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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大 방송국 장애인 PD 이경헌군

    ◎“인생에 대한 도전으로 방송 지원”/‘3D동아리’ 자원… ‘방송따라잡기’ 프로 가장 인기 ‘레디 큐’ 28일 상오 10시 경기 용인시 기흥읍 강남대 방송국(KUB) 스튜디오. 언어 및 지체 장애자인 이경헌군(21·사회복지학부 2년)이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방송제작에 몰두하고 있다.이군의 직책은 방송 프로그램을 총지휘하는 PD(프로듀서). 지난 20일 개교기념일 교내방송을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낸 이군은 오늘도 방송준비에 여념이 없다.이군은 “몸이 불편해 일반학생들보다 일의 속도가 늦기 때문에 미리 방송을 준비하곤 한다”고 말한다. 이군은 서울방송(SBS)제작관리국 부국장으로 근무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지나해 3월 입학하자 마자 방송국에 지원했다. 장래희망은 정작 목사이지만 방송일을 의지의 실험대이자 인생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고 지원했다. 요즘에는 학보사와 방송국 등이 3D동아리로 분류돼 일반학생들이 지원을 꺼린다.또 방송의 매력 때문에 찾아온 대부분의 학생들도 힘이 들어 중도에 포기하기 일쑤란다. 하지만 이군은 오히려 가장 힘들다는 PD를 지원했다.그래선지 20여명의 회원 가운데 PD는 단 2명. 그가 담당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모두 3종류.월요일 점심 시사프로그램인 ‘다이얼 629’와 금요일 아침을 시작하는 음악프로그램인 ‘해피데이’와 점심 방송평론 ‘방송따라잡기’. 프로그램 하나의 방송시간은 불과 20여분이지만 기획에서 제작,연출 등의 전과정을 준비하려면 3∼5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이군은 3개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수업시간을 빼고는 모든 시간을 방송국 일에 매달려야 한다.작업이 밀릴 때는 밤샘작업을 하기 일쑤다. 이군은 “아버지로부터 전해들은 방송계의 뒷이야기 등을 곁들인 ‘방송따라잡기’가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코너”라며 “가끔 재학생들에게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군은 “장애인도 일반인들 못지 않게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방송일에 도전했다”며 “일반 학생들이 내가 만든 방송을 들으며 활기찬 대학생활을 한다는 보람으로 일한다”고 덧붙였다.
  • 무더위속 집단 식중독 비상/인천 문남초등 3백여명

    ◎학교급식 먹고 결석­조퇴 【인천=金學準 기자】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전국에 식중독 환자가 늘고 있다. 23일 학교에서 제공한 점심을 먹은 인천 문남초등학교 3∼6학년 1천300여명 가운데 300여명이 고열과 함께 설사와 복통 등 식중독 증세를 일으켜 24일 21명이 결석하고 2백90여명이 상오에 조퇴해 시가 조사에 나섰다. 학생들은 인천소재 K유통 및 J상사,H상사 등에서 음식재료를 공급받아 학교 급식소에서 요리한 밥과 국,돈가스,골뱅이 등을 점심으로 먹었다. 또 22일 전남 고흥군 풍양면 한동리 宋모씨(48) 상가에서 도시락을 나눠먹은 주민 가운데 25명이 설사와 복통,구토증세를 보여 고흥읍 보건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에 앞서 충북 청원군 미원면 운교리 M교회 안수식이 끝난 뒤 인근 H식당에서 피로연 음식을 먹은 신도 150여명 가운데 朴모씨(59) 등 30여명이 설사와 복통,구토 등 식중독 증세를 일으켜 증세가 심한 25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 ‘토박이 길이름 정비’ 확산되길/權文勇(공직자의 소리)

    며칠전 점심때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 중국집에 들렀다.한켠 벽면에 강남구의 도로명이 표시된 새 지도가 눈길을 끌었다. 마침 그 집 주인이 나를 알아보고 말을 건넸다.그는 “전에는 음식을 배달할 때 철가방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이 ‘신사동 501의 3’하면 무슨 암호명같아서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는데,도로명이 바뀐 이후 ‘방그레길 3호’라고 말해 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배달처를 찾을 수있어 아주 편하다”고 좋아했다. ○두손 들고 반기는 구민들 그 다음 날엔 역삼성당 신부님을 만난는데,영문도 모르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의아해서 “뭐가 고맙습니까”하고 되물었다.그 신부님은 “전에는 역삼성당이란 위치표시를 입구에 설치했더니,위법이라며 구청에서 쇠톱으로 절단해가서 아주 속이 상했는데,지금은 아예 길이름 자체를 역삼동길로 정하고 집마다 역삼동길 1,3,5호로 하니까 너무 좋다”고 반겼다. 어찌 이런 경우만 있겠는가.앞으로 새 도로명은 주택까지 배달되는 택배사업을 활성화시킬 것이고,화재나 범죄신고때에도 아주 빠르게 출동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강남구는 새 도로명을 지으면서 한글학회,한글 땅이름학회 등에서 자문을 받았고 주민들이 동네마다 위원회를 구성해 스스로 이름을 짓기도 했다. 초등학교 가는 길은 꿈나무길·새싹길·색동이 등으로,예식장이 많은 골목길은 원앙길로,교회앞길은 소망길·진리길로,그리고 옛 날 이름을 찾아 무동도길·주막길 등으로 바꿨다. 사실 이 일을 담당하는 강남구 지적과는 한 때 전국에서 문의전화가 폭주해 업무를 못 볼 지경까지 이르렀었다.그 만큼 다른 시 군 구의 관심을 모았다. ○참여 민주주의의 한 단면 도로명을 지으면서 직접 민주주의·참여 민주주의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무척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강남구만 이렇게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이 시범사업의 성공을 발판으로 전국 어느 곳에서도 이 제도가 빨리 확산 되길 바란다. 벌써 지방자치 3년이 됐다.관료적 행정에서 과감히 벗어나 주민에게 애정을 가지고 가까이 갈 시점이다.
  • 실직자 자녀 학비 감면/교육부

    ◎중고생 대상 13만명… 중식비 38억 추가 지원 실직자의 중·고교생 자녀 13만8천명에 대해 등록금이 전액 또는 부분 감면된다. 99년에는 실직자 자녀를 포함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24만명의 중·고교생에게 1·2학기 교과서가 무료로 지급된다. 교육부는 21일 이같은 내용의 ‘실직자 자녀 지원대책’을 마련,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1·4분기에 1만683명이었던 학비감면 대상을 대폭 확대,전체중·고교생 4백30만명 가운데 3.2%인 13만8천명의 실직자 자녀에게 수업료·입학금 등을 깎아주기로 했다.이에 필요한 예산은 1천1백22억으로 추산된다.대상 학생은 △고용보험 미수혜 실직자 자녀 △자영업자 중 폐업·도산한 중·장년 실직자의 자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자활보호대상자 자녀 가운데 학비보조를 받지 않는 학생 △학교장이 가정형편상 학비감면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학생 등이다. 또 점심을 굶는 결식학생을 위해 38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모두 84억1천8백만원의 중식비를 지원키로 했다.지난 해 말 시·도 교육청별로 결식학생을 조사한 결과,1만9천961명(중학생 1만570명,고교생 9천391명)으로 집계됐다.
  • 權寧海씨 불구속 수사 요청/吳制道씨,李 안기부장 만나

    李鍾贊 안기부장과 權寧海 전 안기부장의 변호인인 吳制道 변호사가 지난 11일 만나 權씨의 신병처리 문제 등 북풍 수사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吳 변호사는 이날 “李 안기부장의 초청으로 서울 내곡동 안기부 청사에 가점심을 같이 하면서 ‘국가화합 차원에서 權 전부장이 불구속 재판을 받는 등 조용하게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李부장은 이에 대해 “조용하게 진상을 규명하려 했는데 (權 전부장의) 자해 등으로 그렇게 되지 못했다”면서 “權씨의 신병처리 문제는 혼자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확답을 피했다고 吳 변호사는 전했다.
  • 노숙자 300명에 매일 무료 점심/‘용산역의 테레사’ 兪連玉씨

    ◎신앙 통해 건강회복 평생봉사 결심/96년 하느님과 약속 후원자 모아 뒷바라지/장마철 비 피할 공간 마련 됐으면… “따뜻한 한끼 식사가 상처받은 노숙자들에게 조그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17일 상오 11시 서울 용산역 광장.3년 째 노숙자들에게 무료점심을 제공해 온 兪連玉씨(31·여)가 자원봉사자 5명과 함께 밥과 국 등을 트럭에 싣고 나타났다. 새벽잠을 설쳐가며 준비한 메뉴는 3백여명분의 육계장과 밥.남루한 차림에 꺼칠한 얼굴의 남자들이 배식을 받으려고 길게 줄을 섰다.상당수가 IMF 실직자들이라고 귀띔했다. 兪씨는 정성스레 밥을 퍼주며 “맛있게 드세요” “힘내세요”라고 위로의 말을 곁들였다. ‘용산역의 테레사’ ‘용산역 밥퍼 아줌마’로 불리는 그녀는 “대부분 하루 한끼로 끼니를 해결하는 노숙자들이 길바닥에서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녀는 96년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 94년 3월 이벤트 사무실을 운영하던 兪씨는 갑작스런 허리통증에 시달렸다. 1년동안 병원을 다녔지만 병명조차 알지 못한 채 증세는 하반신 마비로 이어졌다.그러다 신앙생활을 통해 정상을 되찾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평생을 바치기로 다짐했다는 것이다. 식사준비와 설거지,장보기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그녀에게 가장 큰 보람은 이곳에서 밥을 얻어 먹은 사람이 직장을 잡고 후원자가 돼주는 것.식사를 나눠주다 보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3만원,5만원,10만원 가량을 내놓고 간다고 전했다. 비용은 대부분 이같은 후원금으로 조달한다.근처 시장 상인들은 쌀과 야채를 가져다 준다.주변의 지체장애인들은 틈틈이 40만원 가량을 모금해 식사비용으로 보태주기도 한다. 올 초에는 한 고물상 주인의 도움으로 보증금 3백만원에 월세 26만원을 주고 용산역 주변에 4평 남짓한 ‘하나님의 집’을 얻었다.그 전까지는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날랐다.지난 달에는 인천에 있는 한 교회로부터 1t트럭을 기증받았다. 兪씨는 의료보험조합에 다니는 남편(31)의 사이에 10살,7살인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소원은장마철에도 비를 피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조그만 공간을 마련하는 것. 연락처는 ‘하나님의 집’(797­0222)이며 후원금은 조흥은행 905­04­255460 兪씨 계좌로 보내면 된다.
  • 음식접대는 아예 못하게(社說)

    우리의 결혼식문화와 예식장 음식접대가 잘못 되어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특히나 예식장음식은 단체로 대량 주문된 단일 메뉴에다 시도때도 없이 ‘한그릇씩’ 떠안기는 식이어서 대접하는 사람이나 대접받는 사람이나 모두가 달갑잖게 여긴다.소비자보호원등 여러단체들의 조사를 종합하면 피로연에 드는 비용만 연간 2조원에 이른다.그러나 예식의 35%가 점심시간과 상관없는 시간에 열리기 때문에 음식의 대부분이 쓰레기로 버려진다고 한다. 이를 줄여보자는 복안에서 식사시간대가 아닌 하오 2시에서 4시사이에 진행되는 결혼식에 대해서는 음식을 대접할 수 없도록 보건복지부가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시행령을 마련해 지난 2월부터 시행하려던 계획을 5월로 늦추더니 이번엔 음식제공 금지시간을 하오 3시에서 5시로 한시간 더 늦추고 시행시기도 10월로 또 한번 연기했다.업자 로비에 밀린 의혹이 짙다니 한심하기만 하다.어차피 2시든 3시든 요기와는 거리가 먼 시간이다.시장하지도 않은 시간에 음식접대를 강요하는 예식장측 처사는 시정되어야 마땅하다. 건전한 의례준칙을 확립하기 위해선 똑바른 소신과 강한 의지로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필요하다.업자들이 반발을 보인다고 해서 그때마다 행정이 바뀌거나 흔들린다면 어떤 무질서도 바로 잡을 수가 없다.당국은 음식업자나 혼인연합회의 편을 들 것이 아니라 국민이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를 판단했어야 옳다. 우리나라는 지금 IMF시대다.굶고 거리를 방황하는 실직자들을 생각하면 음식낭비는 죄받을 짓이 아닐수 없다.경제질서뿐 아니라 자원낭비,과소비 등 비뚤어진 관행들을 하나하나 바로 잡아나가야 할 시대다. 예식장 음식제공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때와 시간제약을 둘 필요가 없다.결혼식에서 음식접대자체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좋다. 이런 당치않은 소비와 낭비,거품을 줄이고 잘못된 결혼문화를 철저히 개선하는 기회를 삼기를 바란다.
  • 종교계 IMF 고통분담 나섰다

    ◎기독교­노숙자에 교회 개방·생계지원 운동/천주교­실직자 쉼터 개설·15곳서 숙식 제공/불교­광역시 기차역마다 잠잘곳 마련도 종교계가 실직자와 노숙자 보호에 발벗고 나섰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단체들은 생계비 지원,잠자리 제공,급식 등 IMF시대를 맞아 급증하고 있는 실직자 및 노숙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때 종교단체들이 앞장섰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金壽煥 추기경은 종교계의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교회가 앞장서서 가난에 시달리고 실직과 경제파탄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고통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당회장인 趙鏞基 목사는 “사회 각계의 구성원이 이기적인 자세를 버리고 희망의 정신을 자원 삼아 극난을 극복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宋月珠 조계종 총무원장도 “사랑과 자비로 총체적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목회자 정의실천협의회,한국교회여성연합 등 27개 기독교 관련 단체는 최근‘IMF 실업자와 사회보장을 위한 기독교 대책토론회’를 갖고 교회별로 ‘공간개방 운동’을 전개하는 등 실직자 및 노숙자 문제에 체계적으로 접근해 나가기로 결의했다.특히 지난 12일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모은 헌금 모두를 실직자 기금으로 사용키로 했다. 순복음교회는 실직자 및 노숙자들의 생계비 지원을 위해 전국 70만 신도를 대상으로 2만5천∼5만원씩 1인 1통장 갖기 운동을 펼치기로 방침을 정하고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 중이다. 영락교회는 늘푸른선교회와 공동으로 서울 쁘렝땅백화점 지하도에서 노숙하는 350∼400명에게 매주 화·목·금·일요일 하오 8시30분부터 무료로 저녁을 주고 있다.또 을지로3가에 있는 영락사회복지재단 소유 건물에 잠자리를 마련해 놓고 있다. 명동성당은 지난 13일부터 실직자들을 위한 쉼터인 ‘평화의 집’을 개설,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도 ‘프란치스꼬의 집’(동대문구 제기동) ‘베들레햄의 집’(용산구 신계동) ‘우리집 공동체’(성북구 정릉3동) ‘임마누엘의 집’(〃) 등15곳에서 무료 급식과 잠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구세군은 지난 1월8일 서울 중구 정동에 ‘다시 일어나는 사람들’이라는 쉼터를 개관한 데 이어 2월에는 부산과 인천 등 지방 8곳에도 쉼터를 만들었다. 불교 조계종은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매일 3백여명에게 저녁을 나눠주고 있다.또 13일 서울 낙원동에 ‘보현의 집’이라는 무료 숙박시설의 문을 연 데 이어 앞으로 서부역 뒷편과 구로공단 근처에 노숙자들의 잠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지방에도 광역시별 기차역 근처에 한 곳씩 부지를 물색해 놓고 있다. 정부는 종교단체들의 활동을 돕기 위해 2백억여원을 지원할 방침이지만 보건복지부∼지방자치단체∼대한적십자사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 비로소 종교단체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쉼터 및 급식소를 제 때에 마련하거나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점심 거른채 실업·對北 경협 논의/2차 고위당정회의 이모저모

    ◎주택 건설업체 자금난 완화방안 중점 거론/大北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 제도 도입키로 13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2차 고위당정회의는 점심도거른 채 2시30분 동안 진행된 마라톤 회의였다. 실업대책과 대북 문제,수출기업 지원,경제 활성화 방안 등의 현안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실업대책과 대북 경협 활성화 방안 등이 주요 이슈였다.당측에서는 당 3역 등 18명이 정부측에서는 각부처 장관 등 22명,모두 40명이 참여한 메머드 회의였다. 당정은 실업대책을 위한 주택건설 활성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양도소득세의 면세와 임대아파트의 조건완화 및 미분양 아파트로의 전환이 핵심이다.이에 재경부는 2·4분기중 주택신용보증기금에 세계은행(IBRD) 차관자금 2억달러를 지원,주택건설업체의 자금난을 완화키로 화답했다.중소기업은행 자본금도 1조5천억원을 늘려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2조원 이상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민회의 金元吉 정책위의장은 적대적 M&A(인수·합병)의 과감한 추진을 촉구했다.이에 李揆成 재경부장관은 “다음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개정해 무제한적인 적대적 인수합병을 하도록 하겠다”고 정리했다. 특히 외환위기 탈출을 위한 적극적인 수출 진흥의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재경부측은 “외환보유고가 회복되는 5월 중순부터 현재 수요의 60%에 머물고 있는 수출금융 지원을 80%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남북경협의 활성화 방안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당정은 일부 업종에 대해서만 투자를 금지하는 네거티브 리스트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5월중 대한적십자사를 중심으로 ‘남북이산가족 교류 민간협의회’를 결성,민간교류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이다.이달 중 당정의 의견을 최종 조율,‘남북경협 활성화 조치’를 확정,발표할 예정이다.대북 투자활성화의 일환으로 대기업 총수와 경제단체장의 방북을 허용하는 등 기업인의 방북을 확대하고,국내 유휴 설비의 무상반출과 임대차를 허용했다.1회에 1백만달러로 돼있는 대북투자 승인한도를 폐지키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북경에서 진행중인 남북차관급회담의 방향도 설정했다.북한측이 요구하는 비료지원 문제는 이산가족 문제와 남북 기본합의서 이행 등 남북관계개선과 연계하는 ‘병진 추진’으로 가닥을 잡았다.당정은 “과거처럼 얻는것도 없이 무조건 주는 남북관계는 지양돼야 한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대북 경수로지원사업에 대한 재원분담에 있어서는 국내경제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가급적 외화 부담분을 최소화하기로 했다.미국과 일본의 적극적 기여를 촉구할 방침이다.
  • 失業시대 종교의 역할(사설)

    실직자(失職者)를 돕기 위한 각 종교의 활동이 돋보인다.서울 명동성당에 ‘실직자를 위한 평화의 집’이 마련돼 오는 13일 문을 열고 무료 점심제공,취업 및 법률상담을 한다.또 대한불교 조계종은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실직노숙자(露宿者) 보호소 ‘보현의 집’을 이달중 개원한다.개신교 교회에서도 실직자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또는 불쌍한 중생(衆生)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종교의 당연한 역할이다.그럼에도 이같은 활동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지금 우리가 6·25 이후 가장 어려운 국난(國難)에 처해 있어 종교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종교인구는 약 2천2백60만명(95년 통계청 집계)에 이른다.불교신자 1천32만명,개신교 신자 8백76만명,천주교신자 2백95만명 등이다.이들이 자신이 믿는 종교의 사랑과 자비(慈悲)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실업자가 2백만명에 이른다 해도 쉽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실제로 각 종교가 실시해 오던 무료급식 활동이 최근 더욱 확대됐고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정신으로 실직자들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지원하기 위해 월급 나누기운동을 펴는 등 활발하게 실직자 구제활동에 나선 종교기관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종교인과 종교단체들이 소극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이다.그동안 신자들로부터 거두어 들인 수많은 헌금(虧金)으로 교회와 법당을 크고 화려하게 치장하는데 열중했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는 인색했다는 비판을 한국 종교는 받아 왔다.종교계 내부에서도 외형적 성장에 치중한 우리 종교의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는 소리가 높다. 이런 비판이 무색해지도록 한국 종교는 실직자 돕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절망한 이들에게 정신적 위안뿐만 아니라 최대한의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 지금 우리 종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7순 中企 회장 5년째 노인잔치/‘효자동 산타클로스’ 徐元錫씨

    “남보다 약간 많이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다 보면 제 자신 마음이 더욱 행복해지고 푸근해집니다”‘효자동의 산타클로스’ 徐元錫씨(72·성원제강 회장). 매월 8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일대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동네 인왕산정 경로당으로 초청,흥겨운 잔치를 베풀어 주고 있다.올해로 5년째. 徐회장이 자신이 33년동안 살아온 효자동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93년. “제 할머님은 일제시대 보릿고개 때 남 몰래 보리밥을 챙겨두었다가 학교에서 돌아온 손자 손에 들려주시곤 했습니다.맨손으로 사회에 뛰어들어 이제 ‘성공한 할아버지’ 소리를 듣게 된 지금도 그때의 따뜻한 할머니의 손길을 잊을 수 없어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매번 행사 때마다 점심식사 술 안주는 물론,냄비 속옷 등 선물을 장만하는데 4백만원 가량의 돈이 들어가지만 지난해 대통령선거 기간 중 선거법에 저촉될까봐 두 번 생략했던 것 말고는 한번도 거른 적이 없다.세계적인 피아니스트 徐혜경씨가 徐회장의 딸이다.
  • 몸도 불편한 구두 미화원/서울시 선정 ‘숨은일꾼’ 朱光煥씨

    ◎걸인·노숙자에 4년째 식사제공/다섯식구의 가장… 하루수입 5만원 쪼개/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 도울수있어 보람 4급 척추장애자의 몸으로 구두미화원으로 일하면서 걸인과 노숙자들에게 4년째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朱光煥씨(42·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가 서울시로부터 7일 ‘생활현장의 숨은 일꾼’으로 선정됐다. ‘기독미화선교회’회장을 맡고 있는 朱씨는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뒤 신한은행 앞에서 하루종일 구두를 닦는다.이렇게 일해서 버는 돈은 하루 5만원.칠순의 노모를 비롯,부부와 두 아들,동생 등 여섯 식구가 생활하기에도 빠듯한 수입이다.그러나 朱씨는 지난 95년부터 매달 넷째주 일요일 저녁이면 선교회원 50명과 함께 을지로 3가∼쁘렝땅백화점 사이 지하광장에서 걸인과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도 어렵습니다.그러나 더 어려운 사람들이 주변에는 얼마든지 많아요.작은 힘이지만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보람 입니다” 처음에 구두미화원끼리 친목회로 시작된 이 모임은 우연한 기회에‘늘푸른 선교회’의 沈哲珍목사를 만나 선교회가 매주하고 있는 급식봉사에 참여,한달에 1주를 맡아 봉사에 나선 것. 朱씨는 이날 시상식에서 姜德基 서울시장직대에게 “지난해 11월까지 180명에 불과하던 노숙자들이 IMF 한파 후 300명 이상으로 늘었다”며 시 차원의 후원을 부탁했다. 朱씨는 “어깨가 움츠러든 직장인들의 모습을 볼때 마다 안타깝습니다.경기가 회복되면 보다 많은 불우 이웃들에게 저녁은 물론 점심식사까지 대접했으면 좋겠다”며 얼굴울 붉혔다.
  • 황제의 침소와 수라상(秘錄 南柯夢:7)

    ◎고종 심한 불면증… 궁중 낮밤 뒤바뀌어 혼란/정오께 일어나 12첩 반상 아침 수라/관리들도 맞춰 낮에 잠자고 밤에 등청/함녕전 대청전화로 신하들에 국정 지시/재판 앞둔 중죄인 석방령… 판사 항의 사직 정환덕(鄭煥悳)이 상경하여 이리저리 찾아다니다가 동부승지(同副承旨) 윤명구(尹鳴九)를 찾아 갔다.윤명구는 정환덕이 역학에 밝다는 소리를 듣고 대궐에 보낼 생각으로 전화과장(電話課長) 이재찬(李在纘)을 소개하여 주었다.당시 이재찬은 고종 황제를 직접 모시고 있던 최측근자였기 때문이다.전화과장이 황제의 최측근자라면 이상하게 생각될지 모르나 그때는 요즘의 청와대비서실장과도 같은 자리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897년에 처음 전화소가 설치되었는데 당시로서는 궁내부소관이요,황제의 직속기관이었다.그래서 전화선이 황제의 거소인 덕수궁을 중심으로 정부 각 부처에 연결되어 있었다. ○‘만능 요술단지’ 대청전화 덕수궁에서는 고종 황제가 기거하는 함녕전(咸寧殿) 대청마루에 전화기가 놓여 있었다.황제는 언제든지 필요할 때 이 대청마루 전화를 들어 정부 각부처에 지시를 하였다.그러니 이 대청마루 전화가 한번 울리면 국가대사가다 결정되는 만능의 요술단지와도 같았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전화를 일러 대청전화(大廳電話)라 했다. 이재찬은 정환덕을 데리고 대한문을 통해 덕수궁 안으로 들어섰다.함녕전은 대한문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았으나 처음 대궐안에 들어온 정환덕으로서는 어디가 어디인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이윽고 황제 앞에 엎드렸는데,이재찬이 황제에게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 “방금 온 천하가 어지럽고 소란합니다.열강들이 서로 잘났다고 하면서 시기하고 의심하는가 하면 변괴마저 백출하고 있으니 이 나라의 안정과 위태함이 어찌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또 백성이 도탄에 빠져 어쩔줄 모르고 있으니 황상폐하께서는 높은 베개에 편안히 주무시지 못하는 줄로 압니다.이것이 신(臣)이 밤낮으로 걱정하는 바입니다.여기 한 사람이 있는데 소년시절부터 태을노인(太乙老人)에게 수학하여 국가의 흥망과 인생의 길흉화복에 통달하여 모르는 것이 없습니다.이와같이 위태하고 어려운 때를 당하였으니 급히 이 사람을 가까이 두시어 자문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온데 성상의 의사는 어떠하겠습니까.감히 아뢰옵니다.” 고종 황제는 갑신정변이 일어난 1882년부터 18년동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심한 불면증에 걸려 있었다.밤에는 11시까지 눈을 뜨고 있다가 잠시 1시간쯤 눈을 붙였다가 다시 일어나 새벽까지 정사를 보았다.이윽고 날이 새면 그때서야 비로소 침소로 들었으며 일어나는 것은 대낮인 12시였다.이때 아침을 들었으니 아침이 아니라 점심이었다. “지난 갑신변란으로부터 지금까지 황상폐하 부자(父子)분은 촛불을 밝히고 밤을 지새게 되어 밤의 침소는 완전히 폐지되어 버렸다.이 때문에 대청에서 당번을 서는 내시와 상궁,시녀는 눈을 붙이지 못하고 날이 밝기를 기다려야 했다.황상폐하 부자분이 새벽에 침소에 들어간 후에야 각자 자기의 처소로 돌아가 잠을 자고 상감 부자분이 침소로 드신 뒤에는 서로 서로 들어가 당번을 섰다.황상폐하와 세자가 침소에서 나오시는 시간은 매일 낮 12시 전후 가량이니 백관(百官)의 조회는 하지 않아도 저절로 끝나버린다.이 때문에 서울에서는 때는 바야흐로 ‘긴 긴 밤이 대낮과 같은 세상이다(長夜如晝之世)’는 말이 유행하였다.” 그러니 모든 정부 관리들은 낮에는 자고 저녁에는 등청하여 업무를 보게 되었다.마치 밤일하는 사람들처럼 남들은 다 잠들었는데,벼슬아치들은 덕수궁에서 걸려오는 전화소리만 기다렸다. 대청전화는 법원(平理院) 판사들에게도 난데없이 걸려왔다.내일 판결하기로 되어 있는 사형수를 풀어주라는 분부전화인 경우도 있었다.이것은 분명 위법이었으나 황제의 명을 거역할 수 없어 십중팔구 순종하게 마련이었다.그러나 주정기(朱定基)라는 판사는 그렇지 않았다.아무리 대청전화라고 하나 모두가 고종 황제의 전화가 아닌 가짜 전화인 때도 많아 하루는 크게 화가 났다. 주판사는 가위를 들어 전화선을 끊고는 황제에게 사표를 냈다.주판사는 그뒤 변호사로 개업했는데,세상 사람들이 그를 가장 깨끗한 법조인으로 칭송하였다는 것이다. ○床 3개에 진수성찬 아무튼 황제 부자께서는 대낮에 기상하여수라상(水刺床)을 받았다.임금님 식사는 과연 어떠했을까. “정오쯤 침소를 나와 수라를 드시니 비록 아침밥이라 하나 곧 점심밥인 셈이다.수라상을 엿보니 반찬의 가지수가 12첩이었다.은으로 된 반이며 상과 그릇은 말할 것도 없고 어떠한 반찬은 주척(周尺·약 20㎝쯤인 자의 하나)으로 1척5촌가량이나 돼 반 위에 높이 배치,진열하였다.해물은 사이 사이에 섞어 두었는데 혼자 다 드실 수 없을 정도였다.또 곁에는 대모갑(玳瑁甲·바다거북의 등과 배를 싸고 있는 껍질)으로 만든 상이 하나 있었는데 상 위에는 붉은 팥밥이 한 그릇 있었고 기타 각종의 과일이 한결같이 높게 배열되어 있었다.모두 신선이 사는 궁전에서나 먹을 수 있는 과일 맛이었고 인간세상의 물건이 아닌 것 같이 보였다.그러나 젓가락이 가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아 끄적거리다가 상을 물려 공사청(公事廳·임금의 명을 전하는 내시의 근무소)의 당번을 서는 내시에게 내어주었다.이것은 조상 대대로 전해내려온 관례라 하는데 자세히 알지는 못하겠다.” 수라상이란 임금과 왕비가 평상시에먹는 밥상을 말한다.수라상은 대궐의 소주방(부엌)에서 주방 상궁이 차려 바치게 되어 있는데,상이 하나가 아닌 셋이다.즉 대원반,곁반,책상반 등이 그것이다.수라상에는 기본 음식인 밥(흰밥과 팥밥),국,김치,장,조치,찜,전골 이외에 열두가지 반찬이 올려지는 12첩 반상이 원칙이었다.임금이 수라를 들기 전에 기미상궁이 먼저 기미(맛)를 보고 수저를 물에 헹군 뒤 행주에 닦아 바친다.그러고 나서 임금이 수라를 드는데,식사가 끝날 때까지 세명의 궁녀가 일렬횡대로 양수거지하고 앉아 지켜보아야 했다.그밖에는 아무도 볼 수 없게 되어 있었는데 정환덕은 우연히 이 광경을 훔쳐보고 놀랐다. 때는 흉년이라 시골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았다.그런 때에 임금의 수라상을 보니 격세지감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음식을 먹다가 아랫것들에게 물려주는 습관은 본시 대궐 풍습이었는데,차차 민간에 번져 나가 마침내 국속(國俗)처럼 되었으리라는 것을 ‘남가몽’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 缺食 아동돕기(사설)

    가정형편이 어려워 점심을 굶을 처지의 중·고생이 전국적으로 1만7천5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67.5%나 증가했다니 충격적이다.교육부가 점심을 못 싸오는 학생들을 위해 중식비(中食費) 지원 대상 학생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만1천898명이었던 지원 대상 학생이 3월말 현재 1만7천518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아래서 학부모의 대량실직(失職)에 따른 여파가 결식(缺食) 아동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아이들을 너무 잘 먹여 비만(肥滿)을 걱정했던 때가 언제인데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담할 뿐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결식 아동 숫자가 계속 증가하리라는 점이다.교육부의 이번 통계는 올해부터 학교급식이 전면 실시되는 초등학생은 제외한 숫자이므로 초등학생을 포함하면 실제 결식아동은 더 많을 수밖에 없다.실제로 서울시 교육청이 최근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에만 결식아동이 1만여명에 이른다.교육부 조사에서도 중식비 지원대상 학생이 2월보다 3월에 70.6%나 늘어나 급증추세를 보여준다. 3월 현재 결식아동 지원에 필요한 돈은 총 78억원이지만 교육부 예산은 39억원에 불과하다고 한다.마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의 교직수당 인상분 2만원을 결식아동 지원에 쓰도록 하자는 모금운동을 벌인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저 가난했던 시절에도 우리 선생님들은 박봉을 털어 어려운 형편의 학생 등록금을 대신 내 주고 점심 굶는 학생에게 자신의 도시락을 내주셨다.그런 사도(師道)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교총의 모금운동은 일깨워 준다. 학부모들도 자녀의 어려운 친구를 돕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다.‘내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를 위해 어렵지만 작은 인정들을 모으고 과외비나 촌지봉투를 학교급식비로 낸다면 결식아동 문제도 해결하고 고질적인 교육비리도 치유될 듯싶다.
  • 어떻게 되나 금융 빅뱅/니혼게이자이 신문(미래를 보는 세계의눈)

    ◎일의 금융개혁 의미와 앞날/외환거래 자유화 실시로 빅뱅 첫 걸음/1,209조엔 개인자산 해외유출 우려/80년대 후반 영국 성공사례 소개도 【도쿄=姜錫珍 특파원】 최근 일본에 진출한 외국 자본계의 은행에는 외화표시예금 구좌를 개설하는 일본인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도쿄 오테마치의 한 미국계 은행 지점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외화 구좌를 개설하는 여사무원(OL)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외화구좌 개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4월1일부터 개정 외국환거래법이 실시됐기 때문이다.일본에서 드디어 금융빅뱅이 시작된 것이다.빅뱅이라는 말은 우주가 생성된 태초의 대폭발을 일컫는다.금융빅뱅은 80년대 후반에 영국에서 실시된 증권거래 수수료의 자유화 등 일련의 증권시장 개혁을 일컫는다. ‘어떻게 되나 금융 빅뱅’,이 책은 일본의 금융개혁의 의미와 영향,그리고 앞날을 전망하고 있다.일본에서도 4월1일부터 폭발은 시작됐다.2000년대 초까지 매듭지어질 일본판 금융빅뱅의 첫 걸음이 개정 외국환거래법의 실시다.개정된 외국환 거래법에 따라 일본인은 외화 구좌를 개설하고,해외에서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외환 거래가 자유롭게 됐기 때문에 외화 매매시 드는 비용이 저렴하게 된다.내외의 자금이동의 장벽이 현저히 낮아지게 된 것이다. 또 이자가 너무 싼 국내 시중은행 예금을 달러화 표시 예금으로 바꾸면 연 2% 이상의 이자 소득이 더 나오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 시중 자금의 흐름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96년말 현재 1천2백9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개인금융자산이 해외로 상당 부분 빠져 나갈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20년대말 금 수출 해금으로 거액의 자본이 해외로 유출돼 공전의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것과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한다. 일본의 경우 해외 예금은 통화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4%에 불과하다.독일 17.1%,영국 7.9%,프랑스 4.7%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그러나 외환 거래 자유화로 프랑스 수준만큼 자금이 해외로 빠져 나가도 35조엔의 해외 유출이 예상된다. 우려하는측에서는 일본정부의 경기부양대책이 자금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즉 대책이 시원찮으면 자금이 빠져 나갈 것이고,엔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반면 해외 예금은 환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해외에서 자금이 유입되기도 쉽게 되기 때문에 자금시장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일본 금융빅뱅의 첫 걸음이 어떤 모습이 될 지는 일본은 물론,경제위기를 겪고있는 아시아 국가 더 나아가 세계적인 관심사다.전투는 이미 시작된 상태다.외국 자본계 금융회사들은 최근 도쿄시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1천2백9조엔의 개인자금을 거머쥐기 위해서다. 금융빅뱅은 외환 거래의 자유화와 함께 증권,보험업계에도 자유화의 광풍을 몰아치게 될 것이다.이는 증권 보험업계의 변화는 물론 기업과 개인의 자금운영 방식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일본의 개인금융자산 1천2백9조엔 가운데 예저금과 현금이 56.9%,보험·연금이 25.1%,주식 6.1%,투자신탁·채권 등이 11.9%를 차지한다.이같은 비율은 23조8천8백86억달러(2천5백32조엔)에 달하는 미국의 개인금융자산이 예저금과 현금 12.5%,보험·연금 28.7%,주식 19.5%,투자신탁·채권 21.2%,기타 18.2%로 다양화돼 있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금융빅뱅은 개인금융자산의 부문별 이동도 촉진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 책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 양상을 빅뱅 추진과정과 함께 그리고 있다.니혼케이자이심분(日本經濟新聞)에 그동안 실렸던 기사들을 다소 손을 봐서 편집했다. 빅뱅의 목적은 투자자에게 보다 싸게,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자금 수요자에게는 보다 다양한 자금수집 루트를 제공하는데 있다.일본이 금융빅뱅을 실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은 이러저러한 규제를 그대로 두고는 도쿄 금융시장이 공동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일본판 금융빅뱅의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대장성과 일본은행의 개혁이다.하지만 이 책은 대장성 개혁이 96년 대두되게 된 것은 주택금융전문회사(住專)의 부실채권 처리 문제에 대해 당시 물러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와 다케무라 마사요시(武村正義)대장상의 책임을 피하기위해 추진됐다고 지적하고 있다.대장성의 개혁이 아직도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대장성의 파워와 함께 이같은 정치적 계산 때문에 엉성하게 추진된 때문이 아닌가라는 시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 책은 영국이 실시한 빅뱅의 내용과 그 결과 금융업계가 겪은 변화 등도 소개하고 있다.영국의 경우 증권거래소가 종말을 고하고 말았지만 자유화 조치를 통해 런던이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빅뱅 덕택에 런던 금융시장이 재탄생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일본의 금융 개혁의 진전상황은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는 이 책의 일부 내용을 구문으로 만들고 있다.일본의 빅뱅은 그렇게 요동치면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원제 どうなる 金融 ビシゲバソ.니혼케이자이심분샤(日本經濟新聞社).246쪽.1천500엔.
  • 점심 굶는 학생 1만명 넘어/서울 초·중·고

    ◎올 68% 증가… 고교는 5배 늘어/교총,결식학생 돕기 모금 IMF 한파로 서울시내 초·중·고교의 결식 학생이 지난해보다 67.5%나 늘었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일선 학교의 결식학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6천610명,중학생 1천401명,고교생 2천668명 등 모두 1만679명이 점심 식사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6천374명 보다 67.5%가 늘어난 수치다.특히 고교생은 지난해 521명 보다 무려 5.1배나 늘었다.초등학생과 중학생도 지난해보다 각각 41,20.4%씩 늘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金玟河)는 결식학생을 돕기 위해 올해 2만원이 오른 교직수당을 활용,‘결식학생 돕기 모금운동’을 펴기로 했다. 모금창구는 교총 및 각 시·도 교련에 설치되며,교총 명의의 국민은행(760­25­0007­680)이나 농협(368­17­000981) 계좌를 이용하면 된다.
  • 朴永學 集賢縣 공산당 부서기(黑龍江 7천리:28)

    ◎동족 향촌의 풍요 일구는 조선족 당 간부/가난한 요원향 서기 부임 3년만에/현내 제일의 부휴한 향으로 개척/중앙민족대학 연수뒤 연 2인자로 지난해 12월11일 부금시에서 두흥농장 취재를 마치고 집현현(集賢縣)을 향해 밤길을 달렸다.눈길 100㎞를 두시간 달려서야 현정부 소재지 복리진(福利鎭)에 이르렀다. 석탄도시 쌍압산시(雙壓山市)의 관할구역에 속하는 집현현 복리진은 철도를 경계로 남북으로 갈리는데 남은 쌍압산시에 속하고 북은 집현현에 속한다.그래서 진(鎭)으로 보기엔 그 규모가 컸다.새로 지은 붕락원호텔(鵬落源大酒店)에 투숙했다.요금은 160원인데 호텔방은 깨끗하고 훈훈했다.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호텔 뒤는 양식창고였다.곡식을 만재한 트럭들이 줄을 지어서 나가고 빈 트럭들이 또 줄을 지어서 들어오는 모습이 장관이다. 상오 9시쯤 현 민족사무위원회 민장원(閔璋元·48) 선생이 호텔로 찾아왔다.흑룡강성 발리현(勃利縣) 태생인 그는 1976년부터 1979년까지 군복무를 한뒤 지금까지 줄곧 민족사업을 해왔다고 한다.우리가동강시 조선족마을을 다녀왔다는 말을 듣고 그는 무척 반색했다. ○곳곳에 식량 창고 즐비 “부천,부화,부광촌은 건설 초기부터 제가 있던 곳이랍니다.인구는 많지 않지만 사람들은 누구 하나 보통내기가 아니었습니다.1980년도에 그 마을에 가서 당지부를 세우려니 지부의 서기감이 잡히지 않더라구요.중국에서는 촌이 서려면 당지부가 있어야 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원래 살던 마을에서 무얼 했는가고 물었더니 마침 김씨가 당서기를 했다는 겁니다.지금처럼 전화가 있나,버스가 통하나,통신과 교통이 막힌 때라 그 사람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밖에요.그래서 촌의 당서기를 시켰답니다.그리고 1년이 지나서 당조직 서류를 가지러 김씨가 살던 원 촌으로 갔더니 당원이 아니라는 겁니다.저의 실수로 당조직이 비당(非黨) 허풍쟁이 손에서 1년간 돌아간 셈이었지요” 우리가 “현재의 부천촌 당서기는 도성수씨더라”는 말을 하자 민장원씨는 “아니 도성수가요?”라고 하면서 앙천대소하는 것이었다. “나하고 도성수씨는 아주 가깝습니다.도씨네집에 하숙을 했습니다.내가 자원해서가 아니라 거의 억지였지요.사람이 주먹이 드세고 성격이 괴퍅해서 감히 다른 사람들은 그의 비위를 건드릴 엄두도 못냈습니다” 민장원씨는 한참이나 웃더니만 심각한 얼굴을 짓고 “그 사람 당서기까지 한다니 사람꼴이 잡힌 모양이구려”라고 한마디 부언했다. 공산당 당조직은 향촌의 지도적 핵심이다.기차에 비하면 기관사격이라고 할 수 있다.하얼빈시 신길상성(新吉商城·하얼빈시 남강구 선화가 288호)의 김병건(金秉健·44) 사장은 말한다. “공산당이라고 하면 한국사람들은 조건반사처럼 빨갱이를 상기하게 됩니다.하지만 중국에서 공산당원이라면 우수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중국 공산당은 6천만의 당원을 가진 방대한 조직이다.중국사회는 바로 이러한 공산당원에 의해 움직여 가고 있다.조선족사회도 우수한 조선족 당간부들의 역할로 발전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현재 흑룡강성 내에는 20개의 조선족 향이 있고 500개의 조선족 촌이 있는데 바로 향과 촌의 당조직이 민족사회를 꾸려가는 핵심이다. “주은래 총리는 생전에 중국 동북지방이 조선민족 발상지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우리 선조들이 이 땅을 개척하고 지켜왔습니다.수천 수만의 우리 민족 선열들이 이 땅에 피를 흘렸습니다.오성홍기(五星紅旗)에는 우리 민족 선열들의 피가 물들기도 했지요.오늘날 우리 민족이 향수하는 정치권리는 선열들의 피로 얻은 것이랍니다.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우리 선조들이 피땀을 뿌려 가꾼 땅입니다.그러므로 조선족의 조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며 우리의 고향은 우리 조선족들이 개척하고 살아온 이 땅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언론서도 ‘훌륭한 간부’로 조선족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같이 하면서 박영학(朴永學·52) 집현현 당부서기가 말했다. 조선족 마을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한 박영학은 요하진의 부진장,진장을 거쳐서 요원향의 당서기가 되었는데 3년만에 가난한 이 향을 전 현에서 제일 부유한 향으로 건설했다.뛰어난 재능과 성과로 그는 1984년에 부현장이 되었다.1988년에 중앙민족대학에 가서 2년동안 연수를 하고 돌아온 다음 요하현 당위원회 부서기로 임명됐다.지난 96년 11월 그는 집현현으로 전근되었다.집현현이 생겨서 첫 조선족 간부가 태어난 셈이다. 흑룡강신문의 박일 기자는 ‘훌륭한 간부 가정의 참다운 주인’이라는 기사를 썼다.당시 박영학 서기는 자기 돈으로 음식상을 마련하여 현 소재지에 있는 조선족들을 청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여러분의 도움을 받을 일은 별로 없습니다.여러분이 저를 많이 찾고 저의 도움을 받으라고 이렇게 모신 겁니다.저는 당의 간부이면서 또 조선민족의 간부입니다.민족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합니다” 박영학 서기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웃어른을 존중하고 높이 모시는 미덕이 있습니다.저는 현의 2인자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앞서 현내 조선족의 한 성원이 아니겠습니까.어르신네들에게 드리는 저의 효도의 심정이랍니다” 아들 둘을 엄한 교육으로 훌륭한 인재로 키워왔고 또 8년동안 하루같이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간호해온 박서기는 자식한테는 자애로운 부친,아내한테는 따사로운 남편,그리고 사회의 만백성의 훌륭한 아들로 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별을 앞두고 나는 식당마당에서 박서기를 모시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 첫 ‘교과교실’ 도입 서울 잠실중 공개

    ◎“생생한 멀티미디어 수업 큰 호응”/학생들이 과목별로 정해진 교실 찾아 공부/교사들 각종 기자재 활용 짧은 시간 수업 소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학생들이 과목별로 정해진 교실을 직접찾아가서 수업을 받는 서울 송파구 잠신중학교의 수업광경이 2일 공개됐다. 1,2학년 40개 학급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 학교의 ‘교과교실’수업은 교사가 반별로 교실에 들어가 수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과목별로 정해진 교실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보편화돼 있는 이동식 수업방법이다. 학생들은 아침에 자기 반 교실로 가서 담임교사의 조례만을 들은뒤 다시가방을 들고 나와 매시간 해당교실로 찾아간다.점심시간에는 자기 반으로 다시 모인다. 이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컴퓨터,멀티비전,캠코더,실물화상기 등 기자재를 항상 준비해 놓고 매 수업마다 자료화면,학습용 CD롬타이틀,비디오 등을 이용해 생생한 멀티미디어 수업을 받을수 있다는 점. ‘ 교사가 반을 돌아다니며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게 학교측의 설명이다.姜교장은 “칠판에 일일이 쓰지 않고 미리 준비한 학습자료를 각종 기자재를 통해 활용하니까 45분 수업량을 30분이면 소화할 수 있다”면서 “남는 시간을 반복학습에 이용해 교사,학생 모두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학년 崔우석군은 “지난해보다 수업이 훨씬 재미있어 배우는 내용이 확실히 이해되고 잘 잊어버리지 않게 됐다”면서 “하지만 교실 이동을 할때 복도가 붐비고 친구들과 앉아서 이야기할 시간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 점심급식비 16억원 증액/실직자 자녀 1만7천명 혜택/교육부

    교육부는 31일 하오 시·도 교육감회의를 열고 점심을 굶는 실직자의자녀 1만7천518명에게 점심을 제공하기 위해 국고에서 16억3천2백만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실직자 자녀에 대한 중식지원 예산은 모두 78억8천5백만원으로 늘었다. 이를 처음 계획할 때 대상 학생은 1만263명이었으나 실직자들이 계속 증가하면서 7천255명이 더 늘어났다. 해당 학생에게는 한끼에 2천500원짜리 식사가 제공된다. 교육부는 또 실업계고교 및 기술계학원 등에서 실직자들을 위한 재취업교육을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교육청별로 마련토록 했다. 이와 함께 명예퇴직 희망교원이 오는 8월에는 3천213명으로 지난 2월에 비해 3배나 늘어날 것으로 보고 퇴직금이 모자라지 않도록 교육청별로 예산확보에 적극 노력해 줄 것을 요구했다.
  • 아침 거르는 아이들/임영숙 논설위원(서울논단)

    ○중·고생 절반이 ‘허둥지둥’ 큰 아이는 고등학생 시절 아침 6시에 집을 나섰다.학교와 집 사이가 약간먼 거리여서 자칫하다가는 출근시간 러시아워에 걸려 지각하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5시30분에 일어나 후닥닥 세수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차려놓은 밥상에서 밥 한술 뜨는둥 마는둥 하고 일어서는 그 아이를 보며 항상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다행히 둘째 아이는 학교가 가까운 덕분에 누나보다는 좀 늦게 집을 나선다.6시30분쯤 일어나 7시가 넘어 책가방을 둘러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 밥을 거의 먹지 않는다.아침마다 허둥지둥 바쁘기는 큰 아이나 작은 아이나 마찬가지다. 큰 아이의 고교 3학년 때 귀가(歸家)시간은 빨라야 밤 10시,늦으면 새벽 1시였다.지금 고교 2학년인 둘째 아이의 귀가시간은 밤 9시30분∼10시30분이다.보충수업과 학원공부를 마치고 집에 오는 시간이다. 중·고등학생의 절반 정도가 아침 식사를 거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교육부가 최근 전국 중·고교생과 교사 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매일 아침을먹는 학생이 54.8%인 반면,아침을 전혀 안먹거나 가끔 먹는 학생이 45.2%라는 것이다. 저녁 늦게 집에 들어와 학교와 학원에서 못 다한 공부를 마저 하고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같이 일어나 눈을 비비며 등교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생활이다.그런 상황에서 아침을 꼭꼭 챙겨 먹기란 어른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잠이 덜 깬 상태에서 밥맛이 있을 수도 없다. 우리 사회에서 아침을 거른다는 것은 사실 화제가 되지 않는다.젊은 직장인과 학생들 사이에서 아침 굶기는 이미 습관화된 현상이다.출근시간이나 등교시간이 바빠서,또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다.가족 전체가 아침을 안 먹는 집안도 드물지 않다.지난해 한국음식업중앙회의 조사에서는 18세 이상 성인남녀 가운데 아침을 거르지 않는 사람은 20%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이 조사에서 아침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학생은 6.6%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장기에 큰 지장 불보듯 그렇다고는 해도 중·고생의 아침 거르기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한창 자라야 하는 청소년들이 아침 식사를 하지 않거나 불규칙하게 하는 것은 성장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아침을 거른채 등교한 아이들은 점심도시락을 미리 까먹고 점심때는 굶거나 군것질을 하게 된다.한끼를 거르면 다음 끼니는 폭식(暴食)하게 되기도 한다.결국 규칙적인 식사습관이 깨지면 위장장애나 영양 불균형이 초래된다. 아침을 굶어야 오래산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학생과 직장인에게 아침밥은 보약(補藥)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학이론이다.잠을 잘때는 체온이 1도 남짓 내려가며 체온저하는 뇌활동의 위축을 가져온다.따라서 상오중 두뇌활동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면중에 내려간 체온을 높여주어야 하는데 아침식사가 바로 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또 아침식사를 거르면 점심식사를 할때까지 식욕중추가 흥분된 상태로 있어 생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된다고 한다.덴마크와 이스라엘에서는 아침식사와 시험성적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실험결과가 나온 바 있다. ○보충수업·자율학습 과잉 교육부의 이번 조사에서도 밝혀졌듯이 중·고생이 아침을 거르는 것은 등교시간에 쫓기는 탓이므로 이를 개선해야 한다.우리 중·고교의 정규 수업은 아침 9시에 시작한다.그러나 그 시간에 수업을 시작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대부분의 학교가 아침 보충수업을 7시30분∼8시에 시작한다.따라서 학생들은 그전에 등교해야 한다.저녁에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있어 고등학교의 경우 정규수업은 하오 5시쯤 끝나지만 보통 9∼10시까지 학교에 있어야 한다.이런 무리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없애야 한다. ○굳이 이렇게 키워야 하나 물론 대학입시가 지상(至上)과제인 우리 교육현실에서 이같은 주장은 현실을 무시한 이상론으로 비칠수도 있다.그러나 아이들을 억지로 공부하게 하는 이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지금 땅에 떨어진 우리 국가 경쟁력도 높아질 수 없다.엄마가 깨우지 않아도 신통하게 새벽같이 일어나 학교에 가고 스스로 학원을 찾아 다니던 큰 아이는 대학생이 된 후 공부와는 담을 쌓은 듯 놀기만 한다.대학생 자녀를 둔 친지들은 “대학 1학년때는 대부분 한(恨)풀이하듯 놀기만 한다”고 귀띔해 준다.우리 아이들을 아침 밥도 굶기면서 이렇게 키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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