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젊음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 신촌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 실명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 6억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 완주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06
  • 상인대학 설립·복지타운 조성… 충북, 농시 만들어 농촌 살린다

    상인대학 설립·복지타운 조성… 충북, 농시 만들어 농촌 살린다

    괴산읍 ‘새시장’에 멘토·멘티 상인 매칭증평읍엔 창의파크… 도서관·카페 입주영동 황간면엔 ‘돌봄’ 갖춘 커뮤니티센터단양 매포읍은 ‘매화향기 중심가로’ 추진 진천·삼성·옥천·내수읍은 2단계 후보지로11개 시군에 1곳씩 조성 후 확대할 계획 대학생 농촌 정착 유도하는 정책도 마련젊은층 2~3%·노인복지수혜 6%↑ 기대단양군은 충북 북부권 끝자락에 있지만 유명한 관광지 못지않게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이 몰려든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유년 시절 즐겨 찾았던 도담삼봉은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철쭉이 유명한 소백산은 ‘민족의 명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남한강 맑은 물에서 잡히는 단양 쏘가리는 진미로 평가받으며 전국 유일의 쏘가리 특화거리를 탄생하게 했다. 스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와 잔도는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2019년 한 해 단양 방문객은 1067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울하다.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어 산모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원정출산을 가야 한다.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조차 없는 등 문화 인프라도 열악하다. 인구 1000명당 학원 수는 0.46개로 도내에서 두 번째로 적다. 1㎢당 노인여가복지시설은 0.21개로 전국 평균의 5분의1 수준이다. 젊은층 이탈이 지속돼 65세 이상 노인비율은 27%다. 인구는 점점 줄어 2만 9000여명에 그친다. 청주의 1개 동보다 적다. 북적거리던 관광객들이 빠져나가면 단양군은 외로운 섬이 되는 셈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단양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 11개 시군 가운데 7곳이 소멸위험지역에 해당한다.●청년상인 양성은 중원대와 협력 방안도 구상 농촌의 슬픈 현실을 보다 못한 충북도가 팔을 걷어붙였다. 충북의 농촌살리기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도는 올해부터 농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농시는 농촌과 도시의 합성어다. 도시와 동등한 편리함과 삶의 질을 누리도록 생활권을 개선하는 읍면 중심의 개발전략이다. 농시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 사업 등이 추진되는 읍면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정부 사업과 충북 자체 사업을 한곳에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여러 사업을 각개전투로 여기저기서 진행하면 농촌살리기는 흉내만 내다 끝날 수 있다. 도는 1단계 농시 사업 대상지로 4곳을 선정해 내년까지 총 8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상지는 영동 황간면, 증평 증평읍, 괴산 괴산읍, 단양 매포읍이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차원에서 복지센터와 문화체험시설이 들어서는 괴산군 괴산읍에서는 ‘새시장 젊음의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새시장은 괴산읍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상권의 오래된 명칭이다. 마을이야기를 수록한 지도와 스토리북을 제작하고 골목상권 특화를 위해 괴산음식 콘텐츠 개발, 거리음식 특화사업, 대물림가게 육성 등을 진행한다.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해 골목길 갤러리, 디자인 그늘막, 증강현실(AR) 스포츠시설, 포토존, 스카이라인 조명 등으로 꾸민다. 상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상인대학을 운영하고 이 과정을 이수한 상인과 전문가를 매칭해 주는 멘토·멘티도 추진한다. 시장 홍보를 위해 캐릭터와 관광도시락까지 개발한다. 또한 새시장에 있는 빈 상가를 장기임대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거나 지역주민 공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후속 사업도 마련할 예정이다. 청년상인 양성을 위해 중원대학교와 협력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괴산군 관계자는 “새시장 일대는 주차공간과 즐길거리 부족, 거리환경 낙후 등으로 상업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이번 사업으로 상징성 있는 골목상권이 형성되고 다른 시장과의 차별화 전략을 확보하면 활력과 젊음이 넘치는 특화거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증평군 증평읍에선 정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농시 사업을 공동으로 시행해 창의파크를 건립한다. 주민들의 교육문화기반 구축 및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건립하는 창의파크는 다목적 세미나실, 동아리 활동 공간, 강당, 공동육아 공간, 장난감 대여 및 놀이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었다. 내부시설 구성이 아쉽다고 판단한 도와 군은 농시 사업을 통해 창의파크에 도서관과 마을카페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 계획에 따라 창의파크는 당초보다 2개 층이 늘어난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한다. 증평군 관계자는 “사업 예정지인 증평읍 장동리는 구도심 지역이라 주민들이 함께 여가를 즐길 공간이 없었고, 도서관과 카페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낙후된 구도심에 문화복지시설을 복합화해 신도심에 집중된 서비스의 형평성을 맞추고 주민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엽연초생산협동조합 부지 내 건물 일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건립해 마을 경관도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도내 대학생 37% ‘농촌 정착 의향 있다’ 밝혀 영동군 황간면 옛 황간중학교 부지에는 복합커뮤니티센터를 구축한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비로 복지센터, 보건지소, 목욕탕, 청소년문화의 집 등을 건립하고 농시 사업비로 다함께 돌봄센터, 공동급식소, 헬스장 등을 짓는다. 거대한 복지타운을 형성하는 것이다. 영동군은 커뮤니티센터가 건립되면 황간면은 물론 인근 추풍령면, 매곡면, 상촌면 주민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4개 면 거주자는 모두 4575명이다. 군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황간면의 정주 여건 개선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차원에서 문화의 집 등을 신축하는 단양군 매포읍에선 어린이안전거리, 문화쉼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매화향기 중심가로 조성사업’을 진행한다. 도는 2단계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진천군 진천읍, 음성군 삼성읍, 옥천군 옥천읍, 청주시 내수읍 등 4곳을 후보지로 결정했다. 도는 11개 시군에 1곳씩 농시 사업을 추진한 뒤 이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자치단체와 주민 사이에서 농시 사업 등을 지원할 중간조직도 만들고 있다. 현재 영동군과 진천군은 구성을 마치고 운영 중이다. 도는 대학생들의 농촌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도 마련키로 했다. 농촌이 살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 못지않게 청년층 유입도 절실해서다. 도는 농시 마스터플랜 용역을 진행하며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해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할 방침이다. 설문 결과는 예상보다 희망적으로 나왔다. 충북 지역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37%가 ‘농촌 정착 의향이 매우 많거나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다. 농촌에 정착하는 데 가장 필요한 행정 지원은 ‘일자리 지원’이 63%로 가장 많았고 ‘빈집, 공공임대주택 등을 통한 저렴한 주거지 마련’, ‘창업자금 지원’, ‘귀농귀촌 사전 교육 등 컨설팅 제공’, ‘농촌 기본정보 제공’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일정 기간 생활비와 주거공간 등을 제공한다면 농촌에서 미래를 계획해 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51.1%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문화 즐길 기회 부족’이 농촌 정착 제1 걸림돌 농촌 정착 시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하는 부분은 ‘문화를 즐길 기회가 부족하다’는 답변이 2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거 및 교통이 불편하다’ 16.8%,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 16.2%, ‘청년세대가 부족하다’ 11.2%, ‘병원 등 의료여건이 부족하다’ 10.6% 등으로 나타났다. 충북도 관계자는 “예상보다 농촌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시군과 함께 대학생들을 유입할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시 사업을 통해 청년 및 유아·청소년 인구 2~3% 증가, 노인복지서비스 수혜율 6% 향상, 연간 농가소득 330만원 증가 등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은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의 타격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아 19일 서울 주요 상권 5곳(중구 명동, 서대문구 신촌동, 용산구 이태원1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강남구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사정이 어렵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다음달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 없었다. 명동의 한식업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가 감소했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 명동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저렴하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 받는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이날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프다.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으려고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1년 내내 곤두박질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돈다.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46·가명)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 버렸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식으로 장사했는데 5000~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33·가명)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씨는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하루 300만원까지 찍었던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가명)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 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 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감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후 2·3차를 위해 가던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당구장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하는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 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명품으로 분류할 만한 다른 소매업도 활황이었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 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은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의 타격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아 19일 서울 주요 상권 5곳(중구 명동, 서대문구 신촌동, 용산구 이태원1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강남구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사정이 어렵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다음달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 없었다. 명동의 한식업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가 감소했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 명동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저렴하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 받는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이날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프다.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으려고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1년 내내 곤두박질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돈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46·가명)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 버렸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식으로 장사했는데 5000~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33·가명)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씨는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하루 300만원까지 찍었던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가명·44)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 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 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감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회식 후 2·3차를 위해 가던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당구장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하는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 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명품으로 분류할 만한 다른 소매업도 활황이었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 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관광객 사라진 명동, 낙인에 우는 이태원… “희망이 있긴 할까요”

    관광객 사라진 명동, 낙인에 우는 이태원… “희망이 있긴 할까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은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의 타격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아 19일 서울 주요 상권 5곳(중구 명동, 서대문구 신촌동, 용산구 이태원1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강남구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사정이 어렵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다음달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 없었다. 명동의 한식업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가 감소했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 명동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저렴하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 받는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 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이날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프다.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으려고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1년 내내 곤두박질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돈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46·가명)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 버렸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식으로 장사했는데 5000~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33·가명)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씨는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하루 300만원까지 찍었던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가명)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 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 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감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후 2·3차를 위해 가던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당구장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하는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 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명품으로 분류할 만한 다른 소매업도 활황이었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 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도미노처럼 무너져가는 서울 상권…단, 청담동만 불 밝혔다

    도미노처럼 무너져가는 서울 상권…단, 청담동만 불 밝혔다

    주요상권 5곳 업종별 매출 분석·심층인터뷰‘경제’보다는 ‘방역 우선’ 지침에 생업 포기“버틸 수 있다” 희망은 머지않아 절망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자들이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 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고,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 등이 타격이 컸다. 그 사이 자영업자에게 재난지원금 등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단 ‘방역’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는 20일 서울 주요 상권 5곳(명동, 신촌동, 이태원1동, 종로1·2·3·4가동,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외국인 관광객 감소, 첫 직격탄 맞은 명동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4월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 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에게 유명새를 타면서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그러나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가게가 작아 그나마 고정비가 많지 않아 버티고 있다”며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사람들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가 없었다. 실제로 명동의 한식업 점포당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 떨어진 것이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7~9월) 명동의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전년 동기 대비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낮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춘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30년째 명동 지하상가에서 가방을 판 이경구(가명·62)씨는 “빈집은 3040대 남자 사장들이 냉동창고에서 일하거나 택배, 라이더를 하러 간 것”이라면서 “남은 사람들도 적자이지만 나이가 많다. 올해면 ‘코로나가 끝나겠지’ 하는 희망으로 버틴다”고 했다.●이태원 클럽발 확산, 무서운 낙인효과 “사람들이 이태원을 ‘다녀오면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이러한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 모르겠어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19일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플 수밖에 없다. 구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 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기 위해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곤두박질 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떨어졌고,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서울시 상권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이다. 20~30대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순식간에 멈췄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70~80% 집중됐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가명·46)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관광객·대학생 사라진 신촌동, 남은 건···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위주예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버린 거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 식으로 장사를 해온 거죠. 이제 그런 게 없으니 5000원~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가명·33)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물건을 대량으로 사갔던 외국인 관광객도 코로나19 여파로 자취를 감쳤고, 하루 매출 300만원까지 찍었던 가게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옷과 가방 등을 박리다매로 사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의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 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 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차 문화 사라진 오피스·학원가 종로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가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2·3차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회식 2·3차 업종인 노래방, 당구장 등은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지난해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보통 2차나 3차로 많이 오는데 문을 열어도 낮에 장사가 돼야 영업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해외여행 대신 명품···청담동 샵 매출 폭등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한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고 있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다른 명품으로 분류할만한 소매업도 증가세를 보였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승무원 바지입기운동’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장 출마 “성평등 시장 탄생해야”

    ‘승무원 바지입기운동’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장 출마 “성평등 시장 탄생해야”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 노동자 출신의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이 국회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했다. 이로써 정의당도 오는 보궐선거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권 의원은 11일 출마선언문에서 ‘여성, 노동, 젊음, 변화’ 등을 키워드로 설정했다. 특히 ‘여성’을 자신의 첫 정체성으로 소개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만들어진 보궐선거인만큼 ‘젠더’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아시아나 항공 노동자로서 여성 승무원 바지입기운동을 시작으로 2년 넘는 외로운 싸움 끝에 외모와 복장의 규제를 없앴다”며 “또한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이었던 시절, 경제위기가 여성에게 더 가혹하게 요구했던 저임금과 해고위협에 맞서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서울시의원으로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 개정, 서울시 및 산하기관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 보호 강화 및 2차 피해 방지 등 내용을 담은 성평등 기본 조례 개정을 이뤄냈다”며 “전임시장의 성추행이 문제되어 실시되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늦었지만 제대로 된 ‘성평등 서울’을 이끌어갈 시장이 탄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권 의원은 ‘40대 젊은 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의원은 “민주화시대 586리더들은 이 기득권에 안주해버렸다”며 “지금은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피자 30분 배달제를 폐지한 것도,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지급의 권리를 확보한 것도, 기성세대가 아니라 청년들 스스로 해냈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부동산 불로소득을 과감히 환수하고, 서울의 지나친 인구밀집을 해소하며, 근본적으로는 제2의 토지개혁을 주장하는 서울시장이 필요하다”며 “다시 횡행하고 있는 서울 지하도시 계획과 광화문재구조화 사업 등 대형 토건 사업들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2015년 노동정치연대 소속으로 정의당에 입당했고, 2017년 정의당 내 의견그룹 진보좌파의 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입당 후에도 아시아나 노조로 활동하던 권 의원은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정의당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권 의원은 정의당의 한 축인 양경규 전 민주노총 공공연맹 위원장의 최측근으로도 알려져있다. 이날을 기점으로 정의당은 본격적은 보궐선거 레이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정의당은 민주당과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한 채 완주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기본소득당·여성의당 등 진보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놨다. 정의당 관계자는 “일단 후보선출을 마쳐야겠지만 이후에 범진보세력간 연대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정의당은 중대재해법 시즌2로 명명한 민생입법시리즈를 진행하는 동시에 이번 보궐선거의 어젠다를 기후위기 극복, 민생주거위기 극복, 젠더위기 극복 등 세 축으로 세워서 강조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노화세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不老不死의 꿈’ 현실이 된다

    노화세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不老不死의 꿈’ 현실이 된다

    ‘예쁜꼬마선충’에서 수명 연장 비밀 발견세포경로 변형시키자 수명 5배까지 늘어 상처입은 늙은 쥐에게 젊은 쥐의 피 수혈회복 빨라지고 노화 상태 개선 현상 확인“6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10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트로트 가수 이애란씨가 부른 ‘백세인생’의 가사처럼 과학기술 발달과 생활환경 개선 등의 이유로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60세를 노인으로 분류하기는 애매하다고 할 정도가 됐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60갑자가 한 번 돌아 태어났을 때 간지를 맞는 60세를 ‘환갑’이라고 부르며 가족 친지는 물론 이웃까지 불러 큰 잔치를 벌였다. 태어나서 60년을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환갑은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을 일이었다.●‘호모 헌드레드’ 넘어 ‘호모 데우스’ 시대로 12월 초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9년에 태어난 남자아이의 기대수명은 80.3년, 여자아이는 86.3년이다. 1970년에 태어난 남녀 기대수명은 각각 58.7세, 65.8세로 반세기 만에 남녀 모두 80세를 넘어섰다. 지금 같은 추세와 과학기술의 발달을 고려한다면 백세시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 때문에 120세 시대, 15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나오는가 하면 몇 년 전 구글은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기술을 결합시켜 500세 시대를 현실화시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호모 헌드레드’를 넘어 ‘호모 데우스’(신과 같은 초인간)를 꿈꾸는 시대가 됐다. 지난 11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아모레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랩 공동연구팀은 시스템 생물학 기법을 이용해 노화된 사람의 피부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노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세포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 젊음을 회복하려는 연구는 기존에도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종양 조직이 형성돼 암으로 진행되는 부작용이 많이 발생했다. 이에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핵심인자를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종양세포 발생 걱정 없이 노화된 피부세포를 젊은 정상세포로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 중국 난징대 뇌과학연구소, 미국 MDI생물학연구소, 캘리포니아 벅 노화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이라는 벌레를 이용해 수명을 5배 늘릴 수 있는 세포 경로를 발견하고 실제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예쁜꼬마선충은 평균 수명이 3~4주에 불과한데 연구팀이 세포경로 변형을 시키자 수명이 15~20주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인간 수명으로 따지면 약 400~500세에 해당하는 것이다.●드라큘라처럼… 젊은 피 수혈로 영생? 젊은 피를 수혈해 노화 시계를 되돌리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시도됐다. 비과학적이고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전근대적 방식으로 여겨져 왔지만 2000년대 들어서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실험에서 혈액 교환의 효과가 증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연구팀은 상처를 입은 늙은 쥐의 혈관에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했더니 상처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고 하버드대 연구팀은 젊은 쥐의 혈액에서 GDF11이라는 단백질을 추출해 늙은 쥐에게 주입하자 노화가 늦춰지고 젊음을 회복하는 경향을 관찰하기도 했다. 또 생명과학 분야 첨단 기술인 유전자 편집기술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기능이 발현되는 것을 억제해 실험동물의 수명을 늘리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노화된 신체 조직을 3D프린터로 만든 인공 장기로 교체하는 방식도 진지하게 연구되고 있다. 2016년 중국이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로 만든 혈관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단백질 연구로 1988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로베르트 후버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 명예교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살아 있는 세포 내부를 훤히 볼 수 있고 복잡한 단백질 구성도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노화 연구는 여전히 터널 속을 지나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을 찾아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일반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노화 연구 현주소를 진단했다. 그러나 노화 연구자들은 이런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반기면서도 “노인성 질환들은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생물학적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노화시계를 늦춘다고 해서 다양한 노인성 질환들이 정복되는 것은 아닌 만큼 ‘건강한 백세시대’를 맞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용어 클릭]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란 인류의 조상을 호모 사피엔스(homo-sapiens)라고 부르는 것에 빗대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 ‘청년 대학생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청년 대학생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청년·대학생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29일 오후1시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지속되는 인구감소와 저출생 문제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청년과 대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다가오는 미래에 준비해야 할 생존전략에 대해 청년들과 상호 소통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로나19 단계별 거리두기에 따라 현장 참여는 50명 이내로 최소화하고, 많은 청년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생중계를 진행했다. 오후 1시부터 진행된 사전행사에서는 경북의 인구정책과 청년정책을 소개하고, 실시간 라이브로 정책 퀴즈를 제시하며 정책에 대한 청년들의 이야기와 아이디어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시부터 시작된 본 행사는 ‘최태성쌤과 함께하는 멘토링 콘서트’로 문을 열었다. 역사 강사로 유명한 최태성 강사가 청년의 취업과 미래에 대한 고민 상담과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간을 갖고, 바로 이어 ‘한 번의 젊음, 어떻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최태성 강사가 직접 한국사를 통해 청년의 인생 방향과 태도에 대해 미래 청년들이 가져야 할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이어 ‘청년이 세상을 바꾸는 시간, 청년! 열정으로 도전하라!’에서는 윤승철 작가가 사막에서 펼쳤던 경험담을 강의에 담아내며 참가자들에게 열정과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최태성 강사와 윤승철 작가가 저출생과 고령화가 청년에게 미치는 영향,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서 청년들의 역할,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하는 방안, 후회 없이 20대를 잘 보내는 방법 등에 청년들과 대화하고 함께 고민하며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안양시, 젊음 거리 ‘댕리단길’ ICT 접목 활로 모색…코로나19 장기화 대처

    경기 안양시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처하기 위해 젊은이의 거리 안양3동 ‘댕리단길’을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특화상권으로 개발한다. 시는 댕리단길 일대를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는 골목상권으로 활로를 모색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골목상권도 비대면화와 디지털 경제로의 새로운 환경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말연시 수도권에서 5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들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환경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어 이에 맞춰 지역경제 활로를 모색하려는 조치다. 2017년 디자인거리로 조성된 댕리단길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안양 대표적 골목상권으로 450여개의 점포가 모여 있다. 구)대농단지 일원에 있는 이곳 점포는 대부분 음식점이다. 시는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움 흐름에 맞춰 다양한 ICT 기술을 접목해 활성화할 계획이다. 시는 카드사와 통신사의 DB를 활용해 상권을 분석하고 경영자문을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발열측정과 전자출입 QR 코드 인식시스템을 도입한다. 또 비대면 주문 서비스인 ‘스마트오더 서비스’(SmartOrder Service)와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옥외광고 ‘디지털사이니지’(Digital Signage)를 설치한다. 또 지역 상권 소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된다. 시는 ICT활용 특화상권 개발사업에 댕리단길을 응모해 선정돼, 도비 5억 원을 확보했다. 내년 1월부터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안양3동 상인연합회와 번영회를 대상으로 세부적 사업계획을 협의할 예정이다. 최대호 시장은 “댕리단길에 ICT 기술 확산의 거점을 육성해 소상공인들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며 상권활성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도심 속 치유의 빛’… 코로나 우울감 떨치는 마포

    ‘도심 속 치유의 빛’… 코로나 우울감 떨치는 마포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서울 홍대 거리가 알록달록한 빛의 거리로 재탄생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지역 주민의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가 새 단장을 한 것이다. 마포구는 내년 3월까지 홍대축제거리의 크리스마스트리뿐 아니라 일대를 빛의 거리로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빛 조형물 관련 예술가 및 디자이너들과 함께 홍대의 걷고싶은거리와 홍대축제거리에 ‘도심 속 모두의 치유의 빛’을 주제로 한 빛거리 조성을 추진했다. ▲빛과 예술의 길 ▲상상의 길 ▲함께광장 ▲빛의 정원 ▲하늘광장 ▲환상의 광장 등 총 6개의 아름다운 ‘빛의 공간’이 홍대일대에 마련됐다. 최근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됨에 따라 안전을 위해 각 구간에 간격을 둬 주민이나 관람객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홍대걷고싶은거리의 빛거리 구간에는 가로수 수목 조명을 설치해 감성적인 빛의 공간으로 구현했다. 또 빨간색 조명이 끊임없이 흐르도록 표현해 심장 박동의 움직임을 형상화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느낄 수 있는 지금 ‘살아 있음’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마포관광정보센터 위쪽의 여행무대에는 ‘하늘광장’을 테마로 달과 별 조형물을 배치해 차별화된 포토존을 만들었고, 10m가량의 천사날개도 함께 설치해 색다른 공간으로 꾸몄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젊음, 열정, 문화예술 등 홍대 지역의 특색을 살린 홍대 빛거리가 코로나19로 지친 많은이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빛과 예술을 조화롭게 결합한 홍대 빛거리에서 아름다운 사진과 소중한 추억을 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현실과 이상 사이… 고민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

    현실과 이상 사이… 고민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

    휴관 조치 전날 가까스로 닷새째 공연민주화운동에 젊음을 바쳤던 사람들기성세대가 된 후 돌아본 각자의 삶지난 7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의 밤은 여느 때와 달리 조금 더 특별했다. 8일부터 국공립 문화시설도 18일까지 당분간 문을 닫게 됐는데, 다른 공연장처럼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을 쉬는 날로 해 온 국립극단이 가까스로 신작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의 닷새째 공연을 연 것이다. 한 자리씩 띄어 앉도록 정해진 자리를 어느새 가득 채운 객석은 어쩌면 끝일지도 모르는 무대 위로 눈과 귀와 마음을 잔뜩 기울였다. 연극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는 민주화운동에 젊음을 바쳤지만 어느덧 기성세대가 된 형진(김수현 분)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각자의 삶과 사랑에 대한 방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얼핏 이상과 현실 사이 586세대라는 익숙한 소재일 수 있지만 “라떼(나때)는 이랬어”라며 ‘꼰대’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들을 비판하거나 처연하게 바라보지도 않는다. 고초를 겪고 스물일곱에 생을 마감한 대학 동기 윤기(김규도 분)를 가슴에 묻으며 시민단체 부대표로 가까스로 이상을 붙들고 살아가는 형진, 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새로운 미래를 그렸다가 ‘달라진 세상’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 대표가 된 현(안병식 분), 형진의 동지이자 아내 영미(김정은 분).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대신 저마다 무던히도 애쓰며 버티고 살아냈음을 그대로 보여 준다. 취업과 적성, 결혼 등 ‘나’를 찾기 위해 고민하는 형진과 영미의 아들 준수(이원준 분)를 비롯한 지금의 청년들의 치열함도 나름대로 뜨겁다는 것을 담담하게 알린다. 자신이 누구인지 확실히 아는 드래그퀸(김은우 분)마저 ‘거대한 벽도 계속 두드리면 언젠가 허물어지는 날이 올 것’이란 마음으로 무수히 많은 두드림으로 그 자리에 섰다. 가까이 들여다봐야만 흔들림을 볼 수 있는 잔물결처럼 이들의 잔잔하게 일렁이는 삶을 더욱 공감하게 만드는 건 중간중간 윤기가 읊는 김수영 시인의 시들이다. ‘그 방을 생각하며’로 시작해 ‘봄밤’, ‘달나라의 장난’, ‘사랑의 변주곡’이 흘러나오고 무대 배경에 시구가 밝게 빛난다.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봄밤)”은 꼭 지금 우리의 밤과도 같았고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서서 돌고 있는(달나라의 장난)” 팽이도 어딘가 닮은 존재 같았다. 극 중 인물들이 버티고 다져 온 시간들은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선택한 것이 아니라 버릴 수 없는 것들이 모여 인생이 되는지도 모른다”는 형진의 말은 무언가를 선택하기도 조심스러운 겨울밤 은근한 위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극장 문 닫기 전, 어쩌면 마지막 위로…연극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

    [리뷰] 극장 문 닫기 전, 어쩌면 마지막 위로…연극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의 밤은 여느 때와 달리 조금 더 특별했다. 8일부터 국공립 문화시설도 18일까지 당분간 문을 닫게 됐는데, 다른 공연장처럼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을 쉬는 날로 해 온 국립극단이 가까스로 신작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의 닷새째 공연을 연 것이다. 한 자리씩 띄어 앉도록 정해진 자리를 어느새 가득 채운 객석은 어쩌면 끝일지도 모르는 무대 위로 눈과 귀와 마음을 잔뜩 기울였다. 연극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는 민주화운동에 젊음을 바쳤지만 어느덧 기성세대가 된 형진(김수현 분)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각자의 삶과 사랑에 대한 방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얼핏 이상과 현실 사이 586세대라는 익숙한 소재일 수 있지만 “라떼(나때)는 이랬어”라며 ‘꼰대’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들을 비판하거나 처연하게 바라보지도 않는다. 고초를 겪고 스물일곱에 생을 마감한 대학 동기 윤기(김규도 분)를 가슴에 묻으며 시민단체 부대표로 가까스로 이상을 붙들고 살아가는 형진, 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새로운 미래를 그렸다가 ‘달라진 세상’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 대표가 된 현(안병식 분), 친구들 만큼 세상을 바꿀 용기는 없었지만 함께 젊음을 보내다 변호사가 된 시형(원춘규 분), 형진의 동지이자 아내 영미(김정은 분).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대신 저마다 무던히도 애쓰며 버티고 살아냈음을 그대로 보여 준다. 취업과 적성, 결혼 등 ‘나’를 찾기 위해 고민하는 형진과 영미의 아들 준수(이원준 분)를 비롯한 지금의 청년들의 치열함도 나름대로 뜨겁다는 것을 담담하게 알린다. 자신이 누구인지 확실히 아는 드래그퀸(김은우 분)마저 ‘거대한 벽도 계속 두드리면 언젠가 허물어지는 날이 올 것’이란 마음으로 무수히 많은 두드림으로 그 자리에 섰다.가까이 들여다봐야만 흔들림을 볼 수 있는 잔물결처럼 이들의 잔잔하게 일렁이는 삶을 더욱 공감하게 만드는 건 중간중간 윤기가 읊는 김수영 시인의 시들이다. ‘그 방을 생각하며’로 시작해 ‘봄밤’, ‘달나라의 장난’, ‘사랑의 변주곡’이 흘러나오고 무대 배경에 시구가 밝게 빛난다.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봄밤)”은 꼭 지금 우리의 밤과도 같았고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서서 돌고 있는(달나라의 장난)” 팽이도 어딘가 닮은 존재 같았다. 극 중 인물들이 버티고 다져 온 시간들은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선택한 것이 아니라 버릴 수 없는 것들이 모여 인생이 되는지도 모른다”는 형진의 말은 무언가를 선택하기도 조심스러운 겨울밤 은근한 위로다.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는 당초 20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었지만 국립극단은 9일부터 18일까지의 공연을 일단 중단한다. 이후 다시 무대를 만날 수 있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35세 연하남과 결혼한 베트남 60대 여성, 어려 보이려 성형수술 했다가

    35세 연하남과 결혼한 베트남 60대 여성, 어려 보이려 성형수술 했다가

    35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20대 남성과 결혼해 화제를 모은 60대 여성이 결혼 후 사뭇 달라진 얼굴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22일(현지시간) 베트남 미디어그룹 예원(Yeah1) ‘여성과가족’은 2018년 35세 연하 남성과 결혼한 레 티 투 사오(63)가 성형수술에만 1억 동(약 480만 원)을 쏟아부었다고 전했다. 사오는 2018년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단골이었던 찌에우 호아 끄엉(28)과 혼인했다. 동생처럼 아끼던 끄엉의 청혼에 놀라 도망 다니던 사오는 끈질긴 구애에 마음을 열고 결혼을 결심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어렵사리 생계를 꾸리던 끄엉은 “나는 집도 차도, 비단도 없다. 내가 가진 건 이런 꽃 정도다. 나이 차이가 있긴 하지만 결혼해달라”며 사오를 쫓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오가 시어머니보다 10살이 많다는 사실은 이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10년 남편과 사별하고 두 딸과 함께 스파숍, 카페 등을 운영하던 사오가 가진 것 없는 35세 연하남과 결혼한다는 소식에 베트남 전역에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사람들은 두 사람의 나이 차이와 사회 경제적 지위 차이를 거론하며 돈을 목적으로 한 결혼이 아닌지 의심했다. 세상의 따가운 시선에도 부부는 3년째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사오는 “3년간 우리 관계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우리 사랑이 진짜라는 걸 증명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시간 동안 우리는 너무나 행복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확신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지금도 SNS를 통해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공유하며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그런데 얼마 전, 사오가 사뭇 달라진 얼굴로 세간을 놀라게 했다. 7월 초 코와 이마, 가슴 등을 성형한 사오는 3개월 후 오른쪽으로 입이 돌아가는 등 부작용이 역력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예뻐지고 싶었다”는 그녀는 수술 비용으로 1억 동(약 480만 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호찌민시 최저임금이 월 442만 동(약 23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재수술을 마친 그녀는 “회복만 되면 어려 보일 것”이라며 젊음에 대한 강박을 드러냈다. 네티즌들은 “연하 남편과 살면서 어려 보이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 나이에 성형 수술을 받다가 잘못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사오는 “여자는 팔순이 되어도 아름다워야 한다”며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만도 사업총괄 사장에 조성현

    만도 사업총괄 사장에 조성현

    한라그룹이 부품사 ㈜만도 사업총괄 사장에 조성현 수석 부사장을 임명했다. 22일 한라그룹에 따르면 조 신임 사장은 미국과 독일 등에서 활약한 엔지니어 출신 영업맨이다. 앞으로 브레이크, 스티어링, 서스펜션,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등 4개 사업부문(BU)을 총괄하게 된다. 브레이크 BU장에는 최성호 부사장이, 조 신임 사장이 직전에 맡았던 스티어링 BU장에는 배홍용 전무가 각각 발탁됐다. 또 만도는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신설해 CMO에는 장관삼 전무를, COO에는 이기관 전무를 임명했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정몽원 회장이 끊임없는 혁신, 조직과 개인의 건강, 신뢰받는 기업 등을 강조하며, 특히 열정, 다양성 충만한 젊음이 새로운 한라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이번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하루 14시간 뼈가 휘도록 일해도 퇴직금 꿈도 못 꿔요”

    “하루 14시간 뼈가 휘도록 일해도 퇴직금 꿈도 못 꿔요”

    동대문 봉제공장서 37년째 옷 만들어 산재는커녕 근로계약서도 쓰지 못해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현실부터 바꿔야” “37년 경력의 미싱사가 한 달에 200만원 벌려고 14시간을 일합니다. 노동법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일터에 젊은이들이 일하러 오겠습니까?” 동대문에서 봉제 노동자로 젊음을 바친 홍은희(52)씨는 11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 위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옛 청계피복노동조합(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서울봉제인지회) 여성 조합원들을 대표해 홍씨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16살이던 1984년 동대문의 봉제공장에서 이른바 ‘시다’(견습공)로 시작해 현재도 서울 중구 신당동의 작은 봉제 공장에서 옷을 만든다. 그는 편지에서 여전히 많은 봉제 노동자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한다고 지적했다. 홍씨는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해 오후 10시에 퇴근한다. 토요일에도 오후 6시까지 일한다”면서 “일주일에 법정 노동시간의 두 배인 80시간을 근무한다”고 말했다. 홍씨는 “옷감에서 나오는 먼지로 기관지병을 달고 살아도 산재보험 신청은 꿈도 못 꾼다”며 “열여섯 살 때부터 뼈가 휘도록 일했지만 퇴직금은 언감생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장 작업자 수가 8명이다. 5인 이상 작업장으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근로계약서를 쓰자고 해도 사장은 거절한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는 일자리를 개선해 달라”며 ‘전태일 3법’ 입법을 촉구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도록 근로기준법 11조 개정을 요구한 것이다. 또 특수고용노동자가 노조할 권리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도 요구했다. 홍씨는 전태일 열사가 5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를 인용하며 문 대통령에게 “(이는) 절대로 무리한 요구가 아님을 맹세한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는 전태일 열사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어머니 이소선 여사와 바보회·삼동회 등 동료들이 청계피복노조를 만든 11월 27일을 ‘봉제인의 날’로 지정하기로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내 나이가 어때서”… 지구촌 지도자 ‘70대 시니어’ 전성시대

    “내 나이가 어때서”… 지구촌 지도자 ‘70대 시니어’ 전성시대

    네타냐후·스가·두테르테·수치 모두 70대77세 우드워드·90세 버핏 현장서 맹활약유럽은 젊은 편… 마크롱 등 30~40대 여럿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 위기 대처에 도움변화·혁신 약하지만 극단 안 치우쳐 장점세대 격차 줄여 조화로운 공존 여부 관건70대 지도자 전성시대다. 정치인뿐 아니라 기업인, 언론인까지 70대가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미국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이 거의 70대다. 더욱이 지난 3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민주당 후보 모두 70대여서 도널드 트럼프나 조 바이든 중에서 누가 당선되든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세우게 됐다. 민주당 경선에 나왔던 버니 샌더스(79)와 엘리자베스 워런(71)도 모두 70대다.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나이와 리더십의 상관관계로 관심이 옮겨 가고 있다. ‘나이 70이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50세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는 학자들까지 등장했다. 70대가 50대처럼 아무 문제 없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2차대전 후 美베이비붐 세대 정부·의회 장기 포진 70대 정치 지도자는 미국만이 아니다. 베냐민 네타냐후(71) 이스라엘 총리, 스가 요시히데(72) 일본 총리,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 로드리고 두테르테(75) 필리핀 대통령도 모두 70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3년 뒤면 70대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한국의 야당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팔순이고, 2022년 대선 출마가 유력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년 뒤면 70세다. 이에 반해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은 확실히 젊은 편이다. 30대·40대 총리와 대통령이 여럿 있다. 또 51살에 총리가 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60대 여성 지도자 3명이 유럽의 정치와 중앙은행을 이끌고 있다. 20~30년 전에 비하면 건강상태가 좋아지고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평균수명이 늘어났다. 철저한 체력 관리에 교육수준까지 높아져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기가 길어졌다. 관건은 할아버지와 손주만큼이나 벌어진 세대 격차와 문화적·사회심리적 차이를 줄여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 지도자 평균 연령대가 1990년대와 비교하면 많이 올라갔다. 세대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한국에 ‘386세대’가 있듯이 미국에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까지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포진하고 있다. 1992년 47세의 빌 클린턴과 45세의 앨 고어가 대통령과 부통령에 당선하면서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때보다 20년 이상 젊어졌다. 이어 빌 클린턴과 1946년생 동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50대에 대통령이 됐고, 이어 2008년에 1961년생인 버락 오바마가 48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6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보다 한 살 적은 69세의 힐러리 클린턴과 70세의 트럼프가 맞붙어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로써 1946년에 태어난 미국 대통령은 세 명으로 늘어났다. 정치인이 제대로 활동하려면 체력과 판단력, 사고의 유연성과 포용력이 중요한데 과연 70~80대가 이런 자질을 유지하고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현실 앞에서 이 같은 추정은 힘을 잃었다. 트럼프는 현재 74세이고, 바이든은 78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959년생 61세로 젊은 축에 속할 정도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80세이고,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두 살 적은 78세다. 펠로시는 2년 전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8시간이나 쉬지 않고 발언한 기록도 세웠다. 젊은 의원들도 따라오지 못할 강한 체력을 보여 줬다. 지난 3일 선거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10월 말 현재 미 연방 하원의원 36명과 상원의원 14명의 나이가 75세 이상이라고 한다. 만약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신설할 ‘기후변화 차르’를 존 케리(76) 전 국무장관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힐러리 클린턴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72)가 맡을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美 70대 지도자 공통점은 고학력 백인 남성 경제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마하의 현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90세이고, 루퍼트 머독은 89세다. 임원급 헤드헌팅회사인 크리스트콜더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새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나이가 15년 전보다 20% 높아졌고, 주요 기업 CEO 중 40%가 60대 이상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국장은 77세로 50년 가까이 취재 현장에서 특종 보도와 책을 매년 펴내고 있다. 미 대선 후보 토론회를 진행했던 CBS방송의 레즐리 스탈도 79세다. 전문가들은 이들 70대를 베이비부머의 마지막 물결로 보고 있다. 유럽의 정치 지도자 평균 나이는 미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낮은 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43) 프랑스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49) 캐나다 총리는 40대다. 핀란드 여성 총리는 35세이고 테러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리더십을 높이 평가받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갓 마흔을 넘었다. 미 테네시대학이 수집 분석한 세계 지도자 자료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들의 평균 나이는 1950년대 이후 꾸준히 높아진 반면 유럽 지도자들의 평균 연령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떨어지기 시작해 세계 평균에 크게 밑돈다.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의 총리나 대통령의 중간 나이값은 52세이고, 8명은 45세 이하라고 한다. 70대는 딱 한 명이다. 포린폴리시 최근호에 나이와 세계 지도자에 관한 글을 기고한 잭 골드스톤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미국의 70대 정치 경제 지도자들의 공통점으로 고학력의 백인 남성을 꼽았다. 미국 남성들은 확실히 윗세대보다 오래 건강하게 활동적으로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DC와 뉴욕에 거주하는 남성의 2015년 기준 기대수명은 1990년보다 13.7년 늘어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75세 이상 미국인들의 75%가 자신의 건강이 좋거나 매우 좋다고 답했다. 1991년에는 66%에 그쳤다. ●경험에서 나온 확신이 조직의 경직화 초래 우려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양호하지만 70대가 넘으면 가장 큰 걱정이 치매다. 트럼프나 바이든 모두 치매에 걸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미 하버드대 의대가 올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75세가 넘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1995년 25%에서 18%로 크게 낮아졌다.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조기진단과 예방활동 등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골드스톤 교수는 여러 근거를 종합해 볼 때 70대 고령의 대통령이라고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 현재 미국 사회가 맞닥뜨린 여러 위기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젊은 세대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결단을 내리고 변화와 혁신에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지만, 극단으로 치우칠 가능성은 낮은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적 차이가 있다지만, 최고 지도자의 고령은 주요 리스크 요소이고, 경험에서 나온 확고한 신념은 변화와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못해 조직을 경직되게 할 수도 있다. 인구 구성상 밀레니얼과 포스트밀레니얼 세대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젊음과 변화,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지도층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과 포스트밀레니얼 세대는 나이나 성, 정체성보다는 개인 그 자체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또한 기존의 정당이나 정치 조직에 대한 불신이 강한 편이다. 정당보다는 시민 사회단체에 더 관심이 많고 이데올로기보다는 기후변화와 같은 특정 이슈에 천착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젊은 세대를 제대로 알고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70대의 기성 정치·경제·사회 지도자들이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경험을 공유할 때 간극을 좁힐 수 있다. 세대마다 전성기가 있고 역할이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실명 위기도 못꺾은 무대…늙어도 좋아, 난 노역배우

    실명 위기도 못꺾은 무대…늙어도 좋아, 난 노역배우

    “저도 이제 노역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어요. 열심히 해 볼 생각입니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연극 ‘더 드레서’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송승환’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여덟 살에 연기를 시작해 평생을 대중과 함께해 온 그다. TV에서 자주 봤던 배우가 스스로 ‘노역배우’라고 부르니 뭔가 아쉽고 야속하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표정이 밝았다. ‘노역배우’라는 의미를 달리 해석한 데서 온 감정의 간극이었던 거다. “나이 들어 할 수 없이 노역을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이제 늙은 역할도 할 수 있게 됐다는 정말 긍정적인 의미죠. 젊었을 땐 연극 ‘아마데우스’ 살리에리나 ‘세일즈맨의 죽음’ 속 아버지를 얼마나 하고 싶었다고요.” 예순셋 나이와 희끗해진 머리칼과 어울리는 그 단어로,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총감독은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었다. 배우와 제작자를 거쳐 다시 새 출발을 준비하는 그를 지난달 19일 정동극장에서 다시 만났을 때, 들뜨고 설렌 그 얼굴이 진심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송 감독은 오는 18일 개막하는 정동극장 신작 연극 ‘더 드레서’(The Dresser)로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2014년 뮤지컬 ‘라카지’를 제작하면서 잠깐 출연한 것을 건너뛰면 2011년 연극 ‘갈매기’로 명동예술극장에 선 뒤 9년 만의 연극 무대 복귀다. 정동극장 개관 25주년을 기념할 연극을 올리기로 하고 지난해 수많은 작품을 고심하다 송 감독이 직접 대본을 골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 ‘피아니스트’ 각본을 쓴 로널드 하우드의 탄탄한 원작이라는 점이 좋았다. 더욱이 무대와 분장실을 배경으로 한, 배우 이야기라는 점에 단번에 마음이 갔다. 정작 무대 위에서 배우가 배우를 연기할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그런지 집보다 무대나 분장실이 더 편할 때가 있어요. 문을 열면 환한 무대 조명이 보이는 분장실에서 땀 흘린 배우들과 먹는 짜장면과 라면은 그 어떤 식당에서도 맛볼 수 없는 편안하고 남다른 맛이 있죠.” 그런 공간을 배경으로 한 대본을 읽으니 마냥 재미있고 좋았다. 게다가 극 중 그가 연기할 ‘선생님’(Sir)은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 대표이자 배우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공습경보가 울리는 통에도 극장을 꿋꿋이 열고 연극 리어왕 공연을 앞두고 있다. 평생 배우와 극단 대표, 제작자로 활약한 그와 매우 비슷하다. 송 감독은 1965년 KBS 아역배우로 데뷔한 뒤 꾸준히 브라운관과 무대에 섰다. 대학에서도 활발하게 연극회 활동을 했고 극단76, 환퍼포먼스를 이끌며 대학로를 누볐다. 1996년 PMC프러덕션을 세운 뒤 타악 퍼포먼스 ‘난타’의 성공과 함께 제작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1997년 초연된 ‘난타’는 지난해 말까지 전 세계 58개국 318개 도시에서 총 4만 7087회 공연됐다. 1437만 6050명이 ‘난타’를 봤다. 이와 함께 뮤지컬 ‘달고나’, ‘호두까기 인형’, ‘젊음의 행진’ 등 그가 20여년간 PMC프러덕션에서 제작한 작품만 50편이 넘는다. 그런데 송 감독이 작품에 참여하기로 하고 불과 1년 만에 코로나19라는 공습경보 수준이 아닌 직격탄이 날아왔다. 공연계에 몸담고 단 한순간도 상상해 보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작품과 현실의 차이였다. 해외 관광객이 관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난타’와 매년 선보이던 어린이 뮤지컬이 관객을 만날 수 없게 되자 8개월째 모든 공연이 ‘올스톱’ 됐다. 직원들은 유급 휴직 중이다. “23년간 한 번도 쉬지 않은 ‘난타’를 멈췄으니 일생에서 밖에서 닥친 가장 큰 시련이고 어느 때보다 어려운 날들인 건 맞다”는 토로가 굵지만 길진 않았다. 그나마 이달부턴 제주 난타전용관은 조심스레 문을 열 계획이다. 서울 명동과 홍대는 아직 기약이 없다. “‘난타’는 공항이 활짝 열리기 전까진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라면서 “올해는 일단 잘 버티고 살아남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매년 2~3편 이상 공연을 올리며 성패를 걱정하던 그에겐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시간들이다. “처음엔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몰라 몇 달을 흘려보낸 것 같고 지금은 그저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면서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 희망을 품으며 버티는 것 말고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다. 공연계 ‘큰형’으로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공연장에선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산 사례가 없다는 걸 강조하며 객석 띄어 앉기를 완화해 줄 것을 정부에 꾸준히 요구했다. 지난 8월 세종문화회관과 대형 뮤지컬 제작사 대표 6명과 함께 기부콘서트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취소됐다. 그래도 무대가 멈춰선 안 된다는 바람을 거듭 밝혔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옛 명동 국립극장(지금의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했다고 해요. 문화예술이라는 게 어려운 때일수록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영혼을 맑게 해 주니 이런 때일수록 필요하죠.” 폭풍 같은 시기라고 언급하면서도 송 감독은 내내 옅은 미소를 머금으며 “다행이다”, “고맙다”를 반복했다. “이렇게 하던 일을 멈추고 인생을 돌아보니 마냥 고마운 게 많더라”면서 “그래도 이 와중에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냐”고 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과 부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장유정 연출부터 안재욱·오만석·배해선·정재은 등 함께 연기할 배우들이 “송승환 선배님 때문에” 작품에 모였다고 입을 모은 것도 고맙고, 무엇보다 자신이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는 것 자체에도 감격스러워했다. 사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친 뒤 엄청난 시련을 맞닥뜨렸다. 시력이 자꾸 떨어지길래 병원을 찾았더니 황반변성과 변형된 망막색소변성으로 실명할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나마 실명까진 아니지만 결국 시각장애 등록을 하고야 말았다. “평생 연기를 다시는 못할 줄 알았어요. 다행히 진행이 멈춰 더 심하게 나빠지진 않았고, 이렇게 다시 할 수 있게 되니 감사하죠.” 20년 전 그와의 추억이 담긴 연극표를 건네자 눈 가까이 대고 골똘히 보고도 “(표에 그려진) 얼굴이 안 보인다”며 기억을 주머니에 소중히 간직했다.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 형태 정도만 볼 수 있고 글씨는 아예 읽기 어려워 음성지원되는 전자기기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로 대본을 외운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번 작품 상견례 겸 첫 리딩 때 대본을 다 외울 정도로 완벽한 열의를 보였다. 다시는 설 수 없을 거라 생각한 무대의 소중함을 매일 연습실에서도 표현하고 있다. 개막도 전에 ‘더 드레서’의 시즌제 공연을 꿈꾸는 것은 그만큼 애정과 열정을 담았기 때문으로 보였다. “눈이 안 좋아진 뒤부턴 아침에 일어나서 파란 하늘만 봐도 고마워요. 내가 이걸 볼 수 있다니! 더구나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극장에서 함께할 수 있으니 고맙고 행복하죠.” 그는 작품 속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는 대사가 유독 절절하게 와닿는다고 했다. “40대였으면 이 감성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을 텐데 60대라 공감할 수 있다”며 너스레도 떨었다. 고집스럽게 무대에 집착하면서도 결국 그곳이 가장 행복과 위안을 주는 곳임을 보여 주는 극 중 선생님처럼 송 감독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가장 좋아하는 무대에서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다. 그는 또 하나의 새로운 일을 꾸미고 있다.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라는 제목으로 유튜버에 도전하기로 한 것인데 콘텐츠가 독특하다. “선배님들의 그간 배우로서의 삶을 기록하고 싶었어요. 배우로 거쳐 온 무대나 방송에 얽힌 이야기들, 진짜 재미있는 게 많은데 저만 알기 아깝거든요. 그분들의 영상회고록을 아카이브처럼 남겨둘 거예요.” 벌써 이순재(85), 오현경(84), 김영옥(83)을 각각 만나 인터뷰했다. 한 사람당 4~5시간씩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방대한 ‘기록’을 적당한 분량씩 나눠 조만간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 마지막회는 제 회고록이 되겠죠. 55년간 연기생활, ‘난타’ 등 공연 제작자의 삶. 언제쯤 다 얘기할 수 있을까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노역 배우로 새 출발”… ‘베테랑’ 배우·프로듀서 송승환의 설렘과 고마움

    “노역 배우로 새 출발”… ‘베테랑’ 배우·프로듀서 송승환의 설렘과 고마움

    “저도 이제 노역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어요. 열심히 해 볼 생각입니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연극 ‘더 드레서’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송승환’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여덟 살에 연기를 시작해 평생을 대중과 함께해 온 그다. TV에서 자주 봤던 배우가 스스로 ‘노역배우’라고 부르니 뭔가 아쉽고 야속하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표정이 밝았다. ‘노역배우’라는 의미를 달리 해석한 데서 온 감정의 간극이었던 거다. “나이 들어 할 수 없이 노역을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이제 늙은 역할도 할 수 있게 됐다는 정말 긍정적인 의미죠. 젊었을 땐 연극 ‘아마데우스’ 살리에리나 ‘세일즈맨의 죽음’ 속 아버지를 얼마나 하고 싶었다고요.” 예순셋 나이와 희끗해진 머리칼과 어울리는 그 단어로,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총감독은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었다. 배우와 제작자를 거쳐 다시 새 출발을 준비하는 그를 지난달 19일 정동극장에서 다시 만났을 때, 들뜨고 설렌 그 얼굴이 진심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동극장 신작 ‘더 드레서’로 9년 만에 연극 무대 복귀 송 감독은 오는 18일 개막하는 정동극장 신작 연극 ‘더 드레서’(The Dresser)로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2014년 뮤지컬 ‘라카지’를 제작하면서 잠깐 출연한 것을 건너뛰면 2011년 연극 ‘갈매기’로 명동예술극장에 선 뒤 9년 만의 연극 무대 복귀다. 정동극장 개관 25주년을 기념할 연극을 올리기로 하고 지난해 수많은 작품을 고심하다 송 감독이 직접 대본을 골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 ‘피아니스트’ 각본을 쓴 로널드 하우드의 탄탄한 원작이라는 점이 좋았다. 더욱이 무대와 분장실을 배경으로 한, 배우 이야기라는 점에 단번에 마음이 갔다. 정작 무대 위에서 배우가 배우를 연기할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그런지 집보다 무대나 분장실이 더 편할 때가 있어요. 문을 열면 환한 무대 조명이 보이는 분장실에서 땀 흘린 배우들과 먹는 짜장면과 라면은 그 어떤 식당에서도 맛볼 수 없는 편안하고 남다른 맛이 있죠.”그런 공간을 배경으로 한 대본을 읽으니 마냥 재미있고 좋았다. 게다가 극 중 그가 연기할 ‘선생님’(Sir)은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 대표이자 배우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공습경보가 울리는 통에도 극장을 꿋꿋이 열고 연극 리어왕 공연을 앞두고 있다. 평생 배우와 극단 대표, 제작자로 활약한 그와 매우 비슷하다. 송 감독은 1965년 KBS 아역배우로 데뷔한 뒤 꾸준히 브라운관과 무대에 섰다. 대학에서도 활발하게 연극회 활동을 했고 극단76, 환퍼포먼스를 이끌며 대학로를 누볐다. 1996년 PMC프러덕션을 세운 뒤 타악 퍼포먼스 ‘난타’의 성공과 함께 제작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1997년 초연된 ‘난타’는 지난해 말까지 전 세계 58개국 318개 도시에서 총 4만 7087회 공연됐다. 1437만 6050명이 ‘난타’를 봤다. 이와 함께 뮤지컬 ‘달고나’, ‘호두까기 인형’, ‘젊음의 행진’ 등 그가 20여년간 PMC프러덕션에서 제작한 작품만 50편이 넘는다. ●전쟁에도 멈추지 않은 ‘선생님’… ‘난타’는 몇 달째 올스톱 그런데 송 감독이 작품에 참여하기로 하고 불과 1년 만에 코로나19라는 공습경보 수준이 아닌 직격탄이 날아왔다. 공연계에 몸담고 단 한순간도 상상해 보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작품과 현실의 차이였다. 해외 관광객이 관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난타’와 매년 선보이던 어린이 뮤지컬이 관객을 만날 수 없게 되자 8개월째 모든 공연이 ‘올스톱’ 됐다. 직원들은 유급 휴직 중이다. “23년간 한 번도 쉬지 않은 ‘난타’를 멈췄으니 일생에서 밖에서 닥친 가장 큰 시련이고 어느 때보다 어려운 날들인 건 맞다”는 토로가 굵지만 길진 않았다.그나마 이달부턴 제주 난타전용관은 조심스레 문을 열 계획이다. 서울 명동과 홍대는 아직 기약이 없다. “‘난타’는 공항이 활짝 열리기 전까진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라면서 “올해는 일단 잘 버티고 살아남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매년 2~3편 이상 공연을 올리며 성패를 걱정하던 그에겐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시간들이다. “처음엔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몰라 몇 달을 흘려보낸 것 같고 지금은 그저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면서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 희망을 품으며 버티는 것 말고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다. 공연계 ‘큰형’으로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공연장에선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산 사례가 없다는 걸 강조하며 객석 띄어 앉기를 완화해 줄 것을 정부에 꾸준히 요구했다. 지난 8월 세종문화회관과 대형 뮤지컬 제작사 대표 6명과 함께 기부콘서트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취소됐다. 그래도 무대가 멈춰선 안 된다는 바람을 거듭 밝혔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옛 명동 국립극장(지금의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했다고 해요. 문화예술이라는 게 어려운 때일수록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영혼을 맑게 해 주니 이런 때일수록 필요하죠.” ●“실명 위기” 진단, 글씨 읽기 어려운 정도… “평생 연기 못할 줄 알았는데 감사” 폭풍 같은 시기라고 언급하면서도 송 감독은 내내 옅은 미소를 머금으며 “다행이다”, “고맙다”를 반복했다. “이렇게 하던 일을 멈추고 인생을 돌아보니 마냥 고마운 게 많더라”면서 “그래도 이 와중에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냐”고 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과 부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장유정 연출부터 안재욱·오만석·배해선·정재은 등 함께 연기할 배우들이 “송승환 선배님 때문에“ 작품에 모였다고 입을 모은 것도 고맙고, 무엇보다 자신이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는 것 자체에도 감격스러워했다. 사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친 뒤 엄청난 시련을 맞닥뜨렸다. 시력이 자꾸 떨어지길래 병원을 찾았더니 황반변성과 변형된 망막색소변성으로 실명할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나마 실명까진 아니지만 결국 시각장애 등록을 하고야 말았다. “평생 연기를 다시는 못할 줄 알았어요. 다행히 진행이 멈춰 더 심하게 나빠지진 않았고, 이렇게 다시 할 수 있게 되니 감사하죠.”20년 전 그와의 추억이 담긴 연극표를 건네자 눈 가까이 대고 골똘히 보고도 “(표에 그려진) 얼굴이 안 보인다”며 기억을 주머니에 소중히 간직했다.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 형태 정도만 볼 수 있고 글씨는 아예 읽기 어려워 음성지원되는 전자기기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로 대본을 외운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번 작품 상견례 겸 첫 리딩 때 대본을 다 외울 정도로 완벽한 열의를 보였다. 다시는 설 수 없을 거라 생각한 무대의 소중함을 매일 연습실에서도 표현하고 있다. 개막도 전에 ‘더 드레서’의 시즌제 공연을 꿈꾸는 것은 그만큼 애정과 열정을 담았기 때문으로 보였다. “눈이 안 좋아진 뒤부턴 아침에 일어나서 파란 하늘만 봐도 고마워요. 내가 이걸 볼 수 있다니! 더구나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극장에서 함께할 수 있으니 고맙고 행복하죠.”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로 유튜브도 도전… ”원로 배우들 영상 회고록“ 그는 작품 속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는 대사가 유독 절절하게 와닿는다고 했다. “40대였으면 이 감성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을 텐데 60대라 공감할 수 있다”며 너스레도 떨었다. 고집스럽게 무대에 집착하면서도 결국 그곳이 가장 행복과 위안을 주는 곳임을 보여 주는 극 중 선생님처럼 송 감독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가장 좋아하는 무대에서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다. 그는 또 하나의 새로운 일을 꾸미고 있다.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라는 제목으로 유튜버에 도전하기로 한 것인데 콘텐츠가 독특하다. “선배님들의 그간 배우로서의 삶을 기록하고 싶었어요. 배우로 거쳐 온 무대나 방송에 얽힌 이야기들, 진짜 재미있는 게 많은데 저만 알기 아깝거든요. 그분들의 영상회고록을 아카이브처럼 남겨둘 거예요.” 벌써 이순재(85), 오현경(84), 김영옥(83)을 각각 만나 인터뷰했다. 한 사람당 4~5시간씩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방대한 ‘기록’을 적당한 분량씩 나눠 조만간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 마지막회는 제 회고록이 되겠죠. 55년간 연기생활, ‘난타’ 등 공연 제작자의 삶. 언제쯤 다 얘기할 수 있을까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나이트워크·콘캉스까지… 젊음 즐기는 양천

    나이트워크·콘캉스까지… 젊음 즐기는 양천

    서울 양천구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청년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2020 양천구 청년주간’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청년주간은 안양천과 무중력지대, 서울창업카페 양천신정점 등에서 온·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된다. 먼저 31일 오후 5시 30분에는 목동교부터 신정교까지 왕복 6㎞ 구간을 함께 걷는 ‘안양천 나이트워크’가 개최된다. 운동 관련 콘텐츠로 유명한 인플루언서 키다리형도 참여해 주민들과 사진을 찍을 예정이다. 다음달 1일 오전 10시에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창업디딤누리에서 KBS 박종훈 기자의 특강이 진행된다. 특강 주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청년 세대의 경제 생존 전략’이며 양천구청 유튜브 채널에서도 볼 수 있다.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창업카페 양천신정점에서는 ‘우리가 사는 현시대 청년 문화예술의 역할’을 주제로 청년포럼이 개최된다. 청년 아카데미 ‘콘캉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헬스트레이너이자 운동 유튜버인 문석기가 다음달 7일 오후 2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운동 방법 및 식단과 관련한 정보를 알려 주며 청년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행사 마지막 날인 8일 오후 1시부터 7시 30분까지 서울창업카페 양천신정점에서는 ‘e스포츠 챌린지’가 열린다. 양천의 명소를 그리고 맞추는 캐치마인드 퀴즈, 프로게이머 김택환 선수와 함께하는 카트라이더 게임, ‘리그 오프 레전드’ 대전 등이 준비됐다. 사회 및 중계는 인플루언서 단군이 맡는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취업과 과잉 경쟁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쉽지 않은 길을 걸어가는 현시대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며 응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문화마당] 가을이 쓸쓸한 이유/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가을이 쓸쓸한 이유/김이설 소설가

    이 계절만 되면 여지없이 꺼내 드는 시집이 있다. 최승자 시인이 쓴 ‘이 時代의 사랑’. 그 시집에 이런 시가 실려 있다.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온다./ 매독 같은 가을.’(‘개 같은 가을이’ 중) 시인이 말하는 그 가을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가을이 쳐들어온다는 건 어떤 이미지인지 알 것 같다. 가을은 가을로 변해 가는 것이 아니라 가을로 쳐들어오기 때문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에어컨과 선풍기 없이는 잘 수 없는 여름이었는데 오늘부터 하늘은 파랗게 질리고, 그늘 밑은 서늘하며 바람에서 외로움의 냄새가 맡아지는 계절이 되고 만다. 그것이 가을이 쳐들어왔다는 증거다. 가을에는 해가 지면 쓰레기도 버리러 가지 않는다는 친구가 떠오른다. 쓰레기 버리러 나간 차림 그대로, 그 길로 집을 나갈 것 같은 불길함이 들기 때문이라는 건데, 선선하고 쓸쓸한-사람을 순식간에 외롭게 만드는 바람이 가슴 한 구석을 후벼 파고 나가버려 사람을 어쩌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한 이유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이유 없이 고적해지는 기분, 까닭 없이 서글퍼지는 감정,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고 내가 쥐고 있는 것들이 모두 부질없이 느껴지는 순간이라면 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을이 되면 더 자주 찾아온다는 것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누군가는 갱년기 때문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여서 그렇다고도 하고, 가을이 본디 쓸쓸한 계절이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풍성하고 푸르던 세계가 한순간 저무는 색으로 변하는 계절이어서, 한여름같이 뜨거웠던 청춘이 끝나 버린 중년의 힘없는 발걸음처럼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계절은 변하기 마련이니, 가을 지나 겨울 끝에 다시 또 봄이 오고 여름이 찾아오겠지만 인생이란 한번 여름이 끝나면 다시는 그 여름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결국 청춘은 영원하지 않고, 젊음은 유한하며, 우리는 하루하루 늙어간다는 깨달음. 사전을 찾아보니, ‘젊다’는 단어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나이가 한창때에 있다는 의미이자 혈기 따위가 왕성하다는 의미. 또 보기에 나이가 제 나이보다 적은 듯하다는 뜻도 갖고 있다. 이 세 가지에 포함되지 않는 나는 분명 인생의 가을이며 중년이라는 방증이겠다. 당연하지 않은가. 어느새 40대 후반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내게 한창때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너의 지금이 가장 젊을 때라고도 말할 것이다. 여름에 바라보는 가을은 늙음이지만, 겨울에 가을을 바라보면 젊음으로 치환되는 것이니까. 그러니 이렇게 쓸쓸한 까닭은 아직도 청춘을 못 잊었기 때문이다. 오늘보다 어제가 더 좋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얼마나 쓸모없는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어제보다 오늘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면 좀 덜 쓸쓸해질 텐데.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을. 도리가 없으니 쓸쓸할 수밖에. 이유야 어떻든 가을에는 마음껏 쓸쓸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요즘의 우리 일상이 쓸쓸할 겨를도 없는 나날이지만 그래도 가을이 왔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당신이라면 말이다. 그러니 가을마다 읽는 시를 한 편 더 읽어야겠다.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안식/ 사랑한다고 너의 손을 잡을 때/ 열 손가락에 걸리는 존재의 쓸쓸함/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평화’ 최승자 시인의 ‘사랑하는 손’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