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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업 비대칭규제 논란 재연

    이동통신업계에 비대칭 규제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LG텔레콤은 유력 사업자와 비유력 사업자를 구분해 차별규제를 해달라고 거센 여론몰이를 시도하고 나섰다.SK텔레콤·SK신세기통신과 KTF는 “시장경제 원칙을 무시한 발상”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그러나 정보통신부는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새로운 혹’이 될까봐 고민만 하고 있다. ◆ LG텔레콤,‘사업권 줬으면 책임져라’. 지난달 25일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동기식(미국식)사업권을 따내자 마자 정통부를 압박했다.양승택(梁承澤) 장관이 동기식 사업권의 전제조건으로 후발 사업자(LG텔레콤)를 위해 비대칭 규제를 약속한만큼 이를 이행하라는 것이다. LG텔레콤은 비대칭 규제를 위한 구체적인 문건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제출하면서 정치쟁점화를 시도했다.지난달 28일에는 12개 항목의 요구를담은 문건을 정통부와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 SK텔레콤,‘비대칭규제 졸업했다’. 지난 6월 말 공정위의 시장점유율 50% 축소명령을 이행함으로써 비대칭 규제는완결됐다며 발끈했다.LG텔레콤이 IMT-2000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출연금 감면,컨소시엄사전합병 허용 등 수천억원 규모의 우대조치를 받았음에도불구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SK텔레콤측은 반박자료를 통해 “LG텔레콤이 효율성 제고노력없이 경쟁사의 영업활동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것은 부당한 반사이익만을 얻겠다는 부도덕한 상술”이라고 비난했다. ◆ KTF,‘선택적 공조할 수도’. SK텔레콤만을 겨냥한 주장은 받아들이고 KTF도 타킷으로포함시킨 것은 반대했다.KTF 관계자는 “유력 사업자만 아니라 2위 사업자까지 견제하려고 한다면 말도 안되는 억지이자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KTF는 셀룰러(SK텔레콤·SK신세기통신)와 PCS(LG텔레콤·KTF)사업자의 유선접속료를 차등 적용하고,PCS의 전파사용료를 셀룰러보다 50% 할인하며,SK텔레콤·SK신세기통신의판촉활동을 일체 금지하는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며 논쟁에가세했다. ◆ 정통부,‘어제도 오늘도 연구중’. 양 장관은 “지난 5월 연구를 의뢰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으로부터 최근 비대칭규제와 관련한 중간보고를 받았지만 별로 신통치 않아 더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3일부터 잇따라 열리는 비대칭규제 등 정보통신정책 관련 세미나나 워크숍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그러나 한 관계자가 “국감을 앞두고 성급하게 보따리를 풀어 태풍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듯이 계속미룰 태세다. 박대출기자 dcpark@
  • ‘미아점’ 오픈 현대백화점 이병규 사장

    그가 ‘섀도 리’(그림자 李)에서 ‘CEO’(최고경영인)로변신한지 벌써 3년째다.현대백화점 이병규(李丙圭·48)사장.그런데도 사람들은 아직 그를 ‘왕회장(고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그림자’로 먼저 기억한다. 이런 세간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을까.명절 때면 배달조끼를 걸쳐입고 갈비세트를 직접 실어나른다.호탕하고 저돌적인 성격이지만 좀체나서거나 튀지 않는다.그런 그가 모처럼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31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12번째로 문을 연‘미아점’을 홍보하기 위해서다.확실히 이젠 ‘장사꾼’이 다 됐다. ●미아점에 굉장히 신경쓰는 것 같은데요. 당연하지요.미아점은 서쪽 아랫녘의 신촌점과 더불어 강북상권의 전초기지니까요.내년에 강서지역의 목동점까지 오픈하면 현대는동서남북으로 완벽한 유통망을 갖추게 됩니다.미아점 부근신세계백화점과 동북상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겨뤄볼 작정입니다. ●주변 상권이 현대백화점의 고급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지적도 있는데. 미아점의 1차 상권은 성북·강북·종로구입니다.1차 상권만 보면그런 지적이 나올 수도 있지요.하지만 우리는 1차 상권보다도 도봉·노원·동대문구로 구성되는 2차 상권에 더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신세계 등 경쟁점과의 차별화 전략은. 공략층이 다릅니다.신세계가 대중고객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면 우리는 20평 이상 아파트에 사는 도회적이고 세련된 30∼40대 중·상류층이 목표입니다.따라서 미끼상품 같은 건 취급하지않을 겁니다.인테리어나 매장구성,서비스는 압구정점(본점)과 똑같되,상품 구성면에서 수입명품 브랜드가 몇개 빠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매출 목표는. 연말까지 카드회원 24만명을 확보,1,200억원을 올릴 계획입니다.내년에는 3,500억원으로 끌어올릴겁니다. ●현대백화점 주가가 영 신통찮은데요. 작년 하반기에 3,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1만9,000원대까지 올라왔습니다.수익성이 좋고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시장에서 내재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봅니다.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생각은 없습니다.살로먼스미스바니에 이어증권거래협회가 해외IR(기업설명회)에 초대하는 등 시장의평가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할인점 사업에 진출할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경기 둔화기에는 백화점이 불리하지만 회복기에는 오히려 유리합니다.할인점의 백화점화,온라인의 급성장이 최대 위협 요인입니다.차별화에 신경쓸겁니다. ●연말에는 야심작인 현대홈쇼핑이 개국하는데요.전략을소개해주시겠습니까.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절대온라인에서 안팔 생각입니다.각자의 고유영역을 개척해야지요. ●세일때 교통혼잡 등 미아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달랠 묘안은 있나요. 고용증대 등 점수딸 일이 더 많습니다.미아점 직원 총 3,200명중 70%인 2,200여명을 인근 지역주민으로 채용했습니다. ● 이병규 사장은= 서울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77년 현대건설에 입사,오랫동안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했다.99년 현대백화점이 계열분리되면서CEO로 자리를 옮겼다. 안미현기자 hyun@
  • [기고] 남남갈등의 해법

    올해로 8·15해방 56돌을 맞았다.해방의 기쁨은 잠시였고분단에 따른 민족의 고통과 갈등은 반세기 이상 지속되고있다. 해방을 기념하는 ‘민족통일대축전'행사가 말 그대로 ‘축전'이 되지 못하고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남남갈등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됨으로써 우리의 마음을착잡하게 만들고 있다. 남과 북은 지난해 6·15 공동선언을 통해서 화해협력,공존공영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를 제도화하지 못한 관계로 남북관계는 소강상태에 빠져있다.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갈등은 북한이 진정으로 변했는가 여부에 관한 논쟁,대북지원과 관련한 ‘퍼주기' 논쟁,그리고 6·15 공동선언에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을계기로 점화된 통일방안과 관련한 논쟁 등이다. 이번 평양 ‘8·15 대축전'을 계기로 나타나고 있는 남남갈등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고 넘어가야 신·구 패러다임간의 갈등이라고 볼 수 있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번과같은 남남갈등은 겪지 않아도 될 갈등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제라도 민족문제와 관련한 더 이상의 남남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먼저,남남갈등의 원인을 찾고 갈등해소를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이번 사태도 사회 구성원들간의 상관조정 없이 정부 당국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이 결국은 화를 자초한것이란 지적이 있다.우리 사회 내부에서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가진 여론주도 단체와 인사들이 ‘공론의 장'을 통한의견수렴과 설득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 북한과 민간교류를본격화했다면 이러한 갈등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으로,우리는 남북화해시대에 맞는 법적·제도적 정비와 함께 냉전적 사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아직 ‘냉전의관성'이 남아있는 기득권 또는 일부 보수세력의 입장에서보면 북한은 공존의 대상이라기보다 ‘타도' 또는 ‘극복'의대상이다. 따라서 이들은 북한불변론의 입장에서 안보에대한 우려와 대북지원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을 내세우면서 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국가보안법 개정 등에 반대하고 있다.정부는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관계 진전과 이에 따른 실정법과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보안법 등 관련 법률을 하루 빨리 정비해나가야 할 것이다.그리고 남북간 공존체제가 유지되려면 남북한 공히 상대를 부정하는 데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자폐적인 정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그렇게될 때 우리는 북한을 공존의 대상을 받아들이 수 있는 것이다.물론 북한당국도 남북화해·협력을 위해서 노력하고진정으로 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대남정책에 있어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대북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대북정책 추진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과 같은 북한·통일문제가 차기 대선과 연계되거나 국내정치(언론사 세무조사 등)와 연결돼 오해되는 것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또한 남남갈등이 이른바 ‘색깔논쟁'으로 비화돼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철저히경계돼야 한다.통일문제는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뤄져서는 안되며 민족의장기적 이익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고유환 동국대교수·북한학
  • 대청봉 케이블카 건설 추진

    강원도 양양군이 오색지구 관광활성화를 위해 대청봉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고 나서 한동안 잠잠하던 설악산 개발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양양군은 내년 초 국제공항 개항과 금강산 육로관광에 대비,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5일까지 군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대청봉 케이블카 건설 등 오색지구 관광활성화 방안 공모에 나섰다고 17일 밝혔다. 미시령터널 개통 이후 한계령 도로의 이용 차량 감소,자연여건에만 의존한 열악한 관광여건,서비스 부실 등 오색지구를 포함한 설악권의 관광객 감소요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청봉 케이블카 건설이 최선이자 유일한 대안이라는것이다. 양양군은 이달 말 한국관광공사의 대청봉 케이블카 건설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용역 결과가 나오는대로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사업은 민간사업자에게내인가를 내줘 추진하도록 할 방침이다. 양양군은 또한 케이블카 건설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을최소화하기 위해 환경 관련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환경영향평가 등 법률적·사회적 요건 구비를 내인가업체에 위임,사업 추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계획이다. 150억원 안팎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업은 수익성이 높아 민간투자자 유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속초시의 설악동 모노레일 건설사업,고성군의울산바위 케이블카 건설사업 등으로 치열하게 전개됐던 국립공원 설악산 개발논란이 다시한번 뜨거워질 전망이다. 양양 조한종기자 bell21@
  • 올 국정감사 ‘최악 부실’ 우려

    올해 국정감사(9월10∼29일)가 사상 유례 없는 부실감사가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감 일정이 예년에 비해 한달 가량 앞당겨져 제대로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한 데다,여야가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활용할 조짐마저 없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13일 “국감에 앞서 의원들이 행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입수한 뒤 분석하는 데 보통 한달 정도 걸린다”며 “의원실은 물론,정부 부처 관계자들 가운데상당수가 여름휴가를 떠난 상황에서 국감 일정이 갑자기 확정돼 자료 확보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예년의 경우 국감 시작일까지 정부 부처가자료를 제대로 제출해온 비율이 70%였지만,올해는 절반에도못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극한 대립상태에 있는 여야 지도부가 국감의 본래 취지를 등한시 한채,‘상대방 흠집내기’에 필요한 전열 정비에만 여념이 없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회 주변에서는 야당이 문화관광위에서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를,법사위에서인천공항외압의혹 사건을,통일외교통상위에서는 남북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정치쟁점화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여당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밝혔다. 한 의원 보좌관은 “올해부터 상시국회 체제가 되면서 이미 행정부를 여러차례 파헤쳐 왔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파고들 문제가 없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국감이탁상공론보다는 일선 현장 방문 위주로 변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여야 의원 보좌관들이 모여 국감 대상기관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야당측이 “올해는복지부와 식약청 등 7곳 정도만 하고 끝내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연기자 carlos@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1)김동환 가족사

    한 여인이,생신을 보름 남짓 앞둔 91세의 한 여인이 1993년 3월 18일 세상을 떠났다.‘백구 신원혜지묘(白鷗 申元惠之墓)’라는 묘비명만으로는 이 여인의 죽음이 한국 문학사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아리송할 것이다.그러나 그녀의 이름위에 있는 ‘파인 김동환(巴人 金東煥)’이란 각자(刻字)를 보노라면 ‘아,파인의 본처가 그때까지 생존했더란 말인가’라는 자못 회고조의 감탄사가 나올 법하다.1903년 원산에서 태어난 신원혜가 서울 정신여고를 졸업,블라디보스토크,간도,원산 등에서 중학교 교사로 있다가,서사시 ‘국경의밤’으로 이미 명성을 얻은 두 살 연상의 시인 김동환과 결혼한 건 1926년 3월 14일이었다. 가난한 시인의 아내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3남 1녀를얻은 그녀는 1942년 작가 최정희(崔貞熙)와 남편의 관계가알려지자 시인의 “우유부단한 처신을 안타깝게 지켜”보다가 기어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셨고 그 극심한 어머니의 분노를 이겨내지 못한 아버지는 끝내 여관으로 잠시의 거처를 정하였다”고 셋째 아들 김영식(金英植·68)은 회상한다.“그 후 어머니는 교회 일과 모교인 정신여고 동창회 봉사활동에 전념하면서 아픈 상처를 홀로 달래고” 지냈는데,나중 동네 아낙들에게 “아무리 남편이 속을 썩이더라도 집에서 나가 달라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한다(김영식,‘아버지 파인 김동환-그의 생애와 문학’). 조혼이 아닌 어엿한 신여성과 연애를 거쳐 사랑이 그득한결혼을 했던 파인의 예기치 못했던 탈선이 문단에서는 가십이었으나 그의 고향을 비롯한 애독자들로부터는 마침 휘몰아친 친일문학과 함께 따가운 매도의 대상이었다.어쩌면 이 두가지 탈선은 오히려 동시에 수행되면서 인간과 민족의존재론적 본질을 벗어나 원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해준 도피처 역할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파인의 친인척과 고향 사람들로부터 동정과 애정을 받은 것은 정작 남편이 버린 여인 신원혜였다.아니,파인 조차도 그녀를 버릴 수 있었을까. 서울이 인민군에 점령당한 직후인 1950년 7월 초 파인은 홀연히 귀가했다.피신 차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은 비록 짧았으나 단란했는데,이내 최정희의 자수 권유를 받고 나간(7.23) 뒤 그대로 납북,생사도 모르게 분단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앓은 게 이 일가족이었다.가족이랬자 두 아들은 일찍세상을 떠나버려,셋째 영식과 딸 영주(英珠·63)뿐이었다. 영식은 서울 경복고를 거쳐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대통령 비서실,주불 한국대사관 등에서 근무하다 정년을 맞았고,영주는 정신여고와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와 시인으로 등단,캐나다 밴쿠버에 살고 있다. 이 한많은 여인이 죽음을 앞두고 마련해 둔 유품 속에는파인의 사진과 애증이 교차하는 몇몇 증빙 서류들,그리고자신이 묻힐 묘소와 묘비명이 포함되어 있었다.살아서 쫓아냈던 지아비를 죽어서야 한 문패 안으로 맞은 것이다.보따리 속에 파인이 보낸 편지도 한 묶음 있었다.파인은 맨몸으로 집을 나갔으니 여러 유품들은 저절로 신원혜가 간직했을 터여서 여간 소중한 자료가 아니리라는 기대에 부푼다.신원혜는 파인에게 보냈던 기라성같은 문인들의 편지를 그 격변의 역사를 헤치면서 고이 간직해 왔었다.신혼초 서울의정동,다동을 거쳐 종로구 돈의동 74번지로 호적을 옮긴 뒤,적선동(1927.5),인사동(1930.7),견지동(1933.12),필운동(1935.10),옥인동(1936.11),통인동(1938.1),효자동(1940.2)을전전하다가 1941년 6월 12일 적선동 183번지의 목조 기와집으로 이사,거기서 해방을 맞았다. 만주로부터 돌아온 피난민의 딱한 사정 때문에 방세도 안받고 그대로 살게 했던 이창규씨가 어느날 정전(停電)이 되자 성냥불을 켜들고 초를 찾다가 넘어져 석유난로에 점화,순식간에 집이 불타 버렸다.바로 1946년 12월 12일 오후 7시쯤,파인의 유품이,그리고 그가 ‘낭자 신원혜’에게 보냈던 달콤한 연애편지가 잿더미로 변해버린 순간이다.일가는창성동 자교(紫橋)교회 목사 사저에서 신세를 지다가 청운동(1948.5∼1953.2)으로 옮겨 6·25와 1·4후퇴를 겪으면서도 행여나 남편이 돌아오려나 싶어 몇 년간 이사도 하지 않았다.이제 파인과 신원혜는 갔고,사랑의 편지도 불타버렸다.그러나 1947년부터 납북당했을 때까지의 격랑을 헤치며 파인이 한 지아비와 육친의 정으로 아내 신원혜와 자녀에게보냈던 32통의 편지는 문단 비사의 차원을 넘어 가난했던글쟁이의 인생론적인 비애를 느끼게 한다. 중학생 아들(영식)과 초등생 딸(영주)을 아내에게 맡긴 빈털터리 시인 김동환은 이 무렵 최정희로부터 지원(1942년생),채원(1946년생) 두 딸을 가진,허리가 휘청거리는 아버지였다.최정희와의 보금자리였던 덕소에서 8·15를 맞은 파인의 심경은 실로 착잡했을 것이다.그의 뇌리에는 선비적 지조의 상징인 매월당 김시습의 18대 후손으로서 민족운동에투신했던 화려한 투쟁 경력들-민요 전설시의 거봉,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중앙위원,침략주의에 항거했던민완 기자,잡지 ‘삼천리(三千里)’의 폭발적인 성공과 민족의식이 강한 각종 출판물 간행,신간회 집행위원 등등이스쳤을 것이다.이런 경력 때문에 오히려 더 부정적으로 보였던 친일행위의 오점들은 그로 하여금 발빠른 자성과 회오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진흙 속에 빼앗긴 두 발 겨우 뽑고/오래 가뒀던 옛 날개 와락 펴 멀리 쳐다보니”(‘돌아온 날개’),“새나라 백성들은 이래서는 안된다/우리는소생하지 않으면 안된다”(‘소생’)는 참회와 함께 “올해엔콩팥을 맘대로 심어/천리객은 몰라도 십리의 벗 맞아들여/소찬에 약주라도 싫도록 대접할꺼나”(‘起耕’)라는 은인자중의 자세를 보여줬다.반민특위 때 그가 자수(1949.2.28)할 수 있었던 심리적인 배경도 여기서 비롯한 것이다. 그가 이승만 정권이나 한민당 추종이 아닌,조선민주당 대변인격으로 정당활동에 몸담았던 것(1946.2)은 나름대로의민족관을 지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혼란 속에서 숙원이었던 잡지 ‘삼천리’ 복간에 온 정력을 쏟았는데,민족 독립노선이나,문인으로 발 빠르게 자아비판한 채만식을 부각시킨 걸로 봐서 다분히 참회적인 자세를 취했다.을지로5가 여관에서 업무를 시작한 파인은 틈틈이 아내와 아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납득시키려고 난필의 쪽지를 보냈다.우편 배달이 아닌 사환이나 인편을 통해 직배시킨 경우가 많았던 시절이라 겉봉에는 ‘영식 모(英植 母)’ 혹은 아예 ‘영식 전(展)’이라 쓰고는 원고지나 적당한 백지에 절박한 용건만적어 보냈다.서른 두 통의 편지중 가장 빈도수가 많은 내용은 잡지 일로 인쇄소에 붙어 있어야 한다든가,당장 돈이없으니 우선 얼마만 보내고 며칠 뒤 더 보내겠다는 등등이다.신원혜의 이성적인 결벽과는 달리 어린 남매들이 아버지에게 귀가와 생활비를 독촉하는 전화를 했던 데 대한 회답으로 보인다. 이 역마살의 시인을 신원혜와 함께 묻고 딸 영주는 “기다리면 다시 올 사람인가/시를 만드시던/파인,내 아버지//하늘 밑을 파고/그를 묻었다.//그가 다니던 길도/함께 넣었다.//눈물도 못 내고/기어 가/나도 묻힌다.//아 아,내 아버지 파인”(‘아름다운 작별’)이라고 마음을 추스렸다.이렇게 담담해질 수 있는 시인으로서의 김영주와는 달리,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았던 딸로서의 김영주는 무척 신랄했다.“친일행동과 여자 문제로 부끄러운 아버지 책을 써서 알리는 것은 정말 내가 부끄러워요”라며,“아버지는 실패한 인간입니다.자신만 실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이세상에서 천국의 모형을 이루어 살라고 주신 한 가정의 책임을 저버리므로 해서,어머니와 우리 자녀는 가장아픈 불행을 체험했으며,어머니의 고통과 수치와 배반에 대한 증오와 세상이 보내는 그 부끄러운 수근거림을 어떻게 감당하셨는지 놀라울 뿐입니다”(김영식,위와 같은 책)라고 통매했다. 그러나 파인의 애틋한 조각편지들은 실패한 인간의 자료로서가 아니라 역사의 멍에를 헤어날 길 없었던 인정미 넘치는 나약한 한 서정시인이 치러야만 했던 가정과 사랑과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갈기갈기 찢어진 상처일 것이다. “몸 무고히 학교에 잘 다니느냐.마음에 어느 날 잊은 적이 없었다”거나,“추위가 심하니,남대문 야미(暗)시장에 가서,영식이나 영주의 외투 한 벌 사서,한 아이라도 입히오”,“한방의 침술 운운하지만 큰 아이들 때(장남 영사는 16세로 1942년에,차남 영창은 17세로 1947년에 사망)에 보아도도무지 믿을 사람들이 못 되니 더 보이지 말고,내가 정초에 영식이를 데리고 전문 신의(新醫)들에게 보여 충분히 치료할 터이니,아이에게 겁나는 말을 일체 말고,내가 가기를 기다려 주오”라는 등등의 구절에 이르면 이 시인이 얼마나가슴으로 울었던가를 알법도 할 것이다.“내일 산소에 가는 일은 중지하고,5월 단오에나 가기로 하오”란 구절은 바로 두 아들이 묻혔던 미아리 공동묘지로,거길 가면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묘소에 절하라’고 말한 후 묵념을 했고,어머니는 쌍봉 무덤 앞에 엎드려 흐트러진 모습으로” 울부짖었다고 김영식은 회고한다.살뜰한 지아비와 부정(父情)이 넘치는 글이기에 오히려 다른 서간문에 못지 않게 돋보이는 이 글들을 쓴 주인공이 어째서 가정을 버릴 수 있었을까. 임 헌 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18세 한인2세 美하원의원 출마

    [로스앤젤레스 연합] 한인 2세 한영선군(18)이 11월 미국 워싱턴주 하원의원 선거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한다. 8일 일간지 시애틀 타임스 등에 따르면 마운트 레이크 테라스에 거주하는 한군은 스노호미시 카운티의 제21지구 주 하원의원 재선거 후보로 등록,조 마린 현 의원(공화) 등 쟁쟁한 정치인들과 겨루게 됐다. 워싱턴주는 소비자 보호운동가인 랠프 레이더가 작년 대선에서 녹색당 후보로 돌풍을 일으켰던 지역이어서 한군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주하원의석은 공화·민주 각각 49석으로 한군이 당선되면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 이에 따라 녹색당은 공화당의 선거운동 컨설턴트인 스탠 쇼어가 민주당 지지표 잠식을 위해 한군의 후보 등록비 250달러를 지불했다고 비난하는 등 한군 출마가 정치쟁점화되고있다. 한군은 “쇼어가 자신의 선거운동본부 계좌에 입금시킨 250달러를 반환하고 개인돈으로 등록했다”며 “선거운동은 정치 연설의 질을 높이고 생산적 가치를 대변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군은 총기규제와 소수계 보호정책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작년 대선에서 녹색당 자원봉사자로 일하기도 했다. 공무원인 한명덕씨(51) 부부 사이에서 1남1녀중 장남으로 태어난 한군은 올 가을 로스앤젤레스 소재 휘티어 칼리지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할 예정이다.
  • 여야 국회소집 논의 안팎

    3일 8월 임시국회 소집 시기와 의제 선정 등을 논의하기위해 만난 3당 총무들은 회담을 시작한 지 20여분 만에 아무런 소득없이 헤어졌다.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산적해있는 현안과 이제는 여야간 정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만으로는 여야간 깊은 골을 메우기에 역부족인 듯했다. 표면적으로는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의 대통령 탄핵 발언에 대한 사과여부를 놓고 여야간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한 것이 회담 결렬의 주원인이었다. 회담이 시작되자마자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대통령 탄핵발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재오 총무가)해명해야 한다”면서 “납득할 만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임시국회를 열 필요가 없다”며 이 총무의 사과를 요구했다.특히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국민대화합’을 주장하고 있지만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우리당 정책을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이 총무는 탄핵 운운하고있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국회를 열어봐야 또 다른 정쟁의 장만 될 뿐”이라고 못박았다. 이재오 총무는 이에 대해 “대통령 탄핵발언은 당 차원에서 마련된 일종의 검토보고서 내용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과할 성질이 아니다”며 “여당이 오히려 탄핵발언을 정치쟁점화하면서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일축,두 총무간 논쟁이 격화됐다. 본래 총무회담의 목적이었던 임시국회 소집문제는 거의논의되지 못하자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총무는 “두 당의대립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재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여야는 수출감소 등에 따른 경제악화와 재해대책특위 구성문제 등을 다루기 위해국회가 열려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하고 있다.이에 따라 내주쯤 경제 관련 상임위 가동을 거쳐 8월 중순 이후에는 국회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여름철 차량내 1회용라이터‘가스폭발’조심하세요

    국내에서 연간 2억개 가까이 사용되는 1회용 가스라이터의 상당수가 결함이 있어 안전사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31일 시판중인 1회용 가스라이터 23종의 안전성 등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일정온도(55±2℃)에서의 파열 또는 균열 발생,점화시 이상여부,가스누설 등 안전성 시험결과 조사대상의 52.2%인 12종이 기준에 못미쳤다.7종(30.4%)은 75±2℃의 온도에서 1시간 이내에 폭발했다. 소보원 자체 실험결과에 의하면 차량 내부온도는 계기판상판이 92℃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름철 차량 내의 라이터 폭발사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1회용 가스라이터와 관련해 99년 이후 소보원에 접수된 안전사고는 71건이나 된다.유형별로는 폭발·화재가 38건(53. 5%)으로 가장 많았다.다음이 인화물질 취급부주의(15건),어린이 불장난(8건),불꽃 이상(6건) 등의 순이었다. 한편 중국,동남아 등지에서 수입된 제품이 최근 크게 늘었으나 이들 제품은 안전검사도 받지 않은 채 불법 유통되는경우가 많아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성수기자 sskim@
  • 정치권 색깔논쟁 재연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이 현 정권의 정책중 의약분업을 ‘낡은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공격한 데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또다시 터무니 없는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반박하는 등 역공을 펼쳤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25일 “의약분업은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총리로 있던 지난 94년 여야합의로 처리된 약사법 개정안에 따라 시행된 제도”라면서 “김 의장 주장대로라면 김영삼(金泳三) 정부시절 이 총재가 총리로 있을 당시 낡은 사회주의 정책을 도입했다는 말이냐”고 자가당착(自家撞着)을 꼬집었다. 이날 오전 민주당 당사에서 열렸던 시·도 지부장회의에서도 당직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한나라당 당직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아무 말이나 함부로 내뱉는다며 목소리를높였다.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은 “의약분업을 철저하게 좌파적 정책이라고 했는데 자본주의,사회주의를 떠나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현재 시행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논리대로라면 사회보장을 하고 있는 선진국은 모두 사회주의 국가란 말이냐”고 비난했다.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 연체된 영세민 진료비와 약값이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돼 있어 추경안이 통과돼야 기초생활보호대상자들이 병원과 약국에서 멸시를 안받을 수 있는데 이런 것을 사회주의식이라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가세했다.추미애(秋美愛) 지방자치위원장도 “의료보험,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정책은 소수의 이익을 국민의 이익으로 되돌려주려는 정의로운 정책임에도 한나라당이 색깔론을 들먹이며 정치쟁점화를 하는 의도가 과연 무엇이냐”고 개탄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목청 높인 이인제…변협·야당 언론비호 강력 비난

    정국현안에 대해 의견표명을 자제해온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이 25일 언론사 세무조사,대한변협의 결의문 채택 등에 대해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대선을 의식해너무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일부 비판을 의식한 듯 어느 때보다 강경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최고위원은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 “한나라당이 끊임없이 쟁점화 하는 것은 대선에서 정치적 이득을 노리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면서 “세무조사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답방을 위해 이뤄졌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대해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변협의 결의문 채택에 대해서도 “변협이 추상적이고 정치적인의견을 말하고 있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지도부의불순한 의도까지 거론했다. 이종락기자
  • [한국에 산다] 진샌화 로펌 ‘지평’ 소속 中변호사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첨단기술 및 금융분야로까지 한·중 상호 투자가 확대될 것이 확실합니다.법에 근거한 보다 체계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할 때입니다” 중국 변호사 진샌화(金鮮花·36)씨.지난해 4월 벤처 및 기업 인수·합병(M&A)전문 법률회사로 설립된 법무법인 지평의 원년 멤버다.중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국내 로펌에 정식소속된 변호사.지평의 중국·북한팀에서 한국및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 및 M&A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이름에서 알수 있듯 그녀는 조선족 3세.옌볜 출신이다.베이징 정법대 졸업 뒤 중앙민족 번역국에서 일했다.국제 무역 실무를 담당하다 90년 한·중 수교 이후 효성물산 등 한국 종합상사의 대중 투자 법률 자문을 해주면서 한국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중국 경제개방 이후 높은 경쟁률을보이고 있는 전국 율사 시험에 응시,변호사 자격증도 땄다. 97년 남편 오르환(吳日煥·36·베이징 정법대 조교수)씨가자매학교인 한양대로 유학 기회가 생긴 것이 한국에서 활동을 원한 진씨에겐 행운이었다. 한국말이 완벽하고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만 진씨가 스스로느끼는 정체성은 중국인. 일상사에서 “역시 나는 외국인이구나”하고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특히 한국인의 음주문화, 그리고 생활 전반에 깔려 있는 남성 우월주의 문화는외국인임을 절감케 하는 것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 은행에 여성 지점장이 탄생했다는 기사가 모든 신문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의아했습니다. 당연한 일이 왜 뉴스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진씨는 한국이 장관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술에 젖어 있는것 같다고 말한다.취중 발언이 문제가 돼 정치 쟁점화하는정치권도 한 예다.진씨의 퇴근시간은 보통 저녁 10∼11시. 사무실이 있는 선릉역에서 사근동까지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취객들이 술냄새와 안주냄새를 풍기며 의자를 점령하고있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한국인들은 정말 인내심과 이해심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중국 같으면 다른 승객들이 취객을 준엄하게 꾸짖은 뒤 쫓아냈을 겁니다” ‘식사자리는 곧 술자리’라는 등식에 한참 동안 혼란스러웠다는 진씨는 그러나 한국의 과격한 술문화가 갖고 있는긍정적인 면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강조한다.업무로 쌓인스트레스가 하루 저녁 술자리를 통해 풀어지고 인간관계도더 돈독해지는 측면도 많다는 생각. 빈틈없는 법률 자문으로 한·중 무역및 국제통상분쟁분야에서 독보적 전문 변호사가 되는 게 꿈인 진씨.“한국인의 음주문화와 저력에 대한 논문 쓰기를 두번째 꿈으로 넣어볼까 고민중”이라며 활짝 웃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오늘의 눈] 광주시·전남도 ‘면피용’ 통합논의

    3년6개월이 넘게 논란만 거듭해온 광주시와 전남도 통합문제가 양 자치단체장의 TV방송 대담을 계기로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주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허경만(許京萬) 전남지사는 ‘광주시가 찬성할 경우’라는 전제로 통합을 재추진하겠다고 말했고,고재유(高在維)광주시장도 시의회 찬성을 전제로 통합논의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외견상 통합불가라는 기존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양 자치단체장의 발언은 어떻게든 도청 이전에 따른 주민 반발을 상대에게 떠넘기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도청 이전 문제로 지역여론이 양분되고 이것이 내년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나고 보자는시도로 비춰지고 있다. 허 지사는 방송녹화 다음날인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시가 보통시로 격하되고 민선 구의회와 구청장 등이 없어지게 되는데 시민정서가 통합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지않는다”고 솔직하게 ‘계산’을 털어놓았다. 그동안 도청 이전을 중단하면 시·도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광주시의 입장과 여론 등에 부담을 느낀 허 지사가 광주시와 시의회에 공을 떠넘긴 것이다. 고 시장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청을 광주에존치하는 것을 전제로 시의회 찬성 의결 등을 거쳐 통합논의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안 도청 신청사 공사 발주 전인 10월까지 시의회가 요청할 경우 주민 여론조사 등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통합이 무산되더라도 그 책임은 의회나 주민의 결정으로 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듯하다.시의회는 96년 의원 만장일치로 ‘시·도 통합 반대결의안’을 채택했으나 이를취소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시의회 관계자는 “한번 결정한 사안을 번복하기가 쉽지않은데…”라면서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시민들은 “양 자치단체장 모두가 시·도 통합이 어렵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또 다시 이를 쟁점화시킨 것은 정치적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자칫 시·도민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행정·재정적 낭비만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최치봉 전국팀기자 cbchoi@
  • 이승엽-호세 ‘대포전쟁’ 전반기 공동선두

    ‘후반기 홈런포,누가 먼저 점화하나’-. ‘대포 공방’으로 전반기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군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과 ‘흑갈매기’ 펠릭스 호세(롯데)가 올스타전을 맞아 20일까지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두거포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바닥난 체력과 마음을 추스려 홈런왕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공교롭게도 이승엽과 호세는 후반기 첫 머리에서 정면충돌한다.삼성과 롯데는 오는 21∼22일 대구에서 후반기 첫2연전을 갖게 돼 팬들의 흥미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팽팽한 줄다리기에서 기선 제압의 의미가 있어 두 선수에게는중요한 일전이 아닐 수 없다. 이승엽은 전반기 동안 줄곧 선두를 내달려 2년만의 홈런왕 등극에 파란불을 밝혔다.이달 초까지도 이승엽이 23-19,4개차로 여유있게 앞선 것. 하지만 호세는 지난 7∼8일 광주 해태전에서 홈런 4발을 몰아쳐 단숨에 이승엽과 공동선두(23개)에 올랐다.그러자 이승엽이 11일 SK전에서 24호홈런을 뽑아 한발 앞섰고 호세도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5일 SK전에서 3점포를 뿜어내 공동 선두로 전반기를 마치는저력을 보였다. 기록상으로는 호세가 이승엽을 압도한다. 호세는 홈런 공동 1위와 함께 타격(.352) 타점(73개) 출루율(.498) 장타율(.708)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6개 부문 가운데 무려 5개 부문에서 1위를 마크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홈런경쟁에서도 이승엽을 제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이승엽은 올스타전에서 임선동(현대)을 상대로 홈런 1개를 터뜨린 데다 홈런레이스에서도양준혁(LG)과 손에 땀을 쥐게하는 대결을 펼쳐 빼어난 홈런 감각을 과시한 것. 이승엽과 호세의 맞대결 양상속에 홈런 3위(20개) 타이론우즈(두산)가 외국인선수 첫 올스타 MVP의 여세를 몰아 추격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또 홈런 공동4위(19개)를 달리는 지난해 홈런왕(40개) 박경완(현대)과 제이 데이비스(한화)도 홈런포가 식을 줄 몰라 홈런레이스는 후반기 ‘백미’가 될 것이 틀림없다. 김민수기자 kimms@
  • 2002년 서울시장 선거/ 차기정권 풍향계 “서울 잡아라”

    내년 봄 실시되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대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성격을 갖기 때문이다.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여야의 지지도를 측정하는 예비선거라 할 만하다.단체장 선거는 이번이 3번째다.지난 95년과 98년 두차례 선거에서는 현재의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승리했다.따라서 이번 선거는 민주당은 방어자,한나라당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진검 승부를 펼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95년 서울시장 선거 승리가 2년 뒤 실시된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민주당은 ‘서울’을 얻어 대통령선거 승리의 전기를 마련했으며,한나라당은 대선 패배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도 대통령 선거 6개월전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재집권을 위해,한나라당은 정권 탈환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고지인 셈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여야 모두 예상되는 후보군을 대상으로 ‘가상대결’을 해봐도 “이 사람이다”하는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에서의 지지도가 예전만 못하고,한나라당 역시 지지율이 호전됐지만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과거 두차례의 선거 때보다 미세한 접전을 치를 것으로 보고있다. 여야 선거 브레인들은 이에 따라 “후보의 경쟁력과 외부환경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때문에 여야는 보다 훌륭한 후보 선정과 유리한선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는 여야 모두 내년 초(1월∼3월)쯤 결정할것으로 보인다.민주당 후보군들은 내년 대권도전과 차차기대권도전의 지름길로 인식되는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한나라당 후보군들은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을미칠 것으로 보이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와 함께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해 ‘선거 개최일’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민주당은 농번기를 피하기 위해선거일을 5월에서 6월로 늦춘 만큼 예정대로 치를 것을 고수하고 있다.그러나 한나라당은 월드컵축구대회(5월말∼6월말)기간을 피해 한달 정도 앞당기자고 맞서고 있다.이는 수도권 특히 서울시장선거를 염두에 둔 신경전으로 해석된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하고,지역 구도가 예상되는 지역선거에서 ‘선거 일’과 ‘당선 결과’는 상관관계는 높지 않기 때문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서울시장선거 의미. 지방선거가 내년 6월에 있을 법정선거일인 대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 흐름을 가늠할풍향계라고 할 수 있다.선거결과에 따라 대선의 향배가 좌우되고 정계개편의 속도와 범위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지방선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장선거는 내년에도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1,000만 인구의 수장(首長)인 서울시장을 여야중 어느 쪽이 거머쥐느냐에 따라 정국 운영의 주도권도 상당부분 그 쪽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한마디로 서울시장 선거의 승패는 전국 선거의 승부를 판가름 짓고 6개월 뒤의 대선 성패도 사실상 결정할것이라는 데 여야의 견해가일치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강원,충청권까지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런해석을 가능케 한다. 전체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유권자가 밀집해 있는데다 정치적 ‘중간 지대’의 성향을 보이고 있어 서울 유권자의 선택은 그 의미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김영삼(金泳三) 정권이 지난 95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국정 운영의 기조가 바뀌고 무리수를 잇따라 두면서 좌초하기 시작한 것도 좋은 전례다.특히 여당이 서울시장으로정원식(鄭元植) 후보를 내세워 야당의 조순(趙淳) 후보에게 패배한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었다고 선거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후보 개인으로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대권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중이 크다.서울시장선거는 차기 대권후보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여야의 차세대 주자들은 서울시장이 차기 대권후보로 나아가는 확실한 디딤돌로 간주하면서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서울대통령’누가 뛰나.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여야 후보군은 줄잡아 15명 가량이다.나름대로 차기 또는 차차기 대통령선거를 노리는 잠재적 대권 후보로 분류되고 있다.따라서 서울시장 선거는 6개월 뒤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면서 동시에 차차기 예비대선의 성격을 띠고 있다.‘용 꿈’을 꾸고 있는 만큼 후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민주당=지난 95년 조순(趙淳),98년에는 고건(高建) 후보를 내세워 전승을 거둔 민주당은‘타이틀 방어’가 목표다. 현재로서는 고건시장의 재출마설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유력시된다.고 시장이 공·사석에서 여러차례 ‘시장은이제 그만’이라며 불출마 의사를 밝힌 사실이 변수가 되고 있다. 민주당내에서도 “내년 대선에서도 강력한 예비후보로 거명되는 고 시장이‘이기면 본전,지면 빈털터리’가 되는,소득 없는 싸움에 굳이 나서겠느냐”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시장 카드를 제외한다면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 장관,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의 이해찬(李海瓚) 의원,그리고정동영(鄭東泳)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40대의 참신성으로 바람몰이를 기대할 수 있는‘정 의원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그러나 정의원은 동교동계 등 당내 비판세력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김장관도 포부를 숨기지 않고 있으며,이의원은 고사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정서를 대변하는 박재규(朴在圭) 전 통일부 장관,서울 출신의 이상수(李相洙)원내총무와 한광옥(韓光玉) 청와대비서실장 등도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하지만 실제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권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 등 대권후보 가운데서 후보가 나오거나,당 밖에서‘깜짝 카드’가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대선 전초전’에 출전할 한나라당 대표 선수의 명단은 수면위에 있다.그러나 누가 ‘기회’를 잡을지는 미지수다. 국회 부의장을 내놓은 홍사덕(洪思德)의원,후보 조기 가시화를 주장하고 있는 이부영(李富榮)의원,당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미는 이명박(李明博) 전의원,제일 먼저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밝힌 서청원(徐淸源)의원 4명이 강력한 후보로꼽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들 후보들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고 있는만큼 두 번의 패배를 설욕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후보군들의 최근 행보는 이회창(李會昌)총재와의 관계를 경쟁적으로 돈독히 하려고 하는 데서 나타난다.이는후보 경선에 ‘이심(李心)’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것을의미한다. 홍의원의 최근 행보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논객인 그는 언론세무조사와 관련,TV토론회에 나가 한나라당의 논리를 잘 설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특히 언론세무조사를 ‘김정일(金正日) 답방 사전 정지설’과 연계,정치 쟁점화를 주도했다.지구당 규탄대회에도 연사로 참여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그는 “서울시장 후보가가 되든,아니면 대선에서 역할을 하든 총재의 의중에 따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당내 보수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영 부총재는 당내 개혁파를 대변하고 있다.원내총무시절 이총재와 쌓은 교분을 바탕으로 서울시장 후보 조기가시화를 지지했다.그러나 최근에는당론과는 거리가 있는독자적인 행보와 목소리로 다소간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명박 전의원도 최근 국가혁신위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활동에 들어갔다.95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그는 이총재의 민싱탐방 때 모습을 비치는등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서청원의원은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혔다.그러나 외부적인 활동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한 측근은 “당내에서지지기반을 확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국가혁신위 정치분과 위원장을 맡는 등 내치와 외치에 주력하고있다는 전언이다. 이들 외에도 김덕룡(金德龍)의원과 이상배(李相培)의원이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그러나 김의원측은 시장 출마 의사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고 있으며,이의원은 과거 관선 서울시장을 역임한 경력을 내세우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자민련 및 기타=자민련은 민주당과의 연합공천을 통한 ‘충청권 사수’에 진력하는 분위기다. 연합공천이 깨질 경우에 대비해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지만 적당한 후보감이 없어 고민이다. 95년 선거당시의 박찬종(朴燦鍾)후보 같은 강력한 무소속후보군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지만 김창준(金昌準) 전 미 연방하원의원이 무소속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정치의 후진성 극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출마를 선언했다.이밖에 여야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나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있다. 강동형 김상연기자 yunbin@
  • 한나라 對北정책 논란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이 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싼 정치공방의 격화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당내 일각에서 자성론이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대북 정책기조는 상호주의에 입각,‘남북의 신뢰구축,긴장 완화,평화구축을 통해 통일단계로 나아간다’(李會昌총재 발언)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정부의 대북정책과 ‘상호주의’만이 차이다.그러나 최근 ‘김정일(金正日) 답방’ ‘금강산 육로관광’ ‘대북 전력지원’ ‘황장엽씨 방미’를 정치쟁점화하면서 기조가 흔들린다는 지적이다.대안제시를 통한 공세를 하기보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격을 하다 보니 ‘상호주의’로 정체성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대북 정책 자체에 대한 불신보다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문제삼음으로써어쩔 수 없이 이러한 결과가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한나라당의 입장은 정부정책을 흠집내는 일시적 반사효과는 거둘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마이너스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한나라당이 주최한 6·15남북공동선언 1년 평가 공청회에서 한 토론자는 “한나라당은 자신의 대북 정책도 없고 건설적인 대안없이 개별적 사안별로 정부가 하는 일에 시비를 걸고,일부 언론의 논조에 춤을 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면서 “대선에 대비,민주당의 햇볕정책에 대항할정책이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한데서도 알 수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데스크칼럼] 질풍노도시대의 자기반성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본다.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서,소설가들의 기고에서,또 언론사간 논조에서 질풍 노도의 시대를 읽는다.일부는 이미 금도를 넘어선 격문(檄文)이다.국정홍보처장이 ‘독일의 괴벨스’가되고,야당 총재가 아무데나 찌르는 ‘죽창(竹槍)’의 주인공에 비유되기도 한다.하루아침에 대통령은 ‘사건의 총지휘자’로,언론에 관해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민주당의 한상임고문은 ‘광기어린 상습 폭언가’로 전락해 버린다.‘잘못 걸리면’ 너나 할 것 없이 반대진영에서 무자비하게날아오는 십자포화로 만신창이가 될 수밖에 없다.폭격은 현재진행형이다. 나라 전체가 언론개혁과 언론탄압으로 양분된 이 싸움의끝은 어디일까.정치권의 색깔논쟁으로 ‘극좌는 언론개혁,수구는 언론탄압’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마저 횡행한다.‘(나와)같지 않으면’ 누구든 적이다.그러나 언론사 세무조사는 정치쟁점화한 순간부터 어느 일방의 완승(完勝) 가능성은 사라지고 없다.국세청이 아무리 그 순수성을 강변하더라도 조사의혹은 의혹대로,탈세비리는 비리대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숱한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가 있었으나 무엇하나 시원스럽게 밝혀내지 못한 것도 정치공방의 속성에서 기인한다.야당이 “언론사주의 비리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세무조사 동기가 언론 길들이기에 있기 때문”이라며분리대응을 하는 것도 이 공방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도 정치권은 여야를 떠나 언론자유의 수호자처럼 얘기한다.어느 대목이 진실이고,어디까지가 정략인지 분간하기어렵다.언론사마다 제각각 입맛대로 팩트를 골라 크게 키우거나 아예 깔아뭉개 버린다.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곡학아세(曲學阿世)건,소설가 이문열씨가 비유한 중국 문화대혁명의‘홍위병론’이건, 또 술좌석이건,사석이건 자기가 세운 논조에 어긋나면 언론자유라는 미명 아래 가차없이 피바람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언론자유의 역사는 정치권력과의 긴장과 거리유지의 기록이다.남의 나라가 아닌 조선시대때 사초(史草)를 쓰던 사관들의 자세도 그랬다.끝없는 자기반성과 혁신의 결과물이지,정치권에 기대어 얻어지는 게 아니다.민심이 세무조사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로 박수를 치는 까닭은 “대통령도 우리가 만든다”는 투의 거대언론의 오만에대한 반감이다. 대한매일은 언론개혁이라는 시대요청에 맞춰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재산가치에 대한 정밀 실사작업이 진행중이다. 소유구조 개편은 기존체제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해,우리에겐 혁명적 상황이라 할만하다.세금추징 통보에 이은 검찰수사라는 외환(外患)까지 겹쳐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편집국장 직선제등 편집권 독립을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터이지만,그래도 우리는 철저한 반성과 함께고통을 분담하며 이 길을 가고자 한다.이번 세무조사의 출발은 자기반성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또 언론개혁을 지지한다고 해서 우리 신문을 “정부의 사랑을 받으려는 처(妻)”로 매도한 한 야당의원의 천박한 ‘처첩(妻妾)론’의 대상물로 오르내리지 않기 위해서다. 양승현 정치팀장 yangbak@
  • 이만섭의장, 언론사주脫稅 정치쟁점화 반대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이 정치권의 언론사 세무조사 공방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11일 불교방송 ‘박계동의 아침저널’에 출연, “언론이 남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약점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반성하는 생각이 필요하다”면서 “언론사 세무조사로 인해 언론자유가 침해받고 언론이 길들여질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부당한 독재권력에 맞서 싸워온 언론인의 자존심이 일부 언론사 사주들의 탈세의혹으로 인해 상처를받게 됐다”면서 “순수한 언론인들의 자존심을 사주들이훼손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장은 “언론사주들의 세금탈세 의혹 때문에 언론인들의 자존심이 깎인 데 대해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여야가 모두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정치 쟁점화에 반대했다. 그는 “언론이 스스로는 많은 약점을 덮어놓고 자꾸 남을비판하니까 국민들에게 믿음을 못준다”며 “이번 기회가언론이 새로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야간 정치공방이 마무리돼야 하고,이를 위해 정치권이 당분간 민생을 돌보면서 냉각기를 갖는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락기자
  • [사설] 한·일 관계악화 일본책임이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남쿠릴열도 꽁치잡이 조업 방해를 둘러싸고 한·일간의 갈등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일본은 9일 한국정부가 재수정을 요구한 35개 항목의 역사교과서 왜곡부분에 대해 불과 두곳만 수정하겠다는 공식입장을 통보해 왔다.자율수정하겠다는 두곳도 단어 삭제등 지엽적인 교정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침략부분 등 핵심왜곡내용에 대해서는 ‘학설상황에 비추어 명백한 오류라고는 할 수 없으며 제도상 정정을 요구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우리는 일본정부가 최소한의 성의표시조차도 외면한 채 오만하고 독선적인 태도를 보인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한국을 비롯해서 일본의 군국주의에 희생된 주변국들의 근·현대사가 어떻게 ‘학설상황에 비추어 해석할 문제’라는 말인가.남쿠릴열도 어업분쟁에 관해서도 일본은 한국어선의 조업이 ‘주권관련 사항’이라며 조업불허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우리 정부는 일본이 대체어장 제공 등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15일부터 꽁치조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어서 이 문제가 어떻게발전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한·일관계가 악화될 것을 각오하면서도 이같은 무리수를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미국과의 관계만 원만히 유지하면 주변국가의 반발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패권주의적 발상이 바닥에 깔려있는 것은 아닌가.일본의 오만으로 인해 야기되는 한·일관계의 악화는 전적으로 일본의 책임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따라서 이 문제를 풀어갈 책임도 당연히 일본정부에 있다. 정부는 일본 연립3당 간사장들의 김대중 대통령 예방을 거부한데 이어 9일에는 한승수 외교통상부장관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일본이 왜곡 역사교과서를 재수정하도록 노력할것”이라고 밝혔다.일본의 독선에 대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우리는 적극 지지한다.정부가 취할단계적 조치는 일본문화 추가개방 연기,한·일외무장관회담 등 고위당국자 교류 중단,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진출 반대 등 국제회의에서의 쟁점화,정부 공식문서에서 ‘일본천황’ 표기의 ‘일왕’ 변경 등이 있다.정부는 일본의 태도를보아가며 이같은 단호한 조치와 함께 한·일관계에 대한 재검토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지금 한·일관계는 역사교과서 왜곡과 남쿠릴열도 어업분쟁뿐 아니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공식참배 등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까지 가세해 수교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일부에서는 일본과의 국교단절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를 계기로 국민들도 냉정하게 일본의 변화를 직시하고 내일에 대비하는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그것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세대의 역사에 대한 책임이기도 하다.
  • 민주 소장파 성명이후/ 언론개혁 제도화 길트나

    언론사 세무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여야 공방전을관망하던 민주당 내 범 소장개혁파 의원들이 6일 언론개혁의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소모적인 정쟁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특히 이들의동참으로 언론개혁 드라이브에 힘이 실릴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언론자유와 언론기업·사주의 비리는 별개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혀왔을 뿐,여권 지도부의 언론정국에대응한 정면돌파 공세 참여에는 난색을 보여왔다. 그러나 6일 국민정치연구회 등 민주당내 5개 개혁파 소속의원들은 일제히 제도적인 언론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이번사태를 계기로 언론개혁을 단행해야 할 뜻임을 보였다. 언론개혁방안과 관련,정기간행물 등록에 관한 법 개정을 촉구하는 한편 개정안에 편집권 독립과 사주지분 제한을 포함한 개혁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키로 의견을 모은 데서도 알수 있다.또 언론사를 포함해 공영기업 세무조사를 정례화하고 국회내 ‘언론발전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특히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자세에서 벗어나 최근 한나라당의 공세를 집중 비판한 것도 눈길을 끈다.세풍(稅風)을 주도했던 한나라당이 언론 탈세비리의 방패막이로 전락했다고 비난하는 등 공세수위를 높였다. 이는 제도적 개선으로 언론정국을 돌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한 의원은 “무엇보다 소모적인 정쟁에서 벗어나 제도화하는 방안을 여야가 함께 고민,정치권이 민생과 경제회생에 나설 공간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장에서 조선·중앙·동아에 대한 비난에 가세한 점도주목된다.이들 언론사가 불법·탈법 행위에 대한 사과 없이이번 사태를 정치쟁점화함으로써 여야 대결로 몰아가는 등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최근 한나라당의 특정 언론과 비리사주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고 보고 적극적인 비판에 나서기로 했다”면서 “모임에서 일부 언론이 국민에 대한 진지한 사과 없이 국가 기본기능을 뒤흔드는 행태도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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