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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땜빵’으로 데려온 산체스, 이글스의 ‘승리요정’으로 날아 오르다

    ‘땜빵’으로 데려온 산체스, 이글스의 ‘승리요정’으로 날아 오르다

    ‘땜빵’으로 데려왔는데 ‘대박’이 터졌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26) 이야기다. 한화는 지난겨울 1선발 자원으로 영입했던 버치 스미스의 부상 및 부진이 길어져 방출되면서 급하게 수소문해 산체스를 데려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기록이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3경기(5와 3분의 1이닝)가 전부일 정도다. 한화는 산체스의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 구속과 제구력, 젊은 나이 등 순수하게 가능성만을 보고 도박에 가까운 선택을 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삼성 라이온즈전 처음 등판해서 4이닝 무실점, 17일 롯데 자이언츠전(5이닝 1실점), 23일 KIA 타이거즈전(5이닝 무실점), 30일 키움 히어로즈전(6이닝 1실점)까지 호투를 이어가며 KBO(한국프로야구) 리그 무대에 쾌속 적응했다. 비록 지난 4일 삼성전에 4와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 하며 고전했지만, 10일 LG 트윈스전에선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그리고 산체스가 선발 등판한 6경기 모두 한화가 승리했다. 2023시즌 평균자책점은 1.39. 부상 없이 선발로 ‘이닝 이터’ 역할만 해 줘도 고마울 연봉 40만 달러(약 5억 1000만원)의 대체 선수가 ‘승리 요정’으로 날아 올라 ‘에이스’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특히 LG전에선 8이닝 동안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투구 수인 112개의 공을 던지면서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생 투’를 했다. 한화 소속 외국인 투수가 8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2020년 5월 5일 워윅 서폴드의 완봉승 이후 3년 만이다. 산체스는 “8이닝 무실점도 100구 이상 던진 것도 처음이다. KBO리그가 나에게 많은 선물을 주는 것 같다”며 “이제 적응을 마친 것 같다. 내가 공을 던질 때 팀이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산체스라는 보석을 찾아낸 한화는 우완 펠릭스 페냐의 구위도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방출된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대신할 외국인 타자만 영입하면 외국인 선수 전력의 퍼즐을 완성하게 된다.
  • 伊 피렌체를 찾는 이들이여, 베스파시아노를 경배할 일이다

    伊 피렌체를 찾는 이들이여, 베스파시아노를 경배할 일이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찾는 이들이 꼭 봐야 하는 명소로 꼽히는 곳 가운데 하나로 우피치 미술관과 두오모(피렌체 대성당), 베키오 다리 등이 있다. 그런데 두오모와 시뇨리아 광장을 잇는 골목 중에 서적상 거리가 있었음을 아는 여행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 피렌체 관광 지도 등에 바디아 피오렌티나와 바르젤로란 곳 사이에 있던 골목이다. 한국인 여행객을 비롯한 세계 각국 여행객들에겐 이 곳은 기원전 30년부터 15년 사이에 로마 제국이 세운 원통형 타워가 있었던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9일(현지시간) 이곳을 찾았는데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런 류의 설명을 가이드로부터 듣거나 오디오 북을 통해 듣고 있었다. 바르젤로 바로 옆, 건너편 피자 가게가 성업 중인데 실은 피렌체에 르네상스의 불을 지펴 ‘세계 서적상의 왕’이란 명성을 얻었던 베스파시아노 다 비스티치의 서점이 있던 자리다. 베스파시아노는 1422년에 태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메디치 가문과 르네상스 운동에 피렌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세계 각국 여행객들은 베스파시아노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인파에 떠밀려 도시 이곳저곳을 떠다니기만 할 뿐인 듯했다.아르노 강 위에 놓인 4개의 석조 다리 가운데 하나였던 베키오 다리 남쪽 아래에서 그보다 동쪽의 루바콘테 다리 남단을 향해 걷다 보면 바르디 거리란 곳이 나온다. 그곳 어딘가에 베스파시아노의 집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일부러 눈을 부릅 뜨고 찾아봤는데 그의 집이 있었던 곳임을 알리는 어떤 흔적도 남아있지 않아 안타깝기만 했다. 물론 그 자리에는 관광객을 맞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었다. 시뇨리아 광장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 산타 크로체 성당이 나온다. 베스파시아노가 죽어 묻힌 곳인데 그의 이름을 새긴 명판만 놓여 있다고 했다. 이날 성당을 찾아 참배할 요량이었지만 마침 어떤 기획전이 있어 8유로를 지불하고 긴 줄을 서야 입장이 가능해 포기했다. 어차피 명패 하나만 참배할 요량이라면 굳이 비용과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겠나 싶었던 것이다. 오늘 피렌체를 찾는 이들이 베스파시아노의 이름을 기억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중세 암흑기를 거치며 그리스와 로마 고전들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지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포조 브라촐리니(1380~1459)는 수도원을 돌아다니며 그리스와 로마 고전을 찾아 헤맸다. 갖은 노력 끝에 마침내 500년 넘게 구경조차 하지 못했던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대하여’를 찾았다. 그는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필사해 피렌체로 보냈다. 포조 같은 이른바 ‘책 사냥꾼’이 늘면서 피렌체는 점점 ‘아르노 강변의 아테네’로 변모하고 있었다. 베스트셀러 ‘브루넬레스키의 돔’의 작가이자 역사 연구가인 로스 킹이 쓴 ‘피렌체 서점 이야기’(책과함께)는 피렌체에서 활동했던 지식 파수꾼들의 삶을 통해 르네상스의 탄생과 부흥을 추적했다. 저자는 책 사냥꾼 포조를 비롯해 피렌체에서 가장 박학다식한 장서가라 불린 니콜로 니콜리, 르네상스 초기 대표적 인문학자 레오나르도 브루니, 학자들의 재정적 후원자 코시모 데 메디치, 그리고 이들 활동의 중심에 있었던 ‘서적상의 왕’ 베스파시아노의 활약을 소개한다. 15세기 피렌체에는 건축에서 르네상스 양식을 완성한 브루넬레스키와 화가이자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인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벌레가 들끓고 먼지와 검댕이 쌓인 서가를 뒤지며 희귀 필사본을 찾던 책 사냥꾼, 고대 그리스어를 라틴어로 옮긴 학자들, 좋은 서체로 책을 필사하던 필경사들, 지면의 빈 곳에 정성스레 금박을 붙이고 장식 그림을 그리는 세밀화가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주선하고 감독한 서적상이 있었다. 구텐베르크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 서적상 베스파시아노는 1000권이 넘는 책을 제작해 판매했으며 그의 서점은 인문주의자들의 토론과 만남의 장이 됐다.지적 능력이 탁월했던 니콜로 니콜리가 북 토크를 주도했는데, 서점을 찾은 젊은이들은 니콜리가 그만 내려놓으라고 할 때까지 푹 빠져서 필사본을 읽었다고 한다. ‘피렌체 최고의 다독가’ 카를로 마르슈피니는 공개 강연에서 그때까지 알려진 그리스와 로마 작가들을 빠짐없이 인용하는 박학다식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피렌체는 학문의 도시로 변모해가고 있었다. 오스만튀르크의 공격으로 국가의 명운이 풍전등화에 놓인 동로마 황제와 신하들이 원조 요청을 위해 피렌체를 방문했을 때 이들은 피렌체의 변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황제를 수행한 동로마 철학자 스콜라리오스는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가 한때 야만인으로 간주했던 수세대의 이탈리아인들이 이제는 학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썼다. 아울러 그리스어를 쓰는 동로마 학자들이 유입되면서 플라톤, 디오게네스 등의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플라톤의 유행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근간으로 한 중세 신학 체계를 흔들었다.고전을 소개하고 북 토크 등 문화행사를 기획한 베스파시아노는 이렇게 피렌체 르네상스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지만, 그의 흔적을 기억하는 이들은 피롄체에도 이탈리아에도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의 서점이 있던 자리에는 피자가 가게가 성업 중이고, 그의 이름은 산타 크로체 성당의 작은 명판에 새겨져 있을 뿐이다. 캐나다 출신 저자인 로스 킹은 “베스파시아노는 과거의 지혜를 다시 포착하고 그것을 현재를 위해, 페트라르카의 손자들이 믿은 것처럼 더 행복하고 더 나은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되살리고자 했던 꿈의 적극적인 협력자였다”고 평가한다. “모든 악은 무지에서 생겨난다. 하지만 작가들은 어둠을 몰아내고 세상을 밝게 비쳐왔다.” 베스파시아노가 남긴 명언이데 절반은 맞고 절반은 그른 듯하다. 아르노 강물은 왠지 혼탁할 만큼 누런 색이다.
  • 60세 할머니와 결혼하는 24세 청년…5년 동거 결실 [여기는 남미]

    60세 할머니와 결혼하는 24세 청년…5년 동거 결실 [여기는 남미]

    30년 넘는 나이 차이를 너끈히 극복한 60대 파라과이 할머니가 20대 청년이 결혼식을 올린다. 파라과이 아맘바이에 살고 있는 글라디스 콜만이 화제의 주인공. 올해로 정확히 만 60살이 된 할머니는 청년 에르미니 라미레스와 오는 25일(현지시간) 백년가약을 맺는다. 예비신랑 라미레스는 올해 24살이다. 콜만 할머니와 청년 라미레스는 이미 5년째 동거 중이다. 할머니는 “동거하면서 서로 사랑을 확인했고 사랑이 더욱 깊어졌다”며 “마침내 결혼을 결정했고 날짜를 잡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같은 동네에 살면서 우연히 마주쳐 평생의 인연이 됐다고 한다. 할머니는 “젊은 남자들에게 관심이 없었지만 신랑이 될 라미레스는 달랐다”며 “우리는 첫눈에 반했고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라미레스와 사랑에 빠지면서 평생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설렘을 느꼈다”며 “예비신랑 덕분에 18살로 돌아간 기분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할머니는 예비신랑과 결혼을 결심한 후 지인 호세 누녜스에게 결혼식 준비를 부탁했다. 누녜스는 콜만 할머니와 청년 라미레스의 청첩장을 만들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결혼자금 모금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스토리가 세상에 알려지고 파라과이 언론뿐 아니라 중남미 외신에도 소개된 건 그 덕분이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힘을 모아 개최하는 위대한 결혼식’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세간에 큰 화제가 됐다. 특히 4월에 이어 또 다른 할머니와 청년 부부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결혼엔 관심이 집중됐다.파라과이에선 지난 4월 신부 루피나 이바라와 신랑 후안 포르티요가 결혼식이 올려 큰 화제가 됐다. 신부 이바라는 올해 70살, 신랑 포르티요는 27살로 신부는 신랑보다 43살 연상이었다. 두 사람은 이웃과 지역 주민들, 시장과 공무원, 지역 방송 등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받으며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법정결혼을 잘 치른 두 사람은 지난달엔 한 교회에서 다시 결혼식을 했다. 일흔에 면사포를 쓴 할머니 루피나 이바라는 “사람들 앞에서 서약을 했으니 하나님 앞에서도 서약을 하기 위해 교회 결혼식을 또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라과이 네티즌들은 결혼을 앞둔 콜만 할머니와 청년 라미레스 예비부부를 루피나 이바라‒후안 포르티요 부부에 견주며 “5년이나 동거를 한 두 사람이 결혼을 결심한 데는 루피나 이바라‒후안 포르티요 부부의 전례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의 모범적인 전례가 있어 용기를 낼 수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신부의 나이는 70살과 60살로 10년 차이가 나이지만 두 커플 모두 신랑은 20대다. 
  • “과음 않겠다 다짐” 차 훔쳐 불 지른 20대 집행유예 받은 이유

    “과음 않겠다 다짐” 차 훔쳐 불 지른 20대 집행유예 받은 이유

    술에 만취해 차량 여러 대를 부수고 훔친 차에 불을 지른 20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나상훈)는 특수재물손괴와 절도, 일반자동차방화,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11일 오전 2시쯤 충남 아산의 한 지하주차장 안에서 소화기를 집어 던져 주차돼 있던 차량 5대를 부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잠겨 있지 않은 승용차를 훔쳐 경기 평택시의 한 편의점까지 24㎞가량을 몰고 간 뒤 갖고 있던 라이터로 차에 불을 붙여 전소시키는 등 37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혐의도 받았다. 그는 범행 당시 운전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62% 상태였다. A씨는 2020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자동차 방화 범행은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어 책임이 가볍지 않으나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비교적 젊은 나이이며 앞으로 과음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보따리] ‘가슴’ 달린 남자들... 여유증도 보험이 되나요?

    [보따리] ‘가슴’ 달린 남자들... 여유증도 보험이 되나요?

    여성형유방증(여유증)을 숨길 수 없는 계절, 여름이 온다. 대학생 남성 A씨는 여름이 싫다. 더위는 문제가 아니다. 얇은 반팔 티셔츠가 문제다. 반팔 티만 입으면 신체의 특정 부위가 유독 도드라진다. 심한 여유증은 A씨의 큰 컴플랙스다. 직장인 남성 B씨는 마지막으로 공중목욕탕을 간 게 언젠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리 살을 빼도 돌출된 가슴은 그대로였다. 식단 조절도 소용이 없었다. A씨와 B씨 둘 다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여유증 진단을 받아 실손보험금을 받았다. B씨는 그러나 “지방흡입술에 대해서는 보험금 지급이 안 된다”며 지급을 거절 당했다. 여유증 수슬 1만건 돌파… 4년만에 3배로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2021년 여유증 수술 건수는 1만 143건으로 2017년 2719건 보다 273% 증가했다. 특히 10~30대 젊은층의 비중이 컸다.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여유증 수술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20대가 34.7%로 가장 많았고 30대 16.7%, 10대 이하가 15%로 30대 이하가 전체의 66%에 달했다. 여유증은 남성의 가슴이 여성의 유방처럼 발달해 돌출되는 질환이다. 여유증은 호르몬 대사가 불균형한 사춘기에 발생한다. 보통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는 성인이 되면 사라진다. 그러나 이미 많은 양의 지방이 축적되었거나 유선조직의 발달로 유두 혹은 가슴 부위가 돌출되면 성인이 된 후에도 유지된다. 살이 찐 것과는 다르다. 때문에 다이어트나 운동으로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종종 젖꼭지 아래쪽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미용’은 보장 안 돼... 중증 여유증만 보장 일반적으로 실손보험에서는 지방흡입이나 유방확대, 축소 등은 미용의 목적이라고 보고 보상하지 않는다. 2018년까지 여유증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수슬과정에서 지방을 흡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 수가 점차 늘면서 2019년 1월부터 실손보장이 가능해졌다. 단, 중등도 이상의 여유증만 해당한다. 개정 당시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방암의 유방재건술을 성형 목적으로 보지 않은 것처럼 여성형 유방증 수술 관련 지방흡입술도 원상회복 치료 목적으로 봐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10대를 비롯한 젊은 남성의 여유증이 급증하는 추세다. 2019년부터 여유증 정도에 따라 심할 경우 실손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미용 목적일 경우 보상이 안 되는만큼 치료 전에 실손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유증 수술비는 보통 500만원 선이며 실손보험금으로 450만원(90%)정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 디아블로4 광고캠페인 만든 ‘디아 덕후’들

    디아블로4 광고캠페인 만든 ‘디아 덕후’들

    지난달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구청역 지하 깊은 곳 숨겨진 공간에서 악마를 소환하는 피투성이 의식이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다행히 실제 상황이 아닌 블리자드의 신작 게임 ‘디아블로4’의 오프라인 체험관 ‘헬스테이션’ 얘기다. 서울 도심에 충격적인 공포의 장소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져 나갔고, 1990년대에 디아블로를 접한 ‘찐팬’이 아닌 젊은 층의 관심까지 끌어 모았다. 지난 11일까지 운영한 체험관을 비롯, 디아블로4 전체 광고 캠페인은 제일기획이 담당한다. 올초 치열한 경쟁 입찰 끝에 블리자드의 선택을 받았다. 제일기획은 이 캠페인을 맡기 위해 디아블로 경험자들로 팀을 짰다. 지난 8일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김종민 제작본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와 이경호 비즈니스 17팀 프로 역시 ‘디아블로2’부터 플레이해 온 팬들이다. 심지어 제일기획 협력사 BMT의 유성근PD(부사장)는 ‘디아 덕후’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프로는 “그러다 보니 제일기획이 ‘오케이’한 작업도 협력사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다시 작업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마니아들이 제작에 참여한 만큼 체험관은 게임 속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체험 후반부에 등장하는 게임 최종 보스 ‘릴리트’의 조각상은 예술 작품에 가까웠다. 김 CD는 “릴리트의 머리의 복잡한 형태를 도저히 조각으로는 재현할 수가 없어, 두상만 3D 프린트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필 지하철역 유휴 공간에서 현장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데는 광고주인 블리자드 코리아의 욕심이 많이 작용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가 30~40대 남성 위주로 형성돼 있는 팬층을 넘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20~30대를 끌어들이길 원했다. 이 프로는 “광고주가 기존 게임 캠페인처럼 영상이나 웹 페이지 배너 위주 광고를 원하지 않았다”며 “화제성 있고, 임팩트가 강한 ‘에픽(장엄, 장대한)’ 캠페인을 원했다”고 말했다. 블리자드와 제일기획은 디아블로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체험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그래서 디아블로의 ‘지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김 CD는 “‘지옥’ 하면 ‘지하’가 떠올라, 지하철 역을 생각하게 됐다”며 “검색을 하다 보니, 많은 지하철 역이 유휴 공간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더라”고 말했다.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공간에 체험관을 만드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이 프로는 “계약은 문제 없었는데 서울교통공사 측에서 안전을 많이 걱정했다”며 “소화기를 비롯한 방화 용품은 당연히 구비했고, 행사장에 설치한 대부분 조형물에 방염 처리까지 했다”고 말했다. 사용하지 않던 공간이라 갖춰져 있지 않던 전기 시설, 공조 장치 등을 구축하는 일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체험관 준비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묻자 이 프로는 “체험관 곳곳의 선혈이 낭자한 분위기를 연출하다 보니 작업 중에 여기저기서 ‘피가 모자라’ ‘피 좀 줘’라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말했다. 절단된 신체를 묘사한 소품이 많았는데, 이에 관해서도 이 프로는 “온전한 실제 인체 사이즈 모형을 제작해 자르고 가르는 방식으로 작업했는데, 대행사 예술팀 인원들이 너무 괴기스러운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캠페인은 이미 성공을 거뒀다. 디아블로4는 역대 자사 게임 사전구매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이 프로는 “현장에 며칠 상주했는데 20대 후반~3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많이 오더라”고 말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든 체험관 관련 콘텐츠 5개는 조회수가 184만을 넘었다. 안전 관리 문제로 소수 예약제로 운영, 회당 정원이 7~12명에 불과했는데 신청자는 5월에만 2만 4000명이 몰렸다. 이번 디아블로4 광고 캠페인은 두 사람 각자에게도 커다란 경험이 됐다. 김 CD는 “단일 게임을 이렇게 전방위적인 통합 캠페인으로 광고할 기회는 정말 흔치 않다”며 “한번 뿐인 디아블로4 캠페인을 직접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는 “업계에 ‘용감한 광고주가 용감한 캠페인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에겐 이번 캠페인이 딱 그런 용감한 캠페인이었다”고 말했다.■김종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978년생(만45세) -2006년 광고업계 입문(아트디렉터 직군) -2013년 제일기획 경력 입사 -이마트 Light Saver(2021 대한민국 광고대상 수상), WWF KOREA 치어럽(2020 대한민국 광고대상 수상) ■이경호 프로(AE, 광고기획자) -1990년생(만33세) -2018년 제일기획 신입 입사(AE직군) -디아블로4, 신한금융지주, 맘스터치 등 광고주 프로젝트 참여
  • ‘23.21세’ 젊어진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재활’ 구창모 와일드카드, 장현석 고교생 첫 발탁

    ‘23.21세’ 젊어진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재활’ 구창모 와일드카드, 장현석 고교생 첫 발탁

    재활 중인 왼손 투수 구창모(NC 다이노스)를 비롯해 오른손 투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최원준(상무)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다. 오른손 투수 장현석(마산용마고)이 고등학생 선수로는 처음 발탁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25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 21명과 와일드카드 3명이다.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 야구는 ‘세대교체와 성적’을 두루 고민한 결과 상대적으로 젊은 29세 이하 와일드카드를 선발했다. 이번 대표팀 평균 나이는 23.21세로 1998년 방콕 대회(22.33세)에 이어 역대 아시안게임 대표팀 중 두 번째로 젊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국가대표 세대교체를 이룰 기회다.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위대한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린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지만,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현재 재활 중인 구창모가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점이 눈에 띈다. 구창모는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개의 공을 던진 뒤 자진 강판했다. 두 차례 정밀 검진 결과 팔꿈치와 손목 사이 굴곡근이 미세하게 손상됐다는 진단과 약 3주간 재활 훈련을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구창모의 회복을 기대하며 뽑았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부상 선수의 현 상태와 치료 과정 등에 관해 조사한 결과, (아시안게임이 개막하는) 9월까지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규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전 대회 규정을 보면 경기 전날까지 부상 선수 교체가 가능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장현석의 깜짝 발탁에 대해 조 위원장은 “KBSA에서 추천한 선수 중 한 명이었는데 구위, 구속, 경기 운영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위해 꿈과 희망을 주는 차원에서 고교생 발탁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선발과 긴 이닝을 던지는 두 번째 투수로 활용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기용 방법을 정하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9월 중 소집돼 국내 훈련을 소화한 뒤 중국 항저우로 출국해 10월 1일부터 7일까지 대회를 치른다. 이 기간 KBO리그는 중단하지 않는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KBO는 프로팀에서는 팀당 최대 3명만 뽑았다. 키움 히어로즈(이정후, 김혜성, 김동헌)와 LG 트윈스(문보경, 고우석, 정우영), NC(구창모, 김형준, 김주원)에서 각 3명이 뽑혔다. SSG 랜더스(박성한, 최지훈), 롯데(박세웅, 나균안), kt 위즈(강백호, 박영현), 삼성 라이온즈(원태인, 김지찬), KIA 타이거즈(이의리, 최지민), 한화 이글스(노시환, 문동주)에서는 각 2명이 선발됐다. 두산 베어스에서는 곽빈 한 명만 뽑혔다. 이밖에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최원준이 뽑혔다. 마산용마고 3학년 장현석은 역대 한국 고교 야구 선수 중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된다. 고졸 신인 포수 김동헌은 2002년 김진우(당시 KIA 타이거즈·은퇴),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신인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24명 중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는 19명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특례 대상이 된다. KBO와 KBSA는 이날 류중일 감독과 함께 팀을 이끌 코치진으로 최일언(투수), 김동수(배터리), 장종훈(타격), 류지현(작전), 이종열(수비), 김현욱(불펜·컨디셔닝)이 나선다고 전했다.
  • “가격 흥정으로 더 싸게”… 롯데홈쇼핑, ‘가격 네고’ 웹예능 선보인다

    “가격 흥정으로 더 싸게”… 롯데홈쇼핑, ‘가격 네고’ 웹예능 선보인다

    롯데홈쇼핑이 오는 8월 가격 네고 예능 채널을 유튜브에 개설하고 MZ세대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뉴미디어 콘텐츠 기업과 손잡고 콘텐츠·마케팅 강화와 전략 상품 개발에 본격 돌입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본사에서 뉴미디어 콘텐츠 기업 더에스엠씨그룹과 ‘콘텐츠 IP 기반 딜커머스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양사는 오는 8월 유튜브에 딜커머스 채널을 개설하고, 가격 협상을 통해 롯데홈쇼핑 전략 상품에 대해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웹예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즌제 운용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자체 브랜드 등 전략 상품 소개로 MZ세대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 2월 유튜브 예능 채널 ‘내내스튜디오’를 론칭하고 뷰티예능 ‘예뻐지는내내’를 비롯해 골프, 먹방, 음악 예능 등을 선보이며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딜커머스 콘텐츠 론칭을 통해 플랫폼을 확장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날 협약식에는 롯데홈쇼핑 김재겸 대표, 이용환 e커머스본부장, 진호 DT부문장과 더에스엠씨그룹 김용태 대표, 김태성 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사는 ▲신규 콘텐츠 IP(지식재산권) 론칭 ▲딜커머스(예능과 구매 혜택이 결합한 콘텐츠) 콘텐츠 공동 기획 및 제작 ▲채널 활성화 위한 마케팅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용환 롯데홈쇼핑 e커머스본부장은 “미디어 커머스 강화의 일환으로 딜커머스 사업 추진을 위해 종합 콘텐츠 기업 더에스엠씨그룹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양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에게 재미와 합리적 쇼핑 기회를 제공하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에스엠씨그룹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150여개 브랜드 미디어를 운영하며 매년 3만개 이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뉴미디어 콘텐츠 기업이다.
  • 불륜의 최후?…손잡고 걷는 영상 하나로 파면된 中 고위 간부 [여기는 중국]

    불륜의 최후?…손잡고 걷는 영상 하나로 파면된 中 고위 간부 [여기는 중국]

    중국에서 한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이 손을 잡고 길거리를 걷는 영상이 공개되어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쇼핑백을 들고 있는 모습이 한 쌍의 커플을 연상케 했지만 중년 남성의 신분이 공개되자 그 여파가 적지 않다. 7일 중국 현지 언론인 펑파이뉴스에 따르면 이 남성은 환치우공정프로젝트관리(베이징)유한회사의 후지용(胡继勇)사장이다. 게다가 함께 손을 잡고 있던 여성은 부인이 아니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회사 동료라고 말했지만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다. 영상 공개 후 온라인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환치우공정의 상급 기관인 중국석유그룹공정유한회사는 7일 저녁 후지용 사장의 파면을 공식 발표했다.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이후 바로 조사팀을 꾸린 회사 측은 정황을 확인했고 후지용 사장에 대한 기업 관련 모든 직무를 면직시켰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의 정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이번 사건에 여론이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한 ‘스캔들’이 아닌 국영기업의 간부와 연루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환치우프로젝트관리회사는 국영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의 자회사로 지난 1995년에 설립되었다. 자본금 3000만 위안(약 54억 7110만 원)의 작지 않은 기업으로 법인 대표 역시 후지용으로 되어있다. 국영기업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 기율 처분 조례를 따라야 한다. ‘조례’ 제135조에 따르면 타인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간부에 대해서는 경고 처분이 내려진다. 상황이 심각한 경우 공산당 내의 모든 직무가 해지되고 당적에서 제외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 915m 보랏빛 세상을 걷다…1004m 무한의 세상을 걷다[권다현의 童行(동행)]

    915m 보랏빛 세상을 걷다…1004m 무한의 세상을 걷다[권다현의 童行(동행)]

    첫째 아이가 조잘조잘 말이 많아지던 네다섯 살 무렵이었다. 유치원 가는 길에 자동차로 변신한 로봇을 보았다는 아이 말에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우물쭈물 망설였다. 어른이 보기엔 거짓말이지만 순진한 동심이 다칠까 조심스러웠다. “그래? 엄마는 집에 오는 길에 오징어 닮은 외계인을 만났는데! 우리 오늘 만난 친구들을 그림으로 함께 그려 볼까?” 이왕이면 아이의 상상력을 구체화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공상은 때로 멋진 그림으로, 설명서에는 없는 독특한 블록 작품으로 탄생했다. 둘째 아이가 거짓말 같은 상상을 시작하는 연령이 되자 첫째는 자연스레 엄마의 방식으로 함께 그림을 그리고 블록을 만들었다. 전남 신안으로 떠나기 전날, 온통 보라색으로 가득한 섬이 있다는 엄마의 말에 둘째는 대뜸 자기도 알고 있다며 보라색 크레파스 하나로 그림 한 편을 완성했다. 상상 속 섬을 실제로 마주한 순간, 둘째의 눈빛은 벅찬 감동으로 물들었다.‘퍼플섬’은 평생을 박지도에서 살았다는 김매금 할머니의 절절한 바람에서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 박지도는 안좌도 두리항에서 배를 타야만 찾을 수 있는 작은 섬이었다. 구멍가게 하나 없어 장날이면 주민들이 함께 나룻배를 타고 섬을 건넌 뒤 다시 택시를 나눠 타고 가서 장을 봤단다. 섬살이의 고단함을 손주 먹이려 산 아이스크림이 집에 오니 모두 녹아버렸다는 우스갯소리로 달래던 시절이었다. ●박지도 김매금 할머니 바람서 시작된 섬 각종 기사에는 당시 박지도에 100여명이 살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게 어르신들 이야기다. 다리를 놓아 달라는 요구마저 민망하게 느껴졌지만 김매금 할머니는 달랐다. 간혹 행정가가 섬을 찾아오면 “찻길은 바라지도 않으니 부디 걸어서라도 섬을 나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침내 2007년, 할머니뿐 아니라 박지도 주민 모두의 소원이었던 다리가 놓였다.안좌도와 박지도를 잇는 547m 길이의 보도교는 원래 ‘천사의 다리’로 불렸다. 1004개의 섬으로 구성된 신안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다리와 함께 마을 사람들이 바라던 수도관도 들어왔다니 그 이름이 아깝지 않다. 천사의 다리는 이후 신안군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각각의 섬에 색깔을 입히는 과정에서 ‘퍼플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색깔도 보라색으로 다시 칠했다. 박지도를 대표하는 색깔로 보라색이 선정된 것은 섬에 가득한 도라지와 꿀풀꽃, 콜라비 때문이다. 퍼플교 덕분에 안좌도와 박지도는 물론 인근 반월도까지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천사의 다리란 이름은 2019년에 개통한 천사대교가 이어받았다.●보라색 옷 입으면 입장료 무료 퍼플섬에 가려면 옷장부터 뒤져야 한다. 보라색 옷을 입으면 입장료가 무료이기 때문. 보라색 머플러나 가방도 괜찮다.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면 섬 입구에 자리한 ‘퍼플숍’에서 마음에 드는 소품을 하나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라색 스커트가 예쁘네요! 공짜로 들어가셔도 됩니다.” 매표소 직원의 말에 둘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두가 보라색 옷을 입고 오면 어떡해요? 표를 하나도 못 팔잖아요.” 걱정 가득한 아이의 말에 직원이 웃으며 대답해 줬다. “우리의 목표는 섬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이 보라색 옷을 입어서 표를 한 장도 못 파는 거란다.”퍼플섬 매표소는 박지도와 반월도에 하나씩 있는데, 박지도 매표소 근처에는 식당들이 자리해 허기를 달래기 좋고 반월도 매표소 옆에는 복합문화창고 ‘퍼플박스’가 있어 볼거리를 풍성하게 챙길 수 있다. 신안 앞바다의 전설적인 해저 유물 이야기를 비롯해 고흐와 클림트의 그림이 화려한 미디어아트 쇼로 펼쳐지는 곳이다. 우리는 반월도부터 둘러보기로 했는데, 아이는 섬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보라색으로 칠한 도로를 보고 잔뜩 신이 났다. “엄마, 여기는 길도 보라색이에요!” 매표소를 지나면 안좌도와 반월도를 잇는 ‘문 브리지’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총길이 380m로 배가 지날 때면 부잔교가 열리는 형태다. 다리로 향하는 길에는 보라색 테이블과 의자가 자리해 보랏빛 설렘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는 ‘당신의 근심걱정을 이곳에 두고 가세요’라고 적힌 보라색 안내판이 먼 길 떠나온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반월도는 섬 모양이 반달을 닮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과거 배가 오가던 퇴촌마을과 안동네인 반월마을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라색 지붕을 얹은 아기자기한 반월마을을 구경하려면 전동카트를 추천한다. 1인당 3000원이면 보라색 카트를 타고 섬을 한 바퀴(5.7㎞) 돌아볼 수 있다. 우리는 반월도와 박지도를 연결하는 퍼플교까지만 걷기로 했는데, 중간에 ‘I PURPLE YOU’라고 적힌 포토존이 있다.●BTS “보라해” 포토존도 보라색은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를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한데, 멤버 뷔가 팬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던 “보라해”란 말을 퍼플섬의 포토존으로 활용한 것이다. 평소 BTS의 노래를 즐겨 들었던 둘째는 엄마의 설명을 듣자마자 “여기서 사진 꼭 찍어 주세요”라며 성화다. 이렇게 어린 아미의 마음도 빼앗았으니 퍼플섬의 인기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면 좋겠다. 퍼플교 입구에는 섬을 상징하는 반달 모양 포토존과 함께 의자까지 보라색으로 맞춘 카페가 있어 걸음을 쉬어가기 좋다.●915m 퍼플교엔 애달픈 사랑 얘기도 전해져 반월도와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 구간은 915m에 이른다. 평평하게 이어진 다리가 아니라 오르락내리락 걷는 재미가 있다. 곳곳에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와 나무 의자도 마련돼 있다. 반월도와 박지도는 원래 썰물 때 노두로 연결됐다. 섬사람들은 이 길을 ‘중노두’라 불렀는데, 여기에 얽힌 전설이 카페 한쪽 벽면에 소개되었다. 옛날에 박지도 암자에 젊은 스님이 살았는데, 멀리 반월도 암자에 아른거리는 비구니 자태만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됐다. 비구니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둘은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가 망태기에 담은 돌로 길을 만들었다. 이 길은 두 사람이 중년이 되었을 무렵에야 섬과 섬을 잇게 되는데, 오랜 세월 그리워했던 둘이 바다 한가운데서 만남의 기쁨을 채 나누기도 전에 밀물이 들이쳤다. 애달픈 사랑의 흔적은 이제야 보라색 다리로 결실을 맺었다. 어쩐지 한 걸음 한 걸음 애틋한 마음을 내딛게 된다. 박지도에 들어서면 커다란 박 모양 포토존이 반겨 준다. 박지도라는 이름이 섬 형태가 박을 닮은 데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박지도를 찾았을 때는 라벤더 축제가 한창이었다. 여기서 축제장까지 이동하는 카트가 출발하는데, 운전을 맡은 주민들 옷차림마저 보라색이다. 보라색 운동화에 양말까지 맞춰 신은 한 어르신은 아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5분 남짓이면 라벤더 동산에 도착하는데, 바다가 보이는 언덕을 따라 보랏빛 라벤더가 만발했다. “엄마, 여기는 보라색 바람이 불어요!” 아이는 라벤더 물결이 일렁일 때마다 장난스럽게 온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그 모습에 지나가던 어르신들마저 입가에 보랏빛 미소가 번졌다. 언덕 너머로 작은 마을이 눈에 들어오는데, 지붕은 물론 물탱크까지 온통 보라색이다. 퍼플섬이란 이름을 또 한 번 실감하는 풍경이다. 라벤더가 졌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개화기간이 길어서 여름 내내 즐길 수 있는 버들마편초가 이어서 만개한다. 버들잎처럼 좁은 잎 모양에 말채찍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붙은 버들마편초는 꽃대 끝에 작은 보라색 꽃을 가득 피워 퍼플섬과도 잘 어울린다. 퍼플섬 곳곳에 핀 버들마편초만 20만 송이에 이른다고 한다. 9월부터는 보라색 아스타 국화가 여행자들을 맞아 준다. 아스타 국화가 만발한 언덕에는 송전탑마저 보라색인 데다 그 아래로 푸른 바다를 가로지르는 퍼플교가 자리해 섬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라벤더 져도 버들마편초 활짝 퍼플섬으로 향하는 길에 암태도를 지나게 되는데, 여기 달리던 자동차도 멈추게 만드는 특별한 벽화가 있다. 일명 ‘동백 파마머리 벽화’라 불리는 이 그림은 기동삼거리에 자리해 ‘기동삼거리 벽화’로 통한다. 담벼락 너머로 소담스럽게 핀 애기동백을 집주인 어르신의 풍성한 파마머리로 표현한 것인데, 그 기발한 아이디어가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자아낸다. 원래는 할머니 그림만 있었는데, 못내 서운한 마음을 내비친 할아버지 그림이 나중에 추가됐다. 할머니처럼 파마머리를 만들기 위해 애기동백도 한 그루 더 심게 됐는데,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것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도 있다. 늦봄에도 붉은 꽃송이를 달고 있는 동백나무가 신기해 가까이 다가가니 포토존을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조화를 달아 두었다. 그 세심함 덕분에 우리도 재미있는 인증사진을 얻었다. 사진 한 장으로 조금 아쉽다면 여기서 자은도로 향하는 길 어귀에 마을 어르신을 주인공으로 그린 벽화가 또 있다. ●구리도·고도·할미도 잇는 무한의 다리 자은도에도 퍼플교 못지않은 매력을 지닌 다리가 있다. 2019년에 놓인 ‘무한의 다리’다. 8월 8일 섬의 날을 수학적 의미의 무한대(∞)로 해석, 섬과 섬이 다리로 연결되면서 연속성과 함께 끝없는 발전의 의미를 담은 이름은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박은선과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 거장 마리오 보타가 작명했다. 둔장해변에 자리한 이 다리는 총길이 1004m로 무인도인 구리도와 고도, 할미도를 차례로 연결한다. 마침 썰물 때 방문했더니 갯벌 위를 바쁘게 움직이는 칠게가 아이의 친구가 되어 준다. 이번엔 칠게를 따라 옆으로 걷는 흉내를 내는 아이 덕분에 이른 아침을 기분 좋은 웃음으로 시작했다. 다리 위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구리도, 고도와 달리 할미도는 직접 섬을 걸으며 돌아볼 수 있다. 이곳엔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갇혀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전통 어로 방식인 ‘독살’이 남아 있다. 여름이면 독살체험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이 찾아온단다. 섬 한편에 화장실은 물론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반나절을 보내기에도 제격이다.●1004뮤지엄파크·요트투어도 추천 자은도에서 놓치면 안 될 또 하나의 볼거리, 바로 1004뮤지엄파크다. 국내 최대 규모의 수석미술관과 수석정원, 세계조개박물관, 신안자연휴양림, 양산해변이 한데 어우러져 아이들과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거나 아예 하룻밤 묵어 가기에도 좋다. 특히 수석미술관은 기대 이상으로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었다. 기이한 모양의 돌에 이름을 붙여 주기도 하고, 수집가가 붙인 이름을 아이가 맞혀 보면서 예상보다 꽤 오랜 시간 머물게 됐다. 아이가 흥미를 보이자 해설사가 나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증강현실(AR) 체험까지 선보였다. 조개박물관에서는 난생처음 보는 모양과 색깔, 크기의 조개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만의 조개를 골라 색깔을 칠한 뒤 영상에 띄워 보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체험도 가능하다. 양산해변에는 거대한 조개 모양 작품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데, 고운 모래가 아이들 놀기에도 그만이다.섬에서 하룻밤 머물 예정이라면 요트 위에서 아름다운 일몰과 천사대교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암태도 오도선착장에서 출발하는 1004 요트투어는 시즌에 따라 일몰 투어를 운행한다. 요트 위에서 서해의 붉은 노을에 듬뿍 젖었다 돌아오는 길에 검게 물든 바다 위로 반짝이는 천사대교가 선물처럼 펼쳐진다. 여행작가
  • [서울광장] 전우원과 조민은 왜 밖으로 나왔나/김상연 전략기획실장

    [서울광장] 전우원과 조민은 왜 밖으로 나왔나/김상연 전략기획실장

    전두환씨의 치부가 다른 사람도 아닌 그의 손자에 의해 까발려질 줄은 생전의 전씨 자신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전우원(27)씨 스스로 마약 복용 사실을 밝힌 탓에 좀 희화화되긴 했지만, 그가 광주에서 한 언행 등을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판단된다. 직계비속이 직계존속에 대한 내부고발자를 자임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그 자체로 충격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32)씨가 갑자기 얼굴을 드러내며 공개활동에 나선 것 역시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아무리 가혹한 언론이라도 논란에 휩싸인 유명인 2세의 얼굴과 실명은 가려 준다는 금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어떤 유튜버가 조민씨가 근무하는 병원에 무단으로 찾아간 행태를 다수 언론이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이 허탈하게도 조민씨가 스스로 베일을 벗은 것이다. 그것을 두고 친조국파와 반조국파가 갈려 싸우는 통에 정치 이슈로 비화했지만, 조민씨 같은 ‘데뷔’는 전례가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조민씨는 왜 이런 미답의 길을 걷기로 한 것일까. 그녀의 말대로 억울함을 항변하기 위한 차원이거나, 아니면 재판에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서일 수 있다. 그것도 아니면 의사 면허 박탈 위기에 처하자 더이상 잃을 게 없다는 판단에 활로를 찾아 나선 것이거나 총선 출마를 위한 사전포석일지도 모른다. 전우원씨는 어릴 때부터 집안의 불의를 보며 내재해 있던 양심의 가책이 종교에 귀의하면서 커진 것일 수 있고, 새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트리거’가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분석만으로는 ‘포만감’이 들지 않는다. 이전에도 가정불화를 겪은 직계비속은 존재했었고, 여론에 치도곤을 당한 2세는 있었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두 사람이 동년배(1990년대생)라는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혹시 시대변화가 이런 돌연변이적 인간상을 진화시킨 원인(遠因)은 아닐까. 크게 늘어난 인간 수명과 소셜미디어 같은 첨단 테크놀로지 말이다.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2050년이 되면 일부 사람들이 죽지 않는 존재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도 지난해 유튜브 인터뷰에서 “앞으로 이십몇 년이 지나면 인간에게 (수명) 선택권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런 영생불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100살 넘은 마라토너까지 나오는 시대에 지금 20~30대 젊은이는 평균 130살 넘게 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으로 살 날이 못해도 100년은 더 남았다는 얘기다. 그렇게 많이 남은 인생을 죄인처럼 숨어 살 바에는 차라리 세상 밖으로 나가는 리스크를 무의식적으로 택한 건 아닐까. 실제 전우원씨는 “이번에 (한국에) 오니 정말 새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됐다”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인생 2막’을 얘기했다. 안데르스 한센은 저서 ‘인스타 브레인’에서 인간의 뇌는 스스로에 대해 얘기하길 좋아하는데, 수많은 대상에게 얘기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는 그런 뇌의 보상센터를 활성화시킨다고 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MZ세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자기 현시욕이 가히 절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조민씨와 전우원씨도 남들처럼 떳떳하게 소셜미디어 시대를 살고 싶은 무의식적 욕구에 무대 앞으로 나온 건 아닐까. 실제로 조민씨는 얼굴을 드러내기 무섭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고, 평범한 일상을 담은 영상을 올리고 있다. 전우원씨도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로 자신의 얘기를 한다. 이들의 등단이 정말 시대변화에 따른 진화의 소산이라면 앞으로 제2의 전우원, 제2의 조민은 계속 나올 것이다.
  • “창원의 미래 50년 먹거리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 역량 결집”

    “창원의 미래 50년 먹거리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 역량 결집”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5월 25일). ‘원전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5월 15일). 최근 우리나라 우주와 원전분야에 관심이 쏠린 두 행사다. 모두 경남 창원지역 주력 산업과 직결된다. 정책 호재에 힘입어 창원지역 산업·경제가 우주항공, 방위, 원전 등 지역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활력을 찾고 있다. 창원시는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접한 옛 마산시, 창원시, 진해시 등 3개 시가 합쳐 2010년 7월 통합 창원시가 되면서 덩치가 커졌고 인구도 광역단체급으로 불었다. 과학기술 및 원자력 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중앙관료 출신 홍남표(63) 창원시장이 민선 8기 시정을 맡아 지역을 샅샅이 훑고 중앙부처를 오가며 바쁘게 뛰고 있다. 초선 시장으로 취임 1년을 맞는 홍 시장을 8일 만나 시정 방향과 주요 정책 등을 들어봤다.●우주항공·원전산업 경제 활력 되찾아 -시정 슬로건인 ‘동북아 중심도시 창원’을 실현할 방안은. “단기적으로는 주력 산업인 원전, 방위, 조선기자재 등 3대 산업을 지원·육성해 경제를 빨리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미래도 대비해야 한다. 지난 3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된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는 창원의 미래 50년 먹거리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기존 첫 창원국가산업단지는 국가산단 1.0으로 이름을 붙였고 융합 국가산업단지는 두 번째로 중요해 국가산단 2.0으로 이름 지었다. 창원시와 경남도가 방위·원전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창원 의창구 북면 일대 3.39㎢를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신청하고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후보지로 지정받았다. 예비타당성조사 등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 국가산업단지가 확정되면 대기업과 관련 앵커기업이 많이 들어와야 하므로 선제적으로 대기업을 찾아다니며 유치활동을 하고 있다.” -통합 창원시는 계획도시 창원, 군항도시 진해, 자연발생적 도시 마산이 합쳐진 도시이다. 도시 계획 구상은. “손대야 할 게 많다. 인생길이든 도시개발이든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한다. 처음에 방향을 잘못 잡으면 나중에 크게 잘못될 수 있다. 큰 마스터플랜을 세운 뒤 따라가면 된다. 행정에는 크게 보고 세밀하게 관찰하는 대관세찰(大觀細察)이 중요하다. 도시 전체가 어떤 문제가 있고 해결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되는지 합의로 결정한 뒤 비용이 좀 들더라도 밀고 나가야 한다. 마산과 진해는 바다를 낀 해양도시이므로 관광자원으로 바다를 활용해야 하는데 바닷길이 끊겨 바다로 나가거나 해안선을 따라 걸을 길이 없다. 바다는 있지만 바닷가가 없다. 난개발이 쌓여 해안선이 없어졌다. 마산은 부두, 진해는 군항만 강조하다 보니 나머지 기능이 상실됐다.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도시인 마산은 도로체계에 한계가 있다. 지하 도로를 새로 건설하든지 교통망을 확충해야 한다. 전문가 등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나 토론을 하고 필요하면 공청회도 거쳐 도시 전체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꾸는 계획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S-BRT) 공사가 시작됐는데.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해야 한다. 특히 창원은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돼 대중교통 이용보다 자가용 이용이 많다. BRT는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 도로에 급행버스가 운행되도록 하는 교통시스템이다. 따라서 도시 외곽부터 도심까지 막힘 없이 오갈 수 있는 주행로를 만들어 심장에서 손끝, 발끝까지 피가 잘 돌도록 해줘야 한다. 현재 BRT 노선은 도심 구간에만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 전임 시장 때 사업이 확정돼 바꿀 수가 없었다. 연말 개통 예정인데 문제가 나타나면 보완하겠다. 장기적으로는 도시철도인 트램으로 가야 한다. 트램 3개 노선을 도입하는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이 지난 4월 국토부 승인을 받았다. 하반기 타당성조사를 해 검토하고 우선순위 노선을 정해 단계적으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100만 대도시 중 유일하게 의·약대 없어 -도청 소재지인 창원도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3월 102만 8875명으로 103만명대가 무너졌고 지난 4월 101만 6333명으로 줄었다. 창원은 인재 양성체계가 취약한 게 인구유출 주요 원인이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도시에 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하나도 없다. 젊은 인재들이 그런 학과가 없으니 서울이나 부산으로 진학하고 졸업해도 돌아오지 않는다. 지역 국립대학에도 미래 첨단산업과 연계되는 학과가 없다. 외국처럼 대학 덕분에 지역이 먹고사는 지역특화 대학체계로 바뀌지 않으면 창원뿐만 아니라 지방도시의 미래는 어둡다. 당장 급한 과제는 의대 설립이다.” -최근 지역 주력산업인 우주항공과 방산, 원전 등에 호재가 이어지는데. “지난달 15일 우리나라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인 두산에너빌러티 공장에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이 열렸다. 착수식은 원전 생태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정부 정책 지원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선언이었다. 신한울 계약 규모는 10년간 2조 9000억원 규모다. 또 지난달부터 10년간 2조원 규모 보조기기 계약 192건도 순차적으로 발주돼 지역 원전 기업 일감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전망이다. 현대로템도 지난 3월 코레일로부터 7100억원 규모의 고속철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달 1조원대 수서고속철 신규 고속열차 사업도 수주했다. SNT다이내믹스(옛 SNT중공업)는 지난 1월 튀르키예 방산회사와 922억원 규모의 주력전차용 자동변속기 수출 계약을 했다. 지난해 창원 방위산업은 폴란드, 노르웨이, 이집트, UAE 등 4개국에 15조 2314억원 규모 K2 전차, K9 자주포 등 역대 최대 규모 수출 실적을 올렸다. 대한민국 방산 기술을 세계가 인정한다.” 홍남표 시장은 ▲1960년 9월 21일 경남 함안 출생 ▲마산고 ▲서울대 건축학과 ▲서울대 대학원 공학 석·박사 ▲제18회 기술고시 합격 ▲과학기술부 기획예산담당관·재정기획관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
  • ‘용산서 온다’ 긴장감 커진 與현역

    국민의힘이 8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띄우면서 내년 총선을 위한 여당의 공천 시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 참모진의 도전이 예상되는 현역 국회의원 지역구에서는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관심 지역구는 김은혜 홍보수석이 떠난 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보궐선거로 입성한 경기 성남분당갑이다. 안 의원은 이날 MBC에서 “재보궐선거로 들어온 사람이 또 지역구를 바꾸는 것은 주민에 대한 예의나 도리가 아니다”라며 지역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은 지금 세 들어 사는 집을 주인이 내놓으라면 내놓고 본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안 의원을 ‘세입자’에 빗댔다. 그러자 안 의원은 “그럼 홍 시장은 그 전 (대구) 시장이 이번에 나오겠다고 하면 자리를 내줄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김 수석 거취를 두고는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 경기도 지역 원외 당협위원장은 “김 수석은 이미 경기지사로 출마했던 만큼 경기도 선거 전체를 이끌 상징성이 있는 지역에 나가는 것도 당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행보는 지난달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도 거론됐다. 야당은 강 수석이 출마를 염두에 두고 충남 예산군 지역 행사에 자주 참석하는 등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충남 예산·홍성은 홍문표 의원 지역구다. 지난 1일 예산군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주관 ‘의병의 날’ 기념식에는 강 수석과 홍 의원이 나란히 참석했고, 강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 선거구 재획정 이슈까지 맞물려 뒤숭숭한 부산 정가에서는 이진복 정무수석의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수석은 부산 동래에서 18·19·20대 3선 의원을 지냈다. 현역 의원은 초선인 김희곤 의원이다.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인 서지영 총무국장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대통령실 행정관급인 젊은 도전자들도 적극적으로 몸을 풀며 현역 의원들을 자극하고 있다. 이동석 전 홍보수석실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실 행정관은 충북 충주시에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3선 현역인 이종배 의원이 있는 곳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초선 안병길 의원 지역구인 부산 서·동구에 도전할 예정이다. 용산 인사들의 도전장을 받는 현역 의원들은 딜레마다. 윤 대통령의 인적 쇄신 구상에 따라 출마 여부가 결정되기에 최종 도전 여부와 시점 모두 베일에 싸여 대처가 쉽지 않다. 또 정치 신인이 나선 지역의 현역 의원들은 도전자들을 언급하는 게 오히려 인지도만 키워 줄 수 있어 무시 전략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추후 용산 출신과 현역 의원들이 경선을 치르게 되면 관건은 경선을 즈음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지지율 고공행진으로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마다 ‘문재인 청와대 이력’ 명시 여부가 논란이 됐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이철규 사무총장이 이끄는 조강특위를 구성하고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서울 노원병) 전 대표, 태영호(서울 강남갑) 의원 지역구를 포함한 사고 당협 35곳 정비에 착수했다.
  • 부처 간 칸막이에 꼬인 외국인 고용제… “컨트롤타워도 안 보여”

    부처 간 칸막이에 꼬인 외국인 고용제… “컨트롤타워도 안 보여”

    2004년 고용허가제가 실시된 이후 국내 외국인 노동자 규모는 점진적으로 증가해 왔다. 그럼에도 업종별로 숙련인력 부족, 수도권으로의 외국인 노동자 쏠림 현상, 3D 업종 및 뿌리산업에서의 외국인 노동자 이탈 현상 등의 문제가 커져 왔다.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 등에 관한 컨트롤타워로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가동되고 있지만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관리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노동 및 비자 전문가들은 지적해 왔다. 최근 정부가 저출생·고령화 대응 및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추진하면서 기존의 비자 정책에서 반복돼 왔던 문제점이 다시 노출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고용허가제(E9) 비자의 특례를 활용해 서울시와 함께 동남아 가사노동자를 하반기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반면 법무부는 돌봄 및 가사도우미 업무가 특정활동(E7) 비자 자격에 포섭될 수 있는지 검토 필요성에 수긍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도입될 경우 송출국으로 유력 검토되는 필리핀에서는 육아도우미, 즉 베이비시터와 가사도우미가 서로 다른 직역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논의가 시작되면서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보육 관련 학위 조건 등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제기되기도 했다. 법무부 소관인 숙련인력 대응 비자인 E7 비자 자격에 육아·가사도우미가 포섭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고용부도 E9 비자에 각각의 직역에 맞는 특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역시 가사도우미와 육아도우미가 갖춰야 할 자격 요건을 세부적으로 설정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7 비자는 원칙적으로 가족동반 등을 허용하는 비자로 만일 고용부가 시범운영 예정인 E9 비자 대신 E7 비자로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유입된다면 가족동반 허용 여부 등 또 다른 논의 역시 고려해야 한다. 미숙련 노동자를 대상으로 발급하는 E9은 고용부가, 숙련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E7은 주로 법무부가 관할한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는 고용부에서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시행 방안에 관하여는 두 부처가 협의 중으로 부처 간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로운 비자를 도입할 경우 이처럼 파장이 다각적으로 일어나지만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종합적인 논의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력정책위원회는 고용부와 법무부, 기획재정부 등 12개 부처 차관이 위원으로 참석해 이뤄지지만 외국인력 선별부터 입국, 비자 발급 등을 각각의 관리 부처가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는 가사도우미 도입 과정이 문제가 됐지만, 이미 고용부가 관리하는 E9의 어업분야 외국인과 해양수산부의 선원법에 따른 어선원(E10) 비자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해묵은 갈등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 순천시립극단 제66회 정기공연 연극 ‘갈매기’ 공연

    순천시립극단 제66회 정기공연 연극 ‘갈매기’ 공연

    30년 넘게 지역에서 활동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순천시립극단이 제66회 정기공연인 ‘갈매기’ 를 무대에 올린다. 오는 14~15일 오후 7시 30분 이틀에 걸쳐 순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연극 ‘갈매기’는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희곡이다. 1896년 초년 이후 100여년이 지나도록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어머니로 대표되는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울타리에서 좌절하는 젊은 작가의 고뇌와 어긋난 사랑으로 얽힌 등장 인물들의 비극적인 결말을 다룬다.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드라마로 펼쳐 보인다.순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도 많은 시민 여러분이 참여해 연극 특유의 생동감과 현장감을 느끼면서 고전을 즐기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 10세 이상 관람가로 공연 시간은 120분이다. 관람료는 성인 1만원, 학생(청소년) 6000원이다. 서수현(55) 순천시립극단 기획·단무장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때 전국에 공중파로 생방송된 주제공연을 할 만큼 실력을 자랑한다”며 “수준 높은 작품이 되도록 2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 단무장은 “이번 정기공연에서는 그동안의 역량을 집결시켜 연극이 가지는 고유한 감동을 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천시립극단은 1990년 전국 중소도시 중 최초로 창단했다. 순천 문화의 위상과 자긍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 2회 정기공연과 찾아가는 공연, 상시공연 등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 ‘구름과 하늘 미쳤다’ 발도르차 평원 품은 피엔차와 몬테풀치아노

    ‘구름과 하늘 미쳤다’ 발도르차 평원 품은 피엔차와 몬테풀치아노

    이탈리아 중북부 토스카나의 풍광 가운데 백미를 다투는 발도르차 평원을 제대로 만끽하는 방법은 차량을 렌트해 구석구석 싸돌아 다니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로마에서 열차로 한 시간 30분 걸리는 키우시(Chiusi)에서 몬테 풀치아노와 피엔차 가는 길은 생각보다 위험했다. 사진이나 유튜브 영상으로 보던 장쾌하면서도 고즈넉한 발도르차 평원의 멋은 명성 그대로였는데 키우시에 몬테풀치아노 거쳐 피엔차까지 가는 여정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여정이었다. 능선을 따라 오가는 길인데도 곡선 구간이 상당히 많았고, 무엇보다 이탈리아인들의 거친 운전 습관이 안전을 위협한다. 7일(현지시간) 아침 8시 13분 몬테풀치아노행 버스 FT 5번에 올라 53분쯤 도착, 그곳 정류장에서 112번 버스로 갈아타 20여분을 더 달리니 피엔차에 이르렀다. 버스 기사는 굉장히 친절해 많은 도움을 줬다. 일행은 승차권을 미리 온라인으로 사지 못해 헤맸는데 FT 5번 버스 기사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면서도 친절한 미소로 발급해주고 잔돈까지 거슬러줬다. 일행이 계속해 피엔차행 버스로 갈아타는 방법을 묻자 마침 등교시간이라 버스에 오른 학생들을 향해 외친다. “너희 중 영어 할 수 있는 애 없니. 앞으로 나와 나 좀 도와줘!” 첫눈에 똑똑해 보이는 여학생이 나와 번갈아 옮겨준다. 기사의 말 요지는 이런 거다. “몬테풀치아노에 도착하기 전 세 정거장 전에 내리면 돼.”그런데 막상 일행이 눈치껏 내리려 하자 기사가 외친다. 물론 이탈리아 말인데 눈치껏 해석하자면 “아니 내리지 마. 너네 갈아탈 버스가 바로 뒤에 오고 있으니 내가 종점에 도착해 그 기사에게 확실하고 깔끔하게 인수 인계할테니 조금만 기다려” 이런 거였다. 운전 실력도 좋았다. 하지만 운전 습관은? 일행이 갈아 탈 버스를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일념(?)에선지 오르막은 물론 내리막 구간에서도 좀처럼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대형 차량인데도 곡선 구간을 달릴 때 능숙하게도, 찬탄이 터져나올 정도로 운전을 잘한다. 잘한다는 탄성이 터져나오다가도 이렇게 빨리 달려도 되는가 싶다. 하여튼 어찌어찌해 그 기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9시 25분쯤 피엔차에 도착했다. 관광객들이 몰려오기 전 시각인 듯 성문 안은 고즈넉하다 싶을 정도였다. 주 도로 옆으로 남북 방향으로 조그만 골목들이 오밀조밀 잘 가꾼 집들, 식당들, 기념품 가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두 세 골목을 들어갔다 나온 뒤 골목 끝에 전망 명소가 있다. 발도르차 평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나와 유명해진 막시무스 저택을 비롯한 여러 뷰포인트들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조망감이 대단하다. 운이 좋아 날씨도 그리 무덥지 않고 간간이 강렬한 햇볕을 구름들이 번갈아 막아주니 “미쳤어” “대단해” 찬탄과 “고저스” “크레이지” 같은 영어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성안 이곳저곳을 다 들여다봐도 한 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었다. 화장실은 성의 남쪽과 북쪽에 한 군데씩 유료 화장실이 있었다. 많이 지저분했지만 일인당 0.5유로니 만족할 만했다.성안 구경을 마치고 성 밖 풍광을 즐길 만한 곳이 없나 두리번거렸더니 앞의 젊은 남성 둘이 발걸음을 가볍게 옮기고 있었다. 성문 나와 왼쪽, 고급진 레스토랑을 지나니 여덟 사람이 어깨를 마주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평탄한 길이 나온다. 전기바이크를 탄 채 헬멧을 쓴 남녀 여행객들이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이곳은 중간중간 사려 깊게 전망 포인트를 만들고 사이프러스 나무로 그늘을 드리웠다. 성안은 골목과 레스토랑 야외벤치 등으로 걷는 즐거움이 반감되는 반면 이곳은 장쾌한 발도르차 평원의 면모를 훨씬 크고 널찍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1킬로미터쯤 되는 것 같고, 중간에 초등학교가 있는지 아이들이 순진무구하게 뛰노는 소리가 담쟁이 덩쿨 너머로 들려왔다. 마침 구름이 햇볕을 가려줘 많이 무덥지 않은 상태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낮 12시가 조금 안돼 일행 셋이 4개 메뉴(평균 8.5유로)에 와인 반 병(7유로) 을 시켜 한 시간 넘게 점심을 즐겼는데 98유 넘는 청구서를 내밀었다. 도시세를 4명 분으로 계산하고, 생수 한 병을 두 병으로 계산했더라.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았는데 그래도 많다 싶어 내역을 꼼꼼히 들여다보다 일행 중 한 명이 기겁을 했다. 우리가 시키지도 않은 두 메뉴가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해서 거듭 이의를 제기했는데 직원의 실수로 옆 테이블까지 한 번에 계산된 것이라고 했다. 사실 키우시 오는 열차 안에서도 차장이 중국인 여행객들만 승차권을 보자고 해 인종차별이 있구나 싶었는데 동양인들이라고 우습게 보고 장난을 치려다가 실패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 떨떠름했다. 우리가 두 차례나 이런 문제로 잘잘못을 따지니 다른 테이블에서도 바짝 긴장하는 눈치였다. 음식은 최고였다. 모든 메뉴가 맛있어 이곳에 오는 이들에게 추천하자고 의견을 모았는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 다만 조심하라는 당부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 레스토랑 옥호는 카사 노브Casa nouve).아무튼 2시에 떠나는 112번 버스를 타고 몬테풀치아노에 돌아왔다. 이제 수은주가 바짝 오르기 시작했다. 성의 규모가 피엔차보다 훨씬 크다. 풍광은 피엔차가 장쾌함에서 앞선다. 몬테풀치아노에서 바라본 평원은 각각의 영지들이 조금 더 단장돼 있고 오밀조밀하다. 이곳 성안의 기념품 가게, 와이너리, 카페 등도 훨씬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일행은 첫 눈에 봐도 오스트리아 빈 못지 않은 맛과 멋을 간직하고 있어 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다. 카페 폴리찌아노. 북쪽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업소인데 맨앞쪽 발코니 좌석 바로 뒤에 앉았다가 주문을 마친 뒤 자리가 나 옮겨 앉을 수 있었다. 그늘진 테라스에 앉아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오후 5시 15분에 출발하는 FT 5번 버스를 이용해 키우시로 돌아왔다. 갈 때와 다른 여러 마을들을 들락날락하며 오는 통에 시간이 조금 더 걸려 키우시에 도착하니 6시 40분 무렵이었다. 상당히 위험한 곡예운전은 여전했다. 두 차례 정도 아찔한 순간을 목격하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버스로 여행하는 일은 쉽지 않다. 물론 낯설어 위험이 현지인보다 많아질 수 밖에 없는 운전을 하지 않는 이점은 있지만 차량 내 흡연은 정말. 사실 키우시에서 출발할 때도 대학생쯤 돼 보이는 아이들은 물론 중고등학생 나이로 보이는 아이들까지 담배와 전자담배를 뻐끔거렸다. 그리고 마침내 일행의 마지막 여정인 키우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담배 연기와 냄새가 풍기는 초유의 일을 맞았다. 몬테풀치아노 정류장에서 둘이 뭔가 세상 어디에도 없을 애틋한 대화를 나누던 남녀가 기사 뒷자리에 앉아 애정행각을 나누는 것은 물론, 급기야 여성이 전자담배를 뻐끔거렸다. 계절노동자로 보이는 남녀 성인들 누구도, 기사도, 하굣길 학생들 누구도 불편해하지 않고 우리 일행만 ‘세상에 이런 일이…’ 하는 느낌의 시선을 주고받았다. 아무튼 토스카나나 발도르차 평원 어디나 맑고 건조한 날씨다. 태양이 작렬해 피부가 탈 것처럼 덥다가도 그늘만 들어가면 시원하고 서늘하다. 4월에 발도르차 평원을 다녀온 이들의 동영상을 많이 봤는데 그 때보다 훨씬 들판은 다채로워져 있었다. 옅은 황갈색 밀밭과 푸릇한 풀밭, 300년 동안 토지 개량을 통해 살 만한 경작지로 이곳을 바꿨다는 사람들의 손길, 노고를 느끼고 봉건 영주의 지배 아래 성안에 수도원과 성당, 르네상스를 꽃피운 장인들의 손길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곳을 대중교통으로 돌아봐 좋았다. 다만 반팔과 남방셔츠, 두터운 외투 등 겹겹이 껴입을 수 있는 옷들을 배낭에 넣어가면 좋겠다. 우산도 필수. 이날 실제로 간간이 소나기와 천둥벼락이 울렸다. 키우시에서 저녁 식사 중에도 제법 굵직한 소나기가 내렸고, 식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서니 커다란 무지개가 떠 있었다. 그리고 환상적인 일몰이 시작되고 있었다.
  • [씨줄날줄] 사이코패스 검사/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이코패스 검사/임창용 논설위원

    질문1. 젊은 자매가 할머니상을 당해 슬퍼하고 있는데 멋진 남성이 조문을 왔다. 언니와 동생이 모두 첫눈에 반했지만 장례식 후 그 남성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얼마 후 언니가 동생을 죽이게 되는데 그 이유가 뭘까. 정상인들은 답을 찾기 어렵겠지만 사이코패스(psychopath)는 이렇게 답한다고 한다. ‘동생 장례식에서 그 남성을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질문2. 당신은 지금 남의 집에 침입해 도둑질을 하고 있다. 그때 갑자기 집주인이 나타나 당신 얼굴을 보고 옷장 속으로 숨어 버렸다. 옷장엔 잠금 장치가 없다. 당신에게 칼이 있다면 집주인을 어떻게 죽이겠는가. 사이코패스는 ‘기다리고 있다가 나오면 죽인다’고 답한다고 한다. 상대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느낌이나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우월감을 즐기기 때문이다. 흉악범이 잡히면 수사기관은 범죄 동기나 다른 범죄 여부를 캐내기 위해 ‘사이코패스 테스트’를 한다. 테스트는 캐나다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헤어 박사가 제시한 사이코패스 판정 도구(PCLR)에 기반한 것으로 앞서 사례로 든 것과 유사한 총 20개의 질문으로 구성된다. 총점 40점에 가까울수록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선 25점이 넘으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며, 해외에선 30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판정한다. ‘계곡살인’ 범인 이은해는 31점이 나왔고,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만점에 가까운 34점이 나왔다고 한다. 얼마 전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20대 여성의 집으로 찾아가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의 검사 수치도 정상인의 범주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코패스는 태생적으로 타인의 고통이나 기쁨에 대한 공감능력은 없는 반면 자신의 욕망은 강렬해 분출하고자 하는 특징을 갖는다. 충동적이고 우월감이 매우 강하다. 전 세계 인구의 1% 정도가 이런 성향을 갖는다고 하니 그리 드문 편도 아니다. 물론 모든 사이코패스가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건 아니다.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성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큰 성공을 한 사업가나 의사, 검사 등 한 분야를 파고든 사람들의 뇌가 사이코패스의 뇌와 비슷하다는 연구도 있다. 우리 주변엔 이런 ‘선한’ 사이코패스만 있기를.
  • “대관령음악제, 더 단단한 축제로 성장시킬 것”

    “대관령음악제, 더 단단한 축제로 성장시킬 것”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평창대관령음악제 4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첼리스트 양성원(56)이 “중장기적으로 더 단단한 음악축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 감독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월 취임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전했다. 그는 “5주 만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아쉬움도 있고 너무나도 힘들었지만 오셔서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웃었다. 올해 음악제는 ‘자연’을 주제로 7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강원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대관령 야외공연장 등에서 열린다. 양 감독은 “평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걸맞은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면서 “모든 공연에는 자연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곡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 비발디의 ‘사계’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음악제에는 우크라이나 챔버 오케스트라 키이우 비르투오지도 초대돼 눈길을 끈다. 이들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전쟁을 피해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다. 양 감독은 “지금 키이우는 모든 예술 활동이 멈춰 있다”면서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해서 초청했다”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8), 첼리스트 최하영(25), 비올리스트 박하양(25), 아레테 콰르텟 등 최근 해외 콩쿠르에서 좋은 성과를 낸 젊은 예술가들의 무대를 대거 볼 수 있는 것도 이번 음악제의 특징이다. 양 감독이 세계적인 연주자가 평창으로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연주자들을 세계로 내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이탈리아, 캐나다의 음악 축제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한국의 재능 있는 젊은 연주자들을 보내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첼로 연주자인 동시에 연세대 음대 교수인 교육자이면서 프랑스와 국내 음악축제에서 예술감독과 기획자로 활동한 전문가다. 그는 “많은 책임을 느낀다”면서 “쌓아 왔던 경험을 잘 되돌아보면서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성장시키겠다”고 전했다.
  • 번개 가속에 480㎞ 질주… 작고 짜릿한 ‘전기 볼보’

    번개 가속에 480㎞ 질주… 작고 짜릿한 ‘전기 볼보’

    프라다, 구찌, 페라가모…. 거리 곳곳을 수놓은 화려한 명품들 사이, 느닷없이 스웨덴에서 온 작은 전기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볼보자동차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이 그 주인공이다. 전장(총길이) 4233㎜의 아담한 체구, 별명은 ‘역사상 가장 작은 전기 볼보’다. “우유 섞인 벤티 사이즈 커피가 아닙니다. 오히려 강력한 펀치를 담은 에스프레소죠.” 이 차의 슬로건이기도 한 “작지만, 더 강하다”는 말을 볼보는 이탈리아 식으로 커피에 빗대 설명했다. ‘튼튼하고 안전한, 북유럽 감성의 패밀리카’로 인식됐던 볼보의 이미지를 과감히 벗었다. 톡톡 튀는 개성을 지닌 젊은 차주들을 정조준한 것. 볼보의 본고장 스웨덴 대신 밀라노에서 이 차를 선보이게 된 이유다. 작은 자동차에 볼보의 정수를 담았다. 우선 브랜드 헤리티지인 ‘안전’ 사양이 돋보인다. ‘작은 차는 위험하다’는 인식을 깨고자 루프를 비롯해 차체의 기둥을 뜻하는 ‘필러’를 기존보다 더욱 강화했다. 충돌사고 시 충격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섀시 등에 고강도 강철을 사용했다고 한다. 측면 충돌에서도 운전자의 머리, 흉부를 보호할 수 있도록 운전석 안쪽에 추가 에어백(파사이드)을 탑재했다. 트림에 따라 배터리를 비롯해 다양한 파워트레인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 후륜 기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싱글 모터를 조합하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44㎞(WLTP) 정도다. 고성능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싱글 모터를 선택하면 최대 480㎞(WLTP)를 주행할 수 있다. 출력은 428마력, 제로백은 3.6초로 성능도 강력하다. 재활용 알루미늄(25%), 재활용 강철(17%) 등을 사용했고 20만㎞를 주행했을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30t 미만으로 볼보가 지금껏 선보인 차량 중 가장 ‘탄소중립적’이다. 전기차가 대중화되고 세계 각국에서 보조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완성차 제조사들이 너나없이 소형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는 배경이다. 얼마 전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도 1800만원대 소형 전기차 ‘위안 프로’를 출시했으며, 테슬라의 기대작 ‘모델2’(가칭)도 소형 세그먼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내년쯤 경형 자동차인 ‘캐스퍼’와 ‘레이’의 전기차 버전을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급형 전기차 ‘EV3’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짐 로언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리튬 등 배터리 부품의 현지화를 늘리는 등 장기적으로 탄력적인 공급망을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들을 하고 있다”면서 “EX30은 볼보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작은 패키지에 담은 것으로 ‘작은 SUV’ 이상의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 광역시 첫 ‘무료 시내버스’… 세종 ‘시민의 발’ 혁신으로 달린다

    광역시 첫 ‘무료 시내버스’… 세종 ‘시민의 발’ 혁신으로 달린다

    세종시가 2025년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한다.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처음이다. 지자체들이 재정부담을 이유로 고령층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철회하려는 움직임과 정반대다. 기초지자체 중에는 경북 청송군이 지난 1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세종시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광역급행버스(M버스) 네 종류를 무료화한다고 7일 밝혔다. 현재 70개 노선에 총 250여대가 운행된다. 이주열 세종시 버스운영팀장은 “청송은 과도한 주민 고령화에 따른 복지 차원이지만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에 속해 대중교통 혁신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인구 39만명에 육박하는 세종시에서 이들 4종의 버스 이용자는 하루 5만명에 그친다. 이 중 40%인 2만여명이 출퇴근 때 이용한다. 반면 승용차 이용차는 이들 시내버스 이용자보다 더 많다. 세종시는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을 제외하면 일자리가 많지 않다. 학군이 좋고 아파트 분양 등 경제적 이득 때문에 세종시에 거주하면서 인근 지역 직장으로 출퇴근하다 보니 승용차를 많이 이용해 체증이 극심하다. 실제로 대전으로 출퇴근하는 시민이 90%를 넘는다. 동(청주), 서(공주), 남(대전), 북(천안) 방면 중 가장 붐빈다. 이 팀장은 “통행량은 압도적인데 대전과 이어지는 길은 2~3개밖에 안 돼 병목현상이 극심하다”면서 “시내 도로까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출퇴근 때면 대전 방면 차량이 수 ㎞ 줄지어 있기 일쑤다. 이 팀장은 “교통사고라도 나면 도로가 주차장이 된다”며 “급증하는 인구를 도로망이 못 따라가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우선 BRT, M버스 등 세종~대전 4개 노선을 7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머지 방면도 원활하지 않다. 게다가 세종시 주요 도로는 왕복 4차선에 불과하다. 다른 시내도로는 더 비좁다. 애초 ‘보행도시’를 목표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차량 제한속도가 대부분 50㎞이고, 20~30㎞인 도로도 많다. 차량 과속 방지턱도 다른 도시보다 높다. 이런 게 합쳐져 극심한 시내 차량 정체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청에 “도로를 넓혀라”, “주차장을 확충하라” 등 교통 민원이 하루도 그치지 않고 쏟아진다. 보행 및 자전거 도로는 잘돼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많은 도시에 맞는다. 세종시는 지난 4월 평균 연령이 38.3세로 전국 평균 44.4세보다 훨씬 젊다. ‘탄소중립’ 목표에도 어울린다. 이 때문에 최민호 세종시장은 ‘두 마리 토끼’(탄소중립·교통체증완화)를 잡기 위해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를 내걸었다. 무료화 방법은 시에서 발급한 교통 카드를 쓴 만큼 지역화폐인 ‘여민전’으로 되돌려 준다. 박준상 세종시 교통과장은 “시민들은 교통비 무료 혜택을 받고, 그 돈만큼 지역 상인과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일거양득 효과를 거두는 선순환 방식”이라고 했다. 예산 부담도 별로 크지 않다. 2025년부터 6년간 매년 253억원이 들어간다. 적자노선을 보전하기 위해 버스업체에 지원하는 연간 460만원에 이 비용을 추가해도 예산 부담률이 2.4%에서 3.6%로 3분의1 정도밖에 늘지 않는다. 7개 광역시 부담률 4.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시는 이보다 전면 무료화로 얻는 게 더 많다고 주장한다. 시내버스 이용률이 늘면서 생기는 이산화탄소 감소 등 환경적 가치와 상권 활성화를 따지면 연간 404억원의 편익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인, 학생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도 커진다. 박 과장은 “도시철도 등 다른 교통대안이 없는 세종시가 현재 7%에 그치는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도로 확장보다 시내버스 무료화가 최선이고 사실상 유일한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는 전면 무료화 시행에 앞서 내년 9월부터 시범 운영한다. 출근 시는 첫 차 때부터 오전 9시까지, 퇴근 시는 오후 6~8시다. 세종~대전 등 인접지를 오가는 시내버스도 무료다.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는 전 세계 68개 도시에서 시행한다. 북유럽이 가장 앞서 있고, 미국 워싱턴도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문제는 승용차 이용자들이 얼마나 버스로 갈아탈 것이냐에 있다. ‘증가’와 ‘변화 없을 것’이란 갑론을박 속에 지난 1월 처음 시행한 청송군은 시내버스 이용객이 예전보다 20% 증가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두희 세종시 건설교통국장은 “고령화로 이미 요금 무료화 비율이 높았던 청송군보다 전환율이 훨씬 더 높을 것”이라며 “시내버스 무료화만으로 당장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환승시간 최소화 등 대중교통 혁신 정책을 더 펼쳐 2030년까지 버스 수송 분담률을 광역시 평균인 14%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승용차 매연 등을 꾸준히 줄여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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