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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로 지방을 살린 ‘축제의 신’이 말하는 성공 비결

    문화로 지방을 살린 ‘축제의 신’이 말하는 성공 비결

    감독을 맡은 축제마다 성공신화를 써서 축제의 신으로 불리는 문화기획자가 있다. 홍대 앞을 클럽문화의 성지로 만든 류재현 감독으로부터 문화의 힘으로 사람을 불러모으는 비결을 들었다. “어렵거나 망했거나 아니면 돈이 없으면서 처음 시작한 축제만 감독을 맡아왔어요.”  서울대 미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미대오빠’인 류재현 감독은 서울시의 정책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에서 일하다 문화기획자의 길을 걷게 됐다. 류 감독은 2001년 팔찌 하나만 사면 홍익대 앞 모든 클럽을 다 갈 수 있는 ‘클럽데이’로 홍대를 클럽 문화의 성지로 만들었다. 클럽데이는 클럽끼리 상생하는 효과를 낳아 더 나은 문화를 만드는 발판이 됐고, 홍대 일대의 상권을 키웠다.  이어 2003년 홍대앞 인디문화를 처음으로 서울시 대표축제인 ‘2003 하이 서울 페스티벌’에 선보임과 동시에 축제감독이 됐다. 서울과 양평, 춘천에서 개최된 ‘월드DJ페스티벌’은 대한민국 최고의 전자음악(EDM) 축제로 성장했다. 점프 구로축제, 나이없는 날, 서울문화의 밤,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서울장미축제, 내나라여행박람회, 아트프라이즈 강남, 전주비빔밥축제 등을 연달아 성공하면서 축제의 미다스 손이 됐다.  특히 8년째 감독을 맡고 있는 서울장미축제는 5000명이 오던 행사를 200만명이 찾는 축제로 성장시켰다. 2019년 한국관광연구학회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추산한 서울장미축제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투입예산의 8.7배나 되는 52억 6700만원에 이른다.  “장미축제는 서울 중랑구에서 여는데 처음에 예산은 5000만원밖에 안되지만 총감독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장미축제인데 장미가 별로 없다는 공무원들의 걱정에 ‘밤에 피는 장미’란 아이디어를 내놓았죠” 발광다이오드(LED) 장미를 심은 서울장미축제는 서울에서 제일 예쁜 축제로 입소문이 나면서 그야말로 ‘장미 잭팟’이 터졌다. 장미의 날, 연인의 날, 아내의 날 등의 이벤트를 열고 ‘자기야, 장미 안 줘’ 등의 홍보 문구를 만들어냈다.  류 감독의 아이디어를 징계까지 불사하면서 구현해 낸 공무원들의 노고도 있었다. 인근 동대문구 아파트 주민이 장미축제에 쉽게 올 수 있도록 중랑천에 징검다리를 놓자고 제안했다. 축제개막일까지 징검다리를 놓느라 고군분투했던 중랑구 치수과장은 상급 부처와의 협의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발생해 징계를 받기도 했다.  현재 그가 감독을 맡은 축제는 서울장미축제, 아트프라이즈 강남, 내나라 여행박람회, 전주비빔밥축제, 의령 리치리치페스티벌 등이 있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힘들었던 지난 2년 동안에도 9개의 축제를 맡아 7개를 제대로 치러냈다.  류 감독은 혁신적 아이디어로 방역기간에도 축제를 열었다. 서울장미축제는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훌라후프 안에서만 춤을 추는 ‘제자리 디스코’ 행사로 인기를 끌었다. 그가 행사를 알리기 위해 만든 홍보 문구는 ‘멈춤에서 춤춤’이었다. 아트프라이즈 강남은 논현동 가구거리 매장에서 ‘쇼윈도 콘서트’를 열었다. 가수와 관람객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공연을 즐기는 형식이었다. 또 의료진들이 입는 방호복을 캔버스 삼아 작가들이 예술혼을 펼친 ‘방호복 전’으로 코로나 극복 영웅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방에서 열리는 축제는 유명 트롯트 가수만 부르면 사람이 모인다. 하지만 류 감독은 25년간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면서 한 번도 연예인 초청으로 흥행을 도모한 적이 없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심성 행정에 가까웠던 축제를 장소 마케팅과 연계해 지방에 경제적 효과를 안겨주고, 지역주민이 행복해지는 장으로 만들어왔다. 그는 “남이 원하는 것을 해주면 기획가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 예술가”라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 왔다”고 그동안 기획한 축제의 성공 비밀을 털어놓았다.  올해 그가 새로 맡은 축제로 경남 의령군에서 열리는 ‘의령 리치리치 페스티벌’이 있다. 의령에는 삼성을 창업한 호암 이병철 회장뿐 아니라 삼영화학을 세운 관정 이종환 회장의 생가가 있다. 또 임진왜란 때 곽재우 홍의장군이 왜적을 소탕한 남강변에 부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전설의 솥바위가 있다.  류 감독은 사람들이 부자의 기운을 받고, 의령군민이 부자 되는 축제를 기획했다. 유명 창업가뿐 아니라 해외에서 일하며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통해 경력의 정점을 찍고 있는 30~40대 젊은 전문가들이 의령으로 모인다. 축제 마지막 날인 10월 30일에는 솥바위 주변에서 사람들의 소원을 적은 은행잎을 띄워 대장관을 연출할 계획이다.    그는 “지역의 가치를 찾아주는 축제 기획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며 “예산은 기획이 잘 되면 자연히 따라붙는다”고 강조했다.
  • [열린세상] 증오의 정치, 승자는 없다/김종면 언론인

    [열린세상] 증오의 정치, 승자는 없다/김종면 언론인

    작가 박경리는 1950년대 6·25 전후(戰後)를 ‘불신시대’로 규정했다. 동명의 단편소설에서 작가는 엉터리 의사의 수술로 아들을 잃은 주인공의 눈을 통해 당대 사회의 타락상을 고발한다. 건달꾼이 의사 행세를 하는 병원, 불심의 깊이를 시줏돈으로 재단하는 절, 도적맞지 않기 위해 신발을 들고 들어가야 하는 교회 등 도덕의 탈을 쓴 것들이 모두 비판대에 오른다. 주인공은 마침내 절에 맡긴 아들의 위패가 허상에 불과한 것임을 깨닫고 그것을 불태운다. 거짓과 위선으로 얼룩진 부조리한 삶의 조건을 불살라 버림으로써 불신의 시대에 항거한 것이다. 60여년 전 불신시대는 문자 그대로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시대였다. 그러나 그것은 차라리 소박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지금 우리는 불신을 넘어 인간성마저 말살하는 혐오, 아니 증오의 시대에 살고 있다. 불안, 공포, 냉소, 분노, 광기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사회에 가득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를 이용한 증오정치에만 골몰한다. 이념과 지역, 세대, 성별, 계층에 따라 국민을 편 갈라 지지층을 끌어모으려고 한다. 증오의 정치는 승리의 길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임기 말인 2019년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를 노숙자들이 점령해 파괴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노숙자 위기’ 해결을 공언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노숙자 이슈화는 극단적인 반이민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비판과 함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트럼프는 결국 재선에 실패했고 그의 증오정치는 막을 내렸다. 우리 앞에 전개되는 증오정치는 어떤 모습인가. 일각에서는 청년정치를 선도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트럼피즘의 혐의를 두기도 한다. 젠더 갈라치기, ‘이대남’(20대 남성) 분노 유발 등의 정치 행태가 백인 하층 노동자들의 분노를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로 돌려 집권한 트럼프의 포퓰리즘과 닮았다는 것이다. 2030 젊은층이 ‘한국판 레드넥(redneck)’이라도 되는 것인가. 한국의 2030세대는 미국의 일부 백인 노동자들처럼 배움이 적지도 편협하지도 반동적이지도 않다. 이 전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세대포위론’을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지적받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곧 증오정치의 악인은 아니다. 보수·진보의 이념이 ‘실용’ 앞에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지역감정의 벽에는 균열이 생겼다. 청년실업이 부추긴 남녀혐오 현상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럼에도 증오정치의 폐해는 심각하다. 정치 양극화로 인한 혐오 정서에 기대어 정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는 구조적으로 증오정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더욱 차별과 배제가 아닌 포용과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 반대다. 집권 여당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지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초유의 ‘죽고 죽이는’ 권력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을 위한 증오정치인가. 절체절명의 공천줄을 잡기 위한 것인가. 명분 없는 권력다툼에 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증오의 뿌리를 그대로 놔둔 채 겉으로만 분란을 수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맺은 자가 풀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당내 ‘증오신드롬’을 치유하지 않는 한 정치의 평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야당과의 협치는 고사하고 집권당 내부가 이렇게 편편치 않아서야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불신시대’의 주인공이 위패를 불살랐듯 윤 대통령은 불모의 증오정치 토양을 갈아엎어야 한다. 감정이 능력이 되고 돈이 되는 감정자본주의 시대다. 감정의 사회적 맥락이 중시되는 감정민주주의 시대다. 증오정치의 끝은 공도동망(共倒同亡)이다. 편견과 고정관념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랑의 윤리로 상대를 감싸 안아야 한다. 그것이 이기는 정치다.
  • [글로벌 In&Out] 영국 여왕 서거와 트러스 총리의 취임/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글로벌 In&Out] 영국 여왕 서거와 트러스 총리의 취임/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9월에 영국은 두 가지 큰 변화를 겪었다. 첫째는 9월 8일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를 일기로 서거한 것. 여왕은 영국 역사상 두 번째로 긴 70년간 즉위하면서 15명의 총리를 임명했다. 영국인의 정신적 지주이면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다. 두 번째 변화는 리즈 트러스 총리의 취임이다. 취임 직후, 여왕 서거에 따라 영국 전체가 국장 분위기에 돌입했다. 내각 구성은 조용하게 이루어졌고 정책 발표는 뒤로 미뤄졌다. 국장에 따른 세기적인 조문외교 준비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트러스 총리는 마거릿 대처(1979~1990), 테리사 메이(2016~2019)를 잇는 세 번째 여성 총리이다. 올해 47세로 영국 총리 중에서는 젊은 축에 속한다. 지난 2010년 하원에 입성한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4선에 성공했다. 나이에 비해서는 정무직 경험이 많다. 환경, 법무, 국제통상, 외무 장관 등을 거쳤다. 특히 전임자인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내각에서는 국제통상 장관과 외무 장관 등 핵심 요직을 맡았다.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는 감세와 기업 경쟁력 강화, 정부 효율화 등 작은 정부를 주장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법인세, 소득세 등의 인상을 주장했던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형성했다. 외무·군사 분야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특히 ‘러시아를 반드시 패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와의 협상 여지를 남겨 두려는 유럽 대륙의 정치인들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트러스 총리의 역할이 무거운 이유는 영국과 유럽이 마주한 상황 때문이다. 먼저 영국 국내 상황을 보면 물가상승률은 10%를 기록 중이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이 제일 큰 요인이다. 전기·가스 가격은 지난해 대비 최대 80%까지 상승할 수 있다. 지난 2분기 영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마이너스 0.1%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더 나빠질 수 있다. 영국 중앙은행은 올해 4분기부터 영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 파운드화의 가치는 1.13달러까지 떨어졌다.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물론 영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하다. 그런데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영국은 독자적으로 이 상황을 이겨 나가야 한다. 영국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다. 지리적 위치와 북해산 유전으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는 낮다. 반면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심국으로서 우크라이나에 무기지원과 훈련 등 대대적인 군사 지원을 시행했다. 따라서 이번 전쟁을 어떻게 종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EU를 탈퇴했지만, 여전히 EU와 협의를 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안보 문제로 인해 잠시 가려져 있을 뿐이다. 미국과의 관계도 새로운 영국 정부에는 중요한 과제이다. 영국 내 고질적인 북아일랜드 문제를 두고 견해차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견제 등에서 양국은 일치된 견해를 갖고 있다. 취임식에서 트러스 총리는 감세와 기업 주도의 경제성장, 에너지 위기 해결, 보건 서비스 개선을 우선순위 목표로 발표했다. 폭풍우를 이겨 내고 영국 경제를 재건하겠다는 것이다. 대처 전 총리와 유사한 면이 많다. 대처 전 총리는 1970년대 말 ‘영국병’ 극복을 내세우며 기업 감세, 민영화를 추진했다. 포틀랜드 전쟁 등 외부의 도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했다. 트러스 총리의 출발은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취임식을 연상시킨다. 그 당시 영국 정부는 비교적 양호한 경제 상황 속에서 EU 집행부를 상대로 브렉시트 협상을 해야 했다. 지금의 상황은 그때보다 더 복잡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통해 느꼈던 안정감이 그리워지는 이유이다.
  • “30대 청년장관 앉힐 수 있어야 대한민국 지속 가능”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30대 청년장관 앉힐 수 있어야 대한민국 지속 가능”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대한민국 이미 내리막길 들어서사회갈등 증폭 속 여야는 극단화 민주, 강고해진 강경파가 걸림돌국민의힘, 7080 때문 변화 어려워 뉴스 환경급변 언론 황색화 심각공정언론 사회적 지원책 절실해안 그런 적이 있었냐만 정국이 시끄럽다. 어지럽다는 말이 더 적확할 듯하다.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뉴욕 발언’을 놓고 여야의 공방은 고발전으로까지 치달았다. 국격을 따지고 국익을 들먹이지만 기실 여야 모두 정치적 유불리에만 매달리는 양상이다. 그런가 하면 국민의힘에선 28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 여부가 논의된다.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국민의힘 전국위 당헌 개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에 대한 법원의 심리도 진행된다. 이 전 대표가 자진 탈당 권고 처분을 받아 사실상 출당 조치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국민의힘 비대위가 다시 해산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는 물론이고 윤석열 정부 들어 정권을 거머쥔 여당과 국회를 차지한 야당의 쟁투는 갈수록 도를 더해 간다.이런 대결 정치의 현실에 염증을 느껴 3년 전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정치 일선에서 한발 물러선 김세연 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이 떠올랐다. 21대 총선을 5개월 남짓 남겨둔 2019년 11월 17일, 자신이 속한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을 향해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는 날 선 비판을 던졌던 그는 지금 펼쳐지고 있는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최근 서울신문 칼럼에서 그는 “정치는 저질화, 언론은 황색화되고 있다”고 했다. 좀더 자세히 얘기를 나누고 싶어 지난 26일 그가 청년정치교실을 꾸려 가고 있는 서울 양평동 ‘캠퍼스디 서울’ 사무실로 찾아가 만났다. 지금 정치 상황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뜸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레이 달리오의 말부터 꺼냈다. “달리오가 쓴 책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보면 나라의 흥망성쇠가 나온다. 성장과 분배가 증가하는 발전 끝에 정점에 다다른 다음엔 정부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세입보다 세출이 많아지고 정부 부채가 쌓이면서 점점 내리막길을 걷다 결국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지금 하강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생각이다. 분배의 수요는 크게 늘었는데 성장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를 정치 리더십이 해결해야 하는데 외려 포퓰리즘에 끌려가는 구도가 되고 있다. 이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이 그렇고 최근 이탈리아에서 무솔리니를 추종하는 극우정당 대표 조르자 멜로니가 새 총리에 오른 것도 이런 세계적 극단화의 흐름이라고 하겠다.” -우리도 이런 극단화로 치닫고 있다는 말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의 보수당 분열,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현 여권의 갈등, 강경 팬덤에 휘둘리는 더불어민주당의 모습들이 모두 극단주의로 흐를 개연성이 커져 있음을 말해 준다.” -민주당의 경우 강경 지지층이 많이 부각돼 있지만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강성파가 부각돼 있지 않은 것 아닌가. “민주당의 경우 친노무현 세력의 일부가 친문재인 세력이 되고, 다시 친이재명 세력이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수는 적지만 활동성이 강한 팬덤 지지층이 형성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하겠다. 달리오도 지적했듯 노선 투쟁을 거치면서 강경파가 득세하는 과정이 되풀이돼 온 것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박근혜 탄핵 반대 투쟁에 앞장선 극우 세력이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상당히 퇴조했다는 점에서 민주당과는 양태가 다른 게 사실이다. 다만 대선 과정에서 유입된 2030세대 남성 지지층이 크게 위축된 반면 여전히 산업화 시대의 사고에 머물러 있는 60대 중반 이상 세대가 당의 공고한 지지기반이고, 이분들의 시대착오적 인식이 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보수진영의 극단화 양태를 짚어 본다면. “7080세대의 많은 분들이 극우 성향 유튜버들의 노예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유튜버들은 분명 언론 매체가 아닌데, 많은 분들이 전통 언론과 구분하지 않은 채 이들의 사실과 다른 주장에 휘둘리고 있다.” -조국흑서의 일부 저자 등 민주당에 등을 돌린 진보·중도성향 인사들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하며 국민의힘에 유입돼 있지 않나. “그런 분들이 계셨기에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을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중도의 지평을 넓히고 이 전 대표가 청년세대로 외연을 넓힌 바탕 위에서 가능했던 일이다. 문제는 이런 스윙보터 그룹의 비중이 너무 작고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 전 대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28일 국민의힘 윤리위가 소집돼 이 전 대표 추가 징계 여부를 논의한다. “탈당 권유 등 결국 제명으로 귀결될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 대선에서 2030세대와 7080세대가 전략적 동맹을 맺었던 것인데, 이준석 제명으로 이제 이 동맹은 파기되는 셈이다. 이 전 대표의 행동은 자기 생존 차원에서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통합보다 분열을 일으키는 방식의 정치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2030세대의 이탈로 이어질까. “예상하기 쉽진 않은데, 2030세대 당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이들이 조직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지금 2030세대의 두드러진 특질 가운데 하나다. 유명 유튜버의 게임 중계에 10만명이 동시 접속해 즐기다 게임이 끝나면 순식간에 흩어지는 걸 봤다. 일시적으로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가상공동체 문화에 익숙한 세대다. 흩어져 있더라도 서로가 공유할 무언가가 있다면 순식간에 모인다. 흩어져도 흩어진 게 아닌 거다. 국민의힘이 이런 청년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런 시대에 맞는 정당의 활동상을 그려내야 하는데 이런 인식이 안 돼 있으니 세상 바뀐 걸 이해를 못 하는 거다.” -이 전 대표의 행보를 예상한다면. “이 전 대표 역시 바른정당 실패를 통해 보수신당의 한계를 절감한 만큼 쉽사리 신당을 만들거나 하진 않을 걸로 본다. 다만 시간은 내 편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을 듯하다. 2024년 총선까진 어렵고, 2027년 차기 대선을 앞둔 시점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출되고 범보수 진영이 통합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복당하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최근 칼럼을 통해 ‘언론의 황색화’를 비판했다.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전통 언론 매체들이 갈수록 저급화, 정치화되고 있다. 생존 위기에 놓인 여건은 이해하지만 사회 건강성 회복을 위해 지속돼선 안 될 일이라고 본다. 언론 매체가 이렇게 정치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공정보도의 기능은 회복하기 어렵다. 탈진실의 시대에 다들 오염된 바다를 떠다니는 상황에서 아직 망가지지 않은 매체들이 안정적인 경영 기반 위에서 저널리즘다운 저널리즘을 지켜낼 수 있도록 할 공적 지원이 절실하다.” 인구 감소와 성장동력 상실로 나라 전체가 주저앉는 가운데 정치는 극단으로 치닫고 언론은 황폐화돼 버린 상황에서 고민 많은 그는 어떤 탈출구를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과거 ‘830 기수론’을 주창한 바 있다. 80년대생, 30대, 00학번의 청년 세대가 정치와 사회 각 영역의 주역으로 편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세대가 변화의 주역이 돼야 한다. 유럽 각국에선 30대 총리, 장관이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다. 우리도 이미 기업에선 40대, 심지어 30대 CEO가 적지 않다. 30대 후반만 돼도 각 부처 장관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다. 30대가 주도하는 게 훨씬 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김세연은 2008년 18대 총선 때 36세 젊은 나이로 부산 금정 선거구에서 당선돼 20대 국회까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범여권 개혁파 정치인. 이 지역에서 5선을 지낸 고 김진재 전 한나라당 의원이 부친,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장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범보수 진영의 이합집산 속에 한나라당, 새누리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등을 거치는 부침이 이어졌다.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유승민 전 의원과 정치 행보를 같이 하며 현역 시절 유승민계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김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과 인간적 교류는 이어 가겠지만 정치적 지지는 어렵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 시절은 물론 2020년 21대 총선 불출마 이후에도 한국 정치의 변화와 쇄신을 강도 높게 주창하며 현실 정치의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해 와 가히 ‘정계의 닥터 둠(Dr. Doom·비관론자)’으로 꼽힌다. 2017년 바른정당 시절 만든 청년정치학교를 지금껏 꾸려 가며 청년정치인 양성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출세욕에 휘둘리면 괴물이 된다”는 게 이 학교 교감인 김 전 의원이 예비 정치인들에게 당부하는 경구다. 22대 총선 출마를 통한 정치 일선 복귀에 대해서는 공란으로 남겼다. 주변의 권고는 받고 있으나 생각해 본 바 없다는 것이다.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50·부산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 ▲(주)동일고무벨트 고문
  • ‘인구 블랙홀’ GTX 멈춰라… 4대 대도시권 광역철도가 더 급하다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인구 블랙홀’ GTX 멈춰라… 4대 대도시권 광역철도가 더 급하다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물가가 무섭게 뛰고 있다. 금리도 높아졌다. 세계 경제가 불안하니 달러도 강세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현상이 잦아드는 데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집값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주택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5년간 27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도 있었지만 팔리지도 않을 집을 너무 많이 짓는 건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8년간의 집값 폭등은 많은 사람을 당황하게 했다. 수요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얘기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점은 명확히 하자.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건 공급이 갑자기 부족해져서가 아니다. 주택건설 인허가 통계를 보면 매년 우리나라에 새롭게 공급되는 주택 물량은 꽤나 안정적이었다. 지난 30년간 평균적으로는 매해 40~60만호 정도가 꾸준히 공급됐다. 주택시장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은 수요 때문이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공급은 부족해 보이고, 반대의 경우엔 공급이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변덕스러운 수요도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양상으로 나타난다. 장기간에 걸친 집값 변동 그래프는 지속적인 우상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이니 집값 역시 장기적으론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만큼은 높아져 왔다. 집값이 물가나 경제 총량의 변화 추세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계단식 상승 추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안정적인 시기를 보내면서 에너지를 응축하다가 유동성 확대나 금리 인하 등의 호조건을 만나면 폭발적으로 불타오르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동산 정책은 단기적 집값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 시각에서 설계돼야 한다. 꾸준히 주택 공급을 이어 간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좀더 집중해야 할 부분은 ‘장기 수요’의 변화다. 이 변화는 천천히 그리고 묵직하게 일어난다. 그럼 장기적 수요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하나는 ‘인구의 증가’다. 인구는 수요를 증가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이다. 수요 증가의 또 다른 요인은 ‘소득수준 상승’이다. 소득이 늘면 새집이나 넓은 집을 더욱 찾게 되기 때문이다. 인구와 소득수준의 변화는 지역별 편차가 크다.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고부가가치 일자리도 늘어나는 지역은 집값이 계속 상승한다. 반면에 인구가 줄고 일자리의 질도 낮아지는 곳은 장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과거 30년간 수도권의 집값 상승폭은 유난히 컸다. 수도권은 인구가 계속 늘어났고, 소득 증가폭도 다른 지역에 비해 컸기 때문이다. 이때마다 정부는 어김없이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1기 신도시는 우리나라가 1986 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을 치르고 난 후 나왔다. 당시 저금리, 저유가, 저달러의 3저 호황으로 인해 시중에 돈이 넘쳐났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돈이 쏠렸고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도 속출했다. 노태우 정부는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을 1기 신도시로 지정했고, 여기에 30만호 주택을 공급했다. 이후 오랫동안 주택시장은 평안한 시기를 보냈다. 수도권 쏠림은 계속 이어졌다. 1997년 외환위기 시기를 거치며 웅크렸던 부동산 시장은 노무현 정부 때 다시 한번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하늘이 무너져도 집값은 잡겠다는 정부의 공언이 무색하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03년엔 동탄, 김포, 검단 등 2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수도권 공급물량은 60만호 정도로 계획했다. 수도권은 높아진 집값을 잡기 위해 신도시로 대응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은 잔뜩 위축됐다. 전 세계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췄다. 박근혜 정부 말기에 집값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폭등세가 이어졌다. 3기 신도시를 발표했다. 왕숙, 교산, 계양 등 8곳에 30만호 정도의 주택 물량을 계획했다. 여기까지가 우리나라 신도시의 아주 간략한 역사다. 이쯤에서 독자들도 신도시 정책에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집값이 폭등하면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고, 다시 집값이 폭등하면 또 신도시 계획을 내놓는다. 이것을 무려 세 차례나 반복했다. 신도시는 장기적으론 수도권 집값을 잡지 못했다. 오히려 서울 중심성을 더욱 강화해 지방의 인구를 유입시키고, 장기적으로 집값을 올리는 역할을 했다. 신도시를 태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발표하며 강한 공급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 집값과 임대료는 더 큰 폭으로 뛰었을 것이고, 무주택자는 더 큰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게다가 절박한 마음으로 상투를 잡은 젊은이들의 고통은 더욱 컸을 것이다.수도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인구가 계속 유입되니 집값이 폭등했고, 이를 막기 위해 외곽에 신도시를 만들었다. 하지만 도시에 주택만 지을 수는 없다. 해가 뜨면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저녁엔 밀물처럼 들어오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자족 용지’를 대거 배치하는 것이다. 자족 용지란 도시의 자족성을 강화하는 용도로 쓰이는 용지다. 주택용지 이외에 상업과 공업 등에 쓰는 땅이지만 기업을 입주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용지로 봐도 무방하다. 또 다른 하나는 신도시 주민을 고립된 섬에 가두지 않기 위해 ‘광역교통망’을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다. 도로와 철도로 신도시와 서울의 주요 핵심부를 연결하면 신도시는 서울의 기능적 권역으로 포함된다. GTX라고 불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는 일산, 동탄, 남양주 등의 신도시로 인해 탄생한 교통수단이다. 이 철도는 3기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됐다. GTX를 지하철보다 조금 더 빠른 교통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놀라지 마시라. GTX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면서 시간당 80~100㎞ 정도로 달린다. 일반 지하철보다 3배나 빠른 속도로 운행되는 열차다. 현재 파주에서 서울역까지, 동탄에서 삼성까지는 각각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그런데 GTX가 개통되면 20분 정도로 단축된다. 지금은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1시간 30분 거리다. 하지만 GTX 개통 후엔 30분이면 족하다. 이렇게 GTX는 서울, 인천, 경기를 통으로 엮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GTX가 중심부에 쏠린 압력을 밖으로 빼내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논리는 이러하다. 주택가격이 높은 곳은 교통이 좋다. 그래서 교통비용이 낮다. 대표적인 예가 강남이나 여의도다. 강남엔 일거리와 놀거리가 차고 넘친다. 많은 사람이 살고 싶어 하니 집값이 비싸다. 반면에 주택가격이 낮은 곳은 교통비용이 높다. 경기도 가평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된다. 앞으로 GTX 역이 설치된 외곽 지역은 접근성이 대폭 높아질 것이다. 그러니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집값도 올라가게 될 것이다. 이 수요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접근성을 가진 곳에서 옮겨간 ‘이전 수요’다. 아직 GTX B·C 노선이 삽도 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GTX 광역교통망의 판을 키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공약으로 ‘2기 GTX’를 발표했다. GTX A·B·C에 더해 D·E·F의 3개 노선을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수도권 전 지역 30분 출근 시대’를 약속했다. 지난 4월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GTX A 건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GTX와 관련해 임기 내 GTX A·B·C 노선은 착공을 개시하고, D·E·F 노선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정부는 지난 8월 발표된 ‘국민 주거안정 실현 방안’에 GTX의 조기 개통 및 조기 착공 계획을 천명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지방선거 공약으로 ‘출퇴근 하루 1시간의 여유 GTX 플러스’를 발표했다. ‘플러스’는 말 그대로 기존 발표된 GTX에 노선 연장과 세 개의 신규 노선인 GTX D·E·F를 더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11월에는 GTX D·E·F 노선 신설에 관한 12억원 예산의 연구용역도 시작된다. 경기도나 정부나 GTX의 정책 목표는 대체로 유사하다. 수도권을 ‘30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GTX를 건설하며 전면에 내세운 편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수도권의 교통 체증 완화’고 또 하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기여다. GTX가 교통 체증을 완화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 효과는 없을 것이다. 아니, GTX는 수도권 집값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2030년 기준으로 GTX A·B·C로 인해 통행 시간이 30분 이상 줄어드는 인구를 추정한 바 있다. 추정 결과 서울시청행 기준과 삼성역행 기준으로 각각 190만명과 270만명 정도의 인구가 이런 혜택을 받았다. 달리 표현하면 시청역 주변과 삼성역 주변으로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인구가 각각 대전시 총인구(150만명)와 대구시 총인구(240만명)보다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중심부에 쏠려 있던 주택 수요를 외곽으로 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심부를 더욱 주목받는 공간으로 만들 것임을 의미한다. 중심부는 상업과 업무 기능으로 무장하며 땅값을 높이고, 이는 주변의 집값을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GTX는 수도권 쏠림으로 인한 집적 불경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수도권 주민의 고통을 경감하는 데 기여할 것임은 분명하다. 수도권 내 지역 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고 정주 인구도 분산될 것이다. 수도권은 GTX와 GTX 지선을 통해 강원도 영서지역과 충정도 북부지역까지 끌어안으며 몸집을 키워 가는 중이다. 안타깝게도 지방민들은 이런 수도권의 변신을 자신들과 상관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메가톤급 광역교통망은 서울에 더욱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고, 지방 청년 인구의 이탈을 가속화할 것이다. GTX는 수도권 주민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기보다 지방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다. GTX A·B·C 노선이 개통되면 지방은 더 많은 인구가 유출돼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GTX 연장 노선과 신규 노선인 GTX D·E·F의 사업비는 18조원이 넘는다. 이 18조원은 휘청거리는 지방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한 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무너진 지방을 회생시키기 위해 GTX 사업비의 10배가 넘는 돈을 지출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GTX가 더욱 필요한 곳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 대도시권이다. 교통망은 지역경제의 기초를 제공하는 뼈대 역할을 한다. 지방 4대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GTX 노선을 구축해 규모의 경제와 집적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래야 지방에 기업과 인구를 유인할 수 있고, 수도권에 4기, 5기 신도시가 건설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수도권 3기 신도시가 마지막이길 희망한다. GTX 플러스 논의도 여기서 멈추길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도권과 지방은 서로를 끌어안고 침몰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금연구역 단속에 아버지뻘 남성 폭행…수유역女 공분

    금연구역 단속에 아버지뻘 남성 폭행…수유역女 공분

    젊은 여성이 대낮 도심에서 아버지뻘 되는 남성을 폭행하는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여성은 금연구역에서 흡연 중 단속을 나온 남성에 의해 제지를 받자 분을 참지 못하고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유튜브와 주요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수유역 흡연 단속하는 공무원 폭행하는 여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은 여성은 중년의 남성을 수차례 걷어차다 이내 주먹을 쥐고 손으로 머리를 가격한다. 남성이 움직이지 못하게 아예 가방을 꽉 붙잡고 8차례 머리를 가격한 여성은 지나가던 시민들이 폭행을 말리자 “이 사람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 나는 참고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남성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연신 폭행을 당했고, 손에 들고 있던 서류철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시민의 증언에 따르면 영상 속 여성은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무단투기 단속 중이던 남성에게 제지를 당했고, 시비가 붙자 이내 남성을 폭행하기 시작했다.“흡연 단속에 기분 나빠서 폭행” 이날 영상을 공유한 한 시민은 “폭행 이유가 금연 구역에서 담배 피우다가 걸렸는데 단속하는 게 기분 나빠서 (때린 거다)”며 “결론은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고 전했다. 그는 “뒤통수 저렇게 때리는 거 되게 위험한 거다. 저분(남성)은 한참 어린 사람한테 사람들 다 보는 길거리에서 맞은 기억을 평생 안고 살 텐데 (안타깝다)”며 안쓰러워했다. 한편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연구역 단속 등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을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형법 제136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성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20대 여성 A씨를 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했다. 강북구청에 따르면 A씨는 지하철 이내 10m 이내 흡연 시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적발 과정에서 신분증을 달라고 했다는 이유로 이같이 행동했고, 이후 혐의를 인정했다. 폭행을 당한 보건소 소속 공무원 B씨는 병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 [씨줄날줄] 디지털 관광주민증/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디지털 관광주민증/박현갑 논설위원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면서 시골은 고사 위기에 놓였다. 거주하던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 지역으로 나가고, 학교는 문을 닫은 지 오래다. 노인들만 남은 마을에는 적막감만 감돈다. 이런 실정을 극복하고자 사이버 주민 모집에 나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과 충북 옥천군은 다음달 4일부터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한다. 두 곳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89개 인구 감소 지역에 속한다. 주민증은 관광공사 여행 정보 플랫폼인 ‘대한민국 구석구석’ 모바일 앱에서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 뒤 현지를 방문하면 다양한 할인 혜택이 기다린다. 평창군은 선착순으로 5000명의 관광주민증 소지자에게 평창여행자카드 1만원권을 준다. 옥천군은 11월 말까지 주요 숙박시설 요금은 10~30%, 체험은 최대 50%까지 할인해 준다. 정주 인구를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관광이나 체험 등을 통해 지역과 관계를 맺고 교류하는 ‘관계인구’를 늘려 지역의 활력을 제고하려는 것이다. 관광주민증 사업의 성패는 원조 모델인 ‘공주시 온누리 시민제도’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 2008년 충남 공주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이버 시민을 모집했다. 인터넷상 공주시민이 된 뒤 인터넷 홈페이지(온누리 공주)에 게시글 올리기 등의 활동을 하면 관내 문화유적지 입장권 구매나 시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를 적립해 준다. 한때 20만명을 웃돌던 주민수가 13만명 선으로 줄면서 취약해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제도 도입 당시 시가 목표로 한 사이버 시민은 100만명이나 지난 5월 말 현재 10만 755명이 가입해 있다. 단체장이 바뀌면서 사업이 명맥만 유지해 온 탓이다. 시 담당자는 “올 하반기부터 시장님 공약에 반영돼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자체들이 지역의 역동성 제고를 위해 관계인구에 주목한 건 바람직하다. 시골에 도시민들의 세컨드하우스, 농막 등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행태를 부동산 투기 차원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살릴 자원으로 인식하고 지원하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 [2030 세대] 여왕이 없는 나라/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2030 세대] 여왕이 없는 나라/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영국 1파운드 동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전이다. 작고 두툼해서 손으로 쥐어 보면 누구나 그 매력을 알 수 있다. 흔히 ‘금화’라고 불리는 그 묵직한 느낌이다. 2017년부터 매력의 1파운드는 보통의 1파운드로 바뀌었다. 영국 동전의 또 다른 재미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변하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그것도 끝이 났다. 영국은 잘 알다시피 몇 남지 않은 입헌군주국가이다. 마키아벨리는 늘 그렇듯이, 칼끝처럼 꿰뚫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변화는 언제나 또 다른 변화를 위한 홈을 남긴다.’ 무언가를 애써 고치면 그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따른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혜를 바탕으로 입헌군주제를 주장한 이들이 있다. 작가 C S 루이스는 ‘헐뜯기보단 진단하고, 찬미하기보단 분별하라’고 했다. 그는 군주제를 옹호했다. 군주제를 부정하긴 쉽다. 하지만 인간이 왕을 섬기지 못한다면 백만장자, 운동선수, 영화배우를 섬길 것으로 보았다. 영국의 보수 철학자 로저 스크루턴도 ‘섬김’의 대상을 고민했다.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는 평화를 위협한다. 하지만 이를 억눌러선 안 된다. 충성을 바칠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국왕이라 보았다. 좀 극단적인가? 하지만 입헌군주제를 보수주의자들만 옹호한 것은 아니었다. 스크루턴의 논리는 그보다 50년 전 좌성향 작가 조지 오웰이 먼저 꺼냈다. 오웰은 국왕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위험한 감정을 배출시킬 배기 밸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파시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충동을 왕실이 해소한 것이, 영국이 히틀러나 스탈린을 면한 이유의 하나라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루이스도 윗글을 1943년에 썼다. 절대군주를 열망하며 쓴 글은 아니란 것이다. 영국 총리는 아직도 일주일에 한 번씩 국왕을 찾아가 국정에 대해 보고하고 자문을 구한다. 기자도 보좌관도 없는 자리에서 총리와 국왕은 둘만의 대화를 나눈다. 운이 좋게 태어났다 해서 혜택을 누리는 건 불공정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자를 믿고 섬겨야 할까? 우리는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사람을 가리킬 때 흔히 ‘정치적’이라고 한다. 이 말은 이제 경멸을 담은 욕이 되었다. 반대로 좋아하는 영어단어 중 하나는 ‘dignity’(품위, 격)이다. 영국 여왕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말이다. 처칠, 클린턴, 만델라도 여왕을 만났다. 그녀는 역사였다. 영국 동전엔 단아한 젊은 여성의 옆모습이 새겨져 있다. 시간이 흐르며 점점 목은 짧아지고 턱밑에 조금씩 살이 붙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머리 스타일만 달라지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그 자리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균형을 잡아 주고 그 균형은 아름다운 비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우리 세대에 더이상 영국 여왕을 만날 일은 이제 없어졌다.
  • 서울 최연소 구의장… “소통·혁신하는 모습 보여 드릴 것”[의정 포커스]

    서울 최연소 구의장… “소통·혁신하는 모습 보여 드릴 것”[의정 포커스]

    “젊은 구 의장으로서 소통, 혁신, 새로움을 슬로건으로 정했습니다. 열심히 뛰는 의장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허광행(44) 서울 강북구의회 의장은 지난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의장이기 때문에 혁신적이고 개혁적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허 의장은 9대 강북구의회 전반기 의장에 올랐다. 25개 서울시 자치구 중 최연소다. 소통을 강조하는 허 의장은 이달부터 ‘찾아가는 의회 현장민원실’을 시작했다. 지난 7일 미아동복합청사 앞에서 약 두 시간 주민들의 건의 사항을 직접 들었고, 앞으로는 매주 수요일 지역에 있는 주민센터 등을 찾는다. 허 의장은 “소통을 슬로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직접 주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드리고자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장이 된 뒤 가장 먼저 구정 질문 규칙을 개정했다. 구의회는 1년에 두 번 집행부를 대상으로 구정 질문을 하는데, 이번에 ‘긴급 현안 질문’을 만들어서 상시적으로 가능하도록 열어 놨다. 허 의장은 “최근 발생한 수해처럼 큰일이 생기면 바로 구청장이나 부구청장 등 집행부를 상대로 질의응답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장이고 이순희 강북구청장도 민주당 소속이지만 할 말은 하는 역할을 맡겠다”며 구청에 대한 견제와 감시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초선 의원 때는 가칭 ‘허광행 3법’을 만드는 등 활약했다.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영유아 보육 조례, 사회복지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등 3개 조례안을 개정해 민간위탁 사업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의장은 “초선 의원 때는 아이 둘을 키우는 학부모답게 아이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며 “강북구의 교육경비 보조금이 3년간 동결돼 있던 것을 구정 질문을 통해 바로잡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강북구 현안으로 재개발·재건축을 꼽은 허 의장은 “현재 강북구에 소규모 주택 등 재개발·재건축을 추진 중인 곳이 굉장히 많다”며 “관행적으로 처리하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나우뉴스] 현대판 ‘노예’된 젊은이들…사기·매춘·장기적출 피해 늘어

    [나우뉴스] 현대판 ‘노예’된 젊은이들…사기·매춘·장기적출 피해 늘어

    최근 동남아에서는 캄보디아, 미얀마의 취업 사기 조직에 속아 강제 노동, 불법 매춘, 심지어 장기 적출을 당하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15일 베트남 VN익스프레스는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만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800명 이상의 베트남인을 구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캄보디아 소재 베트남 총영사 브 응옥 리는 “캄보디아의 사기 조직에 속아 노예처럼 살아가는 피해자는 수 천명을 넘어설 것”이라면서 “영사관에는 밤낮으로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 온다”고 전했다. 사기 조직은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높은 급여, 쾌적한 근무환경’을 내세워 젊은이들을 유인한다. 미리 돈을 제공해 안심하도록 한 뒤 피해자가 현지에 도착하면 시설에 가둔 뒤 고된 노동을 시킨다. 피해자들은 저임금, 혹은 무보수로 하루 16~18시간의 작업에 동원되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구타를 당하거나 다른 곳에 팔려 가기도 한다. 이들은 주로 보이스피싱, 온라인 사기 게임, 카지노 등에서 일하도록 강요당하는데, 고국으로 돌아가려면 거액의 몸값을 지불해야 한다. 리 영사관은 “몸값이 2020-2021년에는 약 1000달러였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2000-5000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몸값이 2만 달러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족들은 전 재산을 팔거나 돈을 빌려 자녀들을 구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돈을 전달해도 자녀를 찾지 못한 경우도 발생한다. 돈을 전달했는데도 또 다른 곳으로 팔려간 사례도 있다. 리 영사관은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들어오는 불법 노동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은 보통 20-30대이고, 그중에는 14-15세의 청소년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사연이 언론에 알려진 것은 지난 8월 19일, 베트남인 42명이 캄보디아의 한 카지노를 집단 탈출하면서다. 이들은 당시 카지노의 보안이 잠시 허술한 틈을 타서 빈 디 강을 헤엄쳐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탈출했다. 빈 디 강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국경 사이에 있는 강이다. 하지만 그들 중 1명은 붙잡혔고, 10대 소년은 강물에 빠져 숨졌다. 40명은 탈출에 성공해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려면 3만 달러를 카지노 측에 지불하라는 요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피해 사례는 베트남뿐만이 아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국제인도주의기구(MHO)와 캄보디아와 미얀마의 취업 사기 피해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끔찍한 피해 사례들을 알렸다. 한 피해 가족은 아들이 비밀리에 보낸 이메일에서 “취업 사기의 피해 여성들은 매춘 조직에 팔리기 전 체중 감량 주사를 맞는다”고 전했다. 체격이 큰 여성의 경우 빠른 체중 감량을 위해 다량의 알약과 주사를 맞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는 혈액을 채취 당하는데, 이는 암시장을 통한 장기 판매가 목적이라고 알렸다. 또 다른 피해자 부모는 아들이 페이스북에서 ‘방콕에서 번역가를 찾는다’는 구직 광고에 속아 방콕에 갔다가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게 됐다고 전했다. 낮에는 동남아를 대상으로, 밤에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미얀마와 태국 접경 지역의 ‘KK 단지’라는 곳에 갇힌 한 피해자는 몰래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지금까지 시설에 감금돼 죽어간 말레이시아 피해자 수가 1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또한 지시받은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전기 충격을 받으며, 고문 중 사망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시신은 그대로 들판에 버려진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캄보디아, 미얀마의 불법 조직에 감금된 수많은 피해자들의 부모는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자식 걱정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이종실 동남아 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혁신도시 가족동반 이주율 67.7%…평균 연령 34.7세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이전 공공기관 가족 동반 이주율이 올해 6월 말 기준 67.7%로 올라섰다. 혁신도시의 평균 연령은 34.7세로 우리나라 평균(43.3세)보다 훨씬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혁신도시 정주인구 현황과 핵심 정주시설 공급 현황 등을 담은 ‘혁신도시 정주환경 통계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혁신도시 인구는 23만 2632명으로 계획인구(26만 7000명)의 87.1% 수준이다.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된 2017년 말과 비교하면 33.5%, 지난해보다는 1.5% 증가했다. 공공기관 직원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67.7%(기혼자 기준 55.7%)로 2017년 말 대비 9.6%포인트, 지난해 6월 말 대비 1.2%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혁신도시 인구 가운데 만 9세 이하 인구가 15.5%를 차지해 전국 평균(7.5%)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도시로 개발되고 주변 도시보다 주거환경이 쾌적해 젊은층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혁신도시에 공급된 공동주택은 8만 4328가구로 2030년까지 계획된 물량 9만 520호의 93.2% 수준이다. 국토부는 10개 혁신도시에 정주 인프라(문화·체육·복지)와 창업지원 공간을 융합한 복합혁신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이미 전북 완주 센터가 지난해 1월 준공됐고, 올해 울산과 강원 등 7곳의 센터가 완공 예정이다.
  • 경기도 과학기술인상에 김도균 한양대 교수 등 6명 선정

    경기도 과학기술인상에 김도균 한양대 교수 등 6명 선정

    경기도는 ‘제2회 경기도 과학기술인상’ 수상자 6명을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수상자는 ▲대학 부문 김도균 한양대 교수 ▲연구기관 부문 박상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센터장 ▲기업 부문 정종욱 에이티센스 대표이사 ▲젊은 과학자상 이진욱 성균관대 교수 ▲여성과학기술인상 윤혜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과학기술 공로상 박승범 호서대 교수다. 도는 지난 6월 후보자 추천 공모를 시작으로 약 4개월간 1·2차 외부전문가심사 절차를 거쳐 최종으로 부문별 6인을 선정했다. 한양대학교 김도균 교수(대학부문)는 세계적인 바이오 나노촉매 치료기술 개발 연구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박상윤 센터장(연구기관부문)은 리튬이온전지에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기 위한 음극-전해질 계면 제어기술과 기능성 분리막 제조기술(그래핀 이중층 분리막 기술)을 연구했다. 에이티센스 정종욱 대표이사(기업부문)는 디지털 헬스케어분야에서 26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착용가능한(웨어러블) 심전도 측정기를 개발해 세계 12개국과 공급계약을 하는 등 기업인으로서 우수한 성과를 이룩한 점을 인정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이진욱 교수(젊은 과학자상)는 세계 최고 수준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수명을 달성하고 네이처(Nature)지 및 사이언스(Science)지 등에 논문을 등재하는 등의 업적을 인정받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윤혜진 수석연구원(여성 과학기술인상)은 현장 중심의 활발한 기술개발과 적용뿐만 아니라 차세대를 위한 과학교육 홍보 활동 등을 통해 여성 과학자 리더로서의 우수하고 활발한 활동이 매우 높게 평가됐다. 호서대학교 박승범 교수(과학기술 공로상)는 최근 4년간 경기도과학기술진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기도 내 과학기술의 방향을 결정하고 과학기술 예산 확보 등 적극적인 정책적 활동으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MZ세대여, 박물관으로 오라/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MZ세대여, 박물관으로 오라/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국립중앙박물관의 기억을 학교에서 수업 형식으로 돌아본 것이 전부인 20대가 있다. 그 친구들에게 무엇을 준비해 줘야 가고 싶은 박물관이 될까. 박물관이 늘 갖는 생각거리, 고민거리였다. 그럼 20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 박물관 내부가 아닌 새로운 생각을 내어 줄 수 있는 외부 사람들과 협업해 보면 어떨까. MZ세대가 원하는 신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작년 말에 그렇게 결정을 하고, 올해 초부터 수십 가지의 주제와 내용을 거쳐 만들어 낸 것이 ‘대박쌈박! 국중박’ 프로그램이다. ‘20대가 방문하고 싶은 박물관’을 위해 15명의 대학생이 직접 기획을 주도했다. 박물관의 젊은층도 함께했음은 물론이다. 프로그램은 박물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세 가지의 문화행사와 온라인으로 구현한 하나의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다. ‘살아-잇다’는 김홍도의 풍속화 속 인물들의 관객 반응형 연극이다. ‘단원 풍속도첩’에 있는 인물들이 밖으로 나와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화하는 5편의 연극이다. 야간괴담회는 유물과 관련된 사연에서 출발, 무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1인 공포연극이다. 상전과 순장된 이의 심정, 자녀를 노비로 팔아야 했던 아버지의 마음을 들어 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K귀신잔치’는 한국 전통 귀신과 함께하는 핼러윈 파티다. MZ세대들은 핼러윈 파티를 밤새도록 즐긴다. 이태원이나 홍대에서 즐기는 그들이 한국적인 것에도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 보는 프로그램으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K귀신과 함께하는 행사로 이루어진다. 직접 즐기는 행사만이 아니라 MZ세대들의 고민거리를 듣고 치유해 주는 온라인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마음복원소’ 프로그램에 대학생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얹었다. 자신의 고민을 말하면 유물들이 건네는 위로의 말로 다친 마음을 복원하는 서비스로, 마음에 위로를 건네는 300여개의 문장을 만날 수 있다. 첫 행사는 지난 21일 야간 개장 시간에 시작했고,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젊은 세대들이 박물관에서 즐기고 숨쉬고 새로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그들과 자연스러운 소통을 하는 박물관을 꿈꾼다. 과연 그 꿈은 이루어질까?
  • ‘히잡 의문사’가 이란의 분노 깨웠다… 80개 도시서 “독재자 퇴진을”

    ‘히잡 의문사’가 이란의 분노 깨웠다… 80개 도시서 “독재자 퇴진을”

    히잡 던지고 최고지도자 사진 태워젊은층 “희망 없어 잃을 것도 없다”물가상승률 50%·인권탄압에 반발분노 표출 그쳐… 변화 동력 미지수일각 “정부 신정체제 양보 안할 것”“우리의 자매와 여성, 생명, 자유를 지지한다.” “독재자에게 죽음을.” 이란 전역에서 울려 퍼지는 시위대의 구호 속에 여성들은 히잡을 벗어 불에 태우고 남성들은 환호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이 불태워지고, 경찰 본부와 경찰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다. 이란 여성 연예인들도 히잡을 벗어 던졌고, 사르다르 아즈문(바이어 04 레버쿠젠) 등 이란의 축구 스타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위대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피루제 마흐무디 이란 인권NGO연합 사무총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대도시에서 소도시까지 확산되고 대담한 메시지가 쏟아지는 등 이번 시위는 우리에게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히잡 의문사’가 촉발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전 국민이 동참하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뒤 지난 16일 의문사한 것에 반발하며 시작된 시위는 2009년 부정 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녹색 운동’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로 확산됐다. 시위가 전국 80여개 도시로 번져 나간 가운데 중동 언론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란 국영TV는 자체 집계 결과 최소 4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수백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란 언론인보호위원회는 24일 적어도 17명의 언론인이 구금됐으며 시민활동가들이 체포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에서는 2017년 경제정책 실패, 2019년 유가 인상에 항의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지만, 중동 언론 미들이스트아이(MEE)는 “경제 문제가 아닌 여성 억압의 종식이라는 문화적 요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있다”는 점이 이번 시위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자유를 요구하는 여성의 시위가 사회 각계각층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가며 전 국민적인 사회운동으로 확산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공화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테헤란 북부 고층 아파트의 부유층과 남부의 시장 상인들, 쿠르드족과 튀르크족 등 거의 모든 계층과 민족들이 뭉쳤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개혁·개방 실패와 극심한 인플레이션, 인권 탄압 등 정치·경제·사회를 망라하는 모순과 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2021년 대선에서는 후보 등록 당시부터 개혁파 후보들을 탈락시켜 젊은층의 반발을 샀다. 지난해 당선된 강경 보수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여성들의 히잡 착용 규정을 강화하고 이란 핵합의(JCPOA) 복원에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개혁·개방에 대한 젊은층의 희망을 꺾었다. 대이란 제재의 여파로 이란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50% 이상으로 치솟았다. 각계각층이 여성 억압과 경찰의 폭력, 물가 인상과 같은 경제 문제, 정권 퇴진 등 다양한 목소리를 분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한다. 국제위기그룹(ISG)의 알리 바에즈 이란 책임자는 “젊은 세대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자신들이 잃을 것이 없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시위는 조직력과 방향성이 없는 탓에 히잡 착용 의무화 폐지 등 정부의 변화를 끌어낼 동력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이란의 한 정치 분석가는 MEE에 “시위는 분노를 표출하는 데 머무르고 정부의 탄압에 의해 끝날 것”이라면서 정부는 신정 체제를 위협할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축구스타 아즈문도 분노... ‘히잡 의문사’에 이란 젊은이들 “독재자 퇴진”

    축구스타 아즈문도 분노... ‘히잡 의문사’에 이란 젊은이들 “독재자 퇴진”

    “우리의 자매와 여성, 생명, 자유를 지지한다.” “독재자에게 죽음을.” 이란 전역에서 울려 퍼지는 시위대의 구호 속에 여성들은 히잡을 벗어 불에 태우고 남성들은 환호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이 불태워지고, 경찰 본부와 경찰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다. 이란 여성 연예인들도 히잡을 벗어 던졌다. 이란의 축구 스타 사르다르 아즈문(바이어 04 레버쿠젠)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히잡 착용 의무화를 비판하며 “이게 무슬림이라면, 신이시여, 나를 이단자로 만들어달라”고 꼬집었다. 피루제 마흐무디 이란 인권NGO연합 사무총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대도시에서 소도시까지 확산되고 대담한 메시지가 쏟아지는 등 이번 시위는 우리에게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여성 억압 종식’서 정권 퇴진 요구로 이른바 ‘히잡 의문사’가 촉발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전 국민이 동참하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뒤 지난 16일 의문사한 것에 반발하며 시작된 시위는 2009년 부정 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녹색 운동’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로 확산됐다. 시위가 전국 80여개 도시로 번져 나간 가운데 중동 언론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란 국영TV는 자체 집계 결과 최소 4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수백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란 언론인보호위원회는 24일 적어도 17명의 언론인이 구금됐으며 시민활동가들이 체포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에서는 2017년 경제정책 실패, 2019년 유가 인상에 항의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지만, 중동 언론 미들이스트아이(MEE)는 “경제 문제가 아닌 여성 억압의 종식이라는 문화적 요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있다”는 점이 이번 시위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자유를 요구하는 여성의 시위가 사회 각계각층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가며 전 국민적인 사회운동으로 확산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공화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테헤란 북부 고층 아파트의 부유층과 남부의 시장 상인들, 쿠르드족과 튀르크족 등 거의 모든 계층과 민족들이 뭉쳤다고 평가했다.이란은 개혁·개방 실패와 극심한 인플레이션, 인권 탄압 등 정치·경제·사회를 망라하는 모순과 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2021년 대선에서는 후보 등록 당시부터 개혁파 후보들을 탈락시켜 젊은층의 반발을 샀다. 지난해 당선된 강경 보수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여성들의 히잡 착용 규정을 강화하고 이란 핵합의(JCPOA) 복원에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개혁·개방에 대한 젊은층의 희망을 꺾었다. 대이란 제재의 여파로 이란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50% 이상으로 치솟았다. 계층·민족·성별 뭉쳐 ··· “잃을 것 없는 젊은이들의 저항” 각계각층이 여성 억압과 경찰의 폭력, 물가 인상과 같은 경제 문제, 정권 퇴진 등 다양한 목소리를 분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한다. 국제위기그룹(ISG)의 알리 바에즈 이란 책임자는 “젊은 세대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자신들이 잃을 것이 없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시위는 조직력과 방향성이 없는 탓에 히잡 착용 의무화 폐지 등 정부의 변화를 끌어낼 동력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이란의 한 정치 분석가는 MEE에 “시위는 분노를 표출하는 데 머무르고 정부의 탄압에 의해 끝날 것”이라면서 정부는 신정 체제를 위협할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STOP 푸틴] “전쟁 싫다!” 러 동원령 반대 시위에 수백명 또 구금

    [STOP 푸틴] “전쟁 싫다!” 러 동원령 반대 시위에 수백명 또 구금

    러시아에서 예비군 부분 동원령이 내려지고 사흘째 반대 시위가 일어나는 가운데 러시아 국민 수백 명이 추가 구금됐다고 인권단체가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러시아 33개 도시에서 부분 동원령 반대 시위로 이날 오전 1시 50분까지 796명 이상이 구금됐다. 단체는 “더 많은 국민이 구금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는 각 도시에서 전경이 시위대를 폭행하는 모습이 올라왔다. 이번 시위는 전날부터 사실상 범죄화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4일 동원이나 계엄령 기간 또는 전시 상황 중 병역 거부나 불복종하면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형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특히 개정안에는 동원 기간 중이라는 항목을 더해 직업군인 만이 아니라 예비군도 형사상 책임을 지게 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30만명 규모의 부분 동원령을 발표한 21일에도 38개 지역에서 1300명 이상이 체포됐다.수도 모스크바에서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체포되면서 “우리는 대포의 사료가 아니다”고 외쳤다.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남성은 “푸틴을 위해 전쟁에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시위에 나선 한 70대 여성은 “젊은 사람들이 전선에 나가게 되는 것이 두렵다”고도 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 러시아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러시아 시위대를 격려하고 자발적 투항을 촉구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신들은 문명적으로 대우받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 투항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전범으로 외국에서 죽는 것보다 군대 소집을 거부하는 것이 낫다”며 러시아인들에게 군대 소집을 거부하라고 요구했다. 러시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전역에서 수천명의 병력이 동원됐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의 이런 정책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려한 도시 운동가들과 소수의 민족 공동체들의 저항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 탱크도 ‘당근’ 되나요? …‘무기 직거래’ 하는 러 군인들 포착 [나우뉴스]

    탱크도 ‘당근’ 되나요? …‘무기 직거래’ 하는 러 군인들 포착 [나우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이 발령된 뒤 러시아 전역이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일부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거래를 통해 무기를 판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의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군인들은 익명으로 우크라이나 군대에 군사 장비를 팔아치우기 시작했다.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지역의 지방병무청장인 비탈리 킴은 최근 SNS에 이를 증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우크라이나군 측이 러시아 군인으로부터 장갑차 한 대를 5000달러(한화 약 711만 원)에 거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영상은 비탈리 킴이 거래에 나서서 직접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군인들은 모든 군인이 익명으로 글을 쓸 수 있는 SNS 채널에 접속해 장갑차나 무기 등의 ‘매물’을 등록하고, 자신의 은행 계좌 번호 등을 남긴다. 이후 ‘매물’을 우크라이나 군이 있는 장소와 가까운 곳에 놔둔 뒤 좌표를 남겨두면, 우크라이나군 측이 현장에서 매물을 확인하고 남겨진 계좌번호로 돈을 입금하는 방식이다.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무기를 사고 파는 과정이 매우 간단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이 몰래 내다 파는 무기의 가격도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탱크는 5만 달러(한화 약 7115만 원), 보병전투차(IFV) 2만 5000달러(약 3557만 원), 다연장 로켓 시스템 MLRS 1만 5000달러(약 2135만 원) 자주포 1만 달러(약 1423만 원) 등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러시아군이 내다 파는 탱크의 가격이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참여하는 자국민에게 약속한 급여의 1000일 치에 해당한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면서 “장갑차 가격의 경우 심각한 부상 또는 4곳의 경미한 부상을 입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과 같다”고 전했다. 즉, 동원령으로 징집돼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 1000일을 버텨야 받을 수 있는 돈의 액수가 탱크 한 대를 몰래 팔았을 때 버는 돈과 같다는 의미다. 다만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동원령 이후에도 러시아가 징집병에게 해당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한편, 푸틴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한 뒤 러시아 곳곳에서는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해외로 빠져나가려는 행렬이 줄을 이으면서 인근 국가로 향하는 항공편은 최소 2배 오른 가격에도 매진됐다. 또 구글·러시아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는 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팔 부러뜨리는 방법’,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에 관한 검색량이 급증했다. 러시아 청년 민주화 운동단체인 베스나(vesna) 등 젊은 층은 “푸틴을 위해 죽을 필요는 없다. 당신은 러시아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다”며 “당국에 당신은 아무 의미도, 목적도 없는 총알받이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푸틴 “전투 거부하면 10년 구금…고학력 직장인 면제”

    푸틴 “전투 거부하면 10년 구금…고학력 직장인 면제”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주요 직군 고학력자 직장인들은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대학 교육을 받은 러시아 남성 중 금융, 정보기술(IT), 통신, 국영 언론 분야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징집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동원령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동원령 면제 대상 발표에서 징집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항공업계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한 매체는 항공사가 원활하게 돌아갈 경우 젊은 남성들이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탈출하는 걸 막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경제 신문 코메르산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들 사이 직원의 50~80%가 전쟁에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러시아는 당초 군복무 경험이 있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동원령을 내리겠다고 밝혔으나, 소수민족 지역에선 군복무 경험이 전무한 이들까지 징집되고 있단 주장도 나왔다.“거부시 최대 10년 구금vs채무상환 유예”…‘당근과 채찍’ 꺼내든 러시아 러시아가 30만명 규모 예비군 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입영 유인책과 처벌 규정을 함께 마련했다. 동원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민심 달래기와 압박이라는 ‘당근과 채찍’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자국 병력이 자발적으로 항복하거나 전투를 거부하면 최대 10년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또 예비군 징집을 꺼리는 현상을 고려한 유인 방안도 제시됐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최근 군 동원령의 대상이 되는 예비군에 대해 채무 상환을 유예해주도록 시중은행 및 대출기관에 권고했다. 동원 대상자에 대해서는 연체된 채무를 징수하지 않고, 압류된 모기지 주택에서 퇴거당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또 러시아군에 입대하는 외국인이 시민권을 받는 것을 현행 체계보다 더 용이하게 해 주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21일 시위 참가자 1300여 명이 체포된 데 이어 24일에도 38개 지역에서 724명이 구금됐다. 게다가 최근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나가려는 러시아인들이 국경으로 몰리면서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는 등 러시아 엑소더스(대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 [포착] 러 동원령에 탈출 또는 입대…젊은 연인들 ‘눈물의 작별’

    [포착] 러 동원령에 탈출 또는 입대…젊은 연인들 ‘눈물의 작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령한 예비군 부분 동원령에 러시아의 수많은 연인이 눈물의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내 입영센터는 종종 동원소집 대상자인 남성과 아내 또는 여자 친구의 이별 현장이 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21일 30만 명 규모의 부분 동원령을 내리자 수도 모스크바 등 주요 도시에서는 연일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 지금까지 1500명 이상이 체포됐다.국경 검문소에서는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몇몇 인접국으로 가는 육로는 차량 행렬이 줄을 잇고, 항공편은 거의 매진되고 푯값도 급등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는 동원대상이 돼 기초 군사훈련을 받으러 가는 남성들이 술을 마시고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전날 군 동원령을 피해 탈출하는 러시아인들을 유럽이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셸 의장은 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크렘린궁의 결정을 따르지 않아 위험에 처했다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크렘린궁의 도구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EU가 열려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인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의 러시아 편입을 묻는 주민투표가 시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투표는 전날 오전부터 시작돼 오는 27일까지 닷새간 이어진다.특히 이번 투표에서는 부정 논란도 속출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총기로 무장한 복수의 친러시아파 병사와 함께 집마다 돌며 주민들에게 투표를 강제하고 있다.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도 반으로 접지 못하게 하고 투명 플라스틱 재질의 투표함에 넣게 해 사실상 비밀투표를 불가능하게 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이비 투표에 대해 전 세계가 절대적으로 공정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투표는 명백하게 규탄당할 것”이라며 “국제법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법을 위반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가짜투표’라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영토를 병합한 이후 핵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거쳐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자기 영토라고 공식화하면 전쟁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표현하며 전쟁임을 애써 부인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국의 영토가 공격을 받았으니 “이제는 전쟁”이라며 더욱 잔혹한 공세를 펼 수 있는 것이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뻐둥새‘에서 잭 니콜슨 괴롭힌 수간호사 플레처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뻐둥새‘에서 잭 니콜슨 괴롭힌 수간호사 플레처

    잭 니콜슨의 미친 연기로 인상 깊은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에는 속내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수간호사 밀드레드 랫치드가 나온다. 노역을 피하려고 정신병자인 것처럼 굴었던 맥머피(니콜슨)는 사사건건 잔인하고 계산적인 랫치드와 대립하다가 결국은 굴복하고 만다. 기성사회의 논리와 시스템에 저항하거나 따지는 젊은이들을 기성사회가 어떻게 다루고 굴복시키는지 폐쇄적인 정신병동에 은유했다. 기존 질서에 대드는 환자들에게 뇌 절제 시술 등으로 응징하는 수간호사는 체제의 수호자를 상징했다. 그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루이스 플레처가 88세를 일기로 2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프랑스 남부 몽두로스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에 둘러싸인 채 잠을 자다 숨을 거뒀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플레처는 앨라배마주 버밍햄 출신이었는데 배우가 되려고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한 뒤 TV 시리즈에서 단역으로 출연하다가 1960대 초 결혼해 두 아들을 낳으면서 11년 동안 연기를 중단했던 ‘경단녀’였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켄 키지(1935~2001)의 1962년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밀로스 포먼 감독이 영화화를 결심하고 배우들을 캐스팅했는데 랫치드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 맡으려 하지 않았다. 안젤라 랜스베리와 엘린 버스틴 같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에게 퇴짜를 맞자 포먼 감독이 떠올린 것이 로버트 올트먼 감독의 영화 ‘우리같은 도둑들’(Thieves like us)을 통해 복귀했던 플레처였다. 당시 그녀의 이름은 캐스팅 명단에서 맨아래에 있었지만 배역을 따냈고, 그야말로 인생 역전을 이뤘다. 미국영화연구소는 수간호사 랫치드를 영화 사상 최악의 악당 순위 가운데 , 서쪽의 사악한 마녀(오즈의 마법사), 다스 베이더(스타워즈), 노먼 베이츠(사이코), 한니발 렉터 (양들의 침묵)다음에 매김할 정도다. 부모가 청각장애인이었던 그는 수상 소감을 수어로 전달하는, 당시로는 파격을 선보였는데 “여러분 모두가 나를 미워하는 것 같다”고 밝혀 큰 화제가 됐다. 불혹의 나이에 오스카상을 탄 뒤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드라마 ‘조안 오브 아카디아’와 ‘피켓 펜스’에 출연해 에미상 후보에 올랐고, ‘스타 트렉-딥 스페이스 나인’에서는 바조란의 종교 지도자 카이 윈 아다미 역을 맡았다. 그는 1960년대 프로듀서 제리 빅과 결혼해 1977년 이혼했는데 두 아들 존과 앤드루가 유족으로 남았다. 친구들과 팬들은 소셜미디어에 추모의 글을 나누고 있다. 고인과 피켓 펜스에서 호흡을 맞춘 청각장애 배우 마를리 매틀린은 트위터에 “영민한 여배우”라고 고인을 돌아본 뒤 오스카 수상 연설에 수어를 처음 사용한 배우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타 트렉: 딥스페이스 나인의 작가 휴잇 울프는 “루이스 플레처를 위해 대본을 쓴 것은 영예이자 즐거움이었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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