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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세계 최소형 로켓 추락…데이터 수신 실패가 원인

    日, 세계 최소형 로켓 추락…데이터 수신 실패가 원인

    일본의 우주개발 기구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세계 최소형 로켓을 발사했지만, 데이터 수신 이상으로 실패했다. 지난 15일 일본 일간 아사히 신문 보도에 따르면 JAXA는 이날 오전 8시 33분 가고시마(鹿兒島) 현 기모쓰키(肝付) 소재 우치노우라 우주공간관측소 발사대에서 'SS520' 4호기를 발사했다. 하지만 로켓 1단 연소가 끝난 뒤 기체 상태를 나타내는 데이터 수신에 이상이 생겨 예정했던 2단 점화를 취소했다. 기체는 인근 우치노우라 남동 해상에 낙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부품이 실패의 원인이 되었는지의 여부는 향후 조사할 계획이라고 JAXA 관계자는 밝혔다. 개발 리더인 JAXA의 하뉴히로시(羽生宏人准) 교수는 우치노우라 우주공간관측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로켓을 발사하기까지의 연구 결과는 축적되었다"면서 "실패의 원인 조사가 먼저겠지만, 민생부분을 활용한다는 방향성을 잃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사된 로켓은 길이 약 9m 50㎝, 지름 50㎝다. 길이는 JAXA가 주력으로 삼는 'H2A'로켓의 5분의 1 정도로, 위성을 탑재한 로켓 중 세계에서 가장 작다. 여기에 탑재된 초소형 위성 'TRICOM1'은 도쿄대가 개발한 것으로, 가로 세로 약 10㎝, 높이 35㎝, 무게 3㎏이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소형위성을 저렴하게 발사하기 위한 로켓에 필요한 기술 실증을 위해 JAXA가 개발한 이 위성은 대량생산되는 가전부품 등을 사용하여 개량한 것으로, 궤도에 투입하여 대기 관측 등을 할 수 있는 세계 최소 클래스의 것이었다. 이번 미니 로켓 발사는 휴대 가능한 크기의 초소형 위성을 싣고 저가 로켓과 위성으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 원래는 11일에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강풍으로 연기된 끝에 이날 발사된 것이다. JAXA는 미니로켓의 개발과 발사 비용으로 총 4억엔(약 41억900만원) 정도를 투입했다고 한다. 기존 주력 로켓에 드는 비용은 회당 100억엔(약 1027억원)에 이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사설] 재벌개혁, 대선 표심 노린 ‘동네북’ 안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 박영수 특검은 비선 실세 최순실 일가에 특혜·대가성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지난주 이 부회장을 22시간이나 조사했다. 이 부회장의 신병 처리를 놓고 특검은 며칠째 고심하고 있다. “조사는 충분히 했다”는 특검이지만 결코 무 베듯 간단히 처리할 수야 없을 사안이다. 국내 최대 기업 총수의 구속이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결론이 어느 쪽이든 특검의 칼날이 이 부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 삼성과 이 부회장은 어떤 수위로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처지다. 삼성은 자신들이 권력의 공갈·협박으로 피해를 본 것이지 뇌물죄의 공범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주장이 사실일지라도 세계 무대에서도 간판급인 글로벌 기업이 민간인 국정 농단에 엮여 허우적댄다는 것 자체로 구차스럽다. 이런 지경이니 둘만 모여 앉아도 입에서 절로 나오는 말이 ‘재벌개혁’이다. 권력의 위성 조직을 자임해 정권 눈치나 살피는 재벌의 구태는 누가 봐도 개혁 일순위다. 천번 만번 뜯어고쳐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틀렸다고 말할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개혁의 당위성과 국민적 공감대는 그 어느 때보다 넓게 퍼져 있다. 하지만 지금 너도나도 무분별하게 몽둥이만 들어서는 곤란하다. 흉터가 보기 싫다고 당장 멀쩡한 주변까지 모조리 도려낼 수는 없는 일이다. 재벌 비판의 여론을 지렛대 삼는 대선 주자들부터 자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여야의 대선 주자들은 하나같이 재벌 때리기에 나선 분위기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대 재벌을 개혁하자면서 노동자 추천 이사제를 깜짝 카드처럼 들고나왔다. 근로자의 경영 참여 보장의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더라도 주주 권리 침해 등 벌써부터 비현실적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재벌 해체”에 “재산 몰수”라는 극약 처방까지 덧붙이고 나섰다. 귀국과 동시에 대선 경쟁을 점화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재벌에 적대적인 여론을 크게 의식하는 눈치다. 재벌개혁, 양극화 해소는 덮고 넘어가지 못할 시대 과제다. 죄를 지은 기업과 책임자는 법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그와는 별개로 정치권이 실현 가능성 없는 한낱 ‘지르기식’의 여론 편승에 골몰해서는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지금 더 분명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었다. 청년실업률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신에서는 한국 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불신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 때리기에 인상을 찌푸리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합리적 규제개혁 방안을 고민하고,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면서 재벌의 자세를 교정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 권력이 지금 몰두해야 할 일이다.
  • 韓·日 위안부 갈등 중재자로 나선 美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 이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양국 갈등이 재점화되자 미국 측이 ‘중재자’로 나섰다. 대사·총영사까지 일시 귀국시키며 ‘과잉 반응’을 보였던 일본이 미국의 중재를 어느 선에서 수용할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12일 윤병세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전날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그간 위안부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왔으며 최근 양국 간에 조성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제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도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 및 한·미·일 협력 증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 장관은 “합의 취지와 정신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황이 악화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외교부는 이번 통화가 두 장관 사이의 ‘고별 통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0여분의 통화 중 상당 부분이 북핵 대응, 한·미 관계 외에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에 할애된 것으로 보인다. 통화도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미국은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 당시에도 물밑에서 한·일 합의를 적극 독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협력을 근간으로 한 아시아재균형 전략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한·일 간 역사 문제가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녀상 문제로 다시 한·일 갈등이 불거지자 미국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보인다. 케리 장관은 윤 장관에 이어 조만간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도 통화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측에도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확전 자제’를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본이 호응해 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강조하는 선에서 대사·총영사를 귀임시키면 갈등 해결의 모멘텀은 마련될 수 있다. 그러나 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난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많은 대선 주자가 위안부 합의 재협상·파기를 주장하고 있어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미국의 중재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朴대통령 측, 탄핵심판서 ‘태블릿PC’ 쟁점화 노력…왜?

    朴대통령 측, 탄핵심판서 ‘태블릿PC’ 쟁점화 노력…왜?

    박근혜 대통령 측은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에 국정농단 사태 핵심 증거물인 태블릿PC의 감정 결과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태블릿PC를 쟁점화함으로써 증거 신뢰 능력을 이유로 탄핵소추 부당성을 입증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강일원 헌법재판관은 10일 오전 10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의) 태블릿PC 감정 관련 촉탁 신청과 관련해 관련 증거조사가 전혀 안 됐고, 실제 감정 결과서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므로 신청을 채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측은 앞선 3차례 준비절차와 2차례 변론에서 태블릿PC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 탄핵소추가 정당성이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제3차 변론에서는 류상영 더블루케이 부장을 추가로 증인 신청했다. 류씨는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이만희 의원에게 “태블릿PC의 소유자가 고영태이고, 이를 JTBC가 절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전달한 것으로 거론된 인물이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중요 물증 역할을 한 태블릿PC에 대해 고 이사와 함께 류 부장을 대질신문해 실제 소유자와 JTBC가 이를 입수한 과정 등을 밝혀보려는 시도로 읽힌다. 헌재는 17일 오후 4시 고씨와 류씨의 증인신문을 동시에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소추위원단을 이끄는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대통령 측이 계속 태블릿PC 문제를 제기하지만 탄핵소추사유 입증에 태블릿PC는 증거자료가 아니다”며 “취득 경위나 실소유자 등의 내용은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안화發 환율전쟁 재점화…“공포 재현” vs “영향 제한적”

    위안화發 환율전쟁 재점화…“공포 재현” vs “영향 제한적”

    中 11년 만에 최대폭 절상에도 역외 시장에선 약세 베팅 지속 외환보유액 가파른 감소도 악재 글로벌IB “연내 7위안대 추락” 중국이 2005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절상하면서 ‘환율전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위안화 약세 베팅 세력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셈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과거 중국발 환율전쟁에 따른 후유증을 떠올리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지난 6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92% 내린 달러당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2005년 7월 달러 페그제를 폐기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절상이다. 중국은 지난 4일 6.9526위안으로 고시해 위안화 가치를 2008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으나 위안화 약세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자 5일(0.31%)에 이어 이틀 연속 절상을 단행했다. 위안화는 지난해 4분기부터 달러 강세, 주요국 금리 상승,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력 가능성 등으로 약세 심리가 자극됐고, 11월 달러당 6.9위안을 돌파했다. 중국은 그간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했으나 지지선인 7위안대로 떨어질 조짐을 보이자 ‘칼’을 빼들었다. 과도한 위안화 약세는 자본 유출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위안화를 자신들의 통제 아래에 두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전문매체 FX스트리트는 “중국이 환율전쟁에서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위안화 약세 베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0.69% 오른 달러당 6.9241위안을 기록했고, 역외시장에서도 0.90% 오른 달러당 6.8498위안으로 마쳤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을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35개 IB의 역내 위안화 환율 전망을 분석한 결과, 올해 4분기 평균값은 7.10위안으로 집계됐다. 특히 라보방크는 4분기에 7.65위안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국 외환 보유액이 빠르게 줄어든 것도 위안화 약세 전망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외환 보유액은 3조 105억 달러로 전달보다 410억 달러 줄었다. 심리적 지지선인 3조 달러를 간신히 지켰으나 10월(-457억 달러)과 11월(-691억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4년 6월까지만 해도 4조 달러에 육박했으나 경기둔화로 인한 자본 유출과 위안화 환율 방어 등으로 인해 가파르게 소진됐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이 최근 기업들의 해외 투자 및 인수·합병(M&A) 승인 조건을 강화한 데 이어 개인의 외화 매입도 엄격하게 승인하는 등 자본 통제에 나섰다”며 “그러나 외환 보유액 방어와 환율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중국이 2015년 8월 성장 둔화 우려로 일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했을 때 전 세계 주식시장에선 보름 만에 8조 달러(약 9500조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지난해 1월 중국이 위안화 약세에 베팅한 헤지펀드와 한바탕 전쟁을 펼쳤을 때도 ‘중국발 공포’가 몰아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한다는 것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한다는 걸 의미하는데 최근 수출 개선과 디플레이션 탈피로 소규모 긴축을 단행할 여력을 확보했다”며 “따라서 중국 금융시장이 2015년이나 지난해에 비해선 조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환율전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특검, 신동욱 참고인 소환…‘朴대통령 5촌 살인사건’ 수사?

    특검, 신동욱 참고인 소환…‘朴대통령 5촌 살인사건’ 수사?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근령씨의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오는 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는다. 8일 특검팀 관계자는 “내일 오후 2시 신씨를 육영재단과 관련해 참고인으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신 총재를 상대로 육영재단의 재산 형성 과정과 2007년 벌어진 육영재단 폭력사태,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박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은 2011년 9월에 발생한 고 박용수·박용철씨의 사망사건을 말한다. 애초 경찰 수사결과, 이 사건은 두 사촌간의 돈 문제로 살인이 벌어졌고 살인범은 자살한 것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최근 사건 배경에 박 대통령 일가의 재산 다툼 정황이 있었다는 사실이 여러 진술을 통해 확인되면서 의혹이 재점화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제3자에게 살인당했으며 사건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해 12월 17일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특검팀에서 이 건을 재조사해줄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사건에 대해 신 총재는 박 대통령 측이 배후에 있다면서 2007년 육영재단 폭력사태 현장에 최순실씨와 전 남편 정윤회씨가 왔다고 주장해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교육을 정치 중립의 지대에 세우자/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교육을 정치 중립의 지대에 세우자/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

    부푼 기대를 안고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5일째다.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들은 새해 업무보고와 업무계획 발표 준비에 분주하다. 중앙부처 가운데 부처 일부가 이미 업무보고를 끝냈다. 교육부는 오는 9일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 지난해 교육 정책을 돌이켜 볼 때 자유학기제 정착, 교육비 부담 경감, 사회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체제 구축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누리과정 재원이라든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갈등은 해결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 우리는 정치적으로 큰 소용돌이를 겪었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소용돌이의 시작은 교육계였다. 헌법적 가치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을 중요시하는 교육계에서 소용돌이가 출발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라 할 수 있겠다. 헌법 제31조 4항에 따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고 돼 있다. 헌법에서도 규정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지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교육 정책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요소가 관계하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집행하는 과정에서보다 쉬울 수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에 달렸기 때문이다. 말은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이 일이 녹록지는 않다. 지난해를 돌아보자. 누리과정 재원을 둘러싸고 야기된 정치적 갈등은 의도된 것이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재원 대책을 면밀하게 수립하지 않았다. 주먹구구식 재원 대책이 문제가 되자 이를 정치적으로 쟁점화하면서 덮으려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매년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에 따라 누리과정 정책이 수립됐지만, 예상과 달리 교부금이 늘어나지 않아 재원 확보에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때 추가적인 교육재정 확보책을 마련하는 대신 시·도 교육감들의 무상급식 투자를 문제 삼아 진보 진영을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했다.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신설로 간신히 봉합했지만,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도 정치적 갈등이 예견된 사태였다. 역사교과서는 검인정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 대안이 곧 국정화라고 보긴 어렵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곧바로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지혜가 필요한 순간, 교육부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보다 갈등을 택했다. 정치적인 결정에 따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은 격렬한 반발을 불렀고, 또다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이 정치성을 배제한 채 교육정책을 결정하기 어렵고, 국회 상임위원회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또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아 때로는 정당 배경을 가진 국회의원이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되고 주민 직선의 시·도 교육감마저 정치적 행보를 넓혀 가는 상황이다. 교육 정책의 정치적 속성이나 교육을 둘러싼 정치환경으로 볼 때,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난제 중의 난제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구호로만 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주 특별히 노력하지 않는 한 교육 정책은 계속해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헌법은 대통령, 국회의원, 교육부 장관, 시·도 교육감, 시·도 의원 등에게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주문한다. 가장 정치적인 사람들에게 교육에 관한 한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도록 요구하는 것이 일견 모순처럼 보인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 정책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전적으로 개인이나 기관의 재량에 맡긴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 2014년 전국 시·도교육위원회를 폐지한 것은 너무 성급했다. 이미 시작된 새해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교육 정책을 정치의 중심에서 떼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중앙과 지방에 교육전문가들로 구성된 교육위원회를 상설해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다.
  • [단독] 경기도의회 “독도에 소녀상 세우자” 경북도의회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

    경기도의회와 경북도의회가 ‘독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5일 전국민 모금운동을 통해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겠다며 사업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독도를 담당하는 경북도의회가 “독도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즉각적으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 민경선 회장은 이날 “소중한 우리땅 독도와 민의의 장인 도의회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오는 16일쯤 경기도의회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모금 운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내 31개 시청과 군청의 로비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가두캠페인도 벌인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의회를 비롯해 전국 17개 광역의회와 226개 기초의회의 동참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모금 목표액은 7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의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경북도의회 독도수호특별위원회 남진복 위원장은 “경기도의회는 정치적 저의가 매우 의심스러운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독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독도의 상징성을 크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일본 극우 정치인들이 독도를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에 휘말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도의회가 독도 소녀상 건립 모금운동을 전개하면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독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336호)로 ‘독도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와 해양수산부의 국유재산사용허가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독도에 계획됐던 각종 사업을 사실상 철회 또는 무기한 보류했다. 해양수산부는 2009년 독도입도지원센터(관광객 편의 및 피난시설, 사업비 109억원)와 독도방파제(4074억원) 건립을 추진했지만, 외교적인 논란거리가 되자 사업이 유야무야됐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단독] 독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 놓고, 경기도의회와 경북도의회 갈등

    [단독] 독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 놓고, 경기도의회와 경북도의회 갈등

    경기도의회와 경북도의회가 ‘독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5일 전국민 모금운동을 통해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하겠다며 사업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독도를 담당하는 경북도의회가 “독도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즉각적으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 민경선 회장은 5일 “소중한 우리땅 독도와 민의의 장인 도의회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오는 16일쯤 경기도의회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모금 운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내 31개 시청과 군청의 로비에도 모금함을 설치하고 가두캠페인도 벌인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의회를 비롯해 전국 17개 광역의회와 226개 기초의회의 동참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모금 목표액은 7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 설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의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경북도의회 독도수호특별위원회 남진복 위원장은 “경기도의회는 정치적 저의가 매우 의심스러운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독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독도의 상징성을 크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일본 극우 정치인들이 독도를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에 휘말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도의회가 독도 소녀상 건립 모금운동을 전개하면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독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336호)로 ‘독도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와 해양수산부의 국유재산사용허가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독도에 계획됐던 각종 사업을 사실상 철회 또는 무기한 보류했다. 해양수산부는 2009년 독도입도지원센터(관광객 편의 및 피난시설, 사업비 109억원)와 독도방파제(4074억원)를 건립을 추진했지만, 외교적인 논란거리가 되자 사업을 유야무야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업도 최순실 작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업도 최순실 작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작업을 사실상 주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28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위한 정보 수집 과정에 국가정보원 인적 정보가 동원된 단서를 잡아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검은 이날 블랙리스트 작성에 깊숙이 관여한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이었으며, 당시 정무수석은 조윤선 현 문체부 장관이다. 특검은 또 리스트를 문체부 등에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현 주프랑스 대사)을 소환 통보하는 등 당시 청와대 및 문체부 관계자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최씨가 블랙리스트 작성을 구상한 것은 자신의 차명회사를 내세워 문체부가 문화예술단체에 기금 형식으로 지원하는 각종 예산과 이권을 따내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인사들을 제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업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실장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좌파로 규정지으면서 블랙리스트 작성은 일사천리로 이뤄졌고, 명단에 포함된 인사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되볼아본 2016 문화계] 천경자·이우환·조영남… 얼룩진 위작·대작 논란

    [되볼아본 2016 문화계] 천경자·이우환·조영남… 얼룩진 위작·대작 논란

    미술계는 위작·대작 논란으로 어수선한 한 해를 보냈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진위가 재점화됐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이우환 화백이 위작 논란에 휩싸이며 적지 않은 파문이 일었다. 화랑가는 단색화 대가들을 내세운 몇몇 화랑을 제외하고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옥션에서는 김환기 화백의 점화 그림이 최고가를 경신하며 독주를 이어 갔다. ●검찰 “진품” 발표에도 계속되는 ‘미인도 시비’ 1991년 시작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은 지난해 천 화백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시 수면으로 부상했고 지난 3월 자신이 가짜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해 온 권춘식씨가 입장을 번복하며 다시 촉발됐다. 천 화백의 유족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현직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고소·고발된 6명 중 5명은 무혐의 처리됐고, 앞서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논거를 펼친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정모씨만 ‘사자명예훼손’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25년 계속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천 화백의 미술사적 재평가에 집중해야 한다는 미술계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유족은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이 0.00002%”라는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연구소의 감정 결과와 배치되는 검찰의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추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작’ 수면으로 떠오르게한 이우환 사건 이우환 화백의 경우 미인도와는 정반대의 형태로 위작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이 화백의 1970년대 말 작품인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를 위조한 가짜 그림이 2012~2013년 대량으로 쏟아져 국내외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지난해 6월 수사에 들어가 위조범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이 인사동 화랑 등에서 압수한 13점에 대해 위작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지난 6월 발표된 상황에서 압수작품을 본 이 화백이 “모두 다 내가 그린 작품이 맞다”고 반박하면서 경찰의 회유설까지 제기해 파문을 키웠다. 진위 싸움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수억대를 호가하던 이 화백 작품은 국내 거래가 거의 끊어진 상태다. ●조영남 대작 파문, 결국 사기혐의로 기소 가수 겸 화가 조영남 씨의 대작 파문도 관심을 끈 뉴스였다. 조씨는 ‘화투장’을 소재로 한 그림을 2011년부터 올해까지 전문 화가에게 맡겨 그리게 한 뒤 자신의 그림이라고 속여 판매했다는 의혹을 샀다.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자 조씨는 다른 작가들도 대부분 조수를 두고 작품활동을 한다고 강변한 것이 논란을 키웠다. 검찰은 지난 6월 조영남과 매니저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지난 21일 공판에서 조씨에 대해 징역 1년을, 매니저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김환기 작품 ‘최고가 톱 5’ 휩쓸어 한편 고(故) 김환기 화백의 작품은 올 들어 거푸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1월 서울옥션의 제20회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가 뉴욕시절에 그린 노란색 대형 전면 점화(‘12-V-70 172’·1970년 작)가 63억 3000만원에 낙찰되며 종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재 국내외 경매에서 거래된 한국 근현대 작가의 작품 중 최고가 ‘톱5’ 모두가 김환기의 작품이다. ●대중 이목 끄는데 한계 드러낸 비엔날레 지난 9월부터 약 2개월간 서울, 광주, 부산에서 비엔날레가 열리고 안양, 창원, 대구, 금강 등지에서 조각, 사진, 환경 등 특화된 비엔날레가 열렸다. 양적으로 팽창한 데 비해 특별히 주목을 끌 만한 기획이 없어 실험적인 예술로 대중적 관심을 모으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9번째였던 서울시립미술관(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은 피에르 위그의 작품(휴먼마스크) 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광주비엔날레는 지역 매개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관심이 분산되는 역효과를 낳았다. 반면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을 주제로 열린 부산비엔날레의 경우 아시아적 시각에서 현대미술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 비엔날레 대비 33% 증가한 32만명의 관객이 찾는 등 성공작을 만들어냈다. 프로젝트2 전시가 열린 F1963(고려제강 수영공장)은 폐공장을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장소적 특수성이 23개국 56명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과 어우러지면서 모처럼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화려한 패션’에 가려진 노동자의 눈물

    ‘화려한 패션’에 가려진 노동자의 눈물

    유명 브랜드 기업들의 노동착취 염색·모피 가공 등 인한 환경오염 독점화와 인종차별의 실상 조명 자본 모순 극복 실마리 찾기 나서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탠시 호스킨스 지음/김지선 옮김/문학동네/364쪽/1만 7000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오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악마는 무슨 옷을 입느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답했다. “새로움”(Something new). 패션 산업은 소비자의 욕망을 읽어내는 데만 능숙한 게 아니라 더 많이 욕망하도록 부추긴다. 욕망이 곧 돈이기 때문이다. 영국 작가이자 사회운동가가 쓴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는 화려함으로 포장된 글로벌 패션 산업의 이면인 노동 착취와 환경 파괴, 독점화와 인종 차별 등의 현실을 조목조목 파헤친다.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다카의 8층짜리 공장인 ‘라나플라자’ 정문. 한 무리의 노동자들이 건물 곳곳에 금이 가 위험하다고 항의하며 출근을 거부한다. 하지만 회사 관리자들의 한 달치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협박에 그들은 공장 건물로 들어간다. 한 시간 후 라나플라자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공식 사망자 수는 1136명, 부상자도 2500명에 달했다. 사상자들은 베네통, 프라이마크, 망고 등 패스트 브랜드부터 아르마니, 마이클 코어스, 휴고 보스 등 고가 브랜드의 하청 노동자들이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의류 생산국인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의 비극은 라나플라자 참사가 전부는 아니다. 방글라데시 경제는 저임금 하청 노동이 떠받친다. 노조 설립을 저지당한 채 ‘임금 후려치기’식의 노동 착취(스웨트숍)로 악명을 떨친 브랜드는 H&M, 나이키, 아디다스, 컨버스, 갭, DKNY, 랄프 로렌, 버버리 등 수백개에 이르며 그 목록은 해마다 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착취는 인간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중국의 수질 오염 주범으로 꼽히는 염색 업체들의 고객사는 디젤, 리바이스, 아베크롬비 앤 피치 등 패션 브랜드다. 티셔츠 한 장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물 2000ℓ가 필요하다. 20만 달러짜리 에르메스 버킨백 하나를 만들기 위해 3~4마리의 악어가 끔찍한 방식으로 도살당한다. 여우와 밍크 가죽을 재료로 한 모피의 85%는 공장식 사육을 통해 공급되며, 화학약품 처리 과정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대표적 독성 산업이다. 수천개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패션 산업 자체도 자본의 독점 현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루이뷔통, 셀린느, 겐조, 지방시, 마크 제이콥스 등은 하나의 기업(LVMH)이 소유한 브랜드들이다. 구치, 보테가 베네타, 이브 생로랑, 알렉산더 맥퀸, 세르지오 로시 등은 케어링이, 카르티에, 반클리프&아펠, 몽블랑, 파아제는 리치몬트라는 다국적 기업의 소유물이다. 패션 브랜드를 대거 소유한 독점 업체들은 다시 대기업 산하의 패션 미디어와 공생 관계를 맺고 ‘트렌드’라는 환상을 만들어 낸다. 패션이 인간을 대하는 방식도 편향적이다. 그 어떤 옷을 입어도 ‘몸을 구겨 넣어야’ 하는, “당신은 뚱뚱해” 하는 강박적 배제의 경험을 하게 만든다. 미디어는 백인과 구색을 맞추기 위해 유색인종 모델들을 쓰지만 ‘이국적 풍경’의 소도구로 소비될 뿐이다. 저자는 이를 “끊임없는 경멸적 전형화” 과정으로 읽어낸다. 이 책에 비친 패션 산업은 혁명적이면서도 동시에 반동적이고, 권력에 저항하면서도 동시에 그 자체가 권력인, ‘이중적인 지배문화’다. 패션 산업이 ‘악마스럽다’고 해서 옷을 벗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책 전반에 글로벌 패션 산업의 적폐를 현미경으로 훑듯 미시적 분석에 열중하던 저자는 결말에서 급진적으로 바뀐다. 현 자본주의 시스템을 전복하지 않는 이상 패션 산업의 환멸을 극복할 수 없다는 답을 내놓는다. 논리적으로 편안한 ‘기승전결’은 아니지만 “사람들을 육체적, 정신적, 영적, 예술적 불구로 만드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직시하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을 맞게 된다”는 저자의 주장은 곱씹어 볼 만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론] 대전환기, 우리 경제의 과제/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대전환기, 우리 경제의 과제/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 경제는 지금 사회적 대전환기 속에 매우 큰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장기 저성장의 지속이나 경제 활력의 역동성 부진은 이러한 대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전의 외적 형태다. 이는 단순히 부동산 부양 정책이나 재정적 경기부양 정책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다. 기존 질서 체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잘못된 방향의 부양 정책은 오히려 구조적인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대전환은 이중적이다. 국내적으로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나타나고 있는 우리 사회 지배권력층의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에 대한 농락에서 비롯되고 있는 대전환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문제는 단순히 최순실과 대통령의 일탈행위 문제가 아니라 지배권력층의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를 부정하는 사적 이익 추구와 부정·부패의 구조적 문제다. 우리 국민은 이에 대해 민주와 공정으로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국외적으로는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나타나고 있는 자유시장경제의 결함에서 비롯된 대전환이다. 선진 각국에서 드러나고 있는 바와 같이 자유시장경쟁 체제는 극심한 소득 불평등과 실업 및 주기적인 경제 불안정을 낳았다. 소수의 부자들은 주체할 수 없는 소득과 부를 얻고 있지만, 가난한 노동자들은 실업이나 형편없이 낮은 소득에 고통받고 있다. 영국과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평등과 정의로의 대전환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대전환 요구는 정치적인 변화보다 더 중요하게 경제적 변화에 대한 요구이기도 하다. 먼저 민주와 공정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우리 경제가 아직 건전한 자유시장경쟁 체제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것처럼 정부는 공익보다는 사익을 앞세워 자유경쟁 질서를 흩트렸으며, 경제계는 불공정과 부패로 공정성을 무너트렸다. 자유시장경제가 아니라 부와 권력의 유착을 통한 지배권력층의 전제주의 경제였던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이 공표한 2016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지표에도 이러한 경제활동의 비민주성과 불공정성이 잘 드러난다. 정책 결정의 투명성, 기업 이사회의 유효성, 정부 규제 부담, 노사 간 협력, 독점 정도 등에서 138개 국가 중 90위 이하의 순위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자유와 공정성이라는 자유시장경제의 기초마저도 빈약한 경제에서 어떻게 창의적 역동성과 지속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리 경제는 자유시장경제의 결함을 보완할 평등과 정의의 경제 질서도 요구받고 있다. 평등과 정의를 위해서는 개인의 경제활동 자유만이 아니라 완전고용과 안전, 그리고 적절한 소득 형평이 보장돼야만 한다. 경제 권력의 독점과 불공정에 의해 더욱 악화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경제는 자유시장경제의 근본적 결함인 심각한 소득 불평등과 높은 실체적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이 최근 우리 경제를 가장 크게 짓누르고 있는 만성적인 소비 성향 저하와 그 결과로 나타나는 제조업 가동률 저하의 원인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저성장 체제의 지속도 여기에 원인이 있다. 우리 경제는 이 대전환기 속에서 한편으로는 자유와 공정을, 다른 한편으로는 정의와 평등을 발전시킬 경제질서 및 경제활동의 구축을 과제로 안고 있다. 즉 경제 권력의 민주화를 통해 경제활동의 자유와 공정성을 신장시켜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관행 개선, 노사 간 타협의 확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 철폐, 재벌의 시장독점화 해소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완전고용과 소득격차 완화를 위한 정의와 평등의 경제제도와 질서도 구축해야 한다. 중산층의 소득 상승을 기초로 하는 적절한 성장, 고용 안정과 일자리 나누기, 최저임금 인상 및 소득세와 자본이득세의 세제 개편 등이 그것이다. 지금의 대전환은 이처럼 우리에게 새로운 경제질서의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경제질서를 통해서만 사회적으로도 자유와 공정, 정의와 평등이 신장될 수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활력과 역동성을 갖는 건전한 장기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또한 단기적 재정·통화 정책도 이러한 경제체제하에서만 경제활동의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빅데이터·AI + 수학 = 산업수학…세상을 바꾸는 ‘수학의 재발견’

    빅데이터·AI + 수학 = 산업수학…세상을 바꾸는 ‘수학의 재발견’

    애니메이션 캐릭터들 움직임벡터 등 이용 실사처럼 제작‘광학 흐름’ 도입한 심장 분석확장성 심근경색 쉽게 판독물고기 성장률·자연 사망률수산 자원량까지 예측 가능 “수학을 모르는 자는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무지함을 인식조차 못한다.”(영국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 1561~1626) 수학의 명료함과 결과의 명확성은 많은 과학자와 철학자, 심지어 예술가들까지 매혹시켜 왔다. 그렇지만 당장 수학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은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배워서 과연 써먹을 수는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는다. 인류와 함께 시작한 가장 오래된 학문 중 하나인 수학은 고대 그리스와 중세 유럽에서는 우주를 보는 창이자 생각의 언어로 인식돼 학문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일종의 기본 인문학 성격이 강했다. 15세기 과학혁명기를 거쳐 근대 과학이 발전하면서 수학은 자연과 복잡한 과학이론을 간단하게 풀어내는 데 사용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과학이 복잡해지면서 수학도 점점 일반인들과 멀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 수학이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1990년대 들어 과학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산업현장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학적 방법을 적극 도입하면서부터의 일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기술이 수학과 접목돼 세상의 거의 모든 문제를 수학으로 표현하고 해석할 수 있는 본격적인 산업수학의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회원 각자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거나 미국의 다국적 석유화학기업 엑손모빌이 반사신호 해석기법으로 석유 매장량을 예측하는 것,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픽사가 벡터나 등위집합을 이용해 사람의 움직임과 똑같은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도 모두 산업수학 덕분이다. 그렇지만 국내 사정은 사뭇 다르다. 산업현장과 수학계 간 협업 관계가 거의 없고 대학의 교육도 순수수학 위주로 운용되고 있어 산업수학의 기반이 약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고급 수학을 활용해 산업현장의 다양한 난제들을 해결하는 ‘산업수학 점화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는 산업수학 전문가와 청소년, 일반인 등 500여명을 초청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산업수학 점화프로그램 최종 성과발표회를 겸한 ‘모두가 함께하는 산업수학 축제’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전국 21개 대학의 연구자들이 금융, 의료, 정보보안,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34개 기업 및 공공기관과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한다. 이 가운에 눈에 띄는 것은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이창옥 교수팀과 서울아산병원이 개발한 초음파 영상을 통한 확장성 심근경색 측정법 개발이다. 심장 근육 이상으로 심장이 확장되고 심장기능은 저하되는 심장질환인 ‘확장성 심근경색’은 원인을 찾기 쉽지 않은 질환으로 진단은 주로 초음파 영상 촬영으로 한다. 문제는 초음파 영상 자체의 한계 때문에 심장의 세로 변형률을 나타내는 ‘GSL’값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심장벽에 점들을 표시하고 시간에 따른 움직임을 측정하는 데 ‘광학 흐름’이라는 수학적 측정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초음파 측정만으로도 심장의 4차원 분석이 가능해져 확장성 심근경색을 쉽게 판독해 낼 수 있게 됐다. 또 부산대 수학과 정일효 교수팀은 국립수산과학원과 손잡고 수리 생물모델링 기법으로 물고기의 성장률과 자연 사망률, 어획으로 인한 감소율 등을 계산해 수산 자원량을 예측할 수 있는 기법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미래의 물고기 숫자는 현재 물고기 숫자와 앞으로 태어날 치어의 수, 외부에서 이주해 오는 숫자에서 죽거나 외부로 이동해 가는 숫자를 뺌으로써 예측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물고기 사망률은 자연 사망률과 사람의 어획에 따른 사망률을 계산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은 “산업수학은 산업현장의 문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하거나 고급 수학이론을 산업에 적용하는 수학의 한 분과로 수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실생활과 동떨어져 있다는 편견을 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일왕 퇴위 합의했지만… 與 “이번만” 野 “법 개정”

    일본 정치권이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퇴위를 허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허용 방법을 놓고 여당과 야당이 입장을 달리해 향후 정치 쟁점으로 부각되게 됐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황실전범(皇室典範·왕위 계승 방식을 규정한 법률)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아키히토 일왕의 중도 퇴위를 인정하자는 입장을 굳혔다고 NHK가 19일 보도했다. 민진당의 일왕 퇴위 검토위원회는 최근 황실전범 개정을 통해 아키히토 일왕뿐만 아니라 이후 일왕에 대해서도 생전에 퇴위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중간보고 정리 결과를 공개했다. 반면 일본 정부가 구성한 전문가 회의(의장 이마이 다카시 게이단렌 명예회장)는 최근 생전 퇴위를 용인해야 하지만, 제도화는 곤란하며 아키히토 일왕에 한해 허용하는 특별법 제정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모았다. 이 같은 전문가 회의의 입장은 여당과 일본 정부의 입장과도 상통한다. 여당은 특별법 제정을 통해 아키히토 일왕에게 한해서 허용하는 반면 야당은 황실전범 개정을 통한 제도화에 무게를 둔 셈이다. 주목되는 점은 아키히토 일왕은 황실전범 개정을 선호하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죽마고우를 통해 “장래를 포함해 양위(퇴위)가 가능한 제도가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민 여론도 야당과 아키히토 일왕 쪽에 기울어져 있다. 지난 12일 발표된 NHK의 여론조사에서 ‘특별법을 만들자’(25%)는 의견보다 ‘황실전범을 개정하자’(53%)는 응답이 2배 이상 많았다. ‘퇴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11%뿐이었다. 일본 여야는 일왕의 퇴위 방법을 둘러싸고 논점을 정리해 발표하면서 협의를 시작한다. 헌법이 일왕의 지위와 관련, “국민 총의에 의해 결정한다”로 규정하고 있어 관련 법안을 각 당의 만장일치로 통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아베 신조 정부는 정부 전문가 회의의 내년 1월 논점 정리 회의를 바탕으로 당의 공식 입장을 정한 뒤 여야 협의를 거쳐 차기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정청래 “박사모 김정일 편지 착각, 큰 웃음 줘 감사”

    정청래 “박사모 김정일 편지 착각, 큰 웃음 줘 감사”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편지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 의원은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푸하하하~정말 웃깁니다. ‘김정일에 보낸 박근혜 편지’ 文 썼다고 착각한 박사모, 종북·빨갱이 비난하더니. 큰 웃음을 주신 박사모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종종 이런 웃음 부탁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2002년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발언이 담긴 이미지를 올리며 “다시 보는 2002년 박근혜 김정일 방북기. 북한 김정일을 어떻게 찬양했는지 눈으로 확인하세요. 내가 하면 애국이고 남이 하면 종북입니까”라고 썼다. 앞서 박사모 카페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김정일에게 보낸 편지’라는 글이 올라왔고 박사모 회원들은 비난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지난주 SLBM 발사 시험” 日, 알고도 한국엔 통보 안 해

    NHK “공중점화 ‘콜드론치’ 실험” 軍 “양국 정보협정 활용 시기상조” 일본이 지난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을 파악했지만 한국에는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달 23일 북한 핵·미사일 정보 등을 공유하는 내용의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한 바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5일 “북한이 지난주 지상 시설에서 SLBM 발사 시험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일본 측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일본 NHK는 이날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이달 들어 지상에서 SLBM 콜드론치 기술 확보를 위한 시험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콜드론치는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잠수함 내부에서 연료를 분사시키지 않고 가스 등의 압력으로 미사일을 해상으로 쏘아 올린 뒤 공중에서 점화하는 기술이다. 미군은 북한이 SLBM 발사 기술을 급속도로 향상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군은 북한이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콜드론치 기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SLBM의 실전 배치가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GSOMIA가 체결됐지만 아직 일본으로부터 정보를 받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면서 “양국 정보 부서 간에 정보 교환에 대한 추가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미국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공유받아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도쿄신문은 지난 4월 북한 잠수함이 북한 해역에서 운항 중에 두 동강 나는 원인 불명 사고가 발생해 승조원 12명 모두가 숨졌다고 북한 관계자 및 주변국 정보당국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유족에게는 수주 후에 마을 인민반 책임자를 통해 사고가 통보됐으며 희생자들에게는 영웅 칭호가 부여됐고 유족에게 새집이 제공됐다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검열 피하려… ‘남은 폭음통 불법 폐기’ 지시한 대대장

    검열 피하려… ‘남은 폭음통 불법 폐기’ 지시한 대대장

    일지엔 ‘정상 사용’ 허위 기재 뒤 훈련용 폭음통 1600개 처리 명령 화약 5㎏ 바닥에 흩어져 방치 갈퀴·삽과 정전기로 폭발한 듯 ‘울산 예비군훈련부대 폭발사고’는 훈련용 폭음통 약 1600개에 들어 있는 5㎏가량의 저성능 화약을 모아 훈련장 바닥에 버렸는데, 갈퀴나 삽 등과의 마찰로 정전기가 발생하면서 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대는 훈련용 폭음통을 연간 1800여개를 소모하는데, 올해는 200개밖에 소모하지 않고 남았다. 이에 이 부대의 대대장이 검열에 대비해 1600여개를 처리하라고 명령했고, 탄약관리 담당 부사관 등이 폭음통을 분리한 뒤 화약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훈련장 바닥에 버린 것이다. 이 부대에서 올해 예비군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개연성도 드러났다. 정영호 53사단 헌병대장(중령)은 1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지난 1일 장병들이 훈련용 폭음통 화약을 분리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부대 탄약관인 이모 중사 등을 추궁한 결과 ‘화약을 분리해 바닥에 버렸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장은 “이 중사는 훈련일지에 폭음통을 제대로 소모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뒤 부대 정보작전과장에게 ‘탄약 검열에 대비해 폭음통을 소모해야 한다’고 알렸다”며 “이런 보고를 받은 대대장은 ‘위험이 없도록 비 오는 날 여러 차례 나눠서 폭음통을 소모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대대장은 폭음통 화약을 분리해 버리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중사가 지난 1일 시가지 전투장 내 한 구조물 옆에서 소대장과 사병 4명의 도움을 받아 폭음통 1600여개의 화약을 추출했다. 당시 이 중사는 시범을 보인 뒤 근처에 다른 볼일을 보느라 관리감독에 소홀했고, 그래서 소대장과 사병 4명이 앉아서 약 5㎏의 화약을 추출해 바닥에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훈련장 바닥에 화약이 방치된 사실을 몰랐던 병사들이 지난 13일 오전 낙엽 청소 후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이때 손에 들고 있던 갈퀴나 삽 등으로 바닥을 긁거나 충격을 가하면서 정전기가 발생해 화약에 점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이모(20) 병사 발가락 3개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고, 4명은 고막이 파열되는 등 모두 10명이 다쳤다. 훈련용 폭음통은 길이 5㎝, 지름 1.5㎝ 크기에 7㎝짜리 도화선이 달린 교보재다. 불을 붙여 던지면 포탄이나 수류탄이 터지는 소음을 낼 수 있어 각종 군 훈련에서 사용한다. 폭음탄 1개에는 3g가량의 저성능 화약이 들어 있다. 25m 떨어진 곳에서 터질 때 103㏈의 소음을 들을 수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軍 “울산 군부대 연습용 수류탄 화약 터져”

    軍 “울산 군부대 연습용 수류탄 화약 터져”

    “1600발 분량 화약 보관한 곳… 원인 알 수 없는 점화원 접촉” 탄약 관리병 상대 경위 조사 13일 울산 북구 신형동 53사단 예하 예비군훈련부대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현역 병사 2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부대에 쌓아둔 연습용 수류탄 폭약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군은 “탄약관리병이 연습용 수류탄 1500∼1600발을 해체하고 나서 그 안에 있던 많은 분량의 화약을 폭발 지점에 모아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 화약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점화원과 접촉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탄약관리병이 이 부대에서 올해 여름 소진해야 할 연습용 수류탄 1500∼1600발을 해체하고 그 안에 있던 화약을 따로 모두 모아 보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군은 연습용 수류탄 1발에 든 화약의 경우 소량으로 폭발력이 크지 않지만, 다량의 화약이 모이면 상당한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가지 전투장 모형(조립식 패널)은 폭발 당시 비어 있었을 뿐 아니라 폭발이나 화재를 일으킬 만한 인화성 물질은 없었다. 따라서 군은 훈련장 내 시가지 전투장 구조물 안에 모아뒀던 수류탄 화약이 어떤 점화원에 의해 터졌고, 당시 구조물 옆을 지나던 23명의 병사가 다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군 폭발물처리반이 조사에 나섰지만, 별도로 분류된 화약만 터졌고 수류탄 파편 등 잔해는 없었다. 이에 따라 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협조를 구해 조립식 패널에 묻어 있던 잔류 화학물질을 분석하는 등 정확한 폭발 원인을 찾고 있다. 군은 탄약관리병을 상대로 연습용 수류탄 화약을 별도로 모아둔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이모(20) 병사가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오른쪽 발목이 부러져 울산대병원에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박모(21) 병사는 전신 2도 화상을 입어 부산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모(20)·박모(20)·신모(20) 병사 등 3명도 얼굴이나 손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어 부산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시티병원으로 간 15명은 가벼운 화상과 고막파열 의심 증상을 호소해 부산국군병원으로 다시 후송돼 진료와 치료를 받았으나 고막 파열 환자는 없었다. 한편 이날 사고가 난 부대 입구에는 장병들의 부모와 조부모, 삼촌 등 10여명이 아들과 손자, 조카의 안부를 묻는 등 가슴을 졸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유재석, 4년 째 연탄은행에 1억8000만원 기부 ‘선행의 아이콘’

    유재석, 4년 째 연탄은행에 1억8000만원 기부 ‘선행의 아이콘’

    방송인 유재석이 4년 째 연탄을 1억8000만원 가량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2일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은 유재석이 지난 11월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MBC ‘무한도전’ 방송차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에서 연탄 봉사를 하면서 연탄이 어려운 분들의 ‘생존 난방에너지’임을 절감한 유재석은 4년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거액을 후원해오고 있다. 2013년 2000만원을 후원한 유재석은 이후 2014년 2000만 원, 2015년 4000만 원, 2016년 2월 5000만 원에 이어 11월 다시 5000만 원을 내놓아 4년간 모두 1억8000만 원을 기부했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는 “기부 한파를 녹이며 사랑의 불꽃을 점화시켜준 유재석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이 같은 선행과 마음이야말로 어려운 이웃과 사회를 살피는 등불 같은 시대정신이며 지금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달구는 소생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사진=서울신문DB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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