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7-02
    검색기록 지우기
  • 파문
    2026-07-02
    검색기록 지우기
  • 동시
    2026-07-02
    검색기록 지우기
  • 오보
    2026-07-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517
  • 「명기 홍도」의 전말을 보며…/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느닷없이 기생 「홍도」의 묘비가 화제를 만들었다. 30년대 신파극의 대표적인 히로인 홍도가 실은 가공의 인물이 아니라,원래 그런 이름의 명기가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극중 주인공이라는 식의 화제였다. 찬찬히 따져보면 이런 식의 이야기 전개는 좀 우습다. 어차피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하는 홍도는 화류계 출신이고 화류계에 진출하려면 옛날 기생이름을 따는게 관례처럼 되어 있었으니,변사또의 수청기생 점고만 귀여겨 들어도 찾아질 수 있는 홍도를 작가는 주인공이름으로 채택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마치 조선시대의 기생 홍도가 그 모델이기라도 한 것처럼 연결하는 일은 턱도 없는 짓이다. 이치가 이렇게 명료한데도 미디어마다 이 뉴스를 상당한 크기의 지면을 별러가며 소개하고 있다. 제목도 「조선기생 홍도는 실존인물」식으로 붙여서 사진 곁들여 큼직큼직하게 소개했다. 왜 그랬을까. 「홍도」에 대한 관심이 왜 그리 높은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새로 발견한 「명기」의 존재와 행적때문이었던 것 같다. 「명기」라는 말에는 호방한 남성문화가 조소되어 있다. 요즘처럼 왜소해지고 위축된 시대의 남성들에게는 아득한 전설처럼 들릴 그런 문화다. 새로 발견되었다는 「홍도의 묘비」는 남성들의 마음속 낡은 창고속에 먼지를 쓰고 망각되어가던 어떤 정서를 들춰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잡초가 무성히 자라 돌보는 이 없어보이는 스산한 무덤앞에 중둥머리께가 딱 잘린 채 서 있는 비석과 묘는 이상하게 누구의 눈길이나 끌게하는 데가 있기는 하다. 특히 당대의 지방 문장가와 풍류객들이 비문을 쓰고 모금을 해서 세웠다는 비석은 흥미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그들은 어떤 풍류객들이었을까. 문득 떠오르는 시조 한 수가 있다. 『청초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홍안은 어디두고 백골만 묻혔는다/잔잡아 권할이 없으니 그를 슬퍼하노라』 선조때 문인 임제의 시조다. 뛰어난 문장가요 기개있는 선비였던 그가 천하 명기 황진이의 무덤앞에서 읊은 시조다. 벼슬자리에 부임하러 가던 길에 이 시조를 써서 읊은 그는 신성하게 이도에 임해야 국록받는 선비가 한낱 천기 무덤앞에서 함부로 문장을 농했다고 해서 이후에 불이익을 당했다는 일화가 따른다. 유난히 규율과 규범이 엄격했던 것이 선비들의 삶인데 비명에 당당히 이름을 새겨넣어가며 기생을 찬양해놓은 이 홍도의 비는 꽤 흥미롭다. 더구나 이 비석은 사진으로 보아서는 허리께가 딱 잘려졌음을 보여준다. 더러 금이 가는 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딱 잘린 것은 아무래도 누군가가 심술삼아 잘랐던 것같아 보인다. 풍류로만 떠도는 지아비를 둔 어느 양반집 내당여인이 누군가를 시켜 잘라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하는 몰골이다.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께서는 딸들을 나무랄때 입버릇처럼 기생을 들먹이셨었다. 『기생이냐,버선을 지루신게?』 『상스럽게 반절을 하면 못쓴다. 기생이나 그런 절을 하느니라』 『망측스럽게 치마를 외루 입었구나. 기생이나 그렇게 입는 법이니라』 조선시대 기생은 백정ㆍ장인ㆍ중과 함께 낮은 신분에 속했었다. 관에 기적이 매어 있어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종과 진배없는 신분이었다. 그렇게 낮은 신분이면 양반집 내당마님들은 경멸만 하면 그만이었을터인데 사사건건 빗대어가면서 기생을 들먹여 빈정거리는 대상으로 삼았던 것을 보면 기생이라는 존재가 사대부가의 아낙들에게 끼쳤던 심리적 갈등이 예사롭지 않았음을 알게 한다. 천하의 영웅 호걸이라도 눈이 멀어 녹아나는 것은 「기생첩」이었다. 「권련의 마지막 한대」를 아낀다는 뜻으로 『기생첩도 안준다』는 말도 있다. 남성들이 애지중지할 수 있는 상징의 집약이 「기생」이었을 터인즉,임금의 장인께 사랑받으며 만고의 호강을 다했을 기생 홍도가 자유로운 새가 되어 낙향을 즐기는 모습은 규방깊숙이 갇혀 사는 내당마님들에게는 눈허리가 시었을 게 뻔하다. 게다가 아무리 명문가의 며느리가 되어도 죽은 뒤에 아녀자의 무덤앞에 묘석같은 기념비가 세워질 수는 없다. 더구나 글을 읊는 호걸 한량들이 문장을 지어 바치는 명예로운 대접은 받지 못한다. 홍도 묘비의 허리를 자르고 싶은 심경을 가진 양반가의 「부인」들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경주시 도지동 야산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기생 홍도의 잡초무성한 무덤과 비석이 화려하게 화제를 뿌리게 된 까닭은,웬만하면 남성이 영웅호걸이 될 수 있었던 옛날에 대한 향수때문이 아닌가도 싶다. 서양의 기사도가 아름다운 숙녀에 대한 존경을 척도로 했듯이 동양의 영웅을 구성하는 조건도 미색에 있었다. 그 미색은 법도나 가문에 의해 정해지는 「부인」으로 대체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홍도는 「살롱」 문화의 여주인처럼 풍류객들의 「대모」노릇도 했던 모양이다. 이를테면 경주가 낳은 「조르주 상드」쯤 된다. 그런 여인을 향해 찬사를 바치고 비명을 지어줄 수 있었던 당대의 남성들에게 오늘의 남성이 선망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10여년전 일본에서는 이제는 고인이 된 전직 수상이었던 거물급 정치인이 자신의 소첩이던 여인의 죽음을 맞아 영정을 들고 장례식에 참례하여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런 그를 가리켜 「최후의 명치인」이라고 표현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아닌게 아니라 마돈나선풍을 일으키며 새 수상감이 나오는 족족 「스캔들」 방망이를 휘두르는 일본여성들의 힘을 보며 「최후의 명치인」이라는 말의 탁월한 지적을 다시 음미하게 되었었다. 천한 신분의 기생들 사이에서 원석하나를 찾아내어 「명기」로 탁마해 놓고 호방하게 천하를 논하던 조선시대의 사대부를 추념하노라면 우리 남성들은 오늘의 자신들이 좀 작아진 느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홍도전말」이 그런것이었던듯 여겨진다. 시대는 한참 변했고 남성들에 의해 「히로인」이 만들어지던 시대도 이제는 가버린 것 같다. 아무리 아쉬워하고 쓸쓸해 해도 변하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안됐지만 그것이 오늘이다.
  • 숭의여고 이우균교사 「30년교단」서 순직

    ◎끝내 못다부른 노해병의 망향가/부인ㆍ아들 북에두고 단신월남… 독신고수/“반드시 고향에… ” 대교류무산으로 좌절 정년을 1년 남기고 2학기 개교 첫날인 지난21일 30년동안 지켜온 교단에서 갑자기 쓰러져 끝내 운명한 서울 숭의여고 이우균교사(64ㆍ국어담당)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중구 저동 백병원 영안실에는 그를 아끼는 동료교사와 제자들의 흐느낌소리로 가득했다. 하늘도 그의 순직을 애통해 하는듯 영안실 밖은 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었다. 『통일이 되면 고향으로 되돌아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부인과 아들을 만나 남은 여생을 즐겁게 살고 싶다고 하시더니 이렇게 빨리 떠나실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평소 이교사와 가장 친하게 지냈던 진장철교사(57ㆍ서울혜화여고ㆍ영어담당)는 기어이 목을 놓아 통곡을 하고 말았다. 비보를 듣고 달려온 옛 제자 김연선씨(36ㆍ의사)도 『지난70년 중3때 담임선생님이셨는데 마치 학처럼 살다 가신 분』이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교사는 지난 1927년 만주 훈춘에서 태어나 50년7월 김일성치하의 청진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이듬해 1ㆍ4후퇴때 단신 월남했다. 공산독재하에서 잠시 피신했다 되돌아가면 밝은 세상이 되리라 믿고 부인과 아들을 남겨둔채 떠나온 것이 지금까지 한순간도 떨쳐버릴 수 없는 이산의 아픔이 될 줄이야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교사는 월남이후 지금까지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지며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을 신앙처럼 믿으며 혈육이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이곳에서 재혼도 하지 않은채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을 천직으로 알며 외롭게 살아왔다. 특히 적십자회담이 별 성과없이 끝난 이후 최근 노태우대통령의 7ㆍ20선언으로 이번에는 정말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민족대교류도 북한측의 생트집으로 끝나자 이산의 고통은 더욱 찢어질듯 아팠다. 천부적인 낙천가요,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 이교사는 개학을 앞둔 지난주만 동료교사 몇사람과 만난 술자리에서 『8ㆍ15민족대교류도 무산되고 말았으나 다음달 북경에서 있을 아시안게임때 중국으로 가 만주의 훈춘에 꼭 들러 나를 기다리고 있을 부인과 아들을 만나겠다고 말하며 어린아이처럼 때를 기다리더라』는 것이다. 그런뒤 개학을 맞은 지난21일 낮12시50분쯤 중학교 1학년3반 교실에서 3교시 시험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교단위에 앉아 학생들이 내미는 답안지를 정리하던 이교사는 「억」하는 외마디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지병인 고혈압으로 갑자기 정신을 잃고 교단밑 시멘트바닥에 쓰러지면서 뇌진탕을 일으켜 가까운 백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단신 월남한 직후인 지난52년 1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여러 전투에서의 맹활약으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용감한 해병용사이기도 하다. 전역후 홍익대 문학부 국문학과를 나와 60년 4월부터 지금까지 숭의여고에서 외길 교직의 길을 걸어왔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에서 살며 지난 30년동안 부어온 연금 2억여원을 포함,4억여원을 유산으로 남겨놓고 있으나 연고자가 없고 유언도 없어 국고에 귀속될 처지에 놓인 외로운 한평생이었다. 학교측에서는 온 몸으로 제자들을 사랑하며 평생 사도의 길을 성실히 걸어온 이교사를 위해 23일을 추모의 날로 정해 수업을 하지않고 학교장으로 성대히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
  • 「평화주의자」 히틀러/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전쟁광 아돌프 히틀러는 평화주의자였다.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그의 야심과 환상은 옥중에서 기술한 「나의 투쟁」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데도 그는 곧잘 자신을 평화주의자로 위장했다. 히틀러는 33년 1월 힌덴부르크대통령에 의해 총리에 지명된다. 의회의 시정방침연설에서 그는 예의 그 평화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특히 강조한다. 『나만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현재의 유럽과 독일은 평화스럽다. 독일이 지금 상태에 민족치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국과 독일과의 현안들은 모두 평화적인 교섭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것들 뿐이다. 독일은 물론 유럽 어느나라에도 전쟁을 유발시킬 사유가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저돌적인 히틀러의 출현을 유심히 지켜보던 유럽 사람들은 히틀러의 이말 한마디에 안심하고 말았다. 오히려 당시 히틀러의 숨겨진 호전성을 간파하여 전쟁위협을 역설하던 영국의 처칠이 전쟁광으로 불려졌고 평화주의자들의 공격대상이 되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한편 이탈리아를 평정한 파시스트 무솔리니는 갈수록 전쟁광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대이디오피아 전쟁에서 전과를 올리자 전쟁은 「최고의 스포츠」라며 기고만장했다. 그러나 당시 유럽은 무솔리니의 「전쟁 스포츠론」을 경계하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대독일 공포증은 가졌을망정 이 파시스트 전쟁광을 주목하지 않은 것이다. 히틀러는 기회있을 때마다 평화를 강조한다. 평화주의자의 모습을 전유럽에 인식시켜 세상을 속이고 상대를 안심시킨 다음 틈을 보아 덮치겠다는 계략이다. 아니나 다를까 히틀러는 곧장 군비확장을 서두른다. 이는 물론 베르사유조약 위반이지만 위장평화주의자 히틀러에게 그것이 통할 리가 없다. 전쟁중에 그는 표변하여 『평화를 떠드는 자가 꼭 평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떠벌리곤 했다. 권력자에겐 반드시 정복의 충동이 있게 마련이다. 권력에 취하고 승리에 자만하면 다음 또 다음의 새로운 정복에 나서게 된다. 정복욕이란 권력자들의 본능과 같은 것으로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탈에서도 우리는 절대권력자의 정복욕을 본다. 현대판 히틀러로까지 비유되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그 나라에서 경위야 어떻든 신에 「근접」한 종신 권력자이다. 그가 지배하는 이라크가 예정대로 중동을 제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전쟁을 잠시 잊고 있던 세계인들에게 상상을 절하는 얘기다. 후세인은 처음부터 급진적인 혁명아였다. 저돌적이고 영웅심에 들뜬 그의 행태에 비추어 쿠웨이트로 끝나지 않고 페르시아만의 토후국들을 삼켜버린 다음 사우디아라비아를 노린다면…. 페르시아만의 석유를 좌우해 세계경제의 숨통을 조이게 될 가능성뿐 아니라 막강한 군사력을 갖고 저지를지도 모를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최악의 상상 시나리오일지 모르나 후세인에게 그런 시나리오가 없으리란 법은 없다. 그것은 또 세계가 화해의 새 시대를 노래하고 있는 순간 한 나라가 불과 수시간 만에 다른 나라를 병탄해 버린 어처구니없는 전쟁놀음이다. 오늘의 세계에도 체제와 이념에 상관없이 패권과 침략,약육강식의 전쟁패턴은 엄존한다. 10배의 인구에다 50배의 군사력을 가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하기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다. 쿠웨이트사태 발생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건대 이제 세계 한 모퉁이의 국지전쟁에서 강대국들이 과거와 같이 억지력을 행사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압력수단이라야 기껏 외교ㆍ경제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은 미소를 중심으로 양대 세력의 힘의 안배로 유지됐던 세계의 균형과 질서가 새로운 공존질서의 관계로 전환되면서 초래된 공백 또는 허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또 세계적으로 전면대결의 위험이 없어진 대신 지역적인 분쟁과 전쟁의 가능성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미국과 소련의 이념대결이 끝남으로써 세계는 이제 모든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리라는 기대를 가져왔다. 그 가능성은 니카라과 내란이 종식되고 아프가니스탄 문제해결을 위한 미소의 노력이 구체화되는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미소의 이념대결 종결로써도,분쟁의 평화적 해결 노력으로써도 지구상에서 전쟁은 막을수 없다는 사실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탈은 명백하게 보여준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그가 절제되지 않은 힘을 사용할때 그것은 폭력이 된다. 권력과 금력,일상적인 분쟁의 분야에서 휘둘러지는 폭력은 물리력이 갖는 힘의 원리,즉 관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폭력을 확대하기로 든다면 그것은 그럴수록 원시의 모습에 가까워진다. 그것이 다름아닌 전쟁인 것이다. 원시는 비문명이고 따라서 전쟁도발자는 비문명인이며 파괴자이다. 모든 전쟁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전쟁은 특히 지배욕에 사로잡힌 한 사람의 모험주의 책동으로 하여 어느날 하루 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일도 중요하다. 문득 한반도의 오늘을 돌아보게 된다. 한반도에는 지금 강대국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의 군사력이 나북한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주한미군의 존재와 소련의 영향력 행사로 그나마 억지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함에도 한반도에 아직도 군사적 모험주의와 패권주의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한시도 경계의 자세를 풀 수 없다는사실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확신하건대 모든 전쟁은 한사람의 광적인 지배욕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한반도의 휴전선 북쪽에는 지금 40여년전 동족전쟁을 일으켰던 한사람이 살아 있다. 우리들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
  • 상장기업 상반기 순익 10% 증가/4백86곳 조사결과

    ◎매출도 16% 늘어난 59조/내수업종 신장세 뚜렷… 수출업종은 부진 내수호황및 노사분규진정에 힘입어 12월말 결산 상장법인들이 올해 상반기동안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상당히 좋아진 영업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의 상장법인 의무규정에 의해 4백86개 12월말 결산 상장기업들이 14일까지 증권관계기관에 제출한 금년 상반기(1∼6월)영업실적을 총 집계한 결과,이들의 매출액은 59조4천83억원으로 전년 동기간에 대비해 16.2%가 증가했으며 반기순이익도 10.3%(1천4백40억원)늘어났다. 이같은 금년 영업실적은 1년전 3백86개 해당상장사들이 상반기 결산에서 기록한 매출액 9.5%,순이익 2.8%의 증가율을 각각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이번 영업실적 제출 기업 가운데 3백99개사(82%)가 매출액 증가를 나타냈고 2백68개사(55%)는 반기 순이익 증가를 이뤘다. 전체 제출 기업에서 금융업종인 18개 은행을 제외한 4백68개의 제조ㆍ무역ㆍ건설ㆍ운수창고업 상장사만을 집계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매출액과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15.9%,3.67%로 나타났다. 매출액 증가에 비해 순이익 증가가 낮아 보이지만 은행을 제외한 지난해 상반기 실적중 순이익이 마이너스 5.9%를 기록했던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것이다. 은행 제외 매출액도 지난해에는 8.3% 증가에 그쳤었다. 그러나 내수관련 업종들이 건축경기 활황및 민간소비지출 급증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영업실적이 크게 호전된 반면 전기기계 섬유의복등 수출을 위주로 하는 주력제조업종은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노사분규는 지난해 상반기의 20% 수준인 2백30여건에 지나지 않았고 거기에 원화절상이 상당폭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위주 업종의 실적이 계속 부진한 것은 엔화약세에 의해 수출업종의 대일경쟁력이 나빠져 수출채산성이 악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매출액의 경우 고무업이 자동차 내수활황으로 30.4%의 증가율을 보였고 ▲조립금속ㆍ기계 28.2% ▲운수장비 27.7% ▲종합건설 26.5% ▲은행 21.7% ▲제약 20.2% 등도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순이익의 경우에는 식품과 제지업이 일부업체의 부동산매각에 의한 특별이익발생에 힘입어 각각 3백88.4%와 2백63.6%나 늘어났으며 ▲종합건설 1백62.4% ▲은행 55.9% ▲운수장비 18.7% ▲의복 17.1% ▲제약 15.8% 순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중 매출액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삼성물산으로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3조7천4백72억원을 기록,6년째 1위를 고수했으며 지난해 상장된뒤 89년 전체에서 2위를 차지했던 한전이 3위로 밀린 대신 현대종합상사가 반년만에 2위를 탈환했다. 순이익에서는 마이너스 6.9% 기록에도 불구,3천9백72억원을 올린 한전이 89년 전체선두에 이어 1위를 차지하게 됐고 포항제철도 마이너스 42.1%를 기록했으나 4위를 유지했다. 전년 상반기 선두였던 삼성전자가 17위로 밀린 반면 삼양식품과 아세아제지는 부동산매각 특별이익에 힘입어 각각 3,5위까지 뛰었다. 지난해말 상장됐던 신한은행이 2위를 차지했다. 또 작년 상반기에 극심한 노사분규로 1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금성사는 2백50억원의 흑자전환과 함께 12위로 부상했다. 절대규모가 아닌 증가율면에서는 매출액의 경우 청호컴퓨터(3백48.9%) 태일정밀(2백29.3%) 현대자동차서비스(1백98.6%)등 10개사가 1백%이상의 급신장세를 기록했다.
  • 외언내언

    월복까지 낀 삼복의 터널을 다 지나고 오늘이 말복. 7월14일의 초복으로부터 한달 만이다. 지금쯤 귀뚜라미는 앞날개쪽 발음기를 갈고 닦고 점검하면서 맑은 소리로 울어옐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리라. ◆중복무렵까지는 그런대로 견딜 만한 더위였다.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중복을 넘기고 장마가 걷히면서 시작된 전국적인 불볕더위. 온 국토가 30도를 넘나들었다. 특히 한달 남짓을 두고 30도 넘는 찜통속이 됐던 대구의 경우 마침내 38.5도를 기록하기까지. 거기에 산으로 바다로 가는 열기의 인열이 가세하여 국토는 달아올랐다. 중복∼말복은 참으로 무덥고 긴 여름이었다. ◆『8월의 강이 손뼉친다 8월의 강이 몸부림친다/8월의 강이 고민한다/8월의 강이 침잠한다…』고 노래하는 박두진시인(8월의 강). 우리의 피서풍습과 연관시켜 해석해 보게도 하는 시의 시작이다. 손뼉치고 몸부림치고 고민하고 침잠하는 것이 어찌 「8월의 강」뿐인가. 8월의 산,8월의 바다도 같은 처지가 아닐는지. 이제 산과 바다와 강으로 밀렸던 인파도 썰물. 두어차례 소나기가 지난 다음 아침 저녁의 바람기가 달라졌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여름은 뜨겁고 더운 것이 제 본디의 모습. 섭리의 뜻이다. 여름에는 그래서 땀을 흘려야 한다. 그러는 가운데 땀의 교훈도 터득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중세어에서 「여□」이 여름(하)이면서 열매(실)를 뜻하는 동의어였음에도 유의할 필요는 있다. 여름의 강렬한 태양아래서 열매는 영글고 단물을 채워가는 것. 여름은 위대하다. 여름은 장엄하다. 뙤약볕의 산과 들에서 생명의 찬가가 들려오지 아니한가. ◆잔서가 하순께까지 뻗치긴 할 것이다. 그러나 『늦더위 있다 한들 절서야 속일소냐』(농가월령가 칠월령). 매미소리도 차츰 처량함을 더해갈 것이다. 계절은 지금 수확의 가을로 다가가고 있다.
  • 경관 부탁받고 고교생 납치/절도 거짓진술 받아내/폭력배 5명 검거

    대로상에서 10대청소년을 납치해 강제로 범행을 자백케한 혐의로 붙잡힌 폭력배들이 『검거실적을 올려달라는 현직 형사의 부탁을 받고 범행했다』고 진술해 경찰이 자체조사에 나섰다. 10일 0시50분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관 앞길에서 이모군(17ㆍC고 3년)이 수사관을 사칭하는 20대청년 6명에게 마이크로버스로 납치돼 경기도 고양군 등지로 끌려다니다 2시간만에 풀려난뒤 이 사실을 서울 종로경찰서에 신고했다. 김씨 등은 조사과정에서 『한건 해달라는 서울 서부경찰서 형사계 손모경장의 부탁을 받고 이날 공범 오모군(19)이 알고 있는 절도용의자를 잡으러갔다가 실패해 대신 이군을 납치해 절도를 한것처럼 거짓진술을 받았다』면서 『지난달 20일에도 손형사의 부탁을 받고 은평구 수색동에서 절도범 허모씨(20)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고 진술했다.
  • 「제3오일쇼크」우려속 절약정신 “실종”/에너지소비량 20% 증가

    ◎승용차ㆍ에어컨 「고급」선호풍조 탓/서울 수돗물 하루 1백만t 더 써/상가 네온사인ㆍ골프장 나이터게임도 “한몫” 절약정신이 아쉽다.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점령으로 야기된 페르시아만사태로 또 한차례 전 세계적인 에너지파동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우리사회 각 분야에서 흥청망청거리고 있다는 반성과 함께 보다 절약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석유류 소비량 전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면서도 중ㆍ대형승용차가 급격히 늘어나고 에어컨ㆍ냉장고 등도 전력소모가 많은 대형만 찾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수돗물을 아끼거나 폐품을 활용하는 것은 아예 옛날 일인 것처럼 돼가고 있다. 최근들어 국내 판매대수가 급증하고 있는 승용차의 경우 판매대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중ㆍ대형에다 거의가 에어컨을 달아 에너지 소비절약은 철저히 외면하고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국내시장에 판매한 소나타 그랜저 스쿠프 등 중대형 1만2천5백여대가 모두 에어컨을 설치한 차량이었으며 소형인 엑셀도 1만4천여대가운데 85%인 1만1천9백대가에어컨을 달았다. 대우가 판매한 로얄 및 르망승용차 1만3천8백여대 또한 모두가 에어컨을 단 차량이었다. 가정용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전력소비량이 많은 외제나 중ㆍ대형이 더 잘나가고 있다. 용산전자상가 「유스타전자」의 김동철씨(37)는 『7월20일부터 보름동안 판매한 3백여대의 에어컨 가운데 절반이상이 1백50만∼2백만원대의 가정용품』이라면서 『나머지도 창문에 설치하는 30만∼40만원대보다 소음은 적지만 가격이 2배이상 비싼 벽걸이형이 대부분이어서 창문형은 재고가 남는다』고 말했다. 중ㆍ대형을 찾는 풍조는 렌트카도 마찬가지여서 서울 서초동 대한렌트카의 강인숙씨(21)는 『휴가철을 맞아 중ㆍ대형승용차는 1백% 예약이 끝난 반면 소형을 찾는 사람은 적어 아직까지 50%정도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무더위 탓도 있지만 최근 전국 고지대주민들이 겪고있는 물파동도 아낄줄 모르는 마음이 부족한데서 비롯되는 측면이 많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최창희시설계획과장(43)은 『수돗물 사용량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서울에서만 하루 50만∼1백만t이 늘었다』면서 『이는 지방직할시에서 하룻동안 사용하는 양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물한방울을 아끼기 위해 수세식변기에 벽돌까지 넣었던 불과 수년전의 알뜰함이 깡그리 사라진 것이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우리나라 전체의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14.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3%보다 두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탄소비증가율이 6.5%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든데 반해 석유류는 24.4%의 증가율을 보였고 전기 또한 16.5%에 이르렀다. 석유류 가운데서도 휘바러유의 소비증가율이 34%로 가장 높아 최근 자동차의 대수가 급격히 늘고 차량도 대형화되고 있음을 그대로 반영했다. 전기 또한 빌딩 및 상가의 소비증가율이 27%로 가장 높아 광고와 네온사인 등으로 소비되는 전력량이 엄청남을 보여주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김중구에너지절약연구실장(44)은 『「한집한등끄기 운동」 「화장실 변기물통에 벽돌 한장씩 놓기 운동」을 벌이던 것이 불과 수년전인데 이제는 모두가 잊은 것같다』면서 『에너지절약은 경제성장과 직결되는만큼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은 절약정신을 되찾고 정부는 정부대로 전기ㆍ전자제품을 생산하거나 주택ㆍ도로 등을 건설할때 에너지소비효율에 대한 규제를 엄격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절약은 온국민이 함께 해야 한다/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려면(사설)

    4일부터 모든 공공건물의 엘리베이터 운행이 제한되고 에어컨의 가동온도도 높여졌다. 느닷없이 몰아닥친 「페르시아만 충격」으로 언제 에너지 위기의 파고가 우리에게 밀려들지 알 수 없으므로 정부가 부랴부랴 서두른 것이 「에너지 10% 절약」이다. 예측되는 위기의 절박함에 비하면 우리가 마련한 대응은 매우 허약하고 미소하다는 느낌을 준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해진 나라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일본의 공공건물은 이이 옛날부터 28℃ 수준이 안되면 냉방을 가동하지 않는다. 후텁지근하게 더워져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일본의 관리들이 『우리 일본은 이렇습니다. 잘 산다는 건 허울뿐 정해진 온도만큼 더워지지 않으면 에어컨 같은 거 켜지 못합니다』하고 엄살을 피운다. 그것이 불평이라기 보다는 근신으로 보여서 허술하게 대할 수가 없다. 그들의 정부청사에는 직원용 주차장이 텅 비어 있는 것도 상례다. 국장급까지는 물론이고 그 이상의 고급관리도 승용차 출퇴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가용 소유비율로 보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고 자동차 수출로 세계를 석권하는 나라지만 국민의 태도는 그토록 무섭다. 이런 태도로 일으킨 부를 이런 태도로 지키고 있기 때문에 기왕의 경제이론을 수정하게 해가며 의연히 탄탄대로를 가고 있는 것이 그 나라인 것 같다. 관공서만 그렇지가 않다. 웬만한 기업체나 민간기구도 마찬가지다. 고급 관료출신의 개인연구소조차도 검소하기 짝이 없다. 세계 굴지의 기업 중역이라도 명목없는 접대비를 쓰지 못하고 객적은 팁같은 것을 뿌리지 않는다. 그런 그들을 우리는 호기있게 「쩨쩨하다」고 경멸한다. 이라크ㆍ쿠웨이트 사태가 터지자 석유수급에 비상이 걸린 우리 정부는 정부비축분이 51일이고 정유사 재고분이 37일이므로 당분간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같은 상황에서 일본은 정부보유분만 해도 1백50일분이상이라고 발표했다. 허장성세로 위기를 이기지는 못한다. 내숭스럽도록 「쩨쩨」하면서도 어려운 고비가 닥치면 꽉찬 내실을 풀어 재난의 고비를 넘는 것이 승리의 길이다. 우리 정부는 「문제없음」의 허세를 부리지 말고 좀더 실현성있고 효과있는긴축을 모색하고 국민 또한 남의 일 보듯 하지 말고 협조해야 할텐데 우리는 아직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풍선경제의 환상으로 공공기관의 엘리베이터나 냉ㆍ난방기의 절약형을 일찌감치 내던져 버리고 자동차나 아파트나 고급형으로만 치달아 온 것은 우리 모두의 어리석은 허세의 소치다. 세제나 보험따위 제도가 「소형」을 권하기에 유리한 정책을 반영하지 못하고 엔진용량보다 겉뚜껑을 크게 보이게 하는 「허영」을 조장해온 결과까지 빚고 있다. 아직 멀쩡한 냉장고도 큰 것으로 바꾸기 위해 내다 버리고 초여름만 되면 선풍기가 동이 난다. 추운 것도,더운 것도 참지 못하고 가족 모두가 불편한 것은 감내해 주지 못한다. 이런 일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징조들이다. 사람의 기능은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퇴화한 기능을 회복하는 일은 대단히 힘들다. 특히 참는 기능은 한번 퇴화하면 재생시키기가 거의 무망하다. 우리가 허세때문에 잃은 것은 바로 참는 기능이다. 진정으로 부유하게 되더라도 이 기능은 퇴화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쭉정이처럼 실속이 없는 풍요 속에서 가장 소중한 기능을 방기해버린 형국이 되었다. 우리에게 참을성의 기능을 익혀주고 지켜주는 것으로는 근검을 따를 수 없다. 절약은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절제의 덕목을 심어준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절약만큼 효과적인 훈육이 없다. 절약이란 인색함과는 다르다. 낭비성을 띤 소비를 절대로 하지 않는 것,그것이 절약이다. 난지도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는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서울 사람들의 쓰레기에 벌받을까 무서울 지경인 게 많다』고 한다. 누구의 눈엔가 그렇게 비쳤으면 그런 결과가 올지도 모른다. 여름 피서라는 것도 가지 않으면 큰일나는 일이 아니다. 자가용을 몰고 고속도를 저속으로 달리느라고 기름을 몇배씩 태우고 바가지요금을 뒤집어 써가며 온갖 쓰레기로 산하를 더럽히고 「집 떠나면 고생뿐」임을 경험하고 돌아오는 난장판 휴가를 죽어도 떠나는 허세도 일종의 악습이고 커다란 낭비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그럭저럭 견뎠지만 이제부터는 그렇게 느긋할 수가 없게 되었다. 석유위기는 단순한 기름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를 유지하는 에너지 모두와 석유를 원료로 하는 생필품 전체에 직접 영향을 주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삶의 원가를 들썩들썩 올릴 것이다. 국가가 세운 에너지의 10%절약이 성공하려면 국민은 20% 절약의 노력을 각오해야 한다. 당장 지금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그나마도 실기한다.
  • 전력 “절약이 투자다”/이회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안정 수급을 위한 제언 전력수급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2∼3년동안 두자리 숫자의 전력 소비율증가는 전력 예비율을 삽시간에 불안한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전력설비 공급의 제약때문에 당분간 전력예비율은 위험수준을 맴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돌이켜보건대 전력예비율이 너무 높아서 투자낭비를 초래했다는 비난이 분분했던 것이 불과 3년전의 일이다. ○정확한 수요예측 긴요 전력예비율이 이렇듯 널뛰기를 계속한다면 앞으로 전력부문의 투자와 수급정책은 참으로 어려운 국면에 처해있다 하겠다. 예비율의 급격한 변동은 수요변화가 예상외로 크게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향후 경제구조의 선진화로 한국사회가 고도로 산업화ㆍ다기화되면 전력수요는 더욱 예측불허의 행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난 3년의 전력수요 변화가 제시하는 교훈은 앞으로 전력공급자의 역할과 기능이 새롭게 변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한전은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전력수요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전력투자 결정의관행은 예측된 수요를 주어진 것으로 보고 이를 최소의 비용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수요는 가변적이기 때문에 주요 변화가 있을 경우 수시로 수요예측을 재검토해서 장단기 투자계획에 반영을 시켜왔다. 그러나 수요변화를 감지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며,수요예측 조정에는 추가로 별도의 시차가 발생하며,그리고 이를 근거로 장단기 투자계획을 수정하는 것에는 경영적 판단과 정책적 고려가 요구되므로 상당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수요변화에 대한 대응책이 실천에 옮겨지게 된다. 즉 투자 조정을 아무리 즉각한다해도 이러한 제약때문에 실기의 가능성이 큰 것이다. 따라서 수요를 지금처럼 외생변수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 내생화시켜 수요예측과 투자계획 조정의 필요성을 원천적으로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요가 내생화되는 것은 전력공급자가 수요자의 소비결정에 개입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수요 불확실성의 상당부분은 해소될 수 있다. 금년부터 실시키로 한 부하조정협약요금제도,즉 전력 다소비처와의 사전협약에의해 한전 요청대로 부하조절을 함으로써 최대부하를 경감하고 협약수용가에는 요금할인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는 수요 내생화 방안의 한 예가 된다. 기존의 계절별ㆍ시간대별 차등요금제도도 수요를 내생화시키는 방안이나 소비자의 가격반응이 천차만별이므로 그 효과가 아직은 불확실한 실정이다. 보다 분명한 방안은 부하조절의 결정권을 상품화하여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간에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녑하에서 다양한 종류의 혁신적인 요금제도가 개발 보급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 절약책 세워야 둘째,전력소비절약을 전력정책의 최고 우선순위로 설정해야 하며 전력소비절약의 구체적 프로그램을 한전이 주관하고 주도토록 해야 할 것이다. 전력소비절약의 중요성과 당위성은 단기 전력수급안정대책의 일환으로서 뿐만 아니라 장기 수급대책의 근간으로서 분명히 인식되어야 한다. 특히 향후 발전소 건설에 투입될 막대한 투자재원 조성의 부담과 발전소부지 확보난의 가중,환경대책비용의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전력소비절약의가치는 다른 어떤 대안보다도 큰 것이다. 경제발전도상에 있다고 해서 전력소비의 증가를 불가피한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된다. 브라질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의 전력소비절약 효과의 분석은 선진국 못지않은 자원절약과 투자비 절감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전력소비절약이 성공하려면 전력소비절약 프로그램이 계획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절약의 목표가 전원투자부담을 최소화하는데에 있으므로 전력공급자가 이를 관장할때에만 전력소비절약의 모든 방안을 전원공급투자 방안의 하나로서 비교 검토하여 실행에 옮기게 된다. ○자율경영 도입 급선무 절약투자에 의한 전력수요감소의 비용은 발전소 건설에 의한 전력수요 충족의 비용보다 월등히 저렴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절약투자가 전원투자의 대안 중의 하나로 직접 고려가 안돼왔던 것은 절약투자의 주체는 소비자라는 고정관념,전력수요는 공급자의 영향권 밖에 있다는 통념,그리고 발전소 건설에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해온 정책결정의 분위기 때문이다. 절약투자의 결과,전원투자의 부담이 더 경감된다면 한전은 물론 국가에도 이익이 된다. 전력소비자가 전력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한전이 지도하고 지원하여야 하며 정부는 한전에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가능키 위해서는 전력산업의 규제가 합리화 되어야 한다. 급격한 구조변화로 수요 진단과 예측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90년대에는 전력공급자가 보다 능동적으로 여건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규제의 합리화ㆍ선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격결정.투자결정ㆍ경영ㆍ평가 등의 제반 측면에서 정부정책과 전력공급자의 경영전략사이에 권한과 책임의 소재가 분명해야할 것이며,전력공급자의 기업적 결정이 곧 국가에도 이로운 결정이 될 수 있도록 규제합리화의 큰 방향이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은행의 주요국 전력산업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책임ㆍ자율경영의 체제가 뚜렷할수록 운영효율과 총자원 이용효율이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요의 내생화,공급자 주도의 전력소비절약,규제의 합리화,이것만으로 전력부문의 과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 3년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 20대 절도피의자/호송버스서 탈주

    【대구】 31일 하오7시35분쯤 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뉴삼익호텔 앞 도로에서 수성경찰서소속 대구5 다7064호 피의자 호송버스(운전사 백용경순경)를 타고 대구지검에서 대구교도소로 호송중이던 절도피의자 최수환씨(28ㆍ경남 울산시 전하리)가 호송버스뒤 쇠창살을 부수고 달아나 경찰이 검거에 나섰다. 절도전과 10범인 최씨는 지난달 2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절도)혐의로 남부경찰서에 구속돼 이날 검찰에 송치됐었다.
  •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이 무산되기까지

    ◎“제의… 수용… 거부”… 입씨름 8시간/모두 7차례 접촉… 생트집 일관/정부­전민련 합의한 장소마저 끝내 거절 26일 하오 3시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범민족대회 2차 예비회담은 북한대표단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에 도착하기는 했으나 회담장소 및 숙소문제와 전민련의 동행안내 등에 관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는 바람에 이날 하오 4시까지 무려 8시간동안 모두 6차례의 연락관 및 간이접촉과 1차례의 직통전화 연결에도 불구하고 우리측과 타협점을 찾지 못해 끝내 무산. ▷판문점◁ ○…남북 쌍방은 이날 상오 7시30분쯤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 회의실에서 연락관 2명씩이 참석한 1차 실무접촉을 갖고 ▲북측 참가자들의 숙소(회담장 포함)는 인터콘티넨탈호텔로 하고 ▲북측 참가자들은 우리측 정부가 제공한 차량을 이용하며 각 차량에는 우리측 안내관 1명씩이 동승하고 ▲편의제공및 신변안전보장문제와 관련된 일체의 사항은 정부대표인 국토통일원과 협의하며 ▲서울 체류일정은 북측과 전민련측이 협의해 결정한다는 등 8개항에합의. ○…예비회담 북측 대표들은 이날 상오 9시 판문점을 통과할 예정이었으나 평양의 폭우로 헬기가 이륙치 못해 상오 8시쯤 승용차편으로 출발,낮 12시쯤 판문점 북측 지역에 도착. 그러나 북측 대표들은 헬기로 개성 근처 황주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져 이날 예비회담에 임하는 북한측 태도를 예고. ○…북한측은 상오 9시50분쯤 간이접촉을 갖고 『정부는 편의제공만 하고 전민련측이 안내를 하기 바란다』며 1차 실무접촉의 합의사항을 번복한 뒤 두차례의 추가 간이접촉에서도 똑같은 주장만을 되풀이. 쌍방은 이어 상오 11시쯤 2차 연락관접촉을 가졌으나 『전민련이 아카데미하우스로 회담장소와 숙소를 정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거냐』며 전민련의 안내와 전민련이 정한 숙소를 고집하는 북측과 『연형묵정무원총리가 우리측 강영훈총리에게 신변안전보장을 요구한 만큼 신변안전을 위해 정부가 안내하겠다』는 우리측 정부입장이 팽팽히 맞서 10여분 만에 결렬. 이어 낮 12시25분쯤 가진 3차 연락관접촉에서 북측 전금철대표의 승용차에 전민련 상임고문이 동승할 것과 이해학 전민련 조통위원장등 전민련 대표 3명이 군사분계선까지 자신들을 영접하러 나올 것을 새로이 요구. 이에대해 통일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측이 저렇게 트집을 잡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오늘 예비회담은 못 열리는 게 아니냐』는 예비회담무산론이 조심스럽게 대두. 정부는 3차 실무접촉의 북한측 요구를 수용,이를 북측에 전달했으나 북한측은 12시50분쯤 가진 실무접촉에서 우리측 정부와 전민련간 숙소문제에 대한 입장이 다른 점을 들어 전민련측이 안내할 것과 숙소문제에 대한 해결이 되지 않으면 예비회담에 참가할 수 없다고 주장. ○…전민련측은 하오 2시10분쯤 우리 정부측과 승용차 동승및 군사분계선 환영문제와 관련,오해가 생겨 기자회견을 갖고 판문점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취재기자들의 입회하에 정부측과 회의를 가진 결과 이 문제는 해명돼 철수발표를 철회하기도. 정부측은 전민련이 하오 3시50분쯤 『모든 문제는 정부측에 일임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회담 상설 연락사무소간전화를 통해 『모든 문제가 전민련과 정부측간 해결되었으니 부당한 입장을 더이상 고집할 것이 아니라 서울 실무회담에 참가할 의사가 있다면 하오 5시까지 분명한 답을 해주기 바란다』는 전화통지문을 북측에 전달. 그러나 북측은 전민련 안내와 숙소문제에 대한 우리측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면 전화통지문을 받을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결국 이날 예비회담은 무산. ○…우리측은 이날 하오 4시쯤 모두 6차례에 걸친 연락관접촉 이후 첫 전화접촉을 통해 북한대표단 파견문제에 대한 북측의 거부의사를 확인했으나 북측은 『전민련이 직접 안내하고 숙소도 전민련이 정한 곳이 아니면 갈 수 없다』는 입장만 밝힌 채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 대표단 파견 의사가 없음을 표시. ▷아카데미하우스◁ ○…회담장소문제로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아카데미하우스측은 이날 북측 대표와 수행기자 15명이 투숙할 3층 객실 5개를 마련한 데 이어 이날 하오 해외동포 대표 6명이 도착하자 3층 객실 5개를 추가로 배정,아카데미하우스측은 이날 세미나 참석차 예약해놓은 KS콘크리트협회 회원들의 양해를 얻어 이들이 예약한 객실 5개를 양보받아 해외동포 대표용으로 할당. ○…범민족대회추진본부 6인 실무대표 가운데 1인인 신창균의장을 포함한 지선스님ㆍ문정현신부ㆍ임수경양의 어머니 김정은여사 등 추진본부 집행부 10여명은 이날 하오 10시쯤 해외동포 대표들이 묵고 있는 크리스찬 아카데미하우스에 도착,회담이 결렬된 경위등을 설명했다. 지선스님은 『임진각과 판문점에 나가 있는 영접단과의 연락수단인 전화통화 사정이 낮 12시쯤부터 악화돼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며 『이에따라 회담준비등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동포추진본부 은호기 미주대표등 해외동포 대표 6명은 북한측 대표가 되돌아감에 따라 이날 하오 9시 본관 1층 양식뷔페식당에서 임시집행부와 함께 만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들이 밤늦게까지 임진각에서 돌아오지 않자 학생등 1백여명과 함께 간단한 행사를 가졌다. 권형택추진위원이 사회를 맡은 환영행사는 「우리 함께 가자 이 길을」이라는 노래를 시작으로 전민련 박영모공동의장의 환영사,은대표의 인사 등의 순으로 진행. 은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한대표들이 회담에 참석하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대회성사를 위해 예정대로 일정을 마치고 8ㆍ15 이전까지 판문점에서 3자가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범민족대회추진본부는 26일 밤 북한측이 내일 상오 9시 판문점으로 다시 나오겠다고 밝혔다는 소문이 나돌자 회담무산으로 허탈해 하던 분위기속에 회담재개 가능성에 기대를 걸기도. 추진본부는 회담이 재개될 경우에 대비,이날 하오 11시30분쯤부터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임시집행위원회를 열어 27일 이후의 회담일정등 구체적인 준비상황을 논의했다. □시간대별 협상 요약 △7시30분:1차 접촉 8개항 합의 △9시50분:북측,「전민련 편의」 요구 △10시30분:「우리측 안내」 수용 제의 △11시35분:숙소 아카데미를 요구 △12시25분:전민련 차량 동승 요구 △12시50분:분계선 전민련 마중 요구 △16시00분:북측,전통문 접수 거부
  • “통화ㆍ재정긴축 바람직

    ◎한국 인플레 심화,경제회복에 위험”/IMF서 권고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회복의 진행이 방해받지 않으면서 인플레가 억제되도록 수요를 적정하게 관리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전반에 관해 정례적인 협의를 갖기 위해 지난달 내한한 IMF협의단은 약 2주동안 각 경제부처및 관련기관과 광범위한 협의를 마치고 14일 이같은 내용은 내용의 잠정평가및 정책권고를 내놓았다. IMF는 한국의 경제는 성장과 생산의 회복추세가 확실히 정착되지 않은 가운데 인플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여건에서는 인플레 압력의 심화가 경제회복에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인플레 억제를 위해 통화및 재정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이러한 정책은 환율정책및 지속적인 수입자유화정책에 의해 보강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IMF는 한국의 경제정책의 목표는 현재의 상승기조를 장기 지속적 성장으로 연결시키는 데 두어야 하며 이를위해서는 인플레 통제가 가능한 긴축 금융정책(특히통화정책)이 필요하며 동시에 구조조정및 자유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부문별 평가및 권고내용은­. ▲통화정책=하반기의 통화증가나 낮아지기를 권고한다. 이를위해서는 여신제한이 요구되며 이 때문에 금리상승 압력이 대두될 수도 있다. 금리상승이 취약한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나 인플레 감소와 지속적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에 의해 상쇄될 수 있다. ▲재정정책=긴축적 통화정책에 따른 민간부문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금리의 상승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취해져야 한다. 제한적인 정부지출을 통해 90년 총예산이 균형에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 ▲환율정책=금융정책과 같이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운용돼야 한다. 현단계에서 수출촉진을 위한 환율절하는 바람직하지 않다. ▲수입정책=경상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수입개방정책을 지연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 경상수지는 대체로 균형상태이며 90년의 경상수지가 다소의 흑자냐,적자냐 하는 것이 정책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 ▲중기 과제=과도기적인 경제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거나 보조하는 내용의 조치를 피하고 시장경제적 메커니즘이 보다 많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이제 거시적인 수단과 시장요소에 주로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 자유인 김현희 서울신문과 첫 단독인터뷰

    ◎“시장서 쇼핑해도 저를 알아보는 사람 없어요”/김일성 기만 깨닫고 증오감 느껴 자백/남해안 바닷가ㆍ제주도 가보는 게 소원/성경ㆍ이야기국사 등 읽으며 사회적응 노력/통일 앞당겨져 부모ㆍ형제 빨리 만나봤으면… 김현희는 역시 예뻤다. 그녀에 대해서는 두가지 측면에서의 관찰이 가능하다. 하나는 북한의 선발된 특수공작원으로서 1백여명이 넘는 무고한 KAL기 승객과 승무원을 무참하게 살해한 테러리스트였다는 점. 또 하나는 만일 그녀가 이같은 기구한 운명을 타고나지 않았던들 그녀 또한 양가의 맏며느리로서 남편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아내이며 주부로서 일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한 여인이 아닌가 라는 것이다. ○유족들에 용서빌어 따라서 「테러리스트」와 「미녀」를 동시에 만나 『당신은 스스로를 미인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무차별 질문공세를 펴야만 하는 기자의 심정은 착잡했다. 『저는 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부족한 점이 많고 평범한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도 큰 죄인을 살려준 것은 과분한 은혜입니다. 대한민국과 인민들이 살려주신 의미를 바로 알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김현희는 지금 용서를 빌고 있다. 하나님의 용서를 기구하며 유족들의 용서를 바란다. 그러나 그 용서는 힘든 것임을 그녀 자신이 너무도 잘 안다. 『성서를 읽지 않고 하나님을 모를 때는 왜 나만 이렇게 기구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기구한 운명을 비관하고 생의 의욕을 잃고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와서 하나님을 알고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성서를 읽음으로써 이런 시련속에 하나님의 뜻하신 바가 있다고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흰 칼라를 받친 보라색 투피스에 머리를 묶은 김현희는 화장기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분만 가볍게 바른 얼굴이었다. 특별회견이 진행되는 2시간30분 동안 그녀는 때로는 입술을 깨물며,때로는 미소짓는 여유를 보이며 최근의 일과 신앙생활,앞으로의 생활계획과 소망,자신의 의식변화,북한에서의 공작원선발과정 및 훈련내용,김일성체제에 관한 인식,북한의 체제변화예상 등에 관해 또박또박 답변했다. 회견도중 어느 대목에서는 긴장이 되는 듯 심호흡을 하기도 했으며 대담하는 기자를 바라보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눈을 약간 아래로 깔고 깜박거렸다. 현재 김현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에의 적응문제이다. 본인의 표현대로 『사면은 됐으나 저지른 죄는 가셔지지 않았으며 유가족의 슬픔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이며,직업선택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 그럴 상황도 아니다. 『지금 생활면에서 불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북에서 성장했으며 큰 죄를 지은 사람을 인민들이 어떻게 받아주실지 자신이 없는 것입니다. 모든면에서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에게는 역시 문제가 있었다. 우선 어휘의 문제이다. 김현희의 말씨가 이북 사투리라는 점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인민들이 어떻게 생활하는가를 보기 위해 새벽에 남대문ㆍ동대문시장에 가 본 일이 있다』 『남한 자본주의 사회는 창발성을 발휘하는 사회』,또는 『저도 조선사람이기 때문에 된장국ㆍ김치를 좋아한다』라는 등 때때로 튀어나오는 생경하거나 북한전용의 어휘는 얼마간거부감을 일으켰다. 이날 김현희는 「인민」이라는 단어를 5번,「조선」이라는 표현을 3번이나 썼다. ○수영장 아직 못가봐 김현희는 아직 지방까지는 돌아보지 못했으나 서울근교는 거의 다 구경했다. 민족역사에 관심이 많아 덕수궁ㆍ창경궁ㆍ비원은 물론,독립기념관ㆍ현충사도 둘러보았다. 그녀가 시장ㆍ백화점 등에 외출할 때 처음에는 『아,김현희가 아닌가』라고 알아볼까봐 겁이 났었으나 특별히 변장은 하지 않았다. 『여기는 남에게 신경쓰는 일이 없는지 물건파는 사람이 한번도 알아본 일이 없었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김현희가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남해안 바닷가와 제주도이다. 『북한사람의 소망은 거의 그렇지만 저 역시 남해안과 제주도에 가보는 것이 꿈입니다. 제주도에 가는 것은 「언니들」과 의논해 본 일이 있으나 아직 실현되지 못했으며,남해안에서는 수영을 하기보다 그곳 경치를 보고싶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수영실력은 공작원훈련을 통해 2㎞까지 헤엄칠 수 있는 정도지만 남한에서는 아직 수영해 본 일이 없다. 김현희의 사회적응에 있어서 다른 하나의 문제는 의식의 순화이다. 그녀는 아직도 명곡보다는 행진곡을 더 좋아한다. 이날 회견에 앞서 서울신문사의 협조에 의해 동석하게 된 일본도쿄(동경)신문과 아사히(조일)신문 기자들이 강아지 인형들을 선물했을 때 그녀는 『감사합니다』라며 기쁜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28살이라는 그녀의 나이 때문이었는지 그것은 잠시뿐이었다. 『통일을 저해하는 88올림픽을 반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했습니다. 그것은 전투임무였으며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중앙당을 위해,통일을 위해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생각했던 그녀의 테러의식이 순화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침상의 베갯머리가 썩도록 눈물을 흘리고 참회해야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엄청난 결과를 빚은 KAL기 격추범행에 대해 비록 비행기가 떨어지는 현장을 목격했다거나 시체의 참상을 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결과를 충분히 실감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었다. 『제가 실제로 격추현장을 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고한 동족을 죽이는 잔인한 행위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형제가 잘못될까봐 두려워 자백도 안했으나 진상이라도 바로 알려드려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다시는 지구상에 이같은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자백하게 되었습니다』­그녀는 바레인에서 검거된 후 자살할 생각도 했었다. 또 법정에서 유족들에게 매도당했을 때도 『왜 그때 바레인에서 죽지 못했는가』라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레인에서의 자살생각은 검거에 따른 「공작실패」가 그 원인이었으며 사실상 기회가 없어 실행을 못했던 것 뿐이었고 법정에서의 괴로움은 『사람의 죄는 하나님이 판정해 주신다』고 목사님이 많이 위로해 주어 견딜 수 있었다. 김현희의 하루 일과는 대개 아침 6시30분 기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일어나면 성경을 공부하고 청소ㆍ식사준비를 한다. 체조도 거르지 않는다. 8시부터는 식사,9시부터의 오전시간에는 수사기관 또는 다른 곳에서 의뢰하는 북한실태에 관한 원고를 쓴다. 오후에는 사회적응을 위해 역사소설ㆍ간증소설ㆍ교과서 등을 읽는다. 요즘 읽고있는 책은 간증소설과 김동길교수의 「너와나의 사랑을 위하여」이며,시리즈로 된 「이야기 국사」도 본다. 오후에는 지난날을 반성하는 수기를 쓰고 있으며 TV를 보거나 소설을 읽는다. 가끔 외출도 하지만 정해진 것은 아니다. 오늘(6일)아침 읽은 성경구절은 잠언 3장 5ㆍ6절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그녀가 매일 읽고 있는 성경 가운데 제일 좋아하는 구절은 야고보서 제1장 2절로부터 4절까지이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하려 함이라』 ○부모생존 위해 기도 김현희의 신앙생활은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되었다.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수사관들이 성경과 불교서적 등을 갖다주며 읽어보도록 권고했다. 성명말씀은 처음 대해본 것이었는데,잠언중에 좋은 구절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과 모르는 단어가 많던 차에 어떤 사람으로부터 목사님을 소개받게 되고 지정된 장소에서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다. 김현희가 이날 회견에서 잠시 입술을 깨물다 대답한 대목은 이런 질문 때문이었다. ­혹시 꿈에 부모형제나 고향산천을 보는 일은 없습니까. 『그거야 뭐,누구나 다 부모형제 그리워하는 것 아닙니까. 지금도 꿈속에서 자주 봅니다. 범행을 자백하기 전에는 부모형제가 큰 영향을 받지 않을까 고민해 왔습니다. 지금은 수용소에서 심한 고통을 받고 있을 것입니다. 저로서는 다만 기도로써 남북통일이 되어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때까지 살아있기만을 바라는 바입니다』 김일성에 대한 김현희의 인식은 「위대한 수령」으로부터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다. 『그에 대한 인식은 검거 후 8일만에 자백할 때부터 달라진 것입니다. 자백하게 된 동기는 북한에서 남한에 대해 「미국의 식민지」이며 「군사파쇼정권」이라고 교육받았으나 그것이 아니며 김일성이지금까지 인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때문이었습니다. 자백을 하고 나서는 한때 김정일의 지시를 잘못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혹은 한국의 일면만 보고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회의도 했었으나 날이 가면서 증오하게 되었습니다. 또 「미제」는 조선전쟁을 일으켰고 남한을 강점했으며 통일을 방해하는 철천지 원수라고 교육받았고,「일제」도 36년간 조선을 강점하고 학살ㆍ강탈을 일삼은 원수라고 해서 적대감정을 가졌으나 여기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세계는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 식민지가 아니고 서로 하나가 되어 도와가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8살 때 공작원으로 18살 때 공작원으로 선발됐던 김현희는 「통일을 위해 중앙당에 의해 선택된 사람」이라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통일을 위해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고 각오했다. 육체적ㆍ정신적으로 많은 단련을 받았다. 그녀를 감상적으로 「미녀」로 받아들이는 것은 오산이다. 위장된 일본공작원화 훈련을 위해 81년과 82년 1년6개월에 걸쳐 일본인화교육을 받았으며,중국인화 교육도 받은 전문테러리스트였다. 그녀는 「이은혜」라는 일본인 여선생과 생활하면서 언어 뿐만 아니라 일본생활ㆍ풍습ㆍ지리ㆍ역사를 익혔다. 태이프를 통해 야마구치 모모에,가토 도키코,시마쿠라지요코의 노래를 배웠으며 지도를 놓고 신주쿠(신숙)의 이세탄(이세단)백화점은 어떻고,유락조(유락정)는 젊은이들의 영화관이 많다는 것도 배웠다. 따라서 선생 「이은혜」로부터는 거의 일본인처럼 되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신문과 「문예춘추」같은 잡지도 술술 읽게 되었다. 김현희가 「이은혜」를 일본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으로 생각하는데에는 근거가 있다. 은혜 자신이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일본인이라고 말했고,조총련계 학생들이 까만 치마에 흰저고리를 입은 것을 보고 부러워 어릴 때 그것을 해달라고 어머니에게 졸랐더니 『그것은 조선사람만이 입는 것』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일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는 것이다. 또 은혜는 「조선사람」의 흉을 많이 보았다. 『조선사람은 밥먹고 물로 울럭울럭하며 입가심을 하지않나,국에 밥을 말아 훌훌 먹는다. 또 크기를 표시하는데도 일본사람들은 동그렇게 표시하는데도 조선사람들은 팔뚝을 내밀고 길이로 나타낸다』고 흉보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는 일본여인이라고 단정했다. 대학에 다닐 때에는 엄격한 통제로 인해,그뒤 공작원이 되어서부터는 사회와 동떨어진 생활을 해와 이성교제의 기회가 없었다는 김현희는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는 기자와 악수했다. 그녀의 손은 부드러웠으나 감춰진 힘이 느껴졌다. 역시 그녀는 웃어서는 안되는 테러집단의 예쁜 인형의 그림자였다.
  • 시급한 국제수지 개선(사설)

    올해 우리의 국제수지가 적자로 반전할 게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0년도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가 18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KDI에 이어 무역협회도 경상수지가 23억달러의 적자로 반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가 올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적자가 90년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것인가,그렇지 않으면 91년에는 수지가 균형을 유지하고 92년 이후에는 흑자로 다시 복귀할 것인가의 해답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누구도 속단하기를 피하고 있는 듯하다. 올해 국제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하더라도 적어도 92년에 흑자가 된다면 문제는 그리 심상치 않다. 반면에 적자의 장기화는 국제수지의 만성적인 적자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때문에 통상 정책당국은 하루빨리 국제수지에 대한 중기분석을 실시해야 한다. 그 분석과 전망을 토대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만약에 수지전망이 만성적인 적자시대로 반전할 게 분명하면 그 대책은 지금까지 단선적인 수출촉진이나 민간운동차원의 수입자율규제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국제수지 방어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여기서 국제수지에 대한 우리의 전망을 밝힌다면 상당히 어둡고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재론의 여지없이 우리의 수출기업이 80년대 중반이후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을 통한 국제경쟁력강화 보다는 재테크나 부동산투기에 열중한데다가 최근 3년 동안 거의 모든 기업이 극심한 노사분규와 고율의 임금인상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정적인 전망을 전제로 몇가지 국제수지 방어대책을 제시하고 싶다. 쇠약해진 수출경쟁력의 강화는 상당한 시일이 요하므로 수입부문의 대책에 보다 높은 비중을 두어야 옳다. 국제수지가 적자로 반전할 것에 대비하여 수입제한의 완전 철폐의무가 부여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11조국 의무준수를 유보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고가ㆍ사치품 수입억제를 위한 민간의 자율적인 운동이 미국과 EC로부터 무역마찰을 야기하고 있지만 단절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근검ㆍ절약하자는 시민운동이나 소비자스스로의 합리적인 구매운동을 수입규제로 보는 것은 아전인수식 사고이다. 정부는 상대국에 이점을 의연하고 당당하게 전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수입을 규제할 수 있는 GATT의 관련조항을 적극 활용할 것이 요청된다. 수입피해 긴급구제를 비롯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그리고 일반적 예외규정등 각종 조항을 적기에 활용하여 「수입품 홍수」사태를 막는 노력이 절실하다. 일차적으로 이러한 수입관리대책이 선결된 뒤 수출촉진대책도 마련되지 않으면 안된다. 수출업계에서 주장하는 환율절하는 한편으로는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인위적인 조작은 피해야 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물가상승은 우리 상품의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정책의 매개변수에 의한 단기적 수출촉진책 보다는 기술개발ㆍ제품품질 향상ㆍ새 시장의 개척등 근원적인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는 것이 최상의 수출촉진방안이다. 정책 당국은 지금부터 적자에 대비하지 않으면 또 실기한다는 인식아래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 13차례 걸쳐 절도 10대 8명을 구속

    서울 관악경찰서는 17일 김모군(18ㆍ무직ㆍ서초구 방배동 2920) 등 10대 8명을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군 등은 서울 I중학교 동창들로 지난 5월10일 상오2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본동 서문여고 교장실에 문을 따고 침입해 1돈중짜리 황금으로 된 행운의 열쇠와 67만여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것을 비롯,지금까지 13회에 걸쳐 방배ㆍ서초동 일대를 무대로 1천6백만원어치의 금품을 털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
  • 고려 금서대장경 밀매/4명수배/국보급 3장훔쳐 2억원에 팔아

    【수원=김동준기자】 수원지검 형사1부 이병헌검사는 28일 국보급 문화재인 「금서대장경」을 도굴,밀매한 손광남씨(48ㆍ경기도 송탄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문화재절도)혐의로 전국에 수배했다. 검찰은 또 대장경을 사들인 이호재씨(35ㆍ서울 중구 관훈동 192의18ㆍ가나화랑 경영)를 문화재보호법위반혐의로,중개를 알선한 손씨의 형 수석씨(55ㆍ경기도 송탄시)와 김영숙씨(55ㆍ여ㆍ무직),신기한씨(70ㆍ서울 중구 충무로3가 59의6ㆍ골동품판매업소 예당 경영)등 3명을 장물알선 혐의로 각각 입건,각각 수배하는 한편 이들의 출국을 금지시켜 줄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손광남씨는 지난 88년10월 충남도내의 이름을 알수 없는 절 석탑안에 보관돼 있던 「금서대장경」 3장(수억원 상당)를 훔쳐내 형 수석씨 등과 짜고 지난해 1월 신씨의 골동품가게인 「예당」에서 훔친 대장경 3장중 2장을 이씨에게 2억원을 받고 팔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이씨가 사들인 대장경을 S문화재단에 되팔기 위해 이 재단의 H미술관부관장 L모씨에게 거래를 부탁한 사실을 밝혀내고 S문화재단에 대한 수사도 함께 펴고 있다.
  • 경부고속전철 일 참여 배제검토/정부/한ㆍ일현안과 연계 거론않기로

    ◎노대통령 방일때 신간선 시승요청 거절 정부는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일본측이 한국의 고속전철 프로젝트 참여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으나 이번 방일중에 이에 대한 일체의 언질을 주지않는 것은 물론 당면 한일양국현안과 고속전철 기술방식 채택문제를 연계시켜 협상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우리의 산업 구조의 대일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기술도입의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에 따라 우리 고속전철의 기술방식 채택에서 가능한 일본신간센(신간선)방식을 배제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같이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일왕의 「과거」문제와 관련한 사과발언 수준을 싸고 국민감정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첨단기술분야에서의 한일간 상징적 협력프로젝트 추진문제에 대해 일본측의 성의가 부족한 점등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17일 『일본측은 정부가 금년말쯤 국제입찰에 부칠 경부고속전철건설에 따른 기종및 기술방식채택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노대통령의 방일을 신간센방식채택 분위기조성의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정부는 이에대한 어떤 언질도 일측에 주지 않을 것이며 엄격한 기술검토와 함께 우리 산업기술및 산업구조의 대일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입장에서 고속전철기종및 기술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노대통령의 유럽순방시 프랑스에서 TGV 고속전철을 시승한 사실을 상기시킨뒤 『일측은 노대통령이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신간센고속전철을 시승해보도록 끈질기게 요청했으나 우리측은 빡빡한 일정을 이유로 거절했다』고 말해 「시승거절」의 상징적 의미가 우리 정부의 이같은 방침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임을 시사했다. 소식통은 또 일본과 프랑스입장에서는 경부고속전철의 기종과 기술방식 채택은 단순히 한국내 고속전철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의미 뿐아니라 앞으로 시베리아철도와 연결하여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유라시아고속전철 프로젝트 진출과 관련하여 결정적인 발판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뉴욕한인­흑인인종분규 파문/식품점 종업원,흑인여성 손찌검서 발단

    ◎넉달째 조직적 불매운동… 돌파구 안보여 미국 뉴욕시의 한국인 식품점에서 지난 1월 발생한 흑인주민과 한국인점원 사이의 사소한 손찌검 시비가 발단이 돼 이지역 흑인주민들이 4개월째 한국인 가게에 대한 조직적인 불매운동시위를 벌이는 등 인종분규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시 및 경찰당국과 법원까지 나서 사태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뉴욕시 브루클린지역의 플래트부시지구 처치가 1823에 위치한 한국인 식품점 레드애플(주인 장봉재) 주위에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8일에도 10여명의 흑인들이 「흡혈귀」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나와 『한국인 상점의 물건을 절대로 사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외치며 가게 앞을 가로막았다. 경찰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일반인의 통행을 제한하고 있어 가게는 개점휴업상태다. 이 때문에 길건너 근처에 있는 다른 한국인 식품점인 처치 프루트마저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은 지난 1월18일 하오 흑인여성메티세인트부인(46)이 이 식품점에서 고추 등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은 뒤 계산을 하지 않고 나가려다 이 가게의 종업원 장병욱씨에게 손찌검을 당하면서 부터다. 장씨는 장바구니 속을 보자며 제지했으나 흑인부인이 경찰을 부르자며 장바구니 조사를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화가 치민 나머지 이 여인의 목덜미를 몇차례 때려 땅바닥에 넘어뜨렸다. 이어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에 의해 구급차에 실려간 이 여인은간단한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나왔으며 장씨는 폭행혐의로 제소당해 법정에 서게 됐다. 메티세인트 부인은 이때 당한 폭행 때문에 머리와 목 배에 외상을 입었고 다리까지 절게됐다고 호들갑을 떠는 반면 장씨는 얼굴에 약간 할퀸 자국밖에 없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흑인의 조직운동가인 로버트카슨씨의 주도 아래 「경제적 권한을 위한 플레트부시연맹」 등 이 지역2개 흑인시민단체는 인종갈등을 부추기며 한국인 식품점에 대한 불매운동 시위를 벌였다.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뉴욕주 대법원의 헬드판사는 지난 5월2일 이들 2개 시민단체에 대해 피켓시위 금지명령을 내렸으나 시민단체측은 이에 맞서 법원의 시위금지령 취소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흑인 주택가의 한국인 식품점에 대한 불매소동은 지난 84ㆍ86ㆍ88년 등 과거에도 몇차례 있었던 일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한국계 미국인들은 흑인 고객들 가운데 물건을 슬쩍 훔치는 사람들이 많다고 여겨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입장인 반면 흑인들은 한국인들이 흑인거주지역에 들어와 흑인을 고용하지 않는 등 흑인사회에 기여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돈만 벌어간다고 비난하는 상황이어서 상호불신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같은 소동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 중국연변 조선족자치주를 가다/일 다케사다 교수 탐방기

    ◎「코리아의 맥」이 숨쉬는 연길의 한인촌/하나같이 소박하고 활기에 넘치는 모습/10여개 무도회장 연일 만원… 「서울의 찬가」 등 크게 유행/「한반도」 질문엔 신중한 반응… 서울사정에도 매우 밝아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일본 방위청 방위연구소의 국제정치담당 다케사 다 히데시(무정수사)교수는 특히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는 길림성 연변일대를 관심깊게 둘러보고 연길지방에서 소박하고 낙천적이며 활기에 넘친 한국인 원형을 발견했다는 기행문을 본지에 보내왔다. 다케시다교수는 전략문제 전문가로,특히 한반도관련 연구논문이 많으며 본지 특별기고가 이기도 하다. 비행기로 일본에서 북경까지 4시간 남짓,북경에서 길림성의 성도 장춘까지 1시간40분,다시 장춘으로부터 연변 조선족자치주인 연길까지 기차로 15시간. 전부를 합치니 도쿄(동경)에서 연길까지는 21시간의 도정이었다. 그처럼 먼 연길을 막상 찾아가보니 필자의 서울 유학시절을 회상케 하는,매우 정겨운 곳이었다. 중국 전체의 조선족 숫자는 1백77만명으로 그중 연변자치주에 75만명이 살고 있는데 연길은 중국 조선족중심지이다. 장춘에서 연길로 향하는 열차는 기관차를 바꿔달기 위해 도중 몇개인가의 역에서 잠시 정차했다. 열차가 멈출 때마다 밖의 공기를 호흡하기 위해 홈에 내려섰지만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긴장해야 했다. ○모두 상냥하고 친절 중국어가 난무하는 열차 속에서 『몇분동안 정차합니까』라고 한국말로 질문하자 좀처럼 듣지 못하던 발음으로 한국말을 구사하는 나를 보고 여차장은 일순 당혹스런 표정을 짓더니 『15분』하고 대답했다. 역시 그녀는 조선족이었다. 북경에서도,장춘에서도 조선족은 곧 알아볼 수 있었다. 멀리서 미소짓고 있는 상냥한 사람은 으레 조선족이었다. 인사하는 모습도 어딘지 한족과는 달랐다. 주의해 보니까 여차장들의 대부분이 조선족이었다. 이렇게 해서 연길까지 가는 도중에 느꼈던 불안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장춘에서 상오 4시 넘어 떠난 열차가 퇴화역에 가까이 다가가자 차내 방송에 「조선어」가 첨가됐다. 드디어 조선족자치주에 들어왔구나 하는 실감이들었다. 차내에는 식당차가 연결되어 있었는데 그 이름은 「문명열차」였으며 간판은 한자와 한글로 병기돼 있었다. 연변의 조선족 일상생활 감각에서 본 한반도는 어떤 것인가. 연길사람에게 한반도에 대해 물어보았다. 당연한 일이지만 한결같이 신중한 태도가 되어 대답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여기서는 평양방송을 들을 수 있읍니까』라고 묻자 『글쎄요…. 나는 한국의 KBS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가 좋아서 매일 듣고 있습니다』 역시 그래서인지 연길사람들은 모두 한국 가요곡에 밝았다. 『한국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어… 경제적으로 성공해서 발전하고 있는 나라…』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 ○북한책 없는 서점 한국의 실정이랑 서울의 생활에 대해서는 대부분 상세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흑룡강성에서 2주일 전에 왔다는 불고기집의 아가씨는 서울의 불고기집에서와 마찬가지로 고기를 구울때 옆에 붙어서서 『할머니가 평양에 계십니다. 편지에 이것저것 보내 주었으면 하고 써보냈습니다. 어머니가 평양사는 친척을 방문할 때는 식료품과 의복을 갖고 갑니다』라고 말을 붙인다. 그의 말은 북한과의 국경 가까이에 있는 중국마을은 북한 쪽에서 물품을 구입해 가는 곳이란 사실을 시사하는 것같았다. 시내에서 제일 큰 서점인 「신화서점」의 2층은 한글도서 코너였다. 그러나 북한책은 한 권도 없었다. 연길은 북한에서 가깝다. 연길에서 열차로 1시간거리에 있는 도문은 북한과 접하고 있으나 의외로 연길에서는 북한의 존재가 먼 것이었다. 연길시내에는 중국과 북한이 합작한 불고기레스토랑,한국과 중국합작 가라오케집이 있어서 시내에서는 사이좋게 「평화공존」을 이루고 있었다. 레스토랑에선 일요일에 때때로 결혼식 피로연이 열리는 탓에 필자가 처음 찾았을 때는 들어가지 못했다. 이 북한ㆍ중국합작 가게에 이튿날 가보니 자리를 차지하기가 어려울 만큼 손님으로 만원이었다. 불고기를 먹고 가라오케집에 간다면 손님도 「평화공존」인 셈이다. 연길에서 인상깊었던 것중의 하나는 풍요함이었다. 공사중인 건물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연변지구는 중국에서 가장 질좋은쌀을 생산하는 지역의 하나로 유명하지만 확실히 이곳의 쌀은 맛이 있었다. 연길의 서시장에는 다채로운 색깔의 상품이 널려 있어 북경이상의 화려함을 느끼게 했다. 한국에서 수입된 신발ㆍ치마ㆍ저고리ㆍ셔츠가 진열돼 있었다. ○「백만장자」도 탄생 인삼을 재배,홍콩등지에 수출함으로써 백만장자인 「만원호」가 생겨났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서시장 저자거리의 구석에는 보신탕용인듯 턱이 벗겨진 개가 그대로 리어카에 실려 있었다. 얼굴을 찡그리면서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거리에는 개고기 전문점이 여러집 있었다. 찻집에 들어서니 내부는 창을 가려 어두컴컴했다. 각방은 간단한 커튼으로 가릴 수 있도록 돼 있었고 연길의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가게의 경영은 개인경영인 듯 했으며 어딘가 여염집 여자같은 풋내기 마담 2명이 인스턴트 같은 커피를 서비스했다. 10년전 서울 신촌대학가에 있던 경양식집의 분위기가 생각났다. 연길에는 가무음곡을 즐기는 조선족의 생활양식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연변지구의 오락은 2가지이다. ○남ㆍ북한과 다른「대지」 사교댄스와 가라오케가 안되는 생음악바이다. 바에는 밴드맨 1명과 커다란 스피커가 놓여 있으며,홀은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는 옛날의 한인들의 노래,남과 북의 노래를 연주했다고 하는데 내가 들은 것은 모두가 10년전 까지의 한국노래였다. 여기서는 1개 3원(일화90엔)씩 하는 깡통맥주를 대여섯개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돌아가는 손님들이 보통인 듯했다. 「백산무청」은 「백산댄스홀」의 뜻이다. 그 홀은 내가 숙박했던 백산대후의 2층에 있는데 임시휴업 중이었다. 밖으로 나가 「연변공인문화회」(노동자문화회관)라는 간판이 걸린 곳엘 들어가 보았다. 입구에서 2.5원(75엔)의 입장료를 내고 수하물 일시보관소로 가방을 갖고 가니까 『외국화폐가 아닌 인민원으로 지불해요』라는 것이 아닌가. 없다고 하니까 『일 없어요』라는 것이었다. 불쑥 『괜찮다는 말입니까』했더니 『네』라고 대답했다. 이처럼 중국내 조선어 단어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단어 그대로는 뜻이 통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종업원도 복무원이라고 부른다. 이 댄스홀은특히 규모가 큰 듯 싶었으며 안에는 수백명 정도의 사람들이 한곡이 끝날 때마다 파트너를 바꿔가며 댄스를 즐기고 있었다. 여성들은 독특한 치마저고리를 입고 있어 화사했다. 댄스곡은 역시 「마음약해서」 「서울의 찬가」 등 대체로 예전의 한국가요가 많았다.연길 시내의 무도회장은 10여개소 있었으며 매일 무도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댄스홀에는 노동자 취향,젊은이 취향의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중에는 「연변노인무도청」의 간판까지 있었다. 한마디로 연길은 한국과 북한과는 다른 「또하나의 대지」였다. 그곳엔 소박하고 낙천적이며 활기에 넘친 코리아의 원형이 있었다.
  • 외언내언

     소련과 북한,북한과 소련은 요즘 40여년간의 동맹관계에도 불구하고 서로 심기가 편치 않다. 모스크바방송이 최근 그들의 저명한 사학자의 증언을 빌려 6.25가 북한의 기습남침에 의한 것임을 거듭 밝힌것도 그런 불편한 심기의 한 표현일 것이다. ◆소련은 최근 연이어서 방송 신문 잡지등 언론매체를 통해 김일성의 해방전 정체를 소련군 대위로 규정해주거나 6.25 남침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도 지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 북한에서는 최대 명절로 돼 있는 김일성의 생일(4월 15일)잔치에 북한 또는 평양에 거주하는 소련인을 한사람도 초청하지 않았다. 그들을 조만간 추방하리라는 소문도 나돈다. ◆곰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소련의 고집도 대단하다. 모스크바 당국은 북한의 주소대사 손성필이 부임한지 50일이 넘도록 신임장을 제정받지 않고 있다. 대사는 주재국에 신임장을 제정함으로써 공식활동이 시작되는 외교관례에 비추어 이는 손에 대한 신임유보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신임유보가 되는 셈이다. 페레스트로이카 소련과 폐쇄 북한간의 냉랭한 입상을 보는듯 하다. ◆고르바초프 페레스트로이카의 배경을 굳이 요약한다면 「필요」와 「이익」이다. 이념이나 체제에 얽매여 창의력과 성취력을 잃은 현재 그 상태로 둔다면 소련은 21세기에 들어서서는 미국과 함께 세계를 주도 할 수 없으리라는 절대절명의 위기감의 소산이라고 해도 좋다. 그런 역사적 인식이 시대적 추세를 타고 소련의 개방과 변혁,사회주의 동구권의 민주화 개혁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북한이 이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사실 북한에 관한한 소련만큼 잘 알고 있는 나라도 없다. 김을 밀어 북한 정권을 창출했고 그의 말을 따라 남침에 동조하고 군사적으로도 지원했다. 소련은 김에게 있어 영원한 은인인 것이다. 그런 그가 종주국의 세계 전략인 페레스트로이카에 따르지 않고 빗나가고 있다. 괘씸죄에 해당하는 것이다. 소련의 대북한 압력은 그러니까 김일성 길들이기 또는 끌어내기 작전이기도 한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