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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디스플레이 “주총은 축제”

    ‘LG디스플레이’가 상큼한 출정식을 가졌다. LG디스플레이는 LG필립스LCD의 새 이름이다.29일 ‘축제같은’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바꿨다. 새 이름은 다음달 3일부터 공식 효력을 발휘하지만 일단 출발이 신선하다. 경기 파주공장에서 열린 이날 주총은 말 그대로 파격이었다. 장소부터 대강당이 아닌 ‘게스트 하우스’(외빈 접대용 연회장)로 바뀌었다. 의사봉이 사라지고 안건은 박수로 통과시켰다. 주주들은 원탁에 둘러앉아 다과를 즐기며 권영수 사장의 경영계획을 들었다. 권 사장은 “수익성이 작년보다 개선돼 연말까지는 순차입금이 0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접히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E-신문도 올해 안에 미국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사봉 몇 번 두들기고 끝내는 주총이 무성의한 것 같아 올해부터 주총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은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주당 750원의 상장(2004년) 이래 첫 배당을 결의했다.LG디스플레이로의 사명 변경도 큰 박수로 통과시켰다. 사명 현판식도 가졌다. 한편, 권 사장은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 소니가 (삼성전자를 놔두고)샤프와 제휴한 것은 고객선 다변화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로서는) 실보다 득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소니가 삼성전자와의 관계 때문에 다른 회사에서 패널을 구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삼성 외에 샤프와도 제휴를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도 패널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에 (우리가 만드는) 37인치 패널을 공급하는 등 국내업체간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선묘조제재경수연도’중 조찬소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선묘조제재경수연도’중 조찬소

    조선 중기의 문신인 이거(李·1532∼1608)는 지금의 서울시 부시장 격인 한성우윤으로 있던 선조 37년(1604년) 11월12일 72세의 나이로 형조참판에 발탁됩니다. 그러나 사관(史官)은 이 인사가 마뜩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 날짜의 ‘조선왕조실록’에는 ‘이거는 사람됨이 용렬하고 나이도 노쇠한데 101세의 편모가 있으므로 이 벼슬에 제수되었다.’고 편치 않은 심기가 담겨있습니다. 실제로 이거가 참판에 오르는 데는 어머니 채씨의 존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선조는 이거의 노모 이야기를 두해전 승정원으로부터 듣고는 매우 기뻐했다고 하지요.7년동안에 걸친 임진왜란의 참혹함 속에서도 이거의 어머니가 백수(白壽)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나라에 좋은 징조라고 여겼습니다. 선조는 채씨를 기쁘게 하려고 어머니를 잘 모신 효자 아들 이거를 형조참판에 임명한 데 이어 이거의 아버지에게는 이조참판을 추증하여 채씨를 정부인(貞夫人)으로 높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진흥군 강신 등 13명은 ‘어르신을 받드는 이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을 봉로계(奉老契)를 만들게 되지요. 이들도 모두 편모를 모시고 있었는데, 특히 강신과 공조판서 윤돈, 여흥군 민중남, 병조참지 윤수민, 장악원 첨정 권형의 어머니는 모두 팔순을 넘은 고령이었습니다. ●모두 5폭… 중신 부모 장수축하연 그려 이들이 채씨 정부인과 자신들의 노모를 모시고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를 열기로 했다는 소식에 선조는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는 분부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당시는 왜란의 뒤끝이라 환갑잔치 말고는 풍악을 금지한다는 하교가 있었지요. 예조는 ‘이들의 모친이 모두 죽음에 임박한 연세로서 날을 받아 함께 모여 한 집에서 즐겁게 노는 것이 크게 아름다운 일’이라고 선조에게 건의하여 풍악을 울려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조 38년(1605년) 4월9일 삼청동에 있는 예조의 부속건물에서 큰 잔치가 벌어지게 되지요. ‘선묘조제재경수연도(宣廟朝諸宰慶壽宴圖)’는 이날 잔치의 모습을 다섯 폭으로 나누어 그린 기록화입니다.‘선조 시대 여러 재상이 참여하여 펼친 경로잔치 그림’쯤으로 풀이할 수 있겠지요.▲손님을 맞는 대문 안팎의 정경에서부터 ▲음식을 만드는 임시 부엌 ▲계원들이 회동하는 광경 ▲대부인에게 예를 올리는 모습 ▲주인공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연회 장면을 담았지요. 이런 종류의 기록화는 대개 참여한 사람의 숫자만큼 그려서 나누어 갖곤 했습니다. 경수연도도 최소한 13권이 만들어졌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그런데 과거에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기록화가 훼손되거나 없어지면 모사본을 만들었습니다. 또 집안의 대소종가에서도 모사하여 갖고 있는 게 보통이었지요. 현재 세 가지 ‘선묘조제재경수연도’가 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전통음식 연구에 귀중한 자료 이 가운데 홍익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이 원본 격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고려대박물관이 갖고 있는 것은 18∼19세기, 국립문화재연구소 것은 19세기에 다시 모사한 것이지요.‘남씨 집안에 내려오는 귀중한 문서’라는 뜻을 가진 ‘남씨전가경완(南氏傳家敬翫)’이라는 표제의 두루마리에 담긴 고려대박물관 소장본은 의령 남씨 집안에서 내려온 것입니다. 봉로계의 일원으로 의령 남씨인 당시 형조참판 남이신의 후손이 물려받았을 것입니다. 이 경수연도에서 조찬소(造饌所) 또는 숙설소(熟設所)라고 불리는 야외의 임시 부엌을 묘사한 두번째 그림이 특히 전통음식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하지요. 일반적으로 풍속화나 기록화에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나 부엌의 모습은 잘 등장하지 않는데, 이 그림에서는 음식을 만드는 장소와 사람, 접대하는 장면까지 자세히 묘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엌 장면뿐만 아니라 다른 네 폭의 그림에서도 음식의 종류나 가짓수, 독상차림, 상의 형태나 그 위에 굄새로 담아진 모습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dcsuh@seoul.co.kr
  • [현장 행정] 서대문구 ‘노인을 위한 도시’

    [현장 행정] 서대문구 ‘노인을 위한 도시’

    65세 이상 노인은 문화체육시설 수강료 50% 할인,‘실버카페’ 운영, 노인전문요양시설 건립…. ‘어른공경 으뜸구, 아이사랑 1등구’를 지향하는 서대문구가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19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최근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문화체육시설 수강료를 절반으로 깎아주는 내용의 ‘문화체육회관 사용료 징수’ 조례를 개정했다. 현동훈 구청장은 “지난 2006년 ‘노인이 살기 좋은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전국 2위, 서울시 1위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이번 조례 개정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관람료 면제를 제외하고 노인들이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인문화가 있다 문화체육회관, 이진아도서관 등 구립 공공시설에서 운영하는 문화·체육 강좌의 수강료를 50%까지 할인한다. 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수강료도 절반으로 떨어뜨려 노인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문화·체육 강좌를 듣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역 이·미용업소, 목욕업소 등을 노인이 이용할 경우 요금의 일정액을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노인들의 이용 편의를 돕는 경로우대 모범업소를 지정하고, 업소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오는 3월에는 남가좌동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 노인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수익을 내는 ‘실버 카페테리아’가 문을 연다. 정부에서 지원받아 66㎡(20평) 공간에 내부공사를 하고 테이블 10개를 놓는다. 노인을 위한 휴식처이자 직접 차를 만들고 손님 접대를 하는 장소이다. ●구립 노인요양시설 공사 한창 커피전문가인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노인들이 커피와 차를 만들고 빵, 도시락 등 간단한 식사거리도 제공한다. 가격은 대부분 1000∼3000원선으로 일반 카페에 비해 저렴하다. 복지관 관계자는 “어르신 12명을 종업원으로 채용해 4명씩 3교대로 근무하고 월 35만원가량 수입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홍은동에는 구립서대문노인전문요양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을 위한 시설이다. 지상 5층으로 70여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다.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 주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 구청장은 “고령화 사회로 옮겨가고 있지만 오히려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로사상은 점차 사라지는 듯하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경로우대제도를 발굴해 ‘어른공경 으뜸구’의 위상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곤혹스러운 상태가 지속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곤혹스러운 상태가 지속되다

    조선이 후금과의 관계를 안정시키려면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했다.1630년 무렵부터 병자호란이 일어날 때까지 후금이 요구했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자신들과의 교역에 성의를 보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도( 島)의 한인들을 받아들이지 말고 그들에게 물자를 공급하지도 말라는 것이었다. 특히 후자는 후금이 조선을 ‘평가’하는 핵심 관건으로 사실상 명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요구나 마찬가지였다. 인조정권은 곤혹스러웠다. 정묘호란 당시 조야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루어졌던 화친은 ‘명과 조선의 부자(父子) 관계만 유지할 수 있다면 후금과의 형제 관계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북경으로 가는 육로가 끊긴 상황에서 조선과 명의 관계는 가도와의 왕래를 통해 유지되고 있었다. 바로 거기에 조선의 고민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도는 모문룡 시절이래 내내 조선를 들볶았고, 조선 또한 ‘부자 관계의 상징’인 가도를 외면하지 못했다. ●영원한 애물단지, 가도 후금도 한동안은 양측의 관계를 묵인하는 듯이 보였다. 조선을 거쳐 가도에서 들어오는 명나라 물자가 필요했던 데다, 수군이 없는 상황에서는 가도를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금이 1629년 기사전역(己巳戰役),1631년 대릉하 전투 등을 통해 명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으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다. 본토 방어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명은 가도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다시피했고, 그 때문에 가도의 고립과 곤궁은 점점 더 깊어졌다. 그럴수록 가도의 한인들은 조선에 더 결사적으로 매달렸다. 가도를 이미 ‘손안에 들어온 물건(掌中之物)’이라고 여겼던 후금이 조선에 대해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당연했다. 조선의 지원만 없다면 가도의 한인들은 대거 후금으로 투항할 것이고, 가도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되기 때문이었다. 가도가 무너진다면 후금은 얼마나 홀가분할 것인가. ‘뒤를 돌아보아야 할 걱정(後顧之憂)’ 없이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산해관으로 나아가 명과 최후의 결전을 벌일 수 있었다. 후금이 조선을 공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에 대한 공격을 구상하면서 후금은 명이 자신들의 배후를 역습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하지만 산해관 바깥이 후금군에 의해 봉쇄된 상황에서 명의 육군이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명이 조선을 지원하려 할 경우 천진(天津)이나 등래(登萊)에서 수군을 동원할 것이고, 명 수군은 분명 가도를 중간 거점으로 삼아 조선을 지원하거나 요동을 공격할 것이라는 것이 후금의 판단이었다. ‘가도를 내버려 두라.‘는 후금의 압박 속에서도 조선은 끝내 가도에 대한 은밀한 지원을 멈추지 못했다. 명과의 ‘부자관계’를 차마 끊지 못한 데다, 유사시 명의 지원을 끌어들일 수 있는 ‘거점’이라는 실낱같은 기대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선 사정에 정통한 후금 조선은 가도에 대한 지원을 은밀하게 한다고 했지만 후금은 그 전말을 거의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 주된 이유는 조선 사람 가운데 후금과 내통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1632년 12월, 철산(鐵山)의 아전 이계립(李繼立)은 조선이 가도의 한인들에게 물자를 대주고 있다는 사실을 용골대에게 밀고했다. 후금 자체가 본래 첩보 활동에 뛰어난데다 청북 지역에 대한 조선의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는 일이었다. 이 같은 사정은 함경도 쪽에서도 비슷했다. 조선의 북변 거주자들과 호인들 사이의 교통을 통해서도 조선 정보가 새 나가고 있었다. 누르하치가 요동을 장악하기 이전부터 두만강 부근에서는 번호(蕃胡)라 불리는 호인들과 조선인들의 왕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번호들이 국경을 넘어와 조선인들을 납치해 가기도 했고, 그들 자신이 조선으로 귀순하기도 했다. 물론 강을 건너 여진 지역으로 도망가는 조선 사람들도 있었다. 누르하치가 두만강 유역의 번호들을 모두 평정한 뒤에도 양자의 접촉은 끊이지 않았다. 실제 1629년 11월의 ‘양경홍(梁景鴻) 역모’는 이 같은 접촉 배경에서 빚어진 사건이었다. 양경홍은 북인의 잔당으로 인조반정을 맞아 한옥(韓玉), 신상연(申尙淵), 이극규(李克揆), 정운백(鄭雲白) 등과 함께 경원(慶源)으로 귀양갔다. 양경홍 등은 현지에 살던 양사복(梁嗣福) 양계현(梁繼賢) 부자와 친하게 지내면서 그들을 이용하여 후금군을 끌어들여 모반을 시도했다고 한다. 양계현은 젊었을 때 포로가 되어 여진 지역으로 끌려갔다가 돌아온 인물이었다. 공초(供招) 과정에서는 ‘정운백이 한윤(韓潤)에게 서신을 보내, 만약 오랑캐를 이끌고 오면 마땅히 앞장서 인도하고 투항하겠다.’고 했다는 진술이 나와 수사 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윤은 이괄(李适)과 함께 반란을 주도했던 한명련(韓明璉)의 아들로 당시 후금에 망명 중이었다. 우습구나 삼각산아 (笑矣三角山) 옛 임금은 지금 어디 있나 (舊主今安在) 지난번에 강도 만나 (頃者遇强盜) 강화도에 가 있다네 (往在江華島) 수사 과정에서 공개된, 양경홍이 지었다는 시의 내용이다. 반정으로 쫓겨난 지 6년 이상이 지났지만 인조정권을 ‘강도’로 표현할 만큼 적개심이 여전히 높다. 사건 관련자들은 모두 처형되었지만, 조선 조정은 이 사건 이후 후금과 접촉한 경험이 있는 함경도 주민들의 동향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후금은 실제로 평안도와 함경도 등지에 살던 불평 불만자들을 끌어들여 조선어 역관으로 활용했다. 양계현은 부친 양사복이 처형된 뒤에 후금으로 귀화하여 조선을 왕래하는 역관이 되었다. 양계현을 통해 조선의 민감한 내부 사정이 후금에 알려졌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1630년대 조선을 드나들면서 악명이 높았던 중남(仲男), 정명수(鄭命壽) 등도 비슷한 계기로 역관이 되었다. 후금은 이래저래 조선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후금, 명을 흉내내기 시작하다 명을 능멸할 정도로 힘이 커진데다 조선 사정까지 훤하게 알고 있었던 후금의 요구 수준은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1632년 9월, 용골대는 추신사(秋信使) 박난영(朴蘭英)을 만났을 때 홍타이지의 ‘불만’ 사항을 전달했다.‘조선은 명의 사신이 오면 모든 관원이 말에서 내려 영접하면서 왜 후금 사신에게는 말 위에서 읍(揖)만 하느냐?’는 힐문이었다. 이제 후금 사신도 명 사신과 동동한 수준으로 영접하라는 요구였다. 1632년 10월에 왔던 후금 사신 만월개(滿月介)는 한 술 더 떴다. 그는 평양에 이르러, 조선이 후금에 보내는 예단(禮單)의 수량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불평을 늘어놓은 뒤 다시 명을 거론했다.‘명에는 봄가을의 사신말고도 성절사(聖節使)까지 보내면서 우리에게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는 더 나아가 ‘명 사신들을 접대할 때는 금은으로 된 그릇을 쓰면서 후금 사신들에게는 사기 그릇을 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곧 이어 서울로 향하던 후금 사신 소도리(所道里) 일행은 봉황성(鳳凰城)에 이르러 ‘명사 수준으로 영접하지 않으면 조선 국경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비변사는 ‘부자관계와 형제관계가 같을 수는 없다.’고 설득하는 한편, 만월개 일행에게 푸짐한 선물을 안겼다. 어떻게든 명과 후금 사이에서 현상을 유지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 1632년 무렵, 조선이 취한 대외정책은 일견 절묘했다. 명과 후금 모두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나름대로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조선은 삼국 관계에서 ‘독립변수’가 아니었다. 명이나 후금 어느 한쪽에서 문제가 불거지면 조선은 곧바로 ‘선택의 기로’로 내몰렸다.1632년 명에서 일어난 공유덕(孔有德)의 반란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였다.‘공유덕의 반란’ 때문에 조선과 후금의 관계는 다시 위기를 향해 치닫게 된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인수위, 이번엔 ‘집단향응’ 파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소속 인사들이 인천시와 강화군으로부터 집단 향응을 받은 사실이 18일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인수위측은 일부 사실을 시인하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관련자 문책 등을 단행하는 등 파문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 통합민주당 등 예비야당을 포함한 야권은 “도덕적 해이의 극치”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4인분 기준 16만원짜리 식사 인수위측은 특히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를 지시한 박모 전 전문위원, 부동산정책 자문위원 신분으로 고액 투자상담을 한 고종완 (주)RE멤버스 대표 등에 이어 세번째로 불거진 일부 인수위원들의 부적절한 처사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인수위에 따르면 비상근 자문위원인 박창호 재능대 교수 등은 지난 15일 지인들과 함께 강화도 한 음식점에서 4인분 기준 16만원짜리 장어 요리를 먹었다. 박 교수가 주선한 모임에는 32명이 참석했으며, 인수위 측에서는 허중수 기후변화에너지 태스크포스(TF)팀장 등 9명이 동행했다. 식사대금 189만원은 인천시 법인카드로 결제됐으며, 참석자들은 강화군수가 제공한 강화도 특산물 순무김치 등의 선물까지 받았다. 교통수단인 버스는 인천시가 제공했다. ●언론조사·투자상담 이어 말썽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박 교수가 개인카드로 계산하려 했으나 한도 초과로 나오자, 인천시 카드로 결제한 뒤 다음날 자신이 소속된 학회의 카드로 정산했다.”면서 “인수위 자문위원 등은 박 교수가 사겠다고 해서 동참했고, 당시 식대 지불 경위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인천시나 강화군 간부들이 함께 밥먹은 것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천시에 따르면 인수위의 해명과 달리 박 교수는 설연휴 직전 안상수 인천시장을 만나 “인수위원들에게 식사 한 번 같이 하면서 인천시 현안사항을 설명하겠다.”고 제안했으며, 시장은 “내가 바쁘니 알아서 추진하라.”면서 법인카드를 내줬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경숙 “국민들에 죄송” 이와 관련,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정권 출범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이 생겨 국민에게 부끄럽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허 팀장과 박 교수가 제출한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만약 당원이 포함돼 있으면 색출해서 당 윤리위에 넘기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 마리 미꾸라지가 맑은 물을 흐릴수 있듯이 인수위 한사람 한사람의 행동이 새 정부의 도덕성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통합민주당 김상희 최고위원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수위는 출범 초기 현장방문 자제를 내부 지침으로 했는데, 지역에서 장어 먹고 술 마시고 선물까지 받았다는 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논평에서 “새 정부가 시작부터 권력 말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 언론사찰, 권력남용, 향응접대의 구태정치 3박자를 고루 갖춘 인수위로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학준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법인세 신고 고의위반땐 40% 가산세

    올해부터 법인세 신고를 고의로 위반하면 40%의 가산세가 중과되고 접대비 규정은 현실화돼 기업의 부담이 완화된다. 국세청은 14일 사업연도가 지난해 말로 끝나는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은 3월31일까지 법인세를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고대상 법인은 39만 8000개로 지난해보다 3만 5000개 증가했다. 이번 법인세 신고부터는 이중장부 작성, 허위증빙 수취, 장부·기록 파기, 거래 조작 등 고의로 신고를 위반하면 40%의 가산세가 중과되고 비사업용 토지의 처분 이익에 대해서는 각 사업연도 소득에 대한 법인세와 별도로 양도소득의 30%를 법인세로 추가 납부해야 한다. 또 견본품 등을 광고선전 목적으로 특정고객에게 기증한 경우 1인당 연간 3만원 한도 내에서는 판매부대비용으로 간주돼 손비로 인정되고 문화비로 지출한 접대비가 총 접대비 지출액의 3%를 초과하면 초과 금액에 대해 접대비 한도액의 10% 내에서 추가 손금산입을 할 수 있다. 국세청은 법인세 신고를 앞두고 납세 기업들이 잘못 신고하기 쉬운 항목과 바뀐 세법 내용을 사전에 알려줘 가산세를 납부하거나 조사대상으로 선정되는 불이익을 예방하고 기업이 세금에 신경쓰지 않고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대전지검, 국감향응 무혐의 처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의 국감 향응수수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은 11일 사건에 연루된 임인배·김태환·류근찬 등 국회의원 3명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이날 “2차 유흥주점 술자리에 동석한 피감 기관장들과 주점 종업원 등을 조사하고 숙소인 R호텔 CCTV 녹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국회의원들이 여종업원을 데리고 나간 사실이 없고 당시 계산한 금액이 68만원으로 여종업원 접대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볼 때 성접대는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저녁 식사 및 술 제공에 대한 뇌물성 여부에 대해서도 국회의원들과 피감기관간 식사는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식사비를 포함, 감사비용 충당을 위해 국회 과기정통위에서 312만 8000원을 사후 정산한 데다 1인당 3만원 상당의 식사를 하면서 술을 곁들인 점을 감안할 때 뇌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또 2차 유흥주점 술자리는 식사 후에 “맥주 한잔 더하자.”는 피감 기관장들의 제의로 일부 국회의원만 참석했고 체류 시간이 짧은 점, 먼저 자리를 떠난 점, 음주량이 얼마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뇌물로 보지 않았다.한편 검경은 임인배 의원과 유흥업소 주인 등이 성접대 의혹을 보도, 피해를 봤다며 D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사건을 수사 중이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정상문 靑비서관·국세청 간부 ‘세무 청탁’ 의혹 S社 로비리스트 확보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국세청 간부 등이 S해운회사에게 금품로비를 받았다는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이 회사 전·현직 임원 2명을 출국금지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 비서관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고발인을 무고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김대호)는 S사가 선박 구입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관계당국의 수사와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무원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고발과 함께 로비 리스트를 확보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정 비서관의 딸과 재작년 이혼한 이 회사 이사 이모씨가 지분 다툼으로 회사측과 갈등이 빚어져 고소·고발전이 잇따르는 과정에서 금품로비 의혹이 담긴 고발장을 접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회사 대표측과 정 비서관의 전 사위인 이씨측 사이에 여러 건의 고소·고발이 접수되는 과정에서, 이씨측 인사가 제출한 고발장에 정 비서관을 비롯한 로비 리스트와 로비 정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최근 참고인으로 소환된 이씨로부터 “2004년 S사가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제보가 새나가 경찰 조사와 세무조사를 받았다. 당시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장인인 정 비서관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하고 국세청 간부와 경찰 간부 등에게도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정 비서관을 통해 유명 로펌 변호사를 소개받았다고 주장했다. S사는 2004년 2∼7월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1999년 이후 94억 2000만원의 비자금을 마련, 이 가운데 수십억원을 접대비와 판촉비 등으로 쓴 사실이 확인돼 법인세 77억원을 추징당했다. 검찰도 2004년 4월 경찰의 ‘혐의 없음’ 의견을 받아 불기소 처분했다가 수사를 재개해 2005년 분식회계와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이 회사 대표 등 관계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씨와 S사 대표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정 비서관 등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 고발사건 처리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면서 “정 비서관이 로비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확인할 사안이 많다.”고 말해 무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 비서관은 “2004년 초 사위 내외가 찾아와 ‘빚 갚는 데 쓰라.’며 돈 가방을 내밀었지만, 호통을 치고 돌려줬다.”면서 “다만 사돈이 S사 사건과 관련해 억울한 사안이 있다고 해서 변호사 출신인 민정수석실 인사에게 개인적으로 처리 방향을 물어보고 변호사에게 가보라고 한 적은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 김해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친구인 정 비서관은 2003년 8월 서울시 감사담당관으로 일하다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인 최도술씨 후임으로 총무비서관에 발탁됐다. 부산 가락중학교를 졸업한 정씨는 78년 부산에서 주사보(7급)로 시작해 25년 만에 서울시의 핵심 요직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 과정에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부산출신 실세가 영남출신 서울시 고위관계자를 통해 다리를 놓아 정씨의 근무지를 부산에서 서울로 옮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미스·마산시청」황회경양-5분데이트(134)

    「미스·마산시청」황회경양-5분데이트(134)

    「미스·마산(馬山)시청」을 뽑아「선데이서울」표지에 싣는다는 얘기를 듣고 가장 기뻐한 아가씨가 바로 부속실근무의 황회경(黃會京·22·마산시 동선동194)양이다. 미인많은 마산이 이제야 소개되니 뒤늦은 느낌은 있지만 마땅히 기뻐할 일이라는 것. 그러나 정작 황양이「미스·마산시청」으로 뽑히자『어데예?』하며 극구 사양했다. 어업을 하시는 아버지의 6남매중 막내딸. 마산 제일여고를 졸업한 뒤 마산시청에 들어와 벌써 시장이 두번이나 바뀌었단다. 마산시청엔 3백여 직원중 여직원은 20여명. 1백58cm의 키에 46kg 의 호리호리한 몸매 하루 평균 1백여명의 손님이 드나드는 시장부속실근무라 손님접대가 지긋지긋할 정도인데도 전혀 낯을 찡그리는 일이 없다. 황양과 가장 사이가 좋고도 나쁜 단골손님(?)이 바로 마산시청 출입기자들. 따로 기자실이 없어 부속실이 기자실을 겸하게 되는데 아침 10시께면 으례 출입기자들이 서울, 부산으로 장거리 전화를 거느라고 부속실은 그대로 돗대기시장이 된다. 그래도 표정하나 찡그리는 일없이 황양은 이 단골(?)들에게「코피」를「서비스」한다. 『애인예? 있어도 있다카겠읍니꺼?』하며 방실웃는다. 이미 혼수용적금 10만원을 확보해놓고 있다. 35-23-36. [선데이서울 71년 5월 30일호 제4권 21호 통권 제 138호]
  • 삼성 전산센터 6일째 압수수색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고의로 숨겼거나 폐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화재 전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6일째 과천에 있는 삼성SDS e데이터센터를 압수수색하고 있다.e데이터센터는 삼성그룹 계열사의 서버와 각종 전산자료를 보관해 놓은 곳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30일 “삼성화재가 숨겨놓은 전산자료를 찾기 위해 25일부터 과천 센터를 계속 압수수색하고 있다.”면서 “객관적으로 전산상 없을 수가 없는 자료인데도 삼성화재에서 없다고 하기 때문에 계속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5일 삼성화재 본사 압수수색 당시 한 직원이 전산서버에 접속해 전산 자료를 일부 훼손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덧붙였다. 삼성화재가 비자금 조성과 연결지을 수 있는 자료를 조직적으로 폐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특검팀은 e데이터센터의 압수수색 영장 유효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추가 발부도 고려하고 있다. 특검팀은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 등 삼성측 참고인의 잇단 소환 불응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오늘 황 사장 등 임원진 4명에게 소환 조사에 응해달라고 통보했으나 한명만 나오겠다고 했다.”면서 “좀 더 성실한 자세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특검팀은 전날에도 임원급 6명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복통과 외국 손님 접대 등을 이유로 한명만 출석했다. 또 다른 특검팀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출국금지 조치를 해지해 달라고 해서 ‘조사받으면 풀어주겠다.’고 했더니 소환될 때 언론에 노출되면 계약에 지장이 생기니 계약을 마친 뒤 귀국해 조사받겠다고 하는 임원도 있다.”면서 “삼성이 조사 받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인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이미지 운운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출석한 손호인 삼성전자 상무를 상대로 차명계좌와 비자금 조성에 관련됐는지를 추궁했다. 전날 소환에 불응했던 이무열 삼성전기 상무도 특검에 출석했다. 김용철 변호사 명의로 개설된 차명계좌와 관련, 삼성증권 대리와 주임 등 실무자 2명도 소환 조사를 받았다.홍지민 유지혜 장형우기자 icarus@seoul.co.kr
  • 김윤옥여사 ‘연설·정책 과외’

    김윤옥여사 ‘연설·정책 과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퍼스트레이디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대선 이후 외부활동을 자제해온 김 여사는 최근 새 정부 정책 공부와 연설 교습에 몰두하는 등 이 당선인의 취임식까지 남은 한 달간 대통령 부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쌓는 데 전념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측근은 27일 “김 여사는 최근 당 정책위 관계자들과 교수들로부터 분야별 정책에 대한 ‘과외교습’을 받으면서 퍼스트레이디 준비에 진력하고 있다.”면서 “보육·복지·여성 정책은 물론 외교사절단 접대와 해외 출장에 대비한 국제 상식, 청와대 살림살이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금희 아나운서 등 방송인들로부터 연설 교습을 받는가 하면 스타일 관리를 위한 조언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여사는 이를 위해 봉사활동 모임이나 동창모임에 들러 앞으로 참석하기 어렵다는 양해의 말을 전할 뿐만 아니라, 평소 다니던 서울 역삼동 소망교회에도 경호상의 문제로 앞으로 5년간 일요 예배는 어렵다는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여사는 이번 주 서울 성수동 독거노인촌을 찾아 도시락 배달을 하는 것으로 사실상 외부 봉사활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취임식까지 외부에 공개되는 일정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이 당선인과 함께 텔레비전 아침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현재 잡혀 있는 유일한 일정”이라고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 동남권 유통단지 입찰뇌물 28명 사법처리

    서울 송파구 장지동 ‘동남권 유통단지’ 입찰 과정에서 높은 평가점을 놓고 거액을 주고 받은 건설업체 임원, 대학교수, 서울시 공무원, 공기업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동부지검은 27일 평가 점수와 금품을 맞교환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28명을 사법처리했다. 이중 공무원, 공기업 직원, 교수 등 평가위원 3명과 금품을 건넨 건설회사 임원 3명 등 6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불법 로비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평가위원 8명과 건설사 관계자 14명 등 2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G건설 임원 O(50)씨와 공기업 실장 J(50)씨는 지난해 1월 높은 평가 점수를 대가로 5000만원을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수도권 I대학 L(52) 교수는 3개 건설사로부터 상품권 500만원 등 모두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사들은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맡기는 형식을 취했으나, 연구는 이뤄지지 않고 금품만 오갔다.H건설 상무 K(58)씨도 평가위원에게 1억 2000만원짜리 위장 연구용역을 준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건설업체들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평가위원 후보군에 소속된 전문가 1800여명에게 평소에 꾸준히 골프접대 등 향응을 제공하다가 평가위원으로 결정된 사람들을 집중 매수한 뒤 입찰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입건되지 않은 평가위원 19명에게서도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포착돼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낙찰 업체가 설계와 시공을 모두 맡는 ‘턴키’ 입찰방식은 평가위원이 주관적으로 점수를 매겨 비리가 속출한다.”면서 “턴키 방식의 개선을 목적으로 수사를 진행해온 만큼 이들에게는 배임수재 대신 개인과 회사를 모두 처벌하는 양벌(兩罰)규정이 적용되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5년 이하 징역)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턴키 방식은 설계비를 포함한 입찰비가 전체 공사비의 3.6∼5.3%이기 때문에 탈락하면 수십억원의 설계비를 날릴 수밖에 없어 과당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천명에 이르는 평가위원 풀을 폐기하고 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된 고위 기술직 공무원과 소수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평가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남권유통단지는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시행을 맡은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단지이다. 장지동 일대 약 50만㎡에 물류·활성화·전문상가 단지 등이 건설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곳은 전문상가 단지로 청계천에서 일터를 잃은 상인 6000여명이 이주할 예정이며, 공사비는 1조원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포항 과메기 ‘李당선인 특수’

    경북의 농·특산물이 새해들어 청와대에 잇따라 납품되면서 농·특산품 판촉과 홍보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22일 청도군에 따르면 금천면 임당리 임당영농법인에서 가공한 감 말랭이 150㎏이 최근 청와대에 처음 납품됐다. 또 이달 중에 반건시 1000세트(20개)가 설 선물용으로 납품될 예정이다. 청와대는 청도 감 말랭이와 반건시의 유명세를 인정하고 앞으로 귀빈 접대용, 선물용으로 계속 애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청도군은 2006년부터 2년 연속 대통령상을 수상,18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울진군의 친환경 쌀 ‘생토미(生土米)도 올해 5∼6t 정도를 울진 온정농협을 통해 청와대에 납품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의 쌀이 청와대에 납품되기는 처음”이라고 자랑했다.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울진 생토미는 지난해 전국 친환경 농산물 품평회에서 금상 수상과 함께 경북 6대 쌀 브랜드로 선정된 바 있다. 포항의 겨울철 특산물 과메기도 ‘이명박 대통령당선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과메기 파티’를 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20일 기준으로 구룡포 등 포항지역에서 가공된 과메기는 꽁치 101만 상자(상자당 10㎏) 분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4만 상자보다 3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32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22억원보다 101억원(45%)이 더 늘었다. 포항시는 오는 2월말까지 구룡포를 비롯한 지역 과메기 생산시장에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도 매출액 400억원보다 100억원 많은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올들어 전례없는 과메기 특수가 이어지고 있는데, 주민들은 이 당선인 덕분이라며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여성&남성]직장에서 성별을 바꾸고 싶을 때

    [여성&남성]직장에서 성별을 바꾸고 싶을 때

    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된 직장 생활을 견뎌야 하는 것은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말처럼 직장 내에서 내가 더 힘들고, 상대가 부러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남자는 여자보다 더 힘든 일을 하는 것 같아 짜증나고, 여자는 남자가 더 대접받는 것 같아 아쉽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 여자와 남자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한 ‘상대적 박탈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직장 생활에서 어떨 때 여자는 남자가 부럽고, 남자는 여자가 부러울까. 각각 다른 직종에 몸담고 있는 여(女)와 남(男)의 솔직한 속마음을 들어봤다. ■ 눈치보는 퇴근시간 답답하君 ● 회식자리 상사대접 골치 아파 기업 연구원에 근무하는 김모(31)씨는 퇴근이나 회식 때만 되면 그저 여자로 변신하고 싶다. 오후 6시만 되면 눈치볼 것 없이 짐 싸들고 휙 일어서는 여직원이 부럽기 때문이다. 회식 때도 여직원은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핑계로 ‘상사 접대 노동’에 남자만 동원되기 일쑤다. “남자는 아무래도 군대에서부터 스스로 주눅드는 게 몸에 배다보니 상사가 눈치를 주지도 않는데 ‘칼퇴근’을 못하고, 회식 때도 미적거리다 빠지겠다는 말도 못하죠. 여직원이 주말에 휴가를 붙여서 해외여행까지 다녀오는 걸 보면 나도 차라리 여자가 됐으면 싶어요.” 지난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고 있는 윤모(30)씨는 같이 일하고 있는 여자 공무원이 마냥 부럽다.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인생에 꽃이 필 줄 알았던 윤씨였다. 하지만 일은 늘 산더미처럼 쌓였고,‘출세’를 위해선 남보다 한 시간이라도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몰려왔다. 상사와의 회식 자리도 절대 빠질 수 없고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집을 장만하려면 재테크에도 신경써야 한다. “요즘 여자 공무원이 신붓감 1위라고 하니 동료 여직원은 합격 이후에는 승진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칼퇴근’한 뒤에 자기계발이나 여유있는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살더라고요. 이상한 짓만 하지 않으면 평생 해고당할 염려도 없으니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 직업상 여자가 훨씬 더 유리하다고 느낄 때 영업사원 이모(29)씨는 업무상 여성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이 부러워 여자가 됐으면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평소 남성을 대상으로 영업을 다니는 이씨는 최대한 부드럽게 고객을 대하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딱딱하게 느끼는 때가 많다. 하지만 동료 여성은 같은 사람과 만나도 좀더 길게 대화하고, 보다 쉽게 식사 자리도 갖는 등 관계를 잘 풀어나갔다.“아무리 열심히 해도 여자만이 할 수 있는, 묘한 그런 게 있더라고요.” 광고 회사원 나모(30)씨도 마찬가지다.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배경으로 깔게 되는 영상 제작이나 상황에 걸맞은 카피를 만들 때 여성이 훨씬 더 세련되고 감각적이라는 생각이 든 게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이나 패션 쪽 광고 제작 의뢰가 들어왔을 때 남자 직원은 거의 꿀먹은 벙어리처럼 있어야 할 때가 많다. “아무래도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여성이 훨씬 뛰어난 측면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럴 땐 여자로 태어났으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하죠.” ● 시험에 유리한 예쁜 글씨, 도저히 안나올 때 변호사 서모(34)씨는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가끔 여자였으면 좀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손글씨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사법시험의 특성상 예쁜 글씨체가 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펜글씨로 필체 연습까지 했다. 하지만 이미 손에 익은 글씨체는 별 발전이 없었다. 주변의 여성 고시준비생은 대부분 예쁜 글씨로 답안지를 써내려가 그저 부러움만 안겨줬다.“법조인은 일의 분량에서나 사건의 까다로움에서 남녀 차별없이 동등하게 일을 하는 편이지만 시험준비 때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니 글씨 잘 쓰는 여자가 돼 시험을 치르고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죠. 어릴 때부터 예쁘게 보이고 싶어하는 여성의 꾸준한 글씨 연습을 뒤늦게 따라가려니 이미 늦었더라고요.” 경찰 공무원 김모(35)씨는 자기가 맡은 업무 외에 유명 인사 경호나 집회 시위 폴리스라인 등의 동원 업무를 나가야 할 때 여직원이 마냥 부럽다. 주요 경호 업무가 주어졌을 때 형사계에 있는 여경이라도 동원되지 않는 일이 많은데다 최근 여경들로 폴리스라인을 만드는 ‘립스틱라인’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폴리스라인 동원 업무도 고스란히 남자 경찰만의 일이 돼버렸기 때문이다.“주업무는 아니지만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불평하기 힘들고, 괜히 치사해 보이기도 하니까 말을 꺼내지도 못하죠. 그럴 땐 차라리 여경이 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 다른 경찰 공무원 서모(33)씨는 여성 범죄자를 심문할 때 여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최근엔 지능범이 많아 피의자 심문 조서를 꾸밀 때 머리 굴리는 소리가 다 들리지만 여성의 마음 속을 읽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범죄란 게 남자 여자 차이가 있겠습니까만, 가끔 여성 범죄자와 머리 싸움을 할 때 내가 여자라면 이들의 심리를 좀더 꿰고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죠.” ● 여자가 아니라 다행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자로서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직업도 있다. 항공사 파일럿인 김모(34)씨는 오존층 위로 비행하는 시간이 많아 걸러지지 않은 방사능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늘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쓴다. 여성 파일럿에게 처음 비행을 배워 섬세한 항공 운항술에 여성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했지만 방사능이 자칫 잘못하면 ‘불임’이라는 불행을 낳을 수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몇몇 여성 동료가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할 때가 많죠. 어쨋든 제가 남자로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꽉 조이는 유니폼 괴로운 Girl ● 머리부터 발끝까지 규제받다니… 은행원 김모(26·여)씨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자기 모습을 볼 때마다 남자 행원이 되고 싶다. 남자 행원과는 달리 여자 행원은 꼭 유니폼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여자 행원의 복장과 두발을 엄격히 단속(?)한다.“물론 고객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남자 행원도 항상 정장을 입어야 하죠. 그러나 남자 행원에게는 여자 행원 만큼 까다로운 복장 규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여자 행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다 규제받고 있죠.” 김씨는 예쁜 정장을 입고 일반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여간 부럽지 않다.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한다는 사실이 마치 고등학교를 다시 다닌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은행에서 여자 행원에게만 유니폼 규정을 두다 보니 여자 행원은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한다. 은행원 강모(26·여)씨는 고객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여자 행원과 그러지 않은 남자 행원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다르다고 울분을 토한다.“같은 직급이라도 여자는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직급을 낮게 봅니다. 그러니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고객이 많죠. 어떤 손님은 유니폼을 입은 제 모습을 보고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와 은행일 하고 있냐.’고 비웃기도 합니다. 고객에게 화를 낼 수도 없죠. 그냥 웃는 얼굴로 ‘아닙니다. 고객님’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니폼 하나에도 ‘남녀차별’이 깊숙이 배어 있는 겁니다.” ● “남자처럼 편한 자세로 일하고 싶어요” 대기업 회사원 김모(27·여)씨는 편한 자세로 일하는 남자 동료를 볼 때마다 남자가 되고 싶다. 여자 사원은 남자 사원과는 달리 조신하고 품격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여성스럽지 못한 여자’로 눈밖에 나기 때문이다.“남자는 모를 거예요. 직장에서 여자가 행동에 얼마나 많은 제약을 받는지. 남자는 괜찮지만 여자는 안 되는 행동이 수도 없이 많아요. 대표적인 게 앉아 있는 자세죠.” 평소 다리를 떠는 버릇이 있는 대기업 회사원 조모(27·여)씨는 상사에게 ‘여자가 다리를 떤다.’고 가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다른 남자 직원은 다리를 떨어도 별로 지적을 받지 않는 게 의아하다. 칸막이가 쳐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불편하게 여길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왜 여자는 남자와 달리 행동 하나하나를 통제받고 조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조씨는 모르겠다고 한다. 조씨는 이를 ‘군대 이야기’에 비유한다.“남자들 군대 얘기 많이 하잖아요, 이등병 때 고참 눈치보느라 ‘각잡고’ 앉아 있었다고. 그래야 ‘이등병다운 자세’라고요. 여자는 평생 이등병입니다. 항상 ‘여자다운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하잖아요.” 회사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하는 주모(27·여)씨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남자가 되고 싶다. 결혼 후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생명’이 짧은 영업직원의 특성상 결혼은 큰 ‘타격’이 된다.“여자는 결혼하면 남자보다 더 가정에 헌신해야 하잖아요. 아이도 낳아 길러야 하고 신경쓸 게 많죠.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결혼하면 제 꿈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주씨는 뛰어난 영업실적으로 우수 사원만 갈 수 있는 해외연수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주변에서 ‘여자는 결혼하면 영업직으로 계속 성장하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최근 임신 때문에 영업을 그만두고 내근직으로 근무하는 여자 동료에게 쏟아진 뒷말도 주씨에게 교훈 아닌 교훈이 됐다. 계속 일하고 싶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이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제가 원하는 영업직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남자라면 이런 걱정 하지 않고 일에만 전념할 수 있을 텐데요.” ● 그 ‘좋다는’ 전문직도 여자는 서럽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로 일하는 이모(31·여)씨는 전공을 선택했을 때 정말 남자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아무래도 ‘여자’라는 굴레 때문에 산부인과를 선택한 이유가 강했다.“경쟁력을 따지는 시기에 그래도 남자보다 유리한 게 산부인과밖에 없더라고요. 안과나 피부과 같은 인기 직종은 여자를 잘 뽑지 않는다는 말도 있고요.” 이씨는 인턴시절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난해 7월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중 치료를 받으려던 환자가 ‘남자 의사 없냐.’고 물었던 것. 이씨는 이 날의 충격이 꽤나 컸다.“아직 우리 사회에는 의사와 같이 중요한 직업은 남자가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나봐요. 적어도 산부인과 환자는 이렇게 면박을 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나마 직장내 여성 차별이 적다는 교사도 할 말은 많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김모(26·여)씨는 아이들을 맘껏(?) 혼내지 못할 때 남자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하다. 평소 학생이 남 교사와 달리 여 교사를 무시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아이들이 남자 선생님은 무서워하지만 여자 선생님은 우습게 봐요. 반항 때문에 불쾌한 일도 겪고 상처도 많이 받아요.” 지난해 12월에도 김씨는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들에게 “조용해”라고 말했지만 “떠들지 않았다.”,“선생님이 잘못 들은 것이다.”라며 투덜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남자 선생님이라면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겠죠. 무서워 하니까요. 여자 선생님을 무시하는 아이들이 커서는 어떻겠어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명박 당선 1개월]사기오른 재계 “기대 이상”

    “말이 통할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기대 이상이다.” 한 경제단체 임원의 얘기다. 사상 첫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을 맞는 재계의 표정은 아주 밝다. 한달새 보여준 이명박(MB) 당선인의 말과 행동이 ‘기대치’를 웃돈다는 평가다. 그러나 ‘너무 많이 아는 시어머니’에 대한 긴장감도 적지 않다. 확연하게 감지되는 재계의 변화는 ‘사기’다. 그 어느 때보다 기업하려는 마음과 의욕이 충만하다.30대그룹은 올해 약 9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 따지면 지난해의 3배다. 경제에 무게를 둔 당선인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12월28일 재벌총수들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경제학자(2일), 중소기업인(3일), 은행장(9일), 전국 상공인(11일), 외국기업인(15일) 등 숨가쁘게 경제인들을 만났다. 한달도 안돼 주요 경제단체를 모두 섭렵한 셈이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과거 정부때는 재계와의 대화가 다소 부족했다.”며 당선인의 이같은 친(親)기업 행보를 크게 반겼다. 덕분에 경제단체의 위상도 부쩍 높아졌다. 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당선인과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존재의 이유’를 각인시켰다. 정책 제안도 활발하다. 각각 목소리 높여 주장해온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폐지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를 당선인측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함에 따라 어깨가 더 으쓱해졌다. 여기에 금·산 분리 및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중소기업 법인세율 인하, 규제 일몰제, 새만금 경제중심 개발 등 검토 단계의 각종 희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바로 이 때문에 경계감을 늦추지 않는 시각도 있다. 당선인이 기업의 생리를 너무 속속들이 잘 알아 부메랑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한 예로 당선인은 얼마 전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부가 한때 기업의 골프 접대를 막는답시고 골프장 출입 승용차 번호를 조사하는 등 요란법석을 떨었지만 차를 바꿔 가져가고 (골프가방)명찰을 바꿔 칠 건 다 쳤다.”며 “그런 식의 비효율적인 수단은 쓰지 않겠다.”고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주요 국가 공항에선

    ■ 일본 - 정재계 거물·유명 연예인 이용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베이징 이지운·워싱턴 이도운특파원| 일본의 나리타국제공항이나 하네다국제공항 등 큰 공항에는 한국과 비슷한 ‘귀빈실’인 ‘VIP룸’이 있다. 공항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거물급’ 각계 인사들이 이용한다. 정치인의 경우, 대표 등 당간부, 정부 각료, 대기업 회장이나 고위 임원 등이 주로 사용한다. 유명 연예인들도 종종 이용한다. 귀빈실 위치도 입국 심사대 안쪽에 있어 탑승 수속 등에 최대한 편의를 봐주고 있다. 나리타공항 홍보실 측은 “별도의 특별한 기준은 없지만 고객의 문의가 오면 공항 측에서 자체 판단한다.”면서 “신변 안전과 편리를 위해 귀빈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 - 회원제로… 가입비 650만원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의 귀빈실 이용은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일단 일반 기업들은 ‘귀빈서비스 관리공사’라는 공항 자회사에 ‘VIP 통관’을 신청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회원제로 운영되며, 회원 가입과 초기 비용 등을 합쳐 최저 5만위안(65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VIP통관이 허용되면 VIP방이 딸려 나오며 규모에 따라 가격은 1000위안(13만원)부터 시작한다. 접견자 및 이용자 수에 따라 1인당 200∼300위안 위안이 추가로 부가된다. 주차장 사용 역시 방 규모에 따라 정해진다.3명 이상 기준으로 보통 6000위안(78만원) 이상 든다. 신청이 밀리지 않을 경우 사용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공식 VIP실’의 사용은 쉽지 않다. 중국의 초청 기관에서 정식으로 공항측에 사용 요청을 한 뒤 ‘승인’을 받아야만 쓸 수 있다. ■ 프랑스 - 대통령·총리·외교장관만 공짜 프랑스 정부가 운영하는 귀빈실은 1곳이다. 정부는 민간회사에 위탁해 샤를 드골 공항 2터미널 A 대합실에 귀빈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용 대상자는 장관급 이상 공무원이 원칙이나 국회 의장 등 정치인도 이용한다. 귀빈실 이용자는 일반 이용객들처럼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행기 객실 앞까지 나온 차량을 이용해 바로 귀빈실로 이동해서 수하물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목적지로 출발한다. 귀빈실 라운지에는 접대하는 사람이 따로 없고 차량 운전수나 마중 나온 관련국 공무원이 가벼운 다과 등을 접대한다. 이용료는 50유로. 여기에 차량 이용료를 따로 내야 하는데 1대당 300유로 정도 한다. 각국 대통령과 국무총리, 외교장관은 무료다. ■ 미국 - 일부공항, 기업인에 유료 미국의 공항에는 한국처럼 정부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귀빈실이 없다. 다만 워싱턴 부근에 자리잡은 버지니아 주 덜레스 국제공항의 경우 이민국에서 사용하는 작은 방이 하나 마련돼 있다. 불과 서너평 규모에 소파 몇 개가 전부인 이 공간이 이따금씩 의전용으로 쓰인다. 미 정부의 공식 초청을 받고 워싱턴을 방문하는 외국 외교장관 등을 미 국무부 의전장 등이 이곳으로 안내해 잠시 인사를 나눈다.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델타, 노스웨스트 등 각 항공사가 운영하는 개별 ‘라운지’를 이용한다. 오클라호마 등의 일부 공항이 수익 확대를 위해 기업인 등을 위한 유료 ‘VIP룸’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KAL)의 김승복 워싱턴 사무소장은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등 고위인사들이 KAL을 이용할 경우 비서실에서 언제, 몇 명이 KAL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전에 예약한다.”고 설명했다. dawn@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54) 후금,조선에 배(船)를 요구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54) 후금,조선에 배(船)를 요구하다

    정묘호란이 끝난 뒤부터 병자호란이 일어날 때까지 조선과 후금의 관계는 아슬아슬했다. 조선은 후금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바로 명과 가도라는 바깥 변수 때문이었다. 유흥치가 피살된 뒤, 가도를 탈출하여 후금으로 귀순한 자들 가운데는 홍타이지에게 가도를 빼앗을 기회가 왔다고 부추기는 자들이 있었다. 홍타이지는 그럴듯하게 여겼고 그 파장은 곧바로 조선으로 밀려들었다. 1631년(인조 9) 6월8일, 평안병사 유림(柳琳)이 보낸 장계가 조정에 도착했다. 호차(胡差) 중남(仲男)과 아지호(阿之好) 등이 군사 1만명을 거느리고 압록강을 건너와 가산(嘉山)의 서쪽 지역을 차단했다는 소식이었다. 같은 날 도착한 장계에서 평안감사 민성휘(閔聖徽)는 ‘호인들이 조선에서 배를 빌려 가도를 습격하려 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주변 고을의 수령들과 장수들을 불러모아 방어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보고했다. 소식을 접한 비변사는 ‘부원수 정충신(鄭忠信)을 평안도로 보내고 금군(禁軍)과 포수(砲手)를 평양으로 파견하고 황해도의 병력도 동원하라.’고 건의했다. 정묘호란 이후, 이렇게 많은 수의 후금군이 압록강을 건너온 적은 없었다. 그것은 사실상 침략이었다. 다만 그들은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배를 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인조는 황급히 비변사 신료들을 불러모았다. 영의정 오윤겸(吳允謙)은, 후금군이 배를 빌려 가도를 습격하려는 목적에서 침략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명에 대한 의리를 고려할 때 배를 빌려줄 수는 없다며 속히 황해도를 비롯한 각도의 군사들을 동원하라고 촉구했다. 최명길의 분석은 좀 달랐다. 그는 후금군이 쳐들어 온 것은 조정을 협박하여 식량을 구하려는 수작이라고 보았다. 최명길은 후금군이 깊숙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군사 징발 때문에 민심을 소란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6월10일 호차 중남이 홍타이지가 보낸 국서를 갖고 서울로 올라왔다. 홍타이지가 보낸 편지는 조선에 대한 불만과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홍타이지는 먼저 ‘조선이 양곡을 주는 바람에 가도가 존속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조선이 용천, 철산 지역의 땅을 가도 주민들에게 경작지로 제공하고 있는 것을 비난했다. 그는 정묘호란 당시 서울 이북 지역을 차지할 수 있었음에도 반환했음을 상기시킨 뒤 조선은 그럼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홍타이지는 ‘잘못을 사과하는 차원에서 배를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 배를 빌려주기 않으면 의주와 철산을 점령하겠다고 위협했다. 중남이 입경한 그날, 명에서 온 사절도 서울로 들어왔다. 등래순무 손원화(孫元化)가 보낸 도사(都司) 왕순신(王舜臣)과 이매(李梅) 두 사람이었다. 그들은 인조를 만났을 때 조총, 구리 냄비와 배 100척을 구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공교롭게도 명 사절들도 배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당시 손원화는 바람 잘날 없는 가도의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배가 필요했다. 그는 조선에서 배를 구입하여 섬 안에 있는 인원과 전마(戰馬), 군수 물자 등을 등래(登萊) 지역으로 수송하려고 했던 것이다. 손원화의 요구는 조선에게 무척 버거운 것이었다.100척이나 되는 배를 새로 건조하기도 어렵고, 각 지역의 화물선들을 갑자기 차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또 섣불리 배를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후금이 알게 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조선 조정은 결국 배를 제공하라는 요구는 완곡히 거부했다. 대신 조총 500자루와 구리 냄비 100개를 보내겠다고 확약했다. 명에 대해서는 참으로 충성스런 조선이었다. 청북 지역에 후금군 1만명이 주둔해 있고, 호차가 서울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명 사절들에게 조총 500자루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분명 아슬아슬한 모험이었다. 조정은 실제로 왕순신 등이 중남과 조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심초사해야 했다. 중남 또한 배를 빌려줄지 여부를 빨리 밝히라고 닦달했다. 조정은 중남에게 ‘명은 우리의 부모 나라이므로 너희에게 배를 빌려주는 것은 천륜을 저버리는 것이다. 부자(父子) 사이에 차마 못할 짓을 할 경우 형제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잔인하게 명을 저버리면 뒷날 너의 나라로부터도 의심을 받을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의리와 천륜을 강조하여 중남의 ‘심금을 울려 보려는’ 의도였다. 그러면서 후금군의 침략을 비난하고,‘형제 사이의 의리를 생각해서 며칠분의 군량을 제공할 것이니 빨리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배를 빌려줄 수 없다고 하자 중남 일행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조정은 접대하는 신료를 보내 그들을 달래서 다시 데리고 들어왔다. 그들에게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 회유했지만 중남 등은 배를 빌려 달라는 요구를 접지 않았다. 조선 측이 다시 거부하자 중남 일행은 다시 일어나 귀국하겠다고 나가버렸다. 조정은 다시 사람을 보내 이미 녹번동까지 가 있던 중남 일행을 달래야만 했다. 후금은 왜 배를 빌려달라고 요구했을까? 당시까지 후금은 바다에서 작전할 수 있는 수군 전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요하(遼河)와 같은 내륙 지역의 강에서 운항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배들은 있었지만 그것을 갖고 바다로 나가기는 어려웠다. 무엇보다 바다에서 배를 조종하고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수군 병력이 없었다. 후금에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들의 육군은 철기(鐵騎)라 불릴 정도로 막강했지만 바다나 수군과 관련해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철산의 바로 코앞에 있는 가도에서 모문룡이 ‘발호’를 해도 수군이 없는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모문룡은 바로 그 같은 후금의 약점을 파고들어 8년 가까이 ‘해외 천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후금은 조선의 수군과 항해술에 대해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홍타이지는 심지어 ‘조선 수군이 명 수군보다 강하다.’라고 인식했다. 따라서 조선에서 배와 수군을 빌리면 자신들의 전력은 배가될 수 있다고 보았다. 수군만 있으면 코앞에 있는 가도를 점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후금의 서쪽을 철옹성처럼 막아 버티고 있는 산해관도 해로로 공격할 수 있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수군이 강한 나라’로 인식되었다. 왜란 초반 조선 육군은 연전연패했지만 수군은 달랐다. 일본군의 서해 진출을 막아 그들의 수륙병진(水陸竝進) 전략을 좌절시킴으로써 궁극에는 명의 안보까지도 지켜낸 것이 조선 수군이었다. 이순신(李舜臣)의 탁월한 영도와 거북선 등 조선 전함들의 활약상은 명 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626년 조선에 왔던 명사 강왈광(姜曰廣)은 ‘조선 사람들이 배를 조종하는 것은 빠르기가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다. 만일 그들이 오랑캐에게 넘어가 오랑캐들이 조선 수군을 이끌고 쳐들어온다면 산동이나 강남 지방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명청 교체기 명 관인들이 조선의 향배와 관련하여 가장 크게 우려했던 대목이 바로 수군이었다. 조선 또한 명과 후금의 대결 상황에서 ‘수군 문제’가 갖는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후금의 강요대로 배나 수군을 제공할 경우, 가도가 곧바로 위험에 처하고 산해관을 비롯한 명의 내지까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후금에 배를 넘겨주는 것은 ‘부모의 나라’에 비수를 꽂는 것이었다.1631년 6월, 배 때문에 명과 후금 모두로부터 ‘코너에 몰려야 했던’ 조선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씨줄날줄] 승지원/함혜리 논설위원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은 우리 문화를 무척 아꼈다. 수십년간 고미술품과 골동품 수천점을 수집했고 그윽한 국악 선율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길 즐겼다. 망중한의 집무실에서 오전 한때를 붓글씨를 쓰면서 보내기도 했다. 특히 한국식 목조건축에 매료됐다. 호암자전(湖巖自傳)에서 그는 ‘살아있는 듯 숨쉬는 목재가 잘 배합되고, 직선과 곡선이 융합·조화된 우리 한옥은 실로 독창적인 운치를 지니고 있다.’고 썼다. 유서깊은 전통건물들이 개발의 그늘에서 사라져 가는 것을 아쉬워했던 그는 용인자연농원에 전통 한옥을 짓고 자주 머물렀다. 호암미술관을 마주보고 오른편에 있는 호암장이다. 건평 230여평에 잘 꾸며진 정원이 딸린 이 집을 지을 때 호암은 목수, 와공(瓦工)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한옥 고유의 형상과 색조, 선의 조화를 표현하려고 부심했다. 호암장을 지은 지 십여년 뒤에 좀더 정교하고, 한국 고유의 건축미를 갖춘 한옥을 서울 한남동에 하나 더 짓고 승지원(承志園)이라고 이름 붙였다.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는다는 뜻으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승지원이라고 이름지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호암의 거처였던 승지원은 1987년 이 회장이 물려받아 영빈관과 집무실로 쓰고 있다. 대지 300평에 건평 150평의 단층 한옥(본관)과 2층 양옥으로 된 부속건물로 이뤄져 있다. 한남동 자택에서 걸어서 7∼8분 거리에 있는 이곳에서 이 회장은 대부분의 업무를 본다. 외국의 귀빈을 접대하고,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대부분 이곳에서 내린다. 새 경영화두로 삼고 있는 ‘창조경영’도 2006년 6월 승지원에서 열린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처음 나왔다.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그제와 어제 삼성그룹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삼성 경영 70년의 혼이 서린 ‘그룹의 성지(聖地)’ 승지원도 포함됐다.‘어느 곳도,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불법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경영권 승계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 삼성도 이번 특검을 계기로 모든 의혹을 털고 진정으로 존경받는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가짜 가맹점 꼼짝마” 신용카드 포파라치 기승

    “가짜 가맹점 꼼짝마” 신용카드 포파라치 기승

    최근 서민 경제가 죽을 쑤면서 신용카드 업계에도 포상금을 노리는 ‘포파라치’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정한 이동통신사 제품의 휴대전화를 샀다고 가정하자. 신용카드로 비용을 결제하면 카드 매출전표에는 이동통신사명이 아닌 ‘○○텔레콤’ 등으로 가맹점명이 찍힌다. 그러나 이런 사례를 탈세를 위해 자기 명의가 아닌 다른 카드가맹점 명의로 전표를 발행하는 위장가맹점으로 보고 여신금융협회에 신고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달에 무려 100여건에 이른다. 대부분 10만원의 포상금을 노리는 포파라치들의 소행이다. 11일 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위장가맹점으로 신고된 총건수는 895건. 이 가운데 위장가맹점으로 밝혀진 건수는 274건에 달했다. 신고 접수 건수는 2003년 1775건으로 정점을 이루다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전년보다 130여건이나 늘었다. 반면 실제로 포상금이 지급된 비율은 지난해 45.4%에서 30.6%로 줄었다. 이는 실제 위장가맹점은 감소하고 있지만 포상금을 노린 ‘허위 신고’가 늘었기 때문. 대표적인 허위 신고 대상은 휴대전화 판매점이다.‘쇼’,‘T’ 등 3세대 이동통신 브랜드 단말기를 구입했지만 전표에 브랜드명 대신 매장명이 찍힌다는 걸 파고 들고 있다. 현역 사병들이 PX(군부대 매점)를 신고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접수된다. 체크카드로 PX에서 물건을 샀는데 전표 가맹점 명이 ‘○○상사’ 등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파라치들의 노력은 ‘헛수고’로 끝나기 마련. 단지 간판 이름이 사업자 등록증 이름과 다를 뿐이기 때문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식당 등에서 불친절한 접대를 받은 고객들이 앙심을 품고 매출전표를 문제 삼아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금전을 목적으로 하는 허위 신고자들은 ‘왜 포상금을 주지 않냐.’고 수시로 전화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서민 경기 악화로 인터넷상에 각종 포파라치 모임까지 성행하고 있다.”면서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맹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고시명문 5개 사립대 “비법 있다”

    ‘사립 빅5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연세·고려·성균관·이화·한양대 등 5개 사립대는 고시 명문대다. 이들 대학 출신들의 사법·행정·외무 등 국가고시 합격자 비중은 매년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해 사시 합격자 비중은 41%였고, 행시는 45%에 달했다. 이들 ‘빅5’의 공통점은 고시반 운영, 장학금 지급 등 학교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 학생들이 고시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까다로운 입실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각 대학이 고시생 지원에 적극 나서는 것은 고시 합격률이 대학 경쟁력의 중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합격자수를 상위 대학의 순위를 결정짓는 ‘보증수표’로 여긴다. 연세대는 170명 규모의 사법고시반과 사법시험지원팀을 운영한다. 매년 1차시험에서 70%,2차에서 50%가 합격통지서를 받는다. 장학금은 물론,1차 합격자에게는 1인당 8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동문회에서도 100만원을 지원한다. 49회 사시에서 여자수석이자 전체차석을 배출한 이화여대는 행시와 사시반을 뒀다.행시반은 매학기 ‘입실고시’를 통해 70명 안팎의 준비생을 선발한다. 수험생들에겐 각종 모의고사와 PSAT 관련자료 제공, 프레젠테이션과 그룹토의 등 3차 면접대비 특강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33년 전통의 한양대 법대고시반에는 자료실은 물론 헬스기구까지 마련돼 있다. 추미애 전 국회의원, 정동기 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 간사, 손용근 서울행정법원장이 고시반 출신이다. 이중 손 원장은 ‘1호’ 합격자다. 성균관대는 먹고 자면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숙사 안에 고시반을 뒀다. 재정의 80%를 학교가 부담한다. 고려대도 기숙사를 갖췄다.100명이 지도교수 체제 하에 특강 등을 받는다. 강의실과 세미나실을 갖췄다. 반면 최고 합격률을 보이는 서울대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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