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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지의 드라마 ‘안나’에 중국 누리꾼 발끈한 이유

    수지의 드라마 ‘안나’에 중국 누리꾼 발끈한 이유

    배수지가 거짓말을 일삼으며 다른 신분으로 살아가는 젊은 여성을 연기해 눈길을 끌고 있는 쿠팡 플레이의 드라마 ‘안나’가 중국 누리꾼들의 난데 없는 입길에 올랐다. 사실 지난달 24일부터 방영된 이 드라마는 중국인들이 합법적으로 시청할 수가 없는데도 일부 중국 누리꾼이 번역이 부실한 콘텐츠를 찾아 봤는지 이 드라마가 가짜 명품 시계의 본산지인 것처럼 중국을 묘사하고 있다고 발끈하고 나선 것이라고 미국 온라인매체 넥스트샤크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문제의 장면은 2회에 주인공 유미(배수지)가 상사로부터 비싼 스위스 시계를 선물 받은 뒤 이를 팔려고 가게를 찾는 장면이다. 점원은 유미에게 “그 시계는 4~5년 전 유명했던 사기 사건에 연루된 그 브랜드인데. 모를 리가 없을텐데?”라고 묻는다. 그는 이어 “부품들은 중국 것이지만 스크류들은 스위스에서 조립된 것들이에요. 해서 그 시계들을 ‘메이드 인 스위스, 스위스 메이드’라고 선전했어. 원가 10만원짜리를 800만원, 1000만원에 팔다가 걸렸어요”라고 덧붙였다. 중국 누리꾼들은 자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고 발끈했다. 웨이보에는 같은 달 30일 해시태그 #수지의새드라마안나논란이 1위 검색어가 됐다. 일부 누리꾼은 한참 나아가 한국이 가짜 정보를 퍼뜨려 중국을 모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문제의 장면은 2006년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만든 이른바 빈센트 앤 코 가짜 시계 사건을 언급한 것일 뿐이었다. 이 브랜드는 값싼 중국산 부품으로 조립하고 스크류 같은 핵심 부품만 스위스 것을 쓰면서 유럽 왕실 인사들이 차는 최고급 명품이라고 마케팅했다. 몇몇 부유한 한국인들이 혹해 비싼 값을 치르고 이 시계를 구입했던 사건이었다. 한국 누리꾼들은 중국 내 라이선스 계약도 이뤄지지 않아 이 드라마를 합법적으로 시청할 수도 없는 드라마를 문제 삼고, 더욱이 한국인의 잘못된 소비 풍토를 꼬집은 것인데 중국 누리꾼들이 앞뒤를 분간하지 못하고 발끈하고 나선 것은 잘못 됐다고 지적했다. 쿠팡 플레이도 합법적으로 시청할 수 없는 콘텐츠를 중국 누리꾼들이 문제 삼는 것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미혼·돌싱서 ‘저체중’ 더 많다…이유는?

    미혼·돌싱서 ‘저체중’ 더 많다…이유는?

    질병청 성인 저체중 유병률 통계…20대 여성 14.6%로 최다 ‘저체중’ 환자는 결혼하지 않았거나, 배우자가 없는 기혼인 경우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질병관리청이 ‘국내 성인의 저체중 유병률’을 주제로 발간한 국민건강조사 요약 통계집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저체중 유병률은 2020년 기준 남자 2.5%, 여자 7.5%다. 성별·연령대별로 보면 여자는 20대(14.6%)와 30대(10.0%) 연령대에서 저체중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젊은 여성들이 마른 몸에 대한 욕구가 가장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자 저체중 유병률은 20대(4.6%)와 70세 이상(4.6%)에서 가장 높았다. 2009년 이후 남자 저체중 유병률은 감소 추세이나 여자는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저체중자들 흡연·음주↑, 유산소 신체활동은 적게해 저체중자들은 정상체중자에 비해 흡연·음주는 많이 하고, 유산소 신체활동은 적게 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또 스트레스는 더 많고 아침 식사는 거르는 편으로 조사됐다. 저체중 남자의 흡연율은 41.5%로 정상체중 남자(34.9%)보다 6.6%포인트 높았다. 저체중 여자의 유산소 신체 활동률은 41.1%로 정상체중 여자(45.3%)보다 4.2%포인트 낮았다. 이런 지표들을 종합하면 불규칙한 식사 등이 미혼이나 배우자가 없는 기혼자에서 저체중이 더 많은 경향과 일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한편 이번 요약 통계집은 질병청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조사에서 저체중 유병률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18.5㎏/㎡ 미만인 경우로 정의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18.5∼25㎏/㎡는 정상체중, 25 이상은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본다. 국내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BMI 25 이상부터 비만 유병률로 집계한다. 대한비만학회 최신 지침에 따르면 BMI 23∼24.9는 과체중 또는 위험체중, 25∼29.9 1단계 비만, 30∼34.9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고도) 비만이다.
  • “꼰대에게 배우면 미래 밝아” 국힘 의원실 인턴 채용 공고 황당 표현

    “꼰대에게 배우면 미래 밝아” 국힘 의원실 인턴 채용 공고 황당 표현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인턴 비서관 채용 공고를 내며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대구 중구남구) 의원은 30일 국회 홈페이지 의원실 채용 게시판에 ‘인턴 비서관을 모집합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게재했다. 모집글은 “2015년 작 영화에서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 줄스(앤 해서웨이)의 회사에서 일하게 된 인턴 로버트 드니로는 직장에서 은퇴한 나이든 사람이었다”는 내용으로 시작했다. 이어 “우리가 인턴을 당연히 젊은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인턴은 나이와 상관없이 단기간 일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라며 “국회에서는 11개월+11개월이 최대치다. 그 기간이 끝나면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숙련된 일꾼으로 국회에서 제대로 일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게시글엔 인턴 기간 종료 전 국회에서 일자리를 알선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담겼다. 글에는 “인턴 기간 종료 전에 ‘최대한’ 자리를 찾아 드린다”며 “그 전에 본인이 알아서 자리를 찾아 옮기면 땡큐다. 너무 일찍 자리를 찾아가면 노땡큐다”라고 적혔다. 이 부분엔 이모티콘 “^^*”를 넣기도 했다.이어 “인턴생활이 고될수록 본게임에서는 강해지는 법입니다”라며 “꼰대에게 세상을 배우면 미래가 밝아진다”는 부분에도 같은 이모티콘이 포함됐다. 그러면서 “보궐선거로 당선된 방이라 하나하나 처음부터 배워서 일하기엔 여건이 좋지 않다”며 5개월 이상 국회 경험이 있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의원실은 “주로 하는 일은 국회 인턴들이 하는 일로 전혀 새로울 것은 없다. 다만 부지런하고 성실해야 한다.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된다”고 적었다. 또한 “과장해 꾸미면 금방 ‘뽀록’이 나니 있는 그대로 보내주세요”라며 “면접은 보좌관이 5~10분 정도 본다. 결과는 되신 분께만 알려 드린다. 되신 분은 다음날부터 출근하셔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시대착오적 공고문이란 지적이 나오자 의원실은 글을 지웠다. 공고문에 적힌 ‘꼰대에게 세상을 배우면’, ‘고될수록 본게임에서는 강해지는 법’ 등 문구들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이 나왔다. 합격자에게만 채용 결과를 통보하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후 다시 올린 공고문에는 자격 요건, 제출 기한만 포함됐다. 또한 “인턴 경험을 하시면서 했던 것들을 포트폴리오로 함께 보내주시면 더 좋겠다”며 “자식 사랑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해서 늘 건강을 챙기라. 선착순이다”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임 의원은 곽상도 전 의원 사퇴로 공석이 된 대구 중구남구에서 6월 보선으로 당선돼 국회에 들어왔다. 임 의원은 당 무공천 결정에 탈당 후 출마했고, 무소속 후보로 당선돼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이러한 ‘꼼수’ 무공천 때문에 국민의힘 방침에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 [나와, 현장] 육아정책, 왜 ‘엄마 행복’만 외치나/최선을 사회2부 기자

    [나와, 현장] 육아정책, 왜 ‘엄마 행복’만 외치나/최선을 사회2부 기자

    “엄마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일부 후보들이 육아·돌봄 공약을 내세우며 이렇게 외칠 때 ‘엄마가 전혀 행복해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저출생이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인 만큼 ‘아이 키우고 싶은 도시’, ‘부모와 자녀가 모두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이 쏟아진 건 자연스럽다. 그런데 왜 아직도 ‘육아’ 하면 ‘엄마’를 외치지 않고선 못 버티는 것일까. 이런 생각으로 진정 쓸모 있는 양육 정책을 펼칠 수 있을까.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영역에서 육아는 엄마의 일로 치부된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의 양육 정책들을 보면 ‘맘 편한’, ‘행복한 엄마’ 등의 관용적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선 엄마와 아빠가 같이 육아를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정책 네이밍이 이를 못 따라가는 모양새다.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는 ‘엄마 행복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에 시행한 ‘여성 행복 프로젝트’의 뒤를 이어 내놓은 야심 찬 정책으로, 육아 걱정 없는 도시를 목표로 한다. ‘엄마 행복 프로젝트’란 명칭은 오 시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시는 우선 서울시 전체 직원들과 양육자 자조모임 등으로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양육할 때 진짜 힘든 게 어떤 것인지 묻는 설문조사도 할 계획이다. 조부모나 친인척 등 아이를 돌봐 주는 ‘육아 조력자’에게 돌봄수당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취지는 좋지만 ‘엄마 행복’이란 명칭은 아쉽다. 자칫 엄마만 주양육자로 여기는 생각이 고착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엄마 행복 프로젝트’는 양육자가 돌봄과 가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고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인데, 이름이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시 내부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차라리 ‘엄빠(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가 낫지 않냐는 제안이 나왔지만, 반영되진 않았다. 민선 8기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만큼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하다. 출산과 육아 과정에서 아직도 아빠는 객체로 보는 시선이 많다. 아이 키우는 데에 적극 나서는 아빠들을 ‘유난 떤다’며 비하하기도 한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부터 고쳐 보자. 우리의 사고는 우리가 쓰는 어휘에서 시작되니 부모가 다 같이 육아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단어부터 신경 쓰자는 취지다. ‘엄마가 행복한 도시’만을 외쳐서는 엄마도, 아빠도, 아이도 행복할 수 없다.
  • 남아공 술집서 10대 청소년 21명 집단 의문사…“독극물 가능성”

    남아공 술집서 10대 청소년 21명 집단 의문사…“독극물 가능성”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발칵 뒤집은 ‘술집 집단 사망’ 사건의 사망자 21명이 전원 10대로 밝혀졌다. 집단 사망 미스터리…“압사 가능성 없어” 27일(현지시간) 현지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 남아공 동남부 항구도시 이스트런던의 한 술집에서 발생한 집단 사망 사건의 사망자 21명은 모두 13~17세 청소년이다. 19명은 현장에서 숨졌고, 2명은 병원에서 혹은 병원으로 이송 중에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 8명은 여성, 13명은 남성이다. 다만 이날 오후까지도 시신 3구에 대한 정확한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사망자 중 다수는 기말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사망 원인이 압사가 아니라는 잠정적 결론이 나왔다. 당국과 시신을 육안으로 확인한 친척은 외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체에서는 타살을 의심할만한 외상이 없었고 술집 바닥에서도 혈흔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관련 영상에는 술집 바닥에 사망자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고, 소파와 테이블에도 희생자들이 움직이지 않은 채 엎어져 있는 모습 등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들이 무언가를 먹거나 마시고 혹은 연기 같은 것을 들이마셔서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독극물 중독에 의한 사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감식반이 투입돼 독극물 분석 보고서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8세 미만 연령제한에도…“제한 없이 술집 출입” 남아공에서 18세 미만 음주는 금지돼 있는데도 버젓이 이들이 출입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됐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16세 소녀는 BBC방송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공짜 술을 나눠주고 연령 제한도 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며 “우리도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픽픽 쓰러지길래 폭음을 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처음에 생각했다”면서 “(놀란) 나를 포함해 다른 많은 사람이 창문으로 도망쳤다.내 친구들이 죽어서 우리 모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사람들로 가득 찬 술집에선 최근 학교 시험이 끝난 것을 기념해서 10대들이 모여 파티를 했고, 생일 파티 모임도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사건이 벌어진 이스트런던은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쪽으로 1000㎞ 정도 떨어진 항구 도시로, 에뇨베니라는 이 술집은 이스트런던 흑인 타운십(집단 주거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스트런던이 위치한 이스턴케이프주(州)의 주류협회는 문제의 술집을 사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영업 정지시켰다. 술집 주인은 “이런 일이 터지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면서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18세 미만 금주인데도 이 같은 행태가 벌어진 데 대해 개탄했다. 남아공 주류협회는 10대에 대한 음주 판매는 형사 기소 대상이라고 밝혔다. 폭음 문화가 있는 남아공에선 음주로 인한 사고가 드문 편이 아니지만 이번에 대형 참사가 터져 사회적으로 충격이 큰 상황이다. 오스카 마부야네 이스턴케이프 주 총리는 “믿을 수가 없다. 20명의 젊은 목숨을 그렇게 잃다니”라며 애도하면서 무분별한 술 소비를 비판했다. 현장을 방문한 베헤키 첼레 경찰장관은 브리핑을 하려다가 십대들이 한꺼번에 많이 숨진 데 대해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변에 있던 희생자 부모와 주민들도 눈물바다가 됐다.
  • [단독] 반려동물세 도입 땐 의료보험 등 혜택… “유기 늘어난다” 우려도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단독] 반려동물세 도입 땐 의료보험 등 혜택… “유기 늘어난다” 우려도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펫팸족’(동물과 가족을 뜻하는 영단어 ‘펫’과 ‘패밀리’의 합성어), ‘펫휴머나이제이션’(반려동물을 인간처럼 대하는 것) 같은 신조어가 더는 새롭지 않다. 국내 반려인구는 2000년대 들어 급속히 증가해 국민 4명 중 1명(1330만명·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기준)이 동물을 키우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 연간 11만 마리(2021년 기준)의 유기·유실 동물을 돌볼 공공 동물보호센터는 부실하고, 담당 부처인 농식품부에서는 고작 13명의 공무원이 국내 동물 복지 문제 전부를 도맡는다. 정부는 전국의 반려동물이나 유기·유실 동물이 몇 마리인지 정확히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누가, 어떻게 동물들의 생명을 책임질 것인가. 서울신문은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과 공동으로 ‘동물권 보호 관련 국민인식 조사’를 했다.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 힌트가 담겼다. “(반려묘를) 등록하면 혜택이 있나요?”(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세금을 좀 내는 대신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고요.”(원희룡 당시 대선 캠프 총괄정책본부장)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공개한 ‘59초 쇼츠’ 영상에서 반려동물 등록세를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만든 ‘110대 국정과제’에서는 빠졌다. 징세는 표가 되지 않기에 정치인에게는 ‘독’이 될 수 있어서다.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세금 걷는 건 다음에 (중장기적으로) 논의할 문제”라면서 “증세보다는 세출 조정을 통해 동물복지 공약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독일, 동물세 매년 10만~20만원 부과 반면, 인식조사 결과 국민 다수는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봤다. 동물의 복지 수준을 높이고, 반려동물 보호자가 책임감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2명 중 1명(55.6%)이 반려동물 보유세 신설에 동의했다. 특히, 농식품부가 2020년 보유세 도입 검토 방안을 내놨을 때 반발했던 반려인들도 이번 설문에서는 53.6%가 보유세 신설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려동물 보유세를 주제로 논문을 썼던 권용수 건국대 교양대 교수는 “현 정부 국정과제에 진료비 경감, 펫보험 활성화 등 반려인을 위한 정책이 여럿 포함되면서 세금을 내도 결국 자신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독일, 미국 등 반려 문화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유세를 걷고 있다. 독일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연간 10만~20만원 안팎의 세금을 양육자에게 부과한다. 싱가포르는 5만원 이하다. 애초 이 세금은 반려동물 수가 늘면서 광견병이 유행하고, 개물림 사고가 증가해 시민 안전이 위협받자 개체 수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지금은 생명을 키우는 반려인의 자격 요건과 책임감을 강화해 동물 학대나 유기를 막으려는 목적성이 강하다. 또, 동물 복지에 쓸 재원 확보 차원도 있다.만약, 국내에서 반려동물 1마리당 연간 10만원의 보유세를 걷는다면 7430억원(약 743만 마리×10만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올해 동물 복지 예산이 150억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재원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이다. 당초 농식품부는 올해 안에 보유세 도입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늦어도 2024년에는 연구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세 도입을 반대하는 논리도 있다. “취지와 다르게 더 많은 반려동물이 버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실제 보유세 논의 과정에서 심도 깊은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중요해 보인다. 김경서 한국펫산업소매협회 사무총장은 “지방에는 외딴 집에서 마당개를 키우는 취약계층 어르신이 많은데 보유세가 도입되면 사육을 포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집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서는 동물을 키우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데 세금 징수의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이런 이유로 반려동물 보유세를 견주에게 거두지 않는다. 대신, 번식장이나 브리더(혈통견을 전문 번식시키는 사육인) 등 생산자에게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 독일은 반려인에게 ‘훈데스토이어’(강아지세)라는 지방세를 걷는데, 반려견 목에 세금을 냈다는 표식을 부착하게 한다. 권 교수는 “외관상으로 납세 사실이 드러나도록 해 반려인 간 상호 감시 효과가 있다”면서도 “독일은 강아지세를 세금의 용처가 분명한 목적세로 거두지는 않는다”고 했다. 국내에 도입한다면 세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신중히 검토해 목적세로 거둬야 한다고 조언했다.●동물 진료비 소득공제 56%가 찬성 윤 대통령이 반려동물과 관련해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진료비 소득공제 및 부가가치세 면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6.2%가 동의했다. 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료비를 통일하는 표준수가제 도입은 61.4%가 찬성했다. 표준수가제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지만, 국정과제에서는 빠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우리 국민의 동물권 인식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점이 확인됐다. ‘동물복지 기준을 강화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에 얼마나 동의하느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65.2%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마당개, 들개 등의 중성화 수술을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해 줄지 여부도 큰 이슈다. 마당개 등이 너무 많은 새끼를 낳아 결국 안락사되는 일이 흔한데 인식 부족 탓에 중성화수술을 안 시키는 보호자가 적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응답자 중 76.2%는 중성화 수술 지원 사업 확대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또, 정부와 지자체에서 동물 복지를 맡는 조직이 커져야 한다는 데도 응답자 10명 중 6명(63.0%)이 찬성했다. 전국 기초지자체 228곳에서 동물복지 업무는 주로 축산과, 농업정책과 소속 공무원이 다른 일과 겸업한다. 그러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일이 생긴다. 현장에서 만난 봉사자들은 “공무원 사이에서는 동물 복지 업무를 한직으로 생각한다”면서 “잠깐 맡았다가 떠나면 그만인 곳이다 보니 업무에 소홀한 사례가 생긴다”고 전했다. 실제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해 각 지자체에 요청해 전국 동물보호감시원(지자체장이 동물보호 업무 처리를 위해 지정한 공무원) 33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의 근속 기간은 12개월 미만으로 짧았다. 전문성을 쌓기도 전에 인사 발령이 난다는 얘기다. 동물이 버려지는 원인을 두고는 ‘소유주의 의식 부족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22.5%로 가장 높았다. ▲처벌 수위가 낮아서(20.8%) ▲진료비 과다(15.1%) ▲반려동물 매매가 쉬워서(14.2%) 등이 뒤를 이었다. 이웅종 연암대 동물보호계열 교수는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장 단계에 따라 행동 등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반려인은 한 생명을 키우기 전에 이를 제대로 숙지하는 등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펫숍 등에서 동물을 사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변화의 조짐도 감지됐다. ‘매매보다는 입양을 우선 권장해야 한다’는 데 반려인의 68.2%, 비반려인의 53.2%가 동의했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전반적으로 젊은층 응답자의 동의율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동물 복지에 대한 가장 높은 인식과 감수성을 드러낸 계층은 ‘40대’와 ‘여성’이었다. 동물복지 기준을 강화해야 하는지 묻는 항목에 40대 여성 응답자는 82.6%가 동의했다. 또, 동물복지 업무 조직을 키워야 한다는 데도 40대 여성은 84.5%가 찬성했다.●반려동물 컨트롤타워 일원화 시급 제대로 된 복지정책 수립을 위해 가장 급한 건 반려동물의 정확한 수를 파악하는 것이다. 정부는 2024년까지 반려동물 등록률을 선진국 수준인 70%까지 끌어올리려는 목표를 세웠지만 갈 길이 멀다. 농식품부가 파악한 등록률은 54%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조사 응답자들은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개선책으로 ‘교육 홍보 확대’(27.1%)를 꼽았다. 미등록 시 부과하는 과태료를 상향(22.1%)하고, 단속을 강화(19.1%)해야 한다는 응답이 뒤이었다. 김재영 국경없는수의사회 대표는 “현행법 체계에서는 집 안에서 키우는 개는 농식품부 소관이고, 집을 나가 돌아다니는 들개는 환경부가 담당한다”면서 “체계적인 반려동물 정책을 짜려면 일원화된 컨트롤타워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공공의창 2016년 문을 연 ‘공공의창’은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타임리서치·한국사회여론연구소·휴먼앤데이터·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DP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5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기관이 모인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다.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공조사를 실시한다.
  •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자기 자리에서 최선 다하는 작가들 담았죠”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자기 자리에서 최선 다하는 작가들 담았죠”

    미술관이나 박물관, 각종 비엔날레에서 문득 생각해본 적 있는가. 이 중에 여성 작가는 몇 명이나 될까. 그 중에 또 아이를 낳은 작가는 얼마나 될까. 고동연(52)·고윤정(44) 작가가 펴낸 책 ‘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시공아트)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했다. 여성이면서 엄마이고, 현직 예술가로 활동 중인 열한명의 이야기를 통해 결혼과 엄마의 역할이 작가의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저자들은 “여성 개인이자 양육자로서의 엄마, 작품 활동을 하는 에술가라는 세 정체성의 균형을 찾는 여성 작가에 대한 책이자 한국 미술사에 대한 책”이라고 강조했다. 책은 한국 여성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윤석남, 박영숙, 홍이현숙 작가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대학 시절 여성학을 배운 세대인 정정엽, 황수경(사공토크), 진달래, 김시하 작가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현재 한창 육아와 작업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정직성, 김도희, 조영주, 국동완 작가까지 이어지며 468쪽에 달하는 책은 마무리된다.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여성의 경력 단절이 일반 직장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란 게 새삼 와닿는다. 아무리 뛰어난 작가여도, 아무리 전문성을 갖고 있더라도 결혼과 임신, 육아를 거치는 한 작가 개인으로서 우뚝 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예컨대 사진 연작 ‘미친년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박영숙 작가는 동시대 활동한 남성 사진작가 주명덕과 본인을 비교하며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미 잡지사에서 쫓겨났고, 주명덕은 나 다음으로 내가 다니던 잡지사에 들어갔다가 ‘가족’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죠. 그렇게 보면 남성이라고 우대받기는 하네요. 여상이라는 잡지였는데 주명덕은 거기를 나와서 중앙일보까지 갔죠. 나는 근처도 못 갈 곳들이니까요. 모든 게 늦었어도 남자이기에 갈 수 있는, 그런 건 분명히 있지요. (...) 나는 늘 소외됐어요.” 젠더적 관점으로 예술계를 바라보는 건 두 작가 역시 여성, 엄마이자 한국 예술계에서 오래 활동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고동연 작가는 국내외 아트 레지던시의 멘토, 운영위원, 비평가로 활동 중이며 고윤정 작가는 독립 큐레이터로 잘 알려져 있다. 고동연 작가는 “과거 세대 작가들이 본인이 엄마인 것을 숨겼다면 요새는 아예 결혼을 인생 계획에 넣지 않는 게 대세인 것 같다”며 “결혼은 여성에게 결국 희생이고, 아이까지 낳으면 더 뒤처진다는 생각이 여성 작가들 사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책은 여성 작가들이 겪은 생생하고 솔직한 경험담은 물론 세대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는 게 특징이다. 고동연 작가는 “70~80대 작가들에겐 지나간 이야기를 돌아보는 기회, 50~60대 작가들에겐 최근 ‘미투’ 등을 통해 일어나는 변화를 얘기하는 자리, 40대 작가들에겐 미술계에서 현재 진행형인 성폭력 사건 등을 되짚는 시간”이었다고 짚었다. 비교적 젊은 작가부터 원로 작가들까지 폭넓게 이야기를 다루면서 여성이자 예술가로서의 삶을 비교한 것이다.이런 시각은 각각 50대, 40대인 작가들 본인의 삶과도 연관된다. 고동연 작가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따던 시절, 주위에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조차 얘기하지 않았다”는 반면, 고윤정 작가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오래 활동하지 않아 업계에서 영영 잊히는 것”이었다. 고윤정 작가는 “요즘엔 아이를 낳은 뒤 자신의 생활을 소셜미디어(SNS)에 노출하면서 육아의 고통이나 행복을 또 다른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 가족 얘기를 꺼내는 게 프로답지 않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삶과 작품이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걸 더 보여주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들은 세대를 아우르는 여성 작가들의 연대 역시 중요하게 짚는다. 고윤정 작가는 “퍼포먼스로 유명한 김도희 작가의 경우 다른 작가들의 아이들과 퍼포먼스 워크숍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여성들이 도움을 주고받는 일”이라며 “아이를 돌보면서 부모끼리는 네트워킹하는 새로운 방법의 연대”라고 했다. “연대가 꼭 다같이 모여서 어떤 이슈를 발화하고 논의하는 게 아니에요.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 자체가 연대죠.”
  • 폭음에 뇌손상 입은 ‘영츠하이머’ 늘어… 음주 대신할 취미생활 도움

    폭음에 뇌손상 입은 ‘영츠하이머’ 늘어… 음주 대신할 취미생활 도움

    유전적 위험 60%·생활 환경 40% 매일 술 마시면 못 끊고 금단증상 평생 유병률, 여성 대비 남성 3배 환자 6명 중 1명만 상담치료 받아 완치 개념 없어 장기적 접근 필요 평소 수개월 이상 술을 마시지 않다가도 한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폭음을 하고 자제력을 잃은 채 계속 술을 마신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술을 끊으려고 마음을 먹어도 매번 실패하기 일쑤다. 알코올의존증의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알코올 사용장애라고도 한다. 알코올을 장기간 섭취함으로써 내성과 금단증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금단 증상이 생기면 알코올을 끊을 경우 여러 가지 신체적·심리적 고통이 따른다. 폭음이 반복되면 위염이나 간경화, 췌장염 등 소화기계 이상과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진다. 중추신경계인 뇌와 척수에 영향을 미쳐 인지 결함과 심각한 기억 손상 등이 일어나고 새로운 기억을 입력하는 능력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중독이 심해지면 면역체계가 약화돼 감염 가능성이 커지고 암 발생의 위험도 증가하게 된다. 알코올의존증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여성이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체중이 가볍고, 신체 내 지방 비율이 높은 반면 수분 비율이 낮아 같은 양을 마셔도 남성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을 수 있고 알코올로 인한 신체가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척, 알코올중독 가능성 3~4배 높아 20일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따르면 알코올 남용과 의존증은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 원인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심리적, 사회적, 유전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알코올 관련 장애 환자의 가까운 친척이 알코올중독이 될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3~4배 높아 유전적인 요소가 많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 의존성 발생 위험의 60% 정도가 유전적인 요인이고, 나머지 40%는 직장, 가정 등에서의 생활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음주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대한 분위기와 개인의 스트레스 수준, 충동적인 평소 습관 등도 영향을 미친다. 김정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개인의 알코올 문제는 과도하게 술을 마시는 가까운 동료나 가족, 알코올 효과에 대한 지나친 긍정적 기대, 스트레스 극복, 불면이나 우울증상에 대한 자가처방 등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된다”면서 “만성적 음주를 하게 되면 예민해지고 불안하거나 초조해지는데 이런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술을 마시게 된다”고 지적했다. 알코올의존증은 금단증상이나 알코올 내성을 유발한다. 금단증상이 생기면 알코올 섭취를 중단했을 때 손떨림, 불면증, 구토, 일시적 환각이나 착각, 초조감이나 불안 등을 겪게 된다. 갈수록 술을 마시는 빈도가 잦아지고 같은 용량의 알코올을 섭취했는데도 이전보다 효과가 현저히 떨어질 때는 알코올 내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자신이 술 조절력을 상실한 상태인지 모르다가 술을 끊어야 할 때 금단증상을 느끼고서야 비로소 알코올에 중독됐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알코올중독은 개인 생활은 물론 사회적인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알코올중독의 평생 유병률이 12.2%로 주요 정신질환 가운데 가장 높고, 남성이 여성의 3배에 이른다”면서 “술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간 손상, 식도염, 위염, 고혈압의 원인이 되고 잠을 잘 때 중간에 계속 깨는 바람에 수면의 질 또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평소 알코올로 인해 직장이나 가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면 반드시 본인이 알코올중독 상태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관련,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과 동원대 연구팀의 ‘입원한 알코올중독 환자에 대한 팀 접근 사례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 문제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가족병’으로 불릴 만큼 가족 체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의료기관 입원까지는 평균 7년 정도 걸릴 정도로 치료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알코올 의존 자체가 완치의 개념 없이 만성적이며 재발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실제 치료에서도 재발 방지와 회복을 중심으로 반복적,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알코올의존증은 주량에 비해 술을 과도하게 마셔 자주 기억이 끊어지는 알코올성 치매를 부를 수도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 환자 10명 가운데 1명은 65세 미만이다.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현상인 블랙아웃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알코올성 치매로 인한 뇌 손상은 영구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층에서도 치매환자가 늘어나며 ‘영츠하이머’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 역시 알코올성 치매로 인한 뇌손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알코올의존증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과 치료, 생활습관 변화가 우선 돼야 한다. 폭음과 만성 음주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의존증 환자 6명 가운데 1명만 치료를 받는 등 상담이나 치료 비율이 매우 낮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과도한 음주를 하게 되면 어떤 위험이 따르는지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음주량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변화 격려해줄 조력자부터 찾아야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를 풀려면 음주 대신 취미생활이나 자신의 행동변화를 격려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조력자를 우선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분 섭취를 늘리고 비알코올 음료를 마시는 식으로 습관을 변화시키거나 환자와 배우자를 함께 상담하고 치료하는 것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심한 의존증으로 내과와 정신과 문제를 함께 갖고 있거나 적절한 외래치료 시설을 찾기 어려운 경우, 외래 치료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입원을 고려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해독과 금단증상 제거 등의 치료와 함께 충분한 식사, 비타민 섭취 등 생활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도 알코올의존증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존증 환자의 절반 이상은 치료 이후 상당 기간 금주를 유지하고 전체 환자의 20% 정도는 병원 치료나 주변의 도움 없이도 상태가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알코올의존증 환자에게서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나타나지 않고 가족의 지지나 직업 등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빈곤 분노가 정권 바꿨다… 콜롬비아 게릴라 출신 대통령

    빈곤 분노가 정권 바꿨다… 콜롬비아 게릴라 출신 대통령

    경제난·불평등 탓에 페트로 선택페루·칠레 이어 또 좌파 대통령중남미 국가 ‘핑크 타이드 시즌2’남미의 대표적 친미 보수 국가인 콜롬비아에서 게릴라 출신의 경제학자가 이끄는 첫 좌파 정권이 탄생했다.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콜롬비아 대통령 결선에서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구스타보 페트로(62) 후보가 50.4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페트로의 러닝메이트로 환경·인권운동가 출신의 싱글맘인 프란시아 마르케스(40)도 콜롬비아의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이라는 역사를 썼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콜롬비아의 트럼프’라고 불린 우파 무소속 로돌포 에르난데스(77) 후보는 47.26%로 고배를 들었다. 페트로 당선인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오늘부터 콜롬비아는 변한다. 다른 콜롬비아다”라며 ‘변화’를 다짐했다. 그는 이반 두케 현 대통령을 이어 오는 8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이번 콜롬비아 대선의 분기점은 페트로 당선인이 지적했던 ‘잔인한 빈곤’과 불평등 현상 등에 대한 국민적 분노였다. 현재 연간 인플레이션 10%, 청년 실업률 20%, 빈곤율 40%의 지표가 드러내듯 콜롬비아 경제는 최악이다. NYT는 “기득권층만 챙기는 정치와 미래가 보이지 않는 가난에 좌절한 젊은 표심이 페트로에게 몰려들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9일 1차 투표에서 여당 우파 후보가 탈락하는 이변이 나올 정도로 현 정부와 기득권층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이다. 세 번째 도전인 이번 대선에서 페트로 당선인은 부자 증세, 연금·세금 개혁, 석탄·석유산업 축소, 사회 프로그램 확장 등을 공약하며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그는 18세 때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서 활동하다 불법 무기소지 혐의로 2년간 투옥됐고, 1990년 정치 투신 후 수도 보고타 시장(2012∼2015년)을 거쳐 상원의원이 됐다. 2010년 첫 대권 도전 후 2018년 대선 결선에 올랐지만 두케 현 대통령에게 12% 포인트 차로 졌다. 이번 콜롬비아 대선 결과로 1990년대와 2000년 초 중남미 12개국 중 10개국에 좌파 정권이 잇달아 들어섰던 ‘핑크 타이드’(좌파 물결)가 시즌2로 재현되고 있다. 2018년 멕시코, 2019년 아르헨티나, 2020년 볼리비아, 지난해 페루와 칠레 대선에서 줄줄이 좌파 후보가 당선됐다.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에서도 ‘핑크 타이드’ 시즌1의 주역이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이 경우 중남미 경제 규모 상위 6개국(브라질·멕시코·아르헨티나·콜롬비아·칠레·페루) 모두 좌파 정권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 “성폭행 후 위태로운 여성 공항에 버렸다”… 69세 영화감독 폴 해기스 이탈리아서 체포

    “성폭행 후 위태로운 여성 공항에 버렸다”… 69세 영화감독 폴 해기스 이탈리아서 체포

    오스카 수상자인 캐나다 출신 영화감독 폴 해기스(69)가 성폭행 혐의로 이탈리아에서 체포됐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해기스 감독은 오는 21일 이탈리아 오스투니에서 개막하는 영화제에 참석하려고 이탈리아에 머물던 중 젊은 외국인 여성과 이틀간 합의 없는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탈리아 검찰은 해기스 감독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위태로운 상태에 빠진 여성을 19일 새벽 브린디시 공항에 내버려 두고 떠났다고 설명했다. 혼란스러워하는 여성을 공항 직원이 발견해 브린디시 경찰서로 인도했고, 경찰은 여성을 병원에 데려갔다. 여성의 국적과 연령 등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여성이 공식적으로 해기스 감독을 고소했다며 성폭행 주장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기스 감독의 변호인은 “(여성의) 모든 주장은 기각될 것”이라며 “완전히 결백한 진실이 조속히 나오도록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극작가로 활동하는 해기스 감독은 각본·제작에 참여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200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개 부분을 휩쓸며 명성을 떨쳤다. 이어 2006년 아카데미에서 자신이 감독한 ‘크래쉬’(Crash)로 최우수 각본상을 받았다.
  • [씨줄날줄] 광장무/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장무/박록삼 논설위원

    코로나19와 무관하던 시절 중국을 찾았던 이들이라면 해질 무렵 널찍한 공원 등에 60대 이상 아주머니들이-드물게 젊은 여성, 중년 남성들도 있긴 하다-모여서 단체로 춤을 추는 광경을 목격하기 마련이었다. 중국 민족 특유의 문화, 이른바 광장무(廣場舞)다. 이런 아주머니들을 ‘다마’(大?)라고 부른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모여 춤추는 진풍경에 함께 어우러져 따라 춤을 추거나 이를 배경 삼아 사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언제부터 유래했는지 설은 분분하다. 1960년대 후반 시작했다는 게 정설에 가깝다. 집단주의를 강조하고 개인주의 풍조를 배격하는 사회주의, 특히 중국 현대사의 암흑기였던 문화대혁명 시절 유래했다는 주장이다. 광장무 또는 집단 사상교육 등에 참여하지 않고 집 안에 혼자 남았다가는 자칫 홍위병에게 혹독한 고초를 겪던 시기였으니 나름 일리가 있다. 물론 이와 달리 사회주의 이전 농경문화에 기반했다는 주장, 혹은 중국인이 원체 흥이 많아서 그렇다는 주장 또한 있긴 하다. 어떤 기원이건 간에 이제 중국인과 광장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시끄러운 음악과 화려한 조명에 중국인들조차 소음공해, 빛공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2년 전 중국 정부가 광장무를 금지했지만 최근 다시 광장무를 추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도, 코로나19도 못 막는 광장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광장무가 한국에도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대림역 주변 도림천 산책로 옆 공터에서 광장무를 추는 중국 동포들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곤 하지만 구청도 마땅한 단속의 근거가 없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반중 정서가 만만치 않고, 중국 동포들로 인해 지역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피해의식이 있으니 항의하는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다. 다양성 존중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우리도 도림천, 안양천, 중랑천 등 공터에서 주기적으로 모여 강사 따라 에어로빅 추며 건강 챙기는 일군의 아주머니들이 있지 않나. 산책하는 주민들과 춤추는 중국 동포 사이에 상생의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 “경제만 매달리다 삶의 질 놓쳐… 파격의 충북, 난리굿 벌이겠다”[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경제만 매달리다 삶의 질 놓쳐… 파격의 충북, 난리굿 벌이겠다”[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파격적인 충북도정을 경험할 겁니다.” 김영환(67) 충북지사 당선인은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기 동안) 난리굿을 해 봐야겠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김 당선인은 “그동안 충북은 투자 유치 등 경제적 성장에만 치중했다”며 “정주 여건과 교육 환경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 사람이 떠나는 고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호강에 국가수목정원을 만들어 도민들에게 볼거리와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청주 오송에 과학영재학교, 충북혁신도시에 인공지능(AI)영재학교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면 도민들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기업 유치도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김 당선인은 작은 부분도 바꿀 계획이다. 그는 “지사 수행비서의 역할을 문 열어 주기 등의 단순 수행이 아닌 지사의 활동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바로 전달하는 것으로 바꾸는 등 모든 도정에서 역발상을 하겠다”며 “지난 16일에는 도내 한 축제장을 방문했는데 노인들이 쓰러지기 직전인데도 군수와 군의장이 축사를 길게 해 화를 내고 왔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의 실험은 이미 시작됐다. 그는 최근 도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비서실장에 내정했다. 관사는 반납하고 자비로 월세 아파트를 얻었다. 취임식은 청주의 아름다운 호수 풍광을 알리기 위해 대청호가 바라보이는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열기로 했다.임기 중에도 주말에는 괴산에서 농사를 짓기로 했다. ‘온라인 도청’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김영환TV의 구독자 14만 9000명을 도청이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김 당선인은 충북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 불균형 해소를 꼽았다. 그는 “일자리가 없는 탓에 젊은이들이 충북을 떠나고 있어 창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취임하면 바로 창업을 했거나 창업에 도전 중인 젊은이 100명을 도청으로 초대해 그들의 어려움을 직접 들어 보고 해결 방안을 함께 찾는 포럼을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균형 발전과 관련해선 “일부 시군은 접근성 때문에 기업 유치에 한계가 있다”며 “그런 지역은 농민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 교육을 진행해 스마트팜을 육성하는 등 농업으로 경쟁력을 갖게 할 것”이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공약을 묻자 진료 후불제와 레이크파크라는 답이 돌아왔다. 진료 후불제는 충북도가 설립하는 착한은행에서 의료비를 대납하고 환자가 무이자 장기할부 방식으로 갚는 복지사업이다. 레이크파크는 바다가 없는 대신 충주호, 대청호, 괴산호 등 호수가 많은 지역 특성을 활용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김 당선인은 국비 확보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충북은 중앙부처에 지역 출신이 적어 국비 확보가 어렵다고 했는데, 제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대통령실과 소통이 되고 장관들이 내 말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비의 80% 이상은 지사가 따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시종 현 지사의 역점 사업인 무예마스터십은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원 근거가 담긴 전통무예진흥법이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고 새 정부의 지역공약에서 무예사업이 빠졌다는 게 이유다. 출산수당 1000만원 등 현금 지원 공약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도와 시군이 4대6으로 분담하고 국비를 지원받으면 가능하다”고 했다.
  • 마이크 연설하면서 여성 가슴 만진 日유력 정치인…유권자 분노

    마이크 연설하면서 여성 가슴 만진 日유력 정치인…유권자 분노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적 괴롭힘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일본에서 수도 도쿄도의 수장까지 지낸 유력 인사가 거리유세 도중 여성 후보의 몸에 멋대로 손을 대는 행위를 해 지탄받고 있다. 19일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이노세 나오키(75) 전 도쿄도 지사는 지난 12일 도쿄도 무사시노시 기치조지역 앞에서 열린 일본유신회 거리 연설회에서 옆에 서 있던 여성 정치인 에비사와 유키(48)의 어깨와 가슴, 머리카락 등을 손으로 만졌다. 유명 소설가로 2012년 12월부터 1년간 도쿄도를 이끌었던 이노세 전 지사는 다음달 10일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에서 우익 정당인 일본유신회 소속 비례대표로 나설 예정이다. 이날 같은 당 출마 예정자들과 함께 거리유세에 참가한 그는 자기 발언을 마친 뒤 마이크를 지역구 입후보 예정자 에비사와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문제의 행동을 했다. 이노세 전 지사는 에비사와를 소개하면 그의 어깨와 머리카락을 차례로 만진 데 이어 가슴에 손을 가져가 툭툭 치는 행동을 했다. 에비사와는 프로 스노보드 선수 출신으로 과거 미인 경연대회에도 참가했던 인물이다. 해당 장면이 찍힌 동영상은 유신회 공식 유튜브를 타고 확산됐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머리카락과 어깨를 만진 것도 모자라 급기야 가슴에까지 손을 대다니 완전히 아웃”, “우리 일본유신회의 어깨띠를 두르고 공개적으로 성추행을 하다니, 극히 더러운 기분” 등 비난이 이어졌다.문제가 커지자 이노세 전 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경솔한 측면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피해 당사자인 에비사와는 “이노세 전 지사와 나의 관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그에게서 정중한 (사과) 연락을 받았다”며 옹호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이번 일이 일본내 여성 경시 풍조의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작가 사쿠마 유미코는 트위터에서 “타인의 육체는 그 사람의 것이기 때문에 허락 없이 멋대로 만져서는 안된다.(이번 일은) ‘성적 괴롭힘’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성폭력, 폭언, 멸시 등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유권자 및 동료들의 괴롭힘의 양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내각부가 2017년 여성 지방의원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0% 정도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학대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내각부는 지난 4월 12일 실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정치인 학대 방지 드라마를 제작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등의 관련 교육 등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드라마에 나온 사례는 지난해 10~11월 내각부가 접수한 정치인 학대 피해 사례 1324건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접수 사례들 가운데는 상식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도쿄도의 한 기초단체 여성 의원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지역구 인사로부터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이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보내라”는 내용의 성폭력성 편지와 T셔츠를 전달받았다. 젊은 여성 정치인의 소셜미디어에서 남성 유권자들이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는 것은 다반사이고, 일부는 성관계에 대한 경험을 자신의 고민 상담인 것처럼 가장해 늘어 놓기도 한다.심야에 집으로 전화를 걸어 “둘이서만 만나 상담을 하고 싶다”, “집에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듣고 싶다”와 같은 요구를 해오는 남성 유권자도 있다. 여성 후보의 선거벽보에 질 낮은 성적 표현의 낙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수도권의 한 기초단체 여성 의원은 아이를 낳고 복귀한 뒤 유권자로부터 “일은 하지 않고 아이만 만들었나”라는 비난을 받았다. 다른 지자체 여성 의원은 임신으로 입덧이 심해져 회의에 결석하자 동료 의원으로부터 “아이를 이유로 자꾸 결석하면 우리 모임에서 제명시키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 1400명 뚫고 100억 휘두른 ‘마녀’가 됐다

    1400명 뚫고 100억 휘두른 ‘마녀’가 됐다

    “감독님께 (합격했으니) 대본을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눈물이 또르륵 흘렀어요. 너무 행복하고 얼떨떨해서 울다 웃다 했죠.” 신인 배우 신시아(24)는 무려 1408대1의 경쟁률을 뚫고 영화 ‘마녀2’ 주인공으로 발탁된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연기자를 꿈꾸던 평범한 대학생은 하루아침에 순제작비 105억원 대작의 흥행을 책임지는 주연이 됐고, 그가 연기한 소녀처럼 미지의 세계로 발을 내디뎠다. ‘마녀2’는 비밀연구소가 초토화되면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초능력 소녀와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를 쫓는 세력들의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다크 히어로물에 독창적인 세계관을 내세운 전작 ‘마녀’는 누적 관객 318만명을 기록하며 주연 김다미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4년 만에 돌아온 ‘마녀2’는 개봉 첫날인 지난 15일 26만여명의 관객을 모아 ‘범죄도시2’를 밀어내고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신시아는 “평소 초능력자들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해 ‘마녀’를 개봉 날 보고 두 번째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제가 주인공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며 ‘마녀2’의 차별점으로 넓어진 세계관을 꼽았다. “전편보다 세계관이 확장돼 인물들의 관계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야외에서 휘몰아치는 액션 장면 등 볼거리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마녀’의 김다미와 달리 그가 맡은 캐릭터는 연구소에만 있던 실험체로 사회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인물. 자신을 쫓는 비밀요원 조현(서은수) 일행을 피해 젊은 농장주 경희(박은빈)의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전편과 달리 일상적이고 코믹한 에피소드가 추가됐다. “처음에는 연구소를 빠져나간 소녀가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많이 상상했는데, 막 알을 깨고 나온 아기새라 생각하고 촬영 전에 마음을 다 비웠어요. 박훈정 감독님도 백지 상태의 느낌을 원하셨고요.” 영화에서 이름도 없고 대사도 거의 없는 그는 “절제된 표정 안에서 눈빛으로 강렬함이나 감정 변화를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소녀의 초능력 가운데 염력이 가장 탐난다”며 웃었다. 맨발로 설원을 걷는 영화 속 첫 장면처럼 모든 것이 낯선 현장이었지만 카메오로 출연한 김다미의 조언과 응원이 큰 힘이 됐다. 현재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신시아는 뮤지컬 ‘카르멘’을 보고 연기자의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연기가 생업이 될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고등학교 때 그 작품을 보고 전율을 느껴 2년간 뮤지컬과 연극에 푹 빠져 지냈어요. 그간 본 작품들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부모님을 설득해 연기를 시작하게 됐죠.” 데뷔작부터 전작의 흥행 스코어가 부담될 수밖에 없지만 그는 개봉 자체가 감사하다며 눈을 반짝였다. “코로나19 때문에 촬영을 마치고 1년을 기다렸어요. 부담감보다 개봉을 할 수 있었다는 감사함이 더 큽니다. 무엇보다 소녀 캐릭터가 많은 분들께 공감과 이해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 MZ, 출판 독립선언…“내 맘대로 쓰고 살래”

    MZ, 출판 독립선언…“내 맘대로 쓰고 살래”

    대학생 임정택(28)씨는 여행지에서 독립서점을 만나면 종종 들러 기념사진을 찍고 독립서적도 산다. 임씨는 “독립서점들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면서 “서점에 입고된 책들이 기성 출판을 통해 나온 책보다 디자인도, 종이 재질도 투박한데도 그 나름의 향기가 있다”고 말했다. 독립서점을 찾는 임씨 역시 최근 지인들과 함께 트라우마, 흑역사 등 어두운 기억들을 20대 특유의 B급 감성으로 풀어낸 ‘나는 비둘기가 무섭다’란 책을 출간한 독립출판 작가다. 저자가 집필부터 서점에 입고시키기까지 창작과 제작, 유통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독립출판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등단을 거쳐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대형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시장에 책을 내놓기까지 여러 단계가 필요한 출판계의 기성 문법과 달리 독립출판은 저자가 원하는 대로, 계획한 시기에 책을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무명의 MZ세대가 작가의 꿈을 이루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임씨는 “‘나는 비둘기가 무섭다’가 반응이 좋으면 학기가 끝나고 펀딩을 받아 책을 더 많이 찍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서점에 제 책을 입고시킬 때도 그냥 갈 수 없으니 뭐라도 사서 가야 하고 배송비도 들어 사실 남는 것은 없다”면서도 “독립출판은 자기만족인 같고, 자식을 여기저기 두는 것 같은 만족감이 있다”고 했다. ●SNS 감성 작가들 판매 수월 글을 완성한 작가들은 책 디자인도 스스로 하고, 인쇄소도 찾아다니며 얼마나 인쇄할지를 정한다. 책이 나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하고, 독립서점에 책 소개 자료를 보내 입고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서점에서 판매가 이뤄지게 되면 판매자와 저자가 수입을 나눠 갖는 구조다. 책을 판매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글쓰기 모임이 늘어나고, 독립출판을 돕는 출판사들도 생기면서 예전보다는 편해졌다. SNS를 통해 이미 많은 독자를 확보한 SNS 감성 작가들은 팬이 많아 판매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글쓰기 모임인 ‘조금 적어도 좋아’ 대표이자 독립출판사 ‘조그만 북스’를 운영하는 이중용(37) 대표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출판하도록 돕는다. 이 대표는 “모임에 참여하는 작가 중에 독립출판을 원할 때 다들 잘 모르니까 안전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책을 낸다고 독립서점에 바로 입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여기저기 메일을 보내도 거절당하는 일이 많다. 상당수가 주변 작가의 품앗이나 지인 판매에 의존한다. 독립출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없다. 안 되면 ‘안 된다’고라도 답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는 작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독립 출판 많아져 진열 공간 부족” 전국 각지에서 소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독립출판물 출간 현황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다. 그러나 업계 종사자들은 과거보다 확실히 성장했다고 말한다. 서울 마포구에서 독립서점 ‘헬로인디북스’를 9년째 운영 중인 이보람(43) 대표는 “처음에는 개인 출판물을 다 받고 운영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책방의 공간이 한정돼 있고 워낙에 만드는 분들이 많아져 다 받기가 어렵다”면서 “이제는 독립출판을 모르는 분들이 잘 없고, 독립출판계에서 인기 있는 책들을 구하려고 다니는 분들도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간접적 지표를 보여 주는 통계는 있다. 독립서점 추천 검색 서비스인 ‘동네서점’에 따르면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독립서점 수는 2015년 97개, 2016년 180개, 2017년 283개, 2018년 416개, 2019년 551개, 2020년 634개, 2021년 745개로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20·30대 여성들이 독립출판의 주축을 이룬다고 분석했다. 남창우(49) 동네서점 대표는 “요즘에는 저변이 넓어져서 소비하는 나이대가 예전보다는 올라간 것 같다”면서도 “‘동네서점’ SNS 이용자 현황을 보면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여성이 5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보람 대표는 “20·30대가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주된 제작자이다 보니 그 내용을 공감하는 같은 나이대에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면서 “우리 서점에도 80%는 젊은 여자 고객”이라고 밝혔다.●성공 사례 늘며 기존 출판사도 관심 독립출판은 기성 출판사에서 내지 못하는 책을 과감히 낸다는 점에서 출판시장의 저변을 넓힌다. 북페어 등 관련 행사로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원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독립출판물로 나온 책이다. 기성 출판사 ‘북스피어’를 운영하는 김홍민 대표는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독립출판으로 시작해 20~30대의 베스트셀러가 된 뒤 독립출판 중에 기성 출판으로 끌어올 만한 콘텐츠가 있을까 눈여겨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성장의 한계도 보인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독립출판물 장르가 주로 에세이다 보니 서적들이 가볍고 짧은 글에 편중되는 아쉬움도 있다. 콘텐츠를 놓고 기성 출판과 경쟁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주일우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은 “앞으로 출판물이 책만 내는 것이 아니고,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로 전환해 가는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큰 자본은 필수”라며 “일본에 비해 출판사 창업이 쉬운 우리나라에서는 지금도 작은 규모의 출판사들이 난립하는데 독립출판이 그냥 큰 출판사가 되고 싶은 작은 출판사들과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홍민 대표도 “독립출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책들이 몇 권 나오면서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이를 통해 생계를 해결하기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독립출판은 좁은 시장을 겨냥할 수 있고, 영역이 좁지만 사회에 꼭 있어야 할 출판물을 내는 유익한 기능을 한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무엇보다 책을 내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과거보다 쉬워졌다는 데서 가장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상업적 성공과 관계없이 ‘자기 표현’으로서의 독립출판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가가 두번 죽여”…스토킹 살인범 김병찬 ‘징역 35년’ 선고에 유족은 울었다

    “국가가 두번 죽여”…스토킹 살인범 김병찬 ‘징역 35년’ 선고에 유족은 울었다

    헤어진 여자친구를 스토킹한 끝에 살해한 김병찬(36)이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사형을 탄원해 온 유족은 재판 결과에 “정부와 검사·판사가 딸을 두 번 죽였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진아)는 16일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35년형과 15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적용된 감금·협박·상해·살인·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계획범죄가 아니라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찾아가기 전 미리 흉기를 검색하고 실제로 소지한 점과 도망치는 피해자를 쫓아다니며 수차례 흉기로 찌른 점 등 모든 점에 비춰 교제 재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이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일방적 협박을 견디지 못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고 만남을 피한다는 이유로 보복 목적으로 살해한 범행 동기를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 “피해자는 32세의 젊은 나이에 한때 연인이었던 피고인에게 비참한 죽음을 맞았고 유족은 슬픔을 이겨내기 힘든데도 피고인이 사회에 복귀해 나머지 가족에게 위해를 가할까 두렵다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보다 수위가 낮은 유기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절도죄 1회와 전자금융법 위반 1회 이후로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이 사건 전에는 범행 성향을 뚜렷하게 보이지 않은 점을 보면 피고인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 본 피해자의 가족은 판사의 주문이 끝나자 “말도 안 된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재판부가 판결 요지를 설명하면서 “떨어진 흉기도 다시 주워 찔렀고 이미 심한 고통에 주저앉은 피해자가 고꾸라져 완전히 쓰러질 때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며 범행 당시를 언급하자 방청석 곳곳에선 흐느낌이 들려왔다. 유가족은 선고를 마친 뒤 “딸이 (생전에) 워치가 신의 선물이라고 그랬다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지켜주지 않았다”면서 “정부도 두 번째로 내 딸을 죽였고 판사와 검사도 유가족을 다 죽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딸은 이미 죽었지만 대한민국 딸들을 위해서라도 스토킹하고 사람을 죽인 사람들은 사형을 해야 한다”라며 “협박을 당하면서도 가족 앞에선 걱정 안 하게 밝게 웃던 아이가 죽어버렸다. 이래도 딸은 살아오지 않는다는 걸 나도 안다. 죽고 나서 재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죽기 전에 피해자를 제발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30대 여성인 피해자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0년 말부터 범행 전까지 만남을 피하는 피해자의 집에 무단으로 드나들고 피해자를 감금·협박하면서 네 차례 스토킹 신고를 당한 상태였다. 법원이 접근 금지 잠정 조치를 내렸고 피해자는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그들의 천국/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그들의 천국/미술평론가

    로코코 회화의 대표작인 ‘그네’는 호색한으로 악명 높았던 한 프랑스 남작의 주문으로 그려졌다. 관객은 귀족의 정원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연애 놀음에 참여하게 된다. 볼이 발그레한 젊은 여성이 그네를 타고 있다. 겹겹이 레이스가 달린 분홍색 드레스가 한 송이 꽃처럼 보인다. 왼쪽 아래 장미 덤불에서는 한 청년이 깜짝 놀란 얼굴로 여성의 치마 속을 바라보고 있다. 조그마한 발에서 벗겨져 날아오르는 슬리퍼는 왼쪽 큐피드상으로 시선을 인도한다. 큐피드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하고 있다. 누구에게? 큐피드의 시선을 따라가면 개가 있다. 막 짖으려는 개 뒤쪽 그늘에는 여자의 남편이 그넷줄을 잡고 있다. 남작은 이 남자를 주교로 해 달라고 주문했으나 화가는 비교적 온건하게(!) 늙은 남편으로 설정했다. 그는 앞쪽에 있는 젊은이를 미처 보지 못한 상태다. 로코코는 18세기 후반 프랑스 귀족들이 애호한 예술 사조다. 로코코 회화는 도덕에 신경 쓰지 않는다. 남녀 사이에는 유혹적인 몸짓이 오가고 화면은 에로틱한 상징으로 가득하다. 분홍, 하늘색, 민트그린 같은 파스텔색이 화사하게 소용돌이치고 땀 흘려 일한 적 없는 귀족들은 젊음의 유희와 쾌락을 예찬할 뿐이다. 이 작은 그림은 아주 가까이서 보아야 한다. 남작은 이것을 내실에 걸어 놓고 친한 사람에게만 보여 주었을 것이다. 이 그림은 돈과 권력, 섹스가 지배하는 공간을 묘사한다. 늙은 남편은 돈과 권력으로 젊은 여인을 사고 여성은 젊음과 미모로 남자들을 지배한다. 젊은 아내는 늙은 남편에게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그의 돈과 권력은 그넷줄이라는 형태로 그녀를 묶어 놓고 있다. 19세기 중산층은 이 그림을 경박하고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로 회화사에서 추방했으나 이 그림은 오늘날 다양한 패러디로, 패션에 영감을 주는 작품으로 되돌아왔다. 오늘날의 세계는 그것을 어떻게 얻었는지는 캐묻지 않고 돈과 권력, 미모를 무조건 찬양한다는 점에서 18세기 귀족 사회와 닮아 있다. 세상 모르고 권력과 쾌락으로 내달리던 귀족 사회는 프랑스대혁명의 단두대에서 끝났다. 지금의 이 세계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 조혜련 동생 귀농 고민…母 “며느리도 같이 가서 간호사 해라”

    조혜련 동생 귀농 고민…母 “며느리도 같이 가서 간호사 해라”

    오은영 정신건강학박사가 배우 조지환의 아내 박혜민과 시어머니의 갈등의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4회에서는 코미디언 조혜련 동생 배우 조지환과 그의 아내 박혜민 부부가 심각한 생활고로 갈등을 빚고 있다며 오은영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결혼 8년차 잉꼬부부인 두 사람은 지난해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금슬 좋은 모습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현실은 꿈과 생계 사이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서로에게 날카로운 비수가 되는 말을 쏟아내는 이들 부부의 진짜 속내가 낱낱이 공개된 것. 기름값 5만원이 없어 지인에게 돈을 빌릴 정도로 심각한 경제 상황을 고백한 조지환 박혜민 부부. 수입이 불안정한 남편 대신 7년간 간호사로 일하며 가정의 생계를 책임졌던 아내가 진짜 ‘꿈’인 쇼호스트에 도전하며 생계에 공백이 생겼다. 가정 경제가 심각하게 흔들리자 조지환은 내심 아내가 간호사로 돌아가 안정적인 소득이 생기길 바라는 눈치. 반면 아내는 이제 남편 뒷바라지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의 꿈과 커리어에 전념하고 싶다고 팽팽하게 부딪혔다. 박혜민은 조지환을 향해 배우로서 메리트가 없다고 했고, 조지환 역시 아내의 일하는 모습을 비난했다. 조지환의 생일을 맞아 집에 온 시어머니는 아들이 변변한 생일상도 못 받고 떡볶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에 화가 나 며느리가 간호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시어머니는 귀농을 고려하는 아들의 편을 들며 “쇼호스트는 접고 천안에 내려가서 간호사를 해라, 그러면 충분히 살 수 있다”라고 했다. 이에 박혜민은 “오빠는 배우를 10년 넘게 도전하는데 저는 왜 1년, 2년도 안 되는 것이냐, 오빠도 배우로서 희망이 없다. 저도 인정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남편을 도와줘야 하는데 안사람이 남자를 깔아 뭉개는데 (남자가) 뭐가 사회생활이 되고 성공을 하겠나”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에 돌아가는 길 시어머니는 “(남편을) 인정을 안 해준다”라며 며느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조지환이 “엄마가 예쁘게 좀 봐줘라, 변변한 것도 없는 상황에 와서 8년째 월세 아닌 월세처럼 살고 있는데 엄마가 잘 봐줘”라고 하자, 어머니는 “ 계속 아내만 두둔할 거면 내 집에 발 딛지마라”고 엄포를 놨다. 오은영은 “어머니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어머 이런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라고 말을 꺼냈다. 이에 조지환은 오은영의 솔루션을 받기 전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폭력적인 성향의 아버지로 인해 어머니가 힘든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오은영은 “그 시절에 경찰을 부르고 법정에 가는 일이 쉬웠겠나, 그런 삶을 살다가 자식을 낳았는데 딸을 일곱을 낳았다, 그 시절 경상도 사람인 어머니에게 딸을 일곱을 낳은 후에 얻은 막내아들이란 자식 이상의 의미일 거다”라며 “가정이 어려울 때 여자가 (짐을) 짊어내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거고, 며느리가 아니라 딸에게도 그렇게 대하셨을 것 같다”고 했다. 또 조지환이 대화할 때 주체를 ‘아내가~’가 아닌 ‘내가~’로 말해야 한다며 대화법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지환은 “자존심이 상해서 어려울 것 같다”라고 했지만 이내 “그게 사실이다”라며 인정했다.
  • “얼굴의 팬티” 일본 젊은이들 ‘마스크 의존증’

    “얼굴의 팬티” 일본 젊은이들 ‘마스크 의존증’

    “마스크를 벗는 것이 마치 속옷을 벗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마스크를 ‘얼굴 팬티(顔パンツ·가오판쓰)’라고 부르는 젊은이들도 있다.” 최근 일본 젊은층 사이에서는 ‘가오 판츠’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직역하면 ‘얼굴 팬티’라는 뜻으로, 마치 속옷을 벗은 것처럼 맨 얼굴을 드러내는 게 불편하다는 신조어다. 중년층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지 언론은 한 50대 여성은 “평생 마스크를 써도 좋다. 립스틱을 바르지 않아도 되는 등 화장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 편하기 때문이다. 눈 아래쪽이 콤플렉스였는데 마스크로 얼굴 일부를 가릴 수 있어 좋다”는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20대 여성은 “마스크를 쓰면 20% 더 예뻐 보인다. (미착용으로) 멸시당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또다른 20대 남성은 “표정을 읽지 못하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간접 어필도 가능하다”며 마스크 착용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요미우리신문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마스크를 벗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스크 의존증’까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여름을 맞아 일본 정부는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하지만 일본인 대부분은 주변 시선을 신경 써 여전히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밖에서는 마스크 벗으세요” 지침 무더운 여름 일본에서는 학생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일본 초등학교에서는 체육 수업에 체력 테스트와, 달리기를 한 학생들이 두통과 메스꺼움 등 열사병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에마츠 신스케 문부과학상은 “학교 생활에서 코로나19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보다 열사병 대책을 우선하라고 반복해서 학교 측에 전해왔지만, 최근에도 아이들이 더위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며 관련 지침을 다시 내렸다고 밝혔다.이전부터 마스크 거부감 적은 일본 일본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삼나무가루 알레르기 등을 이유로 마스크 쓰는 사람이 적지 않아 ‘마스크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전 일본얼굴학회회장 하라시마 히로시씨는 일본 ‘아베마 타임스’에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타인의) 얼굴을 보고 (내) 얼굴이 보여지는 긴장감에서 해방된 측면이 있다.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지면 코로나19 이후에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인 4명 중 1명은 계속해서 마스크를 적극 착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통 정보 관련 운영업체인 플라넷이 지난 3월 약 4000명의 누리꾼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돼도 외출시에 마스크를 착용하겠냐’고 묻자 응답자의 24.5%가 ‘외출시에 적극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계절이나 상황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판단할 것(47.8%) ▲적극적으로 착용할 생각은 없지만, 주위에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으면 착용할 것(11.8%) 등의 답변도 있었다. 다만 15.9%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건강 목적 이외에 마스크 착용은 가능한 하지 않는 게 좋다. 얼굴 표정이 절반 이상 보이지 않아 비언어 정보인 시각의 정보량이 줄어들어 커뮤니케이션에 지장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 이준석 “1년반 뒤 총선 대비…2030 초점 당 체계 완전개편”

    이준석 “1년반 뒤 총선 대비…2030 초점 당 체계 완전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이제는 당 체계를 완전히 개편해야 할 시기가 왔다”며 호남 서진 정책 뒷받침과 청년, 여성 지지세 확장을 위한 당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월례 조회에 참석해 “앞으로 우리는 ‘선거 기계’가 돼야 한다. 순풍이 아니라 역풍도 뚫어낼 수 있을 정도의 선거 역량을 갖춰야 한다”면서 “이제는 어떤 역풍이 오더라도 우리 당의 철학과 선거전략과 기술을 바탕으로 그걸 버텨낼 당 조직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갖춘 조직이 과거와 다르게 지역적, 세대별로 많이 확장했다. 지금 우리에게 갓 들어오는 2030이 당에서 꾸준히 역할을 하려면 당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며 “젊은 세대가 당에 빨리 적응할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당의 ‘낙하산’으로 비대위원이란 아주 좋은 자리로 박근혜라는 대단한 지도자에 의해 끌어올려졌음에도 당에서 역할 하려면 최소 10년이 걸린다는 걸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여성, 청년같이 과거에 우리가 취약했던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조직들이 더 커져야 한다”며 “젊은 세대와 취약했던 여성 계층은 단순히 표 얻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당에 착근할 구조를 1년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제는 ‘이념’이나 ‘애국’ 단어를 이야기해서 (선거에서) 크게 득 볼 일이 없다”라고도 했다. 그는 “이런 변화들을 앞으로 1년여간 꾸준히 이끌어 나가야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승리를 일궈낼 수 있다. 1년 반 뒤 총선은 여당으로서 집권 2년을 마친 뒤 벌어지는 선거”라며 “그때 당연히 윤석열 정부의 성공으로 순풍이 불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 당시 어느 정도의 순풍이 불지, 때로는 일시적인 정치 상황에 역풍을 뚫어내고 선거를 해야 할지 모른다. 탄탄한 당의 역량 갖추고 선거에 대비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직자들에게 “우리가 낮고 또 낮은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두 번의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봉사자’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당 지도부나 의원들은 어느 정도 다 나이가 있다. 그래서 2030과의 교류 협력이 솔직히 깨놓고 얘기해서 쉽지 않다. 자기 자식하고도 대화가 안 되는 판에 남의 자식하고 되겠나”라고 농담을 던지며 “젊은 세대 생각이 당의 방침과 결정에 투영되게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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