득표율 41.08%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9년간 보수 정당에 표를 줬던 국민의 선택은 적폐 청산과 나라다운 나라를 약속한 문재인이었다.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는 557만 938표 앞서며 역대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 차이다. 취임사에서도 ‘나라다운 나라’를 강조한 문 대통령은 연일 소통과 탈 권위, 국민 통합의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당장 집무실을 청와대 참모들의 업무 공간인 여민관으로 옮겼고,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부분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약속했다.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에는 세월호 참사로 숨진 기간제 교사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지시하고,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직접 참석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제창을 금지했던 ‘님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불렀다.제1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은 이런 문 대통령을 ‘좌파 행보’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등에서는 지지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의 이혜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굉장히 잘한다. 솔직한 말씀으로 무섭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겨울,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을 지켰던 남자. 변호사 노무현이 사람 사는 세상에 눈 뜨게 하고, 그의 모든 순간을 함께했던 노무현의 동지 문재인. 그가 5월 23일, 대통령 문재인으로 다시 봉하마을을 찾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역량 있다면 정규직 가능성 열어 둬야” “한시적 전문인재 채용 본래 취지 훼손”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0)’ 선언으로 임기제 공무원들의 정규직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부는 역량이 뛰어난 경우 정규직화 가능성을 열어 두자고 했지만, ‘한시적으로’ 전문인재를 채용한다는 임기제의 본래 취지를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21일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김모(32·여·8급)씨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공부문 일자리와 관련해 인천국제공항처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고용불안이 개선될 수 있을까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장 정규직화는 불가능해도 근무 기간이나 업무 특성 등을 감안해 가능성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같은 업무를 5년 이상 하는 상시적·지속적인 분야에서 역량이 뛰어난 임기제 공무원이 일하고 있다면 정규직화나 승진의 가능성을 두는 탄력적인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도 “프로젝트성 사업이나 전문 인재 활용이라는 점에서 적합한 제도지만 일을 하는 당사자 입장에서 임기 후의 삶이 불안하다”며 “따라서 우수 인력 채용이나 업무 능력 향상이 어려운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계약 기간 내에는 공무원 신분이 보장되는 데다 무기계약직 및 용역업체 간접고용보다 연봉이나 고용 조건이 좋은 만큼 임기제 공무원을 비정규직으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가 많았다. 임기제 공무원에는 한시임기직도 있지만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임기직도 있기 때문에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임기제 공무원을 중산층 이하의 소득을 버는 비정규직에 포함하는 것 자체가 개념의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처음부터 정년보장 채용을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정부에서 일한 뒤 민간으로 돌아가는 직업 선택의 유연성을 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혁 충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모든 계약직의 정규직화는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정부 조직을 만들 가능성이 있고 내부 반발이나 예산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공공 부문 일자리 증가는 민간 부문의 일자리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상시적인 업무에는 아예 임기제를 뽑지 않고, 처음부터 공개경쟁채용을 통해 선발해야 한다”며 “임기제의 정규직 전환보다 다른 공무원 직렬과 같이 공개경쟁 채용 절차를 거쳐 공정한 입직 기회를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나는 ‘비정규직’ 임기제 공무원입니다] 전문가와 ‘낙하산’ 사이… “안쓰럽다가 열불도 났다가…”

    [나는 ‘비정규직’ 임기제 공무원입니다] 전문가와 ‘낙하산’ 사이… “안쓰럽다가 열불도 났다가…”

    “임기제(계약직) 공무원은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지 정규직 공무원보다 더 열심히 근무합니다. 하지만 정작 혜택은 좋지 않아 안쓰러운 생각이 듭니다.” -공무원 김모(38)씨 “일반직 공무원 입장에서 솔직히 임기제를 곱게 보기 힘들죠. 공개경쟁 절차는 있지만 기관장과 마음이 맞는 ‘낙하산’이 대부분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이모(32)씨 임기제 공무원에 대한 동료 공무원들의 인식은 이렇듯 이중적이다. 불안정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선발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임기제의 전문적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승진 기회를 빼앗는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같은 임기제 공무원이어도 능력이 서로 다른 만큼 엄격한 평가를 통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21일 정규직 공무원 12명에게 ‘임기제 공무원’에 대해 떠오르는 단어를 물은 결과 당사자를 지칭하는 ‘공무원’(34회)과 ‘계약직’(19회)을 제외하고 ‘업무’(21회)와 ‘전문성’(13회)이 가장 많았다. 무엇보다 업무의 전문성을 기대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승진’(5회), ‘답답하다’(4회), ‘낙하산’(3회) 등의 단어도 나왔다. 공무원의 결재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9급부터 어렵게 승진하는 자리에 쉽게 들어온다는 불만이 많았다. # “5년 근무→정규직화… 기준 불분명” 이런 엇갈린 인식은 인터뷰에서도 두드러졌다. 임기제 공무원의 신분 불안을 해결해 주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일을 제대로 못하는 임기제 공무원까지 도리상 고용하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지방의 한 시청에 근무하는 사무관은 “계약직 공무원의 최대 고충은 신분 불안이다. 급여가 많고 적고를 떠나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새로 계약해야 하는 심적 불안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한 주무관(6급)은 “업무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있지만 신분 보장 문제로 고민하는 임기제 공무원을 볼 때 그에 걸맞은 신분 보장 및 대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 부처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어떤 임기제 공무원은 함께 일하고 싶을 만큼 뛰어나지만 다른 분은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고 필요한 업무 외에는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중앙부처의 한 사무관은 “5년 이상 근무한 임기제 공무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도 하는데 ‘하는 일 없이 놀러 다닌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다”며 “명확한 근무평가를 통해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인정이나 도리상 그냥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앙부처 사무관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필요하지만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까다로운 결재 시스템 가장 이해 못해” 공무원이 접근하기 힘든 전문 분야의 경우 임기제 공무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향이 강했다. 한 6급 공무원은 “건설이나 법률, 통·번역, 전산시스템 구축, 홍보 등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임기제 공무원들은 정규직보다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은 “일반행정 분야의 임기제 공무원은 잘 모르겠지만 전문 분야의 임기제 공무원들은 업무와 관련해서 정규직들이 관여를 하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해 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낙하산’ 임기제 공무원들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지자체의 7급 공무원은 “일반직 공무원이 9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려면 20년 가까이 걸린다”며 “그러나 임기제 공무원은 곧바로 5급이나 6급으로 들어오는데 이마저도 낙하산 채용이 대부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임기제 공무원들의 어려움이 이해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은 “임기제 공무원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해하는 부분이 공무원 조직 특유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결재 시스템”이라며 “업무지시나 보고 체계 등 시스템이 워낙 관료적이고 답답하니 낯설게 느끼는 것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커버스토리] ‘핀치히터’ 공무원…그들이 공존하는 법

    [커버스토리] ‘핀치히터’ 공무원…그들이 공존하는 법

    공직사회에 ‘임기제 공무원’이 등장한 지 4년이 됐다. 일반 공무원이 담당하기 힘든 전문 영역의 업무를 보완하기 위해 2013년 공무원 직종 체계 개편과 함께 ‘계약직’에서 전환됐거나 이후 각 부처별 공모 절차를 통해 민간 부문에서 새로 투입된 인력들이다. 일반임기제, 전문임기제(전문자격증 소지자), 한시임기제(일시적 결원 보충)로 나뉘는 이들은 정년 60세가 보장된 이른바 ‘정규직’과 달리 계약 기간만 공무원으로 일한다. 야구로 치면 1~2회를 막는 일종의 ‘계투요원’이거나 반드시 타점을 날려 줄 ‘핀치히터’인 셈이다. 지난 4년 이들은 나름의 전문성을 발휘하며 공직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역할을 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부족한 공직 경험으로 인해 기존 공무원, 이른바 ‘정규직’들과의 불협화음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받는다. 임기제 공무원들은 ‘정규직’의 텃세와 차별적 대우를 하소연하고, ‘정규직’들은 공직에 대한 이들 ‘비정규직’의 이해 부족과 낮은 공직관 등을 탓한다. 시대 흐름에 따라 정책 수요가 보다 세분화, 전문화돼 가는 상황에서 ‘임기제 공무원’의 존재 이유는 자명하다. 미래지향적 정책 수립과 행정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임기제 공무원 제도의 안착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임기제 공무원, 이른바 ‘비정규직 공무원’들의 실태를 들여다보고, 임기제 공무원제의 성공을 위한 개선책을 모색한다.“우린 공무원 세계에서 외부 사람, 경력 쌓아 곧 나갈 사람입니다. 공채의 텃세도 견뎌야 하고, 초기에는 기싸움도 합니다. 공직사회는 직급 사회지만 계약직 공무원의 직급은 무시되곤 합니다.” 중앙 부처에서 임기제(계약직) 공무원으로 4년째 일하는 A(42·6급)씨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고의로 직급을 빼고 명함을 만들어 주거나 결재 서류의 직급란에 굳이 ‘일반 임기제’라는 표현을 넣는 인사부서 주무관도 있었죠.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전문 경력직보다 2년짜리 계약직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죽도록 일했지만 돌아온 건 ‘예고 없는 해고’ 서울신문은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임기제 공무원 28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의 인터뷰에서 많이 나온 단어를 분석한 결과 정규직(26회), 신분(17회), 불안(16회), 비정규직(11회), 승진(9회), 인정(9회), 차별(9회) 순이었다. 신분 불안과 승진, 인정에 대한 차별 등이 이들의 주요 불만이라는 의미다. 인터뷰에서 임기제 공무원들은 불안정한 신분을 악용한 과도한 업무지시, 일반 공무원들의 ‘은따’(은근히 따돌림), 포상 및 교육 기회 제외, 육아휴직·연차 사용의 암묵적인 제한 등을 고충으로 꼽았다. 지자체 소속 임기제 간호사 B(47·여·8급)씨는 “한 달에 절반은 도서 지역을 돌면서 환자들을 돌보는데 정규직 공무원과 달리 위험수당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C(36·여·8급)씨는 “아이를 키우는 데 일반 공무원처럼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다. 통상 2년, 2년,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상황이라 휴직은 곧 재계약 포기를 뜻한다”고 말했다. 다른 임기제 공무원은 “전문적인 업무를 혼자 맡다 보니 대체 인력이 없다. 여름 휴가를 제외하고 연차를 사용하기는 상당히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부하 직원에게 지시를 하거나 다른 부서에 업무 협조를 구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힘들다고 호소했다. 한 임기제(7급) 공무원은 “부하 직원이 ‘공무원 조직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일 처리를 이런 식으로 한다’, ‘잘 몰라서 하는 그런 말을 한다’고 면박을 주는 일도 다반사”라며 “가뜩이나 승진이 더딘 마당에 임기제 공무원들이 자신이 앉아야 할 자리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중앙 부처에서 임기제 공무원으로 일하다 2년 만에 해고를 통보받은 G씨는 “내가 할 업무가 아닌데 야근까지 하면서 일했지만, 계약 기간 만료 뒤에는 예고도 없이 잘렸다”고 전했다. 임기제 공무원은 전문지식이나 전문기술 등이 요구되는 업무에 제한적인 기간 동안 임용된다. 연봉 상·하한선이 있는데 7급은 3800만원(연봉) 정도를 받는다. 연봉은 공무원 봉급 인상률과 동일하게 오르고 재계약을 통해 최대 5년까지 일할 수 있다. 이후에는 해당 기관에서 다시 개방 공모를 하는데 여기에 또 합격하면 일을 이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승진은 불가능하다. 가족수당, 급식비, 초과근무수당 등은 일반 공무원과 동일하고, 원칙적으로 공무원연금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0년의 가입 기간을 채우고 연금을 받는 경우는 극히 적다. # 육아휴직도 승진도 꿈꿀 수 없습니다 전체 공무원(국가직+지방직) 중 임기제 공무원 비율은 2011년 0.6%(5855명)에서 2015년 1.4%(1만 2859명)로 늘었다. 사회구조의 다변화로 정부나 지자체에서 전문성을 요구하는 업무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비율이 2%도 안 된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다는 의미다. 지자체장 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낙하산 논란도 정규직과 임기제 공무원의 사이를 벌어지게 하는 원인이다. 전국 공통의 시험을 보는 정규직과 달리 임기제의 경우 대부분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이 때문에 공모라 해도 사전 내정설이 끊이질 않는다. 지자체에서 일하는 D(38·여·8급)씨는 “공직에 입문한 뒤 몇 주 지나지 않아 내가 지자체장의 입김으로 채용됐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연관이 있다니 황당했지만 나서서 부정할 수도 없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반면 정규직들은 자신들의 경우 9급으로 입직해 수십년간 고생 끝에 6급을 달게 되는데, 임기제는 너무 쉽게 상위 직급으로 들어온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공무원은 “사실 선거 때마다 공신들이 들어온다”며 “‘지자체장 라인’인 경우 사석에서 지자체장에게 조직의 불편한 얘기를 할까봐 오히려 정규직들이 눈치를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정규직들은 수십년 고생 끝에 6급 달았는데… 임기제 공무원들은 정규직과의 갈등을 풀려면 결국 ‘먼저 변하는 것’밖에 없더라고 했다. 지자체의 한 임기제 공무원은 “주위에서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고 늘 칭찬을 받았는데 성과평가에서는 한 번도 최상위등급(S)을 받은 적이 없었다”며 “재계약을 앞두고 상사에게 오히려 인간적으로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처음으로 S등급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들어와서 상사에게 적극적으로 의문점을 물었는데 공직사회에서 흔지 않은 행동인 것을 나중에 알고 혼자 웃기도 했다”며 “또 치열한 공무원 시험을 뚫은 능력 있는 직원으로 동료들을 대하면서 공채들도 텃세보다는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임기제 공무원은 “굴러온 돌이라는 느낌을 지우려 하기보다 ‘궂은 일에 나서고 공을 나눌 땐 뒤에서 서 있는 것’이 적응의 방법이었다”며 “개인의 업무 성과를 최대한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경남도청에서 일하는 박모(36)씨는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열심히 일하면 차별 없이 대우를 해 주더라”며 “정규직과 다르게 보는 외부의 시선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 정규직과 갈등 풀려면 먼저 변하는 길밖에… 임기제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화가 숙원이라고 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지자체에서 12년째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G(46·7급)씨는 “특정 분야에 10년 이상 근무한다는 건 업무가 지속적이고 해당 업무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이런 경우는 특정 시험을 통해 정규직화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임기제 공무원은 “전문성을 갖추고 오래 일한 인재를 놓치는 것은 조직도 손해지만 공채의 반발이 심해 정규직화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보다는 정년 보장을 믿고 안이하게 일을 하는 일부 정규직들을 솎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SK브로드밴드 하청 직원 5200명 정규직 전환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를 신설하고 하청 대리점 직원 5200여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이르면 다음주 초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회사 설립안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고객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안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는 100개 대리점과 업무 위탁계약을 맺고 사후 고객관리(AS)·회원 유치·인터넷망 설치 등의 업무를 맡겨 왔다. 자회사가 생기면 대리점에 소속된 직원 5200여명은 신설 법인의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지금도 해당 직원들은 대리점의 정규직이지만, 원·하청에 따른 ‘간접 고용’ 사례에 속해 노동계에서 직접 고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직원이 자회사로 흡수되면 기존 대리점은 폐업이 불가피해 일부 대리점은 본사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측 관계자는 “종전 대리점 대표를 새 자회사에 채용하거나 별도 보상을 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이사회 확정을 통해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 정부가 정규직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고민해 결정한 사안이라 새 정부를 의식했다는 지적은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SK브로드밴드, 하청 대리점 직원 5200여명 정규직 고용

    SK브로드밴드, 하청 대리점 직원 5200여명 정규직 고용

    SK브로드밴드(SKB)가 자회사를 신설, 하청 대리점 직원 5200여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한다. SKB는 21일 홈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초고속인터넷 및 IPTV 설치·AS 관련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103개 홈센터 직원 약 5200명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6월 초 자본금 460억원 규모의 자회사를 100% 지분 투자를 통해 설립하는 안건을 주초 이사회에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그동안 SKB는 홈센터로 불리는 독립 대리점과 업무 위탁 계약을 맺고 사후 고객 관리(AS)·회원 유치·인터넷망 설치 등 업무를 맡겼다. 그러나 오는 7월부터 업무위탁 계약이 종료되는 홈센터 직원부터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 2018년 7월까지 모든 홈센터 직원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자회사 구성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점진적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대고객 서비스 질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형희 SKB 사장은 “대고객 서비스 담당 구성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홈 서비스의 본원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원이 자회사로 흡수되면 기존 대리점은 폐업이 불가피하다. 즉 점주와의 갈등이 일어날 공산이 있으며, 이미 일부는 본사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SKB는 “그동안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온 홈센터 대표들을 대상으로 재고용, 영업 전담 대리점 운영, 회사 관련 유관사업 기회 부여, 그동안의 기여에 대한 보상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해당 직원들은 대리점의 정규직이라 비정규직은 아니지만, 원·하청에 따른 ‘간접 고용’ 사례에 속해 노동계에서 직접 고용 촉구가 적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정규직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자 이런 결정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SKB는 강하게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고민해 결정한 사안이라, 새 정부를 의식했다는 지적은 오해”라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사회 ‘일자리 TF’ 신설

    마사회 ‘일자리 TF’ 신설

    이양호 회장 “새정부 정책에 부응”한국마사회는 19일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호응하기 위해 ‘상생 일자리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양호 마사회장이 직접 진두진휘하고 김영규 부회장이 총괄TF 팀장을 맡는다. 총괄TF는 이날부터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인력의 정규직 전환 추진과 말산업 분야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활동에 들어간다. 마사회는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비정규직(간접고용 포함)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 3월 기준 정규직 880명, 비정규직 2237명, 간접고용 인력 1575명(55개 업체)이 근무하고 있다. 비정규직 대부분은 경마가 열리는 주말에만 근무하는 단시간 근로자(시간제 경마직)이다. 이 회장은 “전담 조직을 통해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합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과 상생 경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측 女 노조간부 폭행시비까지… 극단 치닫는 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의 내홍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규모 점포 통폐합을 놓고 노사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태업에 들어간 데 이어 이번엔 사측이 여성 노조 간부를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씨티은행노동조합은 19일 성명서를 통해 “인사부 직원이 쟁의행위 이행 여부 점검을 위해 현장을 찾은 여성 노조간부 팔을 잡고 강력히 흔드는 등 완력을 사용해 제지했다”면서 “폭력을 행사한 씨티은행 측은 즉각 사과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노조의 합법적 쟁의행위를 방해하기 위해 약자인 여성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한 사측의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측은 “노조 간부가 부서 이동 면접을 보는 자리에 들어와 다른 직원의 인터뷰를 방해해 나가 달라며 팔을 잡았을 뿐 폭력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노사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 양상이다. 노조는 지난 15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마지막 교섭을 벌였으나 결렬되자 다음날(16일)부터 태업에 돌입했다. ▲정시 출퇴근 ▲보고서 금지 ▲모든 회의 참석 금지 등 단체행동 지침도 내렸다. 태업에 맞춰 사측은 “무기계약직300여명을 연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양측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씨티은행은 지난 3월 126개 점포(소비자금융영업점 기준) 중 약 80%(101개)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지난달 28일 94% 찬성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해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인천공항공사, 다음주 정규직화 첫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의 첫 시험대에 오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다음주 비정규직 노조와 첫 만남을 갖는 등 본격적으로 정규직화 방안 논의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8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인천공항 정규직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이들은 공항공사가 지난 15일 만든 ‘좋은 일자리 창출 TF’에 대해 “노동자 대표가 배제돼 있다”며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한만큼 공동연구 프로젝트나 토론회 등 당사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조건이 (현재에서) 후퇴하지 않고, 배제되는 인원이 없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취임 이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고, 정일영 공사 사장은 이 자리에서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한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3일 뒤인 15일 ‘좋은 일자리 창출 TF’를 만든 바 있다. 노조는 자신들이 이날 별도로 발족한 TF를 통해 시민사회와 학계 등에서 바람직한 정규직화 방안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정규직화 사례를 발굴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22~24일 중 하루를 잡아 정 사장과 노조 간에 첫 논의를 하자는 공문을 공사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노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주쯤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며 “공사가 만든 TF는 내부 실무검토를 위한 직원만으로 구성했지만, 양대 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 외부 컨설팅 업체가 참여하는 컨설팅단 등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블랙야크 ‘대통령 효과’ 주황색 등산복 예약판매…가격은 얼마?

    블랙야크 ‘대통령 효과’ 주황색 등산복 예약판매…가격은 얼마?

    블랙야크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산행에서 입어 화제가 된 주황색 등산복을 재출시하기로 하고 이달 24일부터 예약판매를 실시한다.이 제품은 2013년 봄 시즌에 블랙야크 창립 40주년 기념으로 출시된 초경량방풍자켓 ‘B가디언 재킷’으로 가격은 9만8000원이다. 지난 13일 문 대통령이 기자들과 함께 북악산에 오를 때 입어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2013년 6월 당시 민주통합당 출입기자들과 북한산 둘레길에 오를 때에도 같은 옷을 입었다. 블랙야크 측은 이미 단종된 이 제품에 대한 네티즌들의 문의가 쏟아지면서 재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여러 색으로 출시됐던 제품은 대통령이 입은 주황색만 재출시하기로 결정했다. 또 수익금의 일부는 기부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동참하는 취지로 10여 명의 블랙야크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사회복지 인력 획기적으로 늘린다

    아이 돌보미 등 즉시 서비스 가능 정규직 전환·청년창업 지원도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추가경정예산)’이 보육, 장애인·노인 돌봄 등 국가가 제공하는 사회복지서비스 일자리의 대규모 확충에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추경 예산안의 큰 틀은 이르면 이달 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사회복지 서비스 인력을 최대한 확충하는 쪽으로 추경의 기본 방향을 정했다”면서 “지난 15일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이번 주 내로 예산 요구서를 제출하도록 업무지침을 보냈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무원 직접 고용보다 돌봄 서비스 인력 충원에 초점을 맞춘 것은 반드시 올해 안에 집행이 완료돼야 하는 추경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아이 돌보미, 장애인활동지원 인력, 노인요양보호사 등은 예산이 확보되면 곧바로 현장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추경안에는 또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청년창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을 위한 보증 확대, 취업 및 창업 교육 훈련 지원 등의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찬종 변호사 “자유한국당은 권위주의 운운할 자격없다”

    박찬종 변호사 “자유한국당은 권위주의 운운할 자격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일주일 동안 보인 행보는 청와대 문턱을 낮추고, 걸어서 출퇴근하고,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초등학교 미세먼지 대책 발표, 주요 인사 발표시 실시간으로 본인 또는 비서실장이 나와 발표한 것, 북한 미사일 발사 때 직접 나와 언급한 것 등이었다.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가 “일방적 독주”라며 비판하자 자유한국당 전신 신한국당 5선 의원이었던 박찬종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이 권위주의 운운한 것은 말도 안된다”며 비판했다. 박찬종 변호사는 지난 16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통해 “앞의 대통령과 완전히 대비된다”면서 “관저에 틀어박혀 사람도 안 만나고, 대면보고도 안 받던 전직 대통령을 보던 국민들은 ‘대통령이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고, 관료적 분위기, 권위주의를 해체했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자격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41% 득표하고 59%는 찍지 않았는데, 의석 수도 많은 여당이 왜 문 대통령보다도 득표를 못 했느냐”며 “문 대통령을 안 찍은 표가 찍은 표보다 많으니 가져올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도 쪼그라든 이유는 정치적 죄악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하늘을 우러러 땅바닥에 가슴을 치고, ‘왜 우리가 이렇게 됐는가’, ‘58%라는 반 문재인 표가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됐나’, 며칠을 울어보고,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져야 한다. 단지 3명이 아닌 30명은 물갈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른정당에 갔다가 탈당한 13명의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는 모두 정계 퇴출시켜야 할 ‘2급 전범’이라며 ‘1급 전범(친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국에 다녀와서 강력한 야당을 만들겠다’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공허한 메아리다. 본인 비리 의혹 사건에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 전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실수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반성하고 환골탈태부터 하고 나서 전열을 정비하든가 해야지 그것도 없이 문재인 정부를 어떻게 비판하겠느냐”고 일침했디.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기업은행 창구 담당 ‘중규직’ 3000명 정규직화

    기업은행 창구 담당 ‘중규직’ 3000명 정규직화

    은행권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움직임에 나섰다. 새 정부 방침과 영업 전략에 따른 선택이다.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무기계약직(준정규직)인 창구 담당 직원 3000여명의 정규직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비정규직이 400여명 있으나 이 중 80%가량이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직으로 저임금 비정규직과는 거리가 멀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 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정규직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창구 담당 직원의 정규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씨티은행도 마찬가지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16일 사내 임직원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무기계약직인 창구 전담 직원과 일반사무 전담 직원 300여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규직 채용 인원의 20%가량을 시험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나 이번에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시험 없이 일괄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해당 무기계약직 직원들은 올해 중으로 정규직 5급으로 전환된다. 이번 전환이 마무리되면 전문직 혹은 전문 계약직을 제외한 대부분이 정규직이 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현행법상 창구 직원은 동일 업무만 맡을 수 있는데 최근 대부분의 영업점을 폐점했기 때문에 정규직화를 통해 다른 업무를 담당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대부분 ‘중규직’

    [단독]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대부분 ‘중규직’

    전환에도 임금은 기간제와 유사…연속근무 길수록 임금격차 커져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한 가운데 정규직 전환자 처우와 관련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3~2015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7만 4000명을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대거 전환했지만, 임금은 비정규직과 같고 고용 안정성만 높은 이른바 ‘중규직’이 상당수였기 때문이다. 16일 고용노동부가 HR디자인연구소에 의뢰해 정부가 출자하거나 재정을 지원한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전환자의 월평균 임금을 분석한 결과 236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임원을 제외한 정규직 월급의 57% 수준이다. 연봉으로는 정규직이 평균 4928만원인 반면 무기계약직은 2827만원에 불과했다. 정규직 신입 사원 2769만원, 비정규직인 기간제 사원 2794만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2013~2015년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전환자 7만 4000명 가운데 공공기관 전환자는 1만 6000명으로 교육기관 전환자 4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무기계약직 전환 시 임금 책정 기준을 비정규직에 맞추는 사례도 많았다. 임금 결정 시 고려 사항은 ‘공공기관 유사직종 참고’가 24.8%로 가장 많았고, 이어 ‘비정규직 임금 수준’으로 19.8%에 이르렀다. 직무특성을 반영한다는 응답은 15.9%에 불과했다. 공공기관 무기계약직의 40%는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규직에게 호봉제를 적용한 기관은 56%인 반면 무기계약직에게 호봉제를 적용하는 기관은 21%에 그쳤다. 연구팀은 “공공기관의 무기계약직은 임금 체계, 임금 항목, 임금 수준이 정원 내 정규직보다는 오히려 기간제와 유사하다”며 “무기계약 형태의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임금 수준이 기간제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무기계약직과 기존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벌어지면서 근로자 사이의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2012년 무기계약직인 통계조사관 처우 개선 문제로 내부 갈등을 빚은 통계청은 지난해 3월 ‘무기계약직 처우개선 계획’을 마련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비정규직 임금 분석에 참여한 김주일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무기계약직 전환자도 능력에 따라 승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이것은 근로자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여지를 봉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직무에 따라 임금을 구분하되 일부 승급을 인정하는 ‘범위직무급’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시 다산콜센터의 사례처럼 독립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은 자회사로 전환해 근로자 처우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교수는 “직무분석을 통해 자회사로 분리해 정규직으로 고용할지, 직접 고용할지를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당 “‘문재인식’ 해법은 돈키호테 연상케 해”

    한국당 “‘문재인식’ 해법은 돈키호테 연상케 해”

    자유한국당이 연일 문재인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한국당은 ‘합리적이고 강한 제1야당’을 표방했다. 정권 초기 ‘허니문’ 기간을 생략한 한국당은 연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흩어진 보수 지지층을 재결집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한국당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정책 시리즈’를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일방적 독주와 극단적 좌파편중 인사, ‘산타클로스 선물’식 포퓰리즘 정책은 강력히 견제하고 비판하며 때론 온 힘을 다해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따르라는 건 자칫 더 큰 국민 분열과 논란을 부추기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무시한 채 눈앞의 인기만을 쫓아가는 ‘남미식 좌파 포퓰리즘 국정’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문 대통령이 1호·2호·3호로 이름 붙이며 대선후보 시절 공약을 정책으로 내놓는 걸 보면 보여주기식 국정운영에 몰두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선명한 정책 야당으로서 여당과 진검승부 해야겠다”며 “집중적으로 해야 할 부분이 바로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행보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며 “’문재인식‘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법은 마치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해 돌진하는 착한 선의를 가진 돈키호테의 모습이 연상될 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표 쓸까요? 말까요?… 좌불안석 공공기관장

    사표 쓸까요? 말까요?… 좌불안석 공공기관장

    “저는 어떻게 해야 됩니까. ‘윗분’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고위공무원 출신의 공공기관장 A씨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예전부터 알고 지내온 정치권 인사들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여념이 없다.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았지만 4년 전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았던 주요 공공기관장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던 전례를 이번에도 따라야 할지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1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 산하 332개 공공기관 중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기관장은 218명으로 전체의 65.7%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임기가 1년 이상 2년 이하 남은 기관장은 81명, 2년 넘게 남은 기관장은 91명,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관례상 1년 이상 보장되는 기관장이 46명이다. 반면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인 기관장은 88명, 임기가 종료됐지만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아 직을 유지하고 있는 기관장이 18명, 공석 상태가 8명이다. 박전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은 공공기관장 3명 중 2명이 1년 이상 임기를 남겨 둔 셈이다. 새 정부가 이들을 그대로 안고 간다면 향후 1~2년간은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공공기관장들과 국정을 함께 이끌게 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새 정부의 주요 정책목표 실현의 최선봉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이들을 중용한다면 전 정권 인사들이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새 정부의 중점 정책과제 실현에 앞장서는 어색한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공공기관 안팎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로 새 정부 출범 뒤 박명진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과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등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누가 봐도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된 기관장 대부분은 다음달로 예정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마친 뒤 잔여 임기와 무관하게 스스로 물러나거나 물러나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친박계 3선 의원 출신인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새누리당 의원이었던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박근혜 캠프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이었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낙하산 인사와 공공기관 독립성 훼손에 대한 반감이 커진 만큼 새 정부가 기관장들의 일괄 사표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특히 A씨처럼 관료 출신이거나 전문성을 인정받은 기관장은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추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기업 임원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공공기관장 자리를 ‘보은’의 수단으로 노골적으로 활용해 온 것이 문제가 됐는데, 도덕성과 개혁성을 기치로 하는 이번 정부도 똑같이 하면 더 큰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다음달 발표될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공공기관장들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지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인 E등급뿐 아니라 C, D등급이나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진 기관장도 사실상 사임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에 속한 한 교수는 “정권 초 눈치 보기와 자리싸움을 막기 위해 새 정부가 공공기관장 인선에 대한 원칙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인천공항’ 비정규직 전환, 민간 확산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한 의미는 각별하다. 취임과 동시에 1호 업무로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한 것과 맥락이 닿은 행보다.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를 찾은 문 대통령은 “공공 부문의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일찍이 선언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대선 주요 공약이기도 했다. 취임하자마자 설치를 지시한 일자리위원회도 대통령 직속으로 운영된다. 청와대의 몸집을 줄이면서도 일자리 담당 수석비서관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는 ‘차별 없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일관된 방향성이 감지된다. 무엇보다 반갑고 든든하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54%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의 근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하는 작업은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공공 부문에 고용된 비정규직만 해도 현재 30만명이 넘는다. 이들 중 상시적 업무를 하는 사람은 정규직으로 우선 전환하도록 유도한다는 게 새 정부의 방침이다. 쉬운 일일 수야 없다. 그러나 좋은 일자리를 함께 나누려는 의지가 전제되면 가능한 일이다. 인천공항공사만 봐도 알 수 있다. 로봇을 도입해 인력을 대폭 줄이려던 당초 계획을 접고 비정규직 1만명 전원을 연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방향을 틀었다. 문제는 얼마나 내실이 있느냐에 있다. 공공 부문의 비정규직 고용 개선 노력은 지금까지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기간제 노동자들은 근무 여건이나 임금에서 차별을 벗지 못했다. 인천공항공사의 움직임에 주말 내내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것은 그런 까닭이다. 대기업 평균보다 연봉이 높은 ‘신의 직장’ 공공기관들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기득권을 나눠 줄지가 우선 의문이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독과점을 무기로 생산성 향상은 뒷전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경쟁 없이 편히 벌어 푸짐하게 나눠 먹는 지금의 해이한 임금체계를 먼저 손봐야 한다. 그러지 않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만 이행돼서는 국민 부담만 늘게 되는 셈이다. 비정규직 제로 시대는 기존의 고임금 정규직 근로자들의 양보가 선행돼야 비로소 해답이 보인다. 그런 인식의 토대 위에서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모범 선례를 착실히 쌓아 주기를 기대한다. 그래야만 민간에서도 변화의 싹이 틀 수 있을 것이다.
  • “국회 문턱 넘어라” 일자리 추경 머리 싸맨 정부

    “국회 문턱 넘어라” 일자리 추경 머리 싸맨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부정적이었던 정부가 정권 교체 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일자리 추경’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위원회 설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 문제만큼은 직접 챙기겠다는 방침이어서 당·정·청의 추경 드라이브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지만 경기가 전반적으로 살아나면서 추경 편성 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야당의 반대를 넘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4일 “청와대 경제 라인 인선이 끝나는 대로 정부와 규모 등 세부안을 논의한 뒤 추경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 창출’은 국가재정법에 명시된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추경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만 할 수 있다. 그런데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기는 호전되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9%로 직전인 지난해 4분기(0.5%)보다 0.4% 포인트 상승했다.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해외 투자은행(IB)의 올해 우리나라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2개월 연속 0.1% 포인트씩 상승해 2.6%로 높아졌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경기를 좀 더 지켜보고 추경 편성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 편성의 법적 요건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에서 검토 중”이라면서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을 확실히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로 우리나라도 금리를 조만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이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의 유동성을 조이는 금리 인상과 나랏돈을 푸는 추경 편성이 충돌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통화정책은 가계부채 대응 차원에서 이뤄지고, 재정정책은 일자리 확대를 위한 것”이라면서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하지 않고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고용지표와 세수 추이는 추경 편성 추진에 힘을 싣는 양상이다. 지난달 청년실업률(15~29세)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11.2%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4월 기준으로 최고치다. 지난 3월에 0.1% 포인트 하락했던 전체 실업률도 4월에는 4.2%로 전년 동월 대비 0.3% 포인트 상승했다. 또 지난 1분기 국세 수입은 69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 9000억원이나 많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세수 풍년’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10조원대 추경이 가능할 전망이다. 추경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전문가들도 공공일자리 창출에만 나랏돈을 투입하는 것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홍기석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통령 공약에도 포함돼 있는 민간기업 고용 지원금 확대 등에 재원을 많이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가장 상황이 나쁜 민간 부문의 고용을 자극하는 쪽으로 예산을 많이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悲정규직’ 고용부도 어렵다

    ‘悲정규직’ 고용부도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방문을 시작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시작한 가운데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비정규직 정책을 관장하는 고용노동부도 비정규직 규모가 전체 인원의 1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1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교육기관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규모는 20만 3864명이다. 이들은 직접 고용된 기간제 근로자 규모로, 여기에 파견·용역 근로를 합하면 전체 비정규직 규모는 30만명을 넘어선다. 전체 공공부문 근로자가 18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6명 중 1명꼴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한 셈이다. 기간제 근로자만 놓고 봤을 때 교육기관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9만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지방자치단체(4만 9027명), 공공기관(4만 2167명), 중앙부처(1만 4612명), 지방공기업(8038명) 등의 순이었다. 비정규직 정책을 담당하는 고용부도 전체 정원 5800여명 가운데 809명(14%)이 비정규직으로 분류됐다. 고용부가 지난해 발표한 ‘공공부문 2단계 정규직 전환계획’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부가 비정규직 직원 가운데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인원은 ‘0’이었다. 당시 고용부는 올해도 809명 가운데 단 2명만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13~2015년 이미 1단계로 비정규직 86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일 뿐 정규직화에 소극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전체 정원 38명 가운데 비정규직으로 분류된 계약직 공무원이 31.6%인 12명에 이른다. 이들은 5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한다. 노사정위원회는 근로자·사용자·정부 대표가 모여 노동정책을 논의하는 기관이다. 고용부보다 비정규직 규모가 큰 부처도 많다. 2015년 기준으로 중앙부처 중 비정규직 규모가 큰 곳은 농촌진흥청(1808명), 국가보훈처(1377명), 농림축산식품부(1134명), 환경부(988명) 등이었다. 중앙부처 비정규직 전체인원 1만 4612명 중 지난해와 올해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1635명에 그쳤다.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기 위한 가장 큰 과제는 재원 조달이다. 문 대통령은 해마다 4조 2000억원을 투입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포함해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의지를 민간부문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 안전 관련 업무에 정규직을 고용하는 원칙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독서목록…‘책 읽는 대통령 보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독서목록…‘책 읽는 대통령 보고 싶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문 대통령이 읽는 독서 목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출판사들의 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실제 어느 정도 책을 읽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2012년 펴낸 ‘문재인의 서재’에서 책 읽기를 좋아한다며 쉴 때 손이 닿는 곳에 책이 없으면 허전한 느낌이 든다고 적었다. 13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과거 언론 인터뷰와 ‘문재인의 서재’ 등 저서를 통해 여러 차례 자신의 독서 목록을 소개했다. 그 중 ‘축적의 시간’은 서울대 공대 교수 26명의 제언을 담은 책이다. 저자들은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기를 거치며 스스로 경험을 축적하기보다는 선진국에서 개념을 받아와 실행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고 분석한다. 이제 그 모델이 한계에 부딪히며 지금의 위기가 심화했다고 진단하며 긴 호흡으로 경험을 쌓기 위한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외국책으로는 ‘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읽어라’가 있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가 진보적 정치경제학자 입장에서 미국식 자본주의를 비판한 책이다. 라이시는 이 책에서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정치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커지는 점을 지적하며 노동조합이나 지방 정당 같은 대항 세력을 키우고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는 책들도 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일본전공교수가 쓴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는 일본의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저성장 시대의 생존전략을 담은 책이다. 일본의 1975년생 작가이자 반(反) 빈곤 운동가인 아마미야 가린의 ‘프레카리아트, 21세기 불안정한 청춘의 노동’도 같은 맥락이다. 책은 비정규직과 워킹 푸어 문제를 일본 사례를 통해 다루고 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책들도 목록에 포함됐다. ‘비정상경제회담’은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경제정책에 관여한 경제전문가들이 양극화와 부패, 가계부채, 노동, 재벌, 관료개혁, 재정, 경제성장을 주제로 토론한 내용을 모은 책이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던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의 ‘협상의 전략’, 강철규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의 ‘강한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고(故) 리영희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의 ‘오래된 미래’ 등이 문 대통령 독서목록에 들어있다. 역사서로는 이성무의 ‘조선시대 당쟁사’와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강명관의 ‘조선풍속사’, 박석무의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가 포함됐다. 한편 교보문고는 자사 MD들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꼭 읽어줬으면 하는 책’ 목록도 선정했다. 김정미 MD는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추천했다. 김 MD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편적인 젠더 차별의 민낯을 훌륭하게 재연한 책”이라며 “성의 차별이 성의 구분이라는 탈을 쓰고 왜곡돼온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시길 권한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최지환 MD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만나게 될 선택의 순간들 속에서 잘 포장된 숫자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마음에 추천한다”며 조덴 엘렌버그의 ‘틀리지 않는 법’을 추천했다. 유한태 MD는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 비결을 소개한 ‘휘게 라이프’를 권하며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모든 국민이 작은 행복들을 느끼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한강의 ‘소년이 온다’ 등도 MD들의 추천 목록에 포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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