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점심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정부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아산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탐방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조명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370
  • ‘국내 국제고 1호’ 부산 국제고 르포

    ‘국내 국제고 1호’ 부산 국제고 르포

    오는 2008년 서울 종로에서 문을 열 공립 서울국제고등학교에 학부모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첫 국제고로 특목고보다 한 차원 높은 외국어 교육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제·통상 분야의 인재를 키울 서울국제고의 설립 모델은 지난 98년 문을 연 부산국제고등학교다. 서울시교육청은 국내 첫 국제고인 부산국제고의 교과과정과 운영을 참고, 서울의 실정에 맞는 커리큘럼을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국내 국제고 1호’인 부산국제고의 수업 방법과 교육 내용을 살펴본다. ●국제 계열 전문 교과목 학생들을 국제인으로 키우기 위해 ‘국제’를 특화시킨 교과목. 외고에는 없다. 국제정치와 국제경제, 국제법, 국제문제, 비교문화와 올바른 국제적 감각을 갖추기 위해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사회 등 한국 관련 수업도 일부 포함된다. 예·체능 실습 수업에는 태권도와 판소리, 태껸 등을 배운다. 교재는 대학 교재나 시사잡지, 논문 등을 활용한다. ●영어인증제 학년마다 일정 기준 이상의 토익(TOEIC) 점수를 따야 한다. 기준은 1·2·3학년 각 500점,600점,700점. 매년 두 차례 정기적으로 시험을 치르지만 기준을 넘지 못하면 매월 치러야 한다. 점수는 수행평가에 반영된다. ●교내 영어말하기대회 매년 5월 초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예선을 거친 본선에서는 자신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원어민 교사와 질문과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실력을 평가한다. 국내파와 해외파를 나눠 시상한다. ●EOZ(English Only Zone) 영어만 쓸 수 있는 학교 안 공간. 점심시간과 수업이 없는 수요일 오후 시간에 자유롭게 드나들며 영어를 사용한다. 원어민 교사나 영어 교사들이 항상 함께 참여한다. ●국제문화의 날 격주로 수요일에 국제 경험이 많은 외부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다. 주제는 국제 사회와 자신의 삶. 학생들은 강연을 듣고 소감문을 쓴다. ●CCAP(Cross Cultural Awareness Program) 이른바 세계 문화 체험 프로그램. 매년 한 차례 부산 연지동 미군부대 내 국제학교 학생들과 10일 동안 공동수업을 받는다. 유네스코의 문화 자원활동가들이 학기마다 서너차례 학교를 찾아 각국의 문화를 소개한다. ●세계체험관(Gate To The World) 세계 문화를 경험하는 곳이다. 중국의 시안(西安) 외국어학교와 미국 실러 국제대, 일본 와세다대, 터키 오잘투르트 재단 등 자매 결연을 맺은 세계 30여곳 학생들과 화상 채팅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 세계 각국의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 ●자매결연 학교와 문화교류 매년 한 차례 중국 시안 외국어학교와 상호 방문행사를 열고 있다. 두 학교 학생들이 사물놀이와 태권도, 경극 등 문화를 나누고 이메일이나 화상채팅으로 교류를 이어간다.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지난 21일 오전 부산 당감동 부산국제고등학교 멀티미디어실. 학생 30여명이 온라인 채팅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창 수업을 받아야 할 시간에 뚱딴지같이 채팅을 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엄연한 수업이다. 이른바 ‘영어작문 멀티미디어 수업’.2학년에서 이 수업을 신청한 30여명이 옹기종기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자판을 두드렸다. 컴퓨터 화면에는 학생들의 분주한 손놀림만큼이나 빠르게 영어 문장들이 채워졌다. 이날 주제는 ‘한국인의 노령화’다. 학생들은 7개조로 나뉘어 이정주 교사의 커뮤니티 채팅방에 올라온 주제를 놓고 온라인 영어토론을 벌였다. 이날 수업의 과제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노령화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다. ●7개 지정과목은 필수·다양한 선택 과목 이지은(17)양은 “중장년층은 육체적 노동을 하기에는 힘이 부치기 때문에 정부가 이들을 교육시켜 정보업종 등의 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이수지양은 “그렇게 되면 젊은이의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사무엘양은 “일자리가 줄어든 만큼 젊은이의 수도 줄었다.”며 또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한 시간 동안의 난상토론.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다양한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수업이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는 김지현양은 “머릿속 생각을 영어 문장으로 표현하면 영어 실력이 향상됨은 물론 사고의 깊이도 넓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후 2학년 4반에서는 국제정치 수업이 한창이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전문 교과목 수업이다. 이 학교에는 국제외교, 국제정치, 국제경제, 국제법, 비교문화, 지역이해, 한국의 전통문화 등 7개의 지정과목을 비롯해 다양한 선택과목이 개설돼 있다. 학생들은 7개 지정과목은 반드시 배워야 하고, 선택과목은 자유롭게 골라 배울 수 있다. 이날 주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유럽연합(EU) 통합헌법 부결’ 문제다. 백영선 교사는 신문과 잡지, 관련 서적 등 준비해 온 자료를 보여주며 유럽연합 통합에 대한 경과와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권주애(17)양이 부결 이유에 대해 “EU 가입국들이 헝가리와 폴란드 등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국가의 값싼 인력이 프랑스 등 선진국에 유입돼 일자리가 줄고 임금이 하락하기 때문”이라며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자 이에 따른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원어민 영어수업은 교사 대신 학생이 진행 2학년 1반 원어민 영어 수업에서는 교사 대신 학생들이 직접 영어로 수업을 진행했다. 이로운(17)양이 맡은 이날의 발표 주제는 ‘다이어트 팔 운동’. 이양은 그림까지 그려가며 “아령 등으로 팔운동을 하면 이두박근이 커지고 상체를 45도 숙여 팔을 앞뒤로 굽혔다 펴면 삼두박근의 모양이 잘 잡힌다.”면서 “이는 팔의 살을 빼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발표자인 이은경(17)양은 손금을 보는 법에 대해 영어로 강의했다. 이 곳에서는 학생은 물론 교사들도 공부를 한다. 영어 교사의 경우 매주 두 차례, 모두 4시간 동안 원어민 강사와 토론수업을 한다. 이날 오후에도 원어민 강사인 제프 립시와 수업이 없는 교사 4명이 빈 교실에 모여 ‘김일병 총기난사 사건의 사회적 원인’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교과과정 부장인 최준권 교사는 교사들의 토론수업에 대해 “교사 스스로 토론 문화를 익혀 수업에 적용하고, 교사의 비판력과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원어민 교사 심층분석력 부족 아쉬움 학생과 교사 모두 학교운영에 만족하고 있지만 더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어를 맡은 주세혁 교사는 “원어민 교사들이 회화는 잘 가르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해 깊이있게 다루는 능력은 부족하다.”면서 “학생들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깊이 있는 내용을 원어로 배우기를 바라지만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학반의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수업의 경우 원어민 교사들의 수업 능력이 일부 떨어지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2학년의 한 학생은 “원어민 교사 대부분이 유학반 수업에 매달리고 있어 일반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를 만날 기회가 적다.”고 아쉬워했다. 글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외국 대학 올해 11명 합격 국내 유명대학 대거 진학 부산국제고 졸업생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 대학에 활발하게 진학하고 있다. 올해 초 졸업생 가운데 11명은 미국과 중국, 일본 유명 대학에 합격했다. 이재원(19)군은 시카고대·워싱턴대 등 7개 대학에서, 김동은(19)양은 브라운대·코넬대 등 4개 대학에서 동시에 입학허가를 받았다. 왕웅규(19)군도 일본 도쿄대·와세다대·교토대에 동시 합격했다. 국내 대학에는 재학생과 재수생을 합쳐 서울대 8명, 고려대 26명, 연세대 25명, 서강대에 10명, 이화여대에 11명 등 모두 125명이 합격했다. 분야별로는 법학계열 32명, 상경계열에 37명, 사회계열 30명, 어문계열 11명 등이다. 최근 인기가 높은 교육 계열에는 교대 21명을 포함해 모두 36명이 합격했다. 의학·한의학 계열에도 20명이 진학했다.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전현경 교장이 밝힌 학교 특징 ‘국제고 1호’인 부산국제고 정현경(62) 교장은 “사립학교인 특목고와는 달리 국제고는 공립이기 때문에 학비가 싸 모든 학생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는 일은 부산 국제고에서는 없다는 것이다. 정 교장은 “국제 수준에 뒤처지지 않는 교육을 통해 외국 문화와 생활습관을 자연스럽게 익혀 바로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잘 적응할 수 있는 국제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우수한 교육시설과 교사진에 부산시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부산국제고의 특징을 “외국어 교육, 국제 계열 전공교육, 해외 교류 등 세 가지”라고 했다. 해외 귀국자 전형을 통해 토플 만점자, 해외에서 오래 머물렀던 학생 등을 뽑기 때문에 학생들의 언어와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외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점도 매력으로 현재 러시아 학생 5명, 일본 학생 1명이 재학 중이라고 정 교장은 밝혔다. 국제화에 열중하다가 학생들이 우리 문화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 것과 다른 나라의 것을 균형 있게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우리 문화를 익히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5)’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뜬다

    [일본을 다시본다] (5)’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뜬다

    |도쿄 특별취재팀|올해 마흔 한살의 아키야마 스스무. 그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그러나 출근하는 회사는 매일매일 다르다. 월요일에는 에너지 관련 회사에 나간다. 이곳에서의 업무는 신규사업 개발. 다음날에는 가네보 화장품 회사로 출근한다. 담합 등 법률 위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점검하고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를 미리 걸러내는 것이 주된 임무다. 수요일에는 신생업체인 모 중소기업체로 향한다. 이곳에서의 직함은 사장 고문. 경영과 관련해 이런저런 자문을 해준다. 점심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어 보인다 싶더니 또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수요일 오후에만 출근하는 또다른 회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른 회사로 출근하니까 지겨울 틈이 없어요. 때로는 오전·오후 직장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그 사이사이에도 급한 일이 들어오면 짬을 내 처리해줍니다.” 일찍이 ‘인디펜던트 콘트랙터(Independent Contractor)’ 세계에 뛰어든 덕분에, 지금은 꽤 일이 많이 들어온다는 아키야마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야말로 인간의 본성에 가장 부합하는 고용 형태”라고 말했다. ●인디펜던트 콘트랙터란 일본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뜨고 있다. 뜻을 그대로 옮기자면 ‘독립된 계약인’이다. 전문 기능을 무기로 기업체와 독립된 계약을 맺고 일을 처리한다. 신사업 개발, 인사관리, 회계 정비, 재무전략 수립,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 경영 컨설팅 등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통상 영문 머리글자를 따 IC로 불린다. 사원식당이나 콜센터 등이 팀 단위의 아웃소싱 형태라면 IC는 개인 아웃소싱이다. 대개는 10년 안팎의 직장 경력자들이다. 회사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탈(脫)샐러리맨과는 다르고, 높은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창업과도 다르다. 적게는 2∼3개, 많게는 4∼5개의 전문영역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가지 분야의 전문가인 프리랜서와도 구별된다. 물론 한가지 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IC도 있긴 하다. 태동지인 미국에서는 활동 인원수가 860만명에 이른다. 일본에 IC협회가 설립된 것은 2003년 12월.30명으로 출발한 회원수는 현재 180명으로 불어났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43세.4명의 공동 이사장 가운데 한 명으로 협회 설립을 주도한 아키야마는 “일본의 기업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앞으로 IC가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일본에서 IC가 뜨는 이유 아키야마 이사장은 일본 기업체에 불고 있는 ‘스피드 경영’ 바람을 IC의 확산과 연관지어 해석했다. 신입사원을 뽑아 일정 훈련을 거쳐 투입시키는 기존의 형태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고도로 훈련된 외부의 전문 인력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오랜 불황으로 비용 절감이 절실해진 것도 일본에서 IC가 뜨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고용을 늘리고 싶지 않은 대기업체나, 노련한 전문가를 원하는 중소기업 또는 벤처기업체에 1인 아웃소싱인 IC는 ‘해답’이었다. 일본 특유의 ‘종신 고용’ 문화를 감안할 때,IC 붐은 다소 의외라고 지적하자 아키야마 이사장은 “종신고용은 전후에 정착된 형태”라면서 “전쟁 전엔 일이 있으면 모였다가 끝나면 흩어졌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약육강식의 세계 IC의 최대 장점은 시간조절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몸이 힘들거나 가족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일감을 줄이거나 밀쳐놓으면 된다. 그러나 전문능력이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또 IC다. 대부분의 IC들이 10년 이상의 직장생활 경력자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간 경쟁도 심하다.‘수주’는 대개 능력과 직결된다. 입소문이 나면서 협회로 IC 소개를 부탁하는 기업체들도 부쩍 늘었다. 이렇게 들어온 일감은 협회 홈페이지와 회원들의 개인 이메일로 통보된다. 시간과 조건이 맞는 IC가 수임 의사를 비치면 계약이 체결된다. 회비는 연간 3만 2000엔(약 32만원). 구체적인 보수 협상은 전적으로 IC 당사자의 몫이다. 전공 분야는 보수를 높게, 부전공 분야는 다소 낮춰 부르기 때문에 보수 계약을 놓고 큰 갈등은 없다고 한다. 연간 1억엔 이상의 고소득자도 적지 않다. 큰 프로젝트가 들어올 때면 몇 명의 IC들이 팀을 짜 맡기도 한다. ●IC도 재투자해야 IC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투자도 필수적이다.‘리크루트’사에서 15년 이상 여행잡지 편집을 맡다가 2년 전 과감히 IC로 전환했다는 이마무라 마유미(41·여).“마흔살 이후에도 직장에 매여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그림이 안 그려져 IC로 나섰다.”는 그는 잡지 편집(주 1회 낮)·아로마향 치료(주말)·커리어 상담(주 3회 저녁) 등 세가지 일을 하고 있다. 잡지 편집은 주전공이지만 아로마 치료사는 경력이 아직 짧다. 아로마 보수는 시간당 700엔(7000원). 맥도널드 매장의 아르바이트 임금보다도 낮다.“이 분야의 다른 IC들보다 기술이 처지기 때문에 적은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재투자 기간이 끝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전문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등 수입의 30%를 재투자에 쓰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리크루트에 다닐 때보다 수입이 적다.“3년 정도 더 투자하면 역전될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이어지는 얘기가 재미있다.“직장에 다닐 때는 쉬면서도 내 개인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IC로 나서고부터는 일하는 시간도 내 시간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일이 더 즐겁다.” IC들이 경계해야 할 최대의 적은 ‘과욕’.“의욕이 넘쳐 닥치는 대로 일을 맡았다가 밤샘작업을 밥먹듯이 했다.”는 이마무라는 “노련한 IC일수록 시간과 체력 안배가 뛰어나다.”며 한국에서도 IC협회가 생겨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hyun@seoul.co.kr ■ ’10년후 일본’ 저자 다카하시 |도쿄 특별취재팀|‘10년후 일본’이라는 책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IC)의 등장에 주목한 다카하시 스스무(52) 일본종합연구소 이사는 “IC가 ‘단카이세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카이(團塊)세대란 2차대전 직후인 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첫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말로, 워낙 사람수가 많다 보니 구조조정의 단골대상이 돼왔다. 게다가 오는 2007년을 전후해 대거 정년을 맞게 돼 일본 내 사회문제로도 떠오르고 있다. 다카하시 이사는 “중장년 사원이 많은 회사는 인건비를 절감해서 좋고, 당사자들은 임금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직장에 계속 머물러 있어봤자 비전이 없기 때문에 IC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나 일본이나 오야지(아저씨들을 일컫는 일본말)들에게 주어진 또 한번의 기회가 IC”라며 웃었다. 그가 10년 후 일본을 보여주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IC를 지목한 데에는 일본인들의 인생관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예전의 일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회사형 인간’으로 불렸다. 그러나 구조조정 파고로 회사가 곧 전부는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삶의 행태를 즐기는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카하시 이사는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고들 얘기하지만 일본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체감했고 바뀔 준비를 했다는 점에서 결코 잃어버린 10년은 아니었다.”며 “다만 다이어트(구조조정)로 뺀 살을 흡수할 데가 없으면 말짱 헛일인 만큼 새로운 분야 개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에서 뜨고 있는 ‘가이고(介護·노인요양사업)’를 그 대표적 예로 꼽았다. 그는 “한국도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 분야 개척은 유효한 키워드”라며 “드라마 겨울연가나 영화 쉬리 등 영상·콘텐츠산업에서의 발전 속도가 비약적인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1인자형 사업에 (한국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1등을 따라잡는 ‘캐치업’형에서 ‘1인자(프런트 러너)’형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10년 후 일본의 또다른 키워드로 ‘기술 중심의 시즈(seeds)형’ 대신 ‘감성 중심의 니즈(needs)형’을,‘하이테크’ 대신 ‘하이터치’를,(골프채를 전부 갖고 다니는)‘풀세트형’ 대신 (분업의) ‘하프세트형’을 제시했다. hyun@seoul.co.kr 협찬 POSCO
  • 어? 여기가 난곡 맞아?

    어? 여기가 난곡 맞아?

    헬기에서 내려다본 난곡 재개발 공사현장(사진 위)에서 우리가 기억하던 난곡은 보이지 않는다. 허리를 펴면 머리가 닿을 만큼 낮은 천장, 태풍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만 같았던 낡은 판잣집(사진 아래)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난곡은 2000년대 초반까지 도시 빈민들이 주로 거주하던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 가운데 한 곳이었다. 본디 난초가 많이 자라 은은한 난초향기가 골짜기를 가득 메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하지만 산이 깊어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공동묘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1960년대 서울로 대거 유입된 농촌인구와 도심 재개발로 밀려난 철거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난곡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한 때는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올림픽을 앞두고 상계동 철거를 시작으로 서울 시내 빈민촌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춰갔다. 난곡 역시 1990년대 중반부터 재개발 사업이 추진됐지만 외환위기의 역풍으로 지금까지 미뤄졌었다. 지난 2003년 철거를 완료, 지난해부터 착공에 들어간 재개발 현장은 외부공정 대부분이 완료된 상태였다. 내년 하반기 입주를 위해 현재 마무리 공정이 한창이다. 주변지역에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들어서는 것을 시작으로 주변지역 상권도 점점 변해가고 있다. 야학에 투신하겠다던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시민운동계와 학계 등으로로부터의 관심도 끊이지 않았던 마지막 달동네 난곡은 그렇게 중산층이 사는 지역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글 고금석기자 사진 남상인기자 ■ 판잣집 달동네가 마천루 아파트 숲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무색지 않았다. 난곡(蘭谷), 신림역에서 101-1번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버스를 20여분이나 타야 다다를 수 있었던 하늘아래 첫동네. 누추하기 이를데 없었지만 오갈데 없던 사람들에게는 그 어느 곳보다 아늑했던 곳. 한곳 빈틈없이 산등성이 가득 메웠던 판잣집들은 이제 간데없고 번듯한 아파트들만 난곡을 지키고 서 있었다. ●들어선 아파트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27일 난곡을 찾았다. 난곡 사람들의 발이었던 101-1번 버스는 이제 5521번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있었다. 종점에 다다를 무렵 우뚝 솟은 아파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난곡의 새모습이었다. 난곡은 원래 서울 관악구 신림7동 산101일대를 지칭하는 말이다.1960년대 말 도심미관 정화사업이 추진되면서 도심 불량주택에 거주하던 빈민들이 몰려든 곳이 바로 난곡이었다. 한때는 1만 3000명이 넘게 살던 이곳 판잣집들은 거의 모두 헐리고 이제 ‘신림 제1구역 재개발지역’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도로변 일부에 남은 낡은 무허가주택들 역시 머지않아 재개발 열풍 속으로 빠져들 운명에 처해있다. 재개발사업은 대한주택공사와 대우건설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주택공사는 모두 3322가구, 대우건설은 모두 499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초 착공해 벌써 외부공정은 거의 마친 상태이며 현재 내부공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관악구청 성순경 주택개량2팀장은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내년 9∼10월로 예정된 입주예정일이 6∼7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늘어선 부동산 여느 재개발 지역에서처럼 난곡에도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하나둘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현재 아파트 진입로와 보성운수 종점 주변으로 50∼60개의 업소가 성업 중이다. 대부분의 중개업소는 지난해 아파트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우후죽순격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이는 새로 조성될 아파트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환경이 좋고 4000 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로 실입주자들과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 때문이다. R공인중개사 김모(60)씨는 “전화 및 방문상담이 하루 수십건이 넘는다.”면서 “재개발되는 지역의 아파트가 이처럼 대단지가 없어 지난해부터 많은 관심을 끌어왔다.”고 말했다. 최근 지상경전철(GRT) 도입이 가시화돼 취약했던 교통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자 한달새 3000만∼4000만원의 프리미엄이 추가로 붙었다.H공인중개사 이모(49·여)씨는 “현재 24평형은 1억원,34평형은 1억 5000만원∼2억원,44평형은 2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기대 부푼 관악구 관악구는 한층 기대에 부푼 상태다. 명절이나 세밑만 되면 달동네 많은 지역으로 주목받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관악구는 난곡지역 재개발을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원래 95년 무렵부터 진행되던 민간업자 위주의 재개발사업이 97년 외환위기로 차질을 빚자 김희철 구청장이 직접 주공을 찾기도 했다. 구는 내년 입주에 맞춰 난곡사거리부터 난곡에 이르는 진입로를 현재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후 2008년까지는 GRT를 가운데 2개 차선에 만들어 신대방역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여기에 단지 인근에 추진되는 강남도시순환 고속도로가 착공된다면 관악구로서는 더이상 바랄 게 없게 된다. 구청 관계자는 “아파트 내·외부에 공원·산책로 등이 잘 꾸며져 있고 강남·도심 진입도 빨라지면 자연히 서울 서남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흥주거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지역 주택소유자들 사이에서도 아파트 입주 뒤 지가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형성돼 있다. 이 지역에 연립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강모(55)씨는 “아파트 입주 뒤 주거환경이 좋아지면 집값도 좀 오르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계층갈등 소지도 있어 하지만 내년 입주 뒤 입주자들과 기존 주민들 사이의 정서적 괴리가 생길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곳은 큰 물리적 충돌 없이 무난히 철거가 진행돼 현재 주민갈등은 심각하지 않은 편이었다. 이는 주공측에서 공식이주비 외에 비공식적으로 이주비 등을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았던 기존 주민들은 대부분 근처 연립주택의 반지하방이나 봉천동 등 영구임대아파트 등으로 옮겨가 살고 있다. 입주권 역시 68년 이전 거주자들에게만 부여돼 대부분 혜택을 얻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신림종합사회복지관 김춘근 사회복지사는 “판잣집에 살던 대부분이 무연고 노인들이며 주민이 자주 바뀌어 지역성이 잘 형성되지 않았던 곳이라 주민간 갈등의 소지는 적은 편”이라면서도 “주민들 사이에 경제적 박탈감·괴리감 등을 이유로 보이지 않는 갈등은 일부 상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 상계동 등에서 추진된 재개발 사업에서 보면 임대아파트 거주자와 일반아파트 거주자 사이에 담을 쌓고 서로 무시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계층갈등’이 생겼다.”면서 “난곡 지역에서도 동사무소와 주민자치센터, 사회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혹시 생길지 모르는 주민갈등을 조정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경전철 건설 등 교통·문화 환경 혁신 “난곡의 변화는 관악구 전체의 이미지를 쾌적한 주거환경지역으로 바꿔놓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김희철 관악구청장은 난곡 개발과 동시에 이에 필요한 도시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그는 “난곡이 단순히 달동네에서 아파트 단지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면서 “교통·환경·문화·복지가 어우러진 복합기능의 신도시처럼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난곡개발이 완료되면 이 일대는 인구 10만명이 넘는 작은 신도시가 형성된다. 교육·문화복지·환경분야에 차근차근 대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난곡 일대 경전철 건설도 이같은 맥락에서 5년 전부터 추진돼 왔다. 이곳에 건설될 경전철은 고무바퀴형 차량에 전기공급을 받는 철도시스템으로 자기궤도가 설치돼 있고 첨단유도장치를 갖춰 무인운행도 가능한 것으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현재 2차선 또는 4차선에 불과한 난곡길을 왕복 6차선인 30m도로로 확장하고 중앙차로를 일반차로와 분리, 경전철 전용차로를 확보해야 한다. 김 구청장은 이를 위해 지하철의 정시성과 버스의 접근성을 겸비한 도로 건설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내년 5월까지 설계를 완료하고 보상이 실시되는데 이때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구청장은 “이 일대의 교육·문화·복지환경 조성을 위해 ▲특목고 유치 ▲대형병원과 할인점 유치 ▲신림체육관(수영장) 건립 ▲신림 빗물펌프장 건립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있는자와 없는사람 차별없는 터전돼야 “토박이 주민들이 난곡의 새 주인들과 함께 ‘난곡 공동체’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31년 동안 난곡에서 살며 빈민 운동을 이끈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난곡은 빈민들이 오랫동안 끈끈한 공동체 생활을 해온 곳”이라면서 “이들은 개발 과정에서 흩어졌지만 공동체 문화는 이어져 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난곡이 서울의 수많은 ‘달동네’ 중 유독 관심을 받는 이유를 김 대표는 ‘자발적인 공동체문화’라고 진단했다.1970년대 초,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쫓겨나 난곡으로 모여든 3만여명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빈민들이 ‘없어도 서로 도우며’ 살던 곳 “난곡으로 이사해 동네 아주머니 15명과 ‘국수 모임’을 만들었어요. 한 명당 100원씩 모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점심을 제대로 먹어보자는 ‘계’였죠.” 이러한 자발적 주민 모임은 점차 늘어 1976년에는 주민 118가구가 참여한 ‘난곡희망의료협동조합’이 생겼다. 김 대표는 “3만여명의 사람들이 공동수도 10개를 함께 사용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하루에도 수십명씩 죽어나갔다.”면서 “주민들이 자기 자신과 이웃의 목숨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서울대 의대생과 자매결연을 맺고 협동 진료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들이 난곡 재개발 과정에서 뿔뿔이 흩어졌지만 그들의 공동체의식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새로 생긴 아파트의 ‘있는 자’와 인근에 남은 ‘없는 자’가 차별없이 함께 교육받고 생활할 수 있는 지역사회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토박이와 새주인이 어울리는 공동체 그는 이어 더불어 사는 것은 비단 난곡이라는 지역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울 전 지역에 걸쳐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역 개발은 사람들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돈 없는 사람들이 부자들과 더불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어야 하며 난곡이 그 효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안면도 캠핑카여행

    안면도 캠핑카여행

    “어디로 갈까? 어디서 자야 하나?” 아무리 행복한 고민이라고 해도 여행을 떠나려면 걱정이 앞서죠. 게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날 때는 더 꼼꼼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이번 주에는 이색여행 캠핑카를 추천합니다. 숲이 우거진 곳, 바닷가라도 좋아요. 차를 몰고 가다가 문득 멈춰 서고 싶은 곳이 나타나면 브레이크를 밟으면 됩니다. 거기가 바로 여행지이니까요.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여행, 그것이 바로 캠핑카 여행의 매력입니다. 발길 닿는 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 자연속으로 같이 떠나세요. 글 사진 태안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이번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바다가 보고 싶다.” 지난 금요일, 고등학교 동창 이종원(37·동창볼트영업부장)이 전화를 했어요. 두 아이를 키우며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아내 오신원(37·오버넷기획국장)씨가 금요일 뜬금없이 하소연하더랍니다.“종원씨, 우리 내일 여행가자!” 요즘 아내가 지친 것같아 안쓰러웠다는 종원이 제게 SOS를 친 겁니다.“야, 콘도 하나 빌릴 데 없겠니?” 저야 좋죠.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도 만나고, 아이들끼리도 어울려 놀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들떴어요.“금요일에 콘도예약은 틀렸고, 캠핑카 하나 빌려 떠나면 어떨까?” 이렇게 두 가족의 캠핑은 시작됐죠. 국내 최대의 캠핑카 렌트업체 굿위크앤드에 예약을 했어요. 다행히 캠핑카 한 대가 남아 있었거든요.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캠핑카를 가지고 떠나고, 종원네 가족은 큰딸 학교가 파하면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양재동 굿위크앤드로 갔습니다. 직원으로부터 30분 정도 캠핑카 사용법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걸 누르면 계단이 나오고요, 여기는 혹시 물이 떨어지면 보충하시는 곳, 기름은 여기, 창문은 이렇게 열고 닫으며….”아들은 신이 났습니다.“야, 이런 차도 있어? 멋지다! 이거 우리가 타고 갈 거야? 빨리 가자∼.”아이의 재촉에 우리 가족은 서둘러 차에 올랐습니다.“언제든 전화주세요. 무엇이든 알려드리겠습니다.” ●달리는 요술집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삐∼익’하는 경고음이 울린다. 다시 시동을 껐다 켜도 마찬가지였다.“계단이 끝까지 올라가지 않았거나 문이 열려 있으면 경고음이 울립니다.”직원의 지적이 뒤따랐다. 드디어 안면도로 출발. 뒤에서는 난리가 났다. 아들이 계단을 밟고 침대에 올라가 뛰기도 하고 소파를 건너뛰며 놀이터에 온 것보다 더 좋아한다. “소파를 이렇게 하면 침대가 되네. 엄마 여기 ‘쉬’하는 곳도 있어, 여긴 주방이네. 신기하다!”아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짐짓 화난 듯,“아무래도 차를 아까 그 아저씨에게 도로 돌려줘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럴 수는 없다는 듯 아이가 조용해졌다. 그래서 TV를 틀어줬다. ●바로 이 맛이야 안면도에 들어서자 12시가 넘었다. 제일 먼저 만난 삼봉해수욕장으로 들어갔다. 털컹털컹 비포장도로. 싱크대에 있는 그릇들이 부딪치는 소리에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차를 몰았다. 바로 쭉쭉 뻗은 소나무 숲에 차를 세웠다. 바로 앞이 바다! 우선 밥을 짓기 시작했다. 아이도 돕겠다며 나섰다. 싱크대 앞에 의자를 놓고 올라가 상추, 고추를 씻었다. 아내가 상을 차리는 동안 아이와 바다로 나섰다. 아이와 함께 게와 소라 등을 관찰하고 있으니 “식사하세요!”아내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우선 차양을 치고, 야외 테이블을 꺼내 근사하게 세팅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철썩철썩 소리를 내는 파도 소리를 음악 삼아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다. 늘 식사시간마다 아내와 아이가 씨름하는 것을 봐야 했는데 캠핑카 식탁에선 아이도 식욕이 왕성해졌다. ●호텔이 따로 없어요 오후엔 동심으로 돌아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아빠 잡아봐라.”앞서 달려가자 바닷물을 일부러 튀기며 아이가 쫓아왔다.“성주 감기 걸린다. 물에는 들어가지 마!” 하는 아내의 목소리는 파도소리에 묻혀 버렸다. 나와 아이의 옷이 온통 젖었다. 더 놀고 싶다는 아이를 달래 차로 돌아왔다. 감기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발전기 스위치를 누르자 따뜻한 온수가 흘러나왔다. 호텔이 부럽지 않았다. 샤워를 마치자 아이는 침대에서 낮잠이 들었다. 소파에 앉아 선루프를 열자 파도 소리가 들리고 커다란 창문 너머로 바다가 남실댔다. 머그잔의 커피향이 여느 커피전문점보다 더 그윽했다. 원님덕에 나팔 분다더니 친구 대신 우리 가족이 호사인 것 같았다.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길이 밀린다며 오후 6시는 돼야 도착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아이 곁에 누웠다. 운전석 위에 위치한 침대가 천장과 채 1m도 되지 않아 답답했지만 셋이 눕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180㎝가 넘는 큰키라면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멋진 석양을 배경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싶어 꽃지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주차하자 캠핑카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다가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 아예 구경 좀 해도 되겠느냐며 차에 올라와 살피기도 했다. “침대는 불편하지 않아요?”“하루 빌리는데 얼마예요?”“어디서 빌려요?”아이는 자랑스레 차 내부를 설명하기도 했다. ●몰디브가 부럽지 않아요.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친구 가족이 도착했다. 차안에는 전쟁이 벌어졌다. 혼자서 공간을 독차지했던 아들과 경은(7·초등학교 1학년), 지나(3) 두 자매 사이에 신경전이 시작됐다. “안돼, 내 거야.” 기득권을 주장하는 아들녀석과 “동생이니까 양보해 줘야지.”의젓한 경은의 나무람이 뒤엉켰고, 엄마들의 만류까지 시끌벅적하다. 아무래도 캠핑카에서 두 가족이 함께하기엔 좁은 것 같다.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 아이들을 끌고 바닷가로 나왔다. 어둠이 내려앉고 있는 바다는 선남선녀들로 북적인다. 고운 모래를 자랑하는 꽃지해수욕장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넘어지고 굴러도 전혀 다칠 염려가 없다. 고동과 소라들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그림, 손톱만한 게들을 감상하며 하루가 저물어간다. 아쉬울 정도였다. 석양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좋으련만…. 그냥 그렇게 날이 어두워진다. 바비큐 그릴에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웠다. 시끌벅적 대가족의 식사시간 같은 활기가 느껴졌다. 아내들은 커피를 마시며 어둠이 깔리는 해변에서 감상에 젖어 있고, 우리 남편들은 설거지를 하며 아이들을 돌봤다. 마법사가 꿈이라는 경은이는 “이거 마술차죠?”라고 물었다. 정말 나는 마술이라도 부리듯,“TV 나와라 뚝딱!”하며 구석에서 TV를 꺼냈다. 아이들의 환호성! 친구의 아내도 활짝 밝은 얼굴로 말했다.“정말 좋네요. 이렇게 바닷가에서 하루를 지낼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잠든 아이들을 침대에 몰아놓고 의자에 앉아 바다의 저녁 풍경을 감상하는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더 운치가 느껴졌다. 유리창을 타고 내리는 빗물에 아름답게 퍼지는 가로등 불빛, 잔잔한 음악과 진한 커피 한 잔. 캠핑카에서의 꿈 같은 하루가 저물었다. ■ 캠핑카 이렇게 이용하세요 ●이것이 캠핑카 보통 캠핑카는 운전석이 붙어 있는 모터 캐러밴과 차와 연결을 해서 사용하는 캐러밴(트레일러 캐러밴이라고 부른다) 두 종류가 있다. 보통 캐러밴은 차 안에는 가스레인지, 냉장고, 전자레인지, 싱크대, 화장실 및 샤워실,4인용 테이블(2인 침대로 변형 가능),3인용 침실,TV, 각종 그릇과 주방용품이 갖춰져 있으며 약 200L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차의 크기는 일반 밴보다 크지만 2종 보통 운전면허로도 운전이 가능하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26세 이상만 운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곳도 있다. 차를 빌릴 때는 보험가입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좋은 주말’ 장혁재 팀장은 “불법으로 영업을 하는 곳이 많으므로 차량이 최소 50대 이상있는 업체를 선택해야 하며 차량 넘버가 ‘허’자로 시작되는지를 꼭 살펴야 한다.‘허’넘버가 아니면 렌트를 할 수 없는 차로 각종 사고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전할 때 주의할 점 우선 차량이 승용차보다 넓고 높기 때문에 톨게이트 통과할 때나 좁은 길, 터널 등을 지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후방 감시카메라가 있지만 후진을 할 때는 누군가가 뒤에서 신호를 해주지 않으면 다소 위험하다. 차량에 문제나 작동이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꼭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해야한다. 무리하게 작동하다 고장나면 변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빌리는 데 요금은 업체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굿위크앤드’에서는 모터 캐러밴은 24시간에 30만원. 수입차여서 다른 업체(24시간 20만원선)에 비해서는 비싼 편. 하지만 홈페이지 각종 이벤트를 통해 예약하면 보통 30∼40% 할인된 가격에 빌릴 수 있다. 좀 비싼 듯하지만 숙박비, 식사비, 기름값(경유차) 등을 비교하면 그리 비싸지 않다는 것이 이용해본 사람들의 소감이다.www.egoodweekend.com,(02)2105-1900.
  • 이건희회장 ‘동남아 현장경영’

    이건희회장 ‘동남아 현장경영’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오는 7월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참석에 앞서 29일 태국의 삼성전자·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 사업전략을 점검하는 등 동남아 현장경영에 나섰다고 밝혔다. 태국 사하공단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업장에 도착한 이 회장 일행은 사업장 현황을 보고받고, 전자레인지 라인과 컬러TV 복합라인을 둘러본데 이어 웰그로 공단에 있는 영상부품 전문 생산기지인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 현지 생산 제품 전시장과 튜너 제조 라인을 살펴봤다. 삼성전자 사업장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한 이 회장은 “현지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회공헌활동을 찾아 참여하고 지원함으로써 동남아에서 삼성과 한국 기업의 평판을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태국 방문 후 말레이시아 세렘방 전자단지를 둘러보고 IOC총회에 참석한 뒤 베트남으로 이동해 호찌민에 있는 삼성전자 사업장을 시찰하고 전자 관계사 사장들과 ‘동남아 전략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돼지고기의 새로운 발견

    돼지고기의 새로운 발견

    ■ 돼지고기의 새로운 발견 돼지가 요즘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다. 돼지고기가 중금속 등 공해물질을 정화한다는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알려진 까닭이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사람의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서 녹기 시작해 대기오염이나 식수 등을 통해 몸안에 쌓인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밀어낸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연구결과다. 특히 돼지고기의 불포화지방산은 폐에 쌓인 탄산가스 등의 공해물질을 중화시켜 주기 때문에 탄광이나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돼지고기를 즐겼다. 또 인·칼륨 등의 무기질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와 수험생의 영양식으로 매우 좋다. 한국 사람들은 연간 평균 17.3㎏의 돼지고기를 먹는다. 이는 전체 육류 소비량의 52%를 차지해 절반을 웃돈다.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많아 웰빙에 어긋난다며 한때 기피식품이었다. 한영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장은 “돼지고기에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 등 성인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돼지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비타민B1을 독보적으로 많이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B1은 체내의 당질이 에너지화할 때 필요하다. 특히 뇌세포와 신경세포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비타민B1이 필수적이다. 돼지고기 100g당 비타민B1은 0.72∼0.96㎎으로 다른 고기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 성인이 하루 필요로 하는 양은 1.1∼1.3㎎으로 부족하면 기억력 상실과 집중력 산만, 어깨결림 등을 일으키기 쉽다. 한 원장은 “돼지고기는 조충의 알이나 시모충이 기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날로 먹는 것은 금물이며 반드시 속까지 익혀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돼지고기 가운데서도 삼겹살이나 목살 등이 아닌 항정살·가브리살·갈매기살·볼살 등이 특히 인기다. 이들 부위는 돼지고기 같지 않은 맛이 오히려 매력이다. 항정살은 돼지의 목에서 어깨까지 연결되는 목덜미살로 돼지 한 마리에서 200∼400g 정도 나온다. 모서리살, 치마살, 안살, 천겹살 등으로도 불린다. 살 사이에 하얀색 지방이 고르게 분포되어 부드러우면서도 졸깃한 맛이 느껴진다. 소고기의 차돌박이 같은 느낌이다. 이런 까닭으로 ‘돼지고기의 진주’라는 칭호도 얻고 있다. 요즘엔 오아시스란 이름으로도 팔리고 있다. 갈매기살은 돼지 내장의 한 부위, 즉 ‘횡격막(橫膈膜)’에 붙어 있는 고기. 횡격막을 우리말로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는 막이란 뜻에서 ‘가로막’이라고 한다. 이게 발음이 변해서 갈매기살이 됐다고 한다. 가로막살, 안창고기 등으로 불린다. 근육질의 힘살로 고급이라기보다는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가브리살은 등겹살 또는 황제살, 등심덧살이라고 불린다. 등심위의 두꺼운 지방층 사이에 약간의 살코기로 소수의 아는 사람들만 먹어 왔던 부위다. 씹는 질감이 부드러우면서 쫀득쫀득한 맛이 난다.‘뒤집어 쓰다’는 뜻의 일본어 ‘가부루’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볼살은 뽈살, 구멍살, 눈살, 아구살로 불리는데 돼지머리의 양쪽 살이다. 한 마리에 200g정도밖에 안 나온다. 고기를 구우면 부풀어 좀 커진다. ■ 도움말 농협중앙회 축산물위생교육원 장영수 교수, 목우촌김제육가공공장(063-540-6700)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도준석기자 jawoolim@seoul.co.kr ■ 이집이 맛 좀 돼지 고기(482-0415) 서울 천호동 현대아파트 뒤쪽 먹자골목의 ‘고기’는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표방한 집이다. 돼지의 특수부위가 한마리당 200∼400g 정도로 적게 나오는 까닭에 이 집은 대전·충남양돈농협과 계약, 전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 집의 불판 연기를 빨아들이는 구조가 희한하게 생겼다. 구이기의 연통구조와 석쇠 등으로 오너 주방장 김진석씨가 특허까지 받았다. 아무리 먹어도 옷에 고기 냄새가 배지 않게 설계됐다. 고기는 삼겹살도 있지만 볼살(200g·7000원)과 가브리살(300g·8000원)이 대표 메뉴다. 생고기에 참기름과 후추·마늘 등을 넣고 3∼4일 정도 숙성했다. 돼지 특유의 냄새가 전혀 없다. 두 가지를 비교해서 구워 먹어 보면 맛의 차이가 확연하다. 볼살은 찰떡처럼 둥글둥글하게 잘라 고소한 맛을 낸다. 볼살보다 더 얇고, 유백색에 가까운 가브리살은 부드럽고 담백하다. 양파와 부추를 채썰어 넣은 고추냉이(와시비)에 찍어 먹으면 된다. 대앞(333-5152)과 분당(031-753-9233)에도 있다. 고릴라(756-2003) 서소문 호암아트센터 맞은편 순화동 골목의 고릴라의 주종목은 ‘모서리살’(8000원)로 부르는 항정살이다. 드럼통 스타일로 둥근 탁자를 놓아 운치를 냈다. 고기와 술 한잔하기에 좋은 분위기다. 먹기 적당한 크기로 썬 항정살을 불판에 구워 먹는다. 항정살은 돼지고기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신선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씹히는 질감이 유별나게 탱탱하고 쫄깃하다. 약간 매운 고추씨를 넣은 새콤한 양념장에 부추와 양파를 적셔 내는데 비릿하면서도 담백한 항정살과 같이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다. 매콤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뒷맛이 남는 이 집의 소스는 다른 항정살집의 표준이 되다시피 했다. 고기를 먹은 후 나오는 된장찌개는 순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커다란 그릇에 몇 가지 나물을 넣고 밥과 함께 비벼 먹는 사람들도 많다. 토·일요일은 휴무. 떼부짱(514-8770) 서울 압구정동 한양파출소 맞은편 하나은행 골목으로 들어가 프린세스호텔을 지나면 나온다. 압구정동의 야리야리한 손님들이 많이 찾아 ‘물좋은 고깃집’으로 통하며 항정살(9000원)이 전문이다. 한 입에는 조금 크게 잘라 나오는데 굽는 동안 살이 도톰하게 오른다. 약간 조미가 됐다. 씹을수록 배어나오는 육즙이 고소하다. 매운 고추씨를 넣고 만든 새콤, 짭짤한 간장 소스가 항정살의 담백한 맛과 잘 어울린다. 무채나물·상추 등의 야채와 버무려오는 파무침도 몇 번을 청해서 먹을 만큼 상큼하게 잘 무쳐 내온다. 흔하지 않게 참숯을 사용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고기를 먹은 후에는 살얼음을 띄워 오는 새콤달콤한 김칫국의 김치말이국수(5000원)도 괜찮다. 점심은 하지 않으며 오후 5시에 문을 연다. 못이저(514-4587) 성수대교 쪽에서 관세청4거리 쪽으로 가다 4거리 조금 못 미쳐 신한은행과 GS25편의점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쇠고기가 전문이지만 ‘안살’이라 부르는 항정살을 더 많이 찾는다. 주변의 기름을 말끔히 제거하고 길쭉하고 도톰하게 썰어오는 항정살은 오도독 씹히는 질감이 그만이다.130g에 1만 3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삭은 고추로 만든 소스와 고추씨로 만든 소스 2가지가 있는데 항정살과는 맛이 잘 어울린다. 이밖에 서울 은평구 신사동 지하철 6호선 응암역 2번출구 근처의 신사돼지뽈살(354-6854)은 볼살과 가브리살을, 대전시 관저동 뽈따구이(042-1292)는 볼살 구이, 역시 대전시 중리동 가구거리 근처의 부자고기촌(042-625-2010)은 가브리살로 인기가 높다. 또 남서울CC진입로에서 용인·수지 쪽으로 1㎞쯤 가면 나오는 삼다가(031-719-6692)는 가브리살과 갈매기살, 항정살로 유명하다. 짚불구이 삼겹살로 유명한 일산신도시의 짚불삼겹살(031-901-3363)은 짚불항정살(9000원)을 시작했으며, 경남 창원시 동성아파트 옆의 황철운숯불갈비(055-282-8201)는 갈매기살과 가브리살(각 5500원)을 전문으로 한다.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의 목우촌명가(063-228-9279)는 삼겹살과 갈비를 제외한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전문적으로 팔고 있어 부위별로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 이정도는 알아야돼지 ●분홍색에 결이 고운 돼지고기를 골라야 고기의 색깔이 약간 분홍색이 나면서 광택이 있는 담회색이 좋다. 지방색은 희고 굳은 것이 대체로 연하고 냄새도 없어 좋다. 결이 곱고 탄력이 있는 고기가 신선하고 어린 돼지고기라 연하고 맛있다. 반면 고기 색깔이 창백하면 퍽퍽한 맛이 나며 진한 암적색인 경우 늙었거나 오래 보관된 고기일 수 있다. ●돼지고기와 새우젓은 찰떡 궁합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 것은 짠맛의 새우젓. 옛날 새우젓 장터로 유명한 마포나루에는 돼지우리가 없었다고 전한다. 이유인즉 음식 찌꺼기로 들어간 새우젓을 먹은 돼지의 장기가 모두 녹아 살아남은 돼지가 없었기 때문이란다. 한영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장은 “단백질이 소화될 때 필요한 분해효소는 프로테아제인데 새우젓이 발효되는 동안 프로테아제를 많이 생성해 소화제 구실을 한다.”고 설명한다. 또 새우젓의 짭짜름한 맛이 식욕을 돋우기도 한다. ●된장·생강은 누린내를 잡아 된장과 생강은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는 작용도 하지만, 고기 맛을 깊게 하면서 구수하게 살려주는 역할도 한다. 큰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된장을 덩어리지지 않게 골고루 풀어 잘 섞은 다음, 껍질을 벗겨 얇게 저며 썬 생강을 넣고 끓이다가 돼지고기를 넣고 무르도록 푹 삶는다. 덩어리 고기를 삶을 때 무명실로 돌돌 감아 모양을 잡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살이 단단해지고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랩으로 싸서 냉장 보관 냉동 돼지고기는 요리하기 하루 전에 냉장고에서 해동한다. 그러면 고기의 맛있는 육즙이 흘러나오지 않아 퍼석거리지 않는다. 또 조리 직전에 고기를 자르되 고기 결과 직각이 되도록 썬다. 돼지고기는 쇠고기보다 3배나 빨리 상하는 까닭에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기 덩어리째 보관하면 1주일가량 냉장고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랩으로 싸면 냉장실에서도 3일간 보관이 가능하다.
  • [깔깔깔]

    ●중국집 점심 때 중국집에서 나는 우동, 친구 둘은 자장면을 시켰다. 웨이터가 주방에 대고 소리쳤다. “우∼ 짜짜∼.” 잠시 후 7명의 손님이 중국집에 들어왔다. 그들은 우동 3개에 자장 4개를 시켰다. 웨이터는 또 주방 쪽을 향해 소리쳤다. “우∼짜 우∼짜 우∼짜짜.” 나는 속으로 ‘줄여서 잘도 전달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얼마 후 단체손님 20여명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이 사람들 주문도 가지각색이었다. 자장 7, 우동 4, 짬뽕 6, 울면 2, 탕수육 2, 깐풍기 1 등등. 아무튼 매우 복잡하게 주문했다. 그래서 저 메뉴를 어떻게 전달하나 유심히 봤더니…. 웨이터는 주방을 향해 고개를 돌려 아주 간단하게 전달했다. “이봐∼ 너도 들었지?”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7) 대마도에서 이키까지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7) 대마도에서 이키까지

    너무 가까우면 상대를 깊게 알 수도 있지만 뜻밖에 전혀 모를 수도 있다. 대마도(‘쓰시마’라는 현지 표기 대신 용어의 역사성을 고려해 대마도로 쓴다.)와 한국의 관계가 그렇다. 누구나 아침 6시 서울역에서 KTX를 타면 8시40분에 부산역에 내려 10시30분에 출발하는 대마도행 페리를 탈 수 있다. 불과 1시간30분이면 하타가쓰항에 도착해 점심을 먹을 수 있으니 서울에서 흑산도 가는 것보다도 빠르다. 날씨만 맑으면 당연히 대마도가 육안으로 보이며, 반대로 대마도 최북단 와니우라에서는 불야성을 이룬 한국의 남해안이 지척에 보인다. 거리만 가까운 것일까? 역사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대마도는 우리와 ‘하나’가 아닐까. ●부산서 1시간30분… 너무도 가까운 섬 많은 사람들이 대마도는 알지만 이키(壹岐)에 관해서는 거의 무관심하다. 이키는 한반도에서 대마도를 거쳐 규슈로 가는 징검다리였으며, 일본 입장에서 보자면 한반도는 물론 중국 대륙으로 들어가는 관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문화의 흔적이 강력하게 남아 있는 섬들임에도 두 섬의 정체성이 어쩌면 이리도 다른지! 대마도가 한반도에 밀착되어 있다면 이키는 보다 일본적인 곳이다. 대마도 스스로도 조선과 일본 양쪽에 모두 걸친 속국, 혹은 일본 본토와는 전혀 다른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 문화사적으로 대마도가 비일본적이라는 사실은 역사적 정체성이 한반도에도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마도에서 한반도 문화를 모두 걸러낸다면 남는 게 거의 없을 것이다. 대마도가 오늘처럼 확고하게 일본 본토에 속하게 된 것은 메이지 정부가 대한(對韓)외교권을 중앙 정부로 가져가 이를 일본 정부에 편입시킨 결과일 뿐이다. 대마도는 국제법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일본 땅이다. 그러나 문화적으로나 심정적으로는 우리와 더욱 가깝다. 대마도 서쪽 해안은 가히 한국 쓰레기들의 종합 전시장이다. 우리나라의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이곳 서쪽으로 모인다는 사실은 옛적 표류민 표착의 단서가 된다. 한반도 동남부에서 표류를 해도 자연스럽게 대마도에 닿곤 했으니 신라인 박제상이 이곳에서 죽은 것도 실은 이같은 교류사의 내역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백제나 신라식 산성이 존재함은 대마도의 선주민들 다수가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었음을 뜻한다. 그래서 동국여지승람에 ‘대마도는 옛날에 우리 계림에 속해 있었는데 언제부터 왜인들의 소굴이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조선에서는 대마도가 우리 주권 하에 복속된 섬은 아닐지라도 조선 영토의 일부로 보기도 했다. 지방에 내려보내는 경차관을 대마도에 파견했는가 하면 대마도 사람들이 수직왜인이 되어 조선의 벼슬과 녹봉도 받았다. 일찍이 고려 조정은 대마도주에게 구당관(勾當官)과 만호(萬戶), 즉 변방과 수상교통의 요충지를 책임진 관직을 내렸다. ●주민들 다수가 한반도에서 건너가 일본 본토인들 입장에서는 대마도가 한반도에 가깝다는 주장에 대해 거북스러움을 느낄 터이지만, 정작 역사시대의 일본인들 스스로가 대마도를 별종의 섬으로 간주하여 본토와는 전혀 다른 곳으로 보았다. 오늘날도 대마도는 ‘국경의 섬’식으로 인식돼 대륙에 맞서는 자위대 기지가 곳곳에 위치하는 전략적 가치만 인정받을 뿐 대단히 낙후되어 있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나가사키현에 붙어서 소외받을 바에는 차라리 부산시 영도구에 붙어서 잘 살아보자는 농담도 나온다. 그 농담이 농담으로만 여겨지지 않음은 웬일일까.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이키 관광상품을 개척한 범주항공의 신우진 차장은 “이키에는 주로 후쿠오카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오지만 대마도는 일본인보다 한국인 관광객들로 생계를 꾸려 간다.”고 통계 수치까지 제시한다. 대마도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어 기본 단어를 구사할 수 있으니 이는 근래의 일이 아니다. 대마도 역사자료관에는 외국에서 만들어진 본격 한국어 교재가 있다. 한국문화를 흡수하기 위한 방책으로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학습했다는 사실을 말하는 증거다. 대마도는 남북이 81㎞에 이른다. 작은 섬이라고 여기는 일반의 인식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미국 밑에 쿠바가 있듯이 한반도 코밑에 거대한 섬이 버티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한·일간 절묘한 곳에 자리잡은 대마도에 왜구가 득실거리기라도 할라치면 한반도는 밤잠을 못이루었던 것이다. ●만성적 식량부족으로 왜구들 극성 대마도는 한마디로 ‘먹고살기 힘든 섬’이다. 북쪽 히타카쓰항에서 남쪽 이즈하라까지 근 2시간여 거리를 달려 보지만 보이는 것은 산뿐이다. 섬이라기보다는 그냥 바다에 산들이 떠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던 배고픈 사람들이라 눈 앞에 건너다 보이는 조선을 바라보며 해적질을 꿈꾸었던 게 무리는 아니다. 대마도의 이름난 사찰마다 조선에서 얻어온, 정확하게 말해 약탈해 온 불상이나 범종들이 한두 개씩은 놓여 있다. 이키의 안국사에는 한반도에서 전래한 팔만대장경 초판본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약탈품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섬이라는 고립된 조건 속에서 고귀한 문화유산들이 멸실되지 않고 남아 전하는 것이다. 조선 정부는 대마도에 일정한 식량을 공급하고, 무역을 허락하며, 왜관을 열어 회유함으로써 왜구의 고통을 덜고자 했다. 대마도는 부족한 식량을 조선을 통해 해결하는 반면 일본 본토와 조선 사이에서 조정능력을 발휘하여 자신들의 생존권을 유지했다. 오랫동안 대마도는 에도 바쿠후를 대리하여 대한 외교를 수행했다. 대리인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막중한 권한을 가지고 바쿠후와 한반도 사이에서 능수능란한 중재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의 이득을 챙겼다. 일종의 생존전략인바, 그들은 양자 사이의 중개무역으로 이윤을 냈으며, 그 수입으로 먹고살았다. 이런 탓에 임진왜란 이후에 일시적으로 한·일간 국교가 단절되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이들도 대마도민들이었다. 현재 나가사키현에 속한 대마도와 이키는 히라도(平戶)와 더불어 왜구의 본거지였다. 태종 때 대마도정벌에 나선 이종무 장군의 아소만 소탕작전도 왜구를 청소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소만을 바라보니 왜 이 장군이 한달여 동안 그토록 많은 피해를 입어가면서도 왜구를 소탕하지 못했던가가 자명해진다. 한마디로 천혜의 요새다. 섬들이 은하수의 별처럼 흩어져 있어 섬 사이로 신출귀몰한다면 강력한 대군도 왜구 몇을 감당하기 어려운 요충지다. 이키와 히라도에서 출발한 왜구들은 이곳 대마도 왜구와 연합작전을 펼치기도 하며 끊임없이 한반도의 해안을 침탈해 댔으니 고려와 명나라가 왜구 때문에 망했다는 말도 절반은 진실에 가깝다. ●전쟁과 평화 교차하는 ‘국경의 섬´ 그런데 일본의 후소샤판 교과서에는 ‘왜구란 조선반도 및 중국 대륙 연안에 출몰했던 해적집단을 뜻한다. 그들 중에는 일본인 외에 조선인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왜곡하고 있다. 왜구는 대마도, 이키제도와 히라도 등을 포함해 세토나이카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의 해적 및 악당들로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최근 들어 왜구의 구성을 국적이나 민족을 넘어선 차원의 인간집단으로 파악하려는 시각은 당시의 현실과 동떨어진 가공된 역사상일 뿐이다. 여기에는 왜구 근거지는 북규슈 지역의 도서 연안이고, 발생 원인도 일본 내의 정치적 혼란에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왜구의 시대에 이어 이번에는 임진왜란의 주역으로 다시금 대마도와 이키가 등장한다. 강항은 간양록에서 ‘이번 전란의 꼬투리는 대마도주 소오(宗義智)의 수작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고니시 유키나카(少西行長)의 딸 마리아가 바로 이 소오의 아내였다. 조선 침략의 선봉장이 된 고니시의 출병에는 조선말을 잘하는 대마도 사람 8000여명이 동원된다. 웬만한 남자들은 전부 동원됐다.‘전쟁이 끝나자 남자는 없고 과부들만 들끓어 대를 이을 수 없었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다. 이키도 대규모 병사를 내어 한반도에 출병했다. 과거의 왜구들이 왜군으로 변신한 것이다. ●조선통신사 맞이하는 기착지… 친선의 가교로 전쟁이 끝나고 조선통신사의 왕래가 재개되자 다시금 대마도와 이키는 한반도에서 오는 귀한 문화사절단을 맞이하는 기착지로 변신한다. 수백명에 이르는 조선통신사는 그 자체가 한반도의 선진문물을 전하는 통로였다. 조선정부는 성심성의껏 사신을 조직하였으며, 대마도와 이키 등지의 번주들도 최선을 다해 이들을 맞았다. 대마도와 이키는 조선통신사를 통한 친선과 교류의 장이었지만 때로는 왜구의 본거지로 역사의 굴절을 계속했다. 이키의 아름다운 ‘원숭이바위’가 있는 곳에는 2차대전 당시의 포대가 있으며, 대마도에도 거대한 지하포대가 있다.1905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 해군은 아소만 일대에 군함을 잠복시켜 놓고 반세키(万關)운하를 통해 러시아함대를 기습·괴멸시켰다. 근래 대마도에서는 러일전쟁 100주년을 기념한답시고 곳곳에 러일 친선을 기원하는 전승비를 세웠다. 명분은 친선이겠지만 본래 목적은 딴 곳에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니 이처럼 일본은 대마도인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대마도를 자국 본토와는 달리 오로지 ‘국경의 섬’으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대마도와 이키는 한·일 간의 친선을 돋우는 징검다리도, 침략의 가교도 될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최익현 선생이 단식 끝에 절명했을 때, 대마도 사람들은 선생의 유해를 지극정성으로 이즈하라의 슈젠지(修善寺)에 모셨다. 이키에는 해방되던 해, 꿈에 그리던 조국을 향해 귀환선에 몸을 실었다가 집단 수장된 우리 동포 160명을 애도하는 비가 한국쪽 바다를 향해 서 있다. 또 와니우라 포구의 팔각정 형태의 한국 전망대에는 1703년 무려 112명의 역관사들이 조난당해 생을 마친 사실을 기록한 비석도 서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딛고 바다가 국제교류의 장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진실된 한일교류의 징검다리되어야 17세기 대(代)의 외교관으로 한국말에 능통했던 아메노모리 효슈의 말처럼 대마도와 이키는 진정한 ‘친선교류’의 징검다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임진왜란으로 한반도의 수많은 백성들이 죽어 가고, 문화재가 불타 버렸지만, 강제 동원되어 이 전쟁에 참가해야 했던 대마도나 이키의 백성들도 운명은 비슷했다. 조선통신사가 오고 갔듯이 이제 한·일간의 해양 네트워크는 더이상 침탈의 역사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러일전쟁 100주년,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국을 꺾었다.’는 자부심과 승리의 기분을 지금껏 향유하려고 드는 한 국제사회에서 그들이 ‘소인배’라는 비난과 지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1년 전인 1984년. 당시 서울신문사에서 대마도와 이키의 역사·고고·미술·민속·언어·물질문화 등을 망라한 보고서를 냈던 사실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바다를 통해 일본을 제대로 알고자 하는 목적의 대마도·이키 답사가 21년 만에 다시 서울신문 지면에서 재현된 셈이다. 일본인들에게는 발틱함대를 괴멸시킨 러일전쟁 승전 100주년 기념의 해이겠지만 우리에게는 ‘을사늑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친선의 바다인가, 침탈의 바다인가.’ 그 난해한 화두를 대마도와 이키에서 다시 곱씹어 본다.
  • [의회] 정성영 동대문구 의원 ‘중국 견학·기행 일지’ 눈길

    [의회] 정성영 동대문구 의원 ‘중국 견학·기행 일지’ 눈길

    지방의회 한 의원이 해외연수를 둘러싸고 지역언론 보도로 불거진 주민들의 오해를 잠재우기 위해 홈페이지, 그것도 주민 게시판에 그 경과를 일지 형식으로 올려 눈길을 끈다. 서울 동대문구의회 정성영(답십리3) 의원은 20일 ‘의회에 바란다’에 ‘해외연수를 다녀와서-7편’을 내보냈다. 이날 글에서 그는 “우리나라는 아시아 경쟁국들의 저가(低價) 생산품 공세에 밀려 경제난의 골이 깊어지는데, 막상 중국에서 보니 한국인 관광객이 물결을 이루어, 결국은 중국 경제발전에 밑거름이 된 듯해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정 의원은 이 글의 마지막에 “상하이(上海)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으로 갔는데 왜 그리도 시끄러운지….”라면서 “곳곳에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사투리가…. 마치 국내 시장통에 온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점심식사 뒤에는 의무 관광코스라고 하는 진주 판매점으로 갔다고 한다.“가짜에 속지 말자.”는 등 관광객들의 말에 충동구매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일행과 바깥에서 대화하고 있었는데 가이드의 표정이 왠지 좋지 않은 것 같았다고 소개했다. 황룡동굴을 둘러보면서 최근 엄청나게 달라진 중국인들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깨우쳤다고 그는 되돌아봤다. 중국인들의 상술도 상술이지만, 화장실 문화도 확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면 “우리나라를 따지면 재래시장의 경우 심각하게 보였다.”면서 “무엇이 구민들에게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해 보자.”고 동료 구의원들에게 권유했다. 상하이의 ㈜보광철광을 견학하며 기술적 측면에서 아직은 한국의 저력이 대단함을 확인하고는 앞으로 더 발전시켜 세계 최고를 유지하는 동시에 북한도 따라 배워 통일한국의 그날이 앞당겨졌으면 하는 바람도 곁들였다. 구이린(桂林)에 있는 관음동굴의 경우 입구부터가 관광객들을 끌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모노레일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삼척의 환선굴을 비교하면 노약자들은 접근하기 힘들게 해놓아 속이 상했단다. 자연상태를 보존하면서도 관람객 편의를 꾀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점에서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무조건 해외연수를 나쁜 의도로 몰아붙이는 일부 시각을 바로잡아 불필요한 소모전을 없애기 위한 고육책이자,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일종의 의무감 때문에 일지를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대학총장들 “공짜가 좋아”

    전국 203개 4년제 대학총장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박영식 광운대 총장)가 오는 30일부터 2박 3일 동안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전국 대학총장 하계세미나’를 열면서 대구시와 경북도에 수천만원대의 식사 비용을 부담하도록 요구해 말썽을 빚고 있다. 대교협은 최근 대구시와 경북도에 공문을 보내 ‘연례적으로 개최되는 이 세미나는 지자체 기관장님의 환영 말씀과 함께 만찬을 베풀어주신 관례는 의미가 있어 왔다.’면서 7월 1일 점심은 대구시장이 저녁만찬은 경북도지사가 각각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점심 및 저녁 만찬은 각각 10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라는 점을 감안해 식사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을 경북도와 협의 중”이라면서 “그러나 재정상태도 어려운데 자치단체에 이같은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같은 행사에서도 부산시가 900만원 안팎의 식사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협 사무국 양재근 담당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부담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으로 저녁 만찬만 부담하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빵빵 한 캅스 퇴출 1순위?

    |방콕 연합|“교통경찰관은 허리둘레가 40인치를 넘으면 안 된다.” 태국 방콕 일선 경찰서의 교통경찰관들이 허릿살 빼기에 여념이 없다. 허리둘레가 40인치를 넘는 교통경찰관은 현장근무 기회를 박탈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콕 경찰청은 최근 관내 교통경찰관 4150명에 대해 신체검사를 실시, 우선 허리둘레가 40인치를 넘는 경찰관 85명을 추려냈다. 방콕 경찰청은 ‘40인치 상한선’에 걸린 이들 비만 교통경찰관에 대해 특별 감량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고 시내의 한 병원이 무료로 감량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한다. 비만 교통경찰관 85명은 첫 단계로 매일 오후 4시 병원측이 짜 놓은 대로 다이어트 운동에 참여해야 한다. 병원측은 이들에게 저녁식사로 다이어트식을 제공하고 아침과 점심용 ‘식이요법’ 처방도 해준다. 방콕 경찰청은 감량 프로그램을 2주간 시행한 뒤 비만 경찰관들의 허리둘레를 다시 측정,2단계 프로그램 시행에 들어간다.1단계 프로그램에서 감량 효과를 본 경찰관들은 2주간 더 똑같은 방식으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게 되지만 살이 전혀 빠지지 않은 경찰관들은 나머지 2주간 더 혹독한 감량프로그램을 실천해야 한다. 방콕 경찰청은 한달 후에도 체중에 변동이 없는 교통경찰관들에게는 한달간 더 기회를 준 뒤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모두 내근 부서로 발령을 낸다는 방침이다.
  • 염창동 주민자치센터

    염창동 주민자치센터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을 공동체로 묶는 끈.’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주민자치센터는 ‘작지만 넓은’ 곳이다. 건평 59평, 지하 1층 지상 3층의 자그마한 건물이지만, 많은 주민들이 이 곳을 ‘센터’ 삼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취미 생활을 즐기고 이웃을 사귀는 목적을 넘어 소외된 이웃을 돕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해 마을을 공동체로 만드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노인들에 식사 봉사·요양원 自費 후원 지난 16일 정오, 강서구의 염창감리교회에서는 밥냄새와 함께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었다. 염창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나온 자원봉사자 20명이 직접 장을 봐 ‘염창노인교실’ 노인 100명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있었다. 지난해 2월부터 주민자치센터가 교회와 협약을 맺고 노인센터를 열자 주민들이 자진해서 중식 봉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 덕분에 염창동의 60세 이상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매주 목요일 스포츠댄스, 노래교실, 발 관리 수업을 받으며 ‘공짜 점심’까지 먹을 수 있다. 더욱 적극적인 주민들은 아예 ‘염창미지회’라는 이름의 봉사단을 꾸렸다.15명이 매달 일정 금액을 모아 노인 요양원을 후원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나들이와 목욕을 시켜드린다. ●방치된 야산 체육공원으로 가꿔 염창동 주민자치센터 김영주씨는 “2003년 6∼7명의 주민들이 자치센터에서 뜻을 모아 봉사를 시작했는데 그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면서 “봉사에서 동네에 나무심기까지 활동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설명처럼 자치센터 주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놀랄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쓸모없던 야산을 체육공원으로 가꾼 일이 가장 큰 예다. 강서구 염창동 현대1차 아파트단지 뒤 올림픽대로변 300평의 야산은 불과 2년 전만해도 쓸모없고 지저분한 야산이었다. 주민들은 이 땅을 알차게 꾸미자는데 뜻을 모았고, 자치센터에 봉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손수 쓰레기를 치우고 나무와 꽃을 심었다. 자치센터가 예산을 확보해 마련한 체육시설도 봉사단이 직접 설치했다. 더 많은 주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에는 공원 안 문화재에서 제례를 지내고 문화행사도 갖고 있다. ●남녀노소 대상 교육 프로 다양 자치센터는 어린이들에게 동네의 역사를 설명해 주고, 소질을 키워 주는 선생님 역할도 하고 있다. 매년 어린이문화투어, 성교육, 파브르교실 등의 체험교실을 열고 어린이 과학탐구교실, 동화구연, 어린이미술, 아나운서육성반, 한문교실 등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고 있다.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어 프로그램은 전문 학원 못지않다. 중국어, 일본어 프로그램을 초급·중급·일반회화·고급회화 등 4단계로 나누어 특화했다. 일본어·중국어 수업은 원어민들이 수업을 진행한다. 이종석 염창동장은 “정기적으로 주민자치위원회 월례회의와 자원봉사자 간담회를 개최해 의견을 듣고 활동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주민자치센터가 주민화합을 위한 사랑방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마니아] 축구와 ‘황혼결혼’한 사람들

    [마니아] 축구와 ‘황혼결혼’한 사람들

    “노인 축구단이라니, 노인은 무슨…. 실버 축구단이라면 모를까.” 지난 19일 오전 9시쯤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고양종합운동장 옆 운동장에서 만난 ‘60대 축구’ 동아리 회원들은 “정식으로 팀 이름을 뭐라고 하느냐.”는 물음에 이처럼 하나같이 해명 아닌 해명에 바빴다.60대 동아리이지만 사실은 60세 넘는 사람이 모인 축구 마니아들이다. 축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동호회가 눈에 띄게 많아져 이렇게 연령대별로 쪼개졌다. 흔히 60대라고 부르지만 60대 이상이 한 팀을 이룬다. ●모이는 게 전력의 50% 경기에서는 60∼64세 7명과 65세 이상 4명이 뛴다. 따라서 교체 때도 생활체육축구연합회가 마련한 이 규정 안에서 해야만 한다. 요즈음 60대라면 ‘이제 시작’이라지만 아무래도 고령자들인 점을 감안해 한 팀에 기울지 않도록 나름대로 배려한 것이다. 고양 60대 축구단에도 70대가 4명이나 들어 있다. 고양 60대 팀은 모두 27명으로 이뤄졌다. 막내가 우리 나이로 올해 60세, 맏형은 75세나 됐다. 이날은 고양시와 서울 중랑구의 대표들이 친선경기를 갖기로 했다. 두 지역에서 50대,60대 팀이 각각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룬다. 오전 10시 조금 넘어 먼저 50대들이 경기에 들어갔다. 그 사이에 머리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승용차를 몰고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더러는 젊은이들 말로 럭셔리한 고급 오토바이를 타고 오기도 했다. “이 운동장도 우리가 만들었어. 비록 흙먼지가 날리지만 이만한 곳이 드물어 서로 경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오지 뭐야. 축구를 아끼는 사람들이 만들어 웬만한 잔디 경기장 뺨치지.” 지난해까지 9년째 생활체육 서울시 축구연합회 사무처장을 지내 ‘마당발’로 불리는 이기영(62)씨는 이렇게 자랑을 늘어놓았다. 2003년 군부대와 협의, 땅을 축구장으로 사용키로 하고 서울에서 모래를 퍼다 나르는 등 피땀을 쏟아부은 끝에 훌륭한 연습장 겸 경기장이 들어섰다. 동호회는 늘어난 반면, 마땅히 뛸 곳은 모자라는 형편에 그들에게는 전용 경기장인 셈이다. 10시10분 가까이 되자 선수들 사이에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기를 해야 할 시간이 10분 남짓밖에 남지 않았는데 얼굴을 내민 선수가 몇명 안됐기 때문이다. “마냥 기다릴 수야 있나, 준비해. 얘는 이제 연신내라고 하네. 다른 애라면 20분 안에 오겠지만 걔는 콤파스가 짧아서(키가 작아서) 어림도 없어.” 팀 살림살이를 맡은 조용복(63) 총무가 다급했는지 휴대전화로 어딘가 연락한 뒤 이렇게 웃으며 말했다. 한쪽에서 보이지도 않는 얼굴에 대고 호통을 치자 화를 참으라는 뜻으로 “형, 즐거운 일요일이야.”라는 우스갯소리를 던지자 잠잠해졌다. ●옛 국가대표가 ‘도우미’ 고양 60대 동아리에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3명 끼었다. 이이우(65), 서윤찬(65), 정병탁(64)씨가 바로 주인공들이다. 이들 덕분에 화합도 잘 되는 편이어서 고양 60대의 전력은 전국에서도 최강팀 축에 속한다. 올 들어 지난달 15∼16일 열린 전국한마음대회에서는 경기도 대표로 뽑혔지만 아깝게 3위를 차지했다. 부산이 라이벌로 꼽힌다. 하지만 회원들은 “다들 나이든 몸이라 한 경기라도 더 뛴다는 게 수월찮은 마당에 4강전에서 맞붙은 팀이 부전승으로 올라와 1대2로 역전패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1963년부터 70년대 말까지 태극마크를 달았던 정씨는 “내 역할은 경기 앞뒤로 자문을 해주는 것”이라면서 “경기에도 나가지만 골을 넣도록 볼 배급하는 데 애쓴다.”고 말했다. 따로 아마추어라 공식적인 훈련이라는 개념은 있을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일산 화정지구에서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정병탁 축구교실’을 운영하며 꿈나무들을 발굴, 추천해주는데 은퇴 뒤에도 보람을 느낀단다.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이이우씨가 저학년을 맡고 있으니 축구 새싹들을 길러내는 양대 축이라 할 만하다. 그는 “70대 선배들이 날마다 6시부터 7시까지 조기 축구회에 나가 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이어서 오히려 부끄러울 때도 있다.”고 일러줬다. 아들 상만(31)씨는 아마추어 때만 해도 안정환과 어깨를 겨루다 고질적인 부상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현재 부산 동의대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김상영(75)씨는 “6·25전쟁 중이던 52년 공군에 입대해 64년까지 복무했는데 부대 대표로 전국대회에 나가기도 했다.“고 웃었다. ●젊은이 저리 가라는 투혼 “부인 등 집안 식구들이 혹시 싫어하지 않느냐.”고 묻자 “나이 먹으니 다툴 일도 사라져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고, 건강도 덤으로 챙겨 좋다.”고 말했다.“몇년 전만 해도 상당히 빠르다는 말을 제법 들었는데 요즈음은 처진다.”고 뽐냈다. 50대 경기가 막을 내리자 군데군데서 몸을 풀며 준비하던 실버 선수들이 운동장 가운데로 모여들었다. 힐킥과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좁은 공간을 비집는 패스워크 등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전반 2분 첫 골이 터졌다. 고양 최고의 골잡이로 불리는 포워드 김창식(62)씨가 골문 왼쪽에서 3명을 간단찮은(?) 발재간으로 가볍게 제치고 오른발로 톡 차넣어 그물을 뒤흔들었다. 그는 16개 시·도 대표끼리 다투는 한마당대회에서도 3경기에서 6골을 뽑아냈다. 정병탁씨는 미드필드 중간쯤에서 상대방 볼을 가로채 왼쪽으로 김씨에게 찔러넣어 결국 결승골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볼에 대한 욕심은 끊임없어 경기장 안팎에서는 “공만 쳐다보지 말고 사람을 봐야지.” “야,(위치가)너무 처졌어.” “기다리니까 그런 거야.”라는 등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슈팅한 볼이 공중으로 한참 빗나가자 “쟤는 너무 잘 차서 탈이야.”라는 핀잔이 나왔고, 드리볼하다가 빼앗기기라도 하면 “쟨 어려서 그래.”라고 점잖게 위로하기도 했다. 두번째 골도 전반 22분 고양 골잡이에게서 터졌다. 역시 위기 뒤에는 기회가 찾아왔다. 상대방에게 단독 찬스를 내줬다가 어렵게 막아낸 고양 60대는 김씨가 이번엔 오른쪽에서 골대를 맞고 나온 볼을 강하게 차넣어 2대0으로 1차전을 끝냈다. 경기는 전·후반 없이 30분 한판으로 했다. ●“뼈 부러져도 좋은 걸” 이런 방식으로 50대와 60대가 번갈아 경기를 벌여 이날 하루에만 오후 4시까지 각각 6경기를 치렀다. 낮 12시10분쯤 60대 두번째 경기가 끝나자 중랑구 60대와 수박, 참외 등 과일과 도시락으로 된 점심식사를 즐겼다. 더위를 못 이겨 웃통을 벗어 몸을 식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경기 중에 뛰는 모습을 지켜봤는지 고양 60대 선수가 중랑구 50대 선수에게 “나이가 어떻게 됐지. 한 (쉰)일곱 됐나.”라고 말을 건네자 “예순일곱 말인가요.”라고 농담한 뒤 얼른 줄행랑을 치기도 했다. “경기장 바깥에서 보면 뛰는 모습으로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는 말에 김씨는 유니폼으로 땀을 훔쳐내며 “타이틀 걸린 것도 아니고 지칠 때까지 뛴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남양주에서 열린 한수(漢水)이북 대회에서는 전·후반 각 25분짜리 3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단다. 고양 60대 강기창(72·미드필더) 회장은 “초·중·고교를 거쳐 육군에서 20여년간 배구선수 생활을 했다.“면서 “특히 정식으로 운동을 한 사람이 쉬어버리면 몸이 더 망가져 관리가 필요한 데다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일요일이면 이곳에 나온다.”고 말했다. 이기영씨는 “30대 때 경기 중 공중 볼을 다투다가 거꾸로 넘어지는 바람에 이빨 3개가 부러지고 무릎을 다쳐 한참 고생한 적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축구로 반평생을 지내온 지라 운동장에 나오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질 정도”라며 웃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한 신현문(68) 회원도 “포항 동지중·강릉사범 재학시절 농구선수로 활약했다.”면서 “친구들 가운데에는 ‘땅 밑에서 잠자고 있는 애들’도 많은데 나에겐 50대 말이나 60대 초로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들 한다.”고 자랑했다. 이러한 60대 청춘들에게 한가지 걱정이 생겼다. 팀을 이끌어가는 박광규(68) 감독이 대장암이라는 선고를 받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종양이 골수까지 번졌다는 소식이 들려와서다. 운동준비 등으로 길게는 오전 8시부터 8시간이나 비지땀을 흘린 터여서 몸은 가뿐하지만 저마다 마음 한편에서는 한달 보름간 병상신세를 지고 있는 감독의 쾌유를 빌며 운동장을 떠났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이라크 무장세력 고문실서 생존자”

    이라크 무장세력들이 ‘고문실’을 운영하면서 이라크 국민들을 납치, 고문하고 학살한 현장과 생존자들이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카라빌라 지역에서 반군 소탕작전을 펼치던 미 해병대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전깃줄, 올가미, 수갑 등이 비치된 고문실과 수갑을 차고 있는 4명의 생존자를 발견했다. 이같은 형태의 고문실은 그동안 무장세력의 거점도시였던 팔루자 등에서 20여곳 발견된 적이 있지만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증언해줄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족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다 느닷없이 무장세력들에 의해 납치된 뒤 22일 동안 심한 고문을 당했다는 생존자 아메드 이사 파실은 “인질범들은 날마다 사람을 죽였다.”면서 “전기고문을 당할 때에는 영혼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파실의 등에는 채찍으로 맞은 흉터가 남아 있었고, 피부 곳곳에는 전기고문의 충격으로 생긴 얽은 자국이 눈에 띄었다. 그는 “납치범들은 왜 나를 납치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말하지 않았다.”면서 아마 이라크군에서 9개월 동안 근무한 경력 때문에 끌려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카라빌라의 고문실에서는 무장세력의 교범으로 보이는 ‘성전 행동강령’이라는 책도 발견됐는데 ‘최고의 인질을 고르는 법’‘이교도 참수의 정당성’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지금 그곳은] ‘꿀꿀이죽’ K어린이 집

    [지금 그곳은] ‘꿀꿀이죽’ K어린이 집

    지난 17일 서울시 강북구 수유2동 K어린이집. 먹다남은 음식을 섞어서 만든 ‘꿀꿀이죽’을 어린이들에게 먹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다.100여명의 어린이들은 5명으로 줄었고 4층짜리 건물 현관은 검은 양복을 입은 사설 경호원 2명이 굳게 지키고 있었다. 경호원은 학부모들의 항의 방문 등을 막기 위해 고용됐다고 구청 관계자가 전했다. ●“내 딸만 장염 앓는 줄 알았는데…” 지난 10일 내부 교사의 폭로에 따르면 K어린이집은 3개월 전부터 매일 오전마다 점심으로 나왔던 남은 반찬이나 현장학습 때 학부모가 싸주는 도시락으로 죽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영양죽’으로만 알고 있던 학부모들은 사건 직후 ‘K어린이집 개죽사건’으로 규정하고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학부모들은 그동안 60여명이 한 번 이상 병원에 입원했고 100여명의 아이들이 장염, 만성 장증후군, 식중독으로 인한 피부병 등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장염이 뇌수막염으로 진전돼 인근의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어린이도 있다.”면서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 보고 있거나 친척집을 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치 않은 35명 안팎의 어린이들은 지난 14일부터 구청에서 마련해준 ‘임시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일주일 동안 쓰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동안 양육시설을 구하지 못하면 어린이들은 갈 곳이 없어지게 된다. 두 딸을 K어린이집에 보냈다는 서모씨는 “큰 딸이 장염을 앓았을 때에는 우리집 아이만 그런 줄 알았는데 사건을 알게 된 뒤 처참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대부분 맞벌이부부라 아이를 당장 봐줄 집이 없어 직장을 그만둔 학부모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책위원회는 현재 K어린이집 이모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강북구청에 정확한 진상규명, 원장에 대한 법적조치·처벌, 수유동 관내에 구립어린이집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원 위반한 원장, 오히려 폭로교사등 고소 그러나 이모 원장은 해당 교사 등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한 상태다. 기자는 이 원장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다만 이 원장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쓰레기죽 화면은 어린이집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고 (해고된 교사가)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어린이집은 민주노동당의 현장방문단(단장 최순영 의원) 조사결과 구청에 81명 정원으로 인가를 받은 것과는 달리 145명을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00명 이상의 시설에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영양사, 조리사를 고용하지 않는 등 영유아법상의 인력배치 기준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강북구청은 지난 13일 K어린이집에 대해 100만원의 과태료를 매겼다. 강북구청 가정복지과 김병규 계장은 “50인 이상의 집단 급식소에 구민으로 구성된 어린이집 급식지킴이를 파견하는 등 이같은 사건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웠다.”면서 “K어린이집에 대해서는 북부경찰서의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위반사항 전반에 대해 강력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이번 주말엔 뭘먹지]

    ●르네상스서울호텔 일식당 이로도리(2222-8659)는 8월 말까지 여름 보양식인 계란찜·장어튀김·장어덮밥 등의 장어코스와 생선회·농어튀김·농어매운탕 등으로 구성된 농어 코스요리(이상 7만원)를 내놓고 있다.●호텔홀리데이인서울 중식당 왕후(7107-286)는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여름 특선 세트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점심세트 3만 3000원, 저녁은 5만원부터.●임피리얼팰리스호텔(3440-8170)은 주말과 공휴일 오후 6시부터 야외 수영장에서 주말 풀사이드 바비큐 뷔페를 연다. 해산물과 육류가 준비된다.5만 5600원. 수영장 이용료는 별도.●밀레니엄서울힐튼 일식당 겐지(317-3240)는 8월말까지 장어와 농어요리를 낸다. 농어회·농어튀김·농어지리·장어구이·장어초밥 등을 코스와 함께 단품으로도 즐길 수 있다.5만원부터.●서울프라자호텔 뉴하마(310-7349)는 8월말까지 산바닷가재구이·해산물과 가지볶음, 강진 맥우 꽃등심 등을 9만원에 내고 있다.
  • 대청도 푸른밤 순수 속으로

    대청도 푸른밤 순수 속으로

    끝없이 펼쳐진 사막으로 떠나자. 사하라나 고비사막처럼 먼 곳이 아니다. 인천에서 배로 3시간 남짓이면 사막여행이 가능하다. 인천 옹진군 대청도 모래사막은 사막여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청도는 사막과 해송, 동백림, 독바위 해안 등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태곳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천혜의 섬이다. 공해로부터 자유로운 가족 여행지론 대청도가 제격이다. 대청도는 서해 5개 도서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백령도의 유명세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덕분에 아직도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 순수함이란 곧 아직 개발되지 않아 숙박이나 교통은 좀 불편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편안하고 쾌적하기만 한 여행을 바라지 않는다면 대청도보다 더 편안한 여행지도 없을 것 같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대규모 사막.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기에 사막은 아직 원시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모래의 속살을 느끼며 걷거나 깨끗한 모래에서 찜질을 할 수도 있다. 또 서남단에 있는 사탄동해수욕장, 해변 주위 곳곳은 갯바위 낚시터로도 손색이 없다. 홍어, 우럭, 광어, 전복, 해삼 등 원하면 무엇이든 잡을 수 있다. 이밖에 동백나무 자생지와 해송군락지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대청도다. ●울렁울렁 배를 타고 4시간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 백령아일랜드호에 몸을 실었다. 쾌속선의 시설도 괜찮다.2시간쯤 달리면 배멀미가 슬금슬금 느껴진다. 가족여행땐 멀미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3시간40분만에 대청도에 도착했다.10m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섬 전체를 뒤덮은 바다구름이 먼저 사람들을 맞는다. 아마도 낯선 이방인에게 자신의 속살을 보이기가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낭패한 얼굴의 이방인에게 “점심때면 거짓말 같이 바다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을 드러낼 거요.”라며 지나가던 어부가 툭 한마디 던진다.“저기요!”몇 마디 더 묻고 싶었지만 순간 바다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모래언덕 저편에는 관광객들이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다들 아름다움에 넋을 잃은듯 감탄사를 자아낸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오랜만에 다방에서 진한 ‘아줌마’표 커피를 한잔하고 선진포구로 나왔다. 대청도 관문인 선진포구에서는 바다내음과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포구 여기저기 어선들이 줄에 묶여 흔들거리고 곳곳에서 어부들이 잔그물 손질에 여념이 없다. 관광객이 적어서인지 식당은 3개. 노래방,PC방은 당연히 없다. 대청도의 선진포구는 이렇듯 비릿한 바다내음과 어부들의 땀냄새가 느껴지는 작고 아담한 곳이다. ●남태평양 저리 가라 포구 옆에 면사무소를 지나 고개를 넘으면 대청도의 진면목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쭉쭉 뻗은 해송들의 멋진 자태에 눈이 휘둥그레진다.“이렇게 작은 섬에 나무들이 이렇게 크다니…!” 200살은 족히 돼 보이는 해송들이 군락을 이루며 신선한 산소를 뿜어내고 있다.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철조망 때문에 거닐어 보지 못하는 게 조금은 아쉽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바로 앞 답동 해수욕장은 물이 빠지면서 폭이 300m나 되는 천혜의 모래 운동장을 만들어낸다. 얼마나 모래가 곱고 깨끗한지 뛰다가 넘어져도 상처 하나 생기지 않는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이 놀아도 걱정없을 정도다. 또 발아래로는 이름 모를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한가로이 노닌다. 물이 고인 모래사장에 먹이를 먹는 하얀 갈매기들까지…. 정말 남태평양의 평화로운 섬나라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푸른 바다, 파란 하늘과 붉은 태양, 흰구름과 갈매기. 그곳에 가면 누구나 수채화 속의 주인공이 된다. ●여기는 사하라 사막 대청도의 가장 큰 자랑은 사막.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크다. 과장이 아니다. 해발 206m의 검은낭큰산 북쪽 산등성이까지 모래가 뒤덮인 사막이다. 파란 하늘에 반짝이는 모래언덕을 걷는 재미를 놓칠 수 없다. 신발은 물론 양말까지 벗고 걷는다. 푹신푹신 스펀지 위를 걷는 느낌이다. 모래가 아니라 밀가루처럼 입자가 곱다. 소녀적 감성이 다시 살아난 듯 주부 김성희(48)씨는 친구들과 어울려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대청도 사막은 바닷가 모래가 날아와 만들어졌다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날아 온 모래가 쌓여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썰물 때는 옥주포 해변의 희고 고운 모래가 북풍을 타고 높은 산을 타고 올라가 쌓인다. 이 모래는 좀 강한 바람이 불면 산등성이를 넘어 대청2리 해안까지 넘어가 쌓인다. 모래는 다시 동남풍을 받아 산쪽으로 날려간다. 이렇게 200m 고개를 넘나드는 모래구름은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높은 모래산과 깊은 모래골짜기를 이룬다. 풍향에 따라 파도 모양의 주름굽이나 별난 색깔의 무늬를 만들어 놓기도 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산 전체가 사막이었다 한다. 바람이 불면 모래가루가 집안으로 날아 들어온다는 주민들의 민원으로 소나무를 심은 이래 사막이 줄어들고 있다 한다. 그렇다면 10년 후면 이 사막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모래가 바다에서 날아들어 오지 않고 바람에 날아가기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천연 사막이 없어진다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가슴속에 남는다. 모래 때문에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돌을 맞을지는 모르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관광자원을 보호하고 아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제는 다시 못 볼지도 모르는 사막을 가슴에 한껏 담고 대청도의 또 다른 비경을 찾아간다. ●절경이로세, 절경이야 기암괴석과 파란 바다 색의 조화가 절묘한 독바위 해안. 바다 낚시로도 유명한 이곳을 지나 대청도의 절경을 볼 수 있다는 곽난루에 올랐다. 좌우로 사타동, 갑죽도, 소청도까지 서해의 절경이 펼쳐진다. 비쭉비쭉 나온 바위 절벽을 어김없이 지키고 있는 해송. 거기에 이름 모를 바위들까지.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름다운 산과 바다뿐이다.“절경이야!”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갑자기 사탄동해안 너머로 바다구름이 밀려온다. 자연의 조화가 마냥 신비롭기만 하다. 망원경도 있어 경치를 감상하기 그만이다. 길이 2㎞, 폭은 100m의 해변을 자랑하는 농여해변. 해변 앞에 솔밭이 조성돼 여름철에 쉬기 좋고 맑고 깨끗한 바닷물과 썰물 때마다 드러나는 고운 모래밭이 일품이다. 우거진 해송과 넓은 은빛 백사장, 짙푸른 바닷물이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관광객이 드물어 쾌적하다. 사탄동 해수욕장도 찾을 만하다.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는 동백나무 자생지, 노송보호지역, 옛날 원나라 순제(順帝)가 귀양살이를 했다는 삼각산(343m)등도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글 사진 대청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알고가세요 대청도는 서해의 섬들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섬 가운데 하나다. 면적은 440만평 정도. 면소재지로 2개의 이(里)로 구성되어 있다. 섬 전체를 둘러보는데 걸어서 2시간30분 걸리는 자그마한 섬이다. 백사장도 넓고 수심도 완만해 아이들이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삼각산 등으로 둘러싸여 농경지는 거의 없다. 주민들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해 풍부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대청도에서는 흑염소를 방목해 키운다. 먹이가 없는 겨울철엔 집으로 불러들였다가 봄이 되면 다시 방목한다. 야산이나 도로에 불쑥 나타나는 모습도 정겹다. 대청도 가는 길 :인천 연안부두에서 백령도를 가는 배중에 만다린호만 백령도로 직항한다.‘백령아일랜드’‘데모크라시’호가 매일 출발하며 3시간40분 정도 걸린다. 뱃삯은 대청도까지 4만 1700원. 진도운수(032-888-9600), 온바다(032-884-8700)에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숙박은 민박을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민박집에서 자동차로 포구까지 마중나오고 근처를 이동할 때도 도와준다. 대청도 숙박 시설은 여름철 성수기 바가지 요금도 없다. 여관은 2인 기준으로 3만원선, 민박은 2만 5000원 선. 엘림(032-836-5997)이 최근에 지어져 좋다. 또 김호익(836-3188), 김중만(836-2411), 정의균(836-2304), 정용택(836-2009)씨 등에 문의하면 된다. 교통수단은 마을버스가 1대 있지만 이용하기가 어렵다. 택시는 2대,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다른데 선진포구에서 3000∼5000원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인천에서 배를 타기 전에 미리 연락하면 포구에서 기다린다. 또 택시로 2시간 정도 섬을 일주하며 관광을 하려면 미리 예약해야 한다.3만원.(032)836-0064. 여행 주의점:신용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 현금을 준비해가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 ‘세계 갑부와 점심’ e 베이 경매에

    |샌프란시스코 블룸버그 연합|세계 2위 갑부인 버크셔 헤서웨이의 회장 워런 버핏(74)과의 점심식사가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미 뉴욕이나 버핏의 고향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버핏과 한 차례 식사할 기회를 잡는 이 경매는 오는 23일 시작돼 일주일간 계속된다. 올해로 6번째인 이 오찬에는 낙찰자를 포함해 8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 경매 수익금은 전액 샌프란시스코의 ‘글라이드 메모리얼 교회’에 기부돼 무주택 부랑민을 돕는데 쓰인다고 이 교회의 세실 윌리엄스 목사가 14일 말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의 부자인 제이슨 추에게 20만 2100달러(약 2억 500만원)에 낙찰됐는데, 그는 기부금을 더해 글라이드 교회에 25만달러(2억 5300만원)를 희사했다.
  • 먹습니까, 보리? 먹습니다!

    먹습니까, 보리? 먹습니다!

    보리밥. 미끌미끌하고 거칠거칠한 맛은 다른 맛과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달착하게 입 안에 착착 감기는 쌀밥과는 달리 보리밥은 한참 씹어도 입 안에서 따로 논다. 과거 춘궁기 서민들의 주린 배를 채워준 가난한 시대의 고마운 음식이다. 보리죽, 보리떡, 보리숭늉, 꽁보리밥…. 지겨웠던 가난 때문일까, 눈물겨운 애환이 서린 보리밥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이런 보리밥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장년층 이상에겐 추억의 맛으로, 젊은층에겐 다이어트식으로 보리밥이 새롭게 대접받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보리밥이라고 간판을 당당히 내걸고 도심 한가운데로 진출한 것이다. 금싸라기땅 서울 강남에서도 보리밥 음식점들이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은 여성과 넥타이부대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보리밥은 외식분야에서 새로운 성공의 역사를 쓰고 있다. 산기슭, 낡은 토담집에서나 겨우 명맥을 이어왔고 한식집에서 곁다리 메뉴로 홀대를 받았던 몇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보리밥이 위풍당당하게 된 이유는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 안명수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보리는 쌀과 밀에 비해 지방의 함량은 떨어지지만 칼슘·철분 등과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B군은 월등히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섬유질은 쌀의 5배나 되며, 보리밥 특유의 섬유질 탓으로 먹으면 위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장으로 내려가 장의 기능을 촉진시켜 장염이나 대장암의 발병 인자를 제거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혈관 내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낮춰줘 고혈압과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은 “보리는 인스턴트 식품으로 약화된 우리 몸을 알칼리화해 건강체질로 만들어준다.”며 “평소 밥에 보리를 10% 정도 섞어 먹으면 변의 양이 늘어나고,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발병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리의 영양분을 그대로 흡수하려면 볶아서 미숫가루 형태로 먹는 게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보리는 껍질이 단단한 까닭에 10여분간 볶아야 한다. 보리밥은 야채나 나물을 듬뿍 넣고 된장이나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서 먹어야 제격이다. 열무김치를 넣어도 좋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풋고추. 맵싸한 풋고추를 한입 베어물면 거칠거칠한 보리밥이 단숨에 넘어간다. 마지막에 마시는 구수한 숭늉은 화룡점정. 꺼칠한 입맛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가난의 음식´ 보리밥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 가운데 하나로 격상되고 있다. 실내도 함지박과 같은 토속적인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꾸며야 팔리는 식품이 됐다. 또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일명 ‘보릿고개마을’은 보리밥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보리밥을 비롯해 1960년대 이전의 음식인 보리개떡 등을 먹어볼 수 있게 했다. 입맛이 없고 식욕이 떨어질 때 큰 그릇에 보리밥과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어보자.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아싹아싹 씹으면서. 입 안에 벌써 침이 고인다. 글 사진 이기철·한준규기자 chuli@seoul.co.kr ■ 서울밖에서 먹어보리 경기도 분당의 먹자촌인 보릿골(031-709-1238) 역시 보리밥(5000원)으로 내공이 깊다. 밥에는 울타리에 심는 빨간 콩인 울콩을 넣고 뜸을 들여 독특하게 내온다. 콩과 보리는 모두 토종을 쓴단다. 또 남산 케이블카 타는 곳 근처의 남산골산채집(755-8755)의 보리밥(5000원)은 쌀밥과 보리밥을 반반 비율로 섞어 낸다. 계절별 나물과 된장찌개를 함께 넣고 비벼 먹는다. 부추전(5000원)도 별미다.장릉보리밥(033-374-3986)은 강원도 영월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안내하는 영월군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점이다. 보리밥은 보리쌀을 앉히고 뜸을 들인 다음 강원도 대표음식 감자를 한 알씩 넣는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우리보리밥(051-245-4397)과 사직야구장근처의 3·3보리밥 뷔페(051-501-6776) 역시 보리밥으로 나름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 사월에 보리밥(596-5292) 지하철 3호선 강남역 5·6번 출구 뒤 음식점 골목에 있다. 세련된 청담동 스타일을 따르고 있는 곳. 음식만큼은 지극히 전통적이다. 보리밥(7000원)은 큰 그릇에 감자 한 알과 함께 밥이 담겨 나온다. 큰 접시에 취나물·도라지·버섯·호박나물 등 10가지 나물과 고소하면서 매콤한 고추장, 들기름을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또 우렁된장은 시원하고 담백하다. 보리밥은 100% 보리로 지은 것은 아니다. 자세히 보면 쌀이 섞여 있다. 물어보니 보리 7할에 쌀과 찹쌀 각 1할을 섞었다고 한다. 토속적인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연출한 인테리어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기에다 잔잔한 재즈음악이 나온다. 보리밥이라도 손님을 접대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보리밥으로만 접대가 서운하다면 돔베고기(1만 8000원)를 주문할 수도 있다. 어른 2∼3명으로 부족함이 없다. 돔베는 도마의 제주도 사투리. 보쌈용 돼지고기를 도마 위에 썰어 묵은김치와 갓김치 등과 함께 내온다. ● 고향보리밥(720-9715) 경복궁에서 금융연수원쪽으로 들어가서 삼청동 버스종점 골목에 있다. 보리밥(5000원)이지만 상차림에 격조가 있어 간단한 접대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반들하게 닦인 놋그릇에 치커리와 적채 등의 향채와 비빔감을 넣고 내온다. 나무그릇에 구수한 보리밥과 찰진 조밥이 나온다. 보리밥을 비벼 먹을 수 있는 고추장과 된장, 푹 삭힌 젓갈이 정갈하게 나온다. 시큼한 김치와 무청이 들어간 우거지찌개도 맛깔스럽다. 자극적인 입맛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 매운 풋고추도 나온다. 목기에 나온 차조밥은 보리밥을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맛돋움으로 즐겨도 된다. 하지만 보리밥과 함께 비벼 먹어도 별미다. 고소하게 씹히는 조밥은 구수하지만 접착력이 약한 보리밥을 엉겨붙게 한다. 향긋한 야채류가 골고루 씹히는 맛이 ‘웰빙푸드´임을 실감케 한다. ● 봄날의 보리밥(722-5494) 세종문화회관 뒤쪽 메드포갈릭의 3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사월에 보리밥과 상호만 유사한 게 아니라 보리밥(6000원) 식단의 짜임새도 거의 비슷하다. 보리밥에 부추와 삶은 고구마 절편을 올려내고, 고사리·취나물·호박나물 등 10가지 나물과 잡맛이 없는 된장찌개가 나온다. 마지막으론 누룽지탕이 나온다. 성인남자 중에는 “보리밥과 나물반찬의 양이 조금 부족한 듯하다.”고 말했다. 보리밥 외에도 고등어, 김치찌개 등 메뉴가 다양하다. ● 엄마손(814-2207) 지하철 7호선 장승백이역 4번출구에 있는 한식당. 아침에는 조기축구 회원들이, 점심엔 직장인과 계모임 하는 주부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여러가지 식단이 있지만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보리밥(5000원)이다. 보리밥을 큼직한 그릇에 담아내고,5가지의 비빔나물과 된장찌개, 열무김치가 기본으로 상에 오른다. 싱싱한 쌈과 쌈장을 곁들인 상차림이 매우 깔끔하다. 별다른 꾸밈은 없지만 소박하고 정성이 깃들어 있다. 비빔감을 골고루 갖춰 얹고 고추장으로 비비고, 새콤하게 익은 열무김치로 마무리하는 뒷맛에 옛날 보리밥 맛을 추구하는 이들이 찾는다. 모든 음식을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낸단다. 간장과 된장도 직접 담가 쓴다.  ■ 보리밥 짓는 법 (4인분) 재료 통보리 3컵, 보리 삶은 물 6컵, 밥물 31/3컵 보리삶기-통보리는 잘 씻어 물을 2배 이상 충분히 붓고 삶는다.건지기-너무 퍼지지 않도록 15분 정도 삶아 탄력있게 되면 보리쌀을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보리 밥짓기-(1)두꺼운 냄비나 솥에 삶은 보리쌀을 담고 물을 맞춘다.(2)센 불에서 밥을 해 끓어오르면 불을 낮추어 중간 불에서 짓다가 밥물이 잦아들면 약한 불로 줄인다.(3)물이 거의 없어져서 타닥거리는 소리가 나면 아주 약한 불로 줄여 20∼30분간 충분히 뜸을 들인 뒤 불을 끈다.팁 보리밥을 지을 때 찹쌀풀을 되직하게 끓여 섞어 지으면 찰기가 생겨 좋다.■ 도움말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02-833-1623)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진료비 경감 난치성질환 대상은

    Q:희귀 난치성 질환자에게는 진료비를 경감해 준다는데, 어떤 경우가 이에 해당되나요. A:일반적으로 환자가 외래진료를 받을 경우에는 병·의원, 약국의 종류에 따라 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 가운데 30∼50%를 본인이 부담하고 있다.그러나 암을 비롯한 희귀 난치성 질환자에 대해서는 본인 ‘일부부담산정특례제도’를 두어 요양기관에 관계 없이 입원 때와 마찬가지로 20%만 부담하면 된다. 올해 초부터 진료비 경감대상 질환을 기존 74개에서 정신분열병, 분열형 및 망상성장애 등 25개 질환을 추가로 확대, 지정했다.Q:가족 가운데 누군가 병이 나서 가까운 병·의원이 어디 있는지 급하게 알고 싶을 때, 어디를 통해야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나.A:공단 홈페이지(www.nhic.or.kr)로 접속,‘건강마당 병원·약국 정보나 병원·약국 찾기’로 들어가면 된다. 지역별, 기관명칭별, 전문과목별로 조회하면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병·의원의 위치를 비롯해 교통정보, 휴진안내, 진료시간, 점심시간, 진료예약, 응급실, 주차장 등 8가지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이외에도 건강검진 실시기관, 응급의료기관, 요양기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기본정보 외에 병원별 편익 정보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입력한 내용에 한해 제공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