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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정비위원회 자문기능 신설, 타당한 것인가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월 30일 ‘수도권정비위원회 운영규정’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 한 바 있다. 개정안은 사업자 등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 앞서 필요한 경우 국토교통부에 사전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안 제3조), 국토교통부장관이 심의 외에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위원회 자문기능을 신설(안 제8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전협의제도 도입(안 제3조)의 경우, 민간사업자 등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전에 사업계획 작성 등 필요한 정보를 구하기 위하여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수 있게 함으로써, 민간의 예측가능성 증대 및 원활한 심의안건 상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자문기능 신설(안 제8조)의 경우, 파급효과가 큰 수도권정책 추진 시, 국토교통부장관이 수도권위원회 자문을 받아 정책의 성숙도를 제고하려는 취지로 이해되나, 해당 도시의 관리를 책임지고 주변 여건변화를 고려하여 개발을 유도하는 지자체의 재량권이 제한되어, 사후 쟁점화 될 우려가 있다. 우선 자문대상이 ‘수도권 정비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으로 그 범위가 불명확하여, 자문안건 선정에 대한 객관성·형평성 담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치단체가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장관이 임의적으로 자문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해당 지자체의 정책적 자치권 및 재량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심의대상이 아닌 사업을 자문하는 것은 해당 위원회의 권한을 벗어나는 행위로 보인다. 아울러 이는 정부 차원에서 지방의 자율 확대와 역량 강화를 위해 수립한 ‘자치분권 종합계획(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18.9.11 확정)’의 방향과도 배치된다. 이에 서울시의회는 “수도권정비위원회 권한에 대한 법률적 안정성 및 국가 차원의 자치분권 강화 방향 등을 고려할 때,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자문기능을 신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GP에 폭약 넣고 스위치 돌리자 쾅… ‘분단 상징’ 역사 속으로

    GP에 폭약 넣고 스위치 돌리자 쾅… ‘분단 상징’ 역사 속으로

    굴착기 동원 어려운 곳은 폭발물 이용 철거 구조물 역사관·전시관 보존 검토‘9·19 남북 군사합의서’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전방 감시초소(GP) 철거작업이 진행 중인 15일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 GP 철거현장에 한창 철거작업을 하고 있는 굴착기와 폭발물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군은 이날 폭발물을 활용해 GP를 철거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폭발물을 이용한 GP 폭파는 안전과 환경을 고려해 GP 상부의 소규모 구조물에 대해서만 하고 나머지 부분은 굴착기를 이용해 철거할 예정이다. 당초 군 당국은 폭파를 통한 GP 파괴를 고려했지만 환경과 안전 문제를 고려해 주로 굴착기를 동원해 GP 철거작업을 하기로 했다. 이날 상부가 폭파된 GP는 고지에 있어 굴착기를 동원해 철거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폭발물을 동원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폭발을 담당한 공병부대는 GP 건물에 구멍을 뚫고 도폭선에 감긴 460파운드의 폭약이 담긴 TNT 폭약을 넣어 전기 뇌관을 연결해 폭발물과 300m 떨어진 곳에서 점화기 스위치를 돌려 GP 상부구조물을 폭파했다.원래 건물 폭파 시 5000㎡ 이하는 환경평가를 실시하지 않지만 군은 인근 주민 등 소음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소음 측정도 실시하고 있다. DMZ 밖에 있는 인근 성재산 일반전초(GOP)에서 측정된 폭파 소음은 73데시벨(㏈)로 옆 사람과 대화하는 수준이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군은 지난 10일 GP에 있는 화기와 장비 등을 철수하고 11일부터 굴착기 등 중장비를 투입해 GP 시설물 등에 대한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군은 GP 시설 중 일부는 원형을 남겨 기록 차원에서 보존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군은 향후 독일의 베를린 장벽처럼 역사관, 전시관 등에 보존하는 방안 등도 고려하고 있다. 남측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 설치된 GP인 동부전선의 동해안 GP(구 369 GP)를, 북측은 중부전선의 까칠봉 GP를 보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GP 상호 시범 철수 등을 통해 나오는 GP 구조물 일부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구축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조치를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생각나눔] “화재안전조사에 단기 근로자 투입” “관련학과 졸업·4주 교육…문제없다”

    소방청이 지난 11일 화재안전특별조사를 위한 기간제 근로자 588명을 채용한다고 밝히면서 조사 보조인력의 ‘전문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정치권에선 “조사 보조인력의 전문성이 떨어져 결국 단기 일자리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소방청은 “관련학과를 졸업하는 데다 4주간의 교육까지 진행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화재안전특별조사는 충북 제천과 경남 밀양 화재를 계기로 소방청에서 추진 중인 정책이다. 전국에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소방건축물을 대상으로 건축, 소방, 전기, 가스 등을 분야별로 점검한다. 현재 2755명의 기간제 근로자들이 투입돼 활동하고 있다. 이 중 논란이 되는 조사 보조인력은 현장에서 ‘경력직 전문가’를 돕는 역할을 한다. 소방청은 관련학과를 졸업했거나 소방설비기사·건축기사 등의 관련 분야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조사 보조인력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 보조인력을 재충원하는 것을 두고 국정감사 당시 문제 제기를 했던 야당 의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소방청에서 지방 예산인 소방안전특별교부세로 전가하면서까지 이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차라리 같은 돈을 쓸 바에야 전문성 있는 사람을 더 뽑으면 될 텐데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소방청 관계자는 “이번 채용은 추가 채용이라기보다는 지난 7월부터 활동하던 기간제 근로자의 일부가 6개월 계약만료로 현장을 떠나게 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추가 채용과 관련해 ‘(정부의) 단기 채용정책의 일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화재안전특별조사를 위해 채용된 기간제 근로자도 결국 공공기관과 정부부처에서 시행하는 체험형 인턴, 지역주도형청년일자리 사업 등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방청 측은 “보조인력은 6개월 단위로 재계약해 1년 6개월 동안 일한다”며 “5개월짜리 단기 일자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조사 보조인력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달 소방청 국감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해당 인력들이 화재안전특별조사를 감당할 만한 전문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조사 보조인력이라도 결국 현장에 투입되는데 가스, 전기, 소방 시설로 가득한 소방관서에서 과연 제 역할을 해낼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윤 의원은 “검사할 때 (보조인력이) 뒤에서 따라다니는데 사실상 하는 일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92일 만에 실체 드러난 숙명여고 의혹…사실상 학부모들이 밝혔다

    92일 만에 실체 드러난 숙명여고 의혹…사실상 학부모들이 밝혔다

    서울 강남의 입시 명문여고 교무부장 딸이 문·이과에서 전교 1등하며 불거졌던 ‘숙명여고 내신 정답 유출 의혹’이 세상에 알려진지 92일 만에 새 국면에 돌입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실제 문제 유출이 있었다”고 결론짓고 교무부장과 두 딸을 기소 의견(업무방해 혐의)으로 검찰에 넘겼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줄기찬 의혹 제기와 학교 측의 부인, “정답이 사전 유출됐다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는 서울 교육청의 감사 결과 등이 뒤섞어 혼란만 줬던 숙명여고 사태는 이로써 1막을 내렸다. 교무부장 A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며 “재판 과정에서 다퉈보겠다”는 입장이고, 일부 학부모들은 “다른 학교의 내신 비리도 조사해봐야 한다”고 주장해 2막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약 3개월간 학부모들의 분노를 키웠던 숙명여고 사태를 정리했다. ●학부모카페에 올라온 의혹 제기 “전교 121등→1등, 말이 되나.” 지난 7월 이후 강남 대치동 학원가 등에서 소문이 무성했던 숙명여고 의혹이 대중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8월 12일 언론 보도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앞서 강남·서초 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인 D사이트에는 “A씨의 두 딸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각각 문·이과 1등을 했는데 점수가 오른 과정이 수상하다”는 의혹 글이 여럿 올라왔다. 또 “쌍둥이 자매가 추후 정답이 정정된 문제에 같은 오답을 적어냈다”거나 “한 아이는 수학시간에 기본적 문제 풀이도 되지 않았다더라”는 말들도 돌았다. 이에 A씨는 학교 홈페이지에 해명 글을 올려 “1학년 1학기 때 각각 전교 121등과 59등이었다가 점수가 크게 오른 건 사실이지만, 부정행위가 아닌 하루 4시간도 못 자며 공부해 거둔 성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국 여고 중 서울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입시 명문고에서 내신 성적이 이처럼 극적으로 오르긴 어려운 일이라 의혹이 커졌다. “부정행위가 없었는지 가려달라”는 학부모들의 민원과 언론의 의혹 제기가 쏟아지자 관할인 서울 교육청은 8월 말 숙명여고를 특별감사했다. 이 결과 학부모들의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임이 밝혀졌다. 감사 결과 쌍둥이 자매는 1~2학년 때 치른 중간·기말고사에서 정답이 바뀐 시험문제 11개에 수정되기 전 정답을 적었다. 문제를 정상적으로 풀어 답을 찾았다기보다는 사전 유출된 정답을 외웠다가 그대로 적었을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또, A씨는 ‘자녀가 자신의 학교에 입학하면 자녀의 학년 정기고사 출제·검토 업무에 참여할 수 없다’는 교육청 지침을 어기고 쌍둥이 딸이 속한 학년의 기말·중간고사 검토 업무를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정기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혼자 시험문제를 검토·결재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홀로 시험문제를 볼 수 있었던 시간은 최장 50분으로 추정됐다. 다만, 교육청은 문제 유출 여부에 대해서는 “심증은 있지만 확실한 물증을 찾지 못했다”며 A씨 등에 대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경찰이 찾은 결정적 한방 ‘암기장의 정답 목록’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A씨와 쌍둥이 딸을 조사하고 학교·자택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복원 등을 통해 문제 유출 흔적을 쫓다가 단서를 찾는다. 결정적인 증거는 쌍둥이 동생이 만든 ‘암기장’에 있었다. 경찰은 이 암기장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전 과목 정답을 메모해둔 사실을 발견한다. 또, 쌍둥이가 답안 목록을 잘 외우려고 키워드를 만들어둔 흔적도 찾았다. 쌍둥이가 실제 시험을 치른 시험지에서는 미리 외워온 정답 목록을 아주 작게 적어둔 흔적도 발견됐다. 시험지에 정답 목록을 적어둔 흔적은 1학년 1학기 기말고사와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시험지 일부에서 확인됐다. 특히, 계산이 필요한 물리 과목 문제 옆에는 정답 목록만 빼곡히 쓰여 있을 뿐 풀이 흔적이 없었다. 쌍둥이들은 “시험이 끝난 뒤 반장이 불러준 정답을 채점용으로 적어둔 것”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감독관 눈을 피하려고 작은 글씨로 적었다고 본다. 시험 후에 채점하려고 메모한 것이라면 그렇게 작게 쓸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학부모들, “숙명여고는 빙산의 일각” 아직 재판 과정이 남았지만 숙명여고 사건은 학부모들이 구체적 의혹을 제기해 사실상 밝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은 “정답 유출 등 내신 비리는 숙명여고 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 때문에 향후 고교 내신에 대한 신뢰도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와 달리 내신이 입시 결과에 직결되는 현행 대입 제도 때문에 학생·학부모 불만이 더 커진 측면도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고2 학생들이 치를 2020학년도 대입에서는 전국 4년제 대학이 모집인원의 77.3%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최연소 하원의원 당선되자마자 “첫 봉급 받아 월세 갚아야죠”

    최연소 하원의원 당선되자마자 “첫 봉급 받아 월세 갚아야죠”

    “내년 1월 첫 월급 받으면 밀린 월세부터 갚아야지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최연소 하원의원에 당선돼 밀레니엄 세대 정치인의 기수로 떠오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29)가 내년 1월 첫 봉급을 받으면 워싱턴 DC의 원룸 아파트 월세부터 갚아야 하는 처지라고 털어놓았다. 9일 보수 성향 폭스TV의 진행자 에드 헨리가 잡지 본 아페티(Bon Appetit)에 그녀가 수천달러 짜리 옷을 입은 사진이 실렸다며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을 대신 전달하겠다는 그녀가 진실을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코르테스는 일간 뉴욕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첫 월급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트위터에 “그 값나가는 옷들은 사진 촬영 때문에 빌려 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코르테스는 공화당 엘리제 스테파니크(34), 초선의 민주당 일한 오마르(36)과 함께 하원의 밀레니엄 세대를 대변하게 됐다. 뉴욕주에서도 가장 가난한 동네로 알려진 하원 14번 지역구에 출마해 가난과 부의 불평등, 이민 문제 등을 쟁점화해 당선됐다. 브롱크스에서 푸에르토리코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났으며 노동계급을 대변하겠다고 표방했다. 지역활동가로 일해 받는 연봉 2만 6500달러로는 생계가 어려워 올해 초까지 레스토랑에서 일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본 아페티 인터뷰를 통해 “선거운동 경비의 80%는 종이 쇼핑백을 몰래 가져나와 충당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그녀는 지난 8일 트위터에 자신이 숙식 문제로 골치를 앓는 현실이 얼마나 선거 시스템이 노동 계급에 어울리지 않게 설계됐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하원의원에게는 17만 4000달러의 연봉이 지급되는데 영국 BBC는 이 돈으로는 미국에서도 부동산과 임대료가 비싼 곳으로 악명 높은 워싱턴 DC에서 원룸 아파트 하나 임대하기도 힘들다고 짚었다. 크리스티 노엠이란 하원의원은 3년 전 공영 NR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회기에는 의사당 안에 접이식 침대를 들여놓고 생활한다고 털어놓은 일이 있다. 심지어 이번에 하원 의장에서 물러나는 폴 라이언 의원마저 비싼 임대료 때문에 사무실에서 잠을 청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잡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워싱턴 DC에서 원룸 아파트를 한달 임대하는 데 평균 2160달러 정도 들어간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사는 어린이 5명 가운데 한 명은 최저임금 이하에다 누군가의 집에 얹혀 살아야 하는 신세라고 한다. 하바드 대학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살 집을 제대로 못 구해 어려움을 겪는 가구는 3800만 가구로 추정된다. 상원의원들조차 룸메이트를 구해 함께 살 방안을 찾는다. 리처드 더빈과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이 동거한 얘기를 모티프로 삼아 2013년 가상의 공화당 정치인 넷이 함께 지내는 TV 미니 시리즈 ‘알파 하우스’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코르테스는 많은 트위터리언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에 대해 “걱정 마시라. 우리는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꼼수 판치는 110조원대 공공조달 시장, 5년간 입찰 불허 1건… 바로잡아 주세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꼼수 판치는 110조원대 공공조달 시장, 5년간 입찰 불허 1건… 바로잡아 주세요

    110조원대 공공조달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부정을 저질렀거나 불공정하게 사업을 따낸 ‘부정당업자’에 대한 제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계약법에서 정한 부정당업자 제재는 입찰참가 자격 제한이다. 제재 기간은 2년 이내다. 그러나 대기업 등은 제재를 받더라도 법원에 효력 정지를 신청해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입찰에 참여하는 꼼수를 쓴다. 더구나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사면’을 받으면 처분 자체가 면제된다. 부정당업자 제재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일각에선 부정당업자 제재가 중복이고 과도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기도 한다. 중대 범죄는 처벌을 강화하되 경미한 위반은 과징금으로 대체해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정당업자 제재의 유명무실 논란은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의 처분 과정에서 점화됐다. 입찰 담합 등이 확인돼 조달청에서 2013년 15개사, 2015년 3개사를 포함해 18개사가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1개사를 제외한 17개사가 낸 효력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고, 2015년 8·15 사면 조치가 이뤄지면서 면죄부를 받았다. 이 기간 건설업체들은 1조 5000억원 규모의 정부 공사를 수주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재판받을 권리 vs 국민 정서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으면 일정기간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모든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입찰 담합이나 뇌물 제공, 계약의 부정 이행 등은 제재 기간이 최대 2년이다. 대기업이라도 2년간 공공사업을 수주하지 못하면 문을 닫는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 이런 제재의 엄중함에도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조달청이 공공조달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한 ‘선한 정책’을 기업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6일 조달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 9월)간 부정당업자 제재는 2039건으로 집계됐다. 물품·외자 분야가 1688건으로 가장 많았고, 용역(185건), 시설공사(166건) 순이었다. 사유는 계약 불이행(계약조건 위반)이 41.2%(839건)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적격심사 포기(341건), 부실시공(308건), 담합 입찰(233건), 허위서류 제출(104건) 등이 뒤따랐다. 제재를 받은 업체 가운데 효력 정지를 신청한 업체는 492개사(24.1%)였다. 일각에선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7월~2018년 6월 입찰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아 조달청으로부터 공공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받은 업체는 132개사, 평균 제재 기간은 9.2개월이었다. 입찰제한 기간이 6개월 이하인 기업이 91개사(68.9%)였다. 같은 기간 입찰 담합으로 2회 이상 공공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받은 업체도 12개사였다. 김 의원은 “입찰 담합은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에 대한 제재 사유 중에서 가장 무거운 위반 행위”라면서 “담합 기업에 대한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일부 공기업은 부정당 제재를 받았다가 사면된 민간 업체를 우수 건설업자로 선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수 건설업자로 선정되면 입찰참가 자격 사전 심사에서 가산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가 뒤따른다.●기업, 처분 회피 수단·시간벌기용 소송 조달청의 부정당업자 제재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진행된 본안 소송 464건 가운데 396건(85.3%)이 기각됐다. 10건 중 8~9건이 조달청의 처분이 옳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조달청이 최종 패소한 건수는 39건(8.4%)에 불과하다. 부정당업자들은 이렇게 낮은 승소율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남발한다. 최근 5년간 대기업 중 부정당 제재를 받아 입찰에 참가하지 못한 사례가 단 1건밖에 없다는 점에서 소송이 처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소송도 평균 2.2심이었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통과되면 확정 판결까지 2~3년간 제재 없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다 새 정부가 출범해 ‘건설경기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사면 조치하면 법과 제도가 무력화된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8·15 특별 사면에 4대강 공사를 담합한 대형 건설사를 비롯한 48개 업체를 포함시켜 입찰 제한을 풀어줬다. 앞선 이명박 정부도 2012년 1월 ‘은전 조치’로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 공사 담합으로 적발된 건설업체를 포함해 77개사에 면죄부를 줬다. 참여정부도 2006년 8월 서울지하철 7호선 공사에서 입찰 담합한 6개 대형 건설사를 특별 사면했다. 기업들이 소송을 통해 처분 시점을 조정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소송 패소와 별개로 경영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공공 발주가 적은 동절기 등 특정 시기를 정해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부정당 제재의 실효성 제고 시급 잇따르는 소송에 대비하느라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은 비용과 시간, 행정력 낭비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은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달라지는 게 거의 없다. 공사가 진행 중이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그것도 대체할 수 있는 사업자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소송 대응 강화를 위해 내부 변호사를 늘려 승소해도 출장비만 받아내는 정도다. 반면 해당업체는 입찰 제한 기간 후 신인도 감점과 입찰보증금 현금 납부, 계약보증금과 하자보증금 확대 등의 페널티가 뒤따르지만 대기업엔 큰 부담이 안 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15년 12월 내놓은 공공조달 부정당업자 제재의 주요 쟁점과 개선 방안에서 현행 22개 제재 사유를 공정한 경쟁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사유 중심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부패·사기·뇌물 등 위중한 사안은 법률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하도급법 위반이나 안전·보건조치 소홀 등은 부수적인 고려 사항으로 분류하라는 것이다. 또 위반 정도가 경미한 사항은 과징금이나 벌점으로 처리하라고 조언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3회 이상 입찰에 참가하지 않거나 입찰 보증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적격심사를 포기하는 것에 대해 부정당 제재로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과하다는 얘기다. 조달청 관계자는 “부정당 제재가 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법원의 가처분 인용이 높다 보니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져 국민 정서와 괴리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문제점을 인식해 관련 부처 간 개선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 외에 계약보증금 인상과 과징금 부과 등 다양한 제재 수단이 부정당 행위의 예방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과징금 제도가 부정당업자의 공공계약질서 위반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고, 과징금 납부 능력에 따른 기업 간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정부, 지자체와 달리 공공기관은 과징금을 부과할 권한이 없는 한계도 있다. 조달청 출신 공무원은 “소송 증가로 로펌만 좋은 일을 시키는 지금의 시스템은 국가와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과징금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실행되지 않는 처분보다 실효성을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승미 서울시의원, 현재 택시에 대한 제도의 문제점 지적

    서울시의회 이승미 의원(더불어민주당·서대문구3)은 제284회 정례회 도시교통본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택시에 대한 제도의 개선필요성을 지적하였다. 이 의원은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카카오모빌리티와 SK텔레콤을 상대로 앱택시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서울시(행정전문가)-운수종사자(택시기사,운수회사)-플랫폼관리자(카카오모빌리티,(주)SK텔레콤-티맵택시)의 상생할 수 있는 혁신을 만들어 달라고 언급하엿다. 이어 이 의원은 고흥석 도시교통본부장을 상대로 택시제도에 대한 방향과 택시요금인상에 앞서 승차거부의 처벌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질의하였다. 이에 고홍석 도시교통본부장은 “개별민간구축의 시장 확대는 인정하나 직접규제보다는 서울시가 나서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며 “현재 카카오독점화 현실에서 쉽지는 않겠으나 필요한 부분에서는 강제규제도 필요할 것” 이라며 “앞으로 있을 요금인상에 대한 서비스 개선과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현재기점으로 자치구에서 시로 승차거부 처분권을 환수하였고 이에 민원권 처리도 90%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요금인상에 있어 승차거부에 대한 확실한 처벌도 같이 진행할 수 있도록 택시기사 뿐 아니라 운수회사에게 까지도 그 책임을 물어 내년 상반기에는 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의원은 “이번 요금인상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과 서비스에 대한 괴리감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서울시의 모든 담당자들의 검토와 논의가 진심이라고 믿고싶다” 며 “앞으로는 더욱 현실에 맞는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도의회-강원도의회, 남북교류협력·DMZ개발 공동 추진

    경기도의회-강원도의회, 남북교류협력·DMZ개발 공동 추진

    경기도의회와 강원도의회가 남북교류협력과 DMZ개발을 공동 추진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더민주, 안산1)과 한금석 강원도의회 의장은 5일 파주 도라산역에서 ‘평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의선(서울~신의주) 철도역 중 하나인 도라산역은 민통선 이북에서 운영되는 유일한 역사(驛舍)로, 한반도 통일 염원을 상징하는 대표적 장소다. 양 기관은 접경지역 의회로서 남북 평화 정착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곳에서 협약을 맺었다. 경기도의회는 이번 협약에 따라 강원도의회와 ▲인도적 지원·경제협력·지역SOC개발 등 남북교류협력사업 ▲DMZ 생태보존과 국제적 지역관광 거점화를 위한 공동사업 ▲경원선 연결 및 현대화 등 남북철도 복원 관련 협치방안 모색 ▲접경지역 발전 및 규제개선을 위한 업무협력 ▲남북교류협력 사업기반 구축을 위한 공동회의 정례화 등을 함께 추진한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30일 내년중 남북교류협력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 등 7개 분야에서 31개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108억 63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송한준 의장은 “오늘 평화 업무협약은 남북 간 평화를 앞당기고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협약서가 선언적 의미를 넘어 평화정착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추진한 정대운 기획재정위원장은 “접경지역인 경기도와 강원도가 함께 하자는데 공감하면서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더 나아가 북과 마주한 경기·인천·강원 의회가 남북 평화협력에 힘을 합하는 협약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국론 분열’ 美중간선거… 민주, 8년 만에 하원 장악할 듯

    ‘국론 분열’ 美중간선거… 민주, 8년 만에 하원 장악할 듯

    CNN “공화 지역구 15곳 민주로 기울고 30곳은 경합 중… 공화 의석 크게 줄 듯” 공화, 상원은 다수당으로 유지 가능성 민주, 큰 표차로 승리땐 국정운영 제동 대북 정책 등 한반도에도 영향 미칠 듯코앞으로 다가온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으로 올라서고 상원은 집권 공화당이 가까스로 우위를 지킨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일단 ‘트럼프식 질주’에 제동이 예상된다. 첫 임기 반환점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이번 선거는 초반부터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구도’로 짜이면서 사전투표율이 치솟는 등 어느 때보다 선거 열기가 뜨겁다. 트럼프식 국정운영과 정부 정책들의 미래가 걸린 상황에서 민주당이 큰 표 차로 하원을 장악하게 될 경우 국정운영의 제동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재점화도 가능할 것인지 주목된다. 특히 민주당이 하원만 장악해도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로 급반전을 이룬 북·미 관계 개선 분위기와 대북 정책,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흐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 하원 435석 전체, 주지자 50명 가운데 36명을 새로 뽑는다. 주 검찰총장, 주 교육감, 주의회도 새로 구성한다. 일단 8년 만에 민주당의 하원 장악이 대세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CNN의 하원 판세 분석에 따르면 공화당 지역구 15개가 민주당에 기울었고 30개 공화당 지역구에서 양당이 경합 중이어서 공화당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CNN은 “민주당이 경합 선거구에서 3분의1만 이겨도 가뿐히 과반을 먹는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와 조지메이슨대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선거구 69곳의 유권자 50%는 민주당을, 46%는 공화당을 지지했다. 2016년 선거에서 이들 69곳 중 63곳에서 공화당이 승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쿡폴리티컬리포트는 민주당 의석이 30~40석 이상 늘 것으로 봤다. 거센 민주당 바람 속에서도 공화당은 상원에서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상원 100석 중 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동안 8개 주 11곳의 집회에 참가하며 지지층 결집에 안간힘을 썼다. 그는 3일 몬태나·플로리다 유세 지원연설에서 이번 선거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규정하면서 “민주당이 석권하면 범죄가 늘고 일자리는 준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지아·플로리다 지원연설에서 미국이 분열되고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젊은이 등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트럼프 반대 진영 인사를 겨냥한 ‘폭발물 소포’ 배달, 피츠버그 유대교회당 총기난사 사건 등 증오범죄, 미국우선주의·반이민 정서가 어떻게 표심을 가를지도 초점이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지지하지 않는 ‘샤이 트럼프’의 결집 여부도 주요 변수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소녀상 또 불허한 국민대… 학생들 “끝까지 세운다”

    소녀상 또 불허한 국민대… 학생들 “끝까지 세운다”

    학교 “정치적 쟁점... 학내 찬반도 갈려”세움 측 “이달 안에 설치... 불허 근거 없어”국민대가 서울 성북구 교내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 설립을 결국 불허하기로 했다. 소녀상 건립을 추진해 온 국민대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 ‘세움’ 측은 “소녀상을 11월 내에 세운다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세움’ 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민대 본부는 세움 측에 학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불허한다는 내용을 전화통보했다. 이에 대해 ‘세움’ 은 2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부가 소녀상을 정치적 이슈로 매도하며 건립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학교를 규탄했다 이태준(27·정치외교학과) 세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의로운 역사를 세우는 데 학교본부와 함께하기를 기대하며 지난 9월부터 50일간 공문, 자료, 조감도도 보냈는데 돌아온 대답은 소녀상 건립 불허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복 73주년을 맞고도 소녀상이 왜 아직도 정치 이슈로 매도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세우려는 소녀상을 놓고 어떻게 정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민대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쟁점화되는 소녀상 설치 문제를 놓고 학내 구성원의 찬반여론이 있는 현시점에서는 설치를 불허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대는 지난 9월에도 “국제적 교류와 연구 활동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특정국가에 대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소녀상 설치는 허가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이태준 대표는 “위안부 문제를 두고 찬반 논쟁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의미가 우선시 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학내 민주화 운동 비석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만큼, 소녀상에 대해 학교가 불허할 근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계기로 지난 4월 닻을 올린 세움은 6개월동안 1800만원을 성금으로 모았고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학생들 손으로 소녀상 건립을 준비해왔다. 이어 본격적으로 위안부 소녀상을 건립하기 위한 모금 활동에 나섰다. 국세청에는 2019년까지 모금해 2020년까지 사용하겠다는 ‘모금액 사용 계획안’을 냈고 소녀상 건립 비용이 예상보다 빨리 모금돼 건립을 올해 내로 앞당겨 추진했다. 학생들이 만든 소녀상은 이미 완성된 상태로 현재 주물공장에 보관하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아하! 우주] 블랙홀, 죽어가던 별 되살려 ‘좀비 별’ 만든다

    [아하! 우주] 블랙홀, 죽어가던 별 되살려 ‘좀비 별’ 만든다

    죽어가던 별이 블랙홀과 만나면 되살아나는 ‘좀비 별’이 실존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지난달 31일 라이브 사이언스 등 해외 과학매체가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 연구진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휴면기에 있는 백색왜성의 움직임과 에너지를 시뮬레이션 한 결과, 중간 질량의 블랙홀과 마주칠 경우 별이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근거를 찾았다. 중간 질량의 블랙홀(intermediate-mass black hole)은 태양 1000~10만 개 질량에 해당하는 크기의 블랙홀이다. 일반적으로 백색왜성은 적색거성이 차갑게 식으며 쪼그라들면서 생기는 것으로, 작은 질량을 지닌 별들의 진화 마지막 단계다.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식다가 빛을 내지 못하는 암체(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물체)로 일생이 끝나거나 쌍성을 이루는 거성으로부터 물질이 유입돼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연구진의 시뮬레이션 결과 백색왜성이 차갑게 식어 빛을 내지 못하다가도, 블랙홀과 가까워질 경우 빛을 내는 단계로 역행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는 백색왜성이 블랙홀과 얼마나 가깝게 스쳐 지났는지에 따라 칼슘과 철 등의 성분이 각기 다른 양으로 융합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우주에서의 핵합성(다양한 핵반응을 통해 새로운 원소가 생성되는 과정)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동시에 철의 생성량도 많아진다. 연구진은 “수많은 별들의 움직임과 데이터를 시나리오 삼아 이번 이론을 시뮬레이션 했다”면서 “이미 한 번 ‘죽은’ 별이 블랙홀과 근접하자 재점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뚜렷한 전자파와 중력파 에너지는 지구 궤도 인근에서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백색왜성이 ‘좀비 별’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간 질량의 블랙홀과 만나야 한다. 태양 질량보다 작은 블랙홀(스텔라질량 블랙홀)이나, 태양의 10만 배에 달하는 블랙홀(초대질량 블랙홀)과 만나면 백색왜성이 완전히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천문학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천체물리학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 9월 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트럼프 겁박에도 멈추지 않는 캐러밴

    트럼프 겁박에도 멈추지 않는 캐러밴

    WP “아프간 주둔 미군 규모와 맞먹어” AP “병력수 불가능… 反이민 표심 자극” 엘살바도르서 4차 캐러밴 2000명 출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경은 신성한 것”이라며 최대 1만 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미국으로 오고 있는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저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애초 1000명 수준으로 계획됐던 파병 규모가 5200명으로, 다시 1만 5000명으로 널뛰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이슈를 정치 쟁점화해 중간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는 의구심 어린 시선이 강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겁박에도 불구하고 이날 엘살바도르에서는 2000명 규모의 제4차 캐러밴이 출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 군을 남부 국경에 동원하고 있다. 더 많은 병력이 가는 중이다. 싸움꾼, 조직폭력배가 끼어 있는 캐러밴을 미국에 들이지 않겠다”면서 “우리의 국경은 신성하다. 돌아가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워싱턴DC에서 기자들을 만나 “캐러밴을 막으려고 최대 1만 5000명에 이르는 군 병력을 미국과 멕시코 접경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미 정부 관계자는 남부 국경에 800~1000명 규모의 병력 파견을 언급했지만 지난달 29일 여단급 규모인 5200명으로 증파됐고, 이날 사단급인 1만 5000명으로 늘어난 것이다.워싱턴포스트(WP)는 “병력 1만 5000명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규모와 맞먹고 이라크 주둔 미군의 3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AP는 “병력 수가 매일 바뀌어 현기증이 날 지경”이라고 꼬집으면서 “1만 5000명은 불가능한 수치”라는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다. AP에 따르면 미국 내 병력 운용 상황을 감안할 때 파견 가능한 최대 규모는 1만명이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이민 이슈를 중간선거에서 지지 세력 결집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법 강화와 멕시코 국경지대의 장벽 건설 공약으로 보수 표심을 자극했었다.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정치적 목적에 군을 이용한다”고 비판했고, 켈리 매그서먼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도 “나쁜 선례를 세우는 정치적 쇼이자 권력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국경 경찰관 등의 요청에 따른 실질적 지원으로 우리는 쇼를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병력 증파 위협에도 이날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는 약 2000명 규모의 4차 캐러밴이 출발했다. 캐러밴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평소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이들이 용기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시민들은 캐러밴 대열을 향해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신의 은총이 있기를 바란다”고 외치며 응원했다. 지난달 12일 온두라스에서 출발해 멕시코에 진입한 1차 캐러밴 4000여명은 미 국경에서 1450㎞ 떨어진 남부 주후치탄에 도달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경기도 공유경제의 길을 가다] “혁신 창업 생태계 위한 공유 플랫폼·지역화폐 안착시킬 것”

    [경기도 공유경제의 길을 가다] “혁신 창업 생태계 위한 공유 플랫폼·지역화폐 안착시킬 것”

    경기도는 공유경제를 물품이나 서비스를 여럿이 함께 사용하면서 사회적·경제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활동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불평등과 빈부격차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공유경제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민을 위한 공유경제 외에도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세한 협동조합, 산업단지 등에 자생력을 불어넣기 위해 공유경제 플랫폼을 곳곳에 구축하고 있다. 도는 공유경제가 가진 가치와 효율성이 작지 않다고 판단해 새로운 정책적 실험을 통해 공유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와 머리를 맞댄 경기연구원 이한주 원장을 31일 서울신문이 만났다.대표적인 진보진영 경제학자인 이 원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고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 참여해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오랜 인연으로 민선 7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새로운경기위원회’에서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향후 4년 동안의 경기도정 비전과 계획 수립을 주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도 내 곳곳에 공유경제 플랫폼을 조성하는 이유는. -경기도는 서울과 달리 과밀화된 지역은 적고 많은 기업이 있다. 시민이나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예비 창업가를 위한 코워킹스페이스,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공간, 시제품 제작을 위한 3D프린터센터 등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유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그 자체가 기업을 위한 거대한 공유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공유경제를 추진하는 것은 그게 단지 유행이고 대세라서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인해 생겨나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사회적 경제’ 분야에도 관심을 쏟는데. -공유경제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가치를 공유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관점에서부터 플랫폼을 통해 공유자원을 상업적으로 거래하는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반면 사회적 경제는 이윤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시장경제와 달리 사람, 공동체의 가치에 중점을 두는 경제활동이다.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경제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고자 하는 점에서 상당 부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지사의 주요 정책 가운데 공유경제와 연관된 것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정책으로 지역화폐를 들 수 있는데, 이 지사 성남시장 재직 시절 도입해 성공을 거뒀다. 해당 시·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복지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거두겠다는 취지다. 경기도는 내년부터 지급 예정인 청년배당 연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돈이 지역에서 한 번이라도 더 순환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지역화폐 정책을 경기도 전역에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공유기업이나 단체를 위한 정책이 있다면. -예비기업 및 스타트업을 위해 공유공간 및 공유제작소 운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공유기업과 공유단체를 지정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 기업의 성장, 판로 개척, 창업보육 등을 위해 오프라인 플랫폼인 복합지원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또 협동조합을 위한 공유·협업 모델을 지원하는 한편 소상공인과 영세 협동조합 등을 위해 온라인 공동 판매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있다. →기술 발달로 크고 작은 플랫폼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는데 이들 기업이 가야 할 방향은. -지역사회는 플랫폼 기업들의 초창기 공유경제 모델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자신들의 모델에 가장 최적화된 특성을 갖는 지역 사회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외연을 넓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사회를 비즈니스 모델의 테스트 및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키고, 그 성공의 과실 일부를 지역 사회와 공유하는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잘 나가는 기업들의 플랫폼 독점화가 공유경제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플랫폼은 태생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지향한다. 거대 규모로의 성장과 독점은 그들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면서까지 성장하고 독점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소비자 권익을 극대화한다는 명분으로 노동자의 고용불안정과 일방적 희생을 초래하는 경우 역시 경계해야 한다. 소비자 권익이 후퇴하지 않도록 정부의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고, 노동자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공유경제 확산에 법률적·제도적인 어려움이 있는데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공유경제는 종종 기존 산업과 충돌을 빚기도 한다. 숙박공유나 차량공유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권익이 향상되는지, 참여하는 노동자 처우가 개선되는지가 중요하다. 공유경제가 성장하기도 전에 규제와 족쇄를 채우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기존 산업과 상생을 위한 대화와 타협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경기연구원에서 추진하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플랫폼 구축과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 지원, 개방형 혁신창업 플랫폼 구축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또 경기도의 기본소득, 지역화폐 등 도입 및 추진을 위한 정책 대안 발굴과 현안 대응 등 도정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4차산업과 연계한 미래형 혁신산업단지 조성과 지역별 특화산업 혁신거점지역 구축을 위한 연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총리님, 경찰이 닭입니까”

    “총리님, 경찰이 닭입니까”

    “총리님, 경찰이 닭입니까.”이낙연 국무총리가 공식석상에서 경찰버스를 ‘닭장차’라고 표현한 것을 놓고 경찰관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이 총리는 지난 24일 ‘제54회 국정현안 점검 조정회의’에서 경찰버스를 경유버스에서 수소버스로 교체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하면서 경찰버스를 ‘이른바 닭장차’라고 언급했다. 더욱이 ‘제73주년 경찰의 날’ 행사를 하루 앞두고 이런 ‘설화’가 벌어지면서 현장 경찰관들이 느끼는 자괴감도 더욱 커졌다. 서울의 일선 경찰서 수사관은 31일 “국무총리가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줄 몰랐다”면서 “경찰에 대한 평소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은 “연일 계속되는 집회·시위에 동원되면서 피로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기동대 직원들을 격려해 주지는 못할망정 폄하 발언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버스가 닭장차라면 경찰은 닭이냐”, “총리가 경찰의 사기를 떨어뜨리려 작정했느냐”는 등의 반발도 빗발쳤다. 경찰이 ‘닭장차’라는 표현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이 표현이 ‘짭새’와 함께 경찰 신분과 경찰의 삶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닭장차’는 ‘죄수 등을 태우기 위해 철망을 둘러친 차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돼 있다. 즉 경찰버스에 탑승한 경찰을 범죄자와 똑같이 본다는 점에서 분노했던 것이다. 경찰은 1980년대 이후 시위대가 던지는 화염병, 돌 등으로부터 버스를 보호하고자 유리창에 철망을 부착했다. 그때만 해도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경찰버스를 ‘닭장차’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 말이 경찰에겐 비수가 됐다. 경찰은 오명을 벗기 위해 여러 차례 철망 제거를 시도했다. 하지만 폭력 시위가 잇따르면서 다시 철망을 장착했다. 이후 폐쇄적인 이미지로 시민들의 거부감을 키우고 도심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2008년 9월부터 순차적으로 철망을 떼어내고 강화 필름을 부착했다. ‘경찰버스=닭장차’라는 인식이 희미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이 총리의 발언으로 ‘닭장차’ 논란이 10년 만에 재점화됐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그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헌법 흔드는 트럼프…‘출생시민권 폐지’로 중간선거 흔들다

    헌법 흔드는 트럼프…‘출생시민권 폐지’로 중간선거 흔들다

    ‘反이민 강화’ 정면돌파… 행정명령 검토 공화당도 “수정헌법 14조와 배치” 반발 폴 라이언 “행정명령으로 폐지 못 시켜” 중간선거 국면 전환용 ‘정치적 쇼’ 분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증오범죄’ 논란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반(反)이민’ 강화 카드를 빼들었다. 폭탄 소포와 유대교회당 총기난사 사건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중간선거 국면이 흔들리자 속지주의 국적제도인 ‘출생시민권’ 폐지를 위한 행정명령 검토 의사를 밝히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출생시민권 폐지는 미 헌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서는 등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는 분위기다.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어떤 사람이 입국해서 아기를 낳으면, 그 아이는 미국의 모든 혜택을 누리는 시민이 되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다. 이는 말도 안 된다. 이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헌 등 법적 쟁점과 관련해 “(헌법 개정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행정명령에 의해서도 출생시민권을 폐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악시오스는 출생시민권 폐지가 강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펼쳐온 강경 이민정책에서 ‘가장 극적인 움직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행정명령’은 미국 헌법 제2조 ‘행정 권한의 허용’을 통해 부여된 권한으로, 별도의 입법 절차 없이도 대통령 명령으로 법규 제정 등의 효력을 갖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령도 행정명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폐지 발언은 특히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미 수정헌법 제14조와 배치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50년 역사의 수정헌법 14조는 남북전쟁 직후인 1868년 제정됐다.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행정명령으로 출생시민권 제도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뉴욕타임스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수정헌법을 무효로 할 수 없다”면서 “수정헌법은 의회나 주에서 압도적 다수의 판단에 의해서만 바뀌거나 무효로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속지주의 국적제도를 채택한 “유일한 국가”라는 주장도 팩트가 틀렸다는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캐나다·호주 등 영미법계 국가와 멕시코·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 등 모두 33개 국가가 자국 내 출생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 위배 논란을 알면서도 출생시민권 폐지 엄포에 나선 것은 불법 이민 문제를 정치 쟁점화해 중간선거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민 변호사인 데이비드 레오폴드는 AP통신에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민자 구금이나 출생시민권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다음주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정치적 쇼’”라고 평가했다. 미 시민자유연합 이민자권리프로젝트 책임자 오마 자드왓은 NYT에 “중간선거를 며칠 앞두고 분열을 심고 반이민적 증오를 부채질하기 위한 노골적인 위헌적 시도”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총리님, 경찰이 닭입니까”

    “총리님, 경찰이 닭입니까”

    이낙연, 버스 교체 제안때 ‘닭장차’ 표현경찰들 “기동대 사기 떨어뜨렸다” 반발“총리님, 경찰이 닭입니까.”이낙연 국무총리가 공식석상에서 경찰버스를 ‘닭장차’라고 표현한 것을 놓고 경찰관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이 총리는 지난 24일 ‘제54회 국정현안 점검 조정회의’에서 경찰버스를 경유버스에서 수소버스로 교체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하면서 경찰버스를 ‘이른바 닭장차’라고 언급했다. 더욱이 ‘제73주년 경찰의 날’ 행사를 하루 앞두고 이런 ‘설화’가 벌어지면서 현장 경찰관들이 느끼는 자괴감도 더욱 커졌다. 서울의 일선 경찰서 수사관은 31일 “국무총리가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줄 몰랐다”면서 “경찰에 대한 평소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은 “연일 계속되는 집회·시위에 동원되면서 피로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기동대 직원들을 격려해 주지는 못할망정 폄하 발언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버스가 닭장차라면 경찰은 닭이냐”, “총리가 경찰의 사기를 떨어뜨리려 작정했느냐”는 등의 반발도 빗발쳤다. 경찰이 ‘닭장차’라는 표현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이 표현이 ‘짭새’와 함께 경찰 신분과 경찰의 삶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닭장차’는 ‘죄수 등을 태우기 위해 철망을 둘러친 차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돼 있다. 즉 경찰버스에 탑승한 경찰을 범죄자와 똑같이 본다는 점에서 분노했던 것이다. 경찰은 1980년대 이후 시위대가 던지는 화염병, 돌 등으로부터 버스를 보호하고자 유리창에 철망을 부착했다. 그때만 해도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경찰버스를 ‘닭장차’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 말이 경찰에겐 비수가 됐다. 경찰은 오명을 벗기 위해 여러 차례 철망 제거를 시도했다. 하지만 폭력 시위가 잇따르면서 다시 철망을 장착했다. 이후 폐쇄적인 이미지로 시민들의 거부감을 키우고 도심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2008년 9월부터 순차적으로 철망을 떼어내고 강화 필름을 부착했다. ‘경찰버스=닭장차’라는 인식이 희미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이 총리의 발언으로 ‘닭장차’ 논란이 10년 만에 재점화됐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그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남동생과 음식 놓고 싸우다 10대 자매 극단적 선택한 사연

    남동생과 음식 놓고 싸우다 10대 자매 극단적 선택한 사연

    중국에서 한 자매의 명백한 동반자살을 두고 전통적인 남아선호 사상에 대한 논란이 재 점화됐다. 30일 베이징 뉴스는 중국 허난성 쑹현에 사는 17살 소녀와 소녀의 10살 여동생이 음식을 놓고 12살 남동생과 말싸움을 벌인 끝에 동반자살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매 중 첫째는 목숨을 끊기 전 부모에게 유서를 남겼는데 남동생과의 음식 싸움이 자신에게는 인내심의 한계였다고 밝혔다. 이어 엄마아빠에게 용서를 바란다는 말도 전했다. 첫째 딸은 “여동생을 데리고 가요. 잘못된 행동인 줄은 알지만 이것이 저와 똑같은 운명을 겪어야할 여동생을 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절 미워하지 마세요. 알겠죠?”라고 동반자살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유서에서 소녀가 남동생이 특별대우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소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중국의 전통적 남아편애 사상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이 아이들은 아들만 원하는 가족의 희생자들”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이들은 “그 아이는 음식 때문에 자살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라며 해당 사건이 음식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2017년 미 경제학논문학회(IDEAS/RePEc)에서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남아선호 사상으로 인해 특히 중국 농촌지역에서 여자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안 좋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보통의 농촌 부부들은 10대 남자아이들에게 주는 음식 양의 70%만을 여자아이들에게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언론은 “중국에서 남아선호 사상과 현재는 폐지된 1자녀 정책이 상당한 성비 불균형을 초래했고, 현재 여성보다 남성이 3400만 명 더 많은 상황”이라 밝혔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성별판정을 금지하거나 선호 성별에 따른 낙태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경제포럼 2017년 보고서에서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 출생 성비율에 있어 꼴찌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정부 “강제징용 판결 존중·한일관계 발전 희망” 투트랙 기조

    정부 “강제징용 판결 존중·한일관계 발전 희망” 투트랙 기조

    李총리 “제반요소 종합 고려해 대책 마련” 민·관공동위서 실질적인 구제방안 논의 피해자 소송 이어지면 배상액 최대 25조 정부, 日대응 주시… 외교 쟁점 비화 경계대법원이 30일 일제감정기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최종 판단을 하자 정부는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향후 관계부처 및 민간 전문가 등과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역사적 의의와 별개로 대일 관계에서는 우선 ‘로키(low key)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내놓은 ‘강제징용 소송 관련 대국민 정부 입장 발표문’에서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관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며, 대법원의 오늘 판결과 관련된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국무총리가 관계부처 및 민간 전문가 등과 함께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정부의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피해자들의 상처가 조속히 그리고 최대한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한·일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일 관계에서 과거사 문제와 한·일 경제·문화 교류 등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 접근한다는 현 정부의 투트랙 기조와 함께 ‘피해자 중심주의’를 준용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꾸릴 민·관공동위원회는 국제법상 쟁점 사항이나 해당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이 거의 없어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이 힘들다는 점에서 실질적 구제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외교부,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이 중심이 돼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05년 한일협정 문서 공개 시 꾸렸던 민·관공동위원회의 구성을 준용해 국무총리와 민간 인사가 공동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해당 이슈가 한·일 간 외교 쟁점으로 지나치게 비화되는 것은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판결이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양국이 지혜를 모아야 할 필요성을 일본에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는지를 묻자 “여러 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입장 철회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판결은 향후 한·일 관계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강제징용 피해자의 소송이 이어지면 전체 배상액이 23조~25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가능성도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ICJ는 양국이 동의해야 갈 수 있어 실질적 수단은 안 될 것”이라며 “해당 사안이 쟁점화되면 한·일 관계의 큰 장애물이 되니 양측 모두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정수의 B-Side] 혐한의 먹잇감 된 방탄소년단… 독립투사 아니면 친일이라는 흑백논리

    [이정수의 B-Side] 혐한의 먹잇감 된 방탄소년단… 독립투사 아니면 친일이라는 흑백논리

    방탄소년단이 ‘반일’ 논란에 휩싸였다. 얼마 전 한국과 일본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퍼져가던 논란은 일본 매체의 기사화와 극우세력의 혐한 정서를 통해 재확산되고 있다.발단은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입었던 티셔츠다. 등에 ‘우리의 역사’, ‘애국심’ 등 문구가 영문으로 적힌 티셔츠에는 광복 당시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원자폭탄이 폭발하는 흑백사진 등이 담겼다. 광복절을 기념해 제작된 티셔츠로, 지민이 사적인 자리에서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광복의 기쁨과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되새길 수 있는 의미 있는 옷이지만 일본의 우익들에게는 먹잇감이 되기 좋았다. 일본의 한 매체는 “방탄소년단이 반일 활동을 한다”는 기사를 썼고 “뿌리 깊은 콤플렉스 때문”이라는 분석을 곁들였다. 리더 RM이 광복절을 맞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던 5년 전 글도 끄집어 올렸다. RM은 당시 “독립투사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하루가 되길 바라요. 대한 독립 만세!”라고 썼다. 일본 온라인에서는 격한 반응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29일 현재 ‘야후 재팬’에 게시된 한 관련 기사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다. ‘질투가 아닌 분노다. 일본에 오지 말아 달라’는 베스트 댓글은 2만개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방탄소년단을 ‘악’으로 규정하는 일부 시각은 온라인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혐한 시위에서도 ‘건방진 방탄소년단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일본에서 인기를 얻는 한류 스타를 타깃으로 한 혐한 흐름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10년 넘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동방신기는 최근 ‘인종차별’을 했다며 저격당했다. 지난 6월 일본 공연에서 멤버 유노윤호가 원숭이 흉내를 냈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본 정치인, 연예인들은 혐한 발언을 하며 자신의 인기를 이어 가는 수단으로 삼기도 하고 한국 연예인에게 독도 영유권에 대한 생각을 묻는 무례한 질문도 간간이 이어진다. 이런 일부 우익 세력의 도발은 갈수록 덩치를 불려 가는 한류라는 흙덩이에 던져진 달걀인지도 모른다. 팬들 사이에서는 논란에 일일이 대응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자리잡혔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역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혐한 목소리에 동조하는 일본인이 적지 않지만 다음달 시작되는 방탄소년단의 일본 투어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다만 케이팝 아이돌들이 일본 활동 중 맞닥뜨리는 혐한 분위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일본 음악시장은 미국에 이은 제2의 시장으로 다수의 아이돌에게 필수 시장이다. 자국어로 앨범을 내고 활동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 독특한 ‘고립 시장’이기에 빌보드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조차도 일본 현지 앨범을 따로 발매한다. 이와는 반대로 국내에서 ‘친일’ 논란이 점화되기도 한다. 예컨대 독도 질문에 대답을 얼버무리는 상황 등이 비난의 표적이 될 때다. 일본에서 한류를 확산시키는 아이돌들이 ‘독립투사’가 되지 않았다고 과도한 비난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한류에 있어서도 명분과 실리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이 필요할 터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촛불 경찰 맞나”던 이재명 경기지사, 오늘 오전 10시 분당서 출석

    “촛불 경찰 맞나”던 이재명 경기지사, 오늘 오전 10시 분당서 출석

    경찰 출석 전날 SNS에 “국민법정에 맡긴다”고 장외전 예고의혹 많아 조사 방대…‘여배우 스캔들’·‘형 정신과 입원’도 대상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9일 오전 10시 분당경찰서에 출석한다. 출석 전날인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른바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SNS에 글을 올려 의혹을 재차 강하게 부인하며 경찰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사건을 수사중인 분당경찰서는 29일 이 지사가 경찰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이 지사의 변호사와 일정 조율을 통해 날짜를 선정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강제입원 직권남용 수사…촛불정부 소속 경찰이라 할 수 있겠느냐”며 “국민의 법정에 맡긴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바른미래당이 이 지사를 고발한지 4개월 만이다. 6·13 지방선거가 끝난지 4개월이 지났고,선거사범 공소시효가 2개월 채 남지 않았다. 그 동안 경찰은 배우 김부선씨, 김영환 전 국회의원, 방송인 김어준·주진우씨 등을 불러 조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은 바른미래당이 고발한 △친형(故 이재선씨)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한 직권남용죄 및 친형의 강제입원 사실 부인과 배우 김부선씨 스캔들 관련 의혹을 부인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이 지사를 상대로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을 중점 살필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 12일 이 지사의 자택과 신체 및 성남시청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사실상 소환 초읽기에 돌입했다.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지사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2대와 성남시청에서 압수한 컴퓨터 파일의 분석을 마쳤다. 성남시청 압수수색은 컴퓨터 삭제 파일까지 복원하며 증거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지난 7월에는 분당보건소를 압수수색 해 의료기록 등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 지사가 조직적으로 공무원을 움직여 정신상태가 정상이었던 친형을 강제입원을 시도한 정황이 있는지의 직권남용죄를 살필 예정이다. 경찰은 이 지사가 신체검증까지 마친 ‘여배우 스캔들’도 들여다 볼 계획이다. 여배우 스캔들은 이 지사가 지난 16일 스캔들 논란을 털어내기 위한 신체검증에 나서며 재점화됐다. 김부선씨는 이 지사의 은밀한 특정 부위에 ‘동그랗고 큰 까만 큰 점’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검증을 진행한 아주대병원측은 “특진 결과 점이나 레이저 시술 반흔 및 수술적 절제 후 봉합 반흔은 관찰되지 않았다.피부과 전문의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밝힌 공통된 소견으로는 점을 뺀 흔적이나 혹은 레이저 시술,봉합 등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이 지사가 고발한 사건도 살필 예정이다. 다만 이 지사의 ‘조폭 연루설’,‘일베 가입 및 검사 사칭’ 등 이 지사와 연관된 고소·고발건이 20여건에 달해 조사가 단 한 차례로 끝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이 지사는 경찰에 출석해 “그날 다 (진술)하려한다”고 말했다.지난 26일 밤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한 이 지사는 “1300만이 넘는 도민들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데,한 시간이 13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거기다 시간 낭비할 수 없고,한꺼번에 다 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은 제가 관계없거나 문제없는 것이어서 간단하게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정신질환,강제입원에 직권 남용을 했느냐’하는 부분에 대해선 하도 참고인들의 조사 왜곡이 많고 그래서 그것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이번에 다 털어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국민의 법정에 맡깁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정신질환자 강제진단·입원 관련 법규와 친형(이재선씨. 작고)의 과거 조울증 치료 전력 등을 제시하고 “누가 봐도 ‘정신질환으로 자기 또는 타인을 해할 위험이 있다고 의심되는 자’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남시장(경기지사 이전 자신의 공직)이 정신질환자 관리업무 책임자인 보건소가 엉터리 법 해석을 동원해 직무 기피하는 것을 지적하고, 보건소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 직권남용이냐”고 되물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 글과 함께 친형의 입원기록,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 등을 무혐의 증거로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내일 오전 10시 터무니없는 압수수색까지 당하고 분당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간다. 제가 청계광장 첫 촛불집회에 참가한 지 꼭 2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도 몇 차례 스크린 된 사건이고 그때도 경찰이 이러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참고인 겁박, 수사기밀 유출 의혹, 압수수색영장 신청서 허위작성, 사건 왜곡 조작 시도, 망신주기 언론플레이…저에 대한 수사만 보면 과연 경찰이 촛불 정부의 경찰 맞는가 싶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성실히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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