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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차범근 감독은

    ‘차붐 축구’가 꽃을 활짝 피웠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다.”는 그의 말대로 이제야말로 진짜 부활을 알렸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차 감독은 1979~89년 당시 세계 최고의 무대였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갈색 폭격기’로 불리며 무려 98골을 터트려 월드스타로 이름을 알렸다.하지만 지도자로서는 그리 쉬운 길을 걷지 못했다.91년 울산 감독으로 K-리그에 첫 걸음을 내디뎠지만 4시즌 동안 우승 문턱에서 눈물을 삼켰다. 98프랑스월드컵 땐 예선 성적부진 탓에 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고 그해 이어 ‘K-리그 승부조작설’을 제기했다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5년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은 뒤 중국 프로무대로 떠났다.절치부심 속에 2004년 수원 사령탑으로 복귀해 ‘템포 축구’를 앞세워 그해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이듬해엔 슈퍼컵과 A3 대회,컵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구며 ‘우승제조기’로 주목을 받았다.하지만 정규리그에선 주전들에게 덮친 부상 도미노에 시달리며 바닥을 맴돌았다.2006년 성남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었으며,지난해에도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포항의 ‘파리아스 돌풍’에 또 좌절을 맛봤다.지난 시즌 무관에 그치자 그는 ‘젊은 피’와 스타의 그늘에 가렸던 선수들을 활용,조직력의 힘으로 승부하는 데 애썼다.선·후배 체계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 연령대별 주장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경쟁구도 덕분에 박현범,조용태,서동현 등 신예들이 무서운 활약을 펼치며 전력 상승을 도왔다.그리고 그 열매는 달았다. 차 감독은 7일 “2004년엔 갑자기 부임해 어영부영 우승한 것이어서 좋은 맛을 못 느꼈다.”면서 “지난 어려움이 오늘 기쁨을 더 크게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보는 것처럼 관중도 많고 템포도 빠른 최고의 경기였다.”고 평가한 그는 “오늘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고맙다.”고 밝혔다.실제 인터뷰 내내 “내가 정신이 없어서….”라는 말을 잇달아 내뱉던 차 감독은 “선수들에게 마음을 많이 열었고 대화도 많이 하며 의견을 존중해주려고 애썼다.”면서 “이 과정에서 선수 운용의 폭이나 안목 등에 있어서 많이 배웠고 믿음과 신뢰를 쌓은 게 수확이었다.내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이 깨진 한해였다.”라고 말했다.그는 “능력을 갖추고도 기회를 얻지 못하던 신예들이 전·후반기에 찾아온 결정적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힘이었다.”면서 “어떤 경기에서는 6명을 신인으로 채우며 모험도 걸었는데 그들이 하우젠컵을 들어올렸고 오늘도 큰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하드코어 게임 거센 ‘여풍’

    카운터 스트라이크 여성캐릭터 ‘제니퍼´ 게임에도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댄스게임 ‘오디션’이나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 장르에서 돋보였던 여성 이용자들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남성 이용자들이 주이용자층인 MMORPG에서 여성 유저 비율은 최대 40%까지 늘었다.아기자기한 MMORPG도 아닌 피가 난무하는 이른바 하드코어한 전투 중심의 MMORPG에 흥미를 느끼는 여성 유저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그라비티의 ‘레퀴엠 온라인’은 어둡고 음산한 공포감과 피 튀기는 사실적인 전투가 특징이다.때문에 성인용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정도다.그럼에도 여성 이용자의 비율이 20%에 달한다.서문성수 그라비티 레퀴엠 개발총괄(PM)은 “그동안 하드코어한 게임을 여성 유저들이 많이 즐기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여성 게이머들의 게임 충성도가 높다.”면서 “이제는 특정 남성 타깃이 아닌 전체 게임 이용자층을 위한 게임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성 게임´ 여전한 인기 여성 이용자를 공략하는 게임도 늘고 있다.CJ인터넷의 ‘프리우스 온라인’은 감성 MMORPG라는 컨셉트로 전체 이용자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이용자층을 사로잡았다.게임 속 주인공을 따라다니며 도움을 주는 분신 같은 존재 ‘아니마’ 시스템도 인기에 한몫했다.지난 9월 최종 테스트 기간 중 하루는 여성 유저들만 접속해 체험할 수 있는 MMORPG로서는 파격적인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위메이드의 ‘타르타로스 온라인’도 감성 게임을 강조하며 여성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타르타로스 온라인은 애니메이션 같은 그래픽과 캐릭터,영화를 즐기는 듯한 시나리오 모드를 통해 감성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이같은 특징으로 비공개 테스트에서 여성 참여율이 40%를 넘었다. ●여성전용 모바일게임 출시도 여성전용 게임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지오스큐브는 화장품 회사인 에뛰드와 제휴,모바일게임 ‘에뛰드 타이쿤’을 최근 출시했다.화장품 매장을 경영하는 내용이다.게임을 다운로드 받은 이용자에겐 할인 쿠폰과 화장품 샘플 등을 제공하는 등 게임기획에서 마케팅까지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다.여성 전용은 아니지만 넥슨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의 추가된 여성 캐릭터들도 여성 1인칭슈팅(FPS)게임 이용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게임이 젊은 층의 놀이문화로 대중화되면서 여성 이용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게임성이나 마케팅도 여성 위주로 변해 가는 등 앞으로 여성 유저들을 위한 마케팅 전략들은 점차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성룡, 김장훈에 한글 편지 “아름다운 일 계속하길”

    성룡, 김장훈에 한글 편지 “아름다운 일 계속하길”

    월드스타 성룡이 가수 김장훈에게 보낸 한글 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오전 자신의 미니홈피 게시판에 김장훈은 ‘환호는 나의 힘, 배려는 나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성룡이 자신에게 보낸 한글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는 지난 7월 김장훈이 서해안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펼치다 쓰러진 직후 이를 염려한 성룡이 1만 달러와 함께 보낸 것으로 김장훈은 이 돈을 오는 6일 충남 보령에서 열리는 콘서트에서 보령시에 기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장훈이 공개한 편지에는 “젊은 친구가 어렵고 힘든 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노력하고 봉사한다는 소리를 듣고 작으나마 나의 성의가 당신이 하는 일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을 챙겨주셨으면 합니다.”고 적혀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아름다운 일들을 계속해나가시기를 기대합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성룡의 편지에 김장훈은 “서해안페스티발에서 쓰러진 이후 흥부의 제비처럼 날아온 고마운 편지와 수표”라고 설명하면서 “본인(성룡)은 극구 민망하다고 보여주지 말라 하셨지만 너무 순진하시고 귀여운 편지가 보면 볼수록 미소 짓게 해서 올려드립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그는 “언어가 달라도 국적이 달라도 나이가 달라도 직업이 달라도, 그 무엇이 다르다해도, 진심은 통한다는 진리”라며 “성룡 형님 너무 귀여우세요. 외국사람이 보면 제가 젊은 친군가 봐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진=김장훈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핀크스컵]태극 골퍼자매 “올핸 안 진다”

     ‘젊은 피’로 무장한 ‘태극 자매’들이 일본을 상대로 설욕에 나선다.  2008 핀크스컵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총상금 6150만엔)이 오는 6일부터 이틀간 제주 핀크스골프장(파72·6374야드)에서 열린다. 매년 한·일 최고의 여자 골퍼들이 모여 자국의 명예를 걸고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올해도 한국팀은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특히 ‘일본 킬러’로 명성이 자자한 장정(28·기업은행)이 2000년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출전하고 ‘지존’ 신지애(20·하이마트)와 ‘슈퍼모델’ 서희경(22·하이트) 도 가세하는 등 젊은 피로 꽉 채웠다.  올해 대회 주장은 ‘주부 골퍼’ 한희원(30·휠라코리아).한·일전 역대 5승1무4패를 기록한 한희원은 선수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작년 일본에서의 패배를 딛고 반드시 승리해 어려운 경제 상황 등으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조그마한 희망으로 보답하자.”면서 “개인 행동을 삼가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보다 평균 연령이 0.61세 낮아진 23.54세로 팀을 꾸린 한국은 안방대회에서 지난해에 견줘 다소 노쇠해진 일본을 강하게 압박할 전망.특히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루키 오리엔테이션 참가를 위해 1라운드만 뛰게 되는 신지애는 “한·일전 우승으로 올 시즌 진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지난해 한국과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빼앗아간 일본도 2년 연속 우승을 장담한다.평균 연령은 한국에 견줘 1.93세가 많지만 멤버로만 보면 역대 최강이다.주장 후쿠시마 아키코(35)와 ‘일본의 소렌스탐’ 후도 유리(32)가 팀을 이끌고,‘무릎 여왕’ 고가 미호(26)가 분위기 메이커로 나선다.여기에 한·일전 7전 전승으로 ‘코리안 킬러’로 이름을 올린 요코미네 사쿠라(23)와 ‘새별’ 모로미자토 시노부(22),지난해 상금왕 우에다 모모코(22) 등도 요주의 인물이다.  특히 ‘일본파’ 이지희(29)와 전미정(26·진로재팬) 등이 지난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최종전인 리코컵 투어선수권에서 역전패를 안긴 고가를 상대로 분풀이에 성공할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틀 동안 싱글 매치플레이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 조 편성은 대회 전날에야 완성될 예정이지만 주최측과 한국 주장 한희원도 이를 감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축구] 차붐-귀네슈 명장대결 “마지막은 내가 웃는다”

     3일과 7일 2차전으로 치러지는 프로축구 챔피언결정전은 수원 차범근(사진 왼쪽·55)-FC서울 새뇰 귀네슈(오른쪽·56) 감독의 맞짱 대결로도 눈길을 끈다.  차 감독은 1970~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갈색 폭격기’로 이름을 날렸고,골키퍼 출신인 귀네슈 감독은 현역 땐 무명에 가까웠지만 2002한·일월드컵에서 터키 대표팀을 3위에 올려놓으며 명장 반열에 우뚝 섰다. 차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04년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머리로 그렸던 팀 컬러는 아니었다.화려한 멤버들을 갖췄지만 경기력은 심한 기복을 보였고 승부처에서 고비를 못 넘어 ‘속빈 강정’이라는 비난마저 일었다.지난 시즌 무관에 그치자 그는 ‘젊은 피’와 스타의 그늘에 가렸던 선수들을 활용,조직력의 힘으로 승부하는 데 공을 들였다.선·후배 관계의 부작용을 줄이려 연령대별 주장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이러한 경쟁구도 덕분에 박현범과 조용태,서동현 등 신예들이 초반부터 무서운 활약을 펼치며 전력 상승을 도왔다.  귀네슈 감독 역시 지난해 부임하면서 FC서울의 체질 개선을 시도했지만 쉽지는 않았다.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말로 올 시즌을 약속했고,결국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귀네슈 감독은 “부임 때만 해도 선배라고 후배들에게 호령하곤 했지만,선후배가 서로 이해하는 게 상생하는 길”이라면서 “생각하는(mental) 축구를 하게끔 돕는 게 중요해 심리상담을 도맡는 의료진까지 뒀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창의적인 공간 침투를 바랐다.하지만 그동안 등한시한 체력에 허점을 보였다.“훈련하다가 죽는 일은 없다.유럽리거들을 보라.”며 경쟁을 자극했다.올 시즌 들어 ‘뻥’ 차내는 축구가 아니라 공격 진영에서 의도적인 원터치 패스가 이뤄지고,측면에서는 과감한 공격가담으로 상대를 압박했다.신입생인 데얀과 이종민,김치우 등과 김은중,이을용 등 노장들의 조화가 전력상승에 뒷받침이 됐다. 유럽무대를 모두 경험한 두 감독의 자존심은 날카로운 신경전으로 드러났다.“정규리그 1위가 진정한 우승팀”이라는 차 감독의 말에 귀네슈 감독은 “리그 1위가 우승이었다면 우리도 처음부터 골을 많이 넣어 1위를 했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두 감독은 지금까지 아홉차례 만나 수원이 5승3무1패로 앞섰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충청에 갇힌 ‘충청 맹주’

    충청에 갇힌 ‘충청 맹주’

     지난 4월 총선에서 충청권에 바람을 일으키며 등장한 자유선진당의 미래가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창조한국당과의 교섭단체 구성 합의,원내 캐스팅보트 확보,재·보선 선전 등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충청당’ 이미지 고착화,소수 정당(18석)의 한계,인재 부족,창조한국당(2석)과의 불안한 동거 등 당의 운명을 가를 변수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충청당´이라는 수식어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내포한다.4월 총선과 10월 재·보선에서 충청권의 맹주임을 확인했지만,이는 다른 지역에서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지도 낮고 대안정당 신뢰감 부족 엄밀히 말하면 대전·충남에 영향력이 국한된다.충북에서는 민주당 기세에 눌려 있다.당은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해 충북에 진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으나 바람을 일으킬 동력이 부족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1일 “소외감이 심한 충북에는 지역개발 공약이 좋은 처방이지만 소수야당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당이 고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인지도와 지지율 부족이다.민주노동당(5석)과 친박연대(8석)보다 지지율에서 종종 밀린다.현 여권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대안정당으로서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뜻이다.당내에서는 “비판적인 기사라도 당이 자주 거론되면 성공한 것”이라는 푸념도 들린다.  ‘스타정치인’과 ‘젊은 피’의 부족도 한계로 꼽힌다.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대표를 빼고는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인사가 거의 없다.이는 주요 현안을 주도할 수있는 동력의 결여로 이어진다.젊은 인재의 부족은 당의 활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한 의원은 “강경보수 성격의 이념적인 현안을 지양하고 경제파탄에 신음하는 서민을 품을 수 있는 대안에 주력할 때 젊은 보수가 눈길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한국당과의 불안한 동거도 골칫거리다.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실형이 구형된 문국현 대표가 의원직을 잃게 되면 두 당을 합해도 교섭단체구성 요건(20석)에 못 미치게 된다. ●영남 뚫어야 전국정당 동력 얻어  당의 미래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약세를 보이는 충북을 석권하고 영남권에 의미있는 교두보를 확보한다면 2012년 총선에서 전국정당으로 나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고전한다면 충청권내 대세론은 희미해질 가능성이 높다.당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에서 박근혜 전 대표 인기가 워낙 강해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바람’이 불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도 당의 미래를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정치권 일각에서는 자유선진당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 구도를 적극 활용해 영남권 공략과 인지도 상승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선택 원내대표가 여야를 초월한 비수도권 출신 규합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 풍속사] (47) 기녀와 하룻밤

    [그림이 있는 조선 풍속사] (47) 기녀와 하룻밤

    ‘밤길’(그림 1)은 신윤복의 작품인데,신윤복 풍속화 치고는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다.나는 조선 후기 풍속화를 논하는 자리에서,혹은 풍속화로 만든 달력이나 기념품 등에서 이 그림을 본 적이 없다.하지만 이 그림은 퍽 꼼꼼히 따져볼 만한 것이다.그림 위쪽에 하현달이 떠 있는 것을 보면 밤이 분명하다.또 담뱃대를 문 기생이 팔에 털토시를 끼고 있는 것을 보면 겨울밤이 틀림없다.참고로 말하자면,조선시대 여자는 몸 전체를 가리는 방한의(防寒衣)가 없었으므로 단지 팔에 털토시만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이 된다.여자의 털토시 말고 방한구(防寒具)는 또 있다. ●화려한 옷차림 기방의 운영자 대전별감 등불을 들고 앞서서 길을 인도하는 어린 사내종이 오른쪽 팔에 끼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털가죽으로 만든 이 물건은 위쪽에 끝을 죄는 줄이 있다.곧 펼친 상태에서 착용하고 끈을 죄어서 오므리는 것이다.끈이 있는 방한구로는 풍차나 만선두리 같은 것이 있지만,이 그림만으로는 어떤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어쨌거나 방한구를 착용하거나 들고 나선 추운 겨울밤인 것이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왼쪽의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은 별감이다.이 사람을 순라군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데,결코 아니다.이 사람은 앞서 ‘기방의 난투극’에서 한 번 등장한 적이 있는,기방의 운영자 대전별감이다.대전별감은 옷차림이 화려하다 했는데,이 그림의 복색을 보아도 과연 그렇다.대전별감만이 입을 수 있는 홍의(紅衣) 안에 푸른 색,분홍색,갈색 누비옷을 겹쳐 입고 있다.신발 역시 가죽신이다.또 초립 아래는 방한구인 털가죽으로 만든 ‘풍뎅이’를 쓰고 있다.과연 서울 시내 복색의 유행을 주도하는 별감답게 잔뜩 사치한 모양이다.  기생과 대전별감 사이에 있는 남자는 양태가 넓은 갓을 쓰고,중치막을 입고,가죽신을 신었다.양반이다.기생과 기부(妓夫)인 대전별감,그리고 이 양반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그림 속의 인물이 말을 하지 않으니,알 수가 없다.하지만 추측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인물들의 동작을 보자.중치막을 입은 양반은 오른손으로 갓의 양태를 잡고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고,대전별감은 왼손으로 앞을 가리킨다.저 쪽으로 가라는 신호로 보인다.기생은 대전별감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양반 왼쪽에 있다.즉 기생은 대전별감과 떨어져 양반과 함께 밤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양반과 기생이 같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는 것은,그들의 앞에 사방등을 든 어린 사내종이 길을 인도하고 있음을 보아서도 알 만하다. 자,그렇다면 어떤 장면인가.이렇게 추측할 수 있다.원래 기부는 기생과 동침을 원하는 손님이 있으면 그날 밤을 손님에게 양보하였다고 한다.나는 이 그림이 기부인 대전별감이 고객에게 기생을 딸려 보내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 생각한다.이의가 없으신지? ●기녀제도 양반들의 성욕 위해 500년 유지 기생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다.하지만 기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다.조선조에 와서 기생을 없애려고 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났고 중종 때에는 조광조 일파의 거듭된 요청으로 일시 기생이 없어지지만,기묘사화로 인해 조광조 일파가 실각하자,다시 기생제도가 부활하였다. 전에 언급했듯 기생은 두 가지 목적으로 존재하였다.춤과 노래를 익혀 궁정과 양반들의 잔치에 동원되는 것,그리고 하나는 양반들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즉 조선 양반 체제는 양반-남성의 결혼이란 합법적 방식을 벗어난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갑오경장 때까지 거의 500년 동안 관기제도(官妓制度)를 유지시켰던 것이다.  그림(2) 역시 신윤복의 작품이다.제목은 ‘국화 옆에서’.서정주의 시 제목을 가져온 것이다.그림의 왼쪽에는 국화꽃이 피어 있고,오른쪽에는 사내와 늙은 할미가 있다.그리고 그 앞에는 댕기머리를 늘어뜨린 젊은 처녀가 있다. 사내는 아직 앳된 기운조차 느껴지는 젊은 나이고,여자는 얼굴이 보이지는 않지만 옆모습만 보아도 젊은 처녀임을 알 수 있다.남자가 웃통을 벗고 있는 것으로 보아,조금 전까지 남자는 옷을 벗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그리고 이제 막 대님을 치는 것으로 보아,바지도 벗었다가 이제 다시 주워 입는 것이다.여자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그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여자는 부끄러워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남자와 여자는 이미 하룻밤을 지낸 것으로 보인다. 곧 이 사내는 여자의 초야권을 샀던 것이다.흔히 ‘머리 얹어준다.’는 말은,기생의 초야권(初夜權)을 사서 땋은 머리를 위로 틀어 올릴 수 있게 해 준다는 뜻이다.동기(童妓)의 초야권을 사는 사람은 이부자리와 의복과 당일의 연회비를 담당해야만 했는데,아마도 젊은 오입쟁이는 그 비용을 지불했을 것이다. ●기생의 성을 판매하는 조방군 이 그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있는 늙은 할미다.얼굴이 검고 깡마르고 약간 간교하게 보이는 할미는 입을 가리고 여자에게 소곤대고 있다.내용이야 확인할 수 없지만,여자를 어르고 달래는 말이 아니었을까. 이 할미는 도대체 누구인가?어두운 성의 거래에는 반드시 중개인 역할을 하는 자가 있게 마련이다.‘수호지’에서 바람둥이 서문경과 유부녀 반금련 사이에 다리를 놓아 간통을 성사시킨 것은 이웃에 사는 늙은 여자 왕파였다. 그렇다면 그런 역할을 하는 여자가 과연 있었던가.19세기의 가사 ‘우부가(愚夫歌)’에 그런 여자가 나온다. ‘우부가’는 세 사람의 어리석은 사내의 행각을 그린 작품이다.개똥이·꼼생원·꾕생원 세 사내는 돈을 펑펑 써대며 온갖 놀이와 황당한 행각으로 결국 재산을 거덜내고 파멸하고 만다.그 중 꼼생원의 행각을 그린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이리 모여 노름 놀기,저리 모여 투전질에/기생첩 치가(治家)하고,오입장이 친구로다/사랑에는 조방군이,안방에는 노구할미”   보다시피 꼼생원이 하는 일은 패가망신하는 일이다.맨 끝부분의 조방군과 짝을 이루고 있는 노구할미란 부분에 주목해 보자.조방군이란 기부를 말하는 것으로 기생의 성을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자다.따라서 노구할미 역시 그런 성의 판매를 중개하는 사람임은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노구는 한자로 쓰면 ‘?’가 된다.문자 그대로 직역하면,‘늙은 할미’ 뜻이지만,사실은 뚜쟁이를 가리키는 것이다. ‘노구장이’란 말이 있는데,이것은 뚜쟁이 노릇을 하는 늙은 할미라는 뜻이며,‘노구질’이라고 하면 뚜쟁이 노릇이란 뜻이다. 이해조의 신소설 ‘빈상설(?上雪)’에 장안 계집을 깡그리 노구질하다 못 해서 조카딸까지 팔아먹는 것이로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곧 노구질이란 늙은 할미가 하는 뚜쟁이 노릇을 말하는 것이다.그림(2)의 할미의 정체는 밝히자면 이런 것이다.  물론 뭔가 찜찜한 구석은 있다.나는 그림(2)의 젊은 여성을 기생으로 보았는데,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서울의 기생과 지방의 기생의 출신 성분이 같지만,기생업의 경영 방식에 다른 점이 있다.즉 서울의 기생은 기부(妓夫),즉 남자가 기생을 지배한다.그림(1)에서 등장하는 대전별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하지만 지방의 기생은 기모(妓母),즉 기생의 어미가 지배한다. 기모의 경우는 춘향이와 월매를 떠올리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신윤복의 그림에 등장하는 기생은 모두 서울의 기생들이다.그렇다면 기부가 나오지 않고 노구할미가 난데없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도 이상한 일인 것이다. 물론 젊은 여성이 기생이 아닐 수도 있다.여염집의 가난한 젊은 처녀 혹은 어떤 사정이 있어서 돈이 필요한 여성일 수도 있다.이럴 경우 그림(2)의 할미는 돈 많은 남자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한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추측은 가능하지만 어떤 쪽도 확언할 수는 없다.그렇다면 우선 덮어둘 수밖에.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오바마의 각료·참모] (6) 경제회복자문위장 폴 볼커

    버락 오바마 차기 미 행정부에 신설되는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에 26일(현지시간) 내정된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올해 81세 ‘원로’다.그런 그가 20여년 만에 다시 미국 경제회생 작전에 투입된 배경은 선명하다.오바마 당선인은 그를 직접 지명하면서 “확고하면서도 독립적인 판단을 하는 인물”로 평가했다.또 “(공격할 때)사정을 봐주지 않는 고집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외신들은 앞다퉈 볼커 등용 이면의 숨은 의미를 읽어냈다.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비롯해 새 경제팀이 지나치게 젊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노림수라는 해설이 지배적이다.오스틴 굴스비(ERAB사무국장),피터 오스자그(백악관 예산실장),제이슨 퍼먼(경제자문) 등 오바마 경제팀의 핵심 멤버들이 모두 30대.노련미가 부족한 이들을 보완하는 역할자로 발탁됐다는 평가다.뿐만 아니라 새 경제팀이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 인맥에 편중됐다는 비판을 희석시킬 카드이기도 하다.  1979년부터 1987년까지 FRB의장을 맡았던 볼커의 별명은 ‘인플레이션 파이터’.별명처럼 그는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으로 물가와 거침없는 승부를 겨뤘다.1,2차 오일쇼크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연 2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대담한 경제정책을 주도했다.이른바 ‘레이거노믹스’로 편입되는 정책이다.당시 볼커는 통화 긴축정책이 경기침체를 야기했다는 극심한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살해 위협을 받아 따로 경호원까지 두고 다녔다.그러나 여론에 굴하지 않았고,결국 이겼다.연 14%를 기록했던 물가 상승률은 그가 퇴임할 즈음 4% 언저리로 떨어졌다.  이후 1990년대 경제 대호황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독일 출신 미 경제학자 헨리 카우프만은 그런 볼커에게 “20세기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중앙은행 총재”로 찬사를 보냈다.  오바마 당선인과의 인연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지난해 6월 한 사적인 모임에서 처음 만났으나,대선 과정에서 최고의 경제정책 자문역으로 뛰었다.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대학원,런던정경대학(LSE) 등에서 수학했다.1952년 FRB에 입문,이후 잠시 체이스맨해튼에서 일하다 재무부를 거쳐 1975년 뉴욕연방은행 총재로 발탁됐다.FRB 의장에서 물러나서는 한동안 프린스턴대 강단에 섰다.낚시광으로도 유명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알립니다 본지는 현지 발음을 기준으로 삼는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미국 재무장관 내정자의 이름을 ‘티머시 가이트너(Timothy Geithner)’로 표기합니다.
  • 김연아의 이상형 조니 위어가 밝히는 ‘롱 에지’

    김연아의 이상형 조니 위어가 밝히는 ‘롱 에지’

    일명 ‘연조커플(김연아-조니 위어)’로 불리며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의 남성 싱글 스케이터 조니 위어(24)가 크리스마스 자선 아이스쇼에 출연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지난 5월 서울 목동에서 열린 아이스쇼에서 김연아와 환상적인 페어 연기를 펼친 조니 위어에 대해 김연아는 가장 좋아하는 스케이터라고 밝힌 바 있다.  조니 위어의 홈페이지(www.figureskatersonline.com/JohnnyWeir) 역시 김연아에 대한 언급이 많아 눈길을 끈다.  조니 위어는 팬들의 질문에 답을 해 주는 코너에서 ‘롱 에지(wrong edge·잘못된 에지 사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 놓고 있다.  ’롱 에지’란 두 개의 날이 있는 피겨 스케이트화에서 잘못된 날(에지)을 이용해 점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스케이트화를 신었을 때 몸 중심에서 바깥 쪽에 있는 날이 아웃 에지, 안쪽에 있는 날이 인 에지다.  김연아 선수는 지난 6일 3차 그랑프리 ‘컵 오브 차이나’에서 ‘트리플 플립’ 점프를 인 에지가 아닌 아웃 에지로 뛰었다 하여 ‘롱 에지’ 판 정을 받은 바 있다.  조니 위어는 “플립 점프에서 에지를 교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당신은 이미 이 문제를 고치기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대해 “나를 비롯한 많은 스케이터들이 플립 점프를 아웃사이드 에지로 한다. 아웃 에지로 플립을 하거나 인 에지로 러츠 점프를 하는 것은 신체 구조와 관련이 많다고 배웠다. 엉덩이가 좁은 사람들은 아웃사이드 에지로 플립 점프를 하는 것이 쉬운 반면 엉덩이가 큰 사람들은 인사이드 에지가 쉽다. 물론 신체적 구조 외에도 기본 적인 점프 기술이 큰 역할을 한다. 어떤 스케이터라도 올바른 러츠와 플립을 동시에 구사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는 올바른 플립 점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정 기간 스케이팅을 하고 나면 점프를 교정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자세한 설명을 했다.  이어 김연아 선수의 팬으로부터 받은 “김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연아는 뛰어난 스케이터자 매우 지적인 젊은 여성이다. 그녀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에 대해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그녀의 능력을 믿는다. 연아가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세계 챔피언이 되길 바란다. 모든 그녀의 능력에도 불구하고 연아는 현실적이고 가끔은 수줍어 한다. 그녀는 매우 매력적이고 사랑스럽다.”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피겨 스케이팅 팬들은 “크리스마스에 이국땅인 한국에 와서 공연한다니 너무 고맙다.” 며 김연아 선수와 조니 위어의 스케이팅을 기대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국민남매’ 박태환-김연아의 난데없는 수난  “SBS 저작권 행사는 김연아 해외홍보의 걸림돌?”  삼성전자 베이징서 ‘김연아 효과’  “역시 연아가 한수위”  김연아 티켓 파워  
  • [‘오바마 경제팀’ 해부] 가이트너·서머스 투톱… ‘실용+진보’ 코드로

    [‘오바마 경제팀’ 해부] 가이트너·서머스 투톱… ‘실용+진보’ 코드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24일(현지시간) 발표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팀은 실용주의 색채가 강한 진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팀의 면면을 보면 재정수지 균형과 규제완화, 자유무역을 옹호하지만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인 만큼 오바마 당선인이 표방한 규제강화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공정무역 등의 충실한 전도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 후 100일 내에 결정할 경제정책들은 앞으로 30~40년간 미국 경제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오바마 경제팀의 특징은 무엇보다 최연소 미 재무장관 내정자인 티머시 가이트너와 로런스 서머스 대통령 직속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역할 분담이다. 가이트너 내정자는 국제금융위기 해결의 베테랑답게 재무부를 진두지휘하며 금융위기 수습에 나서는 동시에 이같은 경제정책의 집행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먼저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집행하고, 국유화된 모기지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정상화를 담당하게 된다. 반면 베테랑 경제학자인 서머스는 오바마 당선인의 주요 경제정책을 입안·조율하는 ‘컨트롤타워’이자 아이디어맨 역할을 맡는다. 그는 백악관에서 재무부와 노동부, 주택도시개발부, 보건부와 연방예방보험공사 등 경제관련 부서들을 총괄하는 경제정책과 세제개편,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을 입안, 조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특징은 조지 부시 행정부를 거치면서 약화된 NEC의 위상 강화다. 재무부로 옮겨졌던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NEC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NEC는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신설된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경제 관련 부처들간의 경제정책을 조율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 다른 특징은 젊은 피와 경륜의 조화다.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가 40대 중반이고,25일 공식 발표될 피터 오스자그 백악관 예산실장 등 백악관 경제자문팀이 대부분 30대의 진보적인 학자들로, 장기적으로 경제정책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자그와 백악관 수석경제보좌관으로 유력시되는 제이슨 퍼먼은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양극화 해소를 과제로 한 ‘해밀턴 프로젝트’를 담당했고,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위원장에 지명된 멜로디 반즈는 미국진보센터(CAP)에서 정책담당 부회장을 맡았다. kmkim@seoul.co.kr
  • [20&30]내겐 너무 특별한 계모임…종류도 애환도 가지가지

    [20&30]내겐 너무 특별한 계모임…종류도 애환도 가지가지

    돈도 불리고 친목도 쌓는 계모임이 불황기 각박한 인심을 파고들었다.주식,펀드 수익률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남녀를 불문하고 계를 통한 돈불리기가 유행이다.재테크,맛집 탐방,공동구매에서 해외여행까지 계를 하는 이유도 가지가지.하지만 곗돈을 먼저 타려고 눈치작전을 펴는 건 여전한 풍경이다.계주가 돈을 들고 튀거나 곗돈을 펀드에 넣었다가 수익률이 급락해 인간관계가 헝클어지는 경우도 많다.요즘 젊은 남녀들의 계모임을 들여다봤다. ●‘취미계’ 기쁨 두 배  영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김모(27)씨는 졸업논문 때문에 눈코뜰새 없지만 취미생활인 발레는 절대 빼먹지 않는다.일주일에 두 번 집에서 한시간 거리인 압구정동까지 꼬박꼬박 출석한다.어렸을 때부터 발레 한 번 배워보는 게 소원이었던 김씨는 1년 전 학원에 등록하며 ‘로망’을 풀었다. 성인발레 전문인 학원에는 김씨같은 여성들이 많았다.깡마른 몸매를 선녀날개같은 발레복으로 감싸고 날렵하게 점프하는 발레공연에 빠져 김씨는 ‘발레계’를 조직했다.괜찮은 콘서트홀에서 발레공연을 보려면 20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학생신분에 20만원이면 버겁죠.한 달에 5만원씩 넣으면 주요 공연은 다 관람할 수 있어요.”발레리나 강수진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은 9월 티켓 오픈 때 인터넷 예매로 사수했다.  학원 강사 박모(26)씨는 다음달이면 명품 C브랜드의 ‘2.55백(55년 2월 출시)’을 손에 넣을 꿈에 부풀어 있다.박씨는 졸업과 동시에 대학 동기들과 ‘명품계’를 조직했다.명품가방을 구매하기 위해서다.박씨는 대학생 때부터 밥값,차값을 몇달씩 살뜰히 모아 가방 한 점을 장만했던 가방마니아.시즌마다 나오는 ‘신상’을 살 수 있다면 몇 정류장을 걸어다니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뜻맞는 친구들을 물색해 만든 가방계는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모임이었다.  박씨 일행이 첫 번째 대상으로 택한 가방은 300만원이 훌쩍 넘었다.전세계에서 3초에 한개씩 팔려나간다는 L브랜드의 ‘스피디백’같은 흔한 백은 질렸다.“가격이 비쌌지만 곗돈으로는 과감히 지를 수 있겠더라고요.”누가 가장 먼저 가방을 갖느냐를 두고 친구들끼리 신경전도 일었다.“저는 6명 중에 네 번째예요.다음엔 제가 좋아하는 다른 브랜드로 구매할 거예요.”  중학교 체육교사 최모(27)씨는 해외여행 한번 못 가본 한을 뒤늦게 풀고 있다.최씨는 학생 시절 겨울방학 때마다 스키강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2005년 졸업 직후 스물 넷 어린 나이에 교사로 임용됐다.  쉼표없이 달려온 최씨 인생에서 ‘여행계’는 숨통 한 자락과 같았다.여행계 멤버는 같은 학교에 발령받은 새내기 교사 권모(29)·이모(27)씨였다.셋은 ‘SES’란 별명까지 얻으면서 학교에서 겪는 고단함부터 남자친구,집안얘기로 끈끈하게 뭉쳤다.3총사의 동료애는 맏언니격인 영어교사 권씨의 주도로 여행계로 거듭났다.일본,유럽,동남아 배낭여행으로 다져진 권씨의 주도로 2006년 3월부터 매달 20만원씩 부었다.여섯달 만인 2006년 8월,각자 120만원씩 쥐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최씨는 “한 번에 120만원을 쓰는 것은 부담스러웠지만 ‘한 번 가는 일본’이란 생각으로 끼니때마다 맛집을 찾아다녔어요.덕분에 모처럼 호사를 누렸죠.”라고 했다.그녀는 “차곡차곡 모은 덕분에 큰 부담없이 첫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며 흡족해했다.  최씨는 또 다음 시즌 여행 계획에 한껏 들떠 있다.“안 가봤을 땐 잘 몰랐는데 한 번 다녀오니까 또 가고 싶어지더라고요. 돈을 모으면서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레요.”  혼자 돈을 모으면 의지가 약해질 법한데 여럿이 모으니 여행계획도 함께 짜는 가외의 장점도 있었다.두번째부턴 방학 때마다 한 사람에게 360만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바꿨다.최씨는 이 돈으로 2007년 1월 겨울방학 때 호주로 나홀로 여행을 갔다.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물론,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경기도 관람했다.  하지만 2년 6개월여간 꾸려온 계는 내년 1월 끝날 예정이다. 맏언니인 권씨가 이번 달 결혼하기 때문이다.최씨는 부부·애인 동반으로 강원도 여행을 다녀온 뒤 계를 청산하려고 한다.“여행계획 세우면서 깔깔거릴 수 있었는데 끝내려니 아쉽네요.” ●쌓이는 곗돈만큼 돈독해지는 우정  회사원 이모(26)씨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친구들과 맛난 것 먹으며 수다떨기다.대학교 4학년 때 미드(미국드라마) ‘섹스앤더시티’를 보면서 브런치의 세계에 눈떴다.이씨는 친구 네 명과 당장 ‘브런치계’를 시작했다.‘계’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민망할 정도로 소박한 계였다.매주 금요일마다 3시간을 할애해 서울 시내 맛집을 찾아다녔다.“비싸고 우아한 식사를 한 건 아니었어요.학생이라 주머니 사정이 얄팍하잖아요.하지만 50년 된 김치찌개집에도 가봤고 장충동 족발집,용두동 주꾸미 거리,청진동 해장국 등 유명한 밥집을 두루 다녔죠.”  졸업 후 취직한 다음부터 모임은 한 달에 한 번,매월 마지막 일요일로 정해졌다.주메뉴도 드라마에 나오는 브런치로 바뀌었다.“업무에 치이다 보면 만나기가 힘들더라고요.그래도 한 달에 한 번 만나 맛있는 것 먹으며 회사 얘기를 하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요.”이씨는 “자주 찾는 삼청동은 이제 번잡해 조용한 우리들만의 아지트를 찾고 있다.”고 했다.  공기업 직원 이모(31)씨는 “잘 키운 계모임,열 친구 안 부럽다.”고 말한다.그는 지난해 1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신도 7명과 함께 ‘결혼계’를 시작했다.매월 3만원씩 모아 웨딩마치를 울리는 계원에게 현금 100만원씩 주는 계다. 지난달 결혼한 이씨는 계원들이 해준 특별 이벤트가 아직도 생생하다.계원들은 교회에서 결혼한 이씨에게 어린이 합창단을 섭외해 축가를 선사했다.곗돈을 보태 신혼여행으로 프랑스를 찍고 왔다.이씨는 파리 에펠탑 전망대에서 계원들에게 사진엽서를 보냈다.신혼집 첫 집들이 손님은 당연히 계원들이었다.회사 동료들이 서운해 했지만 양해를 구했다.이씨는 “언젠가 모두 결혼하게 되면 계는 끝나겠지만 그 땐 또다른 계를 만들어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며 만족해했다.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이모(27)씨는 1년 전 적금을 해약하던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돈을 모아 해외여행을 갈 요량으로 남자친구,친구 커플과 함께 매달 5만원씩 적금에 넣는 계를 시작했다.통장에 꼬박꼬박 불어나는 숫자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남자친구가 1년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가 있는 동안엔 그의 몫까지 두 배로 적금했다.2년 뒤 목돈을 손에 쥔 이씨,남자친구와 여름휴가 날짜를 맞출 생각에 부풀었다. 하지만 바로 그 즈음 이씨는 남자친구와 결별했다.헤어지고 나니 둘 앞에 남은 건 적금통장뿐.이씨는 적금을 해약하고 남자친구와 친구 커플이 냈던 돈을 돌려보냈다.남자친구 몫까지 대신 냈던 자신에겐 200만원 넘게 돌아왔다.“열심히 모았던 돈을 찾는 보람을 느껴야 할 순간,말할 수 없이 씁쓸했습니다.”  주부 강모(32)씨는 매월 곗날이 되면 기분이 나빠진다.다름아닌 자신의 운 때문이다.2년 전 친구 6명과 모여 친목계를 시작하면서 재미를 더하려고 뽑기식으로 했다.곗날 돈받을 사람을 제비뽑기로 정해 이번 달에 받았으면 다음 달엔 제외하는 방식이었다.그런데 강씨는 번번이 뽑기에서 기회를 놓쳤다.강씨는 2년간 2번이나 꼴찌로 곗돈을 탔다.“평소에는 경품 응모하면 작은 거라도 꼭 당첨되는데 하필 곗돈 순번은 꼭 밀리더라고요.다른 계처럼 순번대로 타면 목돈쓸 때 미리 준비할 수 있을 텐데요.”그녀는 이제 와서 방식을 바꾸자고 하기도 난감하다고 했다.  직장인 최모(28)씨도 계라면 손사래를 친다.종종 계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아도 “잘못하면 친구만 잃는다.”며 한사코 거절한다.  최씨에겐 10여년 전 계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당시 고3이었던 최씨는 친구 6명과 휴대전화를 사기 위한 계를 만들었다.수능이 끝나면 곗돈으로 다함께 구입하기로 했다.단짝친구인 계주에게 매일 1000원씩 냈고 1년 가까이 모인 돈은 어느새 200만원에 달했다.그런데 수능 뒤 계주는 곗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어느날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담임 선생님은 친구가 다른 도시로 전학을 갔다고 했다.그는 전화 연락 한 통 없었고 집으로 찾아가도 절대 나오지 않았다.최씨는 몇 년 전 그 친구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친구는 “당시 곗돈을 여자친구와 놀다 마음대로 써버렸다.”면서 “면목이 없다.”고 사과했다.최씨는 “어린 마음에 상처가 커서 그 이후로 계모임엔 절대로 가입하지 않는다.”고 했다.   ●곗돈 펀드로 날리자 우정도 날아가 곗돈을 펀드에 넣다가 우애가 틀어진 경우도 있다.회사원 고모(32)씨는 요즈음 출근하기가 고역이다.지난해 초 입사동기 4명이 모여 ‘펀드계’를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20만원씩 갹출해 차이나펀드에 ‘몰빵’했다.올해 초까지만 해도 증권사에선 ‘조정기를 거친 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면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폭락으로 돈을 뺄 시점을 놓쳐버렸다.가입한 펀드 수익률은 -60%까지 내려갔다.아내에게도 비밀로 하고 용돈,차량지원비를 아껴서 모은 피같은 돈이었다.이달 초 술자리에서 격해진 나머지 고씨는 동기들과 주먹다짐까지 했다.급기야 술집 주인이 지구대 경찰을 불렀다.고씨는 “다 함께 돈을 잃었는데 나한테 따지다니 억울하다.회사에서 얼굴도 마주치고 싶지 않다.”고 분개했다.  대구에서 액세서리 상점을 하는 최모(32)씨는 최근 1년간 부은 곗돈을 타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지난해 말 주변 상인들과 함께 계를 들 때만 해도 가족들에게 ‘계를 왜 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너도나도 주식,펀드로 대박이 터지던 시기였던 탓이다.하지만 올해 들어 세계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주가,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자 상황이 역전됐다.이자까지 받으려고 곗돈 타는 순서를 맨 뒤로 미룬 최씨는 은근히 들떴다.  하지만 기대도 잠시 강남의 다복회 계주가 돈을 떼먹었다는 뉴스가 나오자 마음이 급해졌다.“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계원들한테 전화도 돌리고 괜히 옆가게만 오락가락했죠.”좌불안석 열흘이 지나 결국 곗돈을 손에 쥔 최씨는 비로소 두 발을 뻗고 잘 수 있었다.최씨는 “역시 쉽게 돈 버는 일은 없더라.”며 그간 마음 졸였던 소회를 드러냈다. 이재연 김민희 장형우기자 osca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강남 귀족계 다복회 피해액 최소 386억원  ☞곗돈 미지급=배임,무능력 계주=사기 ☞상계동판 ‘돈을 갖고 튀어라’… 150여명 100억 챙겨 잠적 ☞[20 & 30] 나의 취업 도전기 ☞[20 & 30]당신의 직장내 라이벌은 누구?   
  • [남아공월드컵] “세대교체 성과가 가장 큰 소득”

    “대표팀이 자리잡아 가고 있고 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세대교체가 (늦게나마) 성과를 거둔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20일 귀국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16차례(8승7무1패)의 A매치에서 51명이 거쳐갔고 이 중 21명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무모한 실험’이란 비난에도 올림픽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기성용, 이청용(이상 서울), 이근호(대구)와 정성훈(부산)을 발굴했다. 허 감독은 “세대교체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성적이 기대 이하로 나왔다면 기존 선수들을 들먹였을 것”이라면서 “이름만 가지고 하는 때는 지났다.”고 젊은피 수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AS모나코)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박지성이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경기장에선 네가 감독’이라고 말해줬다. 위로는 이운재와 송정현, 이영표가 뒷바라지를 해주고 후배들도 잘 따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에 대해선 “키 큰 상대와 경합할 때 버텨내고 볼을 살려내는 집중력이 좋아졌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이겨내려면 더 해야 한다. 아직 서 있는 시간이 많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주간HOT] 잘못 찬 ‘지만원’ 잘 찬 ‘한국축구’

    ●지관 스님,어청수 경찰청장 사과 받아들여  17일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이 마침내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과를 받아들였습니다.어 청장은 ‘종교 편향 논란’으로 인해 불교계와 심한 갈등을 겪었었죠.  이날 지관 스님이 사과를 받아들이기까지 어 청장은 네 번이나 스님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촉나라 유비가 ‘참모’인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세 번을 찾아갔다는 중국 고전 삼국지의 고사성어 ‘삼고초려’에 빗대 ‘사고초려’란 말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올해 청룡영화제 주역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스물아홉번째 청룡영화제가 올해도 아주 멋진 ‘가슴 라인’을 드러낸 김혜수의 사회로 20일 진행됐습니다.‘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됐습니다.  이 작품은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을 영화화 한 것입니다. 문소리·김정은 등의 연기는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같이 열연을 한 김지영은 여우 조연상을 거머쥐었네요.여우 주연상은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이 차지했습니다. ●문근영을 함부로 차지 마라  ‘국민 여동생’ 문근영을 둘러싼 설전이 격했던 한 주였습니다.  사건의 내용은 6년간 거액을 쾌척한 익명의 기부천사가 문근영인 게 밝혀진 뒤 시작됐습니다.그런데 일부 네티즌은 “착한 척은 혼자 다한다.”며 악플을 달았고,보수 인사 지만원씨는 ‘문근영의 가족사를 일부 언론에서 설명한 것을 들먹이며’색깔론과 음모론을 집요하게 제기해 사안이 커지게 됐습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를 인용했네요.“문근영,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한국 축구 ‘제대로’ 살아났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파드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B조 3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한국은 19년 동안 사우디를 이겨본 적이 없었다니 얼마나 큰 수확을 거둔 것인지 짐작이 갑니다. 더 고무적인 소식은 한국팀이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을 들은 것입니다.2002년 서울월드컵 때 ‘막내’였던 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차고 이근호·이청용 등 ‘젊은 피’들을 훌륭히 진두지휘 했습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가 밝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동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우디언론 “패인은 해외파와 젊은 피의 부재”

    해외파도 없고. 젊은 피도 없었다. 한국에 19년동안 홈에서 무패를 기록했던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가 결국 전력누수로 울었다. 사우디 언론들은 20일(한국시간) 일제히 패인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놓으며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현지 언론이 꼽은 패인은 크게 두가지. 국제경험이 풍부한 해외파의 부재와 ‘젊은 피’의 결장이었다. 사우디 신문 ‘알 와탄’지는 ‘주장 후세인 압둘 가니(31·스위스 노이차텔)와 알 카타니(26·알 힐랄)의 부상.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사드 알하르티(24·알 나스르)와 퇴장당한 나예프 하자지(20·알 이티하드)의 부재가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스위스리그에서 뛰고있는 유일한 해외파인 압둘 가니는 지난 14일 대표팀훈련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을 당해 결국 한국전에 결장했다. 국제경험이 풍부한 가니의 공백은 한국에 득이 됐다. 이 신문은 ‘아시아대륙의 간판선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등 한국대표팀에는 유명한 해외파가 많았다’며 양 팀의 상황을 비교했다. 또 ‘한국은 빠른 속도와 힘으로 세컨드 볼을 모두 잡아냈고.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고 보도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롱고리아 ‘AL 신인왕’ 11년만에 만장일치로

    지난달 미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꼴찌 돌풍’의 주역이던 에반 롱고리아(사진 위·23·탬파베이 )가 11년 만에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뽑혔다. 롱고리아는 11일 발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들의 투표 결과 1위표 28장을 휩쓸어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뽑혔다.1998년 메이저리그에 참가한 탬파베이가 신인왕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만장일치가 나온 것은 1997년 노마 가르시아파라(당시 보스턴 레드삭스)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올해 탬파베이의 주전 3루수로 뛰면서 122경기에서 타율 .272에 27홈런 85타점을 뿜어낸 롱고리아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서도 6홈런 13타점을 몰아치는 등 불방망이를 휘둘렀다.롱고리아 등 ‘젊은 피’의 활약 덕분에 만년꼴찌 탬파베이는 ‘디펜딩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를 따돌리고 월드시리즈에 올라가는 기적을 이뤄냈다.내셔널리그에선 시카고 컵스의 ‘안방마님’ 지오바니 소토(아래·25)가 1위표 32장 가운데 31장을 얻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소토는 정규리그에서 타율 .285에 23홈런을 기록했다.포수가 신인왕을 차지한 것은 1993년 마이크 피아자(당시 LA 다저스) 이후 처음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드라마 ‘종합병원2’로 돌아온 노도철 PD

    드라마 ‘종합병원2’로 돌아온 노도철 PD

    스타를 앞세우는 PD가 스타가 되는 경우란 드물다. 노도철(37) PD는 그런 점에서 독특한 지점에 서 있는 연출자다.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에서 ‘하자하자’코너를 성공시킨 그는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에서부터 재기발랄함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를 제조해왔다. 뱀파이어 가족의 기묘한 동거를 그린 ‘안녕, 프란체스카’에서는 신파와 B급 감성을 섞어 TV앞으로 마니아들을 불러앉혔다. 이어 ‘소울메이트’에서는 징그러울 정도로 현실적인 연애의 단면을 헤집었다. ●흡혈귀 ‘안녕, 프란체스카´ 이어 의학드라마 맡아 같은 대본인데도 의외의 지점에서 웃음과 감동을 건져올리는 그에게 배우 박상면이 이렇게 일갈했다던가? “네가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 그런 그가 지난 3월 예능국에서 드라마국으로 전직했다.“3000만~4000만원의 시트콤 예산 안에선 할 수 있는 폭이 좁았다.”는 게 첫째 이유. 물량이나 배우 역량에서 상대가 안 되는 드라마의 제작 시스템과 세밀한 표현력이 신선했다는 게 둘째 이유다. 그리고 14년전 인기리에 방영된 ‘종합병원’의 후속작 ‘종합병원2’(19일부터 오후 9시55분 방영)를 지휘한다. 마니아적 감성에 강한 그가 ‘착한 의학 드라마’의 대표격인 작품을 맡는다는 건 의외다.“흡혈귀 가족을 등장시켰던 ‘안녕, 프란체스카’에 이어 피 튀기는 의학 드라마를 맡은 걸 보면 피랑 인연이 깊은가 봐요. 피가 주는 공포도 있지만 그 반대편에 있는 유머와 종이 한 장처럼 통하는 게 있죠.” 그래서 노 PD가 그리는 의학 드라마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되새기는 의사의 사명감, 의국 내 권력다툼, 거미줄 같은 러브 라인과는 다른 감성을 띨 예정이다. 미드팬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어온 미국 ABC 방송의 ‘그레이 아나토미’를 “인생 최고의 드라마로 꼽는다.”는 그 자신도 “2000년대 등장한 국내 의학 드라마와는 다른 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어울릴 것 같은 장르를 뒤섞어 맛깔나는 밥상을 차리는 그의 장기가 이번 드라마에서도 발휘될 예정이다. ●매회 주제곡 바꾸고 감정선도 끊어가 “그간 국내 드라마는 일본식의 권력다툼에 심취되어 있었죠. 그런데 ‘종합병원’을 보면 14년전 작품인데도 ‘그레이 아나토미’나 ‘E.R’의 묘한 위트와 비틀린 욕심이 드러나 있어요. 우리나라 의학 드라마는 젊은 레지던트들이 가운 입고 벌이는 캠퍼스 드라마의 코믹하고 경쾌한 상황에서 시작해요. 그러다 갑자기 응급환자가 들어와 비상벨이 울리며 아드레날린이 급상승하는 급박한 현실로 뛰어오르죠. 여기에 사람을 살렸다는 희열을 느끼는 휴머니즘이 추가됩니다.”미드처럼 전편의 사건에 영향받지 않고 매회마다 감정선을 끊어가는 것도 ‘종합병원2’의 특징이다. 상식을 넘어서는 캐릭터를 그려온 그는 김정은이 연기하는 ‘정하윤’을 전면에 내세운다. 사법고시를 통과한 정하윤은 의료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들어온 레지던트 1년차. 의료사고의 아픈 기억이 있는 그는 의사들의 위선을 까발리는 새로운 캐릭터다. 노 PD는 “자칫하면 ‘비호감’이 될 수 있는 이 여자가 완고한 의학계를 뒤집으려 의사 집단 전체와 벌이는 갈등을 주목하라.”고 했다. 기존 출연진인 심양홍, 조경환, 이재룡 등이 스태프 의사로 드라마를 안정감 있게 지탱한다면, 김정은, 차태현, 류진 등의 레지던트 1년차 배역들은 애드리브와 복합적인 성격으로 드라마에 굴곡을 만든다. 그의 작품은 배경음악이 늘 화제였다. 감각적이고 대중에게 낯선 음악을 영상에 짜넣는 그는 이번 작품에도 ‘OST를 위한 OST’는 배제하고 신인 음악가에게 곡을 의뢰했다. 매회 주제곡도 바꿀 생각이다.“내 눈에 눈물이 안 맺히면 시청자를 감동시킬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는 노 PD. 그가 쏴올린 새 화살이 드라마라는 낯선 과녁에 명중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AS모나코, 박주영과 ‘젊은피’ 돌풍

    AS모나코, 박주영과 ‘젊은피’ 돌풍

    AS모나코가 ‘젊은 피’의 팀으로 주목받고 있고. 최근 리그 2호골을 터뜨린 박주영(23) 역시 20세 안팎의 젊은 동료들과 함께 돌풍의 주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프랑스 리그1 낭시전(3-0승)과 르아브르전(3-2승)에서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모나코에 대해 프랑스 언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축구전문 사이트 ‘풋볼.fr’은 5일(한국시간) “모나코는 젊은 선수들을 믿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모나코는 최근 2경기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다. 특히 젊음과 호응하면서 볼에 대한 의욕이 넘치고 있다”고 평가한 뒤 그 ‘젊은 피’ 주역으로 박주영. 미드필더 니콜라 포크리바치(23). 공격수 프레데릭 니마니(20). 수비수 니콜라 은쿨루(18) 등 4명을 꼽았다. 니마니와 은쿨루는 각각 프랑스와 카메룬 청소년 대표팀 출신이고. 포크리바치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 이미 성인무대를 밟고 있다.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지난 3일 르아브르전을 마친 뒤 히카르두 감독이 “이번 시즌 우리팀 최고의 경기 중 하나이며 우리는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한 말도 덧붙였다. 오는 9일 리그 최고의 명문클럽 올랭피크 리옹과 리그 13차전 홈경기에 대해서도 ‘젊은 피’ 모나코의 전망은 희망적이다. 이 기사는 “은쿨루의 엄중한 수비. 포크리바치의 강력한 왼발. 박주영의 민첩함 등은 리옹전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젊음에는 불가능이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3) 기방의 난투극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3) 기방의 난투극

    신윤복의 ‘기방의 난투극’을 보자. 붉은 옷이 선명한 사내는 대전별감이다. 대전별감이 기방을 운영하는 기부(妓夫)라는 것은 이미 말한 바 있다. 대문 앞에는 기생이 담뱃대를 물고 있다. 자, 그러면 그림이 이해가 되는가? 그림 중앙에는 한 사내가 웃통을 벗었다가 이제 옷을 다시 챙겨 입고 있는 중이다. 약간 거만한, 여유 있는 표정이다. 그런데 웃통은 왜 벗었단 말인가? 왼쪽을 보자. 대전별감 옆에 맨상투 바람으로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사내가 있다. 입술에는 피까지 묻어 있다. 피는 또 어인 일인가. 정리하자면, 중앙의 웃통을 벗은 사내와 이 젊은 친구는 시비가 붙어 난투극을 벌였던 바, 웃통 벗은 사내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 것이다. 맞은 자가 포도청에 고소라도 하겠다면서 씩씩거리자, 대전별감은 좋은 게 좋다고 말리고 있는 참이다. 이제 그림의 맨 오른쪽을 보자. 한 사내가 쪼그리고 앉았는데, 얼굴은 술에 취해 벌겋고 옷은 흙투성이다. 이 사내 역시 맨땅에 나뒹굴었던 것이다. 이 사내는 대우와 양태가 분리된 갓을 줍고 있다. 당연히 얻어맞는 자기 친구의 것이다. 그림 맨 왼쪽의 멀쩡한 사내와 중앙의 웃통을 벗은 사내가 한 패고, 얻어맞은 사내와 갓을 줍고 있는 사내가 한 패다. 이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하실 것이다. 왜 좋은 술을 먹고 싸움질인가? ●양반들 기방출입 소문날까 발길 꺼려 기방을 다루면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방에는 점잖은 양반들은 드나들지 않았다. 다만 양반 중에서도 무반(武班)은 예외였다. 무반으로 출세하려면 세상 물정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예컨대 포도대장 자리는 출세하는 무반이 거치는 자리인데, 이 자리는 도둑을 잡는 것이 임무라, 세속의 물정을 모르고는 임무 수행이 어렵다. 때문에 무반가(武班家)에서는 자제가 기방에 드나드는 것을 금하지 않았다고 한다. 무반을 제외한 양반이 기방에 드나드는 것은 다소 복잡한 이유가 있다. 과거에 합격하여 출세하려면, 무엇보다 세평(世評)이 좋아야 한다. 젊은 날 기방 출입을 했다든가, 아무 기생하고 놀아났다든가 하는 소문이 나면, 뒷날 대간(臺諫)의 탄핵을 받아 좋은 벼슬에 나가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몸조심 차원에서 기방에 드나들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양반가에서도 내놓은 자식은 출입이 무상하였다. 다만 출입할 때 어느 양반가 도련님이라 하지 않고 어떤 대갓집 청지기라고 하여야만 출입이 가능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구차하게 기방에 드나들 필요가 있었을까? 과거에 합격해서 좋은 벼슬을 하게 되면, 기생을 불러 즐길 수가 있으니 말이다. 한데 양반이 기방에 드나들지 않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지금은 돈이 있고, 자신의 의지(?)만 있으면 대한민국에서 가지 못할 술집, 유흥장이 없다. 하지만 조선시대 기방은 나름대로의 유구한 규칙과 전통이 있어서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가고 싶어도 기방 대문 안으로 발을 들이 밀 수가 없었다. 도대체 그 규칙이란 무엇인가. 18세기 후반의 문인인 강이천(姜彛天)은 서울을 읊은 한시 ‘한경사(漢京詞)´를 103수나 썼는데, 그 중 한 수를 감상하자. “처마 끝 버드나무에 지등(紙燈) 내걸고/ 술독들 술이 갓 괴어오르니 마음도 무르녹네/ 좌중에 사람을 마주치면/ 성명은 통하지 않고 ‘평안호’ 묻노라”(紙燈掛柳出端, 百甕新 滿意. 試向坐中逢着處, 不通姓名問平安) 여기서 키포인트는 “‘평안호’ 묻는다.”는 말이다. 이 말은 기방에 처음 들어설 때 먼저 와 있던 고객들에게 건네는 말이다. 이 말을 건넨 다음 앉아 있는 기생에게는 ‘무사한가.’라고 말한다. 이처럼 기방에는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익숙하지 않으면 주먹이 오가고 싸움이 벌어졌다. 그림 ‘기방의 풍경’ 아래쪽에서 두 사내가 멱살을 쥐고 싸우는 것도 기방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었던 것이다. 이제 기방에 들어가는 방식을 좀 꼼꼼히 살펴보자. 처음 들어갈 때는 이렇게 시작한다. “들어가자.” 선입객 “두루……”(들어오라는 뜻이니, 하인만 있으면 ‘드롭시오’라고 한다) “평안호?” 선입객 “평안호?” “무사한가?” 기생 “평안합시오?” 이게 처음 기방에 들어갈 때의 대화다. 처음 들어가는 사람이 “들어가자”라고 하면, 먼저 와 있던 사람은 “두루…”라고 한다. 들어오라는 허락인 셈이다. 만약 그 자리에 기생이 없고 심부름하는 하인만 있다면, “두롭시오”라고 말한다. ‘두루’란 말을 듣고 나면 들어서는 사람은 “평안호”라고 하는데, 먼저 와 있는 사람에게 하는 “평안하신가?”란 뜻의 인사다. 그 다음 기생을 보고, “무사한가?”라고 말한다. “그동안 아무 일 없이 잘 지냈는가?”라는 뜻이다. 기생은 이 말에 “평안합시오?”라고 답한다. 기방에서 노는 종목이야 빤하다. 기생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술을 마시는 것은 당연지사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기생에게 거문고나 가야금을 뜯으라 하기도 하고, 또 노래를 시키기도 한다. 여기에도 일정한 법도가 있다. 예컨대 기생에게 노래를 시킬 때는 반드시 합석했던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때는 반드시 “좌중에 통할 말 있소.”라고 운을 떼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좌중에 통할 말 있소.” “무슨 말이오?” “주인 기생 소리 들읍시다.” “좋은 말이오. 같이 들읍시다.” “여보게.” “네.” “시조 부르게.” “네.” 기생이 시조 한 장을 부른다. 그러면 이번에는 객이 이렇게 말한다. “시조 청한 친구한테 통할 말 있소.” “네. 무슨 말이오.” “나머지 시조는 두었다 듣는 청 좀 합시다.” “청 듣다뿐이오. 여보게.” “네.” “친구가 청을 하시니 나머지 시조는 이담에나 오거든 하라기 전에 하렷다.” “네.” “수구했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혹 시비가 일어날까 두려워해서이다. “나는 노래가 듣기 싫은데 왜 노래를 시켰나?” 하면서 걸고넘어지는 사람이 있으면 곤란해지는 것이다. ●기생에게 노래 청할 때 합석자들 동의 구하는 게 법도 이렇게 논 뒤에 기생을 데리고 “그동안 더 예뻐졌구나, 누가 핥아주지?” 등의 실없는 소리를 하고 나오는데, 여기에도 인사법이 있다. 즉 돌아서며 “뵙시다” “보세”라고 하는데, 앞의 말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뒤의 말은 기생에게 하는 말이다. 물론 답은 기다리지 않는다. 이 외에도 허다한 기방의 법도가 있어서, 말을 잘 듣지 않는 기생을 혼내는 법도 있고, 남과 시비 붙는 법도 있었다고 한다. 양반들이 기방에 드나들지 않는 것은 이처럼 까다롭게 여겨질 정도로 복잡한 기방의 법도 때문이었다. 혹 법도에 맞지 않게 굴다가 지체가 낮은 대전별감이나 포교 따위에게 변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식의 기방은 20세기 초 기녀제도가 없어지고, 기생조합인 권번(券番)이 생기면서 사라져 버렸다. 이런 법도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것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TV 사극이나 영화를 보면, 종종 기방이 등장하는데 무엇을 보고 그렇게 재현했는지 알 길이 없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과거 요정이라는 것을 생각해서 그렇게 만든 것도 같지만, 확인할 길이 없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기방 같은 것은 워낙 시시한 문제라서 아무도 진지하게 연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것도 잘 챙겨서 정확하게 아는 것이 또한 제대로 된 공부 하는 모습이 아닐까. 그냥 해 보는 소리다. 심각하게 듣지 마시기를!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신화의 땅 그리스 섬&섬

    신화의 땅 그리스 섬&섬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새로운 시공간을 보고, 또 느끼고 싶은 당신이라면, 신과 인간이 공존하며 살고 있다는 그리스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2004년 100여년 만에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르며 신화가 녹아든 현대의 모습을 갖춘 아테네, 그리스 문명의 모태가 된 미노아 문명과 제우스의 탄생지로 알려진 크레타섬, 그리고 사라진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의 도시로 여겨지는 산토리니섬까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리스를 대표하는 이 세 곳은 여행기간 내내 한 인간에게 주어진 행운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이곳에서 자신의 몫을 다 써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볼거리와 기묘한 이야깃거리로 가득 차 있었다. ●피레우스 항구에서 배로 9시간 남짓 크레타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테네에서 70여㎞ 떨어진 곳에 위치한 피레우스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 주변에는 크레타섬으로 떠나는 페리를 타기 위해 모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저녁 9시. 들뜬 마음만큼이나 요란스러운 승선이 끝난 뒤 ‘페스토스 팰리스’호가 힘찬 기적 소리를 울리며 크레타섬을 향해 출항했다. 밤을 도와 달린 배가 크레타섬에 도착하기까지는 9시간 남짓 소요된다. 맥주 몇 캔으로 여행의 설렘을 달래거나, 체스판 하나로 각국에서 모인 관광객들과 친구가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전전반측의 밤이 지나고 오전 6시. 페스토스 팰리스호가 크레타섬의 이라클리온항구에 도착할 무렵, 멀리서 여명이 진군하듯 에게해를 물들이며 달려왔다. 연중 300일 이상 맑은 날씨를 보이는 크레타섬에서 해오름과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터다. 그러나 신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땅에서 만난 해오름 풍경은 어느 곳에서보다 화려하고 장엄했다. 크레타섬은 크기로만 보자면 자매결연을 맺은 우리나라 제주도의 형님뻘쯤 된다. 총면적 8247㎢로, 제주도에 견줘 4.5배 정도 크다. 올림푸스 신들의 왕 제우스의 탄생지로도 유명하다. 현지 가이드는 “제우스와 그의 연인 중 한 명인 페니키아 공주 유로파 사이에서 출생한 아들들이 크레타섬에서 유럽 문화의 기초가 된 미노아 문명을 이룩했다.”고 전했다. 이런 까닭에 ‘유로파’란 이름이 ‘유럽’의 어원이 된 것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현재는 화산폭발과 지진 등으로 인해 옛터와 소수의 건물만 남은 상태. 하지만 그 규모는 3700여년의 세월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웅장했다. ●올리브오일 이용한 참살이 요리 유명 크레타섬에서는 사람보다 올리브나무를 만나기가 더 쉽다. 그도 그럴 것이 크레타섬은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올리브나무 재배량이 가장 많다. 품질 또한 세계최고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이라클리온을 둘러싸고 있는 민둥산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는 올리브나무의 초록빛을 만날 수 있다. 최상급 올리브오일 생산지답게 올리브오일을 이용한 크레타 식단은 참살이 요리로 유명하다.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40%가 지방인데도 불구하고 지방 섭취량이 비슷한 미국인과 비교해 암 사망률은 절반, 관상동맥 경화에 의한 심장병 사망률은 20분의1에 불과하다.3분의1 수준으로 지방을 적게 먹는 일본인에 비해서도 전체 질병 사망률이 절반밖에 되지 않으니, 크레타 사람들의 식단 또한 크노소스의 미로처럼 미스터리다. 현지에서 간단한 예약을 통해 크레타 음식을 직접 요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 ‘산토리니의 명동’ 피라 마을 그리스의 앞바다로 불리는 에게 해에는 아주 작은 초승달이 떠있다. 작지만 전 세계 여행자들의 로망으로 더없이 크고 밝게 빛나는 섬, 산토리니다. 원래 보름달 모양의 섬이었다가 기원 전 16세기부터 시작된 수 차례의 화산폭발로 지금의 형태를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크레타 섬에서 출발한 쾌속정이 높은 파도를 가르며 3시간여 만에 산토리니에 도착했다. 심한 멀미로 정신이 몽롱해진 탓이었을까. 섬에 발을 딛고 절벽 위 하얀 마을의 모습과 마주한 순간 그리스 출신의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야니’의 ‘산토리니’ 연주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성수기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비수기에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섬에서 나오는 까닭에 겨울철 산토리니는 공허함 이상의 새로운 멋을 만들어 낸다. 이런 산토리니의 모습이 경쾌한 반주와 장엄한 베이스 선율이 흐르는 음악과 함께 머릿속에서 오버랩되고 있었다. 관광버스가 굽이굽이 굴곡진 길을 타고 성큼성큼 올라갔다. 한 고개 지날 때마다 드러나는 아찔한 절벽들과 어두운 옥색바다, 그리고 바다 위를 누비는 크루즈선들이 진풍경을 펼쳐 내고 있다. 저마다의 카메라에서 연신 사진찍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무의식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는 빼어난 풍경인 것을. 처음 도착한 마을은 ‘피라’. 산토리니의 명동쯤 되는 곳으로, 카페테리아와 온갖 상점들로 이루어져 있다. 바다가 보이는 절벽쪽에는 수영장이 마련된 호텔과 카페들이 즐비하고, 안쪽의 미로처럼 얽힌 길에는 갖가지 기념품 상점들로 가득 차 있다. 접안 시설의 규모가 작아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소형 선박으로 갈아탄 뒤 섬에 상륙했다. 고만고만한 작은 배들이 정박한 항구에서 마을로 이어진 587개의 계단길은 여행객을 태우고 올라오는 당나귀들의 행렬로 북적거렸다. 구석구석 피라 마을 골목길을 누비다 만난 한 소년은 짐을 가득 실은 당나귀를 끌고 가면서도 들이대는 카메라에 수줍은 미소로 답해 주었고, 갓 잡은 생선을 통째 구우며 관광객들을 유혹하던 식당주인은 상술이라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순박해 보였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관광지답지 않은 주민들의 순수한 표정에서 외려 생경한 느낌을 받을 지경이다. 따사로운 햇살에 나른해진 몸을 에게 해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오는 카페테리아에서 달콤한 파르페 한 잔으로 달래 보는 것도 좋겠다. ● 이아 마을에 서면 누구라도 패션 모델 피라 마을에서 10여㎞ 떨어진 ‘이아’ 마을은 한결 더 조용한 편이다. 하얀 담벼락에 파란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국내 한 이온음료 광고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친숙해진 곳이다. 마을 집들은 대부분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마을 초입에 있는 한 리조트 개인 풀장에서 일광욕을 하며 노을을 즐기는 연인들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질투섞인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처럼 이아 마을은 어느 곳을 가든 슬리브리스 원피스와 원색의 챙모자만 써도 모델이 된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훌륭한 스튜디오가 되어 준다. 노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은 이아 마을의 가장 끝, 그리스 국기가 나부끼고 있는 언덕배기다. 이 시간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것이 좋다. 에게 해에 노을빛이 물들기 시작하면 하얗고 파랐던 이아 마을은 황금빛이 섞이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그리스의 밤 풍경 ‘밤 문화를 즐긴다.’는 말로 그리스인 특유의 흥을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해가 어스름해질 때부터 그리스의 카페테리아와 레스토랑은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낮잠을 즐긴 후 오후 일과를 마친 사람들은 늦은 저녁을 먹고 그들만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긴다. 그리스인들이 주로 찾는 곳은 밤이면 바(bar)로 바뀌는 카페테리아와 클럽. 카페테리아는 주로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하면서 낮에는 커피와 음식을 팔고 밤이 되면 입장료 없이 큰 소리의 음악과 가벼운 춤을 즐길 수 있는 바로 바뀐다. 반면 댄스클럽과 부주키 클럽(BOUZUKI CLUB) 등으로 나뉘는 클럽은 20~30 유로 정도의 입장료가 있다.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댄스클럽은 테이블이 없는 한국의 클럽과 비슷하다. 반면 부주키 클럽은 모든 연령층이 함께 그리스 음악을 들으며 테이블을 치거나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다.‘피크 타임’에는 클럽에서 제공하는 꽃과 접시를 뿌리고 깨뜨리면서 더욱 흥을 돋우기도 한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지 현지의 밤문화와 접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 신화와 역사의 땅 그리스를 찾거들랑 하루 정도는 밖으로 나가 그리스인들과 함께 외쳐 보자 .‘야마스!’(건배)라고. 글 사진 아테네·크레타(그리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항공편 인천~아테네 직항이 없기 때문에 이스탄불을 경유하는 터키항공을 이용하면 좋다. 터키항공은 주 3회(월·수·토) 운항하는 인천~이스탄불편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호텔 1박을 무료로 제공한다. 터키항공 02)777-7055. ▲날씨 우리나라와 계절은 같지만 약간 따뜻한 편이다. 지중해의 강한 햇빛과 강한 바람에 대비해 선글라스, 바람막이용 점퍼 등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기타 전압은 220V다. 콘센트는 2핀 방식과 3핀 방식 둘 다 사용하기 때문에 어려움없이 국내 가전제품들을 사용할 수 있다.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이 늦다.
  • [2008 美 대선 D-5] “피부색보다 자질·변화” 민심 요동

    [2008 美 대선 D-5] “피부색보다 자질·변화” 민심 요동

    |더럼(미 노스캐롤라이나주) 김상연기자|28일(현지시간) 아침 9시20분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시의 마운틴 머라이어 거리. 한 중년의 백인 남성이 제법 쌀쌀한 바람을 헤집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 사이를 누빈다. 그는 “공짜(free)!”라면서 ‘OBAMA(오바마)’가 새겨진 홍보용 스티커를 차에 붙이라고 권유하고 있었다. 유리창을 잘 열어주지 않는 운전자들 때문에 난감해하던 그가 돌연 활짝 웃으면서 뒤쪽으로 달려갔다. 한 흑인 버스 운전기사가 손을 내민 것이다. 흑인 대통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백인 자원봉사자와 그의 ‘고객’인 흑인 유권자. 불과 150년 전만 해도 백인이 흑인을 노예로 부렸던 미국 남부의 한복판에서 오늘 벌어지고 있는 광경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1976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적이 없을 만큼 보수색채가 짙은 곳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던 이곳이 이번 대선에서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전에 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4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곳 백인 유권자의 상당수가 흑인 대통령을 마다하지 않는 쪽으로 돌아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악명높은 인종차별(racism)은 갑자기 어디로 간 것인가. 백인들에게 들었다. “그는 똑똑하고 많이 배웠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노스캐롤라이나에도 물론 인종차별주의자들도 있긴 있다. 하지만 다수는 피부색보다 후보의 능력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더럼시의 포리스트 뷰 초등학교 구내 투표소 앞에서 만난 에밀리 펠드만(51)은 거침없이 오바마 지지 의견을 밝혔다. 오바마의 뛰어난 자질이 백인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캐럴 오브라이언이라는 40대 여성은 이런 이유를 댔다.“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경제, 의료보장, 외교 등 모든 정책에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부시 행정부의 실정에 따른 반사작용에 힘입은 현상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뉴욕에서 태어나 15년 전 이곳에 왔다는 캐럴은 “인종차별은 사는 곳과 나이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같은 백인이라고 획일적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더럼만 하더라도 도회지여서 진보성향의 주민들이 많지만, 시골로 갈수록 골수 보수주의자들이 많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더럼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북서쪽의 오렌지 카운티로 가봤다. 과연 외곽으로 나가니 매케인의 이름이 새겨진 푯말을 마당에 박아놓은 집이 곳곳에서 띄었다. 하지만 노던휴먼 서비스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의 표정은 더럼 시내와 별 차이가 없었다. 찬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유권자들에게 오바마 지지를 호소하던 캔디 홀츠만(63)은 “오바마는 워런 버핏 같은 훌륭한 조언그룹을 갖고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서 30대에 이곳으로 이주했다는 그는 “지금은 대통령 한 사람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후보 진영의 면면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혹시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백인들이 오바마의 피부색을 잠깐 눈감아 주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는 “금융위기 이전에도 오바마는 잘했다. 당내 경선에서도 쟁쟁한 백인후보들을 물리치지 않았느냐.”고 일축했다. 이곳에서 투표를 끝내고 나오던 리사 조이스라는 50대 여성은 “인종차별은 분명 있다. 전체 백인인구의 10∼15%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본다.”면서 “하지만 그런 갈등은 어느 나라나 있는 것 아니냐. 그것이 다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하자 그는 “한국에는 지역간, 사람간 갈등이 없느냐. 다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30대로 보이는 제시카 베일리는 “콜린 파월, 콘돌리자 라이스 같은 흑인들이 고위직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례가 흑인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의 완충작용을 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오바마를 지지하는 백인들은 그의 피부색보다는 자질, 그리고 경제위기와 같은 부시 행정부의 실정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아가 오바마를 다른 흑인들과는 다른, 백인에 가까운 부류로 인식하고 싶어하는 잠재의식 같은 것도 얼핏 감지됐다. 오바마의 피부색에 대한 질문에 공통적으로 돌아오는 대답은 “오바마는 똑똑하고 많이 배웠다.”는 것인데, 이것은 백인들이 흑인에게 품고 있는 전형적인 편견을 오바마에 대해서는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로도 들렸다. 심지어 한 중년 여성은 오바마의 어머니가 백인인 점을 들어 “반쪽은 백인 아니냐.”고 했고,“백인 영어를 구사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단 한 방울만 흑인 피가 섞여도 흑인으로 친다는 미국인의 기존 편견과는 거리가 있는 인식이었다. 때문에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하더라도 이것을 즉각 인종차별의 획기적 해소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인 듯싶었다. 실제로 일반 유권자는 물론 오바마의 열렬 지지자에 이르기까지 미국내 인종차별 문화가 단번에 개선될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영어 강사인 미셸 케이스(55)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하고, 인종차별 문화 해소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듀크대 정치학과 제리 휴 교수는 “오바마는 사실 백인 고소득층의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오히려 매케인이 대통령으로서 더 진보적인 정책을 펼칠지 모른다.”고 했다.1930년대 경제 대공황 이전만 해도 보수정당이었던 민주당의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루스벨트가 집권 후 뉴딜정책 등을 실시, 진보성향으로 급선회한 사례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갈 길이 아직은 멀다 하더라도 분명 인종차별 개선 쪽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은 알렉스 콜먼(24·듀크대 통계학)과 같은 젊은 세대의 말로 확인할 수 있다.“인종차별주의자는 노년층에 많고 젊은층으로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나만 하더라도 사랑하는 흑인 여학생이 생기면 언제든 결혼할 생각이 있다.”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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