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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②뿌리깊은 대물림이 문제

    “재벌이 없으면 우리경제가 어떻게 버티겠나.규제 일변도로 가서는 안된다.출자총액 제한같은 제도는 없애는 게 좋다.그러나 한가지는 용납 안된다.자녀들에게 나쁜 방법으로 재산을 물려주려는 행태다.이것이 고쳐지지 않으면 재벌들은 영원히 ‘개혁대상’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경제부처 고위관료) 재벌의 공과(功過)를 따질 때,‘부(富)의 대물림’은 부정적인 항목의 첫머리에 항상 오른다.재벌시스템에 우호적인 사람들조차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재벌들이 보이는 잘못된 행태에 대한 반증이다. ●재벌들의 편법상속 실태 재벌들의 재산상속은 늘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법에 규정되어있지 않은’절세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가를 동원해 법의 허점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과거에는 주식 저가매각 같은 단순한 기법이 많이 이용됐지만 1990년대 말부터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채권자에게 일정기간이 지난뒤 특정가격에 신주 인수 권리를 부여한 사채) 같은 신종채권이 자주 등장한다.비상장회사와 상장회사를 합병하면서 비상장회사의 보유지분을 과도하게 높이 평가하는 수법도 심심찮게 쓰인다.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자녀들인 이재용(李在鎔)씨 등은 99년 삼성SDS로부터 초저가에 BW를 매입한 뒤 지난해 2월 신주인수권을 행사,수천억원대의 평가차익을 냈다.LG는 99년 계열사를 통해 구본무(具本茂) 회장 일가에게 주식을 싸게 팔아넘기는 수법을 썼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현대자동차의 경우,지난해 현대모비스와 본텍(옛 기아전자)의 합병을 통해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鄭義宣) 부사장의 지분을 확대하려다 여론의 집중 포화와 함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계획을 백지화했다. 두산도 99년 발행한 BW와 관련,편법상속 의혹을 받고 있다.동부는 최대주주인 김준기(金俊起) 회장이 지난해 10월 보유 지분의 일부를 동부문화재단에 출연,2대주주인 김남호(14.6%)씨를 최대 주주로 올려놓음으로써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다양하게 ‘사전상속’ 성격의 증여가 이뤄지다보니 오너들의 사망후 상속세 납부액은 크지 않다.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이나 SK 최종현(崔鍾賢) 회장이 사망한 후에도 ‘정당한 상속' 에 대한 시비가 불거졌다. ●조세제도와 금융시스템 선진화가 해법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는 상속·증여세의 과세 그물망을 촘촘하게 엮는 ‘완전포괄주의’ 도입을 강력히 추진중이다.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14가지의 의제(擬制) 사례를 예시하고 여기에 들어맞거나 유사한 경우에만 세금을 물리고 있어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그러나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있어 최종 입법까지의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편법을 이용해 부당한 방법으로 이득을 챙긴 데 대한 책임과 비난은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참여연대 세제개혁팀 윤종훈(尹鍾薰·회계사) 위원은 “재벌 일가가 편법으로 거액의 부를 얻는 것은 계열사로 들어갈 돈을 오너의 호주머니로 낚아채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해당 회사의 채권자나 소액주주들은 물론,회사이익 감소로 법인세수가 줄어들어 나라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세금 문제로만 다뤄서는 불로소득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는 지적이다.이와 관련,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부당하게 증식한 재산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거래였을 때의 가치로 환산해 세금을 매기는 ‘부당행위 계산의 부인(否認)’ 규정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스템의 선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조세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일정액수 이상은 모두 실명으로 거래하고 통보하게 돼 있는 금융실명제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차명계좌 등을 활용한 편법 상속·증여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진단한 뒤 “금융실명제법은 물론 자금세탁방지법 등 금융투명성의 확보가 세제개선에 버금가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전광삼기자 windsea@kdaily.com ◆富 대물림 심리 최근 들어 재벌세습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새삼 높아지고 있다.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홈페이지에는 “노무현개혁의 성패는 족벌개혁에 있다.”-정책위원,“모그룹 셋째딸 대학생이 870억원 재산상속했다.”-재벌개혁,“재벌개혁의 창에 찔린 타워팰리스”-김태환 등 14일 하루동안만 해도 재벌의 부세습에 대한 수백편의 글이 쏟아졌다.노 당선자는 “한 두사람의 독단에 의해 엄청난 규모의 기업이 움직이는 재벌세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하고 있다. ●부의 세습은 왜 이루어지나 우리나라에는 ‘복(福)신앙’이 있다.기독교신자나 불교도들은 교회나 절에 가서 천당이나 극락세계에 가게 해달라기보다 복을 많이 줘 우리집,가족이 잘되기를 빈다.부가 아들,손자에게로 이어지는 것은 이러한 심리구조와 연관이 있다.나에게 복을 많이 달라는 것은 주위,나아가 사회전체로 시각을 넓히는 것을 제약한다.재산의 사회환원,기증 등의 의식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신경정신과전문의 김진세 박사는 “유한한 삶을 돈을 통해 영속시키려는 본능과 자식에게 고통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유전적 무의식’ 때문에 부의 세습이 생겨나고 있다.”며 심리적 요인을 꼽았다. 또 다른 정신분석학자들은 우리나라가 유독 부의 세습이 많은 것은 ▲곡간에 곡식을 잔뜩 채워야 마음이 놓이는 농경문화적 요인과 ▲일제시대와 6·25전쟁,군사정권 등을 거치면서 수탈을 많이 당해 반사적으로 생겨난 ‘정신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도 여러 원인을 찾을 수 있다.권영준 경희대교수(경실련정책협의회의장)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세방법이 법률적 편의주의적이다보니 신상품과 파생되는 금융상품 등으로 생겨나는 탈법·불법적인 부(富)를 차단하지 못하면서 부의 세습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만우 사회학박사(국회도서관연구원)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에서 신분세습을 유지하려는 구조적 측면과 지나친 온정주의(Paternalism) 등에서도 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 외국의 경우는 미국의 대기업총수들은 기업경영을 자식에게 결코 물려주지 않는다.이들은 부자란 ‘사회적 재산의 관리인’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자본주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일본의 경우도 2차대전 직후의 재벌해체를 통해 부의 세습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일거에 해결했다.가족의 기업지배가 일부 남아 있는 유럽의 경우도 소유 지배와 경영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전문가들은 재벌은 영문자로도 ‘Chaebol’일 정도로 한국에만 존재하는 기업형태로 단정짓고 있다. 김문기자 km@
  • 또하나의 전쟁 ‘007 어나더데이’

    “왜곡과 비하를 참을 수 없다.” “영화는 영화 자체로 즐기자.” 신년벽두의 사이버세상에 ‘영화전쟁’이 치열하다.지난해 연말(12월31일)개봉된 영화 ‘007 어나더데이’를 놓고 네티즌들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이 영화는 개봉되기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남북대결을 부추기고 한반도를 비하했다는 눈총부터, 출연 배우의 발언과 관련한 구설수까지….영화를 성토하는 쪽에서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한국의 모습을 왜곡한 할리우드의 오만함을 비난하며 안 보기 운동을 제안한다.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오락영화에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감정을 개입시키는 자체가 우습다고 반박한다.때로는 반미 분위기와 맞물려 공방이 격해지기도 한다.영화 관련사이트(www.cineseoul.com,www.nkino.com)나 네띠앙(www.netian.com)등 포털사이트 게시판이 토론의 주무대가 되고 있다. ■ 정말 자존심 상한다 ●한반도의 물소,절을 암시하는 곳에서의 정사신,그리고 처단해야 할 대상 북한….할리우드 영화에서 인디언들이나 아랍인들을 죽이는 것을보면서 우리 역시 은연중에 잘못된 선악의 개념에 젖어있는지도 모릅니다.영화를 통해 형성되는 한 나라,한 민족의 이미지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이런 식으로 자꾸 미국이 원하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심어놓게 되면 언제나 미국은 정의의 사도이고 그런 미국에 반기를 드는 나라들은 악으로 오인 될 수밖에 없습니다.(jinhozip) ●‘007 어나더데이’를 안 보는 것은 반미감정 때문이 아닙니다.만약 반미감정 때문이라면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이 관객순위 1,2위를 다투는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007 어나더데이’가 미국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은 싫어했을 것입니다.미국영화여서가 아닙니다.보고 나서 치욕감에 떨고 싶지 않아서입니다.한국 알기를 우습게 아는 영화이기 때문에….보면 불쾌해질 게 뻔한데 돈을 쓰고 싶겠습니까? (noradoma) ●‘007 어나더데이’를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삼았다는 것에 있습니다.우리가 즐겨 봤던 ‘람보’에선 베트남과 중동국가가 악의 축이었지요.저는 어릴 적 ‘람보’를 보고 베트남과 이라크 사람들은 다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유럽 사람들이나 미국 사람들이 ‘007 어나더데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결코 코리아가 좋은 이미지로 남지는 않을 겁니다.(agupi) ■ 왜 호들갑을 떠는 건지 ●‘007 어나더데이’를 드디어 봤습니다.반대시위 때문인지 오히려 더 궁금하더군요.그런데 웬걸,황당했습니다.인터넷에서 말하던 것과 너무 달랐습니다.한국을 비하했다는 장면은 어디에 나오는 거죠? 한국을 농촌으로 묘사했다는 부분.비무장지대 근처니까 당연히 농촌이겠죠.그리고 마지막 신.불상이 나오긴 하는데 사찰이라기보다는 섬의 오두막 같은 인상이던데 그게 왜 불교 모독이 되는지.결론은 비난이 확실히 과장되었다는 것입니다.(김형진) ●기분은 나쁘겠지만 심각하게 생각할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007 어나더데이’는 007 시리즈 중에서 가장 액션과 오락성에 중점을 둔 영화고,감독도 뉴질랜드 사람입니다.뉴질랜드 감독이 한국이나 북한에 특별한 악의가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머리를 비우고 오락영화를 즐기시려는분들은 보시고,그렇지 않은 분들은 안 보시면 됩니다.조금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과민반응을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wrecker) ●서울이 70년대처럼 나오거나 한국이 미국의 수하로 나오는 듯한 장면은 없습니다.비행기가 추락하는 논도 북한인 듯싶고.국군이 미국의 조종대로 움직인다는데,영화에서는 미군지휘 벙커라고 나옵니다.반미감정 때문인지 너무 민감한 것 같군요.오히려 이렇게 오버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무작정 화를 내고 따지기보다 제대로 알아보고 잘못된 것이 있을 때 비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봅니다(exmount) 이호준기자 sagang@
  • 동학사 ~ 갑사 산행길

    새해 벽두,겨울의 한복판에 동학사에서 갑사로 넘어가는 길에 오른다.미타암∼동학사∼남매탑을 지나 삼불봉과 금잔디 고개를 넘어 다시 한 식경쯤 더 내려간 곳에서,갑사는 산자락을 지붕삼아 동그마니 들어앉아 방문객을 맞는다. 산행의 목적은 갑사가 아니라 갑사까지 가는 여정이다.계룡산 국립공원에 속한 동학사∼갑사 길은 혼자서도 심심치 않은 산행코스.예쁘게 얼어붙은 계곡,흰 옷으로 갈아입은 나목들,자연석들을 듬성듬성 놓아 만든 돌계단이 마냥 정겹다.무에 그리 빌 것이 많은지,지나는 사람이 하나씩 돌을 올려놓아 생긴 돌탑들은,계룡산이 ‘정령(精靈)의 산’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산행 기점은 동학사 아래 주차장.매표소를 지나 20분쯤 걸어 올라가면 미타암이다.암자가 제법 커 초행인 사람은 동학사로 착각하기 쉽다.계곡의 눈 덮인 고목과 거친 다듬이돌 모양의 돌을 놓아 만든 계단,암자 지붕의 곡선미가 어우러져 미타암 주변은 한 폭의 풍경화를 이룬다. 미타암에서 10분쯤 오르면 동학사다.동학사는 신라 중엽,또는 백제 때 창건됐다는설이 있으나 확실치 않다.절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어 동학사란 이름을 붙였다는 설도 전해진다.여승을 위한 전문강원(講院)이 있어 수행중인 비구니들이 많다. 동학사 계곡은 산세가 특이하고,계곡 근처에 관목림이 짙게 깔려 있어 사계절 골짜기에서 뿜어 나오는 바람이 일품이다.여름엔 얼음장처럼 차지만 겨울엔 계곡 바람이 바깥보다 오히려 덜 춥게 느껴진다. 동학사를 지나면서부터는 얼어붙은 눈 때문에 등산로가 꽤 미끄럽다.조심조심 발을 내디디며 한시간쯤 올랐을까.일명 ‘오뉘탑’으로 불리는 동학사 5층·7층 석탑이 나란히 서서 가슴 시린 옛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1400여년 전 신라 선덕여왕 시절.당나라 상원(上原)대사가 이곳에 움막을 치고 수행하던 어느 날 밤 커다란 범이 다가와 입을 딱 벌리는 것이었다.목 안에 사람뼈가 걸려 있어 이를 뽑아주자 범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여러 날 뒤 백설이 세상을 덮은 날에 범이 한 처녀를 물어다 놓고 가버렸다.대사는 이듬해 봄 눈길이 뚫리자 처녀를 집에 데려다 주려고 했으나,대사의불심과 성품에 연모의 정이 깊어진 처녀는 부부의 예를 갖추어 달라고 간청하였다.수행의 길을 나선 승려이기에,대사는 결국 남매의 인연을 맺은 뒤 이곳에 따로 암자를 지어 불도에 힘썼고,이들이 입적한 다음 사리탑으로 세운 것이 지금의 오뉘탑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오뉘탑 이후로는 길이 좀 가파르다.느슨해진 등산화 끈을 조여매고 속도를 붙이니 30여분 만에 삼불봉 고개에 다다른다.이곳에서 직진하면 금잔디고개를 지나 갑사 길로 접어드는데,왼쪽으로 손에 잡힐 듯 삼불봉(775m)정상이 눈에 들어온다.일단 왼쪽으로 길을 틀어 가파른 철제 계단을 10여분 올라 삼불봉에 올랐다. 동학사에서 올려다 보면 마치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 삼불봉으로 불린다.정상에 서면 동학사 계곡과 갑사 계곡이 친근하게 내려다 보이고,관음봉 연천봉 쌀개봉 천황봉 등 계룡의 연봉이 한눈에 들어온다.하얀 이불을 뒤집어쓴 듯 봉긋봉긋 솟은 연봉의 풍광은 겨울 계룡산의 백미다. 삼불봉에서 20여분 더 가면 관음봉인데,시간이 여의치 않아 발길을 돌리려니 아쉬움이 남는다.길을 되짚어 삼불봉 고개를 지나 갑사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이곳부터 금잔디 고개까지는 평평한 내리막길.고갯마루에 올랐지만 금잔디는 안보이고 밋밋한 흙바닥뿐이다.금잔디 고개란 이름이 무색하다. 금잔디 고개에서 갑사의 부속 암자인 신흥암까지 내려가는 길은 다소 심심하다.비록 쓸쓸함이 느껴지는 나목이지만 회화나무·쉬나무·풍게나무·때죽나무·물박달나무 등 누군가 이름표를 달아 놓은 활엽수들을 관찰하며 그나마 심심함을 덜어본다. 신흥암부터 갑사까지는 수려한 계곡길이 이어진다.‘봄에는 마곡사가 아름답고 가을엔 갑사가 그만(춘마곡 추갑사)’이란 말이 있지만 눈 덮인 갑사의 얼음계곡도 상당히 운치 있다.특히 빙벽을 이룬 용문폭포가 볼 만하다. 갑사에 채 못미쳐 계곡을 건너기 전,길 옆에 짙은 이끼가 낀 아담한 삼층석탑이 눈길을 끈다.푯말을 보니 ‘갑사 공우탑(功牛塔)’이다.백제 비류왕 때 갑사의 부속 암자를 세우는데 자재를 운반하던 소가 냇물을 건너다 쓰러져 죽자,그 넋을 위로하고자 세운 탑이라고한다.짐승일지언정 사람을 위해 공 세웠음을 알아주고,생명을 귀히 여기는 불자의 넉넉함이 느껴진다. 갑사는 백제 구이신왕 원년(420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갑사 동종과 부도·철당간 등 보물급 문화재가 많아 찬찬히 둘러보기 좋다. 동학사∼갑사 코스는 어른 걸음으로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그러나 중간에 삼불봉·관음봉까지 들르려면 4시간은 잡아야 한다. 공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여행 가이드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유성IC에서 빠져 좌회전한 뒤 공주 방면 32번 국도를 탄다.10분쯤 달려 박정자 삼거리가 나오면 좌회전해 동학사 길로 접어들면 된다.32번 국도에서부터 동학사 이정표가 잘 표시돼 있다.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고속버스·기차로 대전이나 공주·유성까지 간 다음 동학사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갑사에서 버스를 타고 동학사 주차장으로 되돌아가려면 갑사 아래 버스 정류장에서 유성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박정자 삼거리에서 내려 동학사로 들어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숙박 및 먹거리동학사 아래에 계룡산장(042-825-4020) 등 여관이 많다.갑사 밑에도 계룡여관(041-857-5065), 으뜸민박(041-857-5141) 등 여관·민박집이 널려 있다. 동학사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유성 온천지구에서는 유성호텔(042-822-0811) 등지에 묵으면서 온천도 즐길 수 있다. 박정자 삼거리에서 공주를 잇는 1번 국도를 따라 전원카페가 늘어서 있는데,‘동학사가는길에’(042-825-2447)의 대통영양밥,‘이뭐꼬’(042-825-8575)의 흑돼지 두루치기가 맛있다. ●주변 가볼 만한 곳 동학사와 갑사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계룡산 도예촌,박동진 판소리전수관,무령왕릉,송산리 고분군,국립공주박물관 등이 있다.우리 문화유적에 관심 있는 사람은 꼭 들러보자.문의 공주시청 문화관광과(041-853-0101)국립공원 계룡산 관리사무소(041-825-3002).
  • 청와대 개조 전.현 직원들 조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청와대 집무실과 비서실이 500m나 떨어져 있어 효율적 보좌가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청와대의 대대적 개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현직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집무실과 비서실의 통합 필요성을 밝히면서도 “비서실 기능과 문화의 변화도 본질적으로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현 집무실 활용하자” 현재 김대중 대통령을 보필 중인 청와대의 한 수석비서관은 6일 “대통령과 수석들이 가까이 있는 게 업무효율성 측면에서도 좋다.”면서 “돈을 많이 들여서 집무실이 있는 본관을 지은 만큼 잘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리모델링을 통한 본관 활용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경호실 고위관계자도 “어디로 옮기든 경호상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옮기는 장소에 맞추어 경호문제는 보완하면 된다.”고 적극 찬성했다. 그러나 과거 경호업무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은 건물 두께를 포함,여러 측면에서 일반 사무실과는 달라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본관에 일부 비서실이 옮겨오는 방안이 가장 유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서실 기능 조정해야” 국민의 정부 첫 정무수석을 지낸 민주당 문희상 의원도 본관 리모델링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본관 연회실을 개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대통령이 분야별 전문가인 비서관들을 좀 더 자주 만나야 한다.”고 청와대 문화의 개조를 제안했다.문 의원은 “비서실의 기능은 정책총괄,정무,공보 등 3개의 순수기능만 빼면 나머지는 모두 행정조정 기능”이라며 “행정조정 기능은 국무조정실로 이관하고 3개의 기능쪽에 대통령의 측근을 배치,개혁을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기능조정론을 폈다. 역시 정무수석을 지낸 이강래 의원도 “현재의 공간배치는 권위를 중시한 노태우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이 의원은 청와대 사무실 재배치와 함께 전문인력과 측근,관료 등이 조화를 이루는 비서인력 조화론도 역설했다. ●“국민과 가까운 청와대” 노 대통령 때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한나라당 김영일 의원은“대통령이 격리된 장소에서 누구를 만나는지도 모르게 돼 있는 배치는 시대흐름에 맞지 않아 집무실 이전은 당연한 조치”라면서도 각론은 피했다.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같은 당 김무성 의원은 “차를 타고 가 높은 계단을 올라가고,양탄자가 깔린 넓은 방 입구에서 대통령에게 큰 절을 올리게 되면 누구도 대통령의 말에 ‘아니오’를 못하게 된다.”면서 “비서실 동관,서관을 모두 허물어 새 건물을 지은 뒤 집무실과 비서실을 함께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공사기간엔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을 임시로 사용하는 안도 내놓았다. 역시 문민정부 시절 비서관 출신인 이성헌 의원은 “논의의 핵심은 대통령이 얼마나 국민 가까이서 일을 하느냐 여부”라면서 대통령의 집무실을 정부중앙청사로 옮기든지,그것이 경호상 문제가 있다면 국민들의 청와대 출입을 좀 더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규 박정경기자 taein@kdaily.com ★외국사례 |도쿄 황성기·워싱턴 백문일·서울 강혜승기자|미국 백악관 보좌진들은 대통령 집무실(Oval Office)이 있는 이른바 ‘웨스트 윙’에서 함께 일한다.관광명소로도 알려진 하얀 대리석 건물로 부통령 집무실과 내각 회의실도 이곳에 있다.외교·안보·정치·경제·환경·행정 등 주요 수석 보좌관들은 웨스트 윙에 상주하며 내각과 함께 수시로 대통령을 만난다.실무진들은 백악관 주변의 별도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보좌진들이 대통령과 같은 건물에서 일한 것은 100년 전부터다.이전에는 대통령 숙소와 외교사절 영빈실 등에 뒤섞여 일하다 1902년 웨스트 윙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대통령 고유의 집무장소로 분리됐다.대통령 숙소와 만찬장,외교사절 영빈실 등은 웨스트 윙과 분리돼 있다.현재 백악관 직속의 분야별 사무실은 120여개에 직원은 5000여명에 이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관저의 맨꼭대기인 5층에 집무실을 두고 있다.집무실 바로 한 쪽 옆방이 비서관실,다른 한 쪽이 정부 대변인격인 관방장관 사무실이다. 언제든지 관방장관과 5명의 비서관들이 들락날락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수시로 지시를 내리고 보고받고 연락할 수있는 체제인 셈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두고 있는 5명의 비서관 중 1명은 정무,나머지 4명은 사무 비서관이다.정무비서관은 그의 30년 정치인 생활을 뒷바라지해온 ‘분신’ 이지마 이사오 비서가 맡고 있다.국장급인 4명의 비서관은 경제산업성·외무성·재무성·경찰청에서 파견나온 사람들이다.이들이 관련 부처의 업무를 나누어 맡고 있다. 영국·프랑스 등 유럽 정상들의 관저는 격식보다 효율성을 우선으로 하는 특징이 있다.영국 총리의 관저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위치하고 있다.벽돌로 지어져 일반 가정집처럼 평범한 외양을 가진 총리 관저는 ‘다우닝가 10번지’ 또는 ‘넘버 텐’이라고 불린다.이곳 관저는 주로 총리의 집무실로 쓰이며 비서실도 함께 운용되고 있다.총리의 개인 비서진은 물론 정책 비서관과 특별보좌관들이 총리와 같은 건물 안에서 업무를 수행,총리의 국정운영을 보좌하는 데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다.관저 내에는 또 내각실이 있어 각료들의 회의가 수시로 열린다.다우닝가 10번지에서 유일하게 이중문과 방음시설이 돼있는 곳이기도 하다. 프랑스 대통령 집무실 역시 비서실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엘리제궁은 평범한 2층 건물로 1873년 이후 대통령 관저로 쓰였다.이 엘리제궁에는 수석 정책참모라 할 수 있는 비서실장과 보좌관이 대통령 집무실 옆에서 일하고 있다.또한 특별경호나 보행제한이 없어 개방적이다. 그밖에 독일 총리 역시 비서실을 총리실 바로 맞은편 사무실에 두는 등 실무중심으로 집무실을 이용하고 있다. 1fineday@
  • 인수위 정책이슈 진단/‘구조본 해체’ 재계 쟁점 부상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진영과 재계(財界) 사이에 기선제압을 위한 ‘샅바싸움’이 치열하다.새 정부 출범까지 아직 50여일이나 남았지만 양측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첨예한 공방전을 펼치며 치열한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5일 손병두(孫炳斗)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의 새 정부측 재벌정책에 대한 반박은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강력한 것이다.가장 뜨겁게 맞서고 있는 상속·증여세 강화와 대기업 구조조정본부 해체 논란을 점검해 봤다. ●완전포괄주의 과세 상속·증여세에 대한 완전포괄주의 도입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불과 보름만에 기정사실화돼 가고 있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다른 현안보다 우선해 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더해 세법 소관 부처인 재정경제부도 조속한 도입 방침을 확정했다. 중장기적으로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던 재경부는 노 대통령 당선 바람을 타고 무르익은 현재 분위기를 반기고 있다.이미 법안 마련을 위해 미국,영국,독일 등 외국 사례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 인수위 등이 완전포괄주의 도입을 서두르는 큰 이유는 새로운 탈세기법과 신종 금융상품의 출현 등으로 현행 ‘유형별 포괄주의’로는 과세 대상들을 완전히 걸러내기 힘들다는 데 있다.이에 따라 재경부는 모든 상속·증여 행위에 대해 과세근거를 마련한 뒤 이 중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항목만 열거하는 식의 영국·미국형 ‘네거티브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기본적인 과세대상 외에 ‘제2절 증여의제(擬制)’를 통해 ▲보험금 ▲채무면제 ▲토지무상 사용 ▲증자 등 14가지를 유사 상속·증여행위로 규정하고 해당행위,혹은 이와 비슷한 행위에 한해서만 세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면 탈세라는 심증이 명백해도 법규가 없는 탓에 팔짱끼고 앉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아들 재용(삼성전자 상무보)씨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인수한 것도 현행 세법의 허점을 노린 사례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전경련 손 부회장은 “과세요건을 명확히 해야 하는 조세 법률주의에 위배되고 과세권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제도의 실효성보다 차기정부가 부(富)의 분배를 위해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이려는 대 국민 전시용 성격이 짙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세율 자체를 높이는 것도 아니고 상속·증여에 대한 세원(稅源) 포착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에 반기를 들었다가는 부도덕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어 다른 사안에 비해 드러내놓고 반발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기업 구조본 해체 유도 지난 2일 대통령직 인수위 김대환(金大煥) 경제2분과위 간사가 밝힌 ‘대기업 구조조정본부 해체 권고’ 발언은 차기 정부가 ‘재벌개혁’을 예상보다 서두를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당연히 재계의 반응은 “예상은 했지만 너무한다.”는 쪽으로 모인다.정부 일각에서도 난색을 표한다. 정부가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난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은 데다 구조본 해체를 유도할 법적인 근거도 딱히 없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구조본의 해체가 현 시점에서 바람직한지 여부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구조본을 해체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도 딱히 없으며,고작해야 금융부문에서 행정지도를 하는 정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인수위와 정부 사이에 아무런 상의도 없었던 사안”이라면서 “중요한 현안에 대해 인수위에서 불쑥불쑥 말을 던지면 정부는 무척 곤란해진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재계는 바짝 긴장하며 재경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의 향후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H그룹 관계자는 “인수위가 구조본을 순전히 오너를 위한 조직으로만 보고 있다.”면서 “행정부와 별도로 청와대에 정책조정 등을 위한 수석실이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오너 체제의 상징(구조본)을 위해 일하는 구조본 직원들이 봉급은 각자 오너가 아닌 계열사로부터 받는다는 데 대해 인수위가 문제 제기를 했다.”면서 “구조본 직원들의 봉급을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해주지 않거나 주거래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 등을 할 때 구조본 해체를조건으로 내세우는 등의 방안 등이 정부 차원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이번만큼은….” 재계는 5년 전처럼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1998년 초 현 정권 출범 때는 외환위기를 초래한 주범이라는 비난여론 때문에 별다른 목소리를 못내고 정부 방침에 끌려다녔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한 대기업 구조본 관계자는 “구조본 해체는 돌려 말하면 현재의 대기업 시스템을 없애라는 말과 같다.”면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우리나라 경제를 이만큼이나마 이끌어온 데에 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국가자격시험 소송 봇물

    감정평가사와 변리사,공인회계사(CPA)등 각종 국가자격시험에서 수험생들의 헌법소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자격시험 선발제도 변경 등으로 기본권이 침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자격시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각종 자격시험과 관련된 문제점과 대책 등을 살펴본다. ●이의제기 ‘봇물’ ‘제13회 감정평가사 2차시험 불복모임’은 내주중에 헌법소원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지난해 실시된 감평사시험의 선발방식이 ‘최소선발인원 규정’을 없애고,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직업선택의 자유와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는 설명이다.이들은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감정평가협회가 합격자 수를 늘리겠다며 선발방식을 바꿨지만 지난달 14일 발표된 최종합격자는 2차시험 응시자의 7.8%인 117명에 불과했으며,특히 상대평가 방식으로 선발했던 2001년 합격자(183명)에 비하면 36.1%가 줄어들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감평사시험과는 반대로 지난해부터 선발방식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꾼 변리사시험에서도 ‘제도변경’으로 탈락한 수험생들이 ‘1차시험 평가방법이 상대평가제로 바뀌자 수험생들의 헌법상 신뢰이익을 침해했다.’며 지난해 8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2001년,2002년 CPA 합격자 262명이 시험에 합격하고도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필수요건인 실무수습교육기관을 찾지 못하자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이들은 소장에서 “의사와 한의사,변호사등과 같은 전문자격증에 대해서는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법률로 금지한 뒤 직업선택의 자유를 회복시켜 줘야 하는데 공인회계사 합격생들은 이같은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격시험의 문제점 각종 자격시험을 둘러싼 논란은 주로 선발방식과 출제문제의 난이도와 관련이 있다. 수험생들은 선발방식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시험문제의 난이도가 객관적인 기준없이 선발방식에 따라 ‘둘쭉날쭉’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꾼 감평사시험은 시험문제의 난이도가 어려워진 반면 상대평가로 바꾼 변리사시험의 난이도는 쉬워졌다는 게 중론이다.이에 따라 합격자를 늘리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합격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또 세무사시험에서도 수험생들은 과목별 난이도 격차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2차시험과목인 회계학과 세법학 가운데 세법학은 지나치게 어려운 반면 회계학은 쉽게 출제됐다고 이의를 제기한다. 수험생 조모(26)씨는 “세무사시험에서 회계학은 쉽고,세법학은 어려워 과목별 난이도 조정에 문제가 있다.”면서 “세법학 시험이 면제되는 공무원들을 지나치게 배려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와 특허청,국세청 등 자격시험 주관부서들은 문제출제는 출제위원의 고유권한임을 강조하면서 제도에 따를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험생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법에 충실한 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제도변경 이후 시행 첫해인 만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격시험 개선 대책 지난 99년 규제개혁위원회는 ‘자격증 보유자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늘려나가겠다.’며 각종 국가자격시험의 합격자 선정방식을 개선하도록 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자격시험 대부분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아닌 자격시험관련 정부부처에서 주관하고 있다. 따라서 시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시험 대행을 맡기고,선발방식을 일원화해 논란의 여지를 없앨 수 있다는 지적이다.또 한국산업인력공단에 각종 자격시험관련 전문인력을 확충해 자격시험 전문기관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개별 자격시험의 현실여건 등을 고려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대부분의 국가자격시험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험시행을 대행하고 있으며,절대평가방식을 채택하고 있다.일부 자격시험은 ‘최소선발인원’ 규정을 두고 있지만 일관성이 있다는 평가다. 장세훈기자 shjang@
  • 소설가가 쓴 불상 안내판

    “수인(手印)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으로…오른손은 손바닥을 펴서 자연스럽게 무릎 안쪽에 올려놓고 있으며 왼손은 엄지와 중지를 구부려 오른쪽발바닥 위에 놓았다.앉은 자세는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걸친 이른바 항마좌(坐)를 취하고 있다.” 전남 화순 쌍봉사 대웅전 앞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문화재 안내판이 서 있다.대웅전 안에 모신 목조삼존불상을 설명하는 글이다.쌍봉사를 찾은 순례객들은 안내판이 너무나도 쉽게 읽히는 데 신기해한다. 물론 여기도 ‘수인’이나 ‘항마좌’ 같은 전문용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안내판을 읽어가면서 의문은 풀리게 마련이다. 어려운 용어를 쉽게 풀어놓았기 때문이다.목조삼 존불상뿐이 아니다.극락전에 모신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의 안내문도 그렇다. “코는 반원통형에 가깝고 콧볼은 상단만 약간 파서 표현하였다.귀는 크고 두툼하며 귓불이 뭉퉁하다.…허리는 짧고 통통하다.어깨가 무릎에 비해 너무 넓어 둔중한 감을 준다.” ‘뭉퉁’하고,‘통통’하며,‘둔중’하다고 표현한 대목에서는 아미타부처님께 혹 누가 되지나 않을까 읽는 사람이 다 걱정이 될 지경이다.너무 쉬워서 오히려 예사롭지 않은 이 안내문은 소설가 정찬주씨가 쓴 것.정씨는 성철 스님의 일대기를 그린 ‘산은 산 물은 물’을 비롯,‘암자에는 물 흐르고 꽃이 피네’‘돈황 가는 길’ 등을 발표한 작가.불교를 문학적 뿌리로 삼는그는 지금 쌍봉사 가까운 곳에 ‘이불재’(耳佛齋)라는 작업실을 마련하여 생활하고 있다. 정씨는 그동안 어느 절에 가든 친절하지 못한 안내문에 속상한 적이 많았다고 한다.그런데 최근 화순군청이 전남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목조삼존불상과 목조아미타여래좌상,목조지장보살상 일괄 등 쌍봉사 불상 3건의 안내판을 새로 만들며 문안을 부탁한 것.정씨는 즉석에서 수락했다고 한다. 정씨는 “그동안 절의 안내문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책임질 일도 아닌데 미안하고 겸연쩍었다.”면서 “요즘은 외지인들이 안내문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면 마음이 밝아진다.”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 겨울철 노인들의 공포 ‘낙상’

    겨울철의 낙상,즉 넘어짐은 노인들에게 가장 큰 두려움의 대상이다.노인은일반적으로 신체 평형능력과 시력이 떨어지는데다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이굳어지면서 근육의 힘과 운동능력까지 급격히 저하되어 낙상 위험에 매우 취약해지기 때문. 이들은 또 골다공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져도 뼈가 부러지고,오랜 병상생활로 폐렴과 피부 괴사,심장질환 악화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또 한번 넘어지면 두려움을 느껴 스스로 신체활동을 제한하게 되고,이는 근육 위축과 평형감각 소실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밟게 된다.따라서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조치가 필요하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 낙상을 당한 노인중 3분의1에서 4분의3은 신체손상을 입는다.그중 가장 흔한 것이 골절. 특히 엉덩방아를 찧으면 척추에 힘이 모아져 약한 척추가 알루미늄 캔이 찌그러지듯 주저앉게 된다.심하지 않은 경우에도 수개월은 안정을 취해야 하고,보조기를 착용해야 겨우 거동할 수 있다.오래 누워 있으면서 엉덩이와 어깨 부위 살이 짓무르는 욕창과 폐렴,방광염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노인중에서도 특히 나이가 많은 층은 대퇴골을 잇는 고관절 골절을 조심해야 한다.사망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치료 후에도 사회활동을 할 만큼 회복되기 어려운심각한 질환이다.특히 여성은 넘어지면서 허벅지뼈 윗부분이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빠르고 적극적으로 노인들의 경우 조직 회복 상태가 느리므로 치료기간도 오래 걸리고 효과도적은 편이다.그렇다고 치료에 소홀하면 영영 바깥 나들이를 포기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므로,힘들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척추 골절의 경우 다친 정도에 따라 수주간 안정후 보조기 착용요법,골절된 척추내에 주사바늘로 골 강화제를 주입하는 척추성형술 등이 사용된다.척추성형술은 시술이 간편하고,시술후 1∼2일내에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도 높은 편이다. 고관절 골절 환자는 대부분 고령자이므로,심혈관질환이나 당뇨 등 내과적질환을 갖고 있다.따라서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과질환 악화와 합병증 발생으로 수술기회를 놓치기 쉽다.특히 여성은넘어지면서 고관절에 접한 허벅지뼈 윗부분이 잘 부러지는데,대부분 가볍게 삐끗한 것으로 판단,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이 부위는 뼈가 잘 붙지 않아 빨리 나사못 삽입수술을 받아 고정시키지 않으면,영원히 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고관절 골절상태가 심하거나,70대 이상의 환자는 인공관절을 갈아끼우는 인공관절치환술을 시행한다. ◆낙상 예방과 운동 평소 가벼운 운동을 습관화함으로써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넘어지더라도크게 다치지 않는다.또 수면제,항우울제,진정제 등 각종 약물 복용은 중추신경 작용을 억제하거나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켜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과다한 약물복용을 삼가야 한다.시력·청력 교정 등 위험한 환경요인도 개선해야 한다. 낙상 위험이 특히 높은 노인은 엉덩이보호대를 착용하고,실내에 카펫을 깔아 넘어져도 부상을 최소화하도록 한다.또 날씨가 춥더라도 너무 웅크리지말고 앞을 바로 보고 걷도록 하며,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미끄럽지 않은 신발과 지팡이를 휴대하는게 좋다. 도움말 혜민병원 인공관절센터 김영후 전문의, 일산백병원 노인병센터 백현욱 나영무 교수 임창용기자 sdragon@
  • 고즈넉한 사찰서 맞는 아주 특별한 새해첫날

    해마다 이맘때면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을 이런저런 명소를 떠올린다.이번에는 제야와 신년맞이를 전통 사찰에서 해 보는 것은 어떨까.비단 불교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전통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거기에 담긴정신적인 체험은 ‘정리’와 ‘각오’의 의미 찾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전국 유명사찰도 이런 의미 있는 시간 만들기를 염두에 둬 타종식·철야정진·해맞이 법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제야와 원단에 걸쳐 찾아 볼만한 주요 사찰행사들을 소개한다. ◆경주 불국사 평소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사찰이지만 1년중 단 하루 축제 분위기 속에서 사찰에 안길 수 있는 기회다.31일 오후 9시30분부터 ‘제야의 종 타종식’행사가 진행된다.석굴암 주차장 통일대종 앞 무대에서 펼치는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법요식과 타종이 차례로 이어진다.타종식 직후 불꽃놀이로 새해의 시작을 축하하며 공식행사 뒤에는 관람객이 직접 타종하는 기회도 준다.(054)746-9913. ◆양양 낙산사 흔히 일반인들에게 동해안에서 가장 장엄한 일출을 만끽할수 있는 명소로꼽히는 사찰이다.낙산사는 해마다 ‘해맞이 축제’를 열어와 올해도 어김없이 산중축제를 마련한다.자정에 산중 승려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타종식을갖고 경내에 ‘소원성취등’을 일제히 밝힌다. 축제에 참가하는 관광객·상인이 한꺼번에 몰리므로 사찰 아랫마을(사하촌)에 차를 두고 일찌감치 절에 올라가는 게 낫다.해돋이를 보기 좋은 곳은 의상대·홍련암·해수관음상 부근 등지로 이 가운데 홍련암에서는 새해맞이 철야기도가 가능하다.(033)672-2448. ◆여수 향일암 여수시와 함께 ‘향일암 일출제’를 봉행한다.자정에 열리는 타종식과 새벽 3시30분 일반인들과 함께하는 ‘해맞이법회’가 하이라이트.일출제와 맞물려 향일암 아래 임포마을에서는 전날 오후 7시30분부터 길놀이,일출가요제,불꽃놀이,가족영화 상영,공연 등을 한다.국립공원 주차장∼향일암 아랫마을행사장 구간 셔틀버스도 운행한다.(061)644-4742. ◆정동진 등명낙가사 국내에서 가장 처음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다른 사찰과 마찬가지로 자정 타종식을 가진 뒤 철야기도에 들어가며 새벽 3시30분부터는 낙가사 뒷산 괘방산에 함께 올라 일출을 보면서 촛불 기원법회를연다.(033)644-5337. ◆공주 갑사 31일 오후 6시30분부터 포살법회를 여는 데 이어 통기타 가수 콘서트와 전통무용 등 문화공연을 준비했다.자정 무렵 시작하는 해맞이 법회는 길놀이와 탑돌이,타종식,새해 발원,소지공양 순으로 진행된다.(042)483-8214. ◆기타 이밖에 부산 해동용궁사(051-722-7744)는 31일 오후 9시부터 대웅전에서 해맞이 철야법회를 봉행하며,옥천 약사사(043-731-2261)는 31일 오후 10시 철야기도를 시작한 뒤 일출 시간에 맞춰 일제히 산에 올라 오전 10시까지 기도를 계속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盧당선자 사시합격기 요약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75년 제 17회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쓴 합격기 ‘과정도 하나의 직업이었다.’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합격기에는 고졸학력의 노 당선자가 독학을 통해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인간승리의 과정과 권양숙 여사와의 연애담 등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월간 ‘고시계’ 75년 7월호에 실린 노 당선자의 합격기 주요내용을 간추려 본다. ●꿈을 키우던 시절 나는 경남 진영읍에서 약 10리나 떨어진 산골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큰형님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고등고시를 준비했으나,가난한 살림때문에 내가 국민학교 5학년 때쯤 그만두었다. 당시 나는 형님을 따라 마을 뒤에 있는 ‘봉화사’라는 절에 가서 고시공부를 하는 형님 친구들의 법이론이나 시국에 대한 토론을 듣곤 했다.그때의 얘기들이 어려워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들의 엄숙한 표정과 격한 어조의 토론은 젊음의 패기와 이상을,격렬한 논쟁 뒤에 주고받는 소탈한 웃음은 사나이들의 인간미와 호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느꼈고,이런 분위기는 나에게 고시에 대한꿈을 갖게 해주었다. ●출범,그리고 표류 고교 졸업 후 회사에 취직했으나 생각보다 급료가 박했다.한달 반의 급료 6000원으로 몇 권의 책을 사고 마을 건너편 산기슭에 토담집을 지어 ‘마옥당(磨玉堂)’이라 이름붙인 후,‘사법 및 행정요원 예비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책값을 벌겠다고 울산 한국비료 공장 건설공사장에 막노동을 하러 갔다가 이빨이 3개나 부러지고 턱이 찢어지는 불운을 겪으면서도,용케 11월에는 제 7회 예시에 합격했다. 그러다 68년에는 군에 입대,3년을 표류하고 말았다. ●열풍에 돛을 달고,그리고 좌초 71년 제대를 해 4월부터 옛날의 ‘마옥당’을 수리해 공부를 시작,5월 2일에 3급 1차에 합격했다.그리고 사법시험으로 전환,법률서적을 소설 읽듯이 마구 읽었다.4개월에 걸쳐 오리무중을 헤매면서 전과목을 3번 마쳤다.그러던 중 10월에 14회 공고가 났다.8개월 정도의 준비로 2차시험에 응했다.점수는 50점대였고 과락없이 300명선 안에 들어갔으니 다음에는 틀림없을 거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발표 후 5∼6개월을 이유 없이허송했다.공부도 시작하기 전부터 마을 처녀(권양숙 여사)에게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었다.결국 73년 1월 예년의 시험 대신에 그녀와 결혼했고 5월에는 아들도 낳았다. ●새로운 좌표 고시를 그만둘까도 했다.법을 공부하면서 차츰 정의의 이념을 배워 가는 동안 ‘고시=권력=출세’라는 과거에 내가 생각했던 등식이 우스운 것임을 느끼게 될 무렵 형님의 타계는 삶의 의미를 보다 깊이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고시를 그만두지는 못했다.다만 고시 아니면 파멸이라는 배수의 진은 거두고,하나의 직업인이 자기의 생각에 충실히 종사하듯이 고시 공부도 평범한 생활의 일부로 생각했다.‘수석 합격’이라는 표어 대신 ‘천직=소명’이라 써붙이고,직장에 출퇴근하는 기분으로 낮에는 마옥당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집에 와서 아내와 정담을 나누기도 했다. ●더하고 싶은 이야기…병역,연애,건강 등 군에서 공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그러나 어차피 가야한다면 일찍 갔다 오는 것이 좋을 것이다.나는 현역 복무중 가는 세월을 초조하게 생각했으나,마치고 나니 부담이 없어 좋았고,병영생활 자체가 하나의 수업이 되었다.수험과정에 필요했던 끈기있는 자세는 군에서 몸에 익힌 바 큰 것이다. 처음 8개월에 걸친 일방적 구애작전을 펴느라 시간과 정력의 손실이 너무컸다.그러나 일단 결혼한 후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아내의 세심한 배려는 말할 것도 없고 개구장이 신걸이의 재롱은 하루의 긴장과 피로를 깨끗이 잊게 했다. 정리 장세훈기자 shjang@
  • 화이트 X-마스

    올 성탄절은 춥지만,눈이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2일 “성탄절 하루 전인 24일 전국에 비구름대가 걸쳐 있고 기온이 낮아 눈을 기대할 만하다.”면서 “그러나 영남과 제주지역은 눈보다는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1도,춘천 영하 4도,대전 1도,광주·대구 2도,부산 5도 등으로 예상된다.25일에는 차가운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6도,낮 최고기온이 영하 3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성탄절에는 충청과 호남,제주 등에서 구름이 많이 끼고 눈이 내리겠지만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영남지역은 구름이 다소 끼거나 흐린 뒤갤 것”이라고 예보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참 좋은 이야기 / 참 맑은 이야기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자연을 벗하며 홀로 사는 법정스님이 이번엔 어린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집 두 권을 냈다.‘참 좋은 이야기’와 ‘참 맑은 이야기’(법정 지음,동쪽나라 펴냄)는 그가 지금까지 낸 수필집 속에서 어린 독자들이 읽어 좋을 법한 내용을 따로 간추려 담은 책. 그의 글이 언제나 그렇듯,책은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익숙한 글감에서 시작해 뼈대를 잡고 살을 붙여 뭉근한 감동을 길어올린다.짤막짤막한 글들은번번이 올바른 삶의 자세를 귀띔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직접 듣고 본생활 속의 체험이 소재가 되는 건 물론이다. 스님이 내미는 가장 큰 메시지는 ‘사랑’과,모두가 함께 나누는 ‘평화’.‘참 좋은 이야기’편의 첫 이야기에서부터 코끝 찡한 울림이 전해온다. 일본 소설에서 읽었다는 어느 제과점 아가씨 이야기.얼굴 한번 본 적 없는병상의 환자가 자신의 가게 빵이 맛있다고 하자 그에게 빵을 전해주려고 멀리서부터 애써 걸음한다는 미담.스님은 길게 여운이 남는 말을 덧붙인다.“상인의 길이 곧 인간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거래에 인정이 오고가야 합니다.인정이 오고가지 않는다면 사람이 나서서 할 필요도 없습니다.” 넌지시 에둘러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귀띔하기도 한다.가난한 절의 노스님 이야기.끼니조차 간신히 때우는 가난한 노스님이,자신보다 더 가난한 사람이절을 찾아오자 낡은 불상을 고치려고 모아둔 구리판을 선뜻 내준다는 내용이다.가슴 더워지는 ‘나눔의 말’이 어김없이 뒤따른다.“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선 나눠가질 줄 알아야 합니다.이웃은 내 몸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또 하나의 몸입니다.한 뿌리에서,생명의 커다란 한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가 바로 이웃이기 때문입니다.내 자신은 커다란 생명의 나무에 속한 하나의가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데 불교의 윤회사상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기도 한다.“옛날,어느 나라에…”로 시작되는 황금빛 사슴 이야기는,지구상 그어떤 미물의 생명도 존귀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치게 한다. 시종 경어체로 진행되는 이야기 사이사이로 때론 소나기처럼 시원하고 때론이슬비처럼 소담스러운 천연색 그림들이 등장해 책장 넘기는 재미를 더한다. “빨리 빨리”구호가 난무하는 세상 틈바구니에서 덩달아 속도전을 치르는어린이들에게 책은 ‘느리게,사색하며 사는’ 즐거움을 가르친다.어른 독자들에게도 모자랄 게 없다.고즈넉한 절집 한 모퉁이에 앉아 향기로운 법어를듣는 것 같다.각권 7500원. 황수정기자 sjh@
  • 재테크가이드/사망 2년전 처분 재산도 상속세 상속일 이후까지 보유해야 유리

    회사원 김모(40)씨는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상속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는 통지서를 받았다.부친이 돌아가시기 전에 시골에 있는 시가 3억원짜리 부동산을 매각했다는 것이 이유였다.하지만 김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처분한 재산도 상속세 부과 대상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상속세를 계산할 때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사망일 이전에 재산의 일부를 미리 처분하거나,예금 등의 금융자산을 빼내는 것이다.상속세는 사망일을기준으로 계산한다.따라서 부모가 사망하기 이전에 재산을 처분하거나 금융자산을 인출할 경우 상속세법상 불리해지기 십상이다. 절세 방법으로 적절치 않은 것이다.상속·증여세법은 상속개시일 이전에 팔아치운 재산이나 금융기관에서 인출한 돈이 1년 이내의 기간동안 2억원 이상인 경우나 2년 이내에 5억원 이상이면 상속한 것으로 간주한다.상속세를 줄이려고 사망이 임박한 부모가 편법으로 상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다만이런 경우에도 처분한 재산액이나 인출한 금융자산을 어디에 썼는지 자녀가입증하면 상속재산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또 부모가 돌아가시기 전에 부모 재산에 손대면 불리한 점이 몇가지 더 있다.부모가 맡긴 돈을 자녀가 빼낼 경우 금융자산 상속공제를 받지 못한다.금융자산 상속공제는 사망일을 기준으로 남아있는 금융자산의 20%(2억원 한도)를 공제해 준다. 사망일 이전에 재산을 팔면 판 가격(실거래가액)으로 과세될 가능성이 있다.상속·증여세는 실거래가액이 확인되면 실거래가액으로 과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처분하지 않고 상속시점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기준시가에 의해 과세될 수 있지만 미리 처분하면 실거래가액으로 과세돼 상속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부모의 사망일 이전에 판 재산 가액이나 인출한 금융자산의 사용처를 상속인이 소명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과세관청과 분쟁이 있을 수 있으므로,상속을 앞둔 시점에서는 처분하는 것보다 보유하고 있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도움말=원종훈(元鍾勳·세무사)우리은행 PR사업팀 과장) 오승호기자 osh@
  • 회암사 중창한 나옹화상 사리탑

    흔히 절에서 만나는 부도는 고승의 무덤이다.부처 사리를 모신 탑처럼,고승의 사리를 모신 부도도 경배의 대상이 됐다.선종(禪宗)이 유행하면서 스스로 깨달은 고승은 부처와 다름없는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회암사가 발굴 결과와 같은 큰 절이 된 데는 왕실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 중창불사를 한 나옹화상(懶翁和尙·1320∼1376)의 역할이 컸다. 보제존자(普濟尊者)나옹은 죽어서도 한국미술사에 적지않은 흔적을 남겼다.한 사람의 것으로 믿기지 않을 만큼 다양한 지역에,다양한 형태의 사리탑이만들어졌기 때문이다.나옹의 사리탑은 회암사와 여주 신륵사,원주 영원사 등 세 곳에 남았다. 회암사에 있는 나옹의 사리탑은 통일신라말 고려초에 크게 유행한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을 계승한 것이다.팔각지붕에 둥근 형태의 사리탑이다. 영원사 것(보물 제358호)은 통일신라 시대에 완성된 전형적인 삼층 불탑과겉모습으로는 전혀 구분이 되지 않는다.동·서탑에 하나씩의 사리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며,둘 다 1915년에 경복궁으로 옮겨졌다. 신륵사의 보제존자 사리탑(보물 제228호)은 석가의 진신사리를 모신 양산통도사의 계단(戒壇)과 맥을 같이한다.종과 닮았다 하여 석종(石鐘)이라고도 불리며,조선시대를 풍미한 석종형 부도의 원조 격이다. 영원사나 신륵사 모두 부처의 사리탑과 같은 형태로 부도를 만든 것을 보면,나옹이 회암사 주지 시절 법회에 참석하려는 사람들로 길이 메워질 지경이었다는 기록이 아니더라도,얼마나 추앙받은 존재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나옹의 ‘서왕가(西往歌)’는 한국 가사문학의 효시로 인정되며,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그의 어록인 ‘나옹화상가송(懶翁和尙歌頌)’은 보물 제697호이다. 서동철기자
  • 양주 회암사 “옛 명성 사실이네”

    경기도 양주군 회천읍에 있는 회암사의 옛터가 역사에 기록된 명성에 걸맞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경기도박물관과 기전문화재연구원은 지난달 말 마무리한 제5차 발굴조사에서 건물터 7곳을 추가로 확인했다.이로써 1997년 이후 시굴 및 4차례의 발굴 조사에서 드러난 건물터는 모두 50군데가 됐다. 목은 이색이 남긴 ‘천보산회암사수조기(天寶山檜巖寺修造記)’에 따르면고려말 중창 당시 회암사 건물은 모두 262칸.현재까지 확인된 건물터가 222칸에 이르는 만큼 일부 남은 지역의 발굴이 이루어지면 목은의 기록이 사실임이 밝혀질 것이다. 지난 6월14일 시작된 제5차 발굴조사에서는 건물터 안에서 한 개의 큰 통돌로 가공한 수조가 확인됐다.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으나 형태로 보아 욕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절터 북동쪽 계곡에서 완벽한 형태의 집수정(集水井)을 찾아낸 것은 조경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커다란 판석으로 긴 네모꼴의 우물을 만들어,흘러내려오는 물을 채워 식수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밖에 두 점의 소조 인물두상을 비롯하여 회암사가 왕실과 깊은 연관을 맺었음을 보여주듯 용을 돋을새김한 암막새 등 많은 유물이 나왔다. 그러나 회암사터 발굴의 가장 큰 소득은 절터 그 자체다.드러난 유구만 가지고도 절터에서는 장엄미가 느껴진다. 주말이면 찾아드는 적잖은 답사객들도 하나같이 감탄사를 토해놓는다. 발굴이 이루어지기 전에도 회암사터는 무학대사의 부도와 쌍사자석등,선각왕사비 등 보물 셋과,지공선사·나옹화상의 부도와 석등,당간지주,거대한 맷돌 등이 있는 문화유산의 보고였다. 2005년쯤 발굴조사가 마무리되면 수도권 최대의 절터이자,경기 북부 지역에서 가장 매력있는 문화유적지로 떠오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 마침 경기도에서도 10만평에 이르는 회암사터의 종합정비 계획을 세워,경관을 해치는 이웃의 레미콘 및 섬유공장 등을 이전하고 유물전시관을 세우는등 역사문화 교육의 중심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회암사는 고려 충숙왕 15년(1328년)인도 고승 지공이 창건한 뒤 우왕 2년(1376년)지공의 제자인 나옹이 다시 지었으며,조선 성종 3년(1472년)세조비 정희왕후가 세번째로 크게 고쳤다.조선 태조 이성계는 왕위를 물려준 뒤 이 곳에서 머무른 것으로 알려진다. 조사단은 그동안의 발굴에서 드러난 정청(正廳)과 동·서 방장지(方丈址)가 왕실과 관계된 건물지로 추정한다.이곳에서,경복궁 같은 궁궐지에서 주로나온 청기와가 다수 출토된 것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회암사가 폐사된 시기는,‘조선왕조실록’에 송도 유생들이 회암사를 태우려 한다는 소문에 왕이 걱정하는 내용(명종 21년,1566년)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조사단은 보고 있다. 실제로 발굴 결과 전각들은 하나같이 불에 탄 흔적이 있고,불상의 머리 부분만이 잘려진 채 몸통과 다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되기도 했다. 회암사터에는 발굴자료관(월요일은 휴관)이 마련되어 출토유물과 영상자료를 볼 수 있고,관계자들의 안내로 발굴현장도 둘러볼 수 있다.(031)865-0390. 양주 서동철기자 dcsuh@
  • [21세기 이혼풍속도](3)부자남편, 가난한 남편

    “당신 돈이 없어서 나한테 못쓰는 거야,아니면 있는데도 안 쓰는 거야?” 미국에서 박사 과정에 있는 황모(33)씨에게 아내(26)가 한국으로 떠나며 마지막으로 던진 ‘비수’였다.결혼 2년 만의 파탄이었다.중매반 연애반으로만난 아내는 집안이 넉넉한 그와 결혼하면서,내심 유학생이더라도 안락한 삶이 보장될 것을 기대한 모양이다. 그러나 그는 학비와 생활비를 부모에게 타써야 하는 형편이라 “학생 신분에 맞게 살자.”고 아내를 설득했다.계속 삶의 질과 안정성을 문제삼던 아내는 ‘내게 이렇게밖에 못 해주느냐.’면서‘가난한 남편’과는 더이상 못살겠다며 떠나버렸다. 경제적 풍요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갈라서는 부부가 늘고 있다.특히 상대방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려다 좌절한 젊은 남녀가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결혼 2개월 만에 별거에 들어가,넉달 뒤 이혼한 전문직 종사자 강모(27)씨는 아직도 악몽을 꾸는 것 같다.회계사인 남편은 결혼 전에는 그녀의 출퇴근길을 자가용으로 챙겨줄 만큼 자상했다.가끔 “내게 부채가약간 있다.”고말해 마음에 걸렸지만,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그러나 결혼 직후부터 남편은 시어머니와 함께 “청소도 안 하고 사느냐.”는 등 온갖 트집을 잡다가급기야 주먹까지 휘둘렀다.남편이 결혼전 진 은행빚 4000만원을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을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기타 결혼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사유’로 이혼상담을 하는 부부 가운데 경제적 갈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높아진다고밝혔다.지난해 상담자료를 분석해 보면,여성의 상담 사례에서 ▲경제적 갈등 8.1% ▲생활무능력 5.5% ▲빚 6.1%로 경제문제가 모두 19.7%에 이른다.남자는 ▲경제적 갈등 5.2% ▲생활무능력 0.3% ▲빚 5.0% 등 합쳐서 10.3%이다. 상담소 측은 최근 경향이 1998∼99년에 많이 나타난 ‘IMF이혼’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한다.외환위기 때는 국가경제 파탄이 가정경제 몰락과 더불어 이혼을 끌어냈다.반면 이제는 소비를 절제하지 못하는 개개인 스스로가 문제의 출발점이다.‘명품(외제 브랜드)’을 선호해 씀씀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습관,‘대박’을 꿈꾸는 일확천금주의 등이 이유다.특히 신용카드 빚과 무리한 주식투자 등으로 가정경제가 파탄나 이혼상담을 요청하는 20∼30대젊은 부부가 급증했다고 한다. 회사원 이모(37)씨는 쇼핑중독증인 아내에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선언했다.그는 “아내의 카드를 모두 잘라도 서너달 뒤면 카드사들로부터 연체금 독촉전화가 걸려온다.결혼 6년 동안 벌써 2000여만원씩 세차례나 갚아줬다.”고 하소연한다.아내를 추궁하면 서너달 잠잠하다가 다시 전쟁이 시작된다.그는 또 언제,어느 카드사에서 올지 모르는 ‘독촉전화’ 때문에 전전긍긍한다. 남편이 아파트를 담보로 1억 2000만원을 빌려 주식투자를 했다가 최근 ‘깡통을 찬’ 사실을 알게 된 전업주부 한모(32)씨는 월급 200만원에서 은행이자로 80만원을 떼어내면서,남편과 미래를 꿈꾼다는 것이 부질없다고 느끼고있다. 상담소의 사례들에서는 40대 가장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도 엿보인다.강정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요즘 40대 남자들은 여성의 경제적 자립의식을악용해,부인에게 당신이 벌어 먹으라고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최근엔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비전없는 샐러리맨 남편을 뒤치다꺼리하며 인생을 허송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혼소송을 내는 일도 심심치 않게일어난다.대학강사 김모(35)씨는 결혼 뒤에도 미국에 유학가 공부를 계속할생각이었다.그러나 샐러리맨인 남편은 “강사 월급이 얼마나 되겠느냐.”며살림이나 하라고 요구했다.김씨는 “남편을 통해 얻을 것이 너무 적다.차라리 계속 공부해 교수가 되겠다.”며 이혼소송을 냈다.남편과 함께 미국에서박사 학위를 따 국내대학의 교수로 임용된 최모(42)씨는,남편의 교수임용이늦어지자 친정 쪽에서 “뭐가 아쉽냐.혼자 살아라.”고 종용해 이혼한 사례다. 이혼전문 변호사들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세상이지만,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려면 아무래도 남자가 재력이나 권력 등 능력 면에서 여자보다 나아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분석을 내리기도 한다. 문소영기자 symun@ ★전문가 조언 한 야구선수가이혼을 결심했다.그가 파경의 원인으로 밝힌 것은 두 가지.시부모와의 갈등과 낭비벽이었다.그러나 아내는 인터뷰를 통해 ‘오빠(남편)와 같이 쓴 것이고,수입에 비해 별로 큰 소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제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최근 젊은 부부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일부 부부는 ‘명품’아니면 상대하지 않는 등 미혼 시절의 소비 취향을 유지하려고 해 문제를 일으킨다.결혼한 뒤 자동차 할부,해외브랜드 의상할부 등으로 인한 빚이 나타나 갈등을 빚기도 한다. 강정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가정경제는 결혼생활의 물적 토대다.일방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사소한 정보라도 남편(부인)과 나눠야 한다.”며 “그러지 못할 경우 수습해야 하는 쪽에서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다.”고 충고한다.아울러 부부 씀씀이를 신혼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콩나물값까지 의논할 필요는 없지만 일정한 액수를 기준삼아 그 이상은 상의해서 사용처를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것. 결혼 전에 건강진단서를 첨부하듯이 앞으로는 ‘빚 없음’을 증명하는 일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명숙 변호사는 “부부가 사이 좋을 때는 아내의 사치 성향을 모른 척하다가 이혼 사유로 갑자기 문제삼는 남편들도 있다.”면서,가정법원에서 남성이 제기하는 이혼 사유의 3대 레퍼토리가 ▲시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않는다 ▲밥·빨래를 안 해준다 ▲낭비벽·사치벽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진출이 늘어 여성의 경제능력이 늘어난 것을 이혼 증가 원인으로 꼽기도 하지만 법원까지 오는 여성 중에는 “위자료도,재산분할도 필요없다.이혼만 하게 해 달라.”는 여자도 적지 않다며,여성의 경제력 운운은 인과관계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소영기자 ★어설픈 효자남편 “효자는 좋은 남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아줌마들은 이구동성 “맞아!”라고 외칠 것이다.더 나아가 “시집살이가편하려면,효자랑 결혼해선 안된다.”고 단언할 것이다.아줌마들은 또 ‘시’어머니·‘시’누이·‘시’집에 질려 ‘시’금치도 먹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물론 처녀들은 결혼이 뭔지 모르면서 “마음씨를 봐야지 무슨 얘기냐.”라며 훈계까지 하려고 들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현대판 효자’들의 어설픈 마음 씀씀이는 어머니의 심기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살 맞대고 사는 마누라의 마음도 피멍들게 한다.아내와 시집의 알력을 중재하지도,아내를 진압하지도 못한다.어정쩡하고 어설프게 굴수록,어머니·아내는 물론 가족 모두가 피곤하고 불편하다.그러니 좋은 남편이 될 수 없고,결과적으로 효자도 되지 못한다.그렇다면 어설픈 효자들은 어떤 이들인가. 노래방에서 트로트 ‘불효자는 웁니다’나 ‘칠갑산’을 애창하는 남자는거지반 어설픈 효자일 가능성이 높다.부모에 대한 부채 의식을,겨우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채 ‘콩밭 매는 아낙네야∼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며 멜랑콜리하게 구는 것으로 푼다.맨정신으로는 안부전화도 거의 하지 않는다.피곤하다는 핑계로 명절이나 생신에 간신히 얼굴만 비추며,길 막힌다고 금세 돌아간다.혹여 어머니가 아내 흉을 볼라 치면 얼른 자리를 피하면서도,아내가어머니를 흉볼 양이면 두눈을 부릅 뜨며인상을 쓴다.두 여자 모두에게 위안이 되지 않으므로,고부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애당초 그들은 병구완을 위해 제 넓적다리를 잘라 고기반찬을 대령한 효자나,한겨울에 산딸기를 구해온 전래동화 속의 효자와 차원이 다른 것이다.효도를 직접 하기보다는 아내를 대리인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하려는 한국 남자 중에는 “이 여자랑 결혼해 부모님 잘 모시려고 한다.”며 허락을 간청하기도 한다.한 중국계 미국인은 이 말에 깜짝 놀라 “이 여자를 너무 사랑한다.그래서 행복하게 해주고,나도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남자들은 마누라가 ‘예쁘면’,처가 말뚝에 대고 절을 한다고들 말한다.아내도 남편을 사랑하면 시집 식구들에게 공손하게 군다.때로 부당한 대우를받더라도 견뎌나간다.그 전제 조건은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이다.시집은,아내에게는 낯선 사람이 모인 사회다.오직 남편만이 아내가 비빌 언덕이다.때론 시어른이 “못난 놈.”하며 남편을 내치는 소리가,마을 어른들의 “효자났다.”는 칭송보다 아내들에겐 힘이 된다. 어설픈 효자 아들이여,효도는 아내를 내세우지 말고 직접 하는 것이 옳다.또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은 그 남편인 아버지에게 맡겨놓아도 된다. 요즘 장모와 사위의 갈등이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친정부모에게 육아를 떠맡기는 ‘어설픈 효녀’들이 어설픈 효자들과 다를 것이 무엇일까 하는마음이 새삼 든다. 문소영기자
  • 美소비자지수 6개월만에 반등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던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이달 들어 반등세로 돌아서 추수감사절에서 성탄절로 이어지는 연말 대목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하고 있다.그러나 상승폭은 월가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날 나스닥종합지수는 2.53%(37.50포인트) 떨어진 1444.40에 거래가 마감됐다.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5%(172.98포인트) 밀린 8676.42를,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10%(19.57포인트) 하락한 913.31을 각각 기록했다. 미국의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 보드는 26일(현지시간)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84.1을 기록해 지난달 79.6에 비해 4.5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콘퍼런스 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0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특히 10월에는 13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9년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으나 이번상승으로 전달의 하락폭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만회됐다. 올해 소비자신뢰 관련 지수를 세부 내용별로 보면 현재상황지수는 77.2에서 77.6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미래예측지수는81.1에서 88.4로 크게 개선돼 장래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커졌음을 반영했다. 앞으로 6개월간의 경제전망에 관한 콘퍼런스보드의 조사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조사대상자는 지난달 22.1%에서 이달에는 18.9%로 줄어든 반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15.3%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17.9%에서 19.0%로 늘어났으며경제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19.3%에서 19.9%로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14.3%에서 11.4%로 크게 줄었다. mip@
  • ‘절도누명’ 수서경찰서 감사

    서울경찰청은 27일 절도 누명을 쓴 콜밴 기사 장모(43)씨가 2개월 만에 무혐의 처리된 사건(대한매일 11월27일자 31면 보도)과 관련,관할 수서경찰서와 담당 수사관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당초 수사과정에서 장씨의 주장과 해명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고소인 이모(36)씨의 진술 위주로 사건을 처리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편파·강압 수사의 고의성,장씨 가족에게 협박성 전화를 한 경위,고소인과 합의를 종용한 배경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경찰은 또공항세관측이 “사건 당일 분실물 습득 사실을 이씨측에 알렸다.”고 확인한 반면 이씨는 “전혀 연락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구체적인 경위를파악하기로 했다. 이영표기자
  • [마당]베푸는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최근에 일본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격년으로 열리는 이 심포지엄이 끝난 후 참관기를 쓰기 위해 지난번 일본작가 호시노 도모유키가 쓴참관기를 읽어보았다. 그는 이 ‘한·일문학 심포지엄’이 “자신의 세계관이 바뀌는 듯한 체험이었다.”고 토로하고 있었다.그것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깨닫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한·일 양국 작가들의 작품을 서로 교환하여 읽고난 뒤 창작 과정의 내밀한 문제를 토론함으로써 양국 문학의 현재적인 의미를 도출해내는 것’이 목적인 심포지엄이 후년엔 기약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우리 쪽에서는 여러 기관의 후원을 받아 참여했으나 일본 쪽의 사정은 그렇지가 못했다. 후원해 줄 만한 곳을 찾지 못한다면 일본 쪽에서는 후년에 이 모임에 참가할 수 없고,그렇게 되면 십 년 동안이나 지속되어 온 ‘한·일문학 심포지엄’은 중단될 위기에 놓이는 것이다.양국 작가들이 만나 서로의 문학에 관해대화하고 특별한 체험과 문학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영영 사라져버리고마는 것이다. 이런 곤란한 문제가 우리 쪽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건 여러 가지로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다. 유행이라면 뭐든 딱 질색하는 사람이지만 최근 나는 ‘기부 문화’에 관해생각해 보게 되었다.뭐든 한가지 알기 시작하면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새롭게 들어오는 모양이다.나는 기부문화를 이끌어가는 ‘아름다운 재단’이라는 단체가 있는 줄도 몰랐고 기부 사이트가 확산되고 있는지도 몰랐다.그만큼 기부라는 것은 여유있고 풍족한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연평균 1인당 기부액은 9만 8000원이며 전 국민의 57%가 기부해본 경험이 있다고 하니 사실 우리 국민들은 기부에 관해 호의적인 편이라고 할 수 있다.그 57%에 나는 단 한번도 끼어본 적이 없긴 하지만. 모 광고회사로부터 광고 섭외를 받았을 적엔 그냥 웃고 말았다.지면광고에비하면 출연료도 그리 적은 건 아니었다.그래도 거절했다.얼마 후 다시 연락이 왔는데,이번엔 그 쪽에서 말하는 컨셉트란 게 달라져 있었다.출연료도 대폭 줄어들었고출연하는 사람도 ‘일하는 여성’중심으로 100명이나 된다는것이었다.게다가 출연료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적은 그 출연료마저 절반의액수는 기부를 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었다.…기부라고? 그때쯤에선 나는 차마 거절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리고 나는 내 어머니와 상의를 했다. 독실한 불자이긴 하지만 아등바등 살림하기에도 빠듯한 어머니가 절에 기부한 가장 큰 금액은 삼만 원을 넘지 않을 것이었다.그동안 글을 쓴다고 사회에 이름을 내걸고 살아오긴 했으나 나는 기부라는 건 해본 적이 없다.수해가 났을 때도 성금을 모금하는 ARS 다이얼을 누른 사람도 내가 아니라 어머니였다. 광고회사 직원과 통화를 하는 사이,많은 생각들이 흘러갔다.섭외를 하는 사람도 ‘거마비 정도’의 출연료라고 했지만 그 금액은 보기에 따라 적은 금액이 아닐 수도 있으며 또 거기서 절반을 기부한다는 건 기분좋고 흐뭇한 일이었다.그리하여 나는 생전 처음 내 노동을 통해 기부라는 걸 해보게 되었다. 헨리 데이빗 소로는 “가장 커다란 행복은 한해가 끝나갈 무렵,바로 그때가 시작하던 때보다 나았다고 느끼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이제 곧 거리에나타날 구세군의 자선냄비도 우리의 기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기부문화가 확산된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누림에서 나눔으로’의 확산 운동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옆에 있는 사람이 외롭거나 고통받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의 잘못이다. 조경란 소설가
  • 클로즈 업/ MBC 자연다큐 ‘갑사’ -계룡산 山寺의 이색가족 소개

    MBC ‘갑사’(오후11시30분)는 계룡산 중턱 작은 절인 갑사의 1년을 촬영한 자연 다큐멘터리다. 사과를 먹고 있는 물까치 무리,쓰레기를 뒤지고 있는 찌르레기 등의 모습은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봄이 오면 새들은 짝을 맞이해 살 집을 찾는다.이때쯤 노랑할미새는 갑사 돌담 틈새에 둥지를 틀고 이미 새끼들을 낳아 기르고 있다. 갑사의 종이들은 남아나는 게 없다.왕바다리들이 집을 지으려 갑사 안의 종이는 물론 나무문까지 물어 뜯어가기 때문.뜯어 온 종이를 열심히 씹고 침으로 반죽해 집을 짓는다.이웃에 자리를 잡은 말벌들도 집을 짓는다.어느새 갑사의 모든 처마 밑은 각종 벌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갑사 앞 가로등에 은신처를 만든 박새 가족.새끼에게 먹이를 먹이고 새끼의 똥을 입으로 받아 나가는 박새부부의 모습은,인간들이 자식을 기르는 모습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숲새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완벽한 분업의 노래다.수컷은 암컷이 새끼들을 위해 먹이를 물고 둥지로 안전히 돌아갈 수 있도록 노래로 길을 인도한다. 이밖에 둥지의 재료를 모으며 일년을 준비하는 굴뚝새,날아드는 꿀벌을 낚아채는 말벌,자신들의 애벌레를 죽이며 엽기 행각을 벌이는 뱀허물쌍살벌 등 작은 산사 갑사에 사는 색다른 가족들을 소개한다. 주현진기자 j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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