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젊은 피’로 뚫어라
한국은 ‘맑음’, 북한은 ‘흐림’
2006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편성 결과를 보면 한국은 그나마 편한 상대를 만났지만, 북한은 만만찮은 팀들과 격돌하게 돼 고전이 예상된다. 물론 남북한이 함께 독일에 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모래바람’이다. 중동의 ‘강호’를 넘어서야 독일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를 넘어서야 한다.80년대 아시아를 주름잡던 전통(쿠웨이트)과 아시안컵 3회 우승의 저력(사우디아라비아)이 말해주듯 만만한 팀들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우즈베키스탄의 감독들은 한국이 A조 1위가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어렵다.
특히 기후나 음식, 시차적응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원정경기가 큰 부담이다. 한국팀이 내년 1월8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전지훈련에서 무엇보다 체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프레레 감독도 10일 미국전지훈련에 참여할 대표팀 명단에 ‘젊은 피’박주영(19·고려대 1)을 비롯, 최성국(21·울산), 김남일(27·전남), 정경호(24·광주), 김용대(25·부산)를 새로 넣고 전력을 보강했다. 쿠웨이트와의 첫 경기(내년 2월9일) 직전인 내년 2월4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과 체격과 경기스타일이 비슷한 이집트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평가전을 갖기로 한 것도 ‘중동축구’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한편 ‘죽음의 조’에 속한 북한은 사정이 훨씬 나쁘다. 우리도 피하고 싶어하던 ‘난적’ 이란과 맞붙어야 한다. 지금껏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는 것(3무 6패)도 불길하다.
중동의 또 다른 ‘복병’ 바레인과의 한판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바레인은 2차예선을 무패(4승 2무)로 통과할 만큼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 서로 A매치를 한번도 가진 적이 없어 우열을 점치기도 어렵다. 북한은 더구나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7위로 ‘아시아 최강’인 일본도 넘어서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밀리는 데다 첫 경기를 적지인 일본에서 치러야 한다. 물론 정인철 북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일본은 강하고 경험이 많지만, 우리의 젊은 선수들도 최근 많이 성장해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언론이나 축구계에서도 역대전적(3승2무3패)에서 백중세이고, 북한이 국제무대에 오랫동안 안 나와 정보가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북한경계령’을 발동하고 있다.
남북한이 ‘모래바람’ 돌파라는 공통의 과제를 풀고 독일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수 홍지민기자 ss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