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점심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인하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과천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착오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공대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297
  • 김포 신곡초, 학생자치회 깨끗한 학교만들기 매니페스토 실천 눈길

    경기 김포시 신곡초등학교 학생자치회에서는 지난 19일 점심시간을 활용한 깨끗한 학교 만들기 캠페인을 벌였다고 26일 밝혔다. 학교를 소중히 여기고 깨끗한 학교를 만들려는 뜻에서 학생자치회가 주관해 진행됐다. 특히, 전교학생회장 공약인 깨끗한 학교 만들기 슬로건으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하며 매니페스토를 실천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학생자치회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모여 캠페인 포스터를 제작하고 깨끗한 학교를 만들 방안을 고민해 왔다. 전교생에게 알리고 학생자치회 임원들이 교내 봉사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타학생들의 모범이 됐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한달에 한 차레씩 열릴 예정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자치회 학생들은 “우리가 직접 준비하고 참여해 뜻깊었다. 계속해서 깨끗한 학교 만들기를 위해 자치회가 먼저 모범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오혜숙 교장은 “학생자치회 주관 캠페인을 통해 학생 주도교육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학생자치회가 선거에서 내걸었던 공약을 직접 실천해 매니페스토 운동을 경험하고 학생이 주인이 돼 스스로 참여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진행할 스마트폰중독 예방캠페인은 점심시간 급식실 앞에서 있을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순박한 불심의 땅…마지막 황금 도시

    순박한 불심의 땅…마지막 황금 도시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대부분을 여행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여행지가 미얀마다. 하지만 미얀마는 우리에게 다소 가기 어렵다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 옛날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육로를 통해서는 입국이 힘들었고 오직 항공만 이용해야 했다. 미얀마 여행에 대해서도 세계 여행자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다. 여행자들이 현지에서 사용하는 돈이 고스란히 미얀마 군부정권의 독재 자금줄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불편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들은 미얀마로 기꺼이 떠났다. 아마도 마음 깊이 부처님을 믿는 순박한 사람들, 곳곳에 자리한 불탑과 사원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이미지가 여행자들의 가슴에 강렬한 매혹을 불러일으켰으리라. “밍글라바.” 미얀마 양곤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 틴윈투(31)가 처음 한 말이었다.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을 지닌 이 말은 아마도 미얀마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일 것이다. 길을 걷다가도 음식을 먹다가도 미얀마 사람들은 눈만 마주치면 ‘밍글라바’ 하고 고개를 가볍게 숙인다. 물론 새하얀 이를 보이며 미소를 짓는 것도 잊지 않는다. 미얀마를 여행하다 보면 어떻게 이런 나라에 군부독재정권이 들어설 수 있지? 어떻게 로힝야족 사태 같은 비극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지? 하며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양곤에서 곧장 바간으로 향했다. 미얀마의 가장 일반적인 여행 루트는 양곤~바간~만달레이~인레로 이어지는 코스다. 양곤은 가장 최근까지 미얀마의 수도였고 바간은 우리의 경주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만달레이는 미얀마 제2의 도시다. 인레는 거대한 호수인 인레 호수가 있고 수상마을이 만들어져 있다. 각각 다른 특색과 매력을 가진 이 네 도시를 돌아보면 미얀마 기본 코스를 섭렵했다고 보면 된다. ●11~13세기 수도 ‘바간’… 세계 3대 유적지 양곤에서 바간의 냥우 국제공항까지는 비행기로 약 1시간 20분이 걸렸다. 기내식으로 나온 사과파이를 먹다 보니 어느새 도착. 거리로 나오니 동남아시아 특유의 시끌벅적한 풍경이 펼쳐졌다. 바간은 미얀마 이라와디강 동쪽에 자리한 도시다. 11~13세기 버마족은 이 도시를 수도로 삼아 바간왕조를 세웠다. 2000여 기가 넘는 불탑과 사원이 아득한 들판을 메우고 서 있다. 바간의 수많은 불교 사원들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과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르드 사원과 함께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로 꼽힌다. “옛날 바간에는 지금보다 열 배는 더 많은 탑과 사원이 있었습니다.” 틴윈투가 서툰 한국말로 띄엄띠엄 말했다. “안타깝게도 2011년과 2016년에 큰 지진이 나면서 많은 불탑이 무너졌습니다.” 바간에는 고고학 구역이 있다. 서울 강남구 면적과 비슷하다. 불탑은 이곳에 몰려 있다. 사람들은 불탑 앞에서 도시락을 먹고 사원 안에 자리를 펴고 낮잠을 잔다. 여행자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빌려 탑과 탑 사이를 메뚜기처럼 건너다닌다. 가이드북에는 “바간에서는 사방 어디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켜도 반드시 불탑을 볼 수 있다”고 씌어 있는데 이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여행자들은 2만 5000원 정도 하는 프리패스를 산다. 이것만 있으면 5일 동안 바간의 사원을 돌아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슈웨지곤 파고다. ‘성지에 세운 불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황금색으로 칠해진 거대한 종 모양의 탑이 서 있는데 이 탑은 바간 불탑의 어머니로 불린다. 바간 왕조 초기 아나우라타가 옆 나라 타톤을 정벌하고 불사를 시작해 그의 아들 치얀지타가 완성했다. 1105년에 지어진 아난다 사원은 건축미가 가장 빼어나고 내부에 불상과 벽화가 잘 보존돼 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 수도 ‘만달레이’ 이튿날 바간을 떠나 만달레이로 갔다. 냥우 국제공항에서 오전 8시 30분 날아오른 야다나폰 항공 7y131 편은 이륙 후 16분 만에 착륙 안내방송을 했다. 스튜어디스가 나눠 준 사탕 하나를 다 먹기도 전이었다. 비행시간은 24분. 하지만 차로 가면 여덟 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공항을 빠져나와 시내로 들어서니 바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거리는 삼륜오토바이와 자동차, 마차로 북적였다. 미얀마 정중앙에 자리한 만달레이는 약 200만명이 넘게 사는 미얀마 제2의 도시다. 미얀마가 19세기 중엽부터 1948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을 당시 수도였다. ‘황금의 도시’로도 알려졌던 이 도시는 19세기에 버마왕국 최후의 왕족들이 건설했다. 만달레이를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가는 곳은 왕궁이다. 1857년 민돈왕이 아마라푸라에서 이곳으로 천도하고 지었다. 성벽의 높이가 8m나 된다. 1885년 영국군이 미얀마를 점령했을 때 왕궁을 클럽으로 이용해 수치심을 안겨 주었다. 1942년 일본군이 함락했을 때는 왕궁에 불을 질러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지금의 왕궁은 1990년 복구된 것이다. 높이 33m의 전망대에 오르면 왕궁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우베인 다리도 유명하다. 타웅타만 호수를 가로지르는 1.2㎞의 다리다. 1850년에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목조다리다. 당시 시장이었던 우베인이 잉아 궁전을 짓다 남은 티크목으로 다리를 만들었다. 오랜 세월 굳건하게 버티던 다리 기둥은 양식사업을 위해 호수물을 가두는 바람에 썩기 시작해 지금은 콘크리트 기둥으로 교체하고 있다. 다리 기둥 수는 무려 1086개에 달한다. 운이 좋지 않아 비가 왔다. 이 다리는 낮에는 별로 볼품이 없지만 일몰 때면 그 풍경이 180도 변한다. 다리 주차장은 대형관광버스로 가득했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우르르 다리로 몰려갔다. 다리 위에는 ‘유명해서 와봤는데, 별로 볼 게 없군’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앞사람의 등을 보고 줄지어 걸어가고 있다. 걷다가 중간에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 다음에는 꼭 날씨 좋을 때 저물 무렵에 와 봐야지. 쿠도더 사원도 특별한 곳이다. 사원 경내에는 하얀색 탑이 무려 729개나 있다. 탑마다 대리석에 새겨진 불경이 안치돼 있다. 그래서 이 사원의 별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책’(The World’s Biggest Book)이다. 미얀마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스타그램 핫스폿으로 불리는 곳이다. 봉우리 거느린 호수… 그 안에 자리잡은 삶●호수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 다음날 다시 인레 호수로 향했다. 공항에서 한 시간 거리의 리조트에 체크 인을 하고 다시 배를 30분이나 타고 나가 점심을 먹었다. 샨족 전통 요리라고 했는데 중국 광둥요리와 비슷했다. 호수는 해발 880m 고원지대에 자리한다. 호수 주변에는 12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둘러싸고 있다. 호수의 넓이는 충주호의 두 배(116㎢)쯤 된다. 길이는 22㎞, 폭 11㎞로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호수 위의 수상마을만 스무 곳에 달한다. 미얀마에는 160여개의 소수민족이 살아가는데, 이곳 인레 호수에는 샨족과 인타족, 파오족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많이 사는 부족은 인타족이다. 미얀마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인타족의 75%인 8만여명이 호수 주변에 마을을 이루며 살아간다. 이들은 장대로 물을 내리쳐서 고기를 잡고 배를 타고 한 발로 노를 저으며 호수를 가로지른다. 한 발은 배 위에 딛고 노는 다른 발 장딴지에 끼워 젓는데, 드넓은 호수에서 방향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전통옷을 입고 삿갓처럼 생긴 모자를 쓰고 노를 젓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은 관광객들에게 돈을 받고 보여 주기 위해 공연하는 사람들이다. 진짜 어부들은 그럴 시간이 없다. 평상복을 입고 그물질에 열중이다. 고기잡이 외에도 이들은 갈대와 대나무를 이용해 물위에 밭을 만들어 수경재배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대부분의 인타족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호수 위에서 생활한다. 이들은 티크 나무를 호수 바닥에 꽂아 기둥을 세운 뒤 수상가옥을 짓는다. ●수상 상점 둘러보면 마을이 큰 테마파크 관광객들은 배를 타고 호수 위 상점을 차례차례 방문한다. 연줄기에서 실을 뽑아내 천을 만드는 마을, 은세공 상점, 목이 긴 카렌족 가옥 등을 방문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관광객들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팔려고 하고 남자들은 의자에 누워 쿤야를 씹고 있다. 마치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테마파크 같다. ●“돈 없어도 그냥 가져가요… 햇빛 따가우니까” 인레 여행을 끝내고 다시 양곤으로 가는 공항이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공항 대합실에서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주머니에는 바간 냥우 시장에서 어느 소녀가 쥐어준 타나카(천연 자외선 차단제)가 들어 있다. 시장에서 만난 소녀는 타나카를 사라고 계속 졸라댔지만 지갑을 차에 두고 내려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돈이 없다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더니 선물이라며 바지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이건 그냥 선물이에요. 햇빛이 따가운 미얀마에서는 필요할 거예요.” 나는 일본의 여행작가 후지와라 신야의 책 ‘동양기행’에서 본 에피소드를 떠올랐다. 후지와라 신야가 양곤을 여행하던 중 뜨거운 뙤약볕 아래 노천식당에서 쌀국수를 먹고 있는데, 어떤 아이 두 명이 그의 등 뒤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후지와라는 그 아이들이 소매치기일까 의심하며 배낭을 꼭 안고 국수를 다 먹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자기 갈 길을 갔다. 후지와라는 옆에 있던 남자에게 저 아이들은 소매치기냐고 물었는데 남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 아이들은 ‘응달’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땡볕 아래에서 쌀국수를 먹는 이방인이 너무 더울까 봐 그들의 몸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나는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 속에서 타나카를 계속 만지작거렸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여행수첩 인천국제공항에서 미얀마 양곤국제공항까지 대한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미얀마의 정식 명칭은 미얀마 연방공화국(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이다. 우기가 끝나는 5월부터 9월 중순까지가 여행하기에 가장 좋다. 시차는 2시간 30분. 통화는 차트로 1000차트(MMK)는 약 800원이다. 1000원으로 계산하면 대략 맞아 떨어진다. 사원이나 탑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맨발이어야 한다. 양말과 덧신도 허용되지 않는다. 신고 벗기 편한 샌들이 좋다. 올해 9월 30일까지 관광객에 한해 30일 무비자를 허용한다. 연장은 불가. 비용이 넉넉하다면 항공 이동을 추천한다. 버스 이동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바간~만달레이는 6시간, 인레~양곤은 10시간 정도가 걸린다. 모힝가는 생선 국물을 우려내 만든 미얀마식 쌀국수다. 양파, 레몬그라스, 생강, 파, 마늘, 바나나, 무 줄기 등을 함께 넣어 먹는데, 베트남·태국·라오스에서 먹던 쌀국수와는 맛과 향이 확연히 다르다. 처음 맛보는 이들은 약간 비린 육수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지만 2∼3일 미얀마에 머무르다 보면 아침부터 모힝가를 찾게 된다.
  • 한국당 “결사항전” 나섰지만 묘수 없어 고심

    오늘 정개특위·사개특위 물리적 저지 27일 광화문서 대규모 집회 ‘총동원령’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등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상정을 결사저지하겠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장외투쟁 외에 마땅한 저지 수단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도부의 안이한 대처에 허를 찔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좌파연합 세력이 과반을 차지해 개헌 의석수를 확보한다면 헌법과 국가보안법이 어찌 될까 아찔하다”며 “내년 총선 이후 독재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도 “투쟁의 1차 목표는 잘못된 패스트트랙 3개 악법을 저지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악법 날치기를 철회할 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25일 패스트트랙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보이는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 1차 물리적인 저지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7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하고 각 의원실과 시도당, 당원협의회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한국당이 총동원령까지 내려가며 ‘결사항전’을 외치지만 정작 패스트트랙을 막을 만한 뾰족한 묘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일부 지역구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은 서울에서 하는 집회에 지역 당원을 소집하는 방식에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한 지역구 의원은 “지난 20일 1차 집회 때 버스 2대 대절로 지역구민을 모셔왔고 점심 도시락과 저녁을 대접하는 데 총 700만원 가까이 들었다”며 “이런 식이면 지역구 의원 누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당 지도부가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의 움직임을 안이하게 바라보다가 ‘전략적 실수’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소극적이라고 판단한 민주당이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등을 놓고 민주평화당 등과 전격 합의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은 “한국당이 선거제, 공수처, 검경 수사권 등 관련 다른 당의 협상 제의에 응하지 않아 스스로 패스트트랙을 자초하고 말았다”면서 “협상에 응해 질질 끌면서 패스트트랙 명분 안 줄 수도 있었는데 ‘자승자박’”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장외투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해찬 대표는 “알아본 바로는 어제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 참여한 의원은 30∼40명밖에 되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결국 한국당이 장외투쟁을 접고 패스트트랙 협상에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조사 받는 피의자에게 사주풀이 해준 검사 등 5명 견책

    조사 받는 피의자에게 사주풀이 해준 검사 등 5명 견책

    조사를 받는 피의자에게 사주풀이를 해준 검사가 견책 징계를 받았다. 견책은 검사징계법상 가장 낮은 수위의 처분이다. 법무부는 최근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대구지검 서부지청 A검사 등 현직 검사 5명에게 견책 처분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A검사는 2017년 3월 피의자에게 사주풀이를 해주면서 조사 중에 부적절한 언행을 한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A검사는 인터넷 사주풀이 프로그램 ‘만세력’에 피의자 생년월일을 입력한 뒤 결과를 보여주며 ‘변호사가 사주상 도움이 되지 않으니 같이 일을 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A검사가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언행 또는 모욕적인 발언을 해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B검사는 지난해 5월 점심시간을 넘겨 근무지로 복귀한 후 업무 관련자에게 욕설을 해 성실의무 위반과 품위손상을 이유로 견책 징계를 받았다. 법무부는 이외에도 2016년 연말 기준 재산신고에서 각각 3억∼7억원대 재산을 잘못 신고한 서울중앙지검 C검사와 광주지검 순천지청 D검사, 서울남부지검 E검사에게 모두 견책 징계 처분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바른미래 1표 차 희비

    반대파 유승민 “자괴감 들어 진로 고민” 바른정당계 의원 집단탈당 가능성 적어 23일 정치권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정당은 바른미래당이었다.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처리를 위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의 캐스팅보트를 바른미래당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패스트트랙에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큰 충돌이 예상됐다. 이날 예상대로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오전 10시 시작한 의원총회를 점심식사를 걸러 가며 3시간 50분여 격론으로 끌고 간 끝에 표결까지 해가며 패스트트랙을 추인했다. 다만 찬성과 반대의 차이가 1표에 불과했고, 바른정당계 인사들은 “진로를 고민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어 바른미래당 분열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의총 시작 전부터 패스트트랙 찬성파와 반대파 간 설전이 오갔다. 반대파인 지상욱 의원은 “김관영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서 받아온 안을 과반수 이상으로 추인 처리하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절차”라며 “오늘부터 김 원내대표를 원내대표로 생각하지 않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그동안 많은 토론이 있었으니 관행에 따라 의총을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며 기자들을 내보냈다. 비공개 의총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결국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언주 의원 등을 제외한 23명이 표결에 들어갔다. 먼저 당의 입장을 다수결로 정할지 당규의 당론 규정에 따라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정할지를 표결한 결과 12대 11로 다수결 지지가 많았다. 이어 패스트트랙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역시 12대 11로 찬성이 많았다. 다만 3분의 2 이상 찬성이 아닌 만큼 패스트트랙이 당론은 아니다. 반대파인 유승민 의원은 의총 후 “공직선거법 개정은 다수의 힘으로 안 된다고 이야기해 왔지만 이런 식으로 당의 의사결정이 되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심각하다”며 “자괴감이 들고 진로에 대해서 동지들과 심각히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아 표결에 참석하지 못한 이언주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의총에서 지도부의 수적 횡포 속에 패스트트랙 합의안이 처리됐다”며 “여기까지가 제 소임인 것 같고 이제 더이상 당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다만 한국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선 “단기필마로 신보수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의 탈당이 당장 연쇄적 집단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바른정당계 중진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누구 좋으라고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집단 탈당을 하겠나”라며 “거취를 고심한다는 것은 당 안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을 뺀 4당이 합의안을 추인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이끈 ‘탄핵연대’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도플갱어?…생김새부터 말투까지 ‘트럼프 판박이’ 데뷔 임박

    도플갱어?…생김새부터 말투까지 ‘트럼프 판박이’ 데뷔 임박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롱비치의 건설노동자 토머스 먼디(58)가 열흘 전 올린 동영상 하나로 미국 전역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도플갱어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소름끼치게 닮은 먼디는 이제 뉴욕을 넘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코미디쇼를 기획하고 있다. 먼디는 지난 2015년 트럼프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후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먼디의 아내는 남편을 트럼프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늘자 그의 모습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먼디는 “아내가 올린 동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뉴욕에서는 꽤 유명해졌다. 지난 3년간 결혼식, 파티, 자선행사 등 각종 모임에 러브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먼디는 트럼프 닮은꼴이라 당황했던 기억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보냈는데, 가는 곳곳마다 관광객들이 쳐다봐 난감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나가는 사람 모두가 나를 쳐다봤다. 특히 대부분의 중국인은 나를 트럼프라고 확신했다”며 웃어보였다. 직장 내에서도 트럼프 닮은꼴로 꽤 유명했던 먼디는 지난 9일 점심시간 동료 중 한 명의 제안으로 트럼프 대통령 성대모사 동영상을 SNS에 공유했다. 먼디는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빙의한 듯 목소리, 말투, 손짓 발짓까지 모두 완벽하게 흉내냈고 이 동영상은 310만명 이상의 선택을 받았다. 현재 이 영상은 유튜브를 비롯해 각종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계속해서 공유되고 있다. 먼디는 이 동영상의 인기로 몇몇 에이전시와도 접촉하게 됐다. 그는 “아마존 스튜디오와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에서 일명 ‘트럼프 쇼’에 대해 제안했다. 패러디 쇼를 하게 될 것 같은데 아직 너무 생소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모두가 날 원하고 있다”며 흥분된 반응을 보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노동자 쥐어짜 만든 ‘교과서’… 수당도 없이 주 80시간 일했다

    노동자 쥐어짜 만든 ‘교과서’… 수당도 없이 주 80시간 일했다

    주휴·연차수당 등 임금 20~24% 체불 계약서 체결 안 해… 점심시간은 15분 물량 줄었다며 일방적 근로계약 종료 18명, 파견업체 눈치에 신고조차 못해대학생 박모(29)씨는 한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지난 1월 중순부터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교학사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했다. 토요일, 일요일도 출근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 입금된 임금에는 주휴수당, 연장·휴일근로 가산수당이 없었다. 박씨가 파견업체에 전화를 걸어 주휴수당을 물었더니 “주휴수당은 열심히 일했을 때 수고했다고 주는 것이지 꼭 줘야 하는 것이 아니다”는 말이 돌아왔다. 2주 후에는 회사가 물량이 감소했다며 갑자기 파견근로 계약을 종료했다. 교학사 교과서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채 만들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동시민단체인 직장갑질 119는 교학사 초등학교 교과서와 방송교재를 만드는 공장에서 파견업체 M사가 근로기준법 46조(휴업수당), 55조(주휴수당), 56조(연장휴일근로수당) 등 7개 조항을 위반한 사례가 접수됐다고 21일 밝혔다. 교학사는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을 교재에 써 물의를 일으켰다.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이 파견업체는 파견노동자 임금 20~24%를 떼먹었다. 또한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지 않고 최장 노동시간인 주 68시간도 지키지 않았으며, 점심시간을 40분만 부여하고 그중에서도 15분만 사용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 119의 도움을 받아 노동청에 신고를 한 박씨와 동료 김모씨는 지난 9일에야 체불 임금 전액을 돌려받았다. 박씨는 파견업체 소속으로 16일 일하면서 주휴수당·연장근로수당 등을 포함해 약 182만원을 받아야 했지만, 실제 받은 금액은 138만원 뿐이었다. 같은 기간 일한 김씨도 비슷한 방식으로 약 30만원을 못 받았다. 같은 공장에서 일한 18명의 파견노동자는 파견업체와 일을 계속 해야 하기 때문에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직장갑질 119는 22일 교육부, 서울교육청,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에 공문을 보내 교과서 제작 인원 고용 실태 및 임금 지급 실태를 파악하고,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다른 교과서 공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직장갑질 119 관계자는 “올 여름부터 교과서 제작에 파견노동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가 중간착취와 불법으로 만들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콜’은 곧 돈…19살 지훈이는 오늘도 목숨 걸고 달린다

    [단독] ‘콜’은 곧 돈…19살 지훈이는 오늘도 목숨 걸고 달린다

    건수대로 입금… 월 500만원 벌기도 오토바이 할부금·보험료·기름값은 떼 신호 위반은 기본… 클레임 땐 배상도 ‘자영업자’로 분류 야근·주휴수당 없어 산재가입률 13%… 홀로 치료비 감당“시간 되면 ‘땜’(아르바이트 빈자리를 메우는 것을 일컫는 은어) 좀 해 줄래?” 배달 아르바이트하던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사장이 ‘땜빵’ 필요하다는데 너 오토바이 탈 줄 알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친구가 소개한 곳은 TV광고에서 자주 봤던 배달앱 업체. 정해진 시급은 없다. 휴대전화에 기사용 앱을 깐 뒤 ‘콜’(주문)을 잡으면 건수대로 돈이 들어온다고 했다. 점심시간대가 되자 콜이 쏟아졌다. 노동 강도가 높았지만 시급으로 치면 전에 일했던 웨딩홀보다 훨씬 좋았다. 임금을 떼일 염려도 없다. 한 만큼 가져가는 ‘정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장님도 “일 잘한다”며 정식으로 해 보라고 제안했다. 우지훈(19·가명)군은 태어나 처음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지난 1월부터 이 업체 소속 배달기사가 됐다. 사장이 설명했다. “네가 일한 만큼 벌어가는 거야. 건당 기본 3500원에 1.5㎞ 넘어가면 500원 더 붙어. 수수료는 건당 300원이고. 잘하는 애들은 월 500만원씩 벌어.” 처음에는 ‘콜’을 많이 잡지 못했다. 길을 몰라 헤매기도 했다. 한 달쯤 지나자 익숙해졌다. 어느 골목으로 가면 빠른지 지도를 보지 않고도 머리에 그려졌다. 달리면서도 운전대에 붙인 휴대전화에 ‘콜’이 뜨면 일단 밀어서 잡는다. 그렇게 일주일에 이틀을 쉬고 하루 12시간 일하니 지난달에는 수입이 300만원을 찍었다. 하루 35~40건을 꾸준히 한 결과다. 주말에는 평균 50건, 많으면 한 시간에 5건을 소화한다. 음식을 가지러 가는 데 10~20분, 음식을 픽업해서 전달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12시간 동안 끼니는커녕 제대로 쉰 적이 없는 셈이다. 300만원 중 오토바이 할부금과 보험료, 기름값을 빼고 지훈이가 손에 쥔 돈은 197만원이었다. 나이가 어려서 보험료가 비싼 탓에 수입이 조금 더 줄었다. 콜은 곧 돈이다. 하지만 너무 많아도 문제다. 고객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클레임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훈이는 “내일 이만큼의 콜이 들어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보니 무리하게 콜을 잡을 때도 있다”며 “신호를 위반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많은 콜을 소화하려면 빠른 이동은 기본이고 손님이 식은 음식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면 기사가 이를 감당해야 한다. 다행히 지훈이는 아직 배상한 적은 없다. 지훈이도 위험하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름대로 원칙을 정했다. 우선 콜이 3개 이상 밀리면 받지 않는다. 큰 도로에서 차 사이로 지나다니거나 자동차를 추월하는 건 피한다. 이런 원칙을 세운 이유는 다치면 치료비를 오롯이 자기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재보험을 포함한 4대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다치면 치료비로 다 날리는 거죠.” 보험은 지훈이에게 ‘안전망’이 아니라 그저 웃돈이 드는 일이다. 일은 밤 11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끝난다. 음식점 마감 시간인 새벽 2시까지 배달을 하기 위해 동료들과 순번을 정해서 일주일에 1~2번은 당직 근무처럼 일한다. 하지만 야근수당이나 주휴수당은 없다. 지훈이와 같은 배달기사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도급·위탁계약 등을 맺기 때문에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시간은 규제되지 않고, 노조 설립 등의 권리도 누리지 못한다. 이러한 특수고용노동자 중 일부 직종(보험설계사, 퀵서비스 기사 등 9개 직종)은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하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가입률은 13%(2018년 기준)에 그친다. “비나 안 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콜을 빨리 뺄 수 있잖아요.” 지훈이에게 10대 노동자로서 바라는 점을 묻자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지훈이는 “어쩔 수 없죠. 혼자 생계를 꾸리기 위해 제가 선택한 거니까”라고 말했다. 지훈이는 매일 3만원을 저축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10대 아르바이트 노동자나 현장 연수하는 특성화고 학생 등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콜’은 곧 돈… 19살 지훈이는 오늘도 목숨 걸고 달린다

    ‘콜’은 곧 돈… 19살 지훈이는 오늘도 목숨 걸고 달린다

    건수대로 입금… 월 500만원 벌기도 오토바이 할부금·보험료·기름값은 떼 신호 위반은 기본… 클레임 땐 배상도 ‘자영업자’로 분류 야근·주휴수당 없어 산재가입률 13%… 홀로 치료비 감당치킨, 피자 매장 등에서 배달 일을 하는 10대들은 항상 사고 위협에 노출돼 있다. 특정시간 때 많은 배달을 소화해야하다보니 늘 마음이 바쁘다. 서울신문이 21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 분석한 근로복지공단의 2016~2018년 청소년 노동자(19세 미만) 산재 승인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음식·숙박업에서 일하다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10대 노동자는 1836명으로 퀵서비스업(218명), 도소매·소비자용품수리업(135명) 등 다른 직군보다 월등히 많았다.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하는 우지훈(19·가명)군의 일상을 통해 10대 배달 노동자들의 위태로운 근로 실태를 들여다봤다. “시간 되면 ‘땜’(아르바이트 빈자리를 메우는 것을 일컫는 은어) 좀 해 줄래?” 배달 아르바이트하던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사장이 ‘땜빵’ 필요하다는데 너 오토바이 탈 줄 알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친구가 소개한 곳은 TV광고에서 자주 봤던 배달앱 업체. 정해진 시급은 없다. 휴대전화에 기사용 앱을 깐 뒤 ‘콜’(주문)을 잡으면 건수대로 돈이 들어온다고 했다. 점심시간대가 되자 콜이 쏟아졌다. 노동 강도가 높았지만 시급으로 치면 전에 일했던 웨딩홀보다 훨씬 좋았다. 임금을 떼일 염려도 없다. 한 만큼 가져가는 ‘정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장님도 “일 잘한다”며 정식으로 해 보라고 제안했다. 우지훈(19·가명)군은 태어나 처음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지난 1월부터 이 업체 소속 배달기사가 됐다. 사장이 설명했다. “네가 일한 만큼 벌어가는 거야. 건당 기본 3500원에 1.5㎞ 넘어가면 500원 더 붙어. 수수료는 건당 300원이고. 잘하는 애들은 월 500만원씩 벌어.” 처음에는 ‘콜’을 많이 잡지 못했다. 길을 몰라 헤매기도 했다. 한 달쯤 지나자 익숙해졌다. 어느 골목으로 가면 빠른지 지도를 보지 않고도 머리에 그려졌다. 달리면서도 운전대에 붙인 휴대전화에 ‘콜’이 뜨면 일단 밀어서 잡는다. 그렇게 일주일에 이틀을 쉬고 하루 12시간 일하니 지난달에는 수입이 300만원을 찍었다. 하루 35~40건을 꾸준히 한 결과다. 주말에는 평균 50건, 많으면 한 시간에 5건을 소화한다. 음식을 가지러 가는 데 10~20분, 음식을 픽업해서 전달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12시간 동안 끼니는커녕 제대로 쉰 적이 없는 셈이다. 300만원 중 오토바이 할부금과 보험료, 기름값을 빼고 지훈이가 손에 쥔 돈은 197만원이었다. 나이가 어려서 보험료가 비싼 탓에 수입이 조금 더 줄었다. 콜은 곧 돈이다. 하지만 너무 많아도 문제다. 고객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클레임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훈이는 “내일 이만큼의 콜이 들어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보니 무리하게 콜을 잡을 때도 있다”며 “신호를 위반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많은 콜을 소화하려면 빠른 이동은 기본이고 손님이 식은 음식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면 기사가 이를 감당해야 한다. 다행히 지훈이는 아직 배상한 적은 없다. 지훈이도 위험하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름대로 원칙을 정했다. 우선 콜이 3개 이상 밀리면 받지 않는다. 큰 도로에서 차 사이로 지나다니거나 자동차를 추월하는 건 피한다. 이런 원칙을 세운 이유는 다치면 치료비를 오롯이 자기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재보험을 포함한 4대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다치면 치료비로 다 날리는 거죠.” 보험은 지훈이에게 ‘안전망’이 아니라 그저 웃돈이 드는 일이다. 일은 밤 11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끝난다. 음식점 마감 시간인 새벽 2시까지 배달을 하기 위해 동료들과 순번을 정해서 일주일에 1~2번은 당직 근무처럼 일한다. 하지만 야근수당이나 주휴수당은 없다. 지훈이와 같은 배달기사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도급·위탁계약 등을 맺기 때문에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시간은 규제되지 않고, 노조 설립 등의 권리도 누리지 못한다. 이러한 특수고용노동자 중 일부 직종(보험설계사, 퀵서비스 기사 등 9개 직종)은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하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가입률은 13%(2018년 기준)에 그친다. “비나 안 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콜을 빨리 뺄 수 있잖아요.” 지훈이에게 10대 노동자로서 바라는 점을 묻자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지훈이는 “어쩔 수 없죠. 혼자 생계를 꾸리기 위해 제가 선택한 거니까”라고 말했다. 지훈이는 매일 3만원을 저축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10대 아르바이트 노동자나 현장 연수하는 특성화고 학생 등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 ‘교학사’, 파견업체는 근로기준법도 무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 ‘교학사’, 파견업체는 근로기준법도 무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사진으로 논란된 교학사교재 만들면서 파견노동자 임금 떼먹어지난 9일 노동청 진정, 40여만원 체불임금 돌려받아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은 공무원시험 한국사 교재에 게재해 사과한 교학사가 교과서를 만들면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동시민단체인 직장갑질 119는 교학사 초등학교 교과서와 방송교재를 만드는 공장에서 파견업체 M솔루션이 근로기준법 46조(휴업수당), 55조(주휴수당), 56조(연장휴일근로수당) 등 7개 조항을 위반한 사례가 접수됐다고 21일 밝혔다.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이 파견업체는 파견노동자들의 임금 20~24%를 떼먹었다, 또한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지 않고, 최장 노동시간인 주 68시간도 지키지 않았으며, 점심시간을 40분만 부여하고 그중에서도 15분만 사용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M솔루션을 통해 지난 1월 중순부터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교학사 공장에서 일한 대학생 박모(29)씨는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했다. 토요일, 일요일도 출근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 입금된 임금에는 주휴수당, 연장·휴일근로 가산수당이 없었다. 박씨가 M솔루션에 전화를 걸어 주휴수당을 물었더니 “주휴수당은 열심히 일했을 때 수고했다고 주는 것이지 꼭 줘야 하는 것이 아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2주 후에는 물량이 줄었다며 갑자기 파견근로 계약을 종료했다. 박씨와 동료인 김씨는 직장갑질 119의 도움을 받아 노동청에 신고한 후 지난 9일 체불 임금 전액을 돌려받았다. 박씨는 파견업체 소속으로 16일 일하면서 주휴수당·연장근로수당 등을 포함해 약 182만원을 받아야 했지만, 실제 지급된 금액은 138만원 뿐이었다. 같은 기간 일한 김모씨도 비슷한 방식으로 약 30만원을 체불당했다. 같은 공장에서 일한 18명의 파견노동자는 파견업체와 일을 계속 해야 하기 때문에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직장갑질119는 22일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에 공문을 보내 교과서 제작 인원 고용실태 및 임금 지급 실태를 파악하고,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교학사뿐만 아니라 다른 교과서 공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직장갑질 119 관계자는 “올 여름부터 교과서 제작에 파견노동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가 중간착취와 불법으로 만들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기민도 key5088@seoul.co.kr
  • 파리 한인교회 목사, 밖에선 성폭력·안에선 가정폭력

    파리 한인교회 목사, 밖에선 성폭력·안에선 가정폭력

    파리의 한 유명 한인교회에서 담임목사가 신도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일 방송에 따르면 송목사는 파리의 한인교회 담임목사로 프랑스 소도시에서 철학을 공부하다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그가 세운 E교회에는 현지 유학생들이 많이 찾았다. 과거 E교회를 다녔다는 A씨는 송목사가 편두통을 고쳐주겠다며 성관계를 요구했고 결국 목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A씨의 고백 후 가해 목사를 포함한 신도들은 A씨를 추방하고 사이비 교도 취급을 했다. E교회 주최 유학설명회를 통해 E교회 교인이 됐다는 B씨, C씨 역시 송목사가 선교사 모임, 목회자 수업과 함께 개인적인 만남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B씨는 “메일로 논문 쓰는 것을 도와달라며 내용과 시간 장소를 보냈다. 당연히 여러명이 다같이 나가는 줄 알고 나갔다. 하지만 저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릴에도 한인교회가 있는 걸 아냐면서 차를 태웠다. 도착해보니 호텔이었다. 성폭행을 당했는데 당하자마자 또 하더라. 그냥 한 마디로 개보다 더 했다. ‘너도 날 원하고 있잖아. 그래서 여기까지 따라온 거 아냐?’라고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C씨 역시 “행위 자체가 더럽고 정상적이지 않았다. 목을 조르고 ‘주인님이라고 불러줘, 입 벌려봐’라고 말했다. 강압적인 성행위 후에는 울면서 자책하는 기도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증언을 하는 피해 신도들의 외침을 송목사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외면했다. 그러나 피해 여성이 가지고 있던 사진 속 호텔 주인은 송목사를 기억하고 있었다. 호텔 주인은 송목사의 사진을 보고 “여자 분이랑 같이 왔던 그 사람이 맞는 것 같다. 보통 아침에 와서 점심에 떠난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송목사는 피해 신도들을 ‘음란한 여성’이라 낙인 찍어 인권과 명예를 실추시켰다. 이 때문에 피해 여성들은 송목사가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 강제적으로 맺은 관계임에도 자신의 죄라 생각하며 그동안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송목사가 아내와 아들을 폭행한 동영상과 음성 파일도 공개됐다. 이것이 밝혀지자 목사는 자신의 아내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며, 해당 영상은 조작되었다고 주장했다. 송목사의 가족들은 목사를 고소한 뒤 모처에서 숨어 지내고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해당 자료를 토대로 송목사가 실제 폭행을 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가족들이 위험할 수 있다며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송목사의 아들은 “엄마를 의부증에 정신병자 취급을 했다.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엄마가 맞았다”고 전했다. 목사의 친척은 “가정폭력은 상습적이었다. 목회자라고 하기 어렵다. 목회자 신분으로 자기가 이루고 싶은 권력과 돈과 명예, 여자 그걸 이루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문제의 목사와 인터뷰하기 위해 교회를 찾아가자, 송목사는 예배 중에 “시청률 때문에 하나님의 교회를 취재한다. 그것 때문에 내가 인터뷰 안하는 거다”고 제작진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송목사는 성폭행, 가정폭력 등 의혹에 대해 “하나님의 교회가 큰 모욕을 당하고 다친다. 전 교인들의 거짓, 허위 진술로 교회가 위태롭다”고 주장했다. 앞서 E교회 측은 ‘그것이 알고싶다’ 측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87세가 낸 사망 사고에 들끓는 고령자 운전 제한 목소리

    87세가 낸 사망 사고에 들끓는 고령자 운전 제한 목소리

    고령 운전자들의 자동차 사고가 다시 일본 열도를 들끓게 하고 있다. 이번에는 대낮에 차를 몰던 80대 노인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보행자들을 치어 2명이 죽고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나면서 촉발됐다. 19일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도쿄 도시마 구의 인구 이동이 많은 히가시 이케부쿠로에 위치한 두 곳의 횡단보도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자는 87세 남성이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사고를 낸 고령 노인이 인지 능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를 낸 차량은 이날 낮 12시25분쯤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행인 1명을 들이 받은 뒤 멈추지 않고 그대로 70m가량 질주해 두 번째 횡단보도에 있는 쓰레기 수거차에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길을 건너던 행인들이 부상을 입었다. 경시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총 10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 가운데 자전거에 타고 있던 모녀로 보이는 30대 여성과 3세 가량의 여자 아이는 사망했다. 일본에서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들에 의한 자동차 사망사고는 해마다 450건 이상 발생한다. 인지 능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빚어지는 사고라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 교차로에 서 있거나, 보행로를 걸어가던 이들을 들이 덮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월 신주쿠 번화가에서 일어난 79세 노인이 7명을 크게 다치게 한 사건도 같은 경우이다. 이번 사건도 평소 통행이 많은 역 근처 교차로에서 일어나 피해가 컸다. 이런 연유로 고령자들의 자동차 사고는 사고 빈도에 비해 사망자 발생의 비율도 높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 어린이나 부녀자들을 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교통 당국은 75세 이상의 면허증 갱신 시 치매 진단 의무화, 고령자의 면허증 반납 유도를 위한 택시권 등 인센티브 지급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해 오고 있지만, 여전히 고령자에 의한 자동차 사고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남아있다. 농촌 인구가 줄고, 농촌 거주 노인들이 인적이 드문 곳에서 흩어져 사는 경우도 많아, 이 경우, 생활을 위해 자동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이유도 있다. 도시의 경우도, 핵가족화로 쇼핑과 생활을 고령자 혼자서 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위험성을 알고는 있지만 운전면허증을 쉽게 반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의 운전 사고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일본이 치매 진단을 의무화하는 등 노인의 운전 자격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해 나가고, 붐비는 시간대에는 운전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계도하고 있지만 문제가 쉽사리 풀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사고도 많은 이들의 붐비는 점심 시간대에 벌어져서 사상자가 많았다. 쓰레기 수거차의 운전자는 “갑자기 오른쪽에서 차가 부딪쳤다”며 “갑작스러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쓰레기 수거차는 충돌 충격으로 파손됐으며 옆으로 쓰러졌다. 사고 차량은 쓰레기 수거차에 부딪힌 충격으로 겨우 멈춰섰으며 크게 찌그러지는 등 파손됐다. 사고를 목격한 한 30대 남성은 “(첫 번째 사고 지점인)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자전거 1대가 달려온 승용차에 치었다”면서 “이 차량은 그대로 달려 다음 교차로에서 쓰레기 수거차에 충돌해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사람들이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를 낸 승용차의 속도가 무척 붙어있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사고 지점인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하던 한 50대 트럭 운전수는 “조수석에 앉아있던 동료와 이야기를 하던 중 쿵 하는 큰 소리가 나서 봤더니 쓰레기 차가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횡단보도에는 두 동강 난 자전거가 있었고, 고령의 여성 및 샐러리맨 남성 등이 도로상에 누워 있었다”라고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 트럭 조수석에 타고 있던 55세 남성은 “쓰레기 차가 옆으로 쓰러진 것을 볼 때 승용차가 상당한 속도로 들이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승용차 운전자는 고령 남성으로, 사고 직후는 스스로 걸을 수 없는 상태여서, 구조대가 도착해 인도로 끌고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들의 운전을 지금보다 더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어, 또 새로운 규제 장치가 생길지 주목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직장인 은행 방문 쉬워진다...밤·주말에 여는 점포 확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 A씨는 은행에 볼일이 있으면 반차를 써야할지 항상 고민한다. 점심시간엔 은행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대기하다가 제 때 회사에 복귀를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이제 송금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간편하게 해결하지만 펀드에 가입할 때나 대출을 신청할 때는 아직도 은행을 찾을 일이 많은데 영업시간이 너무 짧아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직장인들의 은행 방문이 쉬워질 전망이다. 정부가 금융소비자 체감형 서비스 강화를 위해 야간이나 주말에도 문을 여는 탄력 점포를 늘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창구 대기시간도 단축할 수 있도록 지점방문 예약제, 모바일 번호표 제도, 지능형 순번기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근무 중 영업점 방문이 곤란한 직장인 등을 위해 오피스·상가를 중심으로 은행 탄력 점포를 올해 말까지 253개(34.5%) 확대한 986개로 늘린다. 탄력 점포는 은행 일반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4시)에 이용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영업시간을 밤까지 늘리거나 주말에도 영업을 하는 점포를 말한다. 탄력 점포는 2017년 673개에서 지난해 733개로 60개(8.9%) 늘었다. 전국 탄력 점포 운영 현황은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점심시간 등 고객이 몰릴 때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도록 지점방문 예약제, 모바일 번호표 제도 적용 지점을 올해 말까지 300개(7.4%) 늘려 435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점방문 예약제는 앱이나 인터넷 등으로 방문 지점과 시간, 희망하는 서비스를 정해 예약하는 제도다. 모바일 번호표는 지점에 방문하기 전 모바일 앱을 통해 먼저 번호표를 뽑고, 순번이 다가오면 은행에 갈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이런 제도 도입이 어려운 은행은 지점 방문고객 상황 실시간 안내 서비스, 지능형 순번기 등의 대안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능형 순번기는 고객이 지점에서 대기표를 뽑은 뒤 해당 고객의 차례가 다가오면 문자메시지 등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이처럼 탄력 점포를 확대하고 지점방문 예약제 적용 지점을 늘리면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대기시간도 최소화하면서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국민인식조사 결과 짧은 영업시간, 창구 대기 등 지점 이용과 관련한 불편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소비자 호응이 높은 지점방문 예약제와 탄력 점포 등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소연 “연애시절 ♥ 이상우와 아침 7시부터 데이트”

    김소연 “연애시절 ♥ 이상우와 아침 7시부터 데이트”

    김소연이 이상우와의 결혼 생활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4’에는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 출연하는 배우 김해숙, 유선, 김소연, 김하경이 출연했다. 이날 김소연은 남편 이상우와의 결혼 후 좋은 점에 대해 “아침 7시부터 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소연은 “데이트할 때 아침 7시부터 만나자고 했다. 7시부터 데이트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엄마가 ‘너는 50부작 드라마 찍을 때보다 지금이 더 얼굴이 상했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MC들은 “7시부터 데이트를 하면 어딜 가냐”, “아침에 만나면 몇 시에 헤어지냐”고 물었다. 김소연은 “다음날 아침 7시에 만나기 위해 저녁 10시쯤 헤어졌다. 기사 식당도 많이 갔고, 조조 영화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한강도 가고, 점심 저녁까지 같이 먹었다”고 말했다. 김소연은 이어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시간을 조금만 늦추자 해서 아침 9시부터 데이트를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KBS2 ‘해피투게더4’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50m 송전탑 위에서 낮잠 자는 작업자들

    50m 송전탑 위에서 낮잠 자는 작업자들

    중국에서 한 무리의 근로자들이 50m 송전탑 위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은 중국 후난성 천저우에서 전기 작업자들이 송전탑 구조물 위에서 낮잠을 자는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 속 작업자들은 송전탑 구조물에 몸을 기대거나 누운 채 잠에 빠져 있다. 자는 곳이 무려 50m 상공이지만, 작업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단잠을 즐긴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안전벨트를 구조물과 몸에 꽁꽁 연결한 채다. 심지어 한 작업자는 패트병을 베개로 사용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중국 비디오 앱 ‘콰이쇼우’에 공개됐고, 공개 직후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상을 촬영한 남성은 “전원 설치 작업을 한 후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전탑에 오르는 것은 정말 피곤한 일이기 때문에 점심을 먹을 때만 땅으로 내려간다”며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안전장비 덕에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사진·영상=People‘s Daily, China/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용돈만 빼고 팍팍 올랐네… 배우자 몰래 비자금 어때

    용돈만 빼고 팍팍 올랐네… 배우자 몰래 비자금 어때

    “물가는 급등하는데 한 달 용돈은 30만원으로 제자리여서 매달 보릿고개다.” 시중은행의 A팀장(40대)은 17일 “명색이 은행원인데 아내가 경제권을 주기는커녕 용돈도 매년 동결”이라면서 이같이 푸념했다. 결혼 10년차인 A팀장의 용돈은 신혼 때랑 같다. 최근 직장인 사이에서 ‘용돈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화두다. 연봉이 오르고 물가도 뛰는데 배우자에게 받는 용돈은 한 달 30만원선을 넘지 못해서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이 612만원으로 최상위권인 금융·보험업계 근로자조차 용돈 부족에 시달리는 게 다반사다. 용돈 30만원은 한 달에 22일 일한다고 치면 하루 1만 3636원꼴이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직장인 B씨가 시내버스로 출근해 점심에 김치찌개를 먹고 아메리카노를 마신 뒤 저녁에 버스로 퇴근하면 1만 4400원을 쓴다. 이 같은 ‘직장인 필수물가’(출퇴근 대중교통비+점심값+커피값)는 각각 20·10년 전인 1999년(8000원), 2009년(1만 1200원)보다 80.0%, 28.5% 올랐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는 흡연자는 4500원이 더 든다. 저녁에 후배들에게 삼겹살 4인분에 소주 1병, 맥주 3병만 사도 6만 8000원이다. 결국 용돈이 부족해 수당이나 상여금을 빼돌려 비상금을 만드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배우자에게 들키지 않게 비상금을 숨기는 방법이 최고의 재테크다. 책이나 책상 서랍에 돈을 숨기는 수법은 구닥다리다. 최근 대세는 배우자의 감시망에 걸리지 않는다는 ‘스텔스 통장’이다. 일반적으로 인터넷·모바일뱅킹이 보편화돼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면 모든 계좌가 뜬다. 배우자가 언제든 클릭 한 번으로 비상금 계좌를 탈탈 털 수 있다. 그러나 스텔스 통장은 이런 불상사를 막아 준다. 스텔스 통장의 원조는 은행 창구에서 본인만 조회·거래가 가능한 오프라인 전용 보안통장이다. 신한은행의 ‘빗장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의 ‘예금계좌 지킴이 서비스’와 IBK기업은행의 ‘계좌 안심 서비스’, 우리은행의 ‘시크릿 뱅킹 서비스’ 등은 계좌관리 지점 한 곳에서만 조회·거래를 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의 ‘세이프 어카운트 서비스’는 계좌 관리 지점장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오프라인 통장은 철통 보안을 자랑하지만 창구 거래만 가능해 불편하다. 그래서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IBK기업은행의 ‘보안계좌’와 국민은행의 ‘전자금융거래 제한 계좌’ 등 인터넷·모바일·텔레뱅킹 등은 차단하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이용할 수 있는 통장도 나왔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을 못해서 불편하다면 신한은행의 ‘계좌 감추기 서비스’와 우리은행의 ‘계좌 숨기기 서비스’, 농협의 ‘나만의 계좌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온라인 계좌이체 등을 하고 싶을 때마다 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가 서비스를 해제하고 거래를 마친 뒤 다시 신청하면 된다.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있지만 스텔스 통장 이용 고객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의 보안계좌(5만 2100명)와 계좌 감추기(1만 7800명), 빗장 서비스(1만 700명)는 총 8만 600명이 이용 중이다. NH농협은행의 나만의 계좌(5만 2510명)와 보안계좌(1만 5567명) 이용자도 6만 8077명에 이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을 통틀어 스텔스 통장 보유자가 40만명을 넘을 것”이라면서 “요즘에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고객도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핀테크(금융+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방법도 나오고 있다. 한 은행원은 “요즘 인터넷은행이 활성화됐는데 인터넷은행에 계좌를 만들어서 쓰다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스마트폰에서 앱을 지우면 된다”면서 “나중에 필요할 때 앱을 깔아서 쓰면 그만이다. 다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금융거래 내역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친구는 오리가족, 휴식은 체력단련…오늘도 산골서 ‘나와의 싸움’

    친구는 오리가족, 휴식은 체력단련…오늘도 산골서 ‘나와의 싸움’

    지난 15일 경기 광주의 한 경찰기숙학원. 오전 7시 30분이 되자 걸그룹 트와이스의 ‘예스 오어 예스’가 기숙사 복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신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이지만 학원생에게는 더 자고 싶은 몸을 깨우라는 신호일 뿐이다. 수험생들은 늦은 밤까지 공부한 탓에 피곤에 지쳐 있었지만 며칠 남지 않은 경찰 공채 필기시험(오는 27일)을 생각하며 억지로 일어나 침구를 정리했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이자 일곱 번째로 ‘3050 클럽’(국민소득 3만달러·인구 5000만명 이상)에 가입한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에 ‘올인’하고자 자신을 구속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했다. 35명 소수정예 인원이 함께 생활하며 공부와 체력훈련을 병행하는 ‘참수리 경찰학원’의 일과를 기자가 직접 체험했다.이 학원은 퇴촌면 인근 산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주변엔 어떤 편의시설도 없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3㎞가량 떨어져 있어 고불고불 난 산길을 따라 30분 넘게 걸어 나가야 한다. 고시 스트레스를 날릴 음주가무는 꿈도 꿀 수 없다. 술은 물론이고 온라인 세계와도 작별이다. 학원 측이 수험생의 스마트폰을 걷어 뒀다가 주말에만 돌려준다. 인터넷 강의를 볼 수 있게 노트북과 태블릿PC는 허용하지만 용도가 제한돼 있다. 유튜브나 게임을 하다가 적발되는 일이 반복되면 퇴소 조치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기숙학원은 공부말고는 할 것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학생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존재는 동물뿐이다. 가끔 뒷산에 야생 고라니가 나타나 건물 주위를 어슬렁거린다. 최근 학원에서 수험생들의 정서를 감안해 오리와 닭을 기르기 시작했다. 건물 뒤편에 마련된 작은 연못 주변에서 가축들이 마음껏 뛰논다. 공부에 지친 학생들은 오리와 닭, 고라니를 보며 지친 심신을 잠시 달랜다. 학원생 박진종(34)씨는 “공부 방해 요소가 전혀 없다. 서울 신림동·노량진보다 공부 분위기가 확실히 좋다”며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면 기숙학원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 노래가 나오면 학생들은 침구를 정리하고 세수를 한 뒤 30분 정도 자습을 한다. 오전 8시부터 아침식사를 하는데, 메뉴는 밥과 된장국, 계란, 소시지 등이다. 입맛이 없는 이들을 위해 우유와 시리얼도 준비돼 있다. 점심은 매일 식단이 바뀐다. 이날은 수프와 돈가스, 샐러드가 나왔다. 학생들은 원하는 만큼 밥과 찬을 받아 와 먹었다. 이곳에서 1년 정도 공부했다는 이종욱(28)씨는 “식사가 워낙 맛있다 보니 여기서 공부를 하면서 대부분 살이 찐다”고 웃었다.30여분의 짧은 식사 시간에도 학생들은 공부 내용이 적힌 쪽지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한 손에는 수저를, 다른 손에는 학습 메모노트를 든다. 중얼중얼 무언가를 읊으며 밥을 먹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학생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모든 시간에 공부를 한다. 복도를 다닐 때도 필기가 적힌 쪽지를 들고 다니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공부에 매진하는 2030 수험생들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안타까웠다. 아침 식사 뒤 시작된 첫 수업은 경찰행정학 문제풀이였다. 지금껏 수도 없이 문제를 풀었지만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수험생의 마음가짐이 비장하다. 문제풀이와 해설 강의를 수차례 반복하면 오전 수업이 마무리된다. 기숙학원 수업은 노량진 현지 강의를 중계하는 ‘실시간 강의’로 진행된다. 강사를 직접 보며 하는 수업은 아니지만, 학생들은 “오히려 노량진 현장보다 낫다”고 평한다. 노량진 학원가에서 유명강사의 수업은 한 교실에 1000여명이 들어찬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니터를 보며 수업을 듣는다. 이씨는 “이곳은 노량진 강의실을 그대로 시골에 옮겨 놨다고 보면 된다”며 “문제풀이와 강의 등 일류학원 커리큘럼이 그대로 진행된다”고 전했다.실시간 강의를 들어도 이해가 안 되면 인터넷 강의로 보완한다. 한 번 진행된 실시간 강의는 몇 시간 뒤 편집을 거쳐 온라인에 다시 올라온다. 학생들은 개인용 노트북·태블릿PC로 다시 한 번 듣는다. 이렇게 실시간 강의와 인터넷 강의를 번갈아 듣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간다. 이들에게도 잠깐의 휴식은 있다. 노트북 등으로 접한 세상 밖 뉴스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남학생 사이에선 단연 축구가 화제다. 손흥민의 활약상이 전해지면 잠시나마 활짝 웃으며 하루의 피로를 잊는다고 한다. 일요일은 일주일 가운데 유일하게 쉴 수 있는 ‘휴식의 날’이다. 이날 학생들은 숙소에서 쉬거나 짧게 외출을 다녀온다. 평소 필요한 물건을 적어 뒀다가 이날 밖에 나가서 한꺼번에 구매하기도 한다. 장영택(24)씨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일요일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경찰공무원 시험은 필기 50%와 체력 25%, 면접과 가산점 25%가 반영된다. 다른 공무원 전형과 달리 체력시험의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기숙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저녁마다 체력단련실에서 경찰 체력시험을 준비한다. 보통 밤 10시 정도면 삼삼오오 모여든다. 구령 소리에 맞춰 경찰 체력 시험 종목에 필요한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등을 하다 보면 어느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체력 훈련은 경찰공무원 준비생들의 ‘탈출구’ 역할도 한다. 온종일 앉아서 공부하던 몸을 한껏 움직이며 해방시킬 수 있어서다. 학생들은 “심야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면 기분이 가뿐해져 오히려 밤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특별히 정해진 취침 시간은 없지만 보통 학생들은 새벽 2시 정도까지 자습을 한다고 털어놓는다. 기상 시간이 아침 7시 30분이다 보니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스마트폰도, 술도 없는 산골 기숙학원의 하루가 끝나면 쳇바퀴 돌 듯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합격의 그날까지. 장씨는 경찰인 아버지를 보고 수험 생활에 도전했단다. 그는 “아버지를 보며 공무원 입직의 꿈을 키웠다”며 “국민 안전을 지키고 봉사하는 경찰이 가장 명예로운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지훈(26)씨는 “의경 생활을 거치며 경찰관이 되기로 마음먹었다”면서 “경찰 일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직업경찰관이 돼도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정적 생활을 원한 ‘현실파’도 있었다. 박진종씨는 “결혼 등을 생각할 때 굴곡없는 평탄한 삶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득권 참수리 경찰학원장은 “이곳에서는 학생들에게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직에 진출해서도 참인재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학생들이 하루빨리 합격해 국가에 봉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따사로운 봄볕 쬐며 도시락 점심

    따사로운 봄볕 쬐며 도시락 점심

    올봄 들어 최고기온을 기록한 16일 봄꽃이 활짝 핀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 직장인들이 돗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고 있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등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아이폰 도시’ 中정저우 폭스콘 일거리 반토막…직원 3분의1 줄이고 화웨이 제품 생산 전환 중

    ‘아이폰 도시’ 中정저우 폭스콘 일거리 반토막…직원 3분의1 줄이고 화웨이 제품 생산 전환 중

    야근 사라지고 인근 상권까지 침체 세계 최대의 애플 아이폰 조립 생산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富士康) 공장을 찾은 지난 12일. 거대한 공업 지대는 황량하기만 했다.폭스콘 공장 일대는 지하철역은 물론 보세 구역까지 설치돼 아이폰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데 최적의 환경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아이폰 주문량이 감소하자 직원 숫자가 3분의1이나 줄었다. 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세계 아이폰 생산의 절반을 담당했지만 직원들은 일거리가 없어 야근을 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2~3년여 전 30만명에 이르던 직원 숫자는 현재 10만여명으로 줄어들었다.기자가 ‘아이폰 도시’로 알려진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 F지구를 찾았을 때는 마침 점심시간인 오전 11시쯤이었다. 식사를 하기 위해 공장 밖으로 나오는 직원들은 불과 수십 명에 불과했다. 폭스콘이라고 새겨진 자주색 점퍼를 입은 여직원은 구내식당의 밥이 맛이 없다며 도로 건너 식당가에서 한 끼 10위안(약 1700원)의 국수를 사 먹었다. 4년 전부터 폭스콘에서 일했다는 이 직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당 50시간 근무를 하면 3000위안(약 50만원), 야근을 해서 주 80시간 일하면 4000위안 정도 받는다”며 “잔업이 있는지 없는지는 날마다 다르고 당일에서야 알 수 있는데 요즘에는 야근하고 싶어도 일이 없어 못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공장의 하루 작업 물량은 1만 2000여대에서 6000여대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아이폰 생산이 급감하면서 폭스콘 공장뿐 아니라 인근 상권도 전반적으로 침체됐다. 식당가 앞 작은 간이매점의 주인은 손님이 없어 무료한지 약간의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빈랑 열매를 씹고 있었다. 그는 “한 달 수입이 5000위안 정도인데 2~3년 전보다 4분의1이나 줄었다”고 말했다. 매점에서는 공장 안에서 입는 한 벌 10위안짜리 먼지 차단용 직원복 등을 팔고 있었다. 폭스콘의 고용센터는 자신이 중국인임을 입증하는 신분증만 있으면 바로 그날 일할 수 있는 빠른 고용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큰 가방을 끌고 일하기 위해 찾는 이들은 거의 없이 한산하기만 했다. 폭스콘은 지난 2월부터 5만명의 직원을 새로 고용해 중국 토종 기업인 화웨이 스마트폰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폭스콘 공장 G지구에서 조립된 약 600만대의 화웨이 P30과 P30프로 모델이 11일부터 상하이에서 판매됐다. 화웨이 제품은 폭스콘 공장 K와 L지구에서도 조립되고 있으며, 폭스콘 생산라인은 점차 아이폰에서 화웨이로 전환 중이다. 글·사진 정저우·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북미, 연내 회담·스몰딜 여지… 美가 北의지 오독 않게 文 조율 필요”

    “북미, 연내 회담·스몰딜 여지… 美가 北의지 오독 않게 文 조율 필요”

    중대기점 맞은 한반도 평화… 정세현 前통일부 장관·최완규 前북한대학원대 총장 긴급 대담 지난 11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하는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돼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으나 시한은 연말’이라는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이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북미 정상회담 의지에 대해 김 위원장이 호응한 형식은 갖췄으나 시정연설은 지극히 엄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이 ‘일괄타결’이란 계산법을 접어야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조건절을 분명히 한 데다 ‘제재 해제 때문에 미국과의 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제재 해제를 넘어선 군사분야의 요구도 시사했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14일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 총장의 긴급 대담을 마련해 한반도 정세와 비핵화 전망을 짚어 봤다. 두 전문가는 북한이 강조하는 연말 시한과 자력갱생의 의미를 미국이 오독(誤讀)하지 않도록 하는 우리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은 황성기 평화연구소장이 진행했다.-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최완규 긍정적 평가도 있고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부정적 평가를 하는 기류도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몇 가지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우선 북미 회담의 불씨를 되살리는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측면도 있고 또 빅딜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이 스몰딜의 여지를 남겨 놨다는 것을 평가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빠른 시일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해 수용하는 듯했고, 스몰딜 차원에서 인도적 측면의 지원 사업은 앞으로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진척시킬 여지와 공간을 만들어 냈다는 측면이 긍정적이다. 정세현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촉박하게 문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한 것으로 봤을 때 손에 큰 걸 쥐여줄 줄 알았다. 원포인트 정상회담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생각하던 시점인 데다 상하이 임시정부 기념식을 성대하게 개최할 시점이라 뭔가 큰 선물을 주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레버리지를 쥐여줄 줄 알았는데, 공개되지 않는 대화 과정에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공식 발표에선 그런 것은 없었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노’(No)라고 했는지 아니면 그 정도 얘기를 시작해 보라고 북한과 얘기해서 오케이 하면 우리도 응할 용의가 있다는 언질을 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돌아와서 남북 정상회담을 곧 할 것처럼 얘기하고, 그러기 전에 대북특사 파견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봐선 워싱턴에서 발표는 안 됐는데 뭔가 있는 것 같다.-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은 어떻게 보는지. 정세현 미국이 하노이에서와 같은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나온다면 한 번쯤 더 해 볼 용의가 있다고 했다. 또 연말까지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자력갱생을 27번이나 강조하는 것 보고, 제재를 추가로 불러들이는 도발적 행위는 안 한다는 의미로 요약된다. 고슴도치처럼 버티려고 하면 우리가 빨리 3차 회담을 열어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해야만 당신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외부 경제 지원에 들어갈 수 있다고 얘기해 끌어내야 하는데 버티겠다고 하니 조금 답답하다. 5월 말 일왕 즉위식이나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할 때 남·북·미 정상회담이든지 회동 같은 것을 할 수 있어 저렇게 움직이는 것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다. 최완규 북한은 6·12 싱가포르 1차 회담 이전에 점증 상호주의를 채택해 상대의 획기적 보상을 기대하고 먼저 양보하면 더 보상해 줄 거라고 기대하고 행동했다. 싱가포르 회담 때 합의한 4개항을 구체화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하노이에서 패전국한테 요구하는 일방적 양보, 항복하란 얘기로 들릴 수 있는 요구를 해 와 북한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의 얘기가 김정은 시정연설에 그대로 반복된다. ‘우리가 원래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은 체제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었는데 미국이 그 문제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니 차선책으로 민수 민생분야의 경제 제재를 일부 해제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란 얘기다. 차원이 같은 것끼리, 안보의 문제는 안보의 문제끼리 딜을 해야 한다. 외교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차원이 다른 가치를 등가로 교환하는 방식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렇게 본다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알 수 있는 하나는 미국이 그런 사고의 전환이 돼 있으면 한 번 더 회담을 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안 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한 것으로 보여 하노이 회담 때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스몰딜 차원보다 더 꼬이고 어려워졌다. -우리가 중재자 혹은 촉진자로서 창의적 해법을 가질 수 있는지. 정세현 하노이에서 빅딜만 필요하지, 이걸 단계적으로 쪼개고 하는 거 관심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스몰딜을 여러 개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연말까지가 아니라 조금 더 이른 시간 안에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위임을 해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그걸 잘 활용하면 된다. 미국도 우리가 자세를 바꿨으니까 북한도 나와, 그렇게 하긴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만 하지 말고 당사자 역할을 하라는 건 남북 경협 등 교류 협력을 속도 있게 하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어쨌든 표현은 고약하다. 최완규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얘긴 북의 언술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건 잘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중재자, 촉진자가 될 수 없다. 그거보다는 안내자 역할, 내비게이터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획기적이든 크게 주목할 만한 내용이 아니든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포괄적 합의 문제를 북한이 어느 정도 양보를 하면서 결국 실행 과정은 단계적으로 동시 병행하는 일종의 타협안 정도는 한 번 제시해 볼 수 있지 않는가. 큰 틀의 그림을 미국에 보여 주는 정도를 우리가 정교하게 다듬어서 특사가 가서 설명하고 어느 정도 조정이 되면 그 뒤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의 양보를 받아내면서, 그러나 실제 이행과정은 북이 강조하는 단계적 동시병행하는 과정에 서로 신뢰가 쌓일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노이 회담의 가장 큰 결렬 요인은 신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하는 협상이란 점이었다. 북한은 누가 봐도 약자인데 사람들은 강자인 것처럼 얘기한다. 또 북한은 합의한 내용을 되돌리는 비용과 시간이 미국보다 엄청나게 드는데 북한 보고 먼저 양보하라고 하면 어불성설이다. 정세현 북핵 문제가 올해로 26년째다. 늘 북한이 먼저 움직이면 미국은 상응해 보상하는 식으로 움직였다. 북미 협상이 잘되면 미국 행정부 안에서 그걸 어그러뜨리는 움직임이 늘 있어 왔다. 미국인들은 나이브하거나 비현실적인 구석도 적지 않았다. 미국은 늘 밀어붙이다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쓰거나 더 큰 사고를 치면 달래며 협상장으로 불러내곤 했다. 리비아 핵합의 이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외관에 있어서 허술한 점, 치밀하지 못하고, 도덕적 우위를 전제로 일방적 압박부터 하고 본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해 그나마 협상 국면으로 끌고온 것이 문 대통령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최완규 4·27 1주년에 맞춰 하는 건 어렵다. 지금 시점에 문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을 올바르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대북 정책, 대미 정책, 남북 관계 어떤 측면이든 국내 정치적으로 운신의 기반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책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는 데 청와대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사안의 본질과 관계없이 정쟁의 소재로 전락하는 상황이 굉장히 우려된다. 남북 정상이 신뢰가 두터워도 국내 정치가 이를 받쳐 주지 못하면 개인적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북 정책에 쏟는 힘의 절반 정도는 국내 정치적 기반을 넓히는 데 써야 한다. 영광을 공유하지 않고 독점하는 식으로 가면 정책 추진이 굉장히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정세현 대통령 참모들은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밖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런 건 도와주십시오’라면서 이른바 ‘퍼블릭 디플로머시’를 해야 한다. 대북정책은 북한이 절대로 싫다고 하면 쓸 수 없고, 북한이 좋다고 해도 우리 국민이 반대하면 못 쓴다. 국민 중에 잘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이해해 주는 쪽이 51%는 돼야 한다. 국제사회 지원을 끌어내든지 미국을 설득할 때도 대통령 논리만 갖고 되는 것 아니다. 밖에서 비판 들어가면 더 움츠려든다고 할까, 국회에 일체 설명도 안 하고 하는데, 지금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닌가. 북한이 버틴다고 하지만 시한을 넘기면 새로운 길을 걸으려는 모양새인데 그러면 이 정부 임기가 얼마 안 남아 힘 빠진다.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 하면서 해 보니 실제로 정부 정책을 이해하고 조금은 편들게 하는 효과가 나더라. 열린통일포럼을 만들어 지방까지 돌았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몰고 오는 거다. 야당에선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 대통령 참모든 통일, 외교, 국방부든 장관부터 아랫사람까지 올코트프레싱으로 뛰어야 한다. 너무 수줍어하는 것 같다. -지금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만나자고 해야 할 시점 아닌가. 정세현 남북 정상회담을 북에서 먼저 제안할 가능성은 북한 외교 행태로 봐서 없다. 속으로 아쉬워도 상대에게 칼자루 내줄 것 같은 행동은 안 한다. 못 이기는 척 나올 수는 있다. 특사에게 들어 볼 만한 얘기가 있다는 암시가 있어야 받는 북한이다. 과거에도 사전에 친서 보자고 하고 특사 보고 밥만 먹고 가라고 한 적도 있었다. 다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대북 특사를 보낸다느니, 남북 정상회담을 조만간 할 거라고 얘기하는 거 보면 물밑에서 얘기가 있었던 거 아닌가 하고 추측할 수 있다. 최완규 하노이회담 결렬 직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김 위원장이 미국의 계산법을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시정연설에서도 미국이 계산법을 고수하는 한 대화를 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빛 샐 틈 없는 한미 공조와 제재 공조 고수를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김 위원장이 먼저 남북 정상끼리 만나자고 하긴 어렵다.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외치고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로 설정한 것은 적어도 핵·미사일 발사는 없다는 뜻인가. 정세현 그렇다. 추가 제재를 자초할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유엔 제재의 틀 안에서 어떻게든 견딜 것으로 본다. 자강도 도당위원장 김재룡을 총리로 불러들인 것이 상징적이다. 자강도 강계는 어려운 시기를 버틴 자력갱생의 모범지역이자 대명사이다. 자력갱생으로 북한 경제를 끌고 갈 인물로 김재룡을 앉힌 것이다. -북한이 제재를 견딜 만한 체력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완규 특히 보수 쪽, 미국 주류에선 철벽 같은 제재를 유지하면 북한의 비핵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시각이 존재한다. 북 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데 강력한 제재가 있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제재 자체가 비핵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강계 정신’ 얘기가 나왔는데 북한의 메시지는 자력갱생으로 현 상황과 난관을 뚫고 나가겠다는 것보다 절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미국에 보여 주는 측면이 강하다.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이 굴복하고 비핵화로 가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 정세현 외교정책에서 상대의 의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책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강계정신을 상징하는 자강도 출신을 총리로 앉히는 의미를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서 미국이 제재만능론을 지속하느냐, 그걸로는 안 되겠다고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다. 그런 것을 우리 정부가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이 보이는 결연한 의지는 허장성세가 아니다. 미국은 최근 며칠 북한의 흐름, 시정연설에 등장한 단어의 숨은 뜻, 행간을 잘 읽어야 하고 우리가 북한의 의도를 읽도록 미국을 도와야 한다. -남북 교류협력이 올 들어 정체됐다. 최완규 모든 민간 교류협력이 다 중단되고, 북한의 반응도 없다. 지금 북한이 민간교류를 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가 주관하는 남북의학자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려고 명단을 보낸 지 꽤 됐는데 반응이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보다 더 많은 사업 계획을 만들고 추진하는데 전혀 진전이 없다. 북측을 파트너로 배려하지 않고 정책의 대상으로만 간주해선 안 된다. 정세현 현실적으로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정부가 알아서 승인하지 않은 것도 많다. - 정부에 당부를 한다면. 정세현 북한을 설득해서 미국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우리 대통령 임무이고 역할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임받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비난받고 있는 처지에서 대북 설득도 조심스러운 대목이 있게 마련이다. 그걸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대통령 참모들이 올코트프레싱으로 나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대북 정책의 지지를 높여야 한다. 최완규 남북 문제는 체제와 이념을 놓고 갈등하고 대결하는 관계가 본질이다. 군사 대결로 보이지만 사실 착시이고 본질은 정치 투쟁이다. 비핵화, 평화체제, 한미동맹 셋 모두 최선의 것을 얻을 수 없다. 서로 조금씩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 이 셋을 어떻게 얻어낼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여야와 진보, 보수를 아우르는 거버넌스 체제를 갖춰야 한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세현 전 장관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세 정부에 걸쳐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통일부 차관·장관을 역임했다. 남북 접촉이 활발하고 2차 북핵 위기가 발발했던 2002~2004년에 통일부 장관으로 활동하면서 남북 대화와 북미 협상에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참여했으며, 현재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 최완규 전 총장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40여년 북한을 연구해 온 원로다. 2004년부터 2년 동안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신한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도 역임하는 등 시민사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최 전 총장도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참여했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