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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0)나그네살이

    *자취 허전함 달래준 '독일식 백반' 가자미구이. 독일의 집들은 동화 책에 나오는 장난감 집 같이 지붕의 경사가 가파르고 작은 유리창들이 평범하게 달려 있는데 두 손바닥을 펴서 모아놓은 것같은 지붕 아래에는 어디나 경사가 노출된 다락방이나 이층공간이 있다.현관도 그냥 한쪽 짜리의 격자 유리가 달린 도어일 뿐이다. 내가 외버넘에서 발견한 가정식 음식을 하는 식당이 그런 집이었는데 낮에는 집 앞에다 식탁 대여섯 군데를 내놓았고 문 옆에는 가판대와 작은 행거를 설치했다.행거에는 손으로 뜬 재킷이며 숄이나 스웨터를 걸어 두고 좌판 위에 각종 절임과 잼 같은 것들을 상표가 붙지 않은 맨 병에 담아서 팔고 있었다.여행자들이 한적한 섬마을을 돌아보다가 자전거나 차를 멈추고 들러서 털스웨터를 고르고 마음에 들면사기도 한다.식당의 주인인 할머니와 중년 아낙은 점심과 저녁 시간외에 한가할 적에 밖에 내놓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뭔가 다정하게이야기 하면서 뜨개질을 한다.저녁 때에는 아마도 그댁 따님인 듯한십대의 소녀가 나와서 홀의 접대를 돕기도 한다.나는 주로 저녁 식사 무렵에 혼자 조리를 하기에 싫증이 날 적마다 그 집에 들러서 식사를 했다.의자와 식탁도 모두 투박한 나무들이고 장식장이며 집 안에보이는 것이 모두 그을린 듯한 나무들이다. 처음에 그 집에 들러서 맛 보았던 것이 ‘가자미 버터 구이’였다.북해에서 제일 많이 잡히는 것들이 대구와 연어이고 그 다음에 연안에서 흔한 생선은 고등어와 가자미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가자미는혀가자미라고 해서 손바닥만한 놈들이고 고등어도 우리네 꽁치만한크기의 잘디잔 놈들이다. 내가 처음에 그 섬에 갔을 때 내게 별장을 빌려준 독일 조각가 친구가족들과 함께 바닷가로 놀러 가서 ‘동양인의 신비’를 한껏 뽐낼수 있었던 것도 가자미 덕분이었다.물이 빠져 나가기 시작하는 갯벌을 맨발로 돌아다녔는데 어쩌다가 썰물이 미쳐 다 빠져 나가지 못하고 저지대에 웅덩이처럼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었다.그리고 그곳의갯벌은 우리네 같은 진흙 뻘이 아니라 짙은 회색의 모래였다.나는 무릎까지 차오르는 웅덩이 속을 거닐다가 문득,발바닥 아래에서 뭔가꿈틀하는 느낌을 받았다.어릴 적부터 영등포 샛강에 나가 놀던 경험으로 그것이 조개든 모래무치든 아니면 운좋게 뱀장어든 뭔가 생물이 분명하다는 걸 알고는 발을 떼지 않고 지그시 눌러 놓고 허리를 굽혀 발바닥 밑에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들이밀었다.퍼더덕 하는 것이분명히 물고기였다.엄지와 검지로 움켜쥐고 잡아 올렸더니 펄펄 뛰는 가자미였다.가자미는 물 밑바닥 모래 위에서 모래를 한꺼풀 뒤집어쓰고 납죽 엎드려 밀물이 들어오기만 기다리는 것이다.이를 눈치 채고는 발을 살살 끌면서 더듬고 돌아다니니 제놈들이 어디로 도망을가랴.부근의 모든 물웅덩이가 가자미의 은신처였던 셈이다.그래서 한 두어 시간 동안에 간단히 가자미 삼십여 마리를 발바닥으로 잡아 올렸고 독일인 친구는 그게 무슨 중국이나 일본의 감이 빠른 무사처럼보였던지 뒤에 다른 친구들 앞에서도 몇 번이나 내 자랑을 늘어 놓았다.우리는 티셔츠를 벗어서 거기다 싱싱한 가자미를 싸왔을 정도였다.그래서 독일 사람들이 이 생선을 얼마나 좋아하는가도 알게 되었다. 당뇨로 고생하던 극작가 뒤렌마트를 베를린에서 만났을 때에도 그의주식은 거의 날마다 가자미였다. 가자미는 흰살 생선으로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생선이다.이른바 혀가자미라는 작은 놈을 최상으로 치는데 뼈와 살이 연하기 때문이다.이것으로는 버터구이라고 하는 뫼니에르를 만들어 먹고,이보다 조금 커서 손바닥 크기 보다 넘치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오븐 구이를 해먹는다. 가자미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겨 살을 포뜨기 한 다음소금과 후추를 뿌려서 밀가루 위에 두어번 굴리고 팬에 노릇노릇 지진다.프라이팬에 생선을 지지면 배어나온 물기가 남는데 거기에 버터를 넣고 레몬즙과 후추와 소금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지진 생선에 소스를 끼얹고 다진 파슬리를 뿌리면 간단하게 끝난다. 오븐구이는 내장을 제거한 가자미에 레몬 즙과 화이트 와인을 뿌리고 통째로 오븐에 구워 낸다.뒤렌마트가 먹던 게 바로 이런 가자미 구이였다. 가자미 요리에는 감자가 곁들여지기 마련인데 뫼니에르와 구이에는감자도 달라지기 마련이다.버터구이는 아무래도 기름기가 있으니까파슬리 다진 것을 뿌린 으깬 감자가 제격이며 오븐구이에는 감자 소테나 지진 감자가 어울린다.나는 나중에 베를린에서 몇 년을 보내면서 감자 한 가지로 얼마나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가를 알게 되었다.버터 우유 생크림을 넣고 모차렐라 치즈로 맛을 낸 감자 그라탕은 바로 독일 가정의 식탁을 연상 시킨다. 자워크라프트와 아이스바인의 얘기를 해야겠다.우리네가 김치를 담가 먹는 배추를 서양 사람들은 중국 배추라고 부르지만 예전에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그들은 우리가 양배추라고 부르는 캐비지를 배추로알고 상식한다.그들은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 시켜서 먹는데 시큼한 맛이 슴슴한 백김치 비슷하다.초창기의 유학생들은 이것의 병조림을 사다가 고춧가루를 뿌려서 김치 대용으로 먹었고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넣고 돼지 비계를 넣어서 김치 찌개를 만들어 먹었다.이런독일식 양배추 김치를 자워크라프트라고 부른다.독일인들은 이것 때문인지 처음에는 조심스럽지만 일단 우리 김치를 한번 먹고나면 이내 김치광이 될 정도로맛을 들이게 된다.자워크라프트는 기름진 돼지고기와 어울리는 것이어서 주로 독일식 돼지족발 요리인 아이스바인과 곁들여 먹게 된다.성장한 여인들이 포크와 나이프로 족발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능숙하게 살을 발라 먹는데 나중에는 뼈만 달랑 접시위에 남게 된다. 스테이크는 어디나 있는 흔해빠진 음식이라 거론할 필요가 없겠지만종류가 하도 많은 독일 소시지 가운데 겉이 프랑크푸루트 소시지처럼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며 손가락만한 크기의 뉘른베르크 소시지를 감자 샐러드와 함께 생맥주 조끼를 옆에 놓고 먹는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바닷가가 한정되고 내륙이 더 많은 독일에서는 민물고기 요리도 발달해 있는데 특히 슈바르츠발트의 송어 요리와 훈제 뱀장어 요리는 햄이나 소시지에 질린 입맛을 돋우어 준다. 베를린에서는 미국식 햄버거나 피자가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는데 터키 사람들이 들여온 되너 케밥 때문이다.이를테면 대중적인 면에서나 이방인이 들여와 입맛을 정착 시켰다는 면에서 되너 케밥은 독일의자장면이다.파리나 뉴욕에서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역시 이것은 독일에서 대히트를 쳤다.육십년대에 독일이 풍요해지면서 노동 이민을 많이 받아 들일 적에 터키 노동자를 따라서 들어온 음식이 케밥인 셈이다.양고기 덩어리를 둥근 전열판 가운데에 꿰어 놓고 빙빙 돌려가면서 구우면 기름기는 계속해서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넓적한 칼로 익은 양고기의 표면을 얇게 저며내 부풀리지 않고 구운 담백한 인도나아랍식 빵의 속에다 잘게 썬 양파며 양배추 등속의 야채와 함께 넣어 드레싱을 치고 식성에 따라서는 작지만 독하게 매운 칠레 고추를 부벼서 뿌린다.넙적하고 둥그런 빵이 제법 크고 양고기가 몇장이나 겹쳐져 있어서 점심 때 거리나 공원 모퉁이에서 한 개만 먹으면 한끼를 든든하게 때운다. 황석영.
  • 아셈 2000 특집/ “세계정상들 편안하게 모십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들도 23개국 정상을 한 자리에 모시기가 쉽지 않아요.대단한 영광이지요.”20일 개막하는 제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들 가운데 12개국 정상이 묵고 대표단 공식만찬까지 개최되는 인터컨티넨탈호텔 한태숙 홍보실장은 호텔업계가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를 한마디로 압축했다. ◆서비스 ‘업그레이드’=이 호텔에 투숙할 정상은 모두 12명.경호문제 등을 고려,아예 19일부터 21일까지 일반 손님을 받지 않기로 했다.호텔 경관을 전반적으로 손보고 1개뿐이던 ‘프레지던셜’ 스위트룸을 12개로 늘리느라 수십억원을 쏟아부었다. 여기에 9억원을 들여 객실과 레스토랑에 인터넷 LAN망을 구축,고객들이 하루 24시간 저렴하게 인터넷과 e-메일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꽃장식을 위해 해외업체가 긴급투입되기도 했다. 공식만찬이 열리는 만큼 전체 직원 2,000여명에 대해 1박2일의 특별교육이 실시됐다.정상을 직접 접대하는 직원들은 전문가가 고증한 한복을 입는다. 이런 사정은 다른 호텔도 마찬가지. 핀란드와 스웨덴,베트남 정상이 묵는 르네상스 호텔은 각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을 따로 준비했으며,그랜드 하얏트,리츠칼튼,신라,메리어트 등 호텔 직원들도 정상들의 식성이나 습관을 대사관,현지 체인 등으로부터 얻어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각국 정상들이 묵고 가는 만큼 호텔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서비스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한 실장은 “당장의 수익 보다는 무형의 노하우 축적과 자신감이 앞으로 호텔을 운영하는 데 더욱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열풍 상륙=ASEM정상회의가 호텔업계에 안긴 최대의 ‘수혜’는 그동안 정보화 사각지대로 여겨져온 호텔의 정보화를 강제했다는 것. 지난 3월부터 벤처업체 ‘루넷’은 전국 특급호텔 객실에 인터넷 전용선과 PC를 보급,투숙객에게 이메일 자동설정,사이버 면세점과의 전자상거래,고객-프런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각종 금융거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동안 중요성을 알면서도 막대한 투자비용 때문에 망설이기만 했던호텔업계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활용하게 된 것이다.부산의 한호텔에 투숙하기로 했던 외국인 단체여행객들이 다른 호텔의 인터넷가능 소식에 투숙처를 일거에 바꾼 것은 업계에서 신선한 충격으로받아들여졌다. ◆파급효과는=강남에 주로 아셈 행사장이 밀집해 있는 관계로 강남백화점과 음식점 등 주변 상가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컨벤션센터 안의 조선호텔 직영 레스토랑인 비스바즈와 푸드코트는정상과 기자단이 이용할 음식점으로 지정돼 업장을 전통적인 한국식분위기로 바꾸고 식단을 전통메뉴로 꾸미는 등 한국 이미지 제고에안간힘을 쏟고 있다. 여행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비즈니스맨과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10월은 1년 장사 중 가장 실적이 좋아야 할 대목.그럼에도 서울시내 유명특급호텔 객실이 아셈 때문에 ‘선점’돼 일반 관광객이 줄어들어 울상을 짓고 있다.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들이 아셈기간 호텔수급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외국인 관광객을 예년보다 30%를줄여 받았다”고 말했다. 대한여행사 이정길 이사는 다른 견해..당장 일반 여행객 수요가 10%정도 줄어들어일반 여행업계가 손해를 보겠지만 “국가적 신인도가제고돼 관광수익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철저한 통제와 경호가 우선되어야 하는 만큼상가 등의 특수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관광업계 직접 수익은 56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中企 법인개별카드 결제, 접대비도 손실비용 인정

    내년부터는 신설 벤처·중소기업의 법인과 임직원이 연대 책임을 지는 ‘법인개별카드’로 접대비를 결제해도 손비로 인정된다. 1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일반 법인들과의 과세 형평을위해 벤처·중소기업 등이 발급받는 ‘법인개별카드’도 법인카드로확대 인정했다. 법인개별카드란 법인의 신용 외에 임직원 개인의 신용을 추가담보로 해 발급하는 카드로,부실기업이나 신설 벤처·중소기업 등은 법인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단점을 보완하는 장치다. 정부는 지난해말 기업경비 지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법인카드로 결제한 접대비만을 손비 인정토록 법인세법 시행령을 개정했으나 이번에 법인개별카드도 포함시켰다. 안미현기자 hyun@
  • [중국 명승지를 가다](1)스촨성 충칭

    중국 대륙의 면적은 960만㎢.한반도보다 44배나 크다.나라가 광활하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뛰어난 명승지도 많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이 더 많다.중국 4대 자연경관중의 하나로 ‘창장싼샤(長江三峽)’의 기점이자 종착지인 충칭(重慶),도고의 발상지 스촨(四川)성,‘무릉도원(武陵桃源)’의 본향인 후난(湖南)성의 장자제(張家界)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충칭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륙 13억 인구의 ‘젖줄’이자 땀과 눈물이 섞인 창장(長江·양쯔강).티베트고원에서 6,000여㎞를 흘러 동중국해에 이른다.중국 서북쪽의 스촨(四川)분지에서 대하(大河)로서의 첫 면모를 드러낸 창장은 충칭에서 자링(嘉陵)강을 품에 안으면서거대한 물결을 이룬다.거대한 물결은 깎아지른 절벽과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추당샤(瞿塘峽)과 우샤(巫峽),시링샤(西陵峽)의 협곡을지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으로 빠져나간다. 창장이 힘차게 굽이치는 선경(仙境)속의 추당샤·우샤·시링샤 세협곡을 ‘창장싼샤(長江三峽)’라고 부른다.유비(劉備)·조조(曹操)·손권(孫權)이 천하를 놓고 각축을 벌인 ‘삼국지(三國志)’의 역사적 현장이며,이백(李白)·두보(杜甫)·소동파(蘇東坡) 등 중국 최고의 시인들이 시작(詩作)활동을 한 주무대이기도 하다. 190여㎞에 이르는 이 창장싼샤는 충칭의 추당샤부터 시작된다.풍광이 웅대하고 산세가 험난하면서도 주위의 기암괴석들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추당샤는 길이가 33㎞이며.강폭은 150m쯤 된다.하지만 강폭이 30m로 좁아지는 우샤에 이르면 창장의 물결치는 소리가 십리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물살이 세다.기이한 봉우리와 깎아지른 절벽,산높고 골 깊어 생긴 구름 안개가 절경을 이루고 있다.암초가 많은 시링샤에서는 내려가는 유람선은 쏜살같이 달리지만,올라오는 유람선은사다리를 오르는 것처럼 힘이 들어 연신 가쁜 숨을 내쉰다. ‘황토물과 기암절벽이 묘한 대조를 이뤄 빚어낸 천하제일의 비경,도도하게 흐르는 물살 위에서의 여유,갑자기 눈앞에 다가오는 천인단애(千인斷崖)의 절벽….감동과 스릴,인간 감정의 극심한 굴곡을 두루맛볼 수 있는 곳이 중국 서부의 관문 충칭이다.창장산샤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기도 하다. ‘창장산샤’의 고조된 감정을 조금 가라앉히고 충칭 시내에 들어서면 한국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는 곳이 항일 독립운동가의 피와 한이서린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해방되던 해인 1945년 1월부터 9월까지중국에서 27년 동안 처절한 독립운동을 벌였던 임시정부가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뜻깊은 장소이다.지난달 새단장을 했으나,하늘 높이 치솟아오르는 충칭의 현대식 건물과 대비돼 지난날 독립운동가들의 신고(辛苦)의 삶을 되새겨 준다. 해외를 관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점은 자국에서 느끼지못하는 ‘이국(異國)정취’일 것이다.이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거대한회교 사원풍의 런민다리당(人民大禮堂)이다.베이징(北京)의 런민다후이당(人民大會堂)보다 규모가 훨씬 더 웅장하고 화려하다.그러나 다리당을 설계한 설계사는 살해당하는 비운을 맞았다.충칭에 런민다후이당보다 더 크고 화려한 런민다리당이 들어서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마오쩌둥 (毛澤東) 주석이 노발대발하며 공사를 막으라고 지시했다고한다. 중국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주(大足)로 가면 된다.충칭시에서 160㎞쯤 떨어진 다주에서는 둔황(敦煌)·룽먼(龍門)석굴보다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 석각(石刻)이 많아 중국 불교미술의 정수를 맛볼수 있다. 다주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 40여곳의 석굴과 암벽에 50,000여개의 석각이 새겨져 있다.이곳의 석각을 모두 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일반인들은 석각기술이 뛰어난 바오딩산(寶頂山)이나베이산(北山)의 석각만 보면 충분하다. 다주에서 10㎞쯤 떨어진 바오딩산의 대표적인 석각은 누운 자세로조각된 석가열반상과 송대(宋代)에 새겨진 천수관음보살상이다.석가열반상의 높이는 5m,길이는 무려 31m나 된다.여기서 2㎞쯤 떨어진 베이산의 석각은 처음에는 10,000개 이상이었으나 세월이 흘러 많이 파손돼 그리 많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충칭 시내의 기온보다 5∼7도가 낮아 피서의 명승지로 불리는 진윈산(縉雲山)은 ‘아열대 식물의 보고’로 통한다.아열대 식물이 1,700여종에 이르고 페이아수(飛蛾樹) 등 수많은 희귀족 수목이 자라고있다.산 초입에는 석회질을 함유한 베이(北)온천이 자리잡고 있어,진윈산에 올라 아열대 식물들을 둘러보고 굽이굽이 흐르는 시내와 계곡을거쳐 내려와 온천욕을 하면 신선이 돼 하늘로 올라가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이 되는 기분이다. 서울∼충칭간에는 주 1회의 직항노선이 개설돼 있고,서울∼상하이∼충칭 코스도 마련돼 있다. khkim@. *옛 대한민국 임정청사. [충칭 김규환특파원] 충칭(重慶)직할시 쉬중취(市中區) 롄화츠(蓮花池) 38호에 자리잡고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광복군 창설 60주년을 맞아 재복원공사를 끝내고 한국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지난달 한국의 독립기념관측과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구지진열관(舊地陳列館)측이 청사 5개동 전체의 낡고 헌 부분을 전면 개·보수하고 1호 청사 2층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사활동 전시실’까지새로 조성하는 등 나라 사랑의 정신을 되새기는 대표적인 해외 항일유적지로 떠올랐다. 상하이(上海)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32년 4월29일 농촌계몽 운동을 하다 망명한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홍구 공원 의거로 일본 제국주의의 탄압이 심해지자 항저우(杭州)·창사(長沙)·류저우(柳州) 등지로 피해다니다 40년 충칭으로 옮겨왔다.그해 9월 이곳에서 대한민국의 정식 군대인 한국 광복군을 창설하고 연합국의 일원으로 인도·미얀마 등지에 참전하는 등 조국 광복을 위해 눈부신활약을 펼쳤다. 임시정부 청사는 대지 300여평(연건평 400여평)에 2∼3층짜리 건물5개동으로 돼 있다.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약 48평)보다 규모면에서는훨씬 크다. 1호 청사 1∼2층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전시실이 마련돼있다.이곳에서는 광복군의 활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기록영화도 상영하고 있어 당시 광복군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2호청사 1층은 임시의정원 회의실과 휴게실,2층은 외무부·외무부장실·외무차장실로 사용됐다.3호 청사 1층에는 내무부,2층에는 재무부,3층에는 김구(金九) 주석 사무실과 국무위원 회의실로 이용됐던 곳이다. 4호 청사 1층에는 외빈 숙소 및 주석 비서실이,2층에는 임시정부 요원들의 숙소로 사용돼왔다.마지막 5호 청사는 외빈 접대소와 관리사무소 등이 설치돼 있다.
  • 청약부금 소득공제 못받는다

    다음달부터는 주택청약부금에 들어도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그러나 기존 가입자는 연간 불입액 240만원까지 향후 5년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12일 차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소득세법·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개정안은 다음주 국무회의에서통과되는 대로 시행에 들어간다. 정부는 11월부터 시행되는 장기주택 저당차입금 이자공제의 자격요건을 ▲주택저당공제를 받을 본인 명의의 주택에 본인 이름으로 저당권을 설정하고 ▲소유권보존·이전 등기일 이후 3개월 이내 저당권을 설정하고 차입한 경우 ▲원금상환은 거치기간을 포함해 10년 이상으로 정했다. 대상은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이 있는 근로자 가구주가 원칙이지만 30세 이상이거나 배우자가 사망·이혼한 단독세대주도 포함된다. 정부는 뮤추얼펀드와 마찬가지로 증권투자신탁에 편입된 상장·등록 채권의 양도·평가차 손익을 과세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비과세 신탁저축의 만기는 1∼3년으로 제한되고,노인·장애인 생계형 저축은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저축으로신탁·보험·공제·증권저축·채권저축 등도 포함된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법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술집에서 신용카드로 접대비를 지출한 뒤 서명한 매출전표가 다른 술집 이름으로 돼 있으면접대비에 대한 손비를 인정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마련,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유흥업소 등이 탈세를 위해 위장 가맹점 명의로매출전표를 발행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손비로 인정해주지 않기로 했다”며 “내년부터 법인은 1회 접대비 지출금액이 5만원을 초과하면반드시 법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손비인정이 가능하다”고말했다.신용불량으로 법인카드를 발급받지 못해 내년부터 접대비에대한 손비인정을받기 어려운 기업들은 임직원 개인과 법인 공동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 北·美관계개선 한반도에 어떤영향 미칠까

    북·미관계 개선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반적으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안정 및 평화 정착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한반도의 냉전체제 해체,북한의 경제적 어려움 극복에 기여하면서 남북관계를 촉진해 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북·미,남북관계 병행 진전 북미·관계 진전은 북한의 국제 사회진출과 경제 회복을 위한 필요조건이다.대미관계 정상화 및 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도 북측이 남북관계 발전을 유지해 나갈 것이란 시각이다.경제적 측면에선 한국 기업의 진출 없는 미국 기업의 대규모 대북투자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맥을 같이한다. 선후의 차이는 있지만 북·미,남북이란 두 가지 양자관계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진전돼 나갈 것이란 분석이다.남북관계의 예상치 못한 급진전이 한·미동맹관계에 부담을 주고 대북 공조체제에 균열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사라지게 됐다. ■동북아 구조변화 북·미관계 진전이 일본을 자극,수교 교섭 진전등 북·일관계 개선을 촉진할 것이란 견해다.북한을 국제 사회로 이끌어내려는 한국의 햇볕정책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이는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동북아 주변 4강국의 지지 강화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4자회담·동북아 다자안보협의체 구성 등 소극적이던 북한의 자세 변화가 기대된다. ■경협 확대 북·미관계 개선으로 대외 경제 지원 확대에 힘입어 남북관계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진전될 전망.국제적인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대북 공동투자 및 진출 등이 탄력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IBRD(세계은행)·IMF(국제통화기금)등 국제 금융기구 가입에 한국의지원도 예상된다. ■과제 통일연구원의 박영규(朴英圭)선임연구원은 경협을 포함,“한국이 중심에 서서 북·미관계 개선의 중재 역할을 늘려나갈 수 있을것”이라며 “남북,북·미,한·미관계란 3가지 양자관계의 균형과 조화가 과제”라고 말했다.그러나 북한이 한국을 소외시킨채 미국과 안보 대화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기존의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주한미군 철수 등을 미국과 직접대화를 축으로 풀어나가려 한다는 주장이다. 이석우기자 swlee@
  • 서울강동구 공무원 윤리지침서

    ‘공무를 통해 사귄 관계는 사적인 관계가 아니다’ ‘업자와 함께 하는 값비싼 식사나 여행은 각자 부담이라도 안된다’ 서울 강동구(구청장 金忠環)는 11일 공무원들이 일상생활 중 실천해야 할 윤리지침을 담은 책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맙시다’를펴냈다. 1,200명 모든 직원에게 배포된 책자는 ‘이런 행위는 안됩니다’와‘이런 경우는 괜찮습니다’로 나눠 구체적인 사례를 예시하고 있다. 책자에 따르면 지도점검차 출장때 제공되는 차비 명목의 돈은 물론명분없는 일체의 돈이나 물품,업무와 관련된 대가성 뇌물,정도를 넘는 음식이나 술·골프 등의 접대는 금기사항이다.이자를 물더라도 돈을 빌리는 행위,물품 또는 부동산을 빌리거나 직무와 관련된 선물은가격을 불문하고 받어서는 안된다. 또 직능단체·업소 등에 집안의애경사를 알리거나 건당 3만원을 초과하는 축·조의금을 받아서도 안된다.다만 오랜 친구에게서 경조금을 받거나 부모의 장례시 친적으로부터 부의금을 받는 경우는 괜찮다. 직무와 관련없는 사람에게서 향응·접대를 계속 받는 등 통상적인정도를 넘어서는 사교행위,식사비 등을 자리를 같이 하지 않은 사람이 대신 갚도록 하는 행위,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호화호텔 결혼식,호화 유흥업소나 고급의상실 출입 등도 해서는 안된다. 이계중(李啓重) 강동구 감사담당관은 “사소한 부주의로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하지 말자는 뜻에서 책자를 펴내게 됐다”면서 “부패방지를 위해 오는 17일 직원들이 연출하고 연기하는 역할극을 공연할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경기단체장들 올 1~7월 판공비 절반이상 접대비로

    자치단체장들의 판공비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접대·연회비로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경기도내 자치단체들이 국회 행정자치위 유성근(兪成根·한나라당)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말까지 경기도와 31개 시·군 단체장이 사용한 판공비는 모두 3억6,370만원으로 이중 52.8%인 1억9,200여만원이 접대·연회비였다. 특히 31개 자치단체장 가운데 9명이 올초부터 7개월동안 각각 1,000만원 이상을 접대·연회비로 사용했다. 경기도의 경우 올 판공비 예산 1억8,000만원 중 가장 많은 3,381만원을 접대 및 연회비로 사용했다.다음은 특정업무비로 3,360만원,기타 판공비로 3,230만원을 집행했다. 국제환경박람회로 엄청난 재정 적자를 본 하남시는 판공비 집행액 4,270만원 중 74.9%인 3,200만원을 접대·연회비로 썼다.양평군도 2,400만원 중 50%인 1,200만원을,남양주시는 1,300만원 중 1,000만원을접대·연회비로 집행했다. 과천(1,300만원),용인시(1,300만원)와 양주(1,100만원),여주(1,025만원),가평(1,000만원)군 등도 판공비예산 중 접대·연회비 지출이 1,000만원을 넘었다. 안양(900만원),고양(818만원)시와 포천군(690만원),시흥시(540만원),안산시(500만원)도 접대·연회비로 500만원 이상을 썼다. 수원,성남,의정부,광명,군포,파주,이천,안성,김포시 등은 판공비에서 접대·연회비 항목을 아예 설정하지 않아 자치단체장의 접대·연회비 집행액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유의원측은 설명했다. 한편 올해 단체장 판공비 예산은 경기지사 1억8,000만원이며 수원시장 1억원,의정부시 등 17개 시장이 7,200만원이다.성남,구리,동두천,오산,의왕시장은 5,100만∼7,000만원이며 나머지 양주군 등 8개 군수는 각각 4,800만원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북한에서 만난 사람](4)평양옥류관 의뢰원 조장 김영희씨

    평양의 대동강변에 자리잡은 옥류관.지난 60년 8월13일 문을 연 북한 최초의 대규모 음식점이다.이곳에서 의뢰원(안내원) 조장으로 일하는 김영희씨(35). “겨자 식초 간장만으로 훌륭한 맛을 냅니다”. 남측 손님을 만나자 평양냉면(찬국수)의 특징은 순메밀로 만든 쫄깃한 면발과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라고 평양냉면 자랑부터 시작했다. 평양냉면을 맛있게 먹는 데는 비결이 따로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일단 고명을 옆으로 젖혀놓고 면발에 식초를 치고 잘 섞은 후 전체를휘젓는다.그런 다음 기호에 맞게 간장 겨자 식초를 곁들여야 본래의진미를 느낄 수있다고 했다. 기본반찬은 삶은 낙지(북한에서는 오징어를 낙지로 부른다),청포깨정무침,녹두지짐,닭강냉이볶음 등.육수는 꿩·소·돼지·닭고기를 쓰고 꿩완자를 동동 띄운다. “귀한 음식이기 때문에 왕앞에 내던 놋그릇을 사용합니다” 한그릇은 200g.이곳에서는 냉면을 그램단위로 판매한다.가격은 15원.우리돈으로 8,000원정도.면을 추가를 원할 때도 200g,100g 등으로주문한다. “남측 손님들이 맛있다고 칭찬할 때 가장 기쁩니다” 김씨는 그동안 방문했던 남측 손님 중 한자리에서 무려 10그릇까지먹은 사람도 있다고 귀띔해줬다.유럽쪽 사람들도 신기해 하며 맛있어 한단다.특히 프랑스인들은 ‘원더풀’을 연발한다고. 옥류관은 300석 규모의 연회석 1개를 비롯해 30여개의 방으로 손님을 맞는다.주로 당 간부들의 연회나 외국인 접대장소로 사용된다.지난 6월 이곳을 방문했던 김대중 대통령은 김일성 주석의 전용방을 사용했다고 했다. 94년 김일성 사망한 후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던 방이었다. 그러나 귀한 손님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이 방으로 모셨다는 것. 평양의 옥류관에는 의뢰원만 100여명이며 공훈 요리사 30여명 등 300여명이 일하고 있었다. 최희주 기자 pearl@sportsseoul.com
  • 國監뉴스/ 학교발전기금 ‘눈먼 돈’

    경기도내 일선 학교에서 학교발전기금과 관련한 불법ㆍ부당 행위가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경기도교육청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동안 도내 22개 학교에서 학교발전기금을 목적외로 사용하거나 불법 모금,회계처리 부실 등 불법ㆍ부당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고양 J중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장이 개인 명의로 학부모들에게 납부장을 보내 1,950여만원을 모금한 뒤 위원장 개인은행 계좌에서 관리하다 감사에 적발됐다. 부천 J고교에서도 학교운영위원장이 에어컨 구입 및 교사 간식비 명목으로 726만원을 거둬 개인적으로 보관하다 적발됐고,수원 S고교는체육활동비로 지정된 목적기부금 가운데 45만4,000원을 접대비 등으로 지출했다. 남양주 D초등학교는 교재 구입비 명목으로 학교발전기금을 모금해조경공사와 인쇄비 등으로 사용했고,동두천 S초등학교는 학교발전 기금 222만원을 동계훈련비로 사용한 뒤 정산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감사에서 적발된 교장,교감,행정실장 등 35명에 대해주의 및 경고조치하고 위원장 개인 명의로 모금한 기부금 전액을 학부모들에게 환불토록 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 [‘6.15’이후의 북한] (2)북한의 사회상

    9월 5일 황해도 구월산을 향해 달렸다.평양에서 약 48㎞.평양∼개성간 고속도로에서 황주를 지나 신천쪽으로 꺾어든 차는 은율쪽으로 달렸다.연백평야 넓은 벌에는 누런 벼이삭이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군데군데 나타나는 옥수수밭에는 온통 누렇게 말라들어간 옥수수들이서 있었다.안내선생은 “가뭄 때문에 올해 농사가 큰 일”이라고 했다.며칠전 황주에 다녀왔다며 “올해는 작황이 안좋다”고 고개를 내젓던 김순권 박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구월산은 지난 97년부터 해외동포,외국인들에게 개방됐다.1150년전에 건립된 고려시대의 사찰 월정사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월정사관리인 길병호씨는 함흥화학공업대학에서 원유화학을 전공했으나 평생 월정사를 관리해온 아버지의 유지에 따라 평양을 떠나 산에 들어온 보기드문 인물이었다.그는 “월정사 극락보전은 북남을 통틀어 유일한 두공식 건물”이라며 “오대산 월정사도 이곳과 건립 연대가 유사한데 같은 월정스님이 지은 절이 아닌지,통일되면 꼭 가보려 한다”고 했다.부속건물인 명부전에는 주불인 지장보살 만이 휑뎅그렁하게 앉아있었다.주불을 보좌하는 금속제 부처 10쌍을 일제가 약탈해갔다는 것이다. 북에는 지금 ‘열대메기’ 열풍이 불고 있다.열대메기는 남아프리카원산의 민물고기로 4월에 부화하면 9,10월까지 최고 3㎏까지 성장한다.아무것이나 잘 먹고 고기맛도 좋아 각급 학교나 직장,기관들에서양어장을 만들어 키우고 있다.올해 3월 조성한 평양시내 서산호텔 양어장에도 어른 팔뚝만한 열대메기들이 우글우글했다. 호텔 부지배인 전룡운씨는 “호텔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를가공해 사료로 쓰고 있다”면서 “앞으로 호텔손님들이 양어장에서낚시도 즐기고 잡은 고기는 요구대로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몇 마리를 얻어다 숙소에 와서 구이와 매운탕을 해먹었는데 가물치 맛과 비슷했다.농촌에서는 모내기 후에 논에 열대메기를 풀어 키우는데 메기들이 벼뿌리를 들춰주고 벌레를 잡아먹어 농사도 잘되고 배설물은 거름이 된다고 한다.가정에서도 봄에 비운 김장독에 열대메기를 키워서 이제 잡을 때가 다 됐다는 얘기였다. 조선중앙TV는 맹렬한 금연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었다.그런데 슬로건이 ‘금연’이 아니라 ‘담배조절’이라는 것이 흥미롭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제로가 아니라,건강에 폐해가 있고 부인들 앞에서 담배 피우는 것이 실례라는 것을 자각해서 스스로 끊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김 위원장 자신은 재미언론인 문명자씨와의회견에서 담배를 끊었음을 밝힌 바 있다. 조선중앙TV가 권하는 담배 끊는 방법을 보면 “무 200g을 채 썰어서물은 짜버리고 설탕을 쳐서 먹은 후 담배를 피우면 담배맛이 없다”는 등 효과가 의심스러운 방법도 있다. 보통강호텔 식당에는 올해 29세의 처녀 접대원이 있다.모습도 태도도 아름다운 여성이다.왜 시집 안 가느냐고 했더니 “남자는 나이들수록 금값이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안타까운 마음에 같은 식당의 28세 총각 접대원에게 “동무에게 장가 들면 어떠냐”고 했더니 “어린 처녀도 많은데 하필…”하면서 시큰둥한 표정이다.어찌된 일인지 북에는 처녀가 더 많다고 한다.명태가 넘쳐나던70년대에는 ‘조선에 많은 게 명태하고 여자’라고 했다니 말이다.남쪽에는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곧 처녀 기근현상이 심각해지리라는데이 문제도 통일로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번 취재중 가장 놀라웠던 점 가운데 하나는 대동강변에서 다운증후군 중학생을 목격한 일이다.학생은 행사연습을 하러 가는 듯 손에꽃을 들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걸어가고 있었다.매우 즐거운 표정이었다.다운증후군 장애인의 얼굴은 세계적으로 모두 같다.남쪽언론은 지금까지 “평양에는 장애인이 없다.미관상 이유로 모두 이주시켜 버렸다”라고 보도해왔다.기자는 안내인에게 물었다. “평양에도 장애인이 있는가요?” “장애인이오? 아,불구자 말입니까? 있습니다.우리 동네 이발사가벙어리인데….그런데 왜요?”남쪽 언론의 ‘정설’을 알 리가 없는 안내인이 되물었다.그 대답은못하고 다시 물었다. “불구자들은 어떻게 사나요?” “인민학교,고등중학교까지는 정규학교에 같이 다닙니다.그 후에는불구자에 맞는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거쳐 사회에 진출하는데주로앉아서 하는 직업을 많이 갖습니다.대학시험에 붙으면 대학 측에서끝까지 공부할 수 있게 보장합니다.몸이 불편하면 교원이 집에 가서가르쳐 줍니다”평양에 ‘장애인’은 없다. 그러나 ‘불구자’는 있다.남쪽 언론의정설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신준영기자 junyoung@. *평양서 만난 허혁필 민족화해협 부회장. 1961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지도원을 시작으로 조평통 부국장을 지낸 민족화해협의회 허혁필 부회장.현재 범민련 중앙위원과 민족대단결 잡지사 사장을 겸하고 있다.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 러시어학과를 졸업한 허 부회장은 99년에는 민화협 부회장으로서 남측의전국어민연합회와 분단이후 최초의 남북한 공동어로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방북취재 마지막날인 8일 허 부회장은 기자일행을 위해 청류관에서오찬을 베풀어 주었다.그는 식사중 10여분간에 걸쳐 ‘톨스토이가 그린 구원의 여인상’에 대해 분석해 주기도 했다. ■평생을 통일문제와 씨름해 왔는데 6·15공동선언에 대한 소감은. 우리같은 통일일꾼 몇 천명이 40년 동안 노력해도 이루지 못할 일을두 분 수뇌께서 단 3일만에 이루어내었다.감격스럽다. ■6·15공동선언에 대한 북측 인민들의 반응은. 신 기자도 이번 취재 중 느꼈을 것이다.우리 인민들은 이번 공동선언에 대해 진심으로 기대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공동선언후 북남관계가 나같은 사람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급진전되어 왔다.5개 조항중 적지 않은 조항이 이미 실현되었고 나머지 조항의 실현을 위해서도 우리는 모든 성의를 다할 것이다.그것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현실 속에서 확인하고 있다.
  • “공직자 재산공개 범위 확대해야”

    국민들은 공직자들의 부패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인식하는것으로 조사됐다.특히 부패정도가 심각하다고 여겨졌던 경찰 및세무분야의 부패수준이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제도적,사회적 구조가 미흡하기 때문에 규제 철폐,재산공개제도 강화 등 보다 근본적인 정부의 대책이 마련돼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邊衡尹)는 2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정부패 추방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부패 근절 방안을 모색했다. 제2건국위는 한국행정연구원 등에 의뢰,지난 4일부터 열흘동안 전국의 기업체와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공직부패 실태조사를 한 결과,응답자의 75.6%가 우리나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이 중 9.6%는 ‘매우 심각하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는 전체 92%가 우리나라 공직자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느끼고,‘매우 심각하다’는 대답이 43.2%에 달했던 지난해보다 한결 나아진 수치이다. 특히 행정부문에서는 경찰과 세무(각 35%),건설과 공사(32.8%),건축(21.8%),법조(18%),병무(10.8%),식품·위생(10.4%) 등에서 많은 비리가 행해지고 있다고 대답했으나 경찰과 세무 분야는 지난해에 비해선 10∼15% 포인트 정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24.8%는 금품이나 접대를 제공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이들은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해(47.2%),업무처리에 대한 단순한감사표시로(11.1%),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8.3%) 금품이나 접대를제공했다.하지만 ‘불법부당행위를 무마하기 위해’ 등 뇌물성격이강한 경우도 상당했다. 공공 부문에서 가장 부패가 심각한 집단으로 응답자의 67.2%가 정치인을 꼽았고,이어 세무공무원(7.2%),고위공직자와 경찰공무원(6.8%)이 뒤를 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반부패특별위원회의 송정호(宋正鎬) 위원은 “부패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보건,환경,풍속 등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되 경제활동에 관한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직자의 재량범위를 축소함으로써 부패를 막을 수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불법 재산의 은닉을 차단하기 위해 외국유학자금 출처도공개토록 하는 등 재산공개 범위를 확대하고,공직부패 척결의 최종수단으로 반부패사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여경기자 kid@
  • 룸살롱 검색사이트 利? 害?

    룸살롱과 요정 등 유흥업소를 전문으로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가 생겨나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토피아정보기술㈜이 최근 개설한 유흥업소 전문 검색사이트 ‘OK!마담’(www.okmadam.co.kr).전국의 룸살롱,단란주점,나이트클럽,요정등 유흥업소와 업소 종사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밤 문화’ 전문 사이트다. 현재 전국 1만여 유흥업소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회원으로 가입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홈페이지 제작과 고객관리 프로그램까지제공한다. 하지만 통상 퇴폐문화로 통하는 성인 술집을 다루는 데 대해 곱지않은 시선도 많다.회사원 윤모씨(30)는 “일반 술집도 아니고 접대부들이 나오는 퇴폐업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엄청난 해악을 주는 일”이라고 비난했다.그러나 회사측은 “21세기 지식 정보화사회를 맞아 인터넷문화와 건전한 유흥문화를 접목시켜 양성적인 술 문화를 구현하자는 뜻”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公자금 투입 은행주 이번엔 뜰까

    지난 22일 발표된 기업·금융 구조조정 청사진이 앞으로 침체된 주식시장에 힘을 실어 줄 ‘보약’이 될 수 있을까. 공적자금 투입과 구조조정의 약효가 고유가와 미국 반도체 관련주급락 등 해외 부문의 악재를 누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증시 전문가들은 예상을 웃도는 공적자금 규모(40조원)와 정부의 구조조정 청사진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데 어느 정도는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공적자금 투입으로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고 구조조정의 직접대상이 되는 은행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마다 사정 달라=금융시스템 회복 측면에서 공적자금 투입은 은행주에 호재가 분명하다.그러나 은행간에 차이가 있다.특히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감자 여부가 향후 주가향방의 핵으로 떠오르고있다. 우량은행들의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합병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은행들의 감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애널리스트들은 한빛·조흥·외환 등 공적자금이 이미 투입된 3개 시중은행은 감자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대외신인도 문제와 직결되고 이미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에 차질을 빚어 실익이 없기 때문.나머지 은행들은 사정이 다르다.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도 감자 가능성을시사한 바 있다.선례로 보면 감자는 주가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투자전략 세분화해야=대신경제연구소 한정태(韓丁太)선임연구원은같은 은행주라도 투자 전략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우량은행주들은 주가가 많이 빠져 매수기회로 삼아도 괜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타 은행들은 구조조정 일정을 봐가며 매매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LG증권도 대우차 매각 지연에 따른 추가손실보다공적자금 추가조성으로 인한 구조조정 원활화로 얻는 효과가 더 크다며 은행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했다. ■외국인 매매동향 주목=장득수(張得洙)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지금은 특정 업종을 떼내 부분적으로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특히대우차 매각일정이 지연되는 등 대우문제 해결이 쉽지 않아좀 더 지켜보는게 낫다고 덧붙였다.황창중(黃昌重)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리는 상황에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부문이 우호적으로 따라줘야 한다”면서외국인 매매동향을 주시하라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이운영씨 구속영장 요지

    피의자 이운영은 98년 3월부터 99년 4월까지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으로 재직하면서 98년 4월13일 강남구 삼성동 영동지점장실에서 J설비주식회사 대표 K씨로부터 5억원짜리 신용보증서 1장,2억원짜리신용보증서 1장,1억원짜리 신용보증서 2장을 발급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현금 200만원을 받았다. 98년 10월6일경 광주군 소재 뉴서울컨트리클럽 락카룸에서 D건설주식회사에 5억원짜리 신용보증서 1장을 발급해준 대가로 골프 접대와현금 50만원을 받는 등 2차례 접대를 받았다. 99년 3월 말 영동지점장실에서 주식회사 C사 대표 K씨로부터 2억원짜리 신용보증서를 빨리 발급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120만원 상당의초이스 골프채 3개를 교부받고,4월7일 K씨로부터 2억짜리 신용보증서를 발급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200만원을 받았다. 99년 4월15일에도 영동지점장실에서 대출 보증과 관련,Y컴 대표이사 K씨로부터 200만원을 교부받는 등 모두 9회에 걸쳐 1,42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했다. 이운영은 명백하고도 합법적으로 수집된 증거에도 불구하고 권력 핵심의 사주와 수사기관의 강압 및 조작에 의해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며 장기간 도피생활을 하는 등 범행을 부인하고 있을뿐 아니라 금품제공자들에 접근해 진술 번복을 회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증거 인멸 우려가 매우 높다. 또 자금 융통이 다급한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신용보증서 발급을 지연시켜 발급 신청 업체들로부터 반강제적으로 금품을 징수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
  • 企協중앙회 前·現이사장들 거액 ‘내기골프’

    고유가와 주가폭락에 따른 경제위기로 중소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있는 가운데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전·현직 이사장들이 평일 골프를 즐기며 거액의 ‘내기골프’를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있다. 기협중앙회 전·현직 이사장들의 모임인 ‘협친회’ 소속 60여명은지난 18일(월) 경기도 소재 한 골프장에서 골프모임을 가졌다.모임에참석한 한 인사는 “참석자 중 일부 팀은 200만원 내외의 내기골프를쳤으며,이날 협친회에서 지불한 비용만 1,000여만원이 넘는 것으로안다”고 말했다. 이날 골프모임에는 오는 28일 박상희(朴相熙)회장이 사퇴함에 따라물망에 오른 후임회장 후보자 4명이 전원 참석하는 등 선거를 앞둔접대성격이 강했다는 후문이다.모임에 참석한 한 이사장은 “후보자들끼리 대화도 없이 ‘패가르기’를 계속하는 등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병폐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전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선출방식인 회장 선거제도가 개선되지 않는한 ‘패거리 선거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여성 선언] 열사람의 義人 있으면

    “사회 지도층 인사가 그런 짓을 해서야…”.우리 시대에 유난히 많이 나도는 말이다.성직자,교육자,공직자,국회의원,법관 등등 어느 한곳 순결하게 남아있는 곳이 없다. “지도층이 타락했으니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라는 한탄을 많이 듣는다.그러나 지도층의 타락과부조리가 우리 시대만의 두드러진 현상은 아니다. 사회 지도층일수록,특권이 많을수록 그 특권을 바탕으로 이익을 챙기거나 불의를 행해 왔다는 것은 역사를 살펴보면 항상 되풀이되고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런 지도층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사회는 아직 붕괴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그 까닭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열 사람의 의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열 명의 의인이 없어 소돔과 고모라 성이 멸망했다는 성경의 이야기는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올해,나는 두 사람의 여성에게서 의인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5월 광주에서 임수경씨는 정치개혁을 이끌어 나가리라 기대되는 젊은 국회의원들을 인터넷에서 고발했다.그리고 8월초 한 젊은 판사의부인은자신의 남편을 언론에 고발했다.고발내용은 유사했다. 개혁을 표방한 젊은 국회의원들이 혹은 법을 엄정하게 집행해야할법관이 단란주점에서 여성들을 동반하고 접대술을 마셨다는 것이다. 사실상 우리사회에서 이 정도의 사건은 비난하고 고발할 내용이라기보다는 으례 벌어지는 당연한 일로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오히려 이런 정도의 일을 가지고 자신의 동지를,혹은 자신의 남편을고발한 당사자를 비난하는 시각이 더 크다.특히 임수경씨의 경우, 그렇지 않아도 개혁세력의 발목잡을 꼬투리만 노리고 있는 보수 기득권층에 빌미를 제공했다해서 동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고,실제로 국민의 기대를 안고 출발했던 국회의원들은 여론과 보수층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임수경씨는 “처음에는 화가 나서 기자회견을 열어 폭로할까 생각했지만 자제하고 글을 ‘제3의 힘’에 올린 것도 386세대 내부에서 한번 반성해보자는 의도”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는 선배들의 능력과 가능성을 믿습니다.지금은 비록 이미지가 훼손되었다 하더라도….오늘 쏟아지는 이 모진 매를 매로 생각하지 마시고,오늘의 이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고 당부한다. 판사부인은 “저의 행동으로 다른 판사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바라지 않습니다.남편이 스스로 그 자리를 물러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 만족합니다”고 밝혔다.그리고 남편인 판사는 “아내와대화를 나눴지만 아내의 순수한 마음에 상처를 주었고 법관으로서 저의 행동을 더이상 용서받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사법부를 떠나겠습니다”라고 말함으로써 새롭게 충격을 주었다. 광주의 젊은 국회의원들의 심정은 다양했을 것이다. 그러나 판사의 경우처럼 임수경씨의 행동을 충정이 깃든 뼈아픈 공론화 작업으로 받아들였던 사람이라면,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현실의타락한 면에 조금이나마 물들어가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지않았을까 싶다. 그런 사람이라면 언제라도 타락으로 흐르기 쉬운 권력의 속성을 제어할 수 있는 고삐 하나를 선물로 받은 것이다. 국회의원들이나 법관들 중에는 권력지향적인 사람도 있겠지만순수하게 개혁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고 믿는다. 권력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두 여성의 고발은 코웃음거리도 안될 것이다.그러나 그 당시 광주에는 없었던 국회의원,그리고 그날 판사들의 술자리에는 없었던 법관이지만 진정한 개혁을 소명의식으로가졌던 사람들이라면,그들 가슴속에는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 하나가심어질 것이다. 한 사람의 의인은 그 사회의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열 사람의 의인’이 의미하는 바가 아닐까. 김성옥 장안대 교수·철학
  • 건설업계 해외수주 급감

    올들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건설 수주마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말까지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실적은 32억1,83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억7,924만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건교부가 당초 계획했던 해외수주 목표 100억달러 달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수주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까닭은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의 자금 악화설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주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건설사들에 대한 직접대출과 채무보증 등 해외 건설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대기업 윤리강령 ‘미흡’

    국내 대기업은 대부분 정경유착 금지나 접대문화 등과 관련한 윤리강령을 갖고 있지 않거나 있더라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부패국민연대는 30일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년도 매출액 기준으로 발표한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2∼6월 윤리강령 실태를 조사한 결과 윤리강령을 제정한 기업은 8곳에 그쳤으며,그 내용도 사원의 의무만 나열하는 등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부패국민연대는 “윤리강령이 아예 없는 기업은 한진,롯데,㈜대우,금호,한화,쌍용,한솔,두산,동아,동국제강,효성,에쓰오일,동부,동양,고합,제일제당,대우전자,아남,새한,진로,영풍 등”이라고 밝혔다. 윤리강령을 채택한 8개 기업도 대부분 윤리규범 실행지침 등 세부행동 규정이나 제도는 제시하지 않아 국제기준에 훨씬 못미쳤다. 95년 강령을 만든 현대의 경우도 ‘정경유착 단절’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상 정립’ 등 8개 항의 ‘구호’만 제시하고 있어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신세계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기준과 징계 절차,금품수수 신고서,향응·접대 수수 신고서까지 갖춘 데다 윤리사무국을 별도로 둬신고 접수를 받는 등 기본적인 토대가 가장 잘 갖춰진 기업으로 평가됐다. 시민단체들은 이와 관련,지난해 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뇌물방지협약이 발효되는 등 국제 반부패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윤리와 경영 투명성 등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강준만교수 ‘인물과 사상’ 9월호서 선언

    ‘논객’ 강준만(康俊晩)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젊은 아가씨가있는 술집에 가서 못된 짓을 많이 한 자신을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고백하고 “앞으로 여성이 접대하는 술집엔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낳고 있다. 강 교수는 최근 발행된 ‘인물과 사상’ 9월호에서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시형(李時炯)박사의 남성우월주의적 사고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진보와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술집에 가서 아무런 갈등 없이젊은 아가씨의 접대를 받았던 과거에 대해 참회한다”며 앞으로 다른 지식인들의 이중적 생활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논평을 펼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강 교수에 따르면 이 박사는 97년 발간된 저서 ‘여성20대 나를 바꾼다’에서 “일에 성공한 여성들은 성적 매력도 갖췄더라”는 등의 발언으로 남성우월주의적 사고를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 박사에게 호스티스가 있는 술집에 발을 끊든지,아니면호스티스가 있는 술집에 가도 괜찮은 이유를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임병선기자 bs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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