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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직장·가정에서 좌절하는 남성… 이제는 지원 정책 시작할 때”

    “학교·직장·가정에서 좌절하는 남성… 이제는 지원 정책 시작할 때”

    영국 태생으로 미국에서 장성한 아들 셋의 미래를 20여년 내내 걱정했다. 남학생들은 학교에서 성적·수업태도 모두 여학생에게 뒤떨어지는 경향이었고, 직업 시장에서도 남성의 경쟁력은 날로 저하됐다. 아이를 낳는 데 기여하고 돈만 벌어 오면, 심지어 그마저 못 해도 아버지의 존재감을 봐 주던 가부장제는 퇴조했다. 남성의 고군분투와 좌절을 주제로 책을 쓰기로 하자 주변에선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인 ‘고통뿐인 이슈’”라고 뜯어말렸다. 하지만 여성 차별 해소에 더 힘쓰는 동시에 남성 지원 정책을 시작하자고 백악관을 설득했다.주인공은 2017년 ‘미국의 사상가 50인’에 오른 리처드 리브스(53)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지난달 공개된 신간 ‘오브 보이스 앤드 맨’(Of Boys and Men·사진)을 앞에 두고 지난 15일 그와 줌 인터뷰를 했다. -남성이 살기 어려워졌다고 인식한 계기는. “세 아들을 키우면서 학교, 노동시장, 가정에서 경제적 불평등에 좌절하는 남성들을 목격했다. 현재의 미국 사회에서 경제·사회적 변화의 지점을 살피면서 남성의 불평등 문제가 ‘실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남성 위주였던) 제조업 경제는 (여성에게 기회가 넓은) 서비스업 경제로 이동했다. 게다가 남성은 학교에서부터 여성보다 더 학업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라, 기술과 훈련이 필요한 직업이 증가하는 현시대에 고전하게 된다. -교육 제도가 남성에게 불리하다는 주장인가. “여성 친화적이다. 최근 수십년간 학교에서 여학생들은 남학생을 월등하게 추월했다.(미국 국립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학위 수여자 중 57%가 여성이다.) 숙제와 집중 등 학업기술도 여학생들에게 유리하다. 남학생들은 오래 앉아 집중하는 기술을 상대적으로 어려워한다.(리브스는 충동조절, 계획능력, 미래지향 능력 등과 관련된 뇌 전전두엽 피질의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2년 빨리 성숙한다는 연구 결과를 저서에서 제시했다.)” -가족 내 남성의 역할이 변했나. “많은 국가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한 여성은 반드시 가족을 가질 필요가 없어졌다. 자녀를 원한다 해도 남성과의 결혼이 선결 조건은 아니다. 결혼율은 하락하고 출산율도 떨어졌다. (돈과 자녀의) ‘공급자’로서 역할을 잃은 남성들이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남성의 역할은 무엇이고, 이상적인 남성상이란 또 무엇인가.” -여성 차별이 견고한데 기득권을 누려 온 남성의 고충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지 않나. “남성의 문제를 제기하면 반(反)페미니스트로 보일 수 있다. 미국 여성의 평균 임금은 여전히 남성의 82% 수준이고 고위직 여성 비율도 적다. 특히 정치적으로 성평등 문제는 한쪽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성이 힘들다는 것과 페미니즘이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 -정부의 남성 지원 정책이 왜 필요한가. “여성들을 남성 위주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관련 직업으로 끌어오고, 여성의 경력 사다리를 구축하는 지원 정책을 늘려 온 것처럼 현재 여성 위주의 ‘HEAL 직업’(보건·교육·행정·문맹퇴치전문가를 뜻하는 Health·Education·Administration·Literacy의 줄임말)에 더 많은 남성을 진출시킬 수 있다. ‘레드셔팅’(Redshirting·미국에서 남학생들의 뇌 발달이 여학생보다 느린 것을 감안해 한 학기나 1년 늦게 입학시키는 경향)도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판단일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남성 지원 정책을 제안했나. “백악관에서 나는 ‘걸으면서 껌을 씹을 수 있다’는 표현을 강조했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도 진보 진영은 여성이 직면한 문제만 보고, 보수 진영은 남성이 직면한 문제만 본다. 남성이 모순적으로 (내가 그래도 남자인데 하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고수하려고 남성 정책에 거부감조차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남성 정책을 시작해야 하는 세대다. 결국 남녀 모두가 번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여성들이 (차별해소 대신) 남성의 실패를 원하는 건 아니다.” -한국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결정했다. “오히려 확대해 여성 정책을 계속하면서 남성 정책까지 포괄하는 게 나은 선택이었다. 정치적 행위가 남녀 간 ‘문화전쟁’으로 비화한 것 같다. 만약 미국의 보수 정부가 남녀 문제를 모두 다루는 백악관 ‘성 정책 위원회’(Gender Policy Council)를 없앤다면 반대가 많을 것이다.” 
  • [석학인터뷰]“학교·일터·가정에서 좌절하는 남성…그들을 도울 때“

    [석학인터뷰]“학교·일터·가정에서 좌절하는 남성…그들을 도울 때“

    폴리티코 ‘미국의 사상가 50인’ 선정된 리처드 리브스신간서 남성 계급 경제적 퇴조와 남성정책 필요성 다뤄 학교서 여학생에 떨어지는 남학생들, 뇌발달 지연 영향제조업→서비스업 변화에 공장 자동화로 남성직업 퇴조여전한 여성차별 개선 매진하되 남성 정책도 시작할 때“한국, 여가부 폐지보다 확대해 남성정책 포괄시켰어야” 미국에서 3명의 아들이 장성하는 25년간 아버지는 아들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남학생들은 학교에서 성적·수업태도 모두 여학생에 뒤떨어지는 경향을 보였고, 직업 시장에서도 남성의 경쟁력은 날로 저하됐다. 아이를 낳는데 기여하고 돈만 벌어오면, 혹은 심지어 그마저 못해도 아버지의 존재감을 봐주던 가부장제는 퇴조했다. 그는 이제 이들을 도울 정부의 남성지원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그가 남성의 고군분투와 좌절을 주제로 책을 쓰기로 하자 주변에선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인 ‘고통 뿐인 이슈’”라고 뜯어 말렸다. 그는 남녀 문제를 ‘제로섬 게임’(한편의 이득과 다른 편 손실을 더하면 ‘0’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데 더 이상 동의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여성 차별을 해소하는 데 더 노력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도 남성 지원 정책을 시작하자고 백악관을 설득했다.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해체에 반대 입장을 밝힌 그는 바로 리처드 리브스(53)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경제 불평등 전문가로 2017년 ‘미국의 사상가 50인’이 됐던 그는 지난달말 공개된 신간 ‘오브 보이스 앤 맨’(Of Boys and Men)을 통해 남성 계급의 경제적 퇴조와 남성 정책의 필요성을 탐구했다. 사회 곳곳에 여성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그 스스로도 도전적 주제로 평가한 그의 저서를 책상 앞에 두고 지난 15일 줌 인터뷰를 나눴다.●“충동조절 담당하는 전전두엽 피질, 남학생이 발달 2년 늦어” -남성이 살기 어려워졌다고 인식한 계기는. “(경제불평등) 전문가로서 늘 사회 내 경제적 기회 이동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아들들을 키우면서 학교, 노동시장, 가정에서 경제적 불평등에 좌절하는 남성들을 목격했다. 현재의 미국 사회에서 경제·사회적 변화의 지점을 살피면서 남성의 불평등 문제가 ‘실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구직 시장에서 남성들이 고전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동안 자동화는 공장 등 전통적으로 남성 직업 영역에서 진행됐다. 자유무역, 즉 세계화의 퇴조로 저렴한 노동력의 국경 이동이 줄면서 타국의 제조업으로 이동하는 기회도 줄고 있다. (남성 위주였던) 제조업 경제는 (여성에게 기회가 넓은) 서비스업 경제로 이동했다. 게다가 남성은 학교에서부터 여성보다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더 많아, 기술과 훈련이 필요한 직업이 증가하는 현 시대에 고전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교육 제도가 남성에게 불리하다는 주장인가. “현대의 교육시스템은 여성 친화적이다. 최근 수십년간 학교에서 여학생들은 남학생을 월등하게 추월해왔다. 50년전에 여성이 열악했던 교육의 성불평등은 이제 반대 방향으로 남성에게 작용한다.(미국 국립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학위 수여자 중 57%가 여성이었다) 과학자들은 여학생들이 조금 더 일찍 성숙하고 두뇌가 더 빠르게 발달한다고 말한다. 숙제와 집중 등 학업기술도 여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다. 남학생들은 오래 앉아 집중하는 기술을 상대적으로 어려워한다. (리브스는 충동조절, 계획능력, 미래지향 능력 등과 관련된 뇌의 전전두엽 피질의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약 2년 빨리 성숙한다는 연구 결과를 저서에서 제시했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에 돈·자녀 공급자로서 전통적 남성상 퇴조” -가족 내 남성의 역할이 변했나. “많은 국가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한 여성은 반드시 가족을 가질 필요가 없어졌다. 자녀를 원한다해도 남성과의 결혼이 선결 조건이 아니다. 결혼률은 하락하고 출산율이 떨어졌다. 가정에서 전통적인 (돈과 자녀의) ‘공급자’로서 남성 역할은 사라졌다. 남성들이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남성의 역할은 무엇이고, 이상적인 남성상이란 또 무엇인가.” -여성차별이 여전히 견고한 데 기득권을 누려온 남성의 고충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지 않나. “맞다. 남성의 문제를 제기하면 반(反)페미니스트로 보일 수 있다. 미국 여성의 평균 임금은 여전히 남성의 82% 수준이고 고위직에서 여성 비율도 적다. 특히 정치적으로 성평등 문제는 한쪽 편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성이 힘들다는 것과 페미니즘이 ‘제로섬 게임’도 아니다. 남성의 고충과 여성이 겪는 차별은 둘 다 사실이고, 둘 다 변화시킬 수 있다. 나는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여기지만 그렇다고 남성의 문제를 외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례로 (미국) 남성에게서 약물중독, 알콜중독, 자살율 등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다. 이를 외면하는 건 무책임하다.”-정부의 남성지원 정책이 왜 필요한가. “정부가 그동안 여성들을 남성 위주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관련 직업으로 끌어오고, 여성의 경력 사다리를 구축하는 지원 정책을 늘려온 것처럼 미래 산업에 대한 남성의 직업 교육 투자나 특화된 정신건강교육 등의 정책을 모색할 수 있다.” ●“남학생의 학교 지연 입학, 생물학적 자연스런 판단” -구체적인 남성 지원책에 무엇이 있나. “예를 들어 현재 여성 위주의 ‘HEAL 직업’(보건·교육·행정·문맹퇴치전문가를 뜻하는 Health·Education·Administration·Literacy의 줄임말)에 더 많은 남성들을 진출시킬 수 있다. 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에 남성들이 편입되야 한다. 현재의 학제에서 ‘레드셔팅’(Redshirting·미국에서 남학생들의 뇌발달이 여학생보다 다소 느린 것을 감안해 한 학기나 1년 늦게 입학시키는 경향)도 비난받아선 안된다.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판단이 될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남성 지원 정책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나. “백악관에서 남성 정책의 필요성을 얘기할 때 나는 ‘걸으면서 껌을 씹을 수 있다’(남녀 정책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의미)는 표현을 강조했다. 우리는 더 많은 여성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남성 정책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도 진영간 괴리가 분명히 있다. 진보진영은 여성이 직면한 문제만 보고, 보수진영은 남성이 직면한 문제만 본다. 심지어 남성이 모순적으로 (내가 그래도 남자인데 하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고수하기 위해 남성 정책에 대한 거부감조차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남성 정책을 시작해야 하는 세대다. 결국 남녀 모두가 번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여성들이 (차별을 해소하자는 것이지) 젊은 남성의 실패를 원하는 건 아니다.” -한국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결정했다. “그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나는 한국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오히려 확대해 여성 정책을 계속하면서 남성 정책까지 포괄하는 게 나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행위가 남녀 간 ‘문화전쟁’으로 비화되는 것 같다. 만약 미국의 보수 정부가 남녀 문제를 모두 다루는 백악관 내부 기구인 ‘성 정책 위원회’(Gender Policy Council)를 없앤다면 반대가 많을 것이다.” ●“젊은 여성들 원하는 건 차별 해소, 젊은 남성의 실패 아냐” -전 세계 남성 지원 정책 움직임이 있나. “그간 많은 면에서 양성평등의 선구자였던 북유럽 국가들이 남성 문제를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리브스는 저서에서 교육선진국인 핀란드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전체 여학생의 20%가 최고 등급을 받았지만 남학생은 9%뿐이었다고 지적했다) 핀란드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육아를 위한) 유급휴가를 평등하게 부여한다. 스코틀랜드는 남녀간 대학 학위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모든 대학 입학에서 남성 비율을 높이는 정책을 쓴다. 중요한 지점은 이 국가들이 남성과 여성 어느 한쪽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회가 아니라는 점이다.”리처드 리브스는 누구: 계층·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로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워릭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2012년 영국 부총리 산하 전략국장을 역임했고, 런던의 싱크탱크인 데모스 이사와 공공정책연구소(IPPR) 연구원을 지냈다. 영국 가디언의 미국 워싱턴DC 특파원으로 활동하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미래중산층협의체 소장 및 아동·가족센터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한국에 ‘20vs80의 사회’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기회 사재기’(Dream Hoarders) 외 ‘올 마이너스 원’(All Minus One),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등이 있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호의의 민낯/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호의의 민낯/작가

    딸과 함께 오랜만에 즉석 떡볶이가 유명한 골목에 갔다. 잠시 후 우리 옆자리에 젊은 아가씨 두 명이 앉았다. 내 맞은편에 앉은 여자분은 이번 달 결혼을 앞둔 듯하다. 뭐가 그렇게 챙길 것이 많은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며 한숨을 쉰다. 게다가 살림 준비만 하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끼어들 수많은 인간관계, 가족관계 그리고 알력과 헤아릴 수도 없는 각자 다른 사정들…. 옆자리 두 여성의 이야기 삼매경에 나와 딸은 내색은 안 했지만 함께 빨려 들어갔다. 진짜 고민은 지금부터다. 이 여자분에게 어떤 친하지도 않은, 전화번호도 저장 안 된 후배가 장문의 축하 문자를 보내왔단다. 언니가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청첩장 꼭 주실 거죠?’라고 애교를 부리는데, 무척 고민이란다. 이 후배가 왜 나에게 과하게 축하하는지도 모르겠고, 결혼식에 얘가 왜 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난 그 얘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절규했다. ‘안 돼! 주지 마!’ 너무나 안된 이야기지만, 세상이 옛날 같지 않다. 아니, 어쩌면 옛날이나 작금이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이긴 마찬가지였는데 인터넷 때문에 어마어마한 정보들이 노출돼 세상에 그 민낯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 세상이 인터넷 ‘덕분’에 이익을 본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반대로 ‘그 탓’에 험해지기도 했다. 남이 주는 호의도 그냥 호의로 받을 수만은 없는 시절이다. 잘 모르는 사람, 혹은 축하 문자를 보낸 후배처럼 평소 친하지 않던 이가 유난히 내 일을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것이 이제는 뜻밖의 고마운 일이 아니라 실눈을 뜨고 바라보며 의심해야 할 일이 돼 버렸다. 내가 무언가를 얻고 싶을 때,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든 인정이든 친분이든 간에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내가 먼저 베푸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어렵기도 하다. 사람에게는 ‘인정의 욕구’가 있어 그렇게 먼저 베풀고는 상대에게 반대급부를 기대하는 탓이다. 애초에 ‘뭔가를 얻고 싶었기’ 때문. 이는 마치 숲길에 덫을 놓고는 누군가 거기에 걸려들기만을 바라는 것과도 같다. 내가 누군가에게 베푼 처음의 의도는 상대를 돕고, 나의 마음을 전한 것이었다 할지라도 조금이라도 마음을 잘못 먹으면 이내 칼이 돼 상대를 치게 된다. 그 벼린 칼날들이 요즘은 너무나 횡행해 일단 사람들이 상대가 직진으로 밀고 들어오는 호의는 피하고 차단하는 황량한 인심이 돼 버린 것은 아닌지. 여하튼, 아가씨. 행복한 10월의 신부가 되기를 바라며, 부디 저 동생에게는 청첩장 주지 말기를. 뭔가 이상하면 이상한 것이다. 뒤를 돌아보면 그 꺼림칙한 느낌은 아무리 조심해도 모자람이 없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누군가 손 내밀면 언제든 덥석 맞잡을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마무리하고 싶지만….
  • 키이우로 진격하나?…러軍, 우크라 접경 벨라루스에 9000명 배치

    키이우로 진격하나?…러軍, 우크라 접경 벨라루스에 9000명 배치

    러시아군 약 9000명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배치되기 시작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 우방국인 벨라루스는 지난 2월부터 러시아군에 자국의 군사기지를 제공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왔다. 특히 전쟁 초기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한 진격 경로 중 한 곳을 제공하기도 했다. 1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날 함께 연합군을 구성할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도착하고 있고, 이들이 벨라루스 국경 보호를 위해 이곳에 주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발레리 레벤코 벨라루스 국방부 국제군사협력부장은 같은날 트위터에 “탱크 약 170대, 전투용 장갑차(AFV) 최대 200대, 100㎜ 이상 구경을 가진 대포와 박격포가 최대 100문이 러시아에서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틀 전 그는 러시아군을 실은 첫 열차가 자국에 도착했다며 이들은 우리 국경을 보호할 지역연합군으로서 최대 9000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병력 재배치까지는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라루스 국방부도 공식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으로 구성된 공군 전력 일부가 러시아에서 출발해 벨라루스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군이 지난 14일부터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키이우는 약 225㎞ 거리다. 일각에선 벨라루스에 대한 러시아의 병력 증강이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선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을 분산시키려는 전술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지난 10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지역연합군 활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연합군의 목적은 자국 방어라며, 우크라이나·폴란드·리투아니아 등 인접국이 벨라루스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벨라루스의 병력 증강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공격을 준비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방의 관측통은 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 우호국들이 확전 준비에 들어갔다고 했다. 텔레그래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역 연합군이) 단순히 방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심각한 것인지 아직 알 수 없으나, 이미 많은 대사관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일 중국은 남아 있는 자국민에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촉구했으며, 세르비아 등 일부 국가는 키이우에 있는 대사관을 완전히 폐쇄했다.이날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도시 여러 곳에서는 러시아의 자폭 드론 등 공격으로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키이우에선 4차례 폭발이 일어났으며 번화가인 셰브첸키프스키의 아파트 여러 채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아파트 잔해에서 19명을 구조했으나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AP 통신에 밝혔다. 사망자 2명은 젊은 부부로 여성은 임신 6개월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도시 6곳에서도 공습 경보가 울리고 대피령이 내려졌다. 동부 수미주 지역에서는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남쪽에서 날아오는 드론 15대와 동쪽에서 날아오는 순항미사일 3기를 격파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가능한 한 빨리 방공망을 갖추기 위해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며 서방의 지원을 촉구했다. 러시아가 공격에 사용한 드론은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136’으로 알려졌다. 약 50㎏의 폭발물을 싣고 목표물에 돌진하는 자살 폭탄형 무인기다. 이란은 드론 공급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 [씨줄날줄] 기후변화와 명화 수난/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기후변화와 명화 수난/이순녀 논설위원

    이미 결과를 알고 보는 동영상인데도 순간적으로 숨이 멎었다. 두 명의 젊은 여성이 벽에 걸린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1888)에 거침없이 토마토 수프를 끼얹을 때 미술관에 있던 다른 관람객들과 마찬가지로 저절로 탄식이 나왔다. 이들은 곧바로 손바닥에 접착제를 발라 벽에 붙인 채 외쳤다. “무엇을 더 걱정하나. 그림인가, 아니면 지구와 사람들인가.” 영국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벌인 명화 테러는 유리 액자 덕에 그림 자체는 훼손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태를 지켜본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세계적 화가 고흐의 대표작인 ‘해바라기’의 금전적 가치는 약 1200억원. 돈도 돈이지만 만약 실제 그림이 망가졌다면 인류 공통의 문화자산에 대한 고의적인 파괴에 미술 애호가들이 느꼈을 분노와 상실감은 매우 컸을 게다. 환경단체가 자신들의 메시지 전파를 위해 미술관 명화 테러를 이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또 다른 영국 환경단체 ‘멸종 저항’(XR) 회원 두 명이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에 걸린 피카소의 그림 ‘한국에서의 학살’(1951)에 접착제 바른 손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지난 7월엔 ‘저스트 스톱 오일’ 활동가들이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복제본과 존 컨스터블의 그림 ‘건초 마차’(1821)를,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가 우피치미술관에 걸린 르네상스 화가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1477~1482)를 대상으로 똑같은 행동을 했다. 지구 모든 생명체들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기후 위기가 임박했는데도 여전히 안일하고 무기력한 인간의 이기적인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그들의 절박한 인식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굳이 예술품을 볼모로 삼을 필요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기후변화는 이미 인류의 오랜 걸작들을 파괴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 중 하나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4만 5000년 전 동굴 벽화들이 급속도로 훼손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5월 나오기도 했다. 이래저래 명화 수난의 시대다.
  • 천족·방족… ‘전족 단죄’ 담론 깨부수다

    천족·방족… ‘전족 단죄’ 담론 깨부수다

    12세기부터 20세기까지 무려 1000년 가까이 이어진 중국의 ‘전족’(纏足)은 여성에게 가한 야만 그 자체였다. 여성의 발을 천으로 꽁꽁 동여매어 강제로 성장을 멈추게 하는 이 기이한 풍습에 대해 많은 연구자가 책과 논문을 수없이 쏟아냈다. 누군가는 성적 욕망으로 보고, 혹자는 여성을 집안에 잡아두기 위한 방법으로 풀었다. 명청시대 연구에서 저명한 학자 도러시 고는 전족의 기원과 이를 둘러싼 사회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특히 여성에 대한 억압, 전횡, 인권의 관점에서만 다룬 기존 연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했다. 기존 연구대로라면 여성은 폭력적인 남성과 사회에 억압돼 자신을 구원할 수 없는, 즉 주체성 없는 존재에 그치고 말기 때문이다.저자는 우선 근대에 나오기 시작한 반전족 담론들을 분석하고, 이런 운동이 전족 여성을 향한 혐오를 강조한 점에 주목했다. 반전족 담론은 서양 선교사들이 1880년대부터 주장한 자연스럽게 타고난 그대로의 발을 의미하는 ‘천족’(天足)에서 출발했다. 이어 1900년대에는 중국 지식인 중심으로 전족을 풀자는 의미의 ‘방족’(放足) 운동이 번진다. 서양 열강에 굴복하고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중국으로선 우스꽝스런 전족이 너무나도 창피했을 법하다. 그러나 천족이나 방족은 전족 여성의 발 사진을 활용해 모욕을 주고, 관리들이 몽둥이를 들고 나서서 강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다른 한편으로는 전족의 기원과 사회적 유행에 대한 사료를 통해 전족의 발생을 뒤쫓는다. 고전 시, 필기, 민가, 근대의 신문과 잡지, 정부 문서, 서양인의 보고서 및 회고록까지 섭렵하며 전족의 역사를 폭넓게 파헤쳤다. 12세기 문학에서나 간혹 등장하던 변태적인 묘사가 현실로 차츰 옮겨 오고, 보편적인 관습으로 자리하는 과정을 밝혀냈다. 남성의 비뚤어진 욕망으로 탄생한 풍속이긴 했으나, 여성에게는 전족이 자아의 표현이었던 부분에도 주목했다. 엄혹한 가부장제의 강요 아래 피눈물을 흘리며 발을 싸맸던 가련한 여성의 이미지를 걷어낸다. 여성 역시 전족 풍속의 능동적인 참여자였다는 의미다. 기존 진보 사관 혹은 페미니즘 시선에서 보면 기절할 이야기지만, 실제로 당시 중국의 전족 여성은 작은 발을 적극적으로 가꾸며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하거나 성공의 수단으로도 여겼다.여기에 파묻힌 주인공인 전족 여성들의 목소리도 되새긴다. 근대 반전족 운동 기간에 나이 많은 여성이 느낀 굴욕감, 전족을 해야 하는 여성의 초조함 등 여성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갑작스런 가치관의 변화, 여기에서 오는 갈등, 그럼에도 고통과 물심양면의 보상이 뒤따랐다. 중국 여성들은 복잡한 속내로 자신의 신체를 사회의 욕망에 맞췄다. 전족이라는 악습을 만들어 낸 원동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정 자체가 특히 한국사회에 가득한 혐오 담론을 풀어내는 데에도 유용할 법하다. 페미니스트 일부가 남성을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젊은 세대 일부가 기성세대를 구악으로 몰아치는 세상이다. 정파가 다르다고 무조건 혐오하고 욕하며, 일부 국가를 비하하고 한국이 최고라는 식의 분위기도 넘쳐 난다. 편협한 이분법 틀 속에서 자라는 혐오의 소용돌이는 추악할 따름이다. 하나의 풍속을 1000년에 걸쳐 각종 사료로 분석해 내면서 균형 감각을 잃지 않고 아주 정교하게 깎아 낸 저자의 역량은, 그런 점에서 감탄스럽기만 하다.
  • 세계오순절대회 연 이영훈 목사 “세계가 다시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세계오순절대회 연 이영훈 목사 “세계가 다시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12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제26차 세계오순절대회(PWC)가 ‘다음 세대의 오순절 부흥’을 주제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시작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Z세대에 태어난 젊은 세대들이 모든 면에서 기성세대를 앞서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오순절 운동이 젊은 세대가 중심이 돼서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젊은 층이 무너지는 게 한국도 큰 위기”라며 “교회에서 앞으로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장을 열어가게 해주는 게 이번 오순절대회의 주제”라고 강조했다. 오순절은 원래 이스라엘 3대 절기 중 하나로 유월절 이후 50번째 되는 날을 기념하는 절기다. 성경적으로는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고 첫 추수를 시작하는 절기이기도 하다. 신약의 시대에 오순절은 예수 부활 이후 50일째 되는 날 성령이 강림해 교회가 탄생한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이런 유래를 본따 오순절 교회들은 성령 강림과 방언, 체험의 역사를 강조한다.이 목사와 함께 취재진과 만난 세계오순절협회(PWF) 윌리엄 윌슨 총재는 “오순절주의의 정신은 영적인 갈증을 풀어주는 해답을 제공해줄 것”이라며 “성령님에게는 큰 능력이 있기에 성령의 권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순절 운동을 통해 전 세계가 다시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면서 “하나님의 임재와 예수님의 말씀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오순절대회의 주제인 다음 세대와 함께 강조된 것이 세계평화다. 지금의 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의 참상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시대다. 분단 체제인 한반도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평화에 대한 메시지도 강조할 예정이다. 대회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북녘땅이 보이는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한반도 평화와 다음 세대 부흥을 위한 기도 대성회’를 연다. 이 목사는 “한국이 남북으로 나뉜 걸 모르는 나라가 많다”면서 “전 세계에 생중계하며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와야 한다는 것과 한반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면서 지구가 멸망으로 가는 핵전쟁 길은 절대 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도회에서는 전 세계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북한을 품고 기도할 예정이다.평화를 위해 이 목사가 강조한 것은 바로 복음이다. 이 목사는 “구한말에 절망이 깊어졌을 때 복음이 들어와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세워 병든 사람을 치유하고 젊은 사람들을 교육해서 한국 지도자로 길러냈다”면서 “복음의 힘이 곧 사랑이다. 북한에 병원도 세우고 학교도 세우고 소외된 사람을 섬기면 평화통일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평양심장병원을 요청하며 시골까지 인민병원을 세워달라고 요청했고, 이런 병원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복음에 대해 마음이 열리고 평화가 찾아올 것이란 게 이 목사의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오순절 신앙을 가진 기독교 신도 수는 약 6억 5000만 명에 달한다. 최근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교세가 크게 성장하면서 교인이 줄어드는 다른 교단과 대비되고 있다. 이 목사는 “오순절교회는 여성에게 성령의 역사가 일어난 것을 동등하게 인정하며 기성교회가 제도에 갇혀 문을 못 여는 것을 과감히 열었다”면서 “오순절운동이 기성 교회들이 가는 길로만 가지 않는다면 또 다른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3연임 시진핑의 힘 ‘치링허우’

    3연임 시진핑의 힘 ‘치링허우’

    2018년 중국 최고지도자의 3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16일 열리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시진핑 3기’에 ‘치링허우’(70後·1970년대생) 정치인들이 대거 등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젊은 피’를 수혈해 장기 집권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12일 현재 중국 전역에서 108명의 치링허우가 당부서기나 부성장 등 ‘2인자’로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중화권 매체들이 20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약 200명)에 발탁될 것으로 점치는 대표적인 70년대생 정치인은 5명으로 줄일 수 있다. 먼저 주거위제 상하이시 당부서기는 시 주석이 총애하는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의 ‘오른팔’이다. 류훙젠 윈난성 부성장은 푸젠성 최빈곤 지역이던 닝더에서만 20년을 일해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류창 산둥성 지난시 당서기는 농업은행 출신으로 2016∼2018년 중국은행 부행장을 지냈다. 스광후이 구이저우성 당부서기는 차기 상무위원(서열 1~7위) 후보로 거론되는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의 측근이다. 궈닝닝 푸젠성 부성장은 치링허우 리더 그룹에서 몇 안 되는 여성이다. 중국에서 이들이 주목받는 것은 올해 69세인 시 주석이 임기를 연장하면서 ‘차기 최고지도자는 류링허우(60後)를 건너뛰고 치링허우에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어서다. 60년대생들이 최고위직에 오를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대신 70년대생들이 ‘미래 권력’으로 떠올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정규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60년대생 지도자들과 달리 70년대생들은 명문대를 졸업하고 절반가량이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며 “관광 진흥과 항만 관리, 도시계획 등 21세기에 적합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는 공통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중앙위원회 위원에 올라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면 5~10년 뒤 ‘최고지도부’로 불리는 정치국 위원(25명)으로 올라서고 운과 배경까지 뒷받침되면 상무위원과 국가주석 자리도 노릴 수 있다.
  • 中, ‘시진핑 3기’ 떠받칠 70년대생 뜬다

    中, ‘시진핑 3기’ 떠받칠 70년대생 뜬다

    2018년 중국 최고지도자의 3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16일 열리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시진핑 3기’에 ‘치링허우’(70後·1970년대생) 정치인들이 대거 등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젊은 피’를 수혈해 장기 집권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12일 현재 중국 전역에서 108명의 치링허우가 당부서기나 부성장 등 ‘2인자’로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중화권 매체들이 20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약 200명)에 발탁될 것으로 점치는 대표적인 70년대생 정치인은 5명으로 줄일 수 있다. 먼저 주거위제 상하이시 당부서기는 시 주석이 총애하는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의 ‘오른팔’이다. 류훙젠 윈난성 부성장은 푸젠성 최빈곤 지역이던 닝더에서만 20년을 일해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류창 산둥성 지난시 당서기는 농업은행 출신으로 2016∼2018년 중국은행 부행장을 지냈다. 스광후이 구이저우성 당부서기는 차기 상무위원(서열 1~7위) 후보로 거론되는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의 측근이다. 궈닝닝 푸젠성 부성장은 치링허우 리더 그룹에서 몇 안 되는 여성이다. 중국에서 이들이 주목받는 것은 올해 69세인 시 주석이 임기를 연장하면서 ‘차기 최고지도자는 류링허우(60後)를 건너뛰고 치링허우에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어서다. 60년대생들이 최고위직에 오를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대신 70년대생들이 ‘미래 권력’으로 떠올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정규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60년대생 지도자들과 달리 70년대생들은 명문대를 졸업하고 절반가량이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며 “관광 진흥과 항만 관리, 도시계획 등 21세기에 적합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는 공통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중앙위원회 위원에 올라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면 5~10년 뒤 ‘최고지도부’로 불리는 정치국 위원(25명)으로 올라서고 운과 배경까지 뒷받침되면 상무위원과 국가주석 자리도 노릴 수 있다. 한편 홍콩 명보는 이날 “20차 당대회에서 현 최고지도부 구성원 7명 가운데 시 주석을 포함한 4명이 남고 3명은 교체되는 ‘중폭’ 물갈이가 회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대로라면 67세인 왕후닝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서열 5위)가 물러나게 돼 공산당 지도부의 불문율이던 ‘7상8하’(67세까지 유임, 68세부터 퇴임)가 종언을 고한다.
  • 중국 최고대우 과학자, 영상회의 중 ‘애정행각’ 불륜 들통 [영상]

    중국 최고대우 과학자, 영상회의 중 ‘애정행각’ 불륜 들통 [영상]

    중국 대표 과학자가 화상회의 도중 발생한 애정 행각 문제로 조사를 받게 됐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팡다이닝(64) 베이징공대 교수가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팡 교수의 불륜설은 9일 한 학술회의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공론화됐다. 해당 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 팡 교수는 온·오프라인 동시로 진행된 학술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그런데 회의 중간, 한 젊은 여성이 갑자기 카메라 앞에 등장했다. 뒤에서 나타난 여성은 팡 교수를 껴안고 뽀뽀 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러다 팡 교수가 카메라가 켜져 있다는 듯 화면을 가리키자 당황해 서둘러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예상치 못한 상황에 팡 교수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팡 교수는 머리를 긁적이며 허둥거렸다. 사건 이후 현지에선 영상 속 여성의 신상 정보가 급속도로 퍼졌다. 특히 팡 교수가 중국을 대표하는 과학자라, 그의 불륜설에 관한 대중 관심은 더 컸다. 팡 교수는 중국과학원 회원으로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중국 대학 교수로는 유일하게 미국 국립공학아카데미(NAE) 회원으로 선출됐다. NAE는 미국 3개 과학아카데미 중 하나로, 공학계 명예의 전당이라 불린다. 팡 교수 선출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133명이 회원으로 뽑혔다.보도에 따르면 팡 교수에게 뽀뽀 세례를 퍼부은 이는 베이징공대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 2018년 7월 동대학원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리리밍으로 알려졌다. 현재 베이징공대 첨단구조기술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인 그는 30세 전후로 팡 교수와 마찬가지로 기혼이다. 기혼 남녀 연구원의 애정 행각으로 불륜설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베이징공대는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10일 베이징공대는 “학교는 이번 사건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공식 조사를 시작했고, 사회적 관심에 부응해 조사 결과는 적당한 때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 특이하고 기발한 영화감독 알랭 기로디 “낮은 사람 보여주려”

    특이하고 기발한 영화감독 알랭 기로디 “낮은 사람 보여주려”

    프랑스의 영화감독 겸 배우 겸 작가 알랭 기로디(58)는 현역 영화감독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며 다른 이가 범접할 수 없는 영화철학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정규 영화 수업을 제대로 받은 적도 없다. 피카레스크 양식의 우화적인 스토리, 다양한 장르의 뒤섞임, 정형화되지 않은 유머를 통해 늘 새로운 것을 보여준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은 기로디 감독은 10일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마스터 클래스 ‘창의적이고 희귀한 시네아스트의 낯선 세계’를 통해 국내 팬들과 만나 얘기를 나눴다. 그의 최신작 ‘노바디즈 히어로’는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스칼렛’과 함께 이번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다. 프랑스 남부 빌프랑슈드루에르그 출생인 그는 노동자 아버지와 농장 관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영화계의 ‘아웃사이더’라 할 수 있는 그는 “열한두 살 때 TV로 영화를 보며 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파리는 물리적으로 집에서 너무 멀고, 어느 정도 수준의 사회계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제가 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해서 단편을 찍던 시절부터 지방의 소도시가 배경이었다. 기로디는 “개인 취향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적인 선택이기도 하다”면서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고, 다른 사회계급, 기본적으로 현대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농민들이나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큰 도시보다는 좀 더 낮은 사회계층 사람들과 그들의 관계를 잘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동성애자인 그는 중년 남성들의 에로스 장면을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도 어릴 땐 동성애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는데 영화에서도 그게 드러나는 것 같다. ‘도주왕’에서는 코미디로 풀어냈고, 극중 인물이 동성애자인데 젊은 여성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점도 그렇다”고 했다. 그는 이어 “동성애 관계의 보편성을 찾아가는 작업을 계속해왔다”며 “열정적 사랑, 몸이 부딪히는 사랑에 대해 계속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2013년 발표한 ‘호수의 이방인’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감독상을 받으면서 거장 반열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 뒤에도 그는 작품의 규모를 키우지 않고 예전처럼 저예산 영화를 만들고 있다. 그는 “감독이라면 유명 배우들과 같이 작업해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 볼까 하는 생각과 내가 계속해 온 제작환경에 남아 더 정제되고 겸손한 작품을 해나갈까 하는 생각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나는 매번 많은 관중을 만나고 싶다는 환상이 없다는 것을 결국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관객이 1만명이든 100만명이든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은 바뀌지 않고, 바꾸고 싶지도 않다”고도 덧댔다. 함께 일하고 싶은 글로벌 스타로는 하비에르 바르뎀, 안토니오 반데라스, 브래드 피트를 꼽았다. ‘노바디즈 히어로’는 프랑스 클레르몽페랑에서 테러가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웃을 수 있는지 묻는 코미디다. 기로디는 “(기획) 당시 프랑스에서 한동안 이슬람 테러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기에 평범한 도시에서도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로디와 함께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카밀라 안디니 감독, 배우 카세 료, 이유진 프로듀서도 함께 했다.기로디는 젊은 시절 시나리오를 계속 써서 보내다 퇴짜 맞은 뒤 정부 보조금을 받아 처음 만든 영화가 1990년 단편 ‘불멸의 영웅들’이었다. 두 번째 작품은 야간경비원 아르바이트 경험을 토대로 한 1994년 단편 ‘아침까지 가라’였다. 습작이라 할 만한 작품들이었는데 많은 영화제가 주목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영화 스튜디오의 보조 매니저로 일하기도 했는데 긴 영화를 하고 싶었던 그는 2001년 55분짜리 영화 ‘악당을 위한 햇살’을 내놨다. 닷새 만에 뚝딱 완성한 이 영화는 젊은 여자와 양치기가 만나 삶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이때 인연으로 제작사 파울로 필름을 알게 돼 장편 데뷔작 ‘오래된 꿈’을 만들었다. 폐쇄 직전의 공장 기술자가 마지막 기계를 해체하는 동안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그렸는데 독창적인 상상력이 돋보였다. 장 비고 상을 수상했고, 2001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뉴욕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등에서 관심을 모았다. 장뤽 고다르는 “칸에서 본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했다. 2003년 ‘용감한 자들에게 휴식이란 없다’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소개됐다. 2005년 ‘때가 되었다’는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우화로 다뤘다. 부랑아들에게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대지주가 해결사를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루는데 줄거리의 일관성과 장르의 경계를 파괴하며 범죄극과 코미디, 호모섹슈얼리티를 뒤섞었다는 평을 들었다. 2009년 작품 ‘도주왕’은 40대의 농기구 판매원과 동성애 파트너, 10대 소녀가 겪는 신기한 모험을 그렸다. 주인공 아르망은 위험에 처한 소녀 퀴를리를 돕고, 호감을 느낀 둘은 탐탁지 않아 하는 이들을 피해 도피 여행을 떠나게 된다. 전작들이 전설이나 우화의 색채를 띈 것과 달리 이 작품은 현재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프랑스 영화 비평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2009년에 뽑은 그해의 10대 영화에 들었다. 2013년 작품 ‘호수의 이방인’은 국내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작품이다. 게이들이 찾는 호숫가에서 살인 용의자와 수사관으로 만난 두 남성의 기묘한 사랑을 그린 초현실주의 스릴러 영화다.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상을 수상했다. 엄밀한 시각적 구조와 장식 기법을 통해 기로디 영화의 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작품 ‘스테잉 버티컬’(Rester vertical)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는데 창작의 영감을 갖고 싶어하는 영화감독 얘기를 담았다.
  • 인도 델리의 11세 소녀, 학교 화장실에서 두 고교생에게

    인도 델리의 11세 소녀, 학교 화장실에서 두 고교생에게

    정말 이렇게도 어이없고 무람하며 끔찍한 일을 알려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적지 않다. 인도에서 또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다. 이번에는 열한 살 초등학교 여학생이 학교 화장실에서 두 고교생에게 짓밟혔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지난 7월에 벌어진 일인데 델리여성위원회(DCW)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고발에 나서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고 영국 BBC가 7일 전했다. DCW는 학교 당국이 이 무참한 범죄를 은폐하려 하지 않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 사건을 등록했지만 아직 누구도 체포하지 않았다. 스와티 말리왈 DCW 의장은 수도 델리의 정부 운영 학교에 재학 중인 피해 소녀가 등교해 교실로 향하던 중 두 소년과 몸이 부딪혔는데 같은 학교에 다니는 고교생들이었다. 소녀는 미안하다고 했는데 소년들은 그녀를 놀려댄 뒤 화장실로 끌고가 문을 잠그고 유린하기 시작했다. 말리왈은 피해 소녀가 학교당국이 “사안을 덮으려 했다”고 분개했다고 전했다. 소녀는 교사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렸는데 “소년들이 퇴학당했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했다. 말리왈 의장은 “수도 한복판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까지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당국의 역할을 반드시 규명해야 하며 경찰은 당국에 성폭행을 신고하지 않은 “교사들과 직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학교 측은 소녀가 사고에 대해 교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조사할 것을 명령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어린이 성범죄 보호(POCSO)법에 의거해 소장을 접수했으며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사들과 용의자로 지목된 학생들을 심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에서는 10년 전 델리의 버스에서 젊은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이후 성폭력 사건이 급증했다. 전국에서 여성들의 반대 시위가 요원의 불길처럼 번졌고, 정부는 더 엄격하게 강간범을 처벌해, 예를 들어 사형 선고도 가능하게 하는 등 법률을 정비했다. 하지만 법만 엄격해졌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건수는 전혀 줄지 않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 할리우드 제작자 와인버그, 성범죄 혐의로 기소… “사진 촬영 미끼로”

    할리우드 제작자 와인버그, 성범죄 혐의로 기소… “사진 촬영 미끼로”

    미국의 인기 메디컬 드라마 ‘스크럽스’를 만든 할리우드 제작자 에릭 와인버그가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검찰은 6일(현지시간) 와인버그가 여성 5명을 성폭행했다며 18건의 중범죄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와인버그는 2014∼2019년 식료품점, 카페 등에서 만난 젊은 여성들에게 사진 촬영을 미끼로 집으로 데려와 각종 성범죄를 저질렀다. 피해 여성들은 와인버그가 사진 촬영 중 동의없이 성행위를 시작했으며, 일부는 그가 성폭행 장면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성명에서 “피고는 할리우드 경력에 기대 젊은 여성들을 꾀어냈다”며 “권력과 영향력에 취해 타락한 일부 사람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고 종종 희생자들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를 가져다준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와인버그의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신고를 당부했다. 와인버그는 지난 7월 체포됐으며 현재 500만달러(70여억원)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다. 형사 재판 절차는 오는 25일부터 진행된다. 와인버그는 2000∼2006년 스크럽스 100여 편을 공동 제작했다. 또한 ‘캘리포니케이션’, ‘성질 죽이기’, ‘맨 앳 워크’ 등의 작품에서 제작자와 드라마 작가로 활동했다.
  • 자유·저항·혁명·사랑… 현대의 시대정신, 그 뿌리를 찾아서

    자유·저항·혁명·사랑… 현대의 시대정신, 그 뿌리를 찾아서

    1968년 3월 프랑스 파리에서 8명의 청년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파리지사를 습격하고 성조기를 불태우다가 체포된다. 미국의 베트남 침공에 대한 항의의 차원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프랑스 전역에 대학생 시위가 확산하고, 노동자 1000만명이 파업으로 힘을 보탰다. 미국, 서독, 체코슬로바키아, 스페인, 일본 등 전 세계 젊은이들이 이를 이어받아 저항의 행진에 나섰다. 전례 없던 반체제, 반문화 운동이었다. 우리에게는 ‘68혁명’으로 알려졌다. 체제 전복까진 미치지 못한 터라 누군가는 ‘운동’이라 하고, 누군가는 ‘실패’ 혹은 ‘미완’이라고 낮춰 부른다. 그러나 인문학자 김경집은 68혁명이 서유럽과 미국에 흐르던 반체제, 반문화의 기운이 터져 나온 분수령이라고 설명한다. 진격의 10년, 1960년대 김경집 지음/동아시아 664쪽/3만 2000원저자는 최대 비극이었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인류가 세계를 재건하며 이전과는 다른 체제와 질서를 모색한 1960년대를 주목했다. 이 시기에는 20세기 초반까지 득세했던 전체주의가 힘을 잃고 자유로운 개인과 인권이라는 가치가 싹을 틔웠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서 변화를 갈망하는 에너지가 본격적으로 분출했다. 그 가속도는 가히 폭발적이어서 변화의 물결은 한달음에 2020년대에까지 이르렀다. 제목을 ‘진격의 10년’이라고 붙인 이유다.저자는 4·19혁명을 시작으로 1960년대를 가로지른 17개의 주제를 꺼내 든다. 당시를 대표하는 굵직한 사건들과 함께 그 시대에 활동했던 이들을 무대 위에 올리고 자신의 생각으로 풀어냈다. 1960년대의 특징을 자유, 저항, 혁명, 사랑으로 요약했는데, 사람으로 치면 청년기의 속성이다. 1960년대 당시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케네디, 비틀스, 흐루쇼프, 만델라, 호찌민, 드골, 체 게바라, 마틴 루서 킹, 요한 23세는 이런 의미에서 ‘불세출의 청년’이다. 막강한 군대도 아닌 고작 몇십 명의 게릴라와 함께 남의 나라에 가서 투쟁한 게바라는 제국주의적 속성을 직시하고 그 탐욕에 맞서 싸우던 청년이었다. 악마의 음악이라고 불린 로큰롤을 들고 미국을 직격한 비틀스, 여성의 피임 권리를 위해 투쟁했던 사회행동가 마거릿 생어도 마찬가지로 시대에 맞선 이들이다.물론 모두가 성공하지는 못했다. 개혁에 실패한 마오쩌둥은 중국을 정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었고, 피로 독립을 쟁취한 아프리카는 내전에 빠졌다. 1960년대로 가 시대의 청년들을 소환한 저자는 바로 지금, 2020년대의 시대정신은 무엇인지 묻는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시대의 변곡점에서 꼭 필요한 질문이다.저자의 개인사를 통해 1960년대 이후의 한국사를 풀어낸 3부 ‘나의 현대사’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예전보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져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해외여행을 즐기고 살면서도 여전히 세계의 변화와 흐름에는 무관심하고 무뎌지는 건 아닌지 늘 경계했다’(600쪽)는 그의 말대로 무뎌짐에서 벗어나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 1960년대를 집약한 68혁명의 구호를 되새김해 보는 일도 유효하겠다. “모든 금지를 금지하라!” 
  • “아이들, 건강 위해 감자 캐야 한다” 벨라루스 대통령 황당 주장

    “아이들, 건강 위해 감자 캐야 한다” 벨라루스 대통령 황당 주장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감자 수확에 학생 동원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정부 회의에서 자국 아이들은 건강 증진을 위해 감자를 캐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국에서 감자 등을 수확하는 데 학생을 동원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는 현재 상황에 분노를 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무엇을 본보기로 아이들을 키우겠느냐. 누군가는 착취라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어떻게 5~6시간 작업이 착취가 되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모들은 기뻐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운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옛 소련 시절 집단농장 관리자였던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금도 농업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소련에서는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감자 캐기 작업 등에 동원됐다. 1994년부터 29년째 대통령으로 재임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기이하고 과격한 언행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는 ‘정신병’에 불과하며 보드카와 사우나, 운동 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펴면서 별다른 방역 제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펜데믹 상황에서는 젊은 여성들과 함께 농작물을 수확하거나 하키 시합을 하는 등의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 2020년에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무장 헬기를 타고 시위대 위를 날아다니며 “참가자들은 쥐”라고 외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지지해 왔다. 이때문에 서방으로부터 다수의 제재를 받고 있다.
  • 이란 최고지도자 “‘히잡 시위’ 배후는 미국”…美, 추가 제재 예고

    이란 최고지도자 “‘히잡 시위’ 배후는 미국”…美, 추가 제재 예고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숨진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 사건이 촉발한 이른바 ‘히잡 의문사’ 항의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번지며 격화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가 시위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한 가운데 미국은 이란의 시위 탄압을 비판하며 추가 제재를 시사했다. 3일(현지시간)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군 행사에서 한 연설에서 “이번 폭동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계획한 것”이라며 “똑똑한 사람들이라면 이번 사건의 뒤에 외세의 개입이 있는지 질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과거에도 비슷한 음모를 꾸민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젊은 여성의 죽음은 마음 아픈 일”이라면서도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보안군을 해치거나 쿠란 경전을 불태우고 여성의 히잡을 벗기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며 이란 당국의 시위 탄압을 합리화했다. 지난 16일 쿠르드족 여성 아미니가 경찰에 체포된 지 3일 만에 의문사하자 이란 민심도 폭발했다. 이란 당국은 테헤란 대학교 등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진 정부 규탄 시위를 강경 진압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비정부단체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지금까지 숨진 시위 참가자는 최소 133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미국은 하메네이의 주장을 곧바로 반박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평등권과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을 요구하는 평화적 시위대에 대한 이란의 폭력적인 탄압이 심해지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미 행정부는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미국은 시민사회를 억압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이란 관리와 풍속 경찰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번주 중으로 평화적 시위대에 대한 폭력 가해자에게 추가 비용을 부과하겠다”며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이란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겨냥해 비판의 화살을 돌리면서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상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란 보안 당국이 대학생들의 평화로운 시위에 폭력과 대량 체포로 대응했다는 보도에 대해 경악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 핵 합의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미국은 이란의 행동과 관련된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도구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광장] 여가부가 지금 해야 할 일/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가부가 지금 해야 할 일/전경하 논설위원

    50대 후반의 지인은 동성 후배와 산다. 동성애자는 아니다. 직장에서 만나 우연히 함께 살게 됐는데 둘 다 결혼하지 않으면서 20년 지기가 됐다. 비혼 동거인이다. 한 사람이 해외에서 근무할 때 서로 허전함을 견디지 못해 한국에 있던 동거인이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했다. 가족보다 더 끈끈하지만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뤄진 사회 기본단위’(건강가정기본법 제3조)라는 법률상 가족은 아니다. 민법(제775조)에는 ‘인척관계는 혼인의 취소 또는 이혼으로 종료한다’고 돼 있다. 배우자의 부모와 형제자매,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가 인척이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한 경우는 생존 배우자가 재혼해야 인척관계가 종료된다. 즉 사별 이후 재혼하지 않으면 인척관계는 그대로다. 남편 사망 이후 남편의 형제들이 있는데도 홀시어머니를 10년 이상 모셨던 전직 지방공무원은 종교에 의지해 마음을 다스렸다고 회고했다. 일본 민법(728조)에선 생존 배우자가 인척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신고서를 관공서에 내면 인척관계가 끝난다. 이른바 ‘사후이혼’이다. 일본에서는 졸혼에 이어 사후이혼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의 주인공처럼 제출자는 거의 여성이다. 일본은 결혼하면 남편 성(姓)을 따르는데 사후이혼을 통해 결혼 전의 성을 회복하고, 의무가 아닌데도 관행적으로 요구되는 시댁의 각종 업무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결혼은 개인과 개인이 아닌 가족과 가족의 결합으로 여겨진다. 어려서부터 자기 방을 가졌고, 성인 이후 1인가구로 살았던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런 결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해결책은 결혼을 안 하거나 최대한 미루는 거다. 혼인 건수는 2011년 33만건에서 지난해 19만건으로 42%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근 해제되면서 청첩장 받는 일이 늘었다지만, 올 들어서도 혼인 건수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초혼 연령도 2011년 남자 32세, 여자 29세에서 지난해 남자 33세, 여자 31세로 높아졌다. 1~2년 동거하다가 헤어지거나 5년 이상 연애만 하는 경우도 낯설지 않다. 혼인하지 않고 자녀를 갖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줄었다. 우리나라의 가족 개념은 폐쇄적이고 차별적이다. 애시당초 가족이 없는 자립준비청년, 안전을 위해 가족과 단절해야 하는 가정·아동 폭력 피해자는 법률상 가족이 아닌 다른 ‘가족’의 돌봄이 더 필요하다. 비친족가구는 꾸준히 늘어 지난해 전체 가구의 2.1%인 47만 가구가 됐고 비친족가구원도 101만명이다. 그래서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만들면서 가족 개념을 넓히겠다고 했다. 사실상 생계를 같이하고, 가족 같은 친밀한 관계에서 건강보험, 인적공제 등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건강가정기본법을 개정하는 계획이다. 건강가정기본법은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뤄진 가족 구성원이 생계 또는 주거를 함께하는 생활공동체’를 가정이라고 정의한다. 가족이어야 가정이 되고 정부의 지원 대상이 된다. 개정한다고 국무회의에서 발표까지 했지만 여가부는 지난달 입장을 바꿔 현행 유지 방침을 밝혔다. 시대착오적인 법을 공론화시켜 바꿀 기회를 스스로 날려 버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가부 폐지를 공약했지만 그러려면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한다. 169석의 거야인 더불어민주당이 동의할까. 폐지에 대한 찬반 또한 분분하다. 여가부가 어떻게 바뀌든 성(性) 평등과 가족 업무는 정부 어딘가에서 계속해야 한다. 연금개혁,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을 해야 할 보건복지부나 교육개혁 요구에다 해체론에 시달리는 교육부가 할 수 있을까. 안 하려고 할 거다. 폐지를 가정하고 여가부 업무가 어떻게 시대 변화를 담아내야 할지 청사진을 만들어라. 그 과정에서 여가부의 존재 이유를 찾을 것이다. 생즉사 사즉생이다.
  • 시도 때도 없이 오는 복통·설사 ‘아찔’… 장 자극 음식 안 먹는 게 상책

    시도 때도 없이 오는 복통·설사 ‘아찔’… 장 자극 음식 안 먹는 게 상책

    40대 직장인 A씨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복통과 설사로 장거리 운전하기가 두렵다. 이틀에 한 번꼴로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다 감쪽같이 증상이 없어져 이제 살았나 싶으면 또다시 배앓이를 했다. 병원에도 여러 번 가 보고 내시경도 해 봤지만, 장 자체에는 이렇다 할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A씨처럼 원인 모를 복통과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을 과민성 장 증후군이라고 한다. 증상은 있으나 특별한 원인을 콕 집어 말하기 어렵고, 아직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는 치료법도 없는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10~20%가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와 상의 정확한 진단 필요 배가 아프면서 설사나 변비가 생기고, 변을 보고 나면 복통이 없어지는 증상이 3개월간 한 달에 사흘 이상 지속된다면 과민성 장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이항락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기본적인 혈액검사, 대장내시경, 복부 초음파나 복부 CT 검사가 필요하며, 대장내시경 검사에서도 정상이 나오고 복통, 설사 및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기질적인 질환이 없으면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간혹 장의 만성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이나 대장암에 의해서도 유사한 증상이 생길 수 있어 전문가와 상의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고령자에게서 처음 이런 증상이 나타나거나 혈변, 야간 설사, 이유 없는 체중감소, 대장암 가족력, 복부에 만져지는 덩이(종괴) 등이 있다면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넘겨짚지 말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포함한 여러 검사를 받아 기질적 원인을 감별해야 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들은 아주 가벼운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장 경련을 일으키고, 식사를 하고 배에 가스가 차는 일상적인 일에도 매우 심한 반응을 보인다. 설사와 변비는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대장이 과민해져 지나치게 활발하게 움직이면 설사가 나오고, 움직임이 급격히 감소하면 변비가 발생해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기도 한다. 위장관에 대변이나 가스가 차도 복부 통증이나 불편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의 항문에 풍선을 넣고 공기를 주입한 결과 비환자군보다 적은 양의 공기가 들어갔는데도 통증을 호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밖에 속쓰림, 피로, 두통, 식은땀, 두근거림, 월경불순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내가 큰 병이나 걸리지 않았는지 걱정도 늘고 우울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자다가 복통으로 깨기도 한다. 다행히 이 질환은 장의 기능적 장애일 뿐 큰 병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와 심리적 요인, 내장 과민성, 대장 염증, 기름지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과민반응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소장 내 세균의 과도한 증식과 가스 발생도 발병요인이다. 이런 인자들에 의해 장의 운동성이 항진되고 예민해지고 수축해 복통이 발생한다. 심리적 요인도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교수는 “어떤 환자는 평일에는 증상이 심하다가 주말에는 증상이 없다고 한다”며 “이런 경우 평일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질환은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부터 40대에 이르는 청장년층에서 높은 빈도로 발병하며, 젊은 여성 환자 비율이 좀더 높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민감하며 잦은 회식 등으로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집단이다. 특히 어려서부터 자주 배앓이를 한 이들이 성인이 되어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유병률 11.6%… 젊은 여성 많아 우리나라는 전체 연령에서 2.2%~ 6.6%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며, 서울은 유병률이 11.6%로 다른 지역보다 높다. 위독한 질환은 아니지만 기능적으로 계속 문제가 될 수 있는 체질적 질환이며, 당뇨병과 유사할 정도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 질환은 장 근육의 기능적인 문제와 외부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생긴 만성질환이어서 한두 번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는 완치될 수 없다. 박효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장염에 걸린 후 과민성 장 증후군이 발생한 환자에게는 점막 염증 치료를, 소장 내 세균 과다 증식이 원인인 환자에게는 항생제 치료를 하는 등 개인별 맞춤 처방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복통이나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요법과 함께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요법이 필요하며, 장을 자극하는 육류와 같은 고지방 음식, 우유와 치즈 등의 유제품, 커피와 탄산음료, 술, 담배 등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식이요법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승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증상이 심하면 장을 안정시키고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생균제제, 흡착제 등의 약물을 쓰고, 변비가 심할 때는 장운동을 조절하는 약이나 대변의 양을 증가시키는 약제가 도움이 된다”면서 “이런 약물을 복용하고 생활 습관을 조절하면 증상이 대부분 호전된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먼저 음식부터 조심해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이 무척 예민해서 장을 자극할 수 있는 음식은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에게 권하는 식이요법으로는 ‘저(低)포드맵(FODMAP) 식단’이 있다. ‘포드맵’은 장내에서 발효되기 쉬운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을 뜻한다. 사과·망고·아보카도·체리·수박·우유·유제품·양파·마늘·밀·버섯·과일주스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최창환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런 음식은 대장에서 쉽게 발효돼 가스를 생성하고 설사를 잘 유발한다”며 “과민성 장 증후군 증상이 있다면 이런 음식은 일시적으로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쌀로 만든 음식·두부·견과류 등 추천 최 교수는 가스가 적게 생기고 소화가 잘되는 쌀로 만든 음식과 두부, 변비형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에게는 채소류·해조류·견과류와 같은 고식이섬유 식품을 추천했다. 증상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절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일단 푹 자고 나면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 이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 방식을 유지하며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 가는 습관을 들이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술과 담배는 건강에 무리를 주니 과민성 환자라면 당연히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글렌 굴드 평전 ‘뜨거운 얼음’ 20년 만에 번역됐는데 스님의 ‘개가‘

    글렌 굴드 평전 ‘뜨거운 얼음’ 20년 만에 번역됐는데 스님의 ‘개가‘

    “한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는데, 열아홉 살 아들이 지난 (1947년) 10월에 글렌의 연주를 듣고는 집에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는 거야. ‘엄마는 항상 저한테 내세(來世)나 영원한 삶이 있다고 말씀하셨죠? 저는 한 번도 그 말을 믿은 적이 없었는데, 오늘 밤 글렌 굴드의 연주를 듣고서야 믿게 됐어요.’” 전설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1932~1982)가 열다섯 살에 처음 리사이틀에 데뷔했을 때 아버지가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보내 자식 자랑을 했다는 것이다. 글렌 굴드가 태어난 지 90년, 세상을 뜬 지 40년이 되는 올해에야 캐나다의 음악사학자이며 굴드 연구의 최고로 꼽히는 케빈 바자나의 평전 ‘뜨거운 얼음: 글렌 굴드의 삶과 예술’(마르코폴로, 700쪽, 3만 7000원)이 번역돼 나왔다. 저자가 20년을 바쳐 수집한 자료와 연구를 집대성한 평전인데 20년 뒤에야 번역본이 나와 만시지탄이다. 번역을 어렵사리 성사시키고 완성한 인물이 스님이란 점도 이채롭다.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 주석했던 여연 스님이 구스타프 말러 애호가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굴드에 심취한 스님이 또 계셨다. 2003년 캐나다에서 출간돼 외국에 막 판권이 팔리기 시작할 무렵 국내 출간 논의가 있었지만 무산됐는데 굴드에 대한 영화를 만들려고 시도하다 뜻한 바 있어 출가한 뒤에도 굴드를 놓지 않았다는 진원 스님(속명 이태선)이 2년 전 우연히 이 책 원서를 구해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손수 저자와 연락을 취해가며 직접 옮겼다. 덕분에 한국어판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굴드와 코넬리아 포스의 연인 관계에 대한 서술이 번역본으로는 유일하게 실리는 성과도 있었다. 굴드만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추앙받은 피아니스트는 없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격, 작품, 사상은 물론, 심지어 연주할 때 냈던 악명 높은 흥얼거림까지 그의 모든 면모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탐구됐다. 미국에서 그가 쓴 편지는 3000 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렸고, 서명이 들어간 사진은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굴드가 학창 시절 작곡한 악보의 감정가는 1만 5000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저자에 따르면 굴드의 대단한 인기에는 독특한 성격도 한몫했다. 기벽은 매력적이었고 은둔은 신비감을 더했으며, 겸손한 성품은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또 성생활을 멀리함으로써 오히려 많은 여성 팬들의 상상을 부추겼으며 그의 사생활을 놓고 무성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사후에 더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곡을 해석하는 유별난 방식, 화려한 무대 매너, 공연 생활을 버린 것, 관습에서 벗어난 삶… 이 모든 것들이 권위와 전통에 대한 고집스러운 저항을 나타냈고, 이 때문에 그는 매력적인 인물이 되었다.” 특히 고리타분한 스승과 클래식 업계에 맞서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우상으로 다가왔다. 위계에 짓눌린 클래식 음악계에서 굴드의 불손함은 신선한 반기로 여겨졌다. 저자는 “굴드의 목표는 단순히 피아노(건반)를 잘 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를 연주함으로써 선(善)을 행하는 것이었다”면서 “굴드는 모든 예술가에게 ‘도덕적 의무’가 있으며 예술에는 인간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다”고 강조한다. 캐나다 출신이란 공통점을 지닌 저자는 종전의 굴드 연구서나 평전들이 캐나다인이란 정체성을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굴드의 독창성은 출생한 국가, 주(州), 시(市), 동네, 그리고 시대의 산물이었다.(중략) 굴드는 평생을 토론토에서 살았으며 뼛속까지 토론토 토박이였다. 그의 작품은 명백히 캐나다의 구현이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 “피아니스트만 언급해도 저는 조성진, 임동혁, 선우예권, 그리고 손열음씨를 포함한 한국인 연주자들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 기회를 발판삼아 굴드의 작품을 감상하기에 비옥한 환경을 갖춘 국가에 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할리우드 별들이 드나든 ‘마담 우의 가든’ 여주인 106세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할리우드 별들이 드나든 ‘마담 우의 가든’ 여주인 106세에

    40년 남짓 수많은 할리우드의 ‘별’들이 드나들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유명 레스토랑 ‘마담 우의 가든’을 운영했던 여주인 실비아 우가 10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AP 통신이 여러 매체를 인용해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레스토랑은 서울 강남에 △△ 가든 식의 식당들이 잇따라 문을 열게 하는 본보기가 됐다. 샌타모니카의 윌셔 블루바드에 1959년 문을 열자마자 유명인들의 회식이나 축하 모임 자리로 각광을 받았다. 음식도 음식이었지만 파고다(탑)들이 잔뜩 들어선 것이나 청동 동상들, 인공폭포와 잉어와 금붕어가 가득한 분수 등으로 손님들에게 색다른 볼거리와 위안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생전의 고인은 늘 바닥에 끌리는 실크 가운을 걸친 채 손님들을 환한 미소로 맞으며 손님이 주문한 요리를 전화 수화기에 대고 주방에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고인이 숨을 거둔 것은 지난달 29일이었는데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가 전날 그녀의 부음을 맨처음 세상에 알렸다. AP는 지난달 19일이라고 잘못 표기했다. 마담 우가 식당을 열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미국 사람들이 기름기 많은 광둥 요리를 중국 요리의 전부로 착각하고 먹는 것이었다. 그녀는 일간 USA 투데이에 미국에 건너온 중국인 노무자들이 즐겨 먹던 요리인 “찹수이(Chop suey)가 어디에나 있었다. 여러분은 찹수이 가게만 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LA 타임스에 따르면 할리우드 스타들이 마담 우의 가든에서 새로운 중국 요리를 즐겨 먹으면서 미국인들의 입맛을 바꿨다. 메이 웨스트가 수박 화채를 즐겼고, 그레고리 펙과 폴 뉴먼이 멘보샤를,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베이징덕을 특히 좋아했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젊은 부인 미아 패로를 데리고 나타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캐리 그랜트, 엘리자베스 테일러, 자니 카슨, 캐롤 버넷, 월터 매도, 로버트 레드포드, 톰 크루즈,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이곳을 들락거렸다.  이미 고인이 된 텔레비전 사회자 머브 그리핀은 “이 마을의 모두가 마담 우를 알고 있었다. 내가 알던 가장 친근하고 다정하며 우아한 여성이었다”고 신문에 돌아본 적이 있었다. 가든 문을 닫은 것은 1998년이었다. 곧바로 고인은 폐업 결정을 후회하며 이번에는 마담 우의 아시안 비스트로 앤드 스시를 개업했다. 오래 버티지 못했지만 마담 우의 영향력은 건재했다. 2014년 100세 생일을 호텔 볼룸에서 열었을 때 오랜 손님들이 가득 메웠다. 본명이 실비아 청인 고인은 1915년 10월 24일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상하이에서 요리를 배웠는데 하녀가 부유했던 자기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가족은 나중에 홍콩으로 이주했는데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혈혈단신 태평양을 건너 뉴욕으로 향했다. 고인은 생전에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미국에 가족 한 명 없었다. 배 여행에 40일이 걸렸는데 전쟁 통이라 늘 어두컴컴했다”고 돌아봤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교육학 공부를 하면서 화학학자로 성공한 킹 얀 우를 만나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남편이 휴즈 항공회사에 엔지니어 일을 구하면서 LA로 옮겨왔고 그녀는 레스토랑 여주인이 됐다. 요리책도 여러 권 냈고, 정규적으로 텔레비전에 얼굴을 내밀었으며. 자선 사업에도 적극적이었다. 딸 로레타가 34세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등지자 시티 호프 암센터 설립에 두 손을 걷어붙였다. 유족으로는 두 아들 조지와 패트릭, 많은 손주들을 남겼다. 남편은 2011년 먼저 세상을 떠나 두 사람은 67년을 해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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