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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부산국제광고제’, 사이버대학교 서울디지털대 강소영 교수 심사위원 위촉

    ‘2018 부산국제광고제’, 사이버대학교 서울디지털대 강소영 교수 심사위원 위촉

    올해로 11회째인 ‘부산국제광고제’는 아시아 최대의 국제 광고제로 전 세계 광고인과 예비 광고인의 축제로 불린다. 8월 22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강연과 무료 전시,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이 마련됐다. 이 가운데 사이버대학 서울디지털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강소영 교수가 ‘2018 부산국제광고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강 교수는 광고제 심사뿐 아니라 사회를 맡아 행사를 진행하며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쳤다. 강소영 교수가 심사를 진행한 ‘영스타즈’ 부문은 젊은 크리에이터의 발굴과 육성을 목적으로 열리는 세계 최초의 대학생 광고경진대회다. 강 교수는 국내외 유명 광고 전문가들과 함께 심사위원으로 선정됐으며, 모더레이터로도 활약해 공정한 심사를 선보였다. 어워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스타즈’, 3년 차 이하의 현직 광고인이 참여하는 ‘뉴스타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크리에이티브캠프’로 구성됐다. 올해는 광고제 출품작이 2만 342편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한편 서울디지털대 강소영 교수는 “전 세계의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다양하게 참여해 젊은 크리에이터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핀테크 혁신은 새로운 금융의 기회/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

    [월요 정책마당] 핀테크 혁신은 새로운 금융의 기회/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

    전 세계 금융산업에 ‘핀테크’(금융+기술)라는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정보기술(IT) 발달과 스마트폰 확산으로 핀테크 기업들이 송금, 지급결제 등 핵심적인 금융 영역까지 진출하여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페이팔은 전자상거래 지급결제로 시작해 지금은 예금, 송금, 자산관리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결제서비스 알리페이를 통해 현금으로 거래하던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결제시장으로 변화시켰다.기술 발전에 따른 금융 분야 혁신은 새로운 얘기는 아니며, 그동안 꾸준히 진행돼 왔다. 1970년대 도입된 ATM은 은행 업무의 개념을 바꿨다. 인터넷뱅킹은 이미 1990년대 이후 활성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핀테크 혁신이 전 세계적으로 특별히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연방준비제도 보고서는 최근 나타나는 핀테크 혁신은 기존의 혁신과 깊이에 있어 근원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P2P, 인공지능, 빅데이터,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은 이전까지의 조금 더 편리한 서비스를 넘어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혁신이라는 것이다. 핀테크 혁신은 낡고 보수적인 금융을 넘어 효과적이고 편리한 자금중개를 제공하고, 독자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금융의 동력이다. 또 기존 금융시스템과 국제금융질서에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기회다. 우리나라는 수준 높은 IT 능력을 갖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은 혁신적 서비스에 대해 수용도가 높다. 핀테크 혁신에 강점이 있는 만큼 금융시스템 발전과 국제금융질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핀테크가 안정적인 성장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할 것이다. 첫째 혁신적인 핀테크 기업들이 원활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기술, 신산업에 대해서는 일단 해 보고 차후에 보완하는 대담한 접근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금융서비스에 대해 일정 범위 내에서 규제를 면제 또는 완화하여 실제 금융시장에서 사업성과 혁신성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다면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이미 영국, 스위스, 호주 등에서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혁신기업에 제한적인 인가 및 규제 특례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이유이다. 둘째 핀테크에 적합하지 않은 금융 규제들을 합리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핀테크 핵심 요소인 정보 활용에 대한 규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수준이다. 이러한 규제 장벽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서비스 출연을 제약하고 있다. 금융 질서와 안정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련 법 개정 등을 통해 규제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혁신의 성공 사례의 적용 가능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선진 각국의 핀테크 지원 체계 및 사례를 파악하고 공조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폭넓게 구축해 나가야 한다. 또 지역 생태계인 마포혁신타운을 핀테크, 블록체인의 메카로 만들어 늘 시장과 가까이에서 대화하며 혁신 과제들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전화가 처음 발명된 1870년대 영국 우정국은 이미 전보시스템이 활성화돼 있어 전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역사의 소명을 놓쳤다”고 하는 후대의 냉정한 평가가 핀테크 혁신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명확하다. 기존 방식에 안주하는 것은 곧 다가올 새로운 금융질서에서 뒤처지는 것이고, 금융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다.
  • 단일팀 사상 첫 金… 카누, 아리랑 울렸다

    단일팀 사상 첫 金… 카누, 아리랑 울렸다

    전날 200m선 중국·인니 이어 동메달 “하루를 10일처럼 써” 오늘 1000m 도전마침내 남북 단일팀의 ‘아리랑’이 처음으로 울려 퍼졌다. 카누 여자 남북 단일팀이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 레가타코스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 여자 500m 결선에서 2분24초788로 우승, 국제종합대회 사상 첫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 냈다. 시상대에서는 이번 자카르타·팔렘방대회 처음으로 한반도기가 펄럭였고 국가를 대신해 제정한 ‘아리랑’도 울려 퍼졌다. 남북 단일팀이 결성된 것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과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올해 평창동계올림픽과 세계탁구선수권, 그리고 이번 아시안게임 등 모두 다섯 차례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여자 단체전과 올해 혼합복식에서 우승을 했지만 이들은 모두 단일 종목 대회였다. 단일팀은 하루 전인 25일에는 200m 동메달을 획득, 국제종합 스포츠대회 사상 최초의 메달을 따냈다. 당시 200m 결선에 나선 남북 단일팀은 56초851의 기록으로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틀 동안 이들이 딴 메달은 남한이나 북한에 속하지 않고 별도 ‘코리아’(KOREA)의 메달로 집계됐다.단일팀은 오전 예선에서부터 금메달을 예감했다. 2분24초044를 기록, 출전 11개 나라 가운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인도네시아의 2분27초331과는 3초 이상 차이가 날 정도. 준결승에서도 2분27초203을 찍어 1위로 결선에 진출한 단일팀은 결선에서도 250m 구간을 1분12초23에 끊어 중국을 0.16초, 간발의 차로 따돌린 뒤 남은 250m 구간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12명이 한배를 타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인 용선은 선수들의 호흡과 조직력을 갖추려면 2년 이상의 훈련이 필요하지만 남북은 지난 7월 말에야 처음 만나 충북 충주시 탄금호에서 3주 남짓 합동훈련을 해 왔다. 이들은 “정말 하루를 10일처럼 썼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단일팀은 27일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진 1000m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한강에서 땀 흘리던 젊은이들과 대동강에서 금메달의 꿈을 키우던 젊은이들이 한반도 전체에 기쁨을 줬다”며 “수고하셨고 고맙다”고 격려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출산율 1.0 붕괴/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출산율 1.0 붕괴/임창용 논설위원

    2년 전 서울에서 열린 인구 관련 국제 콘퍼런스에서 노베르트 슈나이더 독일연방연구소장이 출산율에 관한 의미심장한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발표에 따르면 1990년 독일 통일 전 동독 여성의 합계 출산율은 1.67로 서독(1.43)보다 높았다. 인구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가족친화 정책을 편 덕분이라고 했다.하지만 통일 뒤 출산율이 추락했다. 1990년 1.49명, 1991년 1.01명으로 떨어지더니 1992년엔 0.89명으로 1명대가 무너졌다. 체제 붕괴 이후 동독 주민들이 시장경제 체제에 적응하지 못했고, 경쟁력이 낮아 결혼과 출산을 기피했기 때문이라는 게 슈나이더 소장의 분석이었다. 비슷한 현상은 1992년 옛소련 해체 당시에도 나타났다. 사회주의 붕괴로 각종 복지혜택이 사라지면서 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있다. 체제 급변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고, 미래가 불안해 결혼과 아이 낳기를 포기하거나 최대한 미뤘다고 한다. 동독 출산율은 동·서독 격차가 줄어들면서 2000년 후반에야 서독과 비슷해졌고, 옛소련에서 떨어져 나간 나라들도 오랜 시일이 지난 뒤 안정을 찾았다고 한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 수다. 산술적으로 2명 이상이 돼야 인구가 현상유지된다. 동독과 옛소련의 사례에서 보듯 1명에 미달하는 합계출산율은 체제 붕괴 때나 나타나는 수치다. 미래가 극도로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젊은이들이 출산 기피를 당연시해 저출산이 가속하기 쉽다고 한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8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이 0.97명에 그쳤다. 연말로 갈수록 출생아 숫자가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합계출산율이 1.0명 아래로 떨어질 게 확실시된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는 이미 지난달 올해 출산율이 1.0명 이하가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연간 출생아 숫자도 작년 35만여명에서 올해 30만명대 초반으로, 내년엔 20만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1970년대 100만명을 넘겼던 데서 한 세대 만에 3분의1 토막이 났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17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98개 나라 중 합계출산율 1.0명 이하인 나라는 없다. 출산율 0점대 유일 국가로 기록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체제 붕괴 사태도 없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역대급 취업난과 주거난, 양육 부담이 젊은이들에게 ‘체제붕괴급´ 불안을 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sdragon@seoul.co.kr
  • [현장 행정] 어떤 학교길래… 응암오거리 사장님들 열공하시나

    [현장 행정] 어떤 학교길래… 응암오거리 사장님들 열공하시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흥업소로 몸살을 앓았던 서울 은평구 응암오거리가 가족과 젊은이들을 위한 상권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응암오거리는 지난 2015년만 하더라도 퇴폐 영업을 하는 카페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지역의 골칫거리가 됐었다. 이에 당시 은평구가 밤낮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퇴폐업소를 몰아냈다. 무질서하게 난립해 있던 불법 간판도 정비해 지역특성을 살린 아름다운 간판으로 개선했다. 이제는 건전한 음식점들이 들어선 거리로 변화했지만 아직 번화가라고 부르기는 부족한 상황이다. 민선 7기에 들어선 은평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응암오거리 상권을 대대적으로 활성화하고자 나섰다. 먼저 응암오거리 상점가 상인 50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17일까지 상권혁신대학을 운영한다. 상권혁신대학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상인 대상 교육프로그램이다. 골목상권 재생과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할 상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구는 지난 16일 은평구 구립응암정보도서관에서 상권혁신대학 입학식을 가졌다. 이날 상권혁신대학 명예학장으로 위촉된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인사말에서 “상인들이 어려움을 이겨 내고 은평구에서 하시는 사업이 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시간은 매주 월·수·금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2시간씩 총 20회 40시간으로 이뤄진다. 프로그램은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눠 진행된다. 먼저 기본과정은 리더십 강화와 가치관 점검, 상인의식 변화 중심으로 구성됐다. 심화과정은 지역사회공헌 공동과제 수행을 위한 토론·실습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외 정부정책 안내, 선진시장 견학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상권혁신대학 수료를 통해 경영마인드를 개선하는 등 상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응암오거리는 올해 서울시 특화상권 활성화지구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구는 응암오거리를 ‘전통주거리’로 꾸미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 관계자는 “전통주 체험관을 만들고 은평구만의 전통주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평구는 상권활성화 추진과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는 대책도 마련 중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낙후됐던 지역이 새롭게 번성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래 살던 주민들이 오히려 내쫓기는 현상을 말한다. 은평구는 상가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을 정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은평구 지역상권 상생협력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막강 파벌·경제 호황 올라탄 아베…3연임 카운트다운

    [글로벌 인사이트] 막강 파벌·경제 호황 올라탄 아베…3연임 카운트다운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의 총재 선거가 다음달 20일 치러진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국회 다수 의석 정당의 총재가 ‘내각총리대신’, 즉 총리가 된다. 자민당은 전체 국회 의석 707석(중의원 465석, 참의원 242석) 중 57%인 405석(중의원 283석, 참의원 122석)을 차지하고 있다. 집권당이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치러지는 국가 지도자의 선출인 만큼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와 같은 느낌은 없지만, 3년간 나라를 이끌 총리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선거를 1개월 앞둔 현재 출마 확정은 2명. 아베 신조(63) 현 총리가 ‘3연임’에 출사표를 던졌고, 이에 맞서 이시바 시게루(61) 전 간사장(한국의 사무총장과 비슷)이 ‘권토중래’의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사람의 직접적인 맞대결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현재로서는 아베 총리의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문답으로 풀어 봤다.1.이번 총재 선거가 당초 예상과 달리 ‘양자 대결’ 구도로 갈 공산이 크다는데. -그동안 아베 총리와 이시바 전 간사장 외에 기시다 후미오(61) 정무조정회장(한국의 정책위원회 의장과 비슷), 노다 세이코(58) 총무상 등이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기시다 정조회장이 차차기를 겨냥, “아베 총리 지지”를 호소하며 불출마를 선언했고, 노다 총무상은 입후보를 위해 필요한 ‘추천인(의원) 20명’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와 이시바 전 간사장의 양자 대결이 확정적이다. 두 사람은 아베 총리가 1차 집권(2006~2007년) 이후 몰락했다가 정치적으로 부활해 다시 총재가 될 때인 2012년 9월 겨룬 적이 있다. 당시 이시바 전 간사장이 지역당원 표를 바탕으로 1차 투표에서 아베 총리를 앞섰지만, 국회의원만으로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패했다. 2.자민당 총재 선거는 어떤 방식으로 치러지나. -405명의 소속 의원들이 한 표씩 행사하는 ‘국회의원표’와 전국 100만 당원들이 지역별로 투표하는 ‘당원표’의 두 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 당원표도 의원표와 같은 405표가 배정돼 합계 810표로 차기 총재가 결정된다. 당원표는 당원들의 표를 집계한 뒤 후보자의 득표율을 바탕으로 405표를 비례해 배분하는 식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면 바로 당선이 선언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위 2명만 추려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3.현재 판세는 아베 총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던데. -대신(장관) 임명권을 비롯해 현직 총재 겸 총리가 가진 막강한 기득권을 넘어서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1955년 자민당 출범 이후 현직 총재가 패배한 경우는 단 한 번밖에 없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라 당 내부에서 치르는 선거이기 때문에 현직 총재의 영향력은 특히 절대적이다. 특히 자민당 총재 선거는 각 파벌들의 지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아베 총리는 전체 7개 파벌 중 5개 파벌로부터 100%의 지지를 받고 있다. 창당 이래 지속돼 온 당내 파벌들의 위상과 영향력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넓고 깊다. ‘보수’라는 큰 테두리 안에 있지만 세부적인 이념과 정책 방향이 다르고 다양한 이해관계의 상충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당 내의 정당’으로서 성격을 띤다. 자민당 내 의원 405명의 82%인 332명이 7개 파벌 중 어느 한 곳에 속해 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무파벌은 73명뿐이다. 4.현재 자민당 내 파벌들의 세력 구도는 어떻게 돼 있나. -현재 가장 큰 파벌은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회장 호소다 히로유키 전 간사장)로 중의원 58명, 참의원 36명 등 94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어 ‘아소파’(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59명, ‘다케시타파’(다케시타 와타루 총무회장) 55명, ‘기시다파’(기시다 정조회장) 48명, ‘니카이파’(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44명, ‘이시바파’(이시바 전 간사장) 20명, ‘이시하라파’(이시하라 노부테루 전 경제재생상) 12명 순이다. 거물급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대신은 총리와의 친밀도나 정권 창출 기여도 등에 따라 계파별로 분배돼 있다.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 가장 많은 각료나 당 간부 자리가 배정된 것은 이 때문이다. 아베 정권의 탄생을 도와준 아소파의 수장이 부총리를 맡고 있는 것 역시 권력 배분의 결과다. 기시다 정조회장이 출마를 포기한 것도 마찬가지. 어차피 승산이 없는 상태에서 아베 총리와 척졌다가는 앞으로 3년간 대신이나 당 간부 등 요직에서 밀려나 찬밥 신세가 될 것을 우려한 이유가 가장 크다. 5.그런데 아베 총리는 올 초만 해도 얼마 못 갈 것처럼 얘기되지 않았나. -올 2월 이후 잇따른 의혹과 잘못으로 만신창이 수준까지 갔지만, 지금은 적어도 당내에서 만큼은 ‘완벽 부활’에 성공한 상태다.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 활동 일지 은폐, 재무성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등 그를 어렵게 했던 여러 사건들 중에서 중심이 되는 두 개의 기둥은 역시 ‘모리토모학원 스캔들’(극우성향 사학재단에 대한 국유지 헐값 매각 특혜 의혹)과 ‘가케학원 스캔들’(아베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에 대한 수의대 신설 허가 특혜 의혹)이다. 그러나 꾸준히 추락하던 정권 지지율은 30%선까지 하락한 뒤 더이상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다 6월을 지나며 반등세로 전환됐다. 6.우리나라로 치면 ‘국정농단’급 의혹인데 어떻게 넘어갈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한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일본의 정치 전문가들 중에서도 현재와 같은 국면 전환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매우 단순화시켜서 말하자면, 우선 일본 국민들은 “일본의 정치·경제·사회를 이끌어 갈 집권당으로 자민당 이외의 대안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 자민당 내에서는 차기 총재로 아베 이외의 대안은 없다고들 많이 생각한다. 이는 아베 총리가 당의 중심에 존재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여기는 파벌이나 집단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내 선거가 아니라 전 국민이 한 표씩 행사하는 대통령 투표였다면 아베 총리가 어떻게 됐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7.일본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인들의 말을 그대로 옮겨 본다. 우선 신문기자 A씨의 말. “아마 한국에서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같은 것이 생겼다면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과 같이 정권의 잘못에 항거하는 힘이 약하고 이를 이끌어 낼 조직력도 없다. 또한 경제 사정이 좋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난 것 등에 대해 아베 정권의 공이 크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모리토모·가케 학원 부당 지원이 상당 부분 진짜라고 믿으면서도 의혹을 파헤치기보다는 그냥 덮어 두는 편을 선택하는 것이다.” 대학교수 B씨는 “동아시아의 1당 독재국가 3곳이 있는데, 중국(공산당)과 북한(노동당), 그리고 일본(자민당)이라는 말이 농반진반으로 통용되고 있다. 일본의 전체 사회 시스템이 자민당 중심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민당이 정권을 잡아야 사회가 잘 돌아간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강하다. 그런 자민당 안에서 결국 아베 총리가 제일 낫다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기자 C씨는 “아베 총리를 극우 인사처럼 생각하지만, 현실정치에서는 반대쪽과도 적당히 타협을 해 온 게 아베 총리다. 현재 한국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아베 정부는 좌회전까지는 몰라도 마냥 우회전만을 하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日 점보복권 매출 13% 급감… “횡재의 꿈도 포기합니다”

    ‘일확천금’을 노린다면 복권은 일상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사행성 상품이다. 복권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열망은 유난스럽다. 1970년대 중반 1등 당첨금 1000만엔(현재 환율로 1억원)의 ‘점보복권’이 등장했을 때 판매소마다 많게는 수천명씩 행렬이 이어졌고, 먼저 사려고 자리를 다투다 죽거나 다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남다른 일본의 복권 열기도 변화하는 시대 흐름은 피해갈 수 없는 듯하다. 19일 일본 총무성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복권 매출액은 전년보다 6.9% 줄어든 7866억엔으로, 20년 만에 처음으로 8000억엔 밑으로 내려갔다.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는 점보복권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다섯 종류인 점보복권의 매출액은 13.1% 감소한 3256억엔으로, 2년 전보다 1000억엔이나 줄었다. 매출액에서 당첨금 등을 뺀 수익금은 2996억엔으로 전년보다 10.5% 감소했다. 일본의 복권 매출액은 2005년 1조 1047억엔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총무성은 전문가들을 불러 ‘복권활성화검토회’까지 구성했지만, 매출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이렇게 복권 판매 감소에 안달이 난 것은 복권 수익이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사업이나 복지정책 등에 중요한 재원이 되기 때문이다. 총무성은 ‘복권의 주요 구매층이었던 중장년층이 연금 수급자가 되면서 자유롭게 쓸 돈이 줄어든 것’을 판매 부진의 핵심 이유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방’을 통해 인생역전을 노려 보려는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는 요즘 일본의 세태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쿄신문은 최근 ‘큰 꿈은 살 수 없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복권 매출 하락의 원인을 사회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오시오 다카시 히토쓰바시대 교수(공공경제학)는 기사에서 “복권의 판매 부진은 리스크(위험도)를 피하기 위해, ‘커다란 꿈’에는 손을 내밀지 않겠다는 생각이 사회에 확산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저소득층일수록 인생역전을 기대하며 복권을 사는 경향이 높은 미국과 대비된다고 오시오 교수는 말했다. 시부야 쇼조 메지로대 명예교수(사회심리학)는 “전체적으로 사람들의 요구 수준이 낮아지면서 크게 한탕을 하는 꿈보다는 조금씩이라도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 서서히 나아가는 쪽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어차피 나는…’이라고 자기부정의 표현을 입에 올리는 경향이 강해진 것도 사회적 격차가 고정돼 버린 게 하나의 이유”라면서 “복권 매출 하락도 이런 풍조의 반영으로 볼 수 있지만, 이런 분위기의 사회에서 커다란 도약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사건 추적] 살해 후 암매장·시신 훼손…공감능력 상실한 ‘20대의 잔혹 일탈’

    [사건 추적] 살해 후 암매장·시신 훼손…공감능력 상실한 ‘20대의 잔혹 일탈’

    지난달 중순 “사람이 살해돼 매장됐다”는 첩보가 경찰에 날아들었다. 이 한 줄기 실마리로 ‘전북 군산 20대 룸메이트 살인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공감 능력을 상실한 20대 젊은이들의 ‘잔혹한 일탈’이었다. 피의자들은 가출한 뒤 오갈 데 없는 지적장애 여성을 죄의식 없이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들킬까 두려워 시신을 두 차례 유기했고, 황산까지 부어 증거를 없애려 했다. 동정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잔인함 그 자체다. 특히 피의자 중 한 명은 피해 여성과 고향 친구였다. 지난 10일 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부모는 “친구였던 그 아이가 그럴 줄 몰랐다”며 비통해한 것으로 전해졌다.19일 전북경찰청과 군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피해 여성 A(23)씨가 폭행을 당해 사망한 장소는 20대 부부와 연인이 한 데 모여 살던 군산의 한 빌라였다. 40㎡(약 12평)로 방이 두 개였고 작은 거실이 있었다. 부부는 큰방에, 연인은 작은방에, A씨는 거실에서 주로 지냈다. A씨의 고향 친구인 한모(23·여)씨와 남편 최모(26)씨는 지난 3월 초 A씨를 먼저 끌어들였다. 한 달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동거인을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사회복무요원 이모(22)씨와 여자친구 안모(23)씨를 불러들였다. 경찰은 “월세 등 생활비를 아끼기 위한 목적이 컸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사기 전력이 있는 최씨가 인터넷 중고 물품 사기 행각을 벌이기 위해 룸메이트를 구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지적장애 3급으로 이렇다 할 직업이 없었던 A씨는 생활비를 면제받는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이렇게 서로 잘 모르는 사람이 한 집에 모여 사는 현상에 대해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가출팸’(가출+패밀리의 준말)의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0대 가출 청소년들이 생활비를 분담하고자 SNS를 통해 룸메이트를 구한 뒤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사는 구조와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교수는 “가출 청소년들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20대도 가출팸을 구성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가출팸이 성매매 등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습 폭행을 당했다. 또 이 집에 자주 드나들던 최씨 후배 이모(23)씨와 한씨와 함께 일했던 유흥업소 도우미들도 A씨를 이유 없이 때렸다. A씨에 대한 폭행은 일상화됐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남성 피의자들의 성폭행 혐의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장애인은 저항하지 못하고 상황 분별 능력도 떨어진다는 점을 이용해 집단 상황에서 폭력을 점점 심화시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A씨가 감금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평소 집 근처 편의점에 모습을 나타냈다는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A씨가 살던 곳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편의점 알바생은 “A씨가 쓰던 안경테가 특이해 기억한다”면서 “항상 무표정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A씨가 폭행을 당하면서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은 점에 대해 심리 전문가들은 “일종의 학습된 무기력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타인에게 의존하는 생활을 지속해 왔다면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못할 수 있다”면서 “결국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서 안타까운 상황까지 맞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을 구하지 못한 채 자주 가출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다는 이유였다. 가출을 해도 멀리 가지 못하고 집 주위에서 주로 발견됐다. 하지만 지난 3월 28일 A씨 부모가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을 때는 이미 A씨가 한 달째 모습을 보이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아 경찰이 위치 파악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7일 오후 9시쯤 A씨는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잘 있으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 경찰은 다음날 이런 내용의 통화 사실을 알고 A씨에 대한 가출 신고를 해제했다. 이 전화가 A씨와의 마지막 통화였다. 경찰은 A씨 주변 탐문 수색을 하면서 “군산에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진 못했다. 이후 A씨는 지속적인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5월 12일 오전 9시쯤 끝내 숨졌다. 사회복무요원 이씨와 최씨 후배 이씨가 A씨를 발로 차는 등 온몸을 때려 목숨을 잃게 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큰방에서 자고 있던 최씨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서 “시체를 버리자”고 했고, 나머지 피의자 4명도 동의했다. 이들 5명은 그날 오후 5시쯤 시신을 두꺼운 이불에 싼 뒤 집에서 20㎞ 떨어진 군산 나포면의 한 야산에 묻었다. 이후 이들은 현장을 5~6차례 다시 찾았다. 지난 7월의 어느 날에는 비가 많이 와 토사가 유실돼 시신 일부가 드러나자 시신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지난 7월 20일 경기 지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다 근무지 이탈로 수배 대상에 올랐던 이씨가 서울의 한 파출소에서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이씨는 곧바로 경기도의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 사이 나머지 4명은 지난달 말 시신이 매장된 곳에서 또다시 20㎞ 떨어진 군산 옥산면의 들판에 시신을 묻었다. 김장용 비닐로 싼 뒤 여행용 가방에 담는 등 치밀한 범행 계획 속에 진행됐다. 시신이 예상보다 부패하지 않자 황산을 부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초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잔인하다”면서 “미국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증거 인멸 방법을 익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A씨의 사망 소식을 몰랐던 부모는 7월 27일 또다시 경찰에 “딸아이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가출 신고를 했다. 경찰은 상습 가출인이라는 점에서 ‘실종 프로파일링’에 입력하지 않고 주변 탐문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소재 파악이 되지 않자 이달 5일 ‘실종 일자는 4월 7일, 실종 지역은 군산 이하 불상지’라고 입력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수감된 이씨를 통해 일부 자백을 받아냈고, 다음날인 10일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최씨 부부와 안씨, 최씨 후배 이씨도 그날 모두 검거됐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적장애인인 피해 여성이 약해 보이니까 폭력을 행사해도 비밀이 보장될 것 같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피의자들이 청소년기부터 가출 청소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회적으로 가출 청소년을 지원하는 제도 등을 갖춰 놓지 않고 성인이 돼 지원하려고 하면 일을 더 크게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사람들은 약자를 학대하거나 이익을 위해 약자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피의자들도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산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군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군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서울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열린세상] 소확평과 피스빌딩/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소확평과 피스빌딩/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몇 년 전 방문한 대만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퍼져 있던 ‘소확행’(小確幸)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의미다. 과거 화려했던 경제성장 시기를 지내 오며 강요됐던 대기업 취업과 경쟁을 통한 불투명한 출세의 압박에서 벗어나 즐겁고 잘할 수 있는 일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겠다는 노력이었다. 더이상 맹목적으로 부와 성공을 뒤좇지 않고 욕심을 내려놓은 대만의 젊은이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한 번뿐인 인생’이란 뜻의 ‘욜로’(YOLO) 열풍에 이어 우리 사회에도 ‘소확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소확행’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90년대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로 알려졌다. 하루키는 갓 구워 낸 빵을 손으로 찢을 때나 깨끗이 세탁해 잘 마른 하얀 셔츠를 입을 때 느끼는 감촉과 같이 사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찰나의 순간을 다소 근사하게 그리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소확행’은 대만보다는 하루키와 닮았다. 그러나 연애와 결혼 등을 포기한 ‘N포 세대’의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 위안이 되고 힘이 돼 줄 수 있는 사소하지만,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다는 점에서 더 현실적이다. 하루키와 대만이나 한국 젊은이들이 그리는 ‘소확행’에는 차이가 있지만 평화로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행복한 삶이란 결국 평화로움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행복과 평화는 맞닿아 있다. 평화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최우선의 가치임이 틀림없다. 늘 평화로울 수는 없지만, 평화는 곁에 있다. 평화의 반대말은 전쟁도 아니고,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주장은 역시 권력자의 궤변일 뿐이다. 평화는 결코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분단된 몸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 행복한 삶을 영유하려면 평화가 우선돼야 한다. 평화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평화가 경제”라며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존과 번영을 위해 분단을 극복하고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는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광복”이라고 말했다. 또 접경 지역에 통일경제특구 설치, 남북한 철도·도로 연결 및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했다. 분명 실현 가능하고 반드시 이루어야 할 평화가 우리가 만들어 갈 큰 꿈이고 희망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평화가 남북 경제공동체가 피어날 단단한 토양이 되기 위해선 건강한 평화공동체가 우선돼야 한다. 70여년 나뉘어 살아온 사람들에게 분단 극복과 평화는 단순히 지리적으로 군사 철책을 걷고 정치와 경제의 제도적 결합만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극복하고 만들어야 하는 것은 마음의 분단이고 마음의 평화다. 미래의 큰 평화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작은 평화도 소중하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작지만 진정한 평화 ‘소확평’(小確平)이 함께해야 한다. ‘소확평’은 사소한 평화마저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평화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평범하고 단순할지 모른다. 극복해야 할 난관으로 가로막힌 한 방의 큰 평화보다 별것 아닐지라도 실현 가능한 여러 개의 작은 평화가 더 의미 있을 수 있다.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주는 평화가 어쩌면 우리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작은 평화라고 해서 큰 평화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미래를 위한 평화의 꿈은 크게 그리되 지금 이 순간 작은 평화를 찾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제 평화 지키기(peace keeping)가 아닌 평화 만들기(peace making)를 넘어 평화 쌓기(peace building)를 해야 할 때다. 하향식(Top down)의 큰 평화와 상향식(Bottom up)의 작은 평화의 노력이 함께해 나가야 경제는 물론이요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체를 세울 단단한 땅을 조성할 수 있다. 국민의 ‘소확평’으로 시민사회 바닥부터 평화에 대한 비전과 가치를 만들고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작지만, 평화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모여 크고 확실한 평화를 쌓아 가는 한 장 한 장의 작은 벽돌이 되기를 바란다.
  •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제70주년 정부수립 기념 경축식에 경축사를 통해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입니다. 독립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는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 깊이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께도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구한말 의병운동으로부터 시작한 우리의 독립운동은 3·1운동을 거치며 국민주권을 찾는 치열한 항전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우리의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건설하자는 불굴의 투쟁을 벌였습니다.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독립투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했습니다.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겨낸 결과였습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힘을 모아 이룬 광복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광복의 그날 우리는 모두가 어울려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에 높은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은 11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비로소 온전히 우리의 땅이 된 서울의 심장부 용산입니다. 일제강점기 용산은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습니다. 광복과 함께 용산에서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온 기반이었습니다.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으로 한미동맹은 더 굳건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제 용산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입니다. 2005년 선포된 국가공원 조성계획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서 허파역할을 할 거대한 생태자연공원을 상상하면 가슴이 뜁니다. 그처럼 우리에게 아픈 역사와 평화의 의지, 아름다운 미래가 함께 담겨있는 이곳 용산에서 오늘 광복절 기념식을 갖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용산이 오래도록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것처럼 발굴하지 못하고 찾아내지 못한 독립운동의 역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독립운동은 더 깊숙이 묻혀왔습니다.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평양 평원고무공장의 여성노동자였던 강주룡은 1931년 일제의 일방적인 임금삭감에 반대해 높이 12미터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 농성하며 “여성해방, 노동해방”을 외쳤습니다. 당시 조선의 남성 노동자 임금은 일본 노동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조선 여성노동자는 그의 절반도 되지 못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저항으로 지사는 출감 두 달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지만 2007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습니다. 1932년 제주 구좌읍에서는 일제의 착취에 맞서 고차동, 김계석, 김옥련, 부덕량, 부춘화 다섯 분의 해녀로 시작된 해녀 항일운동이 제주 각지 800명으로 확산되었고 3개월 동안 연인원 1만7천명이 238회에 달하는 집회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지금 구좌에는 제주해녀 항일운동기념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광복절 이후 1년 간 여성 독립운동가 이백 두 분을 찾아 광복의 역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중 스물여섯 분에게 이번 광복절에 서훈과 유공자 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분들도 계속 포상할 예정입니다. 광복을 위한 모든 노력에 반드시 정당한 평가와 합당한 예우를 받게 하겠습니다. 정부는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해낼 것입니다. 묻혀진 독립운동사와 독립운동가의 완전한 발굴이야말로 또 하나의 광복의 완성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태 함께 만든 나라입니다.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함께 성공한 나라는 없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에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되살려 전 세계를 경탄시킨 나라,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분단과 참혹한 전쟁, 첨예한 남북대치 상황, 절대빈곤, 군부독재 등의 온갖 역경을 헤치고 이룬 위대한 성과입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전 세계에서 우리만큼 역동적인 발전을 이룬 나라가 많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선대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세대가 함께 이뤄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위상과 역량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보면 누구나 느끼듯이 한국은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나라이고 배우고자 하는 나라입니다. 그 사실에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자부심으로 우리는 새로운 70년의 발전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길입니다. 분단은 전쟁 이후에도 국민들의 삶속에서 전쟁의 공포를 일상화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과 역량소모를 가져왔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북부지역은 개발이 제한되었고 서해 5도의 주민들은 풍요의 바다를 눈앞에 두고도 조업할 수 없었습니다.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었습니다. 분단은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습니다. 많은 금기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막았습니다. 분단은 안보를 내세운 군부독재의 명분이 되었고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갈등과 색깔론 정치, 지역주의 정치의 빌미가 되었으며 특권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합니다.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입니다. 저는 국민들과 함께 그 길을 담대하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국민들의 힘 덕분입니다. 제가 취임 후 방문한 11개 나라, 17개 도시의 세계인들은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되살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깊은 경의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그것이 국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을 합의했습니다. 평화적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G20의 정상들도 우리 정부의 노력에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아세안 국가들과도 ‘더불어 잘사는 평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고 지금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함께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그 협력은 결국 북일관계 정상화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은 그와 같은 국제적지지 속에서 남북 공동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남과 북은 우리가 사는 땅, 하늘, 바다 어디에서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남북은 군사당국간 상시 연락채널을 복원해 일일단위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분쟁의 바다’ 서해는 군사적 위협이 사라진 ‘평화의 바다’로 바뀌고 있고 공동번영의 바다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 비무장지대의 시범적 감시초소 철수도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뤘습니다. 남북 공동의 유해발굴도 이뤄질 것입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되었습니다. 앞으로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게 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뜻깊은 일입니다.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또한 함께 평화와 번영으로 가겠다는 북미 양국의 의지로 성사되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 정상이 세계와 나눈 약속입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틀 전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회담’에서 약속한 가을 정상회담이 합의되었습니다. 다음 달 저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남북과 북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걷힐 때 서로 간의 합의가 진정성 있게 이행될 수 있습니다. 남북 간에 더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입니다.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던 역사적 경험이 그 사실을 뒷받침 합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평화경제, 경제공동체의 꿈을 실현시킬 때 우리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날도 앞당겨질 것입니다. 국책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30년 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한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철도연결과 일부 지하자원 개발사업을 더한 효과입니다. 남북 간에 전면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때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이미 금강산 관광으로 8천9백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비약시켰던 경험이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의 보고였습니다. 지금 파주 일대의 상전벽해와 같은 눈부신 발전도 남북이 평화로웠을 때 이뤄졌습니다. 평화가 경제입니다.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입니다. 많은 일자리와 함께 지역과 중소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입니다. 1951년 전쟁방지, 평화구축, 경제재건이라는 목표 아래 유럽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창설했습니다. 이 공동체가 이후 유럽연합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였던 용산에서 저는 오늘,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합니다. 이 공동체는 우리의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식민지로부터 광복, 전쟁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내기까지 우리 국민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국민들이 기적을 만들었고 대한민국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고 있습니다. 독립의 선열들과 국민들은 반드시 광복이 올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 살리기라는 순탄하지 않은 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달렸습니다. 낙관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 광복을 만든 용기와 의지가 우리에게 분단을 넘어선, 평화와 번영이라는 진정한 광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일본, 최저임금 ‘탈꼴찌’ 경쟁 치열…결국 최하위는?

    일본, 최저임금 ‘탈꼴찌’ 경쟁 치열…결국 최하위는?

    국내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역자치단체별로 최저임금 인상폭을 결정하는 일본에서는 치열한 ‘탈(脫)꼴찌’ 경쟁이 벌어져 왔다. 다른 지역보다 임금을 더 주지는 못할망정 ‘쥐꼬리’라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이유는 만성적인 ‘일손 부족’. 일할 사람이 모자라는 상태에서 ‘최저임금 꼴찌’라는 오명을 썼다가는 노동력의 타지역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인식에서였다.최근 일본에서는 오는 10월부터 적용할 최저임금이 광역단체별로 결정됐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정부의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역단체별로 노사협의를 통해 인상폭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의 2018년 시급 인상액은 평균 26엔(약 260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최저 24엔부터 최고 27엔의 사이에서 결정됐다. 구마모토와 오키나와 등 23개 현에서 중앙최저임금심의회의 인상폭 가이드라인(최저 23엔)보다 많은 금액을 올렸다. 조금이라도 최저임금을 높여서 젊은이들의 대도시 등 다른 지역 유출을 막아보겠다는 의도에서다. 니혼게이자이는 “‘전국 최저’라는 꼬리표를 달고 싶지 않은 지자체간 경쟁이 최저임금 인상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관심이 집중됐던 올해의 꼴찌는 가고시마현에 돌아갔다. 최저시급을 기존 737엔에서 24엔 올린 761엔으로 확정하면서 2002년 오키나와현 이후 16년 만에 전국 광역단체 최초의 ‘단독 꼴찌’가 됐다. 지금까지 가고시마와 함께 공동 최하위였던 구마모토, 오이타, 오키나와 등 다른 7개 현은 치열한 눈치작전 끝에 약속이라도 한 듯 가고시마보다 1엔 많은 25엔을 인상, 762엔으로 최하위의 멍에를 떨쳐냈다. 가고시마가 24엔 인상을 결정한 것은 이달 6일로, 같은 최하위 그룹의 구마모토와 오이타가 25엔 인상을 결정한 뒤였다. 결국 가고시마는 단독꼴찌를 면할 기회가 있었던 셈이지만, 노사 협의에서 “현재 사정을 감안할 때 2엔 인상은 무리”라는 최종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만큼 대도시를 제외한 일본의 지역경제가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구마모토의 경우도 사측은 “현재 여건상 2엔 인상은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으나 노동자와 공익위원 측이 강하게 밀어붙여 2엔 인상이 결정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정부가 최저임금 3% 인상을 내걸고, 정부 심의회도 이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냈지만, 이것이 지역간 경제적 격차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확정된 대도시 지역의 최저 시급은 도쿄도 985엔, 가나가와현 983엔, 오사카부 936엔, 사이타마현·아이치현 898엔, 지바현 895엔, 교토부 882엔 등으로 농어촌 중심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일자리 풍년’ 일본, 입사 한달만에 구직 10년 전의 32배

    ‘일자리 풍년’ 일본, 입사 한달만에 구직 10년 전의 32배

    일본 가나가와현에 사는 A씨(22)는 올 4월 취업 시즌에 엔지니어 파견 회사에 들어갔지만, 5월에 퇴사하고 전직(轉職) 정보 사이트에 등록했다. 기술직으로 채용됐는데도 컴퓨터를 만질 일은 없고 물건 운송하는 일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과거의 일본 청년이라면 회사에 그대로 남아 기회를 봤겠지만 A씨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첫 회사에서 계속 일을 하면 내가 바라는 부서에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웠다”고 말했다.일자리가 풍족해지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입사하자마자 다른 회사로 직장을 옮기려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현재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터넷 정보 사이트에는 회원 등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전직 중개 사이트 ‘DODA’의 경우 입사 직후인 올 4월에 신규 등록한 신입사원 수가 2007년의 약 32배에 이른다. DODA 측은 “구체적인 회원 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입사한 지 1개월이 안된 상태에서 새 직장을 구하는 사람이 10년 남짓 사이에 30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한 데 따른 불만 때문에 초기 전직을 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정년까지 하나의 회사에 몸바친다는 의식이 희박해진 것도 이유가 된다. 또 일손부족으로 인재를 찾는 기업이 과거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점도 신입사원들의 “좀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 붐을 부채질하고 있다. 젊은층 재취업을 중개하는 인력회사 ‘우즈우즈’의 경우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전직 희망 신청을 낸 신입사원이 2016년에는 151명이었으나 2017년 271명, 올해 371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4~5월 중순 등록자 가운데 21.6%가 올 봄에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이었다.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9.8% 밖에 되지 않았다. 스스로 직장을 선택할 때 기업에 대한 탐구가 허술했다고 후회하며 전직을 시도하는 신입사원도 많다. 올 봄 대학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한 B(22)씨는 자신의 남다른 영어 실력을 살리기 위해 ‘영어를 쓰는 업무’를 제1조건으로 삼고 도쿄의 한 의류회사 해외매입 부서에 입사했다. 그러나 e메일을 통해 간단한 수준의 영문 문서만을 다룰뿐 특기인 영어회화를 할 일은 없었다. 결국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전직을 추진해 지난 6월 정보기술(IT) 업체에 새 둥지를 텄다. DODA 관계자는 “신입사원 전직 희망의 주된 이유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회사에 들어왔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그러나 최근에는 정년까지 같은 회사에서 일한다는 인식이 희박해진 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가 줄어들면서 계속 인내하며 회사에 다녔을 때의 장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추세”라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제 71회 2018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8/3 개막

    제 71회 2018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8/3 개막

    올해로 71주년을 맞이하는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가 2018년 8월 3일 개막하여 27일까지의 여정을 시작한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는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펼쳐지는 종합예술축제로 8월 한 달간 도시 전역을 공연장으로 만든다. 지난해 프린지는 전세계 48개국에서 찾아온 3,398개의 공연팀이 300여개 공연장에서 총 53,232회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51개국에서 1,000여명의 공연관계자와 1,080여명의 저널리스트가 방문하며 지난 70년간 매년 자신의 기네스북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에든버러 코리안시즌은 글로벌 문화기업 에이투비즈(예술감독 권은정)와 영국 어셈블리 페스티벌(Assembly Festival(예술감독 William Burdett-coutts 윌리엄 버뎃-코트)의 파트너십으로 2015년 시작되어 올해로 4년째 한국의 우수한 공연예술을 선정하여 소개한다. 올해 코리안 시즌은 2018년 뜻 깊은 해를 맞이하는 스코틀랜드의 ‘Year of Young People’ 슬로건에 맞춰, 젊은 세대부터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한국의 우수공연을 선정하였다. 셰익스피어의 ‘멕베스’를 구미호 전설로 풀어낸 ‘레이디 구미호에 관하여(About Lady White Fox With Nine Tales)’는 한국의 ‘레이디 멕베스’로, 무대세트와 바닥에 라이브 페인팅이 진행되며 한국적 미장센을 선보이는 독창적인 작품이며, 시대의 아픔과 분노를 위로와 화해로 이끄는 극적 연출력을 지닌 차현석 연출의 작품 연극 ‘흑백다방(Black and White Tea Room)’은 한국배우 정성호, 윤상호 팀과 영국의 유명 연극배우 니콜라스 콜렛(Nicholas Collett)과 조나단 캠프(Jonathan Kemp)팀이 하루씩 번갈아 출연하게 되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격정적인 탱고가 한국의 국악을 만나 달콤하고 다채로운 탱고음악으로 새롭게 탄생한 제나탱고의 ‘스위트 탱고(Sweet Tango)’와 ‘2017년 이란국제청소년연극페스티벌’ 4개 부문 수상작인 가족극 ‘작은 악사(The Little Musician)’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무대와 풍성하고 다양한 악기로 프린지를 찾는 전세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도시를 하늘빛 실크로 물들인 제4회 코리안시즌은 서울시와 함께 관광과 축제의 도시 서울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서울시는 페스티벌 기간 동안 에든버러 시내 곳곳에 I∙SEOUL∙U를 활용하여 △페스티벌 타워, △레일링 보드, △와이드 스크린 등을 설치하였으며,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기간 120만부가 인쇄되어 배포되는 △프린지 페스티벌 공식 브로셔, △코리안시즌 브로셔, △코리안시즌 리플렛 등을 통해서 문화관광도시 서울의 매력을 적극 홍보한다. △특히, 8월 한달간 배포되는 코리안시즌 브로셔에는 서울의 4계절을 대표하는 축제인 봄꽃축제, 여름한강축제, 가을등불축제, 겨울김치축제를 소개하며 유럽관광객 유치에 힘쓴다. 또한 코리안시즌 선정작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르 클레지오(Le Clezio)’가 서울을 배경으로 쓴 소설 ‘빛나’를 선물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울시는 매년 한국의 우수한 문화예술을 선보이는 코리안시즌과 함께 문화관광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며 유럽관광객 유치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지난 3년간 코리안시즌 선정작들은 현지언론으로부터 “Must-see(꼭 봐야 할 공연)”, “프린지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란 극찬을 받았으며, 2016 아시안아츠어워즈(The Asian Arts Awards) 3개의 수상부문 중 베스트 프로덕션상과 베스트 코메디상을 각각 수상한 바 있다. 권은정 예술감독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한국의 우수작품을 선정하여 선보여 온 코리안시즌은 에든버러 축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지난 3년간 ‘믿고 보는 시즌’으로 신뢰를 쌓아왔다. 제4회 코리안시즌은 스콧틀랜드의 ‘Year of Young People’ 슬로건의 의미를 공유하며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문화예술 전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연극, 음악, 가족극 등 다양한 쟝르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의 우수한 문화예술을 알리는 유일한 플랫폼인 ‘코리안시즌’을 통해, 올해도 축제를 찾는 전세계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한국문화를 선보이며 문화강국의 이미지를 드높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8세 청소년 한달 동안 유럽 열차 공짜로, ‘디스커버 EU’ 왜 논란?

    18세 청소년 한달 동안 유럽 열차 공짜로, ‘디스커버 EU’ 왜 논란?

    올여름 영국의 18세 청소년 1900명을 비롯해 유럽 대륙의 1만 5000명이 열차 이용에 땡전 한푼 들이지 않고 유럽을 돌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유럽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는 ‘디스커버 EU’ 캠페인으로 온라인 추첨을 통해 유럽 네 나라를 한달 동안 여행할 수 있는 공짜 철도 패키지 ‘마이 인터레일 패스’를 제공한 덕분이다. 10만명 이상 응모했는데 EU의 문화 유산들과 유럽의회 선거에 관한 퀴즈에 답을 하면 되는 간단한 응모 방식이었다. EU는 가을에도 공짜 패키지 티켓을 같은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당첨자들은 숙식에만 돈을 지출하면 된다. 에밀리 와이먼은 처음에 어머니로부터 얘기를 듣고 “객쩍은 농담”으로 여겼다. 9월에 대학에 입학해 의학을 공부할 예정인 그녀는 “처음에는 기뻐서 ‘yes! yes!’라고 속으로 외치다 금방 누구랑 가야 할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서웠다”고 털어놓은 뒤 “(짝을 찾는다는) 트위터 글을 본 소녀가 인스타그램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떠나기 전 만나 함께 브뤼셀, 브뤼헤, 쾰른, 암스테르담을 일주일 돌아다녔다. 그녀는 사랑스럽고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짝인 레아 폴슨은 “많은 젊은이들이 갖기 쉽지 않은 옵션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다. 그리고 지금 난 친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볼 거리가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 때문에 내년에 EU에서 탈퇴하는 나라인데 영국 젊은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하는 게 타당하느냐는 것이다. 노스 라나크셔주 컴버놀드 출신인 마크 스튜어트가 그 답을 조금 보여줄지 모르겠다.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할 그 역시 응모한 사실도 잊고 있었는데 당첨됐다는 소식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아직 여행 루트를 짜진 못했지만 암스테르담과 파리를 찾아 친구들을 만날 작정이다. 유럽통합 부정론자인 그는 여전히 브렉시트를 지지하면서도 디스커버 EU 프로젝트가 긍정적인 일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EU를 탈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여행가는 것을 멈춘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하면서 프로젝트가 영국을 탐험하고자 하는 18세 젊은이들을 끌어모을 수 있어 영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EU는 왜 이 프로젝트를 실시하는지에 대해 유럽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 현재 만연된 포퓰리즘과 싸우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다. 28개 EU 회원국 국적의 18세 청소년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1만 5000장의 패스는 인구 비율에 따라 배정된다. 예를 들어 영국은 1900장만 가능한데 3786명이 응모해 경쟁률이 2대1이 되지 않았다.장차 유럽연합 이사회(EC)는 7억 유로(약 9148억원)의 EU 기금에 자금을 지원하는 EU 이웃들의 18세 청소년에게도 같은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웃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일단 가을 프로젝트에는 영국 청소년 응모가 가능하다고 BBC는 전했다. 일부 회의론자들은 세금 낭비라고 목소리를 키운다. 영국 독립당의 질 세이모어 의원은 “뇌물을 먹이려는 뻔뻔한 시도”라며 “유럽 전역의 젊은이들은 EU가 만성적인 청년 실업을 해결할 것을 더 바랄 것”이라고 공박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게으르면 좀 어때! 원하는 대로 살아!

    게으르면 좀 어때! 원하는 대로 살아!

    #1. 날씨가 더우니 밖에 나가는 일도 고역이다. 이런 날은 그냥 집에서 아이스 커피나 마시며 뒹굴고 싶다. 하지만 뒹굴거리는 것도 잠시. 마음속 어디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게으름 피우지 마. 얼른 일어나!’. #2. 친구 만나 저녁 먹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이번 주에 만나 시원한 맥주 한 잔 하자 했더니 “야, 요새 나 바쁘다”는 답이 돌아온다. 바쁜 게 벼슬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바쁜 게 자랑이냐, 인마!”라고 쏘아붙이려다 참는다. 게으름은 모든 죄악의 원흉이었다. 성공한 이들은 당신이 게을러서 실패하고, 게을러서 가난하고, 게을러서 발전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게으름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다. 신간들 가운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게으름’을 권하는 책이 눈길을 끈다. ‘게으르면 좀 어때서’(느낌이 있는 책), ‘꿈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동양북스), ‘걱정하지 마라. 90%는 일어나지 않는다’(미래북)’와 같은 책은 제목부터 게으름을 피우라 하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우릴 다독인다. ‘게으르면 좀 어때서’부터 보자. 평생 게으름과 함께한 ‘게으름 전략가’이자, 영국에서 조직심리를 공부한 저자 변금주씨가 심리학 위에 긍정적 게으름을 심리학 위에 펼쳐놓는다. 저자는 왜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지, 왜 게으름이 좋은지를 각종 조사 등으로 설명한다. 다만, 목적이 없는 게으름은 나쁜 게으름으로 분류한다. 예컨대 저녁을 먹고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행위도 목적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좋은 게으름이 될 수도, 나쁜 게으름이 될 수도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게으름 테크닉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편안한 자세로 호흡을 내뱉는 일로 시작하는 명상과 같은 수련법, 부지런하게 일하고 부지런하게 자기, 그리고 재능보다는 재미를 추구하기, 여러 곳에 관심 기울이기 등이다. ‘꿈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는 제목부터 강렬하다. 뒤통수를 탁! 때리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책이 담은 내용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저자 이태화 씨는 “어떻게 하면 더 열심히 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다. 더 치열하게 살고자 수천만원을 들여 강의를 듣고 책도 사들였다. 그러나 오히려 노력하면 할수록 잘 안 됐고, 더 열심히 하면 할수록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오히려 힘을 뺄수록 열정이 생기고 가벼울수록 일이 풀린다는 걸 깨달았다. 저자는 우리에게 ‘꿈이라는 게 직업이냐?’라고 묻는다. 그리고 원하는 직업을 꿈으로 삼지 말고,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꿈으로 삼으라 충고한다. 장대한 꿈을 이루려 지쳐 허덕이기보다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보고, 그 꿈을 잘게 쪼개보고,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차츰 내공을 쌓고 몸집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방법을 알려준다. 우선 종이 한 장 꺼내 무언가를 적을 수 있는 생각나는 대로 다 적어보고,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고. ‘걱정하지 마라. 90%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제목부터 묘한 안도감을 준다. 이 제목은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말에서 따왔다. 그는 “모든 걱정을 되돌아보았을 때, 한 노인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는 임종 전에 ‘나는 평생 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있었지만, 걱정한 일의 대부분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걱정과 이별을 고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걱정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 쉽지, 행동은 쉽질 않다. ’80후(1980년대 출생한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말) 세대’ 여성 작가로 유명한 저자 메이허는 이렇게 조언한다.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감정’을 통제하고, 타인의 생각에 끌려다니지 말 것. 근본적으로 걱정할 필요 없는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 것. 현재를 열심히 사는 오늘은 바로 당신이 어제 걱정하던 내일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하면 책을 읽어보는 게 좋겠다. 책 읽기조차 싫다고? 그 정도의 게으름 정도는 극복해보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라오스 외교장관 “한국의 가장 빠른 도움 고맙다”

    라오스 외교장관 “한국의 가장 빠른 도움 고맙다”

    강경화 장관, 1일 라오스 등 아세안 6개국과 양자회담 미얀마 장관 “한류로 청년들 ‘대디’ 대신 ‘아버지’라 한다”강경화 외교장관이 1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과 만나 라오스 수력발전소 보조댐 사고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연쇄회의를 위해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거듭 위로의 뜻을 전하며 “우리 기업이 관련된 사안인 만큼 라오스 국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하려 한다. 라오스 정부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정부는 향후 피해 지역의 초기 복구나 재건 과정도 지원할 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살름싸이 장관은 “역사상 처음 겪은 이번 재난에서 한국이 가장 먼저 비극적 상황을 돕겠다고 나선 나라”라며 “어려운 시기에 도와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분냥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로와 적극적 지원 의사를 표명하고 추진해준 것에 감사한다고 전해달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댐 사고로 인한 실종자가 12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날 한·라오스 외교장관 회담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한국 정부는 라오스 현지에 20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파견했고, 미화 100만 달러 규모의 현금·현물 지원을 결정했다. 앞서 열린 말레이시아 및 미얀마와 갖은 양자 외교장관 회담은 상대국이 한류를 거론하며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초 틴 미얀마 국제협력장관이 미얀마 내 한류 열풍을 소개하며, 젊은이들이 ‘대디’(DADDY) 대신 ‘아버지’라는 단어를 쓸 정도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도 “K팝이 말레이시아에서 굉장히 유행”이라며 “내가 (신임 장관이어서) ‘뉴 키즈 온 더 블럭’이 된 듯한 기분인데, K팝 아이돌처럼 잘생기지는 않았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브루나이·라오스 등 6개국 장관과 양자회담을 마쳤고, 이튿날인 2일에는 중국, 일본, 러시아와 각각 양자회담을 갖는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판타지 소설 대신 공산당 역사 쓰는 중국 인터넷 작가들

    판타지 소설 대신 공산당 역사 쓰는 중국 인터넷 작가들

    꿈과 환상으로 가득찼던 인터넷 문학마저 중국에서는 공산당의 상징인 홍색으로 물들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1일 인터넷 소설 작가들도 판타지 소설 대신 전통 문학 작가처럼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에 대한 글을 쓴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작가들은 주로 상상력에 기반해 현실과 동떨어진 글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에서는 국가의 정치 경제적 성취를 보여주는 창작 활동의 비중이 늘고 있다. 중국에서 인터넷 문학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 인터넷 문학 독자는 3억 7800만명에 이르고 전 장르의 작품 숫자는 1646만편에 달했다. 인터넷 작가 규모는 14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인터넷 문학의 영향력이 늘어나자 중국 작가협회는 포럼을 열어 작가들이 개혁개방이나 빈곤탈출 현장, 공산당 유적지 등을 취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선하고 있다.  상하이 작가협회 사무차장인 쉐수는 “많은 인터넷 문학 작가들이 세상과 인류를 구하는 영웅을 창작했지만 공산당의 홍색 역사에도 본질적으로 같은 영웅들이 있다”고 말했다.  쉐수는 현재 개혁개방 이후 40년간 궁벽한 어촌에서 세계적인 대도시가 된 선전의 개발을 담은 소설을 쓰고 있다. 소설 속에는 중국의 평범한 인민들이 분투하는 과정을 담을 계획이다. 그는 광대하고 힘세다는 의미를 담은 ‘하오당’이란 제목의 소설을 쓰기 위해 3년 전부터 매년 여러 차례 선전을 여행하고 한때 직접 거주하기도 했다. 쉐수는 “예전에 썼던 작품에 비해 새 소설은 역사적인 인물을 그리기 때문에 훨씬 도전적인 작업”이라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이야기를 재밌게 쓰면서도 시대상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인터넷 작가인 왕펑은 그 동안 시간여행과 전쟁에 관한 소설을 썼지만 최근에는 빈곤탈출에 성공한 중국 농촌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농촌의 대학생이 고난에도 불구하고 고향에서 사업을 시작해 결국 지역주민들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그의 새로운 작품 내용이다. 지난 5월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인터넷 문학 컨퍼런스에서 왕은 “농촌의 빈곤탈출에 대한 소설을 쓰기 위해 직접 빈곤마을에 찾아갔다”며 “취재 여행을 가기 전에 모든 캐릭터와 줄거리를 상상을 통해 완성했으며 직접 목격한 현실이 마지막 완성작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색 문학은 이전에 썼던 인터넷 문학과 달리 훨씬 깊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덧붙였다.  쉐수는 “모든 공산주의자들은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로 젊은이들이 이상을 쫓으며 고군분투하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홍색 문학”이라며 “공산주의자들의 이상이 실현되기 전에는 그들은 모두 돈키호테”라며 홍색 문학의 장점에 대해서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길섶에서] 한복 입는 국회의원/이종락 논설위원

    지난 16일 20대 국회 후반기 개회식을 보며 느낀 아쉬운 점 하나. 첫 본회의에서 의원들이 한복을 입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에 근무할 때 보니 일부이지만 일본 의원들은 매년 정기국회 개원일(1월)에 여성은 기모노, 남성은 하오리하카마 같은 전통 의상을 입고 등원한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들은 국회 내 동아리인 ‘일본전통의상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다. 몇 년 전부터 한복을 패션이자 놀이로 받아들이며 즐기는 젊은이들이 부쩍 눈에 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복은 옷 전체에 흐르는 곡선은 물론 대님과 옷고름의 맺음에 아름다움이 있는데 개량 한복은 이를 담고 있지 않다며 비난한다. 또 색깔의 조화며 희디흰 동정에서 한복의 미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인조차 외면하는 한복을 무더운 날에도 입고 고궁 일대를 누비고 다니는 젊은이들에게 뭐라 할 수는 없다. ‘기모노의 날’이 있는 것처럼 ‘한복의 날’이 있다. 한복의 우수성과 산업적·문화적 가치를 알리고자 1997년 시작됐는데, 10월 어느 날을 ‘한복을 입기 가장 좋은 날’로 잡는다. 9월이면 정기국회가 열린다. 정쟁을 하루쯤 접고 정기국회 개원 첫날 한복을 입고 여의도로 출근하는 국회의원을 보고 싶은 이는 나 혼자뿐일까.
  • “여름은 부산에서,축제의 바다속으로”..부산바다축제 1일 개막.

    “여름은 부산에서,축제의 바다속으로”..부산바다축제 1일 개막.

    “여름은 부산에서,축제의 바닷속으로”. ‘올여름 폭염을 시원하게 날려줄 부산바다축제가 8월 1일부터 5일까지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등 5개 해수욕장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여름은 부산에서,축제의 바다속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먼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리는 ‘Night Pool Party’(2∼3일,오후 7시)와 ‘물의 난장’(2∼3일,오후 1시)은 부산바다축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20∼30대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올해 Night Pool Party는 스카&레게(2일)와 록(3일)이 진행을 맡고 하하&스컬,소란,킹스턴루디스카,밴드 GETZ,김경호 밴드,노브레인,이브,플라워 등이 출연해 젊은이들을 록의 세계로 이끈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국내·외 댄스 동호인과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광안리 Dance Party’(3∼5일)가 만남의 광장에서 개최돼 즐길 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국내 거주 외국인 DJ들이 펼치는 신나는 디제잉 경연대회 ‘2018 BeFM Expat DJ Contest’(2일)와 최정상 재즈 뮤지션들을 만나볼 수 있는 ‘부산 Sea&Jazz 페스티벌’(3일),‘열린바다 열린음악회 광안리 로맨스 뮤지크’(5일),광안리 밤바다를 달리는 ‘2018 나이트 레이스 인 부산’(4일) 등도 열린다. 축제기간 동안 ‘제21회 장애인 한바다축제’도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개최된다. 바나나보트, 제트스키와 같은 해양스포츠 종목과 팔씨름대회, 페이스 페인팅 , 장애인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해변노래 장기자랑이 열린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는 중학생 밴드들이 참여하는 ‘부산 중딩 樂 페스티벌,우리는 밴드중2다’(3일)와 아마추어 밴드들의 콘서트 ‘다대포 시민 밴드 콘테스트’(4일),‘제15회 부산 청소년 바다축제’(5일)가 펼쳐진다. 이 밖에 송도해수욕장에서 국민 가수 현인을 기리는 가요경연대회 ‘현인가요제’(3∼5일)가 열리고 송정해수욕장에서는 서핑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송정해변축제’(2∼5일)가 관광객을 맞는다. 부산시 관계자는 “바다축제와 함께 서면,덕천동,명지,기장,온천장,금정,영도,을숙도 등에서도 다양한 소규모 공연과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돼 부산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불편함’, 한국 사회의 경쟁력/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불편함’, 한국 사회의 경쟁력/이창구 사회부장

    “중국은 어때요?”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3년 4개월을 중국에서 살다가 지난달 초 귀국했다. 아직 한국이 낯선 걸 보면 중국 생활의 ‘뒤끝’이 제법 오래가는 것 같다. 며칠 전에는 과일 껍질을 검정 비닐에 담아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려다가 경비원한테 야단을 맞았다. “그렇게 버리면 어떡해요. 당장 꺼내세요.” 뭐가 문제지? 분명히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한국에는 음식물을 담는 쓰레기 봉투가 따로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도 오래전부터 분리수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쓰레기통이 한국처럼 일반, 재활용, 음식물 등으로 구분돼 있지만, 문구만 그렇게 쓰여 있을 뿐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모든 쓰레기를 아무 봉투에나 담아 ‘편하게’ 버리면 청소부가 돈 되는 재활용품만 따로 추리고 나머지는 몽땅 한 차에 싣고 간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도 한국이 훨씬 ‘불편’하다. 차가 오지도 않는데 푸른 신호등이 켜지기 전까지는 누구 하나 건널 생각을 하지 않는다. 중국에선 신호등 점멸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차가 오는지만 살펴 요령껏 건너면 된다. 가장 안전하게 도로를 횡단하는 방법은 푸른 신호등이 켜졌을 때 건너는 게 아니라 중국인들이 건널 때 같이 건너는 것이다. 운전할 때도 마찬가지다. 4차선 이상의 대로를 제외하고는 좌회전 신호가 없는 교차로가 많은데, 이는 반대편에서 직진해 오는 차량이 없으면 눈치껏 좌회전하라는 뜻이다. 지하철도 중국이 편하다. 노약자 배려석이 있긴 하지만, 역시 문구로만 지정돼 있을 뿐 아무나 먼저 앉으면 그만이다. 중국에서도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가 가끔 있다. 그러나 양보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구 하나 눈치를 주지도 보지도 않는다. 한국에 와서 보니 객차 양끝의 노약자 배려석 외에 임신부를 위한 2개의 ‘핑크 카펫’ 좌석도 새로 생겼다. 세어 보니 객차 한 칸에 54개 좌석이 있는데, 이 중 배려석이 무려 14개나 됐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 젊은이들은 배려석 주변을 얼쩡거리기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무실이 광화문 근처에 있다 보니 온갖 소음도 ‘불편’하다. 중국에 가기 전에는 노동자 집회에서 울려 퍼지는 투쟁가가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정권이 바뀐 지금은 태극기 부대가 틀어 놓은 군가 때문에 괴로울 때가 많다.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는 확성기 집회는 고사하고 1인 시위조차 엄두를 낼 수 없다. 카페에서 자기가 마신 커피잔을 스스로 정리하고, 길게 늘어선 수십 대의 자동차가 텅 빈 버스 전용차로를 탐하지 않고, 공중화장실 앞에서 한 줄로 서서 지루하게 기다리는 것도 중국적 시각에서 보면 꽤 ‘불편’한 풍경이다. 눈치를 챘겠지만, 한국 생활의 불편함을 나열한 이유는 이 불편함들이 실은 우리의 경쟁력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중국이 앞으로 십수 년 동안은 따라올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약속이자 질서다. 지하철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노약자와 임신부에 대한 자리 양보는 우리가 쌓아 올린 배려의 문화다. 시끄러운 집회는 중국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자유가 공기처럼 퍼져 있다는 징표다. 중국 시장이 제아무리 크고, 중국 자본의 힘이 제아무리 막강하다고 해도 한국 사회의 질서와 배려, 자유와 민주 같은 ‘소프트 파워’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아직 한국은 그리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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