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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새로운 길 선택한 삼성, 글로벌 도전 이겨 내야

    삼성이 그룹의 두뇌이자 핏줄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최순실 사태로 인한 그룹 이미지 실추와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등 핵심 수뇌부 퇴진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졌던 인적 쇄신도 미전실 팀장 전원 퇴사라는 예상치 못한 카드를 꺼냈다. 이렇게 극약 처방을 하지 않고서는 고치는 시늉만 했을 뿐 속은 그대로라는 호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뉴삼성’의 출발선에 설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전 계열사의 전략·기획·홍보·인사지원·법무·경영진단 등의 기능을 담당했던 컨트롤타워를 해체했다는 것은 삼성이 선장 없이 항해에 나섰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새로운 길로 들어선 삼성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으로 자율 경영에 나선다고 한다. 삼성의 변화는 이미 예고됐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에 참석해 이병철 창업주 이래 58년간 그룹을 움직였던 미래전략실 해체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한두 사람 잘라서는 근본적인 변화를 꾀할 수 없다고 보고 ‘이병철-이건희 체제’를 유지해 준 그룹 작동 시스템 자체를 바꾼 것이다. 이러한 삼성의 도전에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총수 1인 지배로 인한 문제점도 없진 않았지만 그룹 차원의 대규모 신사업 진출, 장기 미래 투자, 효율 경영 등 장점도 적지 않았다. 사실 재벌은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를 현재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공신이며, 다른 나라의 글로벌 기업도 우리의 이런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삼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동시에 연매출 400조원에 이르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이런 삼성이 정치적 사건에 연루돼 휘청대거나 좌초하는 것을 바랄 국민은 없다고 본다.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삼성을 끌어내리려는 글로벌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그룹 컨트롤타워 해체가 삼성의 의지만은 아니겠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이를 계기로 삼성은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와 함께 정부와 정치권의 소통 통로였던 대관 업무까지 폐지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 등 삼성의 불행이 정경유착에서 비롯된 만큼 앞으로는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이 각자의 길을 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 시련과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초일류 삼성의 밝은 모습을 기대해 본다.
  •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구시대적 오너 경영 탈피 결단… 기업구조 개편 등 선제 대응 힘들수도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 해체는 오너 일가 중심의 구시대적 재벌에서 탈피해 전문경영인 중심의 기업으로 변화하려는 결단으로 풀이된다. 총수의 구속으로 이어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선언으로도 평가된다. 그러나 계열사가 60여개에 달하는 거대 조직의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면서 기업구조 개편과 인수합병(M&A) 등에서 선제적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전실을 해체한 삼성은 향후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과 이사회가 중심이 된 자율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고위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을 단일 컨트롤타워가 주도하는 경직된 조직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밑그림을 그려 왔다”면서 “미전실 해체는 예견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각 계열사의 경영 전략을 주도해 온 미전실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삼성의 가파른 성장의 원동력이었다는 평가와 기업의 투명한 의사결정을 가로막고 오너 일가의 불법행위를 비호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다.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은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순혈주의 탈피와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등기이사 선임을 통한 책임경영 강화 등 ‘뉴 삼성’이라는 기치 아래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체질 개선을 이어 왔다. 그러나 지난 58년간 거대 조직을 이끌어 왔던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삼성그룹은 각 계열사가 미전실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공고한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해 왔는데, 미전실이 해체되면 계열사 간의 업무를 조정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위산업과 화학 등 그룹의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사업구조 개편 작업과 신사업 진출, 인수합병에 대한 의사결정이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80억 달러(약 9조 6000억원)의 규모에 달했던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처럼 과감한 조직 개편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없이 각 계열사가 결단을 내리기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미전실 해체가 근본적인 쇄신의 해법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미전실 해체는 현재의 미전실 기능을 부분적으로 분할해 핵심 계열사 내부로 이전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컨트롤타워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각 계열사와 이해관계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조직구조를 투명하게 밝히고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자바의 교통체증도 내겐 너무 친근한 당신

    [해외에서 온 편지] 자바의 교통체증도 내겐 너무 친근한 당신

    학창 시절 나에게 인도네시아는 석유, 주석, 원목과 같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 한반도의 9배에 이르는 넓은 면적에 2억 6000만명이 사는 국가 등 책 속에서만 존재하던 나라였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인도네시아는 시나브로 친근한 나라로 다가왔다. 동남아라는 왠지 모를 친근감, 한국의 대형 할인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산 의류 등 다양한 상품들로 낯설지 않았다.친근함에 마치 이웃에 있는 나라인 듯 착각했던가. 부임 이후 난 여러 가지로 놀라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공항까지 5290㎞, 하늘길로 7시간이 걸린다. 서쪽 끝단 아체에서 동쪽 끝단 파푸아까지 5120㎞, 역시 7시간을 비행해야 도달할 수 있다. 얼마나 광활한 국토인가. 하지만, 이런 것은 겉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했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크게 놀랐다. 인도네시아는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복잡한 나라다. 자바, 수마트라 등 5개의 큰 섬을 중심으로 1만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섬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종족이 500여개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340여년간 네덜란드 식민지 지배를 거쳐 1945년 독립했다. 아픈 역사와 경제발전 과정의 부작용을 겪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국가 주도의 급격한 경제성장도 일궜다. 정경유착과 체계적인 계획 부족 등 누적된 사회적 문제로 1997년 외환위기를 겪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도 급격한 경제개발의 산물인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7위이면서도 1인당 GDP는 3600달러에 불과하다. 대도시에는 최고급 호텔과 쇼핑몰이 즐비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많은 사람들이 기초생활 수준 이하의 생활을 한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약점은 인프라의 부족이다. 국제적 도시인 수도 자카르타는 당초 500만명을 기준으로 설계됐지만, 현재 1200만명이 살고 있다.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해 오토바이의 수송 분담률이 70%가 넘고, 오토바이로 인해 도시 곳곳의 교통 정체가 심각하다. GDP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27%나 되다 보니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수입하는 물건이 외려 자국산보다 저렴할 때도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가 이슈화되던 지난해 명절, 자바주 브리베스 인근의 도로 21㎞ 구간에서 3일간 교통 체증으로 인해 노약자 1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언론에서는 이를 또 다른 ‘브렉시트’(Brebes Exit)라고 부르며 인프라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대사관 업무로 2.4㎞ 목적지를 다녀오는 데 4시간이 걸렸던 적도 있다. 11개월 동안 주재관 생활을 하면서 느낀 진짜 놀라움은 무한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 단계 성숙하고자 하는 인도네시아의 용틀임이다. 2015년 ‘흙수저’ 출신인 조코위 대통령 당선 이후 곳곳에서 국가 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만연한 부조리에 대해 엄격한 원칙을 적용하고, 경제성장과 인프라 확충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공무원, 공공기관, 발주처 사람들로부터 변화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기득권의 정치적 공격에 불구하고 뚜벅뚜벅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경제정책은 철저히 실용주의를 따르고 있다. 부족한 인프라 건설을 위해 주요 기반시설의 민관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외국인 투자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에는 잠재력이 현실화된 기회의 나라다. 용틀임 속에서 나의 소소한 목표는 인도네시아어를 더 공부하고 현지인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사회에 동화될수록 국내 건설기업의 수주 지원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나라 국가 이념인 ‘다양성속의 통합’을 스스로도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사설] 삼성의 쇄신, 투명 경영 확산 계기 되길

    변화를 향한 삼성의 몸부림이 예사롭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에 이어 10억원 이상의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온 미래전략실 해체와 강도 높은 인적 쇄신도 준비하고 있다. 삼성의 이 같은 혁신이 재계 전반에 투명 경영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삼성전자 이사회가 지난 24일 기부를 포함한 10억원이 넘는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등에 대해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의무화한 결정은 재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기부금이 500억원 이상일 경우에만 경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쳤던 것을 감안하면 기부금 지출 기준을 50배 이상 강화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에 대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하고 사전 심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등 혐의로 구속된 초유의 사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삼성의 자구책인 셈이다. 삼성은 한발 더 나아가 그룹의 경영은 물론 대외업무 등을 총괄해 온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는 데다 인적 교체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그룹 쇄신안을 다음달 발표하기로 했다. 대국민 사과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 내겠다는 의지로 보여 준 전경련 탈퇴 선언에 이어 투명 경영을 위해 환골탈태하겠다는 삼성의 방향은 바람직하다. 한층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에 경영 투명성을 높이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의 반영이다. 글로벌 시대의 요구이기도 하다. 다른 기업들도 예외일 순 없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드러난 기업들의 주먹구구식 경영 형태를 바꾸지 않고서는 정경유착은 말할 것도 없고, 기부금 등을 강요하는 권력의 관행을 끊어 낼 수 없다. 다행히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도 지난주 열린 이사회에서 기부, 후원금, 출연금에 대한 의결 기준을 명확히 했다. 지금까지 기부금과 후원금 등을 경영진 전결로 처리해 온 롯데, LG, 한화 그룹 등에서도 삼성이나 SK와 비슷한 수준의 조치들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해체 압박을 받고 있는 전경련도 혁신안 구상에 돌입했고,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보다 강력한 윤리강령의 실천을 다짐했다. 재계의 쇄신 움직임이 몸사리기식의 일과성 대응책이어서는 결코 안 된다. 정치권과 정부도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구본무 LG 그룹 회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입법을 통해 출연금 등 준조세를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기업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공익을 내세우며 기부, 후원 등을 요구하는 각종 외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은 별로 없다.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 또한 투명 경영을 내세워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일은 없도록 살펴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재벌 개혁 로드맵을 만들자/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재벌 개혁 로드맵을 만들자/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헌법재판소 최종 변론을 앞둔 대통령 탄핵 심판의 핵심인 국정 농단 범죄는 정경유착의 결정판이다. 대통령이 직접 연루된 사건이었으니 이보다 더 경악스러운 사태는 앞으로 발생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경유착의 한 축인 재벌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는 어느 때보다 높고, 성큼 다가온 대선의 유력 주자들도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두 재벌 개혁을 약속하고 있다. 과거에도 재벌 개혁의 기회는 많았지만 국민 경제를 볼모로 하는 ‘위협’으로 매번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정경유착의 대리인으로 자진 해체를 요구받고 있던 전경련이 존속을 선언하면서 정경유착의 의지를 확인했으니 더더욱 차기 정부는 재벌 개혁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먼저 재벌 개혁의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황제 경영을 타파하고 노동3권 강화를 포함하는 경제민주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공정한 시장질서의 확립 또한 빠질 수 없으며 경제력을 가능한 한 분산시키는 것도 목표가 된다. 재벌 개혁 로드맵에는 당연히 과제의 순서를 포함한 일정표가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재벌 개혁 조치들에 대한 논의는 활발했지만 그들 사이의 우선순위에 대한 고려는 충분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현행법과 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해 재벌 기업과 총수에 대한 특혜를 철폐함으로써 소위 경영권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총수의 불법행위에 대한 엄격한 처벌과 사면 금지는 이미 공감대를 얻어 가고 있다.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도 총수 전횡을 제어할 수 있다. 관급 공사에서 직접시공 비율을 높이고 하청 단계를 줄이며 현금 결제를 강화하는 것은 재벌 기업들의 횡포를 줄이는 길이다. 재벌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시행되는 정부 조달 사업이나 면세점 등 인허가 사업에서 중소기업이나 협동조합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도 바로 가능할 것이다. 재벌과 국제 투기 자본에 대한 특혜로 얼룩져 있는 공기업 민영화와 민자 유치 사업도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다음으로는 현행법과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해 재벌의 불공정 행위와 경제력 집중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공정거래법은 시행된 지 35년이 넘었지만 핵심적인 부당 행위에 해당하는 담합은 오히려 ‘정상적인 거래 관행’으로 굳어지는 느낌이다. 담합이 적발되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은 언제나 이 한도를 밑도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도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부과된다면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그래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돼야 하고 조사 방해에 대한 처벌은 강화돼야 하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폐지돼야 한다. 총수 일가 및 특수 관계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도 근절해 편법 상속을 막아야 한다. 납품 단가 후려치기는 중소기업의 숨통을 조이는 악덕 행위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2016 중소제조업 하도급 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42.7%가 납품 단가가 적정하지 않다고 응답했고, 업체 10곳 중 9곳가량은 오른 생산원가를 제품 단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끝으로 재벌 개혁을 목표로 새로운 법과 제도를 도입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이사 선출 방식을 바꿔 황제 경영을 청산하고 노동자 이사제를 도입해 기업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황제복역’이 아니라 스위스처럼 법규 위반 시 재산 및 소득에 비례해서 처벌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범죄 이익으로 형성된 재산을 몰수하는 것은 경제력 집중을 완화할 것이다. 계열분리명령제와 기업분할명령제를 도입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철폐하는 것도 경제력을 분산시키는 방안이다. 한국 경제 위기의 해법은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도 개혁에서도 찾아야 한다. 이 제도 개혁의 핵심이 재벌 개혁이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은 이제 재벌 개혁의 시작이다. 재벌 개혁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 수단에 대해서는 이미 오랜 논의가 있어 왔다. 이제는 이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들 때다.
  • ‘도로 허창수’… 전경련 셀프 개혁 논란

    ‘도로 허창수’… 전경련 셀프 개혁 논란

    권태신 부회장 선임·혁신위 구성 경실련 “꼼수 멈추고 해체 나서라” 4대 그룹·KT 이어 포스코 탈퇴허창수 GS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직을 계속 맡기로 했다. 전경련이 차기 회장을 끝내 구하지 못함에 따라 허 회장은 지난해 말 밝혔던 퇴임 의사를 번복하고 4연임하게 됐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예정대로 이날 퇴진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권태신 원장이 상근부회장을 겸직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 책임이 있는 허 회장이 전경련 쇄신을 이끌게 되면서 ‘셀프 개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56회 정기총회’에서 36대 회장으로 추대된 허 회장은 ‘쇄신’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전경련이 여러 가지로 회원사와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총회장으로 입장하던 중 만난 기자들에게도 “더 좋은 분한테 물려주기 위해서 (연임을) 결심했다”며 전경련 재정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허 회장은 취임 직후 전경련 혁신위원회를 꾸려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전경련 내부 인사 3명과 외부 인사 3명이 혁신위 구성원이 된다. 허 회장은 ▲정경유착 근절 ▲전경련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기능 강화 등 3대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허 회장은 “앞으로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정경유착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업과 회계 등 전경련의 모든 활동을 보다 상세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에 재정적 지원을 하거나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수백억원을 출자하도록 모금을 주도한 전경련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허 회장은 “(정경유착 근절 노력의) 시작으로 그동안 많은 비판이 있었던 (어버이연합 지원 예산으로 쓰였던) 사회협력 회계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경련이 어버이연합 등에 지원할 때 회장으로 있던 허 회장이 향후 쇄신 작업을 이끄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많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경련은 정치개입을 통한 국론분열, 정경유착을 통한 재벌규제 완화와 부패를 일삼았고 그때마다 사과와 쇄신을 약속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사퇴 약속을 저버린 허 회장은 말뿐인 사과와 쇄신 꼼수를 중단하고 자발적 해체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회원들의 이탈 추세도 당면한 위기다. 연간 회비의 80%를 부담하던 4대 그룹(삼성, 현대차, SK, LG)이 탈퇴하며 전경련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KT에 이어 포스코가 이달 중순 전경련을 탈퇴했다고 이날 알려지는 등 회원사 추가 이탈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점쳐진다. 신임 권 부회장은 “늦어도 다음달까지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안을 만들겠다”면서 “(탈퇴한) 4대 그룹도 언젠가는 전경련의 필요성에 공감할 것”이라고 구애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전경련 회장에 허창수 유임 “정경유착 근절하겠다”

    전경련 회장에 허창수 유임 “정경유착 근절하겠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결국 새 회장을 찾지 못했다. 결국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사임 의사를 번복하고 전경련 회장으로 유임됐다. 그는 “무엇보다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다”고 다짐했다. 허 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56회 정기총회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부당한 외부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면서 “(정경유착 근절 노력의) 시작으로 그동안 많은 비판이 있었던 사회협력 회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어버이연합 지원 등으로 논란이 됐던 사회협력 예산을 폐지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현재 전경련은 대기업들로 하여금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수백억원을 후원하도록 모금을 주도한 당사자로 지목돼 해체 여론에 직면한 상태다. 이미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한 LG그룹을 시작으로 삼성그룹과 SK그룹, 또 지난 21일에는 현대차그룹이 탈퇴하는 등 국내 4대 그룹 모두 전경련을 떠났다. 이에 허 회장은 “전경련의 운영을 투명하게 바꾸겠다”면서 “사업과 회계 등 전경련의 모든 활동을 보다 상세하게 공개해 오해와 일탈의 소지를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전경련이 여러 가지로 회원 여러분과 국민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전경련을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는 싱크탱크”로 탈바꿈하겠다면서 “경제단체로서 전문성을 극대화해 회원사와 국민의 아이디어를 한데 모으고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선의 발언 부적절… 죄송” 시험대 오른 안희정

    “선의 발언 부적절… 죄송” 시험대 오른 안희정

    안희정 충남지사가 야권의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킨 ‘선의 발언’에 대해 21일 사과했다. 최근 지지율 20%대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킨 안 지사가 논란을 수습하고 지지율을 지켜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안 지사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차 혁명과 미래 인재’ 콘퍼런스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떤 분의 말씀도 선의로 받아들여야 대화도, 문제 해결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까지 예로 든 건 아무래도 많은 국민의 이해를 다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예가 적절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마음 다치고 아파하는 분들이 많다. 아주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안 지사는 지난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박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 그랬지만, 뜻대로 안 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소신을 밝히겠지만, 말하는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록밴드 들국화의 보컬리스트인 전인권씨는 이날 ‘더좋은 민주주의 예술인 포럼’에 참석해 안 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안 지사가 몸을 낮춘 사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국불교태고종중앙회를 방문해 “정권교체가 되면 (정치)보복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적극적으로 협치하고 통합을 추구하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문 전 대표는 ‘정치인들이 승복하고 보복하지 않으면 나라가 바로 가지 않겠나’라는 총무원장 도산 스님의 말에 대해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평생을 핍박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것이 여러 번이었는데도 철저하게 화합과 통합을 실천했고, (이는)저희가 늘 간직한 가르침”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적폐청산은)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것이지, 사람을 미워하는 쪽으로 정치가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김경수 의원은 문 전 대표가 변호사 시절인 1989년 부산에서 신축 아파트를 불법 사전분양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문 전 대표도 정상적인 일반 분양 아파트로 알고서 분양받은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만일 문 전 대표가 특혜 사전분양을 받았다면 처벌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당시 문 전 대표 등 입주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일보는 문 전 대표가 1989년 부산 사하구에서 43평형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았으며, 당시 건설업체가 입주자 공개모집을 하지 않은 채 불법 사전분양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위기의 삼성] “준법 감시인제 강화 등 정치와 거리 둬야”

    [위기의 삼성] “준법 감시인제 강화 등 정치와 거리 둬야”

    100년 기업을 목표로 거침없이 성장해 온 삼성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에 따른 단종은 서막에 불과했다. 국정농단 수사의 여파로 총수까지 구속되면서 삼성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의 큰 형님 격인 삼성전자의 미국 내 평판 순위는 지난해 7위에서 올해 49위로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경쟁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의 ‘엑셀’을 밟으며 질주하고 있는데, 삼성만 ‘과거’(정경유착)에 발목이 잡혀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20일 “위법한 사항이 있다면 그에 대한 단죄가 먼저 있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이 법치주의에 맞는 법 적용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법치는 무시되지도, 과잉적용되지도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계열사 개별 채용으로 바꿔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삼성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리의 삼성’의 원동력인 총수의 리더십, 미래전략실의 기획력, 전문 경영인의 실행력 중 앞의 두 개 축이 중심을 잃으면서다. 당분간 전문경영인의 실행력에 의존해 거대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한다. 외부에서는 오너 없는 삼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던지기도 하지만, 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는 “갤럭시S8 등 차기 전략 제품을 성공적으로 내놓고, 전장(電裝)기업 하만 인수도 조기에 확정 지어 경영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게 되면 시장의 우려도 말끔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출신인 박상문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도 “검증된 전문경영인들이 현 체제를 유지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사장단협의회 같은 집단 지도 체제는 삼성에 이로울 게 없다는 의견(이만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도 나왔다. 삼성 계열사가 독립적인 경영을 하도록 내버려 둬야지, 미래전략실처럼 사장단협의회가 ‘옥상옥’ 구조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처럼 비춰지면 실체도 없는 삼성그룹에 대한 반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만우 교수는 “삼성 계열사를 삼성그룹이라는 ‘우산’에 두게 되면 다 똑같은 회사라는 이미지를 줄 수밖에 없다”면서 “채용 방식도 공개채용(공채)에서 계열사 개별 채용으로 바꾸고, 소위 ‘돈 안되는 계열사’보다 수익 내는 기업부터 구조조정해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 브랜드 이미지 손상 불가피 이번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일각에서 기대하는 쇄신안을 발표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주장(이병태 교수)도 있다. 2005년 삼성 임직원이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을 제공한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문제가 된 ‘X파일’ 사건 당시 이건희 회장이 사재 8000억원을 기금으로 내놓겠다고 했지만, 여론은 부정적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삼성은 기금 조성에 대해 아직 검토도 하지 않고 있다. 정치·사회적 위험 관리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날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내 기업 평판지수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49위를 기록했다. 박상문 교수는 “단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등의 손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재계는 승계 작업이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는데, 세습을 인정해 주는 대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이른바 ‘사회적 대타협’을 시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조명현(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정치와의 거리 두기’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삼성전자가 경영 원칙으로 ‘정치에 개입하지 않으며 중립을 유지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준법 감시인 등 사내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교수는 “외국 기업은 정치적 요구가 오더라도 ‘내부 컴플라이언스 때문에 못한다’고 거절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독일처럼 근로자에게 사외이사 자리를 주면 민주적인 통제가 가능해진다”면서 “이렇게 되면 해외 투기 자본이 기업을 인수하더라도 결국 근로자에게 이사 자리를 줘야 해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또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문수, 문재인·안희정에 “이재용 비판할 양심 있나”

    김문수, 문재인·안희정에 “이재용 비판할 양심 있나”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겨냥해 “대통령 하고 싶다면 자기 자신의 양심부터 먼저 살펴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자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누구든 법 위에 군림할 수 없고 정경유착은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 이런 말씀할 양심은 있는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김 비대위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는 안희정씨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수십억 원의 불법 선거자금을 받아 안씨가 구속됐다”며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누구나 다 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재벌 뭉칫돈까지 받아 감옥 갔다 온 사람이 무슨 목소리가 그리 높은지요?”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삼성, 최고 글로벌 기업답게 흔들리지 말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과 공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됐다. 삼성 창립 79년 만에 총수 구속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은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고 고착화된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정경유착의 폐해를 청산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의 구속이 한 개인이나 삼성그룹 전체의 불명예를 넘어서 우리 경제계에 미칠 파장을 생각한다면 삼성의 위기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삼성이 대통령의 탄핵 심판까지 초래한 ‘최순실 부패 게이트’에 연루된 것 자체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삼성이 더이상 “부당한 강요의 피해자”가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인 만큼 삼성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가 됐다. 하지만 이번 일은 삼성의 문제로만 국한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경제는 수출, 내수 부진, 미국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까지 삼중고다. 안보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대내외 악조건에서 삼성까지 휘청거린다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의 매출 약 11.7 %,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이다. 그렇기에 삼성의 위기로 수출, 고용, 투자 등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특히 그가 주도해 온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 글로벌 경영 행보는 차질을 빚을 것이다. 더구나 ‘삼성 총수의 부패 게이트 연루’ 외신은 ‘글로벌 100대 브랜드’ 중 7위의 탄탄한 삼성 브랜드 이미지와 위상의 하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수십년간 세계 시장에서 공을 들여 온 삼성이 하루아침에 부패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전락한 이 상황에서 외려 삼성을 밟고 일어서려는 호재로 삼는 외국의 경쟁 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 생각한다면 삼성은 결코 주저앉으면 안 된다. 어떻게든 오너 리스크의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영상 어려움이 불가피하겠지만 오히려 총수 부재 속에서도 ‘시스템 경영’으로 삼성의 위력을 보여 주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뇌물수수자’ 처지가 된 박 대통령의 대면 조사 필요성은 더 커졌다. 박 대통령은 앞서 이 부회장의 첫 번째 영장이 기각되자 뇌물 혐의를 “완전히 엮인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이제는 그의 구속으로 더는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헌재의 최종 변론도 24일로 얼마 남지 않아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상황이다. 구차한 구실로 대면 조사를 피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이 부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 10명 중 7명이 특검을 연장해야 한다고 한 여론조사의 의미를 되새긴다면 박 대통령의 대면 조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 文 “정경유착 청산 계기로”…劉 “양심적 법원 결정 존중”

    유력 대선 주자들은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을 일제히 긍정 평가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삼성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고 그렇게 큰 재벌그룹을 이끄는 총수인데 우리 사회가 그분의 구속을 요구하게 됐으니 참으로 착잡한 일”이라면서도 “정경유착이라는 적폐가 확실하게 청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특검 수사가 힘을 받아 철저히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촛불을 들고 추운 겨울 대한민국의 변화를 기대한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며 “이 땅에도 정의가 자라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준 법원에도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법원이 공정한 법 집행 의지를 보여준 판단”이라면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대기업과 대통령 간의 검은 거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사법정의가 실현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정경유착의 부패 사슬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규정한 헌법 103조가 지켜졌다고 믿는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모두는 경제정의가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구속은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지은 죄에 걸맞은 구형과 선고가 내려지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손학규 국민의당 입당 “당내 경선, 모바일투표 도입 안돼”

    손학규 국민의당 입당 “당내 경선, 모바일투표 도입 안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에 입당한 뒤 대선후보 경선 룰에 대해 “모바일 투표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손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입당식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바일 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조차 관리하지 못하겠다고 할 정도로 공정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현장투표와 ARS(자동응답서비스)의 도입 여부를 묻자 “구체적인 건 잘 모르겠다. 실무선에서 공정하게 잘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 의장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최종변론일을 확정, 조기대선이 임박해 개헌안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 합의된 것을 대선 뒤에 계속 추진키로 결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손 의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사법정의의 실현”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사법당국이 과거 삼성의 비자금 사건, X파일 사건 등 범죄를 엄정하게 처리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경유착의 부패사슬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손 의장은 “뇌물공여자의 범죄가 소명된 만큼 뇌물수수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용 구속에 민주당 “사필귀정…朴대통령 뇌물죄 적용 가능 기대”

    이재용 구속에 민주당 “사필귀정…朴대통령 뇌물죄 적용 가능 기대”

    “정의가 승리하는 모습 국민 모두가 바라”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영장이 발부된 것과 관련해 “사필귀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가담한 데 대한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과 비선세력에게 거액을 제공하고 각종 민원과 이권을 챙겼던 삼성을 비롯한 재벌 대기업들은 법정에서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어 “오늘 법원의 결정으로 박 대통령의 뇌물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며, 특검의 더욱 분발을 기대한다”며 “국민은 국정농단의 전모를 밝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의가 승리하는 모습을 특검과 헌법재판소, 그리고 법원이 함께 실현해주기를 국민 모두와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용진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이면에 있는 정경유착의 핵심은 바로 삼성”이라며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고 대변인은 “지난번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을 때 많은 사람이 ‘유전무죄’를 떠올렸렸다”면서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죄를 짓고 수사할 필요가 있다면 구속되는 게 당연하다.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의 책임은 막중하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이 부회장이 보여준 부정한 삼각관계는 공정사회를 만들어 가며 꼭 들어내야 할 적폐”라고 꼬집었다. 법원은 17일 새벽 박근혜 대통령 측에 수백억원대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이 부회장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1938년 이병철 초대 회장이 삼성을 창업한 이후 총수가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대기업과 대통령 간의 ‘검은 거래’이라는 실체를 드러내게 됐다. 뇌물수수자인 박 대통령을 타깃으로한 특검 공세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특검팀 ‘성역 없는 수사’ 끝까지 경주해야/김현 대한변협회장 당선자

    [시론] 특검팀 ‘성역 없는 수사’ 끝까지 경주해야/김현 대한변협회장 당선자

    지난해 11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박영수 특별검사가 임명되고, 12월 21일 70일간의 공식 수사를 개시했다. 이후 특검팀은 과감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수사를 펼치고 있다. 특검의 목적은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수사와 공소 제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의 주도권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수사를 행할 수 있는 특별검사를 두어 공정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1999년 ‘옷로비 사건’ 때 처음 특검 제도를 실시한 뒤 2014년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상설 특별검사 제도를 도입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서는 여야 합의로 별도의 법률을 제정해 특검의 자율에 따라 수사 대상이 관련 사건으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기간과 규모도 확대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한 현 정부 장·차관급 인사들과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관련자들을 구속했다. 삼성을 중심으로 한 뇌물죄 관련 수사에도 거침없는 속도를 내고 박 대통령 대면 조사도 추진하고 있다. 두 차례 시도한 청와대 압수수색은 비록 모두 불승인됐지만 과감한 시도만으로도 역사적인 선례를 남긴 것으로 의미를 인정할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특검팀은 행정법원에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박영수 특검팀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특검법에 따라 출범했고 국민의 뜻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그동안의 수사 성과를 지켜보면서 특검팀을 성원하고 있다. 특검팀이 공정하게 성역 없는 수사를 하는 모습을 계속 보일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편파적인 수사, 봐주기 수사, 정치적 반대자를 숙청하는 수사, 상부의 부당한 압력이 개입된 수사가 종종 나타나기도 했다. 그 결과 국민은 수사기관에 실망하고 직접적인 의사 표현을 하기에 이르렀으며, 이로 인한 촛불 집회는 모범적인 평화 집회로 광장 민주정치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고 그 결과 박영수 특검팀이 탄생하게 됐다. 이 때문에 특검팀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는 특별검사의 임명과 직무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목적으로 특검법이 제정됐다. 특검법 제5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정치적 중립과 독립적인 직무수행 원칙을 견지하고, 출범 당시 천명한 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는 것만이 역사 앞에 당당할 수 있는 길이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특검팀의 1차 수사 기간은 2월 말로 종료되며, 특검법에 따라 추가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특검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를 승인해 특검팀에 힘을 실어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역대 특검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만큼 특검팀은 남은 기간 혼신의 힘을 다해 성역 없는 수사로 성과를 거두어 국민의 높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를 바란다.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을 사유화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국민에게 실망과 부끄러움을 안겨 준 이번 사건에 대해 전 국민이 특검팀을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명명백백하고도 차질 없이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 하루빨리 국정 공백을 종결짓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최근 우리는 지도자를 잘못 선택한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게 됐다.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기필코 깨야겠다는 굳센 결의도 다지게 됐다. 특검팀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대한민국은 고통의 시간을 딛고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나라로 한 걸음 나아갈 것이다.
  • [긴급진단 상법 개정안] SK 등 경영권 방어 때 출혈 커 ‘악몽’…대주주, 소수세력 이사회 진입 꺼려

    [긴급진단 상법 개정안] SK 등 경영권 방어 때 출혈 커 ‘악몽’…대주주, 소수세력 이사회 진입 꺼려

    “상법 개정안은 세계 유례없는 희귀 법안”(한국경제연구원), “기업들을 ‘테이블 데스’(수술 중 사망)로 몰 수 있다”(대한상의), “중소·중견기업에도 부담”(한국상장회사협의회)…. 2월 국회에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제기된 뒤부터 16일까지 재계는 연일 공포증(포비아)에 가까운 반응을 쏟아 냈다. 재계의 ‘상법 개정 포비아’는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그럼에도 개정안이 지지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정리한다.외국계 투기자본, 해외 기업사냥꾼 등이 재계가 공포의 원천으로 꼽는 대상들이다. 2005년 소버린의 SK 경영권 공격, 2006년 칼 아이컨의 KT&G 경영권 공격 경험이 재계에 트라우마를 남긴 탓이다. 이 중 칼 아이컨은 KT&G 지분(14.99%)을 매집한 뒤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적극 주장해 이사회 진출에 성공했다. 대주주 이외 진영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유리한 집중투표제는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도입됐고, 이번 상법 개정안에서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에 벌어진 소버린 사태와 칼 아이컨 사태가 재연될 개연성이 약하다는 반론도 있다. 얼핏 보기엔 외국계 투기자본이 한 덩어리로 보이지만, 실상은 운용 주체와 국적이 모두 다른 외국계 자본이 소액지분으로 쪼개져 있기 때문이다. 투자 목적과 투자금 회수 시기가 다른 수십 개 투기자본이 한통속이 돼 특정 감사를 밀거나 특정 안건에 몰표를 던지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재계의 공포는 ‘경영권 공격을 받을 확률’에서 기인한 게 아니라 ‘경영권 공격을 받을 수 있는 토양’ 자체에 집중돼 있다. 낮은 확률이더라도 투기자본과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다면 막상 국내 기업은 ‘질 수 없는 전투’를, 투기자본은 ‘져도 되는 게임’을 하는 형세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SK와 KT&G 모두 투기자본의 공격을 방어해 냈지만 ‘출혈이 큰 승리’였다. SK는 경영권 방어에 약 1조원을 들여야 했고, 소버린은 9459억원의 차익을 남기며 ‘이문이 남는 패배’를 거뒀다. 재계 관계자는 16일 “SK와 KT&G 모두 지주회사 전환이나 주주 보호책 마련과 같은 정부 정책을 충실히 따르다 경영권 공격을 겪었다”면서 “기업엔 칭찬받는 지배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투기자본의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고 입법 취지대로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소수 세력이 이사회에 진입하는 상황도 기업엔 영 마뜩잖은 부분이다. 대주주를 견제하는 이사가 올라온 안건마다 반대해 주요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대주주 견제 세력에 기업의 핵심 정보가 제공된다는 점도 기업이 상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재계의 상법 개정 포비아는 우호 여론을 놓쳐 가고 있다. 최씨가 실소유주인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자한 53개 기업 중 단 2곳만 출자 여부를 이사회에 상정하는 등 ‘대주주가 필요로 할 때 동원되는 이사회’의 후진적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정경유착이며, 상법 개정안은 정경유착 근절법”이라고,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상법 개정안은 오너하기 좋은 나라가 아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위한 개혁 입법”이라며 강행 의지를 내비친 배경이다. 그러나 정작 야권 내 혹은 여야 간 조율이 어려워 정치권 논의 과정에서 상법 개정안이 좌초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야권에선 김종인 민주당 의원,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각각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서 미묘하게 다른 지점이 발견된다. 김 의원은 집중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감사 분리 선임 등 상법 개정안의 큰 틀을 만든 ‘원조’임을 자처하고 있다. 채 의원의 법안은 김 의원 법안에 비해 개정안 적용 기업 범위를 넓힌, 한층 강화된 상법 개정안으로 분류된다. 야권에서 발의한 법안의 합의 지점을 도출한 뒤엔 모든 상임위원회 일정을 거부 중인 자유한국당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9일 상법 개정에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재계가 강하게 반발한 이후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최태원법·서미경법·이재용법… 정치인 ‘입법 마케팅’에 재계 당혹

    ‘회장님 이름이 왜 저 법안에….’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대선 주자 전부가 정경유착 근절 정책을 가다듬는 가운데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거론된 기업들이 15일 당혹감을 호소했다. 특히 기업 총수 이름을 법 이름에 차용하는 ‘입법 마케팅’이 활발해지는 추세가 기업들은 부담스럽다. 정색하고 대응하기도, 그렇다고 방치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기업 관계자들은 토로했다. ●유승민 공약에 ‘총수 이름’ 별칭 SK와 롯데가 가장 최근에 ‘의문의 1패’를 당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지난 13일 “경제정의가 살아 있는 공정한 시장경제를 만들겠다”며 발표한 2개의 공약에 두 그룹 총수 일가 이름이 붙었다. 재벌의 사면·복권을 금지하는 법안은 ‘최태원법’으로, 사익 편취 목적으로 총수 일가가 계열사를 설립하지 못하게 하는 법은 ‘서미경법’으로 회자됐다. 당초 유 의원이 공약을 발표할 때엔 기업인 이름이 공식 거명되지 않았다. 캠프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법안의 별칭이 붙었다고 한다. 최 회장이 2015년 광복절 사면에 포함된 점,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인 서씨가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 등을 갖게 된 정황이 연상됐기 때문이다. ●“기업의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 특정인의 이름을 별칭으로 지닌 법이 낯선 풍경은 아니다. 친권자동부활제를 폐지하는 내용으로 배우였던 고 최진실씨 이름을 딴 ‘최진실법’, 아동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내용을 담은 ‘나영이법’ 등의 별칭은 법안의 내용을 사람들이 알기 쉽게 해 주는 촉매 역할을 했다. ‘나영이법’은 가명이지만, 피해자의 이름을 딴 것은 잘못이라는 여론에 밀려 가해자의 이름을 딴 ‘조두순법’으로 바꿔 부르기로 정리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범죄 근절 방안을 담으며, 기업인의 이름을 별칭으로 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있다. 관행화한 적폐여서 입법적 개선을 시도하는 마당에 특정 기업인에게 부패한 이미지 전부를 덧씌우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총수 이름 단 법안 갈수록 늘 듯 총수 사면 사례만 하더라도 2005년 이후 주요 그룹 중 삼성, 현대차, 한화, 두산, CJ, 동부, 부영, 효성, 동국, 한라, 한솔 등의 총수 일가가 모두 사면을 받은 전례가 있는데 최 회장만 사면의 상징처럼 회자되는 게 안타깝다는 동정론도 나왔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정책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재계 총수 이름이 동원되는 사례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합병 이후 자사주에 의결권이 부여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은 지난해 제출됐지만, 최근 뒤늦게 ‘이재용법’이란 별칭을 얻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에서 삼성의 3세 승계 작업의 적절성이 조사되고, 자사주 의결권 제한 규정이 향후 승계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 여파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유승민 “한국 경제는 기울어진 운동장”

    유승민 “한국 경제는 기울어진 운동장”

    “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지…총수일가 사면·복권 불허할 것”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13일 재벌 총수 일가의 개인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막는 등의 강력한 재벌개혁안이 담긴 경제정의 공약을 내놨다. 대선 주자 중 ‘유일한 경제전문가’임을 자처하는 유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경제는 재벌·대기업들이 지배하고 힘을 남용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고 있다”면서 “진정한 혁신성장으로 나아가려면 공정한 거래와 경쟁이 펼쳐지는 ‘평평한 운동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와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이 발표한 공약의 핵심은 일감 몰아주기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그는 “총수 일가는 개인회사를 세우고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엄청난 사익을 편취하면서 경영권 승계 자금을 마련해 왔다”고 지적하며 총수 일가의 개인회사 설립을 막고, 개인회사와 그룹 내 타 계열사 간의 내부 거래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상속세법과 증여세법에 따르면 일정 비율 이상의 내부 거래에 대해 증여세를 매기고, 공정거래법에서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 대해 내부 거래의 부당성을 따지는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이런 규제로는 오히려 정당한 내부 거래까지 처벌하게 되고 정작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는 제대로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 같은 재벌개혁안의 대상으로 공정거래법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해당된다면서 “불공정한 내부 거래를 막을 수 있는 굉장히 강력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공약에는 또 갑을 관계 횡포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 관련법령 집행 강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통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 고발권 폐지 ▲공정거래 관련법 전반에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위의 전속 고발권 폐지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도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재벌도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총수 일가 및 경영진에 대한 사면·복권을 허용하지 않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약속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1961년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등 13명의 경제인이 세운 ‘한국경제협의회’가 전신이다. 1968년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로 활동해 왔으나 ‘정경유착의 통로’, ‘정권의 수금창구’라는 비판도 받아 왔다. 최근에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자금 모집을 주도했다.
  • “전경련, 보수단체에 사회공헌기금 25억 직접 지원”

    “전경련, 보수단체에 사회공헌기금 25억 직접 지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8개 보수·우익 단체와 개인에게 25억여원을 직접 지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6일 한겨레는 이런 사실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경련 ‘사회협력회계’ 관련 은행계좌의 2013~2016년 입출금 거래내역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전경련은 2013~2015년 총 61차례에 걸쳐 38개 보수·우익 단체와 개인에게 25억여원을 직접 지원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겨레는 밝혔다. 전경련의 사회협력회계는 사회공헌사업 지원을 위해 회원기업들로부터 회비를 걷어 운용하는 자금이다. 이 돈이 보수·우익 단체 지원에도 활용됐다는 것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전경련은 보수·우익 단체에 한건당 적게는 200만~300만원부터 많게는 수천만원 내지 수억원씩 수시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대상 중에는 청와대가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행동본부, 어버이연합, 애국단체총협의회, 고엽제전우회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및 재벌과의 정경유착 사태의 발단이 된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보수단체인 부모마음봉사단·해병대전우회·시대정신·자유청년연합, 반공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열린북한 등도 망라돼 있었다. 단체별로는 전경련의 외곽단체로 경제민주화 반대에 앞장서온 자유경제원이 8억 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어버이연합 2억 1500만원, 케이스포츠재단 2억원, 국민행동본부 1억 6500만원, 보수 성향 지식인모임인 한국선진화포럼 1억 6000만원, 미르재단 1억 3900만원, 보수 인터넷매체인 ‘바이트’ 1억 450만원 등의 순서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한겨레를 통해 “청와대 요구로 보수·우익 단체를 지원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지원단체나 지원액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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