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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 딜레마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갈수록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정부는 비정규직 사용 제한 기간을 현재 2년에서 3~4년으로 늘리고,근로자의 파견이 허용되는 업종을 늘리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의 비정규직 해고를 막고,비정규직이라도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는 자칫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숫자를 늘리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어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내수 진작과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해법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여기에 비정규직 법안 개정에 대해 노동계가 극렬히 반대하고 있어 사회적 대타협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구상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2009년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현행 2년인 비정규직 사용 제한 기간을 늘리겠다고 밝혔다.대안으로는 3~4년 정도가 거론된다.이와 함께 현재 32개 업종으로 제한돼 있는 파견 허용 업종 역시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기업들이 최근 극심한 실물 경제 위기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해고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통계청의 ‘2008년 8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544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 8000명(4.5%)이 줄었다.비정규직보호법에 따라 채용 2년 뒤에는 의무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기간제 근로자가 지난 1년간 16만 6000명 감소했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비정규직 사용 제한 기간 완화를 통해 기업 단위에서 임금과 근로자,사업장 배치 등을 신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이를 통해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부도 등을 최소화하는 게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간제 노동자 사용 기간 제한 때문에 고용 불안이 초래된다는 정부의 설명이 통계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병희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비판사회학회 주관으로 열린 ‘비정규입법 1년 평가’ 토론회에서 “비정규직 감소의 39.7%(기간제는 44.2%)는 기간제법이 적용되지 않은 1~4인 영세사업장에서,26.4%(기간제는 35.3%)는 내년 7월 차별시정 제도가 적용되는 5~99인 사업장에서 발생했다.”면서 “이는 소규모 사업장이 경기 침체로 정규직·비정규직 모두 신규 채용을 줄였기 때문이지 사용 기간 제한 때문에 비정규직부터 해고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임금 조건이 열악하다.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더 많이 전환될수록 이들의 구매력 향상에 따라 내수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난다.정규직 전환 규정 때문에 비정규직 근로자가 해고되는 게 아니라면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최대한 많이 바뀌는 게 경제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사회적 대타협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유지에 나서겠다는 정부의 복안 역시 헝클어지고 있다. 재정부 육동한 경제정책국장은 “내년의 고용 상황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전제로 사회 각계각층이 화합하고 상부상조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자리 문제를 사회적 합의 차원으로 승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농성… 몸싸움… 새벽까지 ‘전운’

    여야 3개 교섭단체간 예산안 합의가 물거품이 되면서 처리시한인 12일의 ‘마지노선’이 무너졌다.이날 밤 늦게까지 국회 안팎에선 전운이 감돌았다.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난항을 겪은 데다 기획재정부의 계수심사자료 미비로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기한 내 처리에 실패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밤 11시쯤 옆문을 통해 본회의장에 입장한 뒤 민주당의 불참 속에 예산안 부수법안 등 일부 안건을 처리했다.민주당은 본회의장 맞은편에 있는 예결위 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은 “굳이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어 본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본회의 개회 직후 강기갑 대표 등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발언대 점거를 시도해 한때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은 앞서 밤 10시에 재개된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에 의원 4명을 보내 한나라당의 심사 강행에 항의했다.원혜영 원내대표는 밤 9시쯤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의 마지막 회담 직후 “사실상 결렬됐다.”고 선언했다.여야는 이날 하루 무려 5차례의 원내대표 회담을 진행했지만 쟁점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원 원내대표는 결렬의 책임을 이한구 예결특위 위원장에게 돌렸다.“이 위원장과 민주당 최인기 예결위원장이 구체적으로 협의하기로 했지만 오후부터 이 위원장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하루 종일 연기와 재개를 거듭했던 원내대표 회담에선 ‘대운하·형님 예산’의 삭감규모와 남북협력기금 삭감 문제,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 소속 의원,보좌관,당직자 등 200여명은 이날 밤 8시30분쯤 이 위원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국회 본청 예결위 회의장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정세균 대표는 “일방통행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고,일부 의원들은 “12·12군부 쿠데타 이후 29년 만에 예산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분개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각각 열어 의원 대기령을 내리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한나라당은 “오늘이 마지막이다.더는 미룰 수 없다.”며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을 앞세웠고,민주당은 “의회 독재다.날짜가 아니라 내용이 쟁점이다.”며 맞받았다. 한나라당은 오전 9시에 예정돼 있던 주요당직자 회의를 의원총회로 바꾸며 단속에 나섰다.몸싸움에 대비해 넥타이 대신 빨간 목티를 ‘전투복’으로 차려 입은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비상사태 발생시 즉각 대처해야 하므로 여의도 근처에서 대기하고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면 바로 집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오상도 김지훈기자 sdoh@seoul.co.kr
  • SOC 예산 접점 끝내 못찾아

    SOC 예산 접점 끝내 못찾아

    여야는 새해 예산안 처리시한인 12일 밤 늦게까지 쟁점 예산 일괄 타결을 위한 막판 조율 작업을 벌였으나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합의 처리 약속이 물건너가면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배제한 채 예산안 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강행 처리 수순 돌입 이날 밤 예결위 소위는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들이 빠진 채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만으로 진행됐다.쟁점 사안에 대한 조정에서도 당초 민주당의 주장은 반영되지 않았다. 예결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은 소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6000억원 삭감안´을 반대해 조정에 실패했다.”면서 “이에 따라 당초 입장대로 SOC 관련 예산은 5000억원만 삭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민주당이 삭감을 반대한 남북협력기금은 ‘2500억원 삭감’으로 처리됐다.이 의원은 “민주당이 주장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경로당 지원 등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관련 예산은 도덕적 해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증액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대변인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4대강 하천정비 예산을 살펴 본 뒤 민주당이 주장한 대운하 사업이 아니라고 오해를 풀었는데 민주당은 계속 이를 곡해하고 포항 관련 예산을 모두 ‘형님 예산’이라고 규정하는 등 정치적인 공세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이에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여야 합의 없는 정부 여당의 예산안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항의했다.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처리 강행을 향후 ‘MB개혁법안’ 처리 저지의 명분으로 삼을 방침이다. ●쟁점 예산 타협안 도출 실패 여야는 주요 쟁점별 예산안의 구체적인 삭감과 증액의 규모 및 항목,국채 발행 규모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총 3조 7000억원 삭감을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3조 4500억원 삭감을 고집했다.한나라당은 남북협력기금(6500억원)에서 당초 3000억원의 추가 삭감을 요구했고,민주당은 원안 유지를 고수했다.5+2 광역경제권 개발사업 예산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원안 유지,민주당은 전액 삭감을 주장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졸속·부실·편법’ 악순환 삭감 규모에 대한 입장차를 조정하지 못하면서 예산 증액 규모의 확정에서도 난항을 겪었다.한나라당은 남북협력기금까지 포함해 3조 7000억원을 삭감한 뒤 이를 신규 증액예산에 사용해 삭감과 증액의 균형을 맞추자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4조 3000억원을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민주당은 증액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국채 발행규모를 정부가 제시한 17조 6000억원보다 많은 20조원 이상으로 정하자고 주장했고,한나라당은 국채 발행이 19조 5000억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올해는 해마다 반복된 ‘졸속·부실·편법’ 심사 관행의 수준이 최악이란 평이다.심의 기간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고,정쟁은 더욱 치열했다. 우선 올해는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이유로 당초 예산에서 10조원을 증액한 수정예산안을 11월7일에야 국회에 제출했다.헌법에는 국회가 매년 10월2일(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정부로부터 예산안을 넘겨 받아 12월2일까지 의결하도록 돼 있다.또 여야가 ‘SOC 예산 삭감’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당초 지난 1일로 예정됐던 소위 심사는 5일에서야 가동됐다.지난 11일과 12일에는 여야 지도부의 협상 결과에 공을 넘긴 채 아예 회의를 열지도 못했다.여야가 합의한 ‘12일 처리’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올해 소위 활동 기간은 지난해(33일)의 5분의1 수준인 6일에 그쳤다. 주현진 구동회기자 jhj@seoul.co.kr
  • 日,고용안정에 3년간 10조엔 푼다

    │도쿄 박홍기특파원│ 일본 정부는 경기후퇴에 따른 고용안정 및 중소영세기업의 지원을 위해 앞으로 3년간 10조엔(약 150조원)의 재정 지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3년간 100만명의 고용 창출도 꾀할 방침이다.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공공사업의 재정 지원만으로는 경기 부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근본적인 고용 환경의 개선을 통한 국민생활의 안전망 구축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일본 정부 측은 3일 “긴급한 경제 상황인 만큼 대담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적극적으로 고용에 힘쓰는 중소 영세기업에 대한 재정지원,파견 및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촉진,실업 급여의 지불기간 연장을 위한 고용보험제도의 대폭 수정 등에 비중을 뒀다. 특히 대학졸업 예정자의 취업 내정을 의도적으로 취소하는 기업의 이름을 공개하기로 했다.또 지방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공공사업에 대한 지방의 재정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재원은 건설국채 발행과 특별회계 잉여금인 이른바 ‘매장금(埋藏)’을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정부는 이르면 5일 고용 대책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2일 긴급 금융정책회의를 열고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담보 대출기준을 대폭 완화,오는 9일부터 적용토록 결정했다. 중앙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공급되는 자금량을 늘려 기업에 대한 대출이 늘어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일본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1998년 이후 10년 만이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이번 조치로 3조엔 정도의 새로운 자금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hkpark@seoul.co.kr
  • “해고 KTX여승무원은 철도公 직원”

    KTX 여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의 근로자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 이동명)는 2일 철도유통에서 해고된 KTX 여승무원 오모씨 등 34명이 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보전 및 임금지급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철도공사가 임금 등 근로 조건을 정했기에 오씨와 공사는 직접 채용과 같은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을 맺었다고 판단된다.”면서 “철도유통은 공사와 위탁 협약을 맺은 것처럼 외향을 갖췄지만 노무대행 기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때문에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철도공사는 오씨 등에게 매월 18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철도유통에 고용돼 KTX 승무원으로 일하던 오씨 등은 KTX관광레저로 이직하길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자 “철도공사 직원임을 인정해달라.”고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코레일측은 여승무원들에게 매달 18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결정은 따르기로 했으나 직접 고용형태를 인정한 임금형식으로 지급할지 여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노동 관련 단체들은 “ 법원의 이번 결정은 직접고용이 아닌 파견근로로 간주돼 왔던 기존의 입장을 뒤집는 것으로 향후 본안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간접고용 형태가 늘어나는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오씨 등은 2004년 KTX 개통 당시 계열사(한국철도유통) 비정규직으로 채용됐다가 다른 계열사(KTX관광레저) 정규직으로의 전환 제의를 거부한 채 한국철도공사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투쟁을 벌이다 2006년 5월 해고,지금까지 단식농성과 서울역 뒤편 40m 높이의 조명철탑 고공농성 등 물리적 투쟁을 벌여왔다. 이동구 정은주기자 yidonggu@seoul.co.kr
  • [흔들리는 실물경제] 현대차 10년만에 정상조업 단축

    [흔들리는 실물경제] 현대차 10년만에 정상조업 단축

     현대자동차가 마침내 정상조업을 단축하는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감산 및 구조조정 작업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지난달 판매 실적은 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경영 안정 차원에서 일부 사업을 취소하거나 연기를 검토하고 사원 복지 혜택도 대폭 줄이는 업체도 나왔다.‘불똥’이 협력업체로 번지면서 부도,비정규 직 감원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1월 판매실적 3년9개월만에 최악  1일 현대차에 따르면 싼타페와 베라크루즈를 생산하는 울산 2공장은 이날부터 정상 근무 시간을 ‘반토막’으로 줄였다.근무체제를 ‘4+4(주간 4시간,야간 4시간)’ 형태로 변경했다.최근 ‘10+10’에서 ‘8+8’로 바꾼 데 이어 다시 조업시간을 단축한 것이다.현대차 관계자는 “정상근무 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4시간은 교육 시간으로 돌렸다.”면서 “일주일간 지켜보고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베르나와 클릭을 생산하는 1공장과 제네시스·투산을 제작하는 5공장,버스와 5t 이상 트럭을 생산하는 전주 공장,아산 공장도 이번 주부터 특근 및 잔업을 중단했다.현대차가 정상근무 및 주말 특근,잔업을 모두 중단하거나 축소한 것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이다.현대차는 이 같은 감산 조치로 한 달 1만 5000대 이상의 생산량 감소를 내다봤다.  기아차도 이날부터 소하리공장(카니발),화성공장(소렌토·모하비),광주공장(스포티지) 등 SUV차량 생산라인에 대해 잔업이나 특근을 전면 중단했다.월 5000대가량 감산을 예측했다.GM대우도 이날부터 내년 1월4일까지 토스카와 윈스톰을 생산하는 부평 2공장 가동을 멈췄다.또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중소형 라인인 부평 1공장 및 군산,창원 등 모든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쌍용자동차 생산직 전환배치 등 노사합의  GM대우는 유동성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GM대우 관계자는 “노사가 신축을 협의 중인 서울 양평동 정비사업소를 우선 매각 후 임대로 운영한 뒤 경영 상황이 호전되면 새 건물을 짓는 방안 또는 신축 계획 자체를 보류하는 조치 등을 노조측에 제시했다.”면서 “유류비 지원 중단 등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노조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르노삼성도 이날 부터 생산체제를 주 5일 근무에서 주 4일 생산체제로 바꾸고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조업을 전면 중단한다.쌍용차는 생산직 전환배치를 노사가 합의했다.퇴직금 중간정산 중단 등 각종 복지 혜택도 없앴고, 임원 임금 10% 삭감 조치도 내년까지 유지된다.  완성차 업체들의 11월 내수 판매 실적은 최악을 기록했다.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현대차는 34.4%,GM대우는 55.9%,르노삼성은 20.7%,쌍용차는 59.2% 급감했다.로체와 포르테,쏘울 등 신차 효과와 경차 모닝의 판매 호조 덕에 기아차만 3.7% 증가했다.수출 부진도 심각하다.현대차는 해외판매가 8.2% 증가하는 데 그쳤고 GM대우(-24.9%)와 르노삼성(-10.8%),쌍용차(-64.8%) 등은 수출 실적이 모두 크게 악화됐다.  완성차 업계의 감산 ‘불똥’은 협력업체로 붙었다.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부품을 포장·수출하는 협력업체들 가운데 이화,세호 등 2곳은 이날 이후 계약이 해지돼 140여명이 정리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은 외부 업체에 고용돼 있으나 현대차가 정규직 대신 ‘사람 도급’ 형태로 쓰는 비정규직이다.원풍과 신영 등 2곳 협력업체도 각각 6명,7명의 정리해고 신청을 받고 있다.앞서 현대차 2공장은 에쿠스 단종으로 비정규직 115명이 해고됐으며 정규직 270여명의 전환배치도 진행 중이다.현대차 운전석 계기판을 생산하는 1차 협력업체 덕양산업은 이달 8일까지 50여명의 정규직 직원을 명예퇴직시킬 계획이다. 이영표기자 saloo@seoul.co.kr
  • 월100만원 임시직 행정인턴 30명 모집에 900명 몰려

    월100만원 임시직 행정인턴 30명 모집에 900명 몰려

    저임금 임시직인 행정인턴 채용에 청년 실업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고 있다.행정인턴 채용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이같은 ‘슬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주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기관 중 가장 먼저 행정인턴을 모집한 결과 900여명이 지원했다. 선발인원이 30명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무려 30대1에 이른다.최종 합격자는 서류심사와 면접시험 등을 거쳐 3일 발표된다. ●20대 대졸 미취업자만 지원 가능 20대 대졸 미취업자만 지원할 수 있는 행정인턴은 주 40시간 기준으로 월 100만원 정도를 받고 최장 1년 동안 근무할 수 있다.행정인턴이 받는 급여를 일당으로 환산하면 3만 8000원꼴.이는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시간급 4000원,일급 3만 2000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행정인턴으로 일정 기간 근무하더라도 정규직 공무원으로 전환되지 않는다.하지만 경쟁은 치열하다.전문분야별로 업무를 배정해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고,어학·사이버교육 등 구직활동도 지원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행안부의 행정인턴 채용을 계기로 다른 정부기관에서도 당초 내년으로 예정된 행정인턴 운용을 올해 말부터 조기 시행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와 관련,공무원 정원의 1% 정도를 행정인턴 등으로 공공채용한다는 범정부 차원의 추진 계획도 확정됐다.  정부는 1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제1차 동절기 서민생활 안정대책 및 사회안전망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다른 행정기관도 조기 시행할 듯  이에 따라 내년에는 중앙행정기관에서 2600여명,지방자치단체는 2800여명의 대졸 미취업자들이 행정인턴 등으로 근무하게 된다.공공기관에서도 3000~4000명가량을 인턴으로 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고용보험과 자활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직업훈련과 창업스쿨 등 취업지원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취업성공수당도 지급하기로 했다. ●자영업자 보증규모 8조 6000억으로  아울러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규모를 현행 6조 3000억원에서 내년에는 8조 6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소상공인 정책자금 규모도 2875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각각 늘리기로 했다.정부는 폐업 이후 재창업이나 업종 전환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재기자금’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日 자동차 살아남기 위해 소형차로

    |도쿄 박홍기특파원|“지금은 작고 값싼 차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 ‘뚝’ 떨어진 자동차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는 일본 자동차업계의 비상 경영이자 맞춤 전략이다. 침체된 경제 상황에 따라 주력 분야를 고급차·대형차에서 소형차로 전환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가격 인하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다. 물론 생산규모의 축소와 인원 감축이라는 극약처방도 함께 쓰고 있다. 도요타는 20일부터 초소형 ‘아이큐(iQ)’의 판매에 들어갔다. 기존의 소형차 틀에서 벗어나 승차감이 좋은 데다 최신 안전기술을 장착했다. 발매 전부터 홍보전략을 펴 이미 4000대의 주문을 받은 탓에 국내 판매의 기폭제가 됐으면 하는 게 도요타 측의 바람이다. 닛산은 오는 26일부터 일본 국내에서만 10년 동안 80만여대를 판 ‘큐브’를 6년만에 새롭게 단장한 ‘큐브’의 시판에 나설 예정이다. 닛산은 “소형·저연비를 갖춘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계를 겨냥한 ‘전략차’로 지정, 내년 봄에는 미국, 가을에는 유럽을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스즈키의 경우 4년에 걸쳐 연속 국내 판매대수 1위를 차지,‘국민차’로 통하는 ‘왜건R’의 새 모델을 지난 9월 선보였다. 월 1만 8000대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혼다는 지난 7일 ‘라이프’를 출시,‘왜건R’와 맞붙고 있다. 특히 고객을 잡기 위해 자동차의 가격도 낮추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달 주력차인 ‘캐롤라’시리즈의 세단 ‘액시오’와 왜건 ‘필더’의 가격을 7만엔(약 100만원) 정도 낮췄다. 자동차 가격의 인하는 5년만에 처음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절약 및 환경 의식이 높아진 탓에 저가격에 연비가 뛰어난 소형차로의 궤도 수정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소형차의 이익률은 낮아 생산비용의 삭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때문에 닛산의 ‘큐브’는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태국에서 생산한 차체나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도요타는 소형차의 원가절감특별팀을 구성, 연구 중인 데다 혼다는 주력 소형차 ‘피트’는 해외부품의 사용률을 5%에서 17%로 확대했다. 자동차업계들은 “전기자동차·하이브리드카 등 차세대 친환경차를 포함한 소형차의 전략이 업계의 생존과 직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동차업계의 한파는 감원과 감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쓰다는 연말까지 비정규직 1800명 가운데 72%에 달하는 1300명을, 트럭을 생산하는 닛산디젤공업은 비정규직의 18%인 200명을, 이스즈자동차는 비정규직 1400명을, 닛산은 비정규직 1500명을 감원키로 했다. 히노자동차는 비정규직 2200명을 판매동향에 따라 정리할 계획이다. 나아가 닛산은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14만 7000대를 감산, 히노자동차는 다음달부터 1일 근무체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바꿔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도요타의 미국·캐나다 14개 모든 공장은 다음달 22∼23일 이틀간 일시 조업을 중단한다. hkpark@seoul.co.kr
  • [특파원 칼럼] ‘가니코센’과 일본의 그늘

    [특파원 칼럼] ‘가니코센’과 일본의 그늘

    올해 일본 출판계의 화제는 단연 ‘가니코센(蟹工船·게 가공선)’이다. 지난 1929년 6월 고바야시 다카시가 쓴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고전이다.80년이 지난 올해 재조명과 함께 무려 60만권이나 팔렸다. 만화로 그려졌는가 하면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다. 가니코센의 붐이다. 소설은 “어이, 지옥으로 들어가나.”로 시작된다. 엄동의 오호츠크해에서 게를 잡아 통조림으로 만드는 배인 ‘히로미쓰마루’ 선원들의 참혹한 삶과 분노, 투쟁의 과정을 담았다. 영양 실조와 질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생산량의 그래프에만 신경쓰는 선주 측의 무자비한 폭력과 착취, 인내의 한계를 넘은 노동자들의 파업 시도, 국가로 상징되는 해군에 의한 강제 진압…. 소설은 “그리고, 그들은 일어섰다. 한번 더”로 끝을 맺는다. 일본에서 가니코센의 재출현은 사건이나 다름없다. 과거의 역사에나 머무를 법한 내용인 까닭에서다.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연구자나 관심있는 독자들의 몫으로만 여겨졌던 터다.1980년대 ‘1억 총인구=중류층’이라고 자랑하던 경제대국, 일본에서 ‘빈곤’이나 ‘궁핍’이라는 단어 자체는 사어(死語)에 가까웠다. 하지만 일본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가니코센을 찾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니코센의 내용에 “공감한다.”는 답변이 51%에 달했다. 열악한 고용의 현실에다 양극화 즉,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일본의 비정규직 실태는 심각하다.2007년 취업구조 기본조사 통계에 따르면 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 파견사원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비정규직은 전체 노동자의 35.5%다.1737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다. 젊은 층의 신규 인력은 대부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처지다. 때문에 일하는 빈곤층인 워킹푸어를 비롯,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저임금의 프리터,PC방을 드나드는 젊은 층의 홈리스인 ‘넷카페 난민’ 등 격차 사회를 빗댄 용어들도 범람하고 있다. 격차 문제의 진단은 쉽지 않다. 다만 대체로 시장의 역할을 중시한 ‘고이즈미 개혁 ’의 후유증 탓에 가속화됐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일본은 1990년대 버블 붕괴 뒤 기업의 실적 회복을 위해 인건비 삭감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도 노동자파견법 등의 규제완화로 호응했다. 비정규직에 대한 저임금과 해고의 유연성에 대한 보장이다. 결과적으로 작은 정부의 지향속에 고용·사회보험·공적지원 등의 안전망은 느슨해졌다.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는 예전과 같지 않다.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자기책임론’에 짓눌려 할 말을 제대로 못하던 젊은 층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자기책임만이 아닌 정치·사회구조의 희생양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니코센에의 자기 투영이다. 지난달 19일 도쿄 시내에서 열린 ‘반(反)빈곤’ 집회에 참가한 비정규직들은 “인간다운 생활과 노동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외쳤다. 중의원 선거에 격차 문제를 쟁점화할 만큼 조직화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일본 공산당에 가입한 신규 당원은 1만명을 넘었다. 물론 ‘가니코센 현상’을 일본 사회 전체의 움직임인 양 과대 평가할 수는 없다. 일본 정부나 기업도 격차 문제의 해소를 위한 처방전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생활 제일’,‘생활자 중시’라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이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시행하고 있다. 또 일용직 파견을 금지하는 법안도 추진중이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는 일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겨울을 앞두고 감원 바람에 비정규직들이 내몰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보다 구체적인 안전망의 재구축, 안정된 노동환경의 조성이다. 지금 경제대국, 일본에 가니코센을 탄 듯한 젊은이들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 기간 연장 일방통행 안된다

    정부가 비정규직법을 개정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3∼4년으로 연장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총력투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정부와 재계는 비정규직으로 2년을 지내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록 한 현행법이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아 대량해고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세운다. 반면 양대 노총은 모든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들려는 음모라고 주장한다.정부와 재계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기업들은 비정규직법 시행 2년째가 되는 내년 7월 전에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경제사정이 더 안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경제 원리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지만 민주주의는 1인1표의 원칙에 의해 움직인다. 비정규직 기간 연장을 일방통행식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노동계에서는 노동시장 유연화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면서도 비정규직의 권리를 질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먼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본처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해 볼 만하다. 정규직 근로자들의 임금을 동결하는 등 기득권을 견제하고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도 있다. 우리사회는 가족과 친인척 가운데 비정규직이 없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정부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모든 근로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 밥벌이 일? 즐기려 일!

    밥벌이 일? 즐기려 일!

    전문가들은 ‘프리커’는 경기침체에 의한 비정규직의 고착화와 여가를 중시하는 탈산업사회의 특성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노동형태라고 진단했다. 일본계 인력파견 업체인 템프스텝코리아는 “일본에서는 80년대 중반 이미 프리커가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들이 장기불황으로 정규직 전환이 힘들어지자 일부는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프리터’가 됐고, 일부는 비정규직으로서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프리커’가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본의 프리커들은 주 4일 근무나 하루 4시간 근무 등을 선호한다. 따라서 한국과 같은 월급제보다 주급제가 늘고 있다. 대부분은 미혼으로 여가를 즐기기 위해 직업을 얻지만 가족에 삶의 무게를 두는 성향의 증가로 육아 등을 위해 프리커의 삶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 때인 1998년부터 프리커와 프리터의 분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2003년 대규모 비정규직 파업으로 그 수가 좀 줄었으나 이후에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파견근로자 수는 2002년 6만 3919명에서 2004년 4만 9589명으로 줄었지만,2007년 7만 5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템프스텝코리아는 “한국 지사의 파견근로자 회원 2만여명 중 1만명 이상이 프리커족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회사가 한국에 진출한 2005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프리커의 60%는 외국계 회사에 진출한 상태이고, 프리커라는 단어 역시 외국계 파견직 근로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경우 전통적 조직문화 때문에 프리커들이 쉽게 진출하지 못했지만 최근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채용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계 Y업체에서 근무하는 김수정(26·여·광진구 군자동)씨는 자신의 취미인 여행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그의 연봉은 2000만원 이상으로 3년간 공연 기획을 한 뒤 6개월 동안 숨어 있는 멋진 카페들을 찾아다녔다. 현재 4개월째 직장을 다니고 있으며 몇년 후에는 3년간의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김씨는 “여유로운 삶은 돈이 아닌 생활 스타일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직장이 밥벌이였을 때는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여행을 위한 수단이 된 뒤부터 여유로운 쉼터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프리커 계층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비정규직의 정규화는 점점 힘들어지는 반면, 직장보다 여가를 중시하는 탈산업사회의 특징은 계속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 新노동계층 ‘프리커족’ 등장

    [단독] 新노동계층 ‘프리커족’ 등장

    경기불황에 따른 비정규직 증가로 이른바 ‘프리커(freeker,free+worker)’족(族)이 우리나라에도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에 파견된 국내 근로자들이 대부분이지만 국내 기업의 파견근로자들한테도 이 같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외국기업의 한국인 파견근로자는 2만명가량으로, 이 가운데 절반인 1만여명이 프리커족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신문과 인력파견전문업체인 템프스텝코리아가 지난 10월15일부터 31일까지 ‘프리커’ 형식의 파견근로자 320명을 대상으로 의식 조사를 한 결과 우리나라의 프리커들은 기존의 정규직 직장인과 비슷한 경제적 능력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누렸다. 평균 연봉은 2000만~3000만원이 54%(173명)로 가장 많았다.3000만원 이상도 16.3%(52명)였다. 종사하는 직종은 경영·재무·인사·홍보 등 일반사무직이 37.8%(121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외 IT전문가(26.3%·84명), 통·번역(19.1%·61명)·영업(10.3%·33명)·서비스업(4.7%·15명)·기타(6명·1.8%) 등 다양했다. 특히 가족부양의 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여성(220명)이나 미혼(230명)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3.8%(204명)로 가장 많았고,30대는 30%(96명)였다. 이들은 대부분 한 직장에서 1~2년(262명·81.9%)씩 근무했으며, 쉬는 기간은 1년미만(302명·94.5%)이 많았다. 쉬는 동안 ‘여가 및 자기계발’(213명·66.5%)을 하며, 구직활동을 하는 이들은 10.6%(34명)에 불과했다. 직장에서 일하는 동기 역시 ‘다양한 경험이나 자유로운 시간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65.6%(210명)였고,‘정규직 전환을 위해서’라는 대답은 33.8%(108명)에 불과했다. 경희대 사회학과 송재룡 교수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한쪽에서는 비정규직 보호를 외치지만, 다른 쪽에서는 직장에 얽매여 결혼, 임신, 교육 등 전통적인 삶의 형태를 답습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비정규직이 모두 프리커가 될 수 없고, 프리커 계층이 고용불안의 대안이 될 수 없는 만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용어클릭 ●프리커(free+worker) 보통 1~2년간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1~2년을 쉬며 자신이 하고 싶은 여가나 취미 등을 누리는 계층으로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정착된 노동유형이다. 여가를 중시하고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점은 프리터와 비슷하지만 저축이나 보험을 통해 노후를 준비하는 등 자기 보장활동을 한다는 점은 전통적인 직장인과 비슷하다.
  • “인턴 공무원제 부정적”

    구직자 5명 중 3명꼴이 ‘인턴공무원제(공공부문 청년인턴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지원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공공부문 청년인턴제는 정부가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취업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정부산하기관 등에서 전일제로 근무하는 제도다.29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구직자와 대학생 754명을 대상으로 ‘공공부문 청년인턴제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61.7%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청년 실업난에 대한 일시적인 조치’(56.8%),‘대규모 인턴 채용으로 인해 비정규직을 더욱 증가시켜서’(43.9%)가 대부분을 차지했다.하지만 정작 인턴 공무원에 지원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있다.’가 과반수 이상인 51.7%로 ‘없다.’(48.3%)보다 높았다. 이유는 ‘구직기간 공백을 채울 수 있어서’(44.1%), ‘사회경험도 쌓고 공공기관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서’(36.4%)라고 답했다.반면 지원하지 않겠다는 구직자들은 ‘정규직 전환이나 가산점이 없어서’(44.1%),‘공무원이 되지 않는 이상 경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36.3%) 등을 꼽았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은행 구조조정 점화?

    은행 구조조정 점화?

    농협중앙회가 본부 인원 20% 감축 등 대대적인 조직축소에 나선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비상 조치지만 내부에서는 ‘대폭적인 정리해고의 수순이 아니냐.’는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국책은행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기에 시중은행들도 본점 조직 축소와 지점 증설 중단 등 몸집을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어 구조조정의 위기감이 전 은행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20% 인력 재배치 대량 정리해고 수순?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23일쯤 본부 각 부서에 기존 사업 인원의 20% 정도를 지점 등으로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기존 예산 삭감 등 운영효율 제고와 함께 본점 인력을 지점으로 돌려 지점의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재배치 인원이 정해지면 조직관리팀 등 관련 부서에서 조정,11월 말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인력 재배치가 확정된다. 농협 전체 정규직 1만 7800명 중 본부 직원은 2500명. 인원 조정은 500명 선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직원들과 노조의 시선은 곱지 않다.‘20%’라는 숫자 자체도 상당하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대대적인 희망퇴직의 수순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농협의 한 직원은 “본점에서 지점으로 밀려난 인원들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은 50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동요가 심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여수신 규모가 얼마 전까지 국민에 이어 2위였지만 이제는 우리, 신한 등에 밀려 ‘이러다 공멸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직원들에게 퍼져 있다.”면서 “본부에서 줄어든 인력은 기존 본부 소속에서 지역 소속으로 전환되는 부서에 주로 배치되고, 지점에 배치되는 숫자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점 영업력 확충의 효과는 실제로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다른 은행들도 구조조정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미 국책은행과 농협 등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을 지시하고, 은행들은 이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은행권 구조조정 총대를 이 금융기관들이 메고, 은행권 전반으로 ‘은행 책임론’을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은행을 대상으로 지급보증을 하고 은행채를 대거 매입한 것은 일종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정부가 그에 준하는 조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위기감, 은행권으로 확산되나 다른 은행들 역시 조직 슬림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 ‘위기극복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국내 100여개 지점을 통폐합하는 한편 본부 부서를 축소하기로 했다. 신한은 개인, 기업부문 등 각 사업부문에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는 마케팅과 기획 등 중복 업무를 통합,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말 인사이동 전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외환은행도 한 달 전부터 부서별 중복 업무유무에 대한 진단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본부 부서 축소를 진행한 데 이어 저수익, 저성장 점포와 자동화점을 통폐합해 긴축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은행 역시 점포 증설을 중단하기로 했다. 노조 역시 본부 조직 축소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인원 감축 등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들이 본점은 비대하고 영업점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본점 슬림화는 각 은행 노조들도 찬성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조직축소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된다면 큰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내년 1만명 선발 ‘인턴 공무원’ 5대 궁금증

    내년 1만명 선발 ‘인턴 공무원’ 5대 궁금증

    내년도 공무원 신규선발 규모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 방안으로 1만명 규모의 ‘공공부문 청년인턴제‘를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청년백수’들의 불만 해소를 위한 ‘미봉책’이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범 정부 차원에서 처음 있는 대규모 채용이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가칭 ‘인턴공무원제‘에 대해 살펴 봤다. (1) 전일제로 일하는 일종의 계약직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노동부 등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중앙행정기관 등 정원의 1% 내에서 인턴 공무원을 선발할 방침이다. 채용 규모는 중앙부처와 지자체 각 3000명, 정부산하기관 4000명 수준이다. 인턴공무원은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정부산하기관 등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는 공공부문의 인턴사원이다. 이들은 임시·일용직이 아닌 전일제(오전 9시~오후 6시)로 근무하는 일종의 계약직이지만 공무원 신분은 아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시적인 청년실업 해소 차원”이라면서 “다만 구직자에게는 향후 취업시 경력 관리와 전문성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극단적 상황을 막고 100만명에 달하는 공무원 수험생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일자리 창출 대안이기도 하다. (2) 대학생 등 재학생은 대상에서 제외 인력관리 총괄부서인 행안부는 인턴 직원의 선발대상 범위를 기존 대통령령이 정한 청년 기준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인턴제를 시행 중인 지자체의 경우 노동부의 청년실업해소특별법에 따라 만 15세 이상,29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행안부는 내년 공채의 응시연령 상한선이 폐지되는 것에 준해 학력이나 나이 제한을 두지 않고, 실업 상태에 있는 누구나 응시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다만 대학생 등 재학생은 제외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공직시험에서는 ‘공정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최대한 응시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을 방침“이라면서 “다음달 중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 서류·면접이 주류, 기술직렬은 평가시험 인턴직 전형은 주로 서류, 면접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공채처럼 시험을 치를 경우 추후 정규 공무원과의 대우 측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성을 요하는 일부 기술 직렬의 경우는 해당 업무능력 평가시험을 치르게 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업무에 따라 서류, 면접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필요한 토목·전산·기상·환경 등은 시험을 볼 수 있다.”면서 “자격증에 대한 가산점 부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공무원 공채에 준한 난이도 결정 여부와 기타 선발 방식 등은 각 부처에서 자체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4) 기존 일용직과 업무 차별화 인턴 공무원의 경우 기존 일용직으로도 처리 가능한 문서정리, 데이터 입력 등 단순 업무와는 차별화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손 부족으로 처리가 여의치 않았던 전문성을 요하는 이전 법령 비교 분석과 대안 마련, 외국사례 분석, 특히 중앙공무원교육원과 같은 집행업무 등에 집중 투입될 수 있다.”면서 “외국공무원 교육과정에 참여해 안내 등을 1년간 지속한다면 업무전문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 월 100만원에 4대 보험 혜택도 행안부는 약 10개월간 월 1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시간외 초과수당 등의 별도 수당은 지급되지 않는다. 반면 국민연금, 고용·건강·산재보험 등 4대 보험 혜택은 주어진다. 현재로서는 인턴직을 거친다고 해도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 공무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신규 공채 지원시 가산점 부여 계획도 아직은 없는 상태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무원으로 정식 채용하려면 조직개편이 수반돼야 하는 데다 1년 이상되면 비정규직,2년 이상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해 무리가 있다.”면서 “다만 공직사회의 인턴 경험은 특채나 면접 등 다른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비정규직 문제 “재취업 도와야” “복지 지원을”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비정규직 문제 “재취업 도와야” “복지 지원을”

    전 세계인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노동과 복지. 끊임없이 변화와 개선을 추구해야 하는 이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의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등은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 것일까. ‘유연안정성’을 주창한 귄터 슈미트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와 이메일·전화 인터뷰를, 국내 노동·사회 분야의 대표적 지식인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와 대면 인터뷰를 갖고 이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1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어떻게 ▶한국은 비정규직법을 여러 차례 개정했지만 오히려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비정규직의 질적인 면에서 선진국과 한국의 차이는 어디에 있나. 귄터 슈미트 교수 한국의 비정규직 증가 비율이 높다거나 절대적으로 많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1998년부터 2005년 사이 유럽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줄어든 곳은 덴마크가 유일하다. 한국의 문제는 단순히 숫자로 볼 것이 아니라 고용 형태의 문제로 검토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기업간 구조가 점차 프로젝트나 네트워크 형태로 바뀌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호 조율이 유연성 있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같은 접근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동춘 교수 비정규직 문제의 시발점을 IMF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보다 근원적인 시작은 80년대 이후의 재벌체제 본격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 관계 등 산업구조가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용역업체에 대한 제한이 없이 어떤 곳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있는 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경비를 축소하기 위해 당연히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해야 할 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슈미트 교수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라는 이분화된 근로형태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의 안정성에 비견되는 새로운 안정성을 도입해야 한다. 비정규직이 일정 기간 명확하게 고용을 보장받고, 또 같은 산업 내에서 재취업이 얼마든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유연안정성(Flexicurity)’이라는 개념을 제공해야 한다. 김동춘 교수 정부가 800만 비정규직이 존재하는 한 노동세력을 국가의 파트너로 통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2년 비정규직 제한을 4년으로 늘리는 식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노동의 질을 저하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복지차원에서 임금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은 사회보험을 통해서 지원해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을 쓰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죽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대기업의 역할분담이 절대적이라고 본다. 2 바람직한 모델 어디서 찾나 ▶유럽형 모델, 미국형 모델 등 노동과 복지 선진모델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한국적 상황에 딱 맞는 모델을 찾기는 힘들다. 슈미트 교수 특정국가를 벤치마킹해 문제를 해결하기는 아주 힘들다. 그러나 각 나라들의 사례를 조금씩 도입해 퍼즐처럼 맞춘다면 실마리가 생길 수도 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비정규직종을 실업보험, 장애보험, 노령보험에 편입하고 있다. 또 여성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무려 60.9%에 달하는 네덜란드의 경우 이들에게 정규직과 동등한 임금 지급, 고용보호, 이에 상응하는 사회안전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김동춘 교수 개인적으로 역사적 배경이 비슷한 아일랜드는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식민지 경험으로 인해 내부가 분열돼 있고 농업국가의 전통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데 유럽통합을 계기로 영국까지 경제적으로 추월할 수 있었다. 이들이 노사타협과 내부통합을 일궈낸 사례는 연구해서 일부 적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비정규직의 조합원 가입을 부결시키는 등 노노갈등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조합원들의 특성상 당연한 일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슈미트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내에서도 노동자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노동자간의 협의를 통해 이끌어내기보다는 정부가 일정부분 규제를 한다는 전제 하에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결정하고 채용 및 해고 시 공정성을 갖춘 조항을 만들어야 같은 공간에서 토론이 가능해진다. 김동춘 교수 상대적으로 혜택받은 대기업 노조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노조가 귀족노조라든지, 이기적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기업들의 분식회계나 불법상속 등이 처벌받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에만 도덕성과 양보를 강요할 수는 없다. 현대차 사태처럼 한국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는 안전판 기능을 해왔는데 이 부분을 허물어야 한다. 노조가 연대의 모습을 보이면 정부나 사용자가 압박을 받아 나서지 않을 수 없다. 3 노동ㆍ복지 어떻게 연결되나 ▶노동과 복지는 하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인 복지 시스템 자체가 노동자들의 권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공공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동춘 교수 의료보험의 경우에는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보편적 의료보험에 가깝다. 다만 고가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부담이 된다는 점이 아쉽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액 수입을 가진 사람들의 피부양자도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 조치만 이뤄지면 보험재정의 적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적게 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OECD 국가들 중에서 보험료가 낮은 편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신문값을 올리는 데 독자들은 반대할 수 있지만, 지대를 올려서 광고비중을 줄이면 언론의 공공성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국민연금은 다 연동된 문제이기 때문에 더 깊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상태에서는 뚜렷한 해답이 없다. 슈미트 교수 한국 사례를 연구해 보면 실업보험이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업보험을 커버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정부에서 강력한 보조금 지원을 받는 고비용 구조는 한국에서 적용하기 힘들 것 같다. 한국처럼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비율이 낮은 국가는 고비용 구조를 쉽게 적용하기 힘들다. 실업보험의 의무적 시행을 통한 접근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대부분의 OECD 국가가 정부와 근로자 또는 정부와 기업의 분담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특히 시간제 근로자가 특정 시간 이상 근무하면 의무적으로 실업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덴마크식 모델은 한국에서도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현재의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획기적인 노동문제 전환의 시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동춘 교수 노동과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이미 했다. 한국은 이미 IMF 외환위기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그 당시의 정책들이 전혀 효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많은 부작용이 함께 왔다. 이번 경제위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개혁을 일궈낼 기회로 평가할 수 있다. 대공황 이후에는 파시즘과 전쟁이 등장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와 극좌가 동시에 등장하는 등 대공황 시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사회가 이처럼 양극단으로 쪼개지지 않고 슬기롭게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사회통합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노동ㆍ복지 대표 지식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김동춘(50)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대표적인 좌파지식인으로 노동, 사회, 복지 분야에 걸쳐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 사범대를 나와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경제와 사회 편집위원장, 역사비평 편집위원 등을 맡았다. 학술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그 성과를 이루고자 하는 운동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서로 ‘한국사회노동자연구´,‘한국사회과학의 새로운 모색´, ‘근대의 그늘´,‘전쟁과 사회´ 등이 있다.2006년‘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으로 단재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식 노동모델 정립’ 슈미트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 귄터 슈미트(64)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는 ‘독일식 노동모델’을 정립한 노동분야의 석학이다. 전 세계 사회학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베를린 사회과학연구센터(WZB)의 소장도 맡고 있다. 실업률과 비정규직 숫자를 낮추는 데 급급한 미국식 노동정책에 반기를 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수준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유연안정성’을 주창했다. 그의 이론은 독일 노동 정책이 임금이나 근로시간에 대한 유연성을 가지는 대신 안정성에 치중하도록 해 수많은 기업들의 노사상생을 이루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지배형태, 공기업 민영화, 사회적 리스크 등 폭넓은 변수를 이론에 도입해 학계에서 ‘빈틈이 없는 이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를 진정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열린세상] 우리를 진정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며칠새 기온이 뚝 떨어졌다. 하늘은 눈부시게 투명하고 볼을 스치는 바람이 자못 삽상하다. 밤거리엔 사람들이 어느새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종종걸음을 친다. 몸과 마음이 미리 알고 따스한 것을 찾는다. 한 잔 차로 몸이야 데울 수 있지만, 마음은 온기를 머금을 줄 모른다. 겨울을 나기 힘든 이들이 많은 까닭이다. 많은 이들이 “혹여 범죄자라면 어떠냐. 경제만 살려다오.”라는 마음으로 MB를 선출하였는데,IMF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난리다. 자고 나면 가게가 속속 문을 닫는다. 지하철을 타면 구걸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음식점에 들어가면 첫손님인 경우가 많다. 교외로 나서면 길이 한산하다. 그래도 IMF 때는 기업과 은행이 부도가 난 것이라 국민들이 노력하여 살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영업이 휴폐업하고 가계가 적자투성이이고 개인이 부도가 난 것이라 그를 일으켜 세울 주체 자체가 절망 상태에 있다. 한마디로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내수 기반이 무너진 것이기에 공적 자금 투여와 같은 방법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게다가 미국의 금융위기로 국제 경제조차 좋지 않으니 앞날이 더욱 캄캄하다. 하여 풍요로운 이 가을날에 우리는 가난과 고통의 수렁에서 절규한다. 서민들의 절규가 처절한 것은 경제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우선 상대적 빈곤과 불안감이 도를 넘어섰다. 비정규직이 860만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반 이상이 한 달에 100만원 이하의 월급을 받고 있다. 생계가 곤란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나마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노동을 해야 한다. 정규직 또한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강도 높은 노동과 해고 위협 아래 일하는 하루, 하루가 고통의 연속이다. 자고 나면 물가와 교육비가 오르니 실질 소득은 팍팍 줄어드는 셈이다. 대부분의 가계가 빚을 지고 있어 덜 먹고 덜 입고 덜 가르치며 한푼 두푼 모아 빚 없는 날을 고대하며 살고 있는데, 금융 위기는 그 바람마저 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지금 고통스러우면 어떠랴. 우리는 내일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하는 데는 세계 최고인 민족이다. 하지만 지금 미래가 없다. 지도자는 전혀 비전이 없다. 간혹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지만, 현재 닥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립서비스요, 미봉책인 줄 초·중딩도 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제도와 시스템의 개혁인데 현재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마저 더 나쁜 상황으로 악화시키는 정책만 난무한다. 세계가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깨닫고 그 본산지인 미국에서조차 실패를 선언하고 유턴하고 있는데, 유독 MB정권은 신자유주의 독재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니 꿈을 꿀 수도, 그 꿈을 향하여 현재의 고통을 감내할 길조차 없다. 예전에는 서울에서도 골목문화가 남아있을 정도로 공동체의 유산이 강하였지만,IMF 이후 각 정권이 신자유주의를 과도하게 강요하면서 우리 안에 남아있던 공동체는 사라졌다. 회사에선 의리나 인간적인 정이 사라지고 오로지 돈을 준 만큼, 잘리지 않을 만큼 일한다. 동료가 곧 적이고 경쟁상대다. 사회에선 오로지 재테크와 욕망을 추구하는 일만 관심사다. 신자유주의식 시장 전체주의는 학교와 종교의 성역에도 스며들어 목사나 대학교수조차 돈과 욕망을 좇고 공동체의 가치를 저버린다. 눈물을 닦아 줄 형제가 있고 고통을 나눌 친구가 있고 젖동냥을 기꺼이 해줄 이웃이 있는 한 가난은 겉옷에 불과할 뿐, 삶은 의미로 충만하다. 그 의미들은 가난을 극복하는 힘과 용기와 지혜의 바탕이다. 이제 MB정권은 집토끼만 챙기는 요요(yoyo)경제가 미국의 금융위기를 낳았음을 직시하여, 양극화와 상대적 빈곤을 강화하고 1%만 잘살게 하는 경제정책과 조세정책을 중지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전환을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 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진보의 미래’ 찾아 고민하는 유럽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진보의 미래’ 찾아 고민하는 유럽

    21세기 들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대부분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우파들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자본에 무한한 자유를 보장하던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대대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진보진영은 그간에 신자유주의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 온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펼쳐 왔을까? 또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 평등성 강화로 사회 양극화 해소 앞장 |베를린(독일) 류지영특파원|베를린시 중심지인 베를린역 인근의 녹색당 당사를 찾았을때, 그곳에선 ‘규제없는 자본주의의 결과물’인 환경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2005년 총선에서 우파 기독교민주당에 정권을 내주며 소수정파로 다시 전락했지만 당원들의 얼굴에는 녹색당의 진보적 이념이 금융위기로 촉발된 사회불안에 대한 대안이 돼야 한다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집권 당시 녹색당 대표였던 요시카 피셔는 2005년 총선 뒤 정계를 떠나 현재 베를린에서 녹색당의 미래와 신자유주의의 대안에 대한 강연과 저술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녹색당 대변인 옌스 알토프는 1998년부터 좌파 사회민주당과의 ‘적녹연정’(적녹은 사민당의 상징인 붉은색과 녹색당의 초록색을 의미)을 통해 녹색당을 이끌었던 요시카 피셔 전 대표의 근황을 소개했다. 그가 자신의 정치역정과 다이어트 경험을 담아 직접 쓴 ‘나는 달린다’라는 책은 한국에도 번역돼 소개된 바 있다. ●독일내 원전 폐쇄 이끈 것 가장 성과 독일 녹색당은 1970년대 유행했던 좌파 이념의 ‘신사회운동’ 세력이 모여 1980년 창당한 진보 이념의 정당이다. 중도 좌파를 지향하는 사민당보다도 급진적이다 보니 지난 20여 동안 지지율이 5% 안팎에 머물러왔다. 그러다 1998년 총선에서 7%를 득표하면서 사민당(44% 득표)과 공조해 연립내각을 구성할 수 있었다. 당시 유럽 최초로 급진 좌파 세력이 정권을 창출한 사실만으로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8년을 이어 온 적녹연정의 ‘진보실험’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정권 초기부터 노사정뿐 아니라 실업자 연대까지 포함한 사회적 대합의로 사회적 평등성을 강화하려 했지만 경제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세계 경제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1% 정도의 저성장에 머물다 보니 대부분의 정책이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실업률도 10%를 넘어서면서 재정적자도 심화돼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 건국 이래 최대 위기”라는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국정에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이상을 펼치던 연정 시절이 그립지 않으냐는 질문에 피셔의 뒤를 이어 녹색당 대표를 맡고 있는 게르하르트 뷰티코퍼는 크게 웃었다. 첫번째 진보적 실험이 실패했다고 이것이 진보의 한계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였다. 앞으로 녹색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때가 오면 지금의 경험이 독일 사회에서 정치적·사회적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데 실질적 노하우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했다. “외부의 평가와는 별개로 우리는 스스로 지난 8년간의 집권 과정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무엇보다 비용 절감만을 최선으로 여기는 신자유주의 상황에서도 2021년까지 독일 내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한 것은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의 에너지 대외 의존도를 줄였을 뿐 아니라 다양한 대체에너지를 통해 분권과 자치의 정신도 실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노력이 독일을 좀 더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회로 발전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사회적 불평등 줄이려는 좌파적 가치 재평가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던 좌파 진영의 새로운 미래 찾기가 한창이다.‘탈규제’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미국식 경제이념만으로는 인류가 더 이상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진보 정치세력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복지국가 이념을 구현하는 데 좌파식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최고의 재무장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고든 브라운 현 총리가 저소득층에 대한 조세 정책 실패로 ‘20세기 이후 최악의 총리’로까지 불리고 있다. 프랑스 또한 2000년 당시 집권 사회당 조스팽 총리가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주 35시간 노동제를 추진했다 결국 정부의 재정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좌파적 이념이 최근 가치를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미국식 신자유주의 확대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 심화 방지를 위해 앞장서기 때문이다.1990년대 중반부터 영국 노동당을 중심으로 시작된 ‘제3의 길’이나 독일 사민당이 내걸었던 ‘신(新) 중도’ 노선 등은 시장경제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평등성을 강화하려는 좌파적 노력의 산물이다. 최근 대표적 진보주의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진보 이념의 유용성을 입증한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만약 빌 게이츠가 어떤 술집에 들어가면 그 술집 고객의 평균 재산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그렇다고 술집에 이미 앉아 있던 고객들이 실제로 더 부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2001년 이후 (세계는) 마치 게이츠가 어떤 술집에 들어간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폴 크루그먼의 저서 ‘미래를 말하다’에서) superryu@seoul.co.kr ■ ‘경제 신자유주의’ 한국식 대안은 - “내수위주 실물경제 확대해야” “GM, 포드,GE와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해 돈 벌 생각은 하지 않고 한결같이 주식, 채권 투자로 자산 불릴 생각만 하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해서 산업이 죽고 금융만 덩치가 커지니까 미국에서 실업이 늘고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낮아지는 겁니다. 금융산업은 부(富)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부를 재분배할 뿐입니다. 우리나라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산과 고용·임금 상승을 통해 경제활성화의 활로를 찾아야 해요.” 한국의 진보세력들이 경제적 신자유주의의 한국식 대안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진보주의 학자인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마르크스 경제학의 관점에서 미국의 금융위기와 한국경제를 비판한 뒤 내수 위주의 실물경제 확대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체제에서는 더 이상 수출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수출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해 내고 임금을 깎을 수밖에 없거든요. 가난한 사람이 돈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정부가 나서서 취직도 시켜주고 실업수당도 많이 줘야 합니다. 그래야 국내 시장이 활성화되고 국내에서 물건 파는 회사가 성장하게 됩니다. 커다란 틀에서의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진보정치 세력의 이른바 ‘NL-PD’ 담론의 틀이 현실의 여러 문제를 담아내기에는 협소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통일을 중시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평등과 관련된 정책을 중시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은 계속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두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통일과 평등 외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성장, 대외개방, 사회적 소수자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진보정치 세력들은 이런 문제들에 좀 더 폭넓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前 KTX·새마을호 승무원 사태 풀리나

    지난 32개월간 사회적 이슈가 돼 왔던 전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13일 코레일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그동안 일괄타결을 모색해왔던 승무원 문제에 대해 KTX 승무원은 법적소송(근로자지위확인소송) 결과에 따르고, 새마을 승무원은 기간제 역무직 및 계열사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분리, 교섭키로 했다. 코레일 노사는 코레일이 직접 고용한 새마을호 승무원은 위탁과정에서의 선택(코레일 기간제 역무직 또는 계열사 정규직) 기회를 재부여하고,KTX 개통 당시 계열사(옛 홍익회) 비정규직으로 채용됐다 계열사(코레일투어서비스) 정규직 전환 제의를 거부한 KTX 승무원은 계열사 정규직으로 채용하되, 공사의 직접고용 여부는 법적 판단에 따른다는 데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안을 수용한 새마을호 승무원 8명은 연내 승무원의 선택에 따라 채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반면 제안을 거부한 KTX 승무원 34명은 이미 근로자 지위 확인 및 임금보전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그동안 2차례 노동청은 ‘합법도급‘으로 판정했지만 개별 형사사건에서는 코레일의 사용자 지위를 놓고 판결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당장은 제안을 수용한 새마을호 승무원의 문제 해결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내년 2월 현 집행부 임기까지 승무원들 지원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새마을호 승무원은 올해 안에 채용이 진행될 것”이라며 “KTX 승무원은 법적 판단에 따른다는 방침 외에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2006년 3월부터 코레일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여온 승무원 문제는 일단락되게 됐다. 초기 200여명에 달했던 전 KTX·새마을 승무원은 현재 42명이 남았다.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노동의 미래, 노르웨이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노동의 미래, 노르웨이

    |오슬로(노르웨이) 류지영특파원|주부 수잔 페터슨(32)은 두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은행원이다. 아이 돌보기에도 바쁜 시기지만 남편의 도움으로 별 어려움없이 직장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남편이 일주일에 3일간 일하고 수잔이 나머지 2일을 근무해 번갈아가며 아이를 돌본다. 부부가 회사와 협의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바꾼 덕분이다. 아이를 낳고 12개월에 걸친 출산 휴직 기간에 수잔은 회사에서 받던 월급 2만 크로네(약 450만원)를 모두 정부 육아 수당으로 충당했다. 수잔은 내년쯤 둘째 아이를 가지려 준비 중이다. 두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쯤 남편은 전일 근무방식으로 돌아가고, 수잔은 오전 4시간만 일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아이를 계속 돌볼 계획이다. ●‘복지’야말로 최고의 노동정책 여성 회사원이 임신을 하면 유·무형의 퇴직 압박에 시달리는 우리로서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는 일상이다. 누구든 정규직 혹은 비정규직 여부를 스스로 정할 수 있으며, 근무시간도 바꿀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 차별도 없으며,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처우도 전일제 근로자와 동일하다. 우리 기준으로는 상당히 느슨해 보이지만 노르웨이의 단위 시간당 생산성은 우리의 3배를 웃돈다.‘미국식이 곧 정답’이라고 생각해온 우리에게 다른 방식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노르웨이 집권 노동당 출신 정치인으로 현재 정부 노동·사회통합부에서 정치고문으로 활동 중인 케틸 린드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나아갈 길을 살펴봤다. ▶한국인의 관점에서 노르웨이의 노동정책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노동자에 대한 ‘복지’야말로 경제성장의 견인차라는 게 우리의 믿음이다. 노동자가 근무여건, 자녀 교육, 주택, 노후 등 문제로 걱정이 많다면 사회적 생산성은 자연스레 떨어지게 돼 있다. 노동자가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노르웨이가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노동 관련 사안은 무엇인가. -이른바 ‘보이지 않는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도 ‘임신했다.’는 이유만으로 여직원을 한직에 배치한 기업주가 적발돼 사회 문제가 됐다. 근로자는 임신·육아 등 ‘가족친화적 사안’으로 인해 어떠한 차별도 받아선 안 된다. 사실 이는 정부의 의지 문제다. 정부가 이런 차별을 묵인하면 결국 그 사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성이 떨어진다. ●정부가 특정집단 편들면 노사관계는 악화 ▶노르웨이는 현재 노동생산성면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데, 산유국이라는 점이 결정적인 게 아닌지. -그렇게 따지면 중동 산유국들의 노동생산성이 최고가 돼야 한다. 노르웨이의 생산성이 높은 것은 바로 노동의 창의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실제 근로시간과 노동생산성 간에는 역(逆)의 상관관계가 있다. 때문에 노동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휴식’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한 사회가 성장하는 과정은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는데,(한국처럼) 장시간 노동에 의지해 성장하려는 것은 마라톤 경주 초반부터 단거리 스퍼트를 하는 것과 같다. 시간이 지나면 가족이 해체되는 등 각종 사회문제가 불거져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는 게 우리 결론이다. 노르웨이가 주당 노동시간을 37.5시간으로 정한 것도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생산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침체로 프랑스가 주당 35시간 근무제를 수정하자 한국의 보수 언론들이 ‘유럽도 좌파적 정책이 막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유럽 국가들은 좌파나 우파 중에 누가 집권해도 노동자를 비용으로 간주하는 미국식 노동정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복지를 우선시하는 사민주의적 풍토는 유럽에 대체적으로 형성된 공감대로 봐도 된다. ▶한국은 올해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친기업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우리가 한국의 경제정책을 평가할 입장은 아니다. 다만 경제사정이 어렵다 해도 국가가 노사문제, 특히 임금 문제에서 한쪽 편을 들어선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노골적이든, 암묵적이든 국가가 기업 편을 들면 당연히 노동운동은 격해진다. 반대로 국가가 노동조합과 가까워지면 기업은 규제 강화를 우려해 국외로 떠난다. 한 나라의 노사관계가 악화돼 있다는 것은 그동안 정부가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1990년대 후반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도 우리의 중립적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노르웨이에서는 노동자의 파업이 2주를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수십년에 걸쳐 노사가 대화를 통해 스스로 해결점을 찾아 온 전통이 확립된 덕분이다.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이도운차장·박상숙·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 국제부 박홍환차장·안동환·이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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