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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전선 재정비 시급하다(사설)

    4월 한달동안의 수출증가율 급락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추세로 보아야 한다.통상산업부는 4월의 무역동향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아직 걱정할 단계는 더욱 아니며 한두달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듯하다.불과 1개월간의 실적치를 두고 성급하게 위기운운하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그러나 최근 5개월간의 단기적 추세와 장기흐름에서,또는 4월의 수출증가율이 급락한 원인에서 보면 수출전선에 이미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도 당국이 느긋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어 의아한 냉각마저 든다. 해외시장의 불황때도 수출증가율은 10%이상을 유지해왔다.특히 올들어서 수출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월에 30%,2∼3월 18%에서 4월에는 불과 5.5%로 뚝 떨어졌다.이것은 추세이지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없다.또 4월의 수출둔화요인이 원고 및 엔저,주요선진국의 경기하락과 수입수요감퇴,반도체등 주요수출품의 가격하락으로 분석되고 있다.어느것 하나도 일시적 상황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물론 5월과 6월의 실적치를 기다려보면 상황은 보다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따라서 통산부등 당국의 현상황에 대한 신중한 자세가 보다 정교한 대응책 마련을 위한 것이라면 이해될 수 있다. 사실 지금 드러나 있는 수출부진을 타개할 수 있는 수단은 여의치 않다.경쟁력이 급격히 살아날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해외시장경기가 단시일내에 회복될 전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엔저현상의 파급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우리의 수출증가세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옛날처럼 요란하게 수출드라이브를 추진할 상황도 아니다.다만 무역적자 속에서도 자본수지 때문에 환율이 계속 절하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수출부진타개와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정책수단이 있다면 지금으로서는 바로 환율정책뿐이다.일부 과소비현상 탓으로 수입수요가 확대된 대목이 없지 않으나 수입규제로 무역적자가 해소될 성격도 아니다.늦기 전에 수출전선의 이상징후를 총점검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 헨리 나우 신저 「미 통상과 안보정책」서 주장(해외논단)

    ◎미 통상우선 정책에 우방이 등돌린다/안보문제 외면… 유럽·아주국 반발 초래/「경제 전쟁」 유발… 무역자유화에도 역행 미국은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통상우선정책을 전개하고 있다.미국의 이같은 정책 추진은 한국에도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그러나 미 조지워싱턴대 헨리 나우교수(국제정치학)는 신간 저서 「미국의 통상과 안보정책:동문서답」에서 안보에 대한 고려가 약화된 통상위주정책은 미국의 세계적 위치에 비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그의 저서를 요약한다. 클린턴행정부는 처음부터 통상정책을 중요시했다.그의 정책은 다음 몇가지에 전략적 주안점을 두고 추진됐다.▲일본·유럽연합(EU)등 우방을 대상으로 세계 전지역에서 보다 공격적인 경제전쟁을 벌이고,▲급속히 확대되는 아시아 시장에 통상정책의 초점을 맞추며,▲중국·인도네시아·아르헨티나·폴란드·남아공등 신흥시장에 대한 국가적 수출촉진책을 펼치고,▲국방·군위주의 전통적 산업 및 기술 정책을 상무부 주관의 민간위주 프로그램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 신통상정책들은 북미자유무역지대 및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을 포함,하나같이 문제에 봉착해 있다. 우방과의 전면적인 경제전쟁 돌입전략은 아시아와 유럽에서 미국의 안보 이해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무역협정에서도 이렇다할 구체적 결실을 맺지 못한 상태다.북미자유무역지대의 확대는 멕시코 페소사태와 퀘벡분리 위기의 영향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세계무역기구가 출범했지만 노동및 환경문제에 초점을 맞춘 새 다자협상을 섣불리 추진하는 바람에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개도국들과 미 의회가 등을 돌리고 있다.국가적 수출촉진 대전략도 지난 10년동안 착실히 회복해온 미국수출 경쟁력에 배치되며 첨단산업 정책에 연방정부의 관여를 최소화하려는 의회의 뜻과도 상충된다. 커다란 결실을 약속했던 이 정책들은 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을까.그 것은 안보,그리고 국내경제의 목표와 통상정책의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분리해 따로따로 추진한 탓이다. 클린턴정부는 통상과 안보적 목적이 통합됐던 냉전 경험,통상과안보를 교묘하게 분리시킨 아시아주도의 전세계 경제전쟁 경험등 두개의 경험에서 비롯된 서로 다른 철학으로 처음부터 분열돼 있었다.그러다 클린턴대통령의 미국은 냉전 때와는 달리 안보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적 대가를 치르는데 반대하는 쪽으로 정책을 굳혔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나왔는가.전세계 경제전쟁 모델에 따라 특정국가및 지역과 빠짐없이 통상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우방들의 대미 협력 자세는 크게 약화됐다.이는 미국이 북한과 보스니아의 안보위협 문제를 다룰 때 극명하게 나타났다.또 미국이 시장개방을 진지하게 역설하자 우방들은 이를 미국내의 일자리수와 수출을 늘리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 경제 전쟁 모형은 세계무역의 자유화 증진과 관련,오히려 더 큰 장애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오늘날 세계무역 현황은 분명 과거보다 독과점 현상이 개선됐다.그러나 안보와 통상을 구별시키는 아시아적 통상모델은 많은 약점을 안고 있으며 보다 자유화된 무역상황에서만 유효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한 마디로 이 모델은 냉전시 일본이나 아시아권 나라가 미국의 뒤를 바짝 추격하기 위해 채택한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클린턴정부는 미국산업과 수출이 효과적 긴축재정등 전통적 거시경제정책에 힘입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이같은 경쟁력 회복은 세계 경제전쟁에 따른 최근의 수출촉진책과 무관하게 이룩됐다.따라서 클린턴정부의 아시아모델에 의한 통상위주정책은 보다 대국적인 미국의 안보이해와 상충될 뿐 아니라 이미 미국 경제가 달성한 개선상황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냉전시대에 엮어진 미 통상정책은 대외교역,국가안보,국내경제의 목표를 일사분란하게 통합시켰다.반면 아시아모델을 모방한 현 정책은 안보 목표는 접어두고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국내산업 보조,기술지원에 집중되고 있다. 냉전이 끝나면서 세계권력의 표지는 전세계의 정치역학및 군비경쟁에서 경제역학과 통상으로 이동됐다. 그러나 전세계 경제전쟁이 전세계 정치역학의 경쟁관계를 대체했다는 생각은 실상을 잘못 파악하는 것이다.광범위한 해외투자와 재정의존등 정교한 경제경쟁은 전통적 군사경쟁에 비해 몹시 연약해 같은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사실 전세계 경제전은 정치적 가치와 제도를 공유한 나라 사이에서만 일어난다.오늘 세계의 모든 부국들은 민간경제를 중시하는 정치적 민주국가들이다.그러므로 아시아적 모델은 이같은 민주국가간의 보다 자유로운 통상체제를 대신하는 독립적 방식이 아니라 이미 자유롭고 우호적인 교역관계를 맺은 나라끼리의 상업적 경쟁의 한 표현일 따름이다. 이런 마당에 미국이 아시아모델을 채택한다는 것은 아시아모델 자체의 기반인 안보와 시장개방의 전제조건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다.미국은 복잡한 교역관계를 큰 손상없이 지탱해주던 우의와 긴밀한 정치적 유대를 상실하고 있다. 세계경제를 저만큼 이끌고 다종다양한 경제관계가 나름대로 자생할 수 있도록 세계정치의 터전을 꾸려갈 유일한 나라인 미국은 마치 일등국가를 추격하는 이류국가처럼 행동하고 있다.
  •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윤명오(세계의 명소/걸작건축감상:27)

    ◎철과 유리로 빚은 첨단 항공터미널/수심 20m 해상에 3억6천톤 토사부어 인공섬 조성/글라이더 날개 형상의 지붕으로 풍압 최소화/지반 불균형 침하대비 건물곳곳 유압잭 설치 바다위의 하이테크 관문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인구는 2천7백만명.도시의 GNP는 캐나다와 맞먹는 세계 최대급 메트로폴리스의 하나다.오사카는 일본에서 외국인 거주자수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왜냐하면 압도적인 수의 재일동포 때문이다.그만큼 우리에게는 낯익은 곳이다. 오사카 및 그 주변지역을 「간사이(관서)」라고 한다.이곳 간사이에는 원래 「이타미」라는 국제공항이 있었다.이타미공항은 김포공항의 국내선 청사 보다도 소박한 모습이었다.「소박하다」 못해서 「초라하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의 시설이었다.그러나 새로지은 간사이 국제공항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사카의 이미지는 완전히 바뀌었다.이타미공항을 「흑백영화」에 비유한다면,간사이 국제공항은 「컬러S.F.영화」라고나 할까.관문의 분위기가 오사카의 분위기를 적어도 1세기 정도는 미래로 보내버렸다. ○해상 진입로는 환상적 구 소련의 거장 영화감독인 「타르코프스키」는 「혹성솔라리스」라는 S.F.영화를 촬영하면서 도쿄의 수도권 고속도로를 미래도시의 촬영현장으로 삼았었다.그러나 그가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면 그는 간사이 국제공항의 해상진입로를 빠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불과 1년전까지 사용되었던 이타미 풀밭위의 활주로에 익숙한 승객들에게 간사이 국제공항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아직도 육지는 멀리 있는데,이미 착륙태세를 갖춘 기체는 수면높이의 저고도 비행에 들어간다.찰랑이는 물결이 느껴질 즈음,창밖으로 사각형의 인공섬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공항의 여객터미널은 정교한 철 부재를 이어 만든 글라이더의 날개형상의 지붕으로 덮여있다.건물의 선은 바닷바람을 부드럽게 흘려보내는 듯한 가벼운 풍공학적 모습을 지니고 있다.사각형섬의 한쪽 끝에서 실처럼 가느다란 수상도로가 본토와 잇닿아 있다.입체트러스와 유리로 된 터미널은 그 자체가 건물이면서 기계인 것 같은 묘한 느낌을 준다. ○10여년간 논쟁끝 건설이 거대한 섬의 건설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년간의 논쟁이 있었다.수백명의 지역대표가 번갈아 공청회 발표자로 나섰다.한편에서는 「지역의 이익」이나 「자연에 대한 가치관」 같은 사회·문화적 토론과는 독립적으로 이 구조물의 건설능력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었다.수심 20m의 바다위에,미소한 오차를 허용치 않는 활주로를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을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에 대한 문제가 면밀히 검토되었던 것이다.수상도시 「베네치아」 보다 악조건,즉 덧대어 고정시킬 땅 한조각 없는 망망대해위에 3억6천만t의 토사를 쏟아부어 「인공섬」을 건설한다는 것은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일이었다.쿠프왕 피라미드 70개분의 중량을 점토질 지반에 올려놓는 것까지 성공한다 해도 2만년간 상부하중을 받아본적이 없는 해저지반이 이것을 받쳐줄 것인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침하」는 막을 수 없다.문제는 어떻게 하면 침하가 일어나더라도 골고루 일어나게 제어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무리하다 못해 황당하다고 할 수 있는 난제였다. 땅에 대한 집착의 결실일본인은 「땅」에 관한 콤플렉스로 똘똘 뭉쳐있다.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한계의식은 그들로 하여금 틈만 있으면 대륙침략을 꿈꾸게 했다.그나마의 「섬땅」도 툭하면 지진으로 깨어지고 불을 토했다.절대로 안전하다고 믿었던 마지막 보루 고베의 지진은 일본인의 강박관념을 현실의 막다른 골목길로 몰아넣은 재앙이었다.세계를 놀라게 한 그들의 침착성은 오히려 숙명지워진 절망감의 단면이기도 하였다.일본 땅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말은 군사용어인 「불침항모」라는 말뿐.틈만있으면 그들은 「일본침몰」의 위기감에서 「일본 열도 개조론」을 외쳐댔다.젊은이 모두를 병역의 개념으로 동원해서,산을 깎아 바다를 메워 한치의 땅이라도 넓혀야 한다고 외친다.핵문제나 공해문제에는 매우 민감한 그들이지만 해양매립 등의 엄청난 생태파괴프로젝트는 의외로 쉽게 받아들인다.아시아의 거대도시들은 하안의 삼각주를 중심으로 발달되어 있다.아시아국가에서 공항의 위치가 바닷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공항의 「해양입지론」도 논리적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홍콩,싱가포르가 그렇고,우리의 수도권 신공항도 영종도에 건설되고 있으니 말이다.그러나 그러한 입지적 당위성과 소음공해에 대한 주민반발등 사회적 여건을 십분 고려한다 해도,해안가도 아닌 바다 가운데 인공섬을 구축한다는 것은 일본인 특유의 땅에 대한 심리적 집착이 없으면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다.이 건설프로젝트의 방향이 기술적으로 입증되기 이전에 결정되었다는 사실도 이러한 일본적 발상의 배경을 짐작케 한다. ○건물바다 철광석 깔아 간사이 국제공항은 해저에 박혀있는 무수한 모래기둥의 투수성을 통해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매립시차에서 오는 불균등한 침하현상을 막기 위해서,공사기간별로 토사매립량을 조절하였다.건설후 측정결과 지반의 안정성이 확인되었다.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침하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미세한 침하가 예측대로 균등히 일어나고 있었다.여객터미널 건물 바닥에는 철광석을 깔았다.지하공간 부분이 많은 터미널 건물의 무게가 가벼워서 중앙부 바닥이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건물의 무게를 늘려야했기 때문이다.건물 구조부 곳곳에는 모두 유압잭을 설치했다.만약 발생될지 모르는 불균등 침하시의 높이차를 인위적으로 보정하기 위한 것이다. 간사이 국제공항에 구현된 첨단기술중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가지는 방재기술이다.대규모공간의 화재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유사시의 신속한 대피를 도모하기 위한 각종 실험연구가 이루어졌다.재래식 소방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초대형 폐쇄공간의 방재성능을 보장하기 위해서 화재발생을 초기에 감지하고 진압하기 위한 첨단의 감지·소화시스템이 적용되었다.이러한 검토는 방대한 보고서로 정리되었으며 방재공학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우리는 수도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그 최종 규모는 간사이 국제공항을 능가한다.최근의 국내건설 현실은 거듭된 재난으로 우리에게 커다란 실망과 불안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의 건설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건축물의 하나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성공시킨바 있다.20세기 최대의 마지막 역사가 될 신공항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서 「간사이 국제공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함은 물론이다.우리의 기술력을 남김없이 보여줄 수도권 신공항의 새로운 모습을 그려본다.
  • 아나톨리 도브리닌 회고록 「극비」/요약

    ◎고르비의 경제 이해부적이 소 붕괴 불렀다/브레즈네프의 대미 스타워즈 군비경쟁이 파국 이끌어/체코침공때 서방측 미온적 대응이 아프간 침공을 고무 24년동안 워싱턴 주재 소련대사를 지내며 미·소냉전의 최일선을 지켜봤던 아나톨리 도브리닌 전대사의 회고록 「극비」(InConfidence)가 타임스 북스 출판사에 의해 최근 출판됐다.62년 후르시초프에 의해 임명돼 84년 고르바초프 대통령때까지 주미대사직을 수행한 도브리닌은 이 책에서 자신이 겪은 케네디로부터 레이건에 이르기까지 미국대통령 6명의 소련에 대한 태도 및 정책등을 소개하면서 미·소냉전발생의 동기 및 양국의 오해등에 관해 상세하게 서술했다.그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미와 전쟁 불가능” 시인 62년 워싱턴으로 부임인사차 들렀을때 후르시초프 총리는 나에게 솔직히 털어놓는다며 『미국과의 전쟁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새겨두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불과 수개월후 그는 쿠바에 공격용 미사일 설치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가 미국이 눈치채지 못하게 극비리에 쿠바에 미사일을 설치할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운명적인 오산이었다.그 목적은 미국의 모든 도시는 물론 캐나다 국경까지도 미사일의 위협하에 놓이게 하겠다는 것이었다.이로 인해 발생한 양국간의 전쟁위기는 워싱턴과 모스크바 지도자간에 미리 개설해놓은 비밀 대화창구를 가동,해결되었다. 그러나 본국정부가 쿠바정부와의 비밀협상을 나를 속이면서까지 추진해왔다는 사실에 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결국 쿠바위기는 양국간 군비경쟁 레이스를 자극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그후 양국이 수십조달러씩을 퍼부은 뒤에 소련의 붕괴로 말미암아 93년 미국과 러시아는 겨우 케네디 당시의 수준으로 전략핵무기를 감축하자는 합의에 도달할수 있었다. 소련의 또하나의 오산은 70년대말 고도로 정교한 SS­20 미사일을 서부국경에 배치한 결정이었다.이로인한 서유럽에의 위협은 79년 미국의 퍼싱미사일과 크루즈미사일 배치 결정을 불러와 모스크바를 당황하게 했다.크렘린의 큰 오산으로 미국과의 핵균형을 깨지게 만든 것이다. 또다른 소련의 큰 오산은 아프간 침공이었다.이는 소련 군부에 의해서도 반대가 제기됐던,전략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승산이 없는 작전이었다.브레즈네프 총리는 작전 개시후 얼마 안된 80년 1월 나에게 3­4주면 끝날것이라고 확신에 차서 얘기했다.그러나 아프간 침공은 소련체제 전체를 뒤흔드는 「불명예스러운 실패」만을 남긴 소련판 베트남전쟁이 되고 말았다. ○미국과의 핵균형 깨져 이 침공은 「2차대전 이래 최대의 위협」이라고 허풍만 떨어대던 카터대통령에게는 다음해 대통령선거에서 치명타가 되었고 레이건의 당선에 도움을 주었다.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할수 있었던 것은 68년 체코 침공 당시 서방측의 미온적인 대응에서 고무되었던 것이다.이는 마치 2차대전 발발전 체코에 대한 공격에 영국과 프랑스의 무기력한 대응이 히틀러에게 39년 폴란드침공을 부추기게 한것이나 같은 논리다. ○“3∼4주면 끝날 것” 확신 독일의 통일은 고르바초프의 독단적인 협상에 의해 추진됐다.정치국원들은 한결같이 반대했다.고르바초프는 독일과 함께 유럽전체에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올안전보장체제 수립을 추진키로 했는데 독일은 안보체제 수립은 포기하고 통일만을 얻어냈다. 브레즈네프 치하의 수년동안 소련 군산복합체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미국과의 군비경쟁을 유도했으며 급기야 이는 레이건 대통령때에 들어서 「스타 워즈」라는 미국의 대응을 불러왔다.이 스타워즈 경쟁은 마침내 소련을 마지막 파국의 길로 이끌었다. 미국의 대통령 가운데 소련에 대한 이해심이 가장 많았던 사람은 레이건 대통령이었다.그는 특히 두번째 임기에 들어선 후에는 소련과의 「건설적 관계」 수립을 추구했으며 그같은 미국의 태도변화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일련의 개혁을 가능케한 것이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을 붕괴로 이끈 가장 큰 책임이 있다.급격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그의 인식은 옳았다.그러나 그는 너무 빨리 서둘렀다.그의 원천적인 실패는 경제적 문제에 대한 이해와 그들을 다루는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이다.그가 글라스노스트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 열수록 실제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레이건 이해심 가장 많아 나는 63년 쿠바미사일 위기로부터 83년 KAL 007기 피격사건까지 첨예한 냉전의 현장에서 냉전 당사자들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며 수많은 오산을 봐왔다.이 책의 목적은 이 세기내에 또다시 어처구니 없는 오산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두에게 경고해두자는데 있다.
  • 변화두려우면 회사를 떠나라/독 지멘스 “경영대수술”(현장세계경제)

    ◎비주력사업 정리… 1만2천여명 감원/생존차원서 개혁… 공격경영으로 전환/임원 40대로 과감히 교체… 경쟁력 강화후 주가 “껑충”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라』 독일 최대의 전자회사인 지멘스그룹은 요즘 온통 벌집 쑤셔놓은듯 분주하다.생존차원의 「경영 탈바꿈」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이다.횡적,종적 변화뿐아니라 전방위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이 모든 개혁은 신사고를 바탕으로 한 「경쟁력 향상」과 「고객만족」에 모아진다. 지멘스그룹은 우선 종래 사내의 권위주의적 위계질서에서 벗어나 고령의 회사간부들을 40대 젊은 세대로 대폭 교체했다.2단계의 중간 관리층을 없애 결제라인을 줄이고 조기 퇴직제를 통해 하위직의 인원감축도 단행됐다. ○결제라인도 줄여 현재 지멘스의 직원수는 38만2천명으로 92년이래 7.5%의 인력을 줄였으며 오는 9월말까지 1만2천명의 직원을 더 감축시킬 계획이다.올해 운영경비도 36억달러를 삭감한다. 물론 이같은 군살빼기 작업은 마르크화와 임금의 상승을 극복하고 세계시장에서 라이벌기업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일본의 히타치등과 맞서기 위해서다. 경쟁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신제품 개발과 신속한 시장개척을 위한 특별전담팀도 만들었다.40명의 엘리트로 구성된 특별팀은 아이디어 창출과 능률향상에 관한한 주말 하이킹에서 워크숍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영기법을 시도한다. ○개발전담팀 구성 이들 팀은 지멘스 자동화 작업을 적극 추진,정교한 첨단기계공작 시스템을 2년만에 개발해 냈다.이 새로운 기계 시스템의 개발기간은 종전의 6년보다 3분의1로 단축된 것이며 비용도 30%로 줄어 들었다. 이 기계시스템 개발을 위해 선발된 12명의 실무 엔지니어들은 한적한 시골에 사무실을 차리고 청바지와 셔츠차림으로 합숙했다.아이디어 창출과 기분전환을 위해 마라톤 선수를 고용하기도 했다. 지멘스측이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또다른 분야는 방대한 조직망을 갖춘 실험연구소.연간 총매출의 9%인 54억달러를 기술혁신과 관련된 연구·개발비로 투자한다.때문에 이 회사제품의 3분의 2정도가 5년이내의 최신 생산설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10년전에는 50%가 낡은 시설이었다. ○연구비 연54억불 지멘스측은 연구기술진에게 충분한 비용과 폭넓은 재량권을 주지만 다만 실무생산 파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그만큼 회사 자체의 횡적,종적 연계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지멘스 경영진들은 경영전략도 크게 전환시켰다.능률이 떨어지는 직원들의 봉급을 삭감한데 이어 적자를 내는 공장은 문을 닫고 20억달러상당의 비주력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했다.특히 2백66개 사업부문의 관리사원들을 생산현장으로 전진배치했을 뿐아니라 서유럽에 근무하는 유능한 직원들을 초고속성장세가 지속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내보냈다. 지멘스측은 이와함께 비용절감을 위해 이윤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부품은 체코슬로바키아로,칩은 말레이시아,컴퓨터부문은 중국으로 생산라인을 집결시키고 있다.또 치솟는 마르크화에 맞서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는 달러로 핵심 부품의 25%를 구매한다. ○생산라인 이전도 지멘스의 거듭나기 운동을 지휘하고 있는 총설계사는 물론 올해 54세인 하인리히 폰 피러 회장.92년에 취임한 그의 경영방침은 회사내 상·하간의 대화와 토론을 통한 사내 분위기 쇄신.그래서 그는 많은 간부들에게 직접 생산라인을 점검하게 한다. 피러 회장은 특히 결론없는 토론,회의를 위한 회의,보고용 서류더미등을 좋아하지 않는다. 취임초부터 그는 미국의 최신 경영기법을 도입,「전사원을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한 사내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교육내용은 창의성·신속성,시장에 대한 민감한 반응등에 모아진다.특히 분야별로 팀을 구성한뒤 명확한 목표를 설정,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한다.물론 사원들의 봉급과 보너스는 문제해결의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이같은 피러 회장의 경영혁신에 힘입어 지멘스의 각종 주가가 2년만에 처음으로 꾸준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가 요즘 불황의 늪에 빠져있음에도 불구,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지멘스의 평균주가가 10.3%가량 오른 것도 무리는 아니다.
  • 타임스 스케어 봄맞이 새단장(브로드웨이 “새바람”:12)

    ◎더 깨끗하게/더 밝게/더 안전하게/줄리아니 시장 「마피아­매춘 전쟁」 이은 야심작/극장가 개·보수­광고탑 정비­섹스숍 제거 한창/길거리도 말끔히… “「뉴욕의 심장」 명성 되찾자” 올봄 브로드웨이 타임스 스퀘어 일대에는 「더 깨끗하게,더 밝게,더 안전하게(cleaner,brighter,safer)」라고 쓰인 분홍색 깃발들이 산뜻하게 내걸렸다. 이는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한 아메리카스(식스스)애버뉴,세븐스 애버뉴,에잇스 애버뉴와 남쪽으로 42스트리트에서 북쪽으로 53스트리트에까지 이르는 시어터 디스트릭트(극장지구)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의 정화를 위해 맨해튼 보로(구청보다 조금 큰 행정단위)가 뉴욕시의 당면 목표들을 그대로 반영해 내세운 모토다. 이에따라 광고탑과 가로를 정비하고 극장 건물들을 손보는등 브로드웨이는 겨울동안의 먼지를 떨어내고 새단장에 어느때보다 바삐 움직이고 있다. ○건강한 도시 만들기 뉴욕시를 건강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마피아와의 전쟁,매춘과의 전쟁등을 선포하고 나선 루돌프 줄리아니시장의 시정화계획의첫출발지로 타임스 스퀘어가 선정된 것은 여러가지 상징적 의미가 크다. 현대판 「세계의 십자로」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은 브로드웨이의 중심에 위치,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가장 많은 세수를 올려주는 맨해튼의 심장이자 뉴욕의 심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지역 정화계획은 세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첫째는 이 일대에 독버섯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섹스숍의 제거,둘째는 폐허화한 옛극장들의 보수및 재개관,셋째는 광고탑등 가로정비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퇴락한채 방치돼 있는 42스트리트 구간의 재건이다.타임스 스퀘어의 남쪽 경계로 그 아래의 패션가와 극장가를 구분짓는 42스트리트는 원래 맨해튼을 동서로 가르는 수백개의 스트리트중 가장 중심이 되는 맨해튼의 상징적 거리였다. 동쪽끝 유엔본부에서 시작,크라이슬러빌딩,그랜드 센트럴역,뉴욕시립도서관,브라이언트공원,포트 오소리티 버스터미널,서쪽끝으로 허드슨강에 연해서는 맨해튼 일주 유람선인 서클라인 터미널에 이르기까지 명소들이즐비하고 중간중간에는 뉴암스테르담극장을 비롯한 각종 소극장들이 위치,맨해튼 최고의 번화가를 자랑했다. 80년5월에는 브로드웨이 사람들의 사랑과 애환을 주제로 한 뮤지컬 「42스트리트」가 공연돼 3천5백회 공연으로 80년대 최장기 뮤지컬로 기록될 정도로 뉴요커들에게 42스트리트의 향수는 짙다. 그러나 70년대부터 타임스 스퀘어에 연한 42스트리트가 퇴락하기 시작,오늘날 브로드웨이와 만나는 동서 한블록씩은 흉측하게 버려진 빈 건물들,그 사이사이로 핍쇼,라이브쇼,섹스비디오숍등이 자리잡고 있어 뉴욕 최대의 섹스산업 중심지가 됐다.지난해 1백77개로 집계된 뉴욕시 전체의 섹스숍중 42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타임스 스퀘어 일대에만 극장수보다 많은 43개가 몰려 있을 정도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뉴욕 타임스지 본사(43스트리트) 바로 코앞에도 7∼8m 도로 맞은편으로 3개의 대형 섹스숍이 성업중이다. ○섹스숍 모두 1백77개 이 섹스숍들이 84년에는 1백31개 였던 것이 10년동안 46개나 증가할 정도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자 줄리아니시장은 지난해말 학교나 공공장소에서 1백50m이내 설립금지 및 이전촉진,신규허가 유보등을 골자로 한 규제안을 시의회에 제출,승인을 얻었으며 대대적인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타임스 스퀘어 번영회의 그레첸 딕스트라회장(여)은 『시당국의 적극적 개입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임대료 현황을 설명했다.현재 이 지역 임대료는 일반사무실은 1평방피트(1평=35평방피트)당 40∼50달러 수준이지만 섹스숍의 경우는 90∼1백25달러까지로 두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건물주들에게는 매력있는 업종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42스트리트의 폐허가 된 극장들에 대한 재개관 및 기존 극장들에 대한 개보수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월트 디즈니사가 브로드웨이 진출의 전초기지 마련을 위해 3천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96년9월 재개관을 목표로 대대적인 개수작업을 벌이고 있는 뉴암스테르담극장은 이 지역 재개발의 상징적 모델이 되고 있다. 19 03년 뮤지컬극장으로 개관된 정교한 아르누보양식의대표적 건물인 이 극장은 한때 브로드웨이의 대표적 극장 구실을 해왔으나 재정난으로 영화상영관으로 바뀌었다가 82년부터는 아예 문을 닫아버려 흉물처럼 돼 있었다.디즈니사는 이 극장을 디즈니 전용극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뉴암스테르담극장 맞은편의 빅토리극장도 아동극장으로의 재개관을 목표로 개수작업에 들어갔으며 영국의 튜소(Tussaud)그룹도 타임스 스퀘어 1번지 건물에 런던에 있는 마담 튜소와 유사한 밀랍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이밖에 타임 워너사,MTV사등도 42스트리트의 폐관된 극장들을 매입,공연장 또는 오피스빌딩으로 재활용할 계획들을 세워놓고 있다. 42스트리트개발 프로젝트사의 레베카 로버트슨대표(여)는 『시와 주정부 당국에서도 극장 개보수에 대한 융자혜택등 적극적인 장려책을 세워놓고 있어 이 거리의 분위기는 전연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42스트리트가 새롭게 단장되고 새로운 거리문화가 마련되기 시작하면 섹스숍들은 자연히 떠나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총기사고 전광판 없애 또한 이 지역에서는 특히 타임스 스퀘어 주변 건물들을 모두 뒤덮고 있다시피한 각종 광고탑들에 대한 정비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색상이 화려해진 것은 물론 커다란 커피잔에서 실제로 항상 하얀 김이 솟아오르는 광고등 광고자체가 하나의 작품인 것들도 많다.그 가운데 타임스 스퀘어 어디서나 잘보이는 위치에 있어 눈에 가장 잘띄던 「총기사고 사망자 시계」(Death Clock)가 최근에 없어졌다. 전광판으로 돼 있어 미국의 총기수와 금년들어 오늘까지 총기사고 사망자 누계의 두가지 수치를 밤낮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지난해 미국전역에서 4만2백30명이 총기사고로 사망,교통사고 사망자수에 육박할 정도로 총기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주의환기를 위해 시당국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에 이 시계를 설치해왔다. 그러나 최근 대대적인 정비작업을 하면서 관광객들에게 불안감을 조장하고 시민들에게도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철거했다는 설명이다.이 사망자 시계가 있던 자리에 뮤지컬 광고판이 들어섰다.「진정한 노력없이 사업에서 성공하는 법」.최근 리처드 로저스극장에서 개막된 61년도 리바이벌 작품이다.불로소득은 시공을 초월하는 인류공통의 바람인지 30여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이 뮤지컬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만원이다.
  • 만화영화/유망 문화상품 부상… 우리의 현주소 점검

    ◎연 1억불 수출 80%가 하청제작/영화수출의 95%… 일·미 이어 3대 제작국/한국적 해학·익살다룬 「홍길도95」곧 선봬/기획·녹음 등 경험 부족… OEM방식 못벗어/고유 캐릭터 적극 개발… 전략품목 육성 시급/올해 「영상만화대상」첫 제정…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 미국 월트 디즈니의 「라이온 킹」이나 일본 도에이(동영)의 「드래곤 볼」 신화를 우리는 만들어낼 수 없을까. 흑백텔레비전 세대에서부터 요즘 「비디오 키드」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의 무한한 꿈의 원천이 되어온 애니메이션(만화영화).하지만 만화영화는 이제 더이상 어린이들만을 위한 오락창구 정도의 역할에 그칠 수 없게됐다.미래산업의 총아인 영상산업,그 중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총체적 전략문화상품」으로 떠오르면서 각국이 경쟁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만화영화는 한국영화 해외수출 총액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90년이후 수출신장률이 매년 10%를 넘고있다.거의 유일하게 국제 경쟁력을 갖춘 영상산업 분야인 셈이다.국내 만화영화 업계는 86년 중반부터 OEM(주문자 상표부착 제작방식)수출의 전진기지로 자리잡아 현재는 연간 매출액이 1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비록 80% 가량이 하청주문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한국은 일본·미국에 이어 세계 3대 만화영화 제작국임에 틀림없다.국내 애니메이션업체중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메이저급 프로덕션은 「대원」「세영」「동양」「한호흥업」등 10개 안팎이며 1백명 가까운 직원을 거느린 중소 프로덕션도 20∼30개나 되는 등 모두 5백여 업체가 만화영화 작화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한때 세계 만화영화작품중 80%의 밑그림을 그려 해외에 수출하기도 한 「애니메이션 강국」이었다.미국 월트 디즈니사가 제작해 폭발적 인기를 끈 만화영화「미녀와 야수」의 애니메이션 밑그림도 한국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우리의 애니메이션 제작기술은 마치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정작 가장 중요한 기획부분(시나리오 작성,캐릭터 디자인,배경설정)과 후반부 녹음작업 등의 경험은 거의 없으며 미국·일본 등 발주업체들이 지정해준 연출안대로 원화(KEYDRAWING)와 동화(INBETWEENDRAWING)를 그리는 단순 수작업만 하고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 작가의 원작을 토대로 완성도 높은 장편 창작만화영화가 만들어진 예는 별로 없다.그동안 미국과 일본의 기형적인 하청제작 구조에 길들여져 만화영화 구성작가나 감독 등 전문인력 양성을 소홀히 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한국만화영화의 해외진출은 지난해 개봉돼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던 「블루 시걸」이 남미·홍콩·미국·독립국가연합 등에 수출을 추진중인 정도가 고작.당초 미국 메이저영화사인 콜럼비아를 통해 50만달러 정도의 값으로 전세계영화시장에 배급되리란 예상은 영화의 완성도가 기대에 못미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엔 미국이나 유럽의 하청물량도 중국·필리핀 등 저임금국가로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우리 애니메이션업계에 빨간불만 켜져있는 것은 아니다.최근 국내 애니메이션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재 제작중인 장편 만화영화만도 5편에 이른다.「아마게돈」「홍길동95」「붉은 매」「헝그리 베스트5」「슈퍼 차일드」등이다. 이 가운데 SF애니메이션「아마게돈」은 기존 만화영화와는 여러 면에서 차별화된다.영화사,컴퓨터게임,캐릭터업체 등이 컨소시엄 형태의 「제작위원회」를 구성,제작하는 선진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글자꼴인 「아마게돈체」를 개발해 자막에 활용하는 등 세계화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아마게돈」의 총기획을 맡고 있는 김혁씨(32)는 『일본 등에서 흔히 활용되는 제작위원회 방식은 자본동원이 용이하고 애니메이션과 관련산업을 연결하는 종합문화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애니메이션 장면 수를 디즈니 수준인 초당 24프레임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본수준인 초당 17프레임까지는 만들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 고유의 캐릭터 홍길동이 만화영화「홍길동95」(돌꽃컴퍼니 제작)로 만들어져 전세계에 배급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지난 67년 한국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풍운아 홍길동」을 토대로 새로 만드는 「홍길동95」는 입모양과 대사가 정확히 들어맞는 「선녹음」방식을 택하고 있는 점이 특징.『비록 일본의 제작기술과 배급망에 의존하는 한계는 있지만 차돌바위·호피·곱단이 등 우리만의 캐릭터와 주제로 세계만화영화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것이 제작사측의 각오다.월트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가 60여년이 넘도록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독창적인 캐릭터의 개발은 필수적인 일.특히 「홍길동」캐릭터는 한국적 해학과 익살이 담긴 가장 「인간화된」인물이란 점에서 해외수출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또한 정부는 올해 ▲제1회 대한민국 영상만화대상 제정 ▲외국 견본시 및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참여 적극 지원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개최 ▲만화영화 시나리오 공모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만화영화산업 육성의지를 보이고 있어 애니메이션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작년까지만해도 「연소자 관람가」 등급만이 허용됐던 만화영화(비디오포함)가 최근 일반영화와 마찬가지로 연소자 관람가·불가,중학생이상·고등학생이상 관람가 등 4개등급으로 구분 심의받을 수 있게된 것 또한 만화영화 진흥차원에서 바람직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지원도 우리 만화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은 주장한다.우리 만화영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만화영화산업에 대한 준제조업 수준의 지원 ▲국내 TV방송사 등 대기업과의 적극연계 ▲극영화와 똑 같은 영화진흥기금 활용 및 각종 영화제 출품 기회 부여 ▲외국과의 합작강화 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영화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제작비 30%,국내촬영 30%의 합작영화조건은 보다 탄력성있게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한 정부지원에 앞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만화영화의 기획·구성작가·감독 등 전문인력의 양성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만화영화「둘리의 배낭여행」을 제작하고 있는 선우엔터테인먼트의 방상연 PD(28)는『이제 우리 애니메이션업계도 토털 마케팅 개념을 도입할 때』라며 『특히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부수사업은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엄청난만큼 본격적인 수출주도 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제의 「블루시걸」제작 김종성 용성시네콤 대표/“「메이드 인 코리아」로 우뚝서고 싶었어요”/고급인력 없이 세계적 수준 역부족/정교한 제작기술로 선진장벽 깨야 『노예처럼 하청생산에만 매달려 있는 현실을 벗어 던지고 「메이드 인 코리아」가 당당하게 찍힌 순수 국산 만화영화로 세계시장에 우뚝 서고 싶었습니다.하지만 결과적으로 짜임새가 부족하고 매끄럽지 못한 작품에 그쳤음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국내 최초의 본격 성인용 만화영화「블루시걸」을 기획 제작한 용성시네콤 대표 김종성씨(42)는 「블루시걸」의 좌절은 우리 애니메이션이 안고있는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 대표적 사례라고 말한다. 『우리 만화영화상품의 세계화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은 「디렉터급」의 고급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가칭「만화영화공사」같은 기구를 세워 애니메이션기획자나 감독,작가 등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되리라 생각해요』 미·일 등 만화영화 선진국들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정교한 컴퓨터 애니메이션기술이 보편화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10분 길이의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3억원 가까운 비용이 들지만 우리 컴퓨터 기술이 세계수준이어서 외국의 컴퓨터 응용영화에 비해 크게 뒤지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2조8천억원에 이르는 세계 만화영화·컴퓨터게임 프로그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컴퓨터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개발에 힘쓸 경우 우리 만화영화는 한층 국제경쟁력을 갖춘 상품이 될 것입니다』
  • 「공연예술의 메카」나윤도특파원 현장리포트(브로드웨이“새바람”:3)

    ◎월스트리트/국제금융 중심가서 「정오 콘서트」26년/고건축 벽조각과 현3대식 건물 조각물 조화 볼링 그린에서 힘차게 출발한 브로드웨이에 추진력을 달아주는 것은 월 스트리트다.국제금융의 중심지로 자본주의의 산파역이자 물질문명의 대명사로 불리는 월 스트리트와 약간 북쪽의 풀턴 스트리트에서 연결되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2백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브로드웨이를 동서로 떠받치고 있다. 북쪽 인디언들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통나무 담(wall)을 둘러친데서 유래했다는 월 스트리트는 트리니티 교회와 마주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80번지(뉴욕은행)와 100번지(도쿄은행)사이 동쪽으로 5백여m 뻗어나간 폭10m도 되지않는 작은 골목길이다.고딕 양식의 웅장한 교회첨탑으로 길이 막힌 것처럼 보일 정도로 트리니티 교회는 엄숙하게 월 스트리트를 내려다보고 있다.인간의 물욕에 대한 신의 심판을 가하는 형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와 연방준비은행을 중심으로 수많은 금융기관과 증권회사들이 몰려 있는 월 스트리트는 브로드웨이의 또다른 얼굴이다.하얀와이셔츠에 단정하게 타이를 맨 정장 차림의 청년들과 무릎에 와닿는 우아한 투피스 차림의 단정한 아가씨들이 서류철등을 들고 골목 사이를 바쁘게 오가는 모습은 자유분방하고 느슨한 브로드웨이의 보통 모습과는 사뭇 큰 차이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막상 미국인들에게 월 스트리트는 금융의 거리에 앞서 역사의 거리로 인식돼 있다.페더럴(연방)홀을 비롯,구석구석 초대 워싱턴 대통령의 체취가 흠씬 배어있다.그리스 신전처럼 8개의 석조기둥으로 전면을 장식한 이 홀은 1789년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고 1년동안 대통령 집무실이자 연방청사로 사용했던 곳으로 건국초기 미국의 틀을 짠 곳이다. 이 건물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둘레의 전시실에 워싱턴 대통령이 취임선서할 때 쓴 성경책,집무책상등이 진열돼 있으며 중앙홀에는 의자들이 놓여있어 각종 공연이나 집회를 가질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다.건물앞에는 워싱턴 대통령의 동상이 우뚝 서 있어 또하나 월 스트리트의 감독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약간 아래 펄 스트리트 모퉁이에는 워싱턴 장군이 자주 다녔다는 선술집 프론세스 태번이 있다.붉은 벽돌 3층집인 이 집은 1783년 12월 파리평화회의후 전쟁영웅 워싱턴 장군이 지휘권을 대륙회의에 반납하고 마운트 버넌의 고향집으로 돌아가면서 부하들에게 마지막 고별사를 했던 곳이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료하였습니다.본인은 그 빛나고 위대했던 활동의 무대에서 물러나려 합니다….이렇듯 위엄에 넘치는 대륙회의에 대하여 존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작별의 인사를 드리며 아울러 본인의 임명장을 반납하고 모든 공직생활에서 물러나겠습니다』 ○2층엔 연설문 보관 ○…워싱턴이 연설했던 2층방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이 낡은 연설문 종이 한장은 물러날 때를 아는 한 위인의 우렁찬 음성으로 후세에 남아있다.그러나 그로부터 6년후 워싱턴은 국민적 추대를 받아 초대 대통령으로 이곳에 다시 왔다.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인 이 집은 현관에 커다란 워싱턴 초상화와 독립당시 성조기를 걸어놓고 그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한편 브로드웨이를 건너 허드슨강 쪽으로 위치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110층 높이의 쌍둥이 건물로 1973년 완공,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세계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그 파낸 흙으로 강을 메워 건설한 배터리 시티의 월드 파이낸셜 센터와 함께 월 스트리트를 압도하는 새로운 금융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의 브로드웨이를 걸어 올라가다 보면 트리니티 교회와 그 두 블록 위쪽의 세인트 폴 교회가 있다.세인트 폴 교회는 1766년 트리니티 교회 지교회로 설립됐으나 모교회가 두차례 허물어지는 동안에도 굳건히 버텨와 맨해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의 교회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워싱턴 대통령의 취임예배도 트리니티 교회의 화재로 이 교회에서 행해졌다. 두 교회의 위치를 유심히 보면 재미있다.트리니티 교회가 월 스트리트를 내려다보고 있듯이 세인트 폴 교회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내려다보고 있다.즉 트리니티 교회 강대상은 동쪽을 향하고 있는데 반해 세인트 폴 교회는 강대상이 서쪽을 향해 나있는 것이다.2백년후의 상황에 맞게 향이 반대로 지어진 것을 보면 이곳에도 풍수지리와 비슷한 신의 계시가 있었나 보다. 1792년 이곳 플라타너스 나무밑에서 24명의 브로커들이 모여 시작한 이래 세계각국의 2천여개 상장 주식에 4천7백만 개인주주와 1만여 기관투자가를 거느리는 세계최대 증권거래소로 성장한 뉴욕증권거래소는 견학코스를 마련,증권의 모든 것을 이해시키고 마지막에는 중앙홀의 거래광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유리회랑으로 안내한다. 각기 50여개의 텔레비전 모니터와 20여개의 시황안내 로보트팔을 갖고 있는 7개의 커다란 기둥이 서 있으며 그 주위에 기능에 따라 빨간색·청색·녹색·하늘색 재킷을 걸친 브로커들이 세계의 주가를 요리하는 뉴욕증권거래소 중앙홀은 긴장감과 열기로 가득하다. 그러나 월 스트리트가 브로드웨이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역사 때문도 금융 때문도 아니다.어느곳 못지않게 살아 숨쉬고 있는 예술성 때문이다.특히 세인트 폴 교회의 「눈데이(정오) 콘서트」는 이 지역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신성모독을 자비로 다스리는 위대함이다. ○5백여 관중석 “만원” ○…23일 낮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의 러시아 음악을 베이스 아나톨리 판초스니의 노래와 릴리야 코보트코바의 피아노 연주로 들려주는 눈데이 콘서트의 현장은 5백여석 교회 의자가 꽉찰 정도로 성황을 보였다.샐러리맨도 관광객도 쇼핑객도 고급연주의 클래식 음악을 이같이 생활의 일부로 할 수 있음은 브로드웨이만의 축복이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정오 교회에서 맨해튼의 중견 연주자들을 초청,한시간씩 클래식 연주회를 갖는 눈데이 콘서트는 26년의 역사를 갖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3개월치씩 인쇄돼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 30일에는 앤젤리스 현악 4중주단의 하이든곡 연주,내달 2일에는 영콘서트 아티스트상 수상자인 마코토 나쿠라의 마림바(목금의 일종) 연주와 마리아 마틴의 플루트 연주,21일에는 특별 오페라 순서로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중에서 「발퀴레」1막 공연등 다양하게 계획돼 있다. 이 지역에 살아 숨쉬는 또하나의 예술성은 조각품에서 발견된다.브로드웨이 양편에 늘어선 고건축물들의 벽 장식조각에서부터 현대식 건물들앞에 세워진 현대조각까지 다양한 조각박물관을 이루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 같은 도리아식 기단을 8층까지 올리고 사이에 수많은 이오니아식 기둥을 세운 벽면에 파라오의 벽화를 조각한 AT&T건물(195번지),역시 도리아 양식에 8개의 여신상을 2층기단에 세워놓은 도쿄은행 건물등 구석구석을 모두 정교한 조각으로 장식한 빌딩들이 늘어서 있다. 동그란 구멍이 뚫린 빨간 정육면체를 모로 세운 브로드웨이 140번지 머린 미들랜드 뱅크 사옥앞의 이삼 녹치 작품 「레드 큐브」는 이지역 현대조각의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체이스 맨해튼 은행 앞에는 거대한 4개의 버섯모양인 뒤뷔페의 「포 트리」와 역시 이삼 녹치의 「물위의 정원」등이 있다.특히 연방준비은행 옆 루이스 네벨슨 광장은 검은 철골 7개로된 「셰도우 앤드 플래그」조각이 서 있으며 작가의 이름을 따서 가로의 이름을 지을 정도로 유명하다. 한편 월드 트레이드 센터 쪽으로도 네벨슨의 「스카이 게이트」를 비롯,프릭 쿠닝,호앙 미로,다니엘 맨체스터등 세계적 작가들의 수많은 작품들이 곳곳에 자리잡아 자칫 삭막해지기 쉬운 이 거리에 늘 생동감을 뿜어주는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러나 월 스트리트는 최근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20년래 오피스빌딩의 첨단화로 사무실의 지리적 원근개념이 없어지면서 20개 대형 증권회사중 1개만 남고 모두 이곳을 떠났고 딴 금융회사들도 떠나려 하고 있다.이곳의 낡은 건물로는 첨단설비가 어렵고 임대료도 비싸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떠나간 금융회사들을 월 스트리트로 다시 불러들이고 더이상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보려 5년동안 부동산 취득세와 영업세를 대폭 감해주고 건물 신축 및 개축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21세기 새로운 브로드웨이 건설의 원동력인 월 스트리트의 대변혁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 사고다발지역/양해영(서울광장)

    우리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온갖 사건사고가 다발로 터져나오고 있다.그런 한편에서는 세계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있다.하나는 과거 병리의 노출이고 다른하나는 그같은 병리의 수술이라 미래상의 제시다.이같은 혼조속에서 국민들은 갈피잡기조차 힘든 처지다. 어쨌든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은 이러한 혼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화의 바람은 더욱 강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부대로,기업은 기업대로 세계화의 작업과 그 추진에 몰두해야 할 입장이고 국민도 그 대열에 동참해야만 시대흐름과 동행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는 거역할 수 없는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임에는 틀림없다.창의와 생산성이 중시돼야 하고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선진국의 대열에 동참해야 하고 그래서 차세대에 세계경영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일들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화추진작업의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적지않은 혼돈에 빠져 있는 것 같다.얼마전 민자당 고위당직자회의는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한사람은『세계화와 국제화가 어떻게 다르냐』고 했고 또한 사람은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 했으며 또다른 사람은 『조금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혼란이 많다는 얘기다. 또 구체안 마련을 위해 청와대는 내각에 지시하고 내각은 다시 각부처에 지시하고 각 부처는 그러한 안을 마련하는데는 숙달돼 있는 관료에게 지시하고 있다.얼핏 일사불란한 행정체계같다.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세계화의 기본바탕에는 국민모두가 참여해야 세계화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과거 「계획」의 답습처럼 세계화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초기과정을 볼때 제대로 된 길이 찾아지고 있는지 의문이 많다.지난 2년여 사이에 개혁의 바람이 불었고 국제화의 바람이 불었다.아직까지도 기업들은 국제화추진대회라는 걸 열심히 벌이고 있다.이제는 세계화 추진대회를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들이 나오고 있다.사실 지금까지 거론되고 있는 세계화의 기본틀은 국제화추진계획이나 또는 신경제추진계획과 흡사하다.신경제구상의 체계를 보면 경제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정부의 지시와 통제를 국민의 참여와 창의로 대체하고 있으며 공직자·기업인은 물론이고 국민개개인의 의식개혁을 기본정신으로 삼고 있다.언뜻 보면 세계화의 근간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표현상의 뜻은 그렇다 하더라도 세계화의 구상이 나온 배경이나 최근 우리사회의 악순환적 구조의 배경분석을 통해 본다면 세계화작업의 추진은 그야말로 정신혁명을 시작한다는 각오로서만이 가능하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지금 우리사회가 혹독하게 겪고있는 일들은 일과성의 구호나 몇가지의 지시나 어느 한쪽의 개혁같은 것만으로 치유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새로운 정신의 바탕위에서만이 선진화도 세계화도 가능하지 그렇지 않다면 일시적인 바람으로 끝나고 지금보다도 더 무서운 사회적 파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화에 대한 혼돈을 없애주면서 구체안은 의식개혁이 주된 내용이 돼야 할 것이다.또 요란하게 무슨 행사나 현수막같은 캐치프레이즈를앞세울 일이 아니라 조용하게,그러면서도 국민들 스스로가 필요성을 자각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교한 유도계획이 있어야 한다. 성수대교붕괴이후 한달여 사이에 우리는 남산의 외인아파트를 헐어냈는가 하면 같은날 육교의 붕괴도 보았다. 하나는 과거를 도려내는 파괴미학으로 갈채를 받았고 또다른 하나는 지탄을 받았다. 또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계화의 구상과 때를 같이해서 각 관공서에 걸려있는 김영삼대통령의 사진을 근엄한 표정에서 부드럽게 웃는 내용의 것으로 바꿔 달기로 했다고 한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터지고 있는 사건들은 단순한 수술대위의 작업으로 그칠일이 아니다.도로위에 아무리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라고 써 붙여 놓아 봤자 도로의 구조를 바꾸기 전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파괴공법만이 세계화 작업의 기초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그렇지 않다면 세계화도 한낱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다만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에 안정을 주는 부드러움의 미학도 있어야 할 것이다.그런 뜻에서 비록 대통령 사진 한장의 교체일지모르나 그것이 국민에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닐 것이다.표정 하나가 국민의 분위기를 크게 바꿀 수도 있다는 진리를 실천해 보기를 기대한다.
  • 영상산업/“한국영화전용관 설립 필요”/영상발전민간협 정부에 건의서

    ◎제작업체에 조세감면 혜택줘야/종합촬영소건립,인력 양성토록/우수인력에 병역특혜제 도입을/국내현실 열악… 정책적 지원 절실 영상시장은 국내외 할 것없이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그러나 국내 현실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제작된 국산영화는 64편.외국영화는 4백20편이 들어왔다.연인원 4천8백만명이 관람했지만 10명중 8·5명은 국산영화를 외면했다.국산영화의 흥행수입은 2백85억원,국내에서 상영된 외국영화의 5분의1밖에 안된다.지난해 수출한 국산영화는 고작 14편,편당 수출가는 1만1천달러였다.반면 외국영화의 1편당 수입가는 14만3천달러. 『영상산업이 미국의 미래를 책임진다』(엘고어 미국 부통령,UCLA대 강연)『영화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 투자다』(미테랑 프랑스대통령). 영상산업은 영화,방송프로,컴퓨터그래픽·게임,영상기기 분야에서 급속히 하이테크화하고 있다.2000년의 세계시장이 4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일 영상산업발전 민간협의회가 제시한 「영상산업 발전을 위한 건의」는 정책지원을 통해 유치단계의 국내 영상산업을 첨단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이 내용을 간추린다. ▷관련법 정비◁ 영상산업에 대한 지원근거가 취약하므로 육성을 위한 기본틀로 영산진흥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영화업등록제를 개선하고 의무제작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며 합작영화허가제도 신고제로 바꿔야 한다.문예진흥기금을 영상산업진흥재원으로 쓰고 국산전용영화관을 세워야 한다.극장을 규제하는 법률만 공연법,영화법,주차장법,미성년자보호법,광고물 관리법 등 16가지나 된다.규제를 풀고 사전심의와 수출추천제도 없애야 한다. ▷영상산업 기반조성◁ 영상산업도 공업기반기술개발자금 등 정책자금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영화제작업체에 조세감면혜택을 줘야 한다.벤처 캐피털이나 상업어음할인도 제도적으론 가능하지만 관계기관의 인식부족으로 활용도가 낮다.전문인력양성을 위해 한국영화아카데미를 특수대학원이나 국립영화학교로 개편하는게 좋다.연극영화과를 연극과와 영화과로 나누고 첨단영상기술의 관련학과를 신설해야 한다.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상원을 세우고 미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같은 종합촬영소를 만들어야 한다. ▷영상기기 및 기술◁ 「쥬라기 공원」이나 「터미네이터」에서 보듯 자유로운 편집과 가공이 영화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국내 영사기업체는 한일영사기 제작소 등 3곳 뿐이다.촬영기제조업체는 전혀 없다.지난해 기기의 90%(1백67억원)를 수입했다.영사기,촬영기,편집·녹음장비,카메라,게임기의 국산화를 추진해야 한다.「스타 워즈」나 「클리프 행어」등 히트한 영화는 정교한 세트와 속도감있는 화면으로 제작했기 때문이다.「쥬라기 공원에서 공룡들이 한꺼번에 달려오는」 컴퓨터합성이나 「여배우가 구미호로 바뀌는」 몰핑기법 등을 개발해야 한다.스턴트맨을 대신할 로봇의 제작도 절실하다. ▷전략부문육성◁ 「라이온 킹」이나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등 만화영화붐이 인다.세계 3위의 만화 에니메이션 수출국이지만 수작업위주여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내수시장에서도 일본만화가 85%이상을 차지한다.4천억원이나 되는 컴퓨터게임의 내수도 95%가 일본 등 외국산이다.컴퓨터그래픽과 게임프로그램의 우수인력에 병역특례혜택을 주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 일본 도쿄 새 도청사(세계의 명소/걸작건축감상:3)

    ◎240m높이 첨단빌딩… “일본의 명물”/2개의 탑 구조… 중앙엔 공연용 광장 갖춰/30년 장기계획끝 91년 완성… 1만3천명 근무 도쿄에 유학하던 시절 필자를 가장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은 도쿄에 왔으니 볼 만한 건물을 소개해 달라는 친구들의 소박한 부탁이었다.차라리 관광거리를 물어오면 편하겠건만 「볼만한 건물」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기대치를 헤아리자니 난감하다못해 짜증이 나는 것이다. 파리를 찾는 사람들은 대개가 에펠탑이나 에트왈르 개선문을 보려고 작정을 하고 온다.그들이 뉴욕에 간다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자유의 여신상」같은 아이템을 스스로 골라놓고 나서 길안내를 해달라고 부탁을 할 것이다. 그러나 도쿄에서 보는 거의 모든 방문객은 문화관광의 아이템은 포기하고 우선 쇼핑과 유흥에 정열을 소비한다.그리고 나서 뭐 「볼만한 건물」같은 것을 찾게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관광의 베테랑들에게는 기초상식이겠으나 도쿄에는 관광지역으로서의 성격이 명확한 장소는 많이 있다. ○공사비 1조원 들여 이를테면전기전자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아키하바라라는 우리나라의 용산 전자상가지역에 상응하는 곳에 가면 된다.고급품목이나 전문 브랜드품을 구입하려면 전통적인 최고급품 상가지역인 긴자거리가 제격이다.일본 특유의 오밀조밀한 민속상품 쇼핑은 아사쿠사에서 즐길 수 있다.X세대는 「하라주크」나 「록폰기」에 포진하여 출몰하고 있으며 출판대국의 책은 「간다 서점가」에 집중되어 있다.관광객의 일상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에는 도쿄가 충분히 넓고 편리한 도시임에는 틀림이 없다.서울만큼 뛰어난 자연의 아름다운 배경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 도시 전체의 조형적 분위기는 다소 지루하지만 세계의 대도시중 가장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라고 확신한다.하지만 도쿄 특유의 뭔가 미진한 기분은 이렇듯 성능 좋은 도시의 무표정한 모습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필자가 유학생활을 정리하기 시작했던 80년대말,도쿄의 표정을 부여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그리고 귀국 이후에 출장 기회에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확인하고는 이제야 볼거리에 대한 「대답」을 찾은 시원한 느낌이었다. 도쿄도 신도청사 건립계획은 수십년의 검토와 시행착오 끝에 수립되어 1991년 3월에 완공되었다.이 건물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내리기는 좀 더 긴 세월이 필요하겠지만 벌써부터 전후에 세워진 대표적인 건축물로서 도쿄의 상징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도쿄도는 직원 업무공간의 절대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왔다.도의 기능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포함한 별의별 궁리를 다 하던중 「65년에 이르러 새로운 시설을 확보하는 근본대책의 수립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그로부터 6년뒤에는 도쿄도 본청사 건설심의회를 설치하여 「도쿄도청사」에 마땅히 요구되는 형태와 위치에 대한 검토를 시행하였다.그 결과 신청사는 도청사가 있는 「마루노우치」라는 도쿄중심지역에 시설하되 1천3백억엔의 공사비를 2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투입하여 사업을 완료한다는 장기계획을 마련하였다.현대의 도쿄도는 거품경제시대의 부동산가격 앙등으로 인한 지방세수입의 막대한 증가로 수천억엔의 흑자를 누리고 있으나 당시에는 1백억엔의 부채를 안고 있어서 사업의 실천이 불투명한 실정이었다.그러나 경제여건의 변동과 도 재정 재건을 위한 노력의 결과 80년대에 들어 흑자가 누적되면서 또다시 「신청사 건립논의」가 활성화 되었다.82년에는 처음으로 신도심으로 급격히 부상한 도쿄서부 신주쿠지역에 신청사를 일부만이라도 분산 건립하자는 의견이 개진되었다.그러나 도의회의 찬반 격론에 부딪쳐 사업 단계에 들어가지 못하였다.85년에 도정부는 신청사 건립의 필요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분위기 만들기 작업에 진력하였다.그 결과 최초의 논의이후 31년만에 신청사의 신주쿠지역의 부지 확정을 골자로 하는 사업방침을 확정하는 수확을 일궈 냈다. 총 사업비가 1천3백억엔.우리돈 1조원에 상당하고 건축 연면적이 6만5천평에 달하며 1만3천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최첨단 건물의 사업공정은 총50개월을 계획하였다. ○설계기간만 20개월 5개월여의 설계경기 기간과 약20개월의 설계기간 그리고 설계완료후 24개월의 공사기간으로 결정되었다.설계자 선정을 위한 설계경기는 지명경쟁 방식으로 시행되었다.각계의 대표들로 심사위를 구성하되 공공시설과 초고층건물의 설계실적을 보유하고 국내외 유수의 수상경력이 있는 9개의 설계법인이 지명되었다.이들은 5개월간 설계구상안을 완성하여 심사위에 제출하였다.그 결과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로 저명한 당게 겐조씨의 설계안이 선정되었다.선정후 도정부에서는 제출된 9개안을 공개전시하였는데 9일간의 전시기간동안 무려 5만명이 관람하여 도민들의 높은 관심도가 확인되었다. 새로운 도청사는 21세기를 향한 발전하는 문화의 상징이며 도쿄도민의 고향을 상징하며 국제도시 도쿄의 상징물로 남는 것을 설계이념으로 하고 있다.기능적인 측면에서는 행정기능,광장기능,정보센터기능,방재센터기능,문화기능을 갖추고 있다.도쿄서부 신주쿠역에서는 보행자의 동선과 차량접근로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광장에 접근할때 까지 도심을 산책하는 기분을 계속느낄수 있다.건물전체의 분위기는 높이 2백40m에 달하는 거대건물임에도불구하고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상부에서 두개의 타워로 나누어지는 형태의 독특함은 당게씨의 말 그대로 밀폐감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숨통구실을 하고 있다.슈퍼스트럭처구조 설계의 면밀함은 사무 공간의 기둥을 없애 활용성과 개방감을 극대화 시켜주고 있다.원형의 회랑으로 둘러싸인 수용인원 6천명 규모의 광장은 서구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광장의 무대는 베토벤 제9교향곡을 연주할수 있는 면적을 확보하고 있다.도면으로 보면 국적불명의 건축양식과 공간을 무리하게 연계시킨 느낌을 받게 되지만 실제의 체험이 주는 감동은 사뭇 다르다. ○베토벤 교향곡도 연주 광장에서 보이는 시의회 건물과 도청 본관의 대응적인 위치관계가 도청의 견제와 균형을 암시하여 공간의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고 잠시 이국에 온듯한 들뜬 분위기의 광장의 인파들 사이에서 청사 관리인들이 갖은 픔으로 사진을 찍어주며 웃음을 자아내곤한다.에도시대의 격자창문에서 형태를 도출하였다는 정교한 전면의 돌붙임패턴이 매우 고전적이면서도 진한 유리창의 비례와 어울려 IC나 LSI의 회로판을 연상케하는 묘미가 있다.거대 규모에도 불구하고 거만하지 않고 고전적 따스한 형태를 가졌으면서도 첨단테크놀로지의 표정을 갖고 있으며 주변의 초고층 건물군을 시야에 모두 끌어들인 서구식 광장 취향의 정서는 일본 사회의 인상을 그대로 담고있다. 서울 시청의 신축문제도 벌써부터 논의 되어 왔지만 아직 그 위치선정등 극히 기초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도쿄도 신청사 건립은 30여년의 검토와 시행단계에서의 엄정한 설계자 선정,각동별로 10여개의 건설회사를 「건설공동체」로 하여 추진하는 고도의 프로젝트 관리력을 바탕으로 매듭지어졌다.우리 서울의 신시청사가 현위치를 고수할지 강남 신도시 지역에 세워질지는 두고 봐야 겠지만 부디 권위주의적 모습을 벗어난 서울의 밝은 이미지가 제대로 반영될수 있는 대표적인 건출물이 탄생되기를 기대하면서 가까운 나라의 사례가 그 타산지석이 되기를 바란다.
  • 일 우주개발에 중대차질/위성 기쿠6호 궤도진입 실패

    ◎H2로켓 발사 성공 나흘만에 엔진 멈춰/세계최대 목표로 5천억원 투입 “헛일” 일본이 지난달 28일 야심차게 쏘아올린 「순국산」위성 「기쿠6호」가 발사 4일만에 궤도진입에 실패,일본의 21세기를 향한 우주개발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은 지난 70년 최초로 인공위성 「오오스미」호를 쏘아올린 뒤 4반세기만인 올해 완전한 자체 기술로 개발한 H2로켓을 지난 2월 발사하는 데 성공했었다. 이어 6개월만에 이 로켓에 정지위성 기쿠6호를 실어 쏘아 올렸던 것. 기쿠6호는 무게가 2t이나 되고 궤도에 진입,태양전지판을 펴게 되면 너비가 30m로 세계 최대급의 위성이 될 예정이었다.게다가 일본은 지금까지 기계구조가 단순한 고체연료를 써왔으나 기쿠6호에는 정지궤도 진입용으로 구조가 복잡하고 정교한 액체연료 엔진이 장착돼 있었다.일본으로서는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자부심의 상징이었다. 또 기쿠6호에는 멀티미디어 시대를 내다보고 일본전신전화(NTT)등이 실험하려는 각종 최신 통신기기들이 실려 있어 우주 이용의 최첨단 시대를 개척하는 길을 연다는 의미도 있었다. 이 때문에 H2로켓 발사기술이 대륙간탄도탄 제조에 전용될 수 있다거나 정지위성을 군사목적에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주변국가들의 우려와 대부분의 나라들이 우주개발계획을 축소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이 방대한 우주개발계획을 추진해왔던 것이다. 특히 지난 18일 1차 발사때 카운트다운 다음에도 기쿠6호를 실은 H2로켓 엔진이 분사되지 않아 관계자들을 적지않게 당황시켰다가 28일의 2차시도에서 발사에 성공했던터라 기쿠6호가 일본인들에게는 여간 대견스럽지 않았다. 그날 다나카전총리의 딸인 다나카 마키코(전중구기자)과기처장관은 멀리 규슈 가고시마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까지 가서 헬멧을 쓰고 발사광경을 지켜보다가 『너무나도 좋군』이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기쿠6호는 발사 3일째 타원형 궤도에서 정지궤도인 원형 궤도로 진입하기 위해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엔진을 작동시키려 했지만 분사되지 않았다. 31일까지 모두 3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종내 무응답.기자재비용 4백15억엔(한화 3천4백억원 상당)과 발사비용 1백90억엔(1천5백60억원)을 들인 위성이 졸지에 우주 쓰레기가 돼 버린 것이다. 결국 야마노(산야정등)우주개발사업단이사장과 무라카미(촌상건일)과기처사무차관은 31일 하오7시 기자회견을 갖고 실패를 발표하면서 무라야마총리가 이날 종군위안부문제에 대해 사용한 똑같은 단어로 「사죄」의 뜻을 표했다.다나카 과기처장관은 이날 아무 말없이 일찍 귀가했다. 1일 일본신문들은 「신성의 꿈,우주에 흩어지다」,「멀티미디어전략에 찬물」,「우주는 너그럽지 않았다」는 등의 제목으로 다루어 깊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 “마술같은 3차원 화상(현장 세계경제)

    ◎입체화면 컴퓨터 시대 열렸다/미 실리콘 그래팩사,상품화 첫 성공/수식·상상세계 「그림의 언어」로 표현/영화·쌍방향TV·분자과학 등 응용영역 “무한” 미국 실리콘그래픽사(SGI)의 마술같은 3차원화상이 컴퓨터의 「놀라운 신세계」를 열고 있다.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능이 첨가되고 있는 컴퓨터지만 발전속도가 워낙 재빠르다 보니 비전문의 일반인을 새삼스레 감동시킬 신기한 변화나 발전은 반대로 귀하다.말이 현대의 요술상자지 컴퓨터의 요술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제 식상해 하는 표정이다.이때 유수한 경제전문지 비지니스위크가 「깜짝이야!」란 탄성(제목)과 함께 실리콘그래픽사의 컴퓨터 마술을 커버스토리로 소개하고 있다. SGI의 마술은 눈이 휘둥그러 지도록 여실한 입체화상으로 이 3차원 그래픽을 통한 가상현실은 단순한 눈속임의 착각이 아니다.고등수학의 수식이나 인간뇌리 속에 갇힌 상상세계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의 언어로 눈앞에 펼쳐보이는 환상적 테크놀로지인 것이다.어른들도 움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영화 쥬라기공원의 공룡의 예에서 보듯 SGI의 마술적 3차원 이미지는 노소불문 모두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고 만다. 전투기 조종사등 가상현실감을 만끽시켜주는 수많은 시뮬레이터그래픽도 인기지만 SGI의 컴퓨터는 점보제트기에서 부터 가장 적게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 형태에 이르기까지 숱한 제품의 디자인에 중추 역할을 맡고있다.또 종양의 위치를 핀으로 찌르듯 정확하게 꼬집어내게 해 치유불가능의 뇌암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불어넣기도 한다.이렇듯 이 그래픽의 영역은 영화·멀티미디어의 첨병인 쌍방향TV,분자과학 등 전방면에 걸쳐있다. 퍼스널용이든 미니·슈퍼급의 범용이든 컴퓨터는 대개 골치아픈 데이터의 무미건조한 처리로 보통사람에겐 재미없는 물건인데 실리콘그래픽사의 컴퓨터는 예외다.SGI의 그래픽컴퓨터는 퍼스널용보다 복잡한 워크스테이션형으로 이 전자작업책상은 보통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입체화상을 통해 최첨단 항공기의 날개를 설계하거나 거대한 인구의 동태변화를 세밀히 예상하는 것이다. 정교한 우주창조의 가설도 입체화할 수 있는 이 그래픽컴퓨터는 세부자료의 변이와 투시·조감 각도의 다양화로 많은 과학기술자의 대가들에게 이론적 돌파구를 가르쳐주었다.그래서 실리콘그래픽사를 퍼스널컴퓨터의 대중화에 성공한 애플사에 비교하거나 「컴퓨터그래픽의 마이크로소프트사」로 비유하고 있다.실리콘그래픽사의 워크스테이션 인기 덕분에 기초급 그래픽 기능을 갖춘 멀티미디아형 퍼스널컴퓨터가 높은 호응속에 보급되는 중이다. SGI의 에드워드 멕크라켄 사장은 『우리의 3차원 그래픽을 통해 일반대중도 「정보고속도로」를 즐겁게 만유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자부한다. 세계적 컴퓨터회사들이 즐비한 실리콘밸리에서 실리콘그래픽사는 최고의 유망주로 부상하고 있다.미국 컴퓨터산업중 워크스테이션분야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백5억달러인데 실리콘그래픽사는 15억달러로 총액기준 3위이다.그러나 SGI의 지난해 매출액은 35%나 급증한 것이며 이윤율이 무려 52%에 달한다.퍼스널컴퓨터분야의 선두인 콤파크사에 비하면 마진이 두배 이상이다.현재 종업원 4천2백명이나 매달 2천5백명이 구직인터뷰를 신청하고 있다. 3차원 그래픽화는 컴퓨터공학 가운데 최고의 복잡성을 가진 고난도 기술이다.지난 84년 실리콘그래픽사가 첫 제품을 판매하기 전까진 대부분의 워크스테이션의 입체화상은 조잡해 「해골같다」는 야유를 면치 못했는데 SGI의 등장으로 면목을 일신했다.사람들은 데이터보다는 그림을 훨씬 쉽게 이해한다는 자명한 이치에 힘입어 입체화상의 선두주자 실리콘그래픽사의 컴퓨터 전체업계 비중이 급속히 높아졌다.『시각화야말로 컴퓨터산업의 핵심 추진력이다』는 말과 함께 실리콘그래픽사를 주시하고 있다. 이미 실리콘그래픽사는 정보고속도로의 선도적 건설업자로서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올 가을 세계 최초로 미국 올랜도지역 4천가구에 선보일 쌍방향TV에 있어 핵심부품인 전환기가 이 회사 기술로 제작된다.일본전신전화(NTT)도 일본 쌍방향TV 사업에 SGI 기술과 제품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말 그대로 세계의 모든 컴퓨터 회사들이 SGI와 합작하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 농협선거때마다 뇌물 “먹이사슬”

    ◎비리실태/임명직 지회장 돈받아 대의원 매수/인사청탁 싸고 고질적인 “뒷거래”/납품관련 업자·중개상과 결탁 검찰이 4일 농협중앙회의 인사청탁·납품비리등에 대한 전면수사에 나섬으로써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고질적·관행적 비리의 베일이 벗겨지게 됐다. 검찰은 지난해 농협이 해외 농산물을 싼값에 들여와 비싼 마진을 붙여 국내에 유통시켜 왔다는 첩보에 따라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중 ▲비자금조성 ▲인사비리 ▲납품비리등 농협중앙회의 얽히고 설킨 구조적인 비리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따라 은밀한 내사를 진행한 끝에 한호선중앙회장등 농협수뇌부의 변칙비자금조성사실을 밝혀내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오는 24일 열리는 중앙회장선거에 한회장이 단독출마,당선이 확실시되자 반대세력등이 투서등을 통해 평소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에 대한 각종 비리를 제보한 것도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검찰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고소·고발이나 진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내사해온 첩보에 의한 인지사건』임을 주장하고 있다.수사책임자인 김태정중수부장도 『농민의 돈으로 운영되는 농협이 농촌발전을 위한 업무외에 인사와 유통,납품등의 과정에서 고질적이고 광범위하게 비리를 저질러 왔다』면서 농협비리가 전반적이고 고질적인 비리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한회장이 소지한 2개의 예금통장에 대한 압수수색과정에서 비자금조성 사실이 드러나 급진전됐다. 이에따라 한회장이외에 농협중앙회재정담당간부 2∼3명과 중앙회부장급인 도지회장 15명가운데 3∼4명등 최소한 6명은 사법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밝혀진 검찰의 수사대상은 ▲도지회장등 임명직 간부들에 대한 뇌물수수등 인사비리 ▲농산물유통과정에서의 중앙회 담당자와 중간 도매상과의 결탁 또는 부당거래행위 ▲농협납품과정에서의 담당자와 업자간의 결탁비리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의 주수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인사비리의 경우 비자금조성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88년부터 2년동안 마지막 선출직 회장직을 지낸데 이어 90년 초대 선출직 회장으로 임기 4년을 채우는등 장기집권해온 한회장으로서는 3번째 회장유임을 앞두고 시·군단위조합장이 맡는 대의원표를 매수하기 위해 쓰일 비자금조성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임명직인 지회장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이를 현재 진행중인 단위조합장선거에 뿌릴 수 밖에 없는 먹이사슬이 형성됐다는 것이 검찰의 견해이다. ◎한호선회장은 누구인가/농협내 무소불위 권력행사/과시욕 지나쳐 “농민대통령” 행세/말단 서기서 27년만에 직선회장 농협의 납품및 인사등 구조적인 비리와 관련,4일 검찰에 소환 요구를 받은 한호선농협중앙회장(58)은 스스로를 「농민 대통령」으로 부를만큼 농협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왔다. 농협의 말단서기로 출발해 27년만인 89년 관선 농협회장직에 오른 한회장은 90년 단위농협 조합장들이 회장을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로 바뀌면서 초대 민선회장직에 뽑혔다. 현재 한회장은 초대 직선제 회장으로 관선을 포함,내리 두번째 회장직을 5년간 맡아오고 있다. 한회장은 추진력이 강해 한번 일을 추진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으로 관선에서 직선으로 회장선출 방식이 바뀐 이후 회장선거에서 대의원을 매수해 표를 끌어모았다는 세간의 의혹을 받아왔다.이 과정에서 관선 회장과 직선회장 재임때 비자금을 조성,선거때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당시 소문만 무성히 나돌았을뿐 확인되지는 않았다. 검찰이 한회장을 소환한 것은 이같은 풍문에 대해 끈질긴 내사를 벌여 업무상횡령및 뇌물수수혐의를 잡은데 따른 것이다. 36년 강원도 원주출신으로 원주농고를 거쳐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한회장은 대학재학시절 학생회장도 역임했고 변호사를 지망했으나 졸업후 농협직원공채(1기)에 응시,62년 3월 농협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서울의 중앙회로 배치되려고 경합을 벌였던 다른 대졸 농협합격자들과는 달리 한회장은 지방을 자원,양구군 조합의 말단서기로 출발했다.당시 양구지역에서 『한호선이가 국회의원에 나오려고 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한회장은 「의욕적인」 사업이 번번이 실패했는데도 농협사상 최연소 과장(지도과장)에 발탁되는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3공화국시절에는 새마을담당관으로 청와대에 파견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한회장은 「직선」의 프리미엄을 업고 전국의 농협조직을 강력히 장악,카리스마적인 권력을 행사해왔다. 더욱이 한회장은 향후 5∼6년간 그를 누를만한 라이벌이 없을 정도로 자신의 「아성」을 위협하는 2인자를 철저히 배격,정교한 권력관리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새정부 출범을 전후해 전국 농촌을 돌아다니며 「농민대통령」을 내세우던 한회장은 1기 내각의 농림수산부장관 물망에도 올랐으나 「과시욕」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경제 최우선의 국정의지(사설)

    김영삼대통령은 어제 연두회견에서 새해 국정목표를 국가경쟁력의 강화에 두겠다고 밝히고 그 실현을 위한 국정운영의 방향과 과제를 제시했다.그것은 단순히 문민정부 2차연도의 시정방향이 아니라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든 세계경제질서에서 국가적 생존과 발전을 확보하기 위한 청사진의 의미를 지닌다고 해야겠다. 지속적인 변화와 개혁,신경제 5개년 계획의 추진,농산물개방에 따른 농어민대책,교육개혁,사회전반의 국제화시책,그리고 북한 핵문제의 조기해결이라는 경쟁력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은 지극히 당연하고도 합리적인 것으로 국민적 공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한마디로 국정에서의 경제 최우선화다.우리의 국정운영이 민주대 반민주의 쟁점에서 벗어나 선진적인 틀과 사고로 근본적인 전환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어제 기자회견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그러한 인식아래 국가경쟁력강화를 초점으로 하여 여기에 정치와 행정력을 집중투입하겠다는 대통령의 비상한 의지였다. 금년5월로 예정된 민자당의 전당대회를 연기할 뜻을 밝힌 것은 경제의 걸림돌이 아닌,경제를 뒷받침하는 정치운용의 한 예이며 바람직한 결단으로 우리는 받아들인다.정치행사의 낭비요소를 줄이겠다는 효률의지이자 경쟁력강화의 견인체제를 안정시키겠다는 뜻에서도 그렇다. 선거가 없는 올 한해야말로 국가경쟁력강화의 목표를 향해 사회의 모든 주체가 뛰는 한해가 되어야 한다. 국가경쟁력은 국제시장에서의 기업의 상품경쟁력을 뜻하는 국제경쟁력의 차원을 넘는다.국제사회에서 경쟁할수 있는 국가와 사회의 총체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그 주체는 정부나 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각 분야에 걸친 국민전체가 될수 밖에 없다.제도 관행 의식의 선진화 국제화 효율화 정도는 물론 지도력과 국민적 결속력이 핵심적인 요인이 된다.그런 점에서 진정한 국가경쟁력의 강화를 위해서는 사회안정과 결속을 이끄는 정치권이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선거법의 개정을 비롯한 정치개혁의 제도화를 조속히 매듭짓고 초당적인 경쟁력 강화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위해서 행정부와 여당의 분발을 특별히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대통령이 국무총리와 여당대표가 실권을 가지고 챙겨 나가도록 당부했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책임이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정부의 각 부처가 대통령이 제시한 방향을 정교한 실행계획으로 구체화하고 유기적으로 추진하도록 독려해 나가기 바란다.어디까지나 차분하고 내실있게 공무원들이 책임을 다하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 민자당대표의 분발은 더욱 긴요하다고 하겠다.그동안 당내의 화학적 결속을 이루지 못하고 불협화음이 들려오는 일이 더이상 있어서는 안되며 변화와 개혁에 체중을 싣는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야당을 설득하여 생산성있는 정치를 이룩하는 것은 대표위원의 지도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보다 근본적인 경쟁력강화요소는 국민 각자의 자율과 책임이다.자발적인 협력과 창의의 발휘를 가로막아온 권위주의가 청산되고 있는 만큼 그 잔재인 정부주도문화를 국민주도문화로 바꾸지 않고서는 국제화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국가경쟁력강화의 성패는 국민 각자의 자발적인 참여에 달려있음을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 “법대로…” 중요사안 현장지휘/이 총리,내각 어떻게 운영할까

    ◎원칙 철저 적용… 조직위상 제고 힘쓸듯/「문민카리스마」지녀 공직사회 “차렷” 이회창 신임국무총리의 리더십은 김영삼대통령과 비슷한 점이 많다.가장 근본적인 것은 과거의 룰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두사람에게 있어 「예전에 그랬으니까 지금도 그래야 한다」는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김 대통령과 비슷 이처럼 같은 성향을 지녔으면서도 정치인으로 성장한 김대통령은 개방적으로 표출하고 있고 법조출신의 이총리는 조용히 추진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또 김대통령이 국민적 명분을 중시하는데 비추어 이총리는 법을 지키자는 쪽이다. 때문에 김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총리에게는 권위주의시대와는 또다른 의미의 카리스마가 있다.억압에 의한 카리스마가 아니라 법과 원칙을 지키는데서 나오는 자연스런 리더십이다. 이러한 카리스마는 이총리의 등장이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하고 있다. 우선 새정부들어 복지불동이라고 표현되던 공직사회가 바짝 긴장했다.이총리가 출근한 첫날인 17일,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는 근래에 볼수 없었던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일반 부처의 공무원은 물론 청와대나 민자당의 중진들도 이총리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이총리는 이날 헌법에 명시된 각료제청권도 법대로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앞으로 장관의 결재서류가 총리실을 안거치고 직접 청와대로 가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쪽」이라는 별명이 총리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세간에서는 이총리의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흔히 직선적이고,쾌도난마식이고,융통성이 없는듯 비쳐진다.지난 9월 대법원장 물망에 올랐으나 기용되지 못했을 때 한 정부관계자는 『성격이 모가 났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었다. ○부드러운 일면도 그러나 이는 피상적 관찰일 뿐이라는게 그를 오래 대해본 사람들의 말이다.또 권위주의시대에 대법원판사로서 소수의견을 많이 내어 화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알고 보면 부드러운 사람」이란 이미지를 잘 가꾸어 가고 있다. 이총리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때 선거과장으로그를 보필했던 이훈상선관위기획관리관은 『솔직히 이총리는 밑의 사람이 모시기 힘든 분』이라고 실토했다.선거가 타락양상을 보이자 현지로 직접 내려가 진두지휘하기도 하고 밤잠을 못잘 정도로 고뇌를 하니 밑사람이 편할리가 없을 것은 뻔한 일이다.『그렇지만 이총리와 함께 일을 하면 신이 났다』고 그는 말했다.선관위의 위상과 권한이 법에 정해진대로 발휘될 수 있다는 보람을 느꼈다는 것이다. 감사원장으로 부임해서는 더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황영하 감사원사무총장은 이총리의 장점으로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며 업무파악력이 월등하고 조직장악력이 대단한데다 국제화에도 일가견이 있고 개인적으로는 더없이 부드럽다』는 점을 들었다.일반적으로 이총리가 부족한 것처럼 인식되는 부분을 모두 장점으로 꼽은 것이다. 황총장의 이러한 주장이 「과공」만은 아니라고 여겨진다.감사원장 부임초기 출입기자들은 「원장이 자기 이미지나 관리하고 남과는 어울릴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치부했었다.10개월 가까이 흐른 지금 많은 기자들은 『이총리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일반 공무원들도 「원칙을 지키며 경우에 어긋나는 일만 하지 않으면 이총리를 아주 편한 총리로 모실수 있다」고 믿는다. 이총리에 대한 평가가 이처럼 달라지고 있는 것은 그 자신이 변했다기보다 시대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보다 옳은 것 같다.「법대로 하자」는 풍토가 자연스러워지면서 그의 리더십도 「힘」을 더해가는 것으로 이해된다. ○총리기용 「시험대」 그러한 관점에서 그의 총리기용은 하나의 실험극이다.감사원이라는 「조그맣고 제한된 구역」에서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그의 원칙론이 내각수반이라는 「광야」에서도 통용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그가 성공하기까지는 몇가지 뛰어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첫째는 김대통령과의 관계정립이다.선관위원장이나 감사원장은 대통령과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바람직스러운 측면이 있었다.그러나 총리는 좀 다르다.대통령이 「부」라면 총리는 따뜻하고 「악역」을 맡아야하는 「모」라는게 일반의 인식이다.김대통령의강력한 친정체제와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실세그룹사이를 뚫고 어떠한 위치를 점하느냐 하는 정교한 정치판단이 필요한 과제이다. 둘째는 공무원사회에서 냉소주의가 확산될 우려이다.김대통령에 이어 이총리마저 개혁과 사정만을 강조한다면 무사안일과 보신주의를 더욱 증폭시킬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셋째는 당,국회등 정치권과의 관계이다.비교적 「온실」 속에서 커온 이총리가 거친 현실정치와 부딪칠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 차세대 수직이착륙 전투기 개발 박차

    ◎미 록히드­MD사/2천년대초 실전배치 목표로/초강력 엔진·동체 안정장치등 설계 착수 지난 63년 영국에서 수직이착륙 전투기 해리어가 첫선을 보인 이후 30년이 지나는 동안 미국과 영국은 낡은 해리어기를 대신할 차세대 수직이착륙전투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수직이착륙기는 이륙할때 활주로가 필요없이 수직으로 떠서 비행하며 착륙할때도 아주 짧은 활주로에서 낙하산을 펴고 착륙하는 경량 전투기이다.이 때문에 항공모함이나 산악 지형에서 작전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해리어기는 지난82년 포클랜드전쟁과 91년 걸프전에서 수훈을 세웠다. 미 국방성 관계자들은 앞으로의 전쟁은 국지전과 게릴라전일 것으로 전망, 수직이착륙기를 많이 보유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직이착륙기는 이륙할때 기체의 중량을 들어 올리는 큰 출력을 필요로 하며 수평비행에서 수직 또는 급강하 비행때 동체와 날개의 안정성을 주는 자동안정장치를 갖춰야 하는등 항공역학적으로 정교한 기술이 요구된다. 기체가 지상에서 날개의 양력이나 부력없이 추진해서 뜨기위해서는 가볍고 견고해야하며 날개나 동체의 곡선도 직선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미국의 록히드사와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오는 96년까지 기본형 설계를 완성하고 98년에는 시험비행을 거쳐 21세기 초에는 실전에 배치하려 하고있다.록히드사는 프래트앤드 위트니와 롤스 로이스엔진을 달고 맥도널 더글러스는 제너럴 일렉트로닉스의 엔진을 장착한 설계를 하고있다. 두 엔진 회사는 모두 기체를 지상으로 띄워 올리기 위해 로켓의 분사장치같은 큰 힘을 내는 강력한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차세대 전투기는 현재의 해리어 보다 속도가 빠르며 민첩하고 레이더에 걸리지않는 은밀성을 갖추게 된다.미 해군과 해병대는 차세대 전투기의 속도를 음속의 1.8배인 시속 1천2백마일,전투행동반경은 5백52㎞,항속거리 1천㎞,폭탄 4백50㎏,4개의 공대공 미사일등을 장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현재 3백대의 해리어를 운용중인 미 해병대와 F­18을 주력기로 한 해군은 2천10년까지 모두 새로운 차세대수직이착륙기를 주력기로 확보하려 하고있다.
  • 섬유산업 사양길 벗어난다/작년 수출 세계2위… 재투자 붐

    ◎초극세사 등 신합섬 잇달아 개발 한때 사양업종으로 치부되던 섬유산업이 신기술 개발로 재기의 발판을 굳히며 우리 경제의 「효자」로 부상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달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이동찬 코오롱그룹 회장,김중원 한일그룹 회장 등과의 연이은 회동에서 섬유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특히 지난 18일 장치혁 고합그룹 회장과의 만남에선 『인류가 존재하는 한 섬유산업은 결코 사양산업이 될 수 없으며,인류가 발전할수록 생활용 섬유뿐 아니라 산업용 섬유의 수요가 증대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섬유산업을 첨단산업으로 발전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2%이던 지난 80년 마이너스 1.1%를 기록,쇠락의 길을 걷던 섬유업은 지난 90년 8.5%의 성장을 보이며 회복의 길로 들어섰다.전자 다음으로 수출을 주도해 온 섬유업은 지난 해 전체 수출액 7백66억달러 중 1백57억달러를 차지,수출 비중이 22%에 달했다.세계 총생산량 1천7백60만t 중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7.3%인 1백29만t으로 독일에 이어 섬유수출 2위를 기록했다.첨단기술에 의한 신소재 개발과 품종의 다각화가 거둔 성과다.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첨단 신합섬의 개발이다.꿈의 섬유로 불리는 신합섬은 실을 보다 가늘게 하면서도 질기게 하는 초극세화·고강력화와 이를 이용한 고기능성 섬유소재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합섬을 방사·사 가공 등 정교한 제사기술과 제직·가공 등 고도의 후가공기술을 통해 천연섬유에서 불가능한 질감과 합섬 고유의 기능성을 동시에 갖도록 한 것이다. 동양나이론은 염색성이 뛰어난 고밀도 다운푸루프(Down Proof) 직물을 개발,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선경인더스트리는 면보다 흡수성이 강하고 빨리 건조되는 신합섬 「니티아」와 정전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노스포」를 선보였다. 한일합섬은 원적외선 축열섬유인 「세란」과 아크릴 섬유를 특수처리해 신축성이 뛰어난 「콘티론」 및 「안티론」을 개발했으며,제일합섬도 초극세 섬유와 고수축사를 혼합한 「실테크2」를 상품화했다. 설비 자동화와 패션산업 선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코오롱그룹은 섬유산업 중흥을 통한 수출증대를 목표로 김천에 3천억원을 투자,첨단 무인화 공장을 짓고 있으며,매년 매출액의 3%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기로 했다.오는 95년까지 국내시장 점유율 1위,2005년까지 세계 10대 메이커가 된다는 목표 아래 매출 성장률 13%에 도전하고 있다. 선경그룹도 신합섬,고기능 소재 등 제품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주력하며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생각이다.국내 최대의 폴리에스테르업체인 동양폴리에스터는 하루 생산량 50t 규모의 장섬유 초고속 방사설비를 갖추고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꾀하고 있다. 한일그룹은 경쟁력이 약화된 설비를 과감히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로 이전키로 하고 합작 방적공장 및 완제품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패션부문 강화와 신규사업에 총1백20억원을 책정했다. 지난 80년대 이후 한때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하던 섬유산업이 재기의 기지개를 켜며 2000년의 섬유수출 3백억달러,세계 수출 1위의 꿈을 위해 다시금 뛰는 것이다.
  • 사정바람의 영향권(재산공개 공직사회:4)

    ◎사법부 수장의 도덕성까지 거론/“내년 새 진용 준비” 개혁동력 충전설/인위적 숙정 배제… 본보기 차원 징계 정관가에는 새정부가 공직사정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4월 고위 공직자 자진재산공개이후 많은 공직자들은 내년쯤 다시 공개하는 것을 희망했지만 청와대는 연내 재공개를 밀어 붙였다. 재공개이후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법에 따른 윤리위 실사는 12월초까지이나 정부는 사정기관의 조기가동을 가시화하고 있다. 9·10월에 걸쳐 상당수 비리의혹 공직자들을 솎아낸뒤 연말에는 대대적 당정개편이 있을 것같다는 추측이 끊이지 않는다.내년부터는 새로운 공직진용으로 다시 개혁의 추진력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핵심인사들은 한결같이 프로그램설을 부인한다.법·제도에 의한 개혁의 조기 완비를 위해 윤리법개정을 서둘렀을 뿐이라고 설명한다.사정활동의 강화도 투기·부정은 척결하고야 말겠다는 기본의지에 따른 것이지 12월 개편등을 위한 사전 수순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여부를떠나 현상은 어떤 목표를 향해 진행하는 느낌을 준다.재산공개결과 상당수 공직자가 된 서리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핵심인사들도 결과적으로 공무원 사회의 숙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부인하지 않는다.공직사회 동요가 우려된다해서 잘못된 것을 덮어둘수는 없다는 신념은 확고한 듯 보인다. 새정부 실세들의 구체적 언행을 봐도 정교한 시나리오는 없되 공직숙정은 임박한 것으로 이해된다.한 핵심인사는 재산공개 직전만 해도 『고위직은 지난번에 한차례 거쳤는데 별 일 있겠느냐』고 말했다.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파장이 있을 것 같다』는 쪽으로 돌아섰다.언론들이 의혹사실을 계속 적시하기 시작한뒤 누가 봐도 명백한 잘못이 드러난 인사에 대해서는 서슴없이 거명까지 해가며 『무언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인사의 언급은 김영삼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도 일맥상통한다.사전에 의도는 없이 시작했다가도 대부분이 잘못을 지적하면 다소 무리는 있더라도 정면돌파를 해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투기나 비리 의혹 공직자들의 잇단 사퇴가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때의 자진 사퇴자는 주로 장차관급,청와대비서관등 고위직이 주 대상이 될 것이다.2급이하 공무원은 신분보장이 되어 있으므로 총리실 4행조실,각 부처 감사관실의 조사를 거쳐 적절한 징계절차를 밟으리라 보여진다. 현 시점에서 숙정의 범위를 속단하기 어렵지만 80년대초와 같은 인위적이고 대대적 숙정은 없을 것같다.「본보기」차원에서 대표적 의혹 공직자를 징계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고 여파가 그때에 비해 적은 것은 아니다.당장 실사대상으로 거론되는 행정부 공직자만도 2백여명선이다.거기에다 국회·사법부까지 포함,국가를 움직이는 파워 엘리트 집단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다.특히 사법부 수장의 도덕성까지 반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어 그에 따른 모종의 조치가 곧 현실화될 수도 있다.재산공개에 따른 공직사회 개편이 어떤 모양으로 끝날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과학1호」 발사 성공… 우리 기술수준은

    ◎과학로켓 96년까지 2단계 분리형 개발/아직은 초보단계… 99년엔 고난도에 도전/9월발사 2호는 성능 높여 일 80%수준/87년부터 산학연 연구… 유도제어기술은 세계20위권 지난해 8월 우리나라는 5천년 역사상 첫 과학위성인 우리별1호를 발사해 우주시대를 열었다.또한 지난 6월4일에는 과학관측로켓 「과학1호」를 쏘아올려 우리의 힘과 역량을 우주로 확대하는 과감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엑스포기간중인 오는 9월1일에는 우리별2호와 과학로켓인 「과학2호」가 발사된다. 자동차가 2만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산업분야이며 비행기등 항공분야가 약20만개가 넘는 부품이 필요하다면 로켓이나 위성등은 이보다 더 정교한 최첨단의 고부가가치산업인만큼 국가마다 최대의 역점을 두고 개발에 열을 올린다.이런 중요한 과학기술산업임에도 우리는 이제 시작단계로 인공위성을 우주의 일정한 궤도까지 실어올릴 로켓기술은 아직 갖지 못해 9월 예정된 우리별2호도 프랑스 아리안로켓에 실어 발사한다. 또 95년 발사될 방송통신용 무궁화위성도 미국의 마틴 마리에타사의 델타2로켓에 의해 발사될 예정이다.우리나라의 로켓연구현황과 발사능력은 과연 어느 수준인가. 로켓이란 고체및 액체연료를 폭발시켜 다량의 가스를 내뿜을 때 그 추진력으로 나아가는 비행체를 말한다. 로켓은 이용목적에 따라 평화적(상업적)및 군사적으로 대별된다. 로켓의 평화적 이용방법에는 로켓의 앞부분에 관측장비를 탑재해 발사하는 과학관측로켓,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호위성 등과 같이 목적하는 장소·궤도에 진입시키는 수송수단으로 사용되는 로켓 등이 있다. 최근 타임지는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는 5백㎞이며 한국은 2백60㎞정도라고 추정보도했다(이것은 군사적 용도로 개발된 로켓의 경우일지 몰라도 국내 민간연구계에서 확인은 안되고 있다).중국이 1만5천㎞,미국이 1만4천8백㎞,러시아가 1만3천㎞인것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크게 뒤짐을 여실히 알 수 있다. 3백㎞의 사정거리를 가진 미사일을 보유한 나라는 파키스탄·이라크·리비아·브라질 등이며 5백㎞의 미사일을 가진 나라는 이란·시리아 등이다. ▷관측로켓 과학1호◁ 과학로켓 과학1호는 미국·러시아등 우주개발 선진국에 비하면 20∼30년 뒤떨어진 초보적인 단계지만 로켓발사기반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과학1호의 제원은 무게 11.4t,지름 42㎝,길이 6.7m이며,2호는 무게만 2백㎏정도 가벼울 뿐 1호와 차이가 거의 없다. ○미에 20∼30년 뒤져 성능면에서 과학1호는 1백75㎏의 오존측정기등 탑재장비를 싣고 비행거리 77㎞,고도 39㎞로 3분간 비행하면서 오존층을 관측했으며,1백50㎏의 탑재장비를 장착할 9월 발사될 2호는 비행거리와 고도가 각각 1백11㎞·57㎞로 4분10초동안 지구상공 오존층을 관측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우주기술연구부장 유장수박사는 『과학2호는 1호보다 고도가 약18㎞ 높아지는등 성능을 40%정도 향상시켰다』며 『과학2호는 과학관측로켓개발 선진국인 일본 과학관측로켓의 80%수준』이라고 말했다. ▷로켓핵심기술·부품◁ 로켓의 핵심기술은 크게 발사체기술과 일정한 목표거리에 도달하도록 하는 유도제어기술로 나뉜다. 발사체기술에는 고체추진제(연료)기술및 노즐·연소실통·점화기·핀제작기술 등이 있으며,유도제어기술에는 관성유도제어·가속도계·적재화물(페이로드)제작기술 등이 있다. ○점화기기술 낙후 고체추진제기술은 로켓을 추진시키는 연료를 만드는 것으로 우리도 확보했다.가스를 뿜어내는 노즐제작기술도 거의 국산화가 가능하다. 또한 연소실통제작기술은 금속공학기술로 우리도 가졌다. 점화기제작기술은 고체추진제를 단번에 태워주는 장치인 점화기를 만드는 것으로 선진 10개국정도만 개발했다.이 기술은 아직 국산화되지 못했다.로켓 끝의 조그마한 날개에 해당하는 핀을 제작하는 기술은 우리도 가졌다. 유도제어기술중 관성유도제어기술은 자동항법장치인 자이로스코프를 제작하는 기술로 우리나라에서도 개발된 상태.세계 20여개국에서 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로켓이 발사돼 속도변환을 측정하는 기술인 가속도계기술은 우리나라를 비롯,20여개국에서 갖고 있다. ▷국내개발현황◁ 우리나라의 로켓개발은 지난 70년대 박정희대통령시절 시작돼 78년 사정거리 40㎞에 조금 못미치는 군사용로켓을 발사했으나 외국부품으로 조립한 것이었다. 그러나 박대통령 서거후 한국의 군사용로켓개발에 대한 미국의 견제로 그이상의 발전이 없었다. ○78년 군사용 발사 10여년 휴지기를 보낸 우리나라의 로켓개발은 87년부터 방향을 선회,평화적 이용인 순수과학관측용으로 개발하기 위해 과학기술처가 28억4천만원을 투입,로켓개발기초연구에 돌입했다.이어 90년 과기처의 국책연구과제로「과학로켓개발」이 선정돼 본격연구에 들어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를 총괄기관으로 추진되고 있는 과학관측로켓개발사업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등 2개 정부출연연구소,서울대·연세대·한국과학기술원등 3개 대학,한국화약·삼성항공등 9개 기업이 참여,연인원 3백여명이 동원된 산·학·연 협동연구다. 로켓개발에 대한 대학의 연구는 서울대·한국항공대 등에서 로켓 자체기술보다는 인공위성개발에 부수되는 과제수행에 치중되고 있다. 서울대에서는 항공공학과 노오현교수를 팀장으로 5명의 교수가 ▲로켓중 외형설계와 연결되는 공기역학적인 특성▲구조물설계▲진동시험▲로켓유도방법및 장치 등을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 항공공학과 김승조교수는 『로켓을 학교단위로 연구하는 것은 재정부족 등으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로켓연구는 대학생에게 강의하는 정도의 연구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대도 인공위성개발에 필요한 열시스템 정도만 연구할뿐 로켓개발연구는 못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대·항공대·경희대·인하대·조선대 등에서 관심있는 20∼30명이 모여 「로켓연구회」등의 이름으로 동아리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로켓연구를 돕고 있는 한국항공대 기계설계학과 김진곤교수는 『이 동호인들은 인력·장비·재원등 모든 부문에서 빈약한 형편』이라며 『로켓기술이 고도 3백m정도 올라가는 소형로켓을 제작하는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항공대 로켓연구회 제작부장 지민영군(20·항공재료공학과)도 『오는 9월 인하대에서 열리는 제2회 전국로켓경진대회를 준비하느라 지난 1일부터 동아리회원 20여명이 로켓제작을 위해 합숙하고 있다』며 『로켓발사에 필요한 화약이 위험물로 분류돼 화약을 구하는 절차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공부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1년예산 4백만원의 대부분을 회원들 주머니를 털어 충당하다보니 재정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추진계획◁ 로켓개발은 90∼93년을 사업1단계로 지난 6월 발사된 과학1호에 이어 9월 과학2호가 발사되면 마무리된다.과학2호 역시 1단형 오존측정용 관측로켓으로 제원및 성능 등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99년 3단형 개발 사업2단계(93∼96년)로는 고도 1백50∼2백50㎞급인 2단형 중형과학관측로켓을 제작,발사하는 것으로 무게 2t,길이 10.3m,직경 42㎝ 크기다. 1단형 로켓과는 달리 2·3단형 로켓은 일단 목표지점까지 도달한 뒤 재추진력을 얻기 위해 분리돼야 하므로 분리과정에서 궤도이탈없이 정확히 유도할 수 있는 고난도의 유도제어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과학1호와 2호가 초속 1㎞내외의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데 비해 96∼99년의 3단계에서는 초속 7.8㎞의 속도를 내 위성까지 발사할 수 있는 3단형로켓을 개발하게 된다. ◎전문가 의견/유장수 항공우주 연구소 우주기술연구부장/“4∼5년뒤엔 본궤도 진입”/우주산업 뒤처지면 후진국 전락 『21세기는 우주산업시대입니다.로켓 및 인공위성개발을 게을리해 우주산업진출이 늦어진다면 선진국의 과학기술에 예속되어 우주산업의 후진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6월4일 국내 처음으로 과학관측로켓 「과학1호」의 제작에서 발사까지 총지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우주기술연구부장 유장수박사(41)는 미래에 대한 최선의 투자는 적극적인 「우주산업진출」이라고 강조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으로 학위를 받은 그가 본격적인 로켓연구에 참여한 것은 지난 76년.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군사용로켓개발에 뛰어들면서부터였다.78년 과학1호수준인 군사용로켓 발사시험에 성공했으나 여러가지 제약조건으로 더이상의 연구는 할 수 없었다.80년대들어 세계의 로켓개발추세가 군사용보다는 평화적 이용이 강조되면서 미래의 로켓기술의 확보에는 군사로켓보다는 과학로켓이 더욱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로켓개발에 정진하게 됐다. 87년 항공우주연구소 전신인 천문우주연구소에서 과기처 특정연구과제로 과학로켓기초연구를 마친 뒤 90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오는 9월 과학2호를 발사할 예정입니다.2호는 1호에 비해 고도가 18㎞가 높아져 비행거리 및 체공시간이 길어지는등 성능이 약40%가 향상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로켓사업에 늦게 뛰어든 것이 큰 문제라고 하는 그는 그러나 우리나라가 반도체·조선·정밀기계기술등 로켓개발의 저변기술에 대한 기초기반기술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적 문제는 따라잡으려는 정신력으로 보완할 수 있어 4∼5년 집중연구하면 3단형 로켓을 만드는 수준인 세계 10위권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최대한으로 공공투자를 유발시켜 일정궤도에 올라선 다음 기업체가 참여하는 순서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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