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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과 디지털 시대, 인문학의 살길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시대, 인문학의 살길은…

    인공지능이 소설과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세상이 되면서 많은 사람이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제시해야 할 인문학은 오래전부터 위기에 봉착했다. 심지어 ‘고리타분한 학문 분야’라는 인식까지 갖고 있어 인문학의 위기는 점점 더해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 인문대 교수 36명이 모여 36개의 각기 다른 주제로 지난 10여 년 동안 인문학의 변화와 발전, 그리고 인문학의 미래를 조망한 ‘디지털 시대, 인문학의 미래를 말하다’(사회평론아카데미)라는 교양 학술서를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석재 철학과 교수는 ‘신한국인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강력한 인공지능의 등장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와 도전들은 인문학적 성찰이 요구되지만 다른 한편에서 인문학은 위기”라며 “학문적 권위에 의존해 인문학은 당연히 해야 한다는 논변은 설득력을 잃고 있는 만큼 신한국인문학이 필요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국인문학은 보편성, 고유성, 포용성, 연결성이라는 4가지 원리를 바탕으로 세상에 대한 이해와 우리가 나가야 하는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은수 철학과 교수 역시 “인문학이 그저 옛 문장을 연구함으로써 문장을 바르게 해석하고 본래의 사상을 이해하려는 훈고학 수준을 넘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할 인문학 고유의 역할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 인문학자의 역할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간의 자연 지능과 학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으며, 소수의 철학자만이 물었던 덕, 정의, 용기, 자유 등 가치를 다수의 시민이 함께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조향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왜 인류세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한가’라는 글에서 “많은 사람이 경제 문제와 환경 문제가 서로 대립한다고 생각하며, 환경 문제는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거나 이차적인 것, 또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현재 나타나는 기후·생태 위기는 경제가 지속되면서도 경제성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가정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환경 인문학적이며 생태지향적인 교양 및 미래 문해력이야말로 현재 대학에서 숨 쉬는 공기와 같이 필요한 것이며, 그런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서만 인류세를 건널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제시했다. 책을 기획한 정요근 서울대 인문대 기획부학장(역사학부 교수)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디지털 환경의 심화, 학과 구조조정 등 인문학 교육을 둘러싼 환경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부학장은 “인문학은 인류가 오랜 기간 축적해온 풍부한 유·무형의 유산을 바탕으로 인간 스스로 성찰하는 학문이니만큼 우리 삶 속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며 중요성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사회 안 열려도, 고액 연봉 챙겼다

    이사회 안 열려도, 고액 연봉 챙겼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년간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다수 사외이사는 거의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에 소홀한 채 거수기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들이 지난해 받은 평균 연봉은 7500만원을 웃돌았다. 10일 5대 금융지주의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지주 사외이사(KB 7명, 신한 9명, 하나 8명, 우리 6명, NH농협 7명) 37명은 이사회에서 논의된 162건의 ‘결의 안건’에서 단 한 건의 반대표도 던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금융그룹 전반의 각종 거래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제때 인식·측정·감시·통제해야 하는 리스크관리위원회의 결의 안건에도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권의 가장 큰 잠재 위험 요소로 대두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관해 언급한 사례는 단 2건에 그쳤다. 그런데도 사외이사들은 스스로와 동료 사외이사에게 후한 평가를 했다. 대부분 ‘최고 수준’이나 ‘최우수’ 등의 평가를 받았으며, 총평엔 ‘최고 수준의 전문가 면모를 보여 줬다’는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런 가운데 사외이사들이 한 해 동안 받은 보수는 평균 7531만원을 기록했다. 회사 내부 규약상 사외이사 보수를 받지 않은 지성배(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제외한 36명의 평균 보수로, KB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7명 중 3명이 1억원 넘는 보수를 받았다. 사외이사들은 이사회가 열리지 않아 사실상 무노동인 달을 포함해 매달 400만~450만원 정도의 기본급을 받았다. 평균 근무 시간이 390시간인 점을 고려하면 시급이 19만원 정도였다. 금융지주 이사회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당국도 “이달 말까지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로드맵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그럼에도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5대 금융지주의 현 사외이사 가운데 임기가 끝나는 27명 중 20명이 각 금융지주 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중임(연임) 추천을 받아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단독] 근친혼 범위 축소 나선 정부…국민 과반 “급진적 변화 반대”

    [단독] 근친혼 범위 축소 나선 정부…국민 과반 “급진적 변화 반대”

    법무부가 혼인 금지 범위를 현행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서울신문 2월 26일자 10면> 중인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 기관에 맡겨 실시한 국민인식 조사에선 절반 이상이 반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정서는 급격한 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인데 법무부도 이를 반영해 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14일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에 ‘친족 간 혼인 금지에 대한 국민인식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최근 실시된 이 조사에는 근친혼 금지 범위를 축소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항목이 담겼는데 응답자 과반이 ‘급진적인 범위 축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검토에 참고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한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응답 비율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법무부 가족법 특별위원회(가족특위)는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한 차례 근친혼 범위 조정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민법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족특위에는 현소혜 성균관대 법전원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 교수는 앞서 법무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혼인 금지 범위를 혈족 8촌에서 4촌으로, 인척 6촌에서 직계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달 ‘근친혼 허용 범위’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해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는 미국에서 결혼한 A씨와 B씨 부부의 ‘혼인 무효 소송’으로 논의가 촉발됐다. B씨는 A씨와 6촌 사이인 점을 내세우며 혼인을 없던 것으로 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혼소송 1·2심에서 이들의 혼인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자 이에 반대한 A씨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2022년 ‘8촌 이내 혼인을 무효로 한다’는 민법 815조 2호 조항이 “혼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근친혼 범위 축소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 4일부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인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론상 사촌이 사돈이 되고 당숙이 남편이 될 수 있는 등 족보가 엉망이 되며, 성씨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도 이런 반대 여론에 주목해 개정 방향을 고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입장문을 통해 “가족특위 논의를 통한 신중한 검토 및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시대 변화와 국민정서를 반영할 수 있는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인해 해당 민법 조항은 올해 12월 31일까지 개정돼야 한다.
  • [단독] 법무부, ‘근친혼 범위 축소’ 국민 여론조사 결과…“급진적 개정 반대 많아”

    [단독] 법무부, ‘근친혼 범위 축소’ 국민 여론조사 결과…“급진적 개정 반대 많아”

    법무부가 혼인 금지 범위를 현행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서울신문 2월 26일자 10면> 중인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 기관에 맡겨 실시한 국민인식 조사에선 절반 이상이 반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 정서는 급격한 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인데, 법무부도 이를 반영해 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14일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에 ‘친족간 혼인 금지에 대한 국민인식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최근 실시된 이 조사에는 근친혼 금지 범위를 축소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항목이 담겼는데, 응답자 과반이 ‘급진적인 범위 축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법 개정 검토에 참고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한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응답 비율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법무부 가족법 특별위원회(가족특위)는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한 차례 근친혼 범위 조정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민법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족특위에는 현소혜 성균관대 법전원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현 교수는 앞서 법무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혼인 금지 범위를 혈족 8촌에서 4촌으로, 인척 6촌에서 직계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달 ‘근친혼 허용 범위’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해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는 미국에서 결혼한 A씨와 B씨 부부의 ‘혼인 무효 소송’으로 논의가 촉발됐다. A씨는 B씨가 6촌 사이인 점을 내세우며 혼인을 없던 것으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혼소송 1·2심에서 이들의 혼인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자 이에 반대한 A씨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 2022년 ‘8촌 이내 혼인을 무효로 한다’는 민법 815조 2호 조항이 “혼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근친혼 범위 축소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법무부가 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성균관과 유림은 지난 4일부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인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론상 사촌이 사돈이 되고 당숙이 남편이 될 수 있는 등 족보가 엉망이 되고, 성씨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도 이런 반대 여론에 주목해 개정 방향을 고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입장문을 통해 “가족특위 논의를 통한 신중한 검토 및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시대변화와 국민 정서를 반영할 수 있는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인해 해당 민법 조항은 오는 12월 31일까지 개정돼야 한다.
  • ‘5% 성장률’에도 하락한 中 증시 … 중학개미들도 1600억원 팔아치웠다

    ‘5% 성장률’에도 하락한 中 증시 … 중학개미들도 1600억원 팔아치웠다

    지난달을 기점으로 ‘V자 반등’하는 듯했던 중화권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중국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제시된 ‘경제성장률 5%’라는 목표치와 당국의 경기 부양 정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중화권 증시의 상승에 베팅을 걸던 ‘중학개미’들도 이달 들어 1억원 이상의 중국 본토 주식을 팔아치운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중화권 증시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쏟아진다. 12% 오른 상해종합지수, 양회 개막 후 이틀 간 하락 9일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상하이 종합지수(SSEC)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개막 이튿날인 6일과 7일 이틀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춘절 연휴를 전후로 반등하기 시작한 상하이 종합지수는 개막 당일에는 0.28% 상승한 3047.79에 장을 마쳐 지난해 11월 27일(3061.86) 이후 3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인대 개막 이후 6일 0.26%, 7일 0.41% 하락한 뒤 8일에 0.61% 반등했다. 앞서 1월 말 저점을 찍고 반등하던 홍콩 증시는 상승세가 꺾였다.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항셍지수는 지난 2월 23일 약 2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하며 지난달 기록한 고점에서 약 2% 가량 하락한 상태다. 전인대 개막 당일에는 2.61% 급락하기도 했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 당국이 제시한 경기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중화권 증시의 상승 랠리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이 양회에서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쏟아낼 것이라는 기대에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달 5일 이후 양회 개막 직전까지 한 달 사이 12%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당국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5.0%)가 전년과 동일했음에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공식 재정적자 비율이 3.0%로 시장 기회를 하회했고 물가 상승률, 국방예산 등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내수와 부동산 등의 부양 정책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기술 육성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과학기술 예산을 10% 증액했지만, 2015년부터 추진했던 ‘중국제도 2025’가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의구심이 여전하다. 지난달부터 중화권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됐지만 ‘중학개미’의 중화권 주식 매수 행렬은 주춤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8일까지 중국 본토 주식을 1억 2400만 달러(1636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 1913만 달러 어치를 사들였다 쓴맛을 본 중학개미들은 12월 819만 달러, 1월 1069만 달러 어치를 팔아치웠지만 2월 3만 1162달러 순매수로 전환했다. 중화권 증시가 반등하면서 ‘패닉셀’ 추세는 멈췄으나, 증시가 반등한 뒤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학개미 이달 들어 1600억원 순매도 향후 중화권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지에 대해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책을 대대적으로 펴는 만큼 ‘최악’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책 효과가 누적되고 중앙 정부의 레버리징이 재개됨에 따라 정책의 실물 경제 진작 효과는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면서 “이번 전인대 정책은 2분기 디플레이션의 압력이 완화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며 중화권 증시의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중국의 1~2월 수출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중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AI 분야를 중심으로 빅테크들과 당국 간의 협력이 기대되면서 그간 당국의 규제로 부진했던 기술 섹터에 반등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차이나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증시 역시 힘을 받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양회에서는 양회 이후 총리와의 기자회견이 33년만에 폐지된 것이 중화권 증시에 대한 투심 악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총리와 내외신 기자들이 교류하는 자리가 폐지된다는 것은 국가주석과 총리라는 2인 체계가 약해지고 시진핑 주석의 권위가 더 강화된다는 해석을 낳는다”면서 “당국의 증시 안정화 조치로 상승했던 중국 증시가 잠시 쉬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지난해 5.2%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기저효과가 소멸된 상황으로, 성장률이 4% 중후반대로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내수·수출 부진 등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 등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미)의 틀이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의 덜컹거림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트럼프를 트럼프라 부르지 않는 바이든…이유는? [송현서의 디테일]

    트럼프를 트럼프라 부르지 않는 바이든…이유는? [송현서의 디테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이하 현지시간) 첫 임기의 마지막 국정연설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간의 국정 성과와 향후 비전을 직접 설명하는 동시에, 대선 리턴매치(재대결)가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약 1시간7분간 경제, 교육, 재정, 국경, 외교 등 전반에 대한 국정연설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경쟁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한 표현은 ‘전임자’(predecessor) 또는 ‘내 또래의 다른 사람들’(Now some other people my age) 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평생 동안 자유와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면서 “정직, 품위, 존엄성, 평등, 타인에 대한 존중,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증오가 설자리가 없게 하는 것이 미국을 정의해 온 핵심 가치”라고 표현했다. 이어 “(하지만) ‘내 나이대의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자. 원한과 복수, 보복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 세력을 빗대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라고 호칭하지 않고 ‘내 나이 또래의 다른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처럼 트럼프를 부르며 간접적으로 공격하고, 동시에 두 경쟁자의 나이가 비슷하다는 점도 시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전임자’라는 단어를 13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내 전임자인 전직 대통령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얘기한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실제로 러시아 지도자에게 고개를 숙인다고 말한 것이다. 터무니 없다고 생각한다. 위험하고 용납할 수 없다”며 적극 비판했다. 또 총기 규제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내 전임자는 전미총기협회(NRA)에 임기 중 총기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이 바이든 대통령 의회 인준을 막기 위해 일으킨 의회 폭동 사건을 거론하면서는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막으려는 반란자들은 애국자가 아니다”라면서 “내 전임자와 여기 있는 일부는 1월6일에 대한 진실을 묻어버리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 대결시 트럼프 여전히 우세…‘샤이 반 트럼프’ 표심 등 변수 有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당내 경선의 주요 분수령으로 꼽혀 온 ‘슈퍼 화요일’ 선거에서 손쉽게 압승을 거두면서, 미국 대선은 일찌감치 본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현재 미국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에서 꾸준히 앞서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6일까지 전국 단위 여론조사 591개를 집계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가상 대결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균 45.6%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3.5%)을 2.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차 범위 안의 격차인 만큼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를 예측하기는 섣부르다는 관측도 나온다.사실상 대선 후보가 확정된 시점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표심이 어디로 흘러갈지에 따라 지지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퀴니피액대학교의 최근 여론조사를 인용,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는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약 50%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고, 37%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샤이 반(反) 트럼프’ 표심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버몬트에서 경선 직전에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 61%, 헤일리 전 대사는 31%로 약 30%포인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지만, 실제로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한 것을 근거로 들며 ‘샤이 반 트럼프’의 표심이 상당수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어디서 개가 짖냐”… 영·정조의 특별한 통치 비법

    “어디서 개가 짖냐”… 영·정조의 특별한 통치 비법

    “사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네가 맡은 임무이거늘 어찌하여 길에서 대낮에 이렇게 짖고 있느냐.”(柴門夜直 是爾之任 如何途上 晝亦若此) 얼핏 보면 평범하게 개를 꾸짖는 말 같다. 그런데 임금이 했다는 말이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발언의 주인공은 꼬장꼬장하기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기로 유명한 영조(재위 1724~1776). 비유를 했지만 신하들을 겨냥하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함부로 나대지 말라는 뜻이다. 그림이 나온 1743년은 영조가 탕평책을 한창 추구하던 시기다. 이 당시 조선은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느 붕당 출신인지에 따라 출셋길이 결정됐고 세력들끼리의 이권 다툼이 나라의 미래를 좀먹고 있었다. 안 그래도 자신의 이복형인 경종(재위 1720~1724)이 자식 없이 일찍 죽는 바람에 독살 음모론에 휩싸였던 영조로서는 왕권 강화와 신하들을 통제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시행한 것이 탕평책이다. 정치적 균형감이 필요했던 그 근저에는 ‘애민 정신’이 있었다. 백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인재들의 지혜가 필요한데 조선은 출신에 따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영조는 “내 비록 학문의 공력은 없으나 백성이 있어야 군주가 있고, 백성이 산 뒤에야 나라가 보존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1738년 5월 발언)며 애민을 중히 여겼다. 이처럼 절박했던 시대적 요구를 글과 그림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특별전 ‘탕탕평평蕩蕩平平-글과 그림의 힘’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마지막 주말(9~10일) 전시만을 남겨뒀다.삽살개 그림이 전시된 1부를 지나 2부 ‘인재를 고루 등용해 탕평을 이루다’에서는 영·정조가 글과 그림으로 지지 세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지금도 유효하듯 탕평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은 인사행정이었다. 조선시대 관리들의 근무 성적 평가와 인사 발령을 결정하는 인사행정인 도목정사가 음력 6월, 12월에 시행됐는데 영조 이전에는 이조와 병조가 각각 문관과 무관 인사를 주관했다. 그러나 영조는 직접 참석해 도목정사를 하며 인사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왕이 인사권을 쥔 변화는 그림에서도 나타난다. 왕이 참석하는 행사는 왕을 북쪽에 두는 게 일반적인데 당시 신하들이 주문한 그림에서 왕의 자리는 옆에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숙종, 경종 때 그림이 이런 방식이었다가 영조, 정조 때에는 서서히 왕좌가 북쪽에 놓인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바뀐 시대상을 흥미롭게 전한다.암행어사의 대명사인 박문수의 초상화 등은 지지 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나의 마음을 아는 것은 박문수뿐이었다”라고 했을 정도로 탕평정치의 핵심 관료였던 박문수를 비롯해 영조는 자신을 도와준 신하들을 위해 초상화를 남기도록 했다. 명세라 학예연구사는 “참전용사를 초청하는 것처럼 영조가 신하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마음을 보여주는 게 초상화였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붕당 관료들이 자기들끼리 이권 차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도 최고 권력자가 아끼는 신하들에게 초상화를 챙겨주는 마당에 무시할 수 있겠는가. 요즘 시대로 치면 아무리 자기들끼리 잘났고 회장님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조직에서 살아남아 승진하려면 회장님이 주는 특별한 선물 같은 것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초상화는 왕이 주는 일종의 특별하사품이었으니 이게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양지차다. 그림이 가진 힘과 인간 심리를 잘 파악하고 이용한 통치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박문수 그림 근처에서는 배우 이덕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영조를 맡았던 인연으로 특별히 재능 기부했다. 이곳 이외에도 몇 군데에서 더 들을 수 있는 게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영조와 정조는 왕권 강화를 꾀했지만 둘 다 약점이 있었다. 3부 ‘왕도를 바로 세워 탕평을 이루다’는 이들이 부족한 정통성을 글과 그림으로 어떻게 채우고자 했는지 보여준다. 영조는 숙종(재위 1674~1720)과 무수리 출신 숙빈 최씨 사이에 태어나 즉위 후 정통성 시비와 경종 독살설에 시달렸다. 정조는 사도세자(1735~1762)의 아들, 즉 죄인의 아들이라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다. 영조는 숙종의 초상화를 모시고 가는 행렬도에서 자신이 탄 가마를 그려 넣으라고 지시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정통성을 강조했다. 정조를 위해서는 어보 ‘효손 은인’과 효성을 높이 평가한 글 ‘어제 유서’를 하사해 손자의 정통성을 지지해줬다. 명 학예연구사는 “정조는 도장을 항상 자리에 두고 권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직접 ‘현륭원 지문’을 지어 사도세자의 덕을 칭송하고 죽음을 둘러싼 문제를 변호했다. 권력을 앞세워 갈등을 일으키는 대신 점잖게 글로써 왕권을 강화하고자 했던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4부 ‘질서와 화합의 탕평’은 정통성 문제로 분열됐던 정치권 통합을 이룬 정조가 1795년 화성에서 개최한 기념비적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보여준다. 할아버지와 자신이 꾸준히 추진했던 탕평책 덕에 꿈꿀 수 있던 세계관이 8폭 병풍의 ‘화성원행도’에 표현됐다. 왕을 중심으로 신하들은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 있지만 백성들은 편안하게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올해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준비된 이번 전시에는 18세기 궁중서화의 화려한 품격과 장중함을 대표하는 54건 88점을 만날 수 있다. 명 학예연구사는 “영조와 정조가 글과 그림으로 설득하려는 과정들이 문예군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서 전시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어디 출신이고 어디 당인지에 따라 싸우기 바쁜 오늘날 한국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인재를 고르게 등용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더 좋은 세상에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위정자들이 공격적으로 날이 선 말을 주고받는 시대에 예술을 부드럽게 정치에 활용할 줄 알았던 시대를 소개함으로써 관람객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를 주는 전시다.
  • “학교에 문제 생기면 회사 일 멈추고 갈 수 있어야… 학부모가 파트너 될 때 교권 지켜져”[마음성적표F: 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학교에 문제 생기면 회사 일 멈추고 갈 수 있어야… 학부모가 파트너 될 때 교권 지켜져”[마음성적표F: 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아이가 학교에 가도 양육은 부모의 책임이죠. 그런 점에서 부모가 양육할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싱가포르의 경우 학교에서 아이한테 일이 일어나면, 회사에서 보스나 장에게 이야기하고 자리를 떠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가장 우선 순위에 학교를 두는 겁니다. 회사를 지키느라 학교를 못 간다?… 그럼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정호진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립교대 교수는 지난해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선 한국에서 학교에 대한 신뢰와 존중, 나아가 부모에게 일도 중요하지만 자녀의 학교 생활 관련 이슈를 우선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이초 교사의 학급에 문제행동을 빈번하게 일으키는 아이가 최소 3명 있고, 이로 인해 교실에서 생긴 사고를 방과 후에까지 수습하고 설명하느라 한 학기 동안 교사가 학부모와 메신저인 하이톡으로 나눈 대화가 약 2000건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데 대해 밝힌 견해다. 서이초 교사는 최근 순직 인정을 받았다.학부모는 학교 견제 세력?… 잘못된 인식“자녀 학교 일 생기면 회사서 즉시 조퇴 가능 … 싱가포르, 학교 우선 분위기로 교권존중” 한국과 싱가포르는 둘 다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꼽히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선 사회가 학교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교육열을 풀어낸 데 비해 한국은 학부모가 학교를 견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정 교수는 지난 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무리한 민원을 하는 ‘학부모 갑질’의 바탕에 “내 아이를 내가 지켜야지”라는 부모의 마음과 “내가 학교보다 똑똑해”라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정작 학부모가 학교에서 생기는 일에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았다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예컨대 갑자기 아이에게 열이 난다는 전화가 와도 학부모가 교사에게 “보건실에 데려가 타이레놀을 먹여 주세요”라고 요청할 뿐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학교로 달려가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서 벌어진 아이의 일은 교사가 모두 해결하고, 학부모는 교사가 한 일에 대해 품평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문제가 되었던 학부모의 사례처럼 학부모가 교사를 견제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협력하는 파트너가 될 때 교권과 학습권 보장이 수월해 진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상식이 있으시 분이고,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학부모들은 자녀를 위해서라도 도우려고 노력한다”면서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생활에는 관심이 적고 성적만 잘 나오면 된다고 하는데, 학교 생활과 아이들의 정서 상태는 성적과 관계가 깊은 요인”이라고 했다. “학교가 공개할 건 수업 아닌 생활공간”韓 ‘공개수업’… 싱가포르는 교실 공개교사·학부모 이메일 연락… 쌓이면 기록 초등 교실에 담임을 2명 배치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가 운영 중인 ‘공동담임제’와 같은 큰 틀의 제도 변화는 어렵겠지만, 한국 교실에서 관행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적절한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정 교수는 권했다. 대표적인 게 새학기 초에 있는 수업공개다. 정 교수는 “한국의 공개수업은 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수업을 시연하는 것으로 학부모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가르치는지, 학교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학부모에게 평가받는 방식”이라며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의식을 치른 뒤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되물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도 연 2회, 1학기와 2학기 중 ‘학부모 초청 러닝 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 학부모를 교실로 초청해서 자녀가 학교에서 배운 결과물을 브리핑하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을 통해 학생은 부모에게 자신의 학습 결과물을 자랑하는 한편 성취 수준에 대해 중간 점검을 하고,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어떤 공부와 생활을 했는지 알게 된다”면서 “이 과정을 거치면 대다수 부모들이 자녀를 잘 성장시켜 준 교사에게 감사하게 되고, 좋은 말들이 오고가는 분위기가 된다”고 했다. 역으로 싱가포르에서 학생의 문제행동 등을 공유하거나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정 교수는 “싱가포르 학부모가 담임 교사에게 민원을 위해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채널은 없고, 대표전화나 이메일로 민원을 한다”면서 “그러면 학부모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관이 담당 교사와 교장·교감을 수신참조로 해서 이메일로 회신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학부모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이 여러 사람에게 공유된다는 점을 알게 되기 때문에 부당한 요구인지 한 번 더 점검하게 되고, 이렇게 오간 이메일은 추후 관련 사건이 벌어졌을 때 증거 자료가 된다. 정 교수는 “교사의 실패는 우리 교육이 실패하는 것”이라며 학부모가 교사를 견제하는 사회가 아니라 학부모가 학교와 교사에게 협조할 수 있는 좀 더 정교한 정책 마련과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 “학교에 문제 생기면 회사 일 멈추고 갈 수 있어야… 학부모가 파트너 될 때 교권 지켜져”[마음성적표F: 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학교에 문제 생기면 회사 일 멈추고 갈 수 있어야… 학부모가 파트너 될 때 교권 지켜져”[마음성적표F: 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아이가 학교에 가도 양육은 부모의 책임이죠. 그런 점에서 부모가 양육할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싱가포르의 경우 학교에서 아이한테 일이 일어나면, 회사에서 보스나 장에게 이야기하고 자리를 떠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가장 우선 순위에 학교를 두는 겁니다. 회사를 지키느라 학교를 못 간다?… 그럼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정호진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립교대 교수는 지난해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선 한국에서 학교에 대한 신뢰와 존중, 나아가 부모에겐 일도 중요하지만 자녀의 학교 생활 관련 이슈를 우선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이초 교사의 학급에 문제행동을 빈번하게 일으키는 아이가 최소 3명 있고, 이로 인해 교실에서 생긴 사고를 방과 후에까지 수습하고 설명하느라 한 학기 동안 교사가 학부모와 메신저인 하이톡으로 나눈 대화가 약 2000건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 일과 관련해 밝힌 견해다.학부모는 학교 견제 세력?… 잘못된 인식“자녀 학교 일 생기면 회사서 즉시 조퇴 가능 … 싱가포르, 학교 우선 분위기로 교권존중” 한국과 싱가포르는 둘 다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꼽히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선 사회가 학교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교육열을 풀어낸 데 비해 한국은 학부모가 학교를 견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정 교수는 지난 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무리한 민원을 하는 ‘학부모 갑질’의 바탕에 “내 아이를 내가 지켜야지”라는 부모의 마음과 “내가 학교보다 똑똑해”라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정작 학부모가 학교에서 생기는 일에 협조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되지 않았다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예컨대 갑자기 아이에게 열이 난다는 전화가 와도 학부모가 교사에게 “보건실에 데려가 타이레놀을 먹여 주세요”라고 요청할 뿐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학교로 달려가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서 벌어진 아이의 일은 교사가 모두 해결하고, 학부모는 교사가 한 일에 대해 품평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문제가 되었던 학부모의 사례처럼 학부모가 교사를 견제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협력하는 파트너가 될 때 교권과 학습권 보장이 수월해 진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상식이 있으시 분이고,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학부모들은 자녀를 위해서라도 도우려고 노력한다”면서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생활에는 관심이 적고 성적만 잘 나오면 된다고 하는데, 학교 생활과 아이들의 정서 상태는 성적과 관계가 깊은 요인”이라고 했다. “학교가 공개할 건 수업 아닌 생활공간”韓 ‘공개수업’… 싱가포르는 교실 공개교사·학부모 이메일 연락… 쌓이면 기록 초등 교실에 담임을 2명 배치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가 운영 중인 ‘공동담임제’와 같은 큰 틀의 제도 변화는 어렵겠지만, 한국 교실에서 관행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적절한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정 교수는 권했다. 대표적인 게 새학기 초에 있는 수업공개다. 정 교수는 “한국의 공개수업은 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수업을 시연하는 것으로 학부모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가르치는지, 학교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학부모에게 평가받는 방식”이라며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의식을 치른 뒤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되물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도 연 2회, 1학기와 2학기 중 ‘학부모 초청 러닝 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 학부모를 교실로 초청해서 자녀가 학교에서 배운 결과물을 브리핑하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을 통해 학생은 부모에게 자신의 학습 결과물을 자랑하는 한편 성취 수준에 대해 중간 점검을 하고,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어떤 공부와 생활을 했는지 알게 된다”면서 “이 과정을 거치면 대다수 부모들이 자녀를 잘 성장시켜 준 교사에게 감사하게 되고, 좋은 말들이 오고가는 분위기가 된다”고 했다. 역으로 싱가포르에서 학생의 문제행동 등을 공유하거나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정 교수는 “싱가포르 학부모가 담임 교사에게 민원을 위해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채널은 없고, 대표전화나 이메일로 민원을 한다”면서 “그러면 학부모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관이 담당 교사와 교장·교감을 수신참조로 해서 이메일로 회신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학부모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이 여러 사람에게 공유된다는 점을 알게 되기 때문에 부당한 요구인지 한 번 더 점검하게 되고, 이렇게 오간 이메일은 추후 관련 사건이 벌어졌을 때 증거 자료가 된다. 정 교수는 “교사의 실패는 우리 교육이 실패하는 것”이라며 학부모가 교사를 견제하는 사회가 아니라 학부모가 학교와 교사에게 협조할 수 있는 좀 더 정교한 정책 마련과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 AI 반도체 ‘큰 손’ 엔비디아 젠슨 황 “AI PC 30년 만에 온 혁명적 변화”

    AI 반도체 ‘큰 손’ 엔비디아 젠슨 황 “AI PC 30년 만에 온 혁명적 변화”

    “인공지능(AI) PC는 30년 만에 온 혁명적 변화입니다.”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PC의 위대한 르네상스가 시작됐다”며 AI PC는 윈도 95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황 CEO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에서 열린 휴렛팩커드(HP)의 파트너 행사 ‘앰플리파이 파트너 콘퍼런스’(APC)에 연사로 나와 “31년간 정보기술(IT)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다양한 형태의 변화에 직면했다”면서 “PC가 지식을 습득하는 데 가장 영향력 있는 수단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검정 가죽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오른 그는 “가속 컴퓨팅 기술(하드웨어 추가로 작업 속도 개선)로 컴퓨터의 효율이 10∼15배 올랐다”면서 “(생성형 AI 구축에 쓰이는) 데이터센터 현대화 기술을 PC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 CEO는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등을 컴퓨터가 데이터 형태로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에 의미를 뒀다. 그는 “과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프로그래밍 언어인) C나 베릴로그, C+를 배웠어야 했다”면서 “이제는 사람의 언어로 동료에게, 대규모언어모델(LLM)에, AI에 지시하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화상으로 행사에 참석한 리사 수 AMD CEO도 AI PC가 기술의 민주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그는 “AI는 지난 반세기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메가 트렌드”라면서 “사람들은 AI에 대해 들어봤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도 알지만 실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PC가 보급되는) 2024년은 AI 기술 채택을 위한 중요한 해”라면서 “AI가 모든 영역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창의력을 증진한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HP는 인텔과 AMD의 차세대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업무용 PC 라인업과 중소기업 특화 레이저 프린터, 워크포스 플랫폼 ‘WEX’를 공개했다. 알렉스 조 HP 퍼스널시스템 부문 사장은 “AI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AI를 사용하는 기업으로 대체되기 마련”이라면서 “지금이 바로 AI를 도입해야 할 시점”라고 말했다.
  • 中 왕이 “美, 중국 관련 약속 안 지켜…北 안보우려 해결해야”

    中 왕이 “美, 중국 관련 약속 안 지켜…北 안보우려 해결해야”

    지난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미국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중국이 올해는 수위를 조절하고 유화적 메시지 비중을 늘려 그 배경이 주목된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7일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외교부장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이후 중미 관계 개선에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미국의 잘못된 대중국 인식이 여전하다. 미국이 당시 약속을 전혀 지켜지 않는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을 탄압하는 수단은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일방적 제재 리스트도 부단히 길어지고 있다”면서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이 보통 사람은 생각도 못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늘 말과 행동을 달리한다면 대국의 신용은 어디에 있는가. 자기만 번영을 유지하고 타국의 정당한 발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도리는 어디에 있는가. 미국이 가치사슬의 상단을 독점하기를 고집하고 중국은 아래에만 머물게 한다면 공평한 경쟁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직면한 도전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지 중국에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중국 탄압에만 몰두한다면 결국 스스로를 해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왕 주임은 올해가 미·중 수교 45주년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미국과 대화·소통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오해와 편견을 제거하기를 바란다”며 “중국과 미국이 손을 잡으면 양국에 좋고 세계에 좋은 큰일을 많이 해낼 수 있다”며 유화적 제스처도 빼놓지 않았다. 이날 발언은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했던 친강 전 외교부장의 지난해 양회 기자회견 논조와 비교할 때 상당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친강 전 부장은 발언 첫머리부터 당시 미중 관계 경색을 유발한 ‘정찰풍선’ 사태를 꺼내 들며 “미국이 일부러 외교적 위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약 미국 측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고 필연적으로 충돌과 대항에 빠져들 것”이라며 “그 재앙적인 결과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이성적이고 건전한 바른 궤도를 완전히 벗어났다”, “미국이 말하는 경쟁은 사실상 전방위적 억제와 탄압이자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제로섬 게임” 같은 직설적인 말도 등장했다. 친 전 부장은 임명 7개월 만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면직됐다. 외교부장 자리에 복귀한 왕 주임은 “중미 관계는 양국 인민의 안녕과 인류, 세계의 앞날과 관련된다”는 말과 상호존중·평화공존·호혜협력의 미중 관계 3원칙을 언급하는 것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교·통상·글로벌 이슈 등 영역별 소통이 하나씩 재개되고 11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두 나라가 소통 재개를 통해 갈등 관리에 나선 것이 메시지 변화로 이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정세가 갈수록 긴박해지고 있다.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평화 협상을 재개해 각 당사자, 특히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는 핵 폐기시 미국의 압도적 전력에 맞설 무기가 남지 않아 체제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이에 대한 평양의 고민을 미국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한반도 문제의 근원이 “냉전의 잔재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뒤 “쌍궤병진(비핵화와 북미평화협정 동시 추진)과 단계적·동시적 원칙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친미·반중 성향 민진당 라이칭더의 승리로 끝난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와 관련해 “중국의 지방 선거일 뿐”이라면서 “선거 결과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기본적 사실을 조금도 바꿀 수 없다. 대만이 반드시 조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역사의 대세도 바꿀 수 없다”고 역설했다. 대만 선거 뒤 180개 이상 국가와 국제기구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점도 내세웠다. 그러면서 “대만이 조국으로부터 분리돼 나가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제적으로 누구든 ‘대만 독립’을 종용·지지한다면 반드시 스스로 불을 붙여 태우는 꼴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해 묻자 “인류의 비극이자 문명의 치욕”이라며 팔레스타인 인민이 민족의 합법적 권리를 되찾는 것과 팔레스타인이 유엔 정식 회원국이 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오는 14일부터 스위스와 아일랜드, 헝가리, 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에 대한 비자 면제를 발표했다. 앞서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 비자 면제 정책 시범운영에 들어간 중국은 경제 부진을 타개하고자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추진 중이다.
  • 호남·청년·여성? 국민의미래 비례 1번 누가 될까…인요한 출격 전망도

    호남·청년·여성? 국민의미래 비례 1번 누가 될까…인요한 출격 전망도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공천 신청자가 몰리면서 상징성을 담보한 ‘1번’에 어떤 인사를 배치할지 관심이 쏠린다. 호남과 청년 등 그간 당의 소수·비주류로 여겨졌던 인사들이 발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의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도 시선이 간다. 비례대표 1번은 대대로 여성의 몫으로 배치된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혁신위원으로 활동했던 장애인 변호사 이소희 전 세종시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인 전 위원장이 등판할 가능성도 높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은 7일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 전 위원장에게) 비례대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본인 의지에 달린 것 아니겠나”라며 출마 요청 사실을 인정했다. 그간 인 전 위원장의 총선 역할론을 두고 서울 서대문갑과 서울 종로 출마설이 돌았지만, 최종적으로 비례대표 출마로 가닥이 잡혔다는 평가다. 인 전 위원장을 향한 ‘러브콜’ 배경엔 그가 전남 순천에서 나고 자란 ‘호남 토박이’라는 점이 깔려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순번 20번 이내에 지난 21대 총선 정당 득표율이 15% 미만이었던, 즉 험지 출신 인사를 25%로 우선 추천하는 제도를 당헌·당규에 명시한 바 있다. 이외에도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비롯해 김기현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맡았던 광주 출신의 김가람 전 최고위원, 4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내시십분’ 운영자인 김영민씨 등이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 전 위원장 외에 조배숙 국민의힘 전 전북도당위원장, 광주 출신 김가람 전 최고위원, 주기환 광주시당위원장,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 등도 호남 인사 몫으로 20번 이내 순번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보수 유튜브 채널 ‘따따부따’를 운영하고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왔던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도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노섬유 분야의 권위자인 김익수 일본 신슈대 섬유학부 석좌교수와 미국 MIT 원자핵공학과에서 석·박사를 수료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비례대표에 도전한다. 기후변화 전문가로 영입된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환경·청년을 주제로 한 사회적 기업의 심성훈 패밀리파머스 대표, 스마트팜 업체를 운영해 온 임형준 네토그린 대표, 정혜림 전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등도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 심야 도시, 깜박이는 상념… 점·선만으로 영혼의 야상곡

    심야 도시, 깜박이는 상념… 점·선만으로 영혼의 야상곡

    분명 점과 선만으로 직조된 도시의 밤 풍경인데 어디선가 리드미컬한 선율, 적막 속에서만 털어놓을 수 있는 내면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뉴욕, 파리, 서울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야경을 통해 어둠이 도시에 내려앉았을 때야 떠오르는 감각과 개성, 에너지를 전해 온 작가 윤협(42)의 회화는 이런 방식으로 관객과의 교감을 시각에 더해 청각적인 경험으로도 확장한다.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이 올해 첫 기획전으로 마련한 그의 개인전 ‘녹턴시티’는 이렇게 회화 그 너머의 경험을 만들어 내는 그의 20년 작업을 아울렀다. 윤협은 구상한 이미지를 밑그림 없이 점과 선으로 채워 나가는 독창적인 방식을 일찌감치 구축하며 해외 유명 글로벌 브랜드에서 ‘러브콜’을 받아 왔다. 2014년 미국 패션 브랜드 랙앤드본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해 맨해튼 소호에 벽화를 선보이며 현지 예술계와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의 작품은 나이키 오리건 본사, 크리스찬 디올 뉴욕 지점, 페이스북 뉴욕 본사 등에 설치된 것으로 유명하다.모든 그림이 점과 선으로 이뤄졌지만 미세하게 색감을 조율해나가는 색 조합 작업이 화면에 다채로운 변화와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힙합, 펑크 등 인디 음악을 사랑하고 스케이트보드를 즐겨 타는 그는 여기서 느끼는 감각을 작업에도 깊이 연결시킨다. 작품에 대해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조합해 다양한 음악이 만들어지듯 점과 선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한 현상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는 이유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0년 브루클린으로 이주하며 그에게 제2의 고향이 된 뉴욕 야경을 조망한 16m 길이의 대형 파노라마 회화 ‘뉴욕의 밤’이 처음 공개됐다. 조지 워싱턴 다리에서 바라본 월스트리트부터 뉴저지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현대의 풍경화는 작가가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수련’에서 받은 ‘명상의 느낌’을 불빛으로 흥성거리는 메가시티의 야경에서도 느끼게 한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뉴욕의 야경을 그린 ‘JFK공항에 착륙’은 도시인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사랑, 결핍, 희망 등의 다양한 감정과 상념을 빨강, 주황, 노랑, 파랑의 불빛을 묘사한 점과 선으로 수놓았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에서는 영상으로 만든 그의 서울, 파리 등의 야경 그림이 세 개의 벽면을 가득 채워 도시의 고요 속에 오롯이 몰입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5월 26일까지.
  • 60세 할머니 범고래, 홀로 백상아리 일격에 사냥 [핵잼 사이언스]

    60세 할머니 범고래, 홀로 백상아리 일격에 사냥 [핵잼 사이언스]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가 홀로 백상아리를 사냥하는 생생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해외언론은 60세 ‘할머니’ 범고래가 백상아리를 순식간에 공격해 사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해안에서 벌어진 놀라운 모습을 담은 이 영상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에 담긴 것으로 주인공은 60세의 암컷 범고래 소피다. 드론으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보면 백상아리 한마리가 헤엄치는 것을 본 범고래는 매우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다가가 그대로 상어의 옆구리를 타격해 물어뜯는다.캘리포니아 주립대 해양생물학과 크리스 로우 교수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범고래는 매우 똑똑하고 강력하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백상아리가 바다의 최고 포식자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범고래가 그렇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수는 범고래가 홀로 사냥에 나선 점에 주목했다. 로우 교수는 “범고래는 무리지어 생활하고 사냥하는데 홀로 사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범고래들은 바다사자와 같은 큰 먹잇감을 사냥할 때는 함께 둘러싸는 방식으로 협동한다. 특히 백상아리처럼 덩치가 크고 힘 좋은 먹잇감을 범고래가 홀로 사냥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특히 이에앞서 ‘스타보드’라는 이름의 범고래가 홀로 백상아리를 사냥하는 사례를 담은 최초의 논문이 ‘아프리카 해양과학 저널’(African Journal of Marine Science) 최신호에 발표된 바 있다. 지난 2015년 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근해에서 ‘악명’을 떨쳐 온 스타보드는 지난해 6월 18일 케이프타운에서 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모셀베이 인근에서 약 2.5m의 어린 백상아리를 상대로 사냥에 나서 왼쪽 가슴 지느러미를 붙잡은 뒤 앞으로 여러번 밀어낸 후 단 2분 만에 간만 쏙 빼먹었다.이처럼 범고래의 사냥 행태가 변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나 어업의 영향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남아공 로즈대학교 앨리슨 타우너 연구원은 “이에대한 확실한 증거는 아직없다”면서도 “기후변화와 산업형 어업 등 인간의 활동이 해양 생태계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한편 범고래는 특유의 외모 때문에 인기가 높지만 사실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다. 사나운 백상아리를 두 동강 낼 정도의 힘을 가진 범고래는 물개나 펭귄은 물론 동족인 돌고래까지 잡아먹을 정도. 이 때문에 붙은 영어권 이름은 킬러 고래(Killer Whale)다. 특히 범고래는 지능도 매우 높아 무결점의 포식자로 통하며 사냥할 때는 무자비하지만 가족사랑만큼은 끔찍하다.
  • “기후변화는 ‘죽고 사는 문제’… 산업구조 개편·국가전략 차원서 접근해야” [최광숙의 Inside]

    “기후변화는 ‘죽고 사는 문제’… 산업구조 개편·국가전략 차원서 접근해야” [최광숙의 Inside]

    기후 대응에 달린 국가경쟁력 탄소중립 핵심은 화석연료 감축美·EU 등 규범 만들어 탈탄소 육성‘기후악당’ 中도 에너지 전환에 적극국내 재생에너지 비율 OECD ‘꼴찌’기술 혁신·규모의 경제로 비율 확대제품마다 탄소가격 부과 체계 강화기업 체질개선 촉진 등 대책 마련을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사용을 줄이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탈탄소 에너지정책이 전 세계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환경대사인 조홍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달 27일 만나 세계 기후변화 대응 동향과 우리의 대응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기후환경대사로는 처음 인터뷰를 가졌다.-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있는데 수십년 전 제기된 저출산 문제를 요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다. 5~10년 안에 기후변화는 잘살고 못사는 차원이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구나 하는 위기감을 가질 것이다.” ●세계는 탈탄소시장 선점 전쟁 -지난해 말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의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했는데 느낀 점은. “160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정도로 기후변화는 각국 정상들이 직접 챙기는 ‘정상의 어젠다’가 됐다. 기후변화는 한 국가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문제로 발전했다. 국가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모든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 문제’가 됐다.” -선진국의 기후변화 대비는. “선진국은 기후변화로 모든 것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국제규범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자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려고 긴박하게 움직인다. 그야말로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의) 전쟁터다.” -기후변화로 무엇이 바뀐다는 것인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후변화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구촌 경제의 기본 축이 바뀌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놓고 전쟁이 벌어진다고 했는데. “기후변화는 엄청난 환경 재난이다. 이 재난이 더 커지는 것을 막고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기술혁신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노력하는 것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기존 에너지시스템을 빨리 바꾸지 않으면 막대한 피해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량에 관세를 부과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CBAM)와 타국의 전기차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 규제를 담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이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만들어진 국제규범이다. 이를 통해 탈탄소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늘려 탄소무역장벽 대비를 -이런 조치들은 경제·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에너지 믹스 및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는데 이런 일자리가 다른 산업 분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고 에너지 인프라 전환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경제로 환류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탄소국경세로 우리 기업의 타격이 우려되는데. “EU는 앞으로 국내 모든 상품에 대해 탄소비용을 부과하고 수입품에도 동일한 금액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내년까지는 배출량 보고 의무만 있지만 2026년부터 관세가 부과된다. 탄소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값싸게 생산된 제품은 가격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의 ‘탄소무역장벽’ 대비책은. “우리 산업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비용을 거의 부담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각국이 탄소무역장벽을 도입하면 탄소비용 부담이 낮다는 것이 가격경쟁력이 될 수 없다. 정부가 각 제품의 탄소가격 부과 체계를 강화하고 기업 체질 개선을 촉진해야 한다.” -역대 정권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을 기치로 기후변화 목표를 세우고 법제도를 마련했지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녹색성장은 ‘우파의 환경운동’으로 볼 수 있다. 당시로서는 꽤 빨리 관심을 두고 노력한 덕분에 우리가 녹색산업, 즉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탄소중립 선언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등의 올바른 목표를 세웠지만 정작 에너지·산업 전환에 필요한 구체적인 제도·수단 마련은 미흡했다. 환경 이슈가 좌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기후문제는 경제뿐 아니라 우리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나. “기후 문제의 본질은 자연재난과 이상기후로 인한 생명과 신체 피해는 물론 식량 생산 감소, 물 부족, 생태계 파괴, 불평등과 난민 증가, 국제 분쟁 등 총체적인 사회 불안과 생활 환경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존재론적 위기’다.” -기후대응과 관련해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도 그래서인가. “법적으로 기후변화 문제는 보편적 인권, 헌법상 기본권 문제이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2021년 독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미래세대에 막대한 감축 부담을 전가해 미래세대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위헌 판단을 내렸다. 우리 헌법재판소에도 2022년 기후위기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당했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인권위는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낮아 미래세대 부담을 줘 헌법상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 의견을 제출했다.”●‘원전 vs 재생에너지’ 구도 벗어나야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나라를 꼽는다면. “미국과 비교해 유럽이 더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에 주목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중국은 ‘기후 악당 국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고 배출량도 계속 증가세다. 하지만 빠르게 에너지전환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22년 중국의 수력발전량은 전 세계의 30.1%,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2.5%를 점유했다. 태양광과 풍력 설비 용량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가 된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낮은 것은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태양광과 풍력이다.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일조량과 풍량이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니다. 재생에너지 가격은 설치 증가 등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하락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하락해도 원전 비용이 더 싸지 않을까. “미국 등의 에너지원 단가를 비교한 여러 보고서를 보면 풍력, 태양광, 원전 순으로 나온다. 외국의 경우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져 설계 보강, 재시공 등으로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늘어난 데다 원전 폐기물 처리 및 해체 비용, 사회적 갈등 비용 등도 포함하다 보니 원전 비용이 높게 나온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해외 사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은. “원전이 일정 부분 차지할 수밖에 없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은 화석연료를 줄이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냐 원자력이냐’의 구도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화석연료를 더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대체할 것인지 중심이 돼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과거와 달리 기술혁신을 통해 점차 싸지면서 경제성이 커졌다. 현재 8~9%에 불과한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확대해야 한다. ” -정부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하느냐가 기후대응의 성패를 가른다고 했다.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다음 세대에 어떤 사회를 남겨 줄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조홍식 대사는 판사(사시 28회)로 지내다 미국 UC버클리 로스쿨에서 법학박사를 받은 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른바 탄소중립기본법과 배출권거래법을 처음 입안하며 우리나라 기후변화 대응 법제도의 틀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명박 정부부터 현재까지 4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맡을 정도로 기후·환경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실력파다. 기후환경대사로 활동하면서 한국법학교수회 회장도 맡고 있다.
  • ‘41.6% 1인 가구’ 사진전, 한국 사회 속 1인 가구 초상 담다

    ‘41.6% 1인 가구’ 사진전, 한국 사회 속 1인 가구 초상 담다

    ‘1인 가구’ 비율 증가로 인해 한국 사회 전반에 일어난 변화양상을 16인의 작품에 담은 <41.6%, 1인 가구> 전시가 오늘부터 이달 31일까지 보안여관(BOAN1942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33)에서 열린다. 숲과나눔(재)의 주최로 열리는 이 전시는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늦어지는 결혼과 출산율 감소, 이혼율 증가 등으로 변화하는 가구 형태에 대해 사회학적이고 문화 인류학적으로 접근한 전시다. 강홍구, 김원, 김흥구, 심규동, 윤정미, 이한구, 임안나, 조대연, 최형락 등 16명의 작가는 외로움, 친밀감, 반려 가족, 고독사, 돌봄, 청년·중년·노년 솔로, 고시텔과 쪽방촌 사람들, 혼자이기를 선택한 사람들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하고 다층적인 1인 가구의 생활상을 각자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전시 제목 : <41.6% 1인 가구> 전시 장소 : 보안여관(BOAN1942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33(통의동2-1)) 전시 일정 : 2024년 3월 5일(화) ~ 3월 31일(일) / 관람 시간 : 12~6pm, 월요일 휴관 전시 작품 : 16명의 사진가의 작품 83점 참여 작가 : 강홍구, 김 원, 김흥구, 심규동, 윤정미, 이한구, 임안나, 조대연, 최형락 강민아, 박시연, 이두기, 이정미, 정미옥, 조준태, 최성문 전시 주최 : (재)숲과나눔 큐레이터 : 최연하 전시 문의 : (재)숲과나눔 전시담당자 : Tel. 02-6318-9009/ photo@koreashe.org
  • [기고] 화학물질 규제 혁신, 이제 시작이다

    [기고] 화학물질 규제 혁신, 이제 시작이다

    경제성장만큼이나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 규제 또한 점차 강화되고 있다. 그중 화학물질 규제는 수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경 규제로 손꼽힌다. 대표적인 화학물질 규제로 기업이 제조·수입하는 화학물질을 환경부에 등록하도록 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이 있다. 문제는 유럽에서는 신규 화학물질을 1t 이상일 때부터 등록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100㎏ 이상일 때부터 등록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규 화학물질을 등록할 여력이 없는 영세한 중소기업은 신제품 출시를 포기하기도 했다. 또한 수개월이 소요되는 등록기간 때문에 공정 기술이 빠르게 변화해 새로운 화학물질을 적기에 도입해야 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이차전지 등 첨단산업도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었다. 기업들은 화평법 개정을 지속 요구했으나 규제 완화에 따른 화학물질 관리 사각지대 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과거에는 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다행히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는 정부의 규제 혁신 기조에 따라 화평법이 제1호 킬러규제로 선정됐다. 환경부는 선제적으로 정부·산업계·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화학안전정책포럼을 구성해 기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다. 그 결과 신규 화학물질 등록기준을 유럽과 같이 1t으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한 화평법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법 개정은 사회적으로 합의되기 어려웠던 사안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다만 법 개정만으로는 기업들이 규제 혁신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하위법령과 고시에 실제 규제를 이행해야 하는 기업의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등록에서 제외되는 1t 미만의 신규 화학물질을 신고하는 제도가 복잡해지거나 정부가 방대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순간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적 화학물질 규제의 개선도 시급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화학물질의 명칭과 안전사용설명을 담은 ‘물질안전보건자료’를 기업이 정부에 제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또한 화학물질 관리에 대해 환경부 이외에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 여러 부처가 관여하는 것도 기업에는 부담이 된다. 이렇듯 혁신이 필요한 화학물질 규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행동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 약속했다. 정부가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갈라파고스적 규제,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규제들이 과감하게 개선되길 기대한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
  • 中 이번엔 값싼 전기차·반도체 공세… ‘2차 차이나 쇼크’ 덮치나

    中 이번엔 값싼 전기차·반도체 공세… ‘2차 차이나 쇼크’ 덮치나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세계시장에 쏟아지는 ‘차이나쇼크’가 20여년 만에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이 과잉생산 재고 물량을 각국에 떨이로 팔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에는 전기자동차와 반도체 등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고부가가치 물품이 대거 포함돼 서방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최근 중국 정부가 침체한 경제를 회복하고자 수출 드라이브를 걸면서 차이나쇼크의 속편이 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나쇼크는 중국이 개혁개방 물결을 타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생겨난 무역 시장의 변화를 뜻한다. 가구와 완구, 의류 등 저부가가치 공산품이 저가로 쏟아지면서 각국은 물가가 잡히고 중산층과 서민의 구매력이 커지는 효과를 누렸다. 대신 한국·일본·대만 등 기존 제조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타격을 입었다. 미국도 1999~ 2011년 200만개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미 정치권은 이를 ‘세계화 과정의 불가피한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2차 차이나쇼크는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WSJ는 지적했다. 우선 자동차와 배터리, 스마트폰 등 미국이 주도권을 쥔 첨단기술 제품이 세계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2025년까지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리는 전략)가 성과를 내 닝더스다이(CATL)의 이차전지, 비야디(BYD) 전기차 등이 세계 1위로 올라선 결과다. 이들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 중심 공급망’에서 탈피하겠다며 ‘반격’을 선언한 품목이다. 최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한 간담회에서 “오늘날 자동차는 바퀴 달린 아이폰과 같다. 전기차는 운전자나 차량의 위치, 차량 주변 상황과 관련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집한다”며 “이런 정보가 중국으로 전송되길 원하느냐”고 안보 위협론을 제기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4일 러몬드 장관의 발언을 두고 “허위 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경제 규모가 2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1998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1조 900억 달러(약 1450조원)였지만 2022년엔 18조 3200억 달러로 20배 가까이 불어났다. 전 세계에서 중국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9%에서 2022년 31%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3연임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2021년부터 ‘공동부유’(다 같이 잘사는 사회)에 나섰다가 중국 경제가 빠르게 식었고 상당수 산업이 과잉생산 상태로 내몰렸다. 결국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급해 국내에서 소진하지 못한 물량을 해외시장으로 털어 내면서 전 세계로 영향력이 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자 서방이 견제에 나섰다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지배력에서 벗어나고자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 공장을 짓고 있다. 매체는 “미국과 서구 세계까지 (생산 확대에) 가세하면서 머지않아 도처에 제품들이 넘쳐나고 상품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최보기의 책보기] 저절로 운이 좋아지게 만들 수 있다?

    [최보기의 책보기] 저절로 운이 좋아지게 만들 수 있다?

    관상을 잘 보는 사람이 관상을 잘 보는 이유는 관상을 본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손금도, 점(点)도, 사주팔자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경험으로 축적된 빅데이터가 ‘도사님’의 자산이다. 3000년 비급(秘笈) 『주역』의 64괘(卦) 384효(爻)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모든 것은 극에 달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영원하다)라는 우주 섭리가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 빅데이터에 근거해 정리한 경우의 수다. 세상만사 고정불변은 없으나 변화에는 일정한 규칙이 작용한다. 다만, 유비무환의 규칙은 누구나 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현재가 편안한 시기인지 아닌지 자각하는 능력이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 그가 살아온 이력을 듣거나 살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절반의 역술인능력을 발휘한다면 그 역시 빅데이터 덕분일 것이다. 변호사, 정신과 의사, 심리상담가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인 변호사가 ‘1만 명 의뢰인의 삶을 분석한 결과’를 책으로 쓴 『운을 읽는 변호사』를 읽으면 이 말이 틀리지 않음이 확인된다. 1만 시간의 법칙, 만보기 등 일본의 자기계발서는 유독 숫자 1만과 단어 운(運)을 선호한다. 변호사가 1만 명의 의뢰인을 만나면서 깨달은 우주 속 인생의 섭리는 ‘착한 일을 하고 겸손하게 살면 좋은 운이 들어와서 당신을 성공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어디서 귀가 닳게 듣던 말 아닌가?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반드시 집안에 경사다 따른다. 『주역』 괘 해설의 한 구절이다. 이 글을 쓰는 도중 멀리 있는 채종국 시인과 전화 통화를 하던 차에 ‘시집을 낸 시인이 문학상을 타는 경우’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그가 답하길 “일본인 변호사가 하늘의 귀여움을 받는 사람에게 운이 따른다고 했습니다. 착한 일을 많이 하시면 문운(文運)도 따를 겁니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인용한 말의 주인공 변호사가 바로 이 책의 저자다. 세상일 참 알다가도 모르게 기막히다. 착하게 살자!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대장내시경 받다 천공 생겨 사망한 유가족 ‘1270만원’ 받는다

    대장내시경 받다 천공 생겨 사망한 유가족 ‘1270만원’ 받는다

    내시경 검사 중 장천공이 발생해 환자가 사망한 책임을 물어 검사를 진행한 내과의원이 손해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12단독 오규희 부장판사는 내시경 검사 중 장천공이 발생해 한달 뒤 사망에 이른 A씨 유가족들이 B내과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내과의원 측이 유가족에게 총 1270만원 상당과 이자(지연손해금)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70대였던 A씨는 배변 습관 변화로 2021년 9월 경남 소재 B내과의원에서 대장 내시경을 받다가 대장 천공이 발생했다. 곧바로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복강경 수술을 받았고, 급성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그런데 수술 후 닷새 뒤부터 장폐색을 동반한 탈장 등이 반복되고 흡인성 폐렴 등으로 악화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같은 해 10월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는 대장 천공에 의한 복막염과 탈장 등으로 장폐색과 폐렴이 발생한 것이 사인으로 지적됐다. A씨 유가족은 B내과의원 측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내과의원 측 의료 과실을 인정했다. 일반적으로 병을 진단하기 위한 내시경 시술 과정에서 대장 천공이 발생한 확률이 0.03~0.8%로 매우 낮고, B내과의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A씨가 이송됐을 당시, 전원 사유에 내시경 중 대장 천공 발생이라고 명확히 기재됐던 점, A씨가 평소 고혈압과 위장약을 복용하는 것 외에 특별한 질병이 없었던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A씨가 고령이라서 수술 수 패혈증 발생 빈도와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패혈증 발병까지 대장 천공 외에 다른 요인이 함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B 내과의원 측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한편 지난해에도 내시경 검사 중 장천공이 발생해 환자가 사망한 책임을 물어 검사를 진행한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병원이 공동으로 손해 배상하라는 판결이 있었다. 인천지법은 환자 유가족이 병원 의료진과 운영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 배상 청구를 일부 인용해 총 2500만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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