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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팀장이 욕해”VS“사실 아냐”…주장 엇갈리는 KT 직장내 괴롭힘 사건

    “어린 팀장이 욕해”VS“사실 아냐”…주장 엇갈리는 KT 직장내 괴롭힘 사건

    KT에 근무하던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사안과 관련해 회사 측이 고용노동부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런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받은 팀장은 입장문을 내고 “구체적으로 못살게 군 내용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23일 KT 등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0대인 자신의 아버지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아들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큰딸을 시집보낸 지 2주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아버지가 이런 선택을 했다”면서 “유서에 따르면 올해 6월쯤 나이 어린 팀장이 새로 부임했는데 아버지에게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하고 아주 오래전 일을 들춰내 직원들에게 뒷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서에는 “젊은 팀장이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 “젊은 팀장이 욕설과 무시성 발언을 해 자존심이 너무 상하고 괴롭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날 KT 측은 자체 조사는 물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지난 17일 고용노동청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해가로 지목된 A팀장은 팀장은 다수의 언론사에 보낸 해명문을 통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진실인 것처럼 여론화 되는 것 같다”면서 “저는 고인보다 나이가 많으며 여성 직책자이고, 직장생활 32년차로 팀장을 10년째 맡고 있다. 국민청원에 올라온 (것 처럼) 나이 어린 젊은 팀장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욕설을 해본 적도 없고, 같이 일하는 팀원의 뒷담화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고인이)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문하러 가서 유족에게 인사하려는 순간 배우자(동거인)에게 욕설과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직후에 유가족들이 모여서 사과하라고 윽박질렀다”면서 “(고인이 주장하는) 욕설, 뒷담화, 괴롭힘에 대해서는 노동청의 철저한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도 이 쓰레기와 마찬가지일까요?”…2030 청년들이 쓰레기집에 숨어 사는 이유

    “저도 이 쓰레기와 마찬가지일까요?”…2030 청년들이 쓰레기집에 숨어 사는 이유

    청년들도 예외 없는 ‘쓰레기집’마음의 상처·스트레스에서 출발“방치말고 악순환 고리 끊어야”이른 더위가 찾아왔던 지난 6월 26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30대 여성 이윤정(이하 가명)씨 집의 소형 냉장고 문을 열었다. 한때 귤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까맣고 동그란 곰팡이 덩어리 11개가 눈에 띄었다. 고장난 냉동실 문을 열자 초파리 수십 마리가 튀어나왔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흐물거리는 썩은 음식물을 들어내니 구정물이 흥건했다. 멀쩡한 식재료가 하나도 없었다. 갈색으로 변해버린 연두부와 청록색 달걀은 냉장고에 자리 잡은 지 서너 달은 족히 돼 보였다. 더 큰 문제는 택배 상자였다. 주방 겸 거실과 하나뿐인 방이 뜯지도 않은 상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쿠킹호일, 라텍스 장갑, 세제, 돌돌이 청소기, 수납함처럼 청소와 정리를 위해 사놓은 듯한 새 물건들이 상자에 담긴 채 위태롭게 쌓여 있었다. 윤정씨는 “버릴 게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23.1㎡(약 7평) 크기인 윤정씨 집에서 20ℓ 봉투 20개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오물 수거를 위해 대기하던 1t 트럭이 30분 만에 가득 찼다. 윤정씨가 한사코 말리는 바람에 버리지 못한 물건이 많아 이 정도였다. 서울신문 기자들은 지난 6월 쓰레기집을 전문으로 치우는 특수청소 업체 클린어벤저스와 함께 청년 2명의 집을 청소했다. 6월 22일 찾은 서울 강동구에 있는 20대 박재연씨의 16.5㎡(약 5평) 크기 원룸은 ‘쓰레기 수영장’ 같았다. 일회용 배달 음식 용기와 쓰고 난 휴지와 종이, 비닐봉지 등이 무릎 높이에서 찰랑거렸다. 현관문에는 집주인이 붙여놓은 듯한 전기세와 수도세 고지서가 여러 장 붙어 있었다. 대학 전공서적과 동영상 편집 관련 참고서 등 방 안에서 나온 책들은 B씨가 평범한 20대란 사실을 상기시켰다. 재연씨의 집에서는 50ℓ 봉투 10개, 20ℓ 봉투 2개, 재활용 봉투 10개 분량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재연씨는 윤정씨와 다르게 “싹 다 버려달라”고 했다. 집주인이 집 상태를 몰라야 한다며 신신당부했다.쓰레기집에 청년들이 산다. 어린 나이에 얻은 신체적 질병, 가족의 사망이나 성폭력 피해처럼 갑자기 겪은 충격적인 경험, 누적된 가정 폭력의 상흔 등으로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황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가구의 청소를 돕는 클린어벤저스의 ‘헬프미 프로젝트’에 참여한 16명의 특징을 분석해보니 20대와 30대가 62.5%(10명)를 차지했다. 쓰레기집에 사는 사람들의 사연을 받아 무료로 청소를 지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됐다. 대상자 가운데 68.8%(11명)는 여성이었고, 81.3%(13명)는 홀로 사는 1인 가구였다. 4명은 어머니, 남편, 딸 등 가족의 사망 이후 삶이 피폐해졌다고 답했고 신체적 질병이 있는 사람은 3명이었다. 클린어벤저스는 최소 하루에 한 건 이상의 청소 의뢰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프로젝트가 1년 조금 넘게 진행된 것을 고려하면 대략 400건 내외의 쓰레기집 사연이 몰린 셈이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에게 당한 학대, 부모님과의 갈등, 연인 등 인간관계로부터의 충격, 성범죄 피해와 주변 사람들의 2차 가해, 학교폭력 등 헬프미 프로젝트에 도움을 요청한 의뢰인들의 상처는 달랐지만 이로 인해 우울증, 공황장애, 대인기피 등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청년들의 쓰레기집은 위기의 신호다. 하지만 ‘사지 멀쩡한’ 젊은이들은 사회적 소외계층으로 고려되지 않아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송준호(38) 클린어벤져스 현장팀장은 “쓰레기집의 근본 원인은 스트레스, 우울증, 무기력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이 보통의 사람과 다르다고 볼 수 있다”라며 “쓰레기집 청년들이 모두 가난한 것도 아니어서 일반 복지행정으로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정신건강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위기 청년들은 대부분 혼자 살고 비대면 생활방식에 익숙하다. 그래서 집 안을 쓰레기성을 쌓고 틀어박히면 타인의 눈에 띄지 않는다. 온라인쇼핑과 배달앱으로 주문한 택배상자와 일회용 용기가 산더미처럼 나온 윤정씨와 재연씨의 사례가 전형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생활이 자리잡으면서 위기의 청년을 발견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청년 고독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외부 조력이 없는 고립된 상태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방치하다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일도 있다. 지난해 5월 헬프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30대 여성은 성범죄 피해 후유증과 2차 가해에 고통받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났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트라우마로 인한 우울과 무력감에 집을 방치하다가 스스로를 폐기물로 느끼는 자기혐오에 이를 수 있다”며 “쓰레기집은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인 만큼 조기에 발견해 그 고리를 하나씩 끊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내가 일본 국적을 포기한 이유는···’, 씨름 아이돌 손희찬 선수

    ‘내가 일본 국적을 포기한 이유는···’, 씨름 아이돌 손희찬 선수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성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나중에 지도자가 됐을 때, 후배들에게 좋은 씨름 기술들을 알려 줄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인성이 바탕이 된 선수들을 키우고 싶고 저 또한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지난해 KBS 주말 예능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에서 ‘씨름돌’(씨름+아이돌)로 유명세를 치르게 된 증평군청 소속 태백급 손희찬(26) 선수. 실력은 물론 빼어난 외모에 선명한 ‘왕(王)자 복근’으로 모래판에서 보여준 그의 열정은 20~30대 젊은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조상님들이 씨름 보는 이유를 알았다”, “이 좋은 걸 할아버지들만 봤단 말이야”라는 반응도 젊은 팬들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 빠르게 번져 나갔다. 손씨를 포함해 외모와 몸이 ‘받쳐 주는’ 젊은 씨름돌들이 민속 씨름의 새로운 부흥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손씨는 어머니가 일본 사람이라 이중국적을 가지게 됐지만 이미 본인의 ‘전부’가 돼버린 한국 전통 스포츠인 씨름에 푹 빠져 살아왔기에 당당히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당연한 결정이었고 조금의 후회도 없다고 말하는 손씨.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같은 체급의 다양한 스타일의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들과 오고가며 훈련을 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꾸준히 몸을 만들며 태백장사의 꿈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잇는 손 선수를 지난달 31일 증평군청 인삼씨름단 훈련장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씨름을 하게 된 계기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 중에 씨름부 선수가 있었어요. 쉬는 시간에 ‘씨름 한 번 해보자’라고 했는데 제가 너무 쉽게 진 거예요. 승부욕이 발동해서 씨름부원이 되겠다고 씨름장에 직접 찾아갔는데 제가 체구가 작고 너무 왜소해서 씨름부원으로 안 받아주시더라고요. 하루, 이틀 지나고 삼일째에 허락해 주셔서 씨름을 하게 됐어요. (Q) 일본 국적을 포기한 이유일본 국적을 포기하려고 하면 일본 대사관에 가서 일대일로 대사관 사람과 면담을 해야 돼요. ‘후회는 안 하겠느냐’, ‘왜 일본 국적을 포기하려고 하느냐’ 등 많은 질문을 해요. 일본 국적을 갖고 있었음에도 어떤 혜택을 누린 건 없지만 막상 파기하려고 하니깐 뭔가 아쉬운 면은 좀 남더라고요. 하지만 한국에서 자랐고 민속스포츠인 씨름을 하고 있으니깐 일본 국적을 파기하는 건 당연한 결정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고 그렇게 결정한 거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일본어 가르치지 말고 한국어부터 가르쳐라’고 저희 어머니한테 늘 얘기를 하셔서 일본어를 잘 못해요. 지금 드는 생각은 일본어를 같이 배웠으면 좀 더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해요. (Q) 나에게 씨름이란한림대학교 졸업하고 정읍시청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서 2년 동안 선수생활을 했죠. 감사하게도 증평군청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서 운동 환경이나 시스템에 있어서 좀 더 좋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서 팀을 이적하게 됐어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씨름한 날이 더 길어요. 씨름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것도 재밌지만 씨름 선수들만의 스타일이 다 다른데 그런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들을 연구하고 분석해서 제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하고 실전에서 그게 다 맞아떨어졌을 때는 물론이고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넘겼을 때도 정말 재밌는 거 같아요. 또한 씨름이 우리 고유의 전통 민속놀이로써 국가무형문화재에 등록돼 있을 뿐 아니라 유네스코에도 등재돼 있잖아요. 항상 그런 자부심을 갖고 운동하고 있는 거 같아요.(Q) 인기 스포츠에 대한 부러움은 없는지인기 스포츠를 보러 온 관중들께서 많은 응원을 해주는 걸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운동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은 딱히 안 해 본 거 같아요. 아직까지 태백장사를 못 해본 거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씨름을 시작한 거에 대해서는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씨름의 희열’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관중 분들께서 찾아와 주셨고 힘도 주셨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하루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씨름장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2019년 전국체전 8강전에서 제가 상대방의 샅바를 잡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어요. 결국 상대 선수가 제 샅바를 더 많이 잡고 저는 상대방의 샅바를 조금 잡는, 많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죠. 그때가 경기 종료 3초 정도밖에 안 남아있었을 때였어요. 상대방을 못 넘겨도 지고 제가 넘어져도 지게 되는 막다른 상황이었는데 남은 시간 3초 만에 제가 승부를 지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가 지금까지 씨름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시합 중에 하나였지만 그걸 잘 이겨내서 인상 깊었다고 생각하고 있죠. 씨름 운영방식이 조금씩 달라지는 거에 대해선 불평하지 않아요. 불평해도 달라지는 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빨리 달라진 경기 운영에 대해서 이해하고 경기에 임하는 게 선수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정말 ‘살만 닿아도 상대 전력분석 끝’인지서로의 중심이 다르다 보니깐 샅바를 잡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힘이 어느 정도 세다, 안세다’, ‘긴장을 좀 했구나, 안 했구나’, ‘어떤 스타일로 운영을 하겠구나’ 같은 건 느낄 수 있는 거 같아요. (Q) 씨름에서의 기술과 힘이란초등학생과 성인이 씨름을 할 경우, 성인이 키나 힘에 있어서 모든 걸 압도하기 때문에 아무리 초등학생이 기술이 좋아도 힘에 밀리는 것처럼, 어느 정도 안 밀릴 정도의 힘만 있어도 기술이 잘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압도적인 힘이 좀 더 유리할 거라고 생각해요. 시합에서 멋진 기술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런 생각을 먼저 하게 되면 마을 속 욕심이 생겨서 지게 되더라고요. 제 주특기가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자세에 집중하는 편인 거 같아요. 저는 손기술로는 앞무릎치기, 다리기술로는 안다리기술을 자주 사용하고 있어요.(Q) 고된 훈련의 흔적들저는 주로 손기술을 사용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다 보니깐 제 귀가 상대방의 옆구리 등에 자주 부딪치게 돼서 귀가 많이 붓게 됐고 손가락 같은 경우에는 샅바를 잡고 당기다 보니깐 안쪽으로 휘어지게 됐어요.(Q) 씨름 ‘직관(직접 관람)’ 매력이 있다면다른 스포츠들과 달리 씨름은 선수 개인 라커룸 같은 게 없어요. 하지만 관객 분들이 선수들 바로 옆에서 선수들이랑 같이 경기를 볼 수 있고 소통도 많이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선수들의 숨소리나 기술의 화려함 같은 걸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직관의 매력인 거 같아요. (Q) ‘씨름계의 옥택연’이란 말을 듣는데‘씨름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MC분들이 농담 삼아 옥택연 닮았다고 했었는데 증평군청 입단식에서도 ‘씨름계의 옥택연, 손희찬 선수’라고 소개해줘서 제가 너무 민망했죠. 어깨 운동은 따로 많이 안 하는데 어깨가 다른 선수들보다 좀 넓은 편이어서 이 부분은 좀 자신 있는 거 같고 외모적인 면에선 100점 만점에 중간 이상은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외모 때문에 ‘씨름의 희열’에 섭외됐다기보다는 전반기에 운이 좀 좋아서 성적을 잘 내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섭외 제의가 와서 된 거라 생각해요. 씨름을 알리고 홍보하는 거에 대해선 저뿐만 아니라 다른 씨름 선수들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초등학교, 중학교에 가끔 가면 아이들이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고 씨름 기술도 많이 알려달라고 해요. 그럴 때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좋아하는 연예인연예인들 중에서는 아이유를 정말 좋아해요.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아이유씨가 자리 잡고 있어요. 안 나가요 제 마음속에서. 힘들 때마다 아이유씨 노래를 자주 듣고 있어요. 좋은 앨범 들려주시고 연기활동 자주 보여주시면 저도 힘내서 경기장에서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고 하겠습니다. (Q) 팬 관리는 어떻게팬 분들께 잘 못하는 거 같아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SNS 같은 것도 자주 해야 하는데 제가 아직까진 좀 서툴고 쑥스러워서 팬 분들께 쉽게 못 다가가는 거 같아요. 팬 분들로부터 물질적인 걸 받았을 때 소름 돋았던 적은 없었는데 편지를 읽고 소름 돋았던 적은 많았어요.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시는 건 물론이고 저를 멀리서 지켜보실 뿐인데도 저에 대한 생각도 너무 많이 해주시고 저를 너무 잘 아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소름 돋을 때가 종종 있어요.(Q) 코로나로 인한 훈련의 어려움은 없는지저희가 다른 곳으로 훈련을 가거나 혹은 다른 팀들이 저희 쪽으로 훈련하러 들어오게 되면 제 체급을 가진 스타일이 다른 선수들과 많은 훈련을 할 수도 있게 돼서 좋겠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시합이 크게 열려 많은 관중들이 모였을 때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불평하지 않고 훈련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이런 상황도 기회라고 생각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좀 더 중점을 두고 힘이 떨어지지 않게 잘 관리하고 있어요.(Q)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항상 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성이 바탕이 돼야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하고 제가 지도자가 되어 있을 때에도 어떤 씨름적인 기술 등도 알려줄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항상 인성이 바탕이 된 그런 선수들을 키우고 싶고 저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Q) 앞으로의 목표항상 태백장사 타이틀을 갖는 게 목표이고 제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힘들 때나 경기에 졌을 때나 잘했을 때나 관계없이 항상 응원을 해주시는 팬 분들께도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 전하고 싶어요.
  • 미 부자가문 상속녀가 오스트리아 빈의 레지스탕스 도운 이유

    미 부자가문 상속녀가 오스트리아 빈의 레지스탕스 도운 이유

    영국 런던에 있는 프로이트 박물관은 1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암호명 매리, 뮤리엘 가디너의 특별한 삶’ 기획전을 개최한다. 미국의 부자 집안 출신인데도 어렸을 적부터 사회 불평등에 관심이 많았고, 외톨이로 자유주의를 표방했으며,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1920년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배우고 싶어 오스트리아 빈을 찾았다가 파시스트들과 나치에 저항하는 지하 레지스탕스에 가담하고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한 용감한 여성이었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주연한 1977년 영화 ‘줄리아’로도 만들어져 레드그레이브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인생에 가장 극적인 장면은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1938년 11월의 어느날 아침이었다. 게슈타포 요원이 찾아와 호텔 객실 문을 노크해 잠에서 깨어났다. 요원은 미국인인 그녀가 이 나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녀는 심장이 쿵쾅대는데도 애써 태연한 척 린츠를 여행하러 왔다고 둘러댔다. 그 뒤로도 추궁이 이어졌지만 그 요원은 결국 물러났다. 요원이 그녀의 정체에 대해 조금 더 조사했더라면 많은 이들의 인생 항로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녀는 1901년 시카고에서 육가공으로 부를 일군 모리스 가문의 일원으로 태어났다. 박물관의 캐롤 시겔 국장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문이 그렇게 막대한 부를 쌓은 반면, 다른 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아주 불공평하다고 느꼈다”면서 이번 기획전이 가디너를 “창업자 어머니”로 모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곧바로 정치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 아주 젊었을 적에 여성 참정권 행진을 조직할 정도였다. 1912년 타이태닉호가 침몰하자 부유한 이들의 명단이 대대적으로 신문에 보도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저 “3등칸”으로 묘사되곤 했다. 열한 살의 그녀는 어머니에게 3등칸이 어떤 뜻이냐고 물었고 “보통 사람”이란 답을 들은 뒤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렇게 가족 안에서 유일한 자유주의자가 됐다. 손자 할 하비는 할머니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고 소개했다. 매사추세츠주의 웰레슬리 단과대학에 입학한 뒤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했다. 짧은 결혼 생활 끝에 딸 코니를 낳은 뒤 1926년 빈으로 이주했다. 프로이트 밑에서 공부하겠다는 희망 때문이었다.당시는 사회민주당이 집권해 사회개혁이 한창이었다. 그녀는 ‘붉은 빈’이라고 표현하며 이 도시를 사랑했다. 빈의 한 대학 의대를 다녔는데 오래 지나지 않아 파시스트들이 득세해 사회민주주의 지지자들을 색출하고 다녔다. 하지만 가디너는 그 나라를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하 레지스탕스를 돕기로 했다. 이때의 별명이 매리였다. 빈의 숲속에 작은 오두막 등 세 채의 부동산을 갖고 있어서 혁명적 사회주의 지도자 조지프 버팅거 등 레지스탕스 요원들을 숨겨주곤 했다. 1930년대 말 버팅거는 그녀의 남편이 됐다. 헌신적인 엄마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활동적인 학생으로 이중생활을 하면서 빈 시내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계속했는데 그녀의 역할을 가짜 여권을 만들어 조직원들이 그 나라를 탈출하게 돕는 일이었다. 또 재산과 영향력을 활용해 영국의 일자리를 찾아내 가족들과 함께 이주하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한번은 두 동지를 탈출시키려고 여권을 전달하기 위해 겨울밤에 열차로 이동한 뒤 산을 3시간이나 올라가기도 했다. 가디너는 빈의 온갖 사람들과 알고 지냈다. 1934년에 영국 시인 스티븐 스펜더와 사귀기 시작했다. 또 당시 빈에 살던 영국 노동당 당수 휴 게이스켈과도 알고 지냈다. 영국 최악의 배신자와도 만났다. 젊은 남성이 그녀에게 공산주의 문헌 목록을 통째로 넘겼는데 전쟁이 끝난 뒤 알고 보니 영국과 옛 소련을 동시에 섬긴, 최악의 이중간첩 킴 필비였다.나치에 오스트리아가 병합되자 딸과 남편 버팅거는 떠났지만 그녀는 의학 공부를 계속하겠다며 남아 레지스탕스 활동을 계속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아 셋이 모두 미국으로 떠났다. 가디너와 남편은 유대인 비자를 마련해주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난민들이 미국에 정착해 일자리와 거처를 마련하는 일을 도왔다. 가디너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구했는지 말하기는 어렵다. 하비는 수백명은 된다면서도 “그녀 자신도 숫자를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2년 뒤인 1987년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는데 여러 사람이 그녀가 없었더라면 “많은 이들이 오늘날 살아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 후 몇십년 동안 그녀는 정신분석학 훈련소를 세우고 대학 강단에 서며 여러 권의 책을 냈다. 하지만 레지스탕스에 가담한 일을 떠벌이지 않아 도움을 받거나 가까운 사람들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1973년 미국 작가 릴리안 헬맨(Hellman)이 책 ‘펜티멘토’의 한 장에서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하기 전부터 빈에서 살다 레지스탕스와 함께 일했던 줄리아란 여성을 알고 지냈다고 썼다. 영화 ‘줄리아’가 이 책을 바탕으로 했음은 물론이며 제인 폰다가 헬맨을 연기했다. 이 책이 나오자 사람들이 무리엘에게 캐묻기 시작했다. “헬맨의 얘기를 읽어봤어요? 당신이 틀림없는 줄리아 같은데? 그녀가 쓴 얘기는 바로 당신 얘기네.” 가디너는 헬맨에게 편지를 보내 ‘오 진짜 이상하다. 이런 얘기를 내게 들은 건가?’라고 물었는데 헬맨은 답장을 보낸 적이 없다.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다만 울프 슈와바처를 변호인으로 기용한 점 때문에 그가 가디너 얘기를 들려준 것이 아닌가 짐작될 뿐이다. 책이 나왔을 때 그는 세상을 떠나 진실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사회주의 레지스탕스 요원들은 1930년대 자신들을 도운 미국 여성은 단 한 명뿐이었으며 매리로만 알려진 여성이라고 증언했다. 해서 가디너는 회고록 ‘암호명 매리’를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활약을 소개했다. 절판된 지 오래 됐는데 이번에 기획전을 맞아 재출간됐다. 런던의 햄프스테드에 위치한 프로이트 박물관은 그가 빈을 떠난 뒤 생의 마지막 몇 달을 지냈던 곳으로 가디너가 주선해 마련했다. 나중에 자선재단의 도움을 얻어 재매입해 박물관으로 꾸몄다. 레드그레이브는 가디너의 역할을 부 각시킨 연극 극본을 쓰기도 했다. 이번 기획전에서 그녀는 난민 활동가 로드 덥스, 킨더트랜스포트 운동 창시자인 니콜라스 윈턴과 함께 박물관을 소개하는 행사에 사회자로 나선다. 할머니가 뒤늦게 각광을 받는 데 흥분된다는 손자 하비는 “할머니는 부의 99%를 다 주고 갔다. 테레사 수녀같은 존재는 아니었다. 좋은 음식을 좋아했고 하루를 끝내며 보드카 토닉을 마시곤 했다. 하지만 운 좋게도 돈이 있어 자신의 윤리 감각을 충족시키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랬기에 당신은 사회가 필요로 했던 여성이었다”고 돌아봤다.
  • “루이비통 들고 호텔에서 추석 즐기는 남자들”… 통 커진 MZ세대 비혼 남성들

    “루이비통 들고 호텔에서 추석 즐기는 남자들”… 통 커진 MZ세대 비혼 남성들

    “열심히 일한 나에 대한 보상이죠.” 외국계 벤처 회사에 다니는 이모(38)씨는 18일 백화점 쇼핑과 ‘호캉스’(호텔+바캉스)로 추석 연휴를 시작했다. 이날 백화점에서 20만원 대 니치 향수와 68만원 짜리 루이비통 명함지갑을 구매한 그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해외 여행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최근엔 그게 불가능하니 씀씀이가 더 커졌다”면서 “추석 당일 아침까지 3일 연박 호텔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예정”이라고 했다.이씨처럼 홀로 백화점 쇼핑을 즐기거나 호텔에서 추석 연휴를 즐기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이에따라 유통·호텔가도 씀씀이가 커진 젊은 남성을 사로잡기 위한 남심(男心)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 따르면 이 호텔이 준비 한 ‘미스터 추’ 패키지는 지난 2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2주 만에 준비한 전체 물량의 약 절반이 예약됐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추석 연휴 기간에 예약이 몰렸다. 미스터 추 패키지는 남성 고객을 위한 몰트 위스키, 남성 코스메틱 선물 여기에 클럽 라운지 이용 혜택을 더한 남성 전용 패키지다. 호텔 관계자는 “최근 MZ세대(20~30대) 고객의 소비 패턴 중 특히 소비력 있는 남성 고객들이 호캉스를 위해 집중할 만 한 키워드로 그루밍·위스키·가심비를 뽑았고 이에 맞는 혜택으로 패키지를 구성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이번 미스터추 패키지는 11월 말까지 판매 예정이나 고객 반응이 빠르게 올라오면서 예상 물량을 2배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19 이후 가속화 한 젊은 남성들의 호텔 이용 추세는 명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 호텔 연간 유료 멤버십에도 젊은 남성 고객의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1년간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 2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연간 유료 멤버십 ‘아이초이스’를 선택한 20대 남성 고객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배, 30대 남성 고객은 2.3배 늘었다.소비하는 젊은 남성들 덕에 백화점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7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남성 브랜드 전문관을 새로 선보였다. 남성 고객의 명품 구매가 늘면서 과거 명품 매장 한편에 자리했던 남성 상품들이 별도 매장으로 대거 독립한 것이다. 현대백화점도 멘즈 럭셔리관을 따로 운영한다. 특히 올 초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 현대 서울’은 저층부인 2층에 남성 브랜드를 대거 배치했다. 보통 2층은 여성 브랜드 패션이 자리했던 층으로 그만큼 남성 럭셔리 브랜드의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남성 명품매장은 1인 방문이 6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명품 소비 주축으로 새롭게 떠오른 이른바 ‘럭비남’(럭셔리 비혼 남성)은 나를 위한 소비에 매우 적극적이다”고 했다.
  • 막오른 日 자민당 총재 선거…차기 총리는 누구

    막오른 日 자민당 총재 선거…차기 총리는 누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17일 막을 올렸다. 이번 선거는 이례적으로 후보 4명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데다 여성 후보도 2명이나 출마해 면면이 주목된다. 오는 29일 투표 예정인 이번 선거에는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출마했다.기시다는 아베 신조 내각 시절 외무상으로 4년 반 가량 재직했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사자로 한국에도 알려져있다. 그는 1년 전 아베가 퇴임할 때 후계자로 지목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파벌 정치에서 밀려났다. 이번에는 당 개혁안을 들고 출마했는데, 비교적 온건파에 속하지만 아베 정권에 몸담은 탓에 한일 관계에서는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노는 여론의 지지도가 가장 높은 후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사령탑이기도 한데, 강한 추진력과 언변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일본 정부가 사죄한 ‘고노 담화’의 주역인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의 장남이기도 하다. 그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아베와 대립하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높은 인지도를 배경으로 이번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거 탈원전을 주장한 것, 아베와 대립하는 이시바와 손잡은 것 때문에 결선 투표에 올라갈 경우 밀릴 가능성도 있다.다카이치는 4명의 후보 가운데 우익 성향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인물이다. 2선 의원 시절부터 아베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교과서 퇴출을 목표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총무상 시절 각료 신분으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외교 갈등을 키웠고, 앞으로도 계속 참배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는 당내 파벌은 없지만, 최대 후원자가 아베다. 국회의원 96명이 소속한 자민당 최대 파벌의 아베는 젊은 의원들에게 전화해 다카이치 지지를 호소하고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노다는 추천인 20명을 어렵게 확보해 막판에 출마를 결정했다. 만 37세인 1998년 오부치 게이조(1937∼2000) 내각에서 최연소 우정상으로 중용돼 ‘첫 여성 총리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5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주도한 우정 민영화에 반발해 자민당을 탈당한 후 같은 해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파벌이 없는 노다는 이번에도 추천인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컸지만, 이번엔 고노를 견제하는 세력이 노다를 지원하면서 후보 등록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다는 만 50세에 기증받은 난자로 출산했으며 장애로 의료적 돌봄이 필요한 아들을 키우며 ‘철의 엄마’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에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여성 후보가 복수(다카이치,노다)로 출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총재 선거 때 고이케 유리코(현 도쿄도지사) 당시 중의원 의원이 출마해 3위를 기록한 것이 여성 정치인이 자민당 총재 선거에 도전한 유일한 전례다.
  • 이대남 등에 업은 홍준표, 추석 이후 ‘골든크로스’ 이뤄낼까

    이대남 등에 업은 홍준표, 추석 이후 ‘골든크로스’ 이뤄낼까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추석을 기점으로 ‘골든크로스(역전)’를 현실화할 수 있을까. 지난 19대 대선 당시와 지금의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홍 의원에 대한 2030세대의 뚜렷한 지지율 상승이 눈에 띄는데, 이를 두고 이전과 다른 ‘흥행 요인’과 ‘시대적 수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연이어 앞섰다. 그 배경에는 2030세대 남성의 지지가 있다는 해석이 많다. 여론조사 수치상으로도 지지율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20대 대선 6개월 앞둔 9월 2주차 리얼미터 공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 1339명 중에서 5명 중 1명(22.9%) 꼴로 홍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20대 남성(159명)의 경우에는 절반에 달하는 47.2%가 홍 의원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680명 여성 응답자의 10명 중 1명(8.5%)정도가 홍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지금과 같이 19대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인 2016년 11월 2주차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홍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60대에가 가장 두드러지게 높다. 당시 60대 응답자 10명 중 1명(1.2%)만이 홍 의원을 지지한다고 응답했지만 20대는 500명 중 1명(0.2%)에 그쳤다. 연령별 높은 순서로 나열하면 60대 이상, 40대, 50대, 20대, 30대 순으로 주로 중장년층 선호도가 높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로 홍 의원과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가 전반적으로 미약한 편이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현 시점 여론조사 결과와는 뚜렷한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최근 정치권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무야홍(무조건 야당후보는 홍준표)’에 이어 ‘무대홍(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 ‘돌돌홍(돌고 돌아 홍준표)’ 등과 같은 신조어가 유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홍 의원이 등장하는 수년전 유튜브 ‘막말’ 영상 등이 최근에 다시 소비되는 이른바 ‘역주행’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홍준표 후보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탄핵 정국 소용돌이 속에 있던 때와 비교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면서도 “2030세대의 지지율 상승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처음에는 유쾌한 아저씨, 할아버지 정치인으로 생각해 인터넷 놀이 문화 ‘밈’을 양산하며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면서 “홍 후보의 발언과 정책들까지 알게 되면서 늘 솔직하고 앞뒤 다르지 않게 직설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하면서 지지하게 된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년 정책이란 이름으로 선심성 공약들이 이제까지 쏟아졌지만 청년의 삶이 더 나아지지 않았고 기존 정치인의 답답한 화법 등에 대한 불만도 있다고 봤다. 여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때 ‘트럼프가 지금의 미국을 만든 것이 아니라 시대가 트럼프가 불렀다’는 말이 있지 않냐”면서 “시대가 홍준표를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열린세상] 한국의 미래가 밝은 이유/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한국의 미래가 밝은 이유/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요즈음 한국을 둘러싸고 무엇 하나 시원한 이야기가 없다. 모든 국민이 역병 때문에 1년여를 고생하는 터라 좋은 이야기가 나올 리 만무하다. 게다가 정치권은 예나 지금이나 엉망진창이라 더 답답하다. 이래서 나라가 제대로 되겠나 하는 자조감마저 든다. 사람 중에는 이러다 한국이 망하는 것 아니냐는 공연한 걱정을 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한국의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최근에 범상치 않은 사건을 하나 발견하고 한국은 앞으로 망하기는커녕 장래가 밝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것은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출연한 한국의 ‘세계태권도연맹’의 시범단이었다. 이 팀은 10팀만이 진출할 수 있는 결승전에 올라갔으니 이미 큰 성과를 이뤘다. 1등이 되면 100만 달러를 상금으로 준다니 이 대회는 규모가 대단한 것이다. 이번에 한국팀으로 이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4인조 남성 보컬 팀인 ‘코리안 소울’ 역시 준결승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케이팝이 아니라 미국의 가스펠곡을 불러 심사위원들로부터 흑인 장르의 음악을 아름답게 소화했다는 칭찬을 받았다. 한국 팀의 활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명 비보이 그룹인 ‘독특크루’가 독특한 한복을 입고 블랙 핑크의 ‘Kill This Love’란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어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어떤 심사위원은 이들의 춤은 케이팝과 또 다른 케이댄스라는 독립된 장르를 열 수 있는 경지라고 평가했다. 이렇게 한국의 젊은이들이 무예, 노래, 춤 등에서 범접할 수 없는 경지를 선보이자 어떤 심사위원은 ‘도대체 한국 문화에는 무슨 특별한 힘이 숨어 있는 거냐’고 반문했다. 심사위원들은 BTS나 싸이 등을 통해 한국 가수들의 실력은 익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대회에 참석한 팀들은 그런 기성 가수가 아니라 학생, 직장인들로 구성된 평범한(?) 일반인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이 같은 엄청난 재능을 보이자 심사위원들이 놀라고 만 것이다. 이 현상에 대해 나도 조금은 할 말이 있다. 나는 십수 년 전에 ‘(세계가 감탄한) 한국의 신기’라는 책을 내면서 한국인은 엄청난 에너지를 신기의 형태로 갖고 있어서 특히 노래와 춤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인들은 가무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분명히 노래와 춤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때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국인은 조용히 앉아서 책 읽는 것은 안 어울리고 노래와 춤에 집중해야 된다’고 떠들곤 했다. 이번에 내가 특히 주목했던 공연은 태권도 시범이었다. 거기서 뿜어나오는 힘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특히 수 미터를 떠서 서너 개의 송판을 격파하고 착지하는 모습은 경이롭기 짝이 없었다. 나도 이런 시범을 여러 번 보았지만 이들의 시범은 상상을 절하는 것이었다. 흡사 중력을 무시하는 것 같았다. 이처럼 수 미터를 떠오르는 것도 쉽지 않지만 착지할 때가 더 힘든 법이다. 그런데 이들은 바닥에 내려올 때도 무리 없이 잘 내려왔다. 그 때문에 한 심사위원은 ‘마블 영화에서는 이런 것을 모두 CG로 처리하는데 여러분은 실제로 하니 놀랍기 짝이 없다’고 탄성을 발했다. 더 좋았던 것은 여성 단원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힘도 여성과 같이 공유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는 이들의 시범을 보고 저 엄청난 힘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길이 없었다. 붕붕 날아서 공중에 뜬 채로 여러 장의 송판을 격파하고 착지하는 그 힘이 어디서 오느냐는 것이다. 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이것은 한국의 미래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이렇게 힘 있는 젊은이들이 있는 나라는 미래가 밝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정치판만 보면 아무 희망이 없는 것 같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면 한국의 정치도 결국은 좋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왜냐하면 내가 누누이 말했듯이 한국은 운이 들어오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에 대운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우리의 젊은이들이 저렇게 패기가 넘칠 수 없다. 그들이 바로 우리의 미래 아닌가? 앞으로 이들이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때 얼마나 멋있는 나라가 될지 생각만 해도 몸이 떨린다.
  • 中, 성형산업에도 칼 대나… 관련 기업 주가 20% 폭락

    빅테크 기업부터 사교육 업체, 부동산 산업 등에 대해 광범위한 단속을 벌여 온 중국 당국의 다음 규제 대상은 미용성형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료 자본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겨 아무 문제도 없는 젊은이들이 ‘못생겨서 불행하다’고 느끼도록 해 거액을 쓰게 하는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2030년 1조 위안(약 1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성형수술 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 부유’를 위해 사회 전반의 기강을 다잡으면서 올해 7월 이후 중국 3대 미용기업의 시가총액이 170억 달러(약 20조원)가량 증발했다”고 전했다. 중국 의료·미용 대표기업인 아이얼안과의 주가는 지난 6월 말 70위안에서 현재 45위안으로 밀려났다. 미 나스닥에 상장된 성형 전후비교 애플리케이션(앱) 소영(So-young) 역시 기업가치가 한 달 새 20% 넘게 빠졌다.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4일 홈페이지 논평에서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포스터, 소셜미디어, 영화, TV 등에서 성형수술 전후 비교 광고가 난무한다”며 “좋은 외모를 ‘고귀함’과 ‘성공’ 등 이미지와 연결해 ‘수술로 운명이 바뀐다’고 믿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도 지난달 “미용성형 광고가 외모에 대한 사회 불안을 조장한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규제안 초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조만간 성형수술도 사교육이나 온라인 게임처럼 ‘사회적 해악이 큰 산업’으로 규정해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본다. 마케팅 회사 차이나 스키니의 마크 태너 이사는 “중국에서 (사교육 시장에 이어) 또 하나의 산업이 공중분해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성형수술로 중국인들의 얼굴이 ‘한국인화’되는 점도 우려한다. 성형 앱 소영에 따르면 현재 중국 여성들이 ‘수술로 닮고 싶어 하는 인물 1위’는 한국 배우 고윤정(25)이다.
  • 14년 전 아버지에 의해 멕시코 끌려간 여성, 美 어머니와 상봉했는데

    14년 전 아버지에 의해 멕시코 끌려간 여성, 美 어머니와 상봉했는데

    14년 전 여섯 살 때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아버지에 의해 납치돼 멕시코로 끌려간 여성이 두 나라 국경에서 어머니와 감격의 상봉을 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재클린 에르난데스. 그녀가 실종된 일은 이달까지 콜드 케이스(미제 사건)였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어머니 안젤리카 벤세스살가도를 찾아내 자신이 멕시코에 있다고 알린 뒤 만나자고 해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주와 멕시코 국경에서 해후했다고 영국 BBC 방송과 대중지 더선 등이 15일 전했다. 두 나라의 지방과 연방 사법기관들은 모녀가 만날 수 있도록 도왔다는데 웬일인지 상세한 경위를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미국 매체들도 대체로 상봉 경위에 대한 취재가 잘 안된 것 같다. 플로리다주 클레르몬트 출신인 에르난데스는 2007년 12월 22일 아버지 파블로(43)에 의해 집에서 납치됐다. 딸이 사라진 뒤 닷새 만에 체포영장이 발부됐는데 당국은 두 사람이 멕시코를 여행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 에르난데스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2일 벤세스살가도는 클레르몬트 경찰에 연락을 취해 자신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과 온라인으로 접촉했다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의 경찰, 국토안보부 조사관들이 어머니와 만나는 동안 그 젊은 여성을 “가로채” 신원을 확인하기로 계획을 짰다. 이렇게 해서 모녀는 페이스북을 통해 텍사스주 라레도에 있는 미국 입국 사무소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 둘이 만난 지 얼마 안돼 서류작업으로도 모녀 사이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찰스 브로드 클레르몬트 경찰서장은 이날 성명을 내 14년 만에 모녀를 상봉하게 “다수의 포스“가 동원됐다고 밝혔다. BBC는 클레르몬트 경찰서에 상세한 상봉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취재 요청을 했다고 밝혔는데 23시간째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에르난데스가 아버지와 14년 내내 함께 지냈는지, 아버지는 어떻게 하고 어머니와 상봉했는지 등이 의문스럽다. 미국 NBC 방송은 한 경찰 관계자가 아버지의 현재 상황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립 실종 및 학대아동 센터에 따르면 어린이가 실종되면 모두 신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지난해 2만 9782건이 신고됐으며 이 가운데 통상 92% 정도는 어린이를 찾아내 부모 품에 돌아온다.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인천에서 만납시다/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인천에서 만납시다/번역가

    인천에서 나고 자라 결혼 후 10년간 서울살이를 했고 이어 처가가 있는 부천에서 6년을 산 뒤 인천으로 돌아온 지 7년째다. 나야 인천 토박이이니 괜찮지만 아내와 딸은 인천이라는 이 오랜 도시를 별로 탐탁지 않아 한다. 내가 “너희는 이제 인천 사람이야”라고 하면 둘 다 “우리는 부천 사람이거든”이라고 발끈하곤 한다. 서글픈 일이다. 두 사람은 내 고향의 ‘유서 깊음’과 ‘정겨움’을 ‘칙칙함’과 ‘촌스러움’으로 받아들인다. 나와 모녀의 이런 가치관 차이는 주말에 외식이나 쇼핑을 하러 갈 때마다 두드러진다. 둘은 굳이 시 경계를 넘어 부천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면 나는 꼼짝없이 따라가면서도 속으로 ‘가까운 만수동에 가면 좀 좋아’라고 투덜댄다. 만수동은 우리 집이 있는 장수동 옆의 오래된 구시가지다. 모녀의 눈에는 역시 칙칙하고 촌스럽기 짝이 없는 데다 주차 시설도 변변치 않은 곳이다. 하지만 똑같은 그 만수동이 내 눈에는 유서 깊고 정겹기 그지없어 요즘에도 나는 매일 그곳의 스터디카페로 일을 하러 다닌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이런 대치 국면은 2018년 6월 전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잠시 해소됐다. 당시 자유한국당의 한 국회의원이 “서울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는 ‘이부망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졸지에 서울에서 밀려난 빈민이 돼 버린 우리 가족은 모처럼 한마음이 됐다. 당시 우리는 어이가 없었다. 사회 지도층 인사가 그렇게 획일적 기준으로 다수를 낙인찍는 발언을 일삼으면 안 되지 않는가. 우리 가족은 서울 살다가 부천 가고 또 인천에 왔지만 이혼한 적도 망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그 후로 나는 한 가지 작은 결심을 했다. 누가 내게 도움을 얻고자 만나자고 하면 가능한 한 인천으로 부르겠다고. 그 전까지는 예외 없이 홍대입구역이나 광화문으로 약속 장소를 정했었다. 마치 서울에서 만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인천에서 만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지방 사람이 서울로 가는 것은 괜찮고 서울 사람이 지방으로 오는 것은 불편하고 어색하단 말인가. 이틀 전에도 내게 상담을 받고 싶다는 대학 졸업반 여학생을 인천 만수동으로 불렀다. 신촌에서 버스로 한 시간을 달려온 그에게 점심을 사 주며 얘기를 나누다가 그가 부산 출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부산은 살기 좋나요?”라고 묻자 그는 “떠나고 나서야 부산이 살기 좋은 걸 알았어요. 하지만 저는 꼭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싶었어요”라고 답했다. 직장도 이미 서울에서 구해서 신림동으로 출퇴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촌에서 신림동은 먼 거리가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신림동의 비싼 주거비가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주거비를 아끼거나 좋은 주거 환경을 확보하려고 직장에서 멀리 떨어져 살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웃으며 “잠이 중요해서가 아닐까요?”라고 했고, 나는 “세대 차예요. 나는 대학 때 매일 4시간씩 전철 타고 통학을 했어요”라고 푸념했다. 작년 기준으로 서울, 경기, 인천의 수도권 인구는 2603만 8307명으로 전국 인구의 50.2퍼센트인데, 이 수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이 수치는 가임 여성 1명당 0.837명이라는 세계 최저 출산율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지난 10년간 정부가 100조원의 예산을 저출산 문제 해결에 쏟아부었는데도 효과가 전무했던 것은 바로 이 수도권 과밀화 때문이다. 수도권 도시에 살아야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풍부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수도권에 몰려드는 바람에 기업도 수도권에 위치해야만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인구 과밀화로 수도권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나날이 악화돼 결혼과 출산이 어려워짐으로써 이 나라의 미래는 암담해져만 간다. 그런데 문득 저출산 현상이 단지 한국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발전의 고도화 단계에서 인류라는 종이 부딪힌 개체 감소의 자연스러운 국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전 세계 인구는 78억명으로 지난 1세기 동안 무려 4배나 증가했고, 지구가 먹여 살릴 수 있는 한계 인구는 120억명이라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어쩌면 인류는 지금 종의 장기적 보존을 위해 스스로 밟아야 할 단계를 밟아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 [이정수의 연구노트] 92년생 안준호

    [이정수의 연구노트] 92년생 안준호

    최근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는 특히 군 복무를 마친 남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탈영병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라는 소재도 신선했지만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크든 작든 누구나 겪었을 군대 내 폭력을 사실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규율이란 이름의 폭력으로 통제되는 작은 사회에 강제 편입된 20대 남성들은 그 안에서 부여받은 위계 서열에 복종하는 법을 첫날부터 몸으로 배운다. 주인공 안준호 이병이 훈련소에 입소하는 장면에서부터 많은 남성 시청자들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오는 것 같다”며 공감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D.P.’가 많은 남성들의 심리적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남성판 ‘82년생 김지영’이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에 발간된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독박 육아 등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담아내 페미니즘 필독서로 꼽힌다. ‘D.P.’는 원작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어떤 측면에서는 ‘82년생 김지영’의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페미니즘 영향력이 확장되면서 2030 남성들을 중심으로 안티 페미니즘 여론 역시 굳어진 현실에서 대다수 남성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피해자로서의 기억은 군대에서 경험한 폭력인 탓이다.각각의 시청자와 독자에게 받아들여지고 해석되는 지점을 향한 비판과 공격도 두 작품에서 묘하게 닮아 있다. ‘82년생 김지영’이 불티나게 팔리고 영화화되던 때에 일부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 등에서는 “62년생 김순자라면 이해했을 텐데 82년생 여자가 무슨 차별을 겪었냐”는 평이 지지를 얻었다. 반면 최근 ‘D.P.’ 인기에 대해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상위시대’라고 주장하던 남자들의 선택적 공감”이라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공직자 선거 결과에서마저 극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젊은 세대 중심의 젠더 갈등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좀먹는 거대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D.P’와 ‘82년생 김지영’, 그리고 사회적 차별과 부조리를 다룬 그 밖의 많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성별 간 편 가르기 시각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온갖 구타와 괴롭힘을 당한 조석봉 일병이 신참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 스스로 가해자가 되는 장면에서 선과 악의 경계는 잠시 흐려진다. 차별을 강제하는 제도, 관습 등이 남아 있는 한 누군가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대한민국 병역법 제3조) ‘D.P’의 매회 첫머리에 등장하는 이 문구는 국가가 공인한 차별이 얼마나 공고한지 보여 준다.
  • “인스타, 청소년에 유해” 페북의 뻔뻔한 두 얼굴

    “인스타, 청소년에 유해” 페북의 뻔뻔한 두 얼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자회사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앱)이 10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은 최근 어린이용 앱 개발까지 추진했는데, 미성년자에 대한 학대 양상을 알고도 계속 상업적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 내부 문서를 통해 이런 사실을 전했다. 페이스북은 3년 동안 인스타그램이 젊은 사용자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내부적으로 여러 차례 심층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이 특히 10대 여성 청소년에게 큰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해 3월 페이스북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프레젠테이션 파일에서 “10대 소녀의 32%가 ‘인스타그램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고 답했다”며 “온라인 내 비교는 젊은 여성이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다른 자체 조사 결과 영국 사용자의 13%, 미국 사용자의 6%는 자신의 자살 충동이 인스타그램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0대의 불안, 우울 증가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이 꼽혔다는 2019년 연구 결과도 있다. 다양한 계정에서 올라오는 게시물을 보여 주는 ‘둘러보기’(Explorer) 페이지가 이용자들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노출하고, 이는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특히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 경영진은 이런 조사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앱이 10대에게 미치는 부정적 결과를 축소하거나 공개적으로 이를 알리지 않았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국회 청문회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소셜 앱을 이용해 다른 사람과 연결되면 긍정적 정신 건강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오히려 경영진은 13세 이하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을 별도 개발하는 등 미성년 이용자 확대에 안간힘을 써 왔다. 이는 이용자의 40% 이상이 22세 이하일 정도로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매일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는 10대 청소년은 2200만명으로 페이스북 이용 청소년(500만명)의 4배가 넘는다. 이 보도에 미 정치권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소셜미디어 관련 아동 정신건강 문제를 제기해 온 로리 트레이핸 민주당 하원의원은 “즉각 어린이 인스타그램 계획을 폐기해야 한다”며 페이스북이 기존 청소년 이용자를 보호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인스타가 날 더욱 비참하게 해요”…사측, 10대 유해성 알고도 외면

    “인스타가 날 더욱 비참하게 해요”…사측, 10대 유해성 알고도 외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자회사인 인스타그램 앱이 10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조사를 통해 내부적으로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은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3년간 인스타그램이 젊은 사용자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내부적으로 여러 차례 심층 조사를 벌였다. 그때마다 내부 연구진은 인스타그램이 상당수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WSJ은 전했다.특히 10대 소녀들이 인스타그램의 부정적 영향을 가장 두드러지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해 3월 페이스북 내부게시판에 올라온 프레젠테이션 파일에서 “10대 소녀의 32%가 ‘인스타그램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고 답했다”며 “인스타그램에서의 비교는 젊은 여성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묘사하는지를 달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신체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10대 여성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인플루언서들의 ‘완벽한 몸’을 보면서 더욱 좌절한다는 것이다. 앞서 2019년 연구에서는 “10대들이 불안과 우울 증가의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체 조사 결과 영국 사용자의 13%, 미국 사용자의 6%는 자신의 자살 충동이 인스타그램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보고서는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에게 팔로우 중인 계정이 아닌 다른 계정에서 올라오는 게시물들을 보여주는 ‘둘러보기’(Explore) 페이지가 이용자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노출한다고 지적했다WSJ은 페이스북의 최고위 경영진이 이러한 자체 조사 결과를 점검했으며, 지난해에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도 브리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13세 이하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을 별도 개발하는 등 미성년 이용자 확대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40% 이상이 22세 이하일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매일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는 10대 청소년은 2200만명으로 페이스북에 매일 접속하는 10대 청소년(500만명)의 4배가 넘는다. 또 10대는 미래의 잠재적인 소비층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셜미디어는 10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빅테크 규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미국 정치권은 WSJ의 이러한 보도에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어린이 정신건강 문제를 제기해온 로리 트레이핸(민주·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은 “즉각 어린이 인스타그램 계획을 폐기해야 한다”며 페이스북이 기존 청소년 이용자 보호에 더욱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에드 마키(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날 보도 내용이 “끔찍하다”며 “저커버그가 답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고 압박했다.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공화·워싱턴) 하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소속 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 ‘한국에 문학 있어?’ 했었는데 이젠 중국서 ‘금광’ 같은 존재

    ‘한국에 문학 있어?’ 했었는데 이젠 중국서 ‘금광’ 같은 존재

    “한국과 중국은 같은 유교 문화권이고 침략에 저항한 역사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한국문학은 중국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 쉽습니다. 아직 해외에 소개되지 않은 뛰어난 작가가 무궁무진한 만큼 발굴할 가치가 있는 ‘금광’ 같은 존재 아닐까요.” 중국 최대 규모 민영 출판사 ‘모톄’(磨鐵) 문화그룹 다위두핀(大魚讀品) 출판 브랜드의 해외문학 담당 런페이(任菲·37) 편집자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문학은 인간으로 살고자 애쓰는 묵직한 존재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한국문학번역원이 주관한 ‘문학인사 라운드 테이블’ 교류 행사에 참여한 런 편집자는 중국에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를 출간했다. 이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흰’, ‘소년이 온다’와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등도 펴낼 예정이다. 200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중국어권에서 번역 출간된 한국문학은 198건이다. 영어권(278건) 다음으로 많을 정도로 중화권 독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문학 독자층은 교육 수준이 높은 중산층과 대학생들, 20·30대 여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나영석 PD의 ‘윤식당’ 등 영상물을 통해 한류 콘텐츠를 주로 접했던 그가 한국문학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나서다. 평소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 책의 세부 묘사가 저 자신이나 주변 사람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현실적이고, 중국 사회와도 비슷해 공감이 갔다”고 했다. “김지영의 어머니나 외할머니는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그의 궁금증은 ‘엄마를 부탁해’ 출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출판 경력 10년의 런 편집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도 문학이 있어?’라고 얘기했지만, 민족주의적 자존심을 내려놓고 다른 나라 문화에 진정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국 작가는 취약계층처럼 언뜻 보기에 자신과 무관한 사람들에 의식적으로 주목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성 작가들은 일상에 대한 놀라운 관찰력과 미묘한 인간관계, 심리 상태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 주고 젊은 작가들은 소재 선택과 표현이 자유롭고 금기가 없다”고 덧붙였다. 런 편집자의 관심 분야는 한국문학계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박완서, 이문열, 황석영 작가 이외에도 김애란, 윤고은, 최은영, 김초엽 등 신진 그룹까지 망라한다. 그는 “김탁환 ‘살아야겠다’, 조남주 ‘귤의 맛’, 조해진 ‘단순한 진심’, 천선란 ‘천개의 파랑’ 등도 곧 번역 출간할 계획”이라며 “부커상을 받은 한강 작가 이외에도 셜리 잭슨상 수상자 편혜영, 대거상 수상자 윤고은 등 신진 작가 작품의 역동성과 소재의 다양성이 매우 인상적이라 한국문학의 국제적 영향력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중국 문학으로 그는 “박완서, 황석영, 은희경을 좋아한다면 천중스의 ‘백록원’, 위화의 ‘인생’, 옌롄커의 ‘레닌의 키스’, 모옌의 ‘개구리’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강, 김애란 작가를 좋아한다면 이와 비슷하게 인간 사회를 관찰하는 장아이링의 소설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권했다.
  • 너무 높아도, 낮아도… 소리 없이 찾아오는 ‘혈관 속 살인자’

    너무 높아도, 낮아도… 소리 없이 찾아오는 ‘혈관 속 살인자’

    우리 몸은 심장에서 몸 곳곳으로 공급하는 피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심장에서 피를 내보내는 압력을 ‘혈압’이라고 하는데, 수축기 혈압이 120~130mmHg, 이완기 혈압이 80~85mmHg을 정상 혈압으로 친다. 이에 비해 혈관이 받는 압력이 높은 상태는 고혈압, 반대는 저혈압이라고 한다. 많은 이들이 고혈압으로 인한 위험을 잘 알고 있지만 사실 혈압은 너무 높아도 문제고 너무 낮아도 문제다. ●고혈압, 한국인 주요 사망원인 고혈압을 흔히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부른다. 고혈압은 혈관질환을 비롯해, 심장질환, 신장질환, 망막질환은 물론 뇌졸중까지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확장기 혈압 90mmHg 이상을 고혈압으로 분류한다. 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게 “원인이 무엇인가”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많은 학자들이 수많은 연구를 했지만 명확한 해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고혈압은 크게 본태성 고혈압과 2차성 고혈압으로 나눈다. 2차성 고혈압은 신장염이나 내분비계 이상 등 특정한 질환 때문에 혈압이 높아지는 것으로, 고혈압 환자의 5%가량을 차지한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혈압이 자연히 내려간다. 하지만 대부분은 왜 발병하였는지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이다. 40대 이후 고혈압 환자는 거의 다 이 유형에 속한다. 정확한 원인이 불분명하긴 하지만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의료진이 꼽는 건 잘못된 생활습관이다. 특히 짠 음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은 고혈압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4900㎎으로 세계보건기구 권장치인 2000㎎보다 2.5배나 높다고 한다.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신진호 교수는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즐겨 먹는 김치나 젓갈류, 각종 찌개류 등이 모두 혈압에는 좋지 않다”면서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식습관을 바꾸기 어렵고 미각이 둔해지는 데다 염분을 배설하는 신장기능이 떨어지므로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술과 담배를 가까이 하는 생활습관 역시 고혈압을 심화시킨다. 일반적으로 하루 30㎖(소주 3잔) 이상 알코올을 섭취하면 경증고혈압의 빈도가 3~4배 증가한다. 또 흡연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릴 수 있다. 과도한 흡연자의 경우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이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지속적인 혈압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도 고혈압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다. 체중이 늘어나면 고혈압으로 인한 위험성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합병증도 발생하기 쉽다. 특히 복부비만은 동맥경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승아 교수는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고, 평생 조절이 필요한 질환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생활습관은 고혈압약 한 개 정도의 혈압 강하 효과가 있으며, 이미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도 생활요법을 병행함으로써 복용 약의 용량 및 개수를 줄이고 약의 효과를 최대화하며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혈압보다 무서운 저혈압 고혈압 못지않게 위험할 수 있는 게 저혈압이다. 특히 정상이거나 높던 혈압이 갑자기 떨어질 때는 갑자기 기력이 없어지고 어지러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일이 생기면 고혈압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혈압이 떨어진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 여러 기관에 혈액을 충분히 보내지 못해 ‘쇼크’ 상태가 올 수도 있다. 따라서 갑작스런 저혈압은 응급상태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므로 반드시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가야 한다. 또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졌다 곧 정상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는데 원인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다. 누워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저혈압으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을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한다. 자율신경계 기능이 약화된 노인이나 당뇨 환자에서 흔히 보이고 항고혈압 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식사를 제대로 못하거나 탈수에 빠졌을 때도 흔히 나타난다. 그외에도 건강한 사람도 과도한 자율신경 반사에 의해서 기립자세를 취한 후 수십분이 경과한 후에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외상에 의해 머리를 다친다든지 낙상으로 크게 다치는 경우를 조심하여야 하므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저혈압 원인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 90mmHg 미만, 확장기 혈압 60mmHg 미만이면서, 무력감이나 어지러움 등 증상을 동반될 때 저혈압이라고 진단한다. 물론 저혈압이면서도 아무런 증세가 없는 사람도 많지만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저혈압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는 주로 피로감을 일으키는데 심할 경우 졸도를 할 수도 있다. 저혈압 증세는 봄부터 여름에 걸쳐서 증세가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저혈압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2015년 2만 4946명이었던 저혈압 진료인원은 2019년에는 3만 6024명으로 1만 1078명이나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이 9.6%나 된다. 인구 10만명당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 49.4명에서 2019년 70.1명으로 41.9%나 증가했다. 특히 남성은 고령층에서, 여성은 20대에서 가장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오성진 교수는 “고령층 남성은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는 자율신경계 또는 심혈관계 질환 유병률이 높고 혈압을 낮추는 여러 약을 복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젊은 여성은 흔하게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체중감소, 월경과 관련된 철 결핍성 빈혈 등이 남성보다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재명 “전북서 정치 철학 태동”… 이낙연 “양육비 대지급제 도입”

    이재명 “전북서 정치 철학 태동”… 이낙연 “양육비 대지급제 도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3일 광주·전남 공약에 이어 14일 전북 공약을 발표하며 호남 사수를 통한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다. 추격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한부모·청소년 부모 공약을 발표하고 의원직 사퇴 의지를 강조하며 맞불을 놨다. 이 지사는 이날 여의도 ‘열린 캠프’에서 줌(zoom)을 통해 “(전북은) 저의 정치 철학이 태동한 곳”이라면서 “차별 없이 모두가 함께 잘사는 대동사상과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 사상은 이재명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앞으로 걸어갈 사회적 삶의 방향과도 정확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이날 발표한 6대 공약에는 ▲자동차·조선산업 부활 및 금융·탄소 소재 등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 ▲ 에너지 대전환과 그린 뉴딜 중심 지원 ▲4차 산업을 선도하는 농생명 산업 수도 육성 등이 담겼다. 이 지사는 “장밋빛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약속을 지킬 적임자는 본인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 지사는 “저희가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하고 있는데 호남에서는 과반을 하는 게 쉽지 않겠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도 “‘압도적으로 경선을 조기에 끝내야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읍소하는 게 전략이라면 전략”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캠프 사무실에서 젊은 여성암 환자들의 에프터케어를 연구하는 사단법인 쉼표와 정책협약식을 진행하고 국회에서는 한부모·청소년 부모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한부모 가정에 대해 양육 의무자가 양육비 지급을 하지 않는 경우 국가가 먼저 양육비를 지원하고, 나중에 양육비 채무자로부터 이를 회수하는 ‘양육비 대지급제’ 도입 등이 공약에 담겼다. 특히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본소득 비판론자인 이상이 교수의 영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기본소득은 철회돼야 맞다. 본선에 가기 전에 철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의원직 사퇴 안건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지도부 한 관계자도 “내일 최고위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며 “(사퇴서를) 처리하려면 이번 주 금요일쯤에는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전 의원직 사퇴 처리로 호남 민심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이날 밤 MBC 주관으로 열리는 TV토론에서 첫 일대일 토론 대결도 펼쳤다. 한편 이날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이 마감된 가운데 총선거인단 수는 216만명을 넘어섰다.
  • 필리핀 미인대회 수상자, 공산당 소탕 운동 ‘막달레나 미션’ 참여

    필리핀 미인대회 수상자, 공산당 소탕 운동 ‘막달레나 미션’ 참여

    필리핀의 낙후 지역에서 사는 수백만명의 소녀들은 판자집을 벗어나 부자가 되기 위해 미인대회 수상을 꿈꾼다. 세계 4대 미인대회인 미스 월드, 미스 유니버스, 미스 인터내셔널, 미스 어쓰 입상을 도맡는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필리핀도 미인대회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4일 ‘미스 필리핀’이 되기를 꿈꾸는 여성들이 세계 최장 기간의 사회주의 반란을 꺾는 무기로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1970년대부터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 공산당과 이들의 준군사 조직인 ‘뉴 피플스 아미’와 싸우고 있다. 필리핀 공산당의 목표는 땅을 농부들에게 재배분하는 것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공산당을 국가의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 공산당 군사 조직 소탕을 목표로 하는 필리핀 정부군은 여배우 등을 포함한 미인대회 출신을 모집해 ‘막달레나 미션’에 투입하고 있다. ‘막달레나 미션’은 공산주의자들이 저지르는 극악무도한 행위를 막고 국가 발전과 평화를 증진하는 것이 목표다.여기에는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83만명 이상인 미스 글로브 필리핀 출신 미쉘 구마바오를 비롯해 여배우, 여기자 등도 참여했다. 구마바오는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막달레나 미션은 여성의 전투 참여보다 젊은 여성들이 사회의 실질적인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막달레나 미션에 참여한 미인들의 아름다운 미소 뒤에 어두운 동기가 숨어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동안 정부의 공산당 소탕 활동이 인권 침해와 가짜 뉴스로 점철됐다는 비판도 있다. 막달레나 미션은 1965~1986년 필리핀 대통령을 지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처음 도입한 정부 후원 반사회주의 운동의 가장 최근 사례가 될 전망이다. 사회주의자라는 딱지는 독재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여성당의 국회의원 등 페미니스트들도 필리핀 정부의 막달레나 미션에 반대하고 나섰다. 여성 의원들은 정부가 여성들을 내세워 허위 정보를 뿌린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필리핀의 젊은 여성들이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것이 더 큰 문제이지 공산화는 여성들의 문제가 아니란 비판도 나왔다.
  • 中모톄출판사 런페이 편집자 “한국 문학은 ‘금광 같은 존재…묵직한 존재감 돋보여”

    中모톄출판사 런페이 편집자 “한국 문학은 ‘금광 같은 존재…묵직한 존재감 돋보여”

    “한국과 중국은 같은 유교 문화권이고 침략에 저항한 역사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한국문학은 중국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 쉽습니다. 아직 해외에 소개되지 않은 뛰어난 작가가 무궁무진한 만큼 발굴할 가치가 있는 ‘금광’ 같은 존재 아닐까요.” 중국 최대 규모 민영 출판사 ‘모톄’(磨鐵) 문화그룹 다위두핀(大魚讀品) 출판 브랜드의 해외문학 담당 런페이(任菲·37) 편집자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문학은 인간으로 살고자 애쓰는 묵직한 존재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한국문학번역원이 주관한 ‘문학인사 라운드 테이블’ 교류 행사에 참여한 런 편집자는 중국에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를 출간했다. 이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흰’, ‘소년이 온다’와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등도 펴낼 예정이다. 200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중국어권에서 번역 출간된 한국문학은 198건이다. 영어권(278건) 다음으로 많을 정도로 중화권 독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문학 독자층은 교육 수준이 높은 중산층과 대학생들, 20·30대 여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나영석 PD의 ‘윤식당’ 등 영상물을 통해 한류 콘텐츠를 주로 접했던 그가 한국문학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나서다. 평소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 책의 세부 묘사가 저 자신이나 주변 사람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현실적이고, 중국 사회와도 비슷해 공감이 갔다”고 했다. “김지영의 어머니나 외할머니는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그의 궁금증은 ‘엄마를 부탁해’ 출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출판 경력 10년의 런 편집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도 문학이 있어?’라고 얘기했지만, 민족주의적 자존심을 내려놓고 다른 나라 문화에 진정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국 작가는 취약계층처럼 언뜻 보기에 자신과 무관한 사람들에 의식적으로 주목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성 작가들은 일상에 대한 놀라운 관찰력과 미묘한 인간관계, 심리 상태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 주고 젊은 작가들은 소재 선택과 표현이 자유롭고 금기가 없다”고 덧붙였다. 런 편집자의 관심 분야는 한국문학계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박완서, 이문열, 황석영 작가 이외에도 김애란, 윤고은, 최은영, 김초엽 등 신진 그룹까지 망라한다. 그는 “김탁환 ‘살아야겠다’, 조남주 ‘귤의 맛’, 조해진 ‘단순한 진심’, 천선란 ‘천개의 파랑’ 등도 곧 번역 출간할 계획”이라며 “부커상을 받은 한강 작가 이외에도 셜리 잭슨상 수상자 편혜영, 대거상 수상자 윤고은 등 신진 작가 작품의 역동성과 소재의 다양성이 매우 인상적이라 한국문학의 국제적 영향력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중국 문학으로 그는 “박완서, 황석영, 은희경을 좋아한다면 천중스의 ‘백록원’, 위화의 ‘인생’, 옌롄커의 ‘레닌의 키스’, 모옌의 ‘개구리’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강, 김애란 작가를 좋아한다면 이와 비슷하게 인간 사회를 관찰하는 장아이링의 소설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권했다.
  • 지도자 40명 회담·분쟁지 VR 회의… 외교는 멈추지 않았다

    지도자 40명 회담·분쟁지 VR 회의… 외교는 멈추지 않았다

    바이든, G7 정상회의·기후회담 등 참석 12개국 외무장관 ‘백신 공급’ 회의까지코로나 유행 상황 속 ‘비대면 회담’ 활발 세계 각국서 수백명이 동시 회의 가능분쟁지역 여성 등 현장 목소리 반영도 국가 간 협상서 기밀유지 어려움 한계온·오프 융합 ‘하이브리드 외교’ 주목최근 몇몇 ‘낙하산 대사’(특임 공관장)들의 저조한 활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주재국 주요 인사들과 만나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실질적 외교 행위가 전무했다는 것으로 비판받았다. 부임 후 9개월간 비공개 외교 활동이 1건뿐이었다는 대사도 있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실이 ‘외교 네트워크 구축비 집행현황’을 분석해 공개한 것이었다. 지적을 받은 공관들은 대부분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외교에 제약이 크다”는 해명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인접 지역 공관장이나 전임자들과 비교해 활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비판을 면할 수는 없었다. 역량 있는 대사들은 ‘비대면, 디지털 외교’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갔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그러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기사에서 ‘디지털 외교´의 여러 면을 짚으면서 “외교는 멈추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는 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1년 반 남짓 대전염병의 시대, 외교는 어떠했을까. ●러시아, 유엔 안보리서 ‘물리적 출석’ 고집 비대면 외교로 가장 두드러진 인물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었다. 지난해 2월 대통령으로서의 첫 정상회담을 화상으로 했다.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의 회담 이후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지 않았다. 같은 달 런던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했고, 이튿날 바로 ‘뮌헨 안보회의´에서 연설을 했다. 3월에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쿼드’ 첫 정상회담도 열었다. 4월에는 기후정상회담으로 40명의 세계 지도자들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 모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움직이지 않았다. 임기 첫 3개월간 해외 방문 횟수는 단 5회로, 전임자에 비해 눈에 띄게 적었다. 콘돌리자 라이스, 존 케리 각각 25회, 힐러리 클린턴 19회, 마이클 폼페이오 17회에 한참 못 미칠 뿐 아니라 최근 가장 적었던 렉스 틸러슨의 9회와 비교해도 적었다. 화상 회담이 대세가 된 듯 보이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에서 ‘물리적인 출석’ 외에 다른 어떤 형태의 회의도 수용하기를 거부하면서 화상회의의 공식성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투표 행위도 이메일로 제출하게 되면서 일이 더뎌졌다. 그래도 사람을 모으는 일에는 비디오 카메라만 한 게 없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나 아세안 회의에 필요한 모든 정상들을 모으는 데는 수개월이 걸리지만, 화상으로는 그렇지 않다. 지난 2월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 논의를 위해 12명의 외무장관들과 한 명의 총리가 뉴욕에 집결하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이 주제로 유엔 안보리 화상회의를 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단지 ‘아스펜(ASPEN) 안보포럼´에서 연설하기 위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캔버라에서 로키산맥까지 들르기란 여간해선 없을 일”이다. “정치 지도자들과 외교관들이 물리적으로 출석해야 했다면 거의 틀림없이 참석하지 않았을 연설과 회의에 참석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 화상회의의 가장 큰 장점이다. 유엔 정무 차관보 로즈메리 디카를로는 “공항이나 도로에 머물지 않으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었다”고 했다.●분쟁지역 주민 의견 직접 수렴 가능 이코노미스트는 디지털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 같은 사례들도 소개했다. 포커스그룹조사 등 정치 또는 평화 프로세스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일에서 디지털이 갖는 효용성을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예컨대 유엔이 분쟁지역 예멘에서 20~30개의 질문이 있는 정기 여론조사를 진행할 때 30만 달러(3억 3000만원)의 비용이 들고 답변을 얻는 데 한 달이 걸리지만, 디지털로는 질문 설계에 약간의 자문료가 들었고 결과도 즉시 도출됐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인도주의 대화센터’는 분쟁지역에 있는 여성들을 스위스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시킬 수가 있었다. 리비아는 민감한 정치 협상을 비디오 플랫폼으로 진행하면서 화해의 로드맵인 ‘리비아 정치대화포럼’(LPDF)을 이끌어 냈다. 협상을 조율한 유엔의 리비아 특별대표 대행 스테퍼니 윌리엄스는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대화의 숫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디지털로 200명의 여성과 100여명의 젊은이들, 그리고 130개 지방자치체의 대다수를 참여시켰으며 다섯 차례의 디지털 대화를 가졌다. 리비아인들이 정치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드러낸 즉석 여론조사도 포함돼 있었다. 유엔 외교관들은 디지털 플랫폼으로 리비아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평화협상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협상이 지속될 가능성을 높였다고 진단했다. 지난 2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리비아 국민의 71%가 새 정부를 선출하기 위한 LPDF 과정에 만족하고 있으며 68%는 그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디지털 대화와 같은 것을 고려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관들은 이런 방식의 잠재력에 흥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가상현실(VR) 기술은 뉴욕에 있는 유엔의 의사 결정자들이 분쟁 지역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 VR는 ‘브리핑의 미래’로 여겨지고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공공외교센터는 영사 외교와 해외 시민들과 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디지털 채널과 봇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 초기 국가들이 잇따라 국경을 폐쇄하기 시작하면서 대사관·영사관들은 귀국 비행과 송환 절차 등을 공지하거나 상황 변화 등의 정보를 업데이트 하기 위해 디지털 채널로 눈을 돌렸다. 리투아니아 외무부는 인공지능(AI) 지원 챗봇을 배치했는데, 업무의 규모와 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최상의 선택으로 꼽혔다. ●“브렉시트·기후변화 직접 대화 필요” 비대면의 최대 약점은 협상에서 드러난다.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공식적인 대화를 위한 공간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협상이 풀리지 않을 때 술집에서 잡담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것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려운 메시지는 더 많은 뉘앙스와 함께 전달될 때 이해되기 쉽고, 인간관계에 손상도 덜하다. 기밀 유지는 또 다른 핵심 요소다. 누구라도 ‘민감한 문제’는 가상공간에서 꺼내기를 주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브렉시트 협상 같은 일은 직접 대화로나 가능한 일로 꼽힌다. 기후변화 대처 같은 것도 만나서 논의해야 할 영역이다. 그래서 ‘물리적’ 정상회담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각국 주재 대사의 역할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지 않다. 주재국의 정치, 문화, 언론, 논쟁 등을 충분히 흡수한 외교관들은 해당국의 ‘문화 통역사’로서 대체가 어려운 존재들이다. 오프라인 외교는 지난봄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되기 시작해 하반기에도 줄줄이 일정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는 물리적 외교와 디지털의 혼합인 하이브리드 외교의 도래를 앞당겼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하이브리드 외교는 장기적으로 외교의 수행 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온·오프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상쇄하는 균형점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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