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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 ‘물갈이’ 가속

    |휴스턴 김상연특파원|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지부의 자문위원단이 빠른 속도로 ‘물갈이’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현지시간) 미주지역 민주평통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외자문위원(임기 2년)의 연임을 3선(選)으로 제한하는 내부규정이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이후 미주지역 자문위원단의 얼굴이 평균 70%나 바뀌었다. 특히 워싱턴지역에서는 무려 80%나 물갈이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통 주최 한반도평화포럼에 참석차 텍사스주 휴스턴을 찾은 이필재 워싱턴협의회 수석부회장은 이날 “10선 이상 거의 종신직처럼 자리를 쥐고 있던 사람들이 대거 물러났다.”면서 “지역유지 일색이던 자문위원단에 여성과 40대 이하 전문직 젊은층의 진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휴스턴에서 열린 미주지역 자문위원단 정례회의에서 “과거 민주평통 자문위원은 권위나 명예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강했는데, 과거의식에 안주하는 사람은 자문위원 자격이 없다.”고 일침을 놓은 뒤 “외국에 평화통일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민간사절의 역할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한마디로 폼이나 잡기 위해 자문위원 하려면 그만두라는 경고나 다름없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다른 참석자는 “새로 자문위원이 된 젊은 사람들은 회의에 잘 나오지 않는 등 소속감과 적극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면서 “이 부분을 보완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carlos@seoul.co.kr
  • [시론] 낭만적 도시 외곽에 쌓인 좌절의 폭발/ 송도영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교수

    [시론] 낭만적 도시 외곽에 쌓인 좌절의 폭발/ 송도영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교수

    십여일 전부터 “프랑스에서 난리가 나고 있다.”는 소식이 신문 지면을 덮고 있다. 한국 언론들은 제목에서부터 이 사건을 ‘인종화’ 또는 ‘종족화’시켜 다루고 있다.‘아프리카계 빈민가 청년들의 소요사태’‘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에서 일어난 이민자 폭동 사건’‘무슬림 청년들의 전 프랑스에 걸친 폭동사태’‘유럽 각국 신문들도 무슬림 폭동이 국경을 넘어 확산될 것을 걱정하면서 프랑스의 무슬림 통합정책 실패를 지적했다.’ 등등. 여기에는 계층문제를 인종문제화시켜 인식하는 미국언론의 시각이 한몫했다. 뉴욕 타임스는 “프랑스가 이민 인구를 관리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사실 미국을 제외하고 프랑스처럼 외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완벽하게 융합되어 활동해온 나라도 많지 않다. 독일계 유대인과 터키 출생의 정치인들이 총리를 지냈다. 다음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현 내무장관 니콜라스 사르코지 또한 동유럽계 출신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샹송 가수였던 이브 몽탕은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의 아들이다. 그럼 문제는 무엇인가. 무슬림들이, 그리고 아프리카계가 문제인가? 소위 ‘폭동’ 또는 소요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곳을 지리적으로 살펴보면 거의 예외없이 대도시 교외지역이다. 교외지역은 미국식 도시전개 방식으로 따지면 중산층의 거주지로 인식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프랑스의 도시구성은 이와 정반대로 전개되었다. 유서 깊은 역사공간이 여전히 기능하고 있는 도심 한복판은 중상층의 거주지이다. 말하자면 여전히 낭만적인 파리의 노트르담 사원 길은 가장 값비싼 주거지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보호되고 있는 도시를 빙 둘러싼 외곽지역에는 하층 노동자들의 집단 주거지구가 형성되었다. 대개 녹지 공간들을 갖춘 고층 서민아파트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일종의 ‘신도시’들이다.‘방리유’로 불리는 이 교외지역들에 노동자 계층이 모여 살면서 외국에서 온 이민 노동자들 또한 모이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프랑스 농촌에서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는 이촌향도 인구와 도시 중심부의 상승하는 집값을 견디지 못하고 교외로 밀려난 기존 도시노동자층에 동구권 출신과 라틴계 이민자들이 가세했다. 최근에는 거기에 다시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더해졌다. 문제는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부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인구가 급속히 노화되었다는 점에 있다. 그와 함께 프랑스의 경제구조가 역동성을 상실하고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결과는 당장 만성적인 실업률 증가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층의 신규 고용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미 1990년대 초부터 파리의 소르본대 도서관에는 취업난으로 골치를 앓는 대학생들이 불안한 미래를 바라보며 방학 때도 북적이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는 교육을 통해 새로운 노동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더 적었다. 미테랑의 사회당 정권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과 배신감은 더욱 컸다. 자신들의 장래에 대한 불안과 긴장을 불만으로 터뜨린 학생들과 각 직업계층의 시위는 결국 몇년전 사회당 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다. 이 문제가 더 심각한 곳은 물론 대도시 교외지역이다. 프랑스 도시 외곽지역의 폭력과 불안 증대는 1990년대 초부터 프랑스 사회의 중요 이슈 중 하나였다. 지난 10월19일 내무장관이 그들을 ‘패륜자들’로 낙인찍는 발언과 함께 ‘톨레랑스 제로’를 선언한 것은 다시 한번 불길에 기름을 끼얹었다. 강경진압에서 도망치던 두 소년의 감전사는 도화선에 그어진 작은 성냥개비일 뿐이었다. 낭만적인 문화도시 외곽지대에 누적되어온 좌절과 분노의 폭발. 그래서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발전은 언제고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송도영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교수
  • 신돈 “드라마 인기 이제부터죠 하하하”

    신돈 “드라마 인기 이제부터죠 하하하”

    ‘이제부터 시작이지요, 하하하∼.’ MBC 주말 대하사극 ‘신돈’(연출 김진민, 극본 정하연)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청률에서 KBS의 수입 드라마 ‘칭기즈칸’을 따돌리기 시작하더니 6일 13회 방영분에서 12.8%(TNS미디어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간대의 최강자로 시청률 30%를 넘었던 SBS ‘프라하의 연인’이 조금씩 뒷걸음을 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리 큰 폭은 아니지만, 어떻든 ‘신돈’의 상승세는 돋보인다. 앞서 ‘신돈’은 지난 9월24일 첫 방영 이후 줄곧 한 자릿수 시청률을 맴돌았다. 때문에 세트에만 110억원을 사용하고 회당 1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며 이 드라마를 올 하반기 간판으로 내세웠던 MBC는 체면을 구겨왔다. 하지만 실제 건축물에 가까운 정밀한 세트나, 화려한 의상 등 볼거리 면에서는 호평도 있었다. 또 의외의 방향에서 관심을 끌었다. 극중 신돈(손창민)의 다소 과장된 듯한 웃음소리를 소재로 한 ‘하하 창민’ 인터넷 패러디 등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던 것. 좀 더 두고 봐야 할 부분이지만,‘신돈’의 시청률이 올라가고 있는 것은 초반의 다소 지루했던 이야기 전개에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신돈과 공민왕(정보석) 중심으로 서술적인 ‘투맨쇼’를 펼쳐왔다면, 이제는 여러 갈등 구도와 로맨스가 곁들여지며 재미를 더해갈 예정이다. 마침내 고려 왕실로 오게 된 노국공주(서지혜)와 기황후(김혜리)가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치며 인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또 강문영이 신돈의 입궁을 돕는 초선 역을 맡아 8년 만에 본격적으로 드라마(단막극 제외)에 출연한 점도 눈길을 끈다. 신돈을 무작정 따라다니며 세상에 눈을 뜨게 된 원현(오만석)도 입궁 이후 권력욕에 빠져 신돈과 조금씩 엇갈린 행보를 보이게 된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10∼11회까지가 60회로 예정된 긴 호흡 드라마의 프롤로그로 낯설음을 없애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이야기가 박진감 있게 펼쳐지게 된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타이틀 롤의 손창민은 “최근 ‘개혁’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보기에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연기자로서는 시청자들이 신돈을 난세의 영웅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터닝 포인트마다 변해가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눈길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굳세어라 금순아’ 종영 이후 한달이 넘도록 깊은 늪에 빠진 MBC 드라마 가운데 유일하게 가속도가 붙고 있는 ‘신돈’의 추이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대전은 지금 소주전쟁 한창

    대전은 지금 소주전쟁 한창

    대전 소주시장을 양분 중인 지역구 ‘맑을린’과 전국구 ‘참이슬’의 점유율 전쟁이 한창이다. 맑은린을 만드는 회사는 대전·충남지역 소주회사인 선양, 참이슬을 생산하는 회사는 국내 소주거대기업 진로다. 선양은 7일 지난달 ‘선양새찬’ 대신 ‘맑을린’을 출시하면서 시장점유율이 38% 선에서 44∼45% 정도로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선양은 지난해 말 국내 최대 모바일콘텐츠 업체인 ‘5425’에서 인수했다. 전화 컬러링을 공급하는 이 업체의 본사도 대구에서 대전으로 옮겨왔다. 이에 대해 진로소주 대전지점 관계자는 “신제품이 나오면 으레 띄우기 전략이 판을 치고 이 시장점유율은 출고비율일 뿐”이라며 “정확한 시장점유율은 6개월쯤 지나 소비점유율이 나와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선양은 “맑을린이 순수 산소를 주입시켜 숙취해소에 탁월하다.”며 20∼30대 젊은층을 주요 타킷으로 판촉활동을 펴고 있다. 전 직원이 밤 10시까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 삼겹살 집과 거리 등에서 볼펜, 우산 등을 나눠주고 계룡산에서 등산객을 상대로 소주를 제공하는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진로도 최근 대전시티즌에 대한 후원과 광고모델 ‘성유리 팬사인회’를 열고 식당을 돌면서 대일밴드와 참이슬을 나눠주는 등 맞대응을 하고 있다. 진로로서는 대전이 80% 이상 지역소주가 차지하는 경북 등 다른 지방과 달리 점유율이 높은 전략요충지다. 진로 대전지점 관계자는 “지난달 하이트에서 인수하고 법정관리가 끝나 경영이 정상화되고 있는 만큼 시장수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靑 “공기업 인사관행 혁신”

    앞으로 공기업 최고경영자(CEO)에 민간의 전문 경영인이 적극 발탁되고, 되도록이면 60대보다는 50대의 ‘젊은층’에서 선택될 전망이다. 전직 국회의원이나 경제 관료, 퇴역 장성들이 낙하산으로 독차지해 오던 공기업 CEO가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추면서 공기업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민간 노하우 공기업 경영에 접목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3일 “관행적인 공기업 인사패턴을 쇄신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줄 것”이라며 “민간 부문 노하우를 공기업에 불어넣어 상호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방향으로 인사를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두열(62) 전 SK부회장을 석유공사 사장에, 이수호(61) LG상사 부회장을 가스공사 사장에 각각 내정하면서 전문성을 중시하는 청와대의 인사원칙이 반영됐다. 석유공사 사장 자리에는 이억수(공군참모총장 출신) 전 사장처럼 4성 장군 출신이 임명되던 게 관행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석유공사 사장 등의 인선과 관련해 이희범 산업자원부장관에게 “장관의 명예를 걸고 민간에서 최우수 전문가를 발굴해 내라.”고 특별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적임자를 찾기 위해 해외의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는 인사들까지도 후보로 검토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황두열·이수호 사장 내정자의 고향이 겹친다는 점에서 고민을 거듭했으나 결국 자질과 능력을 중시해 해당 업계의 최우수 CEO를 발탁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황두열 내정자는 울산 출신으로 부산상고와 부산대를, 이수호 내정자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진주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청와대는 황두열 내정자가 노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이라는 데 부담을 가졌다. 윤광웅 국방부장관, 오정희 감사원 사무총장, 성윤갑 관세청장에 이어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사장, 김지엽 석탄공사 사장, 이성태 한은 부총재 등이 공기업에 진출하고 있어 부산상고 출신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주공·석탄공사 이어 석유공사 사장까지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석유공사 노조의 반발에 대해 “민간 CEO를 영입해 기업에서 얻은 식견과 노하우를 공기업 경영에 접목시켜 경쟁력 제고를 시도해 보자는 게 이번 인사의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공기업 CEO를 임명하면서 앞으로 60대의 정치인·관료 출신보다는 50대를 선택한다는 방침이다. 고위 관계자는 “공기업 사장이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하는 60대와 의욕적으로 일하려는 50대 중 누가 더 열심히 일하고 공기업을 혁신하겠느냐.”면서 “앞으로는 50대의 CEO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1명의 처녀와 68명의 이혼녀

    1명의 처녀와 68명의 이혼녀

    미용연구가 임형선(林亨善)씨와『이혼연구』로 얼마 전 석사학위(이화여대)를 받은 박상옥(朴商玉)씨는 친구 같은 모녀다. 그런데 이 친구 같은 모녀 사이에도 모녀다운 사연이 있었다는 뒤늦은 소식. 세상의 모든 어머니 얘기는 아무리 들어도 싫증나는 일이 없을 것 같다. 다음은 그래서 수소문한 임형선씨의 어머니 노릇 1년의 얘기. 딸의 논문자료 수집 나서, 이혼의 사연을 듣다 보니 『미혼여성에게 누가 이혼 같은 쓰라린 경험을 마구 털어 놓고 싶어 하나요. 보다 못해 나이 많은 내가 대신 나섰던 거죠. 그게 어떻게 소문이 났을까… 』 임형선씨는 딸을 돕던 일을 이렇게 핑계 댄다. 『도왔다고 만도 할 수 없어요. 한여름 내내 이혼한 여성들의 사연을 듣다 보니 이젠 가정불화 문제에는 권위가 된 기분이니까. 가정불화 상담역을 부업으로 하고 싶어졌어요. 딸의 논문치다꺼리 때문에 나 자신에게도 한 가지 자산(資産)이 생겼으니까요. 피장파장이죠』 딸 상옥씨의『이혼연구』는 처음부터 난관투성이였다. 우선 조사방법이「케이스·스터디」였던 탓도 있다. 면담자가 마음을 털어 놓고 사실대로 말해주지 않으면 정확한 실태파악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대상을 잡는 일조차도 힘들었다. 68년 봄부터 1백여 개의 질문들을 만들고 1백명 쯤의 이혼녀를 찾아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가정법원, 서울시 부녀과를 다녀 보았지만 자료를 얻지 못했다. 사생활에 관한 비밀보장 때문도 있었지만 알고 보니 이런 자료원에도 신통한 자료는 없었다. 자료에 따라서 찾아낸 상대자들은 또 이혼경험 같은 것은 없다고 딱 잡아떼었다. 낙망한 딸을 보고 임형선씨가 모정에 발동을 건 것이 지난해 6월이었다. 좀 알려진 지면 여류(女流)인 것을 이용해서 서울시 부녀과며 다른 자료원을 뒤졌다. 기초자료를 얻은 다음에는 일일이 찾아가서 면담을 청했다. 딸 상옥씨 때보다는 약간 성과가 있었지만 십중팔구는 잡아떼었다. 『궁즉통(궁하면 통한다)이래죠. 거절을 자꾸 당하고 나니까 꾀가 생겨요. 어디 이혼녀가 있다는 소문을 캐서는 그 일가나 친지의 연줄을 잡고 늘어지기 시작했어요』 여심에 새겨진 깊은 상처, 슬픈 얘기에 함께 울기도 차나 식사를 대접하면서 그 연줄들에게 이혼녀들을 소개해 달랬다. 이러는 데는 이혼 사실 자체를 부정할 도리가 없었다. 얽혔던 실뭉치가 한번 풀리니까 줄줄이 잘도 풀렸다. 『6, 7월을 줄곧 학교일도 버리고 딸 대신「인터뷰」하는 일에 보냈어요. 둑이 터지면 푸념이 시작되죠. 남편에게 상처받은 얘기들을 모두 합니다. 아주 구체적인 사소한 일을 울면서 들려줘요』 하루에 한 사람 이상은 만날 수가 없었다. 결혼부터 이혼에 이르는 그 많은 곡절을 다 듣는 데는 서너 시간도 모자랐다. 게다가 사연들이 너무 절실하고 극적이었다. 자기 자신의 얘기들이므로 더할 수 없이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니 매일같이「슬픈 여인의 인생」한 가지씩을 살았던 셈이에요. 나도 상대방도 같이 실컷 울면서』 울다 울다 보니 골치가 아파서 상비약으로 진정제를 가지고 다녔다. 저녁에 지쳐서 들어오면 딸 상옥씨에게「브리핑」을 한다. 『딸은 이제 겨우 스물 여덟 살이지만 어엿한 사회학도거든요. 내가 감정에 치우쳐서 상대방의 말, 표정을 부실하게 파악하면 큰일 난다고 다짐이 대단했죠』 우선 1백여 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적어 넣고는 답변을 듣는 것이 면담의 순서. 『이상한 것이 설문에 대한 대답과 나중에 풀어놓은 사연이 모순투성이라는 거예요』 설문에 대한 답변에 나타난 것만 보면 하나같이『남편이 나쁘고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푸념에서는『그런데 내가 조금만 참았더라면 좋았을 걸』하면서 미련을 보인다. 면담조사에서는 이런 모순의「캐치」가 가장 중요하다. 이혼요인 첫째는 인텔리 아내의 자존심(自尊心) 그러니까, 『같이 울어주고 진정제를 먹어야 할 만큼 흥분을 해도 면담자의 말을 한 마디도 빼놓으면 안돼요. 그래서 팔이 떨어지도록 속기를 했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한여름을 울면서 지내고 나니 가정불화 조정에는 자신이 생겼어요』 이혼 가능성이 많은 부부의 속성을 자기 나름대로 알게 됐다. 첫째,「인텔리」층에 이혼 가능성이 많다는 것. 아내가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 가정은 결국 불화한다. 둘째, 싸움이 잦으면 결국 어느 세월에 가서는 이혼한다는 것. 셋째, 아내가 너무 애교 없고 이해심 없을 경우도 이혼 가능성이 많다는 것. 『또 아내를 울리고 결국은 이혼하기 쉬운 지경으로 몰고 가는 남성형도 대강 짐작이 가요』 첫째, 너무「젠틀」한 남성. 『자기도 배알이 있을 텐데 그처럼 지나치게「젠틀」할 때는 딴 속셈이 있는 법』이 보통. 둘째, 남편쪽에 열등의식이 있을 경우. 셋째, 너무 심하게 무뚝뚝할 경우. 68명의 조사대상자가 규탄하는 전(前)남편상(像)은 대개 그렇게 좁혀질 수 있다. 『가정불화 연구라면 우습지만 딸의 이혼연구를 거들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닌가봐요』 임여사가 예림여자고등기술학교를 세운 것이 1956년. 미용사에서 미용실업주가 되기까지 15년간 이미 손님들의 사연을 듣다 보니 아내들의 불행을 수없이 보았다. 『한 남자가 세 여자를 버리는 걸 목격한 일도 있어요. 세 여자가 다 신부화장을 내게 했답니다』 여자에게도 기술이 있으면 불행에서 진창으로 떨어지지는 않겠거니 하는 신념이 늘 있었다. 푼푼이 모은 돈으로 6·25 수복 후 재단법인을 설립하고 학교를 세웠다. 기술학교니까 예상대로 학생 중에는 불행해진 여인들도 많았다. 한국 여인의 이혼은 아직, 불행한 결혼보다 불행해 『10여 년 동안 드문드문 학생들의 불화상담을 해온 것이 지난번 이혼녀「인터뷰」에 도움이 됐을까요. 68명째의「인터뷰」를 마치고 상옥이에게 보고서를 넘겨주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에서 이혼은 아직도 불행한 결혼보다 불행하다는 것이었어요』 설문에는 이혼한 사실을 수치로 알고 있지 않다고 하면서 몹시들 숨기는 것이 그 증거다. 젊은층이 더 숨기는데, 재혼에 영향을 미칠까봐서 그런다고 공언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죽어도 총각 결혼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여성도 있다. 『지옥 같은 결혼은 깨뜨릴 용기가 있지만 주위의 눈초리를 견딜 용기까지는 없나 봐요. 불화요인을 철저하게 알았으니까 저 애는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있죠』 바로 2주일 전 3월 8일 딸 상옥양은 같은 사회학도 김영기씨와 결혼했다. 30년 미용사, 미용업주, 미용교사 노릇을 하느라고 돌보지 못하던 딸이었다.「이혼연구」의 조역(助役)이라는 선물을 준 것이 정말 흐뭇하다고 한다. [ 선데이서울 69년 3/23 제2권 12호 통권 제26호 ]
  • 중국산 매연오토바이 불법 유통업자 검거

    서울경찰청은 20일 중국산 오토바이를 들여온 뒤 환경부의 배기 가스 검사를 거치지 않고 판매해 온 수입업자 임모(34)씨 등 12명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이 요즘 젊은층 사이에서 통학·레저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할리, 포켓바이크 등 10여종 3300여대를 올 1∼8월 수입해 불법 유통시켜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50㏄ 미만 오토바이는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해 수입 즉시 환경부 검사를 받지 않고 판매했다. 일부 업자들은 오토바이를 완구류로 수입한 뒤 인터넷 옥션 등을 통해 전국에 싼 값에 유통시켜 온 것으로 드러났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게임약관 무더기 위법 판정

    청소년과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이머의 권익이 보다 좋아진다. 회사 잘못으로 게임이 중단되더라도 4시간이 안되면 회사가 이용시간을 늘려줄 책임이 없거나 회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접속이 늦어질 경우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약관은 무효라는 결정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온라인게임 사업자의 이용 약관과 운영규정을 심사, 약관법을 위반한 11개 업체에 대해 법에 어긋나는 조항을 고치도록 시정조치했다. 리니지의 엔씨소프트, 메이플스토리의 넥슨, 뮤의 웹젠 등 국내 유명 온라인게임 회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최근 논란이 일었던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 금지는 게임의 중독성이나 게임시장 왜곡 등을 막기 위해 여전히 필요하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다만 현금거래를 하다 적발됐다고 해서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사용자의 계정(ID)을 영구 압류하는 것은 무효라고 지적했다. 자동이체로 만 20세 미만 미성년자의 이용료를 받았다고 이를 법정대리인이 사후동의한 것으로 간주한 것도 위법 판정을 받았다. 현행 민법상 미성년자의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는데 사후동의를 하면 해당 계약을 취소할 권리가 없어진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운용상 필요에 따라 이용자들의 계정을 정지시킬 수 있는 조항 ▲이용자 의무를 어겼을 때 사전통보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 ▲회사가 필요할 경우 이용자들의 채팅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한 조항 등도 약관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인구주택 총조사 새달1일부터 맞벌이 가구등 인터넷응답 가능

    다음달 1일부터 15일간 실시되는 인구주택 총조사는 인터넷으로도 이뤄진다. 추가계획 자녀수, 혼인연월, 활동제약(장애), 난방시설 등의 항목이 추가돼 저출산과 고령화, 복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 젊은층 등 면접조사가 어려운 계층은 인터넷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조사를 원하는 가구는 29일부터 11월7일까지 인구주택총조사 인터넷 홈페이지(www.census.go.kr)에 접속해 신청하고 조사에 응하면 된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가을 피부 ‘간질간질’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는 “최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노년층은 피부건조증, 젊은 층은 건선이 악화돼 가려움증과 각질로 고생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주의와 예방을 당부했다. 피부건조증은 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피부가 수분을 빼앗겨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상태. 피부 표면에는 각질층이 있어 수분을 보호하는데 날씨가 수분 증발을 부추겨 건조증을 일으키는 것. 피부의 수분 복원력이 떨어지는 50대 이후 노년층의 약 20%는 이런 피부건조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 거주 등 서구식 생활이 일상화된 젊은층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피부건조증이 주로 나타나는 부위는 허벅지와 복부, 팔, 다리 등 피지분비가 적은 부위. 피부에 하얀 각질이 일고 밤에 더욱 심해지는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너무 긁어 세균 감염으로 곪아 덧나기도 한다. 또 이를 방치하면 주름이 생기는 등 피부노화가 정상보다 훨씬 빨리 나타난다. 피부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수분 유지가 최선.18∼20도 정도의 실내 온도에 가습기 등을 이용해 50∼60%의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잦은 목욕이나 사우나도 피해야 하며, 특히 때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샤워 후에는 로션이나 보디오일 등 보습제를 전신에 발라 피부의 습기를 유지하도록 한다. 또 노년층은 하루 8잔 정도의 물을 마셔 체내 곳곳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피부에 좁쌀 같은 발진이 일면서 그 위에 비듬 같은 피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만성 피부질환 건선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어 건조증과 같은 관리가 필요하다. 피부과개원의협의회는 “국소·광선·전신치료는 물론 복합 치료법을 적용하거나, 부신피질호르몬제나 비타민-D·A 유도체 등 약제를 사용해 부작용 없이 건조증이나 건선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美 북핵청문회 “한미동맹 우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미국 정부와 의회가 북한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추진해가는 과정에서 북한은 물론 한국 정부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 향후 회담 전망과 한·미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힐, 대북 대규모 지원 다른 5개국 입지 손상”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한국 정부가 제4차 6자회담 직후 발표한 대북 지원 계획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데 이어 6일(현지시간) 열린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북핵 청문회에서도 의원들은 북한과 한국에 강한 불신감을 표시했다. 헨리 하이드 위원장은 이날 “베이징 공동성명에는 고농축우라늄(HEU)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언론에 의하면 중국과 심지어 동맹국인 한국조차 미국이 이 문제뿐 아니라 6자회담의 핵심 의제에 관해 양보하길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특히 “최근 한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젊은층의 65.9%는 미·북간에 적대행위가 발생할 경우 북한편을 들겠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고 개탄하면서 “북한은 베이징 공동성명에서 한국민을 직접 겨냥해 선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한·미동맹에 우려를 표시했다. 하이드 위원장과 민주당의 톰 랜토스 의원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의 영향으로 북한에 대한 에너지나 중유 지원을 위한 예산을 의회가 승인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힐 차관보는 지난달 29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비공개 북핵토론회에서 공동성명 타결 직후 한국 정부가 대규모 대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차기 6자회담을 앞두고 대북 협상에서 다른 5개국의 입지를 손상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힐 차관보가 CSIS 연설에서 “6자회담에서 한국은 미국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산케이신문의 보도에 대해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은 우리가 (6자회담에서) 이룬 결과에 값진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정부 “힐 발언보도 사실아니다” 우리 정부도 7일 산케이신문 보도와 관련, 분명히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힐의 발언에 담긴 뉘앙스를 배제하지는 않았다.‘9·19공동성명’에 회의적인 워싱턴의 일부 인사들을 설득하기 위한 표현들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힐 차관보의 언급이나, 하이드 위원장 등 강경파의 기류에 대해선 우리 정부의 ‘대북 대규모 경협’ 방침을 미국측이 오해함으로써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dawn@seoul.co.kr
  • ‘프라하의 연인’ 복제드라마 불구 인기 고공행진

    ‘프라하의 연인’ 복제드라마 불구 인기 고공행진

    현재 지상파 3사에서 방송되고 있는 국산 드라마는 모두 21편. 그 가운데 SBS 특별기획 ‘프라하의 연인’(연출 신우철, 극본 김은숙, 토·일 오후 9시45분)이 가장 돋보인다. 전체 드라마 시청률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2주차 방영에서 20%를 넘어서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당초 제작진이 밝혔듯이 이 드라마는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파리의 연인’의 변형 복제품이다. 때문에 설정이 조금 달라졌을 뿐, 아우라가 없다는 염려도 있었다.‘파리의 연인’의 주인공 김정은이 투입됐던 ‘루루공주’가 구태를 반복하다 실패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프라하의 연인’에 열광하고 있다. ●일상으로 내려온 대통령 가족 대통령의 딸이 불법 유턴을 하다가 딱지를 뗀다. 대통령의 아들은 친구들과 싸움질을 하다가 경찰서에 잡혀오기도 한다. 경호원들은 또 어떤가.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고압적인 모습이 아니라, 어찌보면 귀엽기도 한 동생이자, 형이다. ‘프라하의 연인’은 이렇듯 대통령 가족을 평범한 일상으로 끌어내리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 청와대라는 건물에 갇힌, 일반 시민들로부터 먼 곳에 있는 대통령 가족이 아니다. 제작진은 바로 옆집에 살고 있을 법한 사람들의 평범함을 전도연 등에게 부여하며 ‘귀하신 분들도 우리와 다를 게 없네.’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지금까지의 여타 드라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한 요소. 실제 우리 사회에서 변화하고 있는 대통령 위치가 반영된 것으로 젊은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대사와 연기 ‘프라하의 연인’은 다른 로맨틱 드라마처럼 비현실적인 설정이 많다. 하지만 ‘루루공주’와는 달리, 연기자들의 호연과 감칠맛 나는 작가의 글, 깔끔한 연출력 등이 어우러져 거부감을 찬사로 바꿔놓고 있다. 특히 전도연과 김주혁의 연기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정도로 발군이다. 사랑 앞에서 눈물 흘리고, 자기보다 높은 사람 앞에서도 당당하고, 가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는 말단형사 최상현이라는 옷은 김주혁에게 말쑥하게 들어맞는다. 대통령 딸 윤재희 역의 전도연도 탁월한 내공으로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사실감을 불어넣고있다. ‘파리의 연인’에서 명대사를 숱하게 날렸던 김은숙 작가의 글맵시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이 지루하지 않게 배치되는 한편,“연애와 마라톤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요?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상처입을 수 있다.”“약 발러, 그럴께요, 발 말구 마음에 ….”“강도 잡아봤죠? 살인범 잡아봤죠? 근데 떠난 사람 마음은 못잡아요.” 등등 톡톡 튀는 대사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비틀린 출생 비밀 아쉬워 드라마 초반 최상현의 첫사랑 강혜주(윤세영)가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관심을 모았다. 윤재희의 옛 연인 지영우(김민준)의 아버지인 지 회장(정동환)이 아닐까하는 예상이 떠돌았고, 그대로 들어맞았다. 결국 지영우와 지승우(앤디), 강혜주의 아이까지 세 명이 이복형제인 셈이 됐다. 이 설정이 드라마 전체를 주도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비틀린 출생의 비밀로 인해 얽힌 관계는 여전히 눈살이 찌푸려지는 부분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실버상품 가을 매출 ‘효자’ 노릇

    실버상품 가을 매출 ‘효자’ 노릇

    ‘부모님을 위한 효도상품으로 소비자를 잡는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지면서 백화점 업계가 잇따라 나이 드신 부모님을 위한 ‘실버용품(효도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버들을 위한 상품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건강을 챙긴다는 의미에서 백화점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신발에서 의류까지 전문화 각 백화점들은 실버들을 위해 신발부터 의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상품들을 구비해 놓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특별히 실버코너를 마련하지는 않고, 일반 매장에서 젊은층들과 같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입장에서 실버세대로 구분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30∼40대들 코너에 실버들을 위한 상품을 섞어 배치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컴포트 슈즈로 유명한 신발 브랜드인 ‘바이네르’를 선보이고 있다. 컴포트화는 발이 가장 편안한 신발로 중장년층에 인기가 높다. 이 코너에서는 실버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보행을 보장하기 위해 고객의 발 사이즈와 폭, 발등 높이 등을 측정한 후 가장 최적의 신발을 고객에게 권해준다. 애경백화점 역시 실버들을 위한 별도의 전문코너는 운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로점, 수원점에서 운영되는 폭스레이디, 뽀뜨레, 금란세 등의 브랜드가 나이드신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곳에서는 소비여력이 있는 중장년층 여성이 대상인 만큼 제품의 가격이 10만원대 이상의 고가품이 주종을 이룬다. 신체의 굴곡을 드러내어 맵시를 자랑할 수 있는 종류부터 우아하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의류들을 취급하고 있다. 고가 의류인 관계로 숍 매니저가 정기적으로 고정고객을 초청하여 교분을 나누고 있고, 백화점은 이들에 대한 관리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다. 이번 가을 정기 바겐세일에도 참여,2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실버세대를 위해 전체 상품을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파격적인 기획판매전도 종종 펼친다. ●건강상품은 실버세대를 위한 효도상품으로 으뜸은 건강을 챙겨드리는 제품들. 기온이 점점 낮아지면서 안마의자, 옥매트, 발마사지기, 족탕기 등 건강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들어 족탕기, 안마의자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마의자는 기본적으로 주무름, 두드림, 상하이동 스트레칭 등의 전신 마사지 기능을 가지고 있어 혈액 순환이 좋아지는 등 운동대체, 근육이완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198만∼616만원짜리의 파나소닉 안마의자도 구비해 놓고 있다. 옥매트 또한 대표적인 효도상품으로 손꼽힌다. 예전의 옥매트는 옥을 본드로 고정해서 열 발생시 본드 냄새가 올라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옥이 돌출되어 있어 청소, 화재, 전자파 발생 등 단점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별적으로 옥을 하나하나 수공예로 엮고 무작위 열선으로 수명이 길어진 옥매트들이 출시되고 있어 원적외선에 의한 혈액순환과 숙면 등에 도움을 준다. 가격은 59만∼108만원까지 다양하다. 이밖에 족탕기와 각탕기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각탕기는 발목까지 물이 차는 족탕기에 비해 종아리까지 물이 차고 피로회복과 더불어 반신욕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골격계 뒤틀림 현상을 완화해주는데, 15만∼20만원선의 상품들이 주를 이룬다. ●중절모와 머플러를 찾는 멋쟁이 현대백화점은 기온변화에 민감한 실버들을 겨냥, 멋쟁이 실버 상품판매에 주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할아버지의 외출 필수 아이템은 중절모와 머플러. 외출시 머리의 찬 기운을 막아주는 중절모의 경우 대부분이 수입상품으로 단가가 24만∼38만원을 호가한다. 패션에도 신경을 쓴 제품으로 가격도 일반 중절모에 비해 저렴하며, 코트 등과 잘 어울린다. 목의 찬 기운을 막아주는 머플러는 현대백화점 섬유잡화 매장에서 고를 수 있다. 울 100%의 머플러가 8만∼14만원선에 판매된다. 회색, 와인색의 컬러가 있으며, 할머니를 위한 순모 100% 숄도 구비돼 있다. 환절기 집안의 공기정화를 위한 가습기도 실버용품 아이템에 해당된다. 항균필터 사용으로 향균기능 및 스폰지 자연 증발기능으로 전기가 필요없는 가이아모의 ‘가습기’를 6만 6000원에 판매한다.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한 ‘LG의 공기청정가습기’도 20만원선이면 된다. 현대백화점은 청소하기 힘든 노인 고객들을 위해 자동으로 청소를 해주는 로봇청소기도 판매한다. 룸바 로봇청소기 59만 8000원, 아이클레보 54만 8000원, 트릴로바이트 238만원 등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잠재고객 P세대 잡기 신세계, 다양한 이벤트 신세계백화점이 10월 들어 본격적인 P세대 잡기에 나섰다.P세대는 2002년 월드컵 이후 등장한 참여(participation)의 열정(passion)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를 변화시킬 잠재적 힘(potential power)으로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는 세대(paradigm-shifter)를 말한다. 이들은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정보를 습득하고, 이렇게 습득된 정보를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포스트 디지털 세대이다. 따라서 백화점 업계의 잠재적인 주 소비계층이 되는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마케팅팀 김봉수 부장은 “P세대는 소비에서도 새로움과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행동을 중심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많은 행사를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P세대는 우리사회의 가장 강력한 잠재 소비자이다.”라고 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클럽 문화에 익숙한 이들 P세대를 위해 지난 1일 문화홀에서 힙합 스탠딩 공연을 진행하고, 댄스 경연대회,DJ와 함께 하는 파티를 열었다. 또 P세대를 위한 신세계 백화점 싸이월드 미니홈피(www.cyworld.com/shinsegae)도 새롭게 오픈한다. 신세계 미니 홈피는 기존 기업의 미니홈피와는 달리 P세대들의 참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방식의 미니홈피이다. 기존 미니홈피가 기업의 행사나 이벤트를 일방적으로 알리고 참여를 유도 하도록 진행했지만, 신세계 미니홈피는 참여자들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백화점은 문화 이벤트나 알뜰쇼핑 정보만 제공하고, 운영은 고객들이 맡아서 하는 방식이다. 특히 신세계 백화점 본점은 명동을 방문하는 P세대를 위해 정문에서는 활력을 느낄 수 있는 X-게임쇼, 치어리더 공연을 비롯해 신인 가수공연 위주로 구성, 매일 펼치고 있다. 강남점의 경우 겨울에는 얼음성을, 봄에는 튤립광장, 여름·가을에는 장미·국화광장 등으로 P세대 디카족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DMZ 대성동초교 ‘슬픈 가을’

    DMZ 대성동초교 ‘슬픈 가을’

    ‘우리도 가을 운동회를 하고 싶어요.’ 비무장지대(DMZ)에 위치한 남한 최북단 대성동초등학교(경기 파주시)가 전교생 9명의 초미니 학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25일 현재 대성동초교의 전교생은 병설 유치원생 1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인데, 내년에 6학년생 1명이 졸업하고 나면 유치원 입학 예정 학생이 없어 9명만 남게 된다고 한다. 대성동초교의 학생 급감 현상은 적어도 외형상 남북 관계가 지속전으로 호전되는 추세와는 정반대의 현상으로 비쳐진다. 과거 남북간 긴장 국면에서 휴전선 인근 이남 지역은 접적(接敵)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상주인구가 정체 내지 감소 현상을 보였으나, 대성동초교의 학생 수가 1968년 개교 이래 전교생이 한자릿수로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현재 교사는 교장·교감을 포함해 12명으로 학생 수보다 오히려 많다. 이 학교는 급식비, 수학여행비까지 지원되는 부러운 학교로 인식되며 한때 전교생이 40명에 육박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남북 화해·협력 정책이 본격화된 1990년대 말부터 학생 수가 오히려 줄기 시작,2000년 20명 아래로 내려간 뒤 지난해 13명으로 급감했다. 출산 연령층인 젊은층이 농촌 거주를 꺼리는 데다, 그나마 남은 젊은 부부들도 아이들을 도시로 전학시키려는 의욕이 강한 게 학생 수 급감의 표면적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성동초교는 DMZ 주민들을 위해 세워진 특수 학교로, 군내면 조산리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학생들만이 입학할 수 있다. 올해만 유치원생 2명과 초등학생 1명이 대성동초교로 진학하지 않고 파주시내 등지로 옮겨 갔다. 최종복(52) 교장은 “졸업생이 파주시내로 진학하면 저학년인 동생도 함께 전학시키는 것이 현실”이라며 “학생 감소 추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초미니 학교가 되면서 지난 14일로 예정됐던 운동회마저 취소됐다.“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수확기가 끝난 뒤 학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 학습으로 대체키로 했다고 한다. 최 교장은 “대성동초교는 이제 분단의 아픔을 넘어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곳”이라며 “학생 감소를 막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고유가시대 ‘車테크’ 이렇게

    국제 유가 상승으로 운전자의 기름값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이 12일 차량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는 비결을 제시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정유사와 제휴를 해 포인트 적립이나 현금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점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제일화재는 최근 GS칼텍스에서 기름을 넣을 때 ℓ당 100원을 적립해 주는 ‘제일화재 3040-LG카드’를 선보였다. 적립 점수가 2만원 이상이면 GS칼텍스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교원나라자동차보험은 가입자가 SK주유소를 이용하면 월 6회까지 ℓ당 80원을 할인해 준다. 다음자동차보험도 GS칼텍스에서 주유할 때 1000원당 2점을 적립해 주는 멤버십카드 ‘다이렉트 패스’를 출시했다. 불편하기는 하지만 셀프주유소를 이용하면 ℓ당 평균 30∼50원 싸게 기름을 넣을 수 있다.주유소에 따라 ℓ당 9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셀프주유소가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에 20여곳에 불과한 것이 단점이지만 평소 자신의 이동 경로에 셀프주유소가 있을 경우 이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유류비를 줄일 수 있다. 인터넷이 생활화되면서 온라인자동차보험의 가입자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온라인 보험상품은 오프라인 보험상품보다 보험료가 평균 15%, 최대 38%가 싸다는 것이 장점이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유통업체들 다양한 가맹점 내세워 고객 유혹

    유통업체들 다양한 가맹점 내세워 고객 유혹

    명절 때 최고의 선물로 상품권이 꼽히고 있다. 실속 있는 선물을 주고받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덕이다. 백화점과 할인점,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은 다양한 상품권으로 대목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메일 상품권에 이어 올해는 휴대전화로 주고받는 ‘모바일 상품권’도 나왔다. 서울인이 유통업체가 내놓은 상품권의 특장점을 분석했다. ●대형 백화점은 계열사 ‘망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고급 상품권을 추구한다. 황금빛 봉투를 사용하고, 필요하면 케이스 포장을 해준다. 제휴 가맹점은 호텔, 면세점, 골프장 등으로 중·장년층을 공략한다. 우리·하나·씨티·제일은행 등 금융권에서 판매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롯데백화점 상품권은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등 계열사를 아우른다.KTF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쓸 수 있는 게 특징. 신세계백화점은 이마트와 함께 외식업체를 많이 섭외했다. 까르네스테이션, 스타벅스,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오킴스, 뱅커스 클럽, 빕스, 토니로마스, 스파게띠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이마트에 입점한 업체들이다. 현대백화점은 현대 계열사를 섭렵했다. 현대홈쇼핑,H몰, 호텔현대, 현대드림투어 등과 더불어 호텔 리츠칼튼, 그랜드 하얏트 호텔, 호텔신라, 예술의 전당에서 사용 가능하다. 백화점은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로 배송해준다. ●할인점 상품권, 놀이동산·영화관 등 쓰임새 많아 할인점 상품권은 대형 백화점보다 쓰임새가 다양하다. 매장 수가 적다 보니 여러 업체와 제휴를 맺는 것. 놀이동산, 영화관, 패밀리 레스토랑 등을 찾는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삼성플라자는 삼성 계열사와 더불어 중소형 백화점과 제휴를 맺었다. 제일모직, 삼성에버랜드,CGV 등이 대표적. 애경·동아·대구백화점, 포항대백쇼핑,GS주유소 등도 한솥밥을 먹는다. 삼성플라자는 신세계·갤러리아·예술의 전당·디지털프라자·호텔신라에서도 쓸 수 있다. 애경백화점은 삼성플라자, 홈플러스,CGV는 물론 그랜드백화점·마트, 한국까르푸, 중부 컨트리클럽,GS슈퍼마켓 등과 손을 잡았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외식업체와 제휴를 많이 했다. 마르쉐, 토니로마스, 스파게띠아,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씨즐러, 베니건스, 미스터차우, 따스트뱅 등이다. ‘모바일 상품권’이 나왔다.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백화점이 SK텔레콤·KTF·LG텔레콤과 제휴한 것. 이동통신사별 홈페이지나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에 접속, 상품권을 구입하면 된다. 문자메시지나 캐릭터, 벨소리 등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발송할 수 있다. 선물받은 상품권은 휴대전화에 다운받아 해당 백화점에서 상품권으로 교환받는다. ●홈쇼핑에서도 판매 홈쇼핑 상품권은 주부들에게 인기다. 케이블TV는 물론 인터넷 쇼핑몰이나 카탈로그 상품도 살 수 있기 때문. 배송은 어디나 가능하고, 이메일로 주고받을 수 있다. CJ홈쇼핑(www.cjmall.com)은 상품권을 1000원부터 20만원까지 세분화해 판매한다. 이메일 상품권은 메시지와 함께 전달하도록 기획했다.GS홈쇼핑(www.gseshop.co.kr)은 케이블TV가 나오지 않는 가정을 위해 카탈로그와 함께 상품권을 배송한다. 이메일 상품권은 주소를 잘못 입력해 엉뚱한 사람에게 상품권이 보내지지 않도록, 입력한 이름과 주소가 일치해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상품뿐 아니라 도서, 음반, 공연, 영화 예매까지 가능해 편리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20&30] 2030 키덜트문화 해부

    [20&30] 2030 키덜트문화 해부

    ‘키덜트족’이 아니면서도 키덜트 문화에 탐닉하는 ‘넌 키덜트족’이 늘고 있다.‘키덜트’는 아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Kidult)로 유년시절 향수를 느끼게 해 주는 장난감이나 옷, 놀이 등에 집착하는 어른들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전통적인 키덜트 연령대가 아닌 젊은층에서도 키덜트가 주요한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2030들의 키덜트 문화를 살펴봤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사는 회사원 김미하(30·여)씨는 자기 차를 온통 고양이 캐릭터 ‘키티’가 그려져 있는 액세서리로 꾸몄다. 다른 생활용품을 살 때에는 상표나 디자인을 크게 따지지 않지만 자기만의 공간인 차 내부를 꾸밀 때만큼은 키티를 고집한다. “어렸을 때 내성적이라 친구가 없었는데, 어머니가 ‘말은 하지 않고 들어주기만 하는 좋은 친구’라면서 키티 인형을 선물해 주셨어요. 가만히 보니 이 고양이에게는 눈, 코, 귀는 있는데 입이 없더군요. 그때부터 키티를 좋아하게 됐어요.” 김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뒤 한동안 잊고 지내다 대형 할인마트에서 키티 핸들커버와 시트를 본 뒤 과거의 향수가 떠올랐다.”면서 “다 큰 어른이 나잇값을 못한다는 얘기도 듣지만, 나에게는 개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동심 자극 키덜트란 말이 생기기 전에는 어린아이 같은 취향의 삶을 즐기는 것을 ‘피터팬 증후군’으로 불렀다. 여기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자기에 대한 지나친 애착과 책임감 결여 등 정신병리학적 차원에서 다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두가 갖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잊고 살아가는 잠재의식 속 동심을 자극 하는 가치중립적인 의미에서 키덜트가 널리 쓰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아동문학가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는 키덜트 문화의 전형적인 예다. 세계 200개국에서 55개 언어로 번역돼 1억 9000만부가 팔린 해리 포터는 영국에서 ‘비틀스 이후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불릴 정도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발간된 6편이 영문판으로만 1만 부 이상 팔렸다. 해리 포터는 영화로 만들어져 ‘키덜트 무비’라는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마법과 요정, 괴물, 난쟁이 등을 소재로 한 ‘반지의 제왕’ 역시 많은 성인층 팬을 확보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국내에 들여온 출판사 문학수첩은 “지난해 어린이도서 한마당이라는 행사를 열었는데 해리 포터의 망토, 모자 등을 걸쳐보는 ‘마법사 체험’이 어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면서 “팬터지는 어른과 아이 모두가 좋아하는 소재이고, 해리 포터의 경우 팬터지이면서도 어느 정도 현실적인 개연성을 갖추고 있어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자취 감춘 어릴 적 장난감에 ‘의리’ 1980∼90년대 이후 컴퓨터 게임에 밀려 사라졌던 장난감과 놀이들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기 아이템이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사는 회사원 김희태(29·가명)씨는 ‘레고’를 인테리어에 활용했다. 장식품은 물론이고 필통이나 작은 물건보관함도 레고를 조립해 만들었다. 김씨는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놀이인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레고도 이제 성인들에게 적당한 디자인과 가격대를 갖추는 등 우리 세대에 맞게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까지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의 ‘아바타’ 꾸미기에는 종이인형 옷 갈아입히기 놀이를 잊지 못한 젊은 여성들이 열광했다. 이지은(27·여·대학생)씨는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을 즐기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종이옷을 가위로 잘라 인형에 입히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놀이였다.”면서 “인터넷 아바타의 머리모양과 의상을 바꾸다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나서 즐거웠다.”고 좋아했다. ●“어른 됐지만 아직도 로봇은 내친구” ‘스파이더맨’ 등 슈퍼 히어로와 로봇 프라모델은 소년이 어른이 된 뒤에도 여전히 좋은 친구로 남아 있다. 캐릭터와 게임매장이 모여 있는 서울 용산 전자상가 두꺼비상가에는 ‘철인24호’에서 ‘마징가Z’‘건담’까지 70년대부터 TV를 누볐던 로봇들이 아직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스타워즈’‘스파이더맨’‘배트맨’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한껏 폼을 잡고 손님들을 맞는다. 캐릭터 인형의 일종인 ‘피규어’ 매장을 보물상자 들여다 보듯 구경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20∼30대다. 한 상점 주인은 “구매자의 4분의3 이상이 20∼30대 남성”이라고 했다. 소품은 몇천원에도 살 수 있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 프라모델은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매장에서 만난 회사원 고장현(36)씨는 20여분을 고민한 끝에 33만원짜리 건담 프라모델을 샀다.‘덴드로비움’이라는 모체와 결합되는 건담 시리즈로 조립과정도 이름만큼이나 복잡하다. 고씨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프라모델 장난감 하나 사들고 빨리 조립해 보고 싶은 생각에 집으로 뛰어갔던 설렘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완성되면 사무실 한편에 세워둘 것”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그는 “어른이 장난감 로봇을 가지고 논다는 놀림도 받지만 평면적으로 접했던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을 실제 손으로 느끼고 만져보는 느낌은 감동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프라모델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직장에 다니는 20∼30대가 주 고객이다 보니 월급날인 25일부터 월말까지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전했다. 20대는 최근 상영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를 좋아하지만,30대는 건담이나 마징가, 야마토 등 초합금류의 고전 로봇에 더 열광한다. 건담 전문매장을 운영하는 김기덕(42)씨는 “아이와 매장에 나와 장난감을 만져보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누가 아버지이고 아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라면서 “굳이 마니아층이 아니더라도 추억이 담긴 로봇을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에는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키덜트 인기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시장은 오랜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이끄는 것은 ‘플레이스테이션’‘X박스’ 같은 비디오 게임기다. 업계에서는 게임 구매자의 65% 정도를 20∼30대로 보고 있다. 게임매장에서 일하는 하성식(26)씨는 “흔히 어른들과 아이들이 하는 게임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20∼30대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씨는 “대부분 결혼을 하면 매장을 찾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데 부인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면서 “하지만 이런 손님들은 구하고 싶었던 물건을 한꺼번에 몰아서 사가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유영규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자료제공 제주 테디베어 뮤지엄, 피규어 코리아, 헬로키티산리오 공식포털사이트 ■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순수’ 되찾고 싶은 갈망 인터넷 상에서 현대사회의 신(新)종족들에 대해 다루는 사이트 ‘종족 동사무소(www.newtribe.co.kr)’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서일윤(48) 교수는 ‘넌 키덜트족’의 키덜트 문화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순수한 모습을 되찾고 싶어 하는 본성이 2030의 강한 자기표현 방식과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어린 시절 갖고 있던 꿈이나 환상 등을 다시 찾고 싶어 하는 것”이라면서 “사실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본성은 잠재적으로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환경의 변화가 심해지면서 더욱 불거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각박한 세상에서 순수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키덜트적 성향을 발현시키는 또 하나의 요소”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2030이 키덜트 문화의 주축을 이루는 것은 자기 주장이 강한 젊은이들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는 과거에 비해 자기를 표현하는 목소리가 크고 ‘나’를 세상의 중심에 세우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개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2030의 성향이 키덜트 문화에 가속을 붙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사교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 집착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인간관계에 있어 많은 혼란을 느끼는 20∼30대의 경우 자기 탐색을 하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또 다른 나’를 뜻하기도 하는 키덜트 문화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지요.” 서 교수는 구매력이 있는 2030세대를 겨냥한 ‘키덜트 마케팅’이 키덜트 문화의 확산과 결합돼 강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키덜트 성향은 전 연령대에 걸쳐 나타나지만 이것을 곧바로 소비와 연결시키는 층은 주로 2030세대”라면서 “이는 주위의 시선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젊은 세대의 당당함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부동산 팔고 주식사세요”

    “부동산 팔고 주식사세요”

    “대통령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부자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지요.” “우리가 왜 ‘세금 폭탄’을 맞아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국민은행이 2일 특별한 고객 200여명을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 초대했다.‘초대받은 손님’들은 예금액만 대략 3억원 이상인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이다. 국민은행 각 PB센터에서 엄선한 사람들이다. 이날 행사명은 ‘8·31 부동산 종합대책 설명회’. 보유세 강화, 양도소득세 중과 등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을 피부로 느끼는 ‘불안한 고객’들을 위해 정부 방안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게 행사의 목적이었다. PB센터가 대부분 강남 지역에 밀집돼 있어 행사장을 찾은 고객들은 주로 강남의 고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중년 부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젊은층도 눈에 띄었다. 옷차림만 봐서는 과연 이들이 수십억원을 가진 ‘갑부’들일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수수했다. 참가자들은 부동산, 세무, 주식투자 전문가가 잇따라 설명하는 강연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우고, 꼼꼼히 메모를 했다. 전문가들은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부동산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강남 고급 주거지역의 중대형 평형은 가격이 떨어지지 않겠지만 강북·수도권에서는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가구분리가 가능한 자녀에게 증여를 검토해 보라는 조언도 있었고, 상가에 투자해 세금을 적게 내는 방법도 소개됐다. 초대된 부자들은 정부 정책에 불신이 많은 것 같았다. 강남에 집 두 채와 동부이촌동에 빌딩 한 채를 가지고 있다는 한 고객은 “열심히 일해서 집을 산 게 죄가 되느냐.”면서 “현 정부의 정책은 더 이상 자본주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세번째 강사로 나선 KB자산운용의 이원기 대표가 “여러분의 세금 걱정은 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이라면서 “주식 상승세가 장기화될 것이니 주식투자에도 나서라.”고 조언했지만, 많은 고객들은 “그래도 믿을 것은 부동산”이라고 말했다. 강남과 강북에 50평대 아파트를 한 채씩 가지고 있다는 60대 남성은 “이번 대책이 언제 또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두 배로 늘어나는 보유세 생각을 하면 잠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체 설명회가 끝난 뒤 일부 고객들은 개별 상담을 위해 호텔 2층에 마련된 별실로 향했다. 갑자기 늘어날 세금 탓에 초대받은 부자들과 아직도 은행 문턱이 높고 집 없는 서민들은 모두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FM 아리랑’ 전국서 들어요

    아리랑 국제방송이 9월1일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24시간 라디오방송을 시작한다. 위성DMB를 통해서다. 아리랑 국제방송은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제주지역에서만 방송됐던 FM방송을 위성DMB TU43번을 통해 재전송하는 방식으로 1일부터 라디오방송 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리랑 국제방송은 제주지역에 맞게 편성된 제주FM의 일부 프로그램을 조정했다. 예를 들면 제주지역 관광지 안내 프로그램을 전국 관광지 안내 프로그램으로 바꾸는 식이다.2003년부터 방송을 시작한 제주FM방송을 확장하지 못하고 재전송 방식을 택한 것은 주파수 확보가 어려워서라고 방송사 측은 설명했다. 아리랑 국제방송은 위성DMB뿐 아니라 지상파DMB도 서비스가 시작되면 MBC를 통해 라디오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다만 지상파DMB는 위성DMB와 다른 프로그램으로 꾸릴 예정이다. 유료방송인 위성DMB가 젊은층을 겨냥했다면, 지상파DMB는 무료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해 외국인들을 전문적으로 상대하거나 비교적 나이가 많은 계층에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채워 나갈 계획이다. 위성DMB를 통해 선보일 프로그램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많다.EBS의 각종 영어교육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리사 켈리는 저녁 8시 퀴즈프로그램을, 아이작 더스트는 올드팝 프로그램을, 로버트 할리는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한다. 뉴스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전 CNN앵터 임문경씨를 영입했고,BBC뉴스도 하루 세차례 그대로 전한다. 방송사 측은 영어교육 열풍 등의 영향력이 커서 전국으로 확대하는 라디오방송의 성공을 확신했다.배동순 라디오본부장은 “제주도의 경우 FM방송 6개사 가운데 아리랑 국제방송이 1위에 근접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제주방송 때부터 전국 방송을 염두에 둔 만큼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의 젊은층에게도 크게 어필할 것으로 믿는다.”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9)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지평 모색

    [일본을 다시본다] (19)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지평 모색

    |도쿄 특별취재반|‘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지평 모색.’ 이보다 우리를 더 난감하게 만드는 주제가 있을까. 지금껏 한국과 일본 사이에 ‘미래’가 자리할 틈은 없었다. 한·일은 여전히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고, 과거에 발목잡혀 있다. 독도, 야스쿠니, 역사교과서 등의 현안은 시간의 정방향성과 격리된 채 수십년째 제 자리에서 ‘현재진행형’이다. 한·일관계에 있어 모든 과거는 현재에 투영되고, 모든 현재는 과거에 닿아 있다. 도대체 한·일이 과거를 훌훌 털고 현재를 뛰어넘어 미래로 내달릴 수 있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대전환은 불가능한 것일까. ●지금 뭐라고 했지?… 對한국 관심지수 30 A라는 사람이 친구 B한테 잔뜩 화가 나서 항의한다. 하지만 B는 별다른 대꾸가 없다.A는 더욱 화가 나 욕을 퍼붓는다. 그래도 B는 묵묵부답이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A는 급기야 B의 멱살을 잡는다.“야, 내 말이 말같지 않아?” 그제서야 B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뗀다.“응?아까 뭐라고 했지?” A는 얼마나 황당할까. 일본에 가서 일본인과 직접 한·일관계를 얘기하면서 든 기분을 조금 과장해서 비유하자면 이런 것이다. 그동안 일본을 향해 분기탱천해온 기억이 무안할 정도로 일본 사람들은 한·일간 현안에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우리의 대일(對日) 관심지수가 ‘100’이라면 일본 국민의 대한(對韓) 관심지수는 ‘30’정도, 심지어는 ‘0’에 가깝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런 정서는 지난달 말 서울신문과 도쿄신문이 공동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 상대국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0%대로 나타났지만, 일본인한테서는 유독 무관심성 응답이 35%나 나왔다. 한국인의 대일 무관심 비율 20.9%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일본 국민의 이같은 정서가 정치인들의 반쪽짜리 역사관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게 아닐까. 일본의 정치인을 만나면서, 한국이 과거의 거울로 일본을 재려는 데 반해 일본은 과거를 외면한 채 현재만 보려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중의원 해산 전인 지난 5월 만난 고노 다로 의원은 군대를 가질 수 없도록 한 일본헌법 9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거침없이 주장했다.“일본이 이미 해외에 자위대를 평화유지군으로 파병하고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과거는 외면한 채 현재만 보는 논리다. 자민당의 차세대 유력 정치인인 그는 또 “사이가 안 좋다고 한국이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마네현의 독도의 날 조례안 통과에 대해서도 그는 “시마네현이 일본 정부에 어민들을 좀 챙겨달라는 취지로 한 것이지,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면서 “한국이 왜 그렇게 민감하게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내가 한국 대통령이라면 배용준과 독도에서 함께 사진을 찍어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조언’까지 곁들였다. 야당인 민주당의 기타하시 겐지 중의원이 준 첫 인상도 비슷했다. 그는 “일본인들은 독도 문제를 크게 인식하지 못했는데, 이렇게까지 이슈화되는 데 놀랐다.”고 했다. 그는 특히 지난 1970년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나치에 의해 희생된 폴란드의 유대인 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 유명한 일화를 기자가 꺼내자 “정말 그런 일이 있었느냐. 처음 들었다.”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변화의 씨앗´ 키우는 야당 정치인들 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청신호가 될 만한 조짐들을 조금이나마 감지할 수 있었던 것은 고무적이다. 기타하시 의원은 “10년 전 한국의 독립기념관을 가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일본 정치인은 아시아 민족의 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야스쿠니신사에 참배를 안 하는 것은 물론,2차대전 전범은 야스쿠니에서 분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정부가 프랑스 등 제3자를 포함시키는 역사 공동연구회를 만들어 연구한 뒤 결과를 TV 등을 통해 공표함으로써 기정사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한국을 향해 한가지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독립기념관의 전시물이 너무 리얼해서 충격적인데, 한국 어린이들이 그런 것을 자꾸 보면 평생 일본을 미워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한·일간 우호가 정착되기 힘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미카즈키 다이조 중의원은 보다 진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일본의 미래상은 경제선진국이 아니라 문화선진국, 인간부흥, 자연과의 공생, 아시아 공동체 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지금 고이즈미 총리의 정책은 자기나라의 이익만 생각하는 정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일의 진정한 미래 모색 그럼에도 불구, 결국 한·일간의 진정한 ‘미래’는, 정부 차원의 화해 같은 것이 담보해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닐 것이다. 근본적으로 일본 국민이 변하지 않는 한,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변화는 사상누각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본 국민들의 변화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일본에 항의하고 일본 내 양심세력과의 연대를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 경제적·문화적으로 선진국 대열로 들어서는 것밖에 왕도가 없다는 것이 일본을 취재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지향하며 한국을 아예 맞수로 치지 않는 일본 국민을 향해 “내 말을 들어보라.”고 핏대를 올리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보다는 상대가 저절로 관심을 갖게끔 힘을 기르고 매력을 키워가는 게 그들을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모색은 그 다음 단계일 것이다. 최근의 ‘욘사마 열풍’은 이런 핵심을 적나라하게 예시한 사례이다. 욘사마 때문에 난생 처음 지난해 한국을 여행했다는 일본인 간다 가쓰에(39)의 ‘고백’은 시사점이 크다.“욘사마 이전에는 한국이나 한·일관계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한국이 아주 발전된 나라더라. 한국을 더 자세히 알고 싶고, 좋은 한국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싶다.” carlos@seoul.co.kr ■ 日 민주당 ‘386 보좌관’들이 말하는 일본 |도쿄 특별취재반|지난달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국회를 해산하기 전 일본을 취재하면서 도쿄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노자키 도시오 등 민주당의 국회의원 보좌관 6명과 한·일관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30∼40대 연배인 그들과의 토론을 통해 일본에 대해 갖고있던 선입견이 많이 깨졌고, 일본인을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보좌관들은 일본 정치가 개혁돼야 하고, 그러려면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를 무너뜨리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우경화의 테두리는 벗어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일왕제와 관련해 직설적인 질문을 던져봤다.“일왕제 때문에 일본이 변화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패전에도 불구하고 일왕제가 존속됐기 때문에 과거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집권층은 기득권을 유지했으며, 우경화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보좌관들은 하나같이 묵묵부답이었다. 화자(話者)를 배려해 미소 띤 얼굴을 일그러뜨리지는 않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무언의 항변 같았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정말 일왕을 신의 자손이라 믿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일제히 고개를 젓는다.“신의 자손이라고 전혀 믿지 않는다. 다만 국가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일본이 왜 우경화 하느냐.”고 묻자 “우경화를 나쁘게만 보지 말라.”고 반박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이 유엔 분담금을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내는데,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입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고 강조했다. “일본국민은 왜 자꾸 자민당에 몰표를 주느냐.”는 질문에는 “막상 정권이 바뀌면 불안해서.”라는 대답과 함께 “이혼을 두려워하는 것” “부모들 때문에 젊은층도 자민당을 찍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젊은층의 정치 무관심에 대해서는 “투표해도 선거결과가 바뀌지 않으니 아예 투표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물어봤다.“그전에는 한국이 뒤처진 나라라고 인식했는데 최근 한국 드라마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는 의견과 “한국 드라마는 한 편도 본 적이 없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취재에 도움을 줘 고맙다는 뜻으로 식사비를 내려 했더니 그들은 “안된다. 더치페이하자.”고 사양했고, 결국 각자 밥값을 계산했다. carlos@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 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 황장석(정치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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