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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포토] ‘대한독립만세’ 문 대통령, 3.1절 기념식서 만세삼창

    [서울포토] ‘대한독립만세’ 문 대통령, 3.1절 기념식서 만세삼창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식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포토] ‘코로나19 이겨내자’ 북한산 퍼포먼스

    [포토] ‘코로나19 이겨내자’ 북한산 퍼포먼스

    3.1절 101주년을 앞둔 29일 오후 서울 북한산 사모바위에서 독립운동가 복장을 한 멀티암벽산악회 소속회원과 북한산국립공원 특수산악구조대원들이 태극기를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2.29 연합뉴스
  • ‘문재인 하야’ 3·1절 서울 광화문 집회 못 연다

    ‘문재인 하야’ 3·1절 서울 광화문 집회 못 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보수단체가 추진한 대규모 서울 도심 집회에 대해 법원에서도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28일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가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서울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3·1절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주최로 열리는 광화문 집회는 허용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는 범투본이 그간 경찰에 집회를 신고할 때 사용해 온 이름이다. 이 단체의 대표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는 지난 24일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6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역과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일대 및 청와대 주변에서의 집회를 금지한다고 범투본에 통고했다. 그러나 범투본은 29일 광화문에서 열 예정이던 대규모 집회만 유튜브 방송으로 대체하고, 내달 1일 연합 예배 형식의 집회는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범투본은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범투본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투본은 앞서 22∼23일 서울시의 금지 통보를 무시하고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강행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와 종로구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위반 혐의로 범투본을 고발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코로나19에 ‘3·1절 기념식’ 어쩌나

    코로나19에 ‘3·1절 기념식’ 어쩌나

    홍콩·프랑스·일본 등 한인회 잠정 연기코로나19 위협 적은 지역은 예정대로韓정부도 각종 변수로 강행 고민중인듯무증상 감염 및 공기 감염 가능성 상존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세계 확산이 가시화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해외 각국 한인회들도 ‘101주년 3·1절 기념식’ 개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28일 각국 한인회 홈페이지에는 3·1절 기념식을 취소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홍콩한인회는 “코로나19의 전염 위험 방지를 위해 3월 2일에 개최키로 했던 3.1절 기념식은 취소됐으며 정기총회 일정도 연기한다”고 했다. 프랑스 한인회도 1일 열려던 기념식을 잠정 연기했다고 공지하고 “프랑스 정부는 2월 25일 정부 공식 발표로 한국 여행에 관한 경계 상태를 3단계(여행 자제)로 격상하면서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일대한민국민단도 “일본 전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3.1절 기념 행사의 연기를 전국 지방 본부에 공문을 통해서 지시했다”고 공지했다. 반면 호주, 캐나다 등 비교적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크지 않은 지역의 한인회는 3·1절 기념식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통상 해외에서 국경일 행사는 한인들이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취소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는 시점이어서 일부 국가에서는 대규모 행사 자체 요청을 내린 상태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이 정리한 세계 확진자 수는 8만 3389명으로 40여개 국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국 정부도 3·1절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확실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일 행사라는 점에서 축소해서라도 진행하는 게 맞지만 각종 돌발 변수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행사 참석자의 발열이나 증상을 철저히 점검하는 것을 전제로 강행하는 방식도 제기되고 있지만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자가 있고, 공기 전파도 가능해 역시 확산 위험성은 상존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달달한 ‘살인 식단’에 年1200만명 당했다

    달달한 ‘살인 식단’에 年1200만명 당했다

    풍성한 먹거리의 한켠에서 쏟아지는 영양 과잉과 결핍의 호소. 사람들은 이제 먹거리의 모자람보다는 영양과 식단 문제에 더 신경 쓴다. 우리는 음식을 잘 먹고 있는 걸까, 음식을 취하는 방식은 제대로인가. 영국의 음식 작가이자 역사가인 비 윌슨은 ‘식사에 대한 생각’을 통해 현대인의 ‘먹는 방식’을 정색하고 비판한다. 절대적인 굶주림은 과거에 비해 훨씬 드문 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47년 만성 굶주림에 시달린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쯤 됐지만 2015년엔 아홉 명 중 한 명으로 급감했고 2017년쯤 극빈자는 매일 25만명씩 줄어들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를 굶주림에서 구해 낸 음식이 한편으로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말한다. 각종 통계를 보면 우리가 먹는 음식은 담배나 술보다 질병, 죽음을 더 많이 유발한다. 저자가 인용한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그 추세는 명확하다. 2015년 한 해 흡연으로 사망한 사람은 700만명, 알코올 관련 원인으로 사망한 사람은 330만명이었던 데 비해 가공육이나 가당 음료가 과다한 식단처럼 ‘식이 요인’ 탓에 사망한 사람은 1200만명이나 됐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역설적이면서도 슬픈 사실”이라며 “좋은 음식이 없는 좋은 삶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저자의 말대로 지구촌에 새로 등장한 문제는 전 세계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너무 많이 먹는 동시에 영양이 부족하다는것, 즉 칼로리는 많이 섭취하지만 영양소는 적게 섭취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적 식단은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로 가득 차 있지만 철분, 비타민 같은 미량 영양소는 부족하다. 영양부족은 굶주림이 아니라 질 낮은 섭취를 의미하므로 여러 부적절한 식단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실제로 인근 주변 마켓에만 가더라도 나쁜 음식(?)은 널리 깔려 있다. 짭짤하고 기름진 스낵, 설탕 입힌 시리얼, 다양한 빛깔의 가당 음료, 일반 요구르트보다도 설탕이 더 많이 든 건강 요구르트…. 이런 상황에서 중국, 멕시코, 인도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과식과 영양부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칼로리를 과도하게 섭취하면서도 건강한 몸에 필수인 미량영양소와 단백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인은 건강을 챙기려 그토록 식단에 신경을 쓰는데도 왜 그런 문제가 생길까. 저자는 개인의 욕망이나 요구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 대신 노동환경, 삶의 질, 복지 수준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고 경제적 격차가 벌어지는 가운데 그 틈새를 이익 추구의 기회로 삼는 사회경제적 조건에 주목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식품기업들의 자문을 맡았던 행크 카델로의 고백은 충격적이다. “제대로 팔기만 하면 미국인에게 무엇이든 먹일 수 있다. 우리는 오직 시장 확장과 우리의 이익만을 생각했다.”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식품 정보도 큰 문제 중 하나다. 오랫동안 영양학자들은 ‘지중해 식단’을 모든 사람들이 따라야 할 건강식단으로 꼽았지만 세계보건기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크레타섬에 사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더이상 지중해 식단을 먹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질 좋은 식단을 먹는 국가가 선진국이 아닌 아프리카 대륙, 특히 사하라사막 아래 저개발 지역에 몰려 있다는 사실도 역설적이다. ‘새로운 음식을 오래된 접시에 담아 먹자’, ‘물이 아닌 것을 물처럼 마시지 말자’, ‘유행에 뒤처진 입맛을 갖자.’ 책 말미에 현명하고 건강한 식사를 위한 13가지 전략을 붙인 저자는 우리가 계속 지금처럼 식사를 한다면 스스로와 환경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몇몇 정부와 도시가 건강하고 즐거운 식생활을 위해 이미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그때까지 소비자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과도하게 넘쳐나는 현대 식품에서 벗어날 자기만의 전략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코로나 시련 뚫고, 또다시 봄이 왔네

    코로나 시련 뚫고, 또다시 봄이 왔네

    나라 전체가 멈춰 선 듯하다. 바이러스 탓이다. 사람들은 나들이를 꺼리고, 여행지는 얼어붙었다. 빼앗긴 들에도 왔던 봄인데, 한국인의 가슴엔 봄이 내려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막아서도 봄은 온다. 매화가 팝콘처럼 터지기 시작했고 들꽃들도 시나브로 꽃대를 밀어 올리고 있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를 찾았다. 늙은 매화가 필 때면 늘 뭇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는 절집이다. 절집 뜨락의 수백년 묵은 자장매가 붉은 꽃술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행장 꾸려 내려갔다.●부처님 진신사리 모신 사찰… 370년 ‘자장매’ 인기 통도사는 선원과 강원, 율원을 모두 갖춘 대가람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어 불보 사찰이라고도 한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봄의 통도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이른바 ‘자장매’(慈臧梅)다.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을 딴 매화다. 영각(影閣) 처마 아래 있다. 수령은 370년쯤 됐다고 한다. 2월 하순쯤 꽃이 피기 시작하면 분홍빛 매화를 보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극락보전 옆에도 이름난 홍매 두 그루가 있다. 각각 만첩홍매와 분홍매로 불린다. 한데 ‘꽃보다 절집’이었다. 자장매의 자태도 명불허전이었지만 절집의 웅숭깊은 아름다움은 그보다 몇 배 뛰어났다. 다른 여행지를 둘러볼 생각은 못하고 절집에서 ‘혼자놀기의 진수’를 선보인 건 그 때문이다. ●법당 중심으로 상로전·중로전·하로전으로 나뉘어 통도사는 가람 배치가 독특하다. 법당을 중심으로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이는 통도사가 조성 시기가 다른 3개의 가람이 합해진 복합사찰이라는 뜻이다. 일주문을 넘어서면 곧 하로전이다. 영산전(보물 제1826호)과 극락보전, 범종루 등의 당우가 밀집돼 있다. 극락보전 외벽의 ‘반야용선도’가 여행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용선을 타고 피안의 세계로 가는 중생들의 모습을 담았다. 삼층석탑(보물 제1471호) 맞은편은 영산전이다. 하로전 구역의 중심 건물이다. 영산전은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다보탑을 그린 ‘견보탑품도’ 등 진귀한 벽화들(보물 제1711호)이 즐비하다. 중로전 구역에는 고려 말 건물인 대광명전을 비롯해 용화전, 개산조당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구역에서 가장 독특한 건 봉발탑(보물 471호)이다. 부처님의 발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밥그릇에 뚜껑이 덮인 형상을 하고 있다. 발우는 스님들이 밥을 먹을 때 쓰는 그릇이다. 봉발이란 발우를 모셨다는 뜻이다. 용화전 안에는 중국 소설인 서유기의 내용 일부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절집 벽화로는 매우 이례적인 그림이다. 이제 상로전으로 간다. 가장 중요한 건물은 ‘대웅전 및 금강계단’(국보 제290호)이다. 대웅전은 사면이 한 건물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다. 면마다 출입문이 있고, 현판도 달려 있다. 동쪽은 대웅전(大雄殿), 서쪽은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은 금강계단(金剛戒壇),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다. 이는 모두 대웅전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대웅전 안에는 불상이 없다. 건물 뒤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으므로 불상이 따로 필요 없다는 의미다. 금강계단은 납자가 되려는 이들에게 계(戒)를 수여하는 의식을 벌이는 곳이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에서 계를 받는 건 곧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계를 받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납자들 모두가 이 계단을 통해 득도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 통도사란 이름도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고 한다. 대웅전 지붕 위에도 볼거리가 많다. 가로 지붕과 세로 지붕이 만나는 정점에 철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석탑의 찰주(꼭대기에 있는 원기둥 모양의 중심 기둥)와 불가에서 보배로 여기는 보주(둥근 구슬)를 형상화한 것이다. 사파이어빛 조형물이 아름다우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 모습 못 봤으면 후회가 막심할 뻔했다. 대웅전 주변에서는 찰주의 일부만 보인다. 통도천 건너편의 사자목 오층석탑에 오르면 전체를 살필 수 있다. 찰주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기와 끝자락에 하얀 연꽃봉오리 같은 것들이 늘어서 있다. 이른바 백자연봉이다. 기와 끝의 숫막새에는 와정이라는 못이 박혀 있다. 기와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박아 놓은 것이다. 못을 가리고 조형미를 더하기 위해 와정 위에 연꽃 모양의 백자를 얹는데, 이게 바로 백자연봉이다. 대방광전 앞의 구룡지(九龍池)는 통도사의 창건 설화가 담긴 작은 연못이다. 자장율사가 구룡소에 사는 용들을 승천시키고 못을 메워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응진전 앞 바닥에는 호혈석(虎血石)이라 불리는 붉은 돌이 있다. 호랑이의 기를 누르기 위해 호랑이 피를 발랐다는 반석이다. 물을 부으면 붉은 빛을 띤다. 극락전 앞에도 또 하나의 호혈석이 있다. 아울러 대웅전 계단에 새겨진 용의 비늘, 계단 옆에 마련해둔 아귀밥통 등 재밌는 이야기를 담은 유물들을 찬찬히 찾는 재미가 각별하다.●벽화부터 명필 글씨까지… ‘불화의 보고’로 유명 통도사는 흔히 ‘불화의 보고’라고 불린다. 그만큼 벽화가 많다는 뜻이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볼 수는 있으니 최대한 많이 눈에 담아가는 게 좋겠다. 명필들의 글씨도 많다. 일주문 현판의 ‘영축산통도사’(靈鷲山通度寺), 관음전 맞은편의 ‘원통소’(圓通所) 현판, 대웅전의 네 개 현판 중 ‘대방광전’과 ‘금강계단’ 등이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글씨다. ‘일로향각’(一爐香閣) 현판과 주지실 앞의 ‘탑광실’(塔光室) 등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알려졌다. 추사의 ‘성담상게’(聖覃像偈)라는 서예작품은 성보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춘풍에 세상 시름 씻겨 보내리●1㎞ 솔숲 걷노라면 업장이 벗겨지는 듯 통도사 입구를 넘어서면 곧바로 솔숲이 펼쳐진다. 이른바 ‘무풍한송로’(舞風寒松路)다. 무풍교에서 일주문 사이 솔숲에 조성된 보행로다. 솔숲에 들면 늙은 소나무들이 춤을 추듯 늘어서 있다. 통도사 일대의 빼어난 풍경을 일컫는 이른바 ‘통도8경’ 가운데 1경인 ‘무풍한송’이 바로 여기다. 솔숲의 길이는 1㎞ 정도다. 천리길을 걷듯 느릿느릿 걷는 게 솔숲의 정수를 만끽하는 방법이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솔향이 코를 간질이고, 솔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영혼이 씻기고 업장이 벗겨져 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하마비가 세워진 산자락엔 큰 암벽이 있다. 부채를 펼친 듯하다는 선자바위다. 바위 여기저기에 선인들의 이름이 빼곡하다. 조선의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 일제강점기 박영효, 종두법의 지석영, 애국지사 의암 손병희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데,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껄렁한 여행자 눈엔 그저 우수마발들의 이름만 들어찰 뿐이다. 부도탑에 이르면 무풍한송로는 끝이 난다. 곧장 들어가면 통도사 중심 영역이고, 주변으로 실핏줄처럼 이어진 소로를 따라 가면 부속 암자들이 나온다. 통도사의 부속 암자는 모두 19곳이다. 불심이 깊은 이들은 암자를 모두 둘러보는 ‘19암자 순례’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 일정으로는 어려워 일반 관광객들은 유명한 암자 서너 곳을 둘러보는 게 보통이다. 19암자 가운데 영축산 중턱의 백운암을 제외하면 모두 차로 접근할 수 있다. 서운암은 장독대로 유명하다. 그 숫자가 무려 5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원래 야생차로 유명했던 곳인데 요즘은 장독대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더 많다. 옹기들은 대부분 최소 50년이 넘었고 200~300년 된 것도 섞여 있다. 장독 안에서는 된장이 익어간다. 운이 좋으면 서운암에서 키우는 공작새가 꼬리깃을 활짝 펼친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영축산 능선 품은 16만 도자대장경의 장경각 서운암 위는 장경각이다. 16만 도자대장경을 모신 곳이다. 도자대장경은 도자에 새긴 불경을 일컫는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8만 1528장의 목판 양면에 법문을 새긴 까닭에 견줘 도자대장경은 한 면에 새긴 탓에 전체 도판 수가 그 두 배인 16만 3056장에 이른다. 도자대장경을 완성하기까지 준비기간 5년을 포함해 무려 15년이 소요됐다고 한다. 이웃한 곳에 삼천불전도 있다. 역시 도자로 만든 3000개 불상을 모시고 있다. 장경각 앞 뜨락에 서면 영축산과 멀리 양산 시가지가 한눈에 담긴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은 자장암이다. 첫손 꼽히는 건 마애아미타삼존상(등록문화재 제617호)이다. 전체 높이가 4.54m에 이르는 대형 마애불이다. 1896년(고종 33년) 조성됐다. 다른 곳과 달리 자장암의 마애상은 바위에 얕게 새겨진 편이다. 이 덕에 조각이 아닌 불화(佛畵)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애상 뒤편 바위엔 금와보살이 산다. 거대한 바위 중심부에 작은 구멍이 뚫렸고, 종종 이 구멍 밖으로 황금빛 개구리가 출현한다고 한다. 불심 깊은 이들 눈에만 보인다고 하니 한번 도전해 보시길.●빼어난 경관에 왜구들도 활을 놨던 안양암 암자의 마루에 걸터앉으면 ‘악’ 소리나는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뜨락 위의 키 낮은 담장 너머로 영축산 능선이 얹혀져 있다. 늙은 소나무들은 이리 휘고 저리 굽은 자태로 추임새를 넣고 있다. 단정하고 소박한 풍경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발품 판 노고는 보상받고도 남는다. 원래 통도사 암자 가운데 전망 좋기로 명자깨나 날리던 곳은 안양암이다. 임진왜란 때 왜구들이 활을 쏘려다 눈앞에 펼쳐진 경관이 너무 빼어나 활을 놓고 말았다던가. 통도8경 중 제3경인 안양동대(安養東臺)가 바로 이 절집이 앉은 자리를 일컫는 말이다. 한데 시원한 맛으로는 자장암에 한 수 접어줘야 할 듯하다. 극락암은 극락영지(極樂影池)라는 작은 연못과 그 위에 놓인 어여쁜 홍교로 유명한 암자다. 통도8경 중 제5경이 바로 여기다. 연못엔 영축산 풍경이 그대로 담긴다. 연못 위 홍교는 당대 최고의 선지식으로 꼽히는 경봉 스님이 1962년 조성했다. 극락영지와 나란히 선 늙은 벚꽃이 개화하면 그야말로 선경이 펼쳐질 듯하다. 글 사진 양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대중법회 일시 중단… 공양간도 폐쇄 -금강계단은 상시 개방됐던 예전과 달리 일정 기간에만 공개된다. 매달 음력 1~3일, 보름 등의 특정 시기 오전 11시~오후 2시에 개방한다. 통도사 홈페이지에 자세한 개방일자가 나와 있다. 평시에는 대광방전 쪽 담장 너머로 살펴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대중법회 등은 취소됐지만 다행히 산문은 폐쇄되지 않았다. 다만 내방객 모두 발열 체크를 해야 하는 등 다소간의 불편은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방문 전 확인하는 게 좋겠다. -공양간도 폐쇄됐다. 3월 초까지는 절밥을 먹을 수 없다. 산문 앞에 산채비빔밥 등 맛집들이 즐비하다. 삼정메밀소바, 금호정 등은 메밀국수로 유명한 집이다. 통도사 입구에서 멀지 않다. -통도사는 울산 울주군과 인접해 있다. 양산 시내보다는 석남사, 반구대암각화 등 울주 쪽 명소들을 묶어 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 [사설] 대형 교회, 코로나19 감염위기서 공동체 보호해야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3ㆍ1절을 앞두고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지 않고 중단키로 했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인파가 몰리는 대규모 행사는 옥외든 옥내든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합의가 확산됐고 공권력의 압력도 주효했다. 범투본 측은 그러나 3·1절 당일에 계획한 광화문 연합예배는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가 도심 집회를 금지한 가운데 내린 결정이어서 유감이 아닐 수 없고, 이는 재고돼야 한다. 또 대형 교회가 주일예배와 같은 종교 활동을 계속한다니 우려를 보낼 수밖에 없다. 이에 앞서 한국 천주교회는 그제 전국 16개 모든 교구에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236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불교 조계종도 지난 24일부터 신자들이 모이는 모든 법회를 중지하고 산문을 봉쇄했다. 우리나라에서 신자 수(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가 가장 많은 개신교 역시 평일예배와 새벽기도회 등을 취소했고, 확진환자가 발생한 서울 명성교회와 대구의 주요 교회 등은 주일예배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서울 대형 교회들이 아직 주일예배를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리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그제 “종교적 예식의 전통을 지키는 일은 소중하지만 이로 인해 교회가 공동체를 더 위험에 빠뜨리거나 코로나19 확산 진원지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온라인 예배 등을 대안으로 제안한 것은 개신교 지도자들의 사회적 책무를 보여 준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 종교 활동의 자유는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고, 심지어 공동체와 공존이 우려되는 종교 활동조차도 혐오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비난하며 마녀사냥하듯이 싸잡아 공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감염병이 공동체의 삶을 위협하는 상황에선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는 감염력이 강력해 무증상 감염자가 혹시라도 있어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함께 머무르면 위험할 수 있다. 대구ㆍ경북(TK) 지역의 ‘신천지’와 청도 대남병원의 사례에서 보듯이 특정 지역에 ‘슈퍼 전파’ 사태가 발생한다. 27일 누적 확진환자가 1766명인데 이 중 대구 감염자가 1132명, 경북이 345명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도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법원도 휴정하고 초ㆍ중ㆍ고도 개학을 미룬 상황이다. 국가적 재난이 된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의료체계를 확보할 때까지 늦추려는 안간힘이기도 하다. 앞으로 최소 2주간 공동체와 함께하려는 대형 교회의 동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 ‘코로나 집콕’ 하는 주말 3·1절, ‘친일파 잡기’ 보드게임 어때요

    ‘코로나 집콕’ 하는 주말 3·1절, ‘친일파 잡기’ 보드게임 어때요

    다가오는 삼일절을 겨냥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와 친일파를 소재로 한 게임이 등장했다. 바른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보드게임1945: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보드게임1945)이다. 유야무야 해체된 반민특위의 역사를 다시 되새기고, 게임 속에서라도 반민특위가 성공하는 역사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보드게임1945는 세 명의 청년이 모여 개발했다. 보드게임1945를 기획한 바른 엔터테인먼트 권재욱(22)씨는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민특위가 활동한 해방 이후와 전쟁 이전 사이의 시기가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중요한 ‘골든타임’이라 생각한다”면서 “이 시기가 역사 교육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권씨는 “보드게임1945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역사와 인물들을 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권씨에 따르면 프로젝트를 후원한 사람들은 “역사에 묻혔던 독립운동가들을 알게 돼서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드게임 소재가 된 반민특위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만들어진 제헌국회에서 친일파를 처벌하기 위해 구성한 위원회다. 하지만 친일 행적이 파악된 682건 중 실제 처벌을 받은 사람은 14명에 그쳤다. 반민특위는 결국 1년도 안 돼 해산됐다. 권씨는 “역사적인 부분을 다루는 만큼 제작 과정에서 이념 논란에 휘말릴까 우려가 많았다”면서 “역사는 좌·우나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모바일 게임이 주가 되는 게임 시장에서 아날로그식 보드게임을 출시한 점도 눈에 띈다. 보드게임1945는 심리전과 추리를 통해 상대방의 정체를 밝히는 ‘마피아 게임’ 방식을 이용해 긴장감을 더했다. 여기에 해방 이후 반민특위와 친일파라는 역사적 맥락을 입혔다. 권씨는 “간단하게 종이 한 장 펼쳐 놓고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보드게임으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보드게임1945 프로젝트는 삼일절인 다음달 1일 종료된다. 27일 기준 보드게임1945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 사이트에서 후원금액 800만원을 넘겼다. 목표금액인 300만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보드게임1945를 후원한 사람은 총 190명이다. 후원금액 500만원이 넘은 17일에는 게임에 새로운 인물로 조선건국준비위원회장 여운형이 추가됐다. 권씨는 “역사는 무겁고 어려울 수 있는데 보드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더 쉽게 역사를 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초교 만세시위’ 박망아 선생 독립유공자 포상

    국가보훈처는 27일 제101주년 3·1절을 맞아 경북 의성에서 만세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늦깎이 초등생’ 박망아 선생 등 106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밝혔다. 건국포장이 추서된 박 선생은 18살이었던 1919년 의성 비안공립보통학교 4학년에 재학하던 중 150명의 전교생을 교정에 집결시켜 3월 11일 비안시장에서 독립만세를 부르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일본 경찰이 경계를 강화해 학생들의 만세시위는 무산됐다. 박 선생은 굴하지 않고 이튿날인 12일 동료 학생들을 학교 뒷산에 집결시켜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다. 현장에서 체포된 박 선생은 징역 8개월이 선고돼 옥고를 치른 뒤 22살의 젊은 나이에 순국했다. 박 선생이 주도한 독립만세운동은 현재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보통학교 학생들이 일으킨 항쟁으로 의미가 크다. 을사늑약 후 의병활동을 벌이다 순국한 이강복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이 선생은 1905년 일사늑약이 체결되자 1907년 전남 담양에서 의병활동에 참여해 일본군과의 전투 중 전사했다. 이 선생은 전주 이씨 가문 명문가 출신이었지만 적극적 의병활동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포상받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23명(애국장 9, 애족장 14), 건국포장 14명, 대통령표창 69명이다. 포상자 중 여성은 5명이고, 생존 애국지사는 없다. 정부 수립 이후 독립유공자 포상자는 총 1만 5931명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코로나 확산에… 경영난 中企 한달새 2배 급증

    코로나 확산에… 경영난 中企 한달새 2배 급증

    마스크 부족, 직원 미복귀, 中은행 마비 탓 수출입기업 72.3%가 ‘피해 입었다’ 밝혀 절반 이상은 中공장 멈춰 납품 차질 빚어직원 240여명을 둔 충남의 한 두부업체 A사는 요즘 ‘진퇴양난’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이 줄면서 두부 주문량이 코로나 확산 이전보다 2배가량 폭증했다. 좋아할 일이지만 정작 식품 위생 관리를 위해 공장 직원들이 매일 필수적으로 써야 하는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A사의 대표는 27일 “직원 200명이 두부에 이물질이나 침이 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출근하면 새 마스크를 착용하고 버리는 걸 일상화해 왔다”며 “일주일이면 마스크가 1400장은 필요한데 기존에는 80원이면 샀던 일회용 마스크가 고급용은 5000원까지 웃돈이 붙고 그마저도 대량 구매가 아예 불가능해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비싼 마스크를 소량 구해 생산을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부 소비가 늘어나 좋은 게 아니라 제품을 위생적으로 만들 수 없을까 봐 걱정이 앞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에 디스플레이 기계 장비를 수출하는 중소기업 B사는 자금난에 내몰렸다. 중국업체가 주문한 기계는 선적을 진행하고 있지만 우한 지역 은행 등의 업무 마비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우리가 돈을 못 받으면서 함께 물려 있는 협력사에도 대금 지급을 못 해줘 도산 가능성 등 피해가 갈까 우려스럽다”고 호소했다. 중국 현지에서 기계 장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C사는 요즘 공장 가동률이 평소의 50%에도 미치지 못해 울상이다. 중국 당국의 격리 조치와 교통 통제로 춘제 이후 고향으로 내려가 복귀하지 못한 현지 직원들이 많은 데다 당국에서는 이들에게도 인건비를 지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공장 정상화는 요원한데 복귀하지 못한 직원들의 인건비는 내줘야 하는 ‘이중고’에 놓인 셈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5~26일 국내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경영실태 조사에 나선 결과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상 직간접적 타격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70.3%(211개)로 이달 초 조사 응답률(34.4%)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시간이 갈수록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수출입기업은 전체의 72.3%가, 국내 서비스 업체는 67.7%가 경영상 피해를 호소했다. 1차 조사 때는 각각 31.0%, 37.9%로 현재의 절반 수준이었다. 수출 기업의 가장 큰 피해 원인은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인한 납품 차질(51.6%)이었다. 국내 서비스 기업은 내방객 감소·경기 위축에 따른 매출 축소 피해(66.5%)가 가장 컸다. 기업들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지원책으로 피해 기업에 대한 특별보증 및 지원 확대(62.0%), 고용 유지 지원금 확대(47.3%), 관세·국세 등 한시적 세금 납부 유예안 마련(45.7%) 등을 꼽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피해자 스러져가는데… 아픈 역사 입증할 전문가·전문기관이 없다

    피해자 스러져가는데… 아픈 역사 입증할 전문가·전문기관이 없다

    1년 단위 연구위탁 아닌 국가 독립기관 갖춰야 “역사적 맥락 맞춰 뿔뿔이 흩어진 자료 해석 필요”아픈 역사의 산증인이 차츰 사라져가면서 반대급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위안소를 운영하며 여성들을 강제동원한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졌다. 현재 국내 여러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이 같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수집한 증거 수에 비해 이를 활용해 각 사건의 인과관계를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사편찬위원회는 2016년부터 위안부 자료를 수집·편찬하고 있다. 이상록 국사편찬위 국외자료수집팀장은 27일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 연합국이 작성한 문서들을 보면서 일본군이 위안소를 어디에, 어떻게 운영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수집해왔다”면서 “향후 일본의 전후처리 및 도쿄전범재판의 진행 과정 등과 관련한 일본의 전쟁범죄 자료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의 국가기록원에 해당하는 당안관과 태국 국립공문서관이 소장한 위안부 관련 공문서를 입수해 국내외 위안부 자료 목록을 2018년 말에 공개했다. 서울대에도 정진성 명예교수가 이끄는 ‘위안부 연구팀’이 따로 있다. 2014년 9월부터 만들어진 연구팀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을 방문해 위안부 자료를 조사·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록물 400여건을 수집했고, 지난해 말에는 ‘일본군 위안부 관계 연합군 자료’라는 책을 펴냈다. 문제는 넘쳐나는 구술을 꿸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에 수집된 관련 자료는 2000여건이 넘지만 ‘위안부 역사’를 전공으로 하는 연구가가 드믈다. 박정애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실제 자료를 보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정황이 보이지만 ‘위안부’나 ‘위안소’ 등의 단어가 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해당 자료가 위안부 자료로 엮어 내기 위해선 당시 시대상과 법, 일본군의 움직임 등과 관련한 다른 자료들을 같이 연구해야 하는데 그런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김소라 연구원은 “과거 연합군도 위안부 문제를 심각한 전쟁범죄로 보지 않은 탓에 관련 기록을 찾는 게 힘들다. 어렵사리 분량이 긴 보고서를 찾아 내도 그 속에 위안부 관련 내용은 한두 줄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면서 “지역별로 위안소 제도가 다르게 운영됐기 때문에 지역사 연구도 필요하다.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 있는 자료를 역사적 맥락에 맞게 해석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위안부 연구가들은 국가 차원의 전문 연구기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위안부 연구는 정부가 발주하는 1년짜리 연구용역사업 중심으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가 나오기 힘든 구조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안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가 2018년 8월 문을 열었다. 현재 연구원은 총 5명이다. 여전히 1년 단위 위탁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연구할 독립기관인 ‘여성인권평화재단’을 설립하는 내용의 법률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세계유산등재 막는 건 2015년 한일협상… 진정성 결여 방증”

    “세계유산등재 막는 건 2015년 한일협상… 진정성 결여 방증”

    “우리 증언·활동 보존 마땅… 국제사회 연대 절실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 법안은 빨리 통과돼야”“처음 증언했던 날이 또렷이 기억나지요. 피해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참 힘든 결심해서 나섰거든요.” 27일 대구 달서구에서 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 운동가 이용수(92) 할머니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할머니는 “우리의 증언과 활동이 담긴 일본군 위안부 자료는 마땅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일본은 우리에게 사죄하지도 않고 세계기록유산 등재마저 방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등재는 나의 소원”이라며 “늦었지만 일본은 방해하지 말고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막는 것은 곧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의 진정성 없음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세계가 위안부라는 문제를 알고 있지만 일본은 (위안부가 공창이라는) 거짓말만 하면서 2015년 12월 28일에도 장난이나 다름없는 협상을 타결했다”면서 “아베 신조 총리는 총리답게 행세하고 사람답게 죄를 알아라”고 크게 꾸짖었다. 국제사회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이 할머니는 말했다. 그는 “일본이 망언과 거짓말을 쏟아내고 있지만 역사의 산증인인 피해자들이 있다”면서 “그들을 대표해서 나 이용수가 말한다. 국제사회는 일본을 똑바로 보고 꼭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가운데 생존자는 19명뿐이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을 이어 나가려면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와 국내외 교육과 홍보를 위한 법인 ‘여성인권 평화재단’ 설립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지만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관련 재단이 있어야 세계가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알도록 연구하고 운동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라면서 “우리나라 국회는 왜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범투본 1일 광화문 예배 강행… “집회금지 풀어 달라” 가처분 신청

    범투본 1일 광화문 예배 강행… “집회금지 풀어 달라” 가처분 신청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다음달 1일 연합 예배 형식의 집회를 강행하기로 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범투본은 또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 통고를 취소해 달라고 청구하는 소송과 함께 금지 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27일 전 목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 지난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 목사는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 드리기 위해 29일 예정됐던 3·1절 대회를 전격 중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대신 오후 2시 광화문광장 인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간소하게 대회를 열고 이를 유튜브로 중계할 예정이다. 그러나 다음달 1일 주일 연합예배 형식의 집회는 평소대로 강행한다. 전 목사는 “주일 예배는 종교행사이므로 강행하도록 하겠다”며 “이것이 성도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 등에 따르면 범투본은 이날 법원에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 통고를 취소해 달라고 청구하는 소송과 함께 금지 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앞서 서울시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에 근거해 광화문·청계·서울광장 일대의 집회를 금지했다. 서울지방경찰청도 지난 26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역과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일대 및 청와대 주변에서의 집회를 금지한다고 범투본에 통고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유석동 이관형 최병률 부장판사)는 구속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 달라는 내용의 전 목사 측 구속적부심 청구를 기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日 집요한 방해…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4년째 보류

    日 집요한 방해…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4년째 보류

    아베 정부 “유네스코 분담금 끊겠다” 압박 日 로비에 3년전 ‘대화 전제 등재보류’ 결정 한일문제로 치부… 적극적 국제여론전 필요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과 사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지 4년이 지났다. 하지만 일본의 끈질긴 방해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 위안부 피해 사실이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분담금을 끊겠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국, 네덜란드, 중국, 일본, 대만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는 2016년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포함해 당시까지 나온 전 세계 2744건 자료를 모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했다. 그러나 일본 우익단체들은 위안부가 정부나 군부가 운영한 성노예제도가 아닌 민간사업이었다고 주장하며 등재에 반대했다. 일본 정부도 역시 해당 기록이 통과하면 유네스코 분담금을 끊어버리겠다고 협박을 가하고 있다. 다급한 일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양새다. 유네스코 등재소위원회(RSC)와 국제자문위원회(IAC) 위원들이 부부 동반으로 무료로 1주일 일본 여행을 갔다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7년 IAC 회의가 끝나기 하루 전에 나온 ‘대화를 전제로 등재를 보류한다’는 일본 NHK 보도대로 결정문이 나왔다. 이후 일본 우익단체는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권고된 ‘대화 시한’은 등재 신청 후 최대 4년으로 올해가 마지막이다. 신혜수 이화여대 교수 겸 국제연대위원회 단장은 “일본의 로비에도 위안부 자료 등재가 완전히 취소되지 않은 것은 위안부 기록물의 중요성을 방증한다”면서 “유네스코는 어떻게 대화를 진행해야 할지를 논의하지 않았고 사무국이나 지정 중재자도 노력 중이라는 답변뿐”이라고 꼬집었다.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IAC 자문위원 14인 가운데 한국에 우호적인 캄보디아 위원 등도 교체됐다.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할 때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해당 자료를 등재할 수 없도록 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대부분 국가는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한혜인 국제연대위원회 팀장은 “일본은 유네스코 분담금 2위 국가이고, 2020년 1위로 올라선 중국도 자신들이 불리한 자료의 등재를 원치 않아 일본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전문가와 국가의 합리적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규정이 바뀌어도 4년 전 제출된 위안부 자료의 경우 기존 규정이 적용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전문가들은 유네스코가 이미 일본 편을 들고 있다고 본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을 맡았던 서경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유네스코는 2018년부터 대화를 종용하고 대화에 응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데 전혀 움직임이 없었고 2017년에는 기록유산 등재 절차를 모두 중단했다”면서 “어두운 역사의 일면을 사람들에게 알리던 유네스코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고 짚었다. 국제사회가 위안부 문제를 한일 간의 문제로 보는 분위기도 유네스코가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외교부와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국제 여론전이 필요한 이유다. 서 교수는 “전 세계 역사학자 사이에는 일본의 주장이 말도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해외 웹사이트나 외신에서 대중들은 우익 단체의 주장을 더 쉽게 접한다”고 말했다. 등재를 신청한 위안부 자료에는 조선인뿐만 아니라 중국,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등지의 피해 사실도 포함한다. 정진성 서울대 명예교수는 “정의기억연대 등이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우리가 가진 위안부 자료와 증언을 영어로 번역하고 국제적인 이슈로 키우는 작업은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속보]전광훈 또 “3·1절 광화문 예배 강행”…“야외가 안전”

    [속보]전광훈 또 “3·1절 광화문 예배 강행”…“야외가 안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3·1절을 앞두고 오는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로 열겠다고 예고했던 집회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취소하고 유튜브로 대체하겠다고 밝혔으나 또다시 오후 들어 광화문에서 예배 형식의 집회를 강행한다고 27일 말을 바꿨다. 전 목사는 이날 오후 3시쯤 ‘너알아TV’ 올라온 4번째 옥중서신에서 3·1절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동쪽 교보빌딩 앞에서 열릴 예정인 예배 형식의 집회는 강행한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청와대 광야교회와 이승만광장의 주일예배는 종교 행사임으로 강행하겠다”면서 “이것이 성도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길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실외에서 하는 것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라면서 “이 기회에 모든 교회들이 연합예배에 참석해달라”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예배 중단 머뭇거리는 교회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예배 중단 머뭇거리는 교회들

    코로나19 감염이 종교 집회를 주요 매개체로 확산되는 가운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기독교계에 예배 중단 등 적극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했다. 박 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를 찾아 최근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한 정부 시책에 따라 예방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데 감사를 표한 뒤 “종교시설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시설인 만큼 더욱 더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천주교 등 다른 종교계에서도 미사와 법회를 중단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의 선제적 예방 차원에서 밀폐되고 협소한 공간의 밀집 행사를 중단, 자제, 연기하고 예배를 영상예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포함한 전 기독교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명성교회에서는 소속 부목사가, 소망교회에서는 교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두 대형 교회는 당분간 주일 예배를 중단하기로 했다. 성지 순례를 다녀온 신도들 중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천주교도 전국의 모든 교구가 미사를 중단했다. 대한예수교장로총회는 26일 서울 한국교회100주년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와 관련, 교단 산하 교회가 3월 1일과 8일의 예배를 가정예배나 온라인 예배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같은날 저녁 홈페이지에 “교회는 주일예배를 포함한 성도들 간의 직접 접촉이 있는 모든 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주시고, 교회 등의 다중시설을 통한 확산을 막고자 하는 정부의 시책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다만 이는 권고 차원으로, 소속 교회가 주일 예배를 하지 않도록 결정한 것은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주일·새벽 예배 등을 정상 진행한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띄워둔 상태다. 다만 여의도순복음교회도 27일 오후 주일예배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삼일절인 이번 주 일요일 연합 예배 형식의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기로 해 우려를 낳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범투본, 삼일절 광화문 집회 강행…토요일은 유튜브로 대체

    범투본, 삼일절 광화문 집회 강행…토요일은 유튜브로 대체

    구속수감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삼일절을 앞두고 이달 29일(토요일) 광화문에서 열 예정이었던 대규모 집회를 유튜브 방송을 대체한다. 그러나 삼일절 당일인 일요일 연합 예배 형식의 집회는 강행하기로 했다. 전광훈 목사는 27일 오전 유튜브 채널 ‘너알아TV’를 통해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29일로 예정된) 3·1절 대회를 전격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국민적 걱정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유튜브 대회’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며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새로운 일간지 ‘자유일보’를 발행하기로 했다. 금명간 창간호를 보여주겠다. 전 국민 구독 운동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정작 3·1절 당일인 다음달 1일 ‘주일 연합예배’ 형식의 집회는 평소 주말처럼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그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범투본은 그 동안 매주 토요일 낮 12시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탄핵 국민대회’를, 일요일 오전 11시에는 ‘주일 연합예배’를 열어왔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는 범투본이 거의 유일했다. 노동계는 물론 우리공화당 역시 집회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 21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에 근거해 당분간 대규모 도심 집회를 금지했다. 이런 조치에도 범투본이 22∼23일 도심 집회를 강행하자 서울시는 전 목사 등 관계자 10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지방경찰청도 지난 26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범투본에 광화문 광장 일대와 청와대 주변 등에서의 도심 집회를 금지한다고 통고했다. 집회 금지 장소는 서울역과 서울광장, 광화문 광장 일대 및 청와대 주변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2∼23일 집회 영상자료와 고발 내용을 토대로 범투본 등 6개 단체의 집회 주최자 및 참가자 34명을 특정해 26일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광화문 집회 등에서 특정 정당에 대해 지지를 호소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달 24일 구속됐고, 이후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전광훈 목사의 구속적부심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구속적부심 앞둔 전광훈 “3·1절 대회 전격 중단 결정”

    구속적부심 앞둔 전광훈 “3·1절 대회 전격 중단 결정”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이 삼일절을 맞아 이달 29일 광화문에서 열 예정이었던 대규모 집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전 목사는 27일 오전 유튜브 채널 ‘너알아TV’를 통해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앞두고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3·1절 대회를 전격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범투본은 매주 토요일 낮 12시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탄핵 국민대회’를, 일요일 오전 11시 ‘주일 연합예배’를 진행해왔다. 특히 29일에는 삼일절을 맞아 대규모로 국민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범투본도 대규모 집회 개최 의사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 목사는 광화문 집회 등에서 특정 정당에 대해 지지를 호소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달 24일 구속됐고 이후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전 목사의 구속적부심은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화마당] 이 시간을 건너는 법/송정림 드라마작가

    [문화마당] 이 시간을 건너는 법/송정림 드라마작가

    친구들이 하나둘 칩거에 들어갔다. 재택근무에 들어가게 돼서, 가게 문을 닫아야 해서, 아이 입학식이 연기돼서, 모임이 취소돼서…. 어쩔 수 없는 이유들로 ‘집콕’하게 된 친구들은 온라인상에서 위로와 정보를 나눴다. 그러다 어느 친구가 물어왔다. “연애소설이나 실컷 읽게 몇 권 추천해 줄래?” 루이스 세풀베다의 장편소설 ‘연애소설 읽는 노인’에는 연애소설만 찾아 읽는 노인이 나온다. 발전만을 좇는 인간행위에 환멸을 느낄수록 그는 연애소설을 읽고 싶어 한다. 그에게 연애소설은, 무거운 현실을 견디는 처방약이었다. 친구가 원하는 연애소설 조건도 그 노인과 같았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랑 때문에 가슴이 찢어지게 아파했으면 좋겠어.” 고전 중에서 몇 권 골랐다. 시간의 세례를 받아도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고전을 읽지 않으면 인생에 고전하게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우선 레마르크의 ‘개선문’을 강력 추천했다.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으로 냉소 지으며 칼바도스를 즐겨 마시는 남자, 라비크. 사랑만 알고 그 밖의 것은 하나도 모르는 여자, 조앙 마두. 그들의 사랑이 어두운 시대 캄캄한 거리에 안개처럼 피어나는 소설이다. 언제든 체포돼 추방될 위험에 놓인 남자에게 사랑은 사치였다. 불행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여자에게 사랑은 꿈이었다. 여자는 죽음의 마지막 순간에 고백한다. 당신을 만날 수 있었던 그 시간은 선물받은 시간이었다고. 남자도 얼음 같은 심장을 열어 고백한다. 당신은 내게 빛이었다고. 당신이 나를 살아가게 한 거라고. 절절한 연애소설의 끝판왕인 ‘폭풍의 언덕’도 다시 한 번 책꽂이에서 꺼내 먼지를 떨어볼 만하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상처 입고 떠난 히스클리프는 거부가 돼 돌아와 복수를 시작한다. 그리움의 힘으로 살아가던 캐서린은 쇠약해져 죽음에 이르고 만다. 증오와 환멸밖에 사랑의 방법이 없었던 히스클리프는, 그녀의 무덤 앞에 무너져내리며 신음하듯 절규한다. 귀신이 돼서라도 날 찾아와달라고. 어떤 형체로든지 내 곁에 있어만 달라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제인 에어’, ‘안나 카레니나’의 연인들 역시 사랑 때문에 가슴을 쥐어뜯는다. 그러나 사랑에 폭파당한 심장을 부여잡으면서도 후회하지 않는다.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는 또 어떤가. 사랑에 농락당해 목숨을 잃으면서도 끝까지 그 사랑을 놓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같이 소설 속에서 걸어 나와 말해 준다. 아무리 아팠어도 사랑은 위기의 삶에 던져지는 구명대였다고. 사랑하는 사람은 위태로운 삶의 구조대원이라고. 재난은 소리 없이 닥쳤고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맞았다. 그러나 한탄만 하며 불안과 두려움이 영혼을 잠식하게 둘 수는 없다. 반강제적으로 주어진 칩거 기간 동안 연애소설을 몰아 읽겠다는 친구의 계획에 박수를 보내 주었다. 고전을 몰아서 읽어 보겠다, 음악을 원없이 들어 보겠다, 몇 가지 요리법을 익혀 보겠다, 홈트레이닝으로 체력단련을 하겠다, 보고 싶었던 영화를 몰아 보겠다…. 사소한 계획들로 불안한 시간의 동행을 삼는 건 어떨까. 내 급한 발걸음에 치여 어디선가 방치돼 버렸던 인생의 계획들은 없었을지. 아주 사소해서 밀어 두었던 게 어쩌면 더 중요한 건 아니었을지. 다른 사람에게 집중하느라 돌보지 못한 나에게 시선을 돌려 보는 것도 좋다. 밖으로 향한 문이 닫힐 때 내면의 창을 열어 나에게 시선을 두는 거다. 인생의 속도 계기판도 조절하고 방향 나침반도 점검하면서, 황망히 재난 속에 갇힌 우리 모두를 위한 기원도 간절히 하면서 그렇게 이 시간을 건너가 보는 거다.
  • 서울 하루새 9명 추가 확진… 25개 구 중 16곳 ‘감염’

    서울 하루새 9명 추가 확진… 25개 구 중 16곳 ‘감염’

    금천·동작·노원·관악서 신규 확진자 서북·동북·도심·서남·동남권 다 뚫려 3·1절 타종행사, 서울패션위크 취소서울 지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고 장소도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본격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 전체 25개 구 가운데 16개 구에서 확진환자가 나왔다. 25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송파구 2명, 강동구 2명을 포함해 금천, 은평, 동작, 관악, 노원구에서 1명씩 총 9명의 확진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하루 발생 환자수로는 가장 많다. 그간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없었던 금천, 동작, 노원, 관악구에서도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서울에서 확진환자가 없는 자치구는 전체 25개 구 중 영등포구, 중구 등 9개구로 줄었다. 권역별로 보면 5개 권역(서북·동북·도심·서남·동남권) 모두가 뚫렸다. 더욱이 신규 확진환자들은 목사, 병원 의료진 등 타인과 접촉이 많은 이들이라 우려가 크다. 강동구 2명은 지난 14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한 명성교회 부목사와 부목사의 지인 자녀다. 은평구 확진환자는 재활병원에서 일하는 작업치료사다. 송파구에서는 국립경찰병원 응급실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존 확진환자와 접촉한 40세 송파구 방이동 주민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졌다. 이 밖에 금천구 1명은 지난 16일 중국 청도를 다녀온 중국인이고, 동작구 1명은 대구에서 신천지 확진환자와 접촉한 62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관악구에서는 기존 확진환자의 밀접 접촉자였던 60세 여성이 확진 판정됐다. 노원구 확진환자는 상계동에 거주하는 42세 남성이다. 지난 19일 마포구 직장에서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한 강사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노원구는 추정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강사 거주지가 어디인지는 우리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용산구에서도 용산 LS타워 16층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LS계열사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거주지가 경기도라 용산구 확진환자로 잡히지는 않았다. 서울에서 지금까지 확진환자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종로구로 10명에 이른다. 여기에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 관련자 외에 은평성모병원 방문자(627번 환자)도 포함됐다. 이어 송파구가 7명으로 뒤를 이었다. 송파구 확진환자는 싱가포르 출장자 외에 대구 방문자(834번 환자)와 이들의 접촉자가 대다수다. 각 자치구가 이날 발표한 신규 확진환자 대부분은 아직 서울시 공식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서울시가 집계한 총확진자는 전날(31명)보다 9명 늘어난 40명이다. 이는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근거한 수치로, 24일까지 확진환자가 대다수다. 나머지 신규 확진환자는 시차를 두고 다음날 오전 집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추가 확진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확진 판정된 명성교회 부목사가 참석한 16일 오후 예배에는 똑같은 시간에 약 2000명이 함께 예배를 봤던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명성교회 측은 이날 교회의 모든 시설을 폐쇄하고 당분간 모든 예배를 열지 않기로 했다. 확진환자 4명이 발생해 병원 내 집단 감염이 의심되는 은평성모병원에서는 입원 환자 502명 중 254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247명은 음성으로 판정됐고, 1명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타 의료진과 청소인력 등 밀접접촉자 30명에 대해서도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음달 열릴 예정이었던 3·1절 타종 행사와 서울패션위크를 취소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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