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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SBC 챔피언스]범 잡는 양, 사냥 나섰다

    2년 전 중국 상하이의 서산골프장을 기억하는가.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그 곳을. 양용은은 이후 ‘호랑이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보탰고, 올해 미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PGA 투어챔피언십에서 또 한 차례 우즈의 무릎을 꿇리며 그 별명을 굳혔다. 양용은이 2년 전 그 자리에서 ‘황제’ 우즈와 함께 출전해 화려했던 2009시즌에 마침표를 찍는다. 둘의 스트로크 플레이 통산 세 번째 맞대결은 이뤄질까. 올해 PGA챔피언십과 혼다클래식 우승으로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올라선 양용은이 5일부터 나흘간 같은 곳에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HSBC 챔피언스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올해부터 PGA 투어,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아시아투어,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등이 공동 개최하는 WGC 시리즈로 격상됐다. 총상금만도 700만달러에 이르는 만큼 출전 멤버도 화려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당연히 양용은과 우즈의 재대결 여부. 양용은은 오는 26일 중국에서 개막하는 국가대항전인 월드컵골프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지만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로는 이 대회가 시즌 마지막이다. 우즈 역시 이 대회 이후로는 정규 투어 출전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 양용은은 대회가 열리는 서산골프장이 안방이나 다름없이 편안한 곳이다. 2007년 대회에서 우즈를 누르고 우승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3라운드까지 공동 5위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물론, 스코어를 잘못 적어 제출하는 바람에 실격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이 대회와의 인연은 더할 수 없이 깊다. 양용은은 “2007년 대회가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그 꿈을 위해 내가 필요로 하는 자신감과 믿음을 내 인생에 불어넣은 곳”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인 세계 2위 필 미켈슨(미국)을 비롯해 폴 케이시,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상위 랭커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와 앤서니 김(24), 로리 매킬로이(20·북아일랜드), 이시카와 료(18·일본) 등 ‘젊은 피’도 벌써 끓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열린세상] 가을, 생의 아름다운 램프/시인 최창일

    [열린세상] 가을, 생의 아름다운 램프/시인 최창일

    가을이 되면 누구나 퇴색한 하나의 은행잎을 만지게 된다.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던 꽃 웃음에 취해 보기도 한다. 먼 해조음에 한사코 씻기는 물새 울음으로 스산한 동굴. 해마다 가슴에 피는 소중한 추억제(追憶祭)의 향불을 피워 올리고 있는 것이다. 애써 잃어버리며 사는 그 영롱한 벗의 영토가 지금은 마음의 머언 유적지(流謫地)에 저물어 가고 있다. 해변의 모래밭이 아름답다는 것을 말로만 들어선 모른다. 맨발로 그 모래밭을 밟아 보아야 한다고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糧食)’에서 말했다. 그렇다. 시린 물방울처럼 손바닥에 떨어지는 하나의 현실, 분명 그것은 이 땅의 중년 남성에게는 있다. 그리운 시간의 바다, 그러나 일제히 흔적도 없이 흘러가 버린 자취를 따라 가을이면 곧 안개처럼 피어나는 환상의 원경(遠景)이 있다. 어느덧 청춘의 오후를 서성이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며 어느날 세찬 감동으로 가슴 설레던 바다의 항구와 단발머리 소녀를 생각한다. 수많은 생의 스토리가 다가선다. 평생을 경찰 생활에 헌신한 친구가 명예퇴직을 하였다. 분명 무수히 잠 안 오는 밤을 위하여 창호지에 얼룩지는 한숨과 고독을 곱씹는 요적(寥寂)한 시간 속에 성장하고 해체되고 흘러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친구는 설악의 단풍을 향하여 잃어버린 영롱한 시간을 회상하는 시간을 만들자고 했다. 다짐의 약속도 필요 없이 다음날 설악을 향하여 달린다. 최후로 남는 인생의 허무를 논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영원히 묻어 둘 수도 있는 소중한 삶의 향기들을 이 가을에 소중하게 꺼내 보자는 취지였다. 젊은 날의 삶은 사실 맹목이었다. 아니 맹목이었던 만큼 순수한 불꽃이었다. 다함없이 출렁이는 파도의 교향악. 결국 한줌 바람 소리만도 못한 허무요, 물 한 방울도 못 미칠 무게로 남는 게 인생이라고도 하지만, 그 때문에 불살라야 했던 영혼의 부피와 충격은 무엇으로 견줄 길이 없다. 우리는 지금 풍요로운 세대를 맞아 자기와 어울리는 색을 찾게 되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장과 스타일 맞는 색상의 옷을 말한다. 사실 중년을 넘긴 이 땅의 주인들은 자기 색을 찾기엔 너무 취약한 시절을 살았다. 적성이 맞지 않아도 주어진 직장에 감지덕지 충성을 다하는 세대였다. 옷이 자신의 품에 맞으면 어울리는 색상이었다. 그러나 이 땅의 중년 남성들은 억울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주어진 일에 가치를 두었다. 어떤 일에도 그 안에 다양한 가치가 있다. 그 일 가운데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하였다. 생은 거부 하지 않고 늘상 깨어 있는 자에게 환희와 축복을 준다. 땅속에 깊숙이 묻어둔 하나의 불씨. 그것이 어느 날 활활거리며 이승의 온갖 것을 태우고 황량한 폐허를 이겨내는 것처럼 우리들의 불씨도 창조를 향한 원점으로 되돌려 어둠에서도 뜨거운 눈망울을 가지는 것이다. 누가 가을을 소멸의 시간이라고 말했는가? 밀레의 만종은 추수의 계절에 나온 명화다. 밀레의 기도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은혜가 되어버렸다. 멀리 가려면 함께 천천히 가라는 말이 맞나 보다. 말하는 사이 설악은 붉은 단풍을 꺼내주며 “당신들의 젊은 날의 심장의 색깔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설악의 종주를 통해 우리는 인생은 삶의 열정이요, 사랑과 관용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누구에게나 통고(痛苦)의 시간은 주어지기 마련이다. 어둠에서 우릴 지킬 때 생의 아름다운 램프는 밝게 빛나는 것이다. 시인 최창일
  • [프로농구] ‘올레 KT’ 무서운 질주

    ‘환골탈태’. 올 시즌 확 달라진 프로농구 KT의 수식어로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지난 시즌 꼴찌 KT는 5연승을 내달리며 LG와 함께 공동선두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 지난 시즌 KT는 평균 77득점(10위)을 기록한 반면, 83.2점을 내줬다. 빈약한 득점력에 비해 수비조직력마저 볼품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평균 89.4득점(1위)의 화력을 뽐내면서도 83.8실점으로 막았다. 득점력이 살아난 원동력은 어시스트에서 찾을 수 있다. 평균 13.9개(10위)에서 19.8개(1위)로 수직상승했다. 약속된 패턴에 따라 쉴틈 없이 패스를 주고받는 전창진 감독의 스타일에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한 것. ‘안 되는 집안’의 상징인 턴오버는 확 줄었다. 지난 시즌 평균 12.7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다 잡은 경기를 허무하게 내줬던 KT는 올시즌 9.8개로 최소실책을 기록 중이다. 특출난 해결사가 생긴 것은 아니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은 제스퍼 존슨(24.6점)과 송영진(11.3점)뿐. 매경기 30분 이상 뛰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신기성(28분)과 송영진(27분), 존슨(24분) 정도가 많이 뛰는 축이다. 확실한 ‘베스트 5’를 두기 보단 컨디션과 상대팀에 따라 선수들을 바꿔가고 있다. 특히 오프시즌 전창진 감독에게 집중적으로 쓴소리를 들었던 ‘젊은 피’ 김영환(평균 9.5점)과 김도수(8.5점), 조성민(7.1점)의 분발이 눈에 띈다. 김영환은 수술 후유증 탓에 지난 시즌 4.9점에 그쳤다. 김도수와 조성민은 상무에서 복귀했다. 팀의 ‘허리’에 해당하는 조동현(6.3점)과 송영진도 부상을 털고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지난 시즌과 달리 누가 투입되도 믿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들에게 자리잡은 것. 전창진 감독은 “솔직히 기대 이상이다. 자신감을 찾은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면서도 “아직 공격 흐름이 정체되고 수비 로테이션을 깜박깜박하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장 신기성은 “공격옵션이 다양해졌다. 또 젊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시소경기를 이길 때마다 자신감이 팍팍 붙고 서로를 믿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농구]오리온스에겐 김강선이 있었다

    [프로농구]오리온스에겐 김강선이 있었다

    2009~10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오리온스는 ‘약체’로 지목됐다. 지난 시즌 9위팀. ‘전력의 절반’ 김승현이 18경기 출전정지를 받은 탓. 개막 후 2경기 만에 ‘우승후보’ 삼성을 꺾고 첫 승을 맛봤지만 이후 3연패. 신임 김남기 감독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30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SK전. 오리온스의 국내선수는 모조리 1~3년차의 ‘젊은 피’. SK에 국가대표 주희정과 김민수가 포진한 것을 감안하면 시쳇말로 ‘게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2쿼터까지 오리온스가 41-40으로 앞섰다. 3쿼터 중반 잠잠하던 김민수(13점)가 연속 9점을 쓸어담아 쿼터 종료 3분27초 전 SK가 51-49로 뒤집었다. 4쿼터 초 오리온스가 다시 힘을 냈다. 허일영(7점)의 3점포와 정재홍(11점)의 페넌트레이션 등으로 경기종료 5분52초를 남기고 68-60까지 달아난 것. SK의 뒷심도 매서웠다. 이병석(8점)과 문경은(3점)의 연속 3점포로 종료 34초 전 75-75. 작전타임을 부른 김남기 감독은 빠른 공격을 지시했다. 시작 7초 만에 정재홍이 베이스라인을 돌파, 2점을 보탰다. SK도 종료 14초 전 이병석이 자유투를 넣어 77-77. 진땀나는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김강선이 종료 5.4초 전 기민한 움직임으로 변현수의 파울을 유도했다. 가슴이 쿵쾅거릴 상황이지만 침착하게 모두 넣었다. 오리온스가 안방에서 ‘거함’ SK를 79-77로 격침, 3연패를 끊었다. 특히 삼성, SK를 꺾어 ‘강팀 킬러’의 면모를 뽐냈다. 동국대 출신 슈팅가드 김강선(23·190㎝)은 올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입단, 주목받지 못한 선수. 하지만 20점(3점슛 3개)에 4개의 스틸을 곁들였다. 김강선은 “(변)현수만 잘 막는다는 생각이었다. 대학 때 많이 해 봐서 자신있었다.”면서 “입단할 땐 주목받지 못해 솔직히 서운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믿어주시고 내가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안양에서는 모비스가 4쿼터에만 12점을 퍼부은 김효범(15점)을 앞세워 KT&G를 99-86으로 누르고 3연승을 내달렸다. KT&G는 3연패. 대구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PS사나이 SK 박정권

    [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PS사나이 SK 박정권

    올 시즌 프로야구는 사실 전북 출신 사내 두 명이 이끈 ‘드라마’였다. 군산에서 나고 자라 KIA의 ‘V10’을 이끈 김상현과 부안이 낳고 전주가 기른 SK 박정권이 주인공. 둘 모두 좌절의 고비를 넘어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점이 닮았다. 차이라면 김상현이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차지한 반면, 박정권은 무관에 머물렀다는 것. 대신 박정권은 무명의 설움을 벗고 포스트시즌의 ‘신데렐라맨’으로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박정권의 내년이 기대된다. ●상무에서 ‘야구 DNA’를 재발견하다 인천 문학구장의 텅 빈 관중석에서 박정권과 만났다. 크고 우악스러운 손. 어지간한 어른 손의 2배 가까이 돼 보였다. 그래서 학창 시절엔 손과 관련된 별명이 많았단다. 대표적인 게 ‘네 발바닥’. 손이 워낙 크다는 뜻에서다. 크기 만큼 쥐는 힘도 대단했을 터. ‘어린 녀석 손힘이 대단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게 자신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당시엔 짐작도 못했다. 1989년 박정권은 부안에서 전학 간 전주 효자초교 2학년 때 야구부 창단 멤버로 배트와 인연을 맺었다. “야구에 입문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단지 또래보다 머리 하나 정도 큰 체격 때문에 권유를 받았죠.” 군산상고의 그늘에 가려 숨을 못 쉬던 전주고 시절을 지나 한대화 한화 감독이 이끌던 동국대에서 잠깐 ‘반짝’할 때까지 그는 늘 ‘유망주’에 머물렀다. 2004년 SK에 입단하고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데뷔 첫 해 24경기에서 타율 .179. 그나마 홈런·타점은 전혀 없었다. “마음이 불편했어요. 열심히했는데도 성적이 안 오르니까요. 우선 병역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생각에 서둘러 군 입대를 결정했죠.” 피난처 정도로 여겼던 상무는 그러나 그가 새롭게 야구에 눈뜨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야구 인생의 밑바탕이 됐어요. 실력이 쭉쭉 느는 게 보일 정도였죠. 어렸을 때 주변에서 들었던 재능이 나에게 정말 있다는 걸 그때 느꼈어요.” ●“롱런 기반 잡는 내년이 더 중요해요” 그가 상무에서 2군 북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하는 등 담금질을 끝내고 SK에 복귀한 2007년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김 감독의 조련 아래 일취월장을 거듭하던 그에게 또다시 시련이 닥쳤다. 이듬해 6월27일 문학 한화전에서 더그 클락과 부딪혀 정강이뼈가 세 군데나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것. 시즌도 일찌감치 접었다. 당시 결혼을 약속했던 아역 탤런트 출신의 아내 김은미씨에게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끼워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무대에 오르지도 못했다. 그리고 2009년. 당당히 주전 1루수로 시즌을 맞은 그는 4월7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쏘아올리며 평소 눈물과는 거리가 멀었던 아내를 울려 버렸다. “얼마 전에 그날 펑펑 울었다고 털어 놓더군요. 힘든 시기를 이겨낸 신랑이 자랑스러웠다고요.” 하지만 그가 올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또 좌절했을 때 아내는 울지 않았단다. 그의 내년이 올해와는 다를 거란 믿음 때문이다. “이제 첫걸음을 뗐다고 생각해요. 정작 중요한 건 내년이예요. 롱런의 기틀을 잡아야죠.” 인터뷰 말미에 닮고 싶은 선수가 있냐고 묻자 “내 자신이 야구를 시작하는 아이들의 역할 모델이 되는 것”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너무 당돌한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야심찬 젊은이에게 그만한 자신감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시즌이 끝나 ‘야구 폐인’이 된 많은 팬들에게 내년 박정권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글ㆍ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박정권은 누구 ▲출생 1981년 7월21일 전북 부안 ▲가족 동갑내기 아내 김은미씨와 2세 ‘홈런이’(임신 4개월) ▲취미 당구(200점) ▲주량 소주 3병이 적당량+α ▲별명 네 발바닥, 젠틀 정권 등 ▲좋아하는 가수 박강성(마음 가라앉힐 때), 원더걸스(처진 심신 일으킬 때) ▲학력 전주 효자초-동중-전주고-동국대 ▲수상 2004년(SK), 2005년(상무) 2군 타격왕
  • 김태균ㆍ이범호, 일본진출 성공 가능성은?

    김태균ㆍ이범호, 일본진출 성공 가능성은?

    올시즌 ‘FA최대어’인 한화 김태균과 이범호에 대한 일본구단들의 본격적인 입질이 시작됐다. 국내보다는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선수들의 의지만큼이나 실현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커보인다. 우선 이범호를 가장 원하고 있는 구단은 한신 타이거즈로 알려져 있다. 올시즌 한신은 야쿠르트와의 피말리는 순위싸움 경쟁에서 밀려나며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리그 성적은 4위. 한신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4번타자를 맡았던 아라이 타카히로가 3루수를 맡고 있다. 이범호와 포지션이 중복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범호에 대한 관심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라이가 1루수로 정착하면 이범호를 3루수로 고정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아라이는 히로시마에서 한신으로 이적한 후 1루와 3루를 번갈아 보고 있다. 히로시마 시절이던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주로 3루수를 맡았던 아라이는 2005년 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적이 있다. 이적 후 작년까지는 1루수로 나선 경기가 많았지만 올시즌엔 3루수로 출전한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만약 한신이 이범호를 손에 쥐게 되면 아라이 타카히로-카네모토 토모아키-이범호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렇게만 된다면 한국인 클린업 트리오의 한(韓)신이 된다. 한신은 올시즌 메이저리그 출신인 케빈 멘치를 데려와 폭발력 있는 공격력을 기대했지만 일본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멘치의 퇴출로 공격력 약화를 가져왔다. 올시즌 한신은 베테랑 카네모토(타율 .261)가 팀내 최다인 21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지만 아라이(타율 .260)는 고작 15개에 그쳤다. 오히려 유격수 토리타니 타카시가 20개의 홈런을 쳐내면서 아라이를 머쓱하게 만들 정도였다. 올시즌 한신은 세이부에서 이적해 온 외국인 타자 크레이그 브라젤이 1루를 맡았다. 마유미 감독은 내년시즌에도 브라젤을 안고 간다고 밝힌 이상 이범호가 입단하게 되면 포지션 중복이 얽히게 된다. 하지만 브라젤은 잔부상이 많은 선수다. 국내 최고 수준의 3루 수비력과 한방 능력이 있는 이범호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김태균을 노리는 구단은 치바 롯데 마린스와 라쿠텐 골든 이글스다. 치바 롯데의 이시카와 구단 부대표는 “4번을 칠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고 싶다.”며 현재까지 6명 정도로 좁혀진 리스트 중에 김태균의 이름도 포함시켰다. 올시즌 치바 롯데는 외야수 오무라 사부로(타율 .314)가 팀내 최다인 22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지만 베테랑 내야수들인 이구치 타다히토(타율 .281)는 19홈런, 롯데 치바의 프랜차이즈 후쿠우라 카즈야(타율 .273)는 6홈런에 그쳤다. 그나마 김태균과 동갑내기인 오마츠 쇼이치(타율 .269)가 19홈런을 터뜨리며 변함없는 신흥거포로서 입지를 탄탄히 했을 뿐이다. 팀의 간판타자들의 나이대가 30대 중반으로 넘어간다는 점이 치바 롯데의 고민거리다. 팀내 상황과 선수구성에서만 놓고 보자면 오히려 라쿠텐이 김태균을 데려갈 가능성이 더 있어 보인다. 올시즌 라쿠텐은 외국인 타자 페드난도 세귀뇰을 1루에 점지해 놓고 기대치를 높였으나 시즌 타율 .253에 머물고 말았다. 니혼햄 시절인 지난 2004년 44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릴 정도로 파괴력을 인정받아온 세귀뇰이지만 올시즌엔 규정타석에도 들지 못했다. 이팀 역시 내야수들의 나이대가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 지명타자와 상황에 따라 1루수도 맡아보는 야마사키 타케시가 39홈런을 쳐내며 리그 홈런 2위를 기록했지만 야마사키는 40살이 넘었다. 리그 타율 1위를 기록한 텟페이(타율 .327)를 제외하고 올시즌 라쿠텐에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한 쿠사노 다이스케(타율 .306)도 1976년생이다. 한국과 일본야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리그수준을 떠나서 그나마 한국은 젊은 거포들이 있지만 일본은 팀수와 반비례 한다는 점이다. 퍼시픽리그는 올시즌 홈런왕을 차지한 나카무라 타케야를 제외하고 거포라고 불릴만한 타자가 없다는게 냉정한 현실이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43살인 야마사키가 올시즌 홈런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김태균과 같은 젊은 거포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는 방증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 NBA 28일 개막 관전포인트… 미리 보는 우승후보팀

    미국 프로농구(NBA)의 계절이 돌아왔다. 28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보스턴전 등 4경기를 시작으로 팀당 82경기씩,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관전포인트는 LA 레이커스가 두 시즌 연속 우승으로 ‘왕조 재건’을 이룰지에 모아진다. 거물급 스타들의 활발한 이동으로 ‘반(反)레이커스 세력’의 힘이 한결 탄탄해진 점도 흥미롭다. ●서부:더 강해진 레이커스 우승멤버 건재 2연패 노려 레이커스는 팀 통산 16번째 우승 및 2연패에 도전한다. 필 잭슨 감독과 지난 시즌 우승멤버가 대부분 건재하다. 팀의 리더 코비 브라이언트(198㎝)는 물론, 파우 가솔-앤드류 바이넘(이상 213㎝)-라마 오돔(208㎝)이 지키는 골밑도 여전하다. 궂은 일을 도맡던 ‘식스맨’ 트레버 아리자의 공백이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관중폭행 등으로 코트 안팎에서 물의를 빚곤했던 ‘악동’ 론 아테스트(201㎝)가 합류했다. 아테스트는 프로 12년 통산 16.1점 5.1리바운드를 기록할 만큼 빼어난 공격력은 물론, 수비력도 탄탄한 올스타급 선수. 브라이언트의 짐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사고’를 치지 않고 팀플레이에 녹아들었을 때 얘기다. 서부콘퍼런스에서는 팀 던컨의 샌안토니오와 크리스 폴의 뉴올리언스, 천시 빌럽스-카멜로 앤서니의 덴버, ‘젊은 피들의 집합처’인 포틀랜드 등의 강세가 예상된다. ●동부:3강 클리브랜드·올랜도·보스턴 전력재정비 추격박차 동부콘퍼런스의 ‘빅3’인 클리블랜드와 올랜도, 보스턴은 알찬 전력보강으로 레이커스 타도를 자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NBA 최고 승률(66승16패)과 시즌 MVP(르브런 제임스), 올해의 감독상(마이크 브라운) 등을 휩쓸고도 정작 콘퍼런스 결승에서 올랜도에 발목이 잡혔던 클리블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고질병’인 포스트를 보강하기 위해 공룡센터 샤킬 오닐(216㎝)을 영입했다. 만 37세인 오닐이 얼만큼 기대에 부응할지는 의문.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첫 파이널에 진출했던 올랜도도 강해졌다. 가장 위협적인 센터인 ‘슈퍼맨’ 드와이트 하워드(211㎝)의 기량이 갈수록 무르익고 있다. 포인트가드 자미어 넬슨(183㎝)과 스몰포워드 라샤드 루이스(208㎝)도 수준급. 여기에 슈퍼스타 빈스 카터(198㎝)가 새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부상을 달고 사는 카터가 지난 시즌(20.8점 5.1리바운드 4.7어시스트)만큼만 해 주면 올랜도는 누구와 맞붙어도 꿀릴 구석이 없다. 2007~08시즌 챔피언 보스턴도 만만치 않다. 지난 시즌 간판스타 케빈 가넷(211㎝)의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가넷이 시범경기에서 평균 12.7점에 6리바운드로 건재를 과시해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빅3’ 가넷-레이 앨런(196㎝)-폴 피어스(201㎝)에 디트로이트의 파워포워드였던 라시드 월러스(211㎝)를 영입했다. 이들의 평균나이는 33.5세. 체력저하와 부상의 그림자를 떨쳐내느냐가 관건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순혈주의 벗은 호랑이, 왕조부활 포효

    1997년 아홉 번째 우승 이후 KIA는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타이거즈 왕조’의 공신들은 대부분 은퇴를 했고, 투타의 핵인 선동열(삼성 감독)과 이종범(39)은 일본에 진출했다. 2000년을 끝으로 ‘왕조’의 우두머리였던 김응용(삼성 사장) 감독마저 삼성으로 떠났다. 백지 상태에서 리빌딩을 시작할 때였다. 하지만 새 감독을 선임할 때마다 구단 수뇌부는 능력보다는 ‘타이거즈 출신’(범호남 출신)을 고집했다. 어느 팀보다 ‘순혈주의’가 강한 전통 때문. 아홉 번의 우승을 일군 ‘레전드’ 중 대전고 출신 한대화(한화 감독), 경북고 출신 서정환(전 KIA 감독)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호남 출신이었다. 리빌딩 시기를 놓친 탓에 KIA의 2000년대 중반은 두 차례(2005·07년)나 꼴찌를 하는 등 더 비참했다. 24일 12년 만에 ‘V10(10회 우승)’의 대업을 이룬 KIA에는 예전 같으면 ‘외지인’으로 팀 분위기에 적응조차 쉽지 않았을 선수들이 다수를 이뤘다.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7차전 홈런 두 방으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의 주연이 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나지완(24)이다. 신일고-단국대 출신의 2년차 나지완은 지난해 입단과 동시에 4번타자감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신인선수로 개막전 4번에 기용됐을 정도. 하지만 부담을 떨쳐내지 못해 6홈런 30타점에 그쳤다. 비시즌 독기를 품고 황병일 타격코치와 비지땀을 쏟았다.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변화구에 대한 적응력을 키웠고 스윙 메커니즘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올시즌 23홈런 73타점으로 부쩍 성장하더니 마침내 한국시리즈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9회 말 끝내기 홈런을 친 뒤 펑펑 눈물을 쏟은 나지완은 “1년 동안 노력한 것이 북받쳐 올라 울었다.”면서 “풀타임을 뛰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이종범 선배님처럼 베테랑이 돼서도 솔선수범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지완과 함께 7차전의 드라마를 쓴 서울고 출신 고졸루키 안치홍(19)도 빼놓을 수 없다. 올스타전 MVP로 남다른 끼를 인정받은 안치홍은 대선배 김종국 대신 2루수를 꿰찬 뒤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수비력과 클러치 능력을 가을잔치에서도 뽐냈다. 비록 6차전 패전투수가 됐지만 시즌 내내 에이스 역할을 해낸 분당 야탑고 출신 윤석민(23)과 LG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KIA에서 활짝 핀 중견수 이용규(24)도 덕수정보고를 졸업한 ‘타향 출신’이다. 20대 초중반의 비호남 출신 ‘젊은피’들은 이종범·최희섭·이현곤·김상훈(이상 광주일고), 양현종(동성고) 등 프랜차이즈 스타들과 녹아들어 왕조를 재건했다. 80~90년대 타이거즈의 강점인 끈끈한 승부근성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투박함을 털어버리고 한결 세련된 야구를 펼친 덕분이다. 신·구 및 호남·비호남 출신들이 클럽하우스의 리더인 이종범을 중심으로 팀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낸 셈. ‘V10’이란 ‘고기’를 맛본 젊은 호랑이들이 있기에 KIA의 미래는 더 밝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농구]“선생님껜 죄송하지만…”

    [프로농구]“선생님껜 죄송하지만…”

    SK의 새내기 가드 변현수가 명지대 은사인 LG 강을준 감독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SK는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2009~10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신인 변현수의 깜짝 활약을 앞세워 90-85로 승리했다. 반면 모비스와 KT&G, 동부를 꺾고 3연승의 돌풍을 일으켰던 LG는 첫 패배를 안았다. 지난 KT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간판슈터 방성윤이 다음 주까지 출전이 불투명해 SK의 전력누수가 예상됐다. 김진 감독은 “이럴 때 밑에서 치고 올라와야지.”라며 ‘젊은 피’들의 반란을 기대했다. ‘치고 올라온 새싹’은 변현수였다. 풀타임을 뛰며 18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 3가로채기로 만점 활약. 변현수는 “대학교 때 강 감독님을 만나서 농구에 눈을 떴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 준 정말 감사한 분”이라면서 “감독님께 좋은 모습 보이려고 더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잘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경기 후엔 죄송해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다.”며 얼굴을 붉혔다. 변현수가 펄펄 날자 김민수(25점 4리바운드)와 사마키 워커(18점 7리바운드)도 불을 뿜었다. SK는 전반에만 7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린 주희정(9점 9어시스트)의 스피드로 기선을 제압했다. 경기종료 8분 40초전까지 75-57, 18점차 리드. LG도 조상현(10점)과 백인선(12점)의 자유투 4개를 모아 경기종료 50초를 남기고 86-83까지 쫓아왔지만, SK는 워커의 골밑슛과 주희정의 레이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울산에서는 ‘디펜딩챔피언’ KCC가 모비스를 87-81로 꺾고 목말랐던 첫 승을 거뒀다. 전반을 43-49로 뒤진 KCC는 3쿼터 초 추승균의 슛으로 첫 역전(51-49)에 성공한 뒤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경기종료 6분 전 추승균(17점·3점슛 3개)과 강병현(10점 3어시스트)의 연속 3점슛으로 76-70으로 달아나면서 승기를 잡았다 모비스는 2분여를 남기고 양동근(6점 9어시스트)과 김효범(12점), 김동우의 3점포가 잇따라 림을 외면해 무릎을 꿇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문화마당] 재즈의 계절/김동언 경희대 교수·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

    [문화마당] 재즈의 계절/김동언 경희대 교수·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

    가을이 왔다. 다시 마음이 설렌다. 하늘은 드높고 바람은 뜨거웠던 지난여름의 열기와 습기를 날려 보낸다. 일상에서 벗어나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로이 떠나기에 제격인 시절이다. 이 산 저 산 곳곳에 붉게 단장한 단풍이 오라고 손짓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마음에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은 사람의 영혼을 키워준다. 미당 서정주는 ‘자화상’이란 시에서 젊은 자신을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격랑의 근세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젊은 시인의 처연한 아픔을 보듬어 어루만져준 바람은 따뜻한 몇 방울의 피가 섞인 시를 잉태하게 했다. 이 시를 읽으면 시대의 아픔을 뚫고 태동한 재즈 음악이 떠오른다. 아메리카 대륙의 흑인 노예, 아무런 원죄 없이 억울하게 살아야 했던 이들은 필연적으로 바람 같은 자유를 꿈꾸었을 것이다. 이들의 자유정신이 현대음악의 도도한 흐름을 주도한 재즈를 키워낸 팔 할을 맡았고, 바람의 자유정신은 장르와 인종과 국경을 넘어 다종다양한 음악적 표현과 양식을 수용하고 용해시켜 보다 넓은 예술 세계를 만들어 냈다. 재즈는 20세기 초 미국의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전문 음악가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연주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더 넓은 의미로 보자면, 재즈는 20세기 이후를 관통하는 총체적 음악의 흐름을 표현하는 용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시원을 더듬어 거슬러 올라가면 17세기 이래 성행한 노예무역을 통해 강제로 미국으로 팔려온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의 음악과 만나게 된다. 고단한 노예의 삶을 버텨 가며 그들이 불렀던 노래들인 영가, 블루스, 노동요 등이 재즈의 모체가 되었다. 아프리카 특유의 음악적 특징과 감정 표현에서 시작한 재즈가 오늘날 세계 음악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재즈의 자유로운 정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힘들고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자유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바람을 음악 속에 담는 한편 다른 음악 장르와 표현방식들을 해면체처럼 흡수하고 새롭게 녹여내는 엄청난 수용력과 탄력성을 지니고 있었다. 재즈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현대음악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음악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힌데미트, 라벨을 비롯하여 거슈윈, 버르토크, 스트라빈스키 등 서양음악사에서 중요한 대목을 차지하는 작곡가들의 재즈 작품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여러 문화의 높은 벽을 허무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음악 역시 재즈와의 결합을 통해서 현대를 사는 세계인들과 소통하는 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바람처럼 막힌 것 없이 넘나드는 재즈의 자유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 5일 한국 재즈음악계에 이례적인 사건이 있었다. 재즈가수 나윤선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았다. 한국의 대중가수가 외국 정부의 문화훈장을 받은 것은 매우 드믄 일이다. 그동안 재즈를 통해 프랑스와 한국 간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나윤선은 지난 2007년 미국 뉴욕의 재즈 공연장인 ‘재즈 앳 링컨 센터’에서 한국인 최초로 콘서트를 열어 주목을 받았으며, 최근 독일 재즈 레이블 액트(ACT)에서 내놓은 앨범 ‘Voyage’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재즈=미국이라는 공식을 갈아치운 것이다. 때마침 15일부터 18일까지 경기도 가평에서는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 맑고 신선한 바람결에 실려 오는 재즈의 울림을 따라 끝 간 데 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김동언 경희대 교수·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
  • [HAPPY KOREA] 경남 밀양 연극촌

    [HAPPY KOREA] 경남 밀양 연극촌

    밀양 주민들은 서울 대학로 ‘공연촌’이 부럽지 않다. 올해로 개촌 10년째를 맞은 국내 유일의 연극 테마 마을, ‘밀양 연극촌’이 있어서다. 밀양 연극촌은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이 진행된 3년간 민·관의 끈끈한 협력 속에 역대 최대 관광 인파가 몰리는 등 밀양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다. 노인들만 가득했던 마을에는 젊은 배우들과 주변 지역 주민들까지 어우러져 지역 공동체에 활력이 돈다. ●1000석이상 야외무대 설치 “옆으로 빨리 움직여, 그게 아니지. 옳지, 계속. 한번 더 해보자.”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밀양 연극촌은 이날도 주말에 올릴 뮤지컬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멋들어진 음성으로 부르는 배우들의 이마에는 금세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연희단거리패의 연출가인 남미정(41) 밀양연극촌장은 “주말 공연에는 밀양 주민뿐 아니라 부산·마산·창원 등의 주변 지역 주민들도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밀양시는 1999년 연극단체인 연희단거리패에 폐교된 월산초교 부지와 건물 36만㎡를 무상임대했다. 입촌 당시 열악했던 연극촌은 1000석 이상의 야외무대를 비롯해 의상제작실, 자료관, 관람객이 숙박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배우들의 숙소인 화이트하우스까지 갖췄다. 현재 60여명의 배우들이 상주하고 있는 밀양 연극촌은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이 이사장을, 이윤택 전 국립극단 예술총감독이 예술감독을 맡는 등 유명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침체된 마을의 농가 소득 증대와 활기를 되찾기 위해 우선 밀양시는 연극촌 내 300~400석의 소극장을 정비했다.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예산도 전격 지원했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화장실을 새로 짓고 경관조명을 꾸며 마을을 화사하게 만들었다. 밀양 연극촌 주변은 ‘밤에 피는 꽃’인 화이트슐탄, 빨간 루브라 등 35종의 수련과 3만㎡ 규모의 연꽃단지, 2㎞ 남짓한 산책길이 한데 어우러져 연극을 보러온 관광객에게 볼거리와 자연체험 공간을 제공한다. 시범마을로 지정된 퇴로·월산·청운 등 주변 3개 마을 주민들의 지원도 뜨겁다. 퇴로 마을은 내년 말까지 관광객 200명이 숙박할 수 있도록 민가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박인강(54) 퇴로마을 이장은 “숙박은 우리가 책임질 것”이라면서 “올해 10가구 이상 리모델링을 했으며 지난 여름 밀양예술축제 때는 자리가 꽉 찼었다.”고 미소지었다. ●연간 방문객 13만명 육박 이 같은 민·관의 노력 덕분에 지역의 관광객 수는 크게 늘었다. 지난 여름 열렸던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역대 최다 관객인 3만 1544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특히 신종플루 여파에도 불구하고 1일 관람객 수는 2867명으로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축제기간 관람객 수도 2006년 2만 4012명에서 시범마을로 선정된 2007년 2만 8010명, 지난해에는 3만 649명으로 늘어났다. 연간 방문객 수는 13만명에 육박한다. 주민과 밀양시, 배우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산책길에서 만난 차수향(62·여·밀양시 내2동)씨는 “이곳이 너무 좋아서 매일같이 찾는다.”면서 “30년간 해온 차(茶) 사업을 여기서도 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백현숙(44·여·서울 역삼동)씨는 “첫 방문인데 좋은 공연도 보고 아름다운 볼거리도 많아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글ㆍ사진 밀양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영화속 유혈은 판타지일 뿐… 현실에선 젠틀”

    “영화속 유혈은 판타지일 뿐… 현실에선 젠틀”

    “현실에서는 피를 싫어해요. 손에서 조금만 피가 나와도 끔찍하죠. 공포영화를 만들지만 현실에서는 젠틀해요. 친구 관계도 좋아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이탈리아 ‘공포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67) 감독은 “젠틀하다.”는 말에 힘을 줬다. “영화 속에서 피의 축제를 벌이는 건 판타지를 그리는 것일 뿐”이라며 웃었다. ●‘수정 깃털의 새’ 등 5편 상영 부산국제영화제는 특별전에서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다리오 아르젠토의 지알로 걸작선’을 마련했다. 아르젠토의 작품 가운데 지알로 장르에 속하는 ‘수정 깃털의 새’(1969년), ‘딥 레드’(1975년), ‘지알로’(2008년) 등 5편을 준비했다. 여기서 ‘지알로’란 이탈리아어로 ‘노란색’을 뜻하는데, 1960년대 생겨난 이탈리아 호러 스릴러를 가리킨다. 보통 일반인이 뜻하지 않게 범죄 장면을 목격한 뒤 살인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살인마의 검은 코트와 장갑, 젊은 여성이 난자당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번에 상영되는 아르젠토의 영화들은 지알로의 공식을 완벽히 구현한 걸작들로 평가받는다. 다리오 아르젠토는 평론가와 각본가로 활동하다 1969년 ‘수정 깃털의 새’를 만들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브라이언 드 팔마, 로버트 로드리게즈 등 많은 유명 감독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그라인드하우스’(2007년)에서 ‘수정 깃털의 새’의 주제음악을 쓰기도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아르젠토의 소견은 “다 괜찮게 생각한다.”였다. “제 영화의 영향을 받거나 모방하는 것은 결국은 현실을 모방하는 것과 같아요. 사실 모든 현실은 인간의 눈으로 보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가 보는 현실은 결국 영화가 보여 주는 현실과 같다고 할 수 있어요. 저도 독일 표현주의에서 영향을 받았죠.” 지난해 미국에서 제작된 ‘지알로’는 지알로가 제목이자 주인공 이름으로 쓰인다. 이에 대해 아르젠토는 “지알로 자체가 아이러니한 장르다. 그런 아이러니의 표현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알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다. 아르젠토는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지만, 시나리오·연출을 함께 맡는 데 익숙해 있어서 앞으론 다시 내가 시나리오를 쓸 것 같다.”고 말했다. ●독일 표현주의에서 영향받아 그는 왜 하필 공포영화를 찍게 됐을까. 아르젠토는 “지알로만 만든 건 아니다. 호러, 판타지 등 여러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 왔고, 최신작 ‘지알로’는 사실주의에 가까운 영화이기도 하다.”면서도 “공포영화를 찍게 된 건 주변에서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전했다. “어렸을 때 지알로 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그때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아버지가 제작자, 어머니가 사진 작가인 예술가 집안에서 자랐는데, 모두들 제가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작가영화를 찍으리라 예상했죠. 하지만 저는 그런 기대에 반하게도 판타지를 영화화했어요.” ●영화속 ‘살인마 손’은 자신의 손 흥미로운 사실은 아르젠토 영화에 나오는 검은 장갑을 낀 살인마의 손은 모두 아르젠토 자신의 손이라는 점이다. 이유가 재밌다. “첫 작품인 ‘수정 깃털의 새’가 저예산이어서 손이 나오는 몇 장면을 위해 따로 배우를 섭외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손 연기를 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계속하게 됐어요.” 부산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국내 최대 옌볜흑사파 20곳 거점 전국조직화

    [서울신문 탐사보도-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국내 최대 옌볜흑사파 20곳 거점 전국조직화

    중국동포(조선족) 폭력조직인 ‘흑사파’가 국내의 외국인 최대 폭력조직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가리봉·대림 등 서울 지역과 경기 안산, 인천, 울산, 경남 창원 등 전국 20여곳의 조선족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내 폭력조직과도 대등한 관계로 연대할 만큼 세력을 키웠다. 경찰은 머잖아 흑사파가 국내 폭력조직을 제압하고 국내 핵심 상권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찰이 잔뜩 긴장하는 이유다. 조선족 폭력조직은 중국 북동부의 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3성의 흑사파 조직원들이 국내에 들어와 결성했다. 경찰은 현재 16개 조직 2000여명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그래픽 참조). 경찰 관계자는 “2000여명은 조직당 80~100명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현재 불법체류자만 50만명 중 조선족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돼 조직원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족들은 1998년부터 방문취업비자로 대거 입국, 공단 밀집지역인 ‘가리봉동’에 정착했다. 흑사파 조직원들도 속속 들어오면서 중국 지명을 딴 조직들이 생겨났다. 이들 조직은 가리봉동의 패권을 놓고 피를 부르는 ‘전쟁’을 벌였다. 서전은 ‘옌볜파’가 승리했다. 2000년 들어 ‘헤이룽장파’가 무섭게 세력을 키우면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패권을 내줬던 옌볜파는 세력을 재규합해 2004년 헤이룽장파를 제압하고 ‘옌볜 흑사파’로 거듭났다. 여세를 몰아 군소조직을 대부분 흡수한 옌볜 흑사파는 강남·서초·구로·영등포·광진(건대입구)구와 가양동 등 서울 지역을 비롯해 안산·인천·수원·경기 광주·일산·용인 등 수도권과 창원·울산·부산 등 중국동포 밀집지역 20곳을 거점으로 세력을 전국화시켰다. 폭력조직의 특징인 조직의 위계질서, 행동강령 등도 완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옌볜 흑사파 한 조직원은 “행동강령을 따로 적어 놓진 않는다. 팔다리 절단 250만~500만원, 살인 1000만원, 90도 인사 등 내부 지침은 입으로 전파된다.”고 털어놨다. 초창기 조직의 주 수입원은 도박장(마작방)이었다. 마작방에서는 마작, 세븐 포커 등 불법 도박이 이뤄진다. 조직원들은 도박장 업주에게서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받고, 자국민들에게 고율의 이자로 도박자금을 빌려 줬다. 이후 지하 카지노, 성인오락실, 중국산 식품 밀수, 마약밀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점차 넓혀 갔다. 최근에는 유흥주점, 성매매 사업 쪽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전국 동포밀집 지역에 ‘다방(커피)호프’ 간판을 내걸고 성매매를 일삼고 있다. 대부분 자국민을 상대로 하지만 용인·광주 등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는 한국인을 상대로도 성매매를 한다. 업소들은 보통 10~20명의 조선족 여성들을 고용하고 있으며, 비용은 1인당 3만~7만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리봉동의 경우 흑사파 조직원 5명이 3~4군데 업소를 관리한다. 10곳 중 2~3곳은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역 확대에 나선 옌볜 흑사파가 노리는 곳은 서울 강남이다. 현재 강남·서초 지역 유흥업소에 조직원을 종업원으로 심어 놓고 세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중국 내 직업소개소 등을 통해 1000만원 정도를 주고 젊은 여성들을 대량으로 공수해 온다. 강남 유흥업소 10곳 중 1곳은 조선족 폭력조직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옌볜 흑사파가 강남 일대 유흥업소를 장악해 가는 중”이라면서 “관리하는 유흥업소 비율이 5대5가 될 때 국내 폭력조직과의 전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친 흑사파 조직원들은 중국으로 도망가면 그만인 데다 칼 쓰는 게 일상화돼 있어 국내 폭력조직과 맞붙어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탐사보도팀
  • [2일 한가위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도라지와 고사리, 시금치 이름하여 삼색나물. 삼색나물은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식품으로 한방에서는 약처럼 쓰이기도 한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삼색나물을 고르고 정성껏 손질하는 요령과 고유의 맛을 내는 법, 색다르게 즐기는 법 등 삼색나물을 맛있게 즐기는 시간을 가져본다. ●스펀지 2.0(KBS2 오후 8시20분) 지역마다 독특한 모양과 특성을 자랑하는 추석 음식 송편. 그런데 송편 모양마저도 독특한 제주도. 동그란 몸통에 옆으로 삐져나온 이음새 부분이 마치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쏙 빼닮아 있는 제주도 송편인데…. 음식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재밌는 지식 ‘식펀지’ 추석 음식편을 만나본다. ●지붕뚫고 하이킥(MBC 오후 7시45분) 첫 월급을 타게 된 세경. 신애와 세경은 당장 부자가 된 듯 신이 났다. 하지만 월급을 받았다는 기쁨도 잠시, 돈은 누구 덕분에 깡그리 날아가 버린다. 자옥의 말 한마디에 젊은 피를 자랑하는 순재. 주춤거릴 겨를도 없이 사이클에 몸을 얹고 자옥의 친구들 모임에 달려가는데…. ●2009 동안선발대회(SBS 오후 6시15분) 대한민국의 진정한 동안을 찾기 위한 대국민프로젝트. 출연자뿐 아니라 심사위원도 남다르다. 다양한 연령대의 대한민국 대표 연예인 20여명과 주인공들을 객관적으로 심사해 줄 성형외과 전문의, 항노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슈퍼 심사위원까지, 엄선된 심사위원이 동안 19명을 평가한다. ●한국기행(EBS 오후 9시30분) 이무남씨가 만든 옹기는 ‘숨 쉬는 옹기’라 하여 찾는 이들이 많다. 암 선고 후, 청송으로 귀농해 오직 재래식으로 된장과 청국장을 담그는 이원식씨도 이무남씨의 옹기에만 장을 담근다. 장맛이 변하지 않고, 그 맛 또한 좋아지기 때문이다. 흙에 생명을 불어넣는 숭고한 장인의 삶이 있는 청송을 찾아간다. ●G20 정상회의 특집방송(YTN 오전 10시25분) 세계 경제 정책의 중심이 G8에서 G20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됐다. 세계 외교의 변방이었던 우리나라가 그 중심에 서기까지의 과정과 에피소드, G20 유치의 의미, G20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 [객원칼럼] 이름만 같은 韓·日 민주당/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객원칼럼] 이름만 같은 韓·日 민주당/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일본 정치의 ‘자민당 일당 우위체제’가 54년 만에 마감되었다. 반세기 만의 정치지형 변화가 일본 열도에 가한 충격은 하토야마 총리 자신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몸이 흔들릴 정도’의 진도(震度)다. 그 원인을 두고 많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주장이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 대한 지지보다 자민당에 대한 거부가 더 강한 선거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빈부격차 확대나 정·관·경(政官經) 유착과 같은 자민당 정권의 문제들이 최근 1, 2년 사이에 일어난 것도 아니고, 다른 당도 있는데 하필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것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역시 민주당이 잘했다고 봐야 한다. 일본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민주당 승리의 요인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변화에 대한 일본 국민의 열망을 선거 주제로 잘 담아낸 점. 정권교체(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치교체(낡은 정치에서 새로운 정치로), 주권교체(관료정치에서 국민주도 정치로)라는 ‘3가지 교체론’은 오랜 자민당 체제에 지친 일본 국민의 마음의 물꼬를 민주당으로 돌렸다. 둘째, 정책의 승리. 외교·국방에서 연금·방송에 이르는 21개 분야의 정책들을 낱낱이 세분화해 정리한 매니페스토(manifesto)로 국민과의 ‘정책 소통’을 이루어냈다. 셋째, 새로운 캠페인 전략. 그 요체는 인터넷 홍보와 투표율 제고 전략이다. 20대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IVOTE’ 블로그, 야후 재팬에 설치한 후보자 네트워킹 블로그 등은 오바마 당선에 기여한 ‘무브온(moveon)’을 연상시켰다. 그 결과 1996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래 최고 투표율인 69.28%를 기록하며 압승했다. 그런데 이웃나라 정권 교체에 한국 민주당이 들뜨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일본 총선 직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세균 대표는 “일본의 정권 교체를 환영한다. 30여개월 뒤 한국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음을 예감한다.”고 말했다. 당혹스럽다. 사실 일본 민주당과 한국 민주당은 이름만 같지 전혀 다른 정당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념이 다르다. 일본 민주당은 중도보수노선을 표방하는 정당이다. ‘진보진영’의 일원임을 늘 강조하는 한국 민주당이 이웃나라 보수정당의 집권을 왜 ‘환영’하는지 모르겠다. 처한 정치적 위치도 다르다. 일본 민주당은 창당 13년 만에 첫 집권한 정당이고, 한국 민주당은 10년간 집권하다 정권을 뺏긴 지 얼마 안 되는 정당이다. 지지자의 구성도 다르다. 일본 민주당은 전국에 고른 지지도를 가진 전국정당이지만 한국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 초반을 달리는 지지도가 호남을 제외했을 때는 10%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유권자에게 비치는 이미지 차이는 더 크다. 일본 민주당이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집단으로 비친다면 한국 민주당은 늘 반대하는 투쟁집단으로 비친다. 일본 민주당이 변화를 추구하는 집단이라면 한국 민주당은 바뀌지 않으려고 애쓰는 집단으로 보인다. 예전엔 ‘젊은 피’였던 386조차 새로운 인재의 진입을 가로막는 기득권의 아득한 장벽으로 느껴진다. 당사에 붙어 있는 두 전 대통령의 영정은 한국 민주당을 ‘전통 있는 수권정당’으로 보이게 하는 장치가 아니라 옛 추억에 집착하는 과거 지향의 집단으로 보이게 한다. 한국 민주당은 일본 민주당의 승리에 고무되기보다는 오히려 이대로 가면 망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 듯하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톡톡 튀는 詩語에 깃든 아픔과 연민

    그저 엉뚱하고, 유쾌하고, 난해한 말장난이나 즐기는 젊은 시인 쯤으로 읽기 쉽다. 하지만 그가 구사하는 언어 유희와 톡톡 튀는 듯한 가벼움은 가장(假裝)된 것에 가깝다. 그의 시어는 경쾌함 속에 아픔과 쓸쓸함을 감춰두고, 시간 속에서 사라져버린-아니면, 존재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어쩌지 못하는 연민으로 갈무리된다. 안현미의 두 번째 시집 ‘이별의 재구성’(창비 펴냄)은 대단히 전위적이거나 혹은 대단히 현실적인 것들에 천착해 있다. 안현미는 그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 유희성의 최대치와 기존 시문법의 해체에 집착한다. 시집의 제목인 표제작 ‘이별의 재구성, 이 별의 재구성’ 또는 ‘낭만적으로’같은 시편들이 대표적인 예가 된다. ‘…우리 종족의 위대함은 휴지통이라는 아이콘에 있지 ‘복원’이란 단추를 내장하고 있는 그러니까 이별을 이 별로 굽거나 이 별을 이별로 굽는 따위의 일은 우리에게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란 거지 고통을 선택할 수는 없다’라는 유기성 없는 듯한 언어 유희, 불안한 감성의 나열이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 말미에 심리치료의 한 장을 연 이(빅토르 프랑클)를 슬쩍 들며 공포와 불안, 고통, 자살 충동 등을 이겨내려는 자신의 의지의 일단을 ‘…고통을 받는 방법은 선택할 수 있다’고 표현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고통을 받을 수 있는 방법뿐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가슴 먹먹한 현실인가. ‘식객’에서도 열쇠말 하나를 숨겨놓았다. 프랑스의 한 희곡 작가(베르나르 마리 콜테스)의 작품(‘목화밭의 고독 속에서’)을 시 속에 등장시키며 언어와 소통의 문제에 대한 그의 천착과 애증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안현미의 시는 결코 관념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저녁을 훔친 자는 망루에서 펄럭거리는 깃발에 피를 퍼부었고, 권력과 자본의 화친은 미친 화마를 불러왔다’(‘뉴타운천국’)면서 구체적인 현실에 대한 내용도 담아낸다. 시인 손택수는 발문을 통해 “(안현미에게 있어)전체를 통어하는 유기적 구조는 기대할 수 없으며 오히려 그것이 가장 먼저 해체되어야 할 질서”라면서 “현실의 비참을 환상적 기법을 통해 위무하는 것이 안현미의 시가 지닌 매력”이라고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피스컵] 황선홍·파리아스 16일밤 마지막 승부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한판에 겁없는 2년차가 충돌한다. 세르히우 파리아스(42) 감독이 이끄는 포항과 황선홍(41) 감독이 지도하는 부산이 16일 오후 7시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프로축구 피스컵코리아 결승 2차전에서 마지막 결판을 낸다. 1차전에서 1-1로 비겨 이날 90분 풀타임으로도 챔피언을 가리지 못하면 승부차기를 한다. 지난해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 8강부터 뛰어든 ‘강철군단’ 포항은 사기충천이다. 최근 K-리그 12경기(8승4무)에서 무패행진을 벌였다. 지난 13일 제주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8골을 퍼부으며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도 세웠다. 시즌 54득점(30실점)으로 용광로같은 폭발력을 뽐냈다. 시즌 홈 무패(5승7무)를 달리며 1993년 이후 두 번째이자 스틸야드 홈에서 19년 만의 첫 우승을 노린다. 맨 밑바닥부터 살얼음판을 딛고 올라온 부산은 오기를 앞세운다. 리그에서 14위(5승7무10패·승점 22)로 처진 분위기를 컵대회 우승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속내이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이승현(24)과 양동현, 강승조(이상 23) 등 ‘젊은 피’들에게 기대를 건다. 8강에서 성남, 4강에서 울산을 내리 누르고 결승까지 나선 것도 패기의 힘이었다. 부산은 98년 이후 11년 만에 네 번째 컵 대회 우승을 겨냥한다. 프로 2년차 유창현(24·포항)과 박희도(23·부산)의 득점왕 싸움에도 눈길이 쏠린다. ‘중고 신인’ 유창현은 지난해 2군 23경기에서 13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지만 그다지 주목받진 못하다가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뽐내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파리아스 감독의 눈에 띄어 1군으로 올라서며 쟁쟁한 경쟁자들의 틈새를 비집고 출전 기회를 잡았다. 19경기에서 11골(4도움)을 뽑았다. 피스컵코리아 4경기에서 4골로 팀 선배인 노병준(30)과 함께 공동 1위. 반면 박희도는 지난해 데뷔와 함께 주전을 꿰찬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26경기에서 4골(4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들어서도 29경기에 나서 5골(6도움)을 올리며 데뷔 시즌을 넘어서는 활약을 보였다. 피스컵코리아 무대에서 4골을 터뜨렸지만 예선부터 9경기를 모두 치러 득점 3위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프로야구 2009] 롯데 4위 탈환

    [프로야구 2009] 롯데 4위 탈환

    프로야구 가을잔치의 마지막 초대장을 노리는 ‘4위 지망생’들의 혈투가 벌어진 13일 사직구장. 롯데는 삼성과의 시즌 마지막 대결에 12승 투수 3명 중 조정훈을 선발로 내세웠다. 로테이션으로는 송승준이지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조정훈을 낙점한 것. 삼성과의 2연전을 모두 이겨야 4위를 넘볼 수 있는 한 시즌의 명운을 건 일전이었기 때문. 로이스터 감독은 조정훈에 대해 “우리 선발 중 가장 안정감 있다. 에이스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이스터 감독의 말대로 조정훈은 최근 3경기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2.14로 상승세였다. 조정훈은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9이닝 동안 6안타(2볼넷)를 맞았지만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시즌 두 번째 완봉승(종전 7월31일 청주 한화전)을 거뒀다. 시즌 13승(9패)째를 거둔 조정훈은 윤성환(삼성), 릭 구톰슨(KIA)과 다승 공동선두에 올랐다. 또 탈삼진 7개를 보태 시즌 168개로 한화 류현진(175개)에 7개차로 다가섰다. 조정훈은 “중요한 경기를 완봉으로 이겨 더 기쁘다. 탈삼진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맞춰 잡는다는 생각으로 피칭했다.”며 기뻐했다. 조정훈의 호투로 롯데가 삼성에 4-0 완봉승을 거두고 8일 만에 4위를 탈환했다. 주말 2연전을 모두 승리한 롯데(승률 .4882)는 삼성(승률 .4880)을 불과 ‘2모’차로 제친 것. 3연패한 삼성은 5위로 내려앉았다. 롯데는 6경기, 삼성은 8경기를 남기고 있어 여전히 4강 다툼은 안갯속이다. 잠실에서는 크리스 니코스키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1~3번 타순에 투입된 젊은피 삼총사(민병헌·정수빈·이원석)의 활약으로 3위 두산이 선두 KIA에 10-1 대승을 거뒀다. KIA는 SK에 반 경기차로 쫓겨 선두 수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달 20승(4패)을 거두며 월간 최다승 기록을 세운 KIA는 9월들어 극심한 투타 동반부진에 빠졌다. 특히 지난주 SK와 두산에 1승도 거두지 못하고 4패를 당해 위기를 자초했다. 6위 히어로즈는 대전 원정에서 꼴찌 한화를 7-5로 물리쳤다. 롯데·삼성과는 2.5경기차. 히어로즈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11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여전히 4강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졸리 vs 메간 폭스 “섹시 우주인 역 내꺼야”

    졸리 vs 메간 폭스 “섹시 우주인 역 내꺼야”

    할리우드의 섹시 아이콘 안젤리나 졸리와 신예 섹시스타 메간 폭스가 같은 영화의 같은 배역을 두고 경쟁 중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졸리와 폭스는 모두 1968년 제인 폰다가 주연한 영화 ‘바바렐라’의 리메이크작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 두 여배우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바바렐라는 41세기 우주를 여행하는 섹시한 여성 우주인으로 30대의 제인 폰다가 연기했던 캐릭터다. 30대와 20대를 각각 대표하는 섹시스타 졸리와 폭스가 같은 역할을 두고 경쟁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언론은 “졸리가 폭스를 제치고 바바렐라 역에 캐스팅 되려면 젊어보여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34세의 완숙미를 자랑하는 안젤리나 졸리와 23세의 ‘젊은 피’ 메간 폭스 중 과연 누가 선배 제인 폰다의 뒤를 이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스틸이미지 / 사진설명 = (왼쪽부터) 안젤리나 졸리, 메간 폭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FA컵은 우리 것” 수원·전북 등 4강 사령탑 각오

    “FA컵은 우리 것” 수원·전북 등 4강 사령탑 각오

    “유독 인연이 없는 FA컵에서 잡은 기회를 잘 마무리하겠다.”(차범근). “집중력을 살려 달콤했던 2005년 우승 경험을 다시 맛보겠다.”(최강희)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을 가리는 FA컵 전국축구선수권 준결승에서 맞붙는 수원과 전북의 사령탑이 9일 이같이 각오를 다졌다. 이날 4강 대진추첨 결과 수원-전북, 대전-성남이 격돌하게 됐다. 4강 두 경기는 다음달 7일 단판 승부로 치러진다. 지난해 더블(K-리그, 컵대회 우승)을 이뤘지만 올 리그 14위로 급추락한 수원의 차 감독은 “바닥을 헤매는 터라 우리에겐 참 중요한 대회”라며 마지막(?) 승부에 임하는 의지를 불태웠다. 올 컵대회 8강에서 보따리를 쌌고 K-리그에선 5승7무9패(승점 22점)의 깊은 수렁에 빠진 수원은 2002년 대회 이후 7년 만의 정상을 겨냥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전북의 최 감독도 “4강에 올라온 팀의 전력이 엇비슷하고, 단기전은 리그와 달리 선수들의 집중력에 달렸다.”며 원정전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전북은 올해 K-리그에서 선두 FC서울을 승점 1점차로 뒤쫓는 여세를 몰아 FA컵 사상 최다인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젊은피 대결’을 펼칠 동갑내기 왕선재(대전) 감독대행과 신태용(성남·이상 40) 감독도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왕 감독대행은 “홈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조금은 유리하다. 2001년 FA컵 이후 우승이 없어 기필코 정상을 탈환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감독을 처음 맡아 FA컵 4강까지 올라와 기분이 좋다. 지난달 대전과 맞붙어 10년 만의 홈 패배를 당했는데 꼭 되갚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은 1999년 FA컵 정상에 올랐고 2000년에는 준우승에 그쳤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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