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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삶은 오직 틈새에 내리건만/ 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

    작년 여름에 가본 우즈베키스탄의 고도 부하라는 내 가슴에 잔잔한 감흥을 남겼다. 부하라의 명물인 칼랸 미나레트 건축 과정에 나타난 마음의 틈이 내게 들어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12세기 초 왕명을 받아 건축을 맡았던 타지크인 건축가 바코프는 받침돌을 놓고 사라졌다.3년의 수소문 끝에 찾아내어 문초를 하자 “땅이 비옥하고 맑은 샘물이 있는 곳이라 기저를 다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여 자리를 떴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그의 속마음은 다른 데 있었다. 탑 공사로 인해 건조한 지역에서 야생동물들이 생명을 부지하는 데 필요한 물을 구할 수 있는 장소가 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 곳에 인간이 축조물을 만드는 행위는 바로 이들 생명의 서식지를 없애는 일이다. 그는 생물의 보금자리에 탑과 구조물을 건립하는 공사가 달갑지 않았다. 대안으로 동물들에게 새로운 곳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을 주자고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말 없이 사라진 이유였다. 다행히 왕도 한 발 물러서는 마음의 여유를 보였다. 그리고 몇 백 년이 지나 나는 바코프의 탑을 보았다. 내 마음에도 한 줄기 틈이 내렸다. 지난 1년 가까이 맡겨진 숙제를 하기 위해 시간이 나는 대로 우리나라 사찰을 보러 다녔다. 신심을 다지는 일은 아니지만 명승을 보는 여유만으로도 마음이 추슬러지는 느낌을 받는다. 내 빡빡한 일상에 벌어지는 틈을 주는 일이니 어찌 가벼운 인연이겠는가? 그러나 절에 가까이 다가서면 언제나 아쉬움이 돋는다. 느슨하던 사찰에 숨 막히는 덧칠이 곳곳에 나타난다. 속세의 빡빡한 마음이 사찰 주변을 파고들어 틈이란 틈은 거의 메워놓았다. 명승고찰과 인연으로 조금 벌어진 삶의 틈으로 뜻밖의 막힘이 내 눈을 점령한다. 흙길은 사라지고 진입로는 물샐 틈 없는 물질로 덮였다. 이제 마음을 가다듬으려 일주문 아래로 걷는 발걸음을 허용하는 절은 거의 없다. 차를 타고 빠르게 옆으로 돌아가니 일주문의 존재도 잊었다. 그런 속도에 틈이 들어서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축대를 쌓은 돌 틈에는 시멘트가 자리를 잡았다. 이제 사찰을 끼고 도는 배수로가 정겨운 경우는 매우 드물다. 돌 틈으로 드나들던 생명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삶터를 잃은 미물들이 생명을 부지하기나 했을까? 이런 모습은 내 눈을 거쳐 숨 막히는 마음을 낳는다.“자비가 생명인 스님들이 간접 ××을 하는구나. 세상의 때를 씻어내려야 할 부처님의 집이 오히려 병든 중생의 마음에 물들었구나.” 나는 이 어두운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이미 그 속에 갇혀 있다. 밤새 헤매도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손오공처럼. 틈을 메우는 마음이 절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보기엔 돈이 가는 곳엔 어김없이 틈은 사라진다. 전통 마을숲 고목의 틈도 하나씩 이상한 물질로 채워지고 있다. 내가 잘 한다고 관여했던 시민단체의 재정 지원도 죽은 나뭇가지를 잘라내고, 나무 구멍을 메워 보금자리를 틀었던 원앙을 몰아내는 쪽으로 가버린 경우가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은 전통 마을숲에서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은 돈이 고목의 외과치료비가 되어 비슷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고목 틈새에 살던 더 많은 생명이 삶터를 잃었을 터이나 무딘 눈과 빡빡한 마음이 제대로 볼 틈이 없다. 삶의 틈새에서 깨우침을 얻은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지는데 세상에 살만한 틈이 사라지고 있다. 잠시 멈춰 서서 틈새에 삶터를 내렸던 생명은 어찌할지 한 번 정도 생각할 마음과 돈의 틈은 없을까? 빡빡해진 사람들 마음에 틈을 끼워 넣지 않는 이상 생명이 깃들 틈은 하나씩 경관 속에서 사라져갈 것이다. 그리고 틈을 만날 기회는 줄어들고, 자라는 세대의 마음은 더욱 빡빡해지겠구나! 삶이 오로지 시간과 공간에 자리잡은 틈새에 내린다는 사실을 너와 내가 깊이 깨칠 틈은 언제나 올까? 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
  • ‘스페인어 버전 미국국가’ 논란 가열

    미국내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출신의 히스패닉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스페인어로 된 미국 국가가 유행되고 있어 정체성 논란이 뜨겁다. 28일 CNN 등에 따르면 영국의 음악 제작자 애덤 키드런이 만든 스페인어로 된 미국 국가가 마이애미 등 히스패닉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스페인어 라디오 방송국에서 이날 아침 일제히 출시됐다. 이미 미국내 ‘히스패닉 지역’에선 스페인어로 된 이 미국 국가가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어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이민자의 권리를 위한 국가’로도 불리는 이 스페인어 버전의 곡 제목은 ‘우리의 국가(Nuestro Himno)’. 2절은 원래 오리지널 영어판 가사에 있는 “두려워 침묵하는 오만한 적의 무리들이 쉬고 있는 곳”을 “우리는 평등하다. 우리는 형제들이다. 이것이 우리의 국가”란 표현으로 완전히 개사했다. 영국과 미국간 독립전쟁 때의 가사와는 달리 이민자의 꿈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스페인어 버전의 국가는 ‘라티노’로 불리는 중남미에 뿌리를 둔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동화하길 거부하는 느낌을 주고 있어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셸 몰킨 등 보수 논객들은 스페인어 버전의 곡제목을 ‘불법 이민자들의 국가’로 바꿔 부르면서,“‘우리는 미국인이 아니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일부에선 미국이 영어와 프랑스어를 혼용하는 캐나다처럼 분열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페인어 라디오 방송국의 아침 프로그램 진행자인 페드로 비아기도 “스페인어로 미국 국가를 부르며 돌아다니는 것은 우리의 일이 아니다.”며 비판했다. 반면 지지자들은 “스페인어 버전은 영어를 아직 배운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는 방편”이라면서 “이는 영어를 배우는 과정의 한 부분이지 영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변호했다. 이같은 논쟁은 히스패닉 인구가 2020년까지 흑인인구를 넘어서면서 백인에 이어 미국의 한 축을 이룰 것이란 전망 속에 더욱 가열되고 있다. 미국 국가 ‘성조기는 영원하라.’는 1780년대경 영국에서 유행했던 권주가에, 독립전쟁 때인 1814년 포트 매켄리에서의 폭격전을 본 프랜시스 스콧 키가 시를 만든 것이 가사가 됐으며 1931년 정식 국가로 인정받았다. 이 노래를 만든 키드런은 이 스페인어 버전을 MP3로 만들어 이메일로 유포할 준비까지 마쳤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최근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의 61%가 국가 가사 전부를 알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코트의 악바리서 MVP 거머쥔 강혁

    [스포츠 라운지] 코트의 악바리서 MVP 거머쥔 강혁

    96년 대학농구연맹전 2차대회 경희대-중앙대 전이 열린 잠실학생체육관 . 경희대의 강혁은 레이업슛을 던지고 착지하다 왼발목이 돌아갔다. 이튿날 발이 퉁퉁 부어 농구화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는 가위로 신발을 잘라 억지로 밀어넣고 테이프로 고정한 뒤 최부영 감독을 찾아가 뛰게 해달라고 졸랐다. 물론 허락 대신 불호령이 떨어졌고 강혁은 펑펑 울었다. 결국 경희대는 연세대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날 악바리로 만든 감독님 대학농구대회가 한창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강혁(30·삼성)을 만났다.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직후라 피로가 뼛속 깊이 쌓였지만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은 것.10년 전 일을 묻자 강혁은 쑥스러워했다.“그땐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부상은 쉬다 보면 낫지만 우승 기회는 자주 오는 게 아니거든요.” 강혁은 농구판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악바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공을 잡았지만 키가 자라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핸디캡은 그를 연습벌레로 만들었다. 누구보다 일찍 나와 뜀박질하고 공을 튀겼다. 간절한 바람이 통했을까. 고교생이 된 강혁은 콩나물처럼 쑥쑥 자랐고 고3때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다 최부영 감독의 눈에 띄어 운명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유명한 최 감독은 ‘사랑의 매(?)’로 잘 알려져 있다.“많이 예뻐하시면서 혼내기도 많이 하셨죠. 덕분에 다른 경희대 출신처럼 근성과 오기만큼은 확실히 몸에 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최 감독과 ‘사고’도 많았다. 경희대 농구부에 전설처럼 내려온 ‘목포 항명사건’이 대표적.2학년 때 목포 앞바다의 신지도로 훈련 가서 영화 ‘실미도’의 특수부대원처럼 보름 동안 갯벌과 산을 뛰어다녔다. 고된 훈련이 끝나고 동문 선배 안준호(당시 진로) 감독이 후배들을 격려 방문했다. 지금도 소주 1병이 한계인 강혁은 공복에 술을 받아마시다 금세 취해 졸았다. 멀찍이 앉아 있던 최 감독이 “혁아 이리와라. 술 한잔 줄게.”라고 몇 차례나 얘기했지만 알아듣지 못했다. 고개를 푹 숙인 모양새를 보고 오해한 최 감독이 버럭 호통치자 비몽사몽이었던 강혁은 “죽일 테면 죽여봐요.”라며 냅다 대들었다. 군기가 센 농구부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MBC컵 대회가 임박한 터라 최 감독은 처벌을 잠시 유예했고, 강혁은 그 대회에서 죽기살기(?)로 뛰어 간신히 ‘사면’을 받았다. ●또다른 스승, 어머니 소문난 효자인 강혁은 어머니 최은예(58)씨만 떠올리면 말을 잇지 못한다. 지난 25일 생애 첫 MVP를 받고 활짝 웃으며 인터뷰를 하다가도 “내가 넘어질 때마다 눈물 흘리는 어머니가 가장 생각난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오늘날의 강혁을 만든 숨은 공신. 강혁이 좌절할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다. 경희대에서 ‘에이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강혁은 프로 데뷔 뒤 선배들에 밀려 벤치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자신은 넘쳐나는데 뛰지 못하니 답답했죠. 이러려고 농구를 했나란 생각까지 들더라고요.”라고 회상했다. 어머니는 혼자서 끙끙 앓던 강혁에게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라. 언젠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단다.”라며 마음을 다잡게 했다. 강혁은 시즌 중에도 매일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결혼한 형과 누나가 분가를 해서 ‘무뚝뚝한’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어머니에게 막둥이의 살가운 전화는 보약이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여느 선수들처럼 정규리그 MVP 같은 개인타이틀이나 화려한 기록들을 꿈꾸진 않는다.“어머니를 위해 아프지 않고 선수생활을 마치는 게 목표”라며 소박한 꿈을 털어놓았다. 다만 ‘베스트 5’와 3번째 챔프반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은퇴 이후에도 지도자는 절대 하지 않겠단다.“곁에서 지켜보면 매일매일 피말리고 고민하는 가장 힘든 직업”이라며 “교사자격증이 있으니 평범한 체육선생님으로 살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강혁 프로필●1976년 9월16일 경기도 오산 출생 ●성산초-오산중-삼일상고-경희대 ●수상경력 99∼00,00∼01시즌 식스맨상 03∼04,04∼05,05∼06시즌 수비5걸 05∼06시즌 플레이오프 MVP ●가족관계 강복수(61)씨와 최은예(58)씨의 2남1녀중 막내 ●주량 소주 1병 ●취미 혼자 외딴 절로 여행가기,TV보다 잠들기 ●이상형 착하고 현명한 여자
  • ‘새 대가리’가 웬말 새도 문법 익힌다

    “촘스키 아찌, 우리 ‘새 대가리’ 아니에요. 짹짹…….” 언어학 대가인 노엄 촘스키는 문장 중간에 구나 절을 삽입하는 문법을 인간 고유의 언어 특징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오이디푸스는 테베를 지배했다.’를 ‘아버지를 죽인 오이디푸스는 테베를 지배했다.’는 식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그런데 노래하는 새인 유럽종 찌르레기도 자신들의 말 속에서 두 ‘문장’을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가 27일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실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심리학자 팀 젠트너는 찌르레기 11마리에게 16가지 노래를 만들어 가르쳤다.‘짹짹’,‘지절지절’,‘덜걱덜걱’,‘휘휘’ 등 온갖 새 소리를 조합해서 사람의 문법과 유사하게 배열했다. 8가지는 중간에 삽입구 기능을 하는 소리를 집어 넣었고 다른 8가지는 처음 또는 뒤에 그런 소리를 배치했다. 후자는 동물의 언어 구조가 가진 특징이다. 각종 먹이를 보상으로 주며 1만 5000번을 훈련시킨 끝에 결국 9마리가 두 노래의 형태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대니얼 마골리아시 시카고대 교수는 로이터 통신에 “이제 바보를 가리켜 ‘새 대가리’라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기존의 언어학을 뒤흔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년 전 비단털원숭이를 상대로 비슷한 실험을 했으나 실패한 하버드대 마크 하우저 교수는 “흥미롭지만 촘스키와 같이 쓴 논문을 수정할 뜻은 없다.”고 말했다. 촘스키 MIT 교수 역시 라이브사이언스닷컴에 “단순한 단기 기억력에 불과하다.”며 무시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식품안전처’ 신설 차질

    국민들의 먹을거리 안전을 책임질 ‘식품안전처’(가칭)를 오는 7월 발족시킨다는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27일 “식품안전처 신설을 위한 당정협의 등 관련절차가 지방선거로 전면 중단돼 당초 목표로 잡았던 7월 발족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지방선거 이후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준비 기간이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연내 발족도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기생충알 김치’ 파동을 비롯, 중국산 납꽃게, 발암물질 장어 등 국민의 식탁을 위협하는 사고가 반복되면서 식품관리·감독기관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식품안전처를 7월까지 발족시키기로 지난달 초 결정했다. 그러나 이해찬 전 총리가 ‘3·1절 골프’ 파문으로 지난달 15일 사퇴하면서 한달 가량 추진이 지연된 데다 지난 20일 취임한 한명숙 총리가 지방선거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고위당정협의 중단을 선언하면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월드이슈] 만리장성후 中최대 역사 싼샤댐 새달 완공

    [월드이슈] 만리장성후 中최대 역사 싼샤댐 새달 완공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싼샤(三峽)댐이 마침내 세계 최대의 위용을 드러낸다.‘만리장성 이후 중국 최대’로 불리던 토목공사가 다음달 준공식을 갖게 된 것이다.1994년 착공된 지 12년 만이다.‘신중국의 아버지’ 쑨원(孫文)이 처음 댐 건설을 제안했다는 1919년부터 따지면 87년이 된다. ●세계 최대의 규모 중국에는 높이 30m 이상인 댐이 모두 4694개(2003년말 기준)나 있지만 규모나 의미에서 싼샤를 당할 수 없다. 양쯔(揚子)강 중상류인 후베이(湖北)성의 취탕샤(瞿塘峽)~우샤(巫峽)~시링샤(西陵峽) 등 장강 삼협을 잇는 댐의 제방 길이는 2309m에 이른다. 높이는 해발 185m, 저수량은 393억t으로 소양호 29억t의 15배 가까이 된다. 하나의 용량이 70만㎾로 북한 압록강의 수풍발전소 전체와 맞먹는 발전기가 26개나 된다.1800만㎾ 설비용량은 우리나라 총 전력 생산의 30%에 육박한다. 담수 작업 등 전 공정이 모두 완료되는 2009년까지 30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여곡절 싼샤댐 건설은 90년대초 중국 공산당 당사에 엄청난 정치적 논쟁을 유발했다.1992년 4월 전국인민대표회의 정식 통과에 이르기까지 논란이 벌어졌고, 리펑(李鵬) 당시 총리가 논란 종식을 선언했음에도 댐 건설에 대한 승인은 한참 후에야 났을 정도다. 2005년 1월에는 중국 환경당국에 의해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은 점 때문에 다른 30개 대형 프로젝트와 함께 공사중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2003년 9월 발효된 환경보호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를 당국에 제출해 승인을 받는 절차를 밟지 않은 때문이다. 한편 적잖은 역사적 유물이 물에 잠기게 됐다. 굴원과 중국 3대 미인의 하나인 왕소군의 고향 즈구이(枾歸)와 샹시(香溪)가 수몰된다. 제갈량의 적벽대전과 유비가 숨을 거둔 백제성 등 숱한 역사 유적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93년 이후 고고학자들은 1000여곳의 유적을 찾아내 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였으나 문화재의 원형은 되찾을 길이 없다. 두보와 이백, 백거이, 소식 등이 아름다움을 칭송한 싼샤의 절경 역시 그 맛을 잃게 됐다. ●‘미완(未完)’의 준공 이달 초부터 ‘싼샤 이민정신 기념행사’가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열렸다.‘백만(百萬) 이민(移民), 중국을 감동시키다’가 행사의 주제다. 수몰지역 주민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다. 목적은 여러 가지다. 수몰지역 ‘백만’ 주민을 위로한다는 것에서부터, 국민적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중국 정부는 1997년 싼샤댐 바로 옆에 산을 깎아 신도시를 만들고 주민 5만명을 집단 이주시키는 등 여러 곳에 수몰민 정착촌을 건설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주민들이 이주를 거부했고 보상금 확대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도시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농촌으로 돌아오는 ‘회류이민(回流移民)’도 수천만에 달했다. 준공식은 코앞에 다가왔지만 보상금 문제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2억 2000만명에 이르는 양쯔강 유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위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류지역에 대형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댐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청나라를 멸망시킨 신해혁명보다 규모가 큰 폭동사태가 야기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을 정도다. 정부로서는 댐 건설로 인한 손해보다는 관광객과 물자, 자금의 유입 등 다양한 혜택이 있을 것을 강조하는 행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이민정신 기념 행사’는 싼샤댐의 건설 목적만큼이나 ‘다목적’을 갖고 있다. 댐 건설의 성공 여부가 준공 이후에나 확인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jj@seoul.co.kr ■ 싼샤댐의 효용과 역효과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싼샤댐은 논의 단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는 찬반 논쟁을 야기해 왔다. 정부는 만성적인 홍수를 막고, 수력발전과 함께 환경을 보호하고, 물을 공급하며, 아울러 원활한 해운 수송을 통해 서부지역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대재앙을 경고한다. 홍수 방지에도, 물길 이용에도 회의적이다. 환경을 해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관측도 대두된다. ●홍수방지, 전력, 물류… 중국 역사는 1870년 7월을 잊지 못한다. 기록상 가장 긴 시간, 가장 ‘미친 듯이’ 비가 쏟아져 가장 큰 범위에, 최대의 피해를 낸 ‘1000년 만에 만나는(千年一遇) 재해’로 남았다.1931,1935,1954,1998년 대홍수도 수만명의 사망자와 수천만의 이재민을 낸 물난리였다. 특히 98년은 우리에게도 기억이 생생하다. 목까지 차오르는 강물에 뛰어든 인민해방군이 ‘인간댐’을 만들던 장면이 방송 화면으로 전달됐다. 싼샤댐은 홍수로부터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전력은 중국이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중국의 개발가능한 수력자원 부존량은 6.76억㎾로 세계 1위다.2003년 에너지 소비의 93.9%를 석탄, 석유 등 화석에너지에 의존한 중국으로서는 원자력과 함께 수력발전에 눈을 돌리는 게 자연스럽다. 운송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서부대개발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사업으로 보고 있다. 사람과 돈, 물자가 항로를 타고 서부로 흘러들 것으로 기대되면서 ‘황금 물길(黃金水道)’로 불리고 있다.4세대 지도부가 사활을 걸다시피 한 ‘신농촌건설’을 위해서도 물류 확보는 필수적이다. 물류비용은 현재의 35∼37%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재앙 우려 그러나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칭화(淸華)대 장광다오(張光道) 교수는 연간 10억t가량의 산업 및 생활폐수가 댐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싼샤 호수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댐 아래로도 강 유속이 느려지면서 산소 생성 능력이 저하되면 강은 시궁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강의 중상류에 서울보다 넓은 632㎢의 인공호수가 생기는 만큼 이에 뒤따를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 예컨대 40도를 웃도는 여름철 어떤 자연 현상을 야기할지 전망이 엇갈린다. 호수가 거대한 ‘에어컨’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가습기’가 됐을 때 어떻게 될지 의문이 나온다. 겨울도 마찬가지다. 걷잡을 수 없는 자연 재앙으로 중국은 물론 동북아 전체의 환경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여름철 수량(水量) 감소에 따른 우리나라 서해의 염분 변화와 어종의 변화 문제부터 오염 문제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한 강 퇴적물로 인해 충칭 등 주요 항구도시로 향하는 뱃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퇴적물은 오히려 더 큰 홍수를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강 주변 주민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물류 기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홍수조절을 위해서는 물의 높이를 135m 아래까지 내려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1만t급 선박이 운항하는 데 큰 차질을 빚게 되고 결국 홍수 방지를 위해서는 한동안 항운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올 초에는 댐 초기 담수 이후 흙·모래 함량이 적은 물이 새어나오면서 모래를 끌고 내려가는 능력이 증강돼 강 아래쪽의 하상(河床)을 침식, 강둑 붕괴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jj@seoul.co.kr ■ 中 국책사업 속속 마무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싼샤 댐 준공식으로 지난 세기에 시작된 중국의 주요 국책 프로젝트들이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청장철도(靑藏鐵道)’가 싼샤댐을 뒤이어 곧 첫선을 보인다. 서부 칭하이(靑海)성 거얼무(格爾木)∼티벳 라사(拉薩)간 1100여㎞ 구간에 철도를 놓은 사업이다. 해발 4000m 이상 고원구간이 960㎞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높게 깔리는 철도다.550㎞는 땅이 얼어 있는 동토(凍土) 구간이다. 공기를 1년 이상 앞당겨 지난 3월 화물열차를 시험운행한 뒤 7월 여객열차를 운행한다. 서부 지역의 수력전기를 북·중·남 3개 송전 선로 건설을 통해 동쪽으로 수송하는 ‘서전동송(西電東送)’은 2단계 공정이 진행중이다.2001년 착공돼 북선(北線) 250만㎾ 등을 포함한 송전선 건설이 완료됐다. 신장(新疆), 칭하이 등의 천연가스를 동부지역으로 수송하는 ‘서기동수(西氣東輸)’는 이미 가동에 들어간 지 오래다. 당초 목표보다 3년을 앞당겨 2004년 8월 파이프 라인 공사를 마치고 그해 12월부터 천연가스 공급을 개시했다. ‘남수북조(南水北調)’는 우리나라 한강의 연간 총유량에 해당하는 380억∼480억㎥의 양쯔강 물을 동북지역으로 수송하는 사업이다.2010∼2030년 순차적으로 개설된다.202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하이 신항만도 이미 지난 1월 1단계 개항을 마쳤다. jj@seoul.co.kr
  • [길섶에서] 고무신/이호준 뉴미디어국장

    고향친구와는 술 한잔도 인사동에서 마시는 게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 역시 ‘촌놈근성’일 터이다. 종로에서 만나 인파를 헤치며 걷는 길, 가끔 나누는 눈빛만으로도 푸근하다. 인사동 초입에서 친구가 걸음을 멈춘다.“야!아직도 저런 걸 파네. 누가 사 신지?” 고개를 돌려보니 좌판에 흰고무신, 검정고무신이 나란히 놓여있다. “절에 가봐. 고무신 신은 스님들 아직도 많더라.” “저거 보니 옛날 생각 나네. 고무신으로 배도 만들어 띄우고 물도 푸고. 하하, 너 큰 물 구경갔다가 신발 떠내려갔다고 울고불고….” 과묵하던 친구도 모처럼 마주친 고무신 앞에서는 들뜨나 보다. 중년쯤 된 사람들은 고무신과 얽힌 사연 한 둘 정도는 품고 있을 것이다. 새 신을 아낀다고 허리춤에 매달고 뛰던 친구, 얼른 해져야 새 걸 산다며 돌에 갈던 녀석…. 옛일을 추억하는 친구의 얼굴이 풍선을 든 아이처럼 환하게 빛난다. 인사동의 고무신 좌판은 머리 희끗한 사내 둘을 단숨에 개구쟁이 시절로 데려다 주었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118)七般賤役(칠반천역)

    儒林 (573)에는 ‘七般賤役’(일곱 칠/일반 반/천할 천/부릴 역)이 나오는데, 조선시대에 身分的(신분적)으로는 良人(양인)이나 役(역)으로는 賤民(천민)의 待遇(대우)를 받았던 階層(계층)을 이른다. ‘七’은 ‘切’(끊을 절)의 本字(본자)로 小篆(소전)을 거쳐 隸書(예서)로 넘어오면서 세로획의 아랫부분이 변형되었다. 이 글자가 숫자 ‘七’로 널리 쓰이면서 본 뜻을 보존하기 위해 ‘切’을 새로 만들었다.用例(용례)에는 ‘七去之惡(칠거지악: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이유가 되었던 일곱 가지 허물),七顚八起(칠전팔기:여러 번 실패하여도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함)’ 등이 있다. ‘般’은 ‘배에 실어 옮기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쪽배 모양을 나타낸 ‘舟’(주)와 ‘손에 몽둥이를 든 모양’을 본뜬 ‘’(수)를 합한 글자.‘各般(각반:모든 범위에 걸쳐 빠짐이 없는 하나하나),萬般(만반:마련할 수 있는 모든 것),般若湯(반야탕:술의 별칭)’등에 쓰인다.‘賤’자는 意符(의부) ‘貝’(조개 패)와 音符(음부) ‘ ’(전)을 결합,‘천하다.’는 뜻을 나타냈다.用例에는 ‘鄙賤(비천:지위나 신분이 낮고 천함),賤視(천시:업신여김),賤職(천직:낮고 천한 직업)’ 등이 있다.‘役’은 본래 ‘ (=人)’과 ‘’(수)가 합쳐 ‘무기를 들고 강제로 동원된 일꾼을 부리는 모습’을 나타냈다.小篆(소전)에서부터 ‘ ’이 ‘ ’(척)으로 訛傳(와전)되어 현재에 이른다.‘부리다’‘일’ 등의 뜻으로도 쓴다.用例에는 ‘役賦(역부:부역과 조세),苦役(고역:몹시 힘들고 고되어 견디기 어려운 일)´ 등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 基盤(기반)의 확충을 위하여 奴婢(노비)를 제외한 모든 인민에 대한 普遍的(보편적)인 權利(권리),義務(의무) 關係(관계)를 규정하였다. 노비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一律的(일률적)으로 良人(양인)으로 看做(간주)하였다.良人과 賤人(천인)의 判別(판별)이 곤란한 사람은 양인으로, 양인 남자와 천인 여자가 결혼하여 낳은 자식은 양인으로 삼는 등, 과감한 양인 확대정책을 펼쳤다.稅收(세수) 확대를 위한 것이었다. 이같은 이유로 조선 初期(초기)의 양인에는 다양한 階層(계층)이 있었다.平民(평민)과 兩班(양반)은 물론 身良役賤(신량역천)을 모두 양인으로 看做(간주)하였기 때문이다.身良役賤人(신량역천인)은 법적으로는 양인지만 賤役(천역)에 종사하였으므로 사회적으로는 賤人(천인)에 가까운 待遇(대우)를 받았다. 봉화를 올리던 烽火干(봉화간), 소금을 만들던 鹽干(염간), 나룻배의 사공이던 津尺(진척), 소를 잡던 禾尺(화척) 등이 이에 속했다. 시대가 내려가면서 義禁府(의금부)의 羅將(나장), 각 地方(지방) 官廳(관청)의 日守(일수),官衙(관아)의 隷(조례),漕運倉(조운창)의 漕卒(조졸),驛站(역참)의 驛保(역보),水營(수영)에 소속된 水軍(수군),烽燧臺(봉수대)의 烽軍(봉군) 등 ‘七般賤役’(칠반천역)으로 확대되었다.身良役賤人 중에는 이들과 달리 一般人(일반인)들이 相從(상종)하지 않는 部類(부류)도 있었다. 바로 白丁(백정)이라 불리던 사람들로 高麗時代(고려시대)에는 일반 농민층을 말하였고 조선조에선 屠畜業(도축업), 고리 製造業(제조업) 종사 계층을 指稱(지칭)하였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한나라 경기지사후보 김문수

    한나라 경기지사후보 김문수

    ‘이변은 없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려온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21일 ‘최초의 여성 도백’에 도전한 두 여성 의원을 제치고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김 의원이 이날 경기지사를 향한 ‘1차 관문’을 통과함으로써 경기지사 선거는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을 포함,3파전이 됐다. 특히 김 의원은 경북중 동기 동창인 데다가 서울대에서 동문수학한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와 숙명적인 한판이 불가피해졌다.‘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라이벌’이 된 셈이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15% 안팎의 차이로 진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진 후보도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며 역전을 벼르고 있다. 두 사람은 ‘노동운동가 vs IT(정보기술)전문가’라는 대조적인 삶의 여정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 후보는 운동권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해 중진 반열에 오른 3선 의원이고, 진 후보는 ‘반도체 신화’를 창출한 IT(정보통신)업계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런 인연으로 김 후보는 진 후보가 정통부 장관 취임 당시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 등으로 한나라당의 공세를 받자 변론에 나서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경기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후보 경선에서 1544표, 득표율 57.50%이라는 과반수 지지를 얻어 여유 있게 선출됐다. 투표에는 대의원·당원·국민경선참여단 8486명 중 2153명(투표율 25.4%)이 참여했다. 김영선 의원과 전재희 의원은 각각 677표(25.10%),464표(17.28%)로 2,3위를 차지했다. 이날 경선은 김문수 의원의 ‘굳히기’냐 두 여성 의원의 ‘극적 역전극’이냐로 관심을 모았다. 개표 결과 경기도 당심의 과반이 ‘정권 심판, 정권 교체’를 내건 김문수 의원을 선택했다. 세 후보는 ‘준비된 후보’임을 내세워 막판까지 당심에 호소하면서 경선 분위기를 달구었다. 김영선 후보는 지난 2004년 전당대회의 ‘3위 이변’을 재연하려는 듯 태극기와 당기를 들고 단상에 올랐다. 그는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는 IT 전문가인데 그를 넘어설 상대로 IT·BT(바이오기술)·NT(나노기술) 전문가인 김영선을 선택해 달라.”고 외쳤다. ‘도지사=머슴론’을 내건 김문수 후보는 큰 절로 인사를 한 뒤 현 정권의 실정을 부각시키며 ‘김문수 대안’을 설파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이 3년 동안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어서 중산층은 무너졌고 서민은 빈민이 됐다.”며 “여론조사가 입증했듯이 김문수가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호소했다. 전재희 후보는 최초의 관선·민선 시장 등 24년간의 공무원 경험을 앞세우며 경기도 발전의 ‘주역’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행정을 아는 도지사가 될 수 있는 이는 전재희다.”며 “경기도가 대한민국 3만달러 시대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호소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여보, 우리도 스팀청소기 하나 살까?

    여보, 우리도 스팀청소기 하나 살까?

    스팀 청소기가 주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가전제품 중의 하나로 떠올랐다. 비위생적인 물걸레 대신 뜨거운 스팀을 분사해 집안 곳곳의 먼지와 세균, 박테리아 및 찌든 때를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어 인기다. 특히 무릎과 허리를 굽혀 걸레질해야 하는 주부들의 불편을 덜어 주고, 뜨거운 스팀을 이용하기 때문에 위생적이다. 유지비도 저렴하다. ●매출 2년 만에 4배 늘어 스팀청소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3년 300억원대였던 시장이 지난해 1500억원대로 2년 만에 5배나 커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올해는 2000억∼2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팀청소기 시장이 이같이 급신장함에 따라 중소기업의 영역에 대기업들도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LG전자는 스팀 기능을 결합한 진공스팀 청소기 복합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사가 극심한 요즘 실내 바닥예 미세먼지가 많이 쌓인다. 이를 닦아내는 데는 스팀청소기만한 게 없다. 봄이 가기 전에 스팀청소기 하나 장만하는 건 어떨까? 우리 가족에게 알맞은 제품을 꼼꼼히 선택해 보자. ●액세서리 활용, 구석구석 청결하게 일렉트로룩스의 멀티 스팀청소기는 일반 스팀 청소기 모델처럼 고온의 스팀을 분사, 집안의 먼지·진드기·기름때·박테리아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거해 주는 제품이다. 특히 멀티 스팀청소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액세서리가 다양하다. 청소패드 2개, 예열판, 연장호스, 청소패드, 스트레이트 노즐, 창문 청소용 고무판, 섬유브러시(천), 라운드 브러시, 앵글 노즐, 계량 컵, 깔때기, 어깨끈, 액세서리 백 등이 있다. 멀티 스팀청소기의 다양한 액세서리를 이용하면 청소하기 어려운 가구, 소파, 욕실이나 부엌 등의 타일, 가스레인지의 상판, 창문, 거울 등 닿기 힘든 곳까지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할 수 있다.22만 2200원. ●은나노로 세균 척척 제거 유닉스의 은나노 매직 스팀청소기는 은나노 향균 소재를 사용해 강력한 살균 효과가 있다. 진드기와 곰팡이 등 각종 세균을 제거해 준다. 스팀 청소기로는 국내 최초로 바퀴가 3개 달려 카펫이나 침대 시트까지 부드럽게 청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 바닥의 스팀분사 노즐부분은 은나노 소재를 첨가, 강한 항균 및 향취 효과가 있다. 무게가 1.7㎏으로 가벼우며, 초극 세사 삼중 패드는 바닥의 미세 먼지까지 제거해 준다.7만 8900원. ●3중 패드에 길이 15단 조절 웅진쿠첸의 웅진 은나노 스팀청소기는 섭씨 100도의 강력한 스팀으로 오염물을 소독·청소할 수 있는 제품. 청소기안에 은나노 물통을 장착해 살균력을 높이고, 초극 세사 삼중 패드가 있어 바닥의 찌든 때를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 소비자의 키를 고려해 15단 스틱으로 길이를 조정할 수 있다. 손잡이를 붙이고 뗄 수도 있는 핸디형 스팀청소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침구 및 카펫 등 패브릭 전용 스팀커버가 있어 한층 편리하게 청소할 수 있다.7만 9000원. ●사용 편리성 높인 L자형 와이엘산업의 스팀파파는 사용 편리성을 높인 L자형 연장관 스팀청소기. 제품은 청소기 본체와 손잡이를 연결하는 스틱을 ‘L자형’으로 설계, 쇼파나 침대 밑도 쉽게 청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청소기 본체 바닥 전반부에 1개, 후반부에 2개 등 총 3개의 바퀴를 장착해 카펫 등 패브릭 용품을 스팀 살균할 수 있다. 바닥을 청소할 때 본체를 들지 않고도 쉽게 밀린다. 기존 스팀청소기가 물통(물탱크)에 은나노 성분이 들어 있는 것과 달리 이 제품은 스팀 분사구에 은나노 성분을 넣어 살균 및 항균, 악취제거 효과를 높였다.7만 5000원. ●침대·소파 청소도 간편 와인 컬러를 채용한 홈파워의 스팀청소기 펄와인은 우아한 와인 컬러로 집안의 인테리어와 잘 어울린다. 핸디형 살균 봉을 사용하면 침대나 소파 등의 청소가 편리한 것이 특징. 특수한 3개 입체 타입의 바닥면적 설계로 살균 소독은 물론 묵은 때를 없애 준다.8만 5900원.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독도해역’ 긴장고조] 韓, 강경입장속 “탐사철회땐 협상여지”

    19일 오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내외신 정례 브리핑을 앞두고 외교부 브리핑룸엔 전운(戰雲)에 가까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날 저녁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일전을 앞둔 장수 같은 자세를 보였다는 참석자들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외교부 장관이 한발 더 나아간 언급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브리핑 시각 20여분 전에 이미 50여개의 좌석이 내외신 기자들로 꽉 들어찼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그런데 반 장관의 발언은 여전히 단호하긴 했지만 전날보다 더 강경한 수준이라고 할 순 없었다. 동시에 반 장관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겉으론 강경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물밑협상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 표면적 분위기와는 달리 양국간 ‘극적 타협’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반 장관은 이날 강경 방침을 강조하면서도 “일본이 자진 철회함으로써 외교적 해결을 기대한다.” “지금도 외교적 해결을 위한 상시적 채널이 있다.”는 언급을 덧붙였다. 이날 상당수 일본 언론들은 당초 20일쯤으로 예상됐던 조사시기가 이달 하순 이후로 미뤄질 것 같다는 보도를 내놨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도 “오늘 내일 중으로 한국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일본이 진입할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해 ‘전황’이 약간은 느슨해진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이와 관련,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일본이 우리측 EEZ 내 탐사계획을 철회한다면 협상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일본이 탐사를 철회하는 대신, 한국이 국제수로기구(IHO)에 한국식 지명을 제출하기에 앞서 일본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이 절충안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야치 쇼타로 일 외무성 사무차관은 지난 17일 라종일 주일 한국대사에게 “IHO에 이미 등록돼 있는 쓰시마분지를 한국이 울릉분지로 개명하려는 활동을 중단하면 탐사선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었다. 물론 표면적으로 우리 정부는 일본측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면서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 사태와 관련한 네번째 안보 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했는데, 눈여겨 볼 대목은 청와대측이 회의 참석자 면면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참석자 명단에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등 국방 관련 수장들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거침없이 공개함으로써 배수진을 쳤다는 평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베 “원만한 해결 도모” 절충론 첫 거론 |도쿄 이춘규특파원|독도주변수역에 대한 일본의 탐사강행 방침 때문에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한·일양국이 19일 오후를 기점으로 절충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지가 주목된다. 특히 줄곧 강경입장을 견지해 온 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이 절충론을 처음 거론,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독도 주변수역 탐사를 놓고 한국과 일본의 외교당국간 접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연일 강력히 반발하자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 싶다.”며 “그런 관점에서 한국측과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도쿄신문 등 일본의 몇몇 언론들은 일본측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한국과 절충에 나섰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하면서 절충가능성에 기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도쿄신문은 ‘원만한 해결 위해 일·한 양국 절충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이날 흥분하지 않고 냉정한 대응을 지시했다며 “언론도 너무 부채질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 것도 주목된다. 갈등증폭을 피하려는 인상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은 이날 공개적으로는 “일본이 탐사선 도쿄 출항 등을 언론을 통해 발표하는 것을 보면 우리측의 경고를 무시하고 치밀한 사전 계획에 따라 조사를 진행시키는 중”이라며 일본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공식, 비공식 접촉통로는 열려 있다.”는 유화론도 보였다. 절충점 마련의 고리는 있는 것인가.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은 일본측은 오는 6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국제수로기구(IHO) 해저지명 소위원회에서 한국측이 18곳의 바다 밑 지명에 대한 국제공인을 추진중인 것을 문제삼아 조사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국제공인’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한국측이 만일 국제공인추진 계획을 철회하면 일본이 탐사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한국 정부 일각에서도 해저지명 공인을 추진해봐야 별 실익이 없다는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공인’을 양국이 서로에게 명분을 주며 절충점을 마련하면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국제공인 추진 자체가 정부 관계부처간 합의된 게 아니라 국립해양조사원이 추진중인 일종의 자체 계획에 불과했다.”는 말도 있어 주목된다. taein@seoul.co.kr
  • 한명숙씨 첫 女총리

    한명숙씨 첫 女총리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국회는 19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한명숙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이날 임명동의안은 재적의원 297명 가운데 264명이 참석해 실시된 무기명 비밀투표에서 찬성 182, 반대 77, 기권 3, 무효 2표로 통과됐다. 이로써 한 총리는 고건·이해찬 전 총리에 이어 참여정부의 세번째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신임 한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한 총리의 취임으로 ‘3·1절 골프파문’에 휩싸여 이 전 총리가 지난달 15일 사퇴한 이후 한달 남짓 총리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국정 운영이 정상을 되찾게 됐다. 이날 열린우리당은 당론으로 찬성 표결에 나선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소속 의원의 자유투표에 맡겼고,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각각 권고적 찬성 당론을 정했다. 재야 운동가 출신인 신임 한 총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여성부·환경부 장관을 역임했고,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뒤 17대 총선에서 경기 고양 일산갑에 출마, 한나라당 홍사덕 전 의원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문화마당] 워드의 어머니,내 어머니/이옥순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인도의 고전 마누법전은 “스승은 다른 사람보다 열배 더 존경해야 한다. 아버지는 스승보다 백배 더 존경해야 한다.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천배 더 존경해야 한다.”고 적었다.4월 언론을 온통 장식한 하인스 워드와 그의 어머니 김영희씨를 보면서 마누의 말이 백번 옳다고 생각했다. 워드 선수의 반듯한 말과 행동은 어머니가 자식에게 들인 사랑의 위대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워드의 어머니는 4년 전에 갑자기 돌아가신 내 어머니를 생각나게 만들었다. 아니, 내 안에 자리한 그 존재를 아프게 실감케 했다.“내 인생은 소설 한 권으론 부족해.” 굴곡진 우리 근현대사를 헤치며 살아온 어머니들이 말씀하듯 내 어머니도 징용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새댁으로 일제시대를 지냈고, 어린 아들을 데리고 홀로 피란하며 한국전쟁을 견뎌냈다. 전쟁이 끝날 즈음에 극적으로 해후한 아버지와 고향에 정착한 어머니의 삶은 이후에도 당대 농촌의 아낙네들처럼 고단하고 힘들었다. 아이들은 많고 살림은 궁핍했으며 아버지는 냉정했다. 하나 늘 내 기억을 붙잡는 건 고생과 고단함이 진득하게 밴 억척여성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따뜻하고 섬세한 맘을 소지한 어머니이다. 푸시킨의 시처럼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는 모양이다. 어머니는 나보다 열 살 위인 오빠가 군대에 가있는 동안 저녁마다 밥을 담은 주발을 부뚜막 뒤편에 두었다. 어려운 시절이라 군대에서 배를 곯지도 모를 아들을 걱정하는 맘일 거라고 어린 나는 알아챘다. 어머니는 다음날 아침식사를 부뚜막에 두었던 그 찬밥으로 해결하였다.“난 찬밥이 좋아.”라는 뻔한 거짓말과 함께. 때로 주발에는 수제비나 칼국수 등이 담겼으나 어머니는 불어서 떡이 된 그것들을 버리지 않았다. 문제는 어머니에게 건장한 아들이 세 명이나 더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머니에게 행인지 불행인지 그들은 서로 다른 시기에 모두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들을 기억하며 밥을 떠놓는 어머니의 의식은 내내 계속되었다. 나는 요새 군인들이 누가 밥을 굶느냐고 어머니의 사랑의 행사에 가끔씩 제동을 걸었지만, 어머니는 들은 체도 안하였다. 어머니의 막내아들이 제대할 무렵엔 내가 외국유학을 위해 집을 떠났다. 더구나 내가 유학한 곳은 가난하고 못산다고 소문난 인도였다. 어머니는 다시 7년을 밥을 떠놓고 그 묵은 밥을 들면서 열대지방에 간 딸을 가슴에 품었다. 타국의 자식이 맘에 걸려 맛난 음식은 들지도 못하였다. 그런 식으로 어머니는 ‘우리’를 만들고 자식을 기억하며 무사하게 돌아올 날을 기다렸다. 부모는 자식 열 명을 키울 수 있어도 열 명의 자식은 한 부모를 모시지 못한다고 하던가. 나와 내 형제는 번듯한 성공을 안기지 못했는데, 어머니는 기다림을 접고 갑자기 먼 곳으로 떠나셨다. 이제는 내가 어머니를 기억할 차례이건만, 부뚜막보다 편한 주방시설을 가진 나는 종종 제 먹기에 바쁜 자신을 발견하곤 쓴웃음을 짓는다. 사랑은 아무래도 아래로만 흐르나 보다. 효심이 지극해 더 주목받은 워드가 민속촌에서 어머니에게 엎드려 절하며 웃는 사진을 보았다. 나도 지난주에 동생과 함께 어머니의 묘소를 찾아 최근에 낸 책을 영전에 바쳤다.15년이 넘게 지속된 어머니의 ‘부뚜막 의식’을 전해들은 동생은 눈물을 글썽였다. 요즘 직장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생은 ‘항상 내편’인 어머니를 더욱 그리워한다.“신이 모든 악을 더해 만든 것이 여자”라는 금언을 가진 인도에서 어머니를 다른 사람보다 백만 배 더 존경하라고 이르는 건 어머니의 자식사랑이 언제 어디서나 준비된,‘무조건’이라는 데 있다. 언젠가 여행 중에 만난 거지행색의 한 인도여인은 집이 어디냐고 걱정스레 묻는 내게 현답을 돌려주었다.“내 아이들이 있는 곳이 바로 내 집이지.” 그처럼 세상 모든 어머니의 마음은 늘 거기에 산다! 이옥순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 [길섶에서] 보시/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차(茶)맛도 제대로 모르면서, 좋은 차가 있다고 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건 욕심 때문이다. 양평을 다녀오는 길, 수종사 입구에 차를 세운다. 경치와 차맛이 좋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 까닭이다. 등산화조차 준비하지 못한 산행은 처음부터 고행이다. 숨이 턱까지 차 오를 무렵, 수줍은 듯 서 있는 절 하나를 만난다. 샘으로 달려가 물부터 한 모금 마신다. 감로수가 따로 있을까. 물맛이 달고도 달다. 휘휘 둘러보다 대웅전 앞에서 ‘삼정헌(三鼎軒)’이라 쓴 현판을 발견한다. 아하, 이곳이구나. 시(詩), 선(禪), 차(茶)를 한 솥에 담는다는…. 먼저 온 객들이 자리 비우길 기다리며 쪽마루에 앉아 땀을 식힌다. 다실에 들어 통유리를 통해 보는 세상은 선경 그 자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맞물리는 두물머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차를 음미하며 잠시 나 자신을 놓는다. 조금 전까지 등에 지고 다니던 번뇌가 다 부질없다. 아!이 절의 진짜 보시는 공짜로 주는 차가 아니라 마음을 비워서 가벼워지라는 가르침이었구나.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개구쟁이 진돗개 ‘황토’군의 하루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만화가이자 환경운동가 고 신영식씨의 유작동화가 ‘짱뚱이네 집 똥황토’(오진희 글, 신영식 그림, 파랑새어린이 펴냄)란 제목의 책으로 나왔다. 글쓴이는 고인의 부인이자 동화작가인 오진희씨. 깔끔한 글맛과 소탈한 만화가 구수한 고향이야기에 어우러져 책장이 술술 절로 넘어간다. 인천 강화군에서 흙집을 짓고 살면서 써모은 원고들에는 온정이 넘쳐난다. 부부의 유년시절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책의 주인공은 ‘황토’라는 진돗개와 여자아이 짱뚱이. 짱뚱이네 진돗개가 어느날 한꺼번에 새끼 여섯마리를 낳는다. 하지만 다섯마리는 모두 다른 집으로 보내지고 어미를 똑 닮은 황토만 남겨지는데…. 장난꾸러기 황토가 빚어내는 크고작은 소동들에 입가엔 절로 미소가 물린다. 된장냄새 풀풀 나는 고향이야기에 가슴이 촉촉히 젖을 만하다. 초등생.85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日역사교육 비판 면직 ‘양심교사’ 새달 내한

    日역사교육 비판 면직 ‘양심교사’ 새달 내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역사인식을 비판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해 3·1절 기념사를 수업시간에 활용하고 일제의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역사교육을 비판했다는 등의 이유로 도쿄도 당국에 의해 면직된 일본의 중학교 교사가 한국 시민단체의 초청으로 방한, 강연에 나선다. 도쿄 지요다구 구단중학교의 마스다 미야코(56) 교사는 다음달 11∼12일 부산시민단체협의회의 초청으로 부산을 방문, 일본의 역사교육 문제점과 면직 경험 등을 소재로 강연한다.11일에는 중·고교 교사,12일에는 일반시민에게 각각 강연한다. 마스다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시했다. 지난해 3월 한국독립기념관 등을 방문했었다는 마스다는 지난해 3학년들을 상대로 한 공민(公民) 수업에서 일본의 침략전쟁을 옹호한 정치인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3월 말 도쿄도 교육위원회에 의해 면직 처분됐다. 그녀는 지난해 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감명받아 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와 3·1절 기념사를 학생들에게 배포, 보조자료로 활용했다. 편지에서는 일제의 침략전쟁을 부정한 자민당 도쿄도 의회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역사인식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쿄도 교육위는 “부적절한 문구를 기재한 자료를 수업에 사용했다.”며 경고처분한 데 이어 지난해 9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연수를 받도록 했다. 지난달 말에는 태도불량을 이유로 교단에서 내쫓았다. 마스다 교사는 면직처분에 불복, 도 인사위에 심사를 요청했다. 그녀는 “반드시 소송을 해 면직조치의 부당함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식민지 과거사가 한·일 기본조약으로 법적으로는 결론이 났을지 몰라도 진정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노 대통령의 기념사에 감동받았다.”면서 “일본인의 진정한 반성이 있어야 마음에서도 결론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수의 동료교사들이 침묵하는 것과 관련,“문제를 느껴도 행동할 수 있는 선생들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극우이고, 도쿄도 교육위가 이시하라 지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aein@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실험으로 풀어보기

    [신나는 과학이야기] 실험으로 풀어보기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날, 하늘이 회색빛으로 물들면, 어김없이 천둥·번개가 친다.‘번쩍’, 하늘과 땅을 가로지르는 한줄기 빛이 보인 뒤 몇 초내에 ‘꽈과과광∼’. 다른 모든 소리를 잠재우려는 듯 큰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은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창가로 달려가 하늘을 본다. 번개를 보고 천둥치는 소리를 듣는 것은 무섭기는 하지만 멋있는 장면이기는 하다. 그러나 번개는 위험할 수 있다. 나무가 불에 타기도 하고, 사람이 죽기도 한다. 그렇다면 벼락은 어떻게 생기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까?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알아보자. 알루미늄 테이프, 압전 세라믹, 검은 도화지8절, 가위, 종이, 니퍼, 나무젓가락을 준비한다. 그림과 같이 알루미늄 테이프를 구름, 나무, 자동차, 사람 등의 모양으로 오려서 검은 도화지에 붙이고, 나무기둥도 종이로 오려 붙인다. 이때 구름과 나무, 나무와 사람, 구름과 차, 바퀴와 땅, 구름과 피뢰침 사이는 모두 1∼2㎜ 간격 정도 떨어지도록 한다. 다음엔 압전 세라믹의 한쪽 피복을 벗기고 집게 도선과 연결한다. 압전 세라믹을 구름과 땅에 연결한 다음 압전 세라믹의 버튼을 눌렀을 때, 구름과 피뢰침, 나무, 자동차, 땅 사이에서 치는 번개의 경로를 관찰한다. 압전 세라믹이란 압력이나 기계적인 충격이 가해지면 큰 전압이 발생하는 특성을 가진 장치로 고전압 스파크를 만들어줘 가스레인지나 라이터의 점화장치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 실험에서 압전 세라믹은 방전을 일으키는데, 구름과 나무 등 2㎜ 사이의 간격에 방전(放電)이 일어날 경우 발생되는 전압은 6000 V 정도이다. 실험을 하면서 감전될 수 있으므로 알루미늄에 피부가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잘 관찰해 보면 구름과 나무, 자동차, 사람 등이 있을 때 가장 가까이 있는 곳으로 스파크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둥글고 뾰족한 부분이 있다면 뾰족한 부분으로 스파크가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번개의 경로는 구름-나무-사람-땅 순으로 옮겨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번개, 천둥, 벼락은 어떻게 다를까? 번개는 구름 속에서 분리 축전된 음전하(電荷)와 양전하 사이 또는 구름 속의 전하와 지면에 유도되는 전하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꽃 방전을 말한다. 움직이는 공기들의 마찰력으로 인해 구름 내부에서는 전위차(電位差가 생기는데 물방울 입자와 빙정(氷晶·대기중의 수증기가 섭씨 0도 이하로 냉각됐을 때 생기는 얼음의 결정)이 구름 하부로 전위된 전자를 가지고 떨어지면 구름 하부는 자연적으로 음전하를 가진다. 한편 양전하는 구름의 상부에 형성된다. 하부에 음전하가 점점 많아지면 이것은 지상의 양전하가 있는 곳으로 떨어지려고 한다. 주로 나무나 키가 큰 건물 등은 음전하가 떨어지기 좋은 장소이다. 우리가 보는 빛은 음전하가 떨어질 때 내는 빛 에너지다. 천둥은 공중전기의 방전에 의하여 발생하는 소리이다. 초음속으로 팽창하게 되므로 충격파를 일으켜 큰 소리가 난다. 벼락은 봄철과 가을철 사이, 상층과 하층과의 온도차가 클 때 발생한다. 또 일사가 강한 날은 하층공기가 가열되어 대기층이 매우 불안정해져 소나기 구름이 형성되면서 발생한다. 벼락은 최고 수십만 A(암페어)이나 보통은 4만∼5만A이고, 온도는 섭씨 30000℃나 되는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다. 벼락은 비오는 날 야외에서 낚싯대, 농기구, 골프채 등과 같이 양전하를 띠는 금속성 물체를 몸에 지녔을 때 많은 피해를 당할 수 있다. 그러면 번개가 칠 때 나무 아래는 안전할까? 비에 젖은 나무 줄기는 금속과 같은 정도로 전기가 통해 번개가 유도될 수 있으므로 나무 밑은 안전하지 못하다. 그러나 자동차 안은 안전하다. 번개는 차체를 따라서 흐르다가 자동차 바퀴를 통해 땅으로 소멸돼 버린다. 번개가 칠 때는 큰 나무나 불쑥 솟은 바위, 송전선로 철탑, 송전선로 전깃줄 밑, 통신 철탑, 안테나 등으로부터 그 높이 만한 거리의 절반 이내로 가까이 있으면 위험하다. 아무 것도 없는 평지인 경우 지팡이, 배낭, 우산 등은 벗어 던지고, 지표면의 상대적으로 낮은 언덕 밑에 엎드린다. 휴대전화는 전파를 유도하므로 평지에서는 통화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홍준의 한성과학고 교사
  • [서울의 문화재] (6) 삼전도비

    [서울의 문화재] (6) 삼전도비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열강의 틈에 끼여 있다. 따라서 국력이 약해지면 침략을 당하기 십상이다. 외침을 당할 때 민족이 하나가 돼 극복하기도 했지만 굴욕적인 순간을 맞은 적도 있다. 인조가 청태종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세 차례 큰 절을 하고 아홉 차례 머리를 땅에 박았다는 항례(항복의 의식)는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순간 가운데 하나다. 당시 조선은 청의 강요로 청태종의 공덕을 칭송하는 비석을 세웠다. 당시 비석명은 대청황제공덕비이었지만 현재는 사적 101호인 삼전도비이다. 지난 7일 삼전도비를 찾았다. # 찾아가는 길 지하철 8호선 석촌역 6번 출구로 나와 3분 정도 걸으면 삼전도비 안내판이 보인다. 그 골목을 따라가면 삼전도비 어린이공원이 나온다. 삼전도비는 그 뒤에 있다. # 아픔과 교훈을 함께 줘 삼전도비 옆에 동판에 조각된 그림이 있다. 인조가 청 태종과 대신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1982년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에서 ‘다시는 이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 그림을 세웠다고 한다. 주민 박병희(50·여)씨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든다.”면서 “강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전도비는 높이가 4m쯤 된다. 비석은 귀부(거북 모양의 비석 받침대)에 올려져 있다. 비석 위엔 하늘로 올라가는 용 두 마리가 있다. 세 나라 문자가 한 비석에 적혀 있는 건 삼전도비가 유일하다고 한다. 앞의 왼쪽엔 몽골 글자로 오른쪽엔 만주 글자로, 뒤엔 한자로 적혀 있다. 내용은 청나라가 출병한 이유와 조선이 항복한 사실, 항복한 뒤 청태종이 피해를 안 끼치고 회군했다는 것이다. 물론 내용은 왜곡됐다. 글자는 상당 부분 훼손돼 있다. 관리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당시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이은석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자연풍화로 인해 내용이 훼손되도록 일부러 잘 지워지는 돌에 글을 새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석 전문은 글을 쓴 이경석 문집에 남아 있다고 한다. 한편 옆엔 비석이 없는 귀부가 또 하나 있다. 이 귀부에 대해선 문헌상 알려진 바가 없다. # 주민들 삼전도비 얽힌 내용 몰라 정작 주민들 가운데 삼전도비의 내용과 얽힌 내용을 아는 사람은 적다. 통장인 유미현(47·여)씨는 “주민들은 문화재가 있다는 걸 알 뿐 그 내용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헤어숍을 운영하는 김진구(37)씨는 “처음 6개월 동안 비석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면서 “주변에 삼전도비길과 삼전도비놀이터 등 ‘삼전도비’가 들어가는 명칭이 많아 손님한테 물어 앞에 비석이 있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백제 고분하고 관계있는 것 아니냐.”면서 다소 엉뚱한 답을 했다. # 삼전도비 널리 알려야 하나? 대학에서 삼전도비에 대해 들은 뒤 자주 온다는 손원호(29)씨는 “잘못된 역사도 의미있다면 알려야 한다.”면서 “당국에서 무관심한 것 아니냐.”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영우 한림대 교수도 “삼전도비가 부끄러운 역사인 건 맞지만 열강 틈바구니에 있는 한반도의 숙명 때문에 언제든지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면서 “좀 더 알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송파구청 박춘화 문화재팀장은 “우리의 전승비도 아닌 청의 강요로 만든 것이고 청태종이 백성에게 피해를 안 끼쳤다고 적힌 내용과 달리 세자와 왕자 등을 볼모로 잡고 백성 수만명을 납치했다는데 알릴 필요까진 못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주민들이 문화재에 관심이 적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 알면 더 보인다. 1627년 정묘호란 때, 조선과 후금은 형제지국의 맹약을 해 양국관계는 일단락된다. 그러나 1632년 더 강성해진 후금이 양국관계를 군신지의로 고칠 걸 요구하고 1636년 2월 사신을 보내 신사를 요구했지만 인조는 접견을 거절한다. 이에 1636년 12월 청나라 태종은 10만 대군을 끌고 칩입한다. 인조는 강화도로 피난가다가 이미 청나라 군한테 막혀 남한산성에 들어간다. 하지만 청나라군에 의해 남한산성은 포위, 고립된다. 당시 남한산성엔 식량도 부족했고 봉림대군이 있던 강화도마저 함락되자 결국 항복한다. 청나라는 소현세자 등을 볼모로 잡고, 척화 주모자인 신하 3명를 잡아 철군을 시작했다. 인조가 삼전도비의 비문과 글씨를 쓸 신하들을 뽑으면 다들 사직을 했고 결국 비문을 짓고 글씨를 쓴 이경석과 오준은 죽어서도 두고두고 탄핵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일본으로 간 문화재 돌려주면 안되겠니?

    우리나라 문화재를 수집, 소장한 해외 컬렉션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오구라 컬렉션’의 전모가 파악, 공개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한국 유물을 1000여점 소장하고 있는 일본 ‘오구라 컬렉션’에 대해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차례에 걸친 현지조사 결과를 정리, 최근 도록으로 발간했다. ‘오구라 컬렉션’은 일제때 남선합동전기회사 사장을 역임한 일본인 실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1896∼1964)가 1922년부터 1952년까지 수집한 것으로, 고고·회화·조각·공예·전적·복식류 등 전 시기의 다양한 유물을 망라하고 있다. 오구라 자신이 창설한 ‘재단법인 오구라 컬렉션 보존회’에서 관리되다가 아들 야스유키에 의해 1980년대 초 도쿄박물관에 기증됐다. 이중 8점이 일본 중요문화재로,31점이 중요미술품으로 인정받는 등 모두 39점의 유물이 일본 국가문화재로 지정됐다. 도록은 1000여점의 소장 유물 전체에 대한 목록과 사진, 해설 등을 한국어와 일본어로 수록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문화재가 많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금동투각관모’(높이 41.8cm, 폭 21.2cm)는 경남 창녕 출토품으로,5∼6세기 신라 제작품으로 추정된다. 백화수피(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관모가 경주 외 지방에서 확인된 적은 있으나 금동관모로 지방 출토품은 없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금동비로자나불입상’(높이 52.8cm)은 9세기 통일신라의 전형적인 양식으로, 드물게 보는 입상이다.‘은평탈육각합’(지름 7.5∼11.2㎝, 높이 7㎝)은 출토지가 경남이라고만 알려졌을 뿐 국내에 완본이 없어 매우 희귀한 유물로 평가된다. 또 ‘일체여래비밀전신사리보협인다라니경’은 고려 목종 10년(1007) 총지사(摠持寺)라는 절에서 간행한 목판본 불경의 일종이다. 이를 통해 신라시대는 조탑공양경(탑을 조성할 때 탑 속에 넣는 경전)으로 무구정광다라니경을 사용한 반면, 고려 초에는 보협인다라니경으로 대체해 탑을 수리했다는 사실이 더욱 확실하게 됐다. 이와 같은 종류의 보협인다라니경 판본은 국내에서는 고 김완섭 소장본이 알려졌으나 지금은 행방이 묘연해 그 가치가 더욱 돋보이는 중요 문화재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문화재 해외 반출사례로 꼽히는 ‘오구라 컬렉션’이 공개되면서 이들 문화재의 반환 가능성에 또다시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1964년 한·일 교섭 당시 반환요청을 한 바 있지만 우리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강금실 인물 vs 오세훈 黨후광

    강금실 인물 vs 오세훈 黨후광

    ‘강금실-인물 경쟁력 VS 오세훈-정당 경쟁력’. 여야 서울시장 경선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가상대결에서 강 후보는 인물 지지도가, 오 후보는 소속 정당 지지도가 높다는 여론조사 분석이 나왔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12일 서울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정당 지지계층을 조사한 결과 절대 지지층과 유입층 등 적극 지지층에서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 지지층(17대 총선 지지&현재 지지)의 경우 열린우리당은 10.8%였고 한나라당은 17.7%였다. 유입층(17대 총선 비지지&현재 지지)에서는 열린우리당이 3.2%, 한나라당은 7.0%의 결과가 나왔다. 절대 지지층과 유입층을 합하면 열린우리당은 14.0%에 그친 반면 한나라당은 24.7%로 훨씬 높았다. 이 센터 김형준 소장은 이와 관련,“두 후보 모두 약 40%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강 후보의 경우 인물 경쟁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65%, 나머지 35%는 열린우리당 소속 후보가 가져다주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오 후보에 대해서는 “인물 경쟁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37%, 한나라당 소속 후보가 갖는 효과는 63%대를 보여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김 소장은 설명했다. 그는 “중앙당의 개입이 강화될수록 절대 지지층의 선택이 당선을 가늠하는 관건이라고 볼 때 인물 경쟁력보다는 정책 경쟁과 외연을 넓히는 전략이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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