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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새 정부 성장엔진 점화 주목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의 국정운용방향 전반에 걸쳐 설명하면서 ‘경제살리기’에 매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당선인은 “국익에 도움이 되고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면 어디라도 달려가 일을 해내고자 한다.”고 약속했다.‘저성장 속 양극화’라는 한국경제의 당면과제를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분배’로 돌파하려는 이 당선인으로서는 기업 친화적인 분위기 조성에 진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이 당선인은 당초 공약보다 1%포인트 낮춘 연 6%의 성장률 달성을 위해 정부와 기업, 개인 등 각 경제주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우리는 경제 활력 회복을 통해 국민을 섬기겠다는 이 당선인의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 규제 혁파와 부동산의 가격안정 및 거래 활성화, 공공부문 개혁 등으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진단도 옳은 방향이다. 우리 경제가 참여정부 5년 동안 성장잠재력이 위축되는 등 적신호가 켜진 것은 ‘균형’에 집착한 나머지 성장의 발목을 잡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규제를 혁파하되 ‘규제일몰제’나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만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규제와 공생관계에 있는 먹이사슬도 동시에 타파해야 한다.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관념론적인 접근보다 ‘특성화’라는 관점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 당선인이 인정했다시피 올해 대외 여건은 대단히 불리하다.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중국발(發) 인플레이션 및 추가 긴축 우려, 고유가와 국제원자재값 상승,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여파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대형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기업 투자활성화와 내수 진작, 생산성 향상밖에 없다. 이 당선인은 각 경제주체들이 경제살리기라는 미래비전을 공유할 수 있게 리더십을 발휘하기 바란다.
  • [Metro] 中 베이징에 서울 홍보관 개설

    [Metro] 中 베이징에 서울 홍보관 개설

    서울시 서울관광마케팅본부는 9일 아름다운 서울, 맛있는 서울을 알리기 위해 ‘서울 문화관광 홍보관’을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 1층 라운지에 개설했다고 밝혔다. 홍보관은 서울의 주요 명소인 한강, 인사동, 홍대, 청담동 등을 표시한 문화지도는 물론 디지털 포토 앨범, 다양한 동영상으로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과 관광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한류 음악 감상, 한류스타 관련물 전시 등이 어우러져 특히 중국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서호정 서울관광마케팅본부 중국 담당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마케팅의 일환이며 한류를 재점화하기 위한 발판으로 홍보관을 만들었다. 한류영향인지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평론당선작] ‘여수’에서 식물성의 세계로, 그 타자 찾기 - 한강론/주지영

    1.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서 우리네 일상은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경계의 반복적인 명멸과 대면하는 자리에 인간을 위치시킨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힘들에 의해 일상의 공간은 구획되고 짜여진다. 주어진 공간의 구획을 넘어서는 순간에도 경계 짓기는 끝없이 지속된다. 안주와 일탈의 길항은 일상의 작은 균열들 속에서 내파되고, 일탈의 가능성을 지속시키는 새로움을 향한 갈망조차 이미 기획된 미시적인 욕망의 파편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기에 ‘가지 않은 길’을 향한 욕망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일상을 전복시킬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그 위험을 고스란히 떠맡은 것, 그것이 소설의 운명이 아닐까? ‘길이 시작되자 여행은 끝났다.’는 루카치의 명제는 소설의 발생론적 배경을 논하는 자리에서 도출된 것이지만, 그것은 현대의 소설이 처한 위상을 거론할 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소설의 문법 속에는 고향으로 가는 길을 비추는 작가의 ‘별빛’이 있어야 하고, 또한 현실사회의 고해를 건너는 ‘모험’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모험을 통한 별빛 찾기, 이를 달리 잃어버린 타자 찾기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적 인식이 현실을 지배하기 시작한 후, 인간은 이가 빠진 동그라미 같은 불구자로 전락해 버렸다. 이가 빠진 동그라미는 자신의 반쪽을 찾아 끊임없이 벌판을 방황한다. 그 벌판은 근대자본주의로 인해 황폐화된 불모지이다. 그곳은 산업사회일 수도 있고, 후기산업사회일 수도 있다. 동그라미는 그런 삭막한 곳에서 자신의 반쪽인 타자(the other)를 찾아 온전한 존재가 되고자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반쪽을 찾지 못하는 한 동그라미는 영원한 불구자일 수밖에 없다.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나서는 고독한 탐험가, 그가 작가이다. 잃어버린 타자는 인간이 황폐화시킨 자연일 수도, 남성에 의해 도구화되어 억압받는 여성일 수도, 도시에 의해 황폐화된 농촌일 수도, 자본가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자일 수도, 이성에 의해 감금된 비이성일 수도 있다. 소설은 잃어버린 타자를 되찾고 타자와의 합일을 이뤄내고자 하지만, 당연히 그러한 지향은 실패한다. 그러나 실패할 줄 알면서도 그 세계를 강렬하게 지향한다. 그래서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이 얼마나 황폐한가, 또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깨달을 수 있게 한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하고, 어떠한 삶을 영위해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깨우쳐 주는 것, 그것이 소설이 짊어져야 할 비극적 운명이다. 어떤 타자를, 어떻게 지향하는가, 바로 그 점에서 소설의 색채와 작가가 이뤄내고자 하는 세계는 다른 빛깔을 띠게 된다. 소설사적 흐름에서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이들은 바로 이 잃어버린 타자를 찾기 위해 모험을 시도했고, 그 모험의 결과로 산출된 별빛들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 앞에 빛을 밝혀준다. 인간에게 불을 내어 준 프로메테우스가 그 대가로 자신의 심장을 독수리에게 내맡기듯 그들은 우리에게 ‘지금, 여기’를 밝혀 줄 소설을 쓰기 위해 벌판을 고독하게 방황한다. 그렇다면 최근 소설에서 프로메테우스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천형으로 짊어지고 가는 작가는 얼마나 되는가.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소설의 운명을 포기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고 있지는 않은가.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매스미디어적 메시지들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재생산함으로써 소설의 고독한 운명을 방기하고 현상적이고 피상적이며 찰나적인 것에 쉽게 자리를 내어주는 작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결여한 채 일상에 안주하여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쾌락들을 경탄해마지 않는 그런 소설들을 대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통스럽다. 프로메테우스의 천형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짊어지고 고독한 방랑의 길을 떠나는 작가가 더욱 고귀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강은 ‘모험을 통한 타자 찾기’에 충실한 작가이다. 한강의 ‘모험’은 현실사회 모순의 해부보다는 그 현실사회에서 불구자로 전락한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작품은 죽음과 광기, 소통의 법칙을 뒤집는 침묵이나 몸짓, 욕망의 금기를 위반하는 근친상간, 동물성에 대비되는 식물성 같은 언표들을 공적인 영역 속에서 가시화한다. 뼛속부터 밝음의 영역에 속해있던 기획된 욕망들을 삭제하려는 충동질로 가득한 그의 소설에서 인위적인 모든 것들은 부정된다. 제도나 관습 일반에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하고, 획일화된 것들을 거부한다. 먹고 마시는,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욕망들조차 깡그리 부정하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인간존재의 진정한 의미들을 힘겹게 터득해 나간다. 폭력적인 일상에 휘둘릴수록 본래의 육체에 깃들이고 있었을 법한 영혼에 대한 갈급이 더욱 증폭되는 것이다. 그 공간에서 가라앉았던 감정의 앙금들을 분출하고, 토해낼 때 비로소 영혼의 정화는 일단락된다. 의식(儀式)과도 같은 파토스가 지나가고 난 빈 자리에 ‘타자’를 향한 존재의 갈망이 채워진다. 그렇다면 한강 작품에 나타나는 ‘모험’은 무엇이며, 그 모험을 통해 찾고자 하는 ‘타자’는 무엇인가. 초기 작품에서는 죽음의 기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가 설정된다. 타자의 자리가 설정된 이후 그 타자와의 합일 방법을 탐구하는 쪽으로 나아가는데, 그것이 ‘가면벗기와 맨얼굴 찾기’에서부터 출발하여 ‘언외언과 관의 사유’를 거쳐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이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문학과지성사,1995)에서부터 ‘내 여자의 열매’(창작과비평사,2000)를 거쳐,‘채식주의자’(창비,2007)로 전개되는 바, 이에 대한 검토를 통해 한강 작품의 의의를 탐색하고, 나아가 ‘지금 여기’에 대해 고민하는 소설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지평이 무엇인지를 점검하고자 한다. 2. 관념으로서의 여수(旅愁), 행(行)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일상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병적 징후에 시달리거나 심지어 자살 같은 극단적 행위를 통해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한강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죽음은 인간의 육체에서 숨이 빠져나가는 생물학적 의미의 죽음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죽음은 그 기억 속에 유폐된 인물들이 좌절하고 절망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면서, 한편으로는 그 인물들이 삶의 영역으로 나오도록 이끄는 통로이다. 그 통로의 끝에서 인물은 좌절과 절망 같은 심리의 장막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타자와 조우한다. 그런데 여기서 작중 인물의 병적 증후나 자살 등을 유발하는 가족의 죽음을 두고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물음으로써 현실에 내재한 모순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일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죽음의 기억은 인물의 내면에 일상에 적응할 수 없을 만큼의 정신적 상흔으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어린 시절 농약을 먹고 자살한 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에게 매맞아 죽은 동생 진규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질주’의 인규, 생모의 죽음에 대한 기억으로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저녁빛’의 제헌,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동반 자살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심각한 결벽증을 앓는 ‘여수의 사랑’의 정선 등을 보면 그렇다. 누군가의 죽음이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에게 부적응이라는 요인을 촉발하는 정신적 상흔으로서 작동한다면, 그것은 작가의 인식이 현실의 모순에 대한 인식이 아닌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조건을 문제 삼는 쪽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한강의 관심은 불행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내는 측면에 놓인다. 따라서 작가는 가족의 죽음을 인물의 기억 속에 저장해 두고,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용서와 증오 등과 같은 보편적 주제와 연결시킴으로써 특정 시대, 특정한 상황을 뛰어넘어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을 탐색하려 한다.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과 관련된 기억, 그러한 정신적 상흔으로 인한 병적 징후, 죽음과 같은 음울한 기운이 만연한 일상에의 부적응, 기억을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등으로 구성된 서사가 ‘여수의 사랑’ 전편을 관통한다. 이러한 서사구조를 깔고 작가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어둡고 침울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설정된 타자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 안에 오롯이 담긴다. 가령,‘여수의 사랑’을 보자. 이 작품에서는 정선과 자흔이라는 두 명의 인물이 서사를 이끌어 나간다. 먼저, 정선의 경우. 여수에서 보낸 어린 시절,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는 술에 찌들어 살다가 결국 정선과 어린 동생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어 동반자살을 꾀한다. 혼자 살아남은 정선은 서울에 살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으로 인해 일상에 적응하지 못한다. 정선은 서울을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이 만연하고, 온갖 병균이 득실한 곳으로 여긴다. 그곳에서 정선은 ‘결벽증’과 같은 병적 증세에 시달린다. 다음 자흔의 경우. 그녀는 두 살 때 서울역에 버려져 고아가 된 뒤 보육원 생활을 거쳐 입양이 된다. 돈에 대한 욕심도, 행동거지에 조심성도 없다.‘모든 것을 생각 없이’ 다루는 그녀는 아무 희망도 없이 도시를 옮겨 다닌다. 자흔은 일상의 ‘나’와 또 다른 ‘나’의 두 가지 모습으로 존재한다.‘핏기가 없는 데다가 입가와 뺨에 온통 하얗게 버짐이 피어 흡사 분가루를 뒤집어쓴 광대 인형’ 같은 것이 일상의 ‘나’이고, 늘 떠돌아다니면서 세상사에 무관한 채 ‘견고한 평화가 어른거리는 얼굴’,‘무구하고도 빛나는 웃음’,‘천진한 영혼’을 가진 것이 또 다른 ‘나’이다. 또 다른 ‘나’는 여수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고향도 모르는 자흔은 성인이 되어 문득 찾게 된 여수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여수를 고향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상의 ‘나’를 버리고 또 다른 ‘나’로 거듭 태어나고자 한다. 그녀에게 여수는 풍경이 아름다운 공간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품은 공간으로 인식된다.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 온갖 병균으로 득실한 ‘서울’에 대비되는 여수란 과연 어떤 곳인가. 길 여기저기에 소들이 쟁반만 한 똥을 갈겨놓은 진짜 시골이었어요.(중략) 그냥 ‘아름답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다시 길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마을 앞 버려진 부두에는 누더기 같은 천막이며 더러운 판자때기들이 뒹굴고, 검푸른 물결은 갯벌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가 밀려가고……염소 울음 소리, 새소리, 바람, 두엄 냄새, 일하는 아낙네들……그 가운데 어느 하나도 낯익은 것이 없었는데도 마치 내가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 품속에 돌아와 있는 것 같았어요.(‘여수의 사랑’,50∼51쪽) 따뜻한 산수화 한 폭을 보고 있는 듯한 여수의 풍경은 자흔에게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으로 각인된다.‘푸른 실 하나하나를 촘촘히 엮어 놓은 것같이 잔잔한 만’에 염소 울음소리와 새소리가 있고, 바람이 불고, 두엄 냄새가 나며, 그런 자연적인 것들과 어우러져 백발 성성한 노인과 머릿수건을 쓴 아낙네, 상고머리 소년들이 일을 하는 곳,‘무덤’마저 ‘착하고 둥글둥글’하게 생긴 곳, 그곳이 바로 자흔의 기억 속에 자리한 ‘여수’이다. 고향도 모른 채 고아로 자란 그녀에게 여수는 ‘어머니 품속’처럼 아늑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의 고향으로 살아 숨쉰다. 여수로 표상되는 이 세계야말로 자흔에게 인간다운 삶을 가능토록 하는 타자이다. 그녀가 여수를 갈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녀는 도시의 삶을 견디기 위해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한다. 그녀가 물고기 키우는 일에 정성을 들이는 까닭은 자신이 물고기가 되고 싶어서이다.“세상에 있는 모든 물은 바다로 흘러가고, 그 바다는 여수 앞바다하고 섞여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서 물고기가 되고자 하는 일이란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로 흘러들어 가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일상의 ‘나’를 거부하고 아름다운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와 일체가 되고자 하는 또 다른 ‘나’를 지향하는 자흔을 통해, 정선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흔으로부터 힘겹게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정선에게 죽음의 기억이 서린 여수는 병적 증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자흔은 그런 정선에게 여수를 이야기하고, 그럴 때마다 정선의 결벽증은 심해진다. 그러다가 정선은 차츰 자흔을 통해 환기되는 여수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자흔이 그녀의 곁을 떠나자 정선 역시 여수행 기차를 탄다. 정선의 여수행은 자흔처럼 일상의 ‘나’로부터 벗어나 아름다운 여수를 사랑하는 ‘나’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여행이다. ‘여수의 사랑’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품속’ 같은 타자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여기’라는 현실에 작가가 천착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인간은 불행한 존재다.’라는 관념의 영역에서 설정된 것이어서 이 작품은 삶에 대한 리얼리티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여수’라는 타자가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몸피를 얻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작가의 천착이 심화되어야 하며, 더불어 그렇게 얻어진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탐구해 들어가야 한다. 3. 맨얼굴에 담긴 관(觀)의 사유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타자’가 되기 위해 작가의 인식이 구체적인 현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어둠의 사육제’와 ‘아기부처’에서 이뤄진다. 이들 작품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향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신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 주력한다. 그 방법은 ‘가면 벗기를 통한 맨얼굴 찾기’와, 용서라는 마음이 우러나오도록 하는 ‘관’의 사유로 구체화된다. ‘어둠의 사육제’를 보자. 먼저 주목할 것은 ‘서울’을 바라보는 작가의 인식이다. 작가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여전히 ‘어둠’이자,‘인간들의 더러운 그림자’가 지배하는 ‘무덤’으로 인식한다. 죽음의 기억이 이러한 인식을 이끌어내었던 초기작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서울의 구체적 현실에 천착하여 그 속에 내재된 동물적 폭력성을 감지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인식이 현실에 밀착해 있음을 보여준다. 얼마나 세상에 밟히고 뒤둥그러지면 저렇게 되는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여자의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을, 번들거리는 눈과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를, 그 이상 철면피할 수 없을 되바라진 억양을 묵묵히 관찰하며 나는 연민이나 환멸이라고만은 설명하기 힘든 야릇한 슬픔에 사로잡히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0쪽) 중년 여자는 자신의 얼굴을 실수로 때린 여대생에게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전철에서 뻔뻔스럽게 자리 양보를 요구한다. 비단 중년 여자뿐만이 아닌 이 작품의 여러 인물들에게서 모두 감지되는 동물적 폭력성은 이후 전개되는 한강의 소설에서 현실 인식의 한 증좌가 된다. 나(영진)와 인숙 언니는 같은 고향 사람으로 둘 다 서울로 상경한다. 영진은 ‘세상에 대해 좋은 것만 생각’하고 ‘착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인숙 언니는 ‘커다랗고 감정이 풍부했던 눈이며 부드럽기만 했던 입매’를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이들은 서울로 올라와 변화한다. 여직공이던 인숙은 ‘거친’ 말씨를 내뱉고 ‘나쁜 쪽만 생각’하는 ‘독한 사람’으로 변한다. 무역회사 경리를 하면서 돈을 모아 대학 영문과에 진학할 생각을 하던 영진은 인숙이 전세금을 빼들고 도망가자,‘악하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잘 벼린 오기 하나만을 단도처럼 가슴’에 품고 ‘인간에게 살의를 느끼는 사람’으로 변한다. 명환 역시 ‘본래 선한 사람’이었으나, 교통사고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모든 인간들에게 살의’를 품는다.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 전세금을 갖고 도망간 인숙이나, 그 인숙으로 인해 ‘독기’를 품은 ‘나’나, 돈으로 용서를 구해온 가해자에게 복수를 꾀하는 명환이나, 모두 중년 여인처럼 동물적 분노와 보복심으로 폭력을 휘두른다. 어둠 속에 꼿꼿이 네 발을 세운 채로, 경련하는 암고양이의 모습을 소리없이 주시하고 있는 검은 수고양이의 모습은 흡사 악령 같았다.(‘여수의 사랑’,223쪽) 쥐약을 먹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암고양이를 냉혹하게 주시하는 악령 같은 수고양이는 동물적 폭력성이 난무하는 현실을 환유하는 장치이다. 영진과 인숙, 명환 등은 바로 이 동물적 폭력성에 길들여진다. 이러한 동물적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가면을 벗음으로써 맨얼굴을 찾는 것이 그 첫 번째 방법이다. 동물적 복수심으로 남을 괴롭혀 온 명환이 결국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다가 ‘빈손’,‘완전한 빈 몸뚱이’가 되기 위해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 영진 역시 그런 복수심을 버리고 간암 치료를 받는 인숙 언니의 행동을 이해하고 용서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가면 벗기와 맨얼굴 찾기가 이뤄진다. 지하철 창문에 비친 객실의 음산한 풍경 속에 내 얼굴은 어딘가 낯설어 보였다. 나는 그 가면 같은 얼굴을 뒤집어쓴 사람이 더 이상 눈물 따위를 흘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1쪽)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일상에 길들여진 자들의 뻔뻔스러운 얼굴을 표상하는 ‘가면 같은 얼굴’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은폐한다. 그 얼굴은 인간의 것이라기보다는 폭력적인 동물성을 표상하는 수고양이의 것에 가깝다. 작가는 가면을 쓴 비정한 일상의 인간들에게서 발견한 물질만능주의, 출세지향주의, 가족이기주의와 같은 현실의 모순을 비판의 목록에 등재한다. 동물적 폭력과 복수심에 길들여진 일상의 가면을 벗고 또 다른 ‘나’의 맨얼굴을 획득할 때 비로소 용서와 화해를 품을 수 있고, 또한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하다. 요컨대, 맨얼굴 찾기가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일차적 방법인 셈이다. 맨얼굴로 도심의 일상에 나서는 영진에게서 현실을 향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가 엿보인다. ‘어둠의 사육제´가 동물적 폭력성이 길들여진 가면을 벗고 그것에 오염되지 않는 맨얼굴을 되찾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아기부처´는 그 맨얼굴이 어떤 마음을 지녀야 하는지를 ‘언외언(言外言)´과 ‘관(觀)´의 사유를 통해서 강조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두 번째 방법이다. 주인공 선희는 프라임타임의 앵커인 남편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한다. 남편은 어릴 적에 입은 화상 흉터를 감추려고 철저하게 긴 옷을 입는다. 선희가 감기에 들자 자신에게 감기를 옮길까봐 병원에 가보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는 말실수 하나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이고, 독단적인 인물로서 출세를 위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다. 선희는 처음엔 남편의 흉터를 보고 고됐을 그의 삶을 연상하지만, 결혼 후 이기적이고 권위적이고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남편의 실체를 알고부터는 남편의 화상 흉터를 싫어하게 된다. 자신의 흉터를 보듬어 줄 사랑을 찾아 남편은 외도를 하고 선희는 남편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는다. 나는 한갓 짐승이었다. 땀에 젖어 산비탈에 엎드린, 누더기 같은 한겹 가죽만 남은 병약한 짐승이었다. 그 가죽 안에서 악취나는 거품처럼 부글거리고 있는 것은 오래 묵은 분노와 후회와 증오, 억울함과 자책감과 부끄러움이었다. 그것들이 내 살을 속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부식시켜 왔다(‘내 여자의 열매’,111쪽) 현실의 동물적인 폭력성에 선희는 철저히 희생당한다. 그 결과 남편과 세상을 향해 분노와 증오를 쌓아간다. 그렇지만 분노와 증오는 앞서 ‘어둠의 사육제’의 인물들처럼 스스로를 동물적 존재로 만들 뿐이다. 그런 동물적 삶으로 인해 선희는 황폐해져 간다. 그 삶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선희의 모습은 꿈 속 아기부처의 얼굴에 비춰진다. 아기부처가 짓는 표정들은, 음흉한 입꼬리와 날카로운 눈초리를 하거나, 차갑게 빈정대는 눈꼬리를 한 그녀의 내면과, 진흙이 끈적이며 달라붙기도 하고, 모래가 되어 부서지기도 하는 남편과의 현재 관계를 거울처럼 되비친다. 아기부처의 얼굴은 선희가 병약해가는 것이 “마음속에 맺힌 악취 나는 감정들” 때문임을 깨닫게 하는 경고의 스크린인 셈이다. 그렇다면 아기부처로부터, 동물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먼저 그것은 ‘말’이 아니라 ‘침묵이나 몸짓’ 속에 현현하는 ‘언외언’에 있다.‘몸짓’으로서의 ‘언외언’은 ‘말’이 야기하는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남편, 어머니, 아기부처와 선희는 ‘말’이 아니라 ‘몸짓’으로 소통함으로써 화해한다. 어머니의 불화 그리기, 아기부처의 얼굴 빚기, 혹은 언어 장애 아동을 위한 삽화 그리기 등이 ‘언외언’의 도정에 가로놓인다. 아이, 까르르 웃는다. 처음으로 입을 열어 외친다. ‘가자!’ (중략) 아이의 손을 번쩍 들게 하고 엉덩이도 약간 띄워서 아이가 펄쩍 날아오르는 것처럼 해야겠다. 아빠의 몸까지 함께 날아오르려는 것처럼 해야겠다.(‘내 여자의 열매’,102쪽) 언어장애아동처럼 언어를 거부하는 것은 말의 논리와 체계, 즉 말을 배우면서 사회로 편입되는 사회화과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말하자면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일상 현실의 ‘말’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아버지의 노력에 힘입어 자기 안의 성벽을 허물고 드디어 입을 연다. 선희는 그들이 느꼈을 법한 기쁜 감정을 몸짓에 담아 삽화로 그려내야 한다. 아이와 아버지의 “날아오르는” 듯한 몸짓에 ‘기쁘다’는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마음이 담긴다. 삽화를 그리며 깨닫게 된 ‘언외언’은 남편의 흉터를 어루만지는 몸짓에 담긴다. 남편이 다른 여자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입고 머리를 짓찧을 때 선희가 남편의 머리를 감싸안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몸짓’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다. 그 마음은 ‘말’ 그 자체에는 은폐된 ‘무엇’이며,‘침묵’의 빈 공간에, 말없이 이루어지는 ‘몸짓’ 속에 실재한다. 결국 언표화 되지 않는 마음을 환기시키는 방법은 ‘언외언’에 있다. 그러나 단지 그뿐인가. 이 작품에서 ‘언외언’의 심층을 ‘관(觀)’의 사유가 가로지른다.‘말’의 폭력성 때문에 갇혀 있던 용서와 화해의 마음은 ‘관’의 사유에서 풀려난다.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나누는 구분 자체를 초월한 곳에, 그리고 속물적인 욕망을 넘어선 자리에 “관”의 사유가 존재한다. 일상을 지배하는 논리규범에는 담길 수 없는 진정한 마음이 “관”의 사유 속에서 우러나온다. (i) “그 스님이 그러더라. 관세음보살은 내 속에 있다고. 내 몸이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득해지면 그게 바로 관세음보살이라더라.” (‘내 여자의 열매’,104쪽) (ii) 관음의 입술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귀가 퍽이나 예민한 이인가 보았다. 빗소리를 듣다가 깨달음을 얻었고, 늘 세상사람들의 소리를 관(觀)하고 있어 괴로이 부르는 음성을 듣는 즉시 곧 구제해 준다고 어머니는 말했다.(‘내 여자의 열매’,105쪽) 삶의 고통을 인내하고, 마음속에 관세음보살을 잉태하듯 용서와 사랑과 화해의 마음을 잉태하는 것, 그럼으로써 일종의 해탈의 경지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관’의 사유이다. 선희는 남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자신이 바라는 진정한 부부 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깨닫는다. 자신이 그동안 봐왔던 남편의 모습은 실은 화상을 입은 그의 껍질에 지나지 않음을, 정작 남편의 마음은 화상으로 일그러진 피부 밑에 고통스럽게 감추어져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마음을 가질 때,“목련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 목련(木蓮)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올려다보자, 하오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그 봉오리들은 마치 꽃잎 안에 흰 등불들을 감추고 있는 것 같았다.”(117쪽)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겨울 나무에서 봄의 생명력을 감지할 수 있는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겨울부터 저 날카로운 솔잎들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보니 같은 푸른색이지만 분명히 달랐다. 방금 나온 어린 싹 같은 연푸른빛이 생생하게 차올라 있었다./ 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내 여자의 열매’,125쪽) ‘아기부처’의 마지막 장면이다. 겨울 지나 봄으로 가는 문턱에서 자연을 보고 느낀 감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같은’ 푸름에서 ‘다른’을 간취하고, 겨울부터 ‘지속’되는 것들 가운데 ‘방금 나온’ 생명의 시작을 발견한다.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진다는 획일적인 공식이 아닌, 한 나무 안에서도 서로 다른 색의 잎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긍정하는 사유, 앙상한 겨울나무에서도 미세한 생명의 떨림과 그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사유, 그것이 바로 ‘관’의 사유이다. 이 관의 사유를 마음속에 지닐 때,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의 삶을 극복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보다 인간다운 삶을 지향할 수 있다.‘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라는 잠언과 같은 감탄은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4. 식물성을 향한 욕망의 존재론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서의 맨얼굴과 ‘관’의 사유는 작가가 죽음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구체적 현실의 삶에 뿌리내리면서 발견한 중간 경유지이다. 이 방식들은 의식의 층위, 마음의 층위에서 이루어진다. 이 층위는 평면의 동심원에서, 외원을 이루는 동물적 폭력성이 강렬한 외파로 밀고 들어올 때 위태롭게 흔들리는 내원과도 같다. 그 어떤 외파도 견딜 수 있기 위해서는 의식과 마음이라는 동심원의 평면 저 아래 깊은 심연에 자리한 무의식의 영역으로 그것을 심화시켜야 한다. 요컨대 타자와의 합일을 향한 무의식의 강렬한 욕망이 있다면, 그래서 의식의 수면을 꿰뚫을 정도로 강렬하다면, 그럴 때 현실의 외파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한강은 ‘내 여자의 열매’를 거쳐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 연작에 이르는 도정에서 욕망의 영역으로 작가 인식을 심화시킨다.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이 그것이다. 이 순간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 무의식의 심연에 자리한 욕망의 영역이 설정되고, 그 결과 관념에 지나지 않았던 ‘여수’ 대신 ‘식물성’의 세계가 새로운 타자의 자리에 위치한다. 이 타자는 여수처럼 현실과는 동떨어진, 현실 저 너머의 또 다른 공간에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욕망 속에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자,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타자이다. ‘내 여자의 열매’는 식물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식물적 상상력이 길어내는 삶의 진실은 그 힘이 아직 미약하다. 현실도피의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기 때문이다. 획일화된 일상이 싫어서, 도심의 똑같은 아파트가 싫어서, 지긋지긋한 피를 갈고 싶어서, 어머니처럼 되기 싫어서, 어디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없어서 결국 식물이 된다는 가정이 단순한 현실도피를 방증한다. 그리고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인물의 욕망 역시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식물성의 세계를 강렬히 욕망하는 인물에 의해 식물성의 세계가 온전히 개화하는 작품은 ‘몽고반점’이다. 이 작품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와, 몽고반점을 가진 처제와의 사이에서 벌어진 근친상간을 예술적 시선과 현실 윤리의 시선 속에서 포착해낸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처제의 욕망과 그의 욕망이다. 우선 처제의 욕망을 보자. 그 욕망은 그의 눈에 포착된 몽고반점 속에서 엿볼 수 있다. 약간 멍이 든 듯도 한, 연한 초록빛의 분명한 몽고반점이었다. 그것이 태고의 것, 진화 전의 것, 혹은 광합성의 흔적 같은 것을 연상시킨다는 것을, 뜻밖에도 성적인 느낌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식물적인 무엇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채식주의자’,101쪽) 처제의 몽고반점은 ‘순수성’ 혹은 ‘순수한 영혼’을 표상한다. 곧 ‘어린아이’처럼 처제는 일상의 폭력성에 물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의 붓칠에 의해 ‘순수한 영혼’이 육체에 새겨진 ‘몽고반점’으로 가시화된다. 꽃을 그려 넣는 행위는 폭력적인 일상에 의해 상처받은 인간의 몸에 ‘순수한 영혼’이라 할 수 있는 식물성을 부여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처제는 “뱃속의 얼굴”에 대한 무서움을 이겨낸다. “뱃속에서부터 올라온 얼굴”은 그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었던 진정한 욕망을 의미한다. 뱃속의 얼굴이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 까닭은 일상의 질서에 자신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질서로부터 벗어날 때 그 얼굴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처제는 자신의 “순수한 영혼”을 가시화한 꽃 그림에 힘입고, 그녀 자신에게 내재해 있던 진정한 욕망을 발견함으로써,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로 풍겨 나오는 처제의 “배냇내”는 타자와의 합일이 뿜어내는 식물성의 ‘향기’인 셈이다. 몽고반점, 즉 꽃잎 그림자로서의 순수한 영혼과, 몸 혹은 꽃으로서의 진정한 욕망이 유기적 통일성을 이루는 세계, 그것이 ‘색채의 세계’로서의 식물성의 세계이다.“색채의 세계”는 “격렬한 세계”이자,“마술적” 세계이고,“전혀 다른 세계”이다. 식물성에 대비되는 동물성의 세계는 일상에 만연해 있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폭력성을 함축한다. 그것은 육식성, 적자생존, 약육강식 등으로 점철된 일상이자 문명의 세계를 표상한다. 반면에 식물성은 순수성과 공존의 세계이자, 가족의 윤리마저 붕괴되는 탈일상이자 탈문명의 세계로 압축된다. 인간의 몸과 꽃, 그리고 짐승이 뒤섞인 교합에서도 드러나듯, 식물성의 세계는 “추악하면서도 아름답고” 동시에 “삶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하고,“모든 것이 담겨 있는” 동시에 “모든 것이 비워진 곳”이기도 한, 차별상을 가진 일체의 것이 존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인 것이다. 하기에 처제가 욕망하는 식물성의 세계는 처제와 형부의 불륜관계처럼 제도의 금기마저 초월한 곳에 있다. 현실 제도의 금기를 위반하는 욕망이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은 오로지 ‘죽음’과 ‘광기’의 영역 안에서이다. 곧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은 금기의 위반에서 맛본 죽음과도 같은 향유(jouissance)를 안은 채 죽음을 향해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광기’로 내몰려 사회로부터 배제당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그것이 어떤 선택이건 모두 일상에서의 ‘죽음’과도 같은 귀결로 치닫는다. 처제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자신의 욕망을 끝까지 치열하게 표출한다. 그렇다면 그의 욕망은 어떠한가. 그의 욕망은 육체적 욕망과 예술적 욕망 사이의 긴장 속에서 유동한다. 비디오 아티스트인 ‘그’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모되고 찢긴 인간의 일상”을 담아내는 작업을 통해,“강직한 성직자”로 불릴 정도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그러다가 처제의 자해사건을 겪으면서 그가 작업했던 것들 역시 일상에서 자행되는 폭력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그가 찾았던 “더 고요한 것, 더 은밀한 것, 더 매혹적이며 깊은 것”으로서의 실재를 현현하고 있었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에게 이미지가 갖는 재현의 한계를 깨닫게 한다. 그는 지금까지 작업해 온 일상의 폭력성을 담은 이미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현했든 간에 상관없이, 실재의 고통과 감정을 사라지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한계는 삶의 여러 국면에서 용솟음치는 욕망과 대면할 때마다 현실과 욕망의 경계 선상에서 그가 느꼈을 법한 환멸과도 같다. 그는 근친상간이라는, 현실의 금기를 위반하며 욕망의 극단에 잠시 도취된 결과, 잡으려 했던 욕망의 실재가 허망하게 스크린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보아야 한다. 그의 욕망은 처제가 보여주었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온 욕망의 시선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 욕망은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자신의 육체적 쾌락 앞에 예술적 욕망을 무릎 꿇린 결과를 낳고 만다. 여기서 ‘그’의 욕망을 작가 한강의 글쓰기의 욕망과 연결시킬 수 있다. 처제와의 근친상간을 통한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애초의 글쓰기의 의도이다. 이 의도대로라면, 작중 인물은 ‘그’와 처제만으로 충분하다. 두 인물의 근친상간을 담은 캠코더의 화면처럼, 근친상간 그 자체만을 다루면서 식물성의 세계를 오롯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본래 기획이고,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이다. 그러나 그것은 밀실에서나 가능하다. 그것이 공적인 장으로 나올 때(발표될 때), 현실로부터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로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비난을 피하고, 작가가 생각한 본래의 의도를 어느 정도 형상화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아내’이다.‘아내’는 현실 사회의 제도적이고 관습적인 윤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 ‘아내’의 등장에 의해 ‘그’와 ‘처제’의 근친상간은 작품 속에서 불륜으로 비판된다. 작가는 ‘아내’를 작품 결말 부분에 등장시켜 이 작품이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이라는 비판을 비껴나가게 하고, 그러면서 자신이 본래 지향하는 예술(식물성의 세계를 형상화한 것)의 측면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은 한편으로는 작가 한강의 영민한 균형 감각에 기인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화한 예술을 공적 영역으로 드러내기에는 아직도 현실의 억압과 금기가 완강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작가의 비판 의식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의 본래적 욕망과 안전장치가 균형을 이루면서,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으로 이어지는 연작이다. 이들 소설에서 영혜라는 인물은 그녀의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 속에서 포착된다. 세 인물은 각각 독특한 인물형을 표상하며, 그 인물형이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드러낸다.‘채식주의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남편(나)은 속물을,‘몽고반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형부(그)는 예술가를, 그리고 ‘나무불꽃’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언니(그녀)는 일상에 함몰되어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을 표상한다. 그들은 모두 길들여진 욕망에 사로잡힌 채 진정한 욕망을 추구하려는 영혜를 경계 밖으로 일탈한 인물로 취급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광인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영혜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자신의 욕망을 지켜내려 한다. 연작에서 교직된 인물들이 그려내는 삶의 진실은 무엇인가. 그들은 어떠한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인식하는가. 혹시 그것은 우리에게 진정한 욕망이란 ‘광기’와도 같은 것, 정상의 영역을 벗어난 것, 그래서 죽음과도 같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로 영혜는 죽음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간다. 그런 영혜에게 작가 한강의 깊고 고통스러운 숨결이 느껴지는데, 그것은 한강의 고민이 바로 진정한 욕망의 탐구 위에 있음을 방증한다. 5. 텍스트의 독법, 타자를 향하여 한강의 소설은 탄탄한 서사구성으로 인정받는다. 거기에 더해 텍스트 간의 긴장관계까지도 탄탄하게 조여 낸다. 그런 까닭에 한강의 소설 전체를 하나의 텍스트로서 파악하는 독법이 필요하다. 일종의 텍스트 간 소통의 재구성 방식이다. 그 하나로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내밀하게 파헤치는 방식.‘여수의 사랑’에서 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둘, 둘 이상의 고통스러워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고통을 마주 보기.‘저녁빛’이나 ‘진달래능선’,‘어둠의 사육제’에서는 서로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보듬어주는 중층적인 시선들이 교직된다.‘내 여자의 열매’에서는 식물 되기를 꿈꾸는 인물의 내면을 편지 형식으로 삽입하고 지켜보는 시선에 남편을 배치한다. 셋, 동일한 사건을 겪는 인물들의 다중초점화.‘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이 만드는 연작 형식. 영혜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채식주의자’는 그녀의 남편의 시선에,‘몽고반점’은 형부의 시선에,‘나무불꽃’은 언니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영혜를 바라보는 중층적인 시선들을 세 작품에 나누어 배치한다. 그럼으로써 식물성의 세계를 지향하는 영혜의 욕망을 보여주고, 그녀의 욕망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부각시킨다. 더불어 텍스트마다 화자를 바꾸어 조명함으로써 각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고 그 인물이 다른 인물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 결과 각 인물들은 세 텍스트 안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선에 의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면서 ‘지금, 이곳’의 리얼리티를 무수히 직조한다. ‘여수의 사랑’에서 자흔이 꿈꾸는 ‘여수’에서부터 출발하여 ‘채식주의자’ 연작에서 영혜가 꿈꾸는 ‘나무 인간의 세계’로 나아가는 한강의 소설들은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에게 결여된 빈 공간이자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가는 지난한 행보를 보인다. 한강은 그러한 타자와의 합일을 지향함으로써 폭력적인 일상 속에서 위협당하는 나약한 인간 존재를 보듬고자 한다. 작가 한강이 어두움의 세계, 즉 은밀하고도 사적인 영역들에 은폐되어 있는 죽음, 성, 욕망 등을 공론화의 장으로 내어 놓고, 그럼으로써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마련하려는 시도는 그래서 더욱 값진 의미를 갖는다.
  • 이·박 회동 ‘공천 갈등’ 재점화

    이·박 회동 ‘공천 갈등’ 재점화

    파열음이 잦아드는가 했던 ‘이명박-박근혜 갈등’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4월 총선의 공천이 주된 이유다. 대선 이후 당 주류가 된 친이(親李·친이명박) 진영과 패자인 친박(親朴·친박근혜) 진영의 입장차가 워낙 크다. 친이쪽은 인수위가 우선이니 공천은 되도록 늦추자는 주장인 반면, 친박쪽은 전례를 봐도 공천심사위 구성부터 이미 늦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29일 이명박 당선자와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후 첫 회동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켰다. 정치개혁·정치발전 등 폭넓은 현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지만, 가장 민감한 공천 시기 문제에 대해서는 회담 이튿날까지도 양쪽 해석이 엇갈렸다. 무엇보다 이 당선자와 박 전 대표가 배석을 물리치고 ‘독대’한 35분 동안 오간 대화 내용이 크게 다르다. 박 전 대표측은 “구체적인 일정은 정하지 않았지만 공천 발표 시기를 늦추지 않기로 양쪽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의 주호영 대변인은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다만 당선자가 ‘인수위가 순조롭게 출발하도록 자리를 잡은 뒤 당이 절차에 따라 하는 게 내 바람’이라고만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는 박 전 대표가 공천을 늦추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고, 이에 이 당선자가 화답한 것으로 알려진 전날 관측이 어그러진 것이다. 이에 박 전 대표측 핵심 측근 의원은 “그렇다면 어느 한 쪽이 거짓말한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반면 이 당선자측은 “‘인수위가 자리를 잡은 이후’라는 부분에 해석상 미묘한 차이가 있을 뿐”이라면서 “공천은 당헌·당규에 따라 당이 할 문제라는 게 당선자의 평소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이처럼 공천 시기에 민감한 것은 무엇보다 이 당선자의 당내 장악력과 관계가 있다. 이 당선자측 주장대로 2월 말에 공천이 이뤄진다면 조각(組閣) 등을 마무리한 이 당선자의 공천권 행사가 훨씬 용이해지고, 이는 결국 자신들의 대거 공천탈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친박 의원들의 시각이다. 더욱이 공천이 늦어지면 탈락자들이 집단반발이나 탈당 등 재기를 모색할 시간적 여유도 줄어든다. 친박 진영은 이 당선자측이 자신들을 대폭 물갈이하려고 공천을 늦추는 것이라고 의심한다. 친이·친박 두 진영의 갈등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평이 당 안팎에서 지배적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 때도 2003년 12월 말에 공천심사위원회를 발족한 전례가 있으니 당선자측이 계속 시간을 끌다간 당이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명박 시대-진보·신당 어디로] ‘친노 vs 비노’ 구도 재점화?

    대선 참패로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진로에 또다시 친노 진영이 등장할 조짐이다. 선거결과가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띠다 보니 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진로 모색기에 친노 vs 비노 구도가 재점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친노 진영은 완강히 거부한다. 선거 평가의 단면은 될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적 관계를 기준으로 논쟁이 진화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양측이 내놓는 대선 평가부터 다르다.20일 비노 성향의 신당 핵심관계자는 “모든 계파가 1월부터 헤쳐모여 하는 동안, 친노진영은 질서 있는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8월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구 참정연 대표였던 김형주 의원은 “(완패는)당내에 친노가 많아서가 아니라 당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다, 보수의 결집이 워낙 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평가가 다르니 수습책도 엇박자가 난다.1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운영방안에 대한 의견이 주된 논쟁거리다. 이르긴 하지만, 친노진영이 참여정부를 기존과 같은 입장으로 평가한다면 함께 갈 수 없다는 시각이 엄존한다. 이같은 의견이 대세가 되면, 계파별 대립은 피할 길이 없다. 그러나 친노진영은 친노를 배격하고 당권 경쟁에만 매몰될 경우 공멸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한 친노의원은 “정동영 후보측의 대응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측이 후보의 지분을 갖고 파이를 넓히려는 시도를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이해된다. 친노진영은 정체성과 가치 중심의 수습을 강조한다. 더 이상 ‘반한나라당’식의 어색한 연대는 곤란하다고 보는 편이다. 하지만 기존 비노(반노)진영 가운데는 민주개혁 세력 전체가 합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힘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많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이명박 시대-정국 어디로] 범여권 어떻게 될까

    [이명박 시대-정국 어디로] 범여권 어떻게 될까

    19일 사실상 ‘완패’로 끝난 대선 결과를 놓고 범여권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선 패배보다 향후 보수 진영에 맞서기 위한 진지마저 무너졌다는 자괴감과 위기감에 휩싸였다. 단순히 범여권의 분열에 따른 패배가 아니라 세력과 후보에 대한 심판이 동시에 이뤄진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책임론을 필두로 백의종군, 정계개편 등 엄청난 혼란기를 겪을 전망이다. 당분간 정국 주도력은 고사하고 대응력도 갖기 어렵다. 회심의 카드였던 ‘이명박 특검법’을 쟁점화할 동력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건이다. 정 후보의 ‘어정쩡한’ 득표율은 그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논란을 낳을 전망이다. 일방적으로 그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정 후보가 수습의 주체가 되기도 힘든 상황이다.30%대도 못 미친 득표율이 이유다. 범여권 세력 전체에 대한 물갈이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주류세력의 전면 교체와 함께 새로운 정치 리더십이 뒤따라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들린다. 1월 전당대회가 범여권 진영의 존폐를 결정짓는 1차 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차 고지는 총선이다. 또다시 당권 경쟁이나 지난 1년과 같은 이합집산 방식으로는 환골탈태를 꾀할 수 없다. 당내 모든 정파가 합의가능한 교집합을 가지면서 진영 정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합의추대설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어렵지만, 신당을 비롯한 범여권에 기대심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범여권 내부적으로 새로운 통합의 힘이 발현돼야 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창조한국당은 신당을 향해 참여정부 책임세력과의 결별과 진보적 정체성을 요구하지만 득표결과는 그들도 ‘의미있는 정치세력’이 되기에 역부족임을 내보였다. 민주당은 독자 생존 자체가 어렵다. 연대를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다른 한 축은 외적 요인이다. 한나라당의 승리는 현 정부에 대한 ‘반사광’(反射光)적 성격이 짙다. 당선 직후에는 이명박 당선자에게 모든 책임이 지워진다는 가설과 연결된다. 어쨌든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정치실험이 실패한 것까지 감안하면 보수와 진보의 동시 개편은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범여권이 안팎의 상황에 잘 대처한다면 적어도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견제구 정도는 던질 수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기고] 30년 묵은 건강보험 패러다임 바꿔야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는 올해로 만 30세가 되었다. 제도 도입 12년째에 전국민의료보험을 달성함으로써 세계적 기록이라 하여 수많은 국가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다. 나이 30이면 이립(而立)이라 불러 스스로 자립이 가능한 때로 여긴다. 그런데 자립은 고사하고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원과 담배 부담금까지 쏟아 부어야 겨우 재정이 안정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의료보험 30년의 성과로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영아사망률이 선진국보다 낮으며, 국민들의 의료이용률이 높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건강장(健康場)이론으로 밝혀진 바와 같이 우리의 건강에는 경제발전에 힘입은 생활환경의 개선이나 보건소 망을 통한 보건사업,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등이 더 많은 기여를 하였음을 알아야 한다. 의료이용도가 높아진 것도 자랑거리가 못된다. 우리 국민들이 1년간 의사를 찾는 횟수는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하여 2배 이상이다. 한데 이것은 우리 제도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의료보험 수가가 낮다 보니 병·의원에서 선진국처럼 환자를 하루에 30∼40명 보아서는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하루에 80여명은 보아야 하는 박리다매형 의료를 통해서만 수지를 맞출 수가 있다. 환자들은 2∼3분의 짧은 진료시간에 의사로부터 진료내용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없으니 자연스레 의사에 대한 신뢰가 없어졌고, 한번 진료에 차도를 느끼지 못하면 다른 병원이나 의사를 찾는 의료쇼핑이 일반화되었다. 더욱이 암과 같은 난치성 질병에는 건강보험이 새 의료기술을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기 때문에 돈이 있는 환자라도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문제까지 있다. 여기에 더해 DJ 정권은 의료보험이 조합으로 분산 관리되기 때문에 보험료가 조합마다 차이가 있어 형평에 어긋나고,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의료보험을 통합하고 이름도 건강보험으로 바꾸었다. 이같은 의료보험의 통합은 독점화와 관료화로 인하여 오히려 비효율을 증가시켰고 의료비를 관리하는 기전을 없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은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는 기본 틀을 ‘1977년 패러다임’에 가두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외면하고 강제와 명령에 의한 규제 위주로 관리하였기 때문이다.1977년 패러다임이란 1000달러 소득 시대에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전국민에게 조기에 제공하기 위한 틀이었다. 소득 파악이 어려운 지역주민에게 건강보험을 쉽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낮게 할 수밖에 없었고, 저수가가 당연시되었다. 1977년 패러다임을 2만달러 소득시대에도 붙잡고 있다 보니 의료는 하향 평준화되었고 환자나 공급자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제도가 되었다. 이제 먼저 차상위 저소득계층은 건강보험이 아니라 의료급여로 의료를 보장하여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건강보험에 경쟁원리를 도입하여 효율성을 제고하고 의료 선택권을 허용하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의료기관에 건강보험 환자만 보도록 하는 제도를 고쳐 건강보험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순수 민영의료를 허용하여야 한다. 의료보장성을 건강보험 의료를 통해서만 한다는 고식적 개념을 버리고 민영보험과 연계하여 보장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하여야 한다. 의료는 기술과 노동이 집약된 서비스 산업으로서 21세기 우리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신산업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의료를 분배의 볼모로 잡아두는 패러다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만 한다.
  • 中·베트남 남사군도 분쟁 재점화

    中·베트남 남사군도 분쟁 재점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패권주의는 아시아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다.” “우리는 중국의 침략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 중국과 베트남 관계가 심상치 않다. 남사군도를 둘러싼 해묵은 영토분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일요일인 16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반중시위가 벌어졌다.3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시위대들은 ‘중국타도’ ‘국토수호’ 등의 구호를 외쳤다. 남중국해 남사군도(스프래틀리)와 서사군도(파라셀)가 베트남 영토라고 주장했다. 호찌민의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도 100여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일당 체제인 베트남에서 정치적인 시위는 드문 일이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과 같아서인지 경찰은 이례적으로 1시간 가까이 시위를 묵인했다. 앞서 지난 9일 하노이 중국대사관에서도 200명이 참가한 반중시위가 벌어졌었다. 최근 들어 베트남 내에서는 반중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남중국해가 다시 아시아의 화약고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갈등은 베트남이 지난 4월 남사군도에 선거구를 신설하고 영국 석유기업 BP와 천연가스 및 유전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도 지난달 중순 하이난(海南)도 행정구역을 설정하면서 서사군도 사무소를 승격시키고 중사군도(맥클스필드 뱅크)를 관할하는 싼사(三沙)시를 신설했다. 그러자 베트남 외교부는 지난 3일 중국의 싼사시 설치에 항의하며 중국이 베트남 영토주권을 침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과 베트남은 1979년 전쟁으로 최악의 관계로 치달은 후에도 남중국해 영토권을 놓고 줄곧 신경전을 벌여왔다.1988년에는 남사군도 인근 해역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 베트남쪽에서 70명 이상이 숨졌다. 2003년에는 중국이 중국의 남부 해상과 하이난도(海南島) 남부 해상에서 모든 어업행위를 잠정 금지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 베트남의 반발을 불렀다.2004년에는 중국이 해저유전 탐사작업을 강행, 베트남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처럼 영토다툼이 치열한 것은 남사군도가 전략적인 요충지인 데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고 어업기지로도 유용해서다. 때문에 중국과 베트남뿐 아니라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타이완 등 주변 국가들이 모두 남사군도의 일부 또는 전부의 영유권을 주장한다. 잇단 정상외교로 중국과 베트남 간에 모처럼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갈등이 어떤 해결책을 도출하게 될지 주목된다. jj@seoul.co.kr
  • [기고] 종합부동산세 논쟁 유감/유경문 서경대 교수ㆍ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

    올해에도 종합부동산세 부담액과 대상자들이 크게 증가, 종부세를 내는 사람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개인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의 불만이 크다. 하지만 “종부세를 낼 재산이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전반적인 부동산 소유실태와 균형적인 경제 감각을 갖고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우리나라의 토지 보유실태를 보자. 행정자치부의 ‘2006년 토지현황’에 따르면 인구의 약 1% 땅 부자가 전체 개인소유 땅의 56.7%를 갖고 있다. 상위 10%는 전체의 76.3%를 차지했다. 이처럼 토지가 소수 계층에 집중됨으로써 주택이나, 아파트, 건물 등을 지을 때 토지 가격의 상승이 주택 가격의 상승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은 부인할 수가 없다. 주택 보유실태를 보면 2005년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105.9%에 달한다. 수도권은 97.0%, 서울은 89.7%이다. 같은해 ‘주택의 점유 형태별 가구분포’를 보면 전체 가구 중 54.6%만 자기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45.4%는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 즉 우리나라 가구의 약 46%는 재산세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토지와 주택은 특정 소수계층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부동산 시장은 자유경쟁의 시장경제가 깨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적절한 개입과 규제를 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속성상 토지와 주택은 계속 소수계층에 집중될 것이다. 이에 따른 빈부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고 부동산 시장의 독·과점화로 토지와 주택 가격은 정상 수준보다 높게 상승, 국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을 과다하게 보유한 사람들에게는 종부세를 통한 세부담을 늘려 부동산으로부터의 기대수익을 낮춰야 한다. 부동산 수요를 줄이자는 뜻이다. 동시에 과다한 부동산을 포기함으로써 시장에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기대하면서 부의 ‘왜곡된 분배’까지 시정할 수 있다. 현재 부동산 실제가격 대비 주택분 보유세 비율인 실효세율은 선진국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미국 대표도시의 실효세율은 1.0∼1.54%, 영국은 1.0∼1.2%, 일본은 1.0%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실효세율은 공시가격이 6억원인 주택은 0.26%,10억원짜리는 0.52%,20억원짜리는 0.87% 등이다. 다만 ‘조세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조세정책이라도 납세자들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는다면 세부담 증가 속도를 낮춰야 한다. 정년퇴직한 65세 이상 노인이 소유한 주택이 종부세 부과대상이면 66세부터는 해마다 세액을 10% 포인트씩 낮춰 70세 이후부터는 종부세를 50% 경감해 줄 필요가 있다. 납세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부의 지혜가 요구된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제를 생각할 때마다 외국인 대천덕 신부(R A 토리 3세)의 말씀을 되새긴다. 그는 1957년부터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했고 한국을 아주 사랑했던 분이다..2002년 타계 직전에는 ‘토지와 경제정의’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결론 부분에서 “오늘날 한국은 토지 투기와 토지 소유를 통해 엄청난 재산과 정치 권력을 쥔 대지주들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 그런 소유는…일종의 합법화한 도적질이다. 국회가 토지에 대한 세금(실제로는 토지의 진정한 소유자인 국민에게 지불하는 지대)을 극적으로 많이 올리기 전까지는 한국 경제가 계속 악화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유경문 서경대 교수ㆍ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
  • [李·昌·鄭 ‘BBK발표’ 이후 유세대결 재점화] 昌, 수세에 장고 거듭… “사퇴는 없다”

    [李·昌·鄭 ‘BBK발표’ 이후 유세대결 재점화] 昌, 수세에 장고 거듭… “사퇴는 없다”

    “이명박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미결의 사건이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7일 충남 아산시 현충사를 찾아 이순신 장군 영정에 참배를 하면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대선정국에서 절대 밀리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중앙선관위 합동 TV 토론회 직후 고향인 충남 예산에 내려와 현 시국에 대한 장고를 거듭했다. 이 후보는 장고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이순신 장군 영정 앞에서 오랜 시간 묵념을 해 주위를 엄숙하게 만들었다. 이 후보는 현충사 참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BBK 사건은 아직 국민의 심판을 받지 못했음을 강조하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은 한 후보가 연루된 형사사건으로 인해 비전과 정책이 완전히 실종됐다.”며 “사건의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계속되는 의혹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히 입장을 밝혀라.”라고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전남 여수를 찾아 “BBK가 아니라 BBK 할아버지가 와도 나에게는 아무 영향이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사퇴론에 쐐기를 박았다. 아산·여수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李·昌·鄭 ‘BBK발표’ 이후 유세대결 재점화] 李 “발로, 가슴으로 뛴다는 생각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7일 중원으로 달려갔다. ‘BBK 뇌관’을 제거하고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지지를 얻고 달려간 첫번째 방문지가 충청권이다. 이 후보의 취약지역을 선택한 것이다. 검찰 수사 발표 이후 지지율 반등에 힘입어 충청 표심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 지역에서의 거리유세는 군 초소 총기 탈취사건에 따른 테러 가능성을 감안해 생략한 채 한나라당 대전시당에서 대전·충남지역 확대선거대책회의를 갖는 것으로 ‘중원 공략’을 갈음했다. 이 후보는 회의에서 “투표가 끝날 때까지 아직 선거가 끝난 게 아니다.12월19일도 선거 운동일이라는 생각을 가져 달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그는 “한 시간 일찍 일어나고 한 시간 늦게 잔다는 생각을 가져 달라.”“발로 뛰고, 가슴으로 뛴다는 생각을 가져 달라.”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 후보부터 대세론에 안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는 “오만과 안이가 우리 공통의 적이다. 우리가 (지지율이) 더 높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날 이 후보의 충청 방문에는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정몽준 의원, 김형오 일류국가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하지만 테러위험 속에 이날 예정된 청주 거리 유세는 취소됐다.대전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李·昌·鄭 ‘BBK발표’ 이후 유세대결 재점화] 鄭 “靑, 검찰수사 입장 밝혀라” 압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7일 검찰의 BBK 수사발표와 관련해 “검찰이 상식을 배반한 수사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청와대가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사발표 후 유세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이날 밤 MBC 방송연설에 출연,“청와대가 대한민국 검찰에 대한 사실상의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지 않느냐.”며 이같이 요구했다. 정 후보는 앞서 오전에는 유세를 재개, 전북 익산과 전주로 달려갔다. 정세균 전 당의장, 장영달 전 원내대표, 추미애 공동선대위원장 등도 총출동했다.‘텃밭’에서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고 남은 선거기간에 필요한 동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이날 오후 전주시청 앞에 선 정 후보의 목소리엔 한껏 힘이 들어갔다. 시민 6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 후보는 “어제 이명박 후보가 토론회 끝나고 나오면서 ‘다음 토론회에는 안 나올 모양이지?’라고 했다. 이런 오만과 독선을 용서하겠느냐.”면서 “천연덕스럽게 국민을 속이는 사람이 대통령 되는 것을 용납하겠느냐.”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공격했다. 전주 모래내시장을 찾아서는 “(이곳은) 저의 정치적 고향이다. 고향에 오니 푸근하다.”며 “여러분의 장남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익산 전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장학금이 농촌교육·경제 살린다

    장학금이 농촌교육·경제 살린다

    지역 장학금이 농촌 주민을 정주(定住)시키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장학금 제도가 농촌교육을 살리면서 자식교육을 이유로 고향을 등지는 사례가 줄었고 지역경제도 덩달아 좋아지고 있다. 전남 강진군이 올해 관내 30개 초·중·고교에 지원한 장학금은 36억원. 학생 1명당 140여만원이다. 이는 전국 24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지원액으로는 전국 5위 수준이다. 재원은 정부의 교육지원 사업비 8억 5000만원과 군민들이 내고장 인재육성 장학금으로 모은 돈 28억원이다. 이렇게 되자 3년 전까지 정원을 못채우던 관내 5개 고교는 올해 모두 정원을 채웠다. 강진고(신입생 145명)는 개교 23년 만에 서울대 합격자를 내기 시작해 올해까지 2명을 합격시켰다. 성요셉여고(신입생 140명)는 개교 45년 만에 올해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합격자를 냈다. 이 같은 소문이 학부모 사이에 퍼지자 “고향을 지키며 자식을 잘 키워보자.”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났다. 이주자가 2004년 595명에서 올해 174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 강진고에 1등으로 합격한 학생은 성적우수 장학금 등 700만원을 받는다. 상위 10%안에 들면 50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다 성적 우수자들은 고교 3년동안 해마다 장학금과 방과 후 보충학습비 지원, 기숙사비 면제 등 300만원가량 혜택을 받는다. 또 명문대 합격생들은 장학금 300만원을 따로 받고 서울 명문대와 의예과 합격자에게는 4년 동안의 장학금이 지원된다. 황주홍 군수는 “교육을 살려야만 지역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며 2005년 민간인 주도로 강진군민장학재단을 출범시켰다.4년 동안 80억원을 만든다는 게 목표치였다. 기대 이상의 성원으로 올해까지 내리 3년 동안 해마다 20억원 이상을 모았다. 올해까지 모아진 장학금은 104억원 정도다. 지난 2005년에 장학재단을 만들 때 이월됐던 연관 사업비 32억원에다 2005년 21억원,2006년 20억원,2007년 20억원이다. 여기에 강진군에서 장학재단 출연금 10억원을 합쳤다. 이 돈에서 올해 명문학교 육성사업비 등으로 20억원을 지원하면 남는 장학기금은 85억원이다. 군은 장학금을 100억원까지 채우면 이자로도 장학금을 주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학금 모으기는 5만 군민과 20만 향우들이 발벗고 나서면서 고향사랑운동으로 뜨겁게 점화됐다. 공무원, 출향 향우, 기업인 등 연인원 6000여명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보탰다. 강진군민장학재단 이사장인 황주홍 군수는 “강진군이 재정 자립도가 낮아 학교 지원을 못하는 형편이었으나 장학금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강진교육 전반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SK네트웍스 외국차 병행수입…가격·AS공방 ‘재점화’

    수입차 업계에 진실공방이 뜨겁다.SK네트웍스가 지난달 22일 병행수입을 통해 벤츠·BMW·아우디·렉서스 등을 기존 가격보다 6∼17% 싸게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서울신문 11월23일 21면 보도>.기존 수입차 업계와 SK네트웍스측이 자기들쪽에 유리한 주장만을 강변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무척 혼란스럽다. 지난 3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국 자동차시장 개방 20주년 기념행사는 SK네트웍스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외국기업의 한국법인, 국내판매 공식딜러 등 수입차업계 대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SK네트웍스의 ‘합리적인 가격’ 주장에 대해 ‘싼 게 비지떡’이라는 논리로 반박했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는 “시장잠식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병행수입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가격 수준 ▲애프터서비스 신뢰도 ▲인증 절차 등 크게 3가지다. ●가격의 적정성 수입차 업계는 병행수입 가격이 결코 싼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각종 편의·안전사양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송승철 한국수입차협회 회장은 “병행수입 차량에 빠져있는 첨단사양을 다 넣으면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고 했다. 웨인 첨리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중고시장에 내다팔 때 병행수입 차량은 공식수입 차량의 40∼50% 정도밖에 값을 못 받는다.”고도 했다.SK네트웍스측은 “잘 쓰지 않는 기능을 몇백만∼몇천만원씩 더 주고 장착할 이유가 없다.”면서 공개적인 선택사양 가격비교를 제안했다. ●애프터서비스의 신뢰도 그레고리 필립스 한국닛산 사장은 “SK네트웍스가 수입차의 첨단 전자장비를 본사 지원 없이 자체 인력으로만 정비하는 것은 역부족”이고 말했다. 반면 SK네트웍스는 “엄선된 전문인력과 첨단 정비시설을 갖추고 3년간 6만㎞ 무상수리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안전성 입증 여부 수입차 업계는 병행수입 차량의 인증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병행수입 업계는 안전검사의 핵심인 충돌테스트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실제 충돌을 시켜봐야 사고때 연료누출이나 범퍼충격 흡수, 유리창 고정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대부분 육안으로 부품의 탑재 여부만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SK네트웍스는 “해외 무역업자들이 까다로운 안전검사를 거쳐 수입한 차를 재구매하는 것”이라면서 “굴지의 자동차회사들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X마스 선물로 어때?”…이색상품 눈길

    “X마스 선물로 어때?”…이색상품 눈길

    크리스마스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형 트리가 점화되는 등 세계 곳곳에서는 성탄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있다. 최근 영국에 크리스마스 아이템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 웹사이트에 이색적인 상품들이 등장해 네티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영국교회의 前 언론홍보담당자이자 이 웹사이트의 편집장인 스테판 가덜드(Stephen Goddard)는 독특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크리스마스 선물 12가지를 선정해 웹사이트에 소개했다. 가장 먼저 첫 선을 보인 아이템은 6명의 플레이어가 추기경으로 활약하는 ‘바티칸’(Vatican)이라는 보드게임. 플레이어들은 이 보드게임을 하는동안 최고의 교황이 되기 위해 성경·라틴어 시험을 보는 등 게임이 지시하는대로 임해야한다. 다음으로 ‘교황의 쾰른’(The Pope’s Cologne)이라는 향수. 이 향수는 교황 비오 9세(Pius IX·1792~1878)의 개인향수를 본따 만든 것으로 오랫동안 유지되는 달콤한 향기로 소지자는 교황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는 평이다. 이어 소개된 아이템은 ‘오토바이를 탄 예수’(Christ on a Bike)라는 모형. 상품평에는 바람에 휘날리는 옷모양이 복음을 전하려는 메시아를 연상케한다고 쓰여있다. 또 아이를 안은 마리아의 그림이 그려진 속옷도 소개돼 재미있다는 반응을 얻고있다. 이밖에도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의미의 ‘예루살렘 나침반’(Jerusalem Compass)과 USB포트에 꽂으면 빨간 불이 깜빡거리는 투명한 성모 마리아상 메모리스틱도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인터넷판(사진 위부터 바티칸 보드게임,오토바이를 탄 예수 모형,아이를 안은 마리아의 그림이 그려진 속옷,성모마리아 메모리스틱·맨 아래 사진은 왼쪽부터 교황의 쾰른,예루살렘 나침반)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경준 귀국] [단독]정봉주 ‘李 MAF연루 새증거’ 주장

    [김경준 귀국] [단독]정봉주 ‘李 MAF연루 새증거’ 주장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에서 운용했던 MAF펀드의 실소유주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됐던 홍보책자물에 이어 이 후보의 연루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추가 공개돼 진위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봉주 의원은 “이 후보가 유일하게 BBK에 투자유치를 소개해줬다고 밝힌 장로회신학대학과 마프펀드의 투자계약서를 입수했다.”며 16일 자료 내용을 공개했다. 정 후보는 “이 투자계약서에 나와 있는 MAF펀드의 운용·성공보수 비율과 이 후보가 회장으로 소개됐던 MAF펀드 홍보책자물에 나와 있는 운용·성공보수 비율이 일치한다.”면서 “그동안 홍보책자물을 김경준씨가 가짜로 조작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뒤집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가 공개한 BBK와 장로회신학대학의 투자계약서에 제시된 운용보수·성공보수 이율은 각각 0.5%,20%로 나와 있다. 같은 당 서혜석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MAF펀드 홍보책자물에 나와 있는 펀드 운용·성공보수 이율도 각각 0.5%와 20%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장로회신학대학은 2001년 1월3일 BBK에 4억원을 투자한 뒤 이같은 운용·성공보수 이율을 적용해 같은 해 5월10일 모두 4억1561만 1469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MAF펀드 홍보책자물을 김경준씨가 허위조작했고 사용한 적도 없다고 주장해왔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MAF펀드 홍보책자물은 2000년 10월에 제작됐고 장로회신학대학은 BBK에 2001년 1월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져 홍보책자물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이어 “더군다나 장로회신학대학은 이 후보가 유일하게 투자유치를 소개한 곳인데 거짓으로 조작할 리가 없다.”면서 “장로회신학대학이 실제 BBK에 투자해 얻은 수익금이 MAF펀드 홍보책자물에 명시된 이율 그대로 적용된 것만 봐도 이 후보가 MAF펀드의 실소유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 후보측 오세경 변호사는 “브로셔가 가짜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연관사가 모두 설립되면 향후 그렇게 간다는 내용의 홍보책자였고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경준이 욕심을 내서 먼저 책자를 만들고 그걸 투자받는 데 활용하려고 했을 수는 있다.”면서 “김경준의 범죄행위와 시기가 일부 겹친다고 해서 이 후보가 연관이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은 정치적 공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구혜영 한상우기자 koohy@seoul.co.kr
  • 한나라 ‘위장취업 대처법’ 해프닝

    한나라당이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 후보 자녀의 ‘위장취업’과 관련, 자료유출에 대한 수사의뢰를 놓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김정훈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위장취업’ 문제와 관련해 “이런 자료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위장취업’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을 ‘불법 자료유출’로 방향을 틀자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안상수 원내대표는 “그건(위장취업) 잘못된 일이다. 이미 이 후보가 깨끗하게 사과한 것이다.”며 “이를 쟁점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펄쩍 뛰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안 원내대표의 정리로 김 의원의 ‘수사의뢰’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일부 충성파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위장취업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며 “수사의뢰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문국현 “신당·민주 통합은 무원칙”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2일 통합과 후보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향후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후보측은 이날 양당의 합당 선언에 대해 “졸속과 무원칙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측 곽광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가치와 정책, 비전에 대한 정체성 확보도 없이 세력 확대만을 위한 무원칙하고 졸속으로 이뤄진 양당간 합당과 단일화 추진이 심히 염려스럽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같은 반응에는 범여권 단일화가 세력통합으로 진행될 경우 정치권내 세력이 미미한 문 후보측으로서는 자칫 섣부른 단일화가 ‘투항’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문 후보가 유권자에게 충분히 평가받지 못했다는 점도 독자노선을 고수하는 이유다. 다만 문 후보측은 13일 오전에 열릴 통합신당, 민노당과의 ‘반부패 연대 3자회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3자회동을 통해 ‘삼성 비자금’ 이슈를 재점화하고 반부패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면 문 후보의 지지율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민주화후 경제적 불평등 더 악화”

    민주화는 반드시 독점을 해체하는가.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연구소’는 15일 열리는 ‘비교사회학적 관점에서 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와 사회경제적 변화’ 심포지엄에서 ‘민주화 이후 오히려 사회경제적 독점이 강화됐다.’는 분석을 내놓을 예정이다. 민주화가 정치사회적 탈독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연구소가 특별히 주목한 점은 소수자의 관점에서 본 민주주의다. 연구소는 언론에 미리 배포한 ‘심포지엄의 배경과 의미’란 글에서 ‘다수자 민주주의’와 ‘소수자 민주주의’를 구분해 설명했다.“다수자 민주주의 관점에서는 다수자 정치가 가능한 엘리트의 다원경쟁적 구도가 형성되면 민주주의 필요조건이 충족된 것으로 본다.”면서도 “정치적 배제·경제적 불평등·사회적 차별을 받는 소수자 관점에서 보면 그 자체로 민주주 충분조건의 실현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소수자 민주주의론’을 재구성하기 위해 소수자의 불평등·차별·배제·소외를 만들어내는 다수자의 기득권 구조를 ‘독점’이란 개념으로 접근·분석했다.‘민주화 이후’의 재벌독점을 분석한 조현연(정치학)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화 이행에 따른 정치적 독점 해체가 새로운 정치적 기회구조를 창출했음에도 그 자체로 사회경제적 독점 해체나 약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막강한 경제권력에 바탕을 둔 재벌의 영향력이 정치영역에까지 확장됐다.”고 밝혔다. 윤상우(사회학) 한림대 교수는 “민주화 이후 빈곤과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며 외환위기 이후 급등한 지니계수와 소득5분위배율이 현재까지 계속 되는 점, 상대빈곤율의 지속적 증가 등을 이유로 꼽았다. 소수자 민주주의의 선결조건은 사회경제적 탈독점화다. 민주화로 인한 정치적 탈독점이 반드시 사회경제적 탈독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비정규직화 및 사회양극화 심화 등으로 분출하는 한국사회의 갈등 양상에서 대표적 실례를 찾아볼 수 있다. 조희연(사회학) 성공회대 교수는 “독재 하에서 정치·경제·사회적 독점에 의해 억압됐던 소수자는 민주화로 자신들의 요구와 이해를 표출할 수 있는 제한적 공간이 출현하지만, 문제는 그들의 이해와 요구가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형식 속에서 수용되느냐다.”라고 강조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Local] 양구서 펀치볼 시래기축제

    민통선 북방인 강원 양구군 해안면 지역에서 생산된 고랭지 무청 시래기를 주제로 한 ‘자연생태의 보고,2007 펀치볼 시래기축제’가 9,10일 이틀간 해안면 통일관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해안면이장협의회가 주최하고 시래기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펀치볼 시래기축제는 시래기 덕장 설치와 나물류 전시 및 품평회, 청정농산물 직거래장터 등 다양한 먹을거리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기간에 돌산령농악의 길놀이농악과 국악공연,YGU패밀리가 반주하는 펀치볼 즉석 노래자랑, 색소폰 아르굴 동아리팀의 색소폰 연주와 불꽃 점화가 열린다.양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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