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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문의 많아 알려드린다” 김정숙 여사 ‘몰래 봉사’ 사진 공개(종합)

    靑 “문의 많아 알려드린다” 김정숙 여사 ‘몰래 봉사’ 사진 공개(종합)

    비공개로 철원서 수해복구 지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12일 수해 피해 지역인 강원도 철원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도왔다. 김 여사의 철원 방문은 비공개 일정이었으나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며 김 여사의 봉사활동 내용과 사진을 공개했다. 김 여사는 집중호우에 물에 잠긴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예고 없이 찾았다. 김 여사는 오전 8시 40분부터 편안한 복장으로 수해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침수 피해를 본 집의 가재도구를 씻고, 흙이 묻은 옷을 빨고, 널브러진 나뭇가지 등을 날랐다. 점심시간에는 배식 봉사활동도 하고 오후 2시쯤 상경했다. 2부속실 직원과 윤재관 부대변인만 김 여사를 수행했다. 수행 인원이 많을 경우 현장 복구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김 여사는 향후 철원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방문해 피해 복구를 돕는 일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연 이길리 이장은 “수해 복구하느라 경황이 없어 주민들이 처음엔 영부인이 왔는지 몰랐다. 침수 피해를 본 주택에서 청소를 돕고 돌아갈 때 주민들에게 힘내시라고 인사를 하고 갔다. 영부인이 마을을 찾아 수해복구에 힘을 보태 주민들이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여사가 수해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7년 7월 충북 청주 상당구의 한 마을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도운 적이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9시간, 767㎞’ KTX 타고 수해복구 현장 찾아… 文대통령 “특별재난지역 읍면동 지정 검토”

    ‘9시간, 767㎞’ KTX 타고 수해복구 현장 찾아… 文대통령 “특별재난지역 읍면동 지정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 구례군 마산면을 찾아 폭우로 무너진 서시1교 주변 제방을 둘러보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구례 외에 경남 하동(화개장터), 충남 천안(병천천)의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고, KTX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9시간, 767㎞에 이르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관련 “시군 단위 여건이 안 되면 읍면동 단위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구례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文대통령, 전국 수해현장 방문… KTX 타고 767㎞ 강행군

    文대통령, 전국 수해현장 방문… KTX 타고 767㎞ 강행군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례없이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큰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 등을 방문해 수해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KTX를 타고 이동하면서 열차에서 대책 회의를 열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9시간 동안, 이동 거리만 767㎞에 이르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섬진강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로 향한 문 대통령은 “화개장터는 영호남의 상징으로 국민들이 사랑하는 곳인데 피해가 나서 안타깝다”며 위로를 전했다. 직접 점포를 둘러보던 중 한 식당 주인이 “상인들이 잠을 못 잡니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하자 손을 잡기도 했다. 엉망이 된 집기들을 닦는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자원봉사를 해주시니 희망과 격려가 된다”고 했다. 수해 복구로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코로나19 방역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윤상기 하동군수에게 “방역 부분이 혹시라도 느슨해질까 하는 염려도 있고, 수인성 전염병에 대한 염려도 있다”며 “집중호우 지역에 군 막사나 시설들이 있는데, 장병에 대한 안전 관리도 각별히 챙겨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TV 보도를 통해 많이 봐 왔지만 와서 또 직접 보니 얼마나 피해가 큰지, 우리 주민들께서 얼마나 상심을 크게 받고 있을지 생생하게 느껴진다”면서 “대통령의 현장 방문이 복구 작업을 열심히 하는 데 부담을 주거나 누가 되지 않을까 망설여졌지만, 지금 상황이 아주 절박한 것 같아 직접 와서 보면 행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열차 안에서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관련해 보고를 받고는 “시·군 단위로 여건이 안 되면 읍·면·동 단위로 세부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 지역들을)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지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文 대통령, 전국 수해현장 방문…KTX 타고 767㎞ 강행군

    文 대통령, 전국 수해현장 방문…KTX 타고 767㎞ 강행군

    열차서 대책회의, 도시락 먹으며 이동 文 대통령 “특별재난지역 읍·면·동 지정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례없이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큰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 등을 방문해 수해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KTX를 타고 이동하면서 열차에서 대책 회의를 열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9시간 동안, 이동 거리만 767㎞에 이르는 강행군을 소화했다.섬진강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로 향한 문 대통령은 시장 점포들을 둘러보면서 “생업이 막막해진 상태군요”, “사시는 곳은 어떠세요”라며 위로를 전했다. 한 식당 주인이 “상인들이 잠을 못 잡니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하자 손을 잡기도 했다. 엉망이 된 집기들을 닦는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자원봉사를 해주시니 희망과 격려가 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TV 보도를 통해 많이 봐 왔지만 와서 또 직접 보니 얼마나 피해가 큰지, 우리 주민들께서 얼마나 상심을 크게 받고 있을지 생생하게 느껴진다”면서 “대통령의 현장 방문이 복구 작업을 열심히 하는 데 부담을 주거나 누가 되지 않을까 망설여졌지만, 지금 상황이 아주 절박한 것 같아 직접 와서 보면 행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이어 전남 구례의 5일장과 축산농가가 있는 마을을 차례로 방문했다. 제방이 무너져 침수된 양정마을은 소들이 축사 지붕 위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던 모습이 찍혀 보도됐던 곳으로, 현재 물은 빠졌지만 쓰레기 더미와 진흙으로 뒤덮여 복구 작업이 시급하다. 마을 이장인 전용주 씨가 “소들이 얼추 50%가 폐사했다. 절반은 살았지만 그 소들이 자고 나면 또 죽어 있다”며 토로하자, 문 대통령도 “가축을 키우는 분들이나 농사짓는 분들이 그 오랜 노력이 일순간에 툭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참담할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피해 상황을 보고 받은 문 대통령은 “피해액을 계산해 보지 않고 눈으로만 봐도 특별재난지역 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지원 금액도 높이고 정부가 여러 가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역으로 내려가는 열차 안에서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관련해 “시·군 단위로 여건이 안 되면 읍·면·동 단위로 세부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은 전했다. 김정숙 여사, 세번째 침수된 철원 이길리 방문 한편 김정숙 여사도 이날 강원 철원 동송읍 이길리를 찾아 흙탕물에 잠겼던 옷 등을 빨고 배식 봉사를 하며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 이길리는 한탄강 범람으로 1996년과 1999년에 이어 또다시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곳이다. 김 여사는 현장 방문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고 수행인원도 최소화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미국서 ‘빈 의자’ 찍힌 운전면허증 발급 해프닝…당사자 “덕분에 크게 웃어”

    미국서 ‘빈 의자’ 찍힌 운전면허증 발급 해프닝…당사자 “덕분에 크게 웃어”

    미국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운전면허를 갱신하고 나서 새로 받은 면허증 속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란 사연이 전해졌다. 자신의 얼굴이 찍혀 있어야 할 사진 속에 빈 의자만 덩그러니 있었기 때문. 12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테네시주(州)에 사는 제이드 도드는 지난 6일 우편으로 자신의 얼굴이 찍힌 사진 대신 빈 의자 사진이 담긴 운전면허증을 받았다. 이에 대해 도드는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 온 운전면허증 속 사진을 보고 이날 점심을 먹기 위해 함께 있었던 어머니에게 ‘이건 봐야 해, 이건 말도 안 돼’라고 말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따라 그녀는 곧바로 테네시주 차량국(DMV) 사무소에 연락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여성 상담원은 그녀가 “면허증을 수정해야 한다”라고 말했을 때 믿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녀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여직원은 시스템상에서 그녀의 면허증 사진을 찾아보고는 “처리하려면 상사를 불러와야 한다”고 답하며 태도를 바꿨다는 것. 그녀는 최근 온라인을 통해 운전면허 갱신 수속을 마쳤다. 상급기관인 테네시주 안전·국토안보국(DSHS)의 공보관 웨스 모스터는 “고객이 몇 년 전 사무소에서 면허증 발급 수속을 밟았을 때 잘못 저장된 사진이 파일의 마지막 부분에 들어가는 바람에 새 면허증으로 쓰이고 말았다”고 해명했다. 모스터 공보관은 또 “담당 부서에서는 그녀의 요청을 파악하고 즉시 사진을 수정하고 실제 사진을 집어넣은 새 면허증을 재발급했다”고 말했다. 도드는 이번 해프닝에 화를 내기보다 오히려 크게 웃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가라앉았던 기분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이번 일을 지인들과 공유하기 위해 SNS상에 게시했는데 게시물이 순식간에 확산해 낯선 사람들에게서도 이를 패러디한 사진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날 직장에 출근하자 상사도 재미 삼아 사무실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이게 도드 씨인 줄 알았다. 오늘 아침에는 이 의자를 보고 손 흔들어 인사했다”고 농담을 걸어왔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사진=제이드 도드/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 대통령 KTX 회의하며 하동 방문…김정숙 여사는 몰래 봉사

    문 대통령 KTX 회의하며 하동 방문…김정숙 여사는 몰래 봉사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6일 경기 연천군 군남 홍수조절댐 방문에 이어 두번째 현장 방문이다. 문 대통령은 수행 인원을 최소화해 화개장터의 피해 상황을 직접 살펴보고 상인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KTX를 이용해 하동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열차 안 회의실에서 집중호우 피해 상황 및 복구 지원계획, 방역상황에 관해 산림청, 농림부, 재난안전관리본부, 대한적십자사 등 관계부처 및 민관지원기관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이진석 국정상황실장과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탁현민 의전비서관, 강민석 대변인 등 4명만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과 관련 “한창 피해복구 작업을 하는데 영접 또는 의전적 문제로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방문을 망설였다”면서도 “워낙 피해 상황이 심각해서 대통령이 가는 것 자체가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행정 지원을 독려하는 의미가 있어 방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행정안전부로부터 특별재난지역과 관련한 추가적인 보고를 받은 뒤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서 지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 지역을 선정할 때 시·군 단위로 여건이 안돼도 읍·면·동 단위까지 세부적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김정숙 여사 조용한 철원행 포착 김정숙 여사는 이날 집중호우로 마을 전체가 물속에 잠겼던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방문해 수해복구에 힘을 보탰다. 지역주민들은 김정숙 여사가 사전에 알리지 않고 현장을 찾아 오전 8시40분부터 고무장갑을 끼고 수해복구를 도왔다고 뉴스1에 제보했다. 김정숙 여사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닿지 못한 가정의 빨래와 가재도구 정리 및 세척 작업을 하고, 점심에는 배식봉사에 나섰다. 김정숙 여사는 2017년 7월에도 폭우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충북 청주지역을 찾아 가재도구 정리와 세탁물 건조작업 등 복구작업에 힘을 보태고, 자원봉사자들을 독려했다. 대통령의 부인이 구호물품 전달에 그치지 않고 수해현장을 방문해 직접 복구 작업을 한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영국인 ‘외식으로 종업원 돕자’ 첫 주에 1000만명 호응

    영국인 ‘외식으로 종업원 돕자’ 첫 주에 1000만명 호응

    영국 정부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계를 돕기 위해 8월 한달 동안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외식을 즐기는 이들의 음식 값 절반을 부담하는 캠페인 ‘외식으로 거들자(Eat out to help out)’를 펼치고 있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재무부가 첫 주의 음식 주문 건수를 집계해보니 1054만 394건이었다고 BBC가 10일 전했다. 카페와 레스토랑, 펍(선술집)은 물론 맥도널드와 KFC 같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종까지 미리 신청한 업소에서 음식과 음료를 주문하는 이들에게 일인당 10파운드(약 1만 5500원)까지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평균 5파운드(약 7700원)씩 본인이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일인당 주문 한도 같은 것도 없다. 다만 테이크아웃은 안되고 매장 안에서 즐겨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부담하는 금액은 5000만 파운드(약 755억원) 가량이다. 현재 레스토랑만 8만 3068곳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하며 이 숫자가 “놀랍다”며 접객업소들을 지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이 캠페인에 제공하는 예산 총액은 5억 파운드 규모다. 축구 통계업체인 스프링보드에 따르면 영국 전역의 번화가들을 찾는 이들의 숫자가 확연히 늘어났다. 지난 3일 오후 6시 현재 소매점을 찾은 고객 숫자는 전 주에 견줘 19%가 늘었다. 점심 때는 10%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지난해와 견주면 여전히 번화가를 찾는 발길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정부 통계로는 접객업소의 80%가 지난 4월 이후 사실상 폐업 상태였고, 이에 따라 140만명이 감원됐다. 어느 업종보다 높은 숫자임은 물론이다. 수낙 장관은 “영국인들은 그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200만명 가까운 이들을 취업시키는 것을 응원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코로나 정책 앞서 이끈 ‘직진남’… “강동 변화 위해 더 달릴 것”

    코로나 정책 앞서 이끈 ‘직진남’… “강동 변화 위해 더 달릴 것”

    필터 교체형 면마스크, 출장 선별진료소, 온라인 수업용 가상 스튜디오…. 서울 강동구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하고, 전국으로 확산된 정책이다. 전국을 선도하는 정책이 나오는 데는 ‘직진남’ 이정훈 강동구청장의 결단력과 추진력이 있었다. 코로나19 관련 정책뿐만 아니라 교통정책에서도 최근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을 턴키 공사 방식으로 이끌어 냈다. 지난달 24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 만난 이 구청장은 “강동구의 성장과 변화를 주민들도 피부로 느낀다고 말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는 강동구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더 열심히 달리겠다”고 말했다.-필터형 면마스크 제작 등 코로나19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주목을 받았는데. “지난 2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면서 취약계층에 배부할 마스크가 부족했다. 복지과, 여성과에서 고민을 하다가 새마을부녀회와 논의해 2월부터 두 달간 구청 대강당에서 마스크 4400장을 제작했다. 마스크 제작에 필요한 재료와 재봉틀을 구에서 준비했고, 부녀회원들이 직접 만들었다. 때마침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필터 교체형 마스크에 보건용 마스크인 KF80만큼 비말 차단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서울, 강원, 부산, 제주 등 140여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했다.”-집단감염이 의심되는 현장에 최초로 출장 선별진료소도 설치했는데. “대형교회인 명성교회 부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곧바로 교회 앞마당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위기가 발생할 경우 초동 대처를 잘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틀 만에 목회자와 교회 직원 등 254명을 검사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다른 자치구에서도 콜센터, 교회, 학교 등 집단감염 우려가 있을 때마다 현장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강동구가 코로나19 정책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빅데이터를 이용해 우선 지역을 선정해 집중 방역을 했다. 길거리 유동인구, 버스 승하차 정보, 확진자 방문지 등의 데이터로 우선 방역 10개 구역을 선정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주력했다. 필터 장착 면마스크, 빅데이터 방역 우선 지역, 온라인 수업을 위한 강동 e-스튜디오 등 강동구의 정책 26건이 행정안전부 정부혁신1번가 사이트에 혁신 사례로 등재됐다. 지난달에는 영국 BBC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저지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지방정부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강동구 보건소를 방문하기도 했다.”-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경제가 침체됐는데 대책은 무엇인가. “임대료 인하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협약을 체결했다. 임대인 506명이 참여했고, 참여 점포는 1448개를 넘어섰다. 구청 공무원들이 나서 열심히 홍보한 덕택이다. 서울 자치구 최초로 소상공인을 위한 풍수해 보험료를 전액 지원한다. 소규모 음식점 주변 주차 단속을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는 하지 않기로 했다. 공영주차장 18곳에서는 1시간 무료 주차를 지원한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소형 음식점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무상으로 수거한다.” -지하철 3개 노선 연장사업 등 교통 호재가 많은데. “강동구에서는 5·8·9호선 연장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은 서울시에 수차례 건의해 설계와 시공을 일괄 입찰하는 턴키 공사로 확정됐고, 사업 기간이 14개월 단축됐다. 내년에 착공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 길동생태공원, 한영고, 고덕역, 고덕강일1지구까지 연결한다. 고덕강일1지구에서 하남 미사를 거쳐 남양주 왕숙까지 연장하는 사업을 위해 하남시, 남양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5호선 연장사업은 올해 말 전 구간이 개통되고, 둔촌동역~굽은다리역 직결 노선 계획이 추가됐다. 8호선 암사역~구리시~별내신도시 구간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GTX D노선 유치도 추진하고 있는데. “강동구 경유 노선 신설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이달 말이면 결과가 나온다. 강동구는 2023년이면 55만명, 2030년이면 인구 60만명의 도시가 된다. 교통수요가 풍부해 서울 동부 지역의 교통거점도시로 적합하다. 인구밀도와 교통수요 등을 고려해 최적의 노선을 찾아낼 계획이다. 10만 주민 서명운동을 벌여 정부와 서울시에 GTX D노선 역 신설을 건의하겠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정훈 구청장 ▲1967년 전북 정읍 출생 ▲호남중·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더불어민주당 강동갑 지역위원회 사무국장(2010~2018) ▲8·9대 서울시의회 의원(2010~2018) ▲문재인 대통령 후보 교육특보(2017)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2017) ▲서태평양지역 건강도시연맹 운영위원회 의장(2018~2020) ▲민선 7기 강동구청장(2018~) ▲부인 전은희(46)씨와 2남
  • 고양 교회발 코로나19 어린이집·타지역으로 확산 ‘n차 감염’ 비상

    경기 고양시 교회들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어린이집과 원생을 거쳐 원생의 가족과 지역 자치공동체,타지역으로까지 확산하고 있어 ‘n차감염’ 비상이 걸였다. 9일 고양시에 따르면 이날 A(60대·고양시 116번)씨와 B(60대·고양시 117번)씨가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자원봉사센터 매니저로,지난 6일 주민자치위원인 60대 C씨(고양시 108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풍동 시립 숲속 아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3세 원아(고양시 105번)의 외할머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집단 감염이 발생한 반석교회 확진자 중 이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20대 보육교사(고양시 101번)가 포함됨에 따라 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 전수검사를 했다. 그 결과 지난 8일 어린이 2명과 보육교사,원장 등 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고양시는 일산동구 풍동 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또 다른 20대 보육교사(고양시 104번)와 3세 여자 원생(105번),3세 남자 원생(106번),50대 원장 (107번) 등 4명이 이날 오전 3시 57분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7시 26분쯤 3세 여자 원생(105번)의 가족이 잇따라 확진됐다. 이 원생의 40대 아버지(111번)와 60대 외할머니 C씨(108번),C씨의 40대 둘째딸(109번)과 외손녀 2명(110번·112번)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3대 일가족 7명이 양성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또,C씨가 속한 풍산동 주민자치회 다른 위원인 50대 남성(고양시 114번)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관계 당국은 A씨를 성남시의료원에 입원 조치하고 접촉 가족 2명에 대해 검사를 할 예정이다. 또 A씨가 지난 6일 도시관리공사 2층에서 매니저 간담회를 하고,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사실이 파악돼 추가 검사를 할 예정이다. B씨(고양시 117번)는 서울에서 일하는 상인으로,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고양시 102번 확진자와 시장에서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102번 확진자는 어린이집 보육교사(고양시 101번) 확진자의 가족이다. B씨 역시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로 분류돼 이날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24명으로 늘었다. 고양시의 또 다른 교회인 덕양구 주교동 소재 기쁨153교회와 관련 확진자도 2명 늘었다. 현재 교회 관련 확진자는 교인이 8명,가족과 지인이 1명,직장 관련 확진자가 11명 등 총 20명 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 교회 목사가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엘골인바이오’라는 다단계 판매업체에 속해 있는데 이 업체와 관련해 인천 연수구 거주 50대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경기 양주 산북초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목사 부인과 접촉한 의정부 신곡동 거주 60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양시는 풍산동 주민자치위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주민센터를 11일까지 폐쇄한다.민원 사항은 인근 식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주교동 기쁨 153 교회와 풍동 반석교회 등 관내 종교 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이자 대시민 호소문을 냈다. 이 시장은 호소문에서 “주교동과 풍동지역 교회에서 최초 감염이 발생한 후 잇따라 확진자가 나와 시에서는 오늘부터 모든 종교시설에 집합제한 명령을 내려 종교시설 내 소모임 등을 금지한 상태”라며 “시는 현 단계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중대 고비로 생각하며 9일부터 2주간은 모든 종교활동과 단체모임·식사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고양 교회발 코로나19 ‘무섭게’ 확산…“속도 빨라져”

    고양 교회발 코로나19 ‘무섭게’ 확산…“속도 빨라져”

    “지역사회로 확산 차단 중대 고비, 2주간 모든 종교활동 및 외부활동을 자제해 달라” 지난 5일 경기 고양시 풍동 반석교회와 주교동 기쁨153교회에서 각각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김안현 덕양구보건소장은 “올 상반기 보다 전파 속도가 2배 가량 빠를 만큼 바이러스가 강력해진 것 같다”며 외출자제와 마스크 착용을 신신당부 했다. 9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60대 여성 A씨(고양시 116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6일 풍동주민자치위원인 60대 B씨(고양시 108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풍동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에 다니는 3세 원아(고양시 105번)의 외할머니다. 이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20대 보육교사(고양시 101번)는 지난 5~6일 집단 감염이 발생한 반석교회에 다닌다. 방역당국이 어린이집 관련자들을 상대로 전수조사한 결과 B씨를 포함해 B씨의 둘째 딸과 셋째딸, 사위, 손녀 3명 등 3대 일가족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째 딸과 첫째 딸의 아들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B씨가 속한 풍산동 주민자치위원회 50대 남성(고양시 114번)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24명으로 늘었다. 반석교회 집단감염은 이미 ‘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을 거쳐 지역사회로까지 ‘n차 전파’가 이어진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A씨가 지난 6일 고양도시관리공사 2층에서 매니저 간담회를 하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사실이 파악돼 추가 검사할 예정이다. 고양시는 B씨 등 풍산동 주민자치위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주민센터를 11일까지 폐쇄한다. 민원 사항은 인근 식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처리한다.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의 또 다른 교회인 ‘기쁨153교회’ 확진자도 이날 1명이 늘어 나흘만에 누적 19명이 됐다. 이 중 8명은 강남 다단계 판매업체 ‘엘골인바이오’와 관련이 있다. 이 교사 목사가 엔골인바이오에서 직원 3명과 평일 합숙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후 배우자 및 자신의 교인들에게 전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덕양구 주교동 기쁨153교회와 반석교회 등 종교시설 중심 확산세가 계속되자, 이날 대시민 호소문을 냈다. 이 시장은 “현 단계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중대 고비”라면서 “2주간 모든 종교활동과 단체모임·식사 등 외부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 소장은 “봄에 유행하던 코로나19는 의심환자 접촉 후 4~5일 후 증상이 발현됐는데, 요즘은 2~3일만에 증상이 나타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외출 자제와 마스크 착용이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벼랑 끝, 자신의 내면을 볼 때

    벼랑 끝, 자신의 내면을 볼 때

    임신 초기 자연유산을 진단받고(‘마켓’),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별안간 파혼당한다(‘완전한 하루’).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생면부지의 괴한에게 습격을 당하기도 한다(‘사치와 고요’). 기준영 작가의 소설집 ‘사치와 고요’ 속 주인공들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삶 일부를 영영 잃어버린다. 특기할 점은 누군가는 삶의 전부를 잃어버렸다고 자책할 수도 있는 시간에 그들은 자신의 내면 풍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데에 있다. 수록작 ‘완전한 하루’에서 파혼을 겪은 주현은 예전과 똑같은 사람일 수 없다. 지인들과 다닥다닥 붙어 앉아 먹는 점심시간을 견딜 수 없어 한동안 식사를 거르고 창밖을 내다보며 사과를 먹는다. 이런 주현의 앞에 나타난 민규는 한때 자신의 형수였던 이와 해외로 도피했던 인물이다. 다사다난했던 과거를 얘기하면서 그들은 문득 깨닫는다. 지난 사랑의 실패로 지금 서로의 앞에 와 있다는 사실을. ‘여기 없는 모든 것’에 등장하는 남녀도 10여년간 기묘한 관계를 유지한 독특한 사이다. 인주와 이석은 지인이 만든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나 인주의 가족들 앞에서 ‘애인 대행’을 하는 사이로까지 나아간다. 그들 사이에 연인이라고 할 만한 진전까지는 생기지 않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인주에게 감정적으로 가장 의존적이던 두 존재가 그녀를 떠나갈 때 이석이 모두 함께했다’(63쪽)는 것이다. 반려견과 어머니가 떠나갈 때 인주의 곁에는 항상 이석이 있었다. 다른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는 ‘최초의 자리’를 서로 공유한 그들은 한낮의 숲속에서 벌거벗고 지내도 서로 거리낌이 없는 사이가 됐다. ‘사치와 고요’ 속 인물들의 미덕은 극한 상황에서도 나와 타인을 돌아보는 긍정에서 온다. ‘때로 낮에 넘어졌던 자리가 어떤 문장을 쓰게 되리라는 예감 같은 것이었음을 밤이 되기 전에 알아차립니다.’(292쪽) ‘작가의 말’ 속 문장처럼 ‘넘어져도 괜찮아’를 몸소 보여 주는 짧은 소설 9편의 등장이 반갑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토사 덮친 집·밭 걱정도 힘든데… 텐트밖 마스크까지 답답”

    “토사 덮친 집·밭 걱정도 힘든데… 텐트밖 마스크까지 답답”

    집 잃고 학교 체육관서 56명 텐트 생활자원봉사자 오는데 마스크 지급 못받아농경지 복구 손도 못대 얼굴에 근심 가득“이 경황에 코로나를 걱정해야 하나요.” 집중호우가 번갈아가며 곳곳을 파괴한 충청권 주민들은 복구작업 늑장에 불만을 터뜨리며 코로나19 감염도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예측 못하는 폭우가 쏟아지고 일손까지 부족해 농경지 등에는 복구의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5일 오전 찾은 충북 음성 삼성중 강당의 이재민생활시설 안은 침묵이 흘렸다. 얼굴은 근심이 가득했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점심을 먹으려고 이재민들이 탁자에 붙어 앉자 군 공무원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며 간격을 띄우라고 요구했다. 군 관계자는 “노인들이 불편해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앞으로 식사도 텐트 안에서 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정자(62)씨는 “텐트 밖에만 나오면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서 “집이나 밭에서도 안 쓰는 마스크를 종일 쓰고 있으니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사가 덮친 밭 걱정하기도 힘든데 마스크까지 괴롭힌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정덕자(71)씨는 “마스크를 신줏단지 모시듯이 한다”며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코로나 걱정을 안 할 수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비가 하루만 늦게 왔어도 자식들에게 아로니아를 수확해 줄 수 있었는데”라며 끝내 눈물을 훔쳤다. 이곳에는 지난 2일부터 삼성면 이재민 56명이 생활하고 있다. 최대 3명까지 누울 수 있는 텐트 29개가 설치돼 있다. 서울신문과 이날 전화로 연결된 충남 천안시 수신면 장산3리 이장 안이근(59)씨는 “오늘도 비닐하우스 물이 안 빠져 손도 못 대고 있다”면서 “모터로 물을 퍼내야 하는데 전기가 끊겼다. 한전에 연락했더니 ‘비 피해가 너무 광범위하니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동네 전파사에 연락해 (모터를) 돌릴 방법을 찾는데 이게 언제 될지 아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마을은 지난 3일 폭우가 쏟아져 ‘아우내 오이’와 ‘수신 멜론’을 심은 비닐하우스 50동 3만 3000㎡가 침수됐다. 안씨는 “이틀이 지나니 흙탕물 묻은 열매와 잎이 썩고, 벼도 이삭이 누렇게 변했다”며 “오늘도 비가 떨어지는 농경지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3년 전에도 수해가 나 도청에 준설을 요구했더니 환경단체 (오리 서식지라며) 반대 탓을 하더라”며 “사람 목숨이 오리 새끼만도 못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평촌3리 주민 이덕희(63)씨는 “이웃 5명이 여전히 마을회관에서 묵고 있다”며 “자원봉사자들이 오는데 마스크는 지급도 못 받았다”고 전했다. 이곳은 온양천 도로 100m가 붕괴돼 10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음성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 경황에 코로나까지”…수해 주민들 늑장 복구와 코로나 걱정 이중고

    “이 경황에 코로나까지”…수해 주민들 늑장 복구와 코로나 걱정 이중고

    “이 경황에 코로나까지 걱정해야 하나” 집중호우가 번갈아가며 곳곳을 파괴한 충청지역 주민들은 수해 원인과 복구작업 늑장에 불만을 터뜨리며 코로나19 감염도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예측 못하는 폭우가 쏟아지고 일손까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자치단체는 물에 잠긴 도로와 무너진 저수지 제방 등 기반·공공시설 우선 복구에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농경지 등은 손이 다 미치지 못하고 있다.서울신문과 5일 전화로 연결된 충남 천안시 수신면 장산3리 이장 안이근(59)씨는 “오늘도 비닐하우스 물이 안 빠져 손도 못대고 있다”면서 “모터를 돌려 물을 퍼내야 하는데 전기가 끊겼다. 한전에 연락했더니 ‘비 피해가 너무 광범위하니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동네 전파사에 연락해 (모터를)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이 게 언제 될지 아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마을은 지난 3일 폭우가 쏟아져 ‘아우내 오이’와 ‘수신 멜론’을 심은 비닐하우스 50동(3만 3000㎡)이 지붕만 남을 정도로 침수됐다. 안씨는 “이틀이 지나니 흙탕물 묻은 열매와 잎이 썩고, 벼도 이삭 사이가 누렇게 변했다. 수확해봐야 싸라기밖에 더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비가 떨어지는 농경지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다”면서 “(농사는) 농민이 죽고 사는 문제인데…”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3년 전에도 수해가 나 도청에 하천 준설을 요구했더니 환경단체 (오리 서식지라며) 반대와 예산 탓을 하더라. 분명 인재다”면서 “사람 목숨이 오리 새끼 목숨만도 못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평촌3리 주민 이덕희(63)씨는 “이웃 5명이 여전히 마을회관에서 묵고 있다”며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오는데 마스크는 지급도 못 받았다”고 전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온양천변 도로가 100m 넘게 무너지며 마을로 물이 들이닥쳐 순식간에 지붕만 남은 집이 10 가구에 이를 정도로 차오르자 산으로 도망 치고 아들·딸네로 피신하느라 몸만 겨우 빠져나왔다. 이날 오전에 찾은 충북 음성 삼성중 강당의 이재민생활시설 안은 침묵이 흘렀다. 얼굴은 근심이 가득했고, 사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점심을 먹으려고 이재민들이 식탁에 붙어 앉자 군 공무원이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며 간격을 띄우라고 요구했다. 강당 입구에서는 보건소 직원들이 방문객 발열체크와 소속제 살포 작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군 관계자는 “노인들이 불편해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며 “앞으로는 식사도 텐트 안에서 각자 먹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이정자(62)씨는 “강당에서도 텐트 밖에만 나오면 무조건 마쓰크를 써야 한다”면서 “집이나 밭에서도 안 쓰는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고 있으니 너무나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사가 덮친 밭 걱정하기도 힘 든데 마스크까지 괴롭힌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정덕자(71)씨는 “마스크를 신줏단지 모시듯이 한다”며 “단체생활을 하다보니 코로나 걱정을 안할 수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비가 하루만 늦게 왔어도 자식들에게 아로니아를 수확해 줄수 있었는데…”라며 끝내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이곳에는 지난 2일부터 삼성면 이재민 56명이 생활하고 있다. 많게는 3명까지 누울 수 있는 텐트 29개가 설치돼 있다. 충남도는 이날 천안 아산 금산 예산을, 충북도는 충주 제천 음성 단양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까지 사망 15명, 실종 11명이라고 발표해 전날과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과 충청 등 중부지방에 100∼300㎜(최대 5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해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음성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출근길·국밥집·아동시설… 골목 1만 5000보 ‘민원 해결사’

    출근길·국밥집·아동시설… 골목 1만 5000보 ‘민원 해결사’

    지난달 30일, 장마의 한복판에서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서울 금천구 시흥3동에서만 1만 5000보를 넘게 걸었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습도가 높아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쳤다. ‘골목구청장’이 돼 시흥3동을 찾은 유 구청장은 주민센터 등 모두 22곳을 방문하며 주민의 이야기를 들었다. 오전 7시 5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쉴 틈 없이 시흥3동을 돌아다닌 유 구청장은 “오랜만에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니 힘든 줄 모르겠다”며 “오늘 들은 민원을 꼭 해결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오전 7시 50분, 시흥유통센터 버스 정류장 인근에서 출근길 인사로 시작했다. 유 구청장이 “마스크 꼭 하고 다니세요”라며 인사를 하자 출근하기 바쁜 시민들도 “고생 많으십니다”고 대답했다. 인근 나눔가게에서 순댓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면서도 주인장의 민원을 들었다. 매출액이 기준보다 조금 벗어났다는 이유로 코로나19 지원을 받지 못한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아침 식사를 마친 유 구청장은 남부도로사업소 건물을 찾았다. 이곳 별관에는 목욕탕, 작은도서관 등 주민편의시설이 새로 들어섰다. 유 구청장은 “주민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 생겼는데 코로나19로 운영을 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다음달 문 여는 박미보건지소 시설을 꼼꼼히 점검했다. 주민 김명자(70)씨는 “목욕탕, 운동시설 등 주민에게 꼭 필요한 공간이 생겨 기쁘다”면서 “앞으로는 멀리 있는 보건소를 가지 않더라도 동네에서 쉽게 건강 점검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로 이동한 유 구청장은 점심을 준비하는 주방 등 시설을 둘러봤다. 센터장 조원근(63)씨가 “코로나19로 실내에만 있다 보니 아이들이 답답해한다”고 말하자 유 구청장은 “구청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텃밭에 아이들을 데려가면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고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밖에도 어르신 생활공간인 보린주택 2호점, 박미회관 벽화작업 현장, 성·가정폭력 전문상담시설, 시흥대로 보도정비공사 현장,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진달래공원 물놀이시설, 무더위쉼터 등을 연달아 방문했다. 유 구청장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첫째, 셋째 목요일에 ‘골목구청장’이 돼 10개 동을 모두 돌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는 지난해처럼 자주 동네를 방문하기는 어렵지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골목구청장으로 주민을 찾아갈 계획이다. 유 구청장은 “오늘 들은 이야기 중 ‘주민들이 직접 조성한 장미길을 관리하는데 도와달라’는 민원은 꼭 해결하고 싶다”며 “구청에서 지원할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법원 “초등교사가 점심시간에 벌어진 사고까지 책임 못 져”

    법원 “초등교사가 점심시간에 벌어진 사고까지 책임 못 져”

    점심시간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다투다가 다친 것까지 담임교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신종열 부장판사는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과 부모 및 담임교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가해 학생 측만 7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동급생들이 점심시간에 다툼을 벌였다. 가져간 물건을 돌려달라며 가해 학생이 몸을 밀쳤고, 이로 인해 피해 학생은 뒤로 넘어져 두개골 골절과 뇌진탕 등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가해 학생과 부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담임교사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는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교내 생활 관련 지도·감독 의무를 부담하는 사람이고 사고가 학교 일과 시간에 교내에서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돌발적이고 우연히 발생한 이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서 “두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생으로 저학년생에 비해 학교생활 전반에 관한 교사의 지도·감독이나 개입이 덜 요구된다”며 “이 사고가 발생한 때는 수업시간이 아닌 점심시간이라 교사가 학생들의 행동을 일일이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두 학생이 평소 사이가 나빴다는 정황이 없고 사고가 갑자기 일어난 데다 사고 직후 담임교사가 피해 학생의 상태를 확인하고 조퇴 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청약경쟁률 234 대 1… 중국 부동산 광풍 코로나도 못 막다

    청약경쟁률 234 대 1… 중국 부동산 광풍 코로나도 못 막다

    지난달 21일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광밍(光明)구 진룽제(金融街) 화파룽위화푸(華發融御華府) 아파트단지 394가구 신규 분양 청약에 8998명이 몰렸다. 청약 당첨 확률은 4.37%밖에 안 된다. 청약금이 1인당 100만 위안인 만큼 90억 위안(약 1조 5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전날인 20일 밤 선전시 바오안(寶安)구 신진안하이나궁관(新錦安海納公館)단지 5가구 분양에도 청약자 1171명이 몰렸다. 신진안하이나궁관 청약당첨 확률은 고작 0.4%에 불과하다. 주택 1채를 놓고 234명이 경쟁한 셈이다. 앞서 3월 선전시에선 신축 아파트 288채가 온라인에서 8분 만에 완판됐다. 지난 28일 기준 전 세계 사망자 수가 65만명을 돌파했을 만큼 무서운 코로나19도 중국의 집값 상승세를 꺾지 못한 것이다. 1년 전 2000여가구 가까운 1차 분양 물량이 나왔을 때 927명만 청약에 참여했던 상황과 비교할 때 상전벽해나 다름없다.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중 한 곳인 롄자(家) 자오원하오 상하이지사 중개사는 “지난 3월에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할 때부터 주말에는 점심도 먹지 못할 정도였다”며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다수는 중국 위안화가 세계 경기의 급속한 하강으로 평가절하할 것을 우려해 주택을 일종의 피난처로 생각하며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를 필두로 중국에 부동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3.2%를 기록하는 등 경제회복에 가속이 붙으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경기부양을 위해 푼 돈이 부동산으로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신용융자 대출 규제를 푼 점도 부동산 구매를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 5월(8.1%)의 증가세도 뛰어넘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경제 지원에 주력하면서 건설 활동 활성화와 신용규제 완화에 주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도시의 주택 가격이 지난 6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상승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주택 투자는 코로나19 사태의 한복판이던 지난 2월 주택 투자가 급감했는데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 1.9% 증가했다. 중국 최대 주택건설업체인 중국헝다(恒大)그룹은 3월부터 부동산 판매가 급증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1월 전망치보다 23%나 높였다고 WSJ는 덧붙였다. 이에 힘입어 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기하는 자금도 천문학적 규모에 이른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부동산에 몰린 돈은 무려 52조 달러(약 6경 2700조원)에 이른다. 이 같은 규모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2배이고 미국 채권시장 전체를 넘어선다. WSJ는 “(이를 근거로) 많은 경제학자들은 중국 부동산 버블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넘어섰다”고 경고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부동산 시장 버블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미국의 2000년대 부동산 고점을 뛰어넘은 데 이어 미국과의 격차를 점점 크게 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06년 기준 연간 9000억 달러가 몰리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곤두박질친 미 부동산 시장은 2010년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는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 시장은 2015년 9100억 달러로 미국을 추월했고 올해 6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무려 1조 4000억 달러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WSJ는 “지난달 유입 자금은 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 소매업체에서 일하는 한 중국인은 “선전에 부동산을 구매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부동산에 납치됐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에서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택 소유가 불법이었지만 지난 1998년 주택소유권을 인정한 뒤 현 중국 도시 가구의 95%가 한 채 이상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의 주택보급률 65%보다 훨씬 높다. 중국 부동산 붐은 그간의 경제 성장을 이끈 촉매제이자 중국 중산층의 부의 원천인 동시에 정부 재정을 불려 주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기업으로 가야 할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며 부작용도 속출했다. 시대적 광풍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많은 가구들이 엄청난 빚에 시달리게 됐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9년까지 10년간 가계대출 증가액 11조 6000억 달러 가운데 중국이 57%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의 비중은 19%에 그쳤다. 일부 중국 도시의 주택 가격은 이미 집값이 세계 최고 수준인 도시와 맞먹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2018년 현재 중국 전체의 평균 주택 가격은 평균 소득의 9.3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8.4배)보다 높았다. 톈진(天津)의 고급아파트 가격은 1㎡당 9000달러로, 영국 런던 최고가 지역의 평균 가격 수준이다. 하지만 런던 시민의 가처분소득은 중국 톈진보다 7배나 높다.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달아오르는 것은 중국 경제에 희소식이지만, 부동산 가격의 거품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로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7년부터 “주택은 살기 위한 곳이지 투기를 위한 곳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시장 단속에 나섰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주택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된 가계금융 차입 비율이 57.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부동산 매수자들은 정부가 시장이 무너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란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주택 가격이 폭락할 경우 대다수 중국 가계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사회 불안을 조성할 수 있는 만큼, 도시 부동산은 경제 상황에 관계없이 안전한 투자처가 될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는 얘기다. 돈 많은 중국인 입장에서는 계속 주택 구매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중국인 부동산 투자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가 돈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미국에서는 증시가 상승하지만 중국에서는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정부들이 보유 토지를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하고 주택가격을 올리기 위해 구매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내 최소 26개 성에서는 선수금 조건을 완화하거나 보조금을 주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당황한 중국 중앙정부는 산둥성 지난(濟南), 광둥성 광저우(廣州) 등 12개 도시에 부동산 규제 완화를 불허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중국 시난(西南)재경대 중국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무주택자들의 주택구매 수요는 떨어진 반면 다주택자들의 주택구매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가계금융 전문가 간리(甘犁) 텍사스 A&M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것은 투기의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투기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주택을 주식시장이나 해외 자산보다 더 안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팬데믹으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기 때문에 투자할 여지가 늘었고, 이는 곧 더 큰 주택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과자에 맛들인 갈매기, 수년째 절도 행각…야생성 상실?

    과자에 맛들인 갈매기, 수년째 절도 행각…야생성 상실?

    과자에 중독된 갈매기의 범죄(?) 현장이 포착됐다. 2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데번주 엑스머스시 신문잡화점에 문이 닳도록 매일같이 드나드는 갈매기 한 마리가 있다고 전했다. 가족과 함께 상점을 운영하는 캐슬린 고다드(19)는 “몇 년째 갈매기 한 마리가 가게를 드나들며 과자를 훔쳐 간다”고 밝혔다. 고다드는 “해마다 여름이면 갈매기가 나타나는데, 꼭 점심시간이나 오후 4시쯤 가게에 들른다. 내쫓아도 뻔뻔하게 과자를 들고 달아난다”고 설명했다.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갈매기 한 마리가 과자를 입에 물고 뒤뚱거리며 가게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긴 하나 거리낌 없는 행동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 보인다. 가게 밖에 자리를 잡은 갈매기는 가뿐히 과자 봉지를 뜯은 뒤 여유롭게 내용물을 쪼아먹었다. 고다드는 “갈매기는 특히 바비큐맛 과자를 좋아한다. 거의 매일 왔기 때문에 그간 쌓인 외상값도 꽤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번은 갈매기를 내쫓다가 바닥에 떨어진 지폐 한 장을 발견했다. 갈매기가 외상값을 갚고 갔나 보다며 아버지와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말했다.손님들도 그런 갈매기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가게를 자주 찾는 손님 한 명은 “갈매기가 매일 가게에 있다. 유유히 가게 안으로 들어가 아주 자연스럽게 과자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너무 황당하다”고 밝혔다. 갈매기를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대다수지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자 부스러기 등 사람들이 무심코 던져준 먹이에 얼마나 적응이 됐으면, 직접 먹이활동을 하지 않고 과자를 훔쳐 가겠느냐는 것이다. 야생본능 상실이 곧 생존력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갈매기는 잡식성으로 물고기나 해산물은 물론 벌레나 쥐, 작은 새, 식물의 열매, 곡물 등을 먹는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갈매기에게 새우맛 과자를 던져주는 행위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몇몇 전문가는 총 먹이량 중 과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문화마당] 목수의 지혜/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목수의 지혜/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샤넬, 구찌 같은 명품 브랜드들이 코로나19가 유럽을 강타하자 소독제와 마스크의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제조 일선에 나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향수 제조업체의 기술과 제조 기반으로 소독제를 만들고, 의류 재봉 기술과 천소재의 활용으로 마스크를 만드는 일은 어떻게 보면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어려운 국면에 대응하는 발빠른 대처는 박수칠 만한 결정이었다. 소독제를 담을 용기가 없던 터에 우리가 면세점에서나 보는 그 럭셔리한 명품 향수 용기에 그대로 소독제를 담아 병원으로 보냈다고 한다. 스타인웨이라는 피아노 브랜드는 전 세계 공연장 무대의 99%에서 사용될 정도로 선호되는 피아노의 명품 브랜드다. 1853년에 이 피아노 제조업체를 설립한 헨리 스타인웨이는 원래 음악가나 악기 제작자가 아닌 가구 제작자였다. 그가 부엌에서 그야말로 심심해서 한번 만들어 본 건반 달린 놀이가구가 오늘날 명품 악기로 발전해 남은 것이다. 스타인웨이도 한때 피아노 제조 작업을 일절 중단하고 다른 제품을 생산하던 적이 있다. 2차 대전 당시 군수물품을 제작하기 위해서였다. 세계 최고의 피아노 제작회사로 발돋움하던 시기에 전쟁으로 인한 전사자들을 넣을 관과 비행기를 제작하게 된 것이다. 듣기 전에는 머릿속에서 연결 고리를 전혀 찾을 수 없었던 악기와 관. 스타인웨이가 관을 제작했다고? 어이없었지만 사실이었다. 스타인웨이 공장에서 보고 경험한 과정 중 대부분은 악기나 음악에 관련되지 않고 가구 제작에 가까웠다. 모든 게 총망라된 목공 작업과 양털, 아교, 가죽, 도면, 도색 등의 종합적인 과학·화학 분야가 결합된, 어찌 보면 나무로 된 이 세상 제품 중 가장 정교하고 치밀한 제품이 아닐까 한다. 음악가 입장에서 악기 제작을 떠올리면 음향, 음색, 그로 인한 영감과 감동을 생각하겠지만, 그것들은 악기의 탄생부터 사용까지 과정 중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일 뿐이다. 마치 흙으로 빚은 덩이에 숨을 불어넣는 기적을 체험하기도 하지만, 악기의 제작 과정 전반은 어쩔 수 없이 대단히 목공소 분위기다. 사실 공장 안에 있는 장인들은 피아노 음악을 들을 관심이나 기회가 많지 않다. 점심시간이나 일을 마치고 필자가 공장 안에서 피아노 연주를 선보일 때면 그들은 자신의 손을 거쳐간 나무 제작물인 가구가 음으로 꽃피는 순간을 놀라워하며 행복해했다. 한때 스타인웨이를 인수하려 했던 우리나라의 삼익악기도 얼핏 보면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기술적으로 연관성이 너무나 많은 제품을 제조하고 있으니 그 제품은 활이다. 피아노 제작 업체가 활 제작도 잘하는 이유가 있다. 피아노 제작에서 핵심 기술과 성공 여부는 건반이나 철로 된 현이 아니다. 단단한 나무를 힘으로 구부려서 다시 되돌아가려는 강한 탄성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지탱하고 유지하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스타인웨이가 독보적인 이유는 이 기술과 힘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코로나로 대면과 집회가 자제되는 국면에서 악기의 발전은 어떤 방향으로 되고, 어떤 식으로 그 기술을 환원하게 될까? 연주자가 서울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면 그것을 전자 정보로 입력해 전송하고, 동시에 지구 반대편 뉴욕의 피아노와 연결돼 어쿠스틱 실황으로 듣게 될 수 있다는데 언제쯤 상용화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성경에 목수의 아들로 표현되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당시의 산업과 언어 개념으로 봤을 때 오늘날의 목수가 아닌 장인에 가깝다고 한다. 집도 고치고, 가구 제작도 하는 손재주 많은 실천형 만능 장인이다. 오늘날과 같은 위기에는 다시금 목수의 지혜와 창의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獨인구 10%인 800만명이 비건채식주의자 위한 레스토랑 많아밀로 만든 고기, 두유로 만든 햄맛과 멋 다 잡은 코스 요리까지 육식파도 고기가 그립지 않더라나는 고기파다. 고기는 안 가리고 다 잘 먹는다. 삼겹살을 좋아하고, 엄마가 만들어 주는 떡갈비는 일주일도 넘게 먹을 수 있다. 서울 우래옥에서 먹는 불고기를 평양냉면만큼이나 사랑하고, 아무렇게나 굽는 한우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바싹 익힌 한우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이런 내가 베지테리언과 사귀게 되다니. 나를 ‘과격한 육식주의자’라고 놀리던 친구는 말했다. “고기 못 먹어서 어떻게 만나. 너 고기 못 먹으면 히스테리 장난 아니잖아. 아무래도 오래 못 가겠는데?” 나도 이 연애가 엄청 힘들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잘 지낸다. 아직까진. 베를린에선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비건(채식주의자) 레스토랑도 자주 간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먼저 가자고 조를 정도다. 이유는? 맛있어서다. 먹을 만한 정도가 아니라 눈이 동그래질 만큼 맛있다. 남자친구는 치즈와 우유, 생선까지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인데, 우리는 채식보다 더 엄격한 기준의 비건, 즉 유제품과 달걀을 재료로 쓰지 않는 레스토랑에도 자주 간다.단골로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집에서 멀지 않은 베트남 음식점 ‘안 다오’다. 그곳에서 세이탄(Seitan·밀로 만든 식물성 고기)이 들어간 쌀국수와 비건 햄과 두부, 야채들이 들어간 카레우동과 밥을 즐겨 먹는다. 돌솥 같은 그릇에 국물이 자작하게 담긴 ‘카포’는 콩으로 만든 새우와 그린 바나나, 각종 야채, 견과류 등이 들어 있는 음식이다. 유기농 콩으로 만든 요구르트와 두유로 만든 조림 국물은 우리네 생선조림처럼 혀에 착 붙는다. 밀로 만든 고기는 진짜 고기처럼 쫄깃쫄깃하고 두유로 만든 햄도 굳이 말하지 않으면 일반 햄과 별로 다르지 않은 맛이다. 베를린에서 즐겨 가는 단골집이 비건 음식점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웃긴 일이었다.●베를린 ‘주류문화’가 된 채식 남자친구가 아니었다면 베를린에서 이렇게 채식이나 비건 레스토랑을 자주 가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발을 들이고 나니 채식의 문턱이 그 어느 도시보다 매우 낮다는 걸 실감한다. 실제로 베를린은 ‘유럽 비건의 수도’로 손꼽힌다. 동물 복지와 환경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소수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채식을 일상화하고 있다. 독일 전체 인구 중에는 10% 해당하는 800여만명이 채식 인구다. 그 중심에 베를린이 있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미 ‘주류문화’가 됐다. 진짜 베를리너가 되려면 베지테리언이 돼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당신도 베를린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혹은 그녀가 베지테리언일 확률은 반 이상이라고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장담한다. 그렇다면 베를린은 어떻게 채식과 비건의 수도가 될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의 시점에서 얘기하자면, 베를린에는 채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정말 많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음식점도 많지만 일반 레스토랑도 ‘채식 메뉴’를 잘 갖추고 있다. 육식주의자인 나와 채식주의자인 남자친구가 어느 레스토랑에서나 서로 먹고 싶은 걸 사이 좋게 고르고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베를린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이 고기가 안 들어간 메뉴를 찾아 멀리 발품을 팔거나 힘들게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동네 음식점 가듯이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비건을 위한 식당 가이드 앱 ‘해피카우’는 이런 ‘비건 프렌들리’ 식당이 베를린에 600여군데 있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식당은 200여군데에 달한다.●팔레스타인·이스라엘인 함께 운영하는 ‘카난’ 채식 및 비건 전문 음식점 중에는 지향하는 콘셉트나 의도가 단연 돋보이는 곳이 많다. 그중 한 곳은 채식 전문 식당인 ‘카난’(Kanaan)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의 그 ‘가나안’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건 두 오너 때문이다. 지금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적의 두 사람이 함께 문을 열어 화제가 됐다. 이스라엘인 오즈 벤 데이비드와 팔레스타인인 잘릴 다빗이 음식을 통해 평화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후무스와 팔라펠을 메인 메뉴로 두고 있다. 후무스는 종류만 7가지에 달한다. 우유와 달걀을 이용한 채식 메뉴가 대부분이고 우유 대신 두유로 만든 요구르트 소스의 후무스 버거 등 비건 메뉴도 잘 갖추고 있다. 이곳이 특별한 건 또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난민과 성 소수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도 큰 이슈가 되는 난민과 인종차별, 성차별적 문제를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적극 해결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에 필요한 식재료 공장을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현지인들을 지속적으로 돕는다. 음식도 맛있다. 강황이 들어간 매콤한 버섯 후무스와 팔라펠 플레이트는 둘이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도 많고 맛있다. ●쓰레기 제로 추구하는 ‘프레아 레스토랑’ 독일에선 명품이나 비싼 옷 입고 티 내는 걸 촌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자들도 잘사는 티를 잘 안 낸다. 베를린 거리에는 그냥 아래위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닐 뿐이다. 내가 베를린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채식을 하는 건 매우 고급스럽고 바람직한 습관이라 여긴다. 육류를 먹지 않음으로써 동물들이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사는 걸 막을 수 있고, 지구 환경을 보호할 수 있으며, 자신의 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채식만큼 쉽고 적합한 것이 없다고들 생각한다. “왜 베지테리언이 됐어?” 남자친구를 만난 첫날 물어봤던 것 같다. “동물을 비윤리적으로 사육하고 고기를 얻는 공장식 육류 산업에 반대하기 때문이야. 내가 쓰는 돈이 그곳으로 가는 게 싫어. 고기를 안 먹은 건 열네 살 때부터인데, 그렇다고 고기를 아예 안 먹는 건 아니야. 아이들이 먹다 남긴 치킨이나 고기는 일부러 먹기도 해. 버려지려고 죽은 애들이 아니니까.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사냥꾼에게 잡힌 고기도 맛은 봐. 걔네는 행복하게 살다가 간 거잖아.” 먹다 남긴 고기를 가끔 그가 먹을 때, 즐거워서 먹는 게 아니란 건 이미 표정에서 알겠다. 도저히 못 먹겠는 건 그도 남긴다. 하지만 원래 음식을 안 남기고 먹는 스타일이라 버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구나 그게 고기라면 남이 주문한 음식이라도 버리지 않으려고 대신 먹는다. 나도 가급적이면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쓴다. 베를린의 레스토랑은 음식의 양이 기본적으로 많아서 고기 메뉴를 시키면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다 못 먹을 것 같으면 그냥 채식 메뉴를 시킬 때도 있다. 남기지 않는 것,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 또한 베를린에서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제로’로 만들자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확산하는 이유다.미테 한복판에 있는 ‘프레아’(FREA)는 ‘세계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식재료는 가까운 산지에서 포장되지 않은 상태로 공급받고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테이블에는 일회용 냅킨 대신 부드러운 면 손수건을 놓는 식이다. 음식은 모두 채식과 비건 메뉴로 돼 있으며 일체의 동물성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헤이즐넛을 이용해 만드는 커피와 쌀로 만든 우유, 직접 만드는 사워도 빵과 파스타 등 더 건강하고 질 좋은 재료를 만드는 데 열심이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것이 기본 취지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쓰레기는 레스토랑 내에 설치된 음식물 처리 기계를 통해 퇴비로 만든다.베를린의 힙스터들이 모이는 ‘프레아’에서 머리를 앙증맞게 옆으로 묶은 남자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음식을 고른다. 건강식 샐러드와 홈메이드 파스타 혹은 구운 감자가 메인으로 나오는 점심코스는 16유로. 적당한 가격에 폼 내기도 좋아서 서울에서 친구가 오면 당장 데려가고 싶은데, 여행은 언제나 가능해질까. 채식 어렵다고? 베를린 마트 ‘비건 패티’ 즐겨 봐●비건 음식이 파인다이닝을 만났을 때 ‘러키 리크’ 남자친구를 만난 지 1년, 베를린에서 산 지 7개월이 된 기념으로 모처럼 근사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러키 리크’ 레스토랑은 비건 음식을 파인다이닝 콘셉트로 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베를린에서 꼭 가 봐야 할 비건 레스토랑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베를린에서 더 많은 비건 음식과 레스토랑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터라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 저녁에만 열고 코스요리로만 내기 때문에 아무 때나 가긴 버거웠다.2011년에 오픈한 ‘러키 리크’는 두부나 콩을 이용한 단순한 비건 음식이 아니라 실제 소고기처럼 느껴지는 스테이크, 일반 치즈와 전혀 분간이 안 가는 비건 치즈 등을 독창적으로 선보이며 입소문을 탔다. 비트를 구워 만든 스테이크가 어떻게 진짜 스테이크 같은 맛을 내는지 너무 궁금했다.‘러키 리크’의 메뉴는 딱 한 가지. 샐러드, 수프, 두 가지의 메인 음식, 디저트로 구성된 메뉴에서 3코스, 4코스, 5코스로 고를 수 있다. 우리가 간 날 메뉴에는 스테이크가 없었다. 대신 아스파라거스로 만든 슈니첼(독일식 돈가스)과 여러 가지 곡물과 야채로 바삭하게 만든 슈니첼이 메인으로 있었다. 아스파라거스 슈니첼은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뻔한’ 맛이 났지만, 곡물 슈니첼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진짜 고기를 씹는 것 같았다. 아몬드로 만든 리코타 치즈도 진짜 치즈 같고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우유 없이 만들었다는 걸 알아채기 어려웠다. 소문대로 러키 리크는 비건 음식을 먹을 때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2% 부족한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만족스러웠다.●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하는 ‘채식’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겐 환경과 동물 보호를 위한 설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채식을 즐길 수 있으려면 고기 맛이 ‘별로’ 그립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능동적인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다. 고기 굽는 소리나 냄새만 맡아도 침이 고이는 사람들이 신념만 가지고 채식을 하기엔 너무 고행이 따를 테니까. 유럽의 비건 마켓 ‘베간츠’의 창업자인 얀 브레딕도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비건 푸드가 비(非)비건 음식보다 맛있지 않으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했는데, 그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고기가 그립지 않은 비건 음식, 과연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매번 햄버거를 사 먹는 게 지겨워서 집에서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 패티는 슈퍼마켓 ‘레베’에서 샀다. 남자친구는 비건 버거로 유명한 ‘비욘드 버거’ 패티를, 나는 소고기 패티를 샀다. 베지 버거는 가히 패티계의 혁명이라 느껴질 맛이었다. 일반 고기와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고, 식감은 더 부드럽고 가벼웠다. 이 놀라운 맛은 이미 빌 게이츠도 투자할 만큼 획기적인 제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이 ‘식물성 고기’의 한 가지 단점이라면, 일반 고기 패티가 2유로대인데 이 비건 버거는 5유로가 넘는다는 것. 진짜 고기이고 가격까지 저렴한데도 더 비싼 비건 패티를 사 먹고 싶은 건 맛 경쟁력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베를린에 와서 고기가 들어간 메뉴를 시키고 남기는 반복을 줄였다. 고기를 끊겠다는 생각을 아직 해 본 적은 없지만, 고기를 먹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비건 음식을 먹는 것이 힘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제 그냥 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한다. 그중 비건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져서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건 패션과 뷰티 아이템, 비건 투어 프로그램 등 라이프 스타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뷰티 제품은 베를린에서 음식만큼 관심이 높은데, 이곳의 흔한 드럭 스토어인 데엠과 로스만에만 가도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비건 뷰티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대형 숍들은 식물성 100%의 자체 비건 브랜드 제품도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베를린에서 산 뒤에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도 거의 반 이상 줄었다. 전에는 쳐다도 안 보던 비건 음식과 채식에 맛을 들이고 있는 요즘, 나는 조금씩 진짜 베를리너가 돼 가는 기분이 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길섶에서] 낮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더위에 장마까지 겹쳐 후텁지근하다. 온몸은 찌뿌드드하다. 눈꺼풀은 점심으로 먹은 음식의 몇 갑절은 될 듯, 천근만근이다. 품위를 잊은 하품은 쉴 새 없이 오도방정을 부린다. 10분 남짓 지났을까. 의자에 앉은 채 빠져든 낮잠이 꿀맛처럼 달콤하다. 정신은 맑아지고 몸은 가볍다. 누가 식곤증이라 부르게 했는지 몰라도 잘못된 표현인 것 같다. 그냥 보약이나 활력 충전제라 했으면 더 친근했을 텐데. 굳이 ‘시에스타’(siesta)라는 더운 나라들의 관습을 예로 들지 않아도 낮잠 좋은지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오뉴월 뙤약볕 아래에서 한나절 일에 지친 농부는 새참에 이은 낮잠으로 벼텨낼 수 있었다. 그야말로 피로 해소제요 활력 비타민이 아니었던가. 밤잠은 청해야지만 낮잠은 불쑥 찾아든다. 그래도 적지 않은 선물 보따리를 남긴다. 하루 15~30분 정도만 낮잠과 친해지면 혈압도 낮추고 스트레스도 줄여 준다. 집중력을 높여 주니 업무 성과도 더 좋아진다. 점심 후 습관처럼 찾는 커피보다는 짧은 낮잠이 실은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나치면 곤란하다. 밤잠을 해칠 수 있어 무기력감과 우울감을 줄 수도 있단다. 돈 안 드는 낮잠이지만 역시나 과욕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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