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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음악이… 희망이 보여요

    “앞이 보이지 않는 제 삶에 새로운 빛을 비춰준 음악으로 다른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음악가들이 녹내장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치료의지를 돋우기 위해 콘서트를 열었다.‘녹내장 건강강좌와 눈(目)사랑 콘서트’ 무대에 오른 주인공은 시각장애우 음악가인 소프라노 김선영(39)씨와 클라리네티스트인 천안대 이상재(39) 교수.200여명의 환자와 가족은 한 시간 남짓 이들이 들려주는 사연과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김씨는 생후 3개월 때 왼쪽 눈을 실명한 뒤 8살 때는 오른쪽 눈의 시력까지 잃었다. 원인이 녹내장이라는 것은 실명 직전에야 알았다. 하지만 김씨는 맹학교에서 점자악보로 연습을 하며 노력했고, 지금은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소프라노가 됐다. 이 교수는 7살 때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었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고 ‘한국 시각장애 음악학 박사 1호’가 됐다. 이 교수는 “투병하는 분들이 나를 희망의 근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콘서트에 앞서 열린 건강강좌에서는 이 병원 안과 기창원 교수가 녹내장의 위험성과 대처방안을 알려주었다. 기 교수는 “국내 녹내장 환자는 100만여명으로 추정하지만, 이들 가운데 80만여명은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다.”면서 “방치하다 실명에 이르는 일이 없도록 녹내장을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고여있어도 생동하는 점·점·점

    서양화가 김찬일(45·홍익대 미대 교수)은 오일과 안료, 캔버스라는 전통적인 회화매체를 사용하되 그 한계를 뛰어넘는 매우 독특한 기법의 작가다. 그의 작품은 은은한 금속성 광택 화면에 점자를 흩뿌려놓은 것 같다. 뾰족뾰족 솟아난 요철의 점들은 금방이라도 화면을 뚫고 나올 듯하다. 이 점들은 붓으로 그린 것이 아니다. 리벳이나 나사못 등으로 캔버스 표면을 누르고 문지르는 고된 수공의 결과다. 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에는 이같은 ‘오브제성’ 회화 20여 점이 선보인다. 격자를 이루며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볼록 점들은 높이가 제각각이라 미세한 그림자를 남긴다. 그 화면 위의 점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원, 타원, 십자가, 사각형 등의 형상에는 쉽게 흉내내기 어려운 고고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런 게 바로 아우라 아닐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종교화처럼 보는 이들을 묵상과 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힘. 그것이 김찬일 회화의 매력이다.(02)544-8481.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빌딩 X 파일] 중구 ‘인권위원회’

    [빌딩 X 파일] 중구 ‘인권위원회’

    소공로에서 무교동으로 들어서면 ‘국가인권위원회’라는 간판이 걸린 흰색 건물이 금세 눈에 띈다. 이 건물의 정식 명칭은 ‘금세기 빌딩’으로 건물 주인은 학교법인 포항공대(81%)와 부산은행(19%) 등이다. 1987년 지하 4층·지상 13층·연면적 5640평으로 지어졌으며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으로 새 둥지를 트기 전까지 서울본사로 썼다. 이후 1994년 포항제철이 대주주인 신세계통신이 본사로 쓰다가 200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탄생하면서 ‘인권위 건물’로 불리게 됐다. 인권위가 있어 각종 기자회견, 장애인들의 농성 등도 자주 열린다. 8층에 위치한 인권위 자료실도 가볼 만하다. 인권 관련 단행본 1만여권, 영상자료 700종, 각종 일간지, 인권 특화신문 등을 볼 수 있다. 고도근시 등 시각 장애인을 위한 독서확대기, 점자프린터 등도 갖춰져 있다. 한 달에 100여명이 방문해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1·3·5주)은 오전 9∼12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일요일은 쉰다. 문의 (02) 2125-9680. 이 건물에는 인권위(7∼13층) 외에도 부산은행 서울지점(1∼4층),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7층), 메트라이프생명(5층), 푸르덴셜생명(6층) 등이 입주해 있다.1층에는 ‘마띠마따’라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이 지난해부터 입주했다. 지하 공간은 원래 사무실로 썼으나 2003년 식당을 들이기로 임대전략을 바꾸면서 사람들로 북적였다. 현재 김명자굴국밥, 서울스낵, 신해주냉면 등이 있다. 해장국을 2000∼3000원에 팔고 있어 오전부터 인근 회사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점심시간에도 5000원 미만의 식사를 팔고 있어 인기가 꽤 높다. 건물 임대료는 평당 66만 3000원선으로 도심 건물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입주율은 99.5%로 지하에 상가 24평을 빼고나면 모두 입주했다. 건물 관리업체인 동우사 조증환 팀장은 “서울광장이 조성된 뒤 전망이 좋아지고 주변에 건널목이 생겨나면서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 공실률이 낮은 이유”라며 “특히 1층에 커피전문점이 생긴 뒤 우중충했던 건물분위기가 활기차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건물은 올해 안전진단을 받은 뒤 3년 뒤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성남 분당문화정보센터

    [산하기관 탐방] 성남 분당문화정보센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성남시 산하 분당문화정보센터는 ‘주민들의 문화 사랑방’역할을 한다. 기존 도서관이 열람실 위주로 구성돼 입시를 위한 공부방 대용으로 사용되는 것에서 탈피, 공연과 문화강좌 등 주민들의 문화욕구을 채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화정보센터로 이름지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공연·강좌 등 통해 주민 문화욕구 충족 문화와 정보전달, 평생교육을 목표로 지난 1998년 1월 착공돼 2년여 만인 2000년 3월 문을 연 정보센터는 그동안 사회 각 분야의 자료를 수집·정리·보존해 시민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독서 및 문화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각종 논문과 시각장애인 전용 점자도서가 갖추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2579평 규모지만 일반 열람실은 4·5층에 국한돼 있다.3층은 문헌정보실로 꾸며져 있고,2층과 1층은 어린이 및 모자열람실, 장애인실, 간행물실, 문화교실, 세미나실, 전시실 등이 들어섰다. 자료는 철학과 종교, 사회과학 등 10개 분야에 12만여권의 장서가 보관돼 있다. 특히 장애인 열람실과 모자열람실은 이 도서관의 자랑이다. 장애인실은 시각장애인 및 기타 장애인을 위한 자료실로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도서관자료를 열람하고 정보제공을 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점자·녹음도서 외 관내 일반도서를 자원봉사자가 대면 낭독해 주기도 한다. 한글 영어 음성합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컴퓨터가 비치돼 있고 약시(弱視)자들을 위해 문자확대기도 있다. 모자열람실은 시설부터가 기존 열람실과 크게 다르다. 마룻바닥에 앉아 책을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눕거나 기대어도 된다. 고정된 자세에서 장시간 책 보는 것을 피해 자유로운 자세에서 책을 열람하고 컴퓨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어린이 도서, 유아 도서, 백과사전을 비롯해 어린이 신문·잡지 및 주부 잡지 등이 고루 비치돼 어린이를 동반한 주부들로부터 인기 만점이다. ●장애인·모자열람실·장서 12만권 갖춰 2층에 마련된 전자정보실은 주로 컴퓨터를 이용한다. 오디오와 비디오재생시설도 갖춰져 있다. 멀티미디어 매체를 통한 지역정보센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전자도서, 인터넷, 컴퓨터통신 관련 자료가 빼곡히 들어 차 있다. 지하1층 시청각실에서는 매주 토요일 영화도 상영한다. 어린이를 포함해 청소년들과 부모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프로들로 9일에는 ‘바이센테니얼 맨’을 상영한다. 평생교육의 하나로 각종 문화교육강좌를 실시하고 올바른 독서 태도와 습관을 길러주는 독서교실, 도서관 견학, 모범이용자 및 다독자를 선발해 표창도 한다.(031)718-5916.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올 수능도 EBS강의 연계”

    “올 수능도 EBS강의 연계”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처럼 교육방송(EBS) 수능시험 강의 내용에서 상당 부분 출제되며, 난이도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한번 나온 기출 문제도 중요한 것은 형태를 바꿔 또 출제된다. 수능 부정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대폭 강화됐다. ☞2006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 시행계획 바로가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0일 이같은 내용의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정강정 평가원장은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되 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선택과목은 문항간 난이도를 적절하게 맞춰 지난해처럼 일부 과목에서 원점수 만점자가 많아 2등급이 아예 없는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공교육 살리기의 일환으로 시작된 교육방송 수능강의는 방향이 옳았고, 기본적으로 올해도 그 방향으로 간다.”고 밝혀 올해 수능 시험도 교육방송의 강의 내용에서 대폭 출제할 뜻을 내비쳤다. 또 “교육과정에서 핵심 내용은 예전에 출제됐다고 하더라도 변형해서 다시 출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수능 부정행위 방지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하고 감독관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수험생은 원칙적으로 부정행위자로 간주해 성적을 무효 처리하기로 했다. 부정행위자에 대해서는 해당 시험을 무효 처리하고 최장 2년 동안 응시자격을 박탈하도록 했다. 복도 감독관에게 휴대용 금속탐지기가 도입되고, 시험장별로 1대씩 휴대용 전파탐지기도 시범 배치된다. 본인 확인을 위해 답안지에 자필 확인란이 생기고, 시험실당 응시자 수도 32명에서 28명으로 줄어든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시각장애우들의 분노

    시각장애우들이 자신들이 초청한 기관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점자도서관 개관식에 모두 불참하자 감정이 폭발, 전남도청 앞에서 4시간여 동안 시위를 벌이는 등 소동을 벌였다. 장애우 300여명은 지난 11일 오후 도서관 개관식을 마친 뒤 각자 타고 온 차량을 이용, 전남도청으로 몰려 와 차량 시위를 벌였고 도지사 불참에 따른 관계자의 해명 등을 촉구한 뒤 행정부지사를 면담하고 물러갔다. 앞서 이날 낮 이들은 목포시 상동 라이온스 회관에서 도내 처음으로 문을 연 점자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개관식에는 시각장애우협회 중앙회원과 간부들을 빼고 행정기관 단체장 등 외부 인사는 단 한 명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전남지부 채희석(48) 과장은 “점자 도서관 개관식에 초청한 기관단체장과 국회의원 등 외부인사 7명 가운데 단 1명도 참석지 않아 장애우들이 자신들을 홀대한다며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날 초청받은 인사는 박준영 전남지사와 김철신 도의회 의장, 배용태 목포시장 권한대행, 장복성 목포시의회 의장, 민주당 이상열(목포)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유선호(영암·장흥)의원, 한나라당 정화원(비례대표·시각장애우) 의원 등이다. 이들 가운데 전남 도지사는 투자유치 차 중동으로 출장 중이었고 나머지 인사들은 선거일정이나 일정상 바쁘다는 등 이유로, 일부는 간단한 축사만을 보낸 채 모두 불참했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여야 의원 ‘입심’ 먹이사슬

    여야 의원 ‘입심’ 먹이사슬

    여의도 정가는 ‘말’이 많은 동네다. 누가 무슨 말을 했고, 그에 어떤 반응이 뒤를 이었는지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4일의 화두도 여야 지도부가 행정도시법과 과거사법을 정말 ‘빅딜’했는지, 무슨 ‘말’을 주고 받았는지가 관심사였다. 이처럼 말 많고, 구설 잦은 정치판에는 자연히 입심 센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각종 상임위에 전진 배치돼 상대의 기(氣)를 빼놓고,TV토론에 나가 설전(舌戰)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격수인 이들 역시 또다른 공격수를 맞으면서 ‘공격 사슬’이 형성되기도 한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독설로 정평이 나있다. 그가 “나는 한나라당 박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17대 국회는 ‘폭력국회’,‘박근혜 국회’”라고 논평한 것은 어록으로 정리돼 인터넷을 떠돈다. 그래서 한나라당에서는 “유 의원이 토론에 나오면 절대 참석하지 않는다.”며 아예 대면조차 거부하는 의원들이 많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그러나 예외다. 유 의원은 전 대변인에게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다. 지난해 2월 SBS토론에서 맞붙어 “노무현 대통령은 시대 정신이 낳은 미숙아”라고 옹호했을 때다. 그의 말로 ‘판정승’이 유력시됐는데, 당시 아직은 한나라당에 들어오지 않은 전 대변인이 “유 의원 말처럼 대통령이 ‘미숙아’라면 인큐베이터에서 더 키워야 한다.”고 공격해, 유 의원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유 의원은 그 뒤로 1년 동안이나 전 대변인과의 ‘만남’을 기피하다가 최근에야 리턴 매치를 벌였다. 유 의원을 ‘인큐베이터’로 KO시켰던 전 대변인도 얼마 뒤 MBC의 일요 아침 방송에 나갔다가 ‘아픈’ 경험을 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과 설전을 벌이던 중 최 의원이 몇 번이나 “비례대표라 뭘 잘 몰라서 그러는가 본데…”라고 비아냥거리면서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전 대변인은 못 참겠다는 듯 “자꾸 비례대표, 비례대표 하는데, 제가 비례대표라 최 의원이 뭐 불편하신 것 있느냐.”고 응수할 도리밖에 없었다. 최 의원은 그 뒤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불이 붙은 법사위에서 ‘주공격수’로 공식 데뷔한다. 지난 연말의 일이다. 그는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부터 하자며, 평소의 유창한 말솜씨를 발휘해 “첫째, 둘째, 셋째…그 다음이요, 그리고요,…”라면서 속사포를 쏘아댔다.20분 가까이 이어진 ‘말발’에 아무도 대꾸를 못하고 있을 때 맞은편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나섰다. ‘386베짱이’,‘간첩 암약’으로 설화(舌禍)를 빚었던 주 의원은 빙그레 웃으며 “오늘 최 의원의 말을 들으니, 아, 한글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없는 내용을 가지고 저렇게 아름답게 포장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로 인해 숙연했던 회의장에는 폭소가 터졌고, 주 의원은 “다시 한번 1만원 지폐를 꺼내 보면서 세종대왕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말해 최 의원마저도 웃음으로 되받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렇다고 주 의원의 화법이 늘 통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는 지난 연말 법사위에 투입됐던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에게 ‘한방’을 먹었다.‘무대포 화법’으로 유명한 선 의원은 주 의원이 “숫자만 많다고 열린우리당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자,“안 그러려면 왜 다수당을 하겠느냐.”고 응수했다. 주 의원이 지지 않고,“국회법·헌법을 팽개치고 마음대로 하려면 우리가 없을 때 밤에 불 꺼놓고 하라.”고 말하자,“안 그래도 그러려고 하는데 왜 들어와서 방해해!”라고 쏘아붙여 주 의원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물고 물리는 말싸움은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에게도 이어졌다. 그는 선 의원에게 “왜 숫자로 밀어붙이려고 하느냐.”고 말했다가 도리어 선 의원에게 “숫자로 국회의원 된 사람도 당신이야. 차점자가 국회의원 되는 것 봤어?”라고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평소 ‘곰돌이 푸’라는 별명에 걸맞게 정 의원은 생글생글 웃어가며 예의 그 큰 목소리로 “선 의원님,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라고 마이크가 꺼질 때까지 소리를 질러 법사위 회의장을 제압하고 말았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노인·장애인에 책 배달

    경기도 의정부정보도서관은 다음달 2일부터 지역내 노인 및 장애인들이 도서관을 직접 찾지 않아도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사랑의 도서배달 서비스’를 실시한다. 배달 대상은 의정부정보도서관에 소장된 문학 등 일반도서 7만 4000여권과 아동도서 2만여권 등 모두 9만 5000여권이며 점자책 등 특수책도 각 가정으로 배달된다. 신청 자격은 도서관 회원 가운데 만 70세 이상의 노인 및 장애인으로 인터넷(www.uilib.net)이나 전화(031-828-4279)로 도서목록을 확인한 뒤 원하는 책을 신청하면 된다. 배달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실시되며 대여기간은 14일이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서울 교육장 첫 공모서 뽑힌 김동래 남부교육장 내정자

    서울 교육장 첫 공모서 뽑힌 김동래 남부교육장 내정자

    서울시 교육청이 처음으로 공개 모집한 남부교육장에 김동래(56) 서울교육연수원 기획평가부장이 내정됐다. 그는 다음달 2일부터 영등포·구로·금천구에 있는 106개 유치원,62개 초등학교,32개 중학교의 학생 12만 7000여명을 관장한다. 남부지역 5500여명의 교사·교감의 전보·인사권과 예산 편성권, 감사권 등도 갖는다. 평생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도전해 보고 싶은 자리가 지역교육장이다. 시교육청이 주요 보직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실시한 첫 지역교육장 공모에서 선정된 김동래 내정자를 만났다. “풍부한 현장 경험과 이론을 접목시켜 교육행정을 실현하는 21세기 리더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 교육청에서 만난 김동래 남부교육장 내정자는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포부를 밝혔다.17일 밤 9시가 돼서야 전화로 내정 사실을 알았다는 그는 “공모가 아니었다면 나처럼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사람은 교육장 자리는 꿈도 못 꾸었을 것”이라며 감격해했다. ●현장경험 바탕한 교육이론 실천 평가받아 그는 서울 지역 교육장 첫 공모 소식을 듣고도 처음에는 망설였다.‘형식적으로 치르는 공모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시교육청에 두 차례나 문의를 한 후에야 지원서를 냈다. 교사 16년, 장학사·교감·교장·장학관 등 교육행정 20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교육인으로서의 뜻을 펼쳐보고 싶었기에 주위의 염려도 있었지만 지원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김 내정자는 “교육장에 취임하면 해야할 일이 너무도 많아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성북교육청 초등교육 과장으로 있을 때 시도해서 좋은 성과를 얻었던 선택적 교내 자율장학을 확대하는 것이 큰 목표”라고 밝혔다. 교사 집단은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하고 당면한 문제를 능동적으로 처리하며 남의 지도를 받는 것을 꺼리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금과 같이 장학 지도자와 교사가 수직적인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장학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방법 교사들 스스로 선택하게 선택적 자율 장학은 자기·동료·임상 장학으로 이루어진다. 자기장학이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취하는 것이다. 교사가 대학원 진학, 교사 연수 참여, 외국어 습득 등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료 장학은 동료들 앞에서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는 방법이다. 수평적 관계의 동료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교수법의 좋은 아이디어를 쉽게 공유하는 장점이 있다. 임상장학은 의사와 환자가 마주 보고 앉아 병에 관해 상담하듯 경험이 많고 유능한 교사와 젊은 교사가 파트너를 이뤄 직접 시범을 하고 지도하는 방법이다. 그는 “이러한 장학지도 방법 중 교사가 스스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해 실시하면 수업 방법의 개선효과가 크다.”면서 “이를 남부교육장 전역으로 확대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독서교육과 생활지도 방법도 제시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획일적인 독후 활동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느낌 다양하게 펼치는 독서교육 준비 그는 구남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던 시절 40여 가지의 독후 활동 프로그램을 고안·실천해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은 얻었다. 교사와 학부모 추천으로 한 달에 1∼2권 권장 도서를 정한다. 학생들 스스로 책을 읽고 원하는 방법으로 독서 감상문을 쓰도록 한다.‘책 읽은 후 느낌을 4컷 만화로 표현하라’,‘주인공에게 표창장을 준다고 가정하고 표창의 이유를 쓰고 상장을 디자인해라’,‘책의 뒷 이야기를 써보자.’,‘책에 나온 낱말로 퍼즐을 만들어보자.’는 등 틀에 박힌 독후 활동과 다른 감상문을 받았다. 또 학년별로 학기별 독서 퀴즈왕 선발대회를 연다. 최종 장원전은 학교 방송국에서 생중계해 학생들에게 책을 읽는 동기를 부여하고 경쟁심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독서 활동으로 학생들의 독서 능력과 창의력을 신장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독후활동의 획기적인 전환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은따(은근한 따돌림)’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제시했다. 각 반마다 상담요원을 3∼4명 배치해 아이들의 문제는 그들 스스로 풀도록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반마다 성품이 좋은 아이들을 상담위원으로 위촉해 전문 상담 교육을 시킨 뒤, 반 안에서 학생 간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상담 학생이 중재에 나서게 한다. 그는 “구남초등학교에서 실험적으로 실시해본 ‘또래 상담 제도’는 큰 호응을 얻었다.”면서 “좀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고안해 확대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로·금천·영등포의 지역적 특성에 대한 고민도 있다. 남부지역은 서민층이 주로 살고 교통이 불편해 교사와 교감들이 기피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는 “공교육이 살아나고 학부모들의 신뢰가 쌓이면 지역은 당연히 활기를 띠게 된다.”고 말하고 “하지만 이런 지역적 문제는 교육으로만 풀어가기 어려운 만큼 자치구의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치구 투자 이끌어내는 데도 노력 김 내정자는 철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이론을 실천하는 소신으로 이번 공모에서 낙점을 받았다. 그는 “21세기 리더는 카리스마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학생과 교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바람직한 리더 스타일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신을 갖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조율하는 부드러운 리더상’을 지향하는 그가 교육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사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충북 청원군 산골 마을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세광고를 졸업한 후 서울교대에 진학했다.4남 1녀의 장남인 그에게는 교대에 진학해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었다. 대학 시절에는 행당동에서 세광고 졸업생 중 서울교대에 진학한 동기생 2명과 함께 자취를 했다. 교육계에서는 일본통으로 알려진 이남교 학생교육원 가평분원장과 이규선 현 서울교대 교수가 룸메이트였다. 교대 졸업 후 교육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그에겐 생활의 활력소와도 같았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큰 보람이었고 기쁨이었다. 가르치는 것이 즐겁다 보니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려는 자세는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초임 교사 시절 8년간은 배구부를 조직해 학생들을 직접 지도한 경험도 있다. 전국대회를 제패하고 제자들을 프로 선수로 키워내면서 성취감과 보람도 느꼈다. 지난 73년 결혼한 그는 현재 1남 1녀를 두고 서초 반포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생선회를 좋아하고 소주 한두병을 거뜬히 마시는 애주가이지만 매일 아침 1시간 이상 조깅을 거르지 않는 것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첫단추 잘꿰려 공정성 만전 지역교육장은 일반 교사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중 하나다. 교육자로서 소신을 펼칠 수 있는 영예로운 자리이기도 하다. 서울 남부교육장에 대한 첫 공모는 그만큼 교사들의 시선이 집중된 뜨거운 관심사였다. 지역교육장은 그동안 교육감과 교육청 간부들의 천거로 결정돼 왔다. 공정택 교육감은 현 남부교육장의 임기 만료로 생기는 교육장 자리를 공모에 붙였다. 취임 후 처음으로 공석이 된 교육장 자리의 인사권을 내놓은 셈이다. 주요 보직에 대한 공모제를 실시해 숨은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뜻이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인사는 매우 중요하지만 하기도 힘들고 해놓고도 의심이 가고 아무리 잘해도 곳곳에서 잡음과 불만이 터져나오는 법. 교육장 첫 공모에서도 의심이 가시지 않았다. 교육계에서는 ‘내정해 놓고 형식적으로 공모하는 것 아니냐.’,‘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이냐.’는 등의 의혹의 눈길도 있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공정성을 위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14∼25일 남부교육장 지원서를 받았다. 지원자들은 마감일에 대거 몰렸다. 교육청이 예상했던 5∼6명의 두배가 넘는 12명이 지원했다. 초등학교 교과목 명칭인 ‘산수’를 ‘수학’으로 변경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인사,6·7차 교육과정을 완성하는데 중추적인 임무를 맡았던 교육자 등도 포함돼 있었다. 여성 지원자는 2명이었다. 1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 교육청에서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에는 3문제가 출제됐다.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 지역공동체와 협력해 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 집단 민원이 발생했을 때 위기 관리 방법을 물었다. 교육청은 면접 문제 출제위원으로 3명을 위촉했다. 면접일 이틀전에 본인에게만 통보했다. 현 교육장 1명, 서울교대 교수 1명, 현 초등학교 교감 1명은 지난달 26∼27일 외부와 격리된 채 경기도 양평에 머물며 30시간 토론한 끝에 문제를 냈다. 이 문제는 면접 시험일인 28일 아침 서울로 배달됐다. 면접관은 7명이었다. 대학 총장, 현직 교육장, 현직 교장, 대학 교수 등 외부인사 4명과 시교육청 내부 인사 3명이다. 교육청은 면접관을 2배수로 선정했고 교육감이 공정성을 위해 부교육감에 위임해 7명을 최종 낙점했다. 면접에서는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점수만을 인정했고 3개 항목 각 20점 만점 총 60점으로 평가했다. 면접 점수 1,2위자를 추려 교육감이 1인을 낙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최고득점자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에 보통은 인사권자가 최고득점자를 지목한다. 시교육청은 이번 공모에서 관내 초등학교 교장 경력 1년 이상, 장학관 또는 교육연구관 경력 1년 이상인 사람을 지원 조건으로 제시했다. 지역교육장이 직접 관장하는 학교가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함께 있기 때문에 서울시 11개 지역 교육장의 초등과 중등 출신 비율을 5대 6정도로 맞추기 위해 이번 교육장 자리는 초등 출신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⑨ 민속박물관 이관호 연구관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⑨ 민속박물관 이관호 연구관

    실천문학, 실천사학은 들어보았어도 ‘실천민속’은 처음 들어본다. 국립민속박물관 이관호(43) 학예연구관이 항시 강조하는 이 생경한 개념은 그의 근무신조요, 연구철학이다. “우리 풍속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아무리 연구하고 떠들어도 함께 공유함이 없다면, 그리고 그 가치를 알아주는 이가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민속은 글자 그대로 민이 함께 해야 존재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의 주변은 항상 ‘손님’(관람객)이 붐비고, 일이 쌓여 있다. 오죽하면 박물관 동료들로부터 ‘일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란 별명까지 얻었을까. 그래서 인사 때면 혹시나 그가 일을 몰고 옮겨오지 않을까 하고 많은 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한다. 이 연구관이 어떻게 손님과 일을 몰고 다니는지 보자. 그는 현재 전시운영과 소속의 학예연구관이지만 지난해 말까지 섭외교육과에 근무했다. 그가 2년 반 동안 근무한 섭외교육과는 관람객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을 주요 업무로 하는 부서. 2002년 6월 그는 섭외교육과로 와서 가장 먼저 프로그램이 단조롭고 빈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 위주의 체험 프로그램 몇 개를 빼놓으면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그래서 다양한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중 가장 먼저 눈을 돌린 데가 소외계층이다. 이들은 그나마 빈약한 프로그램도 누릴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시범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다양한 민속공예품 만들기는 물론 전시프로그램도 운영했습니다.‘앞을 못보는 장애인에게 무슨 전시냐?’는 의문을 보이는 사람도 많았지만, 희미하게나마 약간의 시력이라도 남아 있는 사람에게 형태나 색깔은 매우 중요하거든요.” 시각장애인협회의 협조를 얻어 점자 브로슈어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 적극 홍보에 나서면서 ‘장애인들은 으레 못오는 곳’쯤으로 여겨졌던 박물관에 시각장애인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한데 말이죠. 무엇이나 서툴고 부족할 것으로 여겼던 장애인들이 너무 좋아하고, 실력도 일반인들 못지 않은 겁니다. 함께 왔던 가족들은 그 모습을 보고 감격해 눈물을 흘리더라구요.” 이 연구관은 더욱 힘을 얻어 박물관내의 일회성 교육을 탈피해보자고 생각했고, 지난해엔 교육팀과 함께 강남 충현복지관을 직접 찾았다. 매주 1회 6개월간 재활교육을 겸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와 함께 ‘함께 나누는 민속교실’을 설치해, 방학때마다 시각장애인 이외의 장애인들과 저소득층 자녀들,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찾아가는 박물관’프로그램도 오지 중심에서 소외계층 중심으로 바꾸어 방문횟수를 2년 만에 연 11회에서 83회로 늘렸다. “아무리 하고 싶어도 예산이 없으면 머릿속 공상에 불과하지요. 그래서 전임 관장님(이종철 전 관장)만 보면 떼를 썼어요. 하도 졸라대는 게 많으니까 나중엔 슬슬 피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우는 놈에게 젖준다고 예산이 6억에서 16억으로 늘었지요.” 이 연구관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왜 그걸 해야 하나요?’란 비아냥 섞인 불만. 그러나 관람객과의 교감을 위해선 바쁘고 귀찮더라도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요즘 공직사회에서 유행처럼 강조되는 혁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새로 옮긴 부서에서는 그가 어떤 새 바람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공기업 인기 식을줄 모르네

    공기업 인기 식을줄 모르네

    공기업의 인기가 올해도 대단하다. 최근 신입사원 공채가 진행 중인 공기업 경쟁률은 최고 300대 1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통합채용공고를 내고 신입사원을 모집중인 공기업 17개사 가운데 16일 현재 원서접수를 마감한 14개 공사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평균 308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중부발전(주) 역시 사무직의 경우 10명 모집에 3000여명이 몰려 30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밖에 다른 공기업들도 행정직은 100대 1, 기술직은 30대 1을 훌쩍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치열한 눈치작전 올해는 특히 눈치작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통합채용에 공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기업간 채용일정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필기시험을 치르는 한국수자원공사 등 일부 공사를 제외한 대부분이 3월6일 동시에 필기시험을 실시한다. 무한정 중복지원은 가능하지만 필기시험은 많아야 한 두 곳에서만 치를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들 17개 공기업에 중복지원한 취업준비생들은 각 기업의 경쟁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라인상의 공기업입사준비 카페들에도 이같은 고민들이 넘치고 있다. 한 지원자는 게시판에 “다행히 서류전형에서 두 곳에 합격했는데 어느 공사의 필기시험을 봐야할지 모르겠다.”면서 “이 곳을 보자니 선발인원이 너무 적어 걱정이고, 다른 곳을 보자니 논술준비가 안돼 걱정”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신입공채에 사(士)자도 대거 지원 공사의 인기가 높은 만큼 지원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15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한국전력공사에는 학력제한을 폐지했음에도 고학력자들이 대거 몰렸다. 공인회계사 79명, 세무사 17명, 노무사 9명, 박사 17명 등 137명의 고급인력들이 신입 공채에 지원했다. 한전 관계자는 “S그룹,L그룹 등에서 각각 현직 종사자들이 100명이 넘게 지원했다.”면서 “대기업 종사자들의 지원도 깜짝 놀랄 만큼 많다.”고 귀띔했다. 지난 11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한국공항공사 역시 마찬가지다. 지원자 가운데 40명이 변호사·회계사들이다. 토익 900점 이상자도 전체 지원자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토익 만점자는 10명이나 된다. 일본어, 중국어 등 제2외국어 동시통역이 가능한 지원자도 100여명에 달한다는 것이 공사측의 설명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인사팀 관계자는 “사무직을 25명 내외로 선발할 예정인데 지원자가 3896명이나 몰렸다.”면서 “지원자 대부분의 토익 성적이 900점을 상회하는 등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서류전형은 어학이 당락 좌우 이들 공사 취업의 1차 관문인 서류전형에서는 특히 어학능력과 학점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찌감치 서류전형을 마감하고 이번주 초 서류합격자를 발표한 수자원공사, 중부발전, 대한주택공사 등에 따르면 어학능력과 학점이 당락을 좌우했다. 중부발전 인사팀 관계자는 “사무직의 경우 서류합격자들은 다들 토익 성적이 970점을 넘는다.”면서 “학력제한을 폐지하다 보니 서류전형에서는 어학능력으로 판가름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항공사 인사팀 관계자는 그러나 “지원자들의 외국어 수준은 해가 갈수록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지만 전공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특히 한자실력이 약해 지난해 면접에서 가족의 이름을 한문으로 써보라는 질문에 10명 중 1명도 제대로 써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지폐 도안 어떻게 바뀌나] 여성·과학자 새긴 지폐 나온다

    [지폐 도안 어떻게 바뀌나] 여성·과학자 새긴 지폐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폐도안 전면교체를 검토하기로 한 것은 극성을 부리는 위조지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출발한다. 그대로 둘 경우 상거래에 큰 혼란은 물론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등 경제적 해악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는 박승 총재가 취임한 이후 줄곧 주장해온 세 가지 화폐개혁(화폐단위 변경, 고액권 발행, 위조방지를 위한 지폐변경 등) 방안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은 정부와 정치권에서 논의 중단을 선언한 만큼 1차적으로 위조지폐 방지를 위한 지폐변경을 추진하고, 아울러 화폐단위 변경을 대체할 만한 고액권 발행도 함께 병행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위조지폐 방지는 홀로그램 패치가 관건 한은의 검토대로 추진된다면 조폐공사가 보유한 기존 시설에다 첨단 위조방지 기능을 첨가하면 된다. 위조를 막기 위한 첨단 방지기능으로 대략 세 가지가 꼽힌다. 지폐 가운데 은색의 홀로그램 패치(동전 크기의 사각 은막을 지폐에 씌우는 것으로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를 붙이는 것이 첫째다. 지폐 왼쪽 하단에 시각장애인의 지폐 인식을 위해 표기한 둥근 모양의 점자를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색잉크’를 첨부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마지막으로 잠상(潛象)으로 불리는, 지폐 오른쪽 인물 옆에 숨어 있는 액면 숫자를 넣는 방법이 있다. 현재 1만원권과 5000원권은 지폐 가운데 은색 점선이 세로로 부착돼 있지만, 색잉크와 잠상이 들어가 있는 지폐는 1만원권이 유일하다.1000원권은 은선 홀로그램도 없다. 따라서 1만원권은 홀로그램 패치를 넣을 것인지,5000원권에는 홀로그램 패치는 물론 색잉크와 잠상을 삽입할 것인가가 지폐 도안 변경의 핵심이다. 홀로그램은 두 개의 레이저광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효과를 이용, 사진용 필름과 유사한 표면에 3차원 이미지를 기록한 것을 말한다. 여러 기술에 따라 시각적으로 다양한 입체적 효과를 낸다. 이 원리는 양주 등 가짜 주류 방지에도 활용하고 있다. ●화폐인물 여론조사 통해 선정 지폐 변경 대상은 1만원권 21억장,5000원권 2억장,1000원권 10억장 등 모두 33억여장이다. 산술적인 금액만으로도 24조원을 웃돈다. 이는 한은의 본원통화(시중 현금+시중은행 시재금+시중은행의 한은 예치금) 37조원의 65%에 이르는 규모다. 지폐변경에 장당 60∼70원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2040억∼2380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지폐변경을 하게 되면 현금자동인출기나 자판기 센서 교체 등을 통해 경기부양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1일자로 지폐를 변경한 일본의 경우 7000억엔 규모의 경기부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폐를 변경하게 되면 크기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현행 지폐는 달러 등 다른 지폐보다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화폐 인물도 교체 대상이다. 한은은 지금까지 여론조사 등을 통해 과학자, 여성 등 존경할 만한 인물 등 후보군을 1차적으로 검토하긴 했지만, 지폐 변경이 결정되면 이후 다양한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다시 고른다는 입장이다. 현재 1만원권은 세종대왕,5000원권은 율곡 이이,1000원권은 퇴계 이황,500원짜리 동전은 학,100원은 이순신,50원은 벼이삭(쌀),5원은 거북선,1원은 무궁화 등이 각각 들어 있다. ●교체는 1∼2년 걸려 한국은행법에는 은행권의 변경이나 고액권 발행은 정부의 승인을 얻어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재정경제부와 합의가 이뤄진다면 곧바로 지폐도안 변경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지폐 제조 및 교환에는 적어도 1∼2년이 걸린다. 한은 관계자는 “1만원권의 수명은 통상 4년6개월,5000원권과 1000원권은 각각 2년가량이므로 한꺼번에 바꾸기보다는 돌아오는 주기를 감안해 교체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서울광장] 내신 반영 대학에 맡겨라/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내신 반영 대학에 맡겨라/이용원 논설위원

    해마다 대학입시 철이면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주위에서 들려온다. 이번 겨울에 들어 가장 기억에 남은 이야기는, 대입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원하는 대학에 원서조차 내지 못했다는 일종의 ‘수능 괴담’이다. 주로 특목교 주변에서 퍼져나온 이 이야기는 “A고에서 수능 만점이 두명,B고에서 한명 나왔는데 모두 내신 등급이 떨어져 서울대에 지원하지 못했다.”는 식이었다. 교육 당국이 수능 만점자의 존재 여부도 밝히지 않는 터이라 소문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수능을 만점으로 통과했는데도 국내 대학에 지원조차 못한다면 제도가 분명히 잘못됐다는 생각은 들었다. 또 다른 소문은 각 고교에서 내신 성적을 올려주고자 온갖 편법이 횡행한다는 ‘내신 괴담’이었다. 과목별로 ‘수’를 받은 학생이 80∼90%에 이르는 건 기본이요, 교사들이 직접 나서서 특정학생의 성적을 조작한다는 내용이었다. 들을 때는 ‘설마’하고 귓등으로 흘렸는데 이같은 괴담은 충분히 근거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연말부터 서울의 강동구 B고, 강서구 M고, 금천구 M고 등에서 잇따라 드러난 시험부정은 범법의 주체가 학생이 아니라 교사라는 점에서 정말 충격적이다. 수법도 다양해 담임반 학생의 답안지를 직접 작성해 주고, 자식을 위장전입해 재직하는 학교로 전학시키는가 하면 정답지를 빼돌렸다. 그런데 이같은 교사의 부정행위는 일부 고교에만 있는 일은 아닌 모양이다. 최근에 만난 고교 교사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임을 시인했다. 그리고 자신의 학교에서는 유사한 일을 어떻게 ‘말썽 없이’ 처리했는지를 들려주었다.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는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자료에서 확인됐다.195개교를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한 과목에 ‘수’를 받은 학생 수가 30%를 넘는 학교가 다섯 가운데 하나꼴이었다.1학년을 조사한 게 이 지경이니 입시에 직접 영향을 받는 3학년에서는 성적 부풀리기가 더욱 심할 것이다. 대학입시가 경쟁의 장(場)임은 분명한 만큼 대입에도 객관성·공정성·신뢰성 등 경쟁의 룰은 지켜져야 한다. 현재 대입을 결정하는 주 요소는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이다. 이 가운데 내신은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신뢰를 받을 만하지도 않다. 그리고 내신이 단시일에 신뢰를 회복할 것 같지도 않다. 왜냐하면 내신을 관리하는 궁극적 책임자인 교사들이 부정의 주체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적조작 사건이 잇따른 뒤에도 전교조·교총을 비롯한 어느 교원단체도 이를 반성하고 자정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교육현장이 면모를 일신해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2008학년도부터 수능 비중을 더욱 줄이고 내신 반영을 확대하는 쪽으로 대입제도를 바꾸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 쪽에는 고교등급제를 엄금하는 한편 내신반영률을 높이도록 압박한다.‘보통 학부모’들은 반칙이 난무하는 내신제도를 믿을 수 없으니 수능으로 대학입학을 결정하자고 아우성인데 교육 당국은 나 몰라라 하는 꼴이다. 대학입학을 결정 짓는 양대 요소는 학교를 지망하는 수험생과 그들을 받아들이는 대학 당국이다. 학생·학부모와 대학 모두가 원치 않는 내신 반영 확대를 강요하는 것은 교육부가 할 일이 아니다. 교육부의 고집이 계속돼 학부모 반발이 거세지면 현 교육제도의 근간인 고교평준화와 ‘3不정책’도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교육부 스스로 내신 반영률을 대폭 낮추거나, 아니면 각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순리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A3 닛산챔피언스컵 2005] 삼성 ‘수성’·포항 ‘설욕’

    ‘수성이냐, 복수냐.’ 지난해 12월 국내 프로축구 정상자리를 놓고 맞붙었던 수원과 포항이 두달 만에 재격돌한다.16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A3 닛산챔피언스컵 2005’ 2일차 경기가 무대다. 두 팀은 지난해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 1·2차전을 모두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수원이 4-3으로 이겨 우승컵을 차지했다. 때문에 포항으로서는 이번 경기가 설욕전인 셈.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은 여전히 수원이 다소 앞선다. 수원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김남일(전 전남), 안효연(전 부산), 송종국(전 페예노르트) 등 ‘특급스타’들을 싹쓸이해 오면서 전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기존 멤버인 브라질 출신의 특급골잡이 나드손,‘폭주기관차’ 김대의,‘거미손’ 이운재에 이들 영입스타까지 가세하면 국내 프로리그에서는 당분간 수원을 쉽게 이길 팀이 드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수원은 이번 대회 중국 선전과의 첫 경기에서도 3-1로 가볍게 승리를 거두며 우승권에 가장 근접해 있음을 과시했다. 이에 맞서는 포항은 브라질에서 영입해온 신임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팀내 최다 득점자였던 우성용을 성남으로 떠나보냈지만 다 실바와 셀미르를 영입해 기존 용병인 산토스, 따바레스와 함께 막강 ‘삼바군단’을 구축, 공격진을 한층 보강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태희·안성기가 읽어주는 ‘부활’

    최근 TV브라운관을 통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탤런트 김태희를 비롯해 ‘국민배우’ 안성기, 영화배우 정준호 등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을 낭독하는 행사에 참가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유인촌)은 11일 ‘책 읽는 서울 2005’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7∼19일 오후 6시부터 100분 동안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톨스토이 문학의 밤’ 행사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안성기, 정준호, 김태희 등 대중 연예인들과 연극배우 박정자, 국립극장장 김명곤, 뮤지컬배우 김선경 등 유명인들이 대거 출연할 계획이다. 낭독 전후에는 러시아 민속음악과 춤 공연, 현악 5중주, 시각장애인의 점자책 낭독, 아카펠라 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중개사시험 가산점 공방 재점화

    중개사시험 가산점 공방 재점화

    지난해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의 난이도 조절 실패에 따른 가산점 논란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변호인단을 선임한 수험생들이 잇따라 건설교통부 관계자들을 만나 가산점 부여의 합법성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호소가 아니라 법률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차원이다. 수험생들은 현재 여영학·이원희 변호사 등 6명을 선임했다. 자문 변호사들은 공인중개사 시험을 규정한 ‘부동산중개업법 시행령’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가산점 부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변호사는 ‘시험실시 기관의 장이 수급상 필요하다고 인정해 선발인원을 미리 공고한 경우에는 매 과목 40점 이상인 자 중에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는 시행령 17조2항의 입법취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수급상 필요할 때는 건설교통부 장관이 가산점 부여 등 재량권을 발휘해 선발인원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 변호사도 “합격·불합격 처분과 같은 행정처분의 모든 유형을 관계법령에 담을 수 없다.”면서 “따라서 관계법령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더라도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는 행정처분도 재량에 따라 취소·변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변호사들은 가산점에 대한 근거는 있지만 만약 건교부가 수험생들에게 가산점을 주게되면 앞으로도 이에 대한 민원이 생길 수 있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지난 27일 건교부 관계자들과 만난 이같은 의견을 전달한 데 이어 오는 3일에도 다시 만나 가산점 부여가 법적으로 가능한지 등에 대해 다시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건교부는 수험생들의 가산점 요구에 대해 성실히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도 현행법상 가산점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설사 관련법이나 시행령이 개정되더라도 15회 수험생들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수험생들의 주장처럼 시행령의 관련 조문을 확대해석하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주장하고 있는 가산점에 대한 근거를 면밀히 검토해 수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예정”이라면서 “그러나 아직까지는 근거가 미약하다는 것이 건교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수험생과 건교부의 입장이 쉽게 좁혀지지 않으면 결국에는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수험생들은 “앞으로 몇차례 건교부측과 협의를 하겠지만 계속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 등 법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산점 부여 문제는 국회 차원으로도 번질 조짐이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가산점 부여 논란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나눔세상] 中동포 시각장애인의 ‘빛’ 손인숙 소장

    [나눔세상] 中동포 시각장애인의 ‘빛’ 손인숙 소장

    “동포 시각장애인에게 작은 빛이라도 될 수 있어 감사한 일입니다.” 중국 옌볜(延邊)에서 하상시각장애인재활센터 소장으로 일하는 손인숙(50·여)씨는 성직자도 사회복지사도 아닌, 평범한 여성이다.‘대모’로 불릴 만큼 동포 장애인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듬뿍 받고 있다. ●동포 장애인 당당한 사회진출에 보람 지난 24일 잠시 국내에 다니러 온 그의 발걸음은 어느때보다 가볍다. 올 연말 있을 현지 중의학 의사시험에 몇명이나 추가로 합격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감에 설렌다. 지난 2002년 처음으로 응시자격이 주어진 센터 출신 44명 중 17명이 시험에 합격하는 쾌거를 올렸다. 손씨는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성장해 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생이 싹 가신다고 했다. 이 센터는 국내 사회복지법인 하상복지회가 지난 93년 10월 문을 열었다. 손씨는 그때부터 줄곧 센터를 맡고 있다. ●안정된 생활 대신 중국행 결심 손씨는 지난 87년 명동성당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우연히 ‘제2의 인생’을 찾았다. 당시 교통부 공무원으로 일하던 그는 “현지 재활센터 설립과 운영을 도울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무엇에 홀린 듯’ 새 운명에 도전키로 했다. 결심을 하고서 손씨는 직장생활 틈틈이 운전, 컴퓨터에서부터 중국어, 유아교육, 점자교육, 시각장애인 보행훈련을 배웠다. 93년 9월 어머니(76)의 만류를 뿌리치고 직장도 버린 채 중국길에 올랐다. 그러나 생면부지의 중국 생활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영하 3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에서 더운물은 커녕 찬물조차 하루 세차례 1시간씩만 나오는 악조건과 부딪혀야 했다. 연료사정도 시원치 않아 무거운 LPG통을 직접 나르기도 했다. ●영하 35도 혹한에서 고군분투 한해 평균 20명 안팎의 20∼40대 동포 시각장애인에게 점자와 기초 보행훈련은 물론 약리학, 침구학, 안마학, 중의진단학 등 17개 전문과정을 가르치고 있다.3년간 1500시간의 커리큘럼에 학비는 전액 면제다. 옌볜대학 의학원 등의 동포 교수진 11명이 소액의 수고비만 받고 강의를 맡아주고 있다. 옌볜대학 부속병원에서 6개월간 안마·침구 실습까지 마치면 중급 안마사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재활센터에서 3년 과정을 마친 44명 전원이 안마진료소를 열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내실있는 교육 때문이었다. 그는 “못쓰는 컴퓨터 등 한국에서 하찮게 버려지는 물건이라도 옌볜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면서 “민간 기관과 일반인들이 동포 장애인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후원(하상복지회 02-451-6000)을 당부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한국판 소칼 어페어’ 김동수씨 이메일 인터뷰

    ‘한국판 소칼 어페어?’ 90년대 초 현실 사회주의권 붕괴와 함께 카를 마르크스는 사라졌다. 그런데 아직 그의 부활을 꿈꾸는 이가 있다. 지난해 ‘자본을 넘어선 자본’을 펴낸 소장학자 이진경(연구공간 수유+너머)이 대표적인 예다. 서문에서 “나는 마르크스가 ‘죽지 않는 사람’임을 믿는다.”고 해, 책을 쓴 이유가 마르크스의 부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포스트모던 사상가 들뢰즈의 시선을 빌려 마르크스의 대표작 ‘자본론(Das Kapital)’을 재해석했다. 이에 대해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진경식 재해석을 탄핵하는 주장이 나왔다.‘자본의 두 얼굴’(한얼미디어 펴냄)을 낸 재야학자 김동수다. ‘우파 중에 국부론 제대로 읽은 사람 없고, 좌파 중 자본론 제대로 읽은 사람 없다.’는 게 김동수의 문제 의식이다. 그래서 자본론 원전을 집어들고 직접 대차대조표를 작성한 작업이 바로 ‘자본의 두 얼굴’이다. 이 때문에 인용문이 줄잇는 600쪽짜리의 버거운 책이 됐지만 이 작업을 통해 이진경식 재해석이 마르크스를 되살리기는커녕 외려 ‘두 번 죽이는 일’이라 주장했다. 마르크스가 한 철 지난 유행가처럼 되어 버린 지금, 그래서 스스로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하는 김동수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지식 독점자인 양 행동하는 지식인” 이렇게 많은 분량으로, 정면돌파하듯 반박하는 이유는. -마르크스 왜곡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지나칠 정도로 많다가 90년대 초반 이후 감쪽같이 사라진 이론적 논쟁을 다시 촉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 지식인이라는 현학적인 사람들이 지식의 독점자인 것처럼 행동하는데 이것은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진경식 재해석의 맹점은 뭔가. -재해석하면서 고전파와 헤겔을 비난하는데 문제는 그가 고전파와 헤겔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때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왜곡되어 있다. 진보진영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킬 정도다. 이런 주장에 뉴라이트니 하는 움직임은 ‘구좌파’라고 비판하는데. -‘뉴’,‘네오’,‘포스트’ 등의 수식으로 장식된 이론은 대개 수식을 제외하면 별 내용이 없다. 좌파에 대한 비판은, 어쨌든 사회주의는 망했다는 것인데 이는 논리와는 별개다. 망했으니까 나쁘다면 모든 역사는 나쁜 것의 역사다. 구좌파라는 비판에는 관심 없다. 개인적으로 소련이나 북한에 대해 호의적이지도 않다. 그건 좌파가 아니어도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지금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예전부터 마르크스는 잘 읽히지 않았다. 어렵다, 혹은 방대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저임금 강요와 대량해고, 자본가에게는 제한책임을 묻고 노동자에게는 무한책임을 지우는 주식회사제도의 골간은 바뀌지 않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굳이 ‘새로운’이란 수식어를 달지 않아도 마르크스는 여전히 현실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마르크스 이론은 여전히 유효 그렇다면 마르크스를 되살리자는 뜻인가, 아니면 비판할 점은 있지만 이진경식 재해석은 안 된다는 말인가. -이 책의 주제를 벗어나는 질문이다. 그래도 답하자면 일단 혁명이나 변혁의 꿈은 유효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장기적 전망만큼 현실적 대응도 중요하다. 사실 ‘혁명’은 레토릭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을 드러냄으로써 진보운동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살펴보자고 말하고 싶었다. 민주노총이나 민노당의 주장은 지지자들을 한숨짓게 만든다. 진보진영이 어떤 대안이나 이론이 없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만드는 일에 나서야 한다. 사회주의권 붕괴 뒤 포스트모던이 유행인데 어떻게 보나. -항상 문제의식은 이론이 아닌 실천에 있어야 한다.‘포스트’ 이론의 문제의식은 좀 심하게 말하자면 뭔가 하긴 해야겠는데 무엇을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라고 본다. 이럴 때는 개인적 반항이 저항으로 미화된다.‘자유로운 개인의 자유로운 연대’라는 코뮤니즘은 멋있기는 하지만 아나키즘 이상의 의미는 없다. 물론 역사·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폭로는 희망이라는 싹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맹아는 어디까지나 맹아일 뿐이다. ●문제의식은 이론아닌 실천에 있어 그런 주장은 96∼97년의 ‘소칼 어페어’와 비슷한데 그 사건을 어떻게 보나. -참 재미있는 사건이었다. 소칼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프랑스 형이상학과 같은 유의 서술이 사회적으로는 수구의 기반을 다져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결론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통쾌하게 생각하고 소칼과 같은 입장이다. 소칼의 경우 또 다른 상업주의라는 비판도 받았는데 같은 비판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나. -그렇게 보는 걸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런데 이런 책이 얼마나 팔리겠나. 마지막으로 ‘자본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에 대해 설명해 달라. -자본론은 노동자의 중요한 무기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런데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는 재벌 남자 주인공이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꼽을 정도로 호사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지적 과시, 지식 장사용으로 탁월하다. 그러나 그건 자본론의 박제에 불과하다. 자본론이 이용되는 두 방식을 지적하고자 그런 제목을 정했다. ●소칼 어페어(Sokal Affair)란? 포스트모던 이론가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던 사건. 미국 물리학자 앨런 소칼이 96년 최첨단 물리학 이론이 해방이론으로 쓰일 수 있다는 논문을 학술지 ‘소셜 텍스트(Social Text)’에 발표한 뒤 사실 그 논문은 짜깁기 엉터리였다고 고백했다. 포스트모던 이론이 얼마나 겉멋에만 찌들어 있는지 폭로하기 위한 도발이었다. 소칼은 이어 장 보드리야르, 자크 라캉, 줄리앙 크리스테바 등 쟁쟁한 포스트모던 계열 학자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최신 물리학 개념을 아무렇게나 가져다 쓰고 있다는 내용의 ‘지적 사기’를 출간, 유럽 지성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보뱅크] 쪽지통신

    ●서울시립보라매청소년수련관(www.boramyc.or.kr) 청소년 겨울방학 특성화 캠프 ‘너∼놀 줄 아니?’참가자를 모집한다. 캠프는 내년 1월10(월)∼13일(목)3박 4일 동안 열린다. 참가자들은 보라매청소년수련관과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등에서 공동체 놀이와 전통 놀이, 영화 관람 등 다양한 놀이를 체험한다. 초등학교 4∼6학년 40명을 선착순 선발한다. 참가비 12만원.834-7233. ●CJ 엔터테인먼트(www.cjent.co.kr) 온 가족이 함께하는 샌프란시스코 과학놀이 체험전 ‘놀자 과학아’ 겨울방학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다. 솟아오르는 마그마, 휘어지는 물줄기, 떠다니는 자석, 파도 만들기 등 과학 시간에 배우는 내용들을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내년 1월16일(일)까지 코엑스 1층 태평양홀에서 열린다. 성인 1만 2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 ●한국교총 원격교육연수원(www.education.or.kr) 2005년도 제1기 직무연수 수강생을 모집한다. 내년 1월2일(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된다.1월3일(월)∼2월5일(토)약 1개월 간의 연수기간 동안 학생상담을 비롯한 19개 과정 총 60시간 수업을 이수한다. 전국 유·초·중·고 교원과 교육전문직 종사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연수비 8만원.572-8300. ●중등교육사이트 두산에듀클럽(www.educlub.com) 28일 사이트를 전면 개편하고 홈페이지 새단장 기념 ‘해피뉴 에듀클럽 빅 페스티벌(Happy New Educlub Big Festival)’ 이벤트를 펼친다. 에듀클럽 사이트에 접속해 퀴즈에 응모하거나 게시판에 참여하면 된다. 에듀클럽 로고를 클릭하면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즉석 경품행사도 펼쳐진다. 참가자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디지털카메라,MP3, 도서상품권 등 총 5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한다. 또 홈페이지 단장과 함께 두산에듀클럽 강사진도 대폭 교체했다.EBS와 대치동 학원가에서 이름이 알려진 유명 강사들의 고급 강좌가 대거 신설된다. 영어는 EBS의 지나 킴 이상미, 토익만점 및 텝스 최고득점자 김태희 강사가 참여한다. 논술은 대치동 논술학원으로 유명한 김동아, 서율택 강사의 강좌가 개설된다. 온라인 교육사이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사이버담임제도 도입된다.1대1로 학생들의 성적과 근태를 관리하고 학부모에게 보고하는 알림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yonsei.ac.kr/child) 또래 관계 프로그램에 참여할 초등학교 1·2학년 어린이를 모집한다.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원만한 친구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내년 1월7일(금)∼2월18일(금)매주 화·금요일 오후 3시30분∼4시30분 총 12회에 걸쳐 수업을 받는다. 내년 1월3일(수)까지 이메일(change@yonsei.ac.kr)또는 전화(2123-6483)로 참가 신청을 해야 한다. 참가비 36만원.
  • [토요일 아침에] 생명 살리기/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암주

    깊은 산중에 발길이 뚝 끊어졌다. 흰 구름 자욱한 안개에 휩싸인 조그마한 암자엔 맑은 물소리만 은은하다. 밤새 기름칠을 한 무쇠 호미를 손에 들고 텃밭으로 나간다. 겨울나기를 위해 땅속에 묻어둔 무의 봉분을 북돋고, 허름하게 풀린 배추를 감싸주기 위해서다. 한평 남짓한 마와 더덕 밭의 겨울 푸성귀도 메어주어야 한다. 좀더 시간이 남으면 앞마당의 차나무들도 김매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겨울의 하루는 짧다. 봉분을 다독이고 배추를 묶다보니 멀리 산너머 서해로 낙조가 길게 그림자를 끌며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오늘 할 일을 미루고 허리를 펴고 텅빈 산천을 본다. 무성한 여름과 가을은 갔듯 한해가 그냥 깊은 산속으로 걸어들어가 버렸다.“벌써”라는 단어가 내 깊은 영혼을 알 수 없게 꾹꾹 찌른다. 피가 배어 나오듯 영혼 한쪽이 서걱이는 소리가 먼 시원을 통해 들려오는 것 같다. 공양미를 한 움큼 발우에 담아 수곽으로 향한다. 저녁공양 준비를 하는 것이다. 쌀을 헹구기 위해 발우에 손을 넣자 싸늘한 한기가 온 몸을 찌르르 울리고 간다. 오래된 대나무 홈통을 타고 수곽으로 흐르는 물은 푸릇한 생동감이 있다. 어느새 사방은 하늘에 길잡이로 별만 남기고 어둠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목탁을 두드리며 저녁예불을 시작한다.“지심귀명례, 지심귀명례…” 가슴 한쪽에서 울컥 한 웅큼 눈물이 비어져 나온다. 며칠전 2만달러 시대에 굶어죽은 어린 영혼을 위한 기도를 한다. 독점자본주의 유령이 온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휩쓸고 우리나라에도 어느덧 소리없이 상륙해 있는 것이다. 굶어죽은 그 어린이의 가족은 때론 일주일 때론 이틀 그러기를 몇 달을 반복했다. 한 아이는 그냥 죽어갔다. 그 며칠전 맞벌이를 하는 경찰관 부부의 세 어린이가 화재로 죽음을 당했다. 그 처참한 어린 주검 앞에 우리는 오열을 토 할 수밖에 없다. 소유의 시대에 빈곤을 초래하는 자본의 공포는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살인적인 위력을 갖는다. 공포의 시대에 떠오르는 한 스님이 있다. 그 스님은 진감국사다. 진감스님은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맨 처음에는 밥과 옷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일은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그는 짚신삼기 수행법을 착안했다. 저녁이 되면 염불을 외며 밤새워 짚신을 삼았다. 아침이 밝아오면 밤을 새우며 삼은 짚신을 메고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한 장터에 나가 발을 살폈다. 맨발이거나 너덜너덜 닳은 짚신을 신은 사람들에게 새 짚신을 신겨주었다. 진감스님은 짚신을 얻어신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깨우쳐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큰눈이나 장마가 와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을 때만 제외하고 밤에는 염불하며 짚신을 삼아 낮에는 그 짚신을 들고 늘 그 자리에서 짚신을 신겨주었다. 그런 수행을 본 사람들은 함께 짚신을 삼아 보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다른 것으로 보시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진감국사는 중생의 마음이 바로 부처인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자신의 헌신을 통해 마음 하나를 나누는 씨앗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지구의 온 생명을 불가사리처럼 먹어치우는 독점자본주의의 광풍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나누는 부처의 마음이다. 그 마음이 하나씩 하나씩 내안에서부터 내 주변에서부터 싹을 틔우는 생명살리기를 해야 할 때다. 작은 법당안에는 어느덧 싸늘한 한기가 스며들어 있고 밤하늘엔 길 잃은 중생들을 위한 ‘별불’만 반짝이고 있다. 세월은 원래 없던 것 묵은해도 오는해도 없다. 다만 하루 하루의 일상을 평생처럼 사는 것만 남았다. 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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