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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이 맛있대요 / 청담동 ‘After the Rain’

    유행의 최첨단인 서울 청담동 엠넷(m.net) 뒷골목의 회색 콘크리트 건물.레스토랑과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이곳에 요즘 각광받고 있는 태국 식당 ‘After the Rain’이 있다.4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열대림의 푸른 잎사귀들이 맞아준다.‘비온 다음날’처럼 청명한 느낌이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이국적이다.아로마 향초가 군데군데 놓인 작은 연못,벽돌이 그대로 드러난 벽,굵은 지푸라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의자,돌로 다듬어 만든 접시,나무 토막을 붙여 만든 긴 테이블….인테리어가 독특하다. 3명의 태국인 요리사가 음식을 준비한다.향신료를 자유자재로 써 ‘달고 짜고 시고 매운’ 것이 태국 음식의 특징.그러나 이 집의 요리는 부드럽게 순화시켜 덜 자극적이다.하지만 태국 음식의 고유한 특성은 살아 있다.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맛보고 싶으면 런치 B세트가 좋다.태국식의 춘권,샐러드,새우 커리,볶음밥 등 6가지가 나온다.2인분 이상만 주문받는다. 따로따로 주문할 수도 있다.전채로는 ‘부드러운 껍질의 게살볶음’이 인상적이다.껍데기가부드러운 남방 게를 통째로 튀긴 뒤 게 내장으로는 커리 소스를 만들어 맛을 냈다.손바닥만한 게 2마리를 튀겨 반으로 잘라 넣었는데 껍질까지 바싹바싹 씹히는 고소한 맛이 환상적이다. 태국식 당면 샐러드 ‘얌운센’은 소스 향이 새큼해 산뜻한 느낌을 줬다.‘볶음밥’도 권할 만하다.태국 젓갈(남프라)에 볶아 새우와 마늘튀김·야채를 버무려 먹는다. 가격대는 1인당 3만원 정도.청담동 가격으론 합리적이라 할 만하다. 태국음식 고유의 오리지낼리티를 중시하는 사람에겐 조금 약하게 느껴지겠지만 주문할 때 미리 이야기하면 원하는 수준으로 맛을 조절해 준다. 로맨틱한 분위를 좋아하는 연인,월남 국수도 못먹는 까다로운 아내,김치와 된장없이 밥을 못먹는 남편 모두가 좋아할 만하다.더위를 잊게 해주는 시원한 소나기처럼,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찾아볼 만한 집이다. 최소한 하루전 예약이 필수적이다. 글 이기철기자 사진 도준석기자 pado@
  • 이집이 맛있대요 / 부산 연산동 ‘참나무숯불구이’

    요즘 천정부지로 치솟는 한우값 때문에 젖소와 수입소를 한우로 속이거나 슬그머니 끼워 파는 갈비집이 적지 않다.손님들은 대개 미심쩍어 하면서도 ‘그러려니’하고 넘어간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반도보라아파트 밑에 위치한 ‘참나무숯불구이’ 식당은 이런 점에서 안심해도 좋을 듯하다. 이 집은 질 좋기로 이름난 울산시 울주군 언양의 한우만 쓰는 식당으로 부산에서 몇 곳 안된다. 쇠고기의 경우 여러 부위가 있지만 꽃살과 갈비살만 취급한다. 소의 횡격막 부근에 붙어 있는 갈비살과 꽃살은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아 다른 부위보다 비싸다.하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파는 편이다. 특히 상호가 말해주듯이 여느 집과 달리 연탄보다 배 이상 값이 비싼 참나무숯을 사용한다.석쇠에다 왕소금을 뿌려 살짝 익힌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자마자 참나무의 독특한 향이 입 안 가득하다.육질이 너무 부드러워 사르르 녹아내린다.이런 맛에 반해 멀리서도 식도락가들이 찾아오는 등 손님들로 항상 붐빈다. 주인 윤은종(42)씨는 “매제 박상홍(40)씨가 매일 아침 언양에서 직접 쇠고기를 골라 냉장상태로 배달해줘 고기가 싱싱하다.”고 말했다. 식사 때 묵은 김치,계절에 맞춘 나물류와 젓갈류 등 밑반찬도 입맛을 돋운다.윤씨의 고향 경북 영천의 노모가 직접 담가 보내는 된장과 김치는 어릴적 어머니가 해주던 바로 그 맛으로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아낸다. 된장에 파·양파·매운 고추와 사태 등을 함께 넣어 숯불에 끓인 된장찌개 맛은 가히 일품이다.여름에는 별미로 열무국수(2000원)도 판다. 영업시간은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며 설과 추석 당일만 쉰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장바구니

    ●롯데백화점은 30일부터 6월8일까지 전국 14개 점포에서 한민족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 어린이 구호활동 및 의료봉사활동 기금 마련을 위한 사랑의 쇼핑 행사를 진행한다. ●하이마트는 여름 시즌을 겨냥한 새로운 에어컨 광고(사진)를 선보였다.이 CF는 매년 여름이면 들을 수 있는 클론의 시원하고 흥겨운 ‘쿵따리 샤바라’를 개사해 밝고 명랑하게 노래를 부르는 ‘유준상과 홍은희’ 커플의 신혼생활을 과장되면서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30일부터 6월5일까지 강남점 지하1층 식품매장에서 죽염 및 죽엽으로 만든 먹을 거리부터 대나무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100여개의 대나무 제품을 선보인다.주요 제품은 죽부인,대나무 쑥베개,대나무 도시락 등 죽제품 34개 품목과 죽염 젓갈,죽순 나물,죽순밥,죽엽 강정 등이 있다. ●LG이숍(www.lgeshop.com)은 31일까지 ‘하루 열번! 보물찾기 대작전’ 이벤트를 연다.보물찾기 이벤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마다 정시에 이벤트 페이지에 공개되는 보물상자를가장 먼저 찾아 클릭하면 된다.가장 먼저 찾은 고객에게 완전 평면 TV,디지털 캠코더 등 인기 상품 50점을 1000원에 판매한다.LG이숍 회원 응모 가능. ●CJ홈쇼핑(www.CJmall.com) 은 6월1일부터 080 대표번호를 변경한다(표 참조).
  • “사회 부조리 보면 잠도 안온다오”홍정식 활빈단장

    지난 23일 저녁 7시45분쯤 서울 신당동 김종필(JP)자민련 총재 집 앞길.개량한복 차림에 삿갓을 쓴 중년남자가 옷에 ‘민생외면 룸살롱 호스티스 끼고 저질술판 정치’등의 문구를 써붙이고 나타났다. 활빈단장 홍정식(53)씨.이틀전 JP의 제의로 여야 대표들이 강남의 룸살롱에서 호화술판을 벌인 것에 항의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그가 옆구리에 끼고 있던 007가방에서 맥주와 위스키 ‘발렌타인’,오이·고추 등을 주섬주섬 꺼낸 다음 폭탄주를 제조하자 조용하던 골목 풍경은 급선회했다.주변에 있던 경찰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막무가내로 끌어냈다.JP집 앞의 해프닝은 5분만에 종식됐으나,홍씨는 사회에 또하나의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던졌다고 확신하는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홍씨는 경찰과의 실랑이 끝에 왼 팔뚝 전체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음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밤새 서울시내 찜질방을 뒤졌다.찜질방에서 남녀가 남의 눈을 아랑곳 않고 서로 부둥켜안는 등 눈꼴 사나운 모습을 연출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그의 하루는 이렇게 지나갔다. ●“대통령 형수님은 전형적인 시골 부인” 밤새 한잠 못자 토끼눈을 한 홍씨는 다음날인 24일 오전 인터뷰 약속을 지키고자 서울 태평로 대한매일신보사를 찾아왔다.160㎝쯤 되는 키에 60㎏ 안팎으로 보이는 그는,빰에 붉은 빛이 감돌아 전혀 밤샘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두어시간 내내 말을 했으나 하이톤의 목소리도 갈라지지 않았다.이런 스타일은 보통 강한 성격의 소유자로 자칫 독선으로 흐르기 쉽다고 하던데,과연 그는 아집이 강한 괴짜일 뿐일까. 그의 휴대전화는 자주 울렸다.그와 “왜 돌출 행동을 하는가.”를 놓고 대화를 나누던 참이었다.세번째로 전화를 받은 그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높아졌다.“예 노대통령 형수라고요? 아 건평씨요.예 선물을 보냈습니다.건평씨에게 더이상 대통령 위신을 추락시키지 말고 있는듯 없는듯 지내시라고 용각산을 보냈지요.” 그는 3분여 대화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대통령 형수님은 전형적인 시골 부인이네요.통도 크고요.다른 사람들은 막 화를 내며 욕설을 하는데 오히려 ‘선물은 잘 받았다.’고 하시네요.” 홍씨가 유명세를 얻은 것은 1999년 대전법조비리 사건과 옷로비 사건 때.때밀이 수건을 판·검사,변호사들에게 보낸 데 이어 고위층 부인들에게는 몸뻬를 보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1998년 황희정승 묘역에 벌초하러 갔다가 활빈단을 만든 지 1년여 만이었다.그는 마침 명예퇴직 바람이 불자,“누군가 나가야 한다면 내가 나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20여년 근무하던 관세청에서 명예퇴직했다.자유스러운 몸이 된 그는,과장하자면 하루 걸러 유별난 행동을 했다.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 현장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끼었다.메주,밴댕이젓갈,입막음용 테이프,떡,망치,구강청정제 등 독특한 소품을 선물로 보냄으로써 신문마다 1단 기사로 그를 다뤘다. 그는 시쳇말로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은 많은,바쁘기 짝이 없는 사람이다.“전국 8도를 안가본 곳이 없어요.며칠전 부산 물류파업 때는 부산 시민단체를 찾아갔습니다.왜 시민단체에서 가만히 있느냐,부산파업은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생각은 중량급으로, 행동은 경량급으로 그는 또 자신의 활동방식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정신병자라느니,튀고 싶어 별짓을 다한다느니 여러 말이 있지만,사회를 바로 한다면서 패거리를 모아 힘으로 밀어붙여 혼란을 일으키면 그게 사회를 바로 잡는 일이겠습니까.생각은 중량급으로,행동은 경량급으로 해야 합니다.” 그는 사회적 이슈를 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다.“밤이면 PC방에 가서 새벽까지 전국 언론사 사이트를 몽땅 뒤집니다.내일 할 일이 있는지 찾는 거지요.꺼리가 있으면 새벽같이 차를 타고 그 곳으로 갑니다.가면서 생각합니다.어떻게 하면 재치있게 혼쭐을 낼 수 있을까 하고요.” 그는 4년전 운동을 겸해 새벽에 신문을 돌릴 때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고 전했다.“저는 메모광입니다.달리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그러면 바로 적어놓습니다.메주,밴댕이젓갈 등이 모두 그런 겁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활빈단은 부정부패 퇴치에 앞장서는 시민단체입니다.저보고 친미다 뭐다 딱지를 붙이는데 아무 쪽도 아닙니다.공의가통하는 실사구시의 사회를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공무원을 그만 둔 것이 얼마전부터 부쩍 후회된다고 밝혔다.주5일제 근무가 확산될 줄 알았으면 그냥 있을 걸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까닭은 생활이 너무 어려워서라고 했다.관세사 자격증이 있지만 과거 직장동료 누구도 함께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그동안 퇴직금 등 가진 돈 2억여원을 다 써,요즘엔 부인이 화장품 외판원으로 번 돈으로 생활한다고 했다.홈페이지(www.hwalbindan.co.kr)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하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후계자 나타날 때까지 계속할 생각 그는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어느 젊은이가 제 생각에 찬성해 이 일을 하겠다고 하면 물러나고 싶습니다.그러나 그전까지는 계속 이렇게 할 겁니다.안 그러면 죽을 것 같아요.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보면 잠이 안와요.” 인터뷰를 마친 그는 포천으로 가야 한다고 서둘렀다.올해가 유엔이 정한 물의 해이므로 천(川)자 돌림인 동네에서 주민들에게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란다. 신문은 사회의 제반현상을 다룬다.한 귀퉁이에는 촌철살인의 기지를 담은 만평이 꼭 실린다.사회를 신문지면이라고 간주하면 홍씨야말로 한컷 만평과 같은 사람이 아닐까. 박재범 부국장 jaebum@
  • [나의 건강보감] 소설가 김주영씨

    조선 봉건왕조가 해체되는 19세기의 격동상을 그린 대하역사소설 ‘객주’는 ‘길’에 생애를 바친 보부상과 그 보부상 집단을 움직였던 객주를 통해 한 시대의 역사를 복원해 낸 우리 문학의 백미다.작품은 길에서 시작해 길에서 끝난다. 이 소설을 낳은 작가 김주영(64)씨도 마찬가지로 ‘길 위에 있는 사람’이다.그는 지금도 마음이 동하면 주저없이 훌쩍 길에 든다.여행벽이다.그는 “내가 세상에 잠기는 법”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여행은 또다른 세계와 만나는 소통의 통로다.해서 그 길이 막히면 낙담하고 절망한다.개성을 무대로 한 대하소설 ‘화척’을 집필하다 북한 여행길이 열리지 않자 “상상력만으로 이 글을 쓴다는 것은 독자에 대한 사기”라며 절필선언까지 했던 그다. ●여행묘미 몰랐다면 하찮은 사람 됐을것 “잡다한 세상의 욕심에 짓눌려 마음이 무거워질 때면 훌훌 털고 막막한 오지로 떠나 보라.문명의 역한 냄새가 풍기지 않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고행에 맞서 부대끼다 보면 여정의 어딘가에서 문득 별빛처럼 반짝이는 영감을 얻을 것이다.” 그는 여행의 체험을 값진 자산으로 여긴다.“내가 만약 여행의 묘미를 몰랐다면 뱀과 도룡뇽,청개구리나 잡아먹으며 마음의 탐욕을 키우는,정말 하찮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이렇듯 여행은 그의 삶에 있어 샘이요,자침(磁針)이었다. 이 시대의 걸출한 이야기꾼.그에게는 확실히 보통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그것이 그의 문학을 통해 드러난 토속의 정서이든,생로병사를 문학 아래 두는 강고한 직업의식이든 상관없다.그는 그 ‘다름’으로 한 시대를 관류하는 도도한 물길을 냈다. 한 문학평론가는 그를 두고 이런 평을 남겼다.“그는 고고하게 세속적이며,단아하게 질펀하고,휘영청 올곧은 사람이다.거창한 담론을 말하지 않지만 문학을 통해 시대의 담론을 줄기차게 생산해 왔으며,한번도 그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그가 대가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이런 평가에 걸맞게 그의 담론은 경직되지 않아 지루하지 않았으며,유연하되 격조 있었다.그의 사실적인 건강론을 듣자. “세상을 움직이는 섭리 가운데 ‘죽음이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는 이치는 정말 아름답다.무엇이 이보다 더 평등할 수 있겠으며,이걸 생각하면 누가 죽고 병드는 일에 헛되이 마음을 빼앗기겠는가.” ●건강해야 한다는 강박증은 버려라 그는 누구나가 죽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건강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훌훌 털어버리라고 권한다.그것이 바로 자유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것이다.“물론 건강한 삶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걸 위해 온갖 혐오스러운 정력제에 탐닉하고 이런저런 약물에 자신의 혼을 온통 내맡긴다면 그게 제대로 된 삶이겠는가.” 죽음까지도 거부하려는 현대인의 역리적 행태에 대한 통렬한 조롱이자 경종이다. 그는 담소 도중 짬짬이 담배를 태웠다.갓 20대 초반,군대에서 배워 지금까지 피웠으니 이를테면 그의 문학과 자취를 함께한 담배다.하루 1갑반 정도를 태우는데,작품이라도 쓸 때면 줄담배라 그나마 정해진 양이 없다.최근의 흐름이 ‘금연’이라고 운을 떼자 “‘건강 때문에 담배를 끊어야 할 텐데…’라고 생각하며 피우는 사람에게는 해악이 있겠지만 나는 아직 담배 때문에그런 스트레스를 받아보지 않았고,끊기 위해 바둥거리지도 않는다.”고 했다.술도 일단 시작하면 대취하도록 마신다. 그러고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은 해장술이나 연일 이어 마시기를 철저히 금하는 자기절제 때문이다.매일 커피도 너댓잔씩 마시지만 그에게 “이것 때문에 내 건강이…”하는 식의 염려는 없다. 그는 타고난 강골이다.“체중이 80∼81㎏인데 여기서 벗어난 적이 한번도 없다.”는 정도이다.스스로도 내가 지금 이렇게 건강을 지키는 것은 ‘가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벽촌의 곤궁한 부모 슬하에서 감자,고구마로 끼니를 삼고,산나물과 젓갈 등 발효염장류로 뼈를 키운 덕분에 지금도 속 하나는 소처럼 튼실하다.이 대목에서 “나는 도랑치고 가재잡는 삶을 살았다.”며 파안대소했다.가난해서 건강했고,건강해서 별 욕심이 없으니 그나마 순리를 크게 거스르지 않고 살 수 있었다는 뜻이다. ●‘가난’ 때문에 잠자리·섭생 토속적 섭생도 토속적이다.어려서부터 입에 익은 된장,고추장과 콩나물,시래기,자반고등어가 제격이다.고기는 먹되 애써찾지 않는다.식성이 토속적이라 지금도 침대 대신 온돌을 지킨다.잠자리와 음식이 신토불이라고 했다. 그는 평범한 가운데서 넉넉함을 얻는 생활이 ‘잘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사람들에게 평범하게 사는 일에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의 용량을 넘어 비범해지자면 욕심과 갈등이 배태되고 무언가와 자꾸 충돌하게 된다.”결국 평범한 사람이 평범을 거부하면 고통과 어지러움을 피할 수 없고,이것이 삶을 왜곡하는 단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요한 얘기’라며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건강한 삶이 특별한 삶은 아니다.그냥 평범하게 살면서,큰 것을 바라는 사람들이 지나치거나 하찮게 여기는 것에 눈길을 돌려보라.추수가 끝난 들판에서 농부가 이삭을 줍듯 찬찬히,그리고 느릿느릿 이삭을 줍다 보면 나중에는 가히 곡식이라 부를만한 수확을 얻을 것이다.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이것이야말로 내가 지난 시절 체험으로 얻은 경험방(經驗方)이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 ■‘건강 여행’ 이렇게 작가김주영씨에게 여행은 탐사하고 모색하는 학습이며,동시에 그의 문학적 에토스(특성)를 생성하는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그는 이런 일화를 전한다. “언젠가 프랑스의 유명 작가 내외와 자리를 함께했다.서양인은 대체로 콧날이 날카롭고 우뚝한데 그의 콧날은 왠지 두루뭉술했다. 그런 그에게 외모가 동양적이라고 했더니,‘내가 원래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콧날까지 그렇게 변하더라.’며 웃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여행이 신체를 단련시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모나지 않는 품성을 갖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이 고행의 수양이어설까.그는 세상없는 여행이라도 거의 기록을 하지 않는다.모든 현상과 물상을 머리에 담아와 얼마간 내면에서 숙성시킨 뒤 농익은 정서를 지면에 글로 담아내는 식이다.사실,그는 오지 여행을 권하지만 그런 곳을 찾아 떠나기가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모든 ‘좋은 여행’이 그렇듯,오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 임종호 박사는 “오지가 아니라 생활권 인근으로 가볍게떠나는 경우라도 여행은 심신 양면에서 적극 권장할만한 건강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강건한 체력을 길러 주는 것은 물론 목표지향성,인내력,다양한 체험과 정서 순화 등 여행의 장점은 헤아릴 수 없다.”며 “더러는 혼자 떠나는 여행이 잡다한 세상일을 잊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심재억기자
  • 이집이 맛있대요 / 서울 ‘궁정면옥’ 돼지갈비

    서울 강북구청 부근의 ‘궁정면옥’(서울 강북구 수유동 수성빌딩 2층)은 담백한 맛의 돼지갈비로 유명한 집이다.전남 담양식 갈비구이 맛을 따와 한때 ‘담양갈비’로 영업을 했는데 3년전,‘궁정면옥’으로 상호를 바꿨다. 갈비가 구워질 동안 식탁에는 동그랗게 썬 무 초절임과 일곱번이나 초를 다시 끓여 부었다는 오이 피클이 있는 이색적인 식탁이 준비된다.또 전남 해남산 파래무침과 밴댕이 젓갈,강원도에서 직접 구해온다는 더덕구이 등 정갈한 밑반찬이 입맛을 돋운다. 데운 철판 위에 양파를 얹고 돼지갈비를 노릇노릇하게 구워 상에 내왔다.직접 상에서 굽지 않아 오히려 깔끔했다. 상추에 돼지갈비와 무 초절임을 함께 놓고 쌈을 싸서 먹는 이 집의 방법대로 한 입을 먹었다.참숯향을 머금은 기름기없는 갈비의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고,뒷맛도 깔끔했다. 재료는 서울 마장동에서 들여온 최상급 돼지갈비를 사용한다.마늘과 양파,생강,사과,설탕과 생수를 넣은 양념장에 저민 갈비를 만 하루동안 푹 담가 숙성시킨다.아침에 초벌 구이를 해두면대부분의 기름기가 빠지는데,손님상에 내기 직전에 다시 한번 양념장을 발라가며 구워서 먹게 해주는 것이 이 집 맛의 비법이다. 돼지갈비로 배는 이미 찼지만 이 집의 또하나 자랑거리인 느릅냉면을 마다할 수는 없는 일.느릅은 일명 유근피라는 한약재인데,소화를 도와 고기를 먹고난 후 먹으면 배탈걱정이 없단다.게다가 냉면 육수는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삼백초 생뿌리를 삶은 물에 양지고기와 뼈를 푹 우려서 만든 ‘건강식’이다.또 중금속까지 제거한 소금을 사용,맛뿐 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한다고 김금자(62)사장은 자랑했다. “집에 초대한 손님을 대접하듯 그렇게 음식을 만들어서는 뭐가 남겠냐고 종업원들 걱정이 많아요.하지만 깨끗하고 좋은 재료를 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멀리서도 꾸준하게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5년째 단골이라는 이윤경(36·아리랑TV 제작국 영상미술팀)씨는 “7살,5살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 입맛에도 맞아 가족외식으로 제격”이라고 추천했다. 돼지갈비 1인분 8000원.냉면은 5000∼6000원.100평의 널찍한 홀을 통째로 빌릴 수도 있고,주차장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02)905-4956. 글 허남주기자 hhj@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이집이 맛있대요/김치찌개

    가장 한국적인 음식 가운데 하나인 김치찌개.시큼한 김치에 돼지고기와 두부를 넣고 끓여낸 맛이 일품이다. 묵은 김치의 신맛이 김치찌개의 ‘영원한 동반자’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달래준다.또한 얼큰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식욕까지 돋워준다.점심 시간에 손님들이 줄을 서거나 미식가들 사이에 소문난 김치찌개 집들을 찾았다. 지하철 5호선 공덕역 옆의 굴다리식당(02-712-0066).이기동(71)·김정숙(69) 노부부가 23년째 운영하는 이 집의 김치찌개는 예술적 경지에 도달했다는 평도 나온다.서울 독산동의 한 정육점에서 생 돼지고기를 들여온다.찌개용으로 살과 비계가 반반씩 붙은 것으로 쓴다.돼지고기를 마늘·생강 등의 양념 다대기와 큼직하게 썬 김치를 넣어 푹 끓여 고기의 느끼함을 없앴다. 맛의 비결은 잘 담근 김치.온갖 양념에 버무린 찌개용 김치에는 젓갈을 쓰지 않고 액젓과 소금으로만 간을 한다.날씨가 따뜻해진 요즘에는 찌개용 김치를 1주일에 두번씩 담는다.한번 담으면 300포기다. 별다른 육수를 쓰지 않는데도 국물 맛이 담백하고 약간뻑뻑하다.김치찌개에는 계란말이 등 6가지의 반찬이 나온다.찌개와 밥 인심이 친절 못지않게 넉넉하다.단골도 많고,제육볶음(6000원) 또한 일품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쪽 광화문집(02-739-7737)의 김치찌개 역시 유명하다.찌개를 한번 끓여낸 뒤 두부와 다른 양념을 넣고 졸이듯 끓여가며 먹는데 고기 안까지 간이 배어 있다. 서울 동대문시장의 옷 상가에서 유명한 유정(02-2232-5727)은 24시간 영업해 한밤중이나 새벽에도 찾아갈 수 있다.동대문을 이용하는 전국의 상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택시 기사들 사이에 소문난 송림식당(02-457-5473)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역과 구의역 중간의 기사 식당가에 있다.신 김치에 돼지고기를 조금 넣어 끓여낸다. 서울 청담1동 영동고교 아래의 현대식당(02-540-7205)은 샐러리맨뿐만 아니라 신세대와 연예인 등으로 붐비는 곳이다.생고기를 듬뿍 썰어 넣어 뚝배기에 담아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석촌호수 방향으로 나와 배명고교로 빠지는 큰 길에 자리한 똑다리 김치찌개(02-420-3962)는 택시 기사들이 줄을 서는 곳.김치찌개 하나만 하는 전문점이다.고기가 쫄깃한 것이 특징.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강성남기자 snk@
  • 건강 생각해서 동물 사랑해서 채식이 좋아!

    “채식을 시작한지 한달 보름만에 8㎏이 빠졌어요.”,“건강을 염려해 채식을 하고 있어요.”,“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채식을 합니다.” 한국채식동호회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정문옆 채식전문식당 이뎀(02-392-5051)에서 모였다.간단한 수인사를 한 뒤 자리에 앉자 주문한 저녁 식사가 나왔다. 야채쌈밥,버섯덮밥,현미밥 등의 음식이 나오자 시장한듯 쓱싹 해치웠다.물론 고기 한점 없었다.이들이 시장기를 채우자 이야기 봇물이 터졌다. 30대 초반의 오상용씨는 채식을 시작한지 두달이 채 안된 초보.그는 “허리 군살이 빠져 몸무게가 8㎏이나 줄어 저절로 체중조절이 됐다.”며 “고기를 안 먹는 탓인지 채식 후 허전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모임의 홍일점 고희영씨는 “지나칠 정도의 건강염려증 때문에 채식을 한다.”고 고백했고,김용성씨는 “인체의 독성 해독에 관심을 갖다가 채식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온 조운영씨는 어릴때부터 체질상 고기를 먹을 수 없었고,경남 마산시에서 올라왔다는 전민수씨는“명상을 위해 3년째 완전 채식을 한다.”고 말했다.그는 멸치와 젓갈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최운경씨는 “동물에 형제애를 느껴 채식을 하는 것이지 채식주의자는 아니다.”고 강변했다. 한 보험회사의 팀장인 김기영(32)씨는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우유와 계란,생선을 먹지는 않지만 회사의 회식이 잦아 고기는 조금 먹는단다.김씨와 오씨는 ‘음식 혁명’ 등과 같이 육식의 폐해를 고발한 책들을 통해 채식에 입문했다. 이처럼 이유는 달라도 채식 열기가 갈수록 더하고 있다.채식동호인 단체가 20여개에 이르고 채식 전문식당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현재 국내 채식 인구는 1%(약 45만명)정도로 추산되지만 채식주의자는 아니더라도 육식보다 채식을 더 즐기는 사람이 부쩍 많아진 것이 또한 사실이다.특히 건강을 이유로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다.인스턴트 식품과 육식 위주의 식사가 동맥경화,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성인병)의 주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원복(38) 한국채식동호회연합 대표는 “젊은 사람들은 환경과 생명에 대한 신념때문에,나이든 사람은 건강 때문에 채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그는 채식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웬만한 질병과 아토피성 피부병 등을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육류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도 상당히 세분화돼 있다.순수 채식인(vegan)은 달걀,우유는 물론 벌꿀도 먹지 않는다.이들은 애완동물에게도 채식사료를 준다.우유와 유제품을 먹는 사람을 ‘락토(lacto) 채식인’,계란까지 먹는 사람은 ‘락토오보(lacto-ovo)채식인’,생선을 포함하면 ‘페스코(pesco)채식인’이라고 한다.좀 이상하지만 닭고기까지 먹으면 세미(semi)채식인으로 분류된다. 채식주의자 가운데 극단적인 이들도 있다.식물도 생명이 있으므로 줄기나 열매,잎을 먹지 않으며 떨어진 과일만 먹는 열매주의자(fruitarian)가 그들이다. ●채식할 때 유의할 점 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채식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의견이다.채식으로 섭취한 지나친 섬유소의 자극이 오히려 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또한 장 수술을 한 경우라면 채식만 고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세포를 회복시키는데 동물성 단백질이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성장기 어린이는 완전 채식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성장에 필수적인 아미노산인 히스티딘,메티오닌 등은 채식으로 얻을 수 없다.우유와 치즈 등 동물성 유제품을 섭취해야 한다. 임산부 또한 유제품을 통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다.임신한 여성의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60g으로 일반 여성의 6배나 되는데 이같은 양의 단백질을 식물성으로만 섭취하기는 어렵다. 이기철기자 chuli@
  • “5월 황금연휴 지갑을 털어라”/ 백화점·할인점 특수잡기 총력 제주등 호텔·콘도 예약률100%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으로 이어지는 5월초 황금연휴를 맞아 관광·레저 업계가 연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또 유통업계는 특수를 잡기 위해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여행업계는 지난 달 이라크전 및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급속히 위축됐으나 5월이 다가오면서 국내외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여행사인 투어익스프레스는 5월 첫주 및 둘째주 상품의 경우 사스에도 불구하고 괌·사이판 및 태국 푸켓,필리핀 세부 상품을 4월 상품 보다 2배 이상 판매했으며 제주 여행상품은 아예 동이 난 상태다.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여행의 경우 사스의 위험이 덜한 곳을 중심으로 판매율이 크게 늘었다.”며 “상품 가격을 4월보다 1.5배 정도 높였는데도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지의 주요 호텔 및 콘도업체는 연휴 기간중 빈 방이 없는 상태다. 국내 최대 체인망을 갖춘 한화리조트 조용하 홍보팀장은 “어린이날이 낀 5월 4·5일은 벌써 지난주 100% 예약률를 보였고,1∼3일도 현재 90% 예약률을 보이고 있으나이달 말까지는 모두 찰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파라다이스호텔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몰리는 제주와 부산 호텔은 이미 방이 동났다.”며 “취소된 것이 있는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특수 효과를 보고 있다.대한항공은 연휴 기간중 제주노선 예약률이 100%로 특별기 투입을 검토중에 있다.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백화점 등 유통 업계들은 이번 연휴기간을 소비심리를 되살릴 수 있는 호기로 보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해외명품,숙녀의류,김,김치,젓갈 등 일본인이 많이 찾는 품목을 10∼20% 할인 판매한다.김치,젓갈,장류 등에 대해 시식,증정 행사도 곁들인다. 국내 소비자를 겨냥해서는 어린이날 특수에 초점을 맞췄다.롯데백화점 서울 영등포점은 3일∼5일 1층 샤롯데 광장에서 ‘어린이날 특집 동물의 왕국’ 행사를 열어 타조,애완 돼지,토끼 등 100여 마리의 동물을 어린이들이 직접 만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노원점은 1일,본점은 4일,잠실점은 5일 어린이전용 화장품 ‘미스 몰리’의 창업자를 초청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료 메이크업쇼를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본점과 강남점에서 25일부터 새달 4일까지 일본인이 가장 많이 찾는 식품매장의 상품 설명들에 대해 일본어 추가 표기를 실시한다.신세계 이마트는 30일부터 5월14일까지 전국 51개 전 점포에서 가격대를 10∼20%를 할인한 알뜰 ‘가정의 달 선물 대축제’ 행사를 실시한다. 행사기간 동안 인라인 스케이트 등 어린이날 선물 용품의 가격은 20%를,안마기·뜸질기·옥매트 등 어버이날 선물 용품은 10∼15%를 각각 할인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5월1∼11일 현대백화점 카드를 이용해 1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 금액의 7%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증정한다. 임창용·주현진 기자 sdargon@
  • [먹고 사는 이야기] 두부와 수감생활

    감옥에 있다가 교도소 철문을 나서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먹이는 음식이 두부다.TV드라마 야인시대의 김두한이 구치소에서 풀려날 때,그의 수하 김무옥 문영철 등이 두 손에 두부를 받쳐들고 있었으며,독립투사들이 출옥한 뒤 맨 먼저 입에 넣은 음식 또한 두부였다.감옥살이 동안 지겹도록 콩밥을 먹어 ‘콩’자만 들어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사람들에게 굳이 콩으로 만든 두부를 들이미는 이유는 뭘까? 백색의 두부처럼 밝게 살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겠지만,그보다는 두부의 영양학적 특성에서 생겨난 일종의 의식이자 풍속이다. 수인 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음식이 부실하고,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몸이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영양보충이 시급하나 낯선 육류가 먼저 들어가면 소화계통에서 거부반응을 일으켜 되레 몸을 망치기 십상이다.그래서 고기류 못지않은 고단백이면서도 연하고 부드러워 막 출소한 사람도 쉽게 소화해 낼 수 있는 음식,그게 바로 ‘밭에서 나는 쇠고기’인 콩으로 만든 두부다. 김치 젓갈 등과 더불어 한국의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두부는 콩의 영양소를 고스란히 유지한 채 먹기 좋고 소화도 잘 되게 가공한 식품이다.두부는 아미노산이 풍부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영양의 보고(寶庫)로 불린다.두부 한모(420g)에는 단백질이 35g 들어 있다.불고기 1인분에 들어 있는 단백질양과 비슷하다.칼슘 함유량은 668㎎.그만큼의 칼슘을 섭취하려면 200㎖ 우유 3통을 마셔야 한다.두부는 채식주의자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과 칼슘을 보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음식이다.단백질에는 질 좋은 아미노산이 들어 있으며 소화 또한 아주 잘 된다.우유처럼 설사를 불러 일으키지 않아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체질의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칼슘 공급원이다. 두부는 이외에도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이소플라본은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 적격이다.또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를 막아주는 사포닌도 있고,대장에서 유산균의 증식을 도와 장운동을 촉진하는 올리고당도 들어 있다.변비와 대장암을 예방하는 물질이 이것이다.두부의 또 다른 장점은 요리가 다양하다는 것.국이나 찌개,전,구이 등 여러 형태의 요리가 가능하다.두부는 맛과 색이 부드러워 서양식 요리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양상추와 오이를 곁들인 뒤 그 위에 간장 식초 참기름 등을 섞은 오리엔털 드레싱을 끼얹으면 훌륭한 두부샐러드가 된다.밀가루 반죽에 두부를 으깨 넣어 두부과자를 만들 수도 있다. ‘화’의 저자 틱낫한 스님도 방한 기간중 두부가 들어간 정갈한 사찰음식을 즐겼으며,미국 뉴욕 인근에는 두부 공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는 소식이다.두부는 이제 전세계 사람이 즐기는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임경숙 수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복지부 식생활 지침 발표 /채소˙과일˙우유 날마다 먹고 고기˙튀긴음식 적게 먹어라

    ‘채소와 과일,우유 제품은 매일 먹고 지방이 많은 고기나 튀긴 음식은 적게 먹어라.’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의 식생활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 국민의 질병 양상과 식생활 특성에 맞춰 개발한 식생활 목표와 지침을 마련,발표했다. 성인 식생활 지침으로 ▲채소와 과일,우유,요구르트 등 유제품을 매일 먹고 ▲지방이 많은 고기나 튀긴 음식,볶은 음식을 적게 먹으며 ▲장아찌,젓갈 등 짠 음식과 국,찌개 국물 등은 적게 먹을 것을 권했다. 또 ▲운동을 많이 하고 단음식을 줄여 건강체중을 유지할 것 ▲음주를 자제할 것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할 것 ▲음식을 먹을 만큼 준비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할것 ▲밥과 다양한 반찬을 갖춘 우리 식생활을 즐길 것 등을 권고했다. 복지부는 이어 노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으로 ▲채소반찬,고기와 생선,계란,콩 등을 매일 먹을 것 ▲우유나 두유,제철 과일을 많이 먹을 것 ▲싱겁게 먹을 것▲알맞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것 ▲술을 줄이고 물을 많이 먹을 것 ▲세끼 식사와 간식을 규칙적으로,조금씩 자주 먹을 것 등을 제시했다.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 목표로는 ▲에너지와 단백질을 권장량에 맞게 섭취할 것▲칼슘,철,비타민A,리보플라민의 섭취를 늘릴 것 ▲지방과 소금,알코올 섭취를 줄일 것 ▲건강체중을 유지할 것 ▲바른 식사습관을 유지할 것 등이 설정됐다. 이 지침은 국민 건강수명 75세를 목표로 하는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의 하나로 만들어졌다.농림부·환경부·교육인적자원부 등 관련 부처와 학계가 지침 개발에 참여했다. 복지부는 올해말까지 영·유아,학령기 아동 및 청소년 등을 위한 실천 지침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노주석기자 joo@
  • 정보화마을 농특산물 할인판매/농어촌 정보화 돕고 설 선물도 준비하고

    “농·특산물 직거래 포털사이트인 ‘정보화시범마을’에서 설 선물을 준비하세요.” 행정자치부가 지정한 ‘정보화시범마을’이 설을 맞아 오는 28일까지 우리 농·특산물 130여종을 시중보다 10∼30%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20일 행자부에 따르면 34개 정보화시범마을은 홈페이지(www.invil.org)를 통해 배 사과 굴비 꿀 단감 젓갈 한과 갈치 등의 농·특산물을 인터넷으로 주문·판매한다. 이번 특판행사중 시중에서 6만∼8만원에 팔리는 15㎏짜리 ‘울주 민등마을’ 배 한상자가 3만 8000원,3만 5000∼4만원 하는 ‘청송 주왕산’ 8㎏짜리 사과(부사) 한상자가 3만원,6만∼7만원 하는 ‘영광굴비’ 20마리가 5만 3000원 등으로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된다. 행자부 관계자는 “인터넷 판매상품은 산지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상품들로 시중보다 10∼30%이상 싸다.”면서 “이번 특판행사를 통해 2만명의 신규회원 가입과 매출액 1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품은 정보화마을 홈페이지나 전화(080-725-1100)를 통해 주문하면 된다. 조현석기자 hyun68@
  • 연말마다 김치담가주기 이웃사랑/조행연씨 5만여포기 전달

    8년간 숨겨졌던 아줌마의 이웃사랑이 알려져 연말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남 창원시 북면 마금산온천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조행연(趙幸延·58)씨.지난 95년부터 매달 수입에서 일부를 적립,연말이면 김장을 담가 고아원과 양로원 등 불우이웃에게 전달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녀는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인생의 즐거움”이라면서 “사랑을 함께 실천하는 이웃이 늘어나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씨의 선행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 교인들이 김장 담그기에 동참하면서 알려져 입소문이 났다. 지금까지 담근 김치는 무려 배추 5만여 포기.봄에는 아예 김장용 젓갈을 담가 집에 보관하고,고추·마늘 등 양념은 출하 시기에 맞춰 싼값에 구입,미리 준비해 놓는다.올해도 연초부터 모은 1000여만원으로 김장배추 8000포기를절이고,갖은 양념도 준비했다.4일부터 김장을 시작,지난 여름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김해지역 수재민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김장은 창원지역 교회 봉사단원 150여명이 동참해 열흘간 계속된다.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조씨의 이웃사랑은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아프리카 가나에는 3만여평의 농장이 딸린교회를 건립,지역민들을 구호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굶주리는 아동들을 위한 모금에 뭉칫돈도 선뜻 내놓는 것으로 전해진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대∼한민국 24시] 새벽 주문진항/펄펄뛰는 생선 만큼 어민 삶도 ‘싱싱’

    “펄펄 뛰는 오징어가 개락이래요(많습니다).한 두름(20마리)만 사 가우(사세요).” 늦가을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의 새벽은 짭짜름하고 비릿한 바다냄새와 어민들의 왁자한 목소리로 시작한다.어스름이 걷히기 시작하는 오전 5시30분쯤 주문진 부두는 배가 들어올 때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밤새 전국에서 달려온 활어차 운전사,출항을 준비하는 선원들이 모여들면서 분주하게 아침을 맞는다.부두 한쪽 옆에 설치된 해수관을 통해 연신 쏟아져 내리는 바닷물을 활어차에 싣는 작업부터 부두끝 포장마차에서 새벽 속풀이 해장국을 먹는 출항 앞둔 선원까지 표정도 다양하다. 겨울이 가까워짐에 따라 오징어떼가 울릉도 외항까지 이동하면서 배 입항시간이 오전 7∼8시로 늦어져 그나마 여유로운 시작이다.한여름 연안에서 오징어 어군이 형성될 때는 새벽 3∼4시면 배가 들어오기 때문에 밤을 꼬박 지새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침 7시를 넘어 부두끝 오징어 위판장으로 집어등(燈)을 주렁주렁 매단 50t안팎의 오징어배들이 줄줄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부두는 더욱 부산해 진다.입찰을 위해 빨갛고 노란 모자로 구분된 수협직원과 중매인,중간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시끌벅적해 진다.입찰 때는 조용하다가 막상 입찰이 끝나면 활어차를 뱃전으로 부르랴,오징어 나르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이때는 모두가 뛰다시피 뱃전과 활어차를 오간다.싱싱한 산오징어를 상전 모시듯 조심스러우면서 재빠르게 차량 수조로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부두에 정박한 오징어배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선원들은 밤새 채낚(낚시)으로 잡은 펄떡거리는 오징어를 뜰채로 20마리씩 그릇에 담아 뱃전으로 내느라 정신이 없다. 선원생활 40년이 넘었다는 오징어 배 명전호(52t) 선원 손한용(56·주문진읍)씨는 “주문진에서 8시간 걸리는 울릉도 외항까지 나갔다가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며 오징어 6000여마리를 잡았다.”면서 “어황이 예년만 못해 갈수록 힘이 든다.”고 푸념이다.그래도 “내 손으로 잡은 오징어를 하선시킬 때가 제일 보람 있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배 가두리식 수조에서 건져낸 오징어들은 조금이라도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활어차를 배 가까이 정차해 놓고 순식간에 활어차 수조로 옮겨 싣는다.중간 상인 아줌마들까지 동원돼 릴레이식 작업이 이어진다. 중간상인 김매자(56)아주머니는 “주문진 사람이면 누구나 어항에서 장사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고기장사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이만큼 사는 것도 어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더구나 아들이 중매인으로 활동,매일 아들과 얼굴을 대하며 장사할 수 있어 뿌듯해 한다. 활어차에 옮겨진 오징어들은 곧장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의 횟집으로 달려간다.주문진항이 어항 가운데 활어 선도율이 좋다 보니 강원도 동해안 활어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수협 지도과 원명식(48)계장은 “고속도로와 국도,어항으로 통하는 교통이 편리하고 어선들도 다른 항구보다 신선도 유지를 잘해줘 활어차들이 주문진항을 가장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활어차 운전사들의 애환도 부두 곳곳에서 묻어난다.충분히 잠을 못자는 것도 그렇고 겨울에는 도로에 바닷물을 흘리고 다닌다며 눈총받는 것도 달갑지 않다. 부부가 함께 소형 활어차(1t)를 10년간 몰고 있다는 방종성(59)씨는 “뱃사람으로 30년을 지내다 이제는 평창,제천,횡성 등 강원 영서지방의 횟집을 오가며 활어를 날라다 주고 있다.”면서 “아내와 활어차를 몰고 있지만 평생 바다에서 살아 그런지 육지생활 적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부두 입구에 있는 수협어판장에서는 오징어를 제외한 각종 잡어배들이 속속 입항하며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대부분 5∼20t급의 소형어선인 잡어잡이배들은 도루묵과 문어,청어,고등어,아지,게르치,새치,도치,연어,삼치,홍게 등 동해안 연안에서 나는 다양한 고기들을 연신 부두로 올린다.부두로 올라온 고기들은 곧장 앉은뱅이 저울로 달아 무게를 잰 뒤 수협직원들의 땡강거리는 종소리에 맞춰 즉석 경매가 이뤄진다.이때도 노란 모자를 쓴 중매인들이 나서 무슨 횟집,무슨 활어차를 부르며 북새통을 이룬다.일순간 번지수가 바뀌어 활어차 수조에 부어질 때면 억센 강원도 사투리 속에 삿대질까지 오간다. 펄펄 뛰는 고기만큼 이곳 부두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의 모습도싱싱하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중매인들은 모두 14명으로 벌이도 짭짤하다는 것이 뱃사람들의 귀띔이다.중매인들은 대부분 직원 한명씩을 두고 한창때인 여름철에는 한달에 700만∼800만원,연간 평균 월 300만∼400만원은 거뜬히 번다는 것이다.최연소 28호 중매인 안명일(30)씨는 “푹풍주의보가 내리거나 안개가끼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며 “더위와 추위 속에 고생도 만만찮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어판장 옆 수협수산물직판장 한쪽 벽에는 ‘당신도 적 잠수함을 잡을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북한 잠수함 사진을 넣은 대형 패널이 걸려 있어 이채롭다. 부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좌판 어시장과 횟감을 떠주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손님들을 따라 다니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은 주문진항의 또 다른 풍경이다. “싱싱한 오징어 횟감 사시우.”를 연발하며 리어카에 바닷물과 함께 산오징어를 싣고 다니는 아주머니들은 한번 ‘찍은’ 손님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횟감을 사러온 손님이다 싶으면 리어카를 이리저리 끌고 따라 다니고 바닷물을 튀기면서 어떻게든팔아야 직성이 풀린다. 횟감을 살 때쯤이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회를 썰어주는 아주머니가 득달같이 나타난다.20마리정도를 횟감으로 썰어 주는데 5000원정도의 수수료를 내야하니 칼 한자루와 도마 하나로 벌어들이는 돈이 쏠쏠한 편이다. 몇년 전 주문진항이 새롭게 단장되면서 부두 내에서는 회를 썰지 못하게 됐지만 그래도 이들 아주머니들의 터전은 골목골목으로 옮겨가 번창(?)하고 있다.일손이 바쁘다는 핑계로 나 보란 듯이 부두 한쪽에서 횟감을 썰어 내는 배짱좋은 아주머니들도 있지만 다들 바쁜 마당에 단속의 손길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횟감을 맡긴 아주머니를 찾지 못해 부두 뒷골목 곳곳을 기웃거리며 ‘내 횟거리’ 찾기에 진땀을 흘리는 손님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그래도 아주머니들은 용케 횟거리 주인을 찾아내 아직 한번도 배달사고가 난 적이 없다니 대단한 노하우다. 횟감 뜨는 일만 15년을 넘게 했다는 이음전(54)아주머니는 “오전 이른 시간에는 지방 손님들이 많고 10시가 넘어서면 외지 관광객들이 모이기시작해 주말이면 하루 20명정도 손님은 거뜬히 받아 벌이가 괜찮은 편”이라고 털어놓는다. 아무렇게나 고기들을 늘어놓고 파는 좌판 아주머니들도 손님을 부르느라 왁자하다.손님과 흥정하다 맘에 들었다 싶으면 덤도 몇마리씩 더 얹어 주며 후한 인심을 쓰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이웃 좌판 아주머니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내 손님을 불러들여 왜 장사를 못하게 하느냐.”는 것이 시비의 시작이고 고성의 원인이다. 걸쭉한 입심으로 욕지거리가 오가다 보면 삽시간에 손님은 사라지고 이곳저곳의 아주머니들까지 합세해 한동안 시장통은 아수라장이 된다.부두의 치열한 또 다른 삶의 모습이다. 수협 확성기에서는 “수입 수산물은 사지도 팔지도 말자.”고 목청을 높이지만 어시장 곳곳에는 러시아산 대게(일부 어민들은 북한산이라고 주장)도 많이 눈에 띈다. 시각이 아침 11시를 넘어서면서 고기를 내린 배들이 항구의 자기자리를 찾기 시작하고 활어차들이 썰물 빠지듯 떠나가고 나면 어항내 사람들은 출출한 늦은 아침 끼니 해결에 나선다.이때쯤이면 네발 오토바이로 아침을 날라주는 식당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의 외지 단풍관광객들을 싣고온 대형 관광버스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주문진 부두의 손님맞이 제2라운드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때쯤이면 아침나절 한가하던 부두밖 건어상들의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한다.번듯한 상점을 마련하지 못한 거리의 상인들도 골목마다 또 다른 좌판을 벌여 놓고 정성스레 담은 젓갈류와 말린 고기류를 파느라 시끌해진다. 동해바다의 새벽을 열며 치열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주문진항은 오후에 접어들면서 배들이 꼬리마다 수십마리씩 갈매기떼를 달고 하나둘 자리를 찾으면서 고달픈 하루를 서서히 마감한다. 주문진 조한종기자 bell21@
  • 이번주말 젓갈여행 어떨까

    밥숟가락 무거울 때 입맛 돋구는 데 젓갈만한 게 있을까.갓 퍼낸 쌀밥 한술 떠 숙성한 조개젓 한점 얹어 먹다 보면 언제 입맛이 없었느냐는 듯 밥 한 주발이 뚝딱이다. 이번 주말 딱히 나들이할 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면 충남 논산으로 젓갈 여행이나 떠나보면 어떨까. 12일부터 18일까지 강경읍 강경포구,젓갈시장 및 옥녀봉 일대에서 전국 최대의 ‘강경젓갈 축제’가 펼쳐진다. 100년 전통의 강경 젓갈은 현대인 입맛에 맞게 저염도 및 저온 처리시설로 숙성시키는 게 특징.토굴이나 저온 저장고에서 3개월간 숙성시킨다. 올해로 6회 째인 강경젓갈 축제엔 매년 수십만명이 찾아오며,1만명 이상이 직접 젓갈을 구입해 간다.젓갈가격은 가을에 담그는 새우젓(추젓)이 1㎏에 5000∼7000원,황석어젓 2000∼4000원,조개젓 1만∼1만5000원,명란젓 2만5000∼3만원이다.이번 축제에선 상인들이 예년의 할인판매 대신 덤을 듬뿍 주기로 했다. ‘강경 그리고 젓갈! 그 맛과 멋으로의 초대’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선 1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갱갱이별곡을 주제로한 마당극,옥녀봉에서의 선녀춤,농악한마당,나루터에서의 가을음악회 등이 이벤트행사로 열린다. 또 관광객 젓갈김치 담그기를 비롯,젓갈 주먹밥 체험,젓갈통 메고 달리기,젓갈 캐릭터 그려주기 등 젓갈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이밖에 금강변에서 강경포구 뗏목타기,강경포구 뱃길여행,황포돛대 재현 등이 이어진다.문의 강경젓갈추진위원회(041-730-1701∼3). 임창용기자
  • 축제속으로/ 펄떡이는 활어들 “오이소 보이소”

    태풍 ‘루사’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지만 풍요의 계절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막바지 피해 복구가 한창인 요즘 관광객의 발길마저 크게 줄어 지역민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때마침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부산에서 ‘자갈치 축제’가 열리는 등 지역 축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풍성한 가을을 즐기고 지역 주민도 돕는 일석이조의 지역 축제에 참여해 보자. ■부산 ‘자갈치 축제' “오이소,보이소,사이소∼.” 비릿한 갯내음과 살아 퍼덕이는 활어,목청껏 내지르는 ‘자갈치 아지매’의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가 어우러져 생동감이 넘치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한마당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정부가 지정한 전국 4대 지역축제 가운데 하나인 ‘2002자갈치 축제’가 부산 아시안게임 기간중 열리게 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국내외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 행사 등의 이벤트가 특별히 선보인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자갈치 축제는 오는 9일 전야제인 ‘출어제’를 시작으로 길놀이 만선제 개막 축하공연,생선회 정량달기 등 30여개의 이벤트가 13일까지 4일간 부산시 중구 충무동 자갈치시장 일대에서 줄지어 이어진다. 맨손으로 장어잡기,낙지속의 진주찾기,오징어 먹물사격,어린이 낚시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체험 기회를 늘리는 한편 축제기간동안 ‘이벤트 존’을 상설 설치,운영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체험프로그램 외에도 장어 이어달리기,생선회 정량달기,수산물 깜짝 경매,회이름 맞히기,얼음속의 어류찾기 등 자갈치축제의 대표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관광객의 흥미를 한껏 돋울 것으로 보인다.회 이름 맞히기는 해양수산에 관한 퀴즈의 예선을 통과한 참가자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생선회를 맛보면서 생선의 이름을 맞히는 프로그램. 또 ‘얼음에 들어있는 어류를 찾아라.’는 커다란 얼음덩어리 안의 어류를 참가자가 주어진 도구를 이용해 꺼내면 즉석에서 그 생선회를 증정하는 행사이다. 전시행사로는 자갈치시장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갈치 발자취 사진전’과 해양생물과 해양박제 등 갖가지 해양자료를 전시하는 ‘해양전시관’을비롯해 올해 새로 추가된 ‘범선모형전시관’‘수산과학전시관’‘어탁전시관’ 등이 마련됐다. 수산물 축제에 걸맞은 이번 수산관련 전시행사는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교육적 효과를 가미한 유익한 볼거리가 될 것이 틀립없다.이밖에 우리가락 한마당,아시아 전통무용공연,시민노래자랑,부산시장배 생선회요리 경연대회,자갈치아지매 선발대회,외국인요리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공연과 경연이 펼쳐지며 행사기간동안 남항∼송도를 왕복하는 해상관광유람선도 무료로 운항될 예정이다. 먹거리도 풍성해 축제기간 내내 펼쳐지는 수산물 난전 거리에서 싱싱한 수산물과 질좋은 건어물을 마음껏 먹고 싸게 살 수 있어 국내 유일의 ‘Sea Food 먹거리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특히 상인들이 ‘미니 회센터’를 운영해 실비로 생선회,장어구이,곰장어구이,전복죽,조개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홍완식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은 “자갈치 문화관광축제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수산물 축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기간에 열리는 만큼 외국인관광객과선수들에게 부산의 수산먹거리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포천 ‘명성산 억새꽃 축제' - 은빛 억새물결속 ‘추억만들기' “은빛 억새꽃 물결을 보며….” 제6회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12∼13일 이틀간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 산정호수 일원에서 열린다. 잔잔한 호수와 만개한 억새꽃이 흐드러지게 핀 명성산의 빼어난 경관은 매년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가을여행의 추억을 선사한다. 포천의 명물인 이동 갈비와 막걸리,도토리묵·산채·오리구이·순두부 등 먹거리와 버섯·인삼 등 농특산물도 관광객의 발길을 끈다. 축제 첫날인 12일엔 경기도립 오케스트라의 리듬 앙상블 연주와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댄싱 경연,포도알 멀리 뱉기,막걸리 빨리 마시기 대회가 열린다.국악공연과 포천지역 외국인의 노래 및 장기자랑도 펼쳐지고 각설이 품바 공연에 이은 불꽃놀이가 가을밤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둘째날엔 사과 빨리 먹기,노래자랑,장작 패기 등과 함께 이동갈비 시식·판매,명성산 사진전시회가 열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명성산 등반.억새꽃 군락지를 지나며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산행코스는 비선폭포에서 시작해 다시 비선폭포로 돌어오거나 산안고개나 자인사에 이르는 4가지다.모두 억새꽃 군락지를 지나고 시간은 3시간 30분∼6시간 걸린다.등반자에게는 기념품과 경품 추첨권이 주어진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서울 상봉동에서 철원행 직행버스를 타고 운천에서 하차,신정호수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승용차는 수유리에서 국도 43번을 타고 포천읍∼만세교검문소∼문암삼거리∼산정호수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 ■인천 ‘소래포구 축제' - 김장용 새우·젓갈 없는게 없네 갓 잡아올려 배에서 내린 새우가 부두 물양장에서 펄떡펄떨 뛴다.즉석에서 새우에 소금을 뿌려 간을 맞추는 어부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새우시장인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는 김장철이 되면 마치 사라진 파시(波市·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시장)가 부활한 듯 생기가 넘친다. 이곳에서는 선주만이잡은 새우를 팔수 있기 때문에 새우용기에 배와 선주이름을 명시하는 ‘새우젓 실명제’를 실시할 만큼 품질을 자신한다.변질된 제품은 즉시 바꿔준다. 값도 ㎏당 2000∼3000원 선으로 시중의 절반 수준이어서 주부들이 먼 길을 달려온 보람을 느끼게 한다. 김장용 생새우는 소래포구가 자랑하는 특색상품이다.소비자들이 원하면 당일 조업으로 잡아올린 생새우에 소금을 뿌리는 염장을 한 뒤 판다.염장새우는 맛이 조금 떨어지지만 신선도는 그만이다.염장새우는 집에서 한달간만 숙성시키면 김장용으로 안성맞춤이다. 김장이 시작되는 철에는 염장도 필요없이 직접 생새우를 김장용으로 사용해도 지장이 없다고 한다. 소래포구 어촌계는 소래 새우젓을 전국적인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소래포구축제’를 열고 있다.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이 축제는 8∼11일 소래포구 물양장 일대에서 열린다. 8일 오후 1시 개막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이번 축제에서는 10여척의 어선이 오색의 만선 깃발을 펄럭이며 입항하는 풍어제를 비롯해 소래포구 아줌마 선발대회,해변콘서트,국악한마당,불꽃놀이 등이 펼쳐진다.장어 이어 달리기,생선회 빨리 뜨기,수산물 깜짝 경매,김장철 요리 시연,3대 가족요리 경연대회 등 다양한 관광객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행사기간 중 젓갈류는 20%,수산물 및 식당 음식은 10% 할인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두산 ‘강남 입맛’ 공략

    두산이 직영하는 반찬가게가 문을 열었다. 대기업이 반찬시장에 뛰어들기는 처음으로 ‘반찬 판매’라는 신종 사업의 성공 여부에 대해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김치업계 1위인 ㈜두산 식품BG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단지 입구에 15평 크기의 ‘데이즈’ 1호점을 열고 김치,젓갈,조림 등 70여종의 반찬을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두산 식품BG는 데이즈에서 파는 반찬들은 재래시장보다 10∼15% 비싸지만 나물 1일,조림 2∼3일 등 유통기한을 엄격히 지켜 위생과 신선도는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데이즈 1호점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지켜본 뒤 올 연말쯤에 서울에 2,3호점을 추가로 개설하는 등 단계적으로 데이즈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여경기자
  • [열린세상] 통일의 꿈은 이루어진다

    걸음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추석 전날 성묘를 다녀왔다.살아 계실 때 화장하라고 하셨던 당부대로 가족 납골묘를 마련한 덕에,내 자리에 조카들자리까지 준비가 끝났다.워낙 건강해서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지만 여든넷을 사셨으니 많이 사신 셈일 것이다.하지만 더 사셨더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할 수밖에 없는 자식 입장에서는 돌아오는 길에 아버님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아버님은 어린 시절부터 서른 넘어까지를 함경도 청진에서 사셨다.해방 후 소련군이 들어오면서 남쪽으로 내려오신 뒤 태어난 내게는 어려서부터 들어온 함경도 이야기가 고향 이야기로 남아 있다. 다행히 할머니,할아버지와 큰집 식구들까지 모두 내려온 덕에 이산가족이 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집에는 지금도 북녘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호적에 원적이 청진시 포항동으로 기재되어 있고,지금은 대부분 돌아가셨지만 가까운 친구분들도 함경도 분들이 많았다.어려서부터 설뿐 아니라 아무 때나 만두를 빚어 먹었고,집사람은 아버님 상에 잊지 않고 젓갈을 챙겨놓고는 하였다.언젠가 한 자리에서 냉면을 여러 그릇 잡수셨다는 말씀이 생각나 잘 한다는 함흥냉면 집에 모시고 간 적이 있었는데,맛있게 드시기는 하셨지만 한 젓가락들자마자 “면이 틀렸다.”고 하시던 기억이 난다. 이번 추석은 또다른 의미에서 실향민들을 고향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추석 즈음에 치러진 눈물 범벅의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오랜 세월 끊어졌던 경의선과 동해선의 연결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역사에 남을 18일 오전 11시,도라산역 북쪽 민통선 제2철책 통문에서는 ‘남남북녀’를 상징하는 소년과 소녀가 꽃을 건네고 서로를 끌어안으면서 경의선 복원 공사가 시작되었다.같은 시각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는 오색불꽃과 함께 동해선 복원을 알리는 발파식이 있었다.북쪽에서는 온정리 주민들이 참여한 동해선 착공식을 공개하였다.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과 북의 군인들이 서로를 겨누던 총 대신 토목장비를 들고 지뢰 제거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아직 시작이지만 굳게 닫혔던 군사분계선의 철조망이 열리고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본 실향민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중학교 3학년 때 축산업을 시작한 아버님을 따라 일산으로 이사를 가면서 중고교와 대학을 경의선으로 통학했던 내게는 그 광경이 또다른 의미로 와닿았다.복선이었던 철길의 선로 한 줄을 떼어다 다른 노선에 깔아 단선으로 문산까지만 가는 열차였기 때문에 개성도 못 가는 이름뿐인 경의선이었다.하지만 아버님은 경의선이 복원되면 일산 파주 일대가 물류센터가 될 것이라고 하셨다.그런데 꿈에서도 올 수 없을 것 같던 그 날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정부는 경의선 복원과 함께 유럽까지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가 열릴 것이라고 하였다. 한반도의 등과 배를 다시 잇는 두 철도의 경제적 가치는 엄청날 것이다.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통일을 향한 희망이 가시화되었다는 점이다. 언제부터인가 내 노래 18번은 강산에가 부른 ‘라구요’가 되고 말았다.젊은이 감각의 리듬에 국민가수 고 김정구의 ‘눈물젖은 두만강’을 부르던 실향민 어머니·아버지의 추억을 담은 가사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노래다.이제 그 노래 가사처럼 ‘두만강 푸른 물에’를 18번으로 부르던 실향민들,‘고향 생각 나실 때면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그 분들이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말하던 그 북녘이 성큼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통일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금강산 관광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의 실현으로 분위기가 무르익다가 ‘악의 축’발언 하나로 한순간에 얼어붙는 일이 반복되더라도,통일은 반드시 온다는 낙관적 전망으로 가야 한다. 그 길만이 민족이 사는 길이며 분단과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이다.동해선을 타고 올라가 아버님 사시던 함경도를 보는 날이 언제일까. 김교빈 호서대 교수 철학
  • ‘젓갈할머니’ 잇단 선행

    “다른 사람들에게 항상 베풀고 살라는 어머님의 말씀을 따랐을 뿐입니다.” 충남 서산이 고향인 70대 할머니가 젓갈장사를 하며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잇단 선행을 베풀고 있어 화제다.주인공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어리굴젓 등 젓갈류를 파는 유양선(柳瀁善·70) 할머니. 그는 최근 성어사전(成語辭典) 40여권(140만원 상당)을 동작구청에 기탁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29년째 젓갈장사를 하는 유 할머니는 지난 98년 광명시에 있는 자신의 빌딩(10억상당)을 충남 서산시 한서대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은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이 대학에 1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잇단 선행으로 현재 남은 것이라곤 대방동에 있는 조그마한 아파트 한 채와 몇평 안되는 가게가 전부지만 마음은 부자다. 유 할머니는 “겨울철에 연탄 1장으로 이틀을 때고 빨래비누 한장으로 1년을 버텨 모은 돈이지만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 신바람몰고 다니는 ‘먹물소리꾼’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 임진택

    전주에 있는 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임진택 총감독을 만나고 있을 때다.누군가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선생님의 직함을 하나만 쓰자면 뭐라고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임진택은 잠시 생각하더니 “연출가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하긴 그렇다.가극 ‘남한강’과 마당극 ‘밥’에 연극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완판창극 ‘춘향전’까지 온갖 장르를 연출가로 섭렵했다. 최근에는 과천 세계마당극큰잔치와 세계통과의례 페스티벌,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 등을 연출했다.그것도 언제나 총감독이나 예술감독 같은 거창한 직함이 뒤따랐다.그러니 ‘연출가’로 써달라는 것도 그로서는 겸손함을 앞세운 자부심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화에다 그렇게 대답하는 그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어 혼자 웃었다.“연출가는 무슨 연출가,먹물소리꾼이지!” 그는 전북 김제 출신이다.훗날에야 전해들었다는 동학군 출신 외증조 할아버지의 존재가 지금도 자랑스럽지만,정작 자신은 초등학교 1학년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경기고와 서울대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임진택(52)은 1980년대 ‘오적’과 ‘똥바다’‘오월광주’로 소리판을 휘저었다.창작판소리라지만 판소리를 위한 창작이 아니라,‘운동’을 위한 창작이었는지도 모른다.미성도 아닌 탁성으로,밝은 소리판보다 어두운 현장을 누빈 그는 당당한 ‘소리 운동가’였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전북 제2청사라는 ‘관청’한쪽에 앉아,나랏돈 써가며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그에게 80년대와 2000년대는,‘먹물소리꾼’과 ‘축제 총감독’이 주는 어감의 차이만큼이나 진폭이 큰 셈이다. 그에게 ‘전주 세계소리축제 2002’(8월24일∼9월1일)의 총감독을 맡은 감회를 묻자,돌아온 첫마디가 “PD를 하다 TBC(동양방송)가 80년 KBS에 통합돼 쫓겨난 뒤 정식급여를 받은 것이 처음”이라면서 “생활걱정이 없어 좋더라.”는 소박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요즘은 단위 예술작품의 힘보다는 축제라는 대동적 방식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신바람을 스스로 솟구치게끔 돕는 일이 내게주어진 가장 중요한 몫”이라고 총감독다운 각오를 피력했다. 한편으론 “나이 들면서는 뭘 하든지 온화하고 원만하게 꾸려가고 싶다.”면서 “내가 만들어 하는 축제 같으면 빚져가면서라도 할 텐데….”라고 아쉬움을 내비쳐 축제 준비에 쉽지 않은 구석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왜 이론으로 ‘운동’을 하지 않고,소리로 운동을 했느냐.”고 옛날 얘기를 다시 꺼냈다.그는 “내가 문화예술을 대하는 태도는 문화예술에 탐닉하는 스타일이 아니다.학생운동과 문화운동의 결합 같은 것이었다.“고 밝히고 “그런 점에서 나의 예술활동은 매우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정치적 예술활동’을 하는 먹물소리꾼으로 민주화운동에 공헌한 그에게는 당연히 정치판에서의 유혹도 적지 않았다.그는 “특히 정치적 전환기에는 권유가 많았다.”고 털어놓은 뒤 “그러나 당선 가능성이 높을 때는 찾아오지 않다가,개혁 성과가 미미하거나 새 인물로 수혈할 필요가 있을 때만 요청이 오더라.”면서 껄껄 웃었다. 그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에 떨어지면 예술로도 복귀가 어려울 것 같았다고 했다.그렇게 몇차례 고심하다 보니 나이 50을 훌쩍 넘겼고,정치권은 이미 세대교체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 축제전문가로 자연스럽게 변신한 바탕은 무엇일까.그는 “좌우의 문제는 양면성과 균형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나는 마음은 왼쪽에 있지만 몸은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좋은 학력과 경제적 혜택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사상과 세계관을 결정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예술관 역시 ‘마음’에 해당하는 이론과 ‘몸’에 해당하는 실제를 분리하지 않는다.그동안 판소리를 하든,마당극을 하든 반드시 연출론을 남긴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는 “조화와 균형으로 전체를 아우른다는 생각으로 이론과 실제를 분리시키지 않는 작업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무슨 일이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주 서동철기자 dcsuh@ ■소리축제 볼거리·들을거리 ‘2002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라도 한정식처럼 푸짐하다.24일부터 9일동안 43가지 ‘먹거리’를 펼쳐놓는다.공연단만 16개국 4500여명에 이른다. 축제는 ‘소리문화의 전당’권역과 ‘전통문화특구’권역으로 나눠 열린다.2100석의 모악당과 700석의 연지홀,7000석의 야외공연장으로 이루어진 소리문화의 전당은 최첨단 공연장이다.반면 풍남문과 경기전,전동성당,한옥체험관이 밀집한 전통문화특구는 고도(古都)의 분위기가 물씬하다.이 정취있는 공간들이 그대로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프로그램을 보면 ‘반찬’가짓수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큰 접시에 화려하게 담아도 손이 가지 않을 음식이 있는가 하면,작은 종지에 담긴 젓갈 하나가 때론 ‘밥도둑’노릇을 톡톡히 하는 법.잘만 고르면 소리의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24일∼9월1일,연지홀 정원마당)는 소리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이누이트 에스키모,내몽고 합창단,벨라루스 여성합창인 그람니스키,코트디부아르 원주민합창,그루지야 남성합창인 라샤리앙상블,아제르바이잔 샤르그뷸뷸,몽골의 허메이 등 11개국 종족음악을 한자리에 모았다. 판소리 팬이라면 ‘과식’이 염려될 지경이다.중국의 설창과 일본의 가타리모노,몽골의 벤슨울게르,인도의 가타 등 아시아 지역의 1인 구비서사 노래를 초청한 것도 판소리와 맥이 닿는 음악형태를 찾아보자는 뜻이다. ‘명창등용문’(24∼30일,명인홀)은 왕기석과 조주선 등 맹렬한 기세로 자라는 신예 소리꾼들의 무대다.‘판소리 명창명가’(24∼25일,31∼9월1일,명인홀)는 김영자 홍정택 오정숙 최란수가 제자들과 꾸민다.‘득음의 경지 완창발표회’(26∼30일,명인홀)에서는 윤진철 이순단 이난초 김수연 민소완이 판소리 한바탕씩을 들려준다.그런가 하면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26∼30일,전통문화센터)에서는 안숙선 김일구 전정민 이일주 조통달 등 최고 명창이 하루씩 출연한다. 경기전 안뜰에서는 ‘명상음악으로의 초대’가 있다.인도의 아유타와 가야금 백인영(24∼27일),티베트의 나왕케촉과 대금 신용문(28∼31일)이 각각 고유한 명상음악을 들려준다. 전동성당에서도 필리핀 산미겔합창단(24∼27일)과 체코 비발디 체임버 오케스트라(28∼31일)공연이 열린다. 이밖에 대서사음악극 ‘혼불’(24∼25일)과 창극 ‘비가비 명창 권삼득’(29∼30일),가무악극 ‘정읍사’(9월1일,이상 모악당)공연과 중국돈황예술극원이 당나라 시대의 음악과 춤을 복원한 ‘돈황악무’(27일,모악당)공연도 눈길을 끈다. 소리축제 조직위 홈페이지(www.jsf.or.kr)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서동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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