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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총재 말 한마디에…

    한은 총재 말 한마디에…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는 10일 “환율로 물가를 잡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이 ‘고물가’에 대한 우려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이는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현재의 환율하락 외에 근본적인 처방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8월부터 금리인상이 1∼2차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 가격이 올라가 환율은 하락하고, 기대인플레이션 억제로 물가가 주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원화가격과 관련해 “주식시장에서 결정되는 주가를 당국이 자의적으로 할 수 없고 국채금리를 자의적으로 할 수 없듯이 환율도 당국이 그것을 결정할 수는 없다.”면서 “단지 우리 외환시장의 경우 가끔은 시장의 쏠림현상, 지나친 기대로 시장이 과잉반응하는 것이 있는데 경제환경이 손상될 염려가 있을 때는 정책당국이 경고를 한다든가, 시정해 보려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 이후 1002원대로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하락해 995.60원까지 내려갔다. 마치 지난 9일 외환당국이 점심시간 때 대량으로 달러를 매도하며 개입해 나타난 ‘도시락폭탄’을 연상케 했다. 외환당국은 “이날은 달러를 팔지 않았는데 시장에 단순한 매물이 출현하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오해해 순식간에 패닉이 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환당국의 공격적인 달러 매도를 통한 환율 하락 유도는 없었다. 다만 전날 종가인 1004.90원보다 낮은 가격을 유도하기 위해 종가관리에 들어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하락한 1002.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매일 조금씩 환율를 하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총재는 환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는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이 나쁘니까 자금을 회수하는 차원에서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이라며 “그들이 주식을 판 만큼 외환을 가져가야 하는데 그것을 보충하는 방법은 누군가 (외환을) 빌려오든지 외환보유고를 풀어주든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자산가격 급락으로 인한 경제위기설에 대해 “자산가격이 급락한다고 해서 우리나라 경제에 큰 혼란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모든 제1의 관심사는 물가안정이지만, 소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있는지도 항상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 소주 진로야, 선양이야

    이 소주 진로야, 선양이야

    “이 소주가 진로야, 선양이야.” 대전시 서구 괴정동 정모(26)씨는 최근 충남도청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선양 소주 ‘맑을린’을 주문했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병 겉에 선양의 종이 라벨이 붙어있었으나 병의 목 부근에는 진로 소주를 상징하는 두꺼비 그림과 ‘JINRO’라는 영문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충청지역 향토업체라고 자랑하는 선양이 대부분 고병(쓰고 난 병)으로 소주를 만들면서 이 같은 해프닝이 먹을거리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9일 선양에 따르면 매월 900만여병의 소주를 생산하고 있고, 이 가운데 85%는 고병을 재활용하고 있다. 선양은 진로와 달리 자체 병 제조공장이 없다. 고물상, 도매상 등에서 고병을 회수한 뒤 부족분은 병 제조업체인 금비 등에서 구입해 쓰고 있다. 술을 마신 일부 고병에는 손님들이 버린 담뱃재 등이 들어있다. 그런데도 선양이 고병 확보에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신병을 사용하면 비용이 2배 이상 더 들기 때문이다. 고병을 재활용하면 병당 60원 안팎이 들지만 신병 구입가는 130∼140원에 이른다. 진로 관계자는 “선양 측이 재활용하는 고병의 90% 이상은 진로에서 만든 소주병일 것”이라면서 “우리가 제작한 빈 소주병도 회사 자산인데 선양에서 고물상 등에 운반비 등을 더 주고 고병을 회수, 고병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고병 재활용이 많은 상태에서 지난 4월27일 대전시 중구 오류동 모 웨딩홀에서 한 하객이 결혼식 점심식사와 함께 마시던 선양의 ‘맑을린’ 소주에서 9개의 흰 밥알같은 이물질이 발견됐다.2006년 8월에도 선양 소주에서 이물질이 나와 품질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선양 관계자는 “고병을 회수하면 뜨거운 물에 40분간 담갔다 말려서 재활용한다.”면서 “(이물질 발견은)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며, 진로 고병을 90% 이상 쓴다는 것, 운반비에 웃돈을 준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전국이 푹푹 쓰러졌다

    9일 전국에 걸쳐 폭염 경보 또는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탈진 사고도 속출했다. 한낮의 거리에는 인적이 끊겼다가 해가 떨어지자 보행자들이 부쩍 늘었다. 축산 농가들은 가축들의 집단폐사 등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거리에 발길 끊겨 식당 한산 지난 8일 오후 1시25분쯤 광주 광산구 이모(31·여)씨의 집에서 이씨가 탈수 증세를 보여 광산소방서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남 순천에서도 이모(55·여)씨가 탈수 증세로 쓰려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폭염 특보가 발령된 지역의 주민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물을 많이 섭취하면서 실내 통풍에 유의하라.”고 말했다. 도시의 시민들은 시원한 건물 안에서 폭염을 피하거나 가로수 그늘 아래로 걸어다녔다. KT, 한국토지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몰려 있어 평소 점심시간대면 북새통을 이루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김치찌개나 동태탕, 설렁탕 등을 파는 식당을 가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냉면집이나 팥빙수점 등에는 손님이 몰렸다. 동태탕을 파는 D식당 주인 황모(38)씨는 “오늘은 에어컨과 선풍기를 돌려도 손님 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레저용 보트의 배터리가 폭염에 과열되면서 폭발하는 사고도 발생했다.9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당현리 김모(53)씨 창고 앞마당에 보관 중이던 0.5t 보트에서 엔진 배터리가 폭발, 보트를 모두 태웠다. ●양계농가 연이은 악재로 울상 이날 최고기온 33도를 기록한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방축리의 양계 농장주 조모(52)씨는 “며칠 동안 하루 평균 100여마리의 닭이 폐사하고 있다.”면서 “사료값·기름값 폭등과 조류인플루엔자(AI)에다 폭염까지 겹쳐 졸지에 빚이 1억 5000만원이나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조씨는 쉴틈 없이 대형선풍기를 가동하고 1시간에 한 차례씩 분무기로 물을 뿌렸다. 돼지 3500마리를 키우는 전북 김제시 백산면의 김현욱(47)씨는 “돼지들의 사료 섭취량이 20∼30% 줄었다.”면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하루 종일 축사 지붕에 물을 뿌려주고 돼지에게 소금이나 칼슘이 많이 함유된 사료를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남 마산시 오동동 마산수협 제빙공장의 임채곤 서무대리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2주 전에 비해 얼음수요가 무려 2배 이상 늘었다.”면서 “지금 공장 작업자들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57개국 물처리 102억유로 매출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57개국 물처리 102억유로 매출

    ■상하수도 분야 NO.1-프랑스 베올리아社 |파리 이종수특파원|상하수 처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150년 전통의 기업 베올리아 오(VEOLIA EAU). 베올리아 앙비론망(환경)의 자회사인 베올리아 오(이하 베올리아)는 지구촌 57개 나라의 지방자치단체와 산업체에 물 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구 수로 환산하면 1억 800만여명이 베올리아의 물처리 서비스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약 101억 9000만유로(약 16조 7600억원)를 기록한 150년 전통의 베올리아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수돗물 친밀도 높이는 지역 축제·교육 운영 지난달 24일 오전 6시24분 베올리아사가 자랑하는 프랑스 남동부 도시 리옹의 정수·폐수 처리 시스템을 들러보기 위해 초고속열차(TGV)에 몸을 실었다. 파리를 떠나 2시간쯤 뒤 리옹에 도착해 인근 칼뤼스의 베올리아 수돗물 유통·판매 사무실을 찾았다. 프랑크 텍시에 국장은 “우리 회사의 주요 고객인 지방자치단체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지역주민과의 친화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시내에서 축제 성격의 이벤트를 열고 시민들이 수돗물과 친해지도록 하기 위한 상설 교육장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텍시에 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석회 성분이 함유된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대기업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주민들의 질의 응답 등 ‘친밀성 프로그램’을 통해 차츰 인식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베올리아 수돗물의 성공 비결을 묻자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생수보다 저렴한 가격, 철저한 정수·폐수 시스템 등의 이미지를 앞세워 주민들을 속속들이 파고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폐수 5단계 정화 뒤 자연수로. 이어 찾아간 곳은 폐수 처리 공장.11㏊(1㏊는 1만㎡)나 되는 공간인데도 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다. 일상에서 다양한 용도로 제 역할을 마친 물이 정화 과정을 거쳐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관리책임자인 지라르 마티네즈는 “크게 5단계의 과정을 거쳐 폐수를 자연수로 바꾼 뒤 배출하고 있다.”며 자부심 어린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리옹 폐수처리 공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해 견학 행렬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그의 설명을 들으며 실제 폐수처리 과정을 일일이 다녀봤다. 먼저 공장으로 들어온 폐수는 사전 정화단계를 거친다. 폐수 속에 담긴 큰 쓰레기 등이 이 단계에서 걸러진다. 이어 화학처리 과정을 통해 기름을 제거하고 모래는 침전시킨다. 생물학적 처리 과정을 거친 물은 2차 정수 과정으로 넘어가는데 이 단계에선 부유물 제거·순화, 침전물 소각 작업 등이 이뤄진다. 마지막 단계는 박테리아를 넣어 자연수에 가깝도록 만드는 박테리아 처리 과정이다. 이 모든 과정은 제동제어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베올리아사는 리옹 인근에만 같은 규모의 폐수처리 공장 8곳을 운영하고 있다. ●흥미유발 정보 제공… 이해도↑ 점심을 먹기 전에 리옹시 도심에 있는 상설 ‘물 교육 프로그램’ 현장을 들렀다. 두 달 동안 2만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는 이 공간은 ▲물의 역사 ▲물의 흐름 ▲물의 경제 등 말 그대로 물에 관한 각종 정보를 담고 있다. 담당자는 “딱딱하고 일방적인 설명 위주의 방식이 아니라 퀴즈나 게임 등의 방식으로 흥미를 유발하면서 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체감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정수지 인근 함께 관리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상수원이 자리한 리옹 인근 크루아뤼제 지역. 론강과 손강 상류에 위치한 리옹 정수지는 유럽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물이 맑기로 이름난 곳이다. 정수 책임자 스테파니 가스트는 “상수원이 운집한 이 지역은 유럽연합(EU)이 정한 자연공원 지대로 가끔 여우가 출몰하고 다양한 희귀 동식물이 생존하고 있을 정도로 청정한 곳”이라면서 “환경단체, 조류·곤충보호협회 등과 함께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올리아사는 인근 론강과 손강으로 연결된 375㏊의 정수지역에 114곳의 관정을 박아 뽑아낸 물을 저장하고 있다. 이 상수원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은 하루 45만㎥로 리옹 인근 55개 기초자치단체 116만 1600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가스트는 “리옹 지사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상수원의 오염 여부를 매시간 자동 점검하고 있다.”며 “만약 오염 물질이 발견되면 해당 관정은 물론 인근 관정이 모두 저절로 폐쇄되면서 다른 지역에서 물을 끌어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vielee@seoul.co.kr ■한국 물산업 어디로 가야 하나 공공성 기반 둔 민영화로 해외 하수처리 시장 진출 한국이 세계적인 물산업국가로 발돋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 중에는 현재의 상하수도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물산업 민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물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공공성의 측면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현재 정부는 초기 산업 단계인 국내 물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물산업지원법’의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2015년까지 시장 규모를 지금의 2배인 20조원 이상으로 키워 세계 10위권의 물산업 국가로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6억명가량이 민간업체로부터 상하수도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규모는 해마다 10∼15%가량 성장하고 있다. 물산업을 주도하는 베올리아(프랑스), 수에즈(프랑스), 지멘스(독일) 등 세계적 기업들은 일찌감치 상하수도 민영화를 시작한 국가들에서 나왔다. 국내 물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 현재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하수도 체계를 광역 시스템으로 재편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상수원 관리와 하수 처리, 상하수도 서비스 등을 총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세계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정책경제연구소 권형준 박사는 “해외에서 발주하는 물산업 계약은 대부분 일정 수준의 상하수도시설 운영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상하수도 관리를 일원화해 국내 물산업의 파이를 키운 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인도 등의 하수처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물산업지원법’은 수도요금 인상을 우려한 반대 여론에 부딪혀 이렇다 할 방향도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민영화가 되더라도 가격 폭등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국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정부 정책이 신뢰를 잃은 탓이다. 정부는 물산업의 민영화를 포함한 공기업 민영화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하수도 민영화보다는 먹는 물에 대한 신뢰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현재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을 만큼 먹는 물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그대로 둔 채 지하수를 상품화해 수출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환경관리공단 정진우 연구원은 “상하수도 민영화를 골자로 한 물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농어촌 및 저소득층 등에 대한 예산지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정현용기자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이재연기자
  • 환율 1004원 ‘9년만에 최대 낙폭’

    환율 1004원 ‘9년만에 최대 낙폭’

    9일 외환시장에 ‘천사’가 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 7일 외환시장 개입을 공식 천명한 뒤 3일 만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80원이 폭락한 1004.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위기 때인 98년 10월9일 하루에 28원 하락한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외환당국이 사용한 달러 매도 규모를 50억∼60억 달러로 추정하며 ‘융단폭격’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최근 3일 동안 외환당국은 구두개입과 60억∼80억 달러의 실탄개입 등으로 환율을 45.50원 떨어뜨려 990원대로 하락시켰다. 이같은 하락을 두고 외환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정부에 협조하면서 전문가의 솜씨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와 외환당국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상반되게 나오고 있다. ●‘도시락 폭탄’도 등장 이날 화제는 점심시간대를 이용한 개입이다. 이른바 ‘도시락 폭탄’. 외환당국이 거래량이 줄어드는 점심시간 중 대규모 개입을 단행하면서 환율 급락을 유도했다. 때문에 장중 참가자들이 손절매도에 나서면서 한때 996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개입 시점은 오후 1시 55분쯤 ‘이란의 미사일 발사’ 뉴스가 나오기 직전으로 아주 절묘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유가 상승 유발요인으로 환율상승이 예상된다. 때문에 외환당국은 장마감 직전에도 2차 개입을 시도해 환율을 ‘천사(1004원)’로 갔다 놓은 것이다. 외환당국은 “딜러들의 허를 찔러야 했다.”면서 “시장이 얇을 때(거래가 적을 때) 들어가야 적은 액수로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당국은 “지난 7일 외환당국이 구두개입만하고 실탄을 쏘지 않은 것은 짧지만 시장에 ‘손절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정부의 의지를 실험하려고 하면 크게 손해볼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역외선물환(NDF)으로 역외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유도한 뒤, 구두개입하고, 달러를 매도하며 실력행사를 하는 등의 다양한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 정부가 9일 공기업들에게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게 한 것도 외환보유액을 손대지 않으면서 환율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다. ●여전한 상승심리와 악화되는 외부환경 외환딜러들은 그러나 외환당국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한다.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주식매도, 경상수지 적자 확대, 국제유가의 상승,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의 불안 등 외부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외환당국의 움직임은 ‘시장에 역행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김성순 차장은 “물가를 위해 환율하락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도 잡고, 환율하락도 유도하는 것이 훨씬 시장 친화적이고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촛불 ‘생활 속으로’

    촛불 ‘생활 속으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평일에는 촛불집회를 더이상 열지 않기로 결정하고, 촛불집회를 원천 봉쇄하고 있는 경찰이 종교계의 시국집회에 대해서도 사법처리 가능성을 밝혀 촛불집회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우선 매일 저녁 서울광장에 모여들던 촛불이 각 이슈별로 분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미국산 쇠고기의 유통에 맞서는 불매 운동 차원의 ‘생활 촛불’로 거듭나고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7일 “평일 촛불집회는 각 부문과 단체가 다양하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주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일 오후 7시에는 민주노총이 단독으로 주관한 ‘공영방송 사수’ 촛불집회가 여의도 문화방송(MBC) 본사 앞에서 열렸다. 이석행 위원장은 “조합원들을 독려해 책임지고 촛불을 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9일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주최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다. 경찰의 종교인 사법처리 검토 방침이 알려지면서 종교계도 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시국법회를 추진했던 지관 스님은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원천봉쇄하는 등 정부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불교계가 촛불집회 전면에 나서는 등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시민들의 뜻과 마음이 일그러져 종교인들이 양심상 참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다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광우병 기독교대책위 김경호 집행위원장도 “종교인 사법처리는 촛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면서 “정부가 오만한 자세를 계속 유지한다면 종교계는 즉각 연대해 거세게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의 응집력이 약화됐지만 오히려 ‘생활 촛불’은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미국산 쇠고기 불매운동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녹색연합 최승국 사무처장은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되지 못하도록 전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대표도 “쇠고기 구매 제로 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불매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정주부들의 모임인 인터넷 카페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 회원 3100여명은 장바구니, 유모차 등 생활용품에 ‘미국산 쇠고기를 불매합시다.’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강남 직장인들의 모임인 인터넷 카페 ‘아고라’ 회원들은 점심시간 때 번개 모임을 갖거나 퇴근 뒤 강남역 일대에서 게릴라 시위를 하며 불매 운동에 나섰다. 온라인 촛불집회 공간인 ‘실타래’에는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 촛불을 밝히고 있다.‘미국산 쇠고기 불매’라는 문구가 찍힌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늘었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재협상이라는 촛불의 상징성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다양한 형태의 저항이 나오고 있다.”면서 “불매운동은 촛불이 생활화한 단적인 예”라고 평가했다. 김승훈 김정은 황비웅기자 hunnam@seoul.co.kr
  • [여성&남성]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여성&남성]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월급만 빼고 안 오른 것이 없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치솟는 기름값에 승용차를 세워둔 지 이미 오래고, 가족과 외식 한 번 하려고 해도 몇번을 고민하다 포기하기 일쑤다.“오늘은 내가 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회사 동료들도 말수가 부쩍 줄었다. 최대 소비층인 젊은 남녀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남성과 여성은 소비품목과 행태가 다른 만큼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도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남녀의 ‘지출줄이기’ 노력이 어떻게 다른지 짠돌이·짠순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형우 김정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돈 아끼려면 술값 먼저 줄여야-男 대부분의 남성들은 술값만 줄이면 돈 나갈 데가 확 줄어든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김모(31)씨는 그동안 회사 근처 바(bar)를 자주 찾았다. 김씨는 회사업무가 바쁘기 때문에 술을 자주 마실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그저 업무 끝나고 가끔 회사직원들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과 어쩌다 한 번 술자리를 갖는 게 전부다. 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김씨는 업무가 늦게 끝나도 부담없이 한 잔 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됐다. 그래서 회사 앞에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바에 자주 가게 됐다. 예전에는 바에 가면 항상 양주를 마셨다. 술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독하게 한두잔 먹고 빨리 술기운이 돌아야 금방 자리를 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회사가 어려워지다보니, 그마저도 못하게 됐다. 점점 발길이 뜸해지고 술생각이 나면 근처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들이켜는 일이 더 많아졌다. “소주를 마시면 아무래도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도 요즘 같이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뛰는 세상에 예전처럼 비싼 양주를 마시지는 못 하겠어요.” 회사원 유모(39)씨는 호인이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했다. 특히 술자리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려 얘기 나누는 걸 즐겼다. 주 4일 정도는 술을 마셨다. 월급의 반 정도를 술값으로 썼다. 늘 술값을 계산했기 때문에 동료나 선후배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집에서는 구박받기 일쑤였다. 부인은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아느냐. 술 좀 작작 마셔라.”고 바가지를 긁곤 했다. 그래도 유씨는 술과 사람에 취해 살았다. 그런 유씨가 최근 변했다. 술자리를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정생활이 휘청거리는데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유씨는 동창, 선후배 등과의 모임을 대폭 줄였다. 절친한 친구가 불러도 사양했다. 업무상 피할 수 없는 자리만 참석했다. 그것도 1차에서만 잠깐 얼굴을 내민 뒤 계산하기 전에 슬그머니 빠져 나왔다. “친구나 선배들에게서 ‘호인이 좀생이가 됐느냐.’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가계가 휘청하는데, 호인인들 어쩌겠습니까. 아내와 자식을 생각해서 최대한 아껴야죠.” ●알뜰생활 위해 취미도 과감히 포기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좋아하는 취미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와인수집이 취미인 회사원 임모(34)씨는 최근 자신이 가지고 있는 20만원대 보르도 와인을 인터넷을 통해 팔았다. 취미생활로 인한 지출이 가계부에서 너무 많은 비용을 차지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여보자는, 스스로의 다짐이었다. 직장경력 5년차로 미혼인 임씨는 최근 동료에 비해 모은 돈이 너무 적다는 것을 알았다. 동료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와인을 사들이는 데 있었다. 월급이 200만원대인데 한 달이면 와인에 들어가는 돈이 거의 70만원 정도나 됐다. 또한 동료는 임씨의 취미가 ‘와인 수집’이 아니라 ‘와인 마시기’이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깨우쳐주었다. 임씨는 “와인도 좋지만 사람들과 즐기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면서 “솔직히 와인과 함께 하는 맛에 결혼도 서두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와인을 끊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임씨는 가장 큰 구입처인 마트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근처 슈퍼에서 소규모로 장을 본다. 또한 퇴근길에 와인셀러를 들르지 않기 위해 다른 길로 다닌다.“최근 몇주 동안 한 병의 와인도 안 샀습니다. 지금은 집에 모아 놓은 것을 마시기는 하는데 솔직히 좀 불안합니다. 요즘에는 와인보다 DVD에 재미를 붙이고 있죠.” 신혼의 재미에 흠뻑 빠진 회사원 김모(32)씨는 주말 부인과의 즐거운 외식을 포기했다. 맞벌이 부부인 그들은 평일에 마주앉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이른 아침에 출근해 밤늦게 들어오고, 간호사인 부인은 주·야간 근무가 매주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가운데 함께 쉬는 날 점심을 근사하게 먹고 데이트를 즐겨왔다. 하지만 내집마련이라는 ‘지상과제’를 풀어야 하는 김씨 부부는 고심 끝에 주말 외식을 포기했다. 함께 시장을 보고 같이 요리 해서 주말외식을 대신하기로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알뜰한 방식으로 ‘데이트 코스’를 바꿔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부부가 같이 시장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사고, 다정하게 요리 하고, 주위 사람 눈치보지 않고 서로 음식을 떠먹여 주다보니 외식할 때보다 오히려 더 정이 드는 것 같았다. “외식할 땐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생각에 조금 무리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는데, 지금은 더 알뜰하게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커피값과 옷값이 가장 무서워-女 여성들은 가장 손쉽게 줄일 수 있는 항목으로 커피값과 옷값을 꼽았다. 인터넷포털에 근무하는 이모(30·여)씨는 얼마전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다. 친구들과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쉬웠다. 게다가 이번 모임은 거의 석달 만에 보는 친구들과의 만남이었다. 예전에는 그래도 한달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만나곤 했는데, 요즘은 다들 사는 게 팍팍해서인지 예전처럼 자주 만나기 힘들다. 친구들은 요즘 물건 사기가 겁난다고 했다. 한 친구는 우스갯소리로 “나는 요즘 분식집 가면 떡라면 시킬거 그냥 라면 시키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씨도 요즘 식당에 가면 메뉴판에서 일단 가격부터 보는 습관이 들었다. 이왕이면 싼 걸로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그날도 결국 한 곳에서 커피까지 해결했죠. 예전에는 커피전문점에 가서 30분 정도 더 얘기하다 나오곤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직장인 김모(25·여)씨는 커피값과 옷값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두 품목이 씀씀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머니로부터 뼈아픈 충고를 들어야 했다. 과다지출을 일삼는 딸의 행태가 못마땅하셨는지 호되게 야단을 친 것이다. 결국 지난달부터 그녀는 식사 후 즐겨 찾던 커피를 끊고 월급날에 맞춰 감행했던 옷구입도 중단했다. 그랬더니 지난달에는 수중에 60만원이 여윳돈으로 남았다. 또 식사 후 습관적으로 마시던 커피를 끊자 한달 사이 체중이 3㎏이나 빠져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두 달전만 해도 월급타면 남는 돈이 없을 정도였어요. 백화점을 갈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옷들이 얼마나 많았다고요. 하지만 앞으로도 커피는 완전 끊을 생각이고, 옷은 정말 필요한 것만 사려고 해요.” ●교통비 절감으로 고유가 파고 넘는다 교통비 줄이기에 주력하는 경우도 많다. 회사원 윤모(33·여)씨는 최근 택시비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광화문에 직장이 있는 윤씨는 신대방동 집까지 1만 2000원씩 주고 택시를 타곤 했다. 최근 물가가 너무 치솟자 경제적으로 살기 위해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윤씨는 택시비가 한 달이면 20만∼30만원이나 든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윤씨가 택한 ‘택시비 줄이기 작전’은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출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늦잠을 자지 않도록 알람시계를 하나 더 구입했다. 또한 밤에 술을 마시는 횟수를 줄였다. 할증으로 나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꼭 택시를 타야 할 때는 동료나 선배와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최소한 택시비의 절반은 아낄 수 있다. 학원강사 정모(29·여)씨는 승용차 이용을 사실상 포기했다. 기름값을 줄이기 위해 웃돈을 주고 휘발유차가 아닌 경유차를 선택했지만, 최근 경유값 폭등으로 기름을 넣을 때마다 쓰린 속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여러 곳을 옮겨다니며 강의를 하다보니 승용차와 같은 이동수단이 필요했던 그는 마침내 스쿠터를 구입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7만∼8만원이나 들었는데 스쿠터는 1만원밖에 들지 않는다. 또 1ℓ만 넣어도 25㎞는 거뜬히 갈 수 있었다. ●나만의 고물가 극복 노하우! 디자인업계에 종사하는 이모(34·여)씨는 ‘신상품’에만 눈길을 주다가 고물가를 극복하기 위해 ‘리뉴얼’의 기지를 발휘하기로 했다. 이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절별로 새 옷을 장만했다. 일의 특성상 패션에 있어 남다른 감각을 과시하고 싶었다. 결혼 전에는 ‘쇼핑광’이었다.‘나’만을 위해 살면 됐기 때문에 철마다 새로 선보인 옷들은 거금을 들여서라도 꼭 구입했다. 이씨는 남편에게 “계절당 한 벌 정도의 옷은 사겠다.”고 했고, 남편도 흔쾌히 동의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 3년 동안 지켜져 오던 이 같은 불문율도 올해 들어 깨지고 말았다.‘고물가’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음식비, 교육비, 교통비 등을 생각하면 수십만원에 달하는 옷을 선뜻 구입할 수 없었다. 아이가 생긴 뒤에는 여러 벌의 비싼 옷을 산다는 것이 언감생심이었다. 고심 끝에 이씨는 리뉴얼로 눈을 돌렸다. 옛것을 감쪽같이 새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씨는 동대문 쇼핑몰을 돌며 저렴하고 디자인이 뛰어난 액세서리를 샀다. 그것을 기존 옷에 붙여 새로운 옷처럼 바꾸었다. 직장에 입고 나가면 사람들이 “언제 또 새 옷을 샀느냐, 역시 감각이 뛰어나다.”는 등 듣기 좋은 말을 했다.“적은 비용으로 ‘신감각 귀재’라는 예전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어요. 리뉴얼은 고물가 시대를 헤쳐 나가는 가정주부의 지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영어 울렁증엔 실수가 약이죠”

    “영어 울렁증엔 실수가 약이죠”

    “어떻게 하면 단어를 빨리 외울 수 있죠?10번을 봐도 도무지 머리에 남지 않아요.” 개그맨 김영철(34)씨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영어 잘하는 연예인’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지인들은 이런 질문을 숱하게 던진다. 나름 비법이 있을 법도 하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하다.“그럼 100번 보세요.” ●영어를 잡아 먹어라 김씨는 장기 해외체류 경험도 없이 새벽 학원가를 누비며 ‘주경야독’으로 영어고수가 됐다. 최근에는 ‘뻔뻔한 영철영어’라는 책도 냈다.‘영어 잘하는 법’이란 주제로 대학에 특강도 나간다. 하지만 그의 영어공부 비법은 단순하다. 그는 짧은 2개의 영어 문장으로 그 비법을 대신한다. “Back to the basic. Practice is perfectness.(기초로 돌아가라. 연습이 곧 완벽함이다.)” 김씨의 첫 번째 조언은 기초에 충실하고 끝없이 연습하라는 것. 단어가 외워지지 않으면 ‘잡아 먹듯’ 보고 또 보고, 말이 잘 나오지 않으면 ‘미칠 때까지’ 문장을 외어 버리는 식이다.“소원을 들어 주는 요술램프가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계속 보는 방법밖에 없어요.” 한 번은 아는 후배가 “학원을 3개월 다녔는데 영어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한탄한 적이 있단다. 이때 김씨가 내놓은 답도 뻔할 수밖에 없었다.“3개월 다녔다고 영어 잘하길 바라?자꾸 단기간에 끝내려고 하니까 더 안 되는 거야.” “실수를 하지 않으면 영어 실력이 늘 수 없어요. 특히 말하기가 그래요. 계속 실수하고 지적을 받아야 실력이 늘어요. 당연히 그 자리에서 자괴감에 빠지고 상처를 받지만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정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김씨는 이렇게 ‘상처’를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하루를 반성한다. 학원 스피킹 수업에서 말실수 한 것은 ‘상처 하나’, 미국인의 말이 너무 빨라 알아듣지 못한 내 모습이 ‘상처 둘’, 영어 제대로 못한다고 비아냥거리는 동료 학생들의 눈빛이 ‘상처 셋’….“이렇게 하루에 상처를 10개씩 만들어 가세요. 그리고 되새기세요. 저절로 실력이 늘어요.” 김씨가 영어를 시작하게 된 것도 ‘상처’ 덕분이다.2003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석했다가 언어 장벽 때문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귀국했다. 김씨는 이를 ‘김영철의 굴욕’이라고 지칭한다. 이후 새벽 학원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차곡차곡 영어실력을 쌓아갔다. 김씨는 상처받기가 두려워 입을 열지 않는 사람들이 아쉽다고 했다.“태국사람이 한국말 틀린다고 우리가 뭐라고 하나요. 외국인의 시각에서 영어를 잘하면 ‘대단한 사람’이고 못하면 ‘평범한 사람’일 뿐이에요.”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태도’ 영어를 시작할 때의 막막함은 김씨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에 손을 먼저 댈지 몰랐고 결국 ‘사교육의 힘’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라 학원을 다니는 데 불편함도 많았다. 하지만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 고충은 감수해야 했다. 김씨는 녹화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7시부터 10시30분까지 영어학원을 다녔다. 결석도 거의 하지 않았다. 점심을 먹을 때까지 테이크 아웃 커피전문점에 홀로 앉아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아침 영어수업이 끝난 뒤 커피숍에서 공부를 하는 해외 어학연수생의 전형적인 모습과 비슷했다. 그런 이유로 ‘뉴질랜드 어학연수생’이란 별명도 얻었다.“가끔 바쁜 일정 때문에 학원 숙제를 못할 때가 있었어요. 그러면 하루 종일 가슴이 무겁고 답답한 거예요.” 그래서 녹화시간 짬짬이 단어를 외우고 학원 숙제를 했다. 시간을 벌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결국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니라 ‘자세’였죠. 사실 영어 관련한 책들이 얼마나 많아요. 그런 책 한 두 권 읽다 보면 방법이야 금방 터득이 되죠. 하지만 ‘자세’는 무척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론 어려워요.” 이렇게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성실하게 공부하다 보니 실력은 어느 순간 ‘확’ 늘기 시작했다. 김씨는 이를 ‘호리병’에 비유한다.“호리병을 보세요. 술 따를 때 조금씩 나오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많이 나오기 시작하잖아요. 저는 이렇게 갑자기 몇 번이 쏟아졌어요. 실력이 늘어가는 게 직접 눈으로 보이니 영어를 중간에 그만 둘 수 없더군요.” 요즘도 김씨의 가방은 영어책들로 가득하다. 아직 부족함이 많다는 자책 때문이다.“어차피 영어를 이기는 건 불가능해요. 그 엄청난 걸 어떻게 이겨요. 이기기 위해 차근차근 도전해 보면서 실력이 느는 걸 기대해야죠. 제가 살아있는 한 ‘김영철의 영어 인생’은 끝나지 않을 겁니다.” 글 사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등 한개라도 더 끕시다”

    동작구가 ‘한 개의 전등이라도 더 끄자.’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우중 동작구청장은 7일 “작은 부분이 모여 큰 것을 이루듯 전등 하나를 끄는 것부터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동작구에 따르면 점심 시간엔 청사내 모든 사무실에서 소등이 이뤄진다. 또 개인 컴퓨터와 프린터 등도 전원을 차단한다. 야간 근무도 최소화하고, 꼭 필요하면 한 곳에 모여서 업무를 보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달 야근은 전 달에 비해 20% 정도 줄었다. 한 개의 스위치를 올리면 3∼4곳의 형광등이 동시에 켜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달까지 전등 스위치 분리공사를 벌인다. 화장실도 사람이 있으면 전등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자동센서를 설치하기로 했다. 에어컨 사용 자제를 비롯해 층간 격등제, 엘리베이터의 장애인·노약자 전용 사용, 홍보전광판의 일몰 후 소등도 펼치고 있다.에너지 절약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총 10개조로 이뤄진 에너지 모니터·측정 요원도 구성했다.이들은 공공기관과 사무실, 은행, 백화점, 패스트푸드점 등 15곳의 에너지 사용을 조사하고 에너지 절약을 독려한다. 한편 오는 11일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6개 단체와 함께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전개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靑 구내식당 8일 메뉴 美쇠고기

    미국산 쇠고기가 8일 청와대 구내식당 식탁에 오른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버섯불고기를 8일 여민관과 춘추관 등 청와대내 전 구내식당 점심 메뉴로 올릴 계획”이라며 “추가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일부 국민들의 불안감을 불식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던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이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삼계탕을 들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 대통령이 직접 직원들과 함께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방안도 검토했었다.그러나 ‘이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소비를 앞장서 장려할 이유가 있느냐.’는 안팎의 지적이 일자 이 대통령이 일본 도야코 G8(선진8개국)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부터 출국하는 8일로 일정을 조정했다.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서울광장] ‘7% 성장’ 환상 버려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7% 성장’ 환상 버려라/우득정 논설위원

    이달 초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4%후반(4.7%내외)으로 제시했다. 그러자 언론에서는 일제히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때 제시했던 ‘7-4-7 공약´(연 7% 성장,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의 포기라고 단정했다.747기가 이륙하기도 전에 국제 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프로펠러기로 기종이 바뀐 꼴이다.‘경제대통령´을 자임하며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호언했던 이 대통령으로서는 몹시 난감했을 것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2012년까지 7% 성장 능력을 갖춘 경제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공허하기만 하다. 올 성장 전망치 4.7%조차도 노무현 정부 막판의 경기 상승곡선에 빚진 측면이 강하다. 올 전망치 내용에서도 성장률을 물가보다 0.1∼0.2%포인트 높게 잡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급등)은 아니라고 안간힘을 쓴 느낌이 든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4%중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 법질서 확립을 통한 노사관계 안정, 공공부문 비효율 제거 등 국가시스템 정비와 도로·철도·항망·운하 등 국토 인프라 확충, 각종 규제 완화와 세율 정비 등이 합쳐지면 연 7%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대선후보들도 6∼8%의 성장률을 내걸었다. 노무현 정부의 분배정책이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몰아붙이면서 국민들의 고도성장 향수를 자극했던 것이다.‘성장 DNA´ 외에는 명함을 내밀 수 없는 분위기였다. 당시 자료들을 검색해 보면 진보진영의 경제학자들과 ‘정신이 멀쩡한´ 경제학자들은 한결같이 이러한 성장률 공약이 실현불가능한 헛공약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진영의 한 경제학자는 ‘경제학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이 경제학자는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되는 시점에서는 5년내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연 6∼7% 성장해야 한다며 ‘MB호´에 한발 담그는 모습으로 변신했다. 물론 MB 주변에 포진했던 경제학자들은 경제 외적인 모든 수식어를 동원해가며 7% 성장 가능성을 적극 옹호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이미 새 정부의 권력지도에 편입했거나 예비 번호표를 들고 대기 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7% 성장을 공약했으나 대통령이 되고 보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7% 성장률 공약이 얼마나 발목을 잡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들이 호황을 누렸음에도 최고 5%의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라고 했지만 성장을 결코 소홀히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직면한 상황은 더없이 열악하다.3차 오일쇼크가 가시화되고 있고 촛불정국에 함몰돼 경제주체들은 방황하고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바닥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촛불만 꺼진다면´ ‘온 국민이 내 말만 따른다면´ ‘대운하와 민영화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747기는 비상할 수 있다고 되뇐다면 불행이다. 고통스럽더라도 바닥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7% 성장이라는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권력 주변에 둥지를 튼 인사들을 과감하게 솎아내야 한다. 국민들도 마음 속에 깊이 뿌리내린 성장률의 환상을 걷어내야 한다. 경제엔 결코 공짜 점심이란 있을 수 없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회사 화장실 조명 낮춰” 新자린고비

    SK그룹의 화장실이 어두워졌다. 물론 ‘볼 일’을 보기 힘들 정도는 아니다. 서울 서린동 본사 사옥을 포함해 SK텔레콤 등 각 계열사마다 화장실과 주차장의 밝기를 조금씩 낮췄다. 워낙 큰 건물이다보니 약간만 밝기를 낮춰도 전기요금 고지서가 확연히 달라진다고 한다. ‘3차 오일쇼크’ 가능성이 커지자 기업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덩치에 관계없이 고유가 시대에 살아 남으려는 자린고비 작전이 치열하다. 쿨비즈(노타이) 차림, 점심시간 소등, 엘리베이터 격층 운행 등은 기본이다. 전자 등 유가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했던 업종들도 가세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노슈트 출근·점심시간 소등 삼성전자는 그동안 유가보다는 환율 시세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유가에도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 수원공장은 3일 ‘넥타이 안매고 양복 안입기’(노타이 노슈트) 운동에 들어갔다.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도 “자리를 비울 때는 모니터 전원을 반드시 끄라.”는 등의 ‘잔소리 방송’을 아침마다 일주일에 세번씩 내보내고 있다. ●현대·기아차 국내 출장 비행기 이용 금지 현대·기아차는 제주 이외의 국내 출장 때는 비행기 이용을 금지시켰다. 부산 등 장거리 노선이 아니면 KTX도 타지 못한다. 서울 양재동 사옥의 에스컬레이터에는 센서를 설치, 사람이 탈 때만 작동하게 했다. 절전효과가 70%나 된다고 한다. 일선 영업점에서도 영업사원의 절반 이상이 외근을 나가면 전등을 절반 꺼야 한다. SK에너지 울산공장은 2010년까지 기름보일러를 석탄보일러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13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다. 기존 벙커C유 물량도 가격이 더 싼 액화천연가스(LNG)로 절반가량 대체해 하루 4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고객 접촉이 많은 업종 특성을 들어 정장차림을 고집해온 종합상사들도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다. 삼성물산은 이달부터 두달간 노타이 근무를 도입했다. 사옥 야간조명도 중단했다.‘폼’이나 홍보효과 대신 실속을 선택한 것이다. 에너지지킴이(삼성전자), 에너지태스크포스팀(현대차), 에너지위원회(기아차) 등 에너지 전담조직도 눈에 띈다. ●한전 에너지 절감 전담 임원 등장 한국전력공사는 아예 ‘자린고비 전담 임원’까지 뒀다. 사내 에너지비용 새는 곳을 감독하고 비용 절감을 이끌어내는 일명 ‘CeO’(Chief Energy Officer), 즉 최고에너지책임자이다.CeO의 ‘엄명’ 아래 한전은 냉방온도를 정부 권고치(26℃)보다 1℃ 더 올렸다. 서울 강남 고층빌딩 사옥의 엘리베이터도 3대 중 1대를 멈춰세웠다. 강제 소등시간도 앞당겼다. 밤 10시만 되면 건물 전체가 암흑이 된다. 소비전력을 15% 줄이자(Cut)는 ‘C-15’ 운동이 생활화되는 추세다. 한국가스공사는 올 초 사무실의 콘센트를 전부 ‘절전형’으로 바꿨다.10분 동안 사용 낌새가 없으면 저절로 절전모드로 전환한다. 차량 5부제,BMW(버스·전철·도보) 운동을 도입한 지는 이미 오래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유통업계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소공동 본점에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는 인버터 장치를 설치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도 냉장·냉동 매장의 온도를 최적화하는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도입했다. 안미현 김태균 주현진기자 hyun@seoul.co.kr
  • [서민 등골 빠지는 ‘新 3고시대’] 가격오른 254품목 중 밀가루값 68%↑ ‘최고’

    [서민 등골 빠지는 ‘新 3고시대’] 가격오른 254품목 중 밀가루값 68%↑ ‘최고’

    정부가 물가지수 산정에 활용하는 461개 대표 소비품목들의 지난 1년간 가격변화를 1일 분석한 결과, 식품·의류·유류(油類)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중심으로 모두 254개가 올랐다. 특히 이번 물가불안이 전세계적인 유가·원자재가·곡물가 등의 상승에서 비롯된 터라 서민들의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소비재가 특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인상’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교육비의 명성은 이번에도 여전했다. 공산품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은 국제 식량가격 폭등에 영향 받은 밀가루로 지난해 5월 2217원이던 중력분 2.5㎏들이 1부대가 올 5월 3733원으로 68.4%가 올랐다. 이는 평균치로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지난해 6월 2790원에서 올 1월 4540원을 거쳐 6월 말 현재 5300원으로 1년 새 무려 90%가 뛰었다. ●등유·경유·LPG·휘발유 순 가격 상승 경유는 지난해 5월 서울지역 평균 ℓ당 1327원에서 올 5월 1852원으로 뛰면서 휘발유 가격(1896원)을 턱밑까지 따라왔다. 경유보다 더 많이 오른 것은 보일러 등 가정에서 많이 쓰는 등유였다. 지난해 1ℓ에 987원 하던 것이 올해에는 1416원으로 429원(43.5%)이나 뛰었다. 휘발유값 상승률의 거의 3배 수준이다. 가정용 액화석유가스(LPG)도 20㎏들이 한 통에 2만 7200원에서 3만 5000원으로 거의 8000원(28.7%)이 올랐다. 기름값이 뛰니 항공료도 덩달아 뛰어 미주 왕복의 경우 161만 6300원에서 178만 1900원으로 10.2%가 상승했다. ●학원비에 교복값까지…교육비 가중 항상 다른 품목보다 가파르게 올라 넉넉잖은 부모들을 한숨짓게 하는 교육비는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습학원비가 지난해 5월 서울지역 평균 월 10만 8182원에서 올 5월 14만 4545원으로 3만 6363원이 오르면서 33.6%의 상승률을 보였다. 아이 유치원 보내는 데 드는 돈도 한 달에 28만 45원에서 32만 4606원으로 15.9%가 뛰었다. 국·공립 종합대학 납입금은 학기당 248만 2354원에서 269만 706원으로 8.4%, 대입 영어 단과학원 수강료는 월 8만 7200원에서 9만 3850원으로 7.6% 올랐다. 태권도 학원비(7.9%), 전문대학 납입금(7.6%), 사립 종합대학 납입금(6.9%), 고등학교 과학참고서(6.7%), 사립대학원 납입금(6.6%), 초등학교 점심 급식비(5.6%) 등도 같은기간 물가상승률 4.9%보다 많이 올랐다. 가격거품 논란을 일으켰던 학생교복도 남녀 고교생 각각 16.5%와 13.6% 상승해 가뜩이나 무거운 자녀 교육부담을 가중시켰다. ●음식값 줄줄이 인상…삼계탕 1만원 시대 지난해 1인분에 서울지역 평균 2000원이던 김밥은 올해 2000원대 중반(2373원)이 됐다. 불고기 피자도 9인치짜리가 1만 5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올랐다. 영원한 ‘외식’의 대명사 자장면과 짬뽕은 각각 12.2%(3364원→3773원)와 9.3%(3909원→4273원) 인상됐다. 분식점에서 사먹는 라면도 평균 2000원에서 2200원이 됐다. 냉면, 칼국수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8%대 상승률을 보였고, 삼계탕은 지난해 서울지역 평균 9591원에서 올해 1만 364원으로 8.1% 뛰면서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했다. ●옷값도 비싸진다…고유가로 원가부담 상승 국제유가 상승으로 합성수지와 공장가동에 필요한 연료비 부담 등이 늘면서 의류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용 투피스 가격이 전년대비 51.8% 상승한 것을 비롯해 긴팔 블라우스 38.5%, 아동용 오리털 파카 38.3%, 남성용 드레스셔츠 30.3%, 남성용 카디건 21.6%, 반팔 블라우스 18.5%, 원피스 14.5%, 남성용 청바지 14.3%, 남성용 속옷 13.3% 등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클렌징크림(66.7%), 선크림(53.8%), 페이스파우더 투웨이케이크(40.0%), 립스틱(33.5%), 파운데이션(26.1%) 등 화장품 가격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핸드백(49.3%), 여자구두(37.0%), 남자구두(15.6%) 등 신발이나 장신구류도 만만찮은 가격상승을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가격상승률 1위는 가족관계등록부였다. 올해부터 호적 등·초본에서 바뀐 가족관계등록부는 발급 수수료가 기존 5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됐다. 자동차 운전학원비는 1회 납입료가 지난해 62만 182원에서 올해 77만 1818원으로 24.5%인 15만 1636원이 뛰었다. 대중탕 목욕료와 미용실 커트값이 각각 10.5%, 건강진단비 10.0%, 미용실 파마값 8.8%, 세차료 7.8%, 볼링장 이용료가 7.1% 올랐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20&30] 잊지못할, 잊고싶은 나만의 여름 바캉스 추억

    [20&30] 잊지못할, 잊고싶은 나만의 여름 바캉스 추억

    해마다 여름이면 우리는 늘 아름다운 추억과 편안한 휴식을 꿈꾸며 바닷가로, 산으로, 또 해외로 떠난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돌아올 땐 좋은 추억뿐 아니라 나쁜 기억도 함께 가져온다. 무더운 여름, 지친 일상의 끝에 우리를 기다리는 여름휴가. 고유가·고물가 시대라 주말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마음을 꾹 눌러 담기만 했던 직장인에게 기억에 남는 휴가는 어떤 모양일까?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여름 바닷가의 추억과 아련한 기억으로 휴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또 잊고 싶은 속쓰린 휴가 이야기도 들어보자. ●누나같은 그녀들과 바닷가 로맨스 대학생 류모(27)씨는 7년 전 바닷가에서의 ‘첫 키스’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류씨는 2001년 여름 고등학교 친구 4명과 함께 부산 송도해수욕장을 찾았다. 떠나기 전날 친구들과 현장에서 즉석 미팅을 통해 여대생들을 사귄 뒤 멋진 추억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문제는 류씨를 비롯해 친구들이 말주변이 없다는 것. 여자 앞에만 서면 입이 얼어붙었다. 민박집 방바닥을 긁으며 이틀을 허망하게 보냈다. 귀경하기 전날도 해가 떨어지자 마찬가지 상황이 이어지는 듯했다. 류씨 일행은 해수욕장 인근 주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친구 한 명이 벌떡 일어나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미팅을 주선해 오겠다.”며 박차고 나갔다. 1시간쯤 지나자 그 친구가 여대생 다섯 명을 데리고 왔다. 친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함께 온 여대생 중 한 명이 “얼굴 붉히며 쑥스럽게 말하는 게 귀여워서 왔다.”고 했다. 여대생들은 류씨 일행보다 세 살 많았다. 나이를 떠나 한데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류씨는 한 여대생과 가슴 떨리는 느낌을 주고받았다. 둘은 조용히 자리를 떠 바닷가를 거닐었다. 평온한 바다를 보며 서로 짧은 입맞춤을 가졌다.“그때 처음으로 키스를 했어요.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물론 지금 여자친구에겐 비밀이지만요.” 회사원 윤모(31·여)씨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 전 함께했던 알뜰 휴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윤씨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남편은 대학을 졸업했으나 모두 백수였던 3년 전 7월. 둘은 가장 저렴한 휴가를 계획했다. 지친 마음을 다잡기 위해 10일간 국내 배낭여행을 떠났다. 따로 자취를 하던 둘은 각자의 집에서 보내온 쌀과 반찬들을 담고 배낭을 짊어졌다. 시내버스·시외버스·도보로 서울에서 분당으로, 용인으로 또 충남 천안으로 그리고 공주를 지나 대전까지 갔다. 열흘을 민박집 각방에서(?) 묵으면서 못 볼 것까지 다 보게 됐다. 또 남편이 나뭇가지를 주워 마련한 조촐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둘은 미래까지 약속했다. 아침식사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산 빵이었고, 점심은 김밥, 그리고 저녁은 라면 한 개에 김치와 밥뿐이었지만 종일 걷다가 먹는 밥은 행복 그 자체였다.2년 전 결혼한 윤씨는 지난해에 다시 한 번 알뜰여행을 계획했지만 신랑의 반대로 다행히(?) 포기했다.“아마 앞으로도 그 힘든 여행을 다시는 못할 거예요. 우리에겐 너무 아름다운 추억이지요. 돈 없이도 행복했던 그 때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와요.” ●생일보다 기뻤던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직장인 이모(27·여)씨는 초등학생 시절 가족들과 함께했던 피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20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어릴적 아버지 휴가날짜만 기다렸던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1년에 한 번 가족들과 해수욕장을 찾았던 아버지 휴가일. 매년 아버지 휴가일이 올 때마다 어머니는 이씨에게 예쁜 반팔티와 치마, 그리고 수영복, 튜브 등을 사주셨다. 어린 마음에 해수욕장을 가는 것도 기쁜데 옷까지 덤으로 선물받으니 이씨에겐 아버지 휴가일이 생일보다 더 기뻤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상하게도 여름 휴가는 초등학생 시절의 그것에 비해 훨씬 재미가 덜했다. 직장인이 되고 나선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휴가는 그저 회사를 안 간다는 사실에 기쁠 뿐이다.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여름휴가를 손꼽아 기다렸던 순간은 그에게 있어선 순수했던 초등학교 시절뿐이다. 이씨는 “작은 계곡에서 삼겹살만 구워 먹어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면서 “어린 마음에 놀러간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웠던 것”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금융회사를 다니는 김모(35)씨는 입사 후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해외에서 휴가를 보냈던 2003년 여름휴가를 최고의 휴가로 꼽았다. 입사 후 2년간 저축해 만든 여윳돈으로 부모님과 함께 필리핀 세부를 다녀왔던 것. 부모님은 물론 김씨에게도 해외여행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파란 빛깔의 바다도 훌륭했고, 각종 해산물을 부모님께 원없이 사드렸던 당시를 생각하면서 김씨는 “올해도 해외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비행기를 처음 탄다며 좋아하시던 부모님을 보며 ‘앞으로도 자주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김씨. 결혼한 뒤로는 아직 부모님과의 해외여행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올해 휴가 땐 꼭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해외로 휴가를 다녀오려고요.5년이나 지났는데 그 사이에 부모님 모시고 어딜 다녀온 적이 없네요.” ●여행에서 배운점, 느낀점 회사원 최모(28·여)씨는 재작년 여름, 우리나라 유일의 내국인 합법 카지노인 ‘강원랜드’에 놀러갔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강원랜드에 도착해서 매장에 들어가니, 난생 처음 보는 기계들과 딜러들이 마냥 신기해보였다. 그 중 어려보이는 대학생 3명이 눈에 띄었다. 그들도 처음 온 듯한 분위기였는데,1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꺼내 딜러에게 코인교환을 요청하는 게 아닌가.‘보기보다 통이 큰 녀석들이군.’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이 카드게임하는 걸 지켜봤다. 그런데 코인을 넣은 지 10여분만에 100만원어치가 금세 날아가 버렸다. 그들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최씨는 돈을 왕창 투자해보려는 마음이 한순간 사라졌다. 결국 1만원으로 이것 저것 해보니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돈이 사라졌다. 호텔로비에는 눈빛이 흐려진 사람들이 자리잡고 누워 있었다.“처음엔 모든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돈을 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건 구경만으로도 알 수 있겠더군요. 도박으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을 보면서 휴가치곤 정말 좋은 공부를 하고 온 것 같아요.” 회사원 신모(27·여)씨는 친구와 함께 다녀온 지난해 홍콩 여행을 잊을 수 없다. 외동딸인데다, 엄숙한 집안 분위기 탓에 이제까지 홀로 여행은커녕 외박조차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수학여행 정도가 전부였다. 지난해 여름,“이런 식이면 도저히 내 청춘이 불쌍해 견딜 수 없다.”고 다짐한 신씨는 과감하게 부모님께 혼자 여행을 가겠다고 선포했다. 부모님이 난리가 난 건 불을 보듯 뻔한 일.“명품 가방을 사줄테니, 올해도 우리랑 여행을 가자.”고 회유하기도 했고,“너 혼자 여행갈 거라면 앞으로 나가서 살아라.”는 엄포도 날아들었다. 하지만 신씨는 꿋꿋하게 밀어붙여 결국 ‘친구와 함께 가는 여행’으로 타협을 봤다.“자유, 그거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어떤 기분인지 모르죠. 홍콩이래봤자 서울과 크게 다른 건 없었지만, 아무에게 연락도 오지 않고 그저 여기저기 다닐 수 있었던 게 너무 행복했어요.” ●“국내외서 바가지 쓴 휴가 즐거울리 없죠” 초등학교 교사 김모(27·여)씨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모두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김씨는 대부분의 방학이 좋은 기억들이지만, 지난해의 무박2일 테마여행은 정말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5만원이면 교통비와 식비까지 포함해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여행사 직원의 말에 혹한 김씨는, 속는 셈치고 짧게 경남의 소매물도에 다녀오기로 했다. 버스는 당일 오후 10시에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한다고 했다. 김씨는 기분좋게 버스에 올라 밤길을 달리면서 아침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새벽에 잠깐 잠이 들었다가 버스가 서는 것 같아 깨어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였다. 그런데 가이드는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근처 찜질방이라도 다녀오시라.”는 게 아닌가. 찜질방에 가는 돈은 여행비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한여름에 에어컨도 가동되지 않는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할 수는 없었다. 모기 때문에 창문을 열기도 어려웠다. 결국 버스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다들 찜질방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저렴하다고 좋아했더니 결국 숙박비를 낸 셈이 돼 버렸죠. 무조건 싸다고 좋아할 건 아니더라고요.” 직장인 김모(34)씨는 2년 전 여름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솟구친다. 김씨는 여자친구와 휴가 날짜를 맞춰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을 찾았다. 사귄 이후 처음으로 함께 떠난 여행이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김씨는 여자친구와 낮에는 바나나보트를 타거나 수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밤에는 팔짱을 끼고 모래사장을 거니는 등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눈 깜짝할 새 2박3일이 지났다. 상경하는 날 아침부터 비가 흩뿌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돌변했다. 서둘러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시간당 80㎜가 넘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서울로 향하는 도로가 통제됐다. 몇 시간이 지나도 버스는 움직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해가 질 무렵 버스는 강릉으로 되돌아왔다. 강릉에서 김씨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가지’였다. 전날에 비해 모든 것이 두세 배로 껑충 올랐다. 폭우로 귀경하지 못한 사람들이 일제히 강릉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숙박료와 음식값을 지불했다.“여자친구와 하루 더 있어서 좋긴 했지만, 그날 해수욕장 인근 숙소와 가게들의 악덕 상술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요.” 회사원 신모(29)씨는 “내가 다녀온 동남아 여행은 정말 끔찍했다.”고 회고했다.5년 전 39만 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만 보고 떠난 태국여행은 그에게 동남아를 다시는 못 갈 곳으로 만들었다. 가이드는 비행기에서 내린 방콕공항에서부터 “내가 인생의 밑바닥을 거쳤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만큼 자신의 말을 잘 따라달라는 취지였지만 기분이 나빴다. 또 하다 못해 물조차도 가이드가 정해준 장소에서만 살 수 있었다. 그외 3박4일 동안 하루 4∼5 군데씩 기념품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았다. 항의하는 신씨에게 가이드는 “그렇게 싼 가격에 왔으면 이만한 것은 예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면박을 줬다. 관광지라고 가는 곳도 파인애플 농장 등 별로 흥미가 안 가는 곳이었다. 마지막 날 공항가는 버스 안에서도 가이드는 버스기사를 위해 기념품을 사달라고 종용했다. 안 사면 공항에 안 가겠다는 농담 섞인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선택관광이라는 것도 죄다 게이쇼 같은 것들이었죠. 조용한 해변을 생각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어요. 그 이후로 동남아 여행은 한 번도 안 갔어요. 남들은 이제 안 그렇다는데 한 번의 경험이 무섭더군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아껴야 산다” 조달청사 내 3개기관 에너지 10% 다이어트

    “아껴야 산다” 조달청사 내 3개기관 에너지 10% 다이어트

    조달청과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서초구 반포동 서울지방조달청사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한지붕 세가족’이 고유가시대의 ‘에너지 10%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이들 세 기관은 30일 에너지절약 실천을 위한 공동이행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냉방시 적정 실내온도보다 1℃를 높이고 승강기 짝·홀수제, 승용차요일제 등을 운영키로 했다. 사무실 창가 및 복도의 소등과 점심시간 완전 소등, 휴일 등 시간외 근무시 전등 최소 사용, 청사 외등 5시간 단축 등도 이행내용에 포함시켰다. 또 냉온수기 1시간, 보일러 30분 단축 가동 등 가스요금 절약방안도 마련했다. 조달청은 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부서별로 ‘에너지절약 전도사’를 지정,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에너지(-), 사랑(+)’ 캠페인에도 참여, 전년 대비 5% 이상 절감시 절감된 일정금액을 참여기관 명의로 사회복지법인에 기부하기로 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및 유가 상승 등 어려운 상황에서 3개 기관이 솔선 수범키로 했다.”면서 “더좋은 에너지절약 아이디어를 발굴해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청사 내의 고강도 에너지 절약대책을 마련하고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청사 내 에너지 절약 방안과 승용차 유류비 절감 대책 등 10가지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또 컴퓨터 및 모니터를 절전모드로 변경하고 사무실별 한 등 끄기도 실시하며 매주 수요일을 ‘야근 없는 날’로 지정할 계획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 서울 류지영기자 skpark@seoul.co.kr
  • [길섶에서] 빗소리/임태순 논설위원

    재개발을 앞둔 시내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지붕위로 ‘두두두두’ 떨어지는 소리가 ‘난타’공연 뒤의 청량감을 안겨주었다. 무더위도 씻겨갔다. 잠깐 사이에 이렇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동료가 “어렸을 땐 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아파트에서 사니….”라며 입맛을 다셨다. 그러고 보니 중학생 시절 대청마루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청승 떨던 기억이 난다. 툇마루에서 추녀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은 아무리 봐도 지루하지 않았다. 긴 봄날 사흘간 비가 주룩주룩 내리자 우두커니 앉아 쌍륙놀이를 했다는 연암 박지원은 빗소리는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우뢰소리도, 바람소리도 된다고 했다. 아는 사람이 시집을 줬다. 펴보니 제목이 장맛비였다.“…진종일 창을 두드려도 문 열지 않았더니 며칠을 두고 시위하는구나. 외면하는 나도 나이지만 너도 어지간하다. 대저 너의 사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비에는 참 많은 얼굴이 있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서울 민원행정 만족도 상승

    서울시 민원행정에 대한 만족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시민 6200명을 대상으로 ‘행정서비스 시민고객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민원행정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74.1점으로 전년 대비 9.8점 상승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시가 1999년 민원행정 만족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시민들은 ‘공무원의 응대 친절도’(77.7점)와 ‘업무처리 효율성’(77.3점)에 높은 점수를 줬으나 민원서류의 작성 편의성 등 ‘업무처리 편리성’(71.9점)과 점심시간 민원처리나 취약계층 배려 등 ‘이용 용이성’(70.4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한강공원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응답한 시민이 65.3%로 나타나 2006년(45.1%)에 비해 만족도가 20%가량 상승했다. 이는 한강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감과 수영장 리모델링, 난지도 셔틀버스 운행 등 시민편리성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분야에 대한 만족도는 극히 낮아 획기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여성정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만족’은 14.5%,‘불만족’은 27.7%,‘보통’은 53.7%로 만족한다는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9%대인 ‘안전’과 ‘취업·창업’부문의 만족도롤 높이기 위해 지하주차장과 여성화장실에 CCTV 설치하고, 올해 말까지 공영주차장 225개곳에 여성우선주차구역 1869면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펼치기로 했다. 또 민간 취업전문 포털시스템을 지역·업종·연령별로 직업훈련기관을 세분화해 다각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간 연장형 보육시설 105곳과 휴일보육시설 42곳을 2010년까지 확충하는 등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창학 평가담당관은 “120다산콜센터 등 시민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민선4기 ‘창의시정’이 뿌리내고 있다.”면서 “앞으로 만족도가 낮은 여성 안전과 취업 분야에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시민고객이 100% 만족할 수 있는 민원행정을 펼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대학생기자] 광화문 메밀요리의 명가 ‘미진’

    광화문의 여러 맛집들 중에서도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발길을 붙잡는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교보빌딩 뒤쪽에 위치한 메밀요리의 명가 ‘미진’이다. 1954년 문을 연 미진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으로 유명하다. 미진의 대표적인 메뉴는 냉메밀과 보쌈정식. 냉메밀 1인분을 시키면 두 판 가득 부드럽고 쫄깃한 메밀국수를 담아준다. 보쌈정식과 함께 나오는 ‘무 무침’도 별미다. 불쾌지수가 높아지기 쉬운 여름. 미진에서 시원한 냉메밀 한 판으로 더위를 말끔히 쫓아보는 건 어떨까? 위치 - 서울 종로구 청진동 274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3번 출구에서 도보 3분) 주메뉴 - 냉메밀 (5000원) 메밀전병 (5000원) 보쌈정식 (7000원) 등 서울여대 학생기자 고유선 goyusun@nate.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 민원행정 만족도 상승

    서울시 민원행정에 대한 만족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시민 6200명을 대상으로 ‘행정서비스 시민고객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민원행정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74.1점으로 전년 대비 9.8점 상승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시가 1999년 민원행정 만족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시민들은 ‘공무원의 응대 친절도’(77.7점)와 ‘업무처리 효율성’(77.3점)에 높은 점수를 줬으나 민원서류의 작성 편의성 등 ‘업무처리 편리성’(71.9점)과 점심시간 민원처리나 취약계층 배려 등 ‘이용 용이성’(70.4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한강공원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응답한 시민이 65.3%로 나타나 2006년(45.1%)에 비해 만족도가 20%가량 상승했다. 이는 한강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감과 수영장 리모델링, 난지도 셔틀버스 운행 등 시민편리성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분야에 대한 만족도는 극히 낮아 획기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여성정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만족’은 14.5%,‘불만족’은 27.7%,‘보통’은 53.7%로 만족한다는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9%대인 ‘안전’과 ‘취업·창업’부문의 만족도롤 높이기 위해 지하주차장과 여성화장실에 CCTV 설치하고, 올해 말까지 공영주차장 225곳에 여성우선주차구역 1869면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펼치기로 했다. 또 민간 취업전문 포털시스템을 지역·업종·연령별로 직업훈련기관을 세분화해 다각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간 연장형 보육시설 105곳과 휴일보육시설 42곳을 2010년까지 확충하는 등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창학 평가담당관은 “120다산콜센터 등 시민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민선4기 ‘창의시정’이 뿌리내리고 있다.”면서 “앞으로 만족도가 낮은 여성 안전과 취업 분야에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시민고객이 100% 만족할 수 있는 민원행정을 펼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난 요거트만 먹어”…음식 공포증 아이

    “요거트 아니면 안먹어!” 요거트를 제외하고는 다른 음식은 전혀 먹지 않는 아이가 영국 매스컴에 의해 알려지면서 이슈로 떠올랐다. 영국 동커스터(Doncaster)에 살고 있는 바비 글라비(Bobby Glarvey·2)의 하루 식사는 요거트 14통. 요거트를 제외한 다른 음식은 전혀 먹지 않고 있다. 바비가 요거트만 먹는 이유는 ‘음식 공포증’을 앓고 있기 때문. 바비는 발병률이 매우 드문 음식 공포증에 걸려 덩어리지거나 고체의 음식은 전혀 먹을 수 없다. 요거트를 제외한 음식이 눈앞에 보이기만 해도 소리를 지르는 아이 때문에 바비의 부모는 식사도 따로 해야 할 정도다. 바비의 아침은 언제나 요거트 5통으로 시작한다. 점심에는 3통, 저녁에는 4통을 먹는다. 그리고 자기 전 3~4통의 요거트를 더 먹는다. 바비의 아빠는 “음식을 먹이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뱉어낼 뿐이었다.”면서 “지금까지 한번도 요거트를 제외한 음식을 먹거나 씹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음식을 전혀 못 먹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보다 몸무게가 덜 나가고 마른 것이 걱정”이라면서 “하지만 매우 활발하고 잘 웃는 아이”라고 말했다. 바비의 엄마는 “바비를 위한 요거트 전용 냉장고를 따로 구입했다.”면서 “아이가 음식을 원할 경우 바로 줄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아동심리학자는 “부모들이 걱정하는 마음에 억지로 음식을 먹이려고 할수록 아이의 스트레스는 늘어갈 뿐”이라면서 “걱정스럽겠지만 조금 더 지켜보다보면 결국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아이가 원하는대로 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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