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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동죽과 불통/강동형 논설위원

    동죽은 바지락과 함께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조개다. 말린 동죽은 조림으로 먹기고 하고 국수나 미역국에 넣어도 일품이다. 회사 동료와 점심 때에 동죽을 일컫는 사투리를 놓고 논쟁을 했다. 동죽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고 독특한 이름을 하고 있다. 서산과 태안에서는 동죽을 동조개라고 부르고, 대천에서는 물통조개라고 한다. 남해안 쪽으로 좀더 이동해 진도에서는 동죽을 귀머거리조개로 부르기도 한다. 여수·광양·하동·남해·사천·통영 등 동부 전남과 서부 경남에서는 불통이라고 한다. 논쟁의 주제는 바로 불통에 있었다. 불통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개가 있다, 없다는 ‘있다’로 쉽게 가려졌다. 그런데 왜 불통이냐고 하는 대목에서 의견이 갈렸다. 생김생김이 배가 불룩한 것처럼 통통해 불통이라 했을 것이라고 추측만 할 뿐이다. 진도에서 귀머거리조개라 부르는 것을 보면 불통(不通)이라는 의미와도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동죽의 사투리인 불통이 현 시국과 오버랩되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낭패를 경험했다. 말은 때와 장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문화마당] 속 좁고 치사한 남자들을 야단치며/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속 좁고 치사한 남자들을 야단치며/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집단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 학기 중간에 다른 학교에서 전학을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내 쪽에도 문제가 많았다. 왜 그랬는지 그때는 친구를 새로 사귀는 게 귀찮아져서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책을 보거나 하여간 오리새끼처럼 입을 꽉 다물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리에 속하지 못하고 겉돌았다. 이렇게는 학교생활이 힘들어지겠다 싶어서 뒤늦게 관계를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어떤 놀이든 내가 끼면 대놓고 싫은 기색을 보이는 놈도 있었다. 점심시간에 혼자 밥을 먹고, 집에 갈 때도 혼자 갔다. 무슨 씨스타도 아닌 마당에. 그러던 어느 날 생일 초대를 받았다. 반장이었다. 박지원이라는 이름이다. 늘 예쁜 원피스를 입고 다니는 아이였다. 시험을 볼 때마다 일등은 도맡다시피 했다.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국민학생들의 생일이란, 엄마가 차려 놓은 생일상에 둘러앉아 촛불을 켜고 축하 노래를 부르고 해가 질 때까지 노는 그런 모임을 말한다. 어찌어찌 파티에 간 것까진 좋았는데 반장을 제외하곤 다들 ‘쟤가 여길 왜 온 거지, 수군수군’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반장은 나를 살뜰하게 챙겨 주었다. 잔뜩 먹은 다음에는 밖으로 나갔다. 골목에서 남자 쪽은 발야구, 여자 쪽은 고무줄 사이를 뛰며 놀았다. 나는 어디에도 끼지 못한 채 전봇대 옆에 멍하니 서 있었다. 적당히 때를 봐서 집에 갈 생각이었다. 그렇게 십 분가량 지났을까. 별안간 반장이 발야구 경기장(?)에 난입하더니 두 손으로 공을 홱 낚아챘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대략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너네들 왜 홍민이만 빼놓고 노느냐고. 빨개진 얼굴로 막 야단을 치는 거다. 친구끼리 그러는 거 아니라는 둥, 계속 그러면 공을 내주지 않겠다는 둥 기세가 굉장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다들 사이좋게 지내면 좋지 않느냐…고까지 얘기하진 않았지만 하여간 남자애들 쪽은 한눈에 척 보기에도 전의를 상실한 표정이었다. “그, 그럼 새로 편먹고 처음부터 다시 할까”라는 말이 누군가의 입에서 나왔다. 그리하여 나도 엉거주춤한 모양새로 같이 놀게 됐다. 모처럼 즐거웠다, 그날의 생일 모임은. 그 뒤로는 어땠냐면 반에서 말을 거는 아이들이 슬슬 늘기 시작했다. 전선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유난히 나를 싫어하던 놈과는 단짝이 됐고 점심을 먹을 때도 집에 갈 때도 늘 옆에 친구들이 있었다. 성적도 눈에 띄게 올랐다. 그리하여 2학기 때는 내가 반장이 됐다. 어디까지나 정당한 투표로 말이지. 갑자기 이런 얘기를 끼적이는 까닭은 어떤 소설을 읽다가 입학 직후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등장인물의 모습에서 한때의 내 그림자를 본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결국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폭주하다가 죽음으로써 ‘자신만의 세계’로 침잠한다. 픽션이지만 단순히 픽션으로 치부할 수 없는 안타까운 얘기다. 그런 시선으로 보자면 내 경우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또래 아이들보다 어른스러웠던 반장 덕분이다. 중학교에 올라가서 딱 한 번, 생일 모임에 갔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 용마산 자락 아래 어딘가에 있을 그 집을 찾아보려던 적이 있다. 발야구를 했을 정도이니 골목이 제법 컸을 텐데 근처를 몇 번이나 돌아도 비슷한 골목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흐음, 지금도 어딘가에서 속 좁고 치사한 남자들을 막 야단치며 잘 살고 있겠지. 아마도 틀림없이 그럴 거라고 짐작해 보는 ‘속시끄럽고’ 쓸쓸한 겨울의 초입이다.
  • [뉴스 분석] 한류 없는 中 광군제 축제 ‘온라인 거래’ 맞게 준비해야

    [뉴스 분석] 한류 없는 中 광군제 축제 ‘온라인 거래’ 맞게 준비해야

    ‘광군제’(光棍節)는 매년 11월 11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쇼핑축제다. ‘빛나는 막대기’라는 뜻으로 싱글을 뜻하는 1이 4개가 모인 매년 11월 11일 쇼핑을 즐기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2009년 알리바바가 외로운 청춘남녀를 위로한다는 마케팅을 앞세워 시작한 24시간 쇼핑행사는 지난해 행사 당일 하루에만 약 22조원의 온라인 매출(거래액)을 올리는 초대형 쇼핑 축제로 자리잡았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 축제이지만 한국 기업들의 활약은 미미하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광군제 기간 중 알리바바 쇼핑몰에서 한국 상품이 거래된 금액은 85억원으로 전체 22조원 중 0.05%에 불과했다. 그나마 중국 내에서 이미 인지도를 쌓아 놓은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위주의 제품들이 판매됐고 국내 중소업체들의 제품들은 판매 명단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한류’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미미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온라인 거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광군제의 특성에 맞는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건우 무역협회 연구원은 “광군제 거래를 주도하는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의 경우 행사 3달 전인 8월부터 프로모션 참가신청을 받고 8주간의 심사를 거쳐 입점 업체를 선정한다”면서 “특히 인기가 높은 플랫폼일수록 입점 절차와 심사가 까다롭고 보증금이나 수수료 등 입점 조건이 불리해 입점기업의 대부분은 대기업들이 차지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단순히 한류 인기에 기댄 마케팅이 아닌 중국 시장과 광군제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광군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국내 업체들은 이미 올 초부터 광군제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국내 중소 착즙기업체인 휴롬은 올 초부터 광군제 행사 모델 선정을 위해 현지 판매상들과 논의를 시작했고, 올 6월부터는 10여 차례 이상 중국을 오가며 중국 알리바바 측과 현지 미팅을 했다. 김재희 휴롬 중국본부장은 “휴롬은 지난해 광군제에 총 5만여대를 판매해 티몰 내 단일 브랜드 판매량으로는 최고액인 1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면서 “올해는 전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33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난 4일 현재 예약판매만으로도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지난해 광군제 기간 중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매출인 317억원을 올린 이랜드는 올해 지난해보다 2배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랜드는 광군제에 대비해 지난 6월부터 현지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하는 새로운 ‘O2O’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올 광군제에는 물류 인원을 지난해보다 20배 늘리고 배송 기간도 최장 5일로 더 늘려 매출 확대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에서 제품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이 광군제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면서 “이를 위한 중국 전문 온라인 쇼핑몰 구축, 통관·물류 창구 일원화 등 선제적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금융 상품 비교해 주는 ‘파인’ 휴면 계좌·포인트도 한눈에

    새내기 직장인 김다래(28·가명)씨는 월급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기예금과 적금상품 가입을 고민 중이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 회사 근처 은행 영업점 두 곳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 볼 계획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 검색 중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을 알게 됐다. 이 사이트 ‘금융상품 한눈에’ 코너를 이용하면 발품을 팔지 않고도 모든 시중은행의 상품과 금리를 비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금융감독원은 8일 금융소비자들이 알아 두면 유익한 금융정보 사이트를 선정해 소개했다. 은행, 보험사, 우체국 등에 있는 본인 명의의 모든 휴면예금(보험) 현황을 확인하려면 휴면계좌 통합조회를 이용하면 된다. 파인에 접속해 ‘휴면계좌 통합조회’ 코너를 클릭하거나 은행연합회, 손보협회, 생보협회 홈페이지에서도 조회할 수 있다. 개인의 대출정보나 연체정보, 카드발급 및 현금 서비스 이용 내역, 보험계약 정보를 알아보려면 한국신용정보원의 크레딧포유(credit4u.or.kr)를 이용하면 된다. 신용(체크)카드 잔여 포인트나 소멸예정 포인트가 궁금하다면 파인의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코너나 여신전문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서비스’(cardpoin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2016 공직열전] 기업 지원·수출·자원개발·대외협상 등 전담… 국민생활 직결된 실물경제 총괄

    [2016 공직열전] 기업 지원·수출·자원개발·대외협상 등 전담… 국민생활 직결된 실물경제 총괄

    1980년대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을 놓고 사람들은 ‘컬러풀’(화려)하다고 했다. 기업들과 함께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수출 한국호’를 이끄는 모습이 다른 부처보다 화려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들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무역과 산업, 에너지뿐 아니라 옛 외교통상부가 관할하던 통상 분야까지 가져오면서 덩치는 더 커졌다. 본부 인력만 860명에 이른다. 산업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지원, 전기요금, 자유무역협정(FTA), 자원 개발, 수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실물경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곳이다. 이에 더해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뛰고 있다. 산업부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정만기(58·행시 27회) 1차관 소관인 산업·무역 분야와 우태희(55·27회) 2차관이 관할하는 에너지·통상 분야다. 정 차관은 요즘 들어 업무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급 간부 때에는 보고서 문구 하나 갖고도 꼼꼼하게 따졌는데 차관으로 온 뒤 유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워낙 세세하게 따지니 정 차관 스스로 스타일을 바꿨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점심 저녁으로 국·과장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중 FTA와 한·캐나다 FTA를 주도해 산업부 내 통상전문가로 통하는 우 차관은 엘리트 공무원의 전형을 보여 준다. ‘행시 27회 최연소 수석’과 ‘고속 승진’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부하 직원들을 잘 챙기고 합리적이지만 “차갑다”는 외부의 평가도 있다. 1급 간부 가운데 고참 격인 이인호(55·31회) 통상차관보는 조직 내에서 ‘호인’으로 불린다. 스킨십이 많고 후배들을 잘 챙긴다. 업무는 큰 줄기만 챙기고 후배들에게 맡긴다. 무역투자실장 때에는 디테일에 강한 주 장관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었다. 박일준(53·31회) 기획조정실장은 업무 전문성과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상황 판단도 빨라 몇 수를 내다보고 업무 지시를 내린다. 후배들이 일하기에 편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립’(장악력)이 강해 모시기가 쉽지 않은 상사라는 상반된 목소리도 있다. 늦은 밤에도 ‘카카오톡’ 등의 방법으로 즉각적인 업무 지시를 내리는 편이다. 채희봉(51·32회) 무역투자실장은 지난여름 ‘전기요금 폭탄’ 논란 속에서 정부 논리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채 실장은 “에어컨을 4시간만 켜도 된다는 의미로 말한 적이 없는데 앞뒤 문맥이 모두 잘리면서 국민적 오해를 샀다”며 아쉬워했다.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스타일은 아니어서 정무적 판단이 다소 약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주 장관의 믿음이 워낙 강해 지난달부터 무역투자실장을 맡아 수출과 외국인투자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성천(53·32회) 산업정책실장은 인간미가 있는 상사로 기억하는 후배들이 적지 않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한 국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파견 근무 때 크게 다친 기획재정부 동료와 그 가족을 보살피고 챙기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서 “두뇌 회전이 빠르면서 의리도 있는 선배”라고 말했다. 산업부에서는 “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간부”라는 평도 나온다. 산업정책관으로 재직할 때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을 통과시키는 뚝심을 보여 줬다. 강한 추진력 덕에 ‘리틀 주형환’으로 불리는 도경환(56·29회) 산업기반실장은 올해 가장 바빴던 1급 간부로 꼽힌다. 연초에는 산업부 업무보고를 총괄했고 2월에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네거티브 규제개혁 시스템’을 입안했다. 추진력이라면 빠지지 않는 주 장관도 이런 도 실장을 칭찬했다고 한다. 하반기에는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방안과 ‘코리아 세일페스타’도 맡았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형님 리더십’을 보완하면 따르는 후배들이 좀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도(55·31회) 통상교섭실장은 대변인 출신으로 달변이다. 대변인 때는 ‘말술’로 기자들을 괴롭혔다. 기자들에게 하는 것과 다르게 후배들에게는 ‘배려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해외에 파견나간 후배 공무원들이 가장 통화하고 싶은 선배 중 한 명이다. 산업부 출신인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동서지간이다. “너무 잘나가 견제를 받았다”는 정승일(52·33회) 에너지자원실장은 문제 해결 능력과 소통에 강점이 있다. 주 장관이 전기요금 누진제의 ‘소방수’로 정 실장을 전격 투입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재산권 침해와 ‘님비’(지역 이기주의)로 갈등을 빚었던 경남 밀양 송전탑 건립을 비롯해 경주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도 무난하게 해결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봤던 한 과장은 “문제의 핵심을 잘 짚는 것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접근해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따르는 후배들이 많지만 ‘너무 유(柔)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허청 출신으로 산업부로 자리를 옮겨 온 제대식(57·기시 22회) 국가기술표준원장은 기술 전문가다. ‘함께하는 리더십’이 강점이다. 특허청에 있을 때는 ‘함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에 꼽히기도 했다.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와 토론으로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갤럭시노트7 리콜’과 ‘이케아 서랍장 리콜’처럼 가끔 한 박자씩 늦는 결정을 보여 줄 때도 있다는 평을 듣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집안일 하니 살이 절로 빠져…칼로리 소모량 조사

    집안일 하니 살이 절로 빠져…칼로리 소모량 조사

    이제 헬스장은 잊어라. 당신이 살을 빼거나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집안 가까운 곳에서 얼마든 찾을 수 있다. 깔끔해진 집 안팎과 배우자로부터 받는 사랑은 덤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집안일을 통해 소모할 수 있는 열량(칼로리)를 측정한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영국 청소용품 제조사 ‘스타브랜즈’가 전문 기관에 의뢰해 시행한 이번 조사에서는 집안일이 살을 빼고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라는 것이 확인됐다. 심지어 창문을 닦거나 청소기를 돌리고 또는 식탁 위 먼지를 털어내는 등의 집안일만 해도 허리 군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이번 조사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1시간 동안 바닥을 ‘대걸레질’(Mopping)만 해도 314칼로리를 태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45분 동안 수영해서 소모한 열량과 같으며, 70g짜리 브라우니 한 조각을 덜 먹은 효과가 있다. 반면, 같은 시간 동안 바닥을 ‘솔질’(Scrubbing)하면 259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이는 15분간 달리기를 한 효과와 맞먹으며, 피자 한 조각의 열량을 없앤 것과 같다. 만일 당신이 크리스프(과자의 일종) 한 봉지를 먹고 나서 후회하고 있다면 셔츠 등 밀린 옷을 ‘다리미질’(Ironing)하는 것으로 상쇄할 수 있다. 한 시간만 투자하면 157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고 이는 수영장에서 30분간 ‘워터 에어로빅’ 강습을 받은 것과 같다. 심지어 한 시간만 침대와 침구류를 정리·정돈한다고 해도 70칼로리를 태울 수 있다. 이는 20분간 필라테스를 한 효과와 맞먹으며 다이제스티브 비스킷 1조각을 덜 먹은 것과 같다. 만일 당신이 자전거 타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30분도 채 하지 못하겠다면, 한 시간가량 바닥을 ‘빗자루질’(Sweeping)하는 것으로도 괜찮다. 이것만으로 161칼로리를 태울 수 있고 이는 당신이 점심때 좀 더 먹은 치즈 한 조각(40g)의 열량을 태워버린 것과 같다. 물론 1시간 동안 ‘청소기’(Vacuuming)를 돌리는 것도 좋다. 이는 20분간 달리기한 것과 같으며 무려 175칼로리를 태운 것과 맞먹어 식사 때 약간의 파스타를 더 먹었더라도 그 효과를 상쇄한다. 빨래를 돌리고 개는 일도 체중감량에 도움을 준다. 시간당 무려 148칼로리를 소모하며 저녁에 마셨던 중간 크기 와인 1잔의 열량을 없애준다. 정원을 가꾸거나 세차를 하는 일도 꽤 많은 열량을 소모한다. 한 시간만 해도 무려 314칼로리를 태울 수 있는 것. 이는 45분간 복싱한 것과 맞먹으며 당신이 간식으로 먹었던 케이크 한 조각(85g)만큼의 열량을 상쇄한다. 만일 당신이 1분이라도 간단하게 집안일에 임한다면 이는 약 72걸음을 더 걸은 것과 같다고 한다. 즉, 매일 30분만 집안일에 매진해도 당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헬스 앱의 결과를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매주 집안일만 제대로 해도 매달 약 0.9㎏을 감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운동이 부족한 겨울철에도 탄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 이들은 성인 남녀의 경우 매일 2시간 30분은 꼭 적당한(중간 강도) 신체 활동을 반드시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영국의 성인 남녀가 매주 집안일에 임하는 평균 시간은 약 11시간으로, 이를 통해 2345칼로리를 태우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남성의 하루 평균 집안일(가사노동) 시간은 여성(227분)보다 5배가량 적은 47분이다. 즉 남성은 집안일을 통해 하루에 약 166칼로리를 소모하고 있는 것. 반면 여성의 경우 하루 약 806칼로리를 소모하고 있다. 사진=ⓒ JackF / fotolia(맨위), 스타브랜즈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수능 D-9…고3 수험생, 막바지 건강관리 유의사항

    수능 D-9…고3 수험생, 막바지 건강관리 유의사항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이 남은 기간 동안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험 당일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7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수면과 식사 패턴을 유지하면서 심리적 안정감과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게 만족할만한 수능 결과를 얻는 요령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기간 수험생은 혹시나 시험을 망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긴장으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적당한 긴장감은 집중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긴장이 너무 지나치면 평소 실력 발휘를 못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수면 습관도 중요하다. 수능을 코앞에 두고 막연한 불안감에 잠을 줄이고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있겠지만,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잠은 최소한 6~7시간씩 자는 것이 바람직하고 만약 평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지닌 수험생도 지금부터는 기상 시간을 아침 7시 이전으로 조절해야 한다. 또 수능을 앞두고 체력증진 또는 학습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특정 약물·보약 등 그동안 먹지 않았던 것을 일부러 섭취하는 자세는 옳지 않다. 전문가들은 특히 담배·커피·각성제 등은 일시적인 각성효과는 있으나 뇌를 비롯한 신체의 순환에 악영향을 끼쳐서 오히려 집중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타민 B는 고구마·채소·멸치 등에 많이 함유돼 있고, 비타민 C는 토마토·당근·귤·오렌지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말하는 수능 당일 주의사항① 6시 이전에 기상한 후 아침 식사를 한 뒤 고사장에 일찍 도착한다.② 시험 시작 10분 전부터 마음의 여유를 찾도록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③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점심 식사 때 과식은 피한다.④ 오답에 대한 미련은 빨리 잊고 자신감 있게 다른 과목시험에 집중한다.⑤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감을 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점·선·색·면의 자연… 그 속에서 찾은 자유

    점·선·색·면의 자연… 그 속에서 찾은 자유

    한국의 자연을 특징짓는 것은 구비구비 이어지는 산이다. 유영국(1916~2002)은 이런 한국의 자연이 지닌 정수를 아름다운 색채와 단순하고 대담한 언어로 그려 낸 화가다.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로 기록되는 유영국의 화업 60년을 보여주는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한국 근대미술 거장 시리즈의 마지막 전시로 마련한 ‘유영국, 절대와 자유’전이다. 이번 전시는 1937년 유학시기 작품부터 1999년 절필작에 이르기까지 60여년 화력을 보여주는 작품 100여점과 유영국문화재단 소장의 아카이브 50여점이 총망라됐다. 작가 생존 시 열린 15차례의 개인전이나 사후의 전시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1978년 이후 공개되지 않았던 개인 소장 작품들 중 특히 작가의 최고 절정기로 장엄한 자연을 표현하기 시작한 1960년대의 대형 유화작품 30여점은 유영국 회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유영국이 가장 좋아했던 서양화가는 추상회화의 선구자 피에트 몬드리안이었다. 몬드리안의 작품이 “말이 없어 좋다”던 그의 작품 역시 말이 없다. 대신 점, 선, 면, 형, 색 등 기본적인 조형요소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름다운 색상으로 채워진 이 조형요소들은 서로 긴장하는 듯하면서도 묘한 균형감각을 유지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장엄한 산맥, 깊은 숲과 계곡, 지치지 않는 붉은 태양, 푸른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추상적인 이미지들은 사실적인 자연의 모습보다 더 직접적으로 자연의 정수에 다가가게 한다. 평생 400여점의 아름다운 유화작품을 남긴 그의 작품에는 특히 ‘산’을 주제로 한 것이 많다. 그는 “결국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있다”고 했다. 1916년 경상북도 울진에서 부유한 지주집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유영국은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에서 공부하다 졸업을 1년 앞두고 자퇴한 뒤 일본으로 건좇가 1935년 도쿄 문화학원에 입학했다. 자유로운 학풍을 자랑했던 문화학원에서 수학하며 재야 그룹인 자유미술가협회에서 활동하면서 무라이 마사나리(1905~1999), 하세가와 사부로(1897~1957) 등 당대 일본의 가장 영향력 있는 추상미술 리더들과 교유했다. 사진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 문화학원 졸업 후에 오리엔탈사진학교에서도 수학했다. 1943년 태평양전쟁의 포화 속에서 귀국한 그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어부로, 양조장 주인으로 생활하기도 했다. 양조장 사업이 꽤 번창했지만 “금산도, 금밭도 싫다. 나는 그림을 그려야겠다”며 1955년 가족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본격적인 미술활동을 재개했다. 그의 나이 쉰 살이었다.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려는듯 밤낮없이 그림을 그리며 신사실파, 모던아트협회, 현대작가초대전, 신상회 등 한국의 전위적인 미술단체를 이끌기도 했다. 그러다 1964년 그룹 활동의 시대는 끝이 났다고 스스로 선언하며 신문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단체 활동을 접고 오로지 개인 작업에 전념했다. 매일 아침 7시에 기상해 8시부터 11시까지 작업하고 점심 식사 후 다시 2시부터 6시까지 작업하는 규칙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작품에 매달렸다. 스스로 “60세까지는 기초 공부를 좀 하고 그 후엔 부드럽게 자연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곤 했던 그는 실제로 그렇게 살았다. 1970년대 중반까지 조형실험 과정을 거친 뒤 작가로서 정점에 도달했을 1977년 공교롭게도 심근경색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고 이후 심장박동기를 달고 살아야 했다. 37번이나 입원하며 투병하면서도 그는 절필작 ‘작품’을 그린 1999년까지 부드럽고 평화로운 회화세계를 펼쳤다. 전시는 시기별로 크게 1937년 일본 유학기부터 1964년 개인전까지, 그가 그룹활동의 종언을 선언한 뒤 2002년 타계할 때까지로 나눠 작품들을 보여준다. 지난 4일 개막식 때 전시장을 찾은 부인 김기순(97) 여사는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오면 작업실로 직행해 캔버스를 어루만지던 남편을 보면서 이런 것이 예술가의 삶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각자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남편이 병석에 있으면서 그린 작품들이 특별히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일까지 계속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길섶에서] 같이 밥 먹는 공덕/서동철 논설위원

    호남지역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친구들을 만나면 꼭 네 사람을 채워 가라고 충고한다. 순전히 이 고장 음식을 제대로 즐기기 위함이다. 개인적으로는 목적지로 가는 길에 30~40분 돌아가더라도 들렀다 가는 밥집이 강진에 있다. 한정식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게 푸짐하지만, 밥값은 백반 정도다. 사람 숫자에 관계없이 4인분을 한상으로 내 부담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두 사람이 가도, 세 사람이 가도 한 상을 먹어야 했다. 그런데 언젠가 두 사람은 2만원, 세 사람부터는 일인당 8000원씩으로 밥값을 고쳐 놓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혼밥족’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이 고장에는 4인분을 한 상으로 내는 밥집이 지금도 적지 않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엊그제 점심에는 메기매운탕이 생각났다. 함께 사무실을 나선 동료에게 그동안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던 이 새로운 메뉴를 던졌더니 다들 좋단다. 대(大)자 메기탕은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맛이었다. 동료도 다르지 않았던지 ‘점심 아이디어’에 칭송이 이어졌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더 고마워해야 한다. 나 혼자였다면 이걸 먹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게 아닌가.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생각나눔] 남은 음식 테이크아웃 거부하는 식당들

    [생각나눔] 남은 음식 테이크아웃 거부하는 식당들

    “남긴 음식을 싸 달라는 것은 고객의 당연한 권리 아닌가요. 거부하는 식당을 이해할 수 없네요.” 직장인 윤정선(38·여)씨는 3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변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라그릴리아에서 점심 식사를 하다가 씁쓸한 경험을 했다. 주문한 피자와 스테이크가 3분의1가량 남아 음식을 싸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종업원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식당 원칙상 안 된다. 테이크아웃을 요구하는 손님이 없을뿐더러 포장용기도 없다”며 거절했다. 윤씨는 “제값을 치르고 주문한 음식인데 고객이 요청하면 당연히 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음식물 쓰레기가 될 텐데 거절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서울 청계광장 앞 파이낸스빌딩의 이자카야 춘산도 마찬가지다. 손현철(41)씨는 “식사 겸 반주 안주로 시킨 닭튀김, 삼겹살숙주볶음을 싸 달라고 부탁하자 ‘저희는 포장 안 해 드린다’는 소리만 들었다”며 “‘정 원하시면 냅킨에 싸 드리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15개 식당이 밀집한 전남 여수시 봉산동의 게장 백반 골목은 먹다 남은 게장을 포장해 가고 싶어 하는 손님이 많다. 하지만 식당 대부분이 싸 주지 않고 바로 폐기 처분한다. ‘여수 두꺼비게장’ 관계자는 “게장은 실온에서 금방 변질되기 때문에 식중독 우려가 있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자치단체들은 가정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종량제뿐 아니라 무선주파수(RF) 방식의 첨단 음식물 쓰레기 배출 시스템을 갖추는 등 한 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음식물 쓰레기 배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식당’에 협조를 요청할 방법이 없다. 대중음식점은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한 해 약 500만t으로, 평균 1인당 하루 배출량 0.3㎏은 프랑스(0.16㎏), 스웨덴(0.086㎏) 등과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이다. 소형 식당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적용을 받지만, 대형 식당은 거의 전문 처리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쓰레기 배출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상 ‘식품접객업자(식당)는 손님이 남은 음식물을 싸서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포장용기를 비치하고, 이를 손님에게 알리는 등 음식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강제조항이 아니다. 그래서 행정지도를 맡고 있는 각자마다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 조례로 규제를 하려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두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시 관계자는 “음식점들이 자발적인 참여를 해야 할 부분”이라며 “우리가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김태희 자원순환연대 기획팀장은 “감독기관인 서울시나 자치구가 음식 포장을 강요할 순 없어도 인센티브 부여 등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야 한다”며 “말로는 쓰레기를 줄이겠다고 하면서 이런 부분은 외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길섶에서] 모과 예찬/임창용 논설위원

    점심 후 덕수궁에 갔다가 ‘횡재’를 했다. 대한문을 지나 만난 모과나무 두 그루에 샛노란 모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어른 주먹만 한 모과들이 어찌나 많이 달렸는지. 거무튀튀한 나뭇가지와 대비되어 황금빛을 띠는 열매가 보석 같다. 하나, 둘, 셋…. 나무 아래서 고개를 쳐들고 모과를 세어 보다가 목이 아파 결국 포기하고 만다. 두 그루 합치면 수백 개는 족히 될 듯하다. 젊었을 적부터 덕수궁에 많이 갔지만 모과는 처음 만난다. 계절이 맞지 않았을까. 아니면 감성이 부족해 눈에 띄지 않았을까. 모과는 향이 넘치지 않으면서 오래간다. 그리 진하지 않으면서도 멀리 퍼진다.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정감이 있다. 아내가 가끔 모과차를 낸다. 택배로 구입한 모과를 얇게 저며 재 놓았다가 끓여 준다. 모과의 독특한 신맛이 거북스럽지 않다. 은근하고 그윽한 향이 코끝을 맴돌 때의 느낌은 언제나 반갑다. ‘자주 마셔야지’ 다짐하면서도 잊어버렸다가 아내가 차를 내주면 다시 같은 생각을 한다. 수시로 보지는 못해도 만날 때마다 반가운 오래된 친구 같다고나 할까. 나이들수록 속 깊고 은근한 친구가 그립다. 모과가 다 지기 전에 덕수궁에 한번 더 가봐야겠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공직관·사명감·진정성 삼박자 갖춰라

    공직관·사명감·진정성 삼박자 갖춰라

    올 국가직 7급 공개경쟁채용 마지막 관문인 면접시험이 오는 10~12일 사흘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실시된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6일 이번 면접시험을 치르게 될 필기시험 합격자 1102명을 확정, 발표했다. 최종 선발 예정 인원인 870명의 1.27배 정도다. 경쟁률은 예년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서울신문은 2일 지난해 국가직 7급 공채에 최종 합격한 주무관들과 공무원시험학원 공단기의 도움을 받아 면접시험 대비 마무리 전략을 알아봤다. 응시생은 시험 당일 오전 8시 30분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면접시험 평정표와 자기기술서 작성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자기기술서 작성 시간이 짧게 느껴지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생각을 주어진 시간에 간결하고 보기 쉽게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지난해 국가직 7급 일반행정직에 최종 합격해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부산전파관리소에서 근무하는 최종민(41) 주무관은 “꾸밈없이 솔직하게 자신이 공직에 적합한 투명성, 개방성 등을 지녔다는 것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근무 중인 이상은(24·여) 주무관 역시 “사전에 미리 자신의 경험에서 핵심 포인트를 머릿속에 정리해 둬야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며 “쓸데없는 내용까지 구구절절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집단토의는 50분, 역량면접은 70분간 진행된다. 집단토의는 응시생 7~9명이 한 조를 이뤄 사전에 제시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이다. 주제 검토에는 7~10분이 주어진다. 지난해에는 ‘공공성 제고를 위해 중요한 공직가치는 무엇인가’, ‘현대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1세기에 새롭게 강조되거나 기존 가치 중 더욱 강조해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태극기, 무궁화 등 국가상징을 활용한 애국심 향상 방안은 무엇인가’ 등이 주제로 제시됐다. 비교적 예상이 가능했던 주제였다는 게 수험생들의 반응이었다. 응시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며 토의가 진행된다. 감독관은 토의 과정을 지켜보며 방향을 제안하기도 한다. 집단토의에서 응시생이 무엇보다 어필해야 하는 부분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와 소외되는 토론자 없이 토의를 완성도 있게 이끌어 나가는 능력 등이다. 또 공직가치나 헌법 등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 줄 수 있다. 이 주무관은 “면접장에 착석 후 3분 정도씩 본인 소개와 주제와 관련한 주장을 발표한 뒤 토의가 진행됐다”며 “대부분 응시생이 중복되는 말을 하게 되는데, 얼마나 구체적으로 얘기를 풀어내는지와 실현 가능성을 제시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점심 식사 후 진행되는 역량면접은 개인발표문 작성 30분, 발표 15분, 질의응답 25분 순으로 실시된다. 지난해 일반행정직 개인발표 주제는 ‘조선시대와 현재의 인재등용 정책과 시사점’이었다. 응시생에게 다소 생소한 주제였다. 최 주무관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책도 하향식(톱다운)에서 상향식(보텀업)으로, 제너럴리스트 위주에서 스페셜리스트 중심으로 바뀐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접해 보지 못한 주제인 경우 당황하기 쉽기 때문에 발표문을 미흡하게 작성할 수도 있다”며 “발표를 할 때라도 정신을 집중해서 핵심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 발표를 들은 후 면접관은 응시생에게 재차 내용의 범위를 좁혀 질문한다. 순발력 있게 질문의 핵심을 파악해 구체적으로 답을 풀어나가야 한다. 지난해 일반농업직 최종 합격자는 역량면접에서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 및 한글사용 활성화 방안 전략’, ‘소수에게 혜택이 집중되지만 전체 효용이 큰 정책과 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가지만 전체 효용이 작은 정책이 있다면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공직자’, ‘업무에서 다른 사람이나 부서의 협력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가’, ‘이 직렬로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받았다. 직렬 구분 없이 항상 등장하는 것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어필해 봐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등이다. 차근욱 공단기 강사는 “면접의 핵심은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진정성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최근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증가하면서 공직자로서 사명감이 더 중요한 평가요소로 자리잡았다”고 조언했다. 면접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왜 공무원이 되고 싶은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어떤 자세로 공직에 임할 것인가’ 등을 자문해 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다. 차 강사는 명확한 공직관 없이 중언부언한다든지, 미사여구를 곁들여 자신을 미화하려는 등의 태도는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면접 방식이 새롭게 도입됐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차 강사는 “경험과 상황을 나눠 물어보고, 그와 관련해 다양한 후속 질문으로 파고들어 응시생의 가치관과 대응력을 집중적으로 판단하게 된다”며 “공직관이나 사명감이 분명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면, 공무원으로서 적격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면접 대비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1·2·3단계 정도로 핵심을 간단히 추려 전달하는 연습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100일 맞은 쉐이크쉑 버거… 추워도 줄서는 이유는

    100일 맞은 쉐이크쉑 버거… 추워도 줄서는 이유는

    대기시간 자동측정 시스템… 스태프 활기찬 분위기 전달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영하 2도)을 기록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쉐이크쉑’ 버거 앞. 지난 7월 22일 문을 연 이후 ‘반짝 인기’에 그칠 거라던 일부 예상과는 달리 쉐이크쉑 버거를 찾는 사람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개장 초기와 같이 1~2시간 대기줄에 서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점심시간을 앞둔 11시 30분부터는 매장 밖으로 길게 대기줄이 생겼다. 쉐이크쉑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었다. 지난 7월 SPC그룹의 독점 계약으로 쉐이크쉑 버거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햄버거의 본고장인 미국을 대표하는 수제 햄버거 체인의 등장으로 국내 외식산업계를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과 유행을 좇는 일부 마니아층의 화제성에 기댄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햄버거 30만개 판매… 매출액 50억 이날 매장을 찾은 고객층은 20~30대 젊은 층뿐 아니라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30~40대 고객과 넥타이를 맨 30~40대 직장인 고객 그리고 40~5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했다. 쉐이크쉑 매장 오픈 때부터 현장에서 근무한 정석우 쉐이크쉑 점포 총괄 관리는 “초창기에는 젊은 층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중장년층까지 고객층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쉐이크쉑은 지난달 29일까지 총 30만개의 햄버거를 팔았다. 1만 6900원의 기본 세트(햄버거+감자튀김+음료)로 단순 계산하면 100일 만에 50억여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쉐이크쉑이 성공가도를 달리자 수제버거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롯데리아가 지난 7월 내놓은 6900원짜리 고급 수제버거인 ‘아재버거’는 4개월간 500만개가 팔렸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28일 마포구 상암동에 레스토랑 개념의 ‘미래형 매장’을 선보이며 고급화에 나섰다. ●2025년까지 전국에 25개 매장 개설 업계에서는 쉐이크쉑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이유로 주문과 함께 조리에 들어가는 수제버거임에도 일반 패스트푸드 체인과 같이 빠른 시간에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체계적 시스템을 꼽는다. SPC관계자는 “쉐이크쉑은 제품 주문 이후 수령까지 대기시간을 측정하는 자동 시스템을 갖춰 모든 고객들의 대기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음식점이 아닌 트렌드를 이끄는 ‘놀이문화’로 브랜드 개념을 확대한 것 역시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와의 차별성으로 꼽힌다. SPC 관계자는 “매일 오전 10시 모든 스태프가 그날 선정된 춤선생에 맞춰 몸풀기 동작을 하는 ‘프리밀’이라는 시간을 갖는다”면서 “이 같은 스태프들의 활기찬 분위기는 매장으로 그대로 전달돼 고객들도 매장에 들어왔을 때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지난 1일자로 허영인 회장의 차남이자 쉐이크쉑 사업을 이끈 허희수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외식 사업에 점차 힘을 싣고 있다. SPC그룹은 올해 안에 강남 청담동에 2호점을 열고 2025년까지 전국 25개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아픔 뒤, 더 깊어진 가을 古都

    아픔 뒤, 더 깊어진 가을 古都

    경주 단풍은 소박하다. 이름난 관광지들이 많아 화려할 것이라 생각될 뿐, 단풍나무처럼 붉은 빛을 내는 수종보다는 벚나무, 느티나무 같은 주황, 노랑 등의 수수한 빛깔을 내는 나무들이 더 많다. 그래도 워낙 아름다운 문화유산들과 함께 있으니 평범한 단풍인데도 더 화려하고 웅숭깊게 느껴진다. 단풍 나들이로는 다소 이르게 경북 경주를 돌아봤다. 중부 지방과 달리 아랫녘은 아직 단풍이 절정에 이르지 못했다. 화려한 풍경 너머로 까닭 모를 스산함, 애잔함이 느껴지는 것이 고도(古都)의 가을일 터. 이런 서정들과 마주하려면 아무래도 11월 중순은 돼야 하지 싶다. 경주 간다고 하면 주변에서 걱정부터 한다. 부러움 일색이었던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물론 경주 지진 이후에 생긴 현상이다. 경주에 가면서 지진을 의식하지 않을 강심장이 있을까. 계획을 세우고 돌아올 때까지 지진은 늘 장삼이사들의 머릿속을 맴돈다. 경주 단풍을 두고 ‘5대 명소’ 운운하는 이들이 있다. 어디 다섯 곳뿐이랴. 사람에 따라 보는 시각도 다르니 명소 숫자 또한 대단한 의미는 없지 싶다. 다만 누구나 첫손 꼽는 곳은 있다. 불국사다. 가을이면 석굴암과 불국사를 잇는 산책로 곳곳이 다양한 빛깔의 단풍으로 물든다. 불국사에 들면 누구나, 반드시 찾아 ‘인증샷’ 찍는 장소가 있다. 백운교와 청운교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자리다. 이곳에 늙은 단풍나무가 서 있다. 보통 불국사 단풍 하면 연상되는 사진의 거의 대부분이 여기서 촬영됐다고 봐도 틀림없다. 불국사 단풍은 이제야 홍조를 띠기 시작했다. 11월 첫 주말쯤 절정에 달하기 시작해 둘째 주까지 짙은 단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문관광단지는 전체가 단풍 명소라 불러도 좋겠다. 특히 늙은 벚나무들이 전하는 주황빛 단풍이 인상적이다. 보문관광단지는 봄철 벚꽃으로 이름났다. 1970년대 심은 벚나무들이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나서 무게감 있는 가을 풍경을 펼쳐낸다. 먼저 차로 보문단지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본 다음, 보문호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는 순서로 여정을 꾸리면 무난하지 싶다. 보문호 단풍은 10월 말 현재 절반 정도 물들었다. 11월 초, 중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경주 단풍 5대 명소’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보문정은 공사 중이다. 보문정 역시 이른 봄 벚꽃으로 명성 높은 곳이다. 벚나무들이 주황색 나뭇잎은 매달고 있겠지만 다소 산만한 풍경에 머무르고 말 듯하다. ●봄 벚꽃·가을 단풍… 어여쁜 보문단지 경주 시내로 들어오면 계림을 먼저 찾아야 한다. 첨성대와 반월성 사이에 있는 작은 숲이다. 신라의 시조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김알지의 탄생 설화가 담긴 곳이다. 흰 닭 울음 소리로 찾아간 숲속에 금궤가 있었고, 이 안에서 사내아이가 나왔다는 게 설화의 얼개다. 계림의 면적은 7300㎡(약 2200평) 정도다.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등 늙은 나무들이 펼쳐내는 단풍이 수수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계림 입구는 교촌마을이다. 저 유명한 경주 최 부자 고택이 이 마을에 있다. “흉년에 곳간을 열어 사방 100리(40㎞) 안에 굶어 죽는 이가 없게 하라”며 한국의 부자로는 드물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경주 최씨 가문의 800석 곳간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포석정지도 붉은 단풍으로 이름났다. 경북 산림환경연구원은 다양한 수종의 단풍들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동학 창시자 최제우가 수련했다고 알려진 용담정 단풍도 현지인들에겐 꽤 알려져 있다. 여기까지가 호사가들 입에 흔히 오르내리는 곳이다. ●양동마을, 유네스코 지정 ‘韓 역사마을’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명소들도 있다. 운곡서원은 350년 이상 묵은 거대한 은행나무가 노란 꽃구름을 만드는 곳이다. 반면 도리마을은 수령은 짧지만 쭉쭉 뻗은 은행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곳이다. 둘 다 경주 외곽에 있어서 찾아가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 방향도 운곡서원은 경주 동쪽, 도리마을은 서북쪽이어서 두 곳 모두 보기는 쉽지 않다. 운곡서원 은행나무는 고색창연한 정자 유연정 앞에 서 있다. 나뭇잎이 오리발을 닮았고 가지가 오리 다리와 비슷해 압각수라고도 불린다. 운곡서원, 유연정 모두 안동 권씨 시조인 권행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건물이다. 11월 중순께 가면 은행잎이 노란 꽃비처럼 떨어지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양동마을은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한국의 역사 마을’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160여 가구에 이른다는 초가집, 기와집들이 마을 뒷산의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이 평화롭다. 월성 손씨의 종가인 서백당, 여강 이씨의 종가 무첨당, 집과 정자를 겸한 양식이 독특한 관가정, 중종이 이언적을 위해 지어준 향단 등이 대표적인 건물로 꼽힌다. 무장산은 짧은 억새 산행을 즐기기 맞춤하다. 두 시간 정도면 억새꽃이 흐드러진 무장산 일대를 돌아볼 수 있다. 억새철엔 찾는 사람이 워낙 많아 주말에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11월 27일까지 무장산 1, 2주차장에서 산행 기점까지 등산객을 실어 나른다. 경주까지 왔으니 바다 구경 안 할 수 없다. 경주 시내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불국사,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줄줄이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감포항을 지나 포항 구룡포 쪽으로 가는 길이다. 감포항은 탑모양을 새긴 등대가 인상적인 포구다.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볼거리가 좀더 많다. 사실 이 길에서 가장 이름난 여행지는 문무대왕릉이었다. 흔히 대왕암이라고도 불리는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은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문무왕의 산골처, 혹은 수중릉이라 여겨지는 곳이다. ●지진 여파로 펜션 등 숙박비 낮아져 한데 요즘은 순위가 뒤바뀌었다. ‘동해의 꽃’이라 불리는 양남면 주상절리군(천연기념물 제536호)을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양남면 읍천항 일대는 용암이 만든 여러 가지 형태의 주상절리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 가운데 가장 볼만한 건 부채 형태의 주상절리다. 보통 수직으로 형성되는 일반 주상절리와 달리 완벽한 쥘부채 모양을 하고 있다. 신생대 제3기에 형성됐다는 것엔 대체로 학계의 견해가 일치하는데, 어떤 경위로 부채 모양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파도소리길’을 따라 1.7㎞에 달하는 주상절리 전 구간을 돌아볼 수 있다. 일부 구간에 출렁다리도 조성됐다. 파도 위를 걸으며 주상절리를 엿볼 수 있다. 산책로 전 구간에 조명이 설치돼 밤에도 돌아볼 수 있다. 글 사진 경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경주 시내를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으로 나와야 한다. 양동마을, 도리마을 등 경주 서북쪽의 관광명소들을 먼저 보겠다면 익산포항고속도로 서포항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빠르다. 경주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주차장을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10월 내내 무료로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얼굴 붉히는 일 중 하나가 주차료 시비인데 도로 곳곳에 주차선을 그어놓고 주차료를 받는 건 여전했다. 경북 산림환경연구원은 숲해설사 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www.kbfoa.go.kr) 참조. 778-3800. →맛집:교촌마을 초입의 요석궁(775-7557)은 경주 최씨 14대 종부가 만드는 반가 음식으로 유명하다. 다만 음식에 따라 10만원을 넘는 것도 있어 값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경주 최씨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오는 육개장을 냈던 최가밥상은 아쉽게 사라졌고, 대릉원 주변 식당 등에서 육개장을 맛볼 수 있다. 경주 최씨 고택 바로 옆에 교리김밥이 있다. 점심 때엔 줄을 서야 할 만큼 이름난 집이다. 시내 성동시장엔 정식골목이 형성돼 있다. 뷔페식 한정식 등을 판다. 우엉김밥을 파는 집도 몇 곳 된다. 김밥에 우엉을 곁들여 먹는데 제법 별미다. 보배김밥(772-7675) 등이 알려졌다. →잘 곳:요즘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가장 즐겁게 하는 건 숙박비다. 지진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숙박비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호텔 등 숙박료가 정해진 업소들은 별 혜택이 없지만 일반인이 운영하는 펜션 등은 말 그대로 ‘파격가’다. 보문단지만 고집하지 않고 주변으로 눈을 돌리면 ‘가성비’ 높은 숙소들이 즐비하다.
  • [2016 공직열전] 다양한 지역행정 지휘… 지자체와 재정 조율도

    [2016 공직열전] 다양한 지역행정 지휘… 지자체와 재정 조율도

    1998년 2월 내무부와 총무처를 통합해 거대 부처로 거듭난 행정자치부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2월 비상기획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흡수해 행정안전부로 간판을 다시 바꿨다. ‘안전’과 인연이 시작된 셈이다. ‘공룡 조직’이라고 부를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5년 만인 2013년 3월엔 안전행정부라는 이름을 얻는다. ‘안전’을 앞세운 것이다. 그러나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건은 당시 안행부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정부는 그해 11월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를 신설했다. 안행부는 정부에서 그토록 강조하던 안전과 인사 기능을 떼내 ‘도로 행자부’가 됐다. 복수 차관제도 폐지돼 단일 구조로 바뀌었다. 제1차관 관할에서 인사 기능을, 2차관 업무에서 안전 기능을 인사처와 안전처에 각각 떼줬다. ‘조직’과 ‘돈줄’을 틀어쥔 지방행정실과 지방재정세제실은 이전 제2차관 직속이면서 역할이 컸다. 행자부 ‘대표 선수’로 불리는 지방행정실장이 차관으로 수직 상승하는 코스로 받아들여진다. 지방재정세제실도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측면에서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1998년 이후 지방행정실장 16명 중 15명이 장관급, 또는 차관급 정무직을 꿰찬 점에서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심덕섭(53) 지방행정실장은 ‘젠틀맨’으로 불린다. 지방행정실의 업무 특성상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국정 현안을 해결해 나가다 보면 호통을 치거나 거칠게 일을 처리할 수도 있지만 항상 침착하고 차분한 태도로 차근차근 업무를 해결해 나간다. “3년에 걸친 영국 버밍햄대학 박사과정을 비롯해 풍부한 해외 경험은 2013년 전자정부국장 시절 큰 도움을 줬다”고 되뇐다. 김현기(50) 지방재정세제실장은 명실상부한 지방재정·세제 전문가다. 행자부 재정정책과장, 지방재정정책관, 지방세제정책관을 두루 거쳤다. 광역지자체 기획조정실장과 행정부지사를 역임하는 등 현장 경험도 쌓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통하는 특유의 친화력과 직원들에 대한 따듯한 배려로 신망을 받는다. 후배들은 “짬짬이 시간을 쪼개 금융·경제·회계 강좌를 온라인으로 수강한 모습을 보며 전문 행정가를 꿈꾸는 자극제로 삼는다”고 말한다. 정현민(55) 지방행정정책관은 오랜 지자체 근무경력을 가진 ‘현장 전문가’다. 내무부 수습을 마치고 부산시로 발령받아 기획실 등 핵심부서에서 활약했다. 과장 시절 부산의 명물로 자리한 ‘센텀시티’를 기획하고 초석을 닦은 일은 지금도 자랑거리다. 특히 중국통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국제교류 업무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 덕택이다. 지난 9월 일본 총무성 간부들과 교류협력 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한시를 지어 선물할 정도로 만만찮은 한자 실력을 자랑한다. 채홍호(53) 자치제도정책관은 홍보 업무를 거친 기획 전문가로 지방자치제도를 지휘하고 있다. 다양한 환경변화에 따른 자치제도 및 조직체계 개선, 읍·면·동 복지 허브화 추진, 주민등록번호 변경 제도 도입 등 주민편의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테니스 동호인 회장을 맡을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다. 정윤기(51) 지역발전정책관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공동체 재건을 통한 지역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과거 행안부 조직실, 정보화 전략실 및 국가기록원을 거쳐 전자정부국장을 역임하는 등 행자부 근무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행정가로, 온화하면서도 꼼꼼한 일 처리와 뛰어난 친화력이 조직 내 강점으로 손꼽힌다. 이상길(52) 지방재정정책관은 행자부에서 재정관리과장, 지방행정연수원 기획부장을 지냈으며, 대구시에서는 정책기획관, 기조실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지방과 중앙부처를 두루 경험했기 때문에 어려운 현안 과제도 깔끔하게 해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정관리과장 시절에 부실경영 및 예산낭비로 지적을 받던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관리체계를 깔끔하게 전면 정비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좋은 아이디어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소통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갖고 평소에도 자유로운 토론을 즐기며, 하위 직원에 대한 배려심이 깊어 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최훈(52) 지방세제정책관은 내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기초지자체부터 행자부와 국무총리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직을 거친 정통 내무관료다.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땐 직원들로부터 ‘존경받는 간부 공무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엄청난 학습량과 빠른 판단력으로 존경을 한몸에 받는다. 매주 직원들과 함께하는 브라운백 미팅(간단한 점심밥을 곁들인 토론회)을 주관하며 ‘공부하는 조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은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구제와 제주 4·3사건, 민주화운동 보상 등 지원 업무를 맡는다. 이범석(49) 단장은 충북도에서 정책기획관 등 오랜 기간 주요 보직에 근무하며 지방행정에 대한 이해와 현장경험을 넓혔다. 기획예산처, 행안부 지역발전과장, 자치제도과장을 지내며 중앙행정에 대한 식견도 겸비했다. 진중하면서도 속도감 넘치는 추진력으로 지역현안 해결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과거사 사건 전반에 대한 유연한 대처로 유가족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최순실 거짓말 ‘문자’로 드러나…K스포츠 재단 간부들에게 직접 지시

    최순실 거짓말 ‘문자’로 드러나…K스포츠 재단 간부들에게 직접 지시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가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최씨가 K스포츠 재단 간부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문자가 발견됐다. 최씨가 K스포츠 재단을 자신의 회사 돈벌이로 이용한 직접적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31일 JTBC 뉴스룸은 최씨의 개인회사인 더블루K의 전 대표 조모씨의 통화내역과 문자를 입수해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JTBC는 조씨의 올해 1월 중순부터 3월말까지 통화와 문자 내역을 확인했다. 더블루K 설립 일주일 뒤인 1월 19일 조씨는 최순실 씨를 회장님으로 지칭하며 “김상률 교문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내일 점심을 하기로 했다”며 “만나기 어렵다고 했지만 김 수석이 간곡하게 요청해서 약속을 잡았다”고 보고했다. 지난 2월 18일에는 최순실 씨가 조씨에게 “각종 서류를 준비하라”고 지시하며 “박 과장에게 출근하지 말고 이리로 오라고 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박 과장은 K스포츠재단 과장 박헌영 씨이고, 오라는 곳은 자신의 회사 ‘더블루K’다. 조씨는 K스포츠재단의 정현식 사무총장에게도 회의 참석과 사업 논의 등 최씨의 지시 사항을 보냈다. 최씨가 K스포츠 재단 소속 간부들에게 수시로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조씨는 더블루K는 물론, K스포츠재단 직원들에게도 ‘회장님 지시 사항’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6 공직열전] 중앙·243개 지방정부 소통·융합하는 중추 부처

    [2016 공직열전] 중앙·243개 지방정부 소통·융합하는 중추 부처

    행정자치부는 지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부처다. 지방자치를 조화롭게, 국가 발전방향에 맞춰 꾀해야 한다.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226개 기초지자체와 관련된 업무는 물론 이북5도청도 관할한다. 중앙정부 혁신과 맞물려 지자체를 최대한 아우르는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 어려운 입장이라 243개 지자체 중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곳과 맞서기 일쑤다. 때문에 권한을 휘두른다는 비난도 더러 받는다. 선거·국민투표의 지원 업무도 다루기 때문에 정파적 개입이라는 구설에 휘말릴 수 있다. 실제로 20대 국회의원인 정종섭(새누리당·대구 동구갑) 전 행자부 장관은 재임 말기 여당 행사에서 ‘총선 필승’ 발언으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행자부 직업공무원들은 인사상 지자체와 숱한 교류를 거치는 터라 선출직 진출에 도움을 얻기도 한다. 지방과 애증이 얽히고설킨 부처란 얘기다. 조직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단행된 정부 개편과 함께 규모가 다소 줄었다. 본부 기준 3270여명으로 부처 2위를 뽐내다가 이젠 경찰청(1650여명), 국민안전처(1040여명), 국토교통부(970여명), 기획재정부(950여명), 국세청(810여명)에 이어 6위(810여명)다. 행자부의 한 간부는 “자존심을 되찾자는 정서적 흐름에 힘입어 고위직들을 분발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차관 중심으로 내부를 다독이며 현장을 중시해 발로 뛰려는 분위기를 가리킨다. 33년간 행자부를 지킨 ‘터줏대감’ 김성렬(58) 차관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좋아한다.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내 거주지 대성동 마을을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통계에도 밝아 ‘행정 닥터’라는 별명을 달았다. ‘자신에 대한 자부심, 즐겁게 일하는 마음, 보람에 찬 공직생활’을 강조하는 ‘자·즐·보’를 평소 신조로 내걸었다. 올 4월 공무원시험 준비생에 의해 정부서울청사가 침입당했을 때는 점심식사 때 ‘낮 12시 이후 나와서 오후 1시까지 입실’ 원칙을 엄수하라는 지시를 직원들에게 내리기도 했다. 심보균(55) 기획조정실장은 안팎에서 두루 인정받는 ‘기획통’으로 알려졌다. 정책 발상, 창의력, 통합능력이라는 3박자를 갖췄다는 평이다. 아울러 온화한 인상처럼 웃음을 잃지 않아 주변을 편하게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가까이 있는 사람이 기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가 좌우명이다. 직제상 장관 직속인 남궁영(54) 대변인은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두루 공직 경험을 쌓았다. 조직 내부의 소통·화합을 이끌어내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도록 힘을 모으는 데 탁월한 리더십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솔직한 경험담을 앞세워 교훈을 일깨우는 ‘로맨티스트’로 불린다. 차관실 직할인 한창섭(49) 의정관은 사무관 시절부터 조직관리과, 성과조직팀장 등 조직분야에서만 7년간 근무해 전문가로 자리를 잡았다. 지식행정팀장 땐 지식관리 시스템의 틀을 구축했고 윤리과장으로 일할 때는 재산형성 과정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등 공직자 윤리심사 기준을 엄격하게 다졌다. 행자부 축구동호회장을 맡아 국무총리배 3위, 전국 시·도 친선대회 3위 등 성적을 거뒀다. 박재민(51) 인사기획관은 지방재정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장 경험까지 두루 갖춘 지방재정 전문가다. 깔끔한 업무처리와 명확한 보고 능력으로 상사의 신임이 두텁고, 젠틀한 매너로 직원들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간부’에 늘 손꼽힌다. 김종영(56) 감사관은 2000년 개방형직위제 시행 이후 중앙부처 감사관으로는 제1호 기업체 출신이다. 한화에서 30년 남짓 근무하면서 한화유통 감사팀장과 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를 지낸 뒤 지난 2월 1일 임용됐다. 특히 지난 9월 28일 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전 부서원과 함께 본부, 소속기관, 지자체 등 교육 실시·지원 및 매뉴얼 제작, 홍보 등을 맡아 혼란을 줄이는 데 애썼다. 기조실 소속인 박준하(55) 정책기획관은 행정관료로는 보기 드물게 축산대학(현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을 나왔다. 사회적인 관심 속에 새롭게 국가 ‘십년대계’로 떠오른 ‘지자체 저출산 대책’과 같은 현안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 2017년 예산안 국회 심의 대응 등으로 행자부에서 가장 바쁜 인물로 손꼽힌다. 유쾌하고 소탈해 직원들과 소통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정인균(57) 국제행정협력관은 외교부 재직 당시 쌓은 풍부한 경험을 인정받아 개방형 직위에 임용된 사례다. 범정부 공공행정협력단을 운영하는 등 행정한류 확산에 성과를 내고 있다. 김용순(58) 비상안전기획관은 예비역 육군대령 출신으로 실질적인 비상대비계획을 수립하고 현장 위주로 위기관리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추진력이 강하고 사무실에 가장 먼저 출근해 업무를 챙기는 ‘얼리버드’로 잘 알려졌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삼시세끼 에릭, 김치+카레+파스타까지 뚝딱..이서진 “살다보니 이런날도”

    삼시세끼 에릭, 김치+카레+파스타까지 뚝딱..이서진 “살다보니 이런날도”

    “삼시세끼 하다보니 이런 날도 온다!” 득량도 3형제의 활약에 ‘삼시세끼’ 아이콘 이서진이 이유 있는 극찬을 전했다. 지난 28일 금요일 밤 9시 15분에 방송한 tvN ‘삼시세끼-어촌편3’에서 김장김치, 봉골레파스타, 카레, 잡채밥까지 세끼밥상이 풍성하게 차려지며 캡틴 이서진의 보조개가 만발했다. 이날 방송은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이 11.5%, 순간 최고 시청률이 14%를 기록하며 지난주보다 상승했다. ‘삼시세끼-어촌편3’는 첫 방송을 시작으로 3주 연속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콘텐츠의 저력을 과시했다. 남녀 10대부터 50대까지 모든 연령층에서도 동시간대 1위에 올랐고, tvN 채널의 타깃 시청층인 20~40대 남녀 시청층에서도 평균 7%, 순간 최고 8.3%의 시청률로 지상파 포함 전채널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 유료플랫폼 / 전국 기준) 이날 방송에서도 요리천재 에셰프 에릭의 마법 같은 활약이 이어졌다. 에릭은 어머니에게 직접 전수받은 비법으로 배추김치, 무김치 등 김장김치를 완성해 또 한 번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점심에는 전날 이서진과 윤균상이 캐온 바지락을 이용해 봉골레파스타를 만들었다. 수준급 요리 솜씨를 뽐내며 에릭은 “TV에서 백선생님께 배웠다”며 재치 있는 멘트로 안방극장에 유쾌한 웃음도 함께 전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못지 않은 화려한 플레이팅으로 차려진 세끼밥상에 이서진은 “삼시세끼 하다보니 이런 날도 온다”며 감탄했고, 냄비째로 파스타를 먹으며 “잘한다. 얘”, “너 나랑 식당할래?”라고 특급칭찬을 연발했다. 일상에서 주로 먹는 한식 뿐 아니라 파스타까지 선보이며 ‘삼시세끼’ 속 요리 스펙트럼을 넓힌 에릭의 활약에 시청자들도 아낌 없는 호평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순간 최고 시청률 14%를 기록한 장면은 득량도 3형제가 저녁으로 준비한 잡채밥과 꽁치 고추장찌개를 폭풍 흡입하는 장면. 윤기가 흐르는 에릭표 잡채밥, 고생한 두 동생을 위해 맏형 이서진이 직접 요리한 꽁치 고추장찌개 그리고 어촌 식탁의 풍미를 더해주는 키조개 구이까지 한 상 가득 차려진 저녁상에 시청자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낸 것. 방송을 지켜 본 시청자에게도 정성을 다해 직접 차린 밥상이 주는 따뜻한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금요일 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삼시세끼-어촌편3’의 인턴 윤균상은 파워풀한 모습으로 막내다운 매력을 뽐냈다. 가불을 청산하기 위해 배추 모종 심기에 나선 윤균상은 캡틴 이서진의 친절하고 카리스마 있는 지도아래 맡은 일을 듬직하게 해냈다. 불 피우기에는 이제 전문가가 됐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자 제일 먼저 아궁이를 걱정하고, 거침 없이 장작을 패며 힘을 과시해 이서진을 놀라게 했다. 또 고양이 집사 균상의 냥이들인 쿵이와 몽이에게 이서진과 에릭이 푹 빠질 정도로 동물가족들의 귀여운 재롱이 안방극장에 힐링타임을 선사했다. 자급자족 어부라이프 tvN ‘삼시세끼-어촌편3’는 매주 금요일 밤 9시 15분에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길섶에서] 안주 없는 소주/서동철 논설위원

    초년병 시절 선배 두 분과 팀을 이뤄 출입처에 나갈 때가 있었다. 점심이나 저녁을 자주 같이 먹을 수밖에 없는데 메뉴를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 선배는 매운 것을 못 먹고, 다른 선배는 밀가루 음식을 꺼렸다. 그러니 맵지도 않고 밀가루로 만든 것도 아닌 음식을 찾아야 하는데 흔치 않았다. 주변에 이런 조건을 만족하게 하는 메뉴는 부추비빔밥뿐이었다. 된장 소스 비빔밥은 고정 메뉴가 됐다. 선후배 관계가 아니더라도 당연한 배려였을 것이다. 그런데 출입처가 바뀐 이후 즐기지 않는 음식을 먹으러 가는 일은 고역이 됐다. 특히 보신탕이 그랬는데, 반려견을 어떻게 먹을 수 있느냐는 비판을 떠나 도무지 맛을 알지 못했다. 몇 차례 먹어 봤지만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니 보신탕집에 가면 시늉만 했지 제대로 먹은 적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대취하곤 했다. 날배추나 고추장에 찍어 먹었을 뿐 ‘깡소주’를 마시다시피 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이를 웬만큼 먹은 다음에는 즐기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을 필요가 없게 됐다. 그래도 메뉴를 고를 때는 후배들 눈치를 봐야 한다. 안주 없는 소주에 취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청탁금지법 시행 한달] 슬슬 풀리는 긴장감… 란파라치학원 ‘북적’

    “청탁금지법 시행 직후보다 교육생이 더 늘었죠. 이제 슬슬 공무원들 긴장도 풀리고 있으니 내년부터는 법 위반으로 적발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 겁니다.” 27일 청탁금지법 시행 한 달을 맞아 찾은 서울 강남의 ‘란파라치 학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시행 직전에 매주 15~20명에 불과했던 교육생은 시행 직후 30~40명으로 늘었다가 최근 60명으로 또 증가했다. 학원 대표 문모(70)씨는 “란파라치 중에 포상금을 받은 첫 번째 경우가 나오면 교육생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며 “우리 학원 출신 란파라치들은 지금까지 총 6건을 신고했다”고 말했다. 법 시행 직후에는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 고급 음식점을 주로 노렸지만 최근에는 고급 노래방, 골프장, 룸살롱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는 말도 전했다. 잔뜩 움츠렸던 공직자들의 긴장감은 조금씩 이완되는 분위기다. 5급 공무원 박모(39)씨는 “식사 정도는 웬만하면 문제가 없고, 술을 먹을 때는 각자 카드로 계산하는 정도만 바뀌었다”며 “생각보다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반 시민들은 오히려 법이 무용지물 아니냐는 불만까지 제기하고 있다. 회사원 이모(41·여)씨는 “공무원이랑 만날 일이 없어서 그런지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원래는 비리를 저지르는 고위 관료들을 잡으려는 게 법의 취지였던 것 같은데 초기여서 그런지 법의 효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골프장, 대리기사업계, 고급 한정식 등 ‘접대 문화’ 관련 업종들은 모두 내리막을 걷고 있다. 골프장 무기명 회원권 거래는 실종됐다. 동아회원권 관계자는 “회원권 가격이 외환위기였던 1990년대 말 가격으로 떨어졌다”며 “무기명 회원권을 팔려는 법인은 많은데 사려는 법인이 없다”고 말했다. 대리기사협회는 법 시행 전 하루 평균 콜 수가 50만건이었는데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콜밭’이라고 불리던 여의도와 강남의 고객이 특히 줄었다. 김종용 대리기사협회 대표는 “정계, 재계, 금융계 인사들이 모이는 여의도는 대리기사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던 콜밭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설명말했다. 고급 한정식집이 몰린 서울 종로구 사직동 거리는 저녁은 물론 점심 시간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대다수 식당이 3만원 미만의 이른바 ‘영란 메뉴’를 내놨지만 무용지물이다. 한정식집 사장 김모(55·여)씨는 “예약을 하지 못하면 자리가 없었는데, 어제도 저녁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며 “3만원 미만 메뉴도 있고 이제 고급식당도 아닌데 그래도 조심스러운가 보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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