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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층빌딩·유흥음식점·러브호텔 등 주민80% 반대땐 못짓는다

    주민A 이봐, 우리 동네에 러브호텔이 자꾸만 들어서는데 더이상은 안되겠네. 아예 러브호텔 신축을 막아버리자고. 주민B 좋은 생각일세. 어서 이웃들의 반대 서명을 받아 구청에 제출하세. 주민C 이참에 주택 조망권을 막는 고층 빌딩의 건립을 반대하는 서명도 함께 받읍시다. 잘하면 앞으로 이런 대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23일 지역주민 대부분이 동의하면 유흥업소나 고층빌딩이 해당지역 안에 들어설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건축협정제도’를 도입키로 합의한 것이다. 건축협정제도란 특정 행정구역 안에 주택이나 땅을 소유한 주민 3명 이상이 해당지역 주민 80% 이상의 동의로 신규 건축물의 사업용도와 규모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건축물의 용도와 규모, 색채 등 건축기준을 정해 시·군·구 자치단체장에 신청하면 유흥업소가 들어설 수 없게 하거나 10층 이상 건물의 신축을 불허할 수 있다. 지역민 스스로 건축물 고도제한과 건물 색깔 등을 규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등 공익시설에 대해 토지보상법상 토지 수용권이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지역주민간 건축협정이 불가능하도록 정했다. 당정은 이 제도를 규정한 건축법 개정안을 다음달 임시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야당과 여론이 이 제도에 반대하지 않고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없을 경우 이르면 6개월 뒤인 올 연말부터 제도가 전면 시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개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이 빚어질 소지도 있어 법 시행을 100% 장담하긴 이르다. 새 제도의 적용 행정구역과 동의 절차 등 세부적인 내용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여러가지 논란이 예상된다. 적용 행정구역은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광역시나 도까지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유흥업소나 고층건물에 새 제도를 소급 적용하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현재로선 개괄적인 내용만 논의됐을 뿐 구체적인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행정도시 규모 발표] 연기·공주 2210만평 확정

    [행정도시 규모 발표] 연기·공주 2210만평 확정

    건설교통부는 23일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설 예정지역 2210만평(73㎢)과 주변지역 6780만평(224㎢)의 규모를 확정 발표했다. 예정 지역은 연기군 남·금남·동면 등 3개면 28개리와 공주시 장기·반포면 등 2개면 5개리 등 총 2개 시·군 5개면 33개리에 걸쳐 있다. 중심지로부터 4∼6㎞ 범위에서 생활권이 단절되지 않도록 산악·하천 등 지형이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경계 등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올 연말부터 보상 실시 예정지역 토지 등에 대한 보상은 연말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토지의 경우 보상비로 최대 4조 6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보상은 2005년 1월 1일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했다. 주변지역은 연기군 4개면 43개리, 공주시 3개면 20개리, 청원군 2개면 11개리 등 총 3개 시·군 9개면 74개 마을이 해당된다. 주변지역 9개면은 연기군 금남·남·동·서면, 공주시 장기·반포·의당면, 청원군 부용·강내면 등으로 예정지역 경계로부터 4∼5㎞의 범위에서 행정구역경계 및 조치원 도시지역경계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예정지역에는 약 3000가구 8200여명이, 주변지역에는 1만 4000가구 3만 7000여명이 살고 있다. 예정지역과 주변지역을 합친 면적은 8990만평으로 서울(1억 8300만평)의 절반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건교부는 예정지역 및 주변지역의 범위가 확정됨에 따라 이날부터 예정지역이 확정고시되는 날까지 이 지역에 대한 개발행위를 엄격히 제한키로 했다. 토지 형질변경, 토석 채취, 도시지역내 토지분할 등이 제한되며, 건축허가 및 건축신고도 제한을 받는다. 김세호 건교부 차관은 “연기·공주지역은 국가균형발전효과와 국내외 접근성 등 모든 측면에서 최적의 입지로 평가된 곳”이라면서 “앞으로 예정 및 주변지역 고시절차를 거쳐 행정도시를 차질없이 건설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년 이상 거주해야 택지 공급 정부는 3월24일을 기준으로 보상대책을 마련한다. 이날 이후에 전입했으면 이주자 택지나 이주 비용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이주자가 24일 이후에 예정지역에서 토지 등을 매입할 경우 협의매수의 대상은 되지만 이주비 등은 받을 수 없다. 24일 이전에 거주한 사람은 거주기간을 기준으로 1년 이상 거주한 주민은 이주자용 택지나 아파트 입주권(전용면적 25.7평 이하), 정착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1년 미만 거주자는 아파트 입주권과 정착금 가운데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이주 정착금은 건물 평가액의 30% 이하이며, 보통 1000원 미만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입자에게는 전용면적 18평 이하의 임대주택 입주권 또는 주거대책비가 지원된다. 주거대책비는 4인 가족 기준으로 최고 800만원까지 지원된다. 집주인과 세입자와는 별도로 예정지역에서 토지만 보유하고 있는 주민 가운데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사업 시행자에게 협의 양도한 주민에게는 택지가 공급된다. 보상 절차는 오는 5월 말 예정지역이 공식 고시되면 지장물 기본조사, 보상계획 공고, 주민열람, 감정평가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협의보상에 합의한 주민은 토지보상비와 함께 이주비용 등도 이 때 받게 된다. 감정평가는 사업시행자 추천 2곳, 주민 추천 1곳 등 총 3곳에서 한다. 주민들은 해당지역 도청 및 시청, 군청, 면사무소를 방문하면 예정 및 주변지역의 상세한 내용과 도면을 확인할 수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양천구 전지역 ‘목동’처럼 바뀐다

    양천구 전지역 ‘목동’처럼 바뀐다

    서울 양천구 신월·신정 뉴타운의 재개발예정구역이 4만평에서 13만여평으로 크게 확대된다. 또 용적률도 최대 240%까지 적용된다.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지난 1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신월·신정 뉴타운 기본계획이 서울시의 승인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 서부의 대표적인 낙후 지대였던 신월·신정 지역 개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개발구역 13만평으로 늘어나 신월·신정 뉴타운 대상지역은 신월2·6동, 신정 3동 등 모두 21만여평이다. 이곳은 2003년 11월 서울시의 2차 뉴타운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번 기본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재개발예정구역이 대폭 확대된 점이다. 신월6동과 신정3동 철거민이주단지가 기존 4만여평에서 13만여평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용적률 240%… 최대 25층까지 허용 용적률도 기부채납 등을 통해 인센티브제를 적용받으면 최대 240%까지 허용된다. 층수도 25층까지 완화되면서 재개발사업 시행의 사업성이 훨씬 커졌다. 재개발예정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신정 3동의 계획관리구역도 용도 상향이 될 것으로 보여 건축규제 완화에 따른 지역 주민의 재산가치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신정네거리 주변지역은 구 도심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상업시설이 대거 들어선다. 강서로, 신월로, 남부순환로 등 뉴타운 내 간선도로변도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통해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뉴타운 개발 촉진과 주민들의 부담 경감을 위해 신월 재개발 1구역 등을 전략사업구역으로 선정한 뒤 정비계획을 양천구에서 수립하고, 진입도로 일부 구간을 서울시 예산(132억원)으로 개설한다. ●신정 영상단지, 서울의 할리우드로 신월·신정 뉴타운 사업의 얼굴은 신정네거리를 중심으로 조성될 ‘영상문화단지’. 콘텐츠의 기획, 창작, 유통, 전시 및 공연시설이 들어선다. SBS와 방송문화회관이 있는 목동 디지털영상산업 벨트, 부천 영상단지와 연결되는 기반시설로 만들어진다. 신정3동 영상문화단지 이면도로에는 연장 400여m의 ‘해누리 미디어거리’가 조성된다. 음반,DVD 등 영상 관련 제품이 전시·판매될 예정이다. 영상문화단지와 해누리 미디어거리는 척박한 신월·신정 지구의 문화 지수를 한껏 올리는 동시에 서울 서부의 ‘할리우드’가 되는 셈이다. 이밖에 뉴타운 안에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1개씩 들어선다. 추재엽 구청장은 “신월·신정 지구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체계적·종합적 청사진이 마련된 만큼, 양천 전 지역의 ‘목동화’가 가능하게 됐다.”면서 “뉴타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주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여월지구 20만평 택지개발

    부천시 오정구 여월·작동 일대 20만평이 2007년 말까지 인구 1만 2000여명을 수용하는 택지지구로 개발된다. 부천시는 21일 대한주택공사가 이달중 사업비 3548억원을 들여 개발제한지역(그린벨트)인 여월동과 작동 일대 여월지구 20만 7000여평에 대한 택지개발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곳에는 주택 3538가구(공동 3354가구, 단독 184가구)가 들어서며, 교육시설로 유치원 1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고교 2개 등이 건립된다. 주공측은 오는 9월 국민주택(1099가구)에 대해 분양에 나서며, 나머지 일반주택(430가구)과 국민임대주택(1825가구)은 올해 말 분양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부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부동산in] 호재 만난 양주시 ‘후끈’

    [부동산in] 호재 만난 양주시 ‘후끈’

    경기도 양주시가 도시 확산을 꾀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의정부에 가려 늘 개발의 뒷전에 물러서 있던 양주시가 시 승격을 계기로 개발 가속 페달을 밟은 것이다. 양주시가 경기 북부의 새로운 자족도시 건설을 꾀하는 사이에 민간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 도로는 여기저기 파헤쳐졌고 곳곳에 아파트 건설현장 타워크레인이 서있다. ●5개 생활권으로 개발 양주시는 경기 북부와 서울·의정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작은 규모나마 국도3호선을 끼고 있는 주변 지역에서만 일부 도심이 형성됐다. 서울에서 밀려난 작은 공장들이 회천·덕계동 일대에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도심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 전체가 개발붐에 휩싸였다. 가는 곳마다 온통 공사판이다. 불도저 소리가 요란하고 덤프트럭과 건자재를 실은 차들이 간선 도로는 물론 시골 도로까지 가득 메우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을 정도로 하루종일 트래픽 잼이 걸린다. 양주시가 세운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16만명에 불과한 인구가 2021년에는 40만명으로 늘어난다. 기업체 수가 1800여개에 이른다. 이성호 도시공원과장은 “시 승격을 계기로 개발압력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면서 “도시계획의 뼈대를 편리한 교통축 마련, 쾌적한 주거단지 건설, 첨단 산업단지 유치에 뒀다.”고 말했다. 단순 베드타운으로 떨어지거나 오염 공장이 무질서하게 들어서는 것을 막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양주시는 크게 1도심을 포함해 5개 생활권으로 나뉘어 개발된다. 우선 도심지역인 덕계동 일대는 상업·공업·주거지역이 무질서하게 섞여 있는 곳으로 강력한 개발 압력을 받고 있다. 웬만한 서울 변두리보다 번창한 곳이다. 시는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이 지역을 시가화조정구역으로 묶고 체계적인 도시개발을 준비 중이다. 덕계역 주변 농림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심 형성이 기대된다. 동부생활권은 주거·공업·상업·물류단지 위주로 개발된다. 회천과 덕정동 일대를 말한다. 개발이 끝난 미니 신도시급의 덕정 택지지구를 비롯, 토지 보상이 끝난 고읍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된 옥정지구 등이 있다. 민간 개발도 한창이다. 삼숭·만송동 일대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다. 삼숭동 LG타운은 입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물류단지도 많이 들어섰다. 서부생활권은 광적·백석면 일대로 주거·공업지역으로 바뀐다. 백석면 일대는 6∼7년 전부터 대규모 아파트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국지도 39호선이 서울외곽순환도로와 닿으면 개발이 한껏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남면·은현면 일대는 아직 시골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저기 공장이 들어섰지만 무질서하다. 자연보전형 전원주거단지와 도시형 공업단지 조성을 테마로 정했다. ●사통팔달 교통요지 기대 남부생활권은 주거·관광 중심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 서울·고양·의정부와 맞닿아 있는 곳으로 장흥 유원지를 중심으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기존 관광자원을 살려 관광지 위주로 개발하는 동시에 스쳐가는 곳이 아닌 머물고 가는 생활권으로 가꾼다는 계획이다. 임꺽정이 생활하던 깊은 산속이라는 이미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내년 말 경원선 전철공사가 끝나면 서울 도심까지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전철 개통을 계기로 서울·의정부 등에서 양주로 찾아드는 인구가 부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도 양주 발전에 호재로 작용한다. 송추IC에서 양주로 이어지는 도로 확·포장이 계획됐다. 의정부나 서울을 거치지 않고 전국을 연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송추 IC에서 고양이나 퇴계원까지 10분 남짓한 거리다. 시도 때도 없이 체증을 빚는 국도3호선은 우회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5월 완공되면 의정부 외곽을 지나 동부간선도로로 이어져 기존 3호선 교통흐름이 한층 좋아질 전망이다. ●경원선 역사 주변 투자 1순위 토지거래허가제와 시가화예정구역 지정으로 거래가 자유롭지 못하다. 이 때문에 거래 가능한 땅은 투자자들이 나오기 무섭게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채가고 있다. 경원선역사 주변이 투자 1순위. 덕계역 일대는 대규모 도시개발 예정지역이라서 거래 규제를 받는다. 덕계동 일대 중심가 상업지역은 평당 1500만원, 약간 비켜난 곳도 600만원을 부른다. 주내역 인근 농지는 평당 200만원을 넘어섰다. 말만 농지이지 웬만한 상업지 뺨치는 가격이다. 은현·남면 일대 농지도 2∼3년 전보다 3배 정도 뛴 25만∼30만원에 거래된다. 김천희 박사부동산 사장은 “2∼3년 전 양주 땅을 산 사람은 무조건 2배 이상 차익을 거뒀다.”면서 “수요자는 많은데 팔려고 내놓는 물건이 없어 대기 중인 수요자가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은현면·남면 일대를 권한다. 로열부동산 관계자도 “고읍지구에서 풀린 돈이 다시 부동산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매물이 달려 인근 지역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택지지구 주변 땅값은 오를 대로 올랐다. 하지만 고읍·옥정지구 밖의 관리지역 임야·농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고읍지구 주변도 일부 야산 등은 관리지역으로 남아 있다. 송추는 외곽순환고속도로 IC가 생기지만 부동산 시장에선 역효과가 예상된다. 의정부∼송추∼일산을 거쳐가던 유동인구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음식·숙박업 등에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백석면 일대는 양주∼송추IC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돼 땅값 상승을 점칠 수 있다. 양주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기고] 대학 혁신의 조건/함석동 국가균형발전위 지역혁신과장·전 한양대 대학원 초빙교수

    우리나라가 10년째 1만달러의 늪을 지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현재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그 해결책으로 가장 설득력 있게 인용되고 있는 이론은 우리 경제가 투자주도에서 혁신주도 성장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며 혁신주도 성장전략의 핵심은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특히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다. 지금 대학들은 생존을 위해 내부 혁신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현재 국립·사립대학 할 것 없이 발전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지만 논의 수준은 답보 상태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유는 문제에 근본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대증 요법식 단견적 해결책에만 급급하는 데 있다. 실질적인 대학 혁신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학의 총장 선임이나 평의원회 및 이사회 구성 등 대학 의사결정구조를 좀더 개혁적이고 개방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립대학의 통합이나 연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도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사립대학의 경우에도 현재 논의 중인 사립학교법 개정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만이 대학 지원에 있어 수익자 부담원칙의 논리 극복과 국민의 대학에 대한 신뢰회복과 더불어 사립대학 지원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대학 구조조정의 보다 과감한 추진과 대폭적인 국가 재정 투자로 대학 교육·연구여건 개선을 통한 대학 체제의 건전한 기초 구축을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지방대학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몇몇 재정지원 사업이나 대학 자율적인 구조개혁만을 보고 있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의 고등교육 예산은 약 3조 3000억원으로,GDP 대비 0.42% 수준이며 이는 OECD 평균 수준인 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 전체 고등교육예산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간 예산보다 적다. 이런 수준의 재정 여건으로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경쟁력이나 국제 경쟁력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고등교육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경제부처에서 현 재정여건상 수용이 불가능하고 재정운영의 경직화 및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래서는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다. 결국 고등교육예산 확대 문제는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고등교육재정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때만이 정부는 대학교육의 책무성과 공공성 확보라는 명분으로 대학 구조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정부의 가장 효과적인 대학 구조조정 수단은 대학정보공시제와 대학 평가에 있다고 본다. 현재의 대학평가 실효성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프랑스의 예처럼 고등교육평가원을 대통령 직속의 독립기관으로 설치해 대학 설립이나 대학 및 학문분야 평가를 총괄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그리고 무분별한 학위 남발 방지와 인력 공급 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한시적으로 대학 법인 설립허가를 제한하거나 현재의 대학설립인가를 ‘학교운영인가’와 ‘학위수여인가’로 이원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기준에 미달하면 해당 대학의 석·박사 등 학위수여 권한을 박탈하는 것이다 또한 부실 지방대학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정상적인 교육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법인이나 대학에 대하여는 적극적인 감사권한 발동과 더불어 학교의 정상화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 대학의 공공성을 담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으로 전환하는 수밖에 없으며 그 중심에는 고등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지상과제가 있다. 이제는 대학 구조개혁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국가 전체적 차원에서 중지를 모을 때다. 함석동 국가균형발전위 지역혁신과장·전 한양대 대학원 초빙교수
  • [부고]

    ●배종숙(수원진흥교회 전도사)씨 아우상 은숙(부산진구청 문화공보과)종일(서울신문 광고마케팅국 마케팅지원부 과장)씨 형님상 18일 충남 태안읍 산후감리교회, 발인 19일 오전 10시 (041)673-9416 ●원성희(평화통일자문위원회 상임위원·전 한국수출산업공단 이사장)씨 부친상 18일 충북 제천 제일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8시 (043)651-5101 ●김정남(서울써어치 부사장)씨 빙모상 김준용(한국전력 직원)수정(삼성 대리)수연(삼성전자 〃)씨 조모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2)3010-2260 ●이도근(전 조흥은행 감사)씨 별세 정훈(인트네트파트너스 이사)씨 부친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10시 (02)3010-2233 ●김원철(하나은행 서울대입구 지점장)씨 상배 18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929-0499 ●정구영(경성전기 회장)구상(경성산업개발 대표)구복(경성전기 〃)씨 부친상 18일 충북 영동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9시 (043)745-7099 ●이창근(KBS 제작본부 TV제작기술팀 부장)중근(〃 기술본부 건설기전팀 직원)수근(자영업)영근(솔본 기획실 차장)광근(현대증권 보라매지점 대리)씨 부친상 18일 전북 장수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63)351-8050 ●박광수(한국관세사회 회장)연수(자영업)씨 모친상 이일재(온양중앙교회 목사)씨 빙모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3410-6918 ●이창신(금융결제원 대전·충남본부장)씨 모친상 18일 대전 을지대학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42)471-1365 ●이기용(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씨 별세 18일 부천 성가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30분 (032)340-7310 ●김영욱(전 농촌진흥청장)씨 부친상 18일 전남 순천 성가롤로병원, 발인 20일 오전 10시 (061)720-2316 ●이종열(아이앤아이스틸 차장)정애(강서구청 문화체육과)씨 부친상 김영일(강남중앙학원 원장)신형교(알콘 차장)박진웅(신흥증권 과장)씨 빙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2)3010-2253 ●이종분(성지원교회 권사)씨 별세 성은(성지원교회 목사)성찬(성지원교회 선교목사)씨 모친상 최동훈(한양대 교수)씨 빙모상 18일 서울 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2)3010-2294 ●김효승(자영업)씨 부친상 이석순(대건 인텍스 과장)씨 빙모상 18일 서울 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5시 (02)3010-2269 ●진흥국(LG칼텍스정유 상무)씨 부친상 18일 오후 6시20분 제주 서귀포 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64)730-3101
  • [18일 TV 하이라이트]

    ●인물현대사(KBS1 오후 10시) 5·16 쿠데타 세력은 1963년 민주공화당을 창당한다. 초대 총재로 선출된 사람은 쿠데타 세력이 아닌 67세의 정치 신인 정구영이었다. 그로부터 공화당 창당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3선 개헌’파동부터 공화당 탈당, 정계 은퇴까지의 과정 등을 생생한 육성으로 들어본다. ●사랑공감(SBS 오후 9시55분) 동우는 아내 희수와 친분이 있는 치영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며 치영 부부에게 감사의 말을 한다. 치영은 단지 동우 회사와 한 배를 탄 입장이어서 도움을 주었다고 하지만, 저녁식사가 마련된 이유를 몰랐던 지숙은 희수 때문에 치영이 도와줬을 거란 느낌에 마음이 착잡하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경찰까지 나섰지만, 현실적으로 학교 안에서 쉬는 시간이나 등·하교 시간 등 사각권에서 이뤄지는 각종 폭력을 제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찰청 이금형 여성청소년 과장과 현직 교사인 김대유씨가 패널로 출연, 학교폭력 근절방안을 모색해 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시달리는 현대인의 고민 스트레스.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한국인의 병’ 화병의 증상인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초조할 때, 또 머리가 무겁고 우울하거나 신경쇠약, 불면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지압법을 배운다. 또 평소 자주 눌러주면 좋은 건강경혈도 알아본다. ●오아시스(MBC 오후 11시10분)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창시자인 강제규 감독을 만난다. 그동안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감독으로서의 고민, 집에서의 생활과 스캔들 의혹에 대한 그의 생각를 들어본다. 이밖에 그의 부인이 본 남편 강제규와 아이들이 본 아빠 강제규의 이야기도 준비되어 있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정혜심 경위는 이제 생활안전계장으로 불리게 되었다. 지구대에서처럼 직접 사건을 처리하는 대신 각 지구대를 총괄해 관리하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일이다. 각 지구대 소장들의 프로필을 하나하나 정리해 가며 업무에 열중한 그는 처음 하는 일이지만 상사로부터 칭찬까지 받는다.
  • 국방부 ‘직도 사격장’ 불법 사용

    국방부 ‘직도 사격장’ 불법 사용

    미 공군사격장 이전 예정지로 거론되고 있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 직도를 국방부가 관계부처의 허가없이 수십년간 사격장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방부가 관리하는 소피도는 직도에서 서쪽으로 300m쯤 떨어진 곳에 있어 공군과 해군이 사격장 장소를 오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7일 산림청 정읍국유림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국방부가 지난 71년부터 산림청이 관리하는 직도를 공군과 해군 사격장으로 활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면적이 3만 1736평인 옥도면 말도리 산 145번지 직도는 섬 전체가 임야로 산림청이 관리기관으로 돼 있다. 등기부 등본상에는 1986년 10월13일 행정구역 명칭 변경으로 산림청이 관리청으로 지정됐다. 바로 옆 소피도는 말도리 산 144번지(4469평)로 1982년 4월 국방부가 관리청인 것으로 등재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직도를 사격장으로 사용하면서 산림청으로부터 무상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산림청 정읍국유림관리사무소는 “직도는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섬이지만 국방부에 사용허가를 내준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정읍국유림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직도는 현지 주민들이 사용하는 이름이고, 지도에는 표기도 돼 있지 않아 산림청 관할지역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확인했다.”면서 “금주중에 실태조사를 벌여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의회는 지난 15일 ‘군산 직도 주한 미공군 사격장 추진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WE에서 경품을 펑펑 쏩니다~

    WE에서 경품을 펑펑 쏩니다~

    디지털 세상입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는 기본이고,MP3플레이어나 PDA 하나는 갖고 있어야 이 세상에 적응 잘 하고 있는 듯합니다. 세상은 이제 PMP를 선보이고 음악·영화·TV 등 모든 미디어를 손 안에 쥐고 다닐 수 있게 했군요. 앞으로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사진은 ‘디지털큐브’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아이스테이션 카페’인데요. 두 개의 사진 중에 틀린 곳이 있군요. 몇 군데가 틀렸는지 적고, 틀린 부분 중 하나를 오려 엽서에 붙여 보내주세요. 추첨을 통해 10분께 7컬러 LCD와 내장형 USB포트가 장점인 디지털큐브의 MP3플레이어 ‘펌프 DAP100’(256MB·18만 9000원)을 드립니다. ■ 보내실 곳:(100-745)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25 서울신문사 편집국 We팀.(성명, 우편번호를 포함한 주소, 전화번호 반드시 기재) ■ 마감:3월 28일 오후 6시 도착. ■58호 당첨자는요 ●박해자(서울 광진), 김경주(경기 고양), 천병호(서울 은평), 김성동(서울 도봉), 박영철(서울 영등포), 문주연(제주 남제주), 김혜지(서울 구로), 정경일(부산 사하), 유석원(서울 성북), 이일순(강원 속초), 민영옥(경기 성남), 송영균(부산 연제), 윤형식(경기 안산), 한영희(경기 남양주), 신현균(강원 홍천), 한정구(경기 안성), 조민창(대구 북구), 김윤종(강원 춘천), 김현정(경북 김천), 민혜성(전남 무안) ●서울지역 당첨자는 3월21일부터 4월4일까지 본사 4층 주말매거진 We팀으로 오후 6시까지 방문, 찾아가시기 바랍니다.(신분증 지참, 주말제외) ★58호 정답:박주영
  • [日 독도주권 침해] 독도는 이런 섬

    국토의 피붙이, 영토의 막내, 우리나라 최동단 등 많은 애칭을 가지고 있는 독도. 외로운 섬 또는 홀로 섬이라는 뜻으로 많이 알고 있으나 돌섬이라는 뜻의 독섬에서 유래되었다. 돌의 전라도 사투리가 독이다. 독도는 우리나라의 영토라는 자존심 외에도 경제적·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다. 독도는 지난 1982년 4월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됐으며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등 희귀조들이 살고 있다. 또 번행초, 갯괴불주머니 등 80여종의 식물과 집게벌레, 매미충, 딱정벌레 등 53종의 곤충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고 플랑크톤이 많아 흑돔·개볼락 등 200여종의 어류가 모여 드는 황금어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바다 속에서 솟아오른 산인 해저산이어서 지질학적 가치도 높다. 더구나 러시아과학원에서 독도주변 해역이 석유자원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경제적인 가치도 상당하다. 행정구역은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1-37. 울릉도에서 남동쪽으로 89.4㎞, 경북 포항시에서는 267㎞ 해상에 위치해 있다. 일본 시마네현 오키섬으로부터는 160㎞ 떨어져 있어 거리도 울릉도가 70.6㎞ 더 가깝다. 위치는 동경 131도 52분, 북위 37도 14분이다. 면적은 18만 6121㎡로 여의도 밤섬(24만 9400㎡)보다 조금 작다. 동도(7만 1757㎡)와 서도(8만 7818㎡) 등 2개 주섬과 78개의 바위섬 및 암초로 구성돼 있다. 동도와 서도간 폭은 110∼160m이며 해안선 길이는 5.4㎞. 대한민국 해양수산부 소유로 돼 있으며 재산관리관은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이다. 주민등록상 독도 주민은 현재 김성도(66)씨 부부 등 3명뿐이다. 그러나 김씨 등은 실제 거주하지는 않는다. 독도경비대원 37명과 등대지기 3명 등 모두 40명이 독도를 지키고 있다. 김씨는 국민의 성금 1600여만원으로 만든 1.5t짜리 쪽배 ‘독도호’를 만들어 16일 경북 경주의 한 조선소에서 시운전을 했다. 그는 3년전 발생한 태풍으로 독도 선착장이 부서져 독도에 갈 수 없었으나 접안시설이 완공되는 오는 10월쯤 부인과 함께 독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북지방경찰청 소속인 독도경비대원은 2개월마다 울릉경비대원과 교대한다. 경찰은 지난 1956년 4월 독도의용수비대로부터 경비임무를 인수받았다. 본적을 독도로 이전한 사람은 이날 현재 259가구에 946명에 이른다. 모두 37필지인 독도의 땅값은 2000년 처음 2억 6292만원으로 산정된 후 지난해 2억 6758만원으로 확정,4년 만에 1.77% 올랐다. 올해 공시지가는 24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0원 올라 2억 7300만원 수준이다. 서울의 20평형대 아파트 한채 값에도 못미친다. 사이버상에서의 독도지위는 중견급이다. 대구은행이 2001년 8월 개설한 사이버 독도지점의 가입자는 현재 13만 9676명으로 예금액만도 890억원에 이른다. 일반인에게 독도 입도가 전면 허용되면서 독도 관광상품이 다시 인기를 끌 전망이다. 현재 ㈜대아고속해운이 독도관광유람선을 운항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와 경북 포항에서 각각 출발한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관광객이 거의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지만 최근 전화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포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해 오후 9시에 돌아오는 당일치기 요금은 13만 8200원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B형간염 간암 발전 억제 원리 규명

    B형간염 간암 발전 억제 원리 규명

    B형 간염이 간경변, 나아가 간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는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번 연구는 생체내 면역 반응을 통해 간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어, 이를 응용할 경우 만성 간염 환자의 간암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국인 가운데 5∼8%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고, 이중 10%가량이 간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정구흥(52) 교수팀은 면역 단백질인 ‘인터페론 감마’가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간암 발전을 억제하는 원리를 밝혀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에도 동시에 발표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 인터페론 감마를 투여한 결과, 바이러스 감염 세포에서 간암을 유발하는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 체계인 ‘엔에프-카파비’(NF-kB)의 활성이 감소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던 인터페론 감마가 NF-kB의 활성을 막는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라면서 “인터페론 감마는 NF-kB 활성을 돕는 단백질인 ‘NIK’를 활동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마포 상암동

    [우리동네 이야기] 마포 상암동

    서울시에서 풍력발전기를 통해 친환경적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 서면 자연의 복원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이곳이 바로 10여년전만 하더라도 온갖 쓰레기로 가득했던 ‘난지도’였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향기가 은은한 난초(蘭草)와 지초(芝草)가 흐드러지게 핀 모습에서 이름 지어진 난지도(蘭芝島)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 지리서인 이중환의 ‘택리지’에 풍수조건이 좋은 땅으로 소개돼 있다. 또 중국의 풍경 대신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겸재 정선의 그림 ‘금성평사(錦城平沙)’의 배경으로도 나타난다. 한 세대 전만 하더라도 난지도는 땅콩과 수수를 재배하던 밭이 있던 낮은 평지였다. 홍수 때면 한강물이 넘치기도 했지만 갈대숲이 우거지고 철새가 날아들던 아름다운 곳이었다. 때문에 학생들의 소풍장소나 청춘남녀의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었다. 애정영화의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됐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은은한 향기가 가득하다는 지명과는 걸맞지 않게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동안 온갖 악취를 내뿜는 쓰레기매립장으로 이용됐다는 점이다. 난지도는 행정구역상 마포구 상암동에 속한다. 현재의 이름인 ‘상암(上岩)’은 이 지역 자연부락이었던 수상리(水上里)의 ‘상’자와 휴암리(休岩里)의 ‘암’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법정동과 행정동의 이름이 같으며 8.38㎢로 마포구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1만 1365명이 살고 있다.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서면서 한순간 서울의 최변방지대로 전락했던 이곳은 1993년 쓰레기 매립 중단뒤 생태공원으로 바뀌고 월드컵경기장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주거환경이 뛰어난 곳으로 손꼽히게 됐다. 여기에 서울시가 이곳에 세계 최고수준의 방송, 게임, 영화·애니메이션, 디지털교육 등의 디지털·문화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업을 유치해 상암DMC(디지털 미디어 시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 지역에 또다시 개발바람이 불고 있다. 난지도에 다시 꽃이 피고 희귀동물들이 되돌아오는 것을 보며 일상의 여유를 느낀다. 그러나 100층이 넘는 고층빌딩을 짓고 싶다는 현대인의 어쩔 수 없는 욕망 등이 뒤섞여 있다. 상암동은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공간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특별시에 집성촌?서울 양원리등 10여곳 수십 가구씩 오순도순 유영규(42·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어려서 자신보다 나이는 적지만 항렬이 높아 아저씨뻘 되는 아이에게 ‘꿀밤’을 먹였다가 집안 어른들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다. 이어 눈을 피해 이 아이를 또 혼냈다가 들통이 나는 바람에 더 큰 야단을 맞기도 했다. 유씨로서는 어린 마음에 억울한 일이 줄을 이었다. 시골지역의 집성촌(集姓村)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에 아직도 ‘아랫집은 사촌 형님, 윗집은 숙부, 옆집은 조카, 앞집은 당숙’ 하는 식으로 친인척끼리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마을이 10여곳 있다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러한 집성촌들은 그린벨트로 묶이고, 세태의 변화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1동 259 일대에는 서울이라고는 얼른 떠올려지지 않는 ‘양원리’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동래 정씨들이 38가구나 모여 산다. ●조선 태조가 하사한 땅 이 마을 정수선(71·새마을금고 운영)씨는 “조상님들이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1394년보다도 3년 전에 이곳에 터를 잡아 살기 시작했으니 벌써 610년을 넘겼다.”고 말했다. 정씨 말대로 이성계가 고려 말 역성혁명에 성공하자마자 일등공신인 정구(鄭)에게 이 일대의 토지를 하사한 인연으로 지금까지 24대째를 내려오고 있다. 마을 이름도 태조와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태조가 자신이 묻힐 무덤자리를 보러 가는 길에 고개를 넘으면서 모든 근심을 잊었다고 해서 망우(忘憂), 고갯마루에서 쉬다가 마신 우물물의 맛이 너무 좋았다고 해 양원리(養源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아무래도 개발제한이 풀리면 집성촌 유지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마을사람들이 내놓는 대답은 ‘천만에’였다. ●사라져가는 집성촌 정씨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건물을 못 짓고, 땅값이 주변의 10분의1밖에 안되는 등 불이익(?)에 따른 불만도 불만이지만, 무엇보다 건물을 짓지 못하는 불편 때문에 후손들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고 허탈해했다. 개발이 늦어져 오래 모여 살아오기도 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세월에 떠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정수선씨는 또한 “집을 팔고 이사하는 바람에 다른 성씨가 10가구 들어와 집성촌이라는 명맥은 이어가지만 이미 순수혈통 마을에서는 약간 벗어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한 핏줄끼리 옹기종기 모여 산다는 자부심도 있긴 하지만….”이라며 씁쓸해했다. 정씨는 슬하에 7남매를 뒀다. 막내아들 민섭(28)씨를 빼면 모두 서울에 살고 있지만 집성촌에서 나와 사실상 ‘타향 살이’를 하고 있다. 민섭씨 또한 아버지의 마을금고 사업을 도와주려고 머무는 것이니 ‘동거’는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눈치다. ●“죄다 믿음이 간다오” 정씨의 집 앞에는 7촌 조카, 그리고 바로 옆에는 6촌 동생이 살고 있어 “이곳이 과연 집성촌이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러나 마을사람들에 따르면 망우동이 서울로 편입되기 전인 경기도 양주군 구리면(九里面)일때는 집성촌이 10개나 있었다. 현재 구리시로 한 단계 뛰어오른 구리면은 망우·상봉·중화·묵·신내·교문·토평·갈매·수택리 등 9개 마을로 이뤄졌는데, 바꿔 말하면 한 마을에 두 가지 성씨의 집성촌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마을에서 북부간선도로를 가로질러 자동차로 10분쯤 가면 구릉산 아래로 신내1동 산6 일대에 경주 임(林)씨 30여가구가 모여 사는 능말(큰 능이 있다고 해서 붙은 능마을의 준말)이 나타난다. 임씨 집성촌이 처음으로 들어선 것은 선조 36년인 1603년쯤이라는 기록이 전해진다.400년 남짓한 전통으로 정씨네 집안에는 ‘한끗발’ 뒤지지만 결코 녹록하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인 양원 마을과는 달리 전체의 절반인 15가구가 아직도 이 지역의 특산물인 ‘먹골배’를 생산하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종친회 총무 임현만(59)씨는 “하루 온종일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조상들의 묘를 지키며 오랫동안 ‘모여 사는 정’에 익숙해져 좀처럼 외지로 나가기가 힘들었다.”고 귀띔했다. 함께 사는 임씨의 아들 준성(29)씨도 “아무래도 집안 어르신들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예의범절이 절로 몸에 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의 범절 저절로 배워요” 강동구 강일동 ‘벌말’ 청송 심(沈)씨네는 50여가구가 모여 사는 서울에서 가장 큰 집성촌이다.410여년 전인 조선시대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 중에 충청도 예산에서 피란온 선조들의 후손이다. 벌말이란 벌판에 마을이 섰다고 할 정도로 너른 땅을 말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어 지명에는 평촌(坪村)이 있다. 벌말에서는 나이는 어려도 항렬이 높은 이에게 존칭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함부로 호칭하다가 혼이 나는 일도 적지 않다. 서로 새해인사를 하는 경우 나이는 자녀뻘이지만 항렬이 높은 이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강동구의회 의장을 지낸 25대손 심재풍(69)씨는 “10대 할아버지께서 정착한 이래, 마을 규범 때문에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성씨가 같아서인지 금방 화목을 되찾는다.”며 마을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어 “최근 다른 성씨들이 마을로 들어오고 10촌 이상 촌수가 벌어지면서, 명절이면 친척들이 모두 모여 집집이 옮겨다니며 차례를 지내는 데만 하루 종일 걸리는 옛 풍습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무슨 사연·어떤 자랑거리 있나 서울 시내엔 10여가구가 모여 작은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 모두 6곳이 있다. 도봉구 방학4동 ‘원당마을’에는 파평 윤(尹)씨, 강서구 외발산동 ‘광명마을’에는 경주 최(崔)씨, 강동구 강일동 ‘가래여울’(한강으로 흘러드는 두 여울이 갈라져 흐르는 곳이란 뜻)에는 남평 문(文)씨 집안이 있다. 또 창녕 조(曺)씨들이 대대로 일군 서초구 염곡동 ‘염통골’(마을 생김새가 염통 모양)과 경주 김씨의 내곡동 ‘능안마을’에다 아예 성씨를 따 ‘홍씨 마을’이라고 부르는 남양 홍씨 집성촌이 있다. 집성촌 속에는 깊은 역사만큼이나 자랑거리도 수두룩하다. 먼저 도봉구 방학동 원당마을에 있는 서울시의 보물덩어리가 된 830살짜리 은행나무가 손꼽힌다. 서울시 지정 보호수 1호다. 높이가 24m, 둘레는 9.6m나 된다. 관악구 신림동 산112의1에 있는 굴참나무(천연기념물 271호·수령 1010년)와 종로구 삼청동 106 총리공관 등나무(천연기념물 254호·수령 920년)에 이어 ‘수령’이 서울에서 세 번째다. 원당마을 은행나무는 옛날부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나라의 큰 변고를 알리는 등 신통을 지녔다고 전해지고 있다. 예컨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 이 나무에 까닭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나 소방차가 출동, 진화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2월 중순이면 이곳에 30여명씩 모여 떡과 술을 놓고 나라의 안녕을 비는 ‘행목대신제’(杏木大神祭)를 올리고 있다. 은행나무 옆에는 조선시대 비운의 임금인 연산군(1476∼1506년)의 묘가 있다. 이 무덤이 중종반정 이후 연산군의 유배지였던 강화도에서 옮겨오면서 파평 윤씨들이 뒤따라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록으로 찾아볼 수 없어 언뜻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원당마을 윤주현(71)씨는 “정치적으로 억울하게 죽은 연산군의 경우 3족이 멸문지화를 당했고, 연산군이 어머니 폐비 윤비(尹妃)에 대한 효성이 지극해 외척들이 돌봐야 한다고 여겨 이 곳으로 온 게 아니냐는 추측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곳엔 또 마을과 역사를 함께 해온 ‘원당천’이라는 우물이 있다. 태조가 물맛을 본 뒤 칭찬했다는 망우동 양원마을 우물과 비슷한 사례다. 피란민이 숨어들었을 정도로 외진 곳이어서 자연부락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 청송 심씨들의 마을에도 흥미 넘치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심재익(67)씨는 “옛날 한 백성이 산에서 도적을 만났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화를 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로 앞 바위의 모양이 호랑이와 똑같이 생겨 그 사건 이후에 그 바위가 마을을 지켜주는 산신령이라고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해마다 음력 7월 초하루에서 사흘 사이에 길일(吉日)을 가려 ‘큰말(벌말의 딴 이름으로, 큰 마을이란 뜻) 산신제’를 지낸다. 앞산 꼭대기에 올라 집집마다 추렴한 쌀로 떡과 술을 빚고 소머리를 제단에 올린다. 서울시내에서 행하는 유일한 산신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클릭 이슈] 서울공항 개발 가능한가

    [클릭 이슈] 서울공항 개발 가능한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서울공항 개발논란이 뜨겁다. 성남시 등에서는 공항이전과 개발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국방부는 이전을 검토한 적도 없고, 안보상 긴요해 이전할 수 없다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서울공항을 이전하고 개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2020년 성남시 도시기본계획안’이 이달 말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통과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교부는 현재 국방부 등 관련부처 의견을 수렴 중인 상태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결론을 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공항 이전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서울의 턱밑 노른자위 지역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판교나 분당보다 입지여건이 뛰어나 공항 이전만 이뤄지면 신도시든 산업단지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공항 이전이 이뤄지면 고도제한이 완화돼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112층 규모의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도 가능해져 이래저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발안, 이달말 도시계획위 상정 120만평 규모의 서울공항 이전은 지난 2000년 인천공항 개항을 1년 앞두고 김포공항 활용도를 찾는 과정에서 거론됐었다. 당시 인천공항이 개항하면 김포공항 활용도가 떨어지는 점에 착안, 서울공항의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국방부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또 2003년 정치권에서 서울공항 이전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신도시 개발설이 유포됐었다. 당시에도 국방부와 공군이 불가입장을 밝히고 언론에 적극 대응하면서 사그라졌다. 하지만 지난 3월2일 행정중심도시특별법이 제정돼 행정중심도시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수도권 위축이 문제되자 이를 극복하는 방안의 하나로 여권 일각에서 다시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공항의 군사적 효용가치 등을 잘 모르기 때문에 국방부 등과 논의해 봐야 하지만 지리적 요건으로 보면 서울공항은 수도권 경쟁력 제고에 쓰일 수 있는 입지”라면서 서울공항 이전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방부가 “전략상 군사상 효용가치가 커 이전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난색을 표명하는 등 파문이 커지자 열린우리당도 가능성 타진 수준으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서울공항 이전과 관련된 논란은 쉽게 수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부처 이전이 본격화되면 성남공항 이전의 불씨는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與·성남 “행정도시 건설 따른 수도권위축 대안” 경기도는 지난해 ‘경기도 대도시권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이 계획에 성남공항 이전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성남공항이 이전되면 이곳을 시가화용지나 산업용지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경기도의 이같은 계획을 토대로 2020년 성남시 도시기본계획안을 만들어 지난해 말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올렸다. 서울공항 이전을 전제로 그린벨트 해제와 도시화 용지로 변경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 안이 받아들여지면 이후에 신도시 등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 도시계획과 김대연 과장은 “이전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된 것이 없고, 단지 경기도의 방침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이전이 이뤄진다면 산업용도나 주거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심으로는 신도시 개발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공항을 포함, 인근 500여만평을 개발하면 대략 9만여가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분당(594만평 9만 7000가구)과 비슷한 규모다. ●국방부 “수도권에 비슷한 규모 공항 지어달라” 국방부는 서울공항 이전설이 나올 때마다 펄쩍 뛴다.2003년 당시에도 한 공군관계자는 “수도권에 서울공항만 한 전략적·군사적으로 훌륭한 입지여건을 갖춘 곳이 있느냐.”면서 “개발필요성이 아무리 크더라도 안보상의 필요성을 뛰어넘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안타까움을 표시했었다. 이번에도 국방부는 “만약 주민들의 민원이 없고, 현재 서울공항과 같은 규모와 전략적 가치가 있는 곳에 대체부지가 확보된 다음 이전 문제가 제기된다면 그때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공항을 이전하려면 수도권에 이와 비슷한 규모의 공항을 하나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시민단체도 펄쩍 뛴다. 서울공항 주변은 대부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라서 개발 자체가 그린벨트 해제를 의미한다. 행정도시 건설에 따른 수도권 균형발전방안이 오히려 과밀화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완기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서울공항을 개발하는 것은 충청권 행정도시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배치되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9) 십승지란 어디인가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9) 십승지란 어디인가

    “나로 말하면 흔히 서양의 대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에 견주어 조선 최고의 예언자라 불리는 남사고(南師古·1509∼1571)라오. 호는 격암(格菴)이라 했고, 학문을 업으로 삼았으되 평생 유가(儒家)의 경전이라곤 그저 ‘소학(小學)’을 즐겨 읽었을 뿐, 그밖엔 온 마음을 쏟아 역학·풍수·천문·복서(卜筮)·관상 등을 즐겨 배웠고, 마침내 도통해 대예언가 소리를 듣게 된 거였지. 오늘날에도 ‘남사고비결’이니 ‘격암유록’이란 비결 책을 내가 쓴 것으로 다들 믿고 있다던데. 그야 어쨌든 내 예언은 항상 정확히 들어맞았소.1575년(선조8) 조정이 동서 양편으로 분당될 것을 난 미리 짐작했고, 뒤이어 임진왜란(1592)이 발생할 것도 진즉에 알고 있었소. 사람은 영물이라, 열심히 도를 닦아 이루지 못할 게 그 무어겠소? 풍수에 관심이 깊은 나는 조선8도의 명산을 빠짐없이 둘러보았고, 그 결과 미래까지 꿰뚫어보는 안목을 얻었다고나 할까.” 남사고는 정감록 산책을 함께하고 싶었는지 과거로부터 내게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 편지는 남사고 자신이 역사상 처음으로 정해놨다는 이른바 십승지(十勝地)에 대한 설명이다. 남사고는 본래 십승지의 원조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이 정감록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돼 있는지는 사실 미지수다. 십승지란 난세에 “몸을 보전할 땅”이며 복을 듬뿍 주는 길지(吉地)다. 남사고는 편지의 서두에서 예언서 가운데 가장 체계적으로 십승지의 문제를 다룬 ‘감결’의 성격을 논의한다. 노대가의 안광이 날카롭다. ●감결의 성격 “정감이 이심과 이연 형제와 더불어 방방곡곡을 유람하면서 조선의 국운을 예언한 대화체 예언서가 바로 ‘감결’ 아니겠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정감은 천문에 밝았고 이심은 아마 풍수에 정통했나 보오. 그런가 하면 이연은 세상사를 이모저모 따져 두 사람의 말을 보충한 것 같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세 사람이 금강산에서 유람을 시작, 삼각산을 거쳐 다시 금강산으로 들어갔다가 가야산에서 대화를 마친단 점이야. 서북쪽에도 묘향산, 구월산 같은 명산이 많은데 거기엔 발길이 전혀 미치지 않아. 이걸 보면 정감록은 서북지방을 버려진 땅으로 본 모양이야. 그와 대조적으로 태백산과 소백산을 몹시 중시하고 있어. 하긴 이 3두 산이 백두대간의 허리니까. 또 하나 재밌는 점이 있어.‘감결’은 역사상 한국의 수도가 평양, 송도, 한양, 계룡산, 가야산으로 옮긴다고 봤다는 점이지. 나라의 중심이 남쪽으로 이동한단 말인데, 남부지방이 한반도의 중심이란 이야기야. 그렇담 요새 행정수도를 공주 연기 쪽으로 옮긴다고 야단들인데 그도 그럴듯한 것이 아닌가 모르겠어. 여하튼 말세엔 천지가 온통 전쟁, 질병, 경제대란, 환경파괴 등으로 한바탕 진통을 치르게 돼 있다고 하지. 바로 그때 십승지를 찾아가야 하는 거야. 십승지는 전쟁과 흉년이 들지 않으므로 지각 있는 사람은 당연히 십승지로 들어가야 옳겠지. 글쎄, 나도 알아. 십승지가 과연 특정한 공간이냐 아니면 어떤 특수한 정신적 단계냐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있단 걸 말이지.” ●십승지의 으뜸 풍기 금계촌과 예천 금당동 십승지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인 논쟁을 남사고와 벌이고도 싶지만 그는 내게 그럴 겨를을 안 준다. 대신 그의 편지는 십승지를 하나씩 직접 거론한다. “이제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를 하나씩 소개해 보자고.‘감결’의 내용을 줄기로 삼고 그밖에 다른 예언서들도 참고한다면 설명이 제법 들을 만할 거야. 첫째가는 곳은 풍기(豊基)지.‘토정가장결’에서도 풍기를 피난처로 손꼽았어. 내가 쓴 걸로 돼 있는 ‘남격암산수십승보길지지(南格菴山水十勝保吉之地)’에선 산수가 은밀한 태백·소백 두 산의 그늘이 남쪽으로 드리워진 풍기라고 했어. 풍기의 예에서 보듯 한국 최고의 길지는 태백산과 소백산에 포근히 안겨 있단 말야. 난 또 풍기의 길지를 기천(基川) 차암(車岩) 금계촌(金鷄村)이라고 좀더 자세히 밝혀놓기도 했어. 금계촌은 마을 북쪽에 소백산이 있고 산 아래 두 개의 물줄기가 갈라지는 곳이야.‘피장처’에도 역시 같은 말이 나오지. 물론 내가 지금 언급한 ‘남격암’ 등의 비결 책들은 모두 정감록의 일부야.” 풍기 금계촌이라면 나도 잘 안다. 이미 답사를 다녀온 곳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나의 답사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다. 남사고의 설명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풍기 못지않은 곳이 예천(醴泉)이야.‘토정가장결’에도 예천이 나와 있지.‘남격암’에선 예천에서도 금당동(金堂洞) 북쪽이라고 제법 자세히 밝혔어. 그러고 보면 내 책이 다른 비결서에 비해 역시 가장 세밀해. 금당동은 사실 큰 길에서 가까워. 십승지로선 이례적인 경우인데 그래도 병란이 미치지 않아 여러 대에 걸쳐 평안을 누릴 만한 곳이야. 다만 임금이 이쪽으로 피난을 올 경우엔 화가 미쳐.” 아마도 남사고는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 봉화까지 피난했던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물론 엄밀한 의미로는 ‘남격암’을 남사고의 저서라 주장할 근거가 없고 그저 속설일 뿐이다. ●경상도의 십승지 남사고의 설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십승지를 선정하는 1차적인 기준은 풍수다. 특히 백두대간 가운데서도 태백산 이남에서 길지를 구하고 있다. 십승지의 으뜸으로 손꼽히는 풍기와 예천은 행정구역상 경상도에 속한다. 둘째, 셋째, 넷째 그리고 여덟째 십승지도 역시 그러하다. 적어도 십승지의 절반은 경상도에 있단 말이다. 경상도는 퇴계 이황을 비롯해 큰 선비를 많이 배출한 지역이라 세평이 좋아 그렇게 된 점도 있겠다. “십승지의 둘째는 안동(安東) 화곡(華谷)이야.‘남격암’에선 화산(花山)의 북쪽에 이른바 소령고기(召嶺古基)가 있다고 했고 그곳은 내성현(奈城縣)의 동쪽, 태백산의 양지바른 곳이라고 토를 달았어.‘두사총비결’에선 그저 영가(안동)의 백운산이라 했고,‘토정가장결’은 그저 안동이라고만 썼는데,‘피장처’엔 경상도 내성현의 북면, 안동 북면 소라고기부 동쪽과 극히 양지바른 서쪽이라고 말했지. 비결 책마다 십승지의 설정이 꽤 다르게 돼 있군. 어느 쪽이 맞느냐 하는 문제는 단언하기 어렵지. 사람들 생각이 서로 다른 걸 어떡하겠어? 셋째 십승지는 개령(開寧)의 용궁(龍宮)인데, 어느 비결에도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아마 한때 각광을 받았지만 그 뒤론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나봐. 넷째는 가야(伽倻)라고.‘남격암’엔 가야산 밑 남쪽에 만수동(萬壽洞)이 있다며 그 둘레는 200리가량 되어 몸을 보전할 수 있지만 가야산의 동북쪽은 나쁘다고 했어. 만수동이란 이름은 사실 각지에 다 있었어. 만 살까지 살 수 있는 마을이라니 이름이 좋지 않아? ‘감결’이 여덟째로 꼽는 십승지 봉화(奉化)도 역시 태백산과 소백산에서 가까운 곳이지.‘남격암’도 봉화를 언급했어. 열 번째 십승지도 태백 즉, 태백산이라 했지만 강원도 쪽보다는 경상도를 중시한 느낌이고, 심지어 아홉 번째 십승지인 지리산도 전라도에만 속한 것은 아니거든. 이렇게 보면 십승지의 대부분은 경상도 땅에 있다고나 할까.” ●충청도의 십승지 “충청도엔 모두 세 곳의 십승지가 있지. 모두 소백산에서 갈라져 나온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어.‘감결’이 다섯째로 언급한 단춘(丹春)이 우선 주목되네.‘남격암’은 단양(丹陽)군의 영춘(永春)에 있다고 했고,‘피장처’에선 춘양면의 땅이 아름답다고 하면서 단양 가차촌을 거론하지. 깊고 기이하고 경치 좋은 곳이라는데 그곳이 정확히 어딘지는 아무도 모를 거야. 여섯째 십승지는 공주(公州) 정산(定山) 마곡(麻谷)이야.‘남격암’은 공주의 유구(維鳩)·마곡 두 물줄기 사이로 보았지. 그 둘레가 백리나 되는데 전쟁의 피해를 면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요즘 거론되는 신행정수도가 바로 이쪽이지. 명당이야! 그런데 말이야, 내 후배인 이중환(李重煥·1690∼1752)은 ‘택리지’에 이런 말을 적어 놨더군. 무성산(茂盛山·공주의 서쪽 산)은 차령의 서쪽 지맥의 끝이다. 산세가 빙 돌며 마곡사와 유구역을 만들었다. 그 골짜기의 마을은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이 많고, 논이 기름지며, 목화, 수수, 조를 심기에 알맞다. 사대부와 평민이 한 번 여기 들어와 살게 되면, 풍년과 흉년을 잊는다. 생활이 넉넉하게 돼 다시 이사를 떠날 염려가 적다. 대체로 낙토(樂土)라 하겠다는 거야. 그러면서 내 말을 인용했어.‘남사고는 십승기란 글에서 유구와 마곡의 두 강 사이가 병란을 피할 만한 땅이라 했다.’고 말이지. 내 십승기는 결국 유실됐지만 여하튼 난 십승지를 피난지로만 봤어. 그런데 이중환의 안목은 나보다 깊었던 거야. 백성을 사랑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단 말야.” 이중환은 1721년에 일어난 신임사화(소론이 노론을 무고한 사건)에 연루돼 유배형을 받았다. 그 뒤 그는 다시 등용되지 못한 채 평생 전국을 유람했다. 그의 책 ‘택리지’ 가운데는 십승지 가운데서도 유독 유구와 마곡에 관해 상세한 설명이 있다. 이중환은 기후가 좋고 물산도 풍부해 양반은 물론 평민까지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그 지역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밖에 일곱째 십승지는 진천(鎭川)의 목천(木川)이야. 역시 백두대간의 한 마디지. 그런데 말이야, 다른 비결 책들엔 목천에 대한 설명이 조금도 없어. 이처럼 십승지라 해도 사람들의 선호도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어.” 남사고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른바 십승지란 것은 일정하게 고정된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 보기만은 어려운 것 같다. 다음 기회에 좀더 알아볼 생각이지만, 비결 책마다 십승지에 준하는 수많은 명당이 열거돼 있다. ●전라도의 십승지 “전라도 땅에 있는 십승지는 하나뿐이야.‘감결’이 아홉째로 언급한 운봉(雲峰) 두류산(頭流山)이 그거지.‘남격암’엔 이를 지리산이라고도 했고 더욱 구체적인 설명도 나와 있어. 운봉 땅 두류산 아래 동점촌(銅店村) 백리 안은 오래오래 보전할 수 있는 땅이라고 말이야. 이곳에서 장차 어진 정승과 훌륭한 장수들이 연달아 나온다고도 했어.‘토정가장결’에서도 운봉의 두류산은 지형이 기이하고 아름답기가 궁기(弓其)만은 못해도 편안하고 한가로이 몸을 보전할 수 있다고 했어. 궁기란 나중에 말하겠지만 한국 최고의 명당인데 지리산은 그 다음이란 뜻이야. 내가 사랑하는 후배 이중환도 지리산을 극찬했어.” 내가 택리지를 살펴보았더니 이중환은 이렇게 말했다.“지리산은 남해 가에 있는데, 백두산의 큰 줄기가 끝나는 곳이다. 그래서 일명 두류산이라고도 한다. 세상에서는 금강산을 봉래(蓬萊)라 하고 지리산을 방장(方丈)이라 하며 한라산을 영주(瀛洲)라고 하는데 이른바 삼신산이다.” 이중환에 따르면, 사람들은 지리산에 태을성신(太乙星神·하늘 북쪽에 있어서 병란, 재화 및 생사를 다스리는 신령한 별)이 산다고 믿었다. 그밖에 여러 신선들이 그 산에 모인다고도 생각했다. 지리산은 계곡이 깊고 크며 땅이 기름진 데다 골짜기의 바깥은 좁으나 일단 그 안으로 들어가면 넓어지기 때문에 백성들이 숨어 살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산속 깊은 데서도 농사가 잘 돼 승속(僧俗)이 섞여 산다는데 별로 애쓰지 않아도 먹고 살기에 문제가 없단다. 이중환은 지리산 사람들은 흉년을 모르고 살므로 아예 그 산을 부산(富山)이라고 불렀다. 지리산을 백두대간의 종착점으로 인식한 점에서 이중환의 생각은 ‘정감록’의 지리관과 일치한다. 그런데 이중환은 정감록에 미처 언급되지 못한 중요한 사실도 거론했다. 사람들이 지리산을 신성한 산으로 여겼다는 점, 그리고 지리산 주변의 경제 여건이 좋다는 점 말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난세에 지리산으로 숨어들었다. ‘택리지’의 설명은 이어진다.“지리산 남쪽에 화개동(花開洞·악양동의 동남)과 악양동(岳陽洞·지리산 남쪽 섬진강변)이 있다. 두 곳 모두 사람이 사는데 산수가 아름답다. 고려 중엽에 한유한(韓惟漢)은 이자겸(李資謙)의 횡포가 심해지자 화가 일어날 것을 짐작했다. 관직을 버린 채 그는 가족을 이끌고 악양동에 숨었다. 조정에서는 그를 찾아 벼슬을 주려고 했으나 한유한은 끝내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그가 언제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가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신라말의 대학자 최치원도 신선이 돼 가야산과 지리산을 왕래한다는 전설이 있다고 했다. 선조 때 한 스님이 지리산의 바위틈에서 종이 한 장을 주웠는데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동쪽나라 화개동은 병 속의 별천지(東國花開洞 壺中別有天)/신선이 옥 베개를 밀고 일어나 보니 이 몸이 이 세상에서 벌써 천년을 지냈구나(仙人推玉枕 身世千年).” 이중환의 말로는 그 필적이 최치원의 것과 동일했다 한다. 남사고 역시 내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이중환은 신선의 땅 지리산에서 최고의 복지로 만수동(萬壽洞)과 청학동(靑鶴洞) 두 곳을 손꼽았지. 만수동은 조선후기에 구품대(九品臺)로 알려진 곳이요, 청학동은 매계(梅溪)란 말야.18세기부터 조금씩 사람들이 출입했던 것 같아. 그런데 지리산 북쪽도 나쁘지 않아. 경상도 함양 땅인데 그곳의 영원동(靈源洞·지리산 반야봉 북쪽), 군자사(君子寺·함양군 마천면 군자동) 그리고 유점촌(鍮店村)을 일찍이 난 복지라고 말한 적이 있었어.” ●도계(道界)를 뛰어넘은 십승지 지리산에 관한 이중환과 남사고의 설명을 음미해 보니 지리산을 전라도만의 십승지라고 주장하기는 어렵겠다. 만수동, 청학동 등의 지명은 누구도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군자사 등은 행정구역상 엄연히 경상도 땅이었다. 사실 지리산은 조선시대에 전라 경상 2도에 걸쳐 있었으므로, 도계를 초월한 십승지로 보는 것이 더욱 합당하다. 따지고 보면 지리산만 그런 것이 아니고 한반도의 등뼈인 백두대간의 가장 큰 마디인 소백산도 그러했다. 특정한 지역이 과연 십승지가 될 만한가 하는 문제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곳이 백두대간에 속한 명산이 빚어놓은 명당이냐 하는 것이었다. 십승지에 대한 남사고의 설명은 다음회로 이어진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성남시의회, “보전녹지는 말 그대로 보전해야”

    성남시의회, “보전녹지는 말 그대로 보전해야”

    성남시의회가 ‘보전녹지 내 종교시설건립’ 조례를 불과 4개월여 만에 뒤집었다. 시민단체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고 해당 종교시설은 우울증(?)에 걸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0월29일. 성남시의회는 이날 제120회 임시회에서 보전녹지 내 종교시설을 허용하는 도시계획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성남시 공무원들은 물론 시민들도 이 조례안에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성남시 한 관계자는 “상위법의 정신을 어기는 조례”라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일부 시의원들도 ‘보전녹지는 보전하라고 지정한 곳인데….’라며 입을 모았다. 여기다 시민단체들도 이 조례가 보전녹지 내 무분별한 종교시설 허가를 남발하는 것은 물론 특정 종교단체에 대한 특혜의혹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정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시의회는 지난달 25일 122회 제2차본회의에서 김창완(수정구 태평3동) 의원 등 10여명이 발의해 도시건설위원회에서 가결된 ‘보전녹지 내에 종교집회장을 불허한다.’는 내용의 도시계획조례 중 개정조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표, 반대 18표로 원안 가결했다. 이들 의원은 표결 전 ‘얼마 남지 않은 보전녹지는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같은 설득이 결국 받아들여지게 됐다. 홍용기(수정구 복정동) 의원은 “보전녹지는 보전의 필요성 때문에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종교시설에 대해 건축을 허가한다면 모든 종교시설이 개발을 요청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개진해 왔다. 시민단체들은 불과 4개월여 만에 조례를 뒤집는 일이 발생했지만 늦게나마 환원돼 기쁘다며 의회에 축하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개정조례안이 가결된 본회의장은 투표방식에서부터 발언내용에 이르기까지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며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부산 초교 이색 입학식

    3일 입학식을 하는 부산지역 초등학교 가운데 여러 학교가 딱딱한 입학식 대신 이색적인 입학식을 마련해 관심을 끈다. 북구 덕천 2동 덕성초등학교는 전체 입학생에게 학년·반·이름을 적은 학교급식용 수저와 6학년 학생들이 만든 사탕 목걸이를 나눠주고 비눗방울 풍선을 날리며 학교생활 첫발을 축하한다. 해운대구 반송2동 운봉초등학교는 6학년 학생들이 입학생들을 업고 운동장을 한바퀴 돈 뒤 1학년 교실까지 데려다 주며 잘 보살펴 줄 것을 다짐한다. 기장군 장안읍 월내초등학교는 6학년이 입학하는 1학년들과 1년동안 자매결연을 맺고 학교생활 적응을 도와준다. 동래구 낙민동 안민초등학교는 입학식때 2학년 학생들이 동요를 불러주고 3학년 학생들이 태권도 시범과 고전무용 공연으로 신입생을 반긴다. 금정구 금성동 금성초등학교는 교장이 11명의 입학생들에게 1년동안 쓸 수 있는 학용품과 준비물 등을 선물로 주고 전교생이 그림편지를 주며 입학을 축하한다. 이밖에 기장군 신진초등학교는 6학년이 입학하는 동생들을 업어주고 왕관을 씌워주며, 입학생과 선생님이 어울려 시루떡을 자르면서 새 출발을 축하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씨줄날줄] 창지개명(創地改名)/이용원 논설위원

    우리나라 국보 제1호는 무엇인가? 정확히 말하면 ‘남대문’이 아니라 ‘서울 숭례문’이다. 보물 제1호도 ‘동대문’이 아닌 ‘서울 흥인지문’이다. 문화재위원회는 1996년 11월 ‘일제 지정 문화재 재평가작업’의 하나로 남대문·동대문의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까닭은, 남대문·동대문이 고유명칭이 아니라 단순히 방향을 나타내는 데 불과하며 일제가 처음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조선시대에 원래 사용하던 이름을 되찾아 준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두 이름을 바꾸려면 행정 기록 200여 가지를 변경해야 하므로 전면 교체는 되지 않았다. 한반도 지형에서 꼬리 부분으로 꼽히는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대보리 일대는 일제강점기에는 장기갑(岬)으로,1995년부터는 장기곶으로 불리다가 2002년 들어 호미곶(虎尾串)으로 이름을 확정했다. 이 곶은 16세기 이래 남사고·김정호·최남선 등의 학자가 “한반도는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 상으로, 백두산이 코라면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라 지목한 땅이다. 일제는 한반도를 호랑이 상이 아닌 토끼 모양으로 왜곡하면서 땅 이름도 장기갑으로 고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윗대는 성을 바꾸라는 창씨개명을 강요받았다. 그러나 창씨개명만 있었던 게 아니다. 남대문과 장기갑의 예에서 보듯 우리 산하와 역사유산을 깎아내리느라 땅·건물 이름도 바꾸는 ‘창지개명(創地改名)’을 했다. 이는 일제가 통치상 편의를 위해 행정구역을 멋대로 개편하면서 더욱 심해졌다. 그 결과 맛깔스러운 토박이말 지명은 사라졌으며, 지금 사용하는 지명은 지역 유래와는 상관 없는 엉뚱한 것이 되어 버렸다. 녹색연합이 백두대간이 지나는 32개 시·군을 조사, 일본식으로 왜곡한 지명 22가지를 찾아내 어제 공개했다.‘임금 왕(王)’자를 제 나라 왕의 칭호인 ‘황(皇)’자로 바꾸거나,‘일(日)’과 왕(王)을 합한 ‘왕(旺)’자로 고치는 등 잔꾀가 그대로 드러나는 ‘창지개명’이다. 우리 윗대가 광복이 되자 일본식 이름을 버리고 본디 이름을 찾았듯이 땅이름도 우리 것을 되찾아야 한다. 다만 남대문·동대문의 예에서 보듯 급작스러운 지명 변경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정부 차원의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하겠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천호동

    [우리동네 이야기] 천호동

    여름철이면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와 한강 푸른물에 멱감던 유원지가 지금의 강동구 천호동에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젊은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천호동 하면 ‘텍사스촌’을 먼저 떠올릴지 모른다. 하기는 현재 한강 시민공원에서도 가장 깨끗하기로 알려진 곳이 광나루 쪽인데 바로 광나루 유원지 이름을 내려받은 것이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은 옛날부터 수천가구(千戶)가 살 정도로 기름진 땅이라는 풍수지리설이 뒷받침한 데서 유래됐다. 수십년 전만 해도 수도권 주민들에게 먹을거리를 대주는 근교농업의 산실이었으며, 경기도 광주·하남·이천·여주 등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에 자리해 일찍이 상업이 번성했다. 천호동에 지금껏 전설처럼 내려온 이름 세 가지가 있다.‘곡교리’는 마을 앞에 굽은 다리가 놓여 있어서 굽은 다리, 또는 한자로 고쳐 불렀던 것이다. 근처에서도 큰 마을이어서 눈에 띈다는 뜻으로 ‘가운데 마을’로도 불렸다고 한다.‘당말’은 마을 뒤에 신당이 있어서였다. 한자로는 당촌이라고 한다.‘벽동말’은 큼지막한 벽오동 나무가 있어 줄여 붙인 이름이다. 아무튼 천호동에는 강원도 등으로 오가는 여행자들을 위한 버스터미널도 있었으나 사회의 급변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내다가 최근에야 헐렸다. 1980년대 송파권역 개발로 밀려났던 옛 서울 남동부 터줏대감 천호동은 요즈음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세태 덕분이다. 바로 옆에 한강을 껴안으면서, 몇 안 남은 청정구역으로 2·4동 41만 2807㎡(12만 4872평)는 뉴타운 개발지역으로 뽑혔다. 부지에 포함된 윤락가 ‘텍사스촌’은 한때 200여개 업소가 몰려 성업을 이뤘으나 현재 10여곳만 겨우 간판을 유지하고 있다. 뉴타운 개발로 한강 쪽 2동은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시내 쪽 4동은 현대화한 천호시장을 포함해 업무·상업시설 중심의 준주거지역으로 거듭난다. 이미 텍사스촌 옆으로, 구사거리와 천호대로와 만나는 신사거리를 잇는 300m 구간에 들어선 ‘로데오 거리’는 천호동의 앞날을 밝히듯 쇼핑과 문화의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1동과 3동도 ‘천호동 종합개발계획’에 따라 뉴타운 못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천호동의 명성이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3만 8440여가구에 인구 10만 2000여명을 헤아려 강동구 인구 48만여명의 20%를 넘는다는 데서도 엿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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