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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을지로 소상공인 물류 클러스터 구축… 도심 풍경 바꿀 것”

    “을지로 소상공인 물류 클러스터 구축… 도심 풍경 바꿀 것”

    “발길이 끊어졌다면 주인 스스로 바뀌어야 손님이 오지 않겠습니까. 무술년(戊戌年)엔 을지로 일대에 새바람이 불 겁니다.” 서울 을지로 3, 4가 일대에 붙은 ‘낙후된 구도심’이라는 꼬리표를 떼려 지난 7년간 노력한 한 사람이 있다. 최창식 중구청장이다. 그는 공직 생활 전반을 서울시 도시·도로 계획을 세우거나, 지하철·뉴타운을 건설하는 업무에 쏟았다. 최 구청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고처럼 물건을 쌓아 놓는 도시의 풍경이 달라지는, 변화의 원년이 되는 해”라면서 “새로 짓는 건물에 타일·도기·조명·인쇄·공구 등 업종별 클러스터를 조성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건 소상공인의 자발적인 의지”라고 덧붙였다.→2018년 무술년 새해 각오는. -올해는 도심 영세상인의 산업 경쟁력이 늘도록 더 힘쓰려 한다. 지난 한 해 나라 안팎이 어려웠는데 구청, 공무원, 주민 모두 하나 되어 열심히 뛰었다. 문화, 일자리 분야 등 다방면에서 성과가 있었다. 반면 미흡했던 부분도 있다. 중구가 달라지는 데 6만여명에 이르는 소상공인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이다. 낙후된 도심 이미지를 벗으려면 을지로 일대 상가가 변해야 한다. 창고처럼 물건을 쌓아 놓고 지게차, 오토바이로 실어 나르는 기존의 물류 관리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 업종별 소상공인을 신축 상가 건물에 유치해 클러스터화하는 게 목표다. 도심 재개발로 산업을 흐트러뜨리는 게 아니라, 종합적인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구 차원에서 추진하는 굉장히 큰 프로젝트다. →새해 구정 운영 방향은. -기업이 원활하게 활동하도록 최대한 도와 일자리를 늘리려 한다. 그러려면 규제를 많이 풀어 줘야 한다. 중구와 같은 도심은 이게 참 어렵다. 지어진 지 오래돼 위법건축물이 많다 보니 인허가가 잘 나지 않는다. 민원이나 갈등이 많다. 위법건축물을 일제 조사해 합법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표적인 선례가 을지로 노가리 점포다. 점포 앞 도로에 영업할 수 있게 허용해 줬다. 위법건축물이라도 관광특구의 경우 허용하는데, 을지로 노가리 점포는 관광특구도 아니다. 활성화지구로 지정해서 점용허가 내주고, 그걸 근거로 위생허가도 내줬다. 큰 틀에서 주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지난해 뜻깊은 성과는. -구민과의 약속을 잘 지켰다는 의미에서 상을 받았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도시재생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서울시·자치구 공동협력사업 전 분야에서 우수구로 선정됐다. 중구는 인구가 적어 복지 대상자도 적다. 복지 부문 상을 받는 게 다른 자치구보다 더 어려운데 뜻깊은 성과다. 또 지난해 1동 1명소 사업에 굉장히 집중했다. 필동 거리나 성곽길 등 어느 정도 지속 가능한 변화 기반을 닦았다고 본다. 공공 지원은 거의 끝났다. 지중화도 하고, 간판을 고치는 것은 물론 거리를 넓혔다. 이제 구민들 스스로 참여해 도시를 가꾸고 창조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해 서소문역사공원 좌초 위기를 겪었다. 극적으로 예산이 통과됐는데 올해 구체적인 계획은. -올해 본격 공사해 늦어도 9월 정도 끝날 것 같다. 레미콘 공급이 적어 어려움은 있다. 완공이 되면 종교·문화적 관광 명소가 될 것임엔 틀림이 없다. 로마 교황청에서 한국 성지순례길을 공식 선포하기 위한 협의 예정문서를 보내왔다. 9월쯤 되어야 확정되겠지만, 선포된다면 아시아 최초다. 종로 가회동 성당부터 좌·우포도청, 명동성당, 서소문역사공원, 약현성당, 용산 새남터 성지, 당고개성지, 마포구 절두산 성지에 이르는 28km 구간이다. 현재까지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공식 선포된 성지순례길을 가진 나라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3곳뿐이다. 일본이 지난해 시도했지만 로마 교황청 승인에 실패했다. →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빈 점포를 구청이 임대해 취·창업을 준비하거나, 예술 작업을 하는 젊은층에 재임대해 주는 방식이다. 을지로, 남대문시장, 인현시장, 중앙시장, 다산성곽길, 세운 대림상가 등에 46곳이 생겼다. 도심이 공동화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주변 상인들도 좋아한다. 청년이 들어온 덕분에 활기가 느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구 소상공인들은 각 업종의 전문가, 장인이다. 청년들이 작업을 하다가 막힐 때는 이웃 상인에게 도움을 구한다. 서로 보듬는 것이다. 다산동 성곽길 공영주차장 꼭대기 층에는 창작전시 겸 식음료 판매 공간이 마련됐다. →지방분권 논의가 활발한데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제언이 있다면. -대부분 재정 분권을 얘기한다. 구조적으로 중앙 대 지방 재정 비율을 기존의 8대2에서 8대4로 늘리자는 것인데, 지금도 지방의 부족한 부분은 중앙이 교부금으로 다 메워 주고 있다. 진짜 필요한 건 치안·교육 자치라고 본다. 지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자치단체장한테 제일 중요하다. 그런데 이 모든 기능이 국가, 경찰에 집중돼 있다. 그나마 지방직이던 소방은 국가직으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전국 모든 지역의 초·중·고교에서 획일적으로 동일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자치단체장에게 맡긴다면 훨씬 잘할 것이다. →서울시에 바라는 점은. -규제가 지나치게 많은데, 유동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눴다. 고층 빌딩을 짓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역사도심관리계획에 동의한다. 그러나 5층으로 지으면 역사도심이고 8층으로 지으면 역사도심이 아닌가. 획일적 기준에 납득할 수가 없다. 새로 짓는 민간 건물에 중구 소상공인 업종 클러스터를 형성하려면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예산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층수 규제 완화를 인센티브로 쓰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 서울시에 이런 방안을 건의했으나 전혀 협의가 되지 않고 있다. 서울을 망가뜨리자고 이런 제안을 하는 게 아닌데도, 유동성이 없어 답답하다. →앞으로의 바람은. -지금껏 쌓은 경험을 토대로 최선을 다해 중구를 살리고 싶다. 집을 새로 짓거나, 건물을 때려부수는 것이 아니여도 도시의 가치는 얼마든지 바뀐다. 다만 구민 참여가 관건이다. 역사·문화가 살아 있으면서 장사가 가장 잘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올 초 업무보고 때 신입 직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조만간 분야별 전문가를 모셔 앞으로 5년 동안 중구가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을 것인지 비전을 정리하고, 기틀을 잡으려 한다.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봉사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읽히는 책’을 쓰고 싶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소망인데, 발동이 잘 안 걸린다. 젊음을 바쳐 일한 서울시에서 저질러 놓은 이야기(다양한 서울시 사업·정책의 비화)를 전하고 싶다. 서울시 부시장 퇴임 후 성균관대 교수로 재임할 때 자료를 많이 준비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직원·구민들에게 정말 고맙다. 구청장으로서 직원·구민의 신뢰가 없으면 구정을 끌고 나가지 못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최창식 구청장은 누구 1977년 제13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해 1978년 서울시 사무관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8년 서울시청 행정 제2부시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도시계획, 도로계획, 지하철 건설 등 굵직굵직한 도시 계획 사업을 추진했다. 건설안전본부장으로서 청계천 복원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민선 5, 6기 중구청장으로 재임하며, 중구의 역사·문화·경제를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남북 평창 교류] “남북 ‘올림픽 성공’ 공동 운명체… 北 비핵화 논의 준비해야”

    [남북 평창 교류] “남북 ‘올림픽 성공’ 공동 운명체… 北 비핵화 논의 준비해야”

    남북대화 물꼬·교류 확대에 의미 단일팀 최대한 국민 이해 구해야전문가들은 22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이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공동운명체가 됐다고 진단하면서 우선 올림픽 문제에 남북이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평화 평창’이 북측을 비핵화 논의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통로라는 점도 주목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에 이미 남북이 공동운명체에 들어섰다”며 “남북,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모두 완벽한 단일팀 준비 등을 위해선 시간이 촉박함을 알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은 지나치게 군사 문제 등을 거론하기보다 올림픽 준비에 충실하면서 다음 단계(비핵화 논의)를 준비해야 한다”며 “올림픽 이후 북측과 비핵화를 논의할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현 단계에서는 남북이 대화 통로를 열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남북대화가 20여일 만에 압축적으로 진전됐기 때문에 국내의 다양한 견해와 시각이 조율되거나 논의될 시간이 적었고 이에 따라 남남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부분에서 일부 젊은층의 반발도 있었는데 결국 정부 부처 간에 손발이 잘 맞아야 대응이 가능하다”며 “시간이 촉박하지만 그래도 국민에게 최대한 공개하고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현송월 단장이 집중 조명되는 상황에 대해 문재인 정부 첫 방남 인사인 데다 우리 측에 잘 알려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이 대화의 물꼬를 텄고 다양한 접촉과 교류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면서도 ‘차분함’을 강조했다. 그는 “평화 평창 올림픽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의 연결성에 과도한 기대를 하기보다 담담함, 차분함이 필요하다”며 “들뜨지 말고 올림픽 이후 복병에 차례로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북핵에 대한 남북의 의견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올림픽 이후 갈등이 재발할 수도 있고 국민의 대북 인식도 과거와 같이 무조건적 환영은 아니어서 손님을 환대하되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측의 ‘위장평화’(속으론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그것을 숨기며 대화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북측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다 해도 정부가 국면을 관리하면서 북측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단장의 방남이 하루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 “갑자기 결정된 일정이어서 북한 내 분위기 정리가 미흡했을 수 있고 썩 좋지 않은 교통사정 때문일 수도 있다”며 “물론 정부나 국내 반대 여론에 대한 압박용 메시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동호회 엿보기] 산 지킴이들, 물고기 낚다가 사랑도 낚았네

    [동호회 엿보기] 산 지킴이들, 물고기 낚다가 사랑도 낚았네

    현직 최장수 회원이자 산림청 낚시동호회 ‘요산요수’(樂山樂水) 산증인인 권장현 서울국유림관리소장은 낚시모임의 장수 비결을 ‘무심’(無心)이라고 밝혔다. 고기를 많이 잡자거나 대회에서 1등을 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나 욕심 없이 평소 어울리기 어려운 동료, 선후배들이 낚시를 매개체로 소통하며 그 순간을 즐겨 왔다는 것이다.# 아저씨 전유물? 30대 주축… 첫 커플 탄생 예고 1990년 결성된 요산요수는 산림청 공무원 동호모임 중 활동기간은 등산에 이어 2번째, 회원수(31명)는 배드민턴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다. 한때 아저씨들의 전유물로 간주됐던 낚시가 국민 취미 1위에 오르며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낚시동호회도 주축 멤버 연령이 30대로 낮아지고, 여성 조사(釣士) 4명을 배출하는 등 변화가 현실화됐다. 동호회 커플 탄생도 예고됐다. 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수 산림정책과장은 “번거롭지 않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무자극 콘텐츠’라는 점에서 낚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면서 “혼자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할 수 있어 저변이 넓고 (장소)접근이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요산요수 정기모임은 1년에 3회뿐이다. 한 해 활동을 시작하는 상반기 시조회를 시작으로 중앙행정기관 낚시대회, 하반기 자체 낚시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력은 예사롭지 않다. 중앙행정기관 대회때마다 견제를 받는다. 지난해 대회에서 단체전은 놓쳤지만 개인전(붕어)과 대어(어종불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여성 조사인 박소연 주무관은 60.5㎝ 대어를 낚아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50~60대 중년층과 젊은 조사들 간 차이도 분명하다. 중년층은 낚시를 배우고 잡은 고기를 먹는 ‘생활낚시’라면 젊은층은 부모를 따라다니며 즐겼던 취미 활동이자 잡은 물고기를 먹기보다 분위기를 즐긴다. # 대어 욕심 버린 ‘無心 ’… 28년 장수 모임의 비결 총무를 맡고 있는 공태식 주무관은 ‘낚시광’인 부모를 따라 뱃속에서부터 낚시를 익혔다. 급기야 부친이 전업해 낚시가게를 개업한 일화는 유명하다. 세대차를 넘어 낚시의 매력에 대한 평가는 유사했다. 공 총무는 “출조를 위한 준비와 오랜 기다림 속 입질, 수싸움 끝에 고기를 물 밖으로 끌어올렸을 때는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다”면서 “큰 고기가 물었을 때 대가 내는 피아노 소리는 감동”이라고 말했다. ‘공평함’도 빠지지 않는 매력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역할이 필요하다. 고기를 많이 잡기 위한 낚시는 하수다. 진정한 조사는 ‘손맛’을 느끼기 위해 낚싯대를 잡는다. 어떤 고기를 잡을 것인가에 맞춰 떡밥·찌·봉돌·바늘 등을 준비해야 한다. 포인트를 발견하면 낚싯대를 담가야 하기에 조사들은 갖은 구박과 지적에도 낚싯대를 차량 트렁크에서 빼지 않는다. # “차분해야 낚시? 인생 낚다 보니 끈기 생기더라” 친구 등 지인을 따라 나간 첫 출조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려 생각 없이 낚시에 입문했던 이들이 “낚시는 할수록 어렵다”고 토로하는 것은 ‘고수’의 배려(?)를 간과한 결과다. 고기 습성 등에 대한 파악이나 준비 없이 힘으로만 제압하려 하기 때문이다. 배우고 준비하며 때를 기다리는 자세가 삶을 살아가는 과정과 유사하다. 조사들이 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출조 준비를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차분한 사람이 낚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낚시를 배우면서 은근과 끈기를 배우는 것 같다”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많거나 사람에 지친 민원 부서 근무자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싱글와이프2’ 서경석 아내, 둘째 유산 죄책감에 눈물 “네 탓 아니다”

    ‘싱글와이프2’ 서경석 아내, 둘째 유산 죄책감에 눈물 “네 탓 아니다”

    SBS ‘싱글와이프 시즌2’가 첫 방송부터 ‘시청률 대박’을 터트렸다.17일 첫 방송된 ‘싱글와이프 시즌2’는 1부 시청률 6.2%, 2부 시청률 7.3%(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평균 시청률 6.7%로 ‘라디오스타’(6%), ‘한끼줍쇼’(4.6%) 등을 제치고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이 수치는 이날 방송된 모든 예능 프로그램 통틀어 전체 시청률 1위의 기록이기도 하다. 2049 시청률 역시 2.7%까지 올라 젊은층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도 성공했다. 이날 방송된 ‘싱글와이프 시즌2’ 첫 회에서는 ‘정만식 아내’ 린다전, ‘임백천 아내’ 김연주, ‘서경석 아내’ 유다솜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정만식의 출연 권유로 ‘싱글와이프 시즌2’에 합류하게 된 린다전은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았지만 남편과의 결혼으로 인해 한국으로 귀국했고, 지금은 ‘요리의 여왕’이자, ‘남편바라기’다. 남편과의 일상은 뽀뽀로 시작해 뽀뽀로 끝난다. 린다전은 “사랑한다는 말과 뽀뽀는 하루에 40~50번 정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정만식은 “눈만 마주치면 뽀뽀한다”며 새로운 ‘키싱구라미 커플’의 탄생을 예고했다. 린다전은 “일본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 일본에는 18년 있었지만, 늘 일하러 다녔기 때문에 잘 둘러보지 못했다”고 밝혔고, 여행 메이트로 ‘우럭여사’ 정재은이 모습을 드러내 앞으로의 여행을 기대하게 했다. ‘90년대 전설의 MC’ 김연주도 ‘싱글와이프 시즌2’를 통해 10여년만에 TV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편 임백천보다 능숙하게 ‘관찰 예능’ 카메라에 적응하기도 한 김연주는 세월이 비켜간 미모로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다. 방송에서 자취를 감춘 후, 육아에만 매달렸던 김연주는 10여년만의 외출 여행지로 호주를 결정했다. 김연주는 호주에 도착하자마자 능숙한 영어로 투어를 진행했고, ‘싱글와이프’에서는 전례 없던 ‘똑순이’ 캐릭터로 흥미를 자아냈다. 서경석의 13세 연하 아내 유다솜은 ‘싱글와이프 시즌2’를 통해 첫 TV출연을 하게 됐다. 출연 아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보니 인터뷰조차 서툰 모습을 보였지만, 서경석은 그것마저 사랑스러운 듯 연신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도 아픈 기억이 있었다. 첫째를 낳고, 기다렸던 둘째에 대한 좋은 소식이 있었지만 결국 잘 되지 않았고, 유다솜은 이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서경석은 그런 아내를 “네 탓이 아니다”라고 위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표적인 ‘경력단절녀’인 유다솜은 여행지를 프랑스로 결정했다. 미술학도였던 그녀는 미술공부에 대한 미련이 남았고, 예술의 중심지인 파리에서 ‘낭만일탈’을 즐기기로 했다. 서경석은 그런 아내에게 ‘생존불어’를 전수했고, 이 장면은 8.8%까지 치솟으며 ‘최고의 1분’을 장식했다. ‘싱글와이프 시즌2’는 매주 수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마식령 스키장 논의는 금강산 관광 재개 염두, 서해육로, 개성공단 연관… 교류 복원 메시지”

    남북 관계 전문가들은 17일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기대 이상의 협의’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이용 등이 논의된 것에 대해서는 남북 당국이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금강산 관광 사업이 중단됐고,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도 폐쇄돼 이를 재개하기는 쉽지 않지만, 북한이 다양한 카드를 던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우리 측은 이산가족 문제나 적십자회담을 염두에 두고 합의를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남북 대화의 속도 있는 진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진단을 내놨다. 김현욱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차관급이다 보니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논의로 좁혀서 조율할 줄 알았는데, 그 이상으로 논의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도 “남북 대화가 일보 전진했고, 분위기도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북측이 개성공단 운영에 이용했던 서해육로를 올림픽 대표단과 응원단 등의 이용 경로로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남북 간 교류·협력을 복원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고 교수는 “과거 남북 간 경협사업, 교류를 했던 장소를 상징화하는 것”이라며 “또 개성공단은 과거 사용했던 통관시설이 있고, 도로 사정도 좋은 편이어서 실무적인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예술단 140여명, 응원단 230여명 등 500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방남단 규모에 대해 김 교수는 “상당히 많은 규모로,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것이고, 또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는 여론을 잘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고 교수는 “젊은층 여론이 반반인 것 같다“면서 “남남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씨줄날줄] ‘술 권하지 않는 사회’/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술 권하지 않는 사회’/임창용 논설위원

    술 소비량이 줄고 있다고 한다. 주종을 가리지 않고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주류 업체들이 앞다퉈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술 출고량은 399만 5000㎘로 전년보다 1.9% 줄었다. 2014년에 비하면 소주와 맥주, 막걸리 등 주종별로 2.7~7.2%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주류 업계에선 380만㎘ 이하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술 소비량 감소는 세계적인 추세다. 지난해 6월 국제 주류시장연구소(IWSR)는 2016년 전 세계 술 시장이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평균 감소율이 0.3%였던 것을 고려하면 감소 추세가 가팔라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웰빙 바람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를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음주량이 많은 젊은층 대신 술을 적게 마시는 노인 비중이 늘어나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선 2015년 조사에서 맥주 소비량이 20년 전보다 62%나 줄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무엇보다 음주문화 변화가 크게 작용한 듯싶다. 술 강요와 폭음을 부르는 회식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양주나 소주보다는 와인이나 맥주 등 저도수의 술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신이 선호하는 술을 마시고 싶은 만큼만 혼자 즐기는 혼술족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술 소비 감소는 국민 건강 차원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사활이 걸린 주류 업체들이야 죽을 맛이겠지만 말이다. 음주가 사회의 건강과 연결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브루스 알렉산더라는 캐나다 심리학자는 쥐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하고자 했다. 그는 한 그룹의 쥐들은 비좁은 우리 안에, 다른 그룹의 쥐들은 넓고 쾌적하고 놀이시설까지 갖춘 쥐공원에 넣었다. 이어 양쪽 모두에게 모르핀을 탄 물과 보통 물을 넣어 주었더니 비좁은 우리 안의 쥐들이 모르핀이 든 물을 16배나 더 마시더라는 것이다.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를 보면 비슷한 설정의 스토리가 나온다. 매일 밤 술에 취해 귀가하는 남편은 아내에게 “내가 술을 먹고 싶어서 먹었단 말이오?”라고 말한다. 그러자 아내는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라고 탄식한다. 음주에 대한 그럴듯한 핑계를 대는 남편이나, 그것을 일제강점기라는 억압된 사회 탓으로 받아들여 주는 아내의 모습이 대비돼 묘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술 소비가 계속 줄고 있으니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있다는 의미일까?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격이라 해도 그렇기를 희망해 본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빨간맛~ 궁금해 딸기~

    빨간맛~ 궁금해 딸기~

    해마다 겨울이면 호텔업계에서는 딸기를 활용한 디저트 뷔페가 연례 행사다. 올해도 업체마다 차별화된 콘셉트와 각종 신메뉴 개발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벌써 10년을 넘어선 딸기 뷔페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출시 시기도 해마다 빨라지는 추세다. 기존에 2~3월에 시작되던 딸기 뷔페가 최근 몇년 사이 점차 앞당겨지기 시작해 올해는 지난달 초부터 이른 경쟁이 불붙었다. 이미 인기있는 곳은 예약이 가득 차 한달 동안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인기에 힘입어 기존에 주말에만 운영하던 뷔페를 지난해에 이어 금요일부터 문여는 곳도 늘었다.●인터컨티넨탈 ‘원조 딸기 뷔페 ’ 인기몰이 국내 호텔 딸기 디저트 뷔페의 시초는 워커힐과 인터컨티넨탈이다. 2007년 딸기 뷔페를 업계 최초로 선보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원조 딸기 뷔페’라는 인지도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방문객 수가 약 60% 늘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호응이 크다는 것이 호텔 측의 설명이다. 올해는 지난 5일부터 4월 15일까지 두 호텔 로비라운지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30층에 위치한 스카이 라운지 모두 3곳에서 동시에 딸기 디저트 뷔페를 진행한다. 매주 가장 빠르게 예약이 마감되는 곳은 스카이 라운지의 ‘딸기 정원’이다. 페더리코 로시 수석 주방장이 이탈리아식으로 재해석한 딸기 브륄레, 딸기 플람베를 곁들인 감자 뇨끼, 딸기 밀푀유 등 다양한 딸기 디저트 및 식사 대용 메뉴들이 준비돼 있다.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로비라운지에서는 ‘스트로베리 부티크’라는 주제로 딸기 티라미수, 딸기 마들렌, 딸기 모찌, 딸기 보석젤리 등의 신메뉴를 선보인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로비라운지에서는 ‘스트로베리 애비뉴’라는 주제로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를 재해석한 30여 가지의 메뉴를 선보인다.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기존의 스테디셀러 메뉴에 신메뉴 20종을 추가해 모두 45종의 딸기 메뉴와 음료를 내놓는 등 뷔페 구성을 업그레이드했다. 당도가 높은 논산 청정 딸기를 사용해 단맛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딸기케이크, 티라미수 등 디저트뿐 아니라 딸기 피자, 딸기 파니니, 딸기 붕어빵, 딸기 스시 등 이색적인 식사 메뉴도 눈길을 끈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한 워커힐의 딸기 뷔페 ‘베리베리 스트로베리’는 오는 4월 29일까지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로비라운지 더 파빌리온에서 진행된다.●쉐라톤 특급호텔 중 첫선… 30개 메뉴 눈길 그런가하면 이번 시즌 특급호텔 중 가장 먼저 딸기 뷔페를 선보인 곳은 쉐라톤이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전년 대비 약 3주 정도 앞당긴 지난해 12월 1일 뷔페 ‘올 어바웃 스트로베리’를 문열어 올해 4월 30일까지 운영한다. 25개의 디저트 메뉴와 5종류의 식사 대용 메뉴가 함께 제공되며, 뷔페가 운영되는 로비 라운지와 바를 세계적인 캐릭터 ‘미피’를 활용한 갤러리로 꾸민 것도 특징이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관계자는 “앞서 2015년 대비 2016년에 방문객이 약 60% 증가하면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면서 “올해는 운영 시기도 앞당겨진 데다 운영 시간도 하루 4번으로 확장함에 따라 역대 최다 방문객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여성 고객 집중 공략에 나선 곳도 눈에 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세계적인 인형 브랜드 ‘바비’와 손잡고 ‘살롱 드 딸기’를 운영하고 있다. 한쪽 벽면 전체를 바비의 부티크숍으로 꾸몄으며, 디저트 사이 사이에 다양한 바비 인형을 배치해 눈길을 끈다.롯데호텔서울 더 라운지에서는 4월 29일까지 주말마다 딸기를 활용한 35가지 디저트 메뉴로 구성된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를 운영한다. 올해는 여성 고객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딸기를 이용한 샐러드 3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같은 기간 동안 롯데호텔월드에서도 20종 이상의 딸기 디저트와 커피 또는 차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스트로베리월드’를 선보인다. ●2030 여성 타깃… SNS ‘공유 문화 ’도 한몫 딸기 뷔페 시장의 성장에 여성 고객의 뜨거운 호응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예쁜 음식 사진을 올려 공유하는 문화가 유행처럼 퍼지면서 딸기 뷔페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면서 “2030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디저트 시장의 성공 조건”이라고 말했다. 디저트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도 이유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 5000억원에 달한다.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가 늘어난 데다 미디어 등을 통해 소개된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통 특급호텔 뷔페라고 하면 10만원이 훌쩍 넘는 높은 가격을 떠올리기 쉬운데, 디저트 뷔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스러운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점도 호응을 얻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설] 남발되는 ‘아니면 말고’ 정책, 국민은 혼란스럽다

    정책은 공동체 이익을 향한 시장과의 대화다. 시장의 동의 또는 승복이 있어야 성공을 거둔다. 특히 시장을 바로잡는 정책일수록 반발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면밀한 검토와 정교한 해법, 부단한 설득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그제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논란과 같은 일련의 불협화음이 예사롭지 않다. 정부가 높은 국정 지지도에 취해 이런 정책의 필요조건을 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그제 가상화폐 시장은 오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불사’ 언급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으로 대거 몰려가 격한 어조로 반발했고 이에 화들짝 놀란 청와대가 저녁 무렵 “조율되지 않은 방침”이라며 박 장관 발언을 거둬들이는 촌극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가상화폐 거래액은 2100만원에서 1550만원대로 25% 남짓 폭락했다가 다시 2000만원으로 널뛰었다.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크고 작은 손실을 보았다. 청와대 게시판에 걸린 가상화폐 규제 반대 청원에 어제 오전까지 10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참한 것만 봐도 반발의 강도를 짐작하게 한다. 가상화폐 규제를 둘러싼 정부의 혼선과 해명은 두 가지 점에서 납득하기가 어렵다. 청와대는 ‘박 장관 개인 의견’이라고 했으나 법무부가 참여한 범정부 가상화폐 규제 태스크포스(TF)의 논의 끝에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등을 담은 특별법 제정 방안이 마련된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금융시장의 민감성에 둔한 법무부 장관이 경솔하게 발언한 게 사실이라면 마땅히 시장의 혼란과 피해에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아무 조치가 없다. 더 납득하기 힘든 점은 일각의 주장처럼 청와대가 지지자들의 반발 때문에 핵심 정책을 물린 게 아니냐는 점이다. 300만명에 이르는 가상화폐 투자자의 상당수가 20~30대 젊은층이고, 이들 중 다수가 현 정부 지지 세력인 까닭에 이들의 반발 앞에서 마땅히 추진해야 할 정책을 거둬들인 것이라면 이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를 묻게 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최근 아동수당과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 수업을 놓고 갈지자 행보를 거듭해 국민들의 혼란과 반발을 사고 있다. 5세 이하 아동의 부모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문제를 놓고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는 원안을 바꿔 전체 대상자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회 예산 협의 과정에서 확정된 방안을 자의로 뒤집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교육부는 유치원 영어 수업을 놓고 불과 보름 새 ‘금지→미확정→금지→유예’로 이어지는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모두가 면밀한 검토와 충분한 설득 과정이 배제된 결과물들이다.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도 쓰나미처럼 몰려들고 있다. 정부는 시장에 눈을 떠야 한다.
  • 가상화폐 ‘고사작전’ 은행·카드도 나섰다

    가상화폐 ‘고사작전’ 은행·카드도 나섰다

    카드사 8곳도 해외 거래 중지 투자자 “사실상 폐쇄” 대혼란 가상화폐를 ‘사실상 도박’으로 규정한 정부가 고강도 규제에 착수한 가운데 시중은행과 카드사 등 민간 부문에서도 가상화폐와 관련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로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에는 일단 한 발 물러섰지만 민간 부문까지 가상화폐에 대한 고사에 나섰다.신한은행은 12일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당분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투자자가 실명이 확인된 본인 계좌로 거래소 계좌와 돈을 주고받는 시스템이다. 서로 같은 은행이어야만 거래가 가능하다. 그동안은 가상계좌를 통해 입출금이 이뤄졌으나 정부가 지난해 말 ‘실명거래제’를 도입하면서 은행들은 이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개발은 완료됐지만 가상화폐가 큰 사회문제가 된 상황이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오는 15일 은행이 가상화폐 관련 계좌를 운용하면서 지켜야 할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검사 과정이 늦어지면서 1주일가량 연기했다. 신한은행은 또 지급결제 서비스를 이용 중인 빗썸과 코빗, 이야랩스 등 3개 거래소에 공문을 보내고, 15일부터 기존 가상계좌에 대한 입금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개인 계좌로 출금하는 것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돈을 뺄 수만 있기 때문에 조만간 잔고가 소진되고 계좌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앞서 신한은행은 가상계좌 신규 발급도 멈춘 상태인 까닭에 사실상 이들 거래소에 대한 지급결제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셈이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실명확인 시스템 구축을 마쳤지만, 같은 이유로 도입 여부나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 NH농협은행은 신한은행처럼 기존 가상계좌 입금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소에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했던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산업은행은 이미 가상계좌를 모두 없애는 등 거래소와 관계를 끊었다. 국내 8개 카드사도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신용카드로 가상화폐를 살 수 없도록 신용·체크카드 거래를 중지하기로 했다. 입출금이 막혀 버린 거래소는 사실상 폐쇄되는 것과 마찬가지라 투자자들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 일부 투자자는 온라인에서 신한은행 계좌 해지 운동을 전개했다. 신원희 코빗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급 결제가 막히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면서 “수백만명의 재산과 수천명의 일자리가 걸린 문제를 정부가 제대로 된 연구 없이 막무가내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가 ‘투기’라는 데 무게가 실려 있는 게 사실이며 특히 젊은층이 투기장에 진입하는 것은 국가를 위해 건전한 게 아니다”라면서 “(가상화폐에) 300만명 가까이 달려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청년에게 일자리는 희망입니다. 그 희망을 잘 가꿔 나가도록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는 게 고용정책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누군가 한 말이 아니다. 정책이념에서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브레인 박재완이 2010년 9월 고용노동부 장관에 취임하며 한 말이다. 청년 일자리를 비롯해 국리민복이라는 지향점은 같지만 지난 9년여 보수 정권이 걸어온 오른쪽 루트를 버리고 왼쪽 루트를 택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전·현 정권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이념과 가치에 따라 다르겠으나 국정이 나아갈 길은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작될 것이다. 지난 4일 오후 그가 국정전문대학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성균관대를 찾았다.-탄핵 이후의 정국 상황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촛불 정국은 우리 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거듭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개인의 존엄과 자유를 존중하고 창의와 다양성을 창달하는 실체적 민주주의로까지 나아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집단최면에 걸린 듯한 편향과 쏠림이 걱정스럽다. 정론(正論)이 힘을 잃고, 중론(衆論)이 활개를 치면 편 가르기가 심화되고 국민 통합은 요원하다.” -탄핵 정국 이전에도 분열상은 극심했다. “그렇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격랑을 거친 상황에서 국민 갈등을 보듬는 통합 노력이 더욱 중요한데 현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아 걱정이라는 얘기다. 적폐 청산만 해도 국민 통합과는 다른 방향으로 치달아 왔다. 적폐는 사실 안전 불감증과 허례허식, 교통질서 위반 등 일상 속에도 뿌리 깊게 존재한다. 이런 문제들을 제쳐 놓고 과거 정부에 대한 전면 부정에만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여민(與民)정치’에만 치중할 뿐 ‘위민(爲民)정치’는 소홀히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참여와 대표성을 중시하고 중론을 좇는 여민정치는 절차적 민주주의에 그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리민복의 실체적 관점에서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위민정치다. 소통에 치중하는 여민과 책임을 강조하는 위민이 조화를 이뤄야 성숙한 민주주의에 이를 수 있다. 민의를 받드는 것과 의존하는 것은 다르다. 민의에 매달리는 국정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각 정부 부처가 시민단체 인사 등을 중심으로 적폐청산 기구들을 만들고, 이들 기구가 사실상 부처를 지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과연 어떤 법적 근거와 정당성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검토한 외교부 태스크포스(TF)만 해도 어떤 법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지, 그들의 권한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관계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 일제강점기에 저질러진 일본의 만행과 한반도 분단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망각하자는 말이 아니다.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양국의 지난번 합의가 성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참된 반성과 역사적 책임은 백마디 말보다 앞으로 북한을 정상국가로 바꾸고 한반도를 통일하는 데 일본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구현돼야 한다.” -위민정치를 보완할 대안은 뭔가. “교육이나 에너지 문제처럼 나라의 내일과 직결된 정책들이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부터 중요하다.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 정책을 주관하듯 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에너지위원회 같은 독립된 기구를 구성하고 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켜 정책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위원회 위원들의 임기를 10년 이상이나 아예 종신직으로 해 정권 눈치를 보지 않고 나라의 내일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는 그래도 소통하는 정부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의 장점인 건 분명하다. 소통을 바탕으로 한 여민이 없으면 국정은 아예 되질 않는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모두 잇따른 선거 승리로 자만했던 것이 결국 불통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 점은 현 정부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70% 안팎의 높은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일방통행식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이럴수록 더 겸손하고 반대 진영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보장할 것이다.” -젊은층에서 보수는 배척당하는 상황이다. 보수 정파의 쇠락을 넘어 보수우파의 이념 자체가 지지를 잃어 가는 것 아닌가. “젊은층이 보수를 배격하는 경향은 취업과 결혼, 보육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그 책임을 보수우파 기득권 세력에게서 찾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기득권층은 보수우파의 이웃 말이 아니다. 대기업이나 의사, 변호사 등을 기득권층이라고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 노조나 우버택시 도입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등도 사실 기득권층이다. 어쨌든 우파의 분발이 요구되는 게 사실이다. 우파의 본질적 가치, 즉 자율과 창의, 다양성, 가족,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국민 행복을 증진할 정책들을 개발해 내는 게 첫번째 소명이다. 나아가 개인보다 집단, 자율보다 규제, 다양성보다 획일성, 인간 존엄보다 이념을 중시하는 시대 역행의 흐름을 제어하고 막아 내는 일도 중요하다. 당장은 좌파가 내세우는 여러 정책들이 솔깃해 보일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체계 개혁 등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정책들이 바탕이 됐다. 우파는 그런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홍준표 대표의 자유한국당, 잘하고 있다고 보나.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여 주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했지만 대통령이 저 지경이 됐다면 정계은퇴든, 총선 불출마든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몇 명은 나왔어야 했다. 그런 게 없으니 국민들 마음이 떠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보수우파 진영도 이제 40~50대가 전면에 서서 혁신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용기가 없거나 허물이 많거나 자신이 없거나 소시민으로 자족하려는 생각들, 쥐꼬리만 한 걸 지키려는 마음이 복합돼 ‘비겁한 보수’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우파 진영 모두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하고 우파의 새로운 세대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한국당은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소득주도 성장을 기치로 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어떻게 보나. “시장이 다양화, 전문화, 글로벌화하면서 정부의 정책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인 시대가 됐다. 지금은 민간이 정부보다 더 많이 알고 훨씬 책임 있게 행동한다. 그런 만큼 경제 패러다임도 민간 부문에 더 힘을 싣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여전히 정부 주도로 경제를 끌고 가려 한다. 그게 문제다. 이제라도 정부는 시장을 향해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고 민간이 새 질서를 만들어 내도록 도와야 한다. -현 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 “노동 문제다. 지금의 노동제도는 제조업, 공장, 남성, 전일제 정규직을 중심에 둔 초기산업화시대의 틀에 머물러 있다. 실리콘밸리엔 근로시간도, 정규직도 없다. 업무공간과 업무시간이 다양화됐다. 고부가가치 경제시스템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역주행을 하고 있다. 노조 쪽에 치우쳐 있는 점도 문제다. 노동이사제를 비롯해 노조가 요구해 온 것들을 국정 5개년 기본계획에 거의 다 담았다. 노조와의 이런 약속들을 다 이행하면 총고용이 위축되고 기업활동도 크게 활력을 잃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비단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영세기업들도 다 걱정하는 일들이다.” jade@seoul.co.kr ■박재완 前 장관은 2008년 6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역풍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출범 4개월 만에 비서실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참모가 교체됐다. 그러나 박재완 정무수석은 오히려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이명박 정부 국정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이후 노동부 장관을 거쳐 2011년 6월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은 뒤로 이명박 정부와 임기를 같이했다. 민간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반대하는 그의 경제정책 기조는 이른바 MB노믹스의 골간을 이뤘다. 실용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대표적 인사로, 멘토라 할 박세일 전 서울대 교수(지난해 1월 작고)에 이어 2014년부터 우파 진영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63세, 경남 마산 ▲서울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정책학 박사 ▲성균관대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17대 국회의원(한나라당) ▲청와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 “가상화폐 규제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폭주

    “가상화폐 규제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폭주

    가상화폐(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에 반발하면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왔다.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9일 올라온 ‘암호화폐 투자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든 핵심지지층인 국민들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11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총 1만 4201명이 참여했다. 청원자는 청원 개요에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투기꾼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며 “300만 투자 인구 대부분은 대통령을 지지하는 젊은층이며 투기꾼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 금감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최 금감원장 해임을 요구했다. 청원자는 “지금 정부 암호화폐 정책을 보면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지 않다”며 사람인 투자자는 이“ 정책에서 가장 마지막“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가상화폐와 관련한 국민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가상화폐 관련 청원은 총 555건, 암호화폐의 경우에도 96건에 이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호회 엿보기] 동요에서 트로트까지 팔색조… 가장 짜릿한 ‘공무수행 ’

    [동호회 엿보기] 동요에서 트로트까지 팔색조… 가장 짜릿한 ‘공무수행 ’

    ‘공무수행밴드’. 동호회 명칭부터 특이해 일반인들에게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 ‘밴드’라는 단어가 붙은 것을 보면 음악과 관련된 동호회가 분명하지만, ‘공무수행’이라는 딱딱한 어감을 주는 말과 쉽게 접목되지 않는다. 공무를 수행하듯 음악을 공적인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곁들이면 이해도가 높아진다.# 120여회 공연… 음악으로 시민들에 공직 친근감 인천시청 공무수행밴드는 음악을 통해 직장 내 분위기를 활성화하고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공무원상을 구현하자는 취지 아래 2004년 7월 만들어졌다. 회원은 모두 36명으로 시 본청과 산하기관뿐 아니라 구·군에도 분포돼 있다. 주로 취급하는 악기는 기타·베이스·드럼·키보드 등인데 악기 특성상 학창시절에 악기를 다뤄본 사람들이 회원의 주를 이룬다. 외부 공연은 각각 7명으로 구성된 2개 팀이 주로 펼친다. # 활동 인정받아 안상수 前시장이 연습실 마련 원년 멤버가 주를 이루는 제1팀은 연수나 유학을 간 회원들이 적지 않아 최근에는 젊은층으로 구성된 제2팀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면 인천시청 지하실로 몰려든다. 이곳이 이들의 연습실이다. 초창기에는 연습실이 없어서 개인 연습실을 돈 내고 빌려서 사용했지만 활동을 인정받아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2005년 연습실을 마련해줬다. 연말 등 회원들이 시간을 내기 어려울 때에는 토요일 오전 7시에 모여 연습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공무수행밴드가 공연을 펼친 것은 지금까지 모두 120여회. 시에서 주관하는 공식행사에 참여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물론 음악을 통한 사회봉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지역축제, 문화행사뿐 아니라 거리공연, 자선공연, 공무원 체육대회 등에도 단골손님으로 초대받는다. 밴드 리더 역할을 하는 서민국(39·기타 담당·동구청 도시재생과 7급)씨는 “사회복지시설에서 공연할 때 가슴이 뭉클한 일이 많이 있다”면서 “특히 ‘지체장애인의 밤’ 공연에서 장애인들이 온몸으로 즐거워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공무원음악제 금상… “색깔 없는 게 우리 색깔” 공무수행밴드는 2007년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제1회 공무원 음악제’에서 금상을 받았을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인천시청 홀에서 열린 송년콘서트에 참석해 시 직원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열연을 펼쳤다. 이 밴드가 공연에서 펼치는 장르는 팝, 록, 트로트, 가요 등 다양하다.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에는 트로트를 연주하며, 어린이들이 많으면 동요를 연주한다. 이 때문에 “색깔이 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색깔이 없는 게 색깔”이라고 되받는다. 회장 최유리(46·여·보컬 담당·인천시 문화콘텐츠과 6급)씨는 “음악을 통해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공무원은 경직됐다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행복감을 주기 위해 음악을 사랑하는 공직자들이 메아리를 울리고 있을 뿐 색깔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5개월 만에 수익률 8%… ‘건강한 돈’ 보여줄게요”

    “5개월 만에 수익률 8%… ‘건강한 돈’ 보여줄게요”

    기자들과 노작가 사이에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논쟁이 오갔다.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허영만(70) 화백의 주식투자 만화인 ‘허영만의 3천만원-주식에 빠지다’(가디언출판사) 출간 언론 간담회에서다.허 화백은 지난해 7월부터 종잣돈 3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실제 매도·매수한 종목에 대한 분석과 수익 결과를 웹툰으로 그려 매주 웹진 채널예스에 연재하고 있다. 신간은 그 연재 내용을 단행본으로 묶은 첫 권이다. 왕초보인 허 화백은 홀로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다. 만화 기획 과정에서 선정한 주식투자대회 수상자 출신의 전업투자자 등 자문단 5인이 600만원씩 계좌를 나눠 각자 스타일에 따라 투자할 주식을 선정하면 허 화백이 집행한다. 투자 밑천은 허 화백 지갑에서 나왔지만 실제 투자 종목 선정부터 매도·매수 대응, 시장 대처 등 주요 소재는 자문단 취재를 통해 습득한다.간담회에서는 ‘왜 이제서야’라는 의구심도 적지 않았다. 미국의 전설적 투자가 워런 버핏이 직접 쓴 투자철학서부터 추종자들이 쓴 수많은 번역서가 출간돼 있고, 국내에서도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의 정체불명 대박 비법서가 난무하는 출판 시장에 주식투자는 닳고 닳은 소재가 아닐까라는 인식부터 잘못된 투자 정보를 제공하게 될 위험성 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허 화백은 담담했다. 그는 “평생 만화를 그리며 여윳돈은 은행 통장에 넣어 뒀다”며 “하지만 내 손주들이나 젊은층은 나처럼 살지 말고 주식 투자를 통해 경제와 돈에 대한 안목이나 역량을 키우는 게 좋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를 만화로 그리겠다는 기획은 두 번이나 엎어졌다. 2015년 8월 직접 주식 투자를 하고 그 수익을 공개하는 주식 웹툰을 기획했지만 자칫 작전 세력에 이용될 수 있다는 주변 만류로 포기했다. 그 후 전문가가 포함된 자문단을 꾸려 재시도했지만 ‘시장질서교란행위방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답보 상태였다. 돌파구는 모 증권사 법률팀에서 나왔다. 매도·매수가 이뤄진 뒤 2주일 후에 그 내용을 연재하는 식의 ‘안전장치’를 두면 가능하다는 의견이었다. 지난달 15일 공개된 그의 주식 통장 잔고는 3142만 9963원(자문위원 1명이 최근 추가 합류해 현재 운용금은 3600만원이다)이다. 종잣돈 3000만원을 뺀 수익금은 142만 9963원이다. 허 화백은 “8월부터 5개월 만에 8% 수익을 거둔 건 나쁜 성적이 아니지만 코스닥이 (같은 기간) 너무 올라 돋보이는 수익은 아니다”라면서 “어쨌든 골병이 생긴 대가”라며 웃음을 지었다. 집필 작업에 방해돼 평소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도 잘 확인하지 않던 그는 이 연재를 시작한 후 증시 거래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휴대전화를 거의 놓지 않는다. 자문단의 단체 카톡방에 수시로 뜨는 매도·매수 메시지도 확인해 처리한다. “자문단의 매수 추천 종목을 다 공부하고 분석한다”는 그는 “일흔 살인 나도 이 웹툰 연재를 위해 40여권의 주식투자 책을 공부하고 30여명의 고수를 만났다”며 “몰빵하지 말고, 모르고 덤비면 판판이 깨진다. 반드시 자신의 결정으로 투자하라”는 초보의 기본자세를 제시했다. “주식 웹툰은 사전에 스토리를 짜 놓고 시작했던 ‘타짜’나 ‘식객’과는 완전히 달라요. 콘티가 없는, 정말 그때그때 시장 변동에 따라 만화 내용도 달라지거든요. 제 목표는 주식투자 이야기를 통해 ‘건강한 돈’을 보여 주는 거예요. 모두가 워런 버핏이 될 수 없듯이 각자 지향하는 투자의 정석이 있겠지만 전 독자들이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비 와도 황사 와도… 바싹 말려줄게

    비 와도 황사 와도… 바싹 말려줄게

    세탁기의 ‘하위 부류’로 여겨지던 건조기가 ‘필수가전’으로 부상하고 있다. 겨울에도 미세먼지가 나쁜 날이 많아지면서 야외 빨래 건조를 꺼리는 경우가 늘었고, 신기술로 전기료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빨래를 널고 걷는 수고나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4일 업계에 따르면 2016년 10만대 정도였던 건조기 판매대수는 지난해 60만대로 6배 증가했다. 올해는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1조원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내 세탁기 시장이 150만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1가구 1건조기 시대가 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국내 건조기 점유율 1위인 LG전자가 월평균 3만대 정도를 팔아 지난해 판매량이 35만대를 넘겼다. 유통업계도 건조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건조기 매출액은 2016년보다 13배 증가했고 하이마트는 12배, 전자랜드는 35배 성장했다. 국내 업체들이 건조기 판매에 나선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하지만 가스나 전기로 뜨거운 바람을 만들어 건조하는 방식이어서 의류가 크게 수축됐다. 가스식은 가스 배관을 설치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전기식은 비싼 전기료 때문에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히트펌프’를 장착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의 방식은 90도 이상의 고온열풍으로 드럼통 안에서 옷감의 수분을 직접적으로 증발시켰다. 하지만 히트펌프는 40~50도 정도의 온풍을 보내 드럼통 안에서 옷감의 수분을 머금은 수증기로 변하게 만들고, 다시 공기의 온도를 낮춰 응결되는 물을 배출하는 식이다. 따라서 직접 건조 방식에 비해 전기도 덜 들고 옷감 손상도 적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건조기로 말릴 경우 옷감이 2.8% 정도 수축되지만 히트펌프 방식은 자연건조(1%)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전기료도 3분의1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최신 건조기의 전기료는 1회 표준건조(5㎏) 시 110~180원 수준이다. 살균 관리, 침구 공기 세척 등의 부가기능도 잇따라 얹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스스로 오작동을 체크하고 조치하는 기능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 LG 외에 밀레, 린나이코리아, SK매직 등도 각축을 벌이고 있다. 독일 블롬베르크가 최근 가세했고, 유럽 가전시장 1위인 독일 보쉬도 조만간 국내에 진출할 계획이다. 대우동부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수출용 건조기에 주력했지만 이르면 이달 안에 히트펌프식 건조기를 국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조기 시장의 주된 고객은 신혼부부다. 맞벌이 등으로 가사노동을 줄이려는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5㎏ 기준으로 80분 정도면 건조를 마칠 수 있다. 주상복합이 늘고 아파트 발코니 확장이 증가하는 주거 환경도 건조기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계절 내내 미세먼지 농도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건조한 겨울에도 제품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면서 “젊은층의 경우 사생활을 밖으로 노출하지 않으려는 성향 때문에 건조기를 들여놓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새해 첫마디 “개헌” 외친 아베…‘전쟁 국가’ 원년 노린다

    새해 첫마디 “개헌” 외친 아베…‘전쟁 국가’ 원년 노린다

    “안보 환경, 전후 가장 어려워” 북핵 언급 ‘평화 헌법 개정’ 강조일본의 2018년은 정치·경제적 안정 기조 속에서 전후 70년 동안 이어진 체제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총리를 중심으로 한 국수적 우익세력들이 헌법 개정을 향한 구체적인 행보를 가시화하고 있다. 교전권을 부정하고 전수방위만을 허용한 ‘평화헌법체제’를 허물어뜨리고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아베 총리는 4일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헌법 개정 이슈를 공식화했다. 그는 미에현 이세신궁에서 가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안보 환경이 전후(2차대전 패전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방위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이 고조돼 왔다”면서 “(북한의) 정책을 변경시키기 위해 의연한 외교를 진행할 것이며 변함없이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압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 개정과 관련해 “올해야말로 새 시대의 희망을 창출할 헌법 모습을 국민에게 확실히 제시해 개헌을 위한 논의를 한층 심화시키는 1년으로 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헌법의 기본 이념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 변화에 맞게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여야가 폭넓게 합의하는 형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 논의 심화가 자신의 가장 큰 책무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총선거에서 공명당과 함께한 연립여당으로 313석을 확보해 개헌 환경을 마련했다. 개헌 발의선(전체의 3분의2 의석)을 넘는 수준이다. 정국 운영 주도권을 갖고 ‘아베 1강 체제’를 재가동시키면서 국회에서 헌법 개정 논의를 가속화시키겠다는 자세이다. 문제는 아베 총리와 여권이 부정적인 여론을 어떻게 무마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베 총리는 “국회 내 폭넓은 합의와 국민적 지지 확보를 위해서는 시한을 두지 않고 개헌 논의를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보폭 조절을 하고 있다. 한꺼번에 평화 헌법 체제를 허무는 게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분 개헌을 통해 점진적으로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 말로 예정된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는 ‘전후 최장기 총리’를 노리는 아베 총리에게 마지막 관문이다. 자민당 주류 세력은 총재 임기를 연속 ‘2기 6년’에서 ‘3기 9년’으로 연장하는 당 규정을 지난해 3월 개정해 놨다. 올해 집권 6년차로 들어선 아베 총리가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면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직을 유지하면서 목표를 이루게 된다. 올해 대외정책은 2012년 이후 아베 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일 동맹을 안보의 축으로 삼아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면서 북핵 문제 등을 관리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지난해 외교안보의 가장 중요한 축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권과 밀월 관계를 구축한 상태에서 한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안정화를 겨냥하고 있다. 헌법 개정이라는 가장 큰 정치적 이슈에 집중하기 위해 대외 관계의 안정화라는 점에 방점을 둔 측면도 강하다. 특히 그동안 냉랭한 사이였던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 노력을 경주해 나가려 하고 있다. 커가는 중국의 군사력을 안보 위협 요소로 보고는 있지만 올해 일·중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아 경제 실리 및 외교 다각화 차원에서 양국 관계 개선 및 전략적 호혜관계 확대 등을 시도할 수 있다. 한·일 관계의 경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과거사 갈등 요인이 커지면서 대북 공조 등 실질적인 협력 필요성을 제약할 우려도 커졌다. 문재인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공식 입장에 따라 아베 총리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관 여부 등 투트랙 접근과 실질 협력의 확대 등에 대한 아베 정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아베 정부는 일본 안보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지적하면서 자위대의 공격 능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12월 15일 한 강연회에서 “국민을 지키기 위해 진짜 필요한 방위력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의 진전 등 엄중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 보면서 방위대강 개정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난 1일 신년사에서도 “어떠한 사태가 있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삶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북 압박을 강화해 온 일본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 대화 및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전하는 등 대남 유화책으로 나오고, 남측이 회담을 제의하는 등 화답하는 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민감한 모습이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 3일 “(북한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정세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일본의 복잡한 속내를 보여 준다. 대북 압박 강화와 대화 모색 사이에서 정책상 이견 등이 향후 한·일 간 갈등 현안이 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다. 4일 아베 총리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듯 일본은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 보다 강하게 북한을 압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베 정부가 올해도 6년 연속으로 편성한 사상 최대 방위비 예산안에서도 안보 환경 악화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5조 2000억엔(약 50조 4041억원)으로 아베 총리가 정권을 잡은 2013년부터 국방비가 줄곧 늘었다. 중국의 해양 영향력 확대 전략 등에 대항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상’도 미국과의 공조 속에서 보다 구체성을 띨 전망이다. 경제적으로는 재정 확대 등 양적 완화 및 엔저 정책을 기반으로 한 아베노믹스의 지속에 대한 아베 총리의 의지가 확고하다. 4월로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것도 아베노믹스의 흔들림 없는 지속을 의미한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출구 전략에 따른 대응도 주목된다. 여기에 아베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무역자유화 확대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이 빠진 호주, 베트남 등 여타 가맹국 간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의 조기 발효, 유럽연합(EU)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의 조기 발효 등 자유무역협정(FTA)의 영역 확대가 예상된다. 무역자유화의 확대를 통해 경제적 영토 확장과 함께 대중국 견제 및 전략적 측면에서의 위상 제고 및 입지 확보도 겨냥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일본이 자유무역 지도국가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날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을 한 미에현 이세신궁은 도쿄에서 450㎞나 떨어져 있다. 새해 연휴를 마친 뒤 처음 출근해서 각료들과 이세신궁를 참배하고, 그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세신궁이 과거 제정일치와 국체원리주의의 총본산 격인 신사라는 점에서 새해 공식 업무를 이곳에서 시작한 아베 총리의 행동은 상징적이다. 이 때문에 “총리의 행동이 정교분리 원칙에서 벗어난다”는 비판도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새해 초부터 이례적으로 예능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전날 밤 방송된 후지TV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비트 다케시의 내가 질투한 훌륭한 사람’에 출연했다. 영화감독으로도 유명한 기타노 다케시(예능명 비트 다케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에서 “골프가 좋다”며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 시 골프 라운딩으로 화제를 이끌었다. “트럼프가 속임수를 쓸 것 같다”는 사회자의 말에 아베 총리는 “미·일 관계를 나쁘게 할 것 같은 말은 하지 말아 달라”는 농담도 던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문경근의 서울&평양 리포트]북한 미녀응원단, 평창서도 볼 수 있을까

    [문경근의 서울&평양 리포트]북한 미녀응원단, 평창서도 볼 수 있을까

    방한 걸림돌은...? ‘탈북 트라우마’가 한몫北 관료들, ‘탈북’ 변수에 민감한 반응 예상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깜짝 발언이후 북한 미녀 응원단이 대표단과 함께 방한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먼저 올림픽 참가 의사를 피력한 만큼 남한에서 인기가 높은 미녀응원단을 보내 ‘체제 선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혹시 있을 탈북 위험 때문에 아예 응원단 자체를 구성 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4일 고위 탈북민 박모(54)씨는 “북한은 이미 2016년 중국 북한 식당 여종업원 집단 탈북이라는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한류에 빠져 있는 젊은층을 남한으로 내려보는 모험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만약 대표단 내에서 한명이라도 탈북을 시도할 경우 대표단 구성에 관여했던 모든 사람이 문책을 당하는 사안이다”며 “보신주의가 만연한 북한 관료들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를 일을 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도 “북한이 대표단을 파견해도 적정수준에서 구성하려 할 것이고, 탈북 등 리스크가 동반되는 사안은 최대한 배제하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에서는 이미 한류가 보편화 됐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북중 국경이 맞닿아 있는 평안북도, 양강도, 함경북도 등 지역은 1990년대 부터 남한 영화와 드라마가 유통 됐고, 2000년대 들어와서는 평양 등 내륙 지역도 한류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화순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도 2011년 탈북 주민 197명(2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을 통한 한류가 북한주민에 미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김 연구위원은 북한 주민들이 한류물을 접하면서 남한 주민들의 생활상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며 이는 탈북의 동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이렇듯 남한사회에 대한 동경이 북한 젊은 층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상황이어서 북한 당국도 굳이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안팎의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짜임새 있는 움직임과 응원 구호가 트레이드 마크인 북한 미녀 응원단이 평창 올림픽을 겨냥해 충분한 훈련을 했는지 여부도 또 다른 불참 요인이다. 북한이 대표단 파견을 결정함과 동시에 급히 응원단을 구성했다고 해도 올림픽 개막까지는 한달 가량의 시간 밖에 없다. 보통 전국 각지의 예술선전대에서 응원단원 후보들을 소집해 본격적인 합숙 훈련을 통해 최종 응원단을 구성하는 북한 특성상, 결코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 탈북민들의 증언이다. 이같은 이유들 때문에 북한 미녀응원단이 방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해석도 일부 있지만,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 위원장의 결단이 내려진다면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고 지도자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북한 체제의 특징이다”면서 “김 위원장의 최종 선택이 어찌될지는 좀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보통 심각한 문제 아닌 생산인구 감소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이미 지난해부터 줄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20년간 감소 추세는 더 빨라져 노동시장에 대한 충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활동을 하는 사람이 계속 줄어든다니 보통 심각하지 않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어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향후 20년간 연령대별로 11.5~33.5% 감소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감소폭(0.1%)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15~19세가 25.5% 급감하는 데 이어 20대(-33.5%), 30대(-29.0%), 40대(-18.8%), 50대(-11.9%)가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든다. 반면 60~64세 인구는 23.5% 많아진다.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63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엔 3702만명으로 감소했다. 심각한 저출산 추세로 볼 때 앞으론 줄어들 일만 남은 듯싶다. 이대로 가면 젊은층이 크게 줄면서 고령층이 사회와 경제를 지탱해야 하는 일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총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지난해 73.1%에서 2037년 58.3%로 낮아질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노동력 부족과 내수 부진,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내수 비즈니스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노동력 감소뿐만 아니라 소비층인 고객들이 뚝뚝 떨어져 나가는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인구 감소의 주원인은 저출산이다.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한 답을 찾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돈만 쏟아붓는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200조원이 투입된 저출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출산과 육아 지원 중심의 과거 저출산 정책에서 사람 중심의,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저출산 문제의 핵심은 청년의 ‘미래 불확실성’을 줄여 주는 것이라고 본다.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특히 여성들이 가정과 일을 균형 있게 병행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안착시켜야 한다. 증가하는 고령 인력 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시급하다.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정년 중심의 고용구조를 벗어나야 한다. 임금피크제와 직무급제, 직책정년제 등 고령자들을 생산활동에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 반복되는 어선 전복… 불안한 해양안전대책

    지난해 12월 3일 15명의 사망자를 낸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 이후 20여일 만에 또다시 제주 추자도 해상에서 어선 전복 사고가 일어나면서 해양 안전 대책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靑 게시판 선박 안전 청원글 5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해 12월에만 선박 안전 관련 청원 게시글이 5개가 올라와 있다. 선박 위치표시등 및 항행등 장착 의무화, 선박 ‘리프트백’(선박의 무게중심 급격 변화 시 부력으로 전복을 막는 장치) 설치 법제화 등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해상사고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의 비율이 높았던 만큼 소프트웨어 측면의 제도 개선을 강조한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교수는 “리프트백의 경우 각 선박에 수백만원가량의 설치비용 문제가 따르고 운항 시 저항 문제 등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오히려 해상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이 평소 안전 교육을 충분히 받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원 명예교수는 “근본적으로 선원, 항만인력 등 해양업종 종사자들이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양업계에 따르면 매년 2500여명의 해기사가 배출된다. 하지만 연안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내항선의 경우 한 달 급여가 15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곳도 많다. 처우가 열악해 젊은층의 지원은 해마다 감소한다. 김 교수는 “해양 업종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시장 원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안전 강화 측면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실 반영한 차등적 안전책 필요 안전 규제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행 유선 및 도선 사업법(유도선법)에 따르면 5t 이상 크기에 승선 인원 5명 이상인 여객선은 구명조끼 및 구명부환 등을 갖춰야 한다. 승객 정원이 13명 이상이면 인명 구조요원을 최소 1명 두어야 한다. 그러나 사고가 났던 영흥도 낚싯배의 경우 어선으로 등록돼 있어 어선법에 따라 5년 주기로 정기검사만 받으면 된다. 장창두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선박의 종류뿐 아니라 승선 인원에 따라 안전 규제를 차등화해서 적용하는 등 현실을 반영한 해상 안전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단독] [새해 여론조사] 이재명 전 계층서 높은 지지 받아… 남경필은 남성·60대 이상서 호감

    [단독] [새해 여론조사] 이재명 전 계층서 높은 지지 받아… 남경필은 남성·60대 이상서 호감

    심상정 20대 등 젊은층 지지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쫓았다.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가 지난달 29일과 31일 두 차례 ‘경기도지사 도정활동 평가와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성남시장을 선택한 응답자가 45.9%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집회에서 인지도를 높인 이 시장은 대선 경선 도전에 이어 경기도지사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시장에 이어 남 지사(10.7%), 심 의원(8.2%),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7.8%),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4.8%), 이석현 민주당 의원(3.1%),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1.8%), 양기대 광명시장(1.4%),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1.2%) 순이었다. 기타 다른 후보 1.0%, 지지 후보 없음 6.5%, 모름·무응답은 7.8%였다. 이 시장은 전 계층에서 고루 지지를 받았다. 특히 30대(61.2%)와 40대(53.0%)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남 지사는 남성(12.0%)과 60대 이상(18.6%) 고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았다. 심 의원은 20대(12.1%) 등 저연령층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았다. 현 남 지사의 도정 활동에 대해서는 ‘잘한다’라는 대답보다 ‘못한다’는 대답이 더 많았다. 부정평가는(45.7%)는 긍정평가(42.6%)보다 약간 높았다. 무응답은 11.7%였다. 남 지사가 다시 출마하면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69.2%였다. 이는 ‘지지하겠다’는 응답(20.8%)보다 48.4% 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무응답은 10.0%였다. ■여론조사 어떻게■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한 경기도지사 후보 조사는 지난달 29일과 31일 두차례 진행됐다. 1회 조사는 경기도 거주 만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 815명을 대상(응답률 5.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43% 포인트)으로 이뤄졌다. 조사방법은 유선 전화면접조사(11.9%), 무선 자동응답조사(88.1%)와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방식을 사용했다. 2회 조사는 경기도 거주 만 19세 이상의 성인남녀 833명을 대상(응답률 4.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40% 포인트)으로 진행됐다. 조사방법은 무선 자동응답조사(100%)와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방식을 사용했다.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유의할당무작위 방식으로 추출했다. 분석은 2017년 11월말 행정 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에 따른 웨이트 분석과 셀가중 빈도분석, 교차분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저출산의 역습…서울 사립초 ‘기습 폐교’

    저출산의 역습…서울 사립초 ‘기습 폐교’

    학교 “지속적 결원… 적자 누적” 학부모 “반대 서명… 법적 대응” 교육청 “후속조치 등 보완하라” 서울 초교생 20년 새 42% 줄고 혁신초 인기·영어교육 제한 타격 서울의 한 사립 초등학교가 급작스럽게 폐교 추진을 결정하면서 학부모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학부모들은 일방적인 학교 측의 ‘날벼락 통보’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저출산 탓에 학생 수가 줄어든 데다 초교 저학년의 영어수업 금지, 혁신초 확대 등의 영향으로 사립초 인기가 예전만 못해 생긴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31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은평구 은혜초교는 최근 가정통신문을 보내 “수년간 지속한 학생 결원으로 재정적자가 누적됐다”면서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어려워 2018년 2월 말 폐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이미 내년 신입생 모집을 마쳤다. 하지만 교직원 성과상여금 일부를 못 줄 만큼 재정이 어렵고, 올해 신입생 지원자가 정원(60명)의 절반에 그치는 등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안 보여 폐교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지난 28일 서울교육청 서부교육지원청에 폐교 인가 신청을 냈는데 지원청은 학생재배치계획 등 후속조치를 보완해 다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만약 폐교가 최종 결정되면 은혜초는 서울에서 학생 감소 탓에 폐교되는 첫 초교로 기록될 전망이다. 은혜초가 실제 폐교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울교육청은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은혜초에서 졸업하길 원하면 폐교 인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부모들은 “사전에 아무런 논의도 없었고, 전학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폐교 반대 서명과 함께 법적 대응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재학생 235명의 학부모들의 상당수가 폐교 반대 서명에 나섰지만 일부 저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학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수 감소는 은혜초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서울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1997년 75만 6542명이었던 서울 초교생은 2016년 43만 6121명으로 약 42.4%(32만 421명) 줄었다. 출산율 등을 고려하면 향후 초교 학령인구가 더 줄어 2020년 42만 4000명, 2030년에는 42만 8000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혜초의 폐교 원인을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 탓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이 지역은 뉴타운 조성 등으로 젊은층이 유입돼 초교생 감소세가 다른 지역보다 덜하기 때문이다. 2018년 서울시 전체 초교 학령인구는 약 43만 8000명(서울시 자치구별 인구 추계 기준)으로 5년 전인 2013년보다 7.0%나 줄었는데 같은 기간 은평지역 초교 학령인구 감소율은 2.8%(2만 4309명→2만 3612명)였다. 교육청 관계자는 “혁신초 등 일부 공립학교 프로그램이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등 공교육의 약진으로 사립학교 선호도가 떨어졌을 수 있다”면서 “은평구 혁신초인 가재울초교는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또 내년부터 초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이 전면 금지되면서 영어교육에 강점이 있는 사립초인 은혜초가 타격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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