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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듯하면서 닮은 도발적 멜로 두편

    다른 듯하면서 닮은 도발적 멜로 두편

    수은주가 0도를 오르내리는 이 12월. 극장가가 때아닌 연애담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어감부터 헷갈려서 충무로를 분분하게 만드는 국산멜로 ‘애인’(제작 기획시대)과 ‘연애’(제작 싸이더스FNH·필름나루). 각각 8일과 9일 개봉하는 영화들은 다른 듯하면서도 너무 닮았다. 기습적 연애에 빠진 여주인공, 그 과정을 통해 자아를 돌아보게 되는 주제의식은 충분히 한 틀에 포개질 만하다. 똑같이 순제작비 13억원이 들어간 저예산 영화란 점도 닮았다. 그러나 도발의지가 선명한 두 영화들의 감상포인트는 보기에 따라선 극단적일 수 있다. 낭만적이거나 혹은 치명적이거나! ●약혼자 두고 엘리베이터서 만난 남자와… ‘연인’과 크게 다른 뜻이 아닐진대 훨씬 더 내밀한 느낌을 주는 단어가 ‘애인’일 것이다. 그 은밀한 뉘앙스를 발판삼아 도발을 모색한 멜로물이 성현아 주연의 ‘애인’이다. 7년 사귄 남자와의 결혼을 한달 앞둔 여자(성현아)는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조동혁)가 싫지 않다. 장난처럼 ‘작업’을 걸어오는 당당하고 유쾌한 남자. 약혼자와의 약속시간을 기다리며 여자는 남자의 기습적 연애공세를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인다. 다음날이면 아프리카로 기약없는 여행을 떠나는 남자와, 약혼자를 두고 낯선 남자와의 시한부 밀애를 즐기는 여자의 이야기에는 구구한 ‘정보’가 없다. 이름도 나이도 명시하지 않은 극중 남녀 주인공의 자유연애와 심리상태만이 탐색의 대상일 뿐이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대낮에 진한 첫 정사(그것도 갤러리에서)를 갖기도 하는 남녀는 어쩌면 원초적 욕망의 현시(顯示)이다. 노골적이고도 뻔뻔한 섹스장면들은 수위가 높다. 하지만 애당초 불온한 의도로 가득찬 이 ‘섹스영화’에는 신기하게도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낯을 붉힐 겨를이 없다. 하루 동안의 짧은 만남 속에는 낯선 남녀가 만나 익숙해지는 전체 과정이 고스란히 압축돼 있다. 그 솔직한 내용들은 도덕관념을 무감각하게 만들 정도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예컨대, 조심조심 서로를 탐색하던 남녀가 섹스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다음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말을 트는 사이로 돌변하는 식이다. 너무 늦게 새 사랑을 발견한 커플의 이야기에 감독은 측은하게 질척거리는 감정을 싣진 않았다. 동기불순한 이 섹스영화에 별 반감이 들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 점에 있다. 하루를 함께 보낸 남자를 ‘사랑’이라 인정하면서도 결혼이란 제도의 울타리를 선택하는 여자는 현실만큼이나 현실적이다. 세련된 멜로가 되기엔 힘이 달리는 부분이 눈에 띈다. 주인공들의 감상을 걸리적거릴 만큼 집요하게 부각시킨 몇몇 장면들, 깊은 인상을 심지 못하는 세공 덜된 대사들은 많이 아쉽다. 김태은 감독 데뷔작.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빚 쪼들려 접대부 생활하다 만난 남자와… 연애는 변덕스럽다. 설레고 낭만적이면서, 때론 위태롭고 치명적이다. 달콤한 첫맛과 쓰디쓴 끝맛을 동시에 남기기도 한다. 영화 ‘연애’(감독 오석근)는 이같은 연애의 속성을 30대 초반의 가정 주부의 일탈을 통해 풀어낸다. 자극적 소재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과 묘사를 통해 연애에 담긴 희망과 절망을 이야기하려 한다. 무미건조하게 사는 어진(전미선)은 전화방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게 된 한 남자와 전화 통화를 하며 고단한 일상을 달랜다. 남자와 시시콜콜 얘기하고 위로받는 것이 어진에겐 삶의 청량제인 셈. 어느날 어진은 곤경에 처한 자신을 구해준 김여사(김지숙)의 소개로 룸살롱 접대부의 길로 들어선다. 남편이 실직한 뒤 빚에 쪼들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매춘에 뛰어든 것. 모든 상황이 낯설고 수치스럽지만, 그곳에서 만난 남자 민수(장현수)는 어진을 부드럽고 따스하게 대하는 등 다른 남자들과 달랐다. 연애는 서툴고 사랑에는 어색한 어진은 민수의 접근에 설레며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남편이 아닌 남자와의 첫 섹스가 두렵지만, 자신의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이기에 마음을 바꾼다. 하지만 행복은 여기까지. 민수는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를 하며 어진을 당황케 만든다. 감독·주연배우·제작사 모두에게 의미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탁월한 연기력으로 의심없는 연기 내공을 선보인 전미선은 영화를 통해 데뷔 16년 만에 처음 주연 배우에 이름을 올렸다. 오석근 감독은 지난 93년 작 ‘101번째 프로포즈’ 이후 12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싸이더스픽쳐스와 좋은 영화의 합병으로 탄생한 싸이더스FNH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만큼 산뜻해 보이지 않는다. 다소 투박하고 답답하다. 일탈을 좇는 어진의 시선은 불안하고, 주변을 둘러싼 삶의 고단함이나 남자들의 감정도 어정쩡하다. 차라리 더 자극적으로 강하게 나가든가, 잔가지를 좀더 쳐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公 “덕장도 필요한데…”

    ●기술직 파격 발탁에 고개 절레절레 한국철도공사가 5명인 본부장급 상임이사 가운데 외부공모할 부대사업본부장을 제외한 4명을 기술직에서 발탁. 과거 철도청과 공사에서도 직렬을 초월한 등용은 이뤄졌지만 기획조정본부 및 전문성이 요구되는 여객사업·광역사업본부까지 망라되기는 처음으로 내부에서조차 파격성에 고개를 절레절레. 이로 인해 간판을 잃게 된 일부 직렬에서는 허탈감과 함께 대오 각성(?)하는 분위기도 감지. 더욱이 연공서열을 타파하며 40대 본부장이 발탁됐지만 ‘본부-팀제’ 전환으로 책임이 막중해졌고 현장까지 총괄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직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 관계자는 22일 “변화의 필요성이나 비전 등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변혁기에는 조직을 안정시키며 이끌 수 있는 덕장 기용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토로.●“여성이 남성보다 기업활동 유리” 국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기업하는 데 유리하다는 조사가 발표돼 눈길. 중소기업청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여성CEO기업 2500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86%가 “남성과 비슷하거나 유리하다.”고 응답. 반면 불리하다고 답변한 기업은 14%로 98년(40.8%)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다만 가사 및 자녀양육 병행과 사회적 편견, 접대문화 등에 대한 부담은 여전. 이번 조사결과는 ‘사업은 남자가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약화되고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차별이 크게 개선됐음을 반영. 중기청 관계자는 “여성기업은 비교적 안정성이 높다.”며 “마케팅과 정책자금 등 기업활동 취약 부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국가 R&D 특허전략 매뉴얼 내일 공개 연구개발 문화 혁신일환으로 연구자와 연구기관이 반드시 알아야 할 20대 글로벌 핵심 특허전략이 완성. 특허청은 오는 24일 과학기술자와 산학협력단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세미나에서 ‘국가 R&D 특허전략 매뉴얼’을 공개할 계획. 매뉴얼은 특허가 국가경쟁력 핵심요소가 부각되면서 공공연구기관 등의 분발을 촉구하고 자극을 주기 위한 고육지책. 특히 연구제안서 작성시 특허정보활용법, 특허를 통한 실험실 창업 등 국내외 현장사례를 수록, 매뉴얼을 보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김윤규게이트’로 비화

    통일부와 현대그룹의 해명과 달리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금강산 개발과정에서 50만달러의 남북협력기금을 유용했다는 현대의 내부 감사보고서가 공개돼 협력기금에 대한 전방위 조사와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졌다.또 김 부회장의 비자금 일부가 정치인 후원금으로 사용됐고 북측 ‘로비용’으로 사용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돼 향후 정치적 파장도 예상된다. 특히 현대그룹은 “남북협력기금 유용은 있을 수 없다.”던 공식 발표와는 달리 내부 감사보고서의 공개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게 됐다. 내부감사 자료의 외부 유출과 관련한 내부 파워 게임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현대도 신뢰성 타격 2일 현대그룹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부회장이 조성한 금강산 사업관련 비자금 70만 3000달러 가운데 50만달러가 남북협력기금(보고서 표현으로는 남북경협기금) 관련 금액이라고 명기돼 있다.보고서는 비자금에 남북경협기금이 포함돼 있어 정부의 금강산사업 감사와 현대의 대북사업에 대한 신뢰성 상실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고 정몽헌 회장 자살 직후인 2003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조성된 금강산 비자금은 금강산총회사에 제공한 자재대가 조정(48만달러), 미실현 공사 허위계약(19만달러), 현대건설 입금액 미처리(2만 4000달러) 등으로 조성됐다. 비자금 조성 항목이 자재, 공사 등 건설사업과 연관된 것이어서 금강산 일대 도로포장·보수공사에 지원된 27억원의 협력기금에서 유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보고서는 비자금의 사용처는 불분명하지만 사적으로 처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20만달러는 김 부회장의 지인인 20대 여성이 운영하는 모 빌딩 커피숍 보증금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됐다. 북측 현지에서 인출된 56만 2000달러는 북측 ‘로비 자금’으로 사용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밖에 김 부회장은 딸의 결혼 비용 200만원, 아들 소송 비용 6500만원, 지인의 커피숍 인테리어 비용 1700만원 등을 회사비용으로 처리했다. 보고서에서의 김 부회장 ‘횡령’금액은 모두 25억 5600만원이지만 현대측은 옥류관 개인 지분화 추진(8억원)은 무산됐고 방만한 접대비 사용(4억 4000만원)도 외부적으로는 유용범위에 넣지 않았다고 해명했다.●통일부 “현대에 자료제출 요구” 통일부는 2일 현대그룹이 파악하고 있는 김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출할 것을 현대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대변인은 이 날 “현대그룹 내부 감사보고서를 인용해 ‘김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액 중 남북협력기금 관련 금액이 약 50만달러’라는 보도가 나온 만큼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대가 파악한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명확한 근거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앞으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정부가 취할 조치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도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과 관련,“기금 관련 예비조사를 진행 중이며 감사 착수는 상황을 더 지켜본 뒤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그룹은 내부 감사보고서에 협력기금 유용 금액까지 명시해 놓고 지난 달 30일 협력기금 유용은 있을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 “주무 부처인 통일부에서 그렇게 공식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상반되는 입장표명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변명했다.또 “내부 감사보고서 등 모든 관련 자료를 통일부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필요할 경우 최용묵 사장 등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회사 관계자들이 정부에 설명하겠다.”고 밝혔다.김상연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사설] 성매매법 1년, 변칙 성매매 철퇴를

    성매매 집결지의 불은 꺼져가고 있는 반면 출장매춘·보도방 등의 변칙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23일 시행된 지 만 1년이 되는 성매매특별법의 현주소이다. 소비경제 위축 등 많은 우려 속에 시행됐지만 성매매특별법의 1년 평가는 일단 ‘성공적’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성매매는 곧 범죄라는 인식이 사회전반에 자리를 잡았다. 인권침해의 온상이 돼 온 집창촌 숫자도 현저히 줄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국 집장촌은 1679곳에서 1061곳으로 36.8% 감소했다. 종사자 수는 무려 52.3%나 줄었다. 유흥업계의 지형도 바꾸어 놓았다. 업주뿐 아니라 성매수자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에 따른 결과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보이는 성매매’는 사그라지는 데 비해 ‘보이지 않는 변칙 성매매’가 독버섯처럼 커가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음성화되고 다양화된 변칙 성매매는 주택가까지 파고들고 있다. 새로운 성매매 근절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이들은 단속을 피해 그럴싸한 간판을 내걸고 변칙영업을 일삼고 있다고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다 엄격한 기준의 마련과 함께 강력한 단속을 펴야 할 것이다. 또 사회에 퍼져있는 접대문화 등 왜곡된 성문화를 바꾸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종사자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탈성매매 여성들의 사회정착을 위한 자활교육 및 지원은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성매매에서 벗어난 여성들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거나 해외로 성을 팔기 위해 나가는 현상은 없어져야 한다. 다각적인 지원 프로그램의 보완·강화를 촉구한다.
  • 이용섭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에 듣는다

    이용섭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에 듣는다

    참여정부는 ‘혁신 중´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틈만 나면 정부 혁신을 강조한다. 청와대에 혁신관리수석을 신설하고, 정부 부처에는 혁신리더 발굴과 혁신기획관 자리를 새로 만들면서 “정부 혁신의 목표는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갖춘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드는 것”(5월24일 정부혁신세계포럼)이라고 혁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때로는 장·차관급 고위 공무원들을 모아놓고 “정부혁신이 더디게 진행돼 답답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다그치기도 한다. 정부혁신이 공무원 사회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혁신에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이용섭 혁신관리수석은 17일 “참여정부는 혁신의 가속페달을 5년 내내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수석으로부터 참여정부의 혁신의 방향과 정책, 문제점 해소방안 등을 들어본다. ▶노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도 정부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는데, 정부 혁신을 하자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가발전의 핵심전략이고 대한민국의 희망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크게 두가지 점에서 정부혁신이 절실하다. 먼저 지금은 경제주체들이 국가를 선택하는 글로벌 시대다. 개인과 기업들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국가를 찾아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국가 쇼핑시대가 열린 것이다. 정부를 혁신해 기업하기 좋고,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어 우리 국민이나 기업들이 국내에 머무르고 외국기업과 자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는 경쟁력의 개념이 바뀌었다. 과거에 우리끼리 경쟁하던 때에는 연고나 인간관계도 중요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정보가 중요하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블루 오션’을 찾아야 한다. 큰 것이 작은 것을 잡아먹던 ‘규모의 시대’에서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속도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정부도 여기에 맞춰 의사결정이 빠르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발전하는 국가는 큰 나라, 자원이 많은 나라가 아니고 혁신하는 국가일 것이다. 혁신격차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지난 4월에 혁신관리수석으로 취임하면서 연줄에 의한 청탁문화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성과는 있는지.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은 우리 사회에 뿌리박혀 있는 연고주의 문화다. 지연·학연·혈연 등의 연고나 인간관계에 의해 성공할 수 있고 자기 뜻을 이룰 수 있다면 아무도 어렵고 힘든 혁신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연고를 바탕으로 한 청탁문화가 사라지도록 혁신친화적인 실적주의 성과문화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성과보상시스템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내년부터 고위공무원단제가 시행되고 5급 이하 공무원의 평가가 실적과 능력 위주로 개편되면 연고주의에 의한 청탁문화는 사라질 것으로 믿는다. ▶최근에 노 대통령은 정부 혁신에 이어 지역주의 척결을 위한 정치 혁신을 강조했는데. -정부만 달라져서는 일류 혁신국가가 될 수 없다. 사회 전반, 특히 국민 생활을 규율하고 국가 정책을 입법하는 정치권이 함께 혁신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그릇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가 혁신되지 않고 흔들리면 정부나 기업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참여정부 이후 과거 고질적인 병폐였던 정경유착은 단절되었다. 이제 정치권의 시급한 혁신 과제는 지역주의와의 단절이라고 본다. 능력있고 혁신적인 분들이 지역주의 때문에 선거에서 낙선되고 지역정서의 덕을 입어 당선된 의원들이 국가 전체의 이익이나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입법활동을 하지 않고, 표를 의식해 지역연고에 따라 행동하는 후진적 정치관행이 지속되면 일류 혁신국가는 이룰 수가 없다. 이러한 망국적인 지역주의 폐해를 그대로 두고 정부만 혁신해서는 국가혁신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문화도 함께 변화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참여정부에서 강조해온 혁신의 성과가 있다면.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가 있었다. 많은 나라들이 우리의 혁신경험을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수출되는 사례도 많다. 행정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고, 정부가 투명해지고 깨끗해지고 있다. 유전개발 의혹이나 행담도 의혹등의 사건도 따지고 보면 사회시스템이 투명해지면서 노출된 측면도 크다. 시골 저수지가 탁하면 많은 오물이 있어도 보이지 않다가 저수지가 깨끗해지면 조그만 쓰레기까지도 다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본다. 이런 혁신에 힘입어 외부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올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을 지난해 35위에서 29위로 6단계 상승한 것으로 평가했고, 유엔이 지난해 발표한 전자정부 지수는 세계 5위로 전년보다 8단계나 상승했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부패지수도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혁신을 피부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어업에 비유한다면 그동안은 실제 고기 잡는 것보다 더 많은 고기를 잡기 위해 좋은 그물을 짜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고기 잡은 양을 갖고 평가하면 성과가 크지 않게 비칠 수도 있다.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혁신 동참이 이뤄지고 있고 성과관리시스템이 정착돼 가는 등 좋은 그물을 만드는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특히 올해부터 국민들과 직접 접촉하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까지 혁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성과들이 빠르게 나타날 것이다. ▶공무원들은 혁신 피로증을 얘기하고 있고 혁신에 대한 공무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혁신 진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고속도로의 터널과 같이 반드시 지나가야 할 과정이다. 초기에는 혁신을 거부하는 문제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혁신에 적극 참여하면서 업무량증가에 따른 혁신피로감 등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혁신관리를 초기의 ‘지시·개입형 양적 관리방식’에서 벗어나 ‘자율·지원형 질적 관리방식’으로 바꾸고 있다.‘혁신 따로, 일 따로’가 되지 않도록 혁신이 일반업무에 체화되고 일반업무가 혁신시스템 속에서 이뤄지도록 혁신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앞으로 혁신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혁신장관협의회를 개최해서 즉시 해결해 나갈 것이다. 혁신의 길이 어렵고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정부의 일류 경쟁력 확보는 보람과 가치를 추구하는 공직사회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공직자들이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초대 혁신관리수석으로서 중점을 둬서 할 계획은 무엇인가. -이제 혁신 없이는 더 나은 미래나 경쟁력을 얘기할 수 없다. 혁신은 정치적 이해관계나 지역간 갈등문제 없이 국가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정부혁신이 성공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공직자들이 우대받는 혁신친화적 환경의 조성과 혁신문화정착에 주력하고 아울러 혁신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들을 적극 발굴해 없애나갈 것이다. 혁신관리수석으로서 두가지 소망이 있다. 하나는 정부혁신을 국가혁신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께서 노력하신 만큼 ‘혁신대통령’으로 평가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이용섭 수석은이용섭(54)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에게 따라붙는 단어는 ‘학다리’다. 전남 함평의 학다리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입지전적이면서 학교 이름이 특이해 어느 틈엔가 붙여진 별명이다. 명문고교와 대학 출신의 엘리트들이 즐비한 재정경제부에서 시골 고등학교·지방대학 출신이란 핸디캡을 실력과 성실만으로 이겨 낸 것이다. 그는 대학 4학년 때인 1973년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들어와 대부분을 재정경제부(옛 재무부)에서 보낸 ‘세제통’이다. 세금 분야에서 4대 핵심보직으로 꼽히는 국세청장, 관세청장, 재경부 세제실장, 국세심판원장을 모두 맡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그가 처음이고 앞으로도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관료들은 얘기한다. 그래서 실무와 이론에 정통한 최고의 세금전문가로 꼽힌다. 2003년 3월 개혁성향을 인정받아 참여정부 최초의 국세청장으로 발탁되어 인사청문회를 거쳤다. 외부인사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국세청장에 임명돼 개혁대상이던 국세청을 단기간에 혁신선도기관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취임 초기에는 “국세청이 권력기관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골프부킹이나 골프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했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됐고, 그는 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실제로 골프를 치지 않았다. 국세청장 시절에 접대비실명제 시행, 현금영수증제 도입, 특별세무조사 폐지, 세금포인트제 시행 등 굵직굵직한 혁신 조치들을 시행해 2년 연속 혁신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런 성과들이 혁신관리수석 발탁 배경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내년 지방선거에 전남 지사나 광주시장으로 출마하라는 주변 요구에 대해 이 수석은 “지금의 내 바람은 훌륭한 혁신관리수석이 되는 것이다. 정부혁신만 생각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시장의 반란/박정현 정치부 차장

    요즘 ‘넌 노미니(non nominee)’란 골프 회원권이 등장했다고 한다. 보통의 골프 회원권은 회원 한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골퍼들에게 회원보다 비싼 일반 그린 피를 물리지만,‘회원이 지명되지 않은 회원권’이란 뜻의 넌 노미니 회원권은 골퍼 모두에게 회원 그린 피를 적용한다. 회원권은 12억원가량으로 일반 회원권보다 훨씬 비싸지만 그린 피는 일인당 6만원으로 일반인의 3분의1 수준이다. 이런 신종 회원권이 등장한 이유는, 카드 접대비 한도 50만원을 넘으면 신고해야 하는 접대비 실명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골프접대에는 한팀에 보통 1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고, 이를 50만원 한도 내에서 두차례로 나눠서 결제하는 카드실명제 기피방법은 기업인들에게는 새삼스럽지 않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03년 3·4분기의 법인카드 사용규모는 12조 141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카드 실명제가 도입된 뒤 3분기에 12조 9058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접대비를 줄여보겠다는 정부의 취지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뛰는 정책 위에서 시장은 날고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은 언제나 시장을 뒤쫓기 마련인 듯하다. 얼마전 만난 공기업의 간부는 ‘넌 노미니’ 회원권을 사례로 들면서 “정부가 시장을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도 정부의 한계와 시장의 힘을 반영한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는 사례가 어디 이뿐이랴. 최근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란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교육과 부동산 문제는 분명 ‘시장의 반란’이다.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부동산 값은 마치 정부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강남불패가 아닌 대통령 불패의 신화를 만들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하늘이 두쪽이 나도 부동산 값을 잡겠다.”고 톤을 높여가고 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토지공개념을 들먹이면서 초강경의 대책을 내놓을 태세다. 부동산 값은 가진 자를 살찌우면서, 서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절절히 느끼게 한다. 이런 사회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 값을 잡아야 한다는 점은 정부의 당연한 의무이다. 하지만 런던·뉴욕 등에서도 부동산 값이 최근 몇년 사이에 두 배로 뛰었다는 사실에 행여 정부 당국자들은 귀막고 있지는 않는가. 저금리 시대에 갈 곳 없는 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는 게 세계적 추세인데,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무리한 대책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루 평균 30억달러의 거래규모를 가진 우리 외환당국이 환율방어에 나서 일평균 1조 5000억달러의 거래량을 가진 국제 외환시장과 싸우면 거꾸로 당하게 마련이어서 외환당국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고교등급제, 본고사 부활, 기여입학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참여정부의 ‘3불 정책’에 정책의 수요자인 대학들은 반기를 들고 있다. 교육부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서울대 총장마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맞서는 모양새는 시장 반란의 극치다. 교육정책의 수요자인 대학의 요구대로 시장논리에 따라 본고사를 부활하고 고교등급제를 시행하면 교육정책의 최종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따를지는 미지수다. 일산과 분당에서 시행되던 고교입시제가 몇년전에 사라지고 평준화됐다는 사실은 시장논리가 철저하게 반영된 사례다. 정부는 3불 정책을 밀어붙이기에 앞서 고교평준화 분석 자료를 투명하게 제시하라는 요구를 충족시켜줘야 충돌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정책이 시장과 유착해서도 안되지만 시장논리에 역행해서도 안 된다. 개혁적이면서도 시장친화적인, 이상과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 성공한다는 점은 실패한 부동산 정책의 교훈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씨줄날줄] 性 노동자/우득정 논설위원

    성매매 여성들이 범법자가 아니라 집창촌에서 일하는 엄연한 노동자라며 오는 29일 대규모 집회를 통해 성매매방지법에 대항할 계획이라고 한다.1987년 민주화항쟁 이전까지 산업현장의 근로자들조차 사용하기를 꺼렸던 ‘노동자’가 갑자기 대단한 벼슬이라도 된 것일까? 교수와 공무원들이 노동자임을 자임하고, 특수고용직이라고 일컬어지는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레미콘 기사 등이 노동자의 신분을 인정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투쟁하는 것을 보면 ‘노동자’ 지위에는 특별한 권리가 있음이 분명하다. 현행 법률에서 노동자는 두 가지로 규정돼 있다. 먼저 근로기준법(14조)은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또 산업재해보상보험법(4조 2항)은 적용 노동자를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에 준용한다고 돼 있다. 근로기준법과 산재법의 노동자는 동일한 셈이다. 반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조 1항)은 ‘노동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해 생활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과 산재법은 ‘근로종속관계’를, 노동조합법은 ‘경제적 이해 종속관계’를 근거로 노동자 여부를 판단한다. 이러한 이유로 실업자나 아르바이트생, 비전속 연예인, 건설일용공 등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도 노조를 결성하거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이해 종속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합법성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특수고용직들은 ‘노동 3권’을 인정받기 위해 법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조합법으로 노동3권이 인정된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를 외치는 것은 바로 산재 보호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매매 여성들의 ‘성 노동자’ 주장은 어떻게 봐야 할까. 현행법상 성매매 자체가 불법인 이상 노동관계법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 업주의 사주를 받았느냐 아니냐는 별개의 문제다. 일부 서구 국가처럼 세금을 납부하는 합법적인 ‘성매매 사업자’로 인정받으려면 성 제공자를 불법으로 규정한 법규부터 바꿔야 한다. 대법원은 1996년 유흥업소의 접대부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판례를 남겼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뻔뻔한 교사

    노래방에서 학부모를 성추행해 교육청의 감사를 받고 있는 울산의 모 초등학교 교사(60)가 성추행 외에도 학부모가 준 촌지가 적다며 돌려보내는 등 파렴치한 행동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은 이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음담패설을 하는가 하면 가정형편이 나은 학부모들에게는 수시로 전화를 걸어 접대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16일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 교사는 지난 봄소풍 때 학부모들이 회식비로 20만원을 모아 봉투에 넣어주자 “(돈이)적으면 내일 아이를 통해 돌려보내고 많으면 받지.”라고 한 뒤 다음날 아이를 통해 돈을 돌려 보냈다. 이 교사는 또 돈이 많고 형편이 낳은 학부모들을 임원으로 반강제적으로 선정해 수시로 이들 임원 학부모들을 불러내 식사접대와 향응을 제공받았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이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남자아이 낳은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 “만져 주겠다.”는 등 교사 자질이 의심되는 음담패설을 하고 급기야 노래방에서 한 학부모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학부모들은 주장했다. 이 교사는 이밖에 사소한 일로 학생의 뺨을 때린 뒤 학부모가 크게 항의하자 “(때린 사실을)인터넷에 올려봐야 (아이가)졸업할 때까지 꼬리표 달고 간다. 선생님들끼리 전산으로 다 주고 받는다.”는 등의 엄포를 놓기도 했다고 학부모들은 말했다. 학부모들은 “이 교사가 아이를 가르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교육청이 이 교사를 하루빨리 중징계하지 않으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사는 강북교육청 감사에서 감사반이 성추행 사실 여부를 확인하자 “술에 취해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안귀옥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7년동안 외박 일삼아 온 남편

    저는 10살난 아들과 8살난 딸을 둔 결혼 10년차의 전업주부입니다. 사업을 하는 제 남편은 딸아이가 태어날 무렵부터 외박을 일삼고 있어 고민이 큽니다. 남편은 처음에는 회삿일로 접대하다 보니 외박을 하는 것이라고 핑계를 대거나, 출장이라면서 일주일씩 집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특별한 설명도 없이 일주일이면 3∼4일은 밖에서 자고 옵니다. 남편은 집에 잘 들어오지는 않지만 생활비는 매달 부족하지 않게 보내오기 때문에 살림을 하고 아이들을 공부시키기에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저는 남편의 이런 외박행위에 항의하고 싶지만 만약 그랬다가 이혼이라도 하자고 하면 저에게는 경제력이 없어서 이혼 후 아이들을 키울 능력이 없습니다. 더욱이 이혼을 하면 아이들 친권과 양육권은 아버지인 남편에게 우선권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아이들이 없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조정순(가명)- 남성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불가피하게 외박을 할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정순씨의 남편은 직장생활 이외에 다른 이유로 외박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순씨도 그런 문제 때문에 고민을 하시는 것 같고요. 아내들 중에는 남편의 외박과 잦은 출장에 대해서 의심을 하면서도 정순씨처럼 남편이 이혼을 요구해 올 것이 두려워서 남편에게 그 이유를 캐묻지 못하는 사례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순씨의 남편에 대한 대응방법은 결코 현명해 보이지 않습니다. 정순씨의 딸아이가 태어날 무렵부터라면 거의 7년 이상이라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남편과의 관계를 새로 만들어보는 시도를 해봐야 할 것입니다. 질문 내용을 보면 정순씨는 남편의 외박행위에 대해서 항의하지 않는 것이 남편의 직장생활을 이해한다거나, 특별히 마음이 넓어서 관용해 주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조력이 끊겼을 때 살아갈 두려움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정순씨의 가슴 속에는 남편에 대한 분노와 보복의 심리가 가득 채워져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워놓고 자립할 기회가 오면 남편을 떨쳐버릴 길을 찾을 수도 있고요. 더욱이 남편이 일주일에 사나흘씩 외박을 한다면 부부간의 성생활도 정상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아빠엄마의 태도는 아이들의 인격형성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순씨가 무엇보다도 우선 먼저해야 할 것은 남편과의 진지한 대화라고 봅니다. 현재 어떠한 상태인지를 알아야 대응방법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외박이 직장 일 때문이라고 변명한다면 남편에게 야식이라도 갖다 준다고 하면서 회사에 한번 쯤 가본다든지, 혹은 아이들이 아빠가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것을 핑계삼아서 남편의 회사를 방문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다. 만약 정순씨가 의심하는 것처럼 남편이 외도를 하느라고 외박을 한 것이라면 현재 어느 정도로 진전된 상태인지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상대 여성과의 교제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상대여성은 독신녀인지 아니면 남편이 있는 여성인지, 혹시라도 그 상대여성과의 사이에 아이가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파악해야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파악이 전제되지 않고 무조건 남편을 몰아붙인다거나 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심각한 분쟁만 야기시킵니다. 최악의 경우에 이혼을 하더라도 남편이 어느 정도 체계가 갖추어진 회사를 경영하시는 분이라면 아이들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재산분할로도 재산을 나누어 가질 수 있고, 더욱이 아이들의 양육권에 관한 문제 역시 가정을 돌보는 남편의 태도를 본다면 법원에서는 엄마인 정순씨를 양육권자로 지정할 것으로 보이므로 용기를 내어서 남편과 현재 상황타개에 대한 근본적인 대화를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보다 구체적인 상담은 사단법인 한국행복가족상담소(032-862-7119)에서 하시기 바랍니다.
  • 알쏭달쏭한 기초단체장 업무추진비 얼마나 밝혀질까

    알쏭달쏭한 기초단체장 업무추진비 얼마나 밝혀질까

    지난달 14일 대법원이 “구청장의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한 시민단체가 서울 강동구청장의 판공비 내역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강동구 이어 사용내역 공개 확산될 듯 이에 강동구는 업무추진비 사용처를 공개했으며 이같은 분위기는 다른 자치구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청장의 업무추진비는 다른 판공비에도 일부 섞여 있어 진짜 쓰임새를 파악하는 데는 상당기간 더 소요될 전망이다. 대법원의 판결은 지난 1998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도입된 지 7년 만이다. 지난 1999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공개 여부를 유보하기로 했으며 당시 서울시 구청장들도 비공개의 뜻을 밝혔다. 대법원은 “구청장의 업무추진비는 공개하되 구청장이 업무추진비를 쓴 상대의 이름과 주민등록은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 “상대방 신상은 비공개도 무방” 강동구가 밝힌 올해 1∼3월 구청장의 기관운영업무추진비에 따르면 지난 1월 구청장은 420만원을 사용했다.2월에는 590만원,3월 450만원을 썼으며 사용내역은 비서실 운영경비를 비롯, 각종 간담회와 격려금 등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신상에 대한 것을 빼고 어떤 목적으로 사용됐는가를 공개할 방침”이라면서 “1년치를 한꺼번에 하는 등 공개 방법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강동구를 빼면 지난 2002년 7월부터 선거 공약에 따라 구청 홈페이지에 자치단체장의 기관운영업무추진비를 공개한 자치구는 서울시에서 도봉구가 유일하다. 도봉구도 사용내역은 강동구와 비슷했다. 지난해 도봉구청장은 기관운영업무추진비로 한달에 257만∼1793만원씩 1년 동안 200차례에 걸쳐 7025만 4000원을 사용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자치구는 판공비 내역 공개를 정식으로 요구받지 않았지만 이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더라도 실제 구청장이 사용하는 접대비는 판공비로 공개한 기관운영업무추진비에서 몇 가지가 추가된다. ●업무추진비는 크게 4가지 업무추진비로 편성된 자치구의 예산을 크게 4가지로 나누면 기관운영업무추진비와 정원가산업무추진비, 부서운영업무추진비, 시책추진업무추진비 등이다. 이 가운데 기관운영업무추진비는 구청장과 부구청장이 직접 사용하는 비용으로 도봉구와 강동구에서 이미 밝힌 부분이다. 현재 서울시 자치구는 기관운영업무추진비로 연간 구청장 7100만원, 부구청장 5100만원을 상한선으로 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구청장은 나머지 업무추진비도 일부 사용할 수 있다. 주요 투자와 행사에 사용되는 예산인 시책추진업무추진비와 직원의 사기진작이나 경조사에 쓸 수 있는 정원가산업무추진비, 부서경비로 사용되는 부서운영업무추진비 등에서 일부 떼어 쓸 수 있다. 시책추진업무추진비는 자치구의 규모에 따라 기준액이 14억 7600만∼15억 500만원이다. 인구 40만명에 육박하는 A자치구는 올해 자치구에서 사용하는 4가지 업무추진비를 합쳐 17억 300만원을 편성했다. 인구 20만명의 B구청이 밝힌 4가지 부분에 걸친 구청장과 부구청장의 업무추진비 합계는 2억 8500만원. 다른 자치구의 기초단체장 업무추진비도 이와 비슷한 실정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정세균 원내대표 국회연설 “대북특사 보내자”

    정세균 원내대표 국회연설 “대북특사 보내자”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단호한 대일외교를 강조했다. 특히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 특사 파견도 제안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 가장 큰 관심이 되고 있는 일본의 역사왜곡과 독도 영유권 문제를 비롯해 남북문제, 경제회복, 학교폭력 근절 방안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들을 일일이 거론, 집권여당으로서 대처방향을 밝혔다. 대북관계에서 대북특사 파견과 함께 필요시 남북정상회담 제안이 눈길을 끌었다. 정 원내대표는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대통령에게 대북특사 파견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6자회담 복귀 결단을 촉구하면서 “필요하다면 남북정상 간의 직접대화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남북 국회 대표단의 상호방문’도 북한이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조류독감에 대한 공동대처, 북한 영유아에 대한 지원 등 남북협력 사안들이 산적해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를 위한 ‘남북장관급 회담’의 조속 개최도 희망했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3선 연임 제한 등이 주요 쟁점인 지방선거제도 논의는 오는 6월까지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는 지금부터 쟁점 논의에 착수해 적어도 지방선거 1년 전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논의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3대 쟁점법안 중의 하나인 국가보안법과 관련해서는 “처리 시기보다는 토론과 논의, 그리고 절차와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면서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정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예상대로 여야의 평가가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공보부대표는 “일본에 단호한 입장을 천명한 점은 적절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슈에 대한 분명한 해결방식이 없다며 비난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책임있는 다수당의 대표로서 독도와 교과서 왜곡 문제 등 일본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이벤트나 구호성 촉구가 아니라 결과나 성과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분명한 해결방식을 제시해야 한다.”고 혹평했다. 이어 남북문제, 지방선거제도 등 여러 현안을 거론한 것과 관련,“이는 국회에서 여야 협의를 거쳐 신중하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내용이 없고 국민코드와 맞지 않다.”며 평가절하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설] 檢·警의 경쟁적 인권보호 다짐

    검찰과 경찰 등 최근 수장이 바뀐 두 권력기관이 잇따라 인권보호를 다짐하는 약속을 내놓았다. 국민의 공복 신분에도 불구하고 국민위에 군림하여 국민을 한없이 왜소하게 만들었던 두 기관이 인권존중의 시대적 요구에 맞춰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수사권 독립을 놓고 두 기관이 힘겨루기를 하고있는 상황에서 경쟁적 선언에 대한 의구심 또한 고개를 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두 기관은 다짐을 제대로 실천해야 하겠지만 국민이 왜 불신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지도 헤아려야 한다. 추호라도 다른 속내가 있다면 반성할 일이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인권 존중의 선진검찰 구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불구속 수사의 최대한 확대, 자백위주의 수사방식 지양, 과학적 증거확보, 형벌에 앞선 설득과 중재의 중요성 등 새 검찰 총수가 역설한 것은 국민이 새시대 검찰상에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바다. 제도화를 통한 정착을 기대한다.‘인권검찰’선언이 권력으로부터의 검찰독립 명제를 흐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있지만 두 가치가 양립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인권 없는 정의 없고 정의 없는 인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어제 발표한 인권보호 종합추진계획 역시 획기적 경찰활동 개선책을 담았다. 밤샘조사 금지, 범죄피해자 정신피해 치료서비스 제공, 피해자와 가해자의 직접대면을 막기 위한 화상대질조사실 설치 등은 그동안 경찰수사에 쏟아졌던 불만을 일거에 풀어줄 수 있는 내용들로 평가된다. 인권침해로 얼룩졌던 유치장 환경도 개선될 모양이다. 그러나 제도들이 실효를 거두려면 일선경찰의 의식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의식 업그레이드 대책이 없는 것은 아쉽다.‘인권검찰’‘인권경찰’이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수사상의 인권보호는 선진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 두 기관의 인권보호 다짐이 말잔치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 공금 횡령 13명 적발

    행정기관의 관용카드나 은행통장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멋대로 공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쓰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비리에 연루될 개연성이 높은 회계직 공무원에 대해 최근 감찰을 실시한 결과,13명이 공금을 횡령하거나 유용한 사례를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감사원은 이들의 상급자까지 포함, 모두 15명을 징계하도록 소속 기관에 요구했다. 경기도 산하 A기술원에 근무하는 서모씨는 2002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회계업무를 담당하면서 관용카드로 6500여만원어치의 상품권 및 고속도로 통행카드를 구입한 뒤 이를 현금으로 할인해 술값이나 식대로 사용했다. 경남 창원교육청 산하 B초등학교에서 출납업무를 했던 박모씨는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학교 은행계좌에서 32회에 걸쳐 5400여만원을 인출해 자신의 신용카드 사용대금을 갚는 등 모두 7300여만원을 횡령했다. 서울시 모 구청 소속 이모씨는 2001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회계업무를 담당하면서 자신이 관리하던 수당계좌에서 1700여만원을 빼돌려 도박비 등으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이씨는 안마시술소 등 개인적인 비용도 관용카드로 결제하기도 했다. 경기도 한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정모씨는 2001년 3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민원 접대용 물건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31회에 걸쳐 2830만원을 가공의 납품업자에게 지급한 뒤 나중에 자신의 통장으로 돌려받는 수법으로 모두 2940만원을 횡령했다. 감사원이 이번에 적발한 횡령액은 2억 301만원, 유용액은 1억 9715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금융기관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공무원 가운데 회계직 공무원만 추려 감찰한 결과, 상당수가 횡령이나 유용 등의 비리에 연루돼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비리 개연성이 높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지속적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北 核보유 공식선언 파장] 美 ‘6자회담’ 잰걸음

    미국은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일축하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착수했다. 중국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북한에 강압적인 일본과도 공조를 취하는 등 외교적 행보가 이전보다 빨라지고 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북핵은 북·미 간의 문제가 아닌 지역내 이슈”라며 “북한이 6자회담의 틀에서도 미국에 직접 얘기할 기회는 과거에도 충분히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6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줄곧 주장했던 내용들이다. 새로울 것이 없는 북·미간 대화방식이 새삼 거론되는 이유는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갑자기 ‘양자대화’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미국이 우리와 직접적인 대화를 하겠다면 우리는 미국의 적대적인 대북정책이 바뀌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 대신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다시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백악관이 6자회담 고수방침을 강력히 밝히자 한 차석대사는 한발짝 물러섰다.12일 AP와의 인터뷰에서 한 차석대사는 “6자회담은 옛날 얘기로 더 이상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성명 내용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북·미 직접대화 요구에는 “우리는 양자회담을 요구하지 않는다. 본질적인 것은 대화의 형식이 아니고 미국이 우리를 공격하느냐 여부다. 대화가 양자 방식이냐 다자간이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스콜 매클렐런 대변인은 북한의 6자회담 중단 발표에 “최근 북한으로부터 복합적인 신호를 받았다.”며 “어떤 것은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것이지만 다른 것은 회담을 중단한다는 내용이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6자회담 불참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뉘앙스다. 비록 북한이 외교부 성명을 통해 6자회담 불참을 선언했지만 북핵 폐기를 위한 협상 과정이 끝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도가 없다는 뜻을 미국 대통령이 밝힌 점을 내세우며 북한의 회담복귀를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11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을 설득하도록 촉구한 데 이어 14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나 후속대책을 논의한다.19일에는 미·일 외교·국방 각료급 안전보장협의위원회 참석을 위해 방미하는 마치무 노부다카 일본 외상과도 회담한다. 북한 외교부 성명이 대화 분위기를 흐렸으나 한편으론 다자간 외교적 노력을 배가시키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6자 틀안 北·美대화 절충점 찾아야

    북한이 핵무기 보유 사실과 6자회담 불참 의사를 밝힌 지 며칠이 지났지만, 북한의 진의가 무엇인지 여전히 분명치 않다. 하나 북한이 한성렬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통해 북·미 직접대화 요구를 내비친 것은 의미가 있다. 그는 국내 언론에 북·미 직접대화 요구발언을 했다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대화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적대시 정책 포기가 중요하다고 말을 바꾸기는 했다. 하지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고자 하는 희망은 분명히 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대화에 대한 집착을 빨리 버리기 바란다. 한 차석대사는 “6자회담은 지난 이야기”라고 했지만, 이런 태도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미국이 받아들일 리 없고, 나머지 회담 참가국들도 마찬가지다. 북한 핵은 이제 북·미간 문제가 아니라 지역문제다. 그리고 6자회담 틀 안에서도 양자회담 기회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양자대면을 어떻게 실속있게 활용할지에 신경을 쓰는 게 더 현명하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 역시 북한의 일방적 선언에 적지 않은 실망을 나타내고 있다. 중·러는 북한과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미국 못지않게 강한 나라들이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사정권 안에 들어가 있는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사정들을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북·미 대화만 고집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그간 세 차례에 걸친 회담이 진전을 보지 못한 게 바로 북한의 이런 계산 때문이었다면 실로 유감이다. 중요한 건 우리 정부의 역할이다. 북한을 회담장에 이끌어 내고,6자회담 틀 안에서 북한과 내실 있는 대화를 하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일은 우리가 해야 한다. 벌써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소리들이 도처에서 들리고 있다. 북한과 미국 모두를 설득해 파국을 막는 어려운 과제가 우리한테 달린 셈이다. 하나 뒤집어 생각하면, 이번 위기가 우리의 적극적 역할을 자리매김할 호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 외교는 지금 대단히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 영화보러 극장 간다고? 난 안방에서 느긋하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2부(EBS 7일 낮 12시)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텔레비전용 영화로 만든 작품.1999년 NBC에서 제작. 우피 골드버그가 캐셔 고양이로, 마틴 쇼트가 모자장수로, 벤 킹슬리가 쐐기벌레로,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흰 기사, 미란다 리처드슨이 하트의 여왕, 그리고 티나 마조리노가 주인공인 앨리스 역으로 나온다. 영화의 줄거리는 고전과 크게 다를게 없지만, 이 영화는 거대한 팬터지 드라마로 재탄생했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MBC 10일 밤 12시15분) 오종록 감독의 2003년작. 차태현, 손예진 주연. 첫사랑과 결혼하기 위한 한 남자의 좌충우돌 해프닝. 젖동무였던 태일과 일매라는 청춘남녀, 그리고 일매의 아버지인 고등학교 선생님 영달이 억센 경상도 사투리와 함께 펼쳐 가는 코믹 러브스토리. 일매와 태일은 태어나자마자 태일 어머니의 젖을 함께 나눠먹으며 자란 젖동무. 태일은 말썽만 피우며, 허구한 날 일매에게 장가가겠다고 떼쓰는데….108분. ●미션 임파서블2(MBC 10일 오후 2시30분) 오우삼 감독의 2000년작. 톰 크루즈, 더그레이 스코트 주연. 액션 스릴러 ‘미션 임파서블’의 속편. 치명적인 독일산 바이러스가 악당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임무를 띤 요원들의 활약을 그린 액션 대작. 러시아의 생물공학자인 네코비치 박사는 어느 날 I 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요원인 이단 헌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는 ‘키메라’라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냈다. 123분. ●그녀를 믿지 마세요(MBC 11일 오후 9시55분) 배형중 감독의 2003년작. 김하늘, 강동원 주연. 가석방된 사기 전문 여성이 우연히 만난 청년의 약혼반지를 그의 집에 돌려주려다, 본의 아니게 약혼녀 행세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깜찍한 외모, 유려한 말솜씨 등을 자랑하는 영주(김하늘). 하지만 그녀는 고단수 사기경력으로 별을 달고 있는 터프걸. 영주는 가석방 심사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가볍게 통과하면서 출감하게 되는데….115분. ●실미도(MBC 10일 오후 9시40분) 강우석 감독의 2003년작. 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 주연. 북파 공작을 목적으로 실미도에서 훈련을 받은 특공대원들이 1971년 8월23일에 일으켰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순제작비는 82억원이 들었고, 고정출연 70여명에 1000여 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됐다. 개봉 당일 30만 1000명을 시작으로 19일 만에 500만명,58일 만에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의 관객을 넘어섰다.135분. ●어린신부(MBC 8일 오후 9시40분) 김호준 감독의 2004년작. 김래원, 문근영 주연. 세상 여자가 모두 자기 여자인양 온갖 작업을 펼치던 잘 나가던 대학생 상민(김래원)과 수다 떨기 좋아하고 얼짱 보면 가슴 설레는 앙큼상큼한 여고생 보은(문근영). 두 사람은 보은의 할아버지(김인문)에게서 날벼락 같은 명령을 받게 된다. 할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자 24세 상민과 16세 보은은 어쩔 수 없이 결국 결혼을 하고야 만다.115분. ●영어완전정복(KBS2 10일 오후 9시40분) 동사무소 말단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스포츠신문 운세란을 열독하는 9급 공무원 나영주. 어느날 외국인이 찾아와 민원 처리를 요구하면서 일상에 풍파가 몰아친다. 그 일을 계기로 동료들을 대표해 영어완전정복 주자에 당첨된 영주는 난생 처음 영어학원의 문턱을 밟는다. 하지만 알파벳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바람기 다분한 문수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장혁·이나영 주연.118분. ●인어공주(KBS2 9일 밤 12시30분) 나영은 때밀이인 억척 엄마와 착해서 답답한 아빠와의 생활이 지긋지긋하다. 안 그래도 불만스러운 상황에 아빠는 갑자기 집을 나가 버리고, 나영은 할 수 없이 아빠를 찾아 엄마, 아빠의 고향인 섬마을로 간다. 그곳에서 더없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스무살 엄마 연순을 만나게 되는데…. 팬터지 속에 유쾌함과 찡한 감동을 규모있게 뒤섞었다. 전도연이 1인 2역을 맡아 열연했다.110분. ●효자동 이발사(KBS2 8일 오후 11시10분) 청와대가 경무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경무대가 위치한 동네에 효자이발관이 있었다. 효자이발관은 소심하지만 순박한 이발사 성한모가 주인. 경무대 지역 주민다운 자긍심으로 그는 나라가 하는 일이라면 항상 옳다고 믿었지만, 얼결에 대통령의 이발사가 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게다가 어린 아들까지 간첩 혐의로 잡혀가는데…. 송강호·문소리 주연의 휴먼 드라마.116분. ●황산벌(SBS 10일 오후 9시30분) 고구려, 신라, 백제 3국의 분쟁이 끊이질 않았던 660년. 김춘추는 나당 연합군을 결성해 김유신 장군에게 당나라의 사령관인 소정방과의 협상을 명령한다. 나이로 밀어붙이려던 김유신은 결국 소정방에게 밀려 조공을 조달해야 할 처지가 된다. 하지만 조공을 운반하기 위해선 계백 장군이 버티고 있는 백제군을 뚫어야 하는데…. 걸쭉한 사투리 대결이 배꼽을 잡게 하는 역사 코믹극.104분. ●터미네이터 3(SBS 8일 오후 11시25분) 10여년전 T-1000의 살해 위협에서 벗어난 미래의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는 자신에 대한 모든 기록을 지워버린 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로봇들의 최첨단 네트워크인 스카이 넷의 치밀한 추적 앞에서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로봇인간 T-X가 미래에서 파견되고, 터미네이터가 이에 맞선다.12년 만에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킨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SF 액션.108분.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SBS 8일 오후 8시30분) 팬터지 가족영화 ‘해리포터’시리즈의 2탄. 이모부가 손님을 초대한 날, 요정이 해리를 찾아와 마법학교에 가지 말라며 소란을 피워 결국 손님 접대가 엉망으로 끝난다. 이 일로 해리는 다락방에 갇히게 된다. 어느날 론이 해리를 구출해내고, 우여곡절 끝에 학교로 돌아간다. 그러나 학교는 비밀의 방에 괴물이 살고 있다는 소문으로 뒤숭숭하고, 해리는 비밀의 방을 찾아간다.162분.
  • [씨줄날줄] 한국인 경계령/김경홍 논설위원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것은 비루한 근성이다. 마음만 먹으면 훌쩍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는 세상이 된 지는 오래다. 외국여행에서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를 갔을 때 움츠러들었던 심정이나,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를 갔을 때 다소 우쭐대고 싶은 심정을 가졌던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세계화나 해외여행 자유화는 새삼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값진 기회가 된다. 세계속의 한국인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모습이나 태도에서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부끄러운 모습이라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새삼스럽게 등장한 얘기는 아니지만 ‘어글리 코리언’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한 방송의 해외르포에서 낯 뜨거운 모습을 목격했다. 동남아 국가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를 구타한 한국인, 술집에서 접대부에게 인간 이하의 요구나 행패를 부리는 한국인, 살아있는 곰의 쓸개에 호스를 꽂는 한국인 등등. 일부 관광객들의 일탈행위에 불과한 것일까. 베트남의 버려진 현지처와 신(新)라이따이한 어린이들, 한국의 사기꾼들에게 물건 값을 사기당해 거리에 나앉은 중국 상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이 한국인의 모습이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어봤자 어느날 갑자기 꾸며댄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해외 추태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인과 국제결혼해 들어온 동남아 여성들의 인권침해 사례도 한두건이 아니다. 최근에는 유독성 환경에서 일하다 ‘앉은뱅이 병’에 걸린 태국 여성근로자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태국 여성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몸과 마음이 망가진 자기나라 여성들을 위로하는 심정은 어땠을까. 필리핀 당국이 최근 ‘한국인 경계령’을 내렸다고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과거 우리의 이민시절, 우리의 해외동포나 해외취업근로자가 겪었던 슬픔을 생각한다면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했다. 국적이 어디든간에 지금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도 마찬가지다. 주변국에 짓밟히고 살았던 기억이 도대체 얼마나 됐다고 이런 추태를 보이는가. 쥐뿔도 없으면서 졸부처럼 구는 것은 오히려 ‘한국인 콤플렉스’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명품수수 파문 ‘신강균의 사실은’ 존폐위기

    SBS의 대주주인 건설업체 ㈜태영의 변탁 부회장이 자사에 대해 비판 보도를 한 MBC 보도국 강성주 국장과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의 신강균 앵커·이상호 기자에게 술 접대와 함께 시가 100만원이 넘는 뇌물성 핸드백을 건넨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강 국장과 신 앵커는 각각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해외 출장중인 이 기자는 곧 귀국해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실은’은 프로그램 자체가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7일 MBC 기자회에 따르면, 강성주 보도국장과 신강균 앵커, 이상호 기자는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시내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건설회사 ㈜태영의 변탁 부회장과 저녁식사 겸 술자리를 함께한 뒤 변 부회장으로부터 각각 시가 100만원이 넘는 ‘구찌’상표의 핸드백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송요훈 MBC 기자회장은 “강 국장과 신 앵커는 이틀 뒤, 이 기자는 사흘 뒤 핸드백을 변 부회장에게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MBC 보도국 관계자는 “자체 확인 결과 변 부회장과 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강 국장이 이 기자를 변 부회장과의 약속 자리에 데리고 나갔으며, 그 자리에는 변 부회장과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신 앵커가 이미 나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10월 22일 ‘…사실은’이 SBS ‘물은 생명이다’ 캠페인과 관련해 ㈜태영의 하수처리장 사업을 비판하는 보도가 나온 이후 변 부회장이 수차례 강 국장 등에게 만나자고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사실은 지난해 12월 28일 이상호 기자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있었던 모임의 전말과 뇌물성 핸드백 선물에 대한 소회를 밝히면서 외부에 공개됐다. 이 기자는 이 글에서 “회사선배가 저녁을 내겠다고 해 가보니 자신이 프로그램을 통해 비리를 보도한 회사의 사장이 와 있었고 술자리 후 쇼핑백에 든 선물을 받아왔다가 고가의 구찌 핸드백인 것을 알고 고민 끝에 사흘 뒤 돌려줬다.”고 밝혔다. 이후 사내에서 파문이 일자 이 기자는 곧바로 홈페이지에서 글을 삭제했지만, 이미 네티즌들의 ‘퍼나르기’를 통해 온라인상에 확산되면서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SBS 노조(위원장 최상재)는 7일 성명을 내고 “언론사와 관계된 기업의 고위 임원이 자사를 비판해 온 언론사의 담당기자와 간부를 만나려고 시도한 것만으로도 ‘자본’으로 사실과 진실을 막으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이번 사태에 관계된 (주)태영 인사가 철저한 자기 고백과 함께 응분의 책임을 스스로 질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7일 밤 예정된 ‘…사실은’의 방영은 취소됐으며,‘앙코르 해외특선 다큐, 초대형 해일의 공포’로 대체됐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국세청 ‘기업 氣살리기’ 동참

    국세청이 정부의 ‘경제 올인’ 전략에 소리없이 동참하고 나섰다.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세무조사를 자제하는 등 경제살리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기업들의 기(氣)를 살려주는 게 경제를 돕는다는 의미로, 최근 이용섭 청장이 올해 국세청 목표로 정한 납세자들을 위한 ‘감동세정’과 맥이 닿아있다. 기업에 대한 가시적인 유화책으로는 법인카드의 사적(私的) 사용분에 대한 기획점검을 중단한 것을 들 수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3월말 2003년분 법인세 신고 내용을 분석,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 혐의가 있는 기업에 대해 지난해말쯤 소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2002년과 2003년에는 각각 2001년과 2002년분 법인카드 사적사용 혐의가 있는 기업을 적발,‘신용카드 사적사용 혐의거래 명세서’를 발송해 소명을 요구했다. 해당기업은 관할 세무서에 법인세 수정신고를 한 뒤 이 내용을 국세청에 제출했다. 빈번한 세무조사도 통합조사로 바꿨다. 부가가치세·원천제세 등 관련 세목의 탈루혐의가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법인세·소득세 조사 때 통합조사하기로 해 납세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일시적 자금경색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성실한 기업에 대해서는 납기연장, 징수유예 등 최대한 세정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청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해 7월말까지 납기연장 및 징수유예한 건수는 2만 7265건,2조 28억원이나 된다. 건당 50만원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접대비실명제에 대해서도 이 청장은 최근 “돈을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출처를 분명히 하자는 취지”라면서 기업을 옥죄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세무조사를 하거나 세금을 낼 형편이 어려운 납세자를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난해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한 정부업무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만큼 올해에도 납세자들을 위한 감동세정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키워드로 풀어본 퀴즈2004]온가족이 함께 머리를 맞대보세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기습적인 신사 참배로 시작한 갑신년이 사상 초유의 희생자를 낸 남아시아 대재앙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올 한해 우리의 일상에 머문 뉴스속의 키워드를 퀴즈 형식으로 되짚어 본다. 파란과 격동의 ‘그 때 그 순간’을 곱씹어보며 희망의 을유년을 준비하자. 출제 채종규 DB팀장 jkc@seoul.co.kr 1월 1. 갑신년이 열린 첫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이 곳을 기습 참배해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 곳에는 중·일전쟁에서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전몰자 250만여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일본의 지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일본 정부 인사의 참배를 군국주의 부활의 조짐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곳은? 2. 4일과 25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이 행성의 표면에 차례로 안착, 유럽의 마스 익스프레스호와 함께 모두 3개의 탐사선이 물 흔적을 뒷받침하는 사진 자료와 광물 분석 자료를 보내왔다. 과학자들은 생명체도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행성은? 3. 5일 국세청은 기업이 한도액 이상 접대비를 지출할 때 정규 영수증에다 접대하는 사람, 접대 받는 사람, 목적 등을 별도 기재,5년간 보관해야 비용으로 인정받게 했다. 이른바 ‘접대비 실명제’ 도입이다. 기업들은 접대 구조를 개선하기보다는 편법·불법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기업 접대비의 건당 한도액은? 2월 1. 12일 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과학잡지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의 ‘10대뉴스’ 3위에 올랐다. 국가로부터 요인급 경호를 받는 ‘국보급 과학자’로 떠오른 이 교수는? 2. 13일 이라크 파병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파병 규모는 3600명. 올리브를 뜻하는 아랍어인 자이툰 부대로 불린다. 극도의 보안속에 8월 3일 선발대가 파견됐다. 이후 단계적으로 배치가 완료됐다.12월 8일 노무현 대통령은 이 곳을 전격 방문, 장병들의 사기를 높였다. 자이툰 부대가 평화 재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의 지명은? 3. 19일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개봉 58일 만에 한국영화 최초로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관람 등급인 ‘15세 이상’ 가운데 3명중 1명이 이 영화를 본 셈이다. 뒤이어 ‘태극기 휘날리며’도 100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안성기 설경구 등이 열연한 이 영화 제목은? 3월 1.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이르자 6일 정부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여러 금융 기관에 빚이 있는 경우 원리금 일부를 갚으면 신용 불량자에서 해제한 뒤 이 곳을 통해 장기 저리로 대출을 해줘 금융기관에 돈을 갚아나갈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은행의 부실채권을 모아 처리하는 이 곳을 무엇이라고 부를까? 2. 1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3당의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5월 14일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림으로써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했다.60여일에 이르는 탄핵정국 기간에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무리없이 수행해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국무총리는? 3. 30일 서울중앙지법은 작년에 귀국해 ‘경계인’ 논쟁을 불러 일으킨 재독 학자에 대해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의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7월 21일 서울고법은 증거 미흡을 내세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현재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새해부터 서울신문에 칼럼을 집필할 예정인 이 사람은? 4월 1. 1년 4개월을 끌던 한국과 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1일 공식 발효됐다. 이로써 한국은 자동차 휴대폰 등을, 칠레는 커피 배합사료 등을 무관세로 수출하게 됐다. 그렇다면 동남아 시장 교두보 확보를 위해 한국이 11월 29일 FTA를 체결한 국가는 어디? 2. 15일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지역구 후보에 1표, 지지정당에 1표를 각각 찍는 투표방식이 실시됐다. 기존의 인물 위주에서 정당의 정책 등을 평가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된 것. 진보정당인 이 정당은 지역구에서 2석,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8석 등 모두 10석을 확보해 창당 이후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했다. 이 정당은? 3. 22일 평안북도 신의주 인근의 한 기차역에서 거대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와 유조차 등이 폭발해 역 인근 소학교 학생 등 150여명이 죽고 1300여명이 다친 대형사고였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이틀 만에 사실을 발표,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대형 참사가 일어난 이 역은? 5월 1. 1일 서울시는 자동차에 빼앗긴 도심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조성한 이 곳을 개방했다. 총 면적 3995평 중앙에 104mx76m의 타원형 잔디밭은 보름달을 상징하며,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깔린 것과 같은 ‘켄터키 블루그래스’라는 양잔디를 깔았다. 인근에 마련된 분수대와 스케이트장 등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곳은? 2. 23일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해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껏 드높였다. 박찬욱 감독 작품으로 최민식 유지태가 주연을 맡았다. 일본만화를 각색했으며, 영문도 모른 채 15년간 사설 감옥에 갇혔다가 나온 남자와 그를 가둔 남자의 비밀을 다룬 이 영화의 제목은? 3.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28일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총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98년 ‘분자 양자 홀 효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KAIST의 사립화를 골자로 한 ‘KAIST 비전 구상’을 발표해 과학기술계와 교육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총장 취임전에도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소장과 포항공대 석좌교수로 부임하는 등 유독 한국과 인연이 많은 이 사람은? 6월 1.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이 사람이 5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81∼88년 대통령 재임기간 미국인들에게 자신감을 되찾아주고 냉전 종식을 가속화한 인물로 평가된다.37세때 할리우드에 진출해 5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레이거노믹스’로도 잘 알려진 이 사람은? 2.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왕복선이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무사 귀환, 민간 우주비행 시대에 성큼 다가섰다. 이후 미국의 버진갈락티카를 비롯한 우주여행 관련 회사들이 잇따라 설립돼 향후 민간에 의한 우주개발 경쟁이 본격화 될 것임을 예고했다. 순수 민간 자본으로 제작돼 타임지 선정 ‘올해의 발명품’에 선정된 이 우주 왕복선은? 3.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이라크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에 피랍된 가나무역 직원이 22일 무참히 살해됐다. 납치범들은 비디오를 통해 이라크 주둔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했고, 이틀 뒤 만행을 저질렀다. 생존을 염원한 온 국민을 비탄에 잠기게 한 이 사람은? 7월 1. 1일 이 기구 산하의 세계유산위원회는 고구려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의 신청을 동시에 등재시켜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킬 수 있는 나름의 근거와 논리를 제공한 셈이 됐다. 유엔을 대표하는 단체중 하나로 정식명칭은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이다. 이 기구는? 2. 미국·유럽이 공동 참여한 이 탐사선은 80개월간 35억㎞를 항해한 끝에 1일 토성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 탐사선이 보내온 영상을 통해 새로운 위성 2개를 발견, 토성 위성이 모두 33개임이 밝혀졌다. 토성고리 사이 간극을 최초로 발견한 프랑스 과학자의 이름에서 따 온 이 탐사선의 이름은? 3. 18일 2003년 9월부터 부유층 노인, 여성등 21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을 체포했다. 한 사람이 저지른 살인 숫자로는 정부수립이후 최대이다.“100명을 죽이려 했는데 빨리 잡혀 아쉽다. 시신의 일부를 먹었다.”는 등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내 국민을 경악케 했다.12월 13일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희대의 살인마는? 8월 1. 제28회 아테네하계올림픽이 ‘신의 땅’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14일 막을 올렸다.1896년 제 1회 대회 개최이후 108년 만에 고향으로 귀환한 지구촌 축제에서 한국은 금 9, 은 12, 동메달 9개로 종합 9위에 올라 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8년만에 톱10에 복귀했다. 차기 2008년 올림픽은 어느 도시에서 열릴까? 2.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 임명동의안이 23일 국회를 통과했다.“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그의 법철학이다.‘왕따 학생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에서 소수자의 편에 섰다. 탤런트 최진실의 변론을 자청한 강지원 변호사의 부인으로도 유명한 이 사람은? 3. 24일 한국과 중국은 ’고구려사 문제의 정치화 방지’ 등 5개 구두 양해사항에 합의했다. 마찰원인은 중국이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고구려 유적이 자리잡은 지린성 일대를 중국 유적지로 홍보하는 등 역사 왜곡을 본격 시도했기 때문이다.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논거를 제공한 중국의 연구 프로젝트 명칭은? 9월 1. 11일 열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빈집’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15일 베를린 영화제에서도 ‘사마리아’로 같은 상을 받았다.‘섬’(2000년) ‘수취인 불명’(2001년) 등은 베니스영화제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국내 보다 해외서 높은 평가를 받아 세계와 소통하는 ‘충무로 이단아’로 불리는 이 감독은? 2. 정부는 고위 공직자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을 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거나 신탁기관에 맡기는 제도를 14일 확정했다. 단 ‘직무와 관련이 없는’ 주식은 보유를 허용했다, 공직자 윤리법에 정해진 ‘재산공개대상자’ 5697명이 대상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3. 중국공산당 전당대회가 열린 19일 장쩌민의 군사위 주석자리를 전격적으로 물려받아 10여년간의 2인자 생활을 마감하고 공산당·정부·군 등 3권을 모두 장악하게 됐다. 중국은 2차대전 이후 교육받은 세대로 지도부가 전면 교체돼 본격적인 ‘테크노크라트’시대를 맞이했다. 공산당의 ‘모범생’으로 권력의 정점에 우뚝 선 이 사람은? 10월 1. 1일 국내에서 첫 번째로 현대자동차가 두가지 이상의 동력을 사용하는 자동차 개발에 성공했다. 저속 주행에는 전기 모터, 고속 주행에는 휘발유 엔진을 사용해 연료와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다. 영어로 ‘잡종’이라는 뜻으로,2008년부터 상용화될 미래형 자동차는? 2. 일본의 야구천재인 이 선수는 2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5타수 3안타를 때려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59개)을 세웠다.1920년 조지 시슬러가 세운 257개를 84년만에 갈아 치운 대기록. 타고난 센스와 자로 잰 듯한 타격, 강한 어깨 등 완벽한 조건에 노력까지 겸비한 이 선수는? 3. 헌법재판소는 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 국가생활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확고하게 형성된 법 규범이며, 모든 헌법사항을 성문헌법으로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법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자화되지 않은 헌법적 관행 내지는 관례를 말하는 이 법은? 11월 1.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초접전 끝에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2기 국무장관으로 국가 안보보좌관을 지낸 흑인 여성을 내정했다. 미국 역사상 올브라이트에 이어 두번째 여성 국무장관이 된 이 사람은? 2. 11일 ‘중동의 큰 별’이 떨어졌다. 이스라엘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69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창설해 무장 독립투쟁을 주도한 그는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94년 이스라엘과 오슬로 평화협정에 합의, 라빈 당시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2001년부터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자치정부 청사에 연금당한 이 사람은? 3.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 행위가 19일 적발된 뒤 26만여건의 문자메시지를 분석하여 모두 314건의 부정행위를 밝혀낸 곳.2000년 온라인상의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에 창설된 조직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범죄 정보 수집, 인터넷상의 명예훼손과 스토킹, 전자상거래 사기사건 등을 전담하는 이 곳의 이름은? 12월 1. 개성공단 시범단지에서 생산한 제품이 15일 국내에 첫 반입됐다.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의 조선아태평화위가 개성공단 개발에 합의한 후 4년4개월만의 첫 결실. 개성에서 만든지 8시간 만에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400세트가 판매돼 15분 만에 동이 났다. 개성공단과 더불어 민족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 주방기구는? 2. 교수신문이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약하는 교수 162명에게 2004년 한국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물은 결과 1위로 꼽혔다.‘뜻이 맞는 사람끼리 한패가 되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친다.’는 이 말은? 3. 사상 최악의 지진해일이 26일 동남아와 서남아를 강타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는 물론 인도 스리랑카와 아프리카 소말리아까지 여파가 미쳐 사망·실종자가 1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닷속 지진이나 화산 폭발등으로 발생하는 이 지진해일을 일컫는 국제 공용어는? ■ 힌트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 기사검색란을 활용하세요(기획섹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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