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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 피격’ 감사원 공방 격화... 與 “文대통령 조사” vs 野 “검찰 청부기관”

    ‘서해 피격’ 감사원 공방 격화... 與 “文대통령 조사” vs 野 “검찰 청부기관”

    감사원이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문재인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은폐·왜곡했다고 결론짓자 여야의 공방이 한치의 양보 없는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지목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고, 더불어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표적감사’, ‘정치보복 감사’라며 국정조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 총공세를 예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6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총체적 국기문란’이라고 규정한 뒤 “이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유족과 국민이 검찰에 요청한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3시간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국민의 생명과 명예를 북한에 넘겨주고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반드시 밝혀내라”고 말했다.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기까지 ‘월북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문 전 대통령을 지목한 것으로 지지층 결집과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권성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권 차원의 대규모 조작 게이트”라며 “가짜평화라는 망상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을 제물로 바친 것이고, 문재인 정권의 비굴한 종북 성향을 가리기 위해 공무원에게 ‘월북자’라고 덧칠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장 출신인 최재형 의원도 “허위 사실을 근거로 자진 월북으로 몰고 간 정황이 비교적 자세히 나왔다”며 “무례한 짓이라고 했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감사 결과가 전임 정권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이 분명한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감사원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안에 철저히 대응하지 못하면 사정의 칼끝이 문 전 대통령에게 향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들이 대통령에게 장악된 것은 물론이고 감사원까지 예속돼 정치감사에 앞장서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 부대변인은 “내용도 조작이지만 절차마저 부정한 정치감사는 감사원이 대통령실의 하부 기관, 검찰 수사 청부 기관이 된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감사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최재해 감사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감사 개시 절차를 강화하고 절차 위반 시 벌칙 조항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감사원법 개정안도 당론으로 발의할 방침이다. 오는 19일 감사원 개혁방안 범국민 토론회를 열어 여론전도 병행하고, 또 현재 진행 중인 각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의 불법·부당함을 알리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감사원으로부터 수사 과제를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 7월부터 이 사건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지난달 1일부터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 문 전 대통령의 ‘3시간 의혹’을 밝힐지 주목된다. 사실 관계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감사원 조사에서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씨가 착용한 구명조끼에 한자가 쓰여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정부가 ‘한자 구명조끼’의 존재를 알고서도 의도적으로 외면했는지, 당시 중국 어선에 대한 조사는 왜 진행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감사원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또한 검찰에서 밝혀야 할 과제로 남았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감사원의 중간 결과 발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감사위원회 의결도 없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 감사에 임의로 착수하고 그 과정에서 기관의 디지털 정보들을 반강압적으로 취득한 것은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 檢 “마약청정국 지위 되찾을 것”…전국 4개 마약특별수사팀 설치

    檢 “마약청정국 지위 되찾을 것”…전국 4개 마약특별수사팀 설치

    검찰이 마약범죄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주요 공항·항만 4개 권역에 대응하는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설치하기로 했다.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마약류 제조·유통 관련 범죄를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된 검찰이 성과를 거둬 수사 역량을 증명하려 나섰다는 평가다. 대검찰청은 14일 서울중앙지검, 인천지검, 부산지검, 광주지검 등 전국 4개 검찰청에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특별수사팀을 설치·운영하는 내용의 ‘마약·민생침해범죄 총력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윤태식 관세청장을 만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집안에서 마약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피자 한 판 값에 ‘직구’(해외 직접 구매)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마약 유통을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망과 공항 단계에서 마약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높고 튼튼한 장벽을 쌓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청과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다시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윤 청장과 마약류 차단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특별수사팀은 4개 검찰청에 2명 이상 배정된 마약 전담 검사를 중심으로 마약수사관 10~15명, 지방세관 전담 인력 3~4명, 식품의약품안전처·지방자치단체 보건·의약 전문 인력 3~4명, 방송통신위원회 3명 등 총 70~80여명 규모로 꾸려질 예정이다. 검찰은 현재 총 252명인 마약 수사직 수사관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약 40여명 이상의 전문수사관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별수사팀은 해외 유입 및 통관 정보를 활용해 국제 마약류 밀수를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과 국제 공조를 통한 해외 조직 수사에도 나설 방침이다. 또 다크웹 등 인터넷 마약류 유통을 추적 조사하고 방통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한 마약류 광고를 삭제·차단할 예정이다. 특히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펜타닐 등 저렴한 가격의 의료용 마약 불법 유통도 집중 단속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한 의료용 마약류 처방현황 등도 종합 점검할 계획이다.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그간 다크웹 전문 수사팀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사장되지 않도록 역량을 모으고 가상화폐 추적기법 연구 등을 활용해서 마약 유통을 막을 수 있도록 대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검찰은 유관 기관과의 광역 단위 합동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지역별 유통, 투약·소지사범 등에 대한 범죄 정보는 경찰에 인계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1~7월 잡힌 마약사범은 1만 5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63명에 비해 12.9% 늘었다. 마약 압수량도 2017년 154.6㎏에서 지난해 1295.7㎏으로 불과 5년 만에 8배 급증했다. 황병주 대검 형사부장은 “검찰은 일상 생활의 평온과 삶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마약 범죄와 대표적인 민생 침해 범죄를 중점적으로 엄정 대응하고,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주요 범죄 대응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민의 안전한 일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 시작에서 중독, 그리고 재활... 단계별 3인의 마약 극복기

    시작에서 중독, 그리고 재활... 단계별 3인의 마약 극복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3일 대검찰청에 “마약과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라”며 마약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 암호화폐 같은 비대면 거래수단 다양화 등으로 마약류 사범이 2012년 9255명에서 지난해 1만 6153명으로 급증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만큼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조해 밀반입 차단과 불법 유통을 막는다는 구상이다. 이제 ‘마약 청정국’ 한국은 없다. 서울신문은 20대, 30대, 40대 마약 중독자 3인의 고백을 토대로 우리 사회에 마약이 얼마나 깊숙하게 파고들었고, 중독자가 어떤 재활 과정을 겪는지 등을 살펴봤다.애인이 쓰윽, 매일이 황홀… 너무 쉬웠다   30대 시작애인과 헤어진 후엔검색해서 쉽게 구해돈스파이크 3배 소유 “한번 해 보고 너랑 안 맞으면 안 해도 돼.” 황정현(30·가명)씨는 2016년 데이팅앱을 통해 만난 애인의 권유로 필로폰에 손을 댔다. 황씨는 덜컥 겁이 나 거절했지만 “이걸 하면 기분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애인의 말을 듣고는 자신의 몸에 주삿바늘을 찔렀다. 황씨는 13일 “그때는 무슨 일이든 다 해낼 것 같은 황홀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황씨의 유일한 마약 공급처였던 애인과 연락이 끊어진 뒤로는 혼자서 마약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하면 안 된다”는 생각과 “하고 싶다”는 감정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면서도 이미 몸으로는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고 했다. 검색 몇 번만으로 손쉽게 마약을 구하자 제어가 안 됐다. 당시 백화점에서 화장품 매장 매니저로 일했던 황씨는 거의 매일 마약을 하고 약이 다 깨지 않은 상태에서 출근했다. 피해망상이 심해졌고,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데 말이 꼬여 조퇴하는 날도 많아졌다. 업무에 집중이 안 됐고 황씨는 “다 포기하고 싶다”는 심정으로 결국 일을 그만뒀다. 3년간 일하면서 받은 퇴직금은 전부 마약(필로폰 100g)을 사는 데 썼다. 황씨는 “돈스파이크(45·구속)가 가지고 있던 게 30g이었는데 저는 그거의 3배 정도 되는 양을 사서 두 달 정도 놀았던 것 같다”면서 “그때는 상황이 잘 맞았다. 돈도 있고, 시간도 있고, (마약을) 싸게 구해 줄 수 있는 딜러도 만났다”고 말했다. 황씨는 마약에 빠져들면서도 꾸준히 ‘자조모임’(마약중독자 회복을 위한 모임)을 찾았다. 친구도, 애인도 다 떠나가고 살고 있던 투룸 월세도 제때 못 내 결국 고시원에 외롭게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자조모임에서 황씨의 별명은 ‘일주일’이었다. 마약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참지 못하고 일주일마다 마약에 다시 손을 댔기 때문이다. 그래도 황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의사 선생님이 완전히 끊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3개월만 참으라고 했는데 계속 마약에 손이 갔다”며 “3개월이 지나니 그 갈망이 절반으로 줄었고, 6개월이 지나니까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스’, 해외, 친구들과… 끊는 게 죽음 40대 중독새벽엔 채팅방 기웃망상 심해 출근 못해밥·잠 없이 끄떡없어 ‘10㎏이 넘게 빠져 앙상해진 팔다리, 거무죽죽하게 변한 얼굴, 초점을 잃은 눈동자….’ 올해 마흔이 된 이세훈(가명)씨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다가 “이대로 있다간 정말 죽겠구나” 하는 마음에 서울의 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그는 지난 4월까지 수년간 새벽마다 랜덤채팅 방을 기웃댔다. ‘아이스 팝니다’, ‘시원한 술 아시는 분만’ 같은 마약 은어를 내건 방에 입장하면 ‘인증’부터 했다. 팔에 있는 주사 자국을 영상통화로 보여 달라거나 정맥주사, 후리베이스(가열해 연기를 흡입), 코로 흡입, 물에 희석 등 어떤 식으로 마약을 투약했고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설명하라는 판매자들도 있었다. 수사관이 아니란 걸 확인하면 그제야 판매자가 돈을 요구했다. 통상 1g에 60만원. 한 번에 0.03g 이상 투약하는데, 내성이 생길수록 더 많이 필요했다. 판매자가 특정 장소의 기둥 밑, 계단 등에 물건을 ‘던지기’ 하면 마약을 찾았다. 약을 하면 각성 상태가 돼 밥을 안 먹어도, 잠을 안 자도 아무렇지 않았다. 목이 마르지도 않았다. 그래서 점점 푸석하게 말라 갔다. 피부가 검붉게 변하고 몸에서 냄새가 났다. 영양실조에 탈수까지 왔다. 그런데도 ‘아이스’(마약)만 하면 잠을 푹 잔 듯 개운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면 자괴감과 우울증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여자친구에게는 “바람피우냐”고, 친구에게는 “내 돈 훔쳐 갔냐”고 소리를 지르며 사람과도 점점 멀어졌다. 액세서리 사업을 하다가 출근도 하지 못해 접었다. 2016년 일본 여행이 수렁의 시작이었다. 같이 간 친구와 안면이 있던 유학생이 “샤브(마약 은어) 좋은 게 있다”며 필로폰을 권했다. 첫 투약 후 3일은 잠 한숨 못 잤다. 그런데도 컨디션이 좋고, 들뜬 기분이 계속됐다. 한 달에 한 번, 1주에 한 번, 나중엔 3일에 한 번 일본에 가서 ‘그 짓’을 했다. 그러다 한국 온라인 랜덤채팅을 통해 약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6년을 마약쟁이로 살았다. 사람들한테 말해 주고 싶다. “‘딱 한 번’이라고, ‘해외’라고, ‘친구들하고 같이’라고 변명하며 시작한 마약이 결국 인생을 병들게 한다고.”  밑바닥 밑, 바닥의 굴레… 끝낼 수 있다 20대 재활5년간 중독의 수렁에회복 모임·치료 병행재활상담사 새 꿈꿔 “기분이 좋았으니 한 번 더, 살이 빠지니까 한 번 더···.” 호텔관광학과에 다니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김지원(25·가명)씨는 스무 살 때 남자친구가 건넨 마약을 한 뒤로 5년간 중독의 늪에 빠졌다. 그렇게 이어진 마약중독은 팔이 퉁퉁 부을 때까지 몇 시간씩 주삿바늘을 꽂을 정도로 깊어졌다.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을 가리지 않았던 김씨는 결국 유흥업소에서 일까지 했고 돈을 버는 족족 마약에 썼다. 김씨는 당시 얼마나 벌었는지, 얼마를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에 달한 김씨는 결국 지난해 9월 정신병원에 입원해 석 달간 치료를 받았다. 이곳에서 김씨는 마약중독자가 상담사가 된 사연을 접하며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마약중독 상담사를 찾아가 “어떻게 해야 선생님처럼 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후 김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중독재활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다. 김씨는 “마약중독에서 간절히 벗어나고 싶어서, 한마디로 살고 싶어서 무작정 마약중독 상담사 공부를 시작했다”며 “정말 마약을 끊기 힘들었던 제가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면 그 경험을 살려 저처럼 힘든 사람을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마약중독자 자조모임에도 성실히 나간다. 이 모임에선 ‘언제 마약 생각이 나는지’, ‘그럴 땐 어떻게 갈망을 해소하는지’ 솔직한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김씨는 “마약중독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이나 의료진이 거의 없고 재활센터 수도 적어 전문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등 치료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마약중독을 ‘바닥 없는 바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많은 중독자가 인생의 밑바닥에 있다고 생각할 텐데 마약은 밑바닥인 줄 알았던 곳에서 더 아래로 파 내려가는 행위”라며 “중독자는 자신의 삶을 위해 치료를 받고, 정부는 치료기관과 적절히 연계해 마약중독의 고리를 끊어 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 4·3때 뒤틀린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가능해진다

    4·3때 뒤틀린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가능해진다

    70여년 전 제주4·3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가족관계 등록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부모 사망 이후 친척이나 이웃으로 호적을 옮겼던 사람들도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정부는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시행령은 지난 6월 법원행정처와 긴밀하게 협의해 ‘4·3특별법에 의한 가족관계 등록사무처리규칙’(대법원 규칙)을 개정했으며 이 개정에 따라 7월 1일부터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대상자를 희생자, 신청권자를 희생자 및 유족에서 각각 희생자와 유족·위원회의 결정을 받은 자로 확대했다. 기존 시행령에서는 대상자가 희생자로 한정돼 있어, 친생자 관계의 확인과 같이 유족의 가족관계등록부 정정도 필요한 사항을 처리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사망기록이 없는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사망기록을 명시하고, 사망기록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사망 일시·장소를 정정하는 것에 대한 근거 조항이었다. 이로 인해 친생자 관계의 확인과 같이 부모와 유족의 가족관계등록부가 모두 정정돼야 하는 사례의 근거로는 부족했다. 이번 시행령 입법 예고에 따라, 앞으로 4·3위원회에서 친생자 관계의 확인과 같은 사항에 대한 신청·접수 및 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도는 가족관계를 사실과 부합하게 작성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구체적인 처리 방향을 논의해나갈 방침이다. 앞서 도는 그동안 가족관계 불일치 사례 조사를 바탕으로 가족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4·3유족회 등과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법원행정처, 제주지방법원 등과 회의를 통해 4·3사건으로 인한 가족관계 불일치 피해 상황을 알리고 대안 마련에 힘써왔다. 지난 6월에는 법원행정처와 긴밀하게 협의해 대법원규칙이 개정됐다. 올해 5월 20일부터 8월 31일까지 행정안전부 연구 용역진과 함께 가족관계 불일치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사실상의 자녀 228건, 양자 123건, 혼인 17건, 무호적자 등 가족관계부 창설 17건, 기타 42건 등 427건을 접수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시행령 개정으로 4·3의 정의로운 해결에 한 발 더 나아가게 됐다”며 “앞으로도 정부 등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가족관계가 사실과 부합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2022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100인’ 시상식 개최

    ‘2022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100인’ 시상식 개최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 부문별로 선정”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2022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100인’ 시상식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2022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100인 시상식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계각층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부문별로 발굴, 시상하는 행사다. 서울미디어그룹, 이뉴스투데이, 독서신문이 공동 주관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이승한 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조재연 제34대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백종운 한국잡지협회 회장, 김철수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이사장, 허영범 법무법인 화우 고문, 안영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장대식 넷제로2050기후재단 이사장 등 수상자 82명을 비롯해 200여명이 참석했다. 방재홍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조직위원회 위원장 겸 서울미디어그룹 회장은 “서울미디어그룹 창간 52주년을 기념해 진행하는 이번 시상식을 찾아준 내외빈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부문에서 노력해준 수상자들에게도 존경과 축하의 말을 전한다. 모든 수상자들이 앞으로도 각자의 분야에서 빛나는 활약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서울미디어그룹 창립 52주년을 축하하고 ‘2022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100인’ 수상자들을 축하하기 위한 축사와 축전이 이어졌다. 메인 행사인 시상식에서는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친 의원 및 기초단체장 13명과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경제 인사 5명, 사회적 가치 함양 및 지역발전 및 소외계층을 위해 애쓴 10명, 법조 발전을 위해 앞장선 8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다음으로 분야별 학계 발전을 위해 노력한 4명, 의료 발전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증진에 힘쓴 6명, 해외에서도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고자 애쓴 2명, K-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10명, 자신의 분야에서 1인자로 우뚝 선 명인 4명, 차세대 대한민국을 리드할 중소기업 14명이 수상했다. 주최 측은 매년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100인’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으며 소그룹 포럼 등을 열어 끊임없는 소통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아래는 부문별 수상자. ◆정치부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성수 서울특별시 서초구청장 ▲김정호 경기도의회 의원 ▲임광현 경기도의회 의원 ◆경제부문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그룹 회장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회장 ▲윤영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박봉규 코리아씨이오서밋 이사장 ▲황희곤 서울지방세무사회 부회장 ◆사회부문 ▲이만의 한국온실가스저감재활용협회 회장 ▲장대식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이사장 ▲최영희 대한민국여경재향경우회 회장 ▲권오철 과천호스피스 이사장 ▲노치환 이수현의인문화재단설립위 사무총장 ▲장동석 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김진세 수예당제과 부회장 ▲강창헌 한국전기이륜차배달라이더협회 회장 ▲이의한 세계의료미용교류협회 총재 ▲권순길 퓨전아이디 대표 ◆법조부문 ▲현천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조재연 제34대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허영범 법무법인 화우 고문 ▲안영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박성준 특허법인 이룸리온 변리사(미국 변호사) ▲이재권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오승준 법률사무소 BHSN 대표변호사 ▲김수한 법무법인 이로 변호사 ◆언론부문 ▲백종운 한국잡지협회 회장 ▲박두환 한국전문신문협회 회장 ▲김광탁 내외뉴스통신 대표이사 ▲이남석 더스쿠프 대표 ▲김재수 국제언론인클럽 이사장 ▲송운 우리뉴스 대표이사 회장 ◆학계부문 ▲박경삼 서울종합예술학교 석좌교수 ▲정국현 한국체대 교수 ▲하주용 인하대 교수 ▲김호석 경기대 교수 ◆의료부문 ▲김철수 H+양지병원 이사장 ▲최성구 일동제약 사장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 ▲강정호 미니쉬치과병원 대표원장 ▲박성주 박성주ZOE피부과 원장 ▲남상규 한국의약품 유통협회 수석부회장 ◆문화부문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송수근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장동석 대한민국한석봉서예미술협회 이사장 ▲앙드레 정 검증감찰글로벌방송 세계본부 IO-WGCA 글로벌대표의장 ▲방형주 방송인 ▲이동준 영화배우 ▲조항조 가수 ▲박상철 가수 ▲서지오 가수 ▲헤라한 팝페라·가수 모델테이너 ◆명장부문 ▲이상재 장례지도사협회 회장 ▲박미정 대한민국 꽃차 명인 ▲박영길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김도윤 백년가게 부강옥 대표 ◆중소기업부문 ▲한광석 서울화장품 회장 ▲김대식 케이앤씨 서비스 대표이사 ▲이성용 태봉광업 회장 ▲오세원 세원인프라 회장 ▲이기영 백련가 F&C 회장 ▲김형준 에이티세미콘 회장 ▲김형석 엔씨원 회장 ▲정창호 싸이몬 대표이사 ▲정계현 서경종합건설 대표이사 ▲이경삼 한민식품 회장 ▲유동균 솔루엠 전무이사 ▲유정규 유코브릭스 사장 ▲백효종 화람한우 대표 ▲김정희 케이페키 대표
  • 문재인 정부때 청와대 국민청원 닮은… 제주 ‘온라인 도민청원실’ 새달 운영

    문재인 정부때 청와대 국민청원 닮은… 제주 ‘온라인 도민청원실’ 새달 운영

    11월부터 문재인정부때의 ‘청와대 국민청원’과 비슷한 온라인 도민청원실이 운영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공공의 제도 개선, 법령 및 조례 제·개정 요구 등 정책현안에 대해 도지사가 직접 챙기는 ‘온라인 도민청원실’을 오는 11월부터 신설·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기존 서면으로만 신청 가능했던 청원을 제주특별자치도 누리집 ‘일하는 도지사실’내에 ‘온라인 도민청원실’을 신설해 접근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공개청원에 대해서는 30일의 의견수렴 기간을 두어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1500명 이상 동의하는 경우 도지사(또는 실·국장)가 직접 답변한다. 온라인 도민청원실은 제주도 누리집에 접속해 본인 확인 후 청원등록을 하면 답변 영상을 볼 수 있다. 다만 1500명 미만 동의 공개청원 및 일반청원(비공개)은 처리부서에서 답변한다. 또한, 모든 청원은 청원 처리의 공정성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청원심의회’ 심의 후 처리하게 되며, 그 외 청원처리에 관한 사항은 ‘청원법’ 처리절차에 따라 처리된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온라인 도민청원실은 민선 8기 도지사 공약사항으로 신속한 민의 반영의 통로 및 소통 창구 마련을 위해 신설됐다”며 “도민의 실질적인 청원권 실현 및 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도정철학 실현으로 도정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BTS가 2023 아시안컵 유치 응원한다

    BTS가 2023 아시안컵 유치 응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한민국 유치를 기원하는 영상을 홈페이지와 대한축구협회 공식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12일 공개했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BTS 멤버 제이홉과 지민은 2023 아시안컵을 유치하면 2002년 거리 응원이 재현될 수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진, 슈가, 뷔는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정국은 한국이 2023 아시안컵을 개최하면 1960년 이후 63년 만인 점을 강조하고, 알엠(RM)은 유치까지 국민의 응원을 부탁했다. 2023 아시안컵 개최국은 17일 발표한다. 한국은 현재 카타르, 인도네시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유치가 확정된다면 2023 아시안컵을 다시 한번 국민의 하나 된 열기가 응집하는 국민의 축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포토多이슈]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닌 한국

    [포토多이슈]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닌 한국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멀티미디어부 연재물국내에선 해마다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마약 투약·유통·공급 혐의로 검거 된다. 검찰청과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1만2613명이었던 마약사범은 2021년 1만6153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집계한 결과 1만2233명이 검거됐다.해외 마약류 밀수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관세청은 13일 국제공조를 통한 마약류 밀수자 검거 과정을 발표했다. 최근 마약류 밀수의 대형화, 지능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태국 등 마약류 주요 공급지 국가들과 공조를 강화해 오고 있다. 태국과 합동단속(작전명 SIREN)으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마약류 공급지와 소비지 합동 단속으로 총 35건 필로폰 22kg, 야바 29만정, MDMA 479정을 적발했다. 이는 작전 시행 이전보다 단속 건수 3배, 중량 5배가 증가했다.인천세관은 지난 3월∼8월까지 미국 HSI와의 공조 수사로 특송화물․국제우편물을 이용해 미국에서 국내로 밀반입하려던 대마류, 케타민 등 마약류 총 5건, 10.4kg(시가 5억7천만원 상당)을 적발하고 관련 피의자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유명 연예인과 시민들의 마약 관련 이슈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경찰은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작곡가 겸 가수 돈 스파이크(45·김민수)를 검거할 때 그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30g 압수했다. 필로폰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00회 투약분에 달한다. 한때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던 한국은 이젠 더 이상 마약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마약이 빠른 속도로 젊은층 사이에 스며들고 있다 전체 마약사범 가운데 30대 이하의 비율은 최근 5년간(2017∼2021년) 2천231명에서 5천527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심지어 19살 이하 마약 사범도 450명이나 된다 2017년에 비하면 119명보다 4배나 늘어났다. 다양한 경로로 마약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터넷과 다크웹, SNS, 가상자산 등 ‘온라인’을 통한 마약 거래가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에 친숙한 젊은 층의 접근이 쉬워진것이다. 한순간의 호기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남길 수 있다. 한 층 더 발전하는 마약 거래 수법에 단속 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 현대차그룹 車 무선 업데이트…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대전환

    앞으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기아의 차량을 구매한 모든 고객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가지 않아도 된다. 2025년부터 출시되는 현대차그룹 전 모델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12일 공개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대전환 전략’ 가운데 언급되는 하나의 사례다.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고도화된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전통 완성차 기업에서 정보기술(IT) 중심의 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투자하는 금액만 2030년까지 무려 18조원이다. 상품을 구매한 뒤로도 각종 성능과 기능을 최신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OTA 서비스의 핵심이다. 커다란 자동차가 마치 작은 휴대전화처럼 된다고 이해하면 쉽다. 고객에게 업데이트의 편의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모든 차량이 데이터 플랫폼으로 통합, 연결되는 커넥티드카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다는 얘기다. 차량에서 수집하는 각종 빅데이터를 조합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물류, 쇼핑, 레저, 숙박 등 다양한 이종산업과도 제휴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I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글로벌소프트웨어센터’라는 조직을 신설하고, 차량 양산과 업데이트의 효율성을 위해 차세대 공용 플랫폼, 통합 제어기도 개발한다. 차량이 수집하는 다량의 정보를 처리하려면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업인 엔비디아와도 협업한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모빌리티와 스마트폰 생태계를 잇는 작업도 추진한다. 데이터가 쌓이면 자동차가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명령의 맥락을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내다봤다.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혁신을 통해 자동차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면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바꿔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초연결 모빌리티’에 18조원 베팅한 현대차…소프트웨어로 ‘커넥티드카’ 시대 연다

    ‘초연결 모빌리티’에 18조원 베팅한 현대차…소프트웨어로 ‘커넥티드카’ 시대 연다

    앞으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기아의 차량을 구매한 모든 고객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가지 않아도 된다. 2025년부터 출시되는 현대차그룹 전 모델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12일 공개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대전환 전략’ 가운데 언급되는 하나의 사례다.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고도화된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회사를 전통 완성차 기업에서 정보기술(IT) 중심의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투자하는 금액만 2030년까지 무려 18조원이다. 상품을 구매한 뒤로도 각종 성능과 기능을 최신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OTA 서비스의 핵심이다. 커다란 자동차가 마치 작은 휴대전화처럼 된다고 이해하면 쉽다. 그러나 단순히 고객에게 업데이트의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회사가 판매하는 모든 차량이 데이터 플랫폼으로 통합, 연결되는 ‘커넥티드카’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다는 얘기다. 차량에서 수집하는 각종 빅데이터를 조합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물류, 쇼핑, 레저, 숙박 등 다양한 이종산업과도 제휴한다. 내년부터는 차주가 필요한 기능만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도 일부 차종에서 선보인다.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덩치가 큰 완성차 회사에서 탈피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IT 기업으로 거듭날 것임을 강조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라는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차량 양산과 업데이트의 효율성을 위해 차세대 공용 플랫폼, 통합 제어기도 개발한다. 차량이 수집하는 다량의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고성능 반도체가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업인 엔비디아와도 협업한다.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모빌리티와 스마트폰 생태계를 잇는 작업도 추진한다. 앱을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도 일반에 공개,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데이터가 쌓이면 자동차가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명령의 맥락을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내다봤다.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혁신을 통해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고 이동 경험을 새롭게 하도록 자동차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면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바꿔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국인 늘자 ‘마약천국?’, 또 30억대…초콜릿 등으로 위장

    외국인 늘자 ‘마약천국?’, 또 30억대…초콜릿 등으로 위장

    필로폰과 야바 등 마약 밀수국이 미국에서 동남아로 확대되고 수법도 가루음료, 초콜릿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농어촌과 공장 등에 취업한 외국인 노동자 증가에 따른 것으로 한국인 투약자도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대전지검 형사3부(부장 조석규)는 12일 34억원대 마약을 몰래 들여온 태국 국적 A(28)씨, 한국인 B(41)씨 등 외국인 4명과 한국인 1명 등 5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28일 필로폰 1.96㎏(소매가 5억 8920만원 어치)을 식품으로 위장해 라오스에서 밀수하다 붙잡혔다. B씨는 지난 8월 필로폰 487g(1억 4610만원 어치)을 음료로 위장해 미국에서 들여왔다. 특히 야바(필로폰에 카페인 등 혼합·‘미친 약’이란 뜻)가 급증하고 있다. 또다른 태국 국적의 C(33)씨는 지난 6월 30일 라오스에서 야바 알약 1만 9957정(9억 7855만원 어치)을 베개속 재료로 위장해 밀수한데 이어 지난 8월 7일 모국에서 초콜릿으로 위장한 야바 1만 1488정(5억 7440만원 어치)을 몰래 들여왔다. 역시 태국 국적의 D(37)씨도 지난달 13일 야바 387정을 연고로 위장해 밀수했다가 구속 기소됐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야바 밀수는 예전에 드물었는데 요즘 골든 트라이앵글(태국·미얀마·라오스 접경지역)에서 야바 중독자가 늘어 난리가 났고, 이처럼 중독된 외국인이 한국의 농어촌과 공장 등으로 취업하면서 야바 밀수가 늘어난 것으로 안다”며 “야바는 필로폰보다 효과는 떨어지지만 훨씬 저렴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독된 한국인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갈수록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대전지검은 올해 1~9월 20여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6058g을 적발해 지난해 같은 기간 1754g에 비해 3.5배가 늘었고, 지난해 이 기간 적발되지 않았던 야바는 올들어 3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4만 7978정을 적발했다. 예전 ‘마약청정국’이라고 불리던 한국에 마약 밀수가 급증함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충남경찰청은 100억원대 필로폰(3kg), 야바, 대마, 엑스터시 등 각종 마약을 콜라겐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위장한 뒤 국제특급우편(EMS)으로 국내에 대량 밀반입해 전국에 유통시킨 마약유통조직 총책 30대 태국인과 조직원 등 40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9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 “세계 일부 지역, 폭염 탓 수십 년 안에 사람 살 수 없게 돼”

    “세계 일부 지역, 폭염 탓 수십 년 안에 사람 살 수 없게 돼”

    수십 년 안에 세계 일부 지역은 폭염 탓에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다음 달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앞두고 폭염으로 인한 인도적 비상사태를 경고하는 연구 보고서를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극한의 더위: 미래 폭염에 대비하기’라는 제목의 해당 보고서에는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아프리카의 뿔’과 사헬이라고 각각 불리는 동·서북 아프리카를 비롯해 남아시아 등 세계 일부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를 쓴 연구진은 해당 지역에서는 사람의 생리학적, 사회적 한계를 넘는 폭염이 빈번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연구진은 또 앞으로 폭염이 대규모 인명 피해와 고통은 물론 지역 사회에서 심각한 불평등이 일어나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에서 인용한 연구에서는 극심한 폭염으로 특히 서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 사는 빈곤층 인구가 2050년까지 7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폭염은 소말리아와 파키스탄 등에서도 앞으로 더욱더 빈번하고 강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이 극도의 더위와 습도를 기록하면서 결국 사람들이 생존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폭염은 매년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가장 치명적인 기후 관련 위험 요인이자 ‘침묵의 살인자’다. 이런 위험은 기후 위기로 인해 엄청난 속도로 증가할 것이고 빈곤국 사람들이 특히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폭염으로 인한 미래 사망률은 2100년까지 암, 전염병과 비견할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담겼다. 특히 농업 종사자와 어린이, 노인, 임산부의 경우 질병과 사망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미 예고된 폭염을 피하려면 즉시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후 위기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세계는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던 극심한 폭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서울광장] 국가보안법의 운명, 차분히 지켜보자/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가보안법의 운명, 차분히 지켜보자/박록삼 논설위원

    그렇지 않은 시절이 별로 없었겠지만 2004년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다이내믹 코리아’였다. 3월 12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다. 이튿날부터 국회 규탄 집회가 연일 펼쳐졌다. 곧바로 열린 4월 15일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이 거세게 불며 여당인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대통령 탄핵안은 5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17대 국회에서 개혁의 고삐를 거세게 틀어쥐었다. 이른바 4대 개혁입법 중 특히 국가보안법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았다. 유엔과 국제앰네스티 등에서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9월 “국가보안법이라는 낡은 칼을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해 12월 절정을 이뤘다. 칼바람 부는 여의도 국회 앞 아스팔트 위에서 1000여명이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을 벌이는 진풍경을 선보였다.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위해 청년 활동가 송현석씨가 당시 사상 최장이었던 60일 단식을 진행한 것을 비롯해 집단으로 한 달 가까운 단식 농성을 펼쳤다. 연인원 수천 명의 시민들 또한 여의도공원에 모여 “국가보안법 없는 2005년 새해를 맞이하자”면서 철야 농성을 벌였다. 여론조사마다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 및 개정 의견이 85% 안팎을 차지했다. 국가보안법은 일제가 독립운동가를 때려잡던 치안유지법을 그 뿌리로 삼아 1948년 제정됐다. 당시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형법으로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고 반대했고, 조선일보 역시 “광범위하게 정치범, 사상범을 만들어 낼 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모든 조건이 완벽했다. 해방 이후 한국 정치사에서 민주개혁 세력이 행정부와 입법부의 주도권을 동시에 차지한 것은 2004년이 처음이었다. 분단과 냉전을 자양분 삼아 수십 년을 버텨 오던 국가보안법의 퇴장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그러나 보수 진영의 야당과 언론, 학계는 급격한 변화를 우려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국가보안법 제7조 개정 찬성안’으로 폐지를 막으려 했다. 7조는 반국가단체 찬양 및 이적 표현물 소지 등을 규정하는 국가보안법의 대표적 독소 조항이고 가장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던 조항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진전이 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개혁 세력은 독소 조항 개정도, 대체입법도 모두 거부하고 국가보안법 철폐에 매진했다. 결국 회의장을 봉쇄한 김기춘 법사위원장과 한나라당에 막혀 일자일획도 고치지 못한 채 18년의 세월이 흐르고 말았다. 국가보안법은 7번의 합헌 판결 이후 여덟 번째 위헌심판대에 올라가 있다. 헌재는 지난달 15일 역대 위헌심판에 없던 공개변론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2조 1항, 7조 1항·3항·5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연내 결론이 날 것이다. 물론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사상과 양심,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국가보안법 자체가 21세기 자유민주주의에 걸맞지 않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국제사회의 인권 기준과 헌법 합치성도 없다. 위헌 판정이 나더라도 18년 전과 똑같이 이참에 전면 폐지하자는 의견과 대표적 독소 조항만 핀셋으로 들어내자는 여론이 부딪칠지 모르겠다. 또 한 번 이념 대립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흑인이 더이상 노예가 아닌 사회, 여성이 투표권을 갖는 사회, 하루에 8시간만 일하는 사회 등 지금 여기 우리의 모습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막연한 꿈같은 일들이었다. 지금 당연시되는 국가보안법 없는 사회 역시 어느 날 문득 ‘언젠가 그런 법이 있던 시절이 있었지’ 하며 돌이켜 보는 날이 올지 모른다. 18년 전처럼 목숨 걸고 처절히 싸우지 않아도 된다. 헌재 판결과 이후 국회 입법 과정을 차분하게 기다릴 때다.
  • [사설] 검경, ‘마약 근절’ 외치기 전에 공조부터 하라

    [사설] 검경, ‘마약 근절’ 외치기 전에 공조부터 하라

    경찰이 지난 7일 밤 소방당국과 함께 서울 강남의 대형 클럽 4곳을 급습, 대대적인 마약 단속을 벌였다. 그런데 허탕을 쳤다. 2시간 40분 동안 화장실 배관과 물품보관함 등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마약은 물론 마약을 유통한 흔적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취임하면서 ‘국민체감 전략과제’ 1호로 ‘강남권 일대 클럽 마약류 집중단속 계획’을 내놓았으니 엊그제 경찰의 출동이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그러나 빈손으로 돌아섰다니, 대체 경찰이 무슨 정보를 입수하기나 하고 이들 클럽에 출동한 것인지 의아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마약청정국’ 지위에서 탈락했을 만큼 마약류가 급속하게 퍼져 나간 상황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거래로 20~30대는 물론 10대 사이에서도 크게 확산하고 있으니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마약을 보이스피싱, 스토킹과 함께 ‘3대 거악’으로 규정하고 척결에 나서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약 근절을 위한 전방위 수사를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하겠다. 문제는 마약 단속 앞에서 검찰과 경찰이 주도권 싸움에 나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일만 해도 이원석 검찰총장이 오전에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검찰의 책무”라며 ‘마약류 사건에 대한 광역단위 합동수사’를 천명한 직후 경찰이 부랴부랴 클럽 단속에 나섰고, 허탕을 쳤다. 다분히 ‘마약 단속은 우리의 것’임을 내보이려는 과시성 단속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마약 앞에서 양측이 서로 ‘홀로서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이는 현실이 보기 딱하다. 마약 근절을 외치기 앞서 검경은 공조수사 체제부터 복원하기 바란다. 정치권도 자신들이 불붙인 검경의 경쟁이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 직시해야 한다.
  • 죽음 거래하는 노예무역·무기수출… 승자의 역사, 정당성을 묻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죽음 거래하는 노예무역·무기수출… 승자의 역사, 정당성을 묻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미국에서 해마다 10월 두 번째 월요일은 ‘콜럼버스 데이’로 국경일이다.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일을 기념하고자 제정한 것으로 올해는 10일, 바로 오늘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유럽의 식민지 이주자들은 남북 아메리카로 말, 양, 염소, 가금류 등의 가축과 종자를 가지고 갔다. 이와 함께 유럽인은 그곳에 홍역, 천연두 등 끔찍한 감염병도 전파했다.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신대륙 전역에 광범위하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 질병에 면역력이 없던 원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희생당했다. 콜럼버스 일행이 도착한 히스파니올라섬은 오늘날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이 있는 곳으로, 당시 이곳 인구는 5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질병에 감염된 원주민은 불과 30년 만에 1만 5000명으로 줄어들었다.●10월 두 번째 월요일 기념하는 미국 감염병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절멸하면서 사탕수수 농장과 광산에서 노역해야 할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대체 노동력을 찾던 유럽인은 아프리카인이 유럽인과 마찬가지로 병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아프리카 노예들을 대서양을 횡단해 강제로 끌고 왔다. 이때부터 노예무역이 시작됐다.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아이티의 경우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려온 흑인 노예의 수가 1789년엔 50만명에 달했다. 강제 이주한 노예들이 소멸 위기에 처한 원주민들을 대체한 것이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폭행·협박·감금하면서 강제로 노동을 시키는 것은 폭력이고 야만적인 행위다. 그런데 오늘날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은 물론 유럽의 국가들에도 힘으로 노동 이주를 강제하던 역사가 있다. 부족한 노동력을 확보하려고 인신매매, 노예무역, 강제노동 동원까지 했던 이들에게 이런 역사는 지우고 싶겠지만 그럴수록 기억해야만 하는 고통스럽고 어두운 과거사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노예들 죽음 이끈 노예선 노예무역은 근대 유럽이 인류에게 저지른 크나큰 범죄 가운데 하나다. 16~19세기에 최소 1000만명 이상이 노예로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끌려갔다. 항해 과정이 열악해 사망률도 높았다. 대서양을 횡단하는 ‘중간 항로’에서 대략 10~20%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노예 상인에게 잡혀 노예선에 실린 아프리카인은 1000만명을 훨씬 넘어선다. 숫자 못지않게 놀라운 것은 노예 상인들이 강제 이주 과정에서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숱하게 저질렀다는 사실이다. 1781년 아프리카 서해안을 출발해 자메이카로 가던 노예무역선 종(Zong)호의 선장은 마실 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노예 130명 정도를 바다에 던져 버렸다. 2년 뒤 선장은 놀랍게도 식수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화물’(노예)을 바다에 던졌다고 주장하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더 경악스러운 일은 재판부에서 노예들을 재산으로 보고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아 선장과 선원들이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비록 최종적으로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았으나 1심 재판의 배심원들은 선상 살인 행위를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나온 조치로 보고 보험사가 사망 노예 1인당 30파운드를 보상하도록 판결했다. 당시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노예들을 “말처럼 바다에 던진 것과 같다”고 판시했다. 1839년 스페인의 노예선 아미스타드호에서는 아프리카 흑인들이 선상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사건은 아프리카 흑인 53명이 몰래 쇠사슬을 풀어내고 선원들을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항해술을 몰랐던 이들은 살려 둔 선원 두 명에게 배를 아프리카로 돌리게 했다. 하지만 선원들은 흑인들을 속이고 배를 북아메리카 해안으로 몰고 갔다. 결국 미 해군에 붙잡힌 흑인들은 선원 살해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들이 폭력을 행사한 것은 자신의 자유를 지키려는 정당방위였다고 판결했다. 그리고 이들은 마침내 아프리카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노예 상인의 반인륜행위 옹호한 국가 반인륜적인 노예무역은 놀랍게도 19세기에 폐지될 때까지는 합법이었다. 팔려 온 노예와 관련된 다양한 조항이 담긴 노예법이 제정됐고, 노예를 매매와 상속이 가능한 유동자산으로 간주했다. 한마디로 노예는 물건과 같이 취급됐다. 국가는 오히려 노예 상인의 반인륜적 행위를 옹호했다. 노예무역이 곧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예들이 재배한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 술 럼(Rum)은 총과 함께 아프리카 노예를 사들일 때 교환 수단으로 사용됐다. 술과 화승총으로 인간을 사고판 것이다. 이렇게 해서 노예를 구매하고 무기로 대금을 지급하는 ‘총과 노예의 사이클’(Gun-Slave Cycle)이라는 악의 고리가 계속 순환됐다. 이처럼 서양 근대 300년 역사는 사욕과 국익만을 앞세운 노예무역, 강제노동이라는 부끄러운 일들로 점철됐다. 최대 노예무역 국가였던 영국은 노예무역 금지법 제정 200주년을 맞은 2007년에야 학생들이 ‘수치스러운 과거’인 노예무역에 대해 반드시 배우도록 했다. 이는 선조들이 행한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역사를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했다는 방증이다. 1807년 영국은 노예무역 폐지라는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된다. 노예제가 경제적 수익성이 떨어지고 사양산업으로 기울자 폐지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해관계 외에 노예 폐지론자들의 박애주의도 이런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영국은 당대 세계 최강국으로서 위상을 지키고자 국가이익만 추구하기보다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의 실현이라는 도덕적 선택을 했다. 국가의 도덕적 위상은 국익과 불가분의 관계이며 동시에 국가 자본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 등 다른 경쟁 국가들보다 먼저 노예무역과 노예제를 과감히 폐지한 영국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의 추구와 실현을 내세우면서 19세기 국제정치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대중도 노예무역의 부도덕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적극 나섰다는 것이다. 이들은 인도주의와 국가의 명성 그리고 정의를 죽게 만드는 노예제를 폐지하자는 서명운동을 전개하면서 ‘노예들의 고통과 죽음으로 만들어진 설탕을 끊자’는 설탕 불매운동도 진행했다. 이에 자극을 받아 정치권이 움직였고 마침내 영국 의회는 1807년 노예무역 폐지를 결정했다. 영국의 이러한 결정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쳐 노예제가 폐지되는 전기가 됐다.●‘세계 8위 ’무기 수출 대국 한국 최근 언론에서 한국의 무기 수출을 ‘쾌거’, ‘초대박’, ‘미래 먹거리’로 보도했다. 한국은 세계 8위의 무기 수출국으로, 최근 5년(2017~2021)간 무기 수출 증가율이 직전 5년 대비 177%로 세계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무기 수출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정책적 판단에 대한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이 무기를 수출하는 일부 국가들은 무기 수출 위험 지수가 높은 편이다. 즉 부패 여부, 정국 불안정 수준, 국내 인권유린 여부, 내전 등 무력분쟁을 고려할 때 무기 수출이 해당국에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수출입은 합법적 거래이고 미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스페인 등 이른바 서구 선진국도 오늘날 무기 수출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서양을 발전 모델로 삼고 이들의 정책을 좇아 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들 대부분 국가와 상인들이 이윤에 눈이 멀어 노예를 짐승처럼 거래하면서 아프리카 흑인들의 인권을 억압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양의 학생들이 노예무역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는 것처럼, 훗날 우리 학생들이 대한민국이 오직 돈만 보고 무기를 수출했다는 역사를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고자 한다면 무기 개발과 수출에 심혈을 쏟는 것 이상으로 생명의 존엄성과 인류 공존의 보편적 가치를 깨닫고 이를 구현하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 중앙대 교수·작가
  • 국감서 허성태 ‘코카인 댄스’ 재생…“마약 공익광고 모델인데 적절한가”

    국감서 허성태 ‘코카인 댄스’ 재생…“마약 공익광고 모델인데 적절한가”

    배우 허성태씨가 ‘SNL코리아’에서 선보인 일명 ‘코카인 댄스’ 영상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생됐다. 마약류 예방 공익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가 ‘코카인 댄스’를 춘 것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대상으로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과거 마약 청정국이었지만 지금은 ‘수리남’과 같은 현실이 대한민국에 벌어지는 것 아닌가 싶다”며 허씨의 코카인 댄스 영상을 상영했다. 코카인 댄스는 ‘코카인 2021′이라는 노래에 맞춰서 추는 ‘섹시 댄스’다. 코카인 2021 노래에는 코카인 가루를 흡입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코카인” 가사가 반복해서 나온다. 허씨는 국내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에서 방송한 ‘SNL코리아’에 출연해 코카인 댄스를 춰 많은 화제를 모았다.그러나 허씨는 지난 6월 21일 식약처가 공개한 마약 예방 공익광고 모델로 참여했다. 허씨는 해당 광고에서 “한 번의 호기심이라는 덫에, 지독한 중독성이라는 덫에, 마약이라는 덫에 당신은 빠져들게 될 겁니다”, “마약의 덫 앞에서 단 한 번이라는 변명은 소용없습니다. 마약이 당신을 무너뜨리는 건 단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등의 멘트를 한다. 영상이 끝난 뒤 서 의원은 “코카인 댄스라고 해서 유튜브에서 400만뷰를 넘어가고 있는 영상”이라면서 “(허씨가) 식약처에서 주관한 마약 예방 대국민 홍보 공익광고 모델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코카인 댄스를 춘 허씨를 마약류 예방 공익광고 모델로 섭외한 것이 적절했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올해 공익광고 모델로 ‘오징어 게임’의 허성태 배우를 선정했다”며 “동일 배우가 다른 역할을 했던 건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오 처장은 “영상을 보니까 다시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3분 진료가 낳은 마약류 오남용/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3분 진료가 낳은 마약류 오남용/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환자가 내미는 물건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펜타닐 패치. ‘모르핀보다 100배 강하다’고 알려진 마약성 진통제다. 내가 처방한 적이 없는데 환자는 왜 이걸 가지고 있을까? 요양병원에서 만난 다른 환우에게 추천받았단다. 환자는 암성 통증으로 다른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했던 터라, 이를 펜타닐 패치로 바꾸어 처방할 수는 있다. 암으로 인한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서로 돕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처방 없이 유통되는 이 위험한 약물이 이들 사이에서만 돌아다니라는 법은 없다.  환자를 마약류관리법 제4조 위반 혐의로 고발할 수 있지만 차마 그렇게 못한다. 통증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면 그랬겠는가. 진작에 잘 맞는 약으로 바꿔 주지 못한 내 잘못이다. 그러나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무너졌고 관리 또한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마약 규제는 엄격하고, 마약에 대한 사회문화적 터부도 상당하다. 1960년대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메사돈을 일반 진통제에 섞어 팔던 제약사들의 비양심적 행태로 수많은 마약중독자들이 양산됐던 ‘메사돈 파동’이 계기였다. 그러나 마약은 난치성 만성통증과 암으로 인한 통증을 조절하는 데 중요하고 필수적이다. 일부 환자들만 마약 처방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민의 38%가 한 번 이상 암에 걸리고 전체 사망자의 26%가 암으로 죽는데, 이들 대부분 증상 조절을 위해 마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법적 규제로 2000년대까지도 마약성 진통제 사용이 제한됐고, 마약성 진통제 처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10분의1에도 못 미친다. 이 정도도 지난 십수년간 효과적 통증 조절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이 상당히 늘어난 결과다. 새로운 성분과 제형의 마약성 진통제들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마약성 진통제 복용 환자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면 오남용이 급격히 늘어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처방건수가 많은 환자와 의료인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라 처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으나, 그보다 환자 교육과 진료에 대한 지원이 더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히 진료시간이 부족하니 진통제 효과와 부작용을 자세히 모니터링하고 오남용 문제를 보이지는 않는지 확인할 여력이 없다. 환자들 중에는 중독까지는 아니어도 ‘약을 안 먹으면 기운이 없고 식은땀이 난다’는 의존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통증이 아닌 불안, 불면 등을 마약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마약성 진통제 코핑 현상을 보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 조절하기 위해 복약교육 및 상담이 별도 수가가 책정돼 체계적으로 관리되면 좋겠지만, 그런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처방된 이후에는 환자가 얼마나 약을 복용했고 얼마나 남았는지 관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아프니 약을 넉넉히 달라’는 환자 말을 무시할 수도 없다. 중독이 아니라 정말 아파서 진통제가 부족하다며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 그래서 대개는 최대한 많이 처방하지만, 약물 오남용 구멍은 막기 어렵다. 결국 오남용은 환자를 충분히 면담할 수 없는 ‘3분 진료’의 폐해다.  최근 마약 사범 관련 드라마가 흥행하고 연예계 마약 범죄 관련 뉴스가 화제가 되면서 마약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더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라는 한탄이 나온 지 오래됐다. 이런 문제들이 터지면 마약류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정책에 반영되며, 마약이 꼭 필요한 현장에서는 처방이 어려워지고 환자들의 진통제 접근성이 떨어진다. 관리 책임과 보고 건수가 많아지면서 현장 인력의 피로가 쌓인다. 그보다는 마약이 필요한 환자를 진료하고 관리하는 현장의 의사, 간호사, 약사 인력에 대한 보상과 지원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종로구 ‘민선8기 조직개편’…홍보과 재편성·보건소 체계 개편 등

    종로구 ‘민선8기 조직개편’…홍보과 재편성·보건소 체계 개편 등

    서울 종로구가 민선 8기 핵심 공약사업 추진력을 높이고 효율적으로 구정을 운영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11일 이뤄지는 조직개편은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지난 7월 취임사를 통해 강조했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변화와 혁신’에 주안점을 뒀다. 구는 지속가능국과 도시관리국 명칭을 각각 ‘안전환경국’과 ‘미래도시국’으로 변경하고, 문화·교육·도시 분야 전반에 걸친 핵심 공약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문화관광국’과 ‘미래도시국’의 건제순을 행정국 다음으로 전면 배치할 예정이다. 홍보 분야도 대폭 강화한다. 홍보전산과에서 전산업무를 이관해 구정홍보 전문역량을 강화한 ‘홍보과’로 재편성하고 미디어콘텐츠 제작·개발 기능을 전담할 ‘홍보콘텐츠팀’을 신설한다. 구정 홍보와 구민 소통 업무를 일원화하기 위해 감사담당관 소속 ‘구민소통실’은 홍보과로 이관한다. 종로구만의 특화된 보건서비스 모델 개발을 위해 보건소 체계도 정비한다. 보건의료 서비스의 개별사업 제공 형태를 벗어나 통합 운영하는 ‘지역건강과’를 편성하고, 인구특성과 생활권을 바탕으로 종로구를 5개 권역으로 구분해 권역별 담당 주치의를 운영한다. 아울러 권역별 거점을 기반으로 보건사업 인력을 배치하고 운동, 영양, 대사, 치매, 방문, 정신 등 통합서비스 제공 기반을 조성한다. 이로써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건강 돌봄 체계를 만들고 지역사회 건강격차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행정 수요에 따른 팀 신설도 이루어진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1인 가구의 불안요소를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일 정책 기반을 마련하고자 ‘1인가구지원팀’을 신설한다. 동물 생명보호와 복지증진, 인간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동물보호팀’ 역시 새롭게 구성한다. 이 외에도 복지업무의 기능별 수행을 위해 복지경제국 부서 간 업무를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정보운영·정보통계 업무를 스마트도시과로 통합해 ‘주민이 행복한 스마트도시 종로’를 만드는데 집중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민선8기를 맞아 구청 조직을 세밀히 정비하고 종로 행정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라며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혁신도시 종로의 청사진을 그리고 구민 삶을 질을 높이는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사설] ‘3대 거악’ 척결, 공염불 그치지 말아야

    [사설] ‘3대 거악’ 척결, 공염불 그치지 말아야

    정부와 여당이 마약과 보이스피싱(스미싱), 스토킹을 ‘3대 거악’으로 묶어 척결에 나서기로 했다. 경제난 속에 먹고살기가 팍팍해지면서 마약과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스토킹이 강력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심각 단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야 간 갈등으로 정치가 난맥상을 보이는 가운데 흐트러지기 쉬운 사회 기강을 다잡고 이를 통해 민생 안정을 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거악 척결에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정치권의 이전투구식 공방으로 자칫 민생 안정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마약이 우리 사회를 파고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마약 청정국’이라는 자부심은 옛말이 됐다. 작곡가 겸 사업가인 돈스파이크(45·본명 김민수)가 5일 필로폰 투약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는 등 유명 연예인의 마약 투약 사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SNS를 통한 구매가 용이해지면서 청소년들에게까지 마약이 침투해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보이스피싱은 더욱 심각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최근 5년간 피해 규모가 21만 3761건, 1조 5850억원에 이른다. 주로 고령층과 서민 등 사회적 약자를 노린 파렴치한 범죄라 할 수 있다. 여성을 상대로 한 스토킹범죄는 신당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다시 부각되고 있지만 현행법상으로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턱없이 낮다. 한순간에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파렴치한 범죄를 척결하겠다는 선언이 공염불에 그쳐선 안 된다. 현행법상 처벌과 예방에 미비한 점이 있다면 나락에 빠진 서민을 구하는 심정으로 보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 [열린세상] 알고리즘의 덫에서 벗어나려면/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알고리즘의 덫에서 벗어나려면/김세연 전 국회의원

    우리 정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분열 심화, 정치 양극화 등 판에 박힌 소리를 하는 건 이제 무의미한 것 같다. 이념적 편향성과 적대성은 끝없이 고조되고 있고, 진실은 미궁 속으로 숨어 버렸다. ‘2찍’이건, ‘1찍’이건 지금의 정국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경제는 어려워지고, 주변의 거의 모든 것이 짜증스럽다. 그런데 유튜브 동영상이나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 가상공간에서지만 함께 있는 사람들과 연대감과 동지의식을 공유한다. 얼굴 내놓고, 이름 걸고 하기 어려운 자극적 표현, 때로는 욕설까지 대행해 주니 그럴 때마다 통쾌함을 맛본다. 이런 유튜브 채널을 보는 시간만큼은 현실의 불만족이 해소되고 불만이나 불안이 줄어들며 행복 호르몬이 뿜어져 나와 휴식과 힐링의 시간으로 착각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만드는 최면과 중독의 덫에 집단 포획되고 있다. 때로 감정을 자극하는 슈퍼챗 선동질에 넘어가 돈까지 빨리기라도 하면 정신적 노예를 넘어 경제적 노예가 돼 버린다. 욕설 대리 유튜브 채널의 애청자가 되고 나면 스스로의 표현도 거칠어져 감각이 둔화되며 어느덧 똑같은 욕쟁이가 돼 버린다. 왜 이렇게 돼 버렸을까. 결과적으로 빅테크 상업주의의 노예가 된 건 아닐까. 이들은 우리의 24시간을 더 많이 가져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젠 신체의 일부가 돼 버린 스마트폰 이용 시간 중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영화와 드라마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다양한 콘텐츠로, 게임은 게임대로 온라인 여가 시간을 빨아들이고 있다. 빅테크들의 쟁탈전으로 내 인생의 소중한 시간이 흡입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시 한번 자신을 바라보자. 이들은 내 마음속 결핍과 욕구를 더 세게 자극할수록 더 많은 나의 시간을 붙들어 매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구독한 채널들이 몇 시간씩 끊임없이 나를 흥분시키고 있다면 혹시 내가 누군가의 노예가 돼 버린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자. 그럼 어떻게 편향적 알고리즘의 덫에서 빠져나와 정치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시민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나쁜 생활습관으로 병이 난 경우 빠르고 손쉬운 치료법은 약을 먹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건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처럼 지루하게 느껴지는 과제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 나쁜 정보 섭취 습관으로 생겨난 정치적 편향성이라는 질환을 치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관점의 이해와 수용, 공동체 동료를 위한 내 이익의 양보와 같은 개방적이고 대승적이며 유연한 관점을 가지지 않으면 마치 병자의 몸이 점점 굳어 가듯 우리 사회의 회복탄력성도 상실돼 갈 것이다. 작지만 구체적인 생활 속 실천 과제엔 무엇이 있을까. 처음 시도하려면 어색하고 불편할 것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의 근육통에도 불구하고 반복하다 보면 효용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연령, 성별, 종교, 직업, 특히 정치적 신념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해 보자. 처음엔 구토가 날 수도 있겠지만 나와 다른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애청하는 매체를 구독해 보자.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이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나고, 듣기 싫은 이야기를 경청해 보자. 혐오하는 대상과 직면하면 나의 인식의 한계가 확장되면서 좀더 균형 잡힌 존재가 될 것이다. 누구도 편견에 사로잡혀 자신만의 골방에 갇혀 생을 마감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시도, 체험, 깨달음의 반복 실천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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