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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지 한 톨도 ‘왕실 유산’… 문턱 낮추고 품격 높이는 유물지기의 자부심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먼지 한 톨도 ‘왕실 유산’… 문턱 낮추고 품격 높이는 유물지기의 자부심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복궁 경내에 자리잡은 국립고궁박물관은 왕실 문화유산 전문 박물관이다. 지상 2층, 지하 1층에 연면적은 2만 9665㎡다. 국보 82점, 보물 161점을 비롯해 7만 8237점이나 되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연간 160만명이 방문했다. 올해 총예산 규모는 194억원이다. 학예직 28명을 포함해 145명이 일하고 있다. 왕실 문화재를 소개하고 전시하는 일을 맡고 있는 김충배 전시홍보과장을 인사혁신처 도움으로 지난 21일 만나 고궁박물관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왕실 문화재를 다룬다는 자부심과 부담감이 클 것 같다. “고궁박물관은 ‘왕실’ 문화재를 다루는 곳인데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 전시라는 건 국민들을 위한 서비스인데 무겁게만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품격을 낮출 수도 없다. 그래서 2020년 취임할 때 세운 목표가 ‘문턱은 낮추고 품격은 높이자’였다. 고궁박물관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바로 옆에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다. 하지만 그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는 단점이 있다. 고궁박물관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경복궁을 찾았다가 들른다고 할 수 있다. 고궁박물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SNS와 입소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가령 기획 전시를 할 때 관람객들이 사진을 멋있게 찍을 수 있는 주요 지점을 여러 곳에 두는 식이다.”-전시홍보과장은 어떤 자리인가.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을 전시하고 알리는 자리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박물관 운영은 네 바퀴로 굴러 간다고 할 수 있다. 전시와 유물 관리가 앞바퀴라면 조사 연구와 교육은 뒷바퀴다. 특히 최근에는 교육을 강조하는 추세다. 수장고에 있는 수많은 유물을 단순히 보여 주기만 하는 건 전시가 아니라 진열이다.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게 소장품을 선별하고 배치해야 제대로 된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유물 전시는 어떻게 진행되나. “특별전을 한번 하려면 1년 전부터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 전시 자체는 보통 2개월 걸리는데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4개월까지 늘렸다. 서화류는 2개월 이상 전시하면 유물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 전시품을 미리 두 배로 준비해서 교대로 전시했다.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준비에 훨씬 더 품이 많이 든다. 주제를 선정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한 뒤 그에 맞는 유물을 선정하고 영상 기획과 촬영을 한다. 전시를 위한 디자인과 설치업체 용역 발주와 설계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전시를 위해 유물을 옮길 때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부담스럽진 않나. “수장고에서 꺼내서 유물을 배치하는 건 사나흘 안에 최대한 신속하게 마친다. 유물을 배치할 때는 박물관 전체가 야근하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 혹시라도 유물이 훼손되지나 않을까 긴장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시하는 입장만 생각하면 때라도 닦아 내고 조명도 더 밝게 하고 싶을 수 있지만 조명이나 복원까지도 엄격한 지침을 따라야 한다. 혹시라도 훼손이나 파손이 발생하면 즉시 현황을 기록하고 문화재위원회에 보고한다. 복원 여부는 문화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문화재는 기본 원칙이 현상보존인데, 훼손된 것도 그 자체로 현상이고 복원이라는 게 자칫 또 다른 현상훼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시 기획을 잘하기 위한 비결이 있다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백화점을 찾는다. 상품을 어떻게 전시하고 배치하는지 관찰한다. 최근에는 코엑스몰에 갔다. 기둥을 활용해 전시하는 게 흥미로웠다. 다른 박물관 전시도 자주 찾는다. 고궁박물관 전시실도 둘러봐야 하니까 하루에 보통 1만 5000보는 걷는다. 너무 많이 걸어서 얼마 전 뒤꿈치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겼을 정도다. 학부 시절 전공한 문화인류학에서 중시하는 기본 연구방법론이 참여 관찰인데 그게 전시 기획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일하다 고궁박물관으로 옮긴 이유는. “학부 1학년 때 선배들을 따라 충남 안면도 고남리 패총 발굴에 참여했다. 자연스럽게 신석기 시대로 전공을 정하게 됐다. 그 뒤 남한산성 행궁이나 수원 화성, 경기 연천군 신답리 고구려 무덤 발굴 작업도 했다. 토지공사가 운영하던 토지박물관에서 조사 연구 업무를 담당했다. LH로 통합되면서 진주에 새로 만든 토지주택박물관에서 전반적인 전시와 기획을 맡게 됐다. 사실 2020년에 고궁박물관으로 간다고 하니까 LH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데 굳이 왜 자리를 옮기느냐는 얘길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그래도 나로선 박물관 전시 기획을 제대로 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개방형 직위로 임기 동안 승진이 아니라 전문가로서 업적을 만드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개방형 직위 채용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들었다. “역량 평가가 가장 힘들었다. 과장으로서 역량이 있는지 검증하는 건데, 특정한 상황을 제시한 뒤 브리핑을 하게 한다거나, 여러 정보를 준 뒤에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부하 직원들과 면담을 하면서 고충을 듣고 처리하는 역할극 시험도 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축산 업무 담당 과장이라고 가정하고 가축 전염병이라는 돌발 상황에 얼마나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지 보는 평가였다. 부서별 이해관계가 제각각인 상황에서 어떻게 인력을 차출할 것인가를 토론하는 과제에서도 진땀을 뺐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참 대단하다는 존경심이 들더라.” -앞으로의 전시 계획은. “오는 5월 목표로 궁중 현판전을 준비 중이다. 내년에는 ‘왕실의 사람들’을 주제로 한 전시도 예정해 놓았다. 외국 고궁박물관과 교류전을 많이 하려고 한다. 내년엔 모로코 왕실 유물 전시를 추진 중이다. 마침 올해가 한국·모로코 수교 60주년이다. 임기를 마치기 전에는 대만 고궁박물관 교류전을 꼭 해 보고 싶다.” 
  • 시작부터 격돌…李 “국가가 손실보상”vs尹 “빈곤층 보호가 우선”

    시작부터 격돌…李 “국가가 손실보상”vs尹 “빈곤층 보호가 우선”

    여야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첫 법정 TV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4인 후보는 이날 저녁 8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참석했다. 첫 공통질문은 코로나19 경제 위기 대응 방안이었다. 발언 순서는 추첨 순이다. 이날 이재명 후보는 “국가의 제1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감염병으로부터 국민 생명 지키는 것도 국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안타깝게도 자영업자, 소상공인 여러분이 대신 많이 책임지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가가 개인에게 떠넘긴 이 책임을 이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저는 소상공인 등의 손실을 전부 보상하겠다”며 “추경과 긴급재정명령권을 행사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지겠다. 유연하고 스마트한 방역시스템을 도입해서 우리 국민들이 경제 생활하는데 지장 없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신용대사면도 언급하며 “신용대사면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IMF 160조에 비하면 적게 지원됐다. 영세 소상공인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재난 지원을 위해서 확장 재정, 국가 재정 늘리는 것은 불가피합니다만 또 한편에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재난지원금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배척하고 소상공인 등 피해 입은 분들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코로나 특별회계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심상정 후보는 “대한민국은 선진국 중 가장 불평등이 심한 나라다. 코로나 2년 동안 국가가 돌보지 않은 수많은 자영업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헤어날 수 없는 가난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 후보는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로 (경제 공황을) 극복했듯이 해야 하는데 거대 양당은 부자감세 두 손 잡고 각자도생만 부추겨 왔다. 저는 부유층에게 더 큰 고통분담을 요구해서 코로나 재난을 극복해내겠다”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소상공인 지원은 헌법적 의무라고도 했다. 윤 후보는 “코로나로 인해서 빈곤층이 많이 발생했다. 국가의 첫 번째 의무가 이 빈곤층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지금 빈곤층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난 복지 재정이 들어가게 된다. 소상공인들은 방역으로 피해를 본 분들이기 때문에 손실보상 개념으로 확실하게, 신속하게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다만 “확장재정과 금융확장 정책 때문에 돈을 많이 썼다. 건전성 확보 위해 정부가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李-尹 충돌, 또 터진 네거티브 이날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그렇게 경제를 걱정하시는데 정치보복 얘기를 하면서 ‘겁을 주겠다’ 그렇게 얘기했다. 민주주의 위기 보셨나”라고 말하자, 윤 후보는 “제가 안한 얘기를 하신다”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가 “군사 지정학적,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불필요하게 배치하겠다고 하는데 어디다 대체 배치할 것인가”라면서 “미국에서 전쟁위협을 걱정한다. 이런게 바로 경제를 망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저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나 경기지사를 하면서 하신 부정부패에 대해서 제대로 법을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고 경제의 기초가 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맞받아쳤다. 윤 후보의 이같은 답변에 이 후보는 “답을 하시라. 엉뚱한 딴 소리 하지말고”라면서 “그런 식으로 거짓말 하지 마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 손실 보상과 관련해서도 윤 후보는 “여당 후보로서 지금 이 집권당과 집권정부의 방역 정책 실패를 인정했는데 결국 민주당이 대선에서 책임져야된다는 뜻 아닌가”라며 이재명 후보 공격성 질문을 심상정 후보에게 했고, 이에 답변을 하지 못한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기본적인 규칙은 지키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한편 네 명의 후보가 모인 TV토론은 이번이 3번째다.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에는 처음으로 열리는 TV토론이다. 선관위가 주관하는 법정토론은 오는 25일(정치), 3월 2일(사회) 2차례 더 열린다.
  • 경남 전입해 일하는 청년에 인건비 등 지원...청년유입 활성화

    경남 전입해 일하는 청년에 인건비 등 지원...청년유입 활성화

    경남도와 경남도경제진흥원은 ‘2022년 경남귀환청년 행복일자리 이음사업’에 참여할 기업과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이 사업은 ‘행정안전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의 하나로 올해 처음 시행한다. 경남 전입을 희망하는 다른 시·도 청년들과 경남지역 유망 중소기업 간 일자리를 연결해 지역정착을 지원하고 청년유입을 활성화 하기 위한 사업이다. 다른 시·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만 39세 이하 청년을 채용한 도내 소재 중소기업(상시근로자수 5인 이상)이 신청할 수 있다. 올해 시군별 청년 선발인원은 통영시 3명, 거제시 8명, 의령군 3명이다. 사업 참여 기업은 1인당 연간 2400만원의 인건비를 2년동안 지원받는다. 또 다른 시·도에서 해당 시군으로 전입해 6개월 이상 근무한 청년에게는 근속장려금 150만원과 이주지원금 450만원을 지원한다. 해당 사업장에서 채용된 청년이 2년 지원기간이 끝난 뒤 정규직을 유지(전환)하거나 또는 경남지역 다른 사업장에서 정규직 취업이나 창업해 정착하면 추가로 1000만원 이내 인센티브를 준다. 김창덕 경남도 일자리경제과장은 “다른 시도 청년들의 경남지역 정착을 활성화 하기 위한 경남귀환청년 행복일자리 이음사업이 지역 기업의 구인난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李·沈 “공공 중심” 尹·安 “민간 주도”… 고졸자·지방 청년 취업 소홀

    李·沈 “공공 중심” 尹·安 “민간 주도”… 고졸자·지방 청년 취업 소홀

    “선진국 수준의 사회공공서비스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늘려 가면, 청년 실업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기업이 성장해야 일자리가 나오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을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청년층 체감실업률이 19.6%(지난해 말 기준)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청년 일자리 공약에서 대선 후보들의 시각차는 뚜렷하다. 공공 중심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얘기(이 후보·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하거나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을 지원(윤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하는 것으로 나뉘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일자리 대전환 6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디지털·에너지·사회서비스 대전환을 통해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300만개 일자리 창출의 3가지 원동력 가운데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국비·지방비·민간자금을 포함한 135조원을 조성해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임기 내 청년 고용률 5% 포인트 향상을 목표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개편해 청년 지원금을 두 배로 늘리고, 교육과 취업을 포기한 ‘니트(NEET)족’ 청년에게는 전문가 멘토를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성장과 관련해서는 국가대표 혁신기업 3000개, 유니콘 기업 100개, 다수의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기업 육성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윤 후보는 ‘성장·복지·일자리’라는 세 축의 선순환을 기대한다. 규제 혁신으로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고용친화적 환경 조성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기반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에 세제·자금 지원, 기업·정부·대학 간 연구개발(R&D) 삼각 협력 체제 개편,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 시 가해지는 규제를 유예 또는 폐지한다. 충북 오송·오창의 바이오기술(BT)을 시작으로 대덕 정보통신기술(IT), 세종의 스마트행정 등을 망라하는 중원 신산업벨트를 조성해 창의형 일자리를 창출한다. 대학 내 학생수 감소에 따른 여유 인프라를 대학창업기지로 전환해 창업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심 후보는 비정규직이나 비수도권 등 상대적으로 소외된 집단의 노동권 보장에 관심이 많다. 그는 민간과 공공 일자리에 더해, 사회적 가치 일자리를 만들자는 내용의 ‘전 국민 일자리보장제’를 공약했다. 사회적 가치 일자리란 지역사회에서 요구되는 돌봄, 생태, 문화, 안전에 관한 일자리를 뜻한다. 심 후보는 임기 내 주 4일제 실현 로드맵과 비정규직을 위한 평등수당, 최소노동시간보장제 실시로 눈길을 끌었다. 안 후보는 ‘안랩’ 창업자답게 과학 기술 육성을 통한 인재 양성에 주목했다. 그가 말하는 ‘5·5·5 신성장전략’은 5대 초격차기술(디스플레이, 2차전지,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에너지, 바이오산업)을 육성해 5개의 글로벌 대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계 5대 경제강국에 들어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말 “5대 초격차 분야의 핵심 인재 50만명을 양성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 관련 17개 특수목적고와 관련 대학을 신설해 전액 장학금으로 키워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후보들의 공약을 두고 초단기근로자, 플랫폼 노동자 등 노동조건 취약 계층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지금껏 정부가 수많은 기업들에 투자를 했지만 직접적인 청년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공 주도의 일자리 창출 계획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후보들이 IT 등 신산업 인재 육성을 많이 얘기하는데 서울 소재 4년제 공대생에 국한된 계획 말고 대학을 나오지 않았거나 지방 거주 청년들에게 필요한 직업 교육 등을 구체적으로 궁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노동 없는 대선” 비정규직의 울분

    “노동 없는 대선” 비정규직의 울분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20대 대선 후보 7명에게 비정규직 노동자 정책에 대해 질의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면서 ‘노동 없는 대선’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 권성동 ‘강원랜드 채용비리’ 무죄… 김성태 ‘KT에 딸 취업청탁’ 유죄

    권성동 ‘강원랜드 채용비리’ 무죄… 김성태 ‘KT에 딸 취업청탁’ 유죄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권 의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진행된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인사팀 등에 압력을 넣어 의원실 인턴 비서 등 11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으로부터 감사원 관련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을 경력 직원으로 채용하도록 한 혐의와 지인을 강원랜드 사외이사에 선임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권 의원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최 전 사장의 공범으로 보기에도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날 같은 판단을 했다. 반면 채용 청탁을 받고 직원에게 면접 점수 조작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 전 사장에게는 이날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이와는 별도로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KT에 자신의 딸을 채용해 달라고 청탁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국정감사 기간에 이석채 전 KT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딸의 정규직 채용이라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청탁 대상자들을 부당하게 채용한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다.
  • “노동 없는 대선” 비정규직의 울분

    “노동 없는 대선” 비정규직의 울분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20대 대선 후보 7명에게 비정규직 노동자 정책에 대해 질의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면서 ‘노동 없는 대선’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 ‘강원랜드 채용비리’ 권성동 무죄·‘딸 KT 청탁 의혹’ 김성태 유죄 확정

    ‘강원랜드 채용비리’ 권성동 무죄·‘딸 KT 청탁 의혹’ 김성태 유죄 확정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권 의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진행된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인사팀 등에 압력을 넣어 의원실 인턴 비서 등 11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으로부터 감사원 관련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을 경력 직원으로 채용하도록 한 혐의와 지인을 강원랜드 사외이사에 선임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권 의원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최 전 사장의 공범으로 보기에도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날 같은 판단을 했다. 반면 채용 청탁을 받고 직원에게 면접 점수 조작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 전 사장에게는 이날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이와는 별도로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KT에 자신의 딸을 채용해 달라고 청탁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국정감사 기간에 이석채 전 KT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딸의 정규직 채용이라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청탁 대상자들을 부당하게 채용한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다.
  • 국내 소셜벤처 총 2031개…기업당 22명 고용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소셜벤처는 전년(1509개)보다 34.6% 증가한 2031개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처음 관련 실태조사를 한 2019년(998개) 대비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소셜벤처의 2020년 평균 매출액은 28억 9500만원으로 전년보다 18.5% 늘어났다. 투자를 받은 금액은 2671억원으로 전년보다 847.2%나 증가했다. 이들 기업 가운데 고용 현황에 대해 응답한 1293개 기업의 고용인원은 2만 9465명으로 기업당 평균 22.8명을 고용했다. 근로자 중 30대 이하 청년과 여성 비중은 44.9%와 45.3%였다. 정규직 고용율은 93.4%로 일반기업(63.7%)과 사회적기업(72.0%)보다 높았다. 소셜벤처의 79.1%는 제조업(39.9%)·정보통신업(18.8%)·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11.6%) 등 기술기반업종의 기업이고, 절반이 넘는 1089개는 벤처·이노비즈 등 혁신인증서를 보유하고 있다.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문제(복수 응답)에 대한 질문에는 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59.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 보장(45.9%), 빈곤 감소 및 사회안전망 강화(20.3%) 등의 순이었다. 소셜벤처 3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약계층 소득 증대·교육 접근성 개선·탄소중립 기여 등 7개 분야에서 202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 [여기는 중국]中기관지 ‘청년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 선호’ ...충국 청년들 발끈

    [여기는 중국]中기관지 ‘청년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 선호’ ...충국 청년들 발끈

    중국 공산당 기관지 광명일보가 최근 청년 프리랜서 증가 현상을 두고 ‘젊은 청년세대의 능동적인 선택에 의한 현상이자 유연한 취업이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등장했다’고 호평한 것을 두고 청년들의 분노를 산 분위기다. 대만 중앙통신은 지난 9일 중국 매체 광명일보가 보도한 ‘중국 내 프리랜서로 고용된 인구는 무려 2억 명을 돌파했으며 이러한 고용 형태는 주로 중국 청년들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큰 호황을 얻고 있다’고 보도한 내용을 저격했다.  실제로 공산당 기관지인 이 매체 보도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기준 중국에서 프리랜서 등 계약직으로 고용된 인구의 수는 약 2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같은 유연 고용 형태의 근로자 수 대비 무려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 분야 종사자들 중에는 택배, 배달업종의 라이더, 콜택시 기사 등의 형태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약 160만 명의 근로자들은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 생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 매체는 해당 고용 형태의 등장 현상에 대해 ‘전통적인 고용 관계와 다른 유연한 고용 형태는 현재 중국 근로 시장의 중요한 현상으로 꼽힌다’면서 ‘이들의 등장은 중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며 사업 형태의 출현을 의미한다. 더욱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플랫폼의 출현이 노동 시장 내의 인력 공급과 수요를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고용 형태의 등장은 근로자에 대한 근로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노동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약 조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청년 근로자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즐길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현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작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당 기관지가 나서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유연 근무 형태라는 단어로 미화하고 있다’고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한 누리꾼은 지난 2021년 7월 기준 중국 대졸자 취업률 데이터를 근거로 들어 “대학 졸업자의 약 16%가 실업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대졸자들이 캠퍼스를 떠난 직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한 비율이 매년 크게 늘고 있고, 생활고에 빠진 청년들이 막다른 길에 몰려서 어쩔 수 없이 위험한 배달업에 종사해 라이더로 일하게 된 것을 두고 자유로운 유연 근무가 확산됐다고 추켜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비판했다.   이 누리꾼은 “대졸자는 물론이고 농촌 청년들이 도시로 나가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마땅한 자리를 구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잦다”면서 “이 때문에 자연히 택배업과 같은 배달 직군으로 청년들이 다수 쏠리고, 상당수는 온라인 SNS 계정을 통해 생방송을 진행하는 등 먹고 살길을 청년 스스로 마련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언론이 집중 조명한 유연한 근로 형태의 또 다른 말은 청년들이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었다는 말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다”면서 “언론이 보도한 청년들의 주동적인 선택과 능동적인 결정 하에 계약직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문장은 일자리를 찾아 떠도는 수많은 청년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저격했다.  한편, 중국인력중개협회가 조사한 지난 2021년 ‘유연근무자 고용 현황’(프리랜서 고용 현황)에 따르면 계약직으로 고용된 근로자 중 건설업 일용 근로자, 청소 업체 일용 근로자, 배달업, 가사 도우미, 건물 관리원 등의 비중이 45%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 [마감 후] 모두가 서 있는 얼음판에도 관심을/허백윤 문화부 기자

    [마감 후] 모두가 서 있는 얼음판에도 관심을/허백윤 문화부 기자

    새해 책장을 채워 가는 신간들에서 어쩐지 기대만큼 활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리 야심찬 계획은커녕 그저 코 찌를 일 없이 무탈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맞이한 날들이라 해도 따끈따끈한 새 책들마저 무거움을 얹을 줄이야. 아마도 벽두부터 마주한 현실을 그대로 담은 듯한 제목들이라 유달리 마음에 남은 듯하다. ‘2146, 529’. 노동건강연대가 펴낸 책의 제목은 숫자로만 돼 있다. 2146은 지난 한 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의 숫자, 529는 2146명 가운데 사고나 과로로 숨진 노동자 수다. 1년에 5~6명꼴로 출근한 이가 퇴근해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책장마다 2021년 1월 3일을 시작으로 12월 31일까지 거의 매일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의 기록이 짧게 적혔다. 다양한 현장에서 떨어지거나 매몰되고 기계에 끼어 숨을 거둔 사람들이 빼곡하게 이어진다. 지난달 5일 평택 냉동창고 화재로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것을 비롯해 잇따른 뉴스가 새로운 연도를 의심하게 했다. 지난달 10일엔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이 붕괴되며 안에서 일하던 6명이 실종됐다. 밖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속보로 들은 지 한 달이 다 돼서야 실종자들이 모두 수습됐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9일 양주 채석장에서 토사가 무너져 노동자 3명이 사망했고, 이달 11일 여수산업단지 화학공장에서 두 달 만에 또다시 폭발 사고로 4명이 세상을 떠났다. 위험한 현장의 ‘몸 쓰는’ 이들의 이야기라 치부할지도 모를 거리는 이즈음 새해를 맞은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 나온 몇몇 책들의 제목으로 확 좁힐 수 있다. ‘갈아 넣고 쥐어짜는’ 성과 압박 구조가 과로 죽음을 양산한다고 지적한 ‘존버씨의 죽음’,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등 법과 제도로 보호받지 못하는 수백만 노동자들을 조명한 ‘노동자의 시간은 저절로 흐르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분석한 ‘일하다 마음을 다치다’, 고된 감정노동은 물론 몸까지 축나는 콜센터 속 삶을 비춘 ‘사람입니다, 고객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을 위한 ‘나를 지키는 노동법’까지. 먼 타인의 일만이 아니라 일을 하는 모두의 이야기가 담겼다. 4년에 한 번씩 올림픽을 생중계로 매일 지켜보는 동안 색다른 경험을 하곤 한다. 똘똘 뭉쳐 응원하며 작은 일에도 함께 분노하고, 한목소리로 고쳐야 하는 부분을 지적한다. 금메달만으로 선수의 전부를 평가하지 말자고 해서 어느덧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도, 혹은 메달을 따지 못해도 값진 노력을 인정하게 됐고, 파벌과 갑질, 부당한 경쟁은 링크에서 점점 더 밀려나고 있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의 편파 판정은 우리가 얼마나 반칙과 불공정에 민감하고 분노할 줄 아는지 더욱 여실히 보여 줬다. 선수들의 땀과 눈물에 금세 울컥하는 뛰어난 공감 능력도 확인하게 된다. 살얼음판 같은 수많은 일터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반칙과 꼼수, 갑질과 짓누르는 경쟁 구조가 사람들을 위협한다. 새해 재테크 비법 책들이나 대선을 앞두고 정치 평론을 풀어낸 책들이 쏟아지는 사이에서 무사히 퇴근할 수 있게 해 주고, 몸과 마음이 온전히 일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외침을 담은 책들이 빼꼼히 내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 목소리가 언젠가 나와 내 가족의 것이 될 수도 있다.
  • [취중생] 위험성 알고도 방치했는데…‘김용균 사망’ 원청 대표 무죄

    [취중생] 위험성 알고도 방치했는데…‘김용균 사망’ 원청 대표 무죄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우리 아들 억울하게 죽은 거, 진상 규명해서 밝히고 싶습니다. (중략) 그렇게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위험한 곳인지 알았다면 제 아들을 (그곳에)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다른 청년들도 같은(똑같이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모습, 저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인 2018년 12월 14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일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날로부터 4일 뒤인 이날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그의 배우자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고인은 2018년 12월 10일 입사 3개월 만에 협착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고인이 일하던 작업 환경이 동영상과 동료의 증언 등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에서 컨베이어 벨트 운전 및 낙탄 제거 작업을 하던 고인의 평상시 작업 환경은 조명이 어두웠고, 3~4m 앞에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만큼 탄가루가 자욱했습니다. 또 설비 운전시 점검구를 통해 배출되는 다량의 분진과 소음 때문에 점검구 바깥쪽에서 육안으로만 설비를 점검하기에는 곤란함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고인이 하던 일은 사고 위험이 높았던 만큼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인이 사망할 당시 고인은 혼자 근무했습니다. 기자회견 전날 사고 현장을 다녀온 김미숙씨는 “탄가루가 바닥에 많이 쌓여 미끄러웠고 (컨베이어 벨트가 있는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어서 일을 하는데, 저렇게 머리를 쑥 집어놓고 손을 집어넣고 일을 하다가 옷깃, 살집이라도 집히면 (회전하는 벨트에) 바로 딸려가서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전했습니다. 김용균씨 사망 1년 6개월 후 원·하청 책임자 기소 이후 김미숙씨는 태안과 서울을 오가며, 그리고 청와대 앞과 국회, 광화문광장을 다니며 “생명을 앗아가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게 해달라”고 외쳤습니다. 그 외침은 2018년 12월 27일 원청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이어졌습니다. 더 나아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경우 무겁게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되는 일의 밑바탕이 됐습니다. 고인이 사망한 날로부터 약 1년 6개월 뒤인 2020년 8월 검찰은 한국서부발전의 김병숙 전 사장과 소속 임직원 등 총 8명, 한국발전기술의 백남호 전 사장과 소속 임직원 등 총 6명과 각 법인(피고인 총 16인)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한국발전기술은 고인이 속했던 회사로,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의 상·하탄 설비 운전·점검, 낙탄 처리 등의 설비 운전 관련 업무를 하는 협력업체입니다. 즉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은 원·하청 관계입니다. 이 중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의 공소사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김 전 사장은 노동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발전소 9·10호기 컨베이어 벨트 부위에 덮개 등 방호설비가 전혀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들로 하여금 설비 점검 작업을 하도록 하고, 설비 개선 및 인력 증원을 통해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이 각종 보고 및 현장 방문을 통해 방호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사실과 2인 1조 근무 지침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등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구체적 위험 몰랐다, 고용관계 아니다” 무죄 이유 그런데 이 사건을 심리한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2단독 박상권 판사는 지난 10일 선고공판에서 김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형과 벌금형 등 유죄 판결을 받은 다른 피고인과 달리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김 전 사장이 유일합니다.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의 백남호 전 사장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선고받은 것과 대조적입니다. 재판부는 김 전 사장이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발전소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컨베이어 벨트 일부 구간을 방문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피고인의 현장 방문은 주로 사무실에서의 현황 보고, 대표이사 당부 말씀, 현장 순시, 식사 등으로 구성됐고 방문 성격이 안전 점검이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면서 “피고인이 현장 방문을 했을 때 현장운전원 작업 방식이나 방호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이 사건 컨베이어 벨트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김 전 사장이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했다고 볼 수 있지만 컨베이어 벨트의 위험성이나 현장운전원의 개별 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재판부는 또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고인을 포함한 한국발전기술 소속 운전원들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김 전 사장이 사업주로서 작업 중 노동자에게 위험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한국발전기술이 석탄취급설비 운전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독자성과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고 한국발전기술 노동자들이 원청 노동자들의 업무를 대체하지 않은 점,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이 하청 노동자들에게 일상적인 업무 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원청이 작업 지시했는데…“‘위험의 외주화’ 부추겨” 그러나 피해자 변호인 측은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이 한국서부발전으로부터 받은 통지에 따라 노동자를 작업에 투입하거나 보직을 변경한 점, 한국서부발전 간부들이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에서 한국발전기술 노동자들에게 설비 점검 및 낙탄 처리와 같은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 소속 노동자 간에는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또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정식으로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민법상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근로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여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볼 것이다”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피해자 변호인 측은 “여기서 ‘근로자’라는 표현은 문언상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와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근로자를 의미하는 것이지 원청 소속 근로자인지 하청 소속 근로자인지에 따라 판단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 사건의 경우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소속 근로자들 간에는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존재한다. 이렇게 해석하지 않을 경우 ‘원청은 하청 소속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하지만 하청 소속 근로자가 그 지휘·명령을 수행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사망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곧 ‘위험의 외주화’와 ‘생명과 안전의 사각지대’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조장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 피해자 변호인 측의 설명입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총 59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중 단 2명을 제외한 나머지 57명은 모두 한국서부발전과 도급 또는 위탁용역계약을 체결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습니다.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입니다. 사용자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일을 말합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전날 재판부의 판결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재판부는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의 실질적인 원인을 외면하고,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법원 판결 중 사용자에게 유리한 판결만 취사선택해 ‘법 위반은 있으나 대표이사는 무죄’라는 판결을 만들어 냈다”면서 “김 전 사장이 2018년 3월 한국서부발전 사장으로 취임한 후 9개월이 지나는 동안 발전소의 대표적인 위험 설비인 컨베이어 벨트의 위험성을 몰랐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으며, 몰랐다는 것만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를 면할 수 없는데도 김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원·하청이 업무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인 점을 고려하면 다른 피고인들도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고인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취재진에게 “사람이 죽었으면 (그 책임이 있는 사람은)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왜 원청은 잘 몰랐다는 이유로 빠져나가고 집행유예만 받는 것인가”라면서 1심 판결선고 결과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법인 등을 처벌해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는 재해 등을 예방하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노동자와 시민이 재해로부터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경기 양주시에 있는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토사가 붕괴해 매몰된 노동자 3명이 사망했고, 이달 8일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의 한 신축공사 현장에서 승강기 설치 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이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또 전날 전남 여수시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여천NCC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에도 중대산업재해는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법원이 원청의 산업재해 발생 책임을 무겁게 인정하지 않는 식의 판결을 계속 이어간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취지는 더욱 빛이 바랠 것입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게 해달라”는 김미숙 이사장의 외침은 곧 우리 모두의 바람입니다.
  • 병역으로 청춘단절, 출산으로 경력단절… 양성평등 제도화 절실

    병역으로 청춘단절, 출산으로 경력단절… 양성평등 제도화 절실

    2000년대 후반부터 갈등 본격화정치권은 이대남·이대녀 부추겨 ‘군대·출산’ 굴레, 남녀 모두 피해 병역 남성에겐 적절한 보상하고 여성 불리한 임금차별 철폐해야 일자리·촘촘한 사회안전망 시급세상이 절반으로 갈라진 듯 대결과 갈등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남성과 여성, 청년과 기성세대,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 자본과 노동, 부동산의 부와 빈, 취업과 실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여당과 야당, 디지털 격차, 친원전과 탈원전 등등.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 걸쳐 이뤄진 양극화는 해답의 실마리조차 찾기 힘든 화두가 됐다.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겠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것 중 하나가 젠더(gender·사회문화적 성) 갈등이다. 젠더 갈등으로 점철된 한국 사회는 2022년 3월 9일 이후 어디로 가야 하는가. 2000년대 후반 한 20대 여성이 방송에서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말했다가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제는 온갖 곳에서 예사로 쓰이고 있는 ‘○○녀’, ‘××남’ 등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된장녀’, ‘김치녀’ 등 여성 혐오의 표현이 조롱거리로 등장한 것도 그즈음이다. 여기에 맞서는 ‘한남충’이라는 혐오 표현이 여성 측에서 나왔다. 이어 ‘퐁퐁남’, ‘설겆이남’ 같은 남성 스스로를 자조하면서도 여성 혐오가 담긴 언어 또한 남성 쪽에서 생산되며 일상화됐다. 나아가 양궁선수 안산(21)의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에 대해 사상 검증하듯 “너, 페미지?”라고 묻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언제부터인지 그 시작조차 아득한 남녀 대립, 그로 인한 젠더 갈등은 교육, 일자리, 소득, 주거, 자산 등 한국 사회 온갖 분야의 문제를 버무려 놓은 ‘모순의 결정체’가 됐다. 하지만 정치권은 갈등의 조정과 통합의 해법은커녕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20대 여성) 등으로 부르며 정치공학적 갈라치기에 급급했다. 남녀 갈등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을 뿐 구조적 해법을 찾는 길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초 페이스북에 덩그러니 올린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는 큰 파장을 낳았다. 여가부 폐지로 끝인지, 대안의 정부조직을 만든다는 것인지 등 어떤 구체적 설명도 없었다. 하지만 그 파괴력과 후폭풍은 어마어마했다. 일견 무책임해 보이고 남성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주는 공약도 아니었지만 ‘이대남’은 열광했다. 발표 직후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가부 폐지에 대해 남성의 64.0%가 찬성했고, 연령별로는 20대 남녀(60.8%)의 호응이 가장 높았다. ‘내가 낸 세금으로 남성 차별을 조장하는 정부 부처’를 없애는 것이야말로 이들에게 절실하면서도 당연한 조치처럼 받아들여진 탓이다. 젠더 갈등이 남녀 이해관계를 가르는 몇몇 제도와 정책 때문만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구조와 문화에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다. 젠더 갈등 해결의 첫 번째 실마리는 정치권의 역할이다. 정치권부터 편가르기에서 벗어나 통합의 가치를 위한 법적,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젠더 갈등의 해소는 요원하다. ●남성은 병역의무로 상대적 박탈감 남녀의 처지와 입장이 근본적으로 갈리는 지점은 각각 상대방에게는 부여되지 않은 의무인 ‘군대와 출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적 우월의식 또는 상대적 피해의식을 갖게 된다. 20대 초반 의무적으로 군대에서 2년 가까이 있어야 하는 남성들은 무의미한 그 시간의 유의미성을 찾아야 하는 고민과 함께, 병역의무를 다해 봤자 사회적 보상이 사실상 없다시피 한 데 대한 분노를 함께 품고 있다. 이미 졸업하고 취업까지 마친, 그래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또래 여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역차별 정서는 거기에서 기인한다. 군 복무는 남성들에게 피해심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시간과 경험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담마진(가려움증), 부동시(양눈 시력차), 과체중 등 석연찮은 사유로 병역을 기피한 인사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 모두 한목소리로 ‘군인 월급 200만원’ 공약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군경력 호봉 인정 의무화, 예비군 훈련기간 단축 등을 더하며 표심잡기에 안간힘이지만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파괴력을 돌파하기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 최근 한 여고에서 군인들을 놀리는 내용을 써보낸 ‘군 위문편지 사건’은 여성들이 남성 고유 영역을 희화화하고 조롱했다는 인식을 갖게 한 해프닝 아닌 해프닝이었다. 해당 여고생들이 위문편지 이후 SNS 등에서 남성들의 무차별 인신 공격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두 번째 실마리는 군 문제다. 단기적으로는 병역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며, 근본적으로는 실질적인 남북의 군사적 긴장 해소, 평화 정착 등을 통한 모병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성은 출산 부담에 성폭력 공포까지 여성의 출산과 육아, 이에 따른 경력 단절 또한 남성으로서는 체감하기 어렵고도 커다란 간극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 간 임금 격차는 32.5%로, 26년째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67만 5000원을 번다는 의미다. 출산 및 양육의 책임을 거의 도맡아야 하는 여성 입장에서는 뿌리 깊은 성차별의 어려움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성별 임금 격차 해소와 고용 평등에 방점을 찍은 정책을 내놓는 데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이 후보가 비교적 앞서 있다. 심 후보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법, 생애주기별 노동시간 선택제를, 이 후보는 임금평등 공시제 단계적 확대, 육아휴직 부모쿼터제 등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구체적인 공약 제시보다는 “근본적으로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되면 이 문제는 저절로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처럼 남성 중심 가부장제 전통과 문화가 뿌리 깊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구조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데이트 폭력, 몰카 등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분위기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여성 입장에서 보면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면 자신들이 사회적으로 절대 약자임을 체감하며 또 다른 젠더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세 번째 실마리는 오랜 세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태적으로 약자의 위치에서 지내 온 여성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일이다.●차별과 혐오 넘어야 지속가능한 발전 청년 세대는 학력, 취업, 주거 등에서 이전 세대에 비해 더욱 극심한 경쟁에 내몰려 있다. 흑인, 이주노동자, 외국인 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혐오가 그렇듯 청년들이 상대방을 희생양 삼아 올라서려는 경향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날 개연성이 높은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청년 세대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사회적 모순과 고통에 함께 맞서고 성취의 기회를 확장할 수 있도록 연대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새 정부는 청년일자리를 확대하고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 등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등을 촘촘히 짜야 한다. 차별과 혐오가 아닌 양성평등의 제도와 문화, 그리고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가 구축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새 정부의 젠더 정책이 설계돼야 할 것이다.
  • 가해자와 분리 요구뿐인데… 되레 직장서 쫓겨난 예순의 미투

    가해자와 분리 요구뿐인데… 되레 직장서 쫓겨난 예순의 미투

    찬바람이 부는 서울 강서경찰서 앞에는 지난해 12월부터 겨울 내내 작은 몸에 피켓을 두르고 1인 시위를 하는 중년 여성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성추행 피해를 당했는데도 오히려 해고를 당했다는 김지선(63·가명)씨는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아 결국 차가운 거리로 나왔다고 했다. 얼마 전 시위 도중 쓰러져 응급실에도 실려갔던 그는 10일 “이렇게 시위하니까 관심이라도 가져 줘서 차라리 좋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3년 1월부터 강서구의회에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로 일했다. 2014년 11월 김씨는 의원들이 회의하고 남은 떡과 과일 등을 보일러실 직원에게 가져다 주라는 부탁을 받고 지하 2층 보일러실로 내려갔다가 70대 직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직후 다른 직원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입사 당시 “여기는 시끄러우면 귀찮아서 잘라 버리는 곳이다. 할 일만 하라”는 말을 들었던 김씨는 5년을 묵묵히 견뎠으나 가해자를 마주할 때마다 숨이 턱 막히고 식은땀이 나는 등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결국 김씨는 2019년 7월 의회 사무국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회 측의 대처를 바라며 기다렸지만 김씨는 2020년 연말 계약만료로 해고됐다. 2013년부터 용역업체가 바뀌어도 줄곧 계약을 갱신하며 일해 왔지만 이번엔 달랐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정식으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성추행 피해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같은 해 5월 사건은 불송치됐다. 김씨 측은 검찰에 이의신청을 했고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참고인 진술이 엇갈리고 가해자의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진실반응이 나왔다는 이유로 사건은 지난달 불기소됐다. 김씨 측은 항고를 준비하고 있다. 김씨 측 법률대리인은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했을 때 사내에서 적극적으로 처리가 되지 않은 채 계약 만료된 사건”이라면서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강서구의회 측은 계약만료에 대해 “용역업체는 매년 바뀌기 때문에 새로 바뀐 용역업체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특정인을 계속 고용하라는 말을 용역업체에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두 직원은 서로 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마주칠 일이 적어 별도의 분리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안미현 칼럼] 대선후보 주위엔 왜 이리 ‘우연’이 많은가/수석논설위원

    [안미현 칼럼] 대선후보 주위엔 왜 이리 ‘우연’이 많은가/수석논설위원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안 남았다. 아직도 주위엔 “다 싫다”는 유권자가 많다. 이런 염증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는 ‘우연’이다. 경기도청 5급 공무원인 배모씨는 아래 직원을 시켜 호르몬 약을 대리 처방받게 한 뒤 이 약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 집 현관문에 걸어 두게 했다. ‘공직 사유화’ 논란이 일자 배씨는 자신이 먹을 약이었다고 주장했다. 며칠 뒤 이 후보 부인이 똑같은 호르몬 약 6개월치를 직접 처방받은 서류가 공개됐다. 김씨와 배씨가 같은 약을 복용했다는 건데 기가 막힌 우연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아버지는 2019년 집을 팔았다. 급매로 내놓은 이 집을 산 사람이 ‘대장동’ 개발업체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누나다. 김씨 누나가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 단독주택을 물색하던 중 아주 우연히 윤 후보 아버지 집을 사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김씨 누나도, 개도 새로 산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곧바로 월세를 내줬다. 윤 후보는 김씨와 “차 한잔도 마신 적 없다”는데 김씨는 “(쌍욕하며) 싸우는 사이”라고 한다. 2020년 대법원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최종 무죄판결을 했다.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 나설 수 있게 결정적으로 길을 열어 준 판결이었다. 무죄를 이끈 대법관이 또 하필 우연히 권순일씨다. 그는 법복을 벗은 뒤 화천대유 고문에 이름을 올렸다. 윤 후보는 2011년 대검 중수부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출 의혹을 수사했다. 당시 불법대출 알선수재 혐의를 받던 조모씨가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이때 조씨를 변호한 이가 우연하게도 ‘50억 클럽’에 등장하는 박영수 전 특검이다. 윤 후보를 특검 수사팀장으로 발탁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누가 더하고 덜한지를 따지는 것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우연에 우연이 꼬리를 문다. 분명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데 속된 말로 ‘빼박’(빼도 박도 못할) 물증이 없으니 염증만 키울 뿐이다. 그렇다고 투표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솟구치는 부아를 꾸욱 누르고 후보들의 주장을 살펴본다. 차이가 보이긴 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만 하더라도 이 후보는 단호하게 반대, 윤 후보는 단호하게 찬성이다. 그런데 정작 윤 후보가 사드 후보지로 강원, 충청을 거론하자 해당 지역 민심이 사드 추가 배치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들끓고 있다. 격투기 자세까지 직접 취해 가며 열변을 토한 윤 후보의 선제타격론에는 이후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북한의 ‘핵보복’ 얘기가 없다. 이 후보는 툭하면 뭘 주겠다고 한다. 아동수당, 청년수당, 장년수당, 노인수당, 예술가수당, 비정규직수당 등 큼지막한 것만 나열해도 숨이 찰 정도다. 국민이 원하지 않으니 기본소득 공약을 일단 집어넣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내건 수당을 이어 붙이면 생애 기본소득이나 다름없다. 어디서 어떻게 돈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는 이제 입에 올리지도 않는다. 가상자산 차익 과세는 기어코 1년 유예시키더니 세금을 물리기로 한 차익 기준을 250만원에서 주식처럼 50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한다. 주식과 달리 가상자산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나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게 아직은 없다. 그런데 왜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윤 후보는 아예 주식 양도소득세를 없애겠다고 한다. 대신 원래 폐지하겠다던 증권거래세를 되살렸다. 2~5%의 ‘슈퍼개미’만 해당되는 양도세는 없애고 모든 개미들이 물어야 하는 거래세는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큰손 작은손을 떠나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 자산시장 양극화 해소 노력과도 거리가 멀다. 후보들의 설명이 좀더 필요하다. 그러자면 더 자주 맞붙어야 한다.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넘쳐나는 우연 속에서 판단의 잣대가 뭐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 [마감 후] ‘세대’ 신화에 휘둘리는 국가정책/강국진 사회정책부 차장

    [마감 후] ‘세대’ 신화에 휘둘리는 국가정책/강국진 사회정책부 차장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내 말로는 그 시절을 경험했던 수많은 40~50대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추억에 젖었다고 한다.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서운해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 드라마에 공감 가는 부분이 별로 없었다. ‘그때는 그랬지’ 하는 감상에 빠진 적도 없고 뭔가 아련한 향수 비슷한 냄새가 난 적도 없다. ‘고증’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이 드라마의 첫인상을 떠올리자면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산다는 등장인물들이 거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게 참 기묘하다는 정도. 당시 정부 취향을 맞춘 건가 싶었다. 어린 시절 고무신을 신고 다니다 아궁이에 얹은 솥단지로 지은 밥을 먹고, 잠잘 때마다 천장에서 들리는 생쥐 소리 때문에 층간소음으로 고통받았던 촌놈으로선 1980년대 후반 도시생활 풍경에 공감대가 생길 리가 없다. 명색이 국가에서 관리·운영한다는 국도(國道)가 쌍팔년 즈음해서야 겨우 포장도로가 됐던 전라도 출신에겐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포장도로조차 낯선 물건일 뿐이다. 물론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건 누구에게나 엄청나게 큰 의미를 갖는다. 강력한 공통 경험은 공감대를 넓혀 주고 비슷한 사고방식까지도 갖게 해 주는 힘이 있다. 가령 40대는 젊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적인 승리를 목격했고, 민주화라는 성과와 뒤이은 퇴행을 겪었다. 두 차례 거대한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대 전체를 단일한 집단이나 되는 것처럼 한 묶음으로 처리하는 건 과연 얼마나 타당할까. 586세대나 MZ세대처럼 상식처럼 통용되는 각종 ‘세대 담론’은 허점이 너무 많다.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하는 고등학생 주인공들에 해당하는 ‘586세대’만 해도 그렇다. 1960년대에 태어나 고도성장기에 취직해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는 게 ‘586세대론’의 핵심이지만 실제로는 20대와 함께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현재 50대다. 젊어서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했다는 걸 586세대 특징인 양 얘기하는 것도 그렇다. 대학진학률은 1988년에 딱 35%였다. 50%를 처음 넘긴 것도 1995년이었다. 1980년대 대학에 가서 학생운동에 참여한 사람을 절반이라고 가정하더라도 50대 가운데 20%가 채 안 된다. 다르고 낯선 존재를 손쉽게 재단하고 싶은 욕망에 편승한 작명가들은 386세대, 신세대, X세대, Y세대, Z세대, 모래시계세대, 미생세대 등 각종 신제품으로 호객행위에 열심이다. 과연 요즘 한참 잘나가는 ‘MZ세대 담론’은 뭐가 얼마나 다를까. 호사가들은 새롭고 다르다는 걸 입증하려고 온갖 근거를 갖다 붙이지만 솔직히 ‘혈액형 성격론’만큼이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이대남’ 얘기가 많지만 역시나 이들을 거대한 동일집단으로 묶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20대에게는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동갑내기보다 오히려 주유소에서 함께 일하는 50~60대 계약직 아저씨들이 훨씬 동질적인 집단이 아닐까. 20대 내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계급적 차이에 주목하는 정책이 아쉬운 이유다. 호사가들의 ‘자기 충족적 예언’에 휘둘려 정부조차 MZ세대 노래를 부르는 건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
  • [중견기자 칼럼]‘세대’ 신화에 휘둘리는 국가정책

    [중견기자 칼럼]‘세대’ 신화에 휘둘리는 국가정책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내 말로는 그 시절을 경험했던 수많은 40~50대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추억에 젖었다고 한다.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서운해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 드라마는 재미없었다. ‘그 때는 그랬지’ 하는 감상에 빠진 적도 없고 뭔가 아련한 향수 비슷한 냄새가 난 적도 없다. ‘고증’으로 승부를 건다고 홍보하면서도 박근혜 정부 시절 드라마 아니랄까봐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산다는 등장인물들이 거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게 참 기묘하다는게 첫인상이었다. 어린 시절 고무신을 신고 다니다 아궁이에 얹은 솥단지로 지은 밥을 먹고, 밤마다 천장에서 들리는 생쥐 소리 때문에 층간소음으로 고통받았던 촌놈으로선 80년대 후반 도시생활 풍경에 공감대가 생길 리가 없다. 명색이 국가에서 관리·운영한다는 국도(國道)가 쌍팔년 즈음해서야 겨우 포장도로가 됐던 전라도 출신에겐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포장도로조차 낯선 물건일 뿐이다. 물론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건 누구에게나 엄청나게 큰 의미를 갖는다. 강력한 공통 경험은 공감대를 넓혀주고 비슷한 사고방식까지도 갖게 해주는 힘이 있다. 가령 40대는 젊어서 노무현 대통령의 극적인 승리를 목격했고, 민주화라는 성과와 뒤이은 퇴행을 겪었다. 두 차례 거대한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대 전체를 단일한 집단이나 되는 것처럼 한 묶음으로 처리하는건 과연 얼마나 타당할까. 586새대나 MZ세대처럼 상식처럼 통용되는 각종 ‘세대 담론’은 헛점이 너무 많다.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하는 고등학생 주인공들에 해당하는 ‘586세대’만 해도 그렇다. 1960년대에 태어나 고도성장기에 취직해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는게 ‘586세대론’의 핵심이지만 실제로는 20대와 함께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50대다. 젊어서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했다는걸 586세대 특징인양 얘기하는 것도 그렇다. 대학진학률은 1988년에 딱 35%였다. 50%를 처음 넘긴 것도 1995년이었다. 1980년대 대학에 가서 학생운동에 참여한 사람을 절반이라고 가정하더라도 50대 가운데 20%가 채 안된다. 다르고 낯선 존재를 손쉽게 재단하고 싶은 욕망에 편승한 작명가들은 ‘386세대’ ‘신세대’ ‘X세대’ ‘Y세대’ ‘Z세대’ ‘모래시계 세대’ ‘미생 세대’ 등 각종 신제품으로 호객행위에 열심이다. 과연 요즘 한참 잘나가는 ‘MZ세대 담론’은 뭐가 얼마나 다를까. 호사가들은 새롭고 다르다는 걸 입증하려고 온갖 근거를 갖다 붙이지만 솔직히 ‘혈액형 성격론’ 만큼이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많게는 수백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나이 하나로만 갈라치려다 보니 온갖 무리수가 안 나올 수가 없다. 1990년대엔 30대를 ‘감각적인 신세대와 옛 세대 사이에 낀, 활자와 비디오 사이에 낀 세대’로 규정하는 얘기를 자주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이 지금은 꼰대의 대표주자처럼 놀림받는 50대다. ‘민주화에 헌신적이었던 386(지금은 586)’과 구분되는 ‘이기적이고 타인과 현실정치에는 무관심한 신세대’라는 분석이 유행한 적도 있었다. 그 신세대가 지금은 정치참여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40대다. 그러고보니 ‘탈정치화된 신세대’라는 레파토리는 요즘 유행하는 ‘이대남’ 담론과 꽤 닮았다. 애초에 20대를 거대한 동일집단으로 보는게 가능한지부터 따져볼 노릇이다. 오히려 20대 내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계급적 차이에 주목하는 정책이 아쉽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20대에게는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동갑내기보다 오히려 주유소에서 함께 일하는 50~60대 계약직 아저씨들이 훨씬 동질적인 집단이 아닐까. 호사가들의 ‘자기 충족적 예언’에 휘둘려 정부조차 MZ세대 노래를 부르는 건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
  • [월드피플+] 80마리 노견이 한 집에…자택을 보호소로 바꾼 美 여성

    [월드피플+] 80마리 노견이 한 집에…자택을 보호소로 바꾼 美 여성

    나이 든 개가 홀로 죽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안 미국의 한 여성이 자택을 개를 위한 요양 시설로 바꿨다. 피플지 등에 따르면, 밸러리 리드(44)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4년 넘게 미주리주 허미타지에서 노견 보호소를 운영중이다. 노견 보호소는 주인을 잃고서 갈 곳이 없거나 동물 보호소에 들어온 뒤 입양 가정이 없는 노견이 편안한 말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번에 최대 80마리의 노견을 보호할 수 있다.밸러리 리드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부친의 반려견 스테일리(도베르만 종)가 지낼 새로운 입양 가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남편 조시(42)와 함께 노견 보호소 운영을 시작했다. 이미 갈곳 없는 여러 반려견을 임시 보호하고 있던 리드 부부는 한 가정에서 기를 수 있는 반려동물 수를 제한하는 정책 때문에 스테일리를 맡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입양처를 찾아나섰지만, 개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실패했다. 결국 부부는 스테일리와 같은 노견을 위한 보호소를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스테일리는 노견 보호소에서 1년 반을 행복하게 산 뒤 세상을 떠났다.노견 보호소는 전용 면적 278.7㎡(약 84.3평)과 157.9㎡(47.7평)의 두 건물로 이뤄져 있어 소형견과 대형견이 분류돼 지낸다. 17명의 정규직 직원을 고용해 모든 노견을 24시간 보살피고 있다.모든 노견은 2만㎡(약 6120평)의 울타리로 둘러싸인 보호소 안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 밸러리 리드는 “우리가 세우는 미래 계획안에는 배우자와 자녀들뿐 아니라 사랑하는 반려동물도 포함해야 한다”면서 “노견 돌봄 정책의 필요성과 노견 보호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주 4일제·심상정 케어… ‘서민 대통령’ 이미지 구축

    주 4일제·심상정 케어… ‘서민 대통령’ 이미지 구축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주 4일제와 ‘심상정 케어’(1인당 연간의료비 부담 상한 100만원) 등 파격 공약을 앞세워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 부동산 민심과 2030 청년 표심 등에 주력하는 양강 후보에게 소외받는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1호 공약으로 발표한 ‘신노동법’에 담긴 주 4일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올해부터 공론화를 시작해 2023년 시범 운영기간을 갖고 이후 단계적으로 입법 절차를 밟는다는 복안이다. 연차휴가 25일 확대, 비정규직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는 ‘평등수당제 도입’도 약속했다. 심상정 케어는 국민 1인당 1년 병원비 부담을 100만원으로 한정하는 ‘건강보험 하나로 100만원 상한제’가 핵심이다. 재원을 연간 약 10조원(간병비 지원 별도)으로 추산했다. 심 후보는 다당제 책임연정도 강조한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청와대 수석 폐지, 남녀 동수 내각,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종교계가 반발하고 양강 후보는 조심스러워하는 차별금지법 즉각 추진을 주장했다. 부동산 공약도 차별성을 드러낸다. ‘투기공화국 해체’를 내걸고 다주택자에게 강력하게 세금을 매기겠다고 공약했다.
  • 대법 “2년 넘은 파견노동자 기간제로 채용하면 위법”

    대법 “2년 넘은 파견노동자 기간제로 채용하면 위법”

    파견직으로 2년 넘게 일한 노동자를 기간제로 다시 채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대전방송 직원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27일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대법원은 대전방송이 A씨를 2년을 초과한 기간 동안 파견노동자로 사용하면서 직접고용할 의무를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기간을 정하지 않는(무기)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런 근로계약 중 기간을 정한 부분은 파견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파견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것에 해당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아무런 심리도 하지 않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그대로 유효하다고 전제해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2006년부터 4년간 대전방송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을 했고, 2010년부터 파견노동자로 4년, 기간제 노동자로 2년간 더 일했다. 그러나 1년 단위로 A씨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은 대전방송은 2016년 추가 갱신을 거절했다. 이에 A씨는 “대전방송은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침해하고 실질적인 해고 행위를 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대전방송 측은 “파견직 계약은 2016년 기간 만료로 종료된 것일 뿐 해고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방송이 계약 갱신을 거절한 이유가 2년을 넘겨 기간제 노동자를 사용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할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항소심에서는 다르게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A씨에게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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