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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세계 새음식

    새해 세계 새음식

    새해 첫날은 인류의 큰 명절입니다. 나라마다 새해 첫날을 맞는 풍습은 다르지만 새해는 묵은 해보다 더 낫기를, 일년 내내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한결같습니다. 새해맞이 행사에서 음식은 빼놓을 수 없지요. 자신들이 섬기는 신에게 바치고, 친척·이웃과도 나눠 먹지요. 새해 음식엔 나눔이 깃들여 있습니다. 나눔의 정신이 스며든 세계의 새해 음식을 살펴봅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이종원 김명국기자 jongwon@seou.co.kr ■ 한국-삼색단자 삼색기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 해를 여는 첫날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대체로 음력으로 설을 맞지만 해돋이와 같은 새해맞이 행사는 아무래도 양력에 집중된다. 새해 첫날에는 한 해가 평온하기를 기원하면서 차례를 지낸다. 차례상에는 흰떡국을 올리므로 설날 차례를 떡국차례라고도 부른다. 우리의 새해 음식을 세찬이라고 한다. 세찬상에는 떡국, 만두, 단자류, 편육, 빈대떡, 수정과, 나박김치 등을 올린다. 새해에는 세배객을 비롯해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이럴 때 내놓는 음식은 진수성찬으로 다 갖춰 차리지 않아도 된다. 어떤 손님인지, 어느 시간대의 손님인지를 고려해 정성스레 대접하면 된다. 술을 낼 때는 안주인 전, 누름적, 찜, 잡채, 편육 등 서너가지를 낸다. 식사 때가 아니고 술을 대접하지 않아도 될 땐 따끈한 차 한잔이나 화채·떡·조과류 두세가지를 내면 된다. 새해의 대표음식 떡국은 웬만한 식당에선 1년 내내 내놓는 인기 메뉴다. 서울 신설동역과 용두역 사이의 개성집(923-6779)은 조랭이떡국(7000원)으로 유명하다. 한국음식연구원(710-9767)의 한영실원장이 들려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세찬 조리법이다. ●수정과 재료 생강 50g, 물 6컵, 통계피 30g, 설탕 ½컵, 황설탕 ½컵, 곶감 10개, 잣 1큰술 만드는법 (1)생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민 다음 물을 부어 은근한 불에서 서서히 끓인 후 고운 체에 거른다.(2)통계피도 물에 넣어 끓여서 고운체에 거르고 생강물과 합하여 설탕을 넣어 끓여 식힌다.(3)곶감은 작고 씨가 없는 주머니 곶감으로 골라 꼭지를 떼고 모양을 둥글게 만져 놓는다.(4)생강과 계피 달인 물에 2∼3시간 정도 담가 놓았다가 곶감이 부드러워지면 그릇에 담고 잣을 서너알씩 띄워낸다. ●삼색단자 재료 찹쌀가루 12컵, 석이버섯 10g, 물 12큰술, 꿀 9큰술, 잣가루 3컵, 대추·밤 15개씩 만드는 법 (1)찹쌀을 불려서 가루를 체에 내려 삼등분 한다. 석이단자 (2)석이버섯은 뜨거운 물에 불려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곱게 다진다.(3)찹쌀가루에 다진 석이를 넣어 고루 비비고 나서 물을 고루 뿌려서 찜통에 젖은 행주를 깔고 충분히 익도록 찐다.(4)잣은 고깔을 따서 종이를 깔고 곱게 다져 고명을 준비한다.(5)찐 떡을 절구나 분마기에 담아 방망이로 꽈리가 일도록 친 다음 도마에 꿀을 바르고 떡을 쏟아서 모양을 만들어 잣가루를 고루 묻힌다. 대추단자 (2)대추는 씨를 발라내고 곱게 다져 찹쌀가루에 섞어 고루 비빈 뒤 물을 뿌려 찜통에 젖은 행주를 깔고 찐다.(3)고물로 쓸 대추는 씨를 발라내고 곱게 채 썰어 떡을 만든 다음 고명으로 묻힌다. 밤단자 (2)밤은 껍질를 벗겨 채 썬다.(3)떡을 절구에 꽈리가 일도록 모양을 만들어 꿀을 바르고 밤채를 묻힌다. ■ 프랑스-굴요리 먹고 새해도 쿨하게 ‘보느 아네’ 프랑스의 새해 행사는 어떤 면에서 우리와 비슷하다. 섣달 그믐날, 광장에 연인이나 친구들과 모여 신년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다음해의 행운을 빌며 서로 키스를 한다. 밤새 자동차 경적을 울리기도 한다. 새해 음식은 노엘인 12월25일부터 이어져 1년중 가장 풍성하다. 향기로운 와인과 바닷가재, 굴 같은 제철 해산물 요리를 같이 즐긴다. 레스토랑에서는 굴이나 조개껍질을 까는 레카예의 손길이 무척 바쁘다. 파티를 할 때도 해산물과 함께 따끈한 수프, 화려한 디저트가 나온다. 프랑스 요리 교육기관인 르 꼬르동 불루-숙명(719-6961)의 수석 조리사 마르크 샬로팽의 굴 글라세와 바닷가재 조리법이다. ●굴 글라세 (4인분) 재료 굴(중자) 16개, 훈제 연어 125g, 오이 1개, 딜(허브) ½2단, 올리브오일 1큰술,소스(크림 100㎖, 레몬 1개, 소금·후추 약간씩),마무리(연어알 25g, 캐비어 15g) 만드는 법 (1)생굴은 힘줄 있는 부분으로 열어 속살을 꺼내고 국물은 따로 모아 둔다. 데코레이션 용으로 예쁜 굴껍데기 8개를 골라 둔다. (2)냄비에 굴 국물과 굴을 넣고 약한 불에서 살짝 익힌 다음 냉장고에서 식혀둔다. (3)껍데기를 벗기고 속을 파낸 오이를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썰고 소금을 뿌려 20분간 놓아 물기를 빠지게 한다. (4)훈제 연어는 오이와 같은 크기의 주사위 썰기를 해 냉장고에 보관해 둔다. (5)물기를 뺀 오이와 썰어둔 훈제 연어를 섞고 후추로 간을 한 뒤 올리브유와 다진 딜을 넣고 버무린다. (6)크림은 너무 단단하지 않게 살짝 휘핑한 다음 소금, 후추로 간하고 레몬즙을 조금 넣는다. 크림이 너무 되직해지면 우유를 조금 섞으면 된다. (7)접시에 소금을 깔고 물을 조금씩 뿌려 고정시킨 뒤 그 위에 골라 놓은 굴 껍데기를 놓는다. (8)오이와 연어 섞은 것을 굴 껍데기에 깔고 그 위에 (2)의 굴을 두 개씩 올린 다음 크림을 얹는다. (9)연어알과 캐비어알, 딜로 장식한다. ■ 이탈리아-콩 먹고 복 먹고 ‘누오보 아노 펠리체’ 이탈리아에서는 연말연시에 멀리 있던 가족들이 한데 모여 음식을 나누며 서로간의 정을 돈독히 한다.12월 마지막날에는 폭죽을 터뜨리고, 샴페인을 마시며 입맞춤(바치오)하는가 하면, 나폴리에서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순간 소리를 지르며 못쓰는 도구를 창밖으로 집어 던지는 액땜 풍습도 있다 음식으론 행운을 준다는 의미로 렌즈콩을 먹는다. 많이 먹을수록 돈을 더 많이 번다고 한다. 육류로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다. 새해의 행운을 비는 의미로 돼지 다리의 뼈를 발라내고 껍질속에 속을 채워 돼지족 모양으로 만든 잠포네와 렌즈콩 요리를 즐겨 먹는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 바로 이 잠포네다. 밀레니엄 힐튼서울의 이탈리아식당 일폰테(317-3272)의 이탈리아 조리장 클라우디오 쿠키아렐리가 들려준 이탈리아의 새해 음식이다. ●렌즈콩 요리 재료 렌즈콩 500g, 양파 ½개, 당근 1개, 토마토 400g 만드는 법 (1)하루전에 렌즈콩 500g을 물에 담가둔다.(2)양파와 당근을 볶은 다음 껍질을 깐 토마토를 넣어 끓인 다음 물에 불린 렌즈콩을 넣어 토마토소스가 줄어들 때까지 졸인다.(3)렌즈콩이 잘 익었으면 접시에 담아낸다. ■ 일본-오조니, 오~ 좋으니 ‘아케마시테 오메데토 고자이마쓰’ 일본은 양력으로 설을 지낸다. 설 연휴에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지 않고 연말에 미리 요리를 해 둔다. 대표적인 음식이 오세치 요리. 마른 음식 30∼50여가지를 미리 만들어 찬합에 담아둔다. 새우·콩조림·청어알·다시마 등으로 만들며, 끼니때나 손님 접대시 하나씩 꺼내 먹는다. 새해 음식에서 유일한 따뜻한 음식은 찹쌀떡을 넣어 끓인 오조니다. 오조니를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한다. 국내에서 일본의 새해음식인 오세치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으론 용산전자상가의 미타니야(701-2262)와 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317-0373)가 대표적이다. 시조 한석원조리장의 오조니 끓이는 법이다. ●오조니 재료 가래떡 15g, 당근 5g, 토란·무 10g씩, 참나물 한줄기, 가래떡 15g, 가쓰오부시(다랑어국물) 180㏄, 간장(또는 우스구씨) 5㏄, 맛술(미림)5㏄, 닭고기 15g 만드는 법 (1)야채는 모두 깨끗이 손질해 둥글게 썰어 놓는다.(2)썰어 놓은 야채와 닭고기를 뜨거운 물에 미리 데쳐서 준비한다.(3)데친 닭고기는 먹기 편한 크기로 썰어둔다.(4)가츠오부시와 간장에 맛술을 넣고 떡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5)(4)의 육수가 어느 정도 끓어 오르면 맨 마지막에 떡을 넣어서 다시 한번 끓여낸다. ■ 중국-복받을 ‘만두’하군 ‘신 니엔 하오’ 중국은 양력 1월1일보다 음력 설인 춘절(春節)을 ‘춘제’라 하여 크게 지낸다. 우리가 설날 아침 떡국을 먹듯이 중국에서는 설 음식으로 물만두(북쪽)와 중국식 떡(남쪽)을 먹는다. 만두를 빚으면서 동전이나 대추를 소로 넣기도 한다. 동전은 부자가 되라는 의미이고, 대추는 여성들에게 아들을 낳으란 뜻이다. 소를 넣고 만두피를 붙이는 것은 입을 막는 것으로 모든 나쁜 일을 미리 예방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생선 요리도 꼭 챙겨 먹는다. 생선의 어(魚)는 부유한 생활을 뜻하는 여(餘)와 발음이 ‘위’로 같아 잘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생선은 몸통만 먹고, 머리와 꼬리는 먹지 않고 남긴다. 시작한 일의 끝 마무리를 잘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중국에선 제석(除夕)이라 부르는 섣달 그믐엔 흩어졌던 가족들이 다 모여 우리의 샤부샤부와 비슷한 훠궈(火鍋)를 먹는다. 천천히 모든 것을 다 맛봐야 한다. 재물이 불같이 일어나란 의미도 담겨있다. 중국의 새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론 서울 역삼동의 모리화(558-8868)가 대표적이다. 중국요리 연구가 이향방이 말하는 중국의 새해음식 만드는 비결이다. ●물만두 재료 부추 250g, 돼지고기(간 것) 300g, 대파 ½대, 생강 1쪽, 다진 샤미 1큰술, 간장 2큰술, 소금 1작은술, 물 ¼컵, 참기름 약간,만두피 반죽(밀가루(중력분) 3컵, 찬물 1(⅓)컵),양념 간장(간장 2큰술, 식초·고춧가루·다진 마늘 1큰술씩) 만드는 법 (1)밀가루를 그릇에 담고 물을 부어 잘 섞어 반죽을 한 다음 비닐이나 젖은 보자기에 덮어 두고 숙성한다.(2)부추는 송송 썰고, 파·생강을 곱게 다진다.(3)돼지고기는 물을 넣어가면서 젓가락으로 한쪽 방향으로만 저으면서 파·생강·샤미·소금·참기름으로 간을 하고 부추를 넣어 만두소를 만든다.(4)(1)의 반죽으로 만두피를 밀어 한쪽 아래에 놓고 (3)의 재료를 엄지와 검지로 집어 넣고 만두피를 싼다.(5)물이 끓으면 (4)의 만두를 넣고 끓을 때 찬물을 한 컵 붓는 방법으로 세 번 반복한 뒤 건진다. ●국화꽃 생선 재료 흰살 생선(민어·도미·우럭 등) 1마리,종합소스(케첩 1컵, 설탕 4큰술, 라유 1큰술, 튀김기름 8컵),생선 재울 양념(녹말가루 4큰술, 술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1)흰살 생선을 깨끗이 씻고 다듬어 머리와 꼬리를 잘라낸다.(2)(1)의 생선을 두쪽으로 포를 떠 놓고 가로·세로로 가는 칼집을 낸 다음 5㎝ 길이로 자른다.(3)(2)의 생선을 술·소금·후춧가루에 재운 다음 녹말가루를 골고루 무쳐준다.(4)식용유가 뜨거워지면 생선 껍질이 있는 쪽이 안으로 향하게 말아 기름에 튀긴다. 그러면 국화꽃 모양으로 튀겨진다.(5)생선 꼬리를 입에 물린 다음 녹말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긴다.(6)튀긴 생선을 접시에 보기 좋게 담아낸다.(7)팬에 종합소스를 넣고 잘 저어 준 다음 (6)의 튀긴 생선살 위에 조금씩 뿌려준다. ■ 태국-오래오래 살라고 쌀국수 ‘싸왔디 삐마이 프라짜우 우와이펀 나 크랍’ 태국은 국제 관례에 따라 1월1일을 새해 첫날로 삼고 있지만 4월13일이‘송끄란’으로 우리의 설날 격이다. 몸을 정갈히 하고 새옷으로 갈아입고 탁발 스님에게 음식을 보시하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물세례 놀이가 독특하다. 음식으론 국수처럼 끊어지지 말고 길게 살란 뜻에서 태국식 쌀국수를 먹는다. 결혼이나 생일에도 내놓는다. 또 태국식 샐러드인 랍을 내놓는데 랍은 ‘행운’과 발음이 같아 복을 비는 의미도 담고 있다. 서울 역삼동의 아시안푸드 전문점 실크스파이스(2005-1046)의 태국 조리사 피탁씨가 들려준 태국의 명절 음식 만드는 법이다. ●랍 가이 재료 닭고기 200g, 태국 건고춧가루·쌀가루 조금씩, 붉은 양파 10g, 쪽파·민트잎 2g씩, 피시소스 2큰술, 레몬주스 2.5큰술 만드는 법 (1)닭고기살만 다져 볶는다.(2)붉은 양파는 얇게 슬라이스해서 준비한다. 쪽파는 송송 썰어 준비한다.(3)나머지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버무려 접시에 담아낸다. ●카놈 진 남 야 재료 쌀국수 120g, 레드카레 페이스트 1큰술, 코코넛 밀크 1통, 흰살생선살 150g, 건새우 조금, 피시소스 1작은술, 설탕 2작은술, 라임 1장, 닭육수 20㎖, 삶은 계란 (½), 숙주 약간 만드는 법 (1)쌀국수는 삶아 찬물에 식혀 사리를 틀어 준비한다.(2)생선살을 삶아 으깨서 레드카레 페이스트와 같이 볶는다.(3)(2)에 닭육수를 붓고 피시소스와 설탕으로 간을 맞춘 다음 건새우·라임잎으로 향을 우려낸다.(4)삶은 달걀과 숙주를 올려 예쁘게 장식한다. ■ 인도-새해손님껜 치즈 ‘오 살로모어.’ 인도에선 인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와는 달리 11월에 새해를 맞는다. 새해 개념의 명절은 ‘디왈리’로 신이 유배된 뒤 돌아오는 길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강에 불을 띄우고 집안을 청소하며 쓸모없는 물건을 불태운다. 북부에선 4월13일 경을 ‘바이사키’라고 해서 새해로 삼는다. 인도에선 귀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치즈에 말린 과일을 채워 만든 파니르 파산다를 낸다. 인도 음식점인 서울 명동의 타지(776-0677)의 인도 요리사 나렌더 라나가 추천하는 음식이다. ●양고기 티카 재료 양고기 250g, 레몬 1개, 생강·마늘 20g씩, 인도스파이스 10g, 요구르트 100g 만드는 법 (1)양고기를 큼직하게 네모로 잘라둔다.(2)마늘·생강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요구르트·레몬즙·인도스파이스를 넣고 섞는다.(3)재료를 (1)의 고기와 골고루 잘 섞어 덩어리로 만든다.(4)(3)을 3∼4시간 재워 숙성한다.(5)인도식 화덕 탄두리에서 구워낸다. 오븐에서 구워도 된다. 기호에 맞게 토마토와 양파를 곁들여도 좋다. ●파니르 파산다 재료 치즈 175g, 말린 과일(또는 캐슈넛) 100g, 코코넛 가루 10g, 토마토 200g, 마살라(매운 맛의 향신료) 20g, 코리안더(고수풀) 10개,그레이비 소스(토마토·양파·캐슈넛·크림을 섞어 되게 만든다.) 만드는 법 (1)치즈를 한 장 편다.(2)치즈 위에 과일·마살라·코코넛 가루로 속을 꽉 채워 다른 치즈로 덥는다.(3)샌드위치처럼 된 (2)를 속이 익을 때까지 기름에 튀긴다.(4)익은 것을 그레이비소스에 담가둔다.(5)(4)에 크림을 붓고 코리안더를 다져 뿌린다. ■ 타히티-행운을 구워요 ‘보느 아네’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남태평양의 타히티는 새해와 같은 큰 행사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구이요리가 유명하다. 친척이나 친구들이 모일 땐 커다란 구멍이 있는 화산석을 모아 오븐과 같은 모양을 만들고 뜨겁게 한 다음 생선이나 새끼돼지, 여러가지 야채를 바나나 잎으로 싼 다음 모래로 덮어 익히는 방식이다. 또 한가지 유명한 것은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 타히티식 도미요리다. 어린 시절 대부분을 타히티에서 보낸 르꼬르동블루-숙명의 로랑 벨투와즈가 들려준 타히티식 생선 샐러드와 도미요리다. ●도미 요리 재료 도미(800g) 2마리, 라임 2개, 생강 60g, 홍고추 50g, 코코넛 밀크 200㎖, 소금·후추·식용유 적당량, 바나나잎 2장 만드는 법 (1)도미는 비늘을 긁어내고 깨끗하게 씻어 손질한다.(2)도미 안에 칼집을 넣어 소금·후추·생강 조각, 잘게 썬 고추, 자른 라임, 잘게 썬 홍고추를 넣는다.(3)도미를 바나나 잎으로 빈틈없이 꼭 싼다.(4)쪄서 익힌다.800g짜리 도미는 약 20분 걸린다.(5)코코넛 밀크를 미지근하게 데워 위에 약간 뿌려준다. ●생선 샐러드 재료 참치 1㎏, 라임 4개, 코코넛 밀크 ¼ℓ, 당근 75g, 청피망·홍피망·노랑피망·오이 ½개씩, 토마토 75g, 양파 50g, 생강 25g, 마늘 7.5g, 타바스코·소금·후추·식용유 적당량씩 만드는 법 (1)참치를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다.(2)자른 참치를 라임과 다진 마늘, 길게 채썬 생강과 섞어 20분 동안 절여 놓는다.(3)물기를 빼고 채 썬 당근·길게 썬 피망·아주 얇게 썬 양파·길게 썬 토마토·코코넛 밀크·소금·후추·식용유를 섞고 타바스코 몇 방울 넣고 살짝 섞는다.(4)얼음 볼 위에 잠시 둬 차갑게 한 후에 먹는다. ■ 베트남-액운쫓는 쌀떡 ‘축 몽 남 므이’ 베트남 역시 음력 1월1일을 새해로 맞는다. 빌린 돈이 있으면 이날 모두 갚는다. 베트남에선 이날 어떤 손님이 처음 방문하느냐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어린이들이 대개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고 있어 자정 전에 어린이를 집 밖으로 내보낸 후 잠시 뒤 들어오게 하는 풍습이 있다. 쌀을 8시간 이상 쪄서 구워 만든 떡, 반쯩을 먹는데 액운과 잡기를 없앤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실크스파이스의 김성수 총조리장이 들려준 반쯩 조리법이다. ●반쯩 재료 티피오카 전분가루 100g, 물 25㎖, 녹두 50g, 설탕 5큰술, 소금 약간, 바나나잎(또는 코코넛잎) 만드는 법 (1)녹두를 불려서 삶아 으깨 설탕과 소금을 넣고 앙금을 만든다.(2)티피오카 가루를 물에 개어 반죽을 만들어 피로 사용한다.(3)(2)안에 앙금을 넣고 바나나잎으로 싸서 스팀에 10분정도 쪄 준다.
  • 조선일보기자 블로그 글 파문

    일간지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KBS 여성 아나운서를 ‘유흥업소 접대부’에 비유한 글을 올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선일보 사회부의 문갑식 기자(차장대우)는 지난 14일 조선닷컴 기자블로그에 ‘신문시장이 망하게 된 이유’라는 제목으로 언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며 “요즘 정권의 나팔수, 끄나풀이라는 지적에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TV에 개나 소나 등장해 (제가 개나 소라고 표현하는 것은 인생의 쓴맛 한번 본 적 없이 멍청한 눈빛에 얼굴에 화장이나 진하게 한 유흥업소 접대부 같은 여성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국영방송의 한 심야 프로그램을 보며 느낀 것입니다.)씹어대는 조중동이 있다.”고 말했다. 이 글이 17일 오전 ‘프레시안’ 등 인터넷 언론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면서 “개인적 공간이지만, 이렇게 막말을 해도 되느냐.”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KBS 소속 한 여성 아나운서의 이름을 추측해 올려놓기도 했다. 이에 한국아나운서협회와 KBS아나운서협회는 이날 글의 삭제와 사과를 요구했고,KBS노조는 문 기자를 상대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여성단체와 여성주의 언론들은 “명백한 성희롱적 발언”이라며 비난했다. 파문이 번지자 문 기자는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한 뒤 블로그에 ‘언론발전을 위해 힘쓰시는 여성 아나운서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방송문화 창달과 언론발전, 성숙한 방송문화 정착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쓰시는 아나운서(특히 어린 나이에도 격무에 시달리시는 여성 아나운서)들께서 제 글의 극히 일부분이지만 불편함과 분노, 상처를 느끼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아나운서실의 표영준 팀장은 “이 글은 사과의 글이 아닌, 변명에 불과하다.”며 “한국아나운서협회 차원의 법적 소송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장성인사 의혹 진상 규명부터

    육군 장성인사 비리의혹을 보는 국민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불안하기까지 하다. 군이 인사·진급 심사비리의 발본색원을 그토록 장담했음에도 이런 의혹이 다시 제기되다니 참담한 일이다. 게다가 청와대·국방부와 육군 수뇌부간 갈등설이 나오고 있다. 일부 군장성의 반발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지 않으면 군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사건을 촉발시킨 괴문서 내용 중 일부는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향응접대, 허위 업무실적, 부인 식모살이 등이 사실이라면 기가 찰 노릇이다. 군 검찰이 육군본부를 처음으로 압수수색하게 된 배경이다. 진상조사 후 엄정한 조치가 불가피하다. 육군은 이런 의혹을 사게 된 상황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설령 군검찰 독립문제를 둘러싸고 ‘길들이기’라는 의구심이 들더라도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정도다. 수사를 받음으로써 지휘권이 타격을 입는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일부 장성의 반발은 국가안보에 나쁜 영향을 미칠 뿐이다. 군 검찰은 수사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사기를 먹고 사는 군이 오래 흔들려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정치적 오해가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군개혁이 미진하다면 순리적 방법으로 이끌어야 한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얼마전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이 ‘정중부의 난’을 거론했다는 설이 떠돌아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도 있다. 투서·괴문서 또한 군 인사때마다 있어온 폐습이다. 진실은 밝히되 억울한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차제에 군 인사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군은 ‘4심제’ 심사과정을 채택하고 있지만, 근무인연·학연·지연에 따른 정실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사위원 선정부터 군 수뇌부의 입김이 배제되고 공정성이 보장되도록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평가지침의 구체화, 그리고 평가자료 검증장치도 보완이 요구된다.
  • [여성&남성] ‘10代 여성의 역량강화’ 심포지엄

    [여성&남성] ‘10代 여성의 역량강화’ 심포지엄

    “왜 김치냉장고 광고엔 여성 모델만 나오고, 자동차 광고엔 남성 모델만 나오나요?” “여학교의 순결교육은 여성을 단지 수동적인 존재로만 묘사할 뿐입니다.” 한 여학생의 열변에 100여명의 청중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이시은(17)양은 ‘세상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또래 여학생들의 의견을 성인들에게 쏟아냈다. 이양은 “개방적인 사회가 되면서 10대 미혼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똑같이 ‘잘못’을 저질러도 남성은 잠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뿐이지만 여성의 인생은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만다.”면서 “피해 여성을 보호하기는커녕 남성만 옹호하면서 문제의 재발생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동안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10대 여성의 안전, 건강과 역량강화’ 심포지엄은 우리 10대 여성의 일상에 처해 있는 성차별적인 환경이 어떤 위험을 낳게 되는지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로리타 콤플렉스’에 빠진 한국 문화 심포지엄은 우리 사회에서 10대 여성의 실태를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윤철경 복지정책실장은 “지난해 10대 여성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를 조사한 결과 ‘음식점 서빙’과 ‘유흥업소 서빙 및 접대’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10대 남성이 막노동이나 음식점 배달을 경험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대 여성은 유해업소에 노출될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문화산업이 10대 여성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김영옥 교수는 TV드라마 ‘낙랑 18세’와 영화 ‘어린 신부’를 떠올리며 “우리 문화산업에는 10대 여성을 성산업화하는 ‘로리타 콤플렉스’가 있다.”면서 “과연 이것이 누구의 욕망을 위한 것인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 10대 보호’에서 ‘스스로의 역량 강화’로 결국 10대 여성들은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늘푸른여성지원센터 이명선 소장은 “한국의 10대 여성들이 공식적으로는 가부장적인 위계 문화에서 미성숙한 성인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남성 중심의 성문화 속에서 성상품화되고 있다는 현실이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결국 10대 여성 스스로 여성의 인권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우리 센터도 과거에는 가출 및 성매매 여성을 위한 쉼터를 지원하며 가족에 복귀시키는 사업을 폈으나 이제는 적극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현재 일주일에 두 차례 여의도와 동대문에서 성교육과 진료 등의 상담 활동으로 한해 평균 1만 8000명의 10대 여성을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대 여성 참여 프로그램 ‘파워캠프 내셔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가장 눈길을 끈 사례는 캐나다의 파워캠프 내셔널(POWER Camp National)이었다. ‘POWER’는 여성의 경험적 현실에 관한 파트너십을 뜻하는 영어문장에서 머릿글자를 모은 것. 캠프 공동설립자 스테파니 오스틴 박사는 “10대 여성을 단지 보호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 내부의 힘을 스스로 길러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스틴 박사는 “파워캠프 내셔널은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그저 10대 여성이 자신의 경험에 관해 의사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줄 뿐”이라면서 “여름 캠프나 지역 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한데 모인 10대 여성들이 성 정체성을 함께 찾아가고 성 차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진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베르던 초등학교는 5∼6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점심시간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춘기 여학생들은 보디페인팅을 하며 자신의 몸이 여성으로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논의하고 평소 금기시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오스틴 박사는 “‘그 여자 옷입은 거 봤어?’라는 이야기 프로그램에서는 여학생들이 옷을 입는 스타일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면서 “여성 스스로 여권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여년 동안 내전을 겪으며 전쟁이 10대 여성들에게 엄마와 학생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요구하는 수단의 사례를 토론하면서 고문, 강간, 조기 임신에 노출되어 있는 아프리카 또래 여성과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보는 프로그램도 있었다고 한다. 오스틴 박사는 “또래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10대 여성들은 평소 부모나 남자 친구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대처방법까지 스스로 찾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박영란 교수는 “파워 캠프 내셔널의 핵심은 결국 참여”라면서 “수줍고 소극적인 여성 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 10대 여성들을 토론의 장으로 끌어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사설] 性산업 권력유착 이 정도인가

    춘천지방법원 판사의 ‘성접대’사건 파문은 성매매특별법 발효에도 불구하고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성매매 근절의 실효성에 대해 냉소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처음 춘천 사건은 변호사와 판사간의 단순한 법조비리 정도로 비쳤다.‘성접대’혐의는 ‘불운’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드러난 실상은 그 이상이었다. 성매매 업주와 불법을 단속하고 단죄해야 할 법집행기관들이 얽히고 설킨 요지경 속 유착을 보여준 것이다. 폭행과 상해, 성매매 강요를 당한 여성들은 이런 검·경, 법원을 믿고 구제를 호소했으니 ‘뛰어봤자 벼룩’신세를 면할 길이 없었다. 성접대를 한 변호사는 피해 여성들이 윤락알선과 폭행혐의로 고발한 룸살롱업주의 사건수임 변호사였다. 접대를 한 자리에는 문제의 판사 외에 춘천지검 직원, 경찰청 간부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여성들이 고발장을 냈는데도 업주의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고 고발장에 밝힌 30명 성매수자 명단의 인물들은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고 한다. 불법 성매매 업주와 변호사, 검·경·법원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는 충분한 이유이다. 이런 유착 비리를 뿌리뽑지 않고는 성매매는 근절시킬 수 없다. 검찰은 해당 변호사의 수임비리뿐만 아니라 룸살롱 업주와 권력기관 간의 유착의혹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검찰은 성매수자 명단에 직업 등은 기재돼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으나 피해자들은 사진 대조까지 요구하고 있다. 또 다른 권력층 관련자가 없는지 철저히 가려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제식구 감싸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성매매가 범죄라는 인식은 상당히 확산되었다. 그러나 춘천 사건은 ‘술’과 ‘여자’를 권력의 상징으로 여기는 지도층 인사의 잘못된 문화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에 산재할 유착비리에 대한 분명한 문제인식과 함께 개혁 차원의 접대문화 변화가 뒤따르기를 촉구한다.
  • [논술 키워드] 성매매 특별법

    [논술 키워드] 성매매 특별법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매매춘의 악순환을 끊으려는 정부, 여성단체, 종교계의 강력한 의지와 생존권을 요구하는 성매매 여성 및 포주 등의 몸부림이 뒤섞여 파열음을 냈다. 이 법의 시행으로 우리 사회의 성매매 관행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단군이래 처음으로 성매매 여성들이 주도한 집단 시위가 국회의사당앞에서 열렸고 단속을 피하기 위한 숨바꼭질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드러내놓고 반대할 수는 없지만 식욕과 더불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인 성욕을 통제하려는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이 과정에서 ‘풍선효과’‘좌파적 정책’‘성(性)파라치’‘성전(性戰)’같은 신종 용어도 파생됐다. ●용어 따라잡기 성매매특별법이라고 통칭되는 이 법은 두 개의 특별법으로 구성돼 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그것이다. 이 속에는 성매매업주 및 성구매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성매매 피해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가지 장치가 담겼다. 시행 한달 동안 검거된 관련 사범은 모두 3354명. 이중 50% 이상이 성구매 남성이었고 20%는 성매매알선 업주였다. 삐뚤어진 성 문화와 접대문화를 바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일부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생계대책 부족, 토끼몰이식 단속은 오히려 반대의 빌미를 줘 저항을 초래했다. 유흥, 숙박업소 등 관련 산업은 된서리를 맞았다. 형사정책연구원의 ‘성산업규모와 성매매실태에 관한 전국조사’에 따르면 최소 33만명의 여성이 전문적으로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는 2002년 기준으로 24조원의 초 거대 지하경제시장을 이루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시장규모 30조원, 성매매 여성 100만명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생 용어 성매매를 신고하면 최고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보상금 사냥꾼인 ‘성(性)파라치’가 생겨났다. 자발적인 시민참여로 경각심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지만 공권력이 해야 할 일을 ‘돈’을 매개로 국민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단속의 손길을 피해 성매매가 집창촌에서 오히려 주택가, 인터넷, 해외 등으로 숨어들거나 옮겨갈 뿐이라는 ‘풍선효과’이론도 제시됐다. 엄연히 수요와 공급이 있는 시장경제원리를 뒤집은 ‘좌파적 정책’이라는 비유도 등장했다. 보다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생존권을 내세운 집창촌 성매매 여성, 포주들간의 설전이 ‘성전(性戰)’으로 묘사됐다. 우리 나라는 1961년 윤락행위방지법을 제정해 공창제를 정식 금지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일본은 매춘금지법, 스웨덴은 성구매금지법, 대만은 공창제 폐지 등 유사입법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매매춘과의 고리를 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대비 포인트와 예상 논제 성매매특별법은 단순히 법 내용에 대한 암기보다 시행 과정에서 야기되는 문제점과 인간의 본성 등에 착안한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 나아가 인류의 기본적 욕구, 욕망과 관련된 논쟁거리이기 때문에 앞으로 구술 및 논술, 면접시험에 단골 출제가 예상된다. 예상 논제로는 ▲성매매 여성들의 생존권 주장에 대한 나의 의견 ▲공창제 존속 및 폐지에 대한 나의 입장 ▲성매매관련 입법사례를 통해 본 우리 나라와 외국의 비교 ▲성매매특별법과 윤락행위방지법과의 비교 ▲성매매특별법이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라 ▲성매매특별법 시행에 따른 찬반논리를 제시하라 등이 있다. 노주석기자 joo@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29) 병원 첫 수출 박인출 예치과 원장

    [삶과 경영 이야기] (29) 병원 첫 수출 박인출 예치과 원장

    병원법인 ‘메디파트너’의 박인출(54) 대표는 최고경영자(CEO)로 성공한 치과의사만이 아니다.병원은 병만 고치는 곳이 아니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병원은 환자에게 만족을 주며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며,환자는 의사의 일방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소비 선택권을 지닌 고객이라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는 운동가다.의료시장의 문이 굳게 닫힌 우리나라에서 국내 병원을 처음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중이다. ●의사 한명이 하루 10명 환자 진료 서울 강남구 역삼동 충현교회 맞은 편의 예치과 강남점.꽃과 나무,유리로 둘러싸인 4층짜리 건물이다.‘메디파트너’의 모태이자 국내 최초인 병원 프랜차이즈의 1호점이다. 원장인 박인출 대표의 안내를 받아 병원 안에 들어서자 생소한 광경이 펼쳐졌다.병원 1층의 주제는 봄이다.환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이나 진료수속을 밟는 데스크 모두 오렌지색 등 아늑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 빛깔로 꾸며졌다.박 원장은 “엘리베이터는 환자 전용”이라며 계단을 통해 2층으로 걸어 올라갔다.2층의 주제는 여름.검은색과 흰색의 조화로 시원을 느낌을 주는 마사지실,미용관리실,보철진료실 등이 있다.3층은 엷은 밤색 계열의 나무 무늬로 가을 분위기를 연출한다.개별 진료실은 원형으로 배치돼 있다.각 진료실에는 의자에 누운 환자의 시선이 ‘웹 TV’에 고정되도록 했다.잔잔한 선율의 음악이 흘러나온다.치료중인 환자를 배려한 것이다.웹 TV에선 메디파트너가 자체 제작한 방송이 전국 54개 체인점에 동시에 방영된다.4층은 겨울이다.흰색과 유리로 꾸며 진료실 안을 환하게 했다.병원 내부 전체에 꽃과 그림,주변에 어울리는 장식품들이 즐비하다.‘병원냄새’가 아닌 은은한 비누향이 물씬 풍긴다.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여느 병원과 확연히 다르다.우선 병원 이름이다.‘예’는 ‘예,그렇습니다.’처럼 긍정을 표시하는 우리말 ‘예’자와 환자를 떠받든다는 뜻에서 한자어 ‘예(禮)’에서 따왔다고 한다.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면,‘서비스 코디네이터’가 진료 접수를 도와주며 환자를 대기실인 ‘카페’까지 안내한다. 예치과 강남점의 의사 15명과 직원 65명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90억원.의사 1명이 하루 평균 10명의 환자만을 돌본다.30∼4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다른 병원들과 비교하면 양질의 진료가 나올 수밖에 없다.그렇다 보니 진료비는 다른 병원에 비해 3배 가량 비싸다. 전국 54개 치과와 성형외과,한방병원이 ‘예’라는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며 이같은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에 ‘수출 치과병원’ 1호점이 개설됐다.내년 3월에는 두 곳이 더 생길 예정이다. ●간호사의 담배 심부름에 충격 박 대표는 부모가 이북 출신이라고 소개했다.그는 “아버지는 평양에서 의사를 하다 6·25전쟁 때 월남했는데 평소 ‘기술이 있어야 먹고 산다.’‘네가 커서는 진료에다 미용개념까지 지닌 치과나 성형 의사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박 대표는 “대학 교수인 어머니는 여성운동에도 적극적인 분”이라고 말했다.“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는 아버지에게서,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부분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듯하다.”고 스스로 정리했다.그는 “발 재간이 있는 아이들을 고아원에서 데려다 축구부를 꾸리던 중학교 시절,나는 시험을 치르고 입학한 유일한 축구선수였다.”고 회고했다.동네 기원에서 혼자 터득한 바둑 실력은 대학에 들어가 대표선수가 될 정도였다.조정 경기나 보컬그룹 활동도 적극적이었다고 자랑한다. 박 대표는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군의관으로 복무할 때 ‘돈은 벌지만 기계적인 의사생활’을 바꾸고 싶어 미국행을 결심했다.그는 시카고 대학에서 전문의 과정을 이수하던 중 “갑자기 맹장수술을 받게 돼 병원에 입원했는데 나를 일깨우는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병실의 옆 침대에 암에 걸린 노인이 있었는데,그 노인이 어느날 간호사에게 돈을 주며 담배를 사다달라고 요구했다.간호사가 의사의 충고를 전하며 흡연을 만류했으나 노인은 막무가내였다.간호사는 고집에 눌려 담배를 사다 주며 “조금만 피우라.”고 간곡히 당부했다.박 대표는 “암 환자에게 담배를 전하는 행위가 정당한지를 따지기 전에 우리나라 병원에서 간호사가 환자의 담배 심부름을 할 수 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는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회고했다. 귀국후 3년 동안 치과대학 교수생활을 하다 1986년 서울 압구정동에 15평짜리 병원을 차렸다.그는 “아파트를 팔고,돈도 빌려 차린 첫 병원이어서 서둘러 돈을 벌고 싶었지만 미국에서 터득한 교훈과 평소 생각하던 이상형의 병원을 조금씩 실천했다.”고 말했다.누구나 오기를 꺼리는 치과병원의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병원을 병원 같지 않도록 꾸몄고 환자의 호소를 진득하게 들으며 궁금한 점을 해소해 주었다.직원들에게도 가족처럼 대했다.그랬더니 우습게도 ‘이빨을 아프지 않게 뽑는 치과’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업한 지 불과 10개월 만에 75평짜리 병원으로 옮길 수 있는 자본금이 모였다.새 병원도 ‘튀는 병원’으로 알려지면서 환자들이 몰렸고,예쁜 인테리어 때문에 여성잡지에도 소개되었다. ●병원은 호텔 접대에서 유래 박 대표는 본격적인 새 병원문화를 만들기 위해 치과대학 동기생 4명과 ‘공동병원’ 설립에 뜻을 모았다.그러나 의료계 일부에선 ‘의사들이 동업하면 2년안에 돈 날리고 동료마저 잃는다.”면서 말렸다.그는 “6개월 이상을 동기생들과 그 가족들까지 어울려 만나면서 반드시 성공해 뜻있는 병원문화를 만들자고 다짐했다.”고 당시의 각오를 전했다.92년 동업 형태의 공동병원인 강남점의 개설이 두번째 변신이다.이 공동병원은 동업을 뛰어넘어 훗날 ‘프랜차이즈 병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박 대표는 “환자들은 자신이 병원의 최대 고객이라는 점을 병원의 횡포에 눌려 잊고 살았다.”면서 “병원(hospital)의 영어 어원은 호텔(hotel)과 접대한다(host)라는 단어에서 비롯됐다.”고 풀이했다. 병원이 번창가도를 달리던 99년 세번째 변신을 시도했다.‘예’라는 공동브랜드를 사용하는 회원사들에 병원운영 건설팅과 소프트웨어 개발,고객만족 프로그램 공유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 프랜차이즈 회사를 설립한다.회원 의사들의 학술 모임이 자신들은 물론 치의학의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우사에게서 배운다 박 대표는 고객접점(MOT·진실의 순간)이라는 개념을 중시한다.박 대표는 “MOT란 원래 투우에서 쓰이던 용어로 고객과 만나는 접점에서 서비스를 크게 강화해야만 전체적인 질 향상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뜻”이라면서 “고객이 존중돼야 할 이유를 이보다 잘 설명하는 예는 없다.”고 단언했다.즉 투우사가 소의 정수리에 정확히 칼을 꽂아야만 소를 한방에 쓰러뜨릴 수 있지,만약 실수로 자칫 칼이 빗나가면 화가 난 소에 도리어 투우사가 들이받힐 위험에 처한다는 것이다.따라서 소와 만나는 어느 한 순간에 정확한 지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 ‘진실의 순간’이라고 설명했다.예치과는 90년대 초반에 이미 발 마사지 서비스를 병원에 도입했고,입 냄새를 기계가 측정해 수치화하는 ‘헬리미터’를 도입함으로써 치주질환 환자들도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다. 그는 또 이상적인 공동병원의 모델을 찾기 위해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각국 병원의 특징과 의사들의 관계를 나름대로 정리했다.“미국 병원은 합리적인 계약이 중심이어서 병원 체인이 자연스럽게 운영됐지만 의사 선후배가 무시되는 수평관계가 문제”라고 전했다.“일본은 수직체계로 한 사람의 보스가 아랫사람들을 인간적으로 잘 챙겨주지만 개인의 창의적 발상과 참여가 억눌렸다.”고 말했다.그는 “마침내 찾은 병원이 싱가포르의 ‘테이앤드파트너스’라는 병원 체인으로 서양의 합리적인 의료 시스템과 동양의 인간미가 조화를 이룬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아울러 국내 의료계의 현실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는 농업분야의 최근 쌀 협상에 의료개방 문제를 빗대 “시장개방이 아직 멀었다고 반대하는 이들의 시각이 답답하다.”면서 “그들의 말처럼 시기상조라면 개방이 미뤄지는 동안에 훗날의 개방을 대비한 철저한 준비와 변신이 필요할 텐데,아무것도 진척되는 것도 없이 시간만 보낸다.”고 강조했다.박 대표는 이어 “가장 힘든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아이디어를 잊도록 하는 일”이라는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박인출 원장은 박인출(54) 예치과 대표 원장은 훤칠한 키에 호감을 주는 서글서글한 인상을 지녔다.무슨 일이든 나서길 좋아해 하는 일도 많다.병원법인 메디파트너 대표이사,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산업벤처협회 회장,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외래교수.‘환자도 고객이다’(1999년·창현) 등의 저서도 냈다. 동업병원을 세운 지 12년 만에 한해에 90억원씩 버는 치과병원을 만들었다.3년전 ‘튀는 병원’으로 소문이 나자 국세청 조사관 11명이 들이닥쳤다.23일 동안 병원을 뒤졌으나 영수증 한장 빼놓지 않고 매출의 40%를 세금으로 꼬박꼬박 낸 것으로 확인돼 오히려 그해말 모범 납세자상을 받았다. 그 자신도 ‘틀림없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그의 꿈은 국내 최초의 병원 지주회사를 만들어 중국 등에 한국 의료진과 병원을 수출하는 것이다.
  • 性매매 여성 “새 살길” 시민단체 “더 단속”

    性매매 여성 “새 살길” 시민단체 “더 단속”

    성매매 여성들이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생존권 보장을 촉구한 7일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은 같은 시각 기자회견을 갖고 집창촌 업주들이 사주해 연 집회라며 정부의 성매매 단속강화를 요구했다. ●집창촌 “보름 뒤 단속해도 문 열겠다” 전국의 집창촌 성매매여성 2800여명은 여의도 국회앞에서 성매매특별법 단속에 반발,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특수영업종사자 생존권투쟁결의대회’를 가졌다. 서울 청량리,미아리,용산,영등포는 물론 부산,인천,경기 평택,파주 등 전국 12곳의 대표적인 집창촌에서 모인 성매매 여성들은 소속 집창촌별로 모자와 티셔츠,마스크 등을 맞춰 입고 ‘생존권 보장’을 외쳤다.이들은 결의문에서 “우리는 하늘을 우러러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다.”면서 “성매매가 사회악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성매매 여성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도중에 ‘담배 피우지 말고 복장을 단정히 하라.’ ‘질서를 지켜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수원에서 일한다는 성매매여성 김모씨는 “정부의 대안 없는 단속과 자립책은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성매매 여성을 사지로 내모는 것일 뿐”이라면서 “차라리 세금 낼 테니 공창제를 실시하라.”고 말했다. 행사가 성매매 여성들의 자율집회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 업주와 각 집창촌의 자율정화위원 등 200명은 행사장 주변에서 이들을 지켜봤다. 성매매업주 모임인 ‘한터’의 강현준 사무국장은 “경찰이 한달이라는 집중단속기간을 밝힌 만큼 이달 23일 이후 전국 집창촌이 무조건 영업에 돌입할 계획”이라면서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항의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이 ‘알몸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첩보에 경찰은 여경 100명을 투입하고 모포 100장을 준비했으나 시위는 없었다. ●성매매업주 시위 “파렴치한 행위일 뿐” 한국여성단체연합과 민주노총,참여연대 등 80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집회가 시작된 오전 10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욱 강력한 성매매 단속을 촉구했다. 최근 업주와 성매매 여성들의 잇따른 시위 등에 대해 “성매매 알선업주들이 생존권을 주장하며 ‘단속유예’나 ‘성매매 범죄용인’을 요구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파렴치한 요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문숙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는 “우리사회가 성매매 방지법 시행 초기부터 이미 패배감과 실패감에 젖어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성매매가 필요악’이라고 용인해 왔던 잘못된 인식과 ‘접대문화’‘군대 성문화’ 등이 바뀔 때 성매매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고위 간부들 유흥 삼가라”

    ‘싼페이(三陪·세가지 동반)’를 엄금하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최근 당정군 링다오(領導·지도자)들의 ‘산페이 관행’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싼페이는 원래 술집 아가씨들이 손님과 ‘함께 놀고(陪玩) 함께 술마시고(陪酒),함께 자는 것(陪睡)’을 의미한다.언론이 영도자들에게 금지를 요구하는 신조어 싼페이는 ‘오락동반(陪玩),술상동반(陪酒),불필요한 회의 동반(陪空會)이다. 인민일보는 최근 ‘일부 영도자들은 너무 바빠 밤을 새운다고 하는데 무엇이 그렇게 바쁜가.’라고 묻고 그 이유를 ‘싼페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영도자들이 불필요한 회의와 술자리 등의 유흥 때문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질타한 것이다. 인민일보의 이 같은 지적은 최근 16전대 4중전회의 결정인 ‘공산당 집정능력 강화’와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가 주도하는 ‘당원 기강확립 운동’과 맥이 닿는다.당 기관지가 ‘회의(會議)지상주의’를 꼬집는 대목도 의미심장하다.인민일보는 “영도들은 수많은 회의에 참석해 ‘주요 지시’를 남발하지만 모두 빈말에 불과하다.”며 실사구시 접근법을 제시했다. 실제로 쓰촨(四川)성의 ‘2003년 향진회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일부 향진의 경우 상급기관의 감독과 시찰을 375차례나 받았다.‘이바서우(一把手·지도층)’들은 1년 365일동안 114일의 법정 휴가일을 제외하고 251일의 근무일 가운데 30%는 회의에 참석하고 15% 접대에,11%는 조사·감독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영도들의 빈번한 현장 시찰과 상급기관의 하급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 역시 도마위에 올랐다.상급 관리들이 시찰할 때 하급 관리들은 술상을 마련해 자신들의 죄상을 감추고 입에 발린 말로 상급자들을 치켜세우며 무능을 감추려는 시도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인민일보는 “영도 간부들의 산페이 문제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 첫 단추로 상급영도들이 하급 간부들의 불필요한 시찰 요청을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공산당 내부의 자정노력을 시작한 후진타오 체제가 친민(親民) 정권으로 장기집권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룸살롱 접대비 1조원/이목희 논설위원

    룸살롱,단란주점,노래방은 술 마시고 노래하는 장소로서 그 기본은 비슷하다.일부 노래방에서는 편법으로 술을 팔고,‘도우미’도 불러주기 때문이다.하지만 비용은 천지차이다.고급 룸살롱의 경우 4∼5명이 모여 폭탄주 몇잔을 돌리려면 수백만원이 든다.노래방의 10배 이상이다. 최근 경기가 바닥이다.올해부터는 50만원 이상 접대비 실명제가 실시됐다.지난달 23일부터는 성매매 특별단속이 집중적으로 펼쳐지고 있다.룸살롱 영업이 어려워질 조건이 한두가지가 아니다.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밤문화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서울 강남의 물 좋은 룸살롱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소형 룸살롱이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으면 접대여성과 마담 중 A급은 대형 룸살롱으로 모인다.200∼300명의 아가씨가 대기하는 고급룸살롱에 방이 없어 손님을 못 받는 날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다. 룸살롱 접대문화가 꺾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국세청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치·향락성 업소에서 사용된 법인카드 이용액은 1조 6144억원이었다.이중 룸살롱에서 뿌려진 금액이 1조 109억원으로 전체의 62.6%에 달했다.룸살롱 결제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2001년에는 6987억원,2002년에는 9483억원이었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향락성 고액접대비를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뇌물행위로 보는 것이다.미국은 150달러 이상이면 접대를 받은 사람의 사인까지 받도록 요구한다.1인당 최소 수십만원이 드는 ‘룸살롱 접대’를 인정하는 것은 한국의 독특한 문화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경기가 안 좋고,각종 규제조치가 취해졌다.상반기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따라서 올 연말 통계는 좀 바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해 1조원 이상을 룸살롱에 쏟아붓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현금 사용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더욱 클 것이다.고액 룸살롱 접대를 감추기 위해 여러 업소에서 영수증을 분산 발급받는 신종 수법이 횡행,국세청이 특별단속에 나설 정도다.이제 접대문화를 바꿔보자.일반 음식점에서 소주잔을 나누며 나라경제 걱정을 한다면 정(情)도 더 두터워질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올 성장률 5% IMF ‘글쎄’ 재경부는 ‘무난’

    올 성장률 5% IMF ‘글쎄’ 재경부는 ‘무난’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6%로 낮췄다는 소식을 접한 재정경제부의 고위간부는 30일 직설적인 단어를 사용해가며 불쾌감을 드러냈다.이 간부는 “상반기 성적표(5.4%)가 이미 나와 있는 마당에 연간 4.6%라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이 관측대로라면 하반기 성장률이 3.8%로 고꾸라진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는 IMF가,그것도 올해 ‘농사’가 거의 끝난 3분기말에 비관론을 꺼내든 것에 정부는 내심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추가적인 금리인하와 접대비 상한제 개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정부 안팎에서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내수침체·수출둔화·고유가… IMF가 당초 내다봤던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5.2%.다섯달 만에 0.6%포인트나 깎았다.내년 성장률은 아예 4% 턱걸이(당초 전망 4.8%)를 예고했다.모건스탠리가 지난 7월 ‘올해 4.6%,내년 3.8%’라는 전망치를 내놓았을 때만 해도 ‘저의’를 의심하던 기류는 이제 자취를 감췄다.오히려 올해 4%대,내년 3%대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다.비관적 관측의 주된 이유는 취약한 내수기반과 수출 둔화 때문이다.IMF는 “국내 수요가 증가한 홍콩·싱가포르·타이완과 달리 한국은 가계빚과 기업부채 때문에 여전히 취약하다.”며 한국의 성장률을 낮춰잡은 까닭을 설명했다. 재경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올 3분기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4%대 후반은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면서 “5%를 넘기느냐 못넘기느냐가 관건인 만큼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7∼38달러를 연말까지 넘나들어 4분기 성장률이 죽을 쑤더라도 연간 5.0% 성장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이 국장은 “IMF의 4.6% 전망은 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연율로 단순 환산하는 계산방식을 적용한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국제예측기관의 잇단 성장률 하향조정과 관련해 이헌재 부총리는 “수출 증가세 둔화 등 아시아 신흥국가의 여건이 다들 비슷한데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더 인색하게 보고 있다.”며 ‘객관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부 겉으론 낙관,속으론 초조 그러나 속내는 그렇게 여유 있지 못하다.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소비 회복의 척도인 백화점 매출이 ‘추석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고,앞으로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여론조사 결과도 비관적으로 나왔다.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우리나라 성장률을 0.1%포인트 갉아먹는 국제유가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재경부는 이날 “배럴당 40달러가 넘는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연간성장률이 4.9%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유가를 전제로 한 얘기지만,정부가 4%대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이 부총리가 “금융통화위원회는 경기상승을 위해 좀 더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는 말로 사실상 콜금리 추가인하를 촉구한 것도 이렇듯 안팎의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아서다.IMF도 “한국이 경기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통화 및 재정정책을 가져가야 한다.”며 금리인하를 조언했다.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10월 콜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리 추가인하·접대비 현실화 탄력 예상보다 더딘 소비 회복세 탓에 ‘경기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접대비 상한선제(50만원)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재경부측은 “접대비 실명제로 내수 타격이 심각하다.”면서 “유흥업소 등의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3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며 국세청과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한 관계자는 아예 접대비 규제를 “내수잡는 주범”으로 지목했다.때문에 한달전부터 솔솔 피워오르고 있는 ‘접대비 한도 상향설’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재계는 접대비 한도를 1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안미현 김미경기자 hyun@seoul.co.kr
  • 기업25% 법인세 못내

    경기 침체로 지난해 국내 기업 4곳 가운데 1곳 꼴로 법인세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19일 국회 재정경제위 소속 민주당 김효석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등록법인 40만 5849개 중 25%인 10만 2387개가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 특히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 중 27곳이 법인세 면제 조치를 받았다. 법인세는 전체 매출액에서 비용을 제한 이익분에 부과되는 것으로,지난해 국내기업 4곳 중 1곳이 이윤을 내지 못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법인세 면제 대상인 접대비 총액은 지난 2001년 3조 9635억원에서 2003년 5조 682억원으로 27.9%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수치는 경제난 속에 기업들이 이윤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그러나 접대비가 매출액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늘어나 법인세 탈루 의혹이 있으므로 국세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퇴폐 추방’ 울산 노래방 자정결의 한달 그후

    “노래방에서 불법·퇴폐 영업을 못하게 제발 좀 말려주세요.” 울산시내 ‘건전 노래방’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퇴폐 노래방’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노래방까지 퇴폐적이라는 이미지가 자리잡으면서 시민들이 노래방가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노래연습장’인 노래방에서는 술을 팔 수 없고,접대부도 둘 수 없다.하지만 울산시내에는 술을 팔고 이른바 ‘도우미’를 불러주는 불법 노래방이 판을 치고 있다. ●‘건전 노래방’이 ‘퇴폐 노래방’에 내몰려 노래방의 이미지에 결정적으로 타격을 준 사건은 지난 7월에 일어났다.울산 남구의 한 노래방이 나체쇼에 성행위까지 하는 퇴폐영업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노래방 주인이 손님이 원하면 불러주던 이혼녀·가정주부·회사원 등 400여명에 이르는 여성 도우미의 명단도 나와 충격을 주었다. 울산시내 학부모들은 상당수가 청소년 자녀에게 ‘노래방 출입금지령’을 내렸고,여름방학 ‘대목’을 맞은 주택가 노래방에는 비상이 걸렸다.울산시 노래연습장업협회는 지난달 6일 100여명의 노래방주인이 모인 가운데 ‘자율정화 결의대회’를 갖기도 했다. ●자정결의 불구,퇴폐 영업 여전 하지만 한 달 남짓 지나서 울산 도심의 노래방을 찾아본 결과 불법·퇴폐 영업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3일 오후 9시쯤 남구 달동 도심에 있는 노래방을 찾았다.방마다 짙은 선팅이 되어 있어 복도에서는 안이 들여다 보이지 않았다.종업원은 “5만원을 내면 원하는 대로 해주는 도우미를 불러 준다.”고 말했다. 도우미 김모(29)씨는 “춤을 추는 정도에서 놀아주는 도우미가 있는 가 하면 분위기에 따라 몇만원을 받고 즉석에서 성관계까지 하는 도우미도 있는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남구 신정동 노래방의 종업원은 “1시간마다 노래비 1만 5000원에 도우미는 2만원에서 5만원 사이,작은 맥주 한 병은 3000원”이라면서 “2만원 도우미는 노래만 부르고,3만원은 나체쇼까지,5만원은 ‘그 다음’도 가능하다.”며 눈짓을 보냈다. “자정결의대회까지 했다면서 이래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자정결의하는 노래방은 주택가 노래방들이고,우리같은 시내 노래방은 도우미 없으면 안 된다.”면서 “손님의 요구를 거절하면 문을 닫을 판”이라고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법·퇴폐영업한다고 돈도 못벌어 울산시의 노래방은 1112개에 이른다.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이후 2배 가까이 늘었다.그런데 최근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법적으로 여종업원을 둘 수 있는 단란주점 등이 노래방처럼 운영을 하고 있다.노래방의 이미지 악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노래방들이 불법영업에 나서고 있지만 중심가 한두 곳을 제외하면 많은 돈을 챙기지도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울산시 울주군청은 최근 4차례에 걸쳐 50개 업소를 단속해서 도우미 영업을 한 업소 한 곳을 적발했다.단속 공무원은 그러나 “피크시간에 단속을 나가도 불황탓인지 손님이 없는 업소가 많았다.”고 밝혔다. 울산시 노래연습장업협회 박채윤(46) 사무국장은 “퇴폐영업으로 노래연습장업 전체가 몰락하게 생겼다.”고 우려하면서 “업주들은 최소한의 도덕성을 갖고 영업을 해야 하며,손님들도 업주에게 불법행위를 강요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울산시 남구 달동 S아파트 단지 앞에서 ‘오케이 가족전용 노래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준형(40)씨는 “5년째 가족손님 위주로 건전한 영업을 고집하다보니 이제는 주민들이 알고 찾아온다.”면서 “노래방의 건전한 영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주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24) 관시(關係)서 시스템으로

    [차이나 리포트 2004] (24) 관시(關係)서 시스템으로

    중국은 제도보다 인간관계가 우선하는 ‘관시(關係·관계)’의 나라로 불린다.법적으로 정당해도 관시가 없으면 힘들고 아무리 어려워도 관시를 통해 쉽게 풀리는 곳이 중국이다. 비즈니스를 위해 중국에 오는 외국기업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이 ‘관시’에 의한 업무처리라고 한다.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인 코카콜라 더글러스 다프트 사장도 중국파트너들에게 “우리는 정부 고위인사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정부­기업관계 “父子”에 비유 96년 톈진 공단에 진출한 한국 중소 전자업체의 한 사장은 “진출 초기 맺어온 관시 덕분에 환경이나 노사문제,심지어는 세금 문제까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이래서 중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외국기업들도 중국의 고위층과 관시를 만들려고 기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관시의 힘은 예전에 비해 많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법과 제도를 정비해 시스템에 의한 집행으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천년의 역사속에서 깊이 뿌리내린 관행이 단시간에 고쳐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중국인들은 생활 자체가 관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주도의 경제구조도 기업과 관료의 유착을 강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아직 사회주의 방식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중국의 경우 관료집단의 권한은 막강하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는 ‘부자(父子)관계’로 표현되며,기업은 항상 시장의 움직임보다는 정부 정책의 방향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한마디로 정계의 실력자나 관료들이 돌보아 주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유리하다. 관시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항상 부패와 연결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최근 광시성 빈양(賓陽)현의 한 고속도로 관리사무소에서 6명의 공무원이 결탁해 150만위안(약 2억 2000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건이 있었다.지린성에서 사영기업을 운영하던 쌍아오춘(桑奧春)은 국유기업을 매입한 후 지방정부의 묵인하에 국유기업의 지위를 활용해 세금감면,은행융자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자금을 빼돌리다 공금 횡령죄로 구속됐다. 이 두 사건 모두 지방정부의 묵인과 광범위한 관시망이 형성돼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제도화 진력하는 中정부 관시에 의해 형성된 부패의 먹이사슬은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중국 정부가 최근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고위 간부들을 대거 뇌물죄를 적용해 파면하는 한편 각종 입법과 규칙을 제정해 제도화를 진척시키는 것도 이유가 있다. 내부적으로 공산당의 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무마하면서,대외적으로 WTO 가입 이후 보다 투명한 제도를 요구하는 국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1일 ‘중국행정 허가법’을 공포하고,495개 항목의 정부 인허가권을 폐지했다.그리고 향후 법률이나 국무원의 결정에 의하지 않고는 지방정부 자의로 인허가 사항을 새로이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국무원공작규칙’을 제정하고 행정기관의 업무처리 원칙을 제시했다.기본적으로 공무원의 자유 재량을 축소하고 보다 투명한 법치 행정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7월5일 행정기관 회의를 소집해 “아직 정부와 기업의 역할구분이 명확하지 않고,법과 규정에 의한 업무처리가 엄격하지 않으며,권력과 이익이 결부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앞으로 당과 정부는 법치행정을 통해 관료주의와 부패를 철저하게 척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중국 정부의 노력은 중국 비즈니스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정착을 위해 무역·금융·투자 등 경제 전반의 법규와 제도를 손질하고 정부의 시장간섭을 줄여 나가고 있다.아직 시장경제 체제를 운영한 경험이 길지 않아 제도적인 미비점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경제평론지인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의 정책환경이 건전해지고 있으며,특히 대정부 업무가 이전에 비해 훨씬 쉬워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활용 불가피… 의존 말아야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의 일상 생활에 깊게 뿌리내린 관시의 관행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앞서 언급했던 관시에 대한 의식 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에서 관시를 아예 무시하고 사업을 할 수는 없다.외국기업의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장저(姜喆) 변호사는 “최근 중국 정부의 노력으로 제도화가 많이 진전돼 이전보다는 관시를 활용하는 경우가 적어지고는 있지만,아직 공무원들의 자유재량이 많은 사안의 경우에는 관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중국 비즈니스에 있어서 관시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그러나 관시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도 어떤 방법을 통해 관시를 형성하며,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뇌물과 술접대로 맺어진 관시는 오래가지 못한다.법을 준수하고 신용과 성실로 맺어진 관계가 보다 지속적이다.고위층보다는 실무 담당자와의 관계도 중요하다.실력은 없으면서 고위층에만 줄을 대는 기업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중국 최고의 부자로 알려진 둥팡시왕(東方希望)그룹의 류융싱(劉永行) 회장의 체험적 관시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그는 “관시는 단기간에 어느 정도 편리와 기회를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른다.하지만 비즈니스의 본질이 아니다.그래서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게 아니다.우리는 관료에게 선물을 주지 않았고 관시에 기웃거리지도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지방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우대정책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전처럼 관시에만 의존하는 비즈니스는 성공할 수 없다.관시는 기업 이미지를 키우고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진입장벽을 넘는 수단일 뿐 정작 중요한 것은 실력이기 때문이다.관시를 활용은 하되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베이징 김성진 중국사회과학원 방문연구원(산자부 서기관) ■ ”경제법규 구축에 최선” 중국 기업의 시장화 개혁은 중국경제 발전의 중요한 기초다.국유기업과 민영기업,외자기업은 20년간의 경쟁과 합작과정에서 이미 서로 의존하고 융화되는 과정에서 중국경제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중국 정부는 새로운 경제구성을 조화시키고 육성하는 것,특히 법치로 경제질서 구축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중국경제의 전 세계화는 이러한 전제하에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경제와 중국기업은 3가지 부문의 변화를 토대로 건립 중이다.지난 20년 사이 중국경제 체제 개혁은 전면적으로 진행됐고 초보적인 시장경제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정부는 경제 권리의 통치센터에서 시장체제를 조화시키는 관리센터로 변신하고 있다.평등 원칙으로 다양한 경제주체의 자본과 기술,노동력 등 생산요소의 배치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사회정치 질서와 경제권리를 규정했던 명령성 조례는 현재 완성화된 법규절차로 대체되는 상황이다.경제 세계화와 소유제 다원화의 조류 속에서 정부정책 집행력과 영향범위도 변화하고 있으며 시장을 주체로 평등 경쟁의 시장환경 조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93년에 실시한 공사법(公司法),회계법(會計法),경제합동법(經濟合同法) 등을 통해 기업의 시장 진입 규칙과 평등 참여를 위한 구체적 규범을 만들었다.또 소비자권익보호법과 공회법(工會法) 등을 통해 소비자와 노동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했고 개인 소득세법 등을 통해 중국의 세무체계를 구축했으며 중국인민은행법,상업은행법 등을 통해 중앙은행 거시 조절 체제와 금융업 감독관리의 기초를 닦았다. 총체적으로 중국 정부 직능의 변화는 법규의 완벽화를 통해 중국 시장화 과정의 거역할 수 없는 과정이다.정부의 공개화와 민주화를 의미한다. 국유기업 개혁은 중국 민영기업 발전의 기회다.중국의 민영기업은 발전 추세가 비약적이고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사회 취업과 세금,국내총생산(GDP) 공헌도에서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민영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국유기업 시장과 연관이 있지만 창조 의식과 생명력은 중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민간 금융체제의 낙후로 민영기업들은 긴급한 시기에 늘 자금 유통·배분에서 곤경에 처하는 것도 사실이다.최근 중국 민영경제의 파산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그러나 이것은 중국 민간금융 발전의 기회이기도 하다.최근 수년 이래 중국의 금융 산업은 시스템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중국 민영경제의 최종 성과는 중국 금융기구 민영화에 의존할 것이다. 왕웨이 중국 세계합병구매연구센터 비서장
  •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 파산시대가 오고 있다.400만 신용불량자 가운데 120만명이 파산 대상자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은 충격적이다.그러나 파산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파산은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재생의 출발점이며,위기에 몰린 개인과 가계를 지탱하는 사회안전망이다.사회·경제적 빚을 청산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서울신문은 올해 파산자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파산시대를 맞아 탐사보도 ‘개인파산,몰락인가 재생의 길인가’를 마련,파산문제를 심층취재했다.제도권 경제활동에서 비껴나간 파산자들을 쫓아 파산의 뿌리를 캐고,이들이 다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를 진단했다.파산의 실태와 문제점,해법을 4회에 나눠 짚어본다. “단 한번도 연체없이 매달 갚았습니다.하지만 남은 건 빚과 가정파탄,망가진 생활 뿐입니다.”(32·파산한 회사원)“진저리 나는 압류통지서,직장마다 쫓아다니는 강제집행명령,더 이상 일할 병원도 없고 가슴 졸이며 사는 세월이 무섭습니다.”(41·파산 신청한 의사)“결혼을 후회합니다.남편만 믿고 살면서 사치나 낭비를 한 것도 아닌데….길거리에서 사은품까지 준다고 발급받은 카드가 악몽이 됐습니다.”(35·파산한 주부) 파산부 판사에게 제출한 파산자들의 자필 진술서에는 ‘카드 돌려막기’,‘가정파탄’,그리고 ‘재기’라는 세 단어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서울신문이 2002년 5월부터 올 6월까지의 파산자 중 기록을 입수한 306명의 대부분은 정부의 ‘카드 장려정책’이 본격 시행된 2000년 이후 1인당 4∼5장의 카드를 집중 발급받았다.최소 6개월에서 최장 7년까지 돌려막기를 해온 이들은 2002년 하반기 카드사의 갑작스러운 한도축소로 단숨에 침몰했다.‘파산’과 ‘면책’은 이들이 겪는 이혼과 별거,질병과 자살이라는 악순환 속에서 재기와 희망을 찾아 선택한 유일한 길이었다. ●목숨끊는 사람들…,파산이 희망 “로또 1등에 당첨돼 빚을 다 갚거나 파산을 신청해 모두에게 알리고 죄갚을 받든지,이도저도 안되면 우리 가족 모두 다같이 가는 것,아이는 빼고….” 지난해 7월 파산 신청 후 부인 송영애(가명·33)씨와 딸(9)을 남겨둔 채 목숨을 끊은 박모(35)씨의 유서에는 이런 사연이 씌어 있었다.박씨는 눈물 자국이 군데군데 남은 유서 말미에 ‘부자가 되라.’고 외동딸을 향해 절규했다.송씨 역시 남편의 삼우제 다음날 약을 먹었지만 목숨은 부지했다.빚은 송씨에게서 두 목숨을 거둬갔다.함께 살던 친정아버지도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송씨 부부는 운영하던 유통업체가 부도나면서 9억여원의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됐다.원금보다 커진 이자는 계산조차 되지 않았다.송씨는 같은해 10월 파산했다. 그는 “남편은 죽음으로 채권자들에게 죄값을 치렀으니 저라도 딸아이를 지키고 싶다.”고 판사에게 애원했다.그에게 ‘파산’과 ‘면책’은 딸을 지키는 유일한 희망이 됐다.석달 뒤 면책이 승인된 송씨는 어느 소도시의 한 슈퍼에서 일하게 됐다.월 40만원의 수입에 불과해도 딸과 함께 사는 소망을 이뤘다. ●‘실직’,파산으로 가는 적신호 대기업에 다녔던 최진호(가명·40)씨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실직했다.1년 뒤 외국계 의류회사에 재취업한 그의 가정은 안정을 찾았다.2002년 3월에는 저축한 돈과 주택자금을 대출받아 13평짜리 임대 아파트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내 회사와의 갈등이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회사측이 영업사원인 최씨의 업무접대비를 급여에서 해결하도록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빚을 내서 영업을 하다 보니 실적은 저조해지고 손에 쥐는 돈도 줄어들었다.결국 최씨는 권고사직을 당했다.이때부터 부인이 식당일을 하며 맞벌이에 나섰지만 최씨의 실직 기간이 길어지자 각종 카드 빚은 나날이 늘었다. 1년여만에 중소업체에 취직했지만 월 200만원의 부부 수입으로 더이상 카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친정 식구들의 카드까지 동원해 돌려막았으나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그 와중에 최씨의 회사는 부도가 났다.4번째 실직으로 연체가 시작됐다.2003년 6월부터 카드사는 일시불 청구를 요구했고,대환대출과 보증인을 강요했다. 카드사의 반복되는 독촉과 추심 스트레스,경제적·정신적 상실감으로 최씨의 부인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최씨는 지난 2월 파산했다.초조하게 면책 승인을 기다리는 최씨는 “한숨과 눈물로 미소조차 잃어버린 아내에게 다시 한번 사랑과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며 재기를 다지고 있다. ●다단계판매 1년… 빚만 6000만원 박미진(가명·25·여)씨는 다단계판매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6000만원의 빚을 안고 파산했다.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에 다니던 박씨는 친구의 소개로 다단계에 뛰어들었다.회사 동료들은 박씨에게 카드부터 만들 것을 권유했다. 처음으로 카드를 만든 박씨는 물품대금 400만원을 현금서비스를 받아 회사에 지불했다.직급이 상승된다는 기대에 박씨는 친구도 끌어들였다. 직급이 오르고 판매조직을 맡자 수입은 한때 300만원까지 올라갔다.박씨는 더 많은 카드를 이용해 현금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물품대금을 갚는 데 400만원,판매망 관리에 600만원의 지출이 생겼다.영업부진과 반품,일을 그만두는 동료가 늘어나자 회사로 들어간 대금은 고스란히 박씨의 빚이 됐다.휴학생 신분이었던 박씨이지만 신청만 하면 카드가 발급이 되던 시절이었다.박씨는 11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다 지난 2월 파산했다.이혼한 어머니와 월세 23만원의 단칸방에 사는 박씨는 대학까지 자퇴하고 말았다. 안동환 유지혜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고교 - 대학 ‘신입생 거래’

    올해 전국 대학 및 전문대에 이중합격한 신입생 5287명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이중합격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입학 전형 당시 지원자가 모집정원을 크게 밑돌자 고교 교사와 대학·전문대 사이에 ‘은밀한 거래’ 관계가 형성돼 수험생을 거치지 않고 원서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나아가 학원에서 수강생의 명단이 대학·전문대로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일부 대학이나 전문대 직원들은 학생을 보내준 대가로 학원측에 금품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같은 재단에 고교를 가지고 있는 몇몇 대학법인들은 대학 경쟁률과 고교 진학률을 동시에 높이려고 원서를 ‘할당’하는 과정에서 이중합격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편법을 넘어선 불법행위가 가능했던 것은 실제 대학입학원서는 학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만 있으면 작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I대에 다니는 영남지역 K고 출신 이모(19)군은 최근에 이중합격자라는 통보를 받았다.이군은 지난해 수시2학기 모집에 합격했지만,담임교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11월쯤 학생 10여명에게 D전문대의 입학원서를 쓰라며 원서를 건넸다.K고는 D전문대과 같은 재단이었다. 다른 반에서도 이군의 반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학생들은 단지 원서만 썼을 뿐 전형료도 내지 않았고 면접에도 가지 않았다.하지만 합격됐고,최근 이중합격 통보를 받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교육부로부터 통보받은 D전문대의 이중합격생은 20여명이다. 이군의 담임교사는 “일이 확산되기를 바라지 않는다.진로지도를 잘못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이군의 이중합격에 대해 해명서를 써줬다. 지방 C대에 재학 중인 박모(19)군은 다른 지방 대학에 수시1학기 원서를 내고 면접 등 전형에 가지 않았다.당연히 무효가 된 줄 알았는데 이중합격 통보를 받았다.박군은 “당시 대학측으로부터 아무 연락을 받은 적이 없는데 이중합격자라는 통보를 받으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충남 S전문대 직원 김모씨는 “학생을 유치하려면 고교 교사들에게 사정할 수밖에 없다.학교 행사의 후원은 물론 교사들을 접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그러면 교사가 학생들을 좀더 적극적으로 보내준다.”며 학생 모집의 현실을 털어놓았다. 서울의 한 입시학원의 관계자는 “입시철이면 학생 모집이 정말 어려운 일부 지방대 직원들이 한 명에 50만원을 주겠다며 재수생을 보내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면서 “이중합격자 가운데는 고의성을 띤 학생들도 많지만 엉뚱한 피해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고교 - 대학 ‘신입생 거래’

    고교 - 대학 ‘신입생 거래’

    올해 전국 대학 및 전문대에 이중합격한 신입생 5287명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이중합격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입학 전형 당시 지원자가 모집정원을 크게 밑돌자 고교 교사와 대학·전문대 사이에 ‘은밀한 거래’ 관계가 형성돼 수험생을 거치지 않고 원서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나아가 학원에서 수강생의 명단이 대학·전문대로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일부 대학이나 전문대 직원들은 학생을 보내준 대가로 학원측에 금품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같은 재단에 고교를 가지고 있는 몇몇 대학법인들은 대학 경쟁률과 고교 진학률을 동시에 높이려고 원서를 ‘할당’하는 과정에서 이중합격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편법을 넘어선 불법행위가 가능했던 것은 실제 대학입학원서는 학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만 있으면 작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I대에 다니는 영남지역 K고 출신 이모(19)군은 최근에 이중합격자라는 통보를 받았다.이군은 지난해 수시2학기 모집에 합격했지만,담임교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11월쯤 학생 10여명에게 D전문대의 입학원서를 쓰라며 원서를 건넸다.K고는 D전문대과 같은 재단이었다. 다른 반에서도 이군의 반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학생들은 단지 원서만 썼을 뿐 전형료도 내지 않았고 면접에도 가지 않았다.하지만 합격됐고,최근 이중합격 통보를 받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교육부로부터 통보받은 D전문대의 이중합격생은 20여명이다. 이군의 담임교사는 “일이 확산되기를 바라지 않는다.진로지도를 잘못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이군의 이중합격에 대해 해명서를 써줬다. 지방 C대에 재학 중인 박모(19)군은 다른 지방 대학에 수시1학기 원서를 내고 면접 등 전형에 가지 않았다.당연히 무효가 된 줄 알았는데 이중합격 통보를 받았다.박군은 “당시 대학측으로부터 아무 연락을 받은 적이 없는데 이중합격자라는 통보를 받으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충남 S전문대 직원 김모씨는 “학생을 유치하려면 고교 교사들에게 사정할 수밖에 없다.학교 행사의 후원은 물론 교사들을 접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그러면 교사가 학생들을 좀더 적극적으로 보내준다.”며 학생 모집의 현실을 털어놓았다. 서울의 한 입시학원의 관계자는 “입시철이면 학생 모집이 정말 어려운 일부 지방대 직원들이 한 명에 50만원을 주겠다며 재수생을 보내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면서 “이중합격자 가운데는 고의성을 띤 학생들도 많지만 엉뚱한 피해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투자 늘게 제도개선 해주오”

    재계가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수도권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혜택 부여 ▲대기업 R&D 투자의 IMF 이전 수준 회복 ▲부채비율 과다법인 등에 대한 중과세제도 정비 ▲근로소득세 과표구간 조정 ▲종업원 복리후생 지출에 대한 세제상 불이익 폐지 등 ‘2004년도 세제개편 과제’ 97건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우선 수도권 투자에 대한 조세감면 허용을 요청했다.수도권 공장 신·증설에 대해 투자금액의 15%만큼 법인세를 줄여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해 달라는 것.또 대기업의 R&D(연구개발) 비용 지출의 5%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던 제도를 부활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비업무용부동산제도 폐지와 부채비율 관련 중과세 폐지 등도 거론됐다.과다투자 등의 이유로 부채가 자기자본의 4배를 초과하는 기업을 차입금 과다법인으로 낙인찍고 과중한 세부담을 물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또 접대비 실명제 기준금액 인상(50만원→100만원),대기업 최저한세율 조정(15%→13%) 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시론] 김정일 위원장 답방의 조건/김근식 경남대교수 극동문제연구소

    6·25 4주년을 즈음하여 남북관계가 훈풍을 맞고 있다.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해군함정간 무선교신이 이루어지고 휴전선 근처에서 양측의 선전활동도 중지되었다.인천에서는 남북 해외 동포가 모여 우리민족대회를 성황리에 끝냈고 북측 인사가 참여하는 국제학술회의도 개최되었다. 특히 김대중 도서관이 주최한 6·15 기념 국제토론회에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고 이 자리에서 남북 양 정상간 ‘간접적인’ 의사교환이 이루어진 것은 특기할 만한 대목이다.지금껏 남북정상의 의견교환이 공식적인 특사방문이나 당국간 회담의 상대측 대표를 통해 진행되었음을 감안하면 이번처럼 민간차원의 학술토론회에서 북측 고위인사와 남측 대통령이 환담함으로써 양측 정상의 의사가 교환된 것은 그 자체로서 남북관계의 발전을 짐작케 한다. 이번의 풍성한 6·15 행사를 전후해 우리 언론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설이 꾸준히 제기되었다.특히 이 부위원장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남북관계를 크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노 대통령도 이 부위원장과의 환담에서 ‘남북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2차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노 대통령이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대북 경제지원’을 공식제안함으로써 과거 2000년 3월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대비되는 서울선언이라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섣부른 분석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지금 시기에 남북 양 정상간의 간접대화나 노 대통령의 이른바 ‘서울선언’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생각이다. 최근의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가시화와 북측의 적극적인 대남관계 개선 의지는 오히려 난항중인 북핵문제의 우회적 통로로서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마찬가지로 노 대통령의 대북 경제지원 용의 표명도 분명하게 북핵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한 것이다.따라서 북핵이라는 당면한 이슈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최근의 남북간 호의적 조짐만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을 예견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북핵 문제의 해결이라는 조건을 필요로 한다.6·15 공동선언에 명시된 대로 김 위원장 답방은 ‘적절한 시기’가 되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북핵문제 해결 이전에는 특사 파견이나 답방 추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노무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북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남북의 결단만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에는 양측 모두에 부담이 존재한다.북으로서는 적어도 핵포기의 명백한 입장이 정상회담의 선물로 제시되어야 하지만 아직 그럴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남으로서도 최근 한·미관계의 재조정 분위기에서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정상회담을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금 시기 김 위원장의 답방을 점치기보다는 그 성사를 위한 조건 마련에 남북이 나서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일 것이다.북측은 다음주 개최예정인 3차 6자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주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고 남측은 다소 소극적인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 남북관계의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핵문제 해결 이전이라도 노 대통령의 서울선언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려는 주도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답방은 의도적으로 갑자기 성사되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의 긍정적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근식 경남대교수 극동문제연구소
  • 고이즈미 “北, 美와 직접대화 원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7일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화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미국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G8 정상회담 참석에 앞서 일부 외국 언론들과 회견하면서 “내가 보기에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지만 북·미 대화 재개 여부는 미국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 참여하는 국가 정상들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일하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화한 경험이 있다며,그가 북한과 1대1 대화를 가진 것은 다자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다루려는 미국의 정책과는 다른 시도였다고 말했다.그는 지난달 22일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가진 사실을 언급,“김 위원장은 경제난을 겪고 있는 실정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경제원조를 받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는 데 대해 이해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싼 외교적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 전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북핵 문제 해결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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