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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창신동 단상/서동철 논설위원

    후배들에게 밥 살 일이 있으면 종종 동대문에서 가까운 인도음식점으로 간다. 인도음식점이라고 했지만 네팔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니 네팔음식점이라고 불러야 하는 게 옳지 않나 싶기는 하다. 하지만 부처님이 태어난 룸비니도 오늘날에는 네팔땅이라지 않은가. 굳이 지하철을 타고 이곳으로 가는 이유는 회사 근처 인도식당보다 훨씬 값싸게 본고장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이 자리잡은 창신동에는 같이 간 사람들을 감동시킬 두 가지 ‘비장의 무기’도 있었다. 그 하나가 창신동시장 골목을 지나 낙산 남쪽 기슭에 이르면 나타나는 안양암이다. 이 작은 절에 들어서면 왼쪽 바위절벽에 서울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마애관음보살이 있다. 자꾸만 깊은 골목길로만 이끌어 심드렁했던 친구들도 작은 환성을 지르게 마련이다. 얼마 전 이 골목의 ‘진짜 보물’이 사라졌다. 창신동 언덕배기의 안양암 골목에는 2층짜리 건물이 양옆으로 나란히 세워져 있다. 동대문 의류 상가의 ‘배후 공단’답게 재봉틀 소리가 흘러나오는 골목 사이로 남산 서울타워가 바라보이는 풍경이 예술이었다. 그런데 서울타워가 있어야 할 자리에 새로 지은 다세대주택 지붕이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닌가. 친구들에게 자랑할 것도 한 가지 줄었다.
  • 일제 치하 압박받는 조선 민초들, 나그네 신세 시름·절망·설움 담아 탄식·은유로 자기 치유한 ‘浪漫譜’

    일제 치하 압박받는 조선 민초들, 나그네 신세 시름·절망·설움 담아 탄식·은유로 자기 치유한 ‘浪漫譜’

    절망의 나락에 서면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운명에 탄식하게 된다. 탄식은 한숨과 넋두리를 동반하는데, 속이 상할 때 한숨을 쉬거나 누구에겐가 하소연이라도 하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대중가요에도 극한적인 슬픔이나 아픔을 이기기 위해 탄식의 방법으로 ‘은유 치료’를 돕는 작품이 드물지 않다. 일제 치하인 1940년 2월 태평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나그네 설움’(조경환 작사, 이재호 작곡, 백년설 노래)에는 당시 민초들의 시름과 절망의 신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1940년 2월 9일(동아일보)과 14일(조선일보) 신문에는 ‘고달픈 인생 여로를 하염없이 걸어가는 나그네의 피로 엮은 낭만보(浪漫譜)?’라는 광고 문구가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나그네의 피로 엮은 낭만보?’라는 문구다. ‘피로 엮은’이 수탈당하는 조선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면 ‘낭만보’라는 말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당시 레코드는 물론 모든 출판물에 단속령(취체령)이 적용되고 있었던 이유로 검열을 피하기 위해 ‘낭만’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뒤에 물음표를 덧붙여 반어법으로 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즉 이 노래는 처음부터 핍박받는 조선 민초들의 아픔과 설움을 표현하고자 만든 작품인 것이다. 가수 백년설은 독립운동 단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경기도 경찰부 외사과에 호출됐다. 혹독한 취조를 받은 그는 밤늦게 시말서를 쓰고 방면된 뒤 마중 나와 있던 작사가 조경환과 함께 광화문 뒷골목 선술집에 앉았다. 밤새 울분을 토한 두 사람은 창밖으로 보이는 광화문 거리가 그날따라 유난히 낯설게 보여 이 가요를 만들었다고 한다. 평소 익숙한 거리가 그날따라 생경해 자신이 영락없는 나그네로 느껴진 순간 종이에 다음과 같이 써 내려갔다. ‘낯익은 거리다마는 이국보다 차워라/가야 할 지평선엔 태양도 없어/새벽별 찬 서리가 뼛골에 스미는데/어데로 흘러가랴 흘러갈소냐.’ 맨 처음 쓴 노랫말은 이러했다. 일제의 사전 심의에 걸릴 것을 감안해 음반에는 3절로 배치했지만 ‘나그네 설움’의 원뜻은 바로 이 가사에 녹였다. 이 노랫말에는 희망을 잃고 떠도는 주인공의 심경이 묘사돼 있고, 다시 자기가 의사가 돼 은유적 개입으로 치료하는 ‘탄식에 의한 치료’가 이뤄진다.자기치료는 외부의 도움을 얻기 불가능한 상황일 때 쓰인다. 1907년 이준·이상설·이위종이 고종 황제의 특사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세계평화회에서 조선을 강점한 일제의 만행을 규탄했지만 조선에는 아무런 희망도 나타나지 않았다. ‘가야 할 지평선엔 태양도 없어’는 처절한 조선의 절망감을 표현한 가사로 볼 수 있다. 세계 어디에나 떠오르는 태양이 조선에는 뜨지 않는 것이다. 창작 당시 주인공의 정서에 의한 일차적 이미지는 ‘낯익은 거리=서울의 광화문 거리’라는 원형이었지만, 취조를 받은 후엔 울분에 의한 정서 변형으로 이차적 이미지인 ‘차가운 거리=이국의 거리’로 바뀌었다. 이러한 이미지의 변형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어데로 흘러가랴 흘러갈소냐’와 같은 지향 없는 삶도 다다를 목적지가 없는 나그네의 은유다.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나그네의 길을 걸어야 했던 일제강점기의 조선 민초들. 그러나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집단적 폭압에 억눌려 있던 자신의 병든 몸과 마음을 달리 가눌 길이 없었다. 이럴 때 한숨이 나온다. 또 탄식이 나온다. 이때 내쉬는 탄식이야말로 본능적이고 반사적인 방어기제에 해당한다. 나라 잃은 슬픔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는 ‘나그네 설움’에서 은유적 치료의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탄식을 통한 은유 치료는 대개 독백적 구술 형태를 띤다. 억압된 제도 때문에 발생하는 여성들의 내적 상처를 치료하는 방식 또한 탄식의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과 ‘님이라 부르리까’, 김수희의 ‘애모’ 등 여성 일생사를 다룬 수많은 가요와 규방가사에 푸념과 넋두리가 많은 이유가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민족의 탄식을 은유 치료로 위안해 주었던 백년설은 본명이 이갑룡(훗날 이창민으로 개명)으로 1915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다. 1938년 문학을 공부할 목적으로 일본에 유학했으나, 고베에서 당시 태평레코드사 문예부장 박영호를 만난 것을 계기로 가수의 길에 들어섰다. 1939년 전기현 작곡의 ‘유랑극단’으로 데뷔해 큰 인기를 얻었고 ‘번지 없는 주막’, ‘산팔자물팔자’, ‘고향설’, ‘두견화 사랑’, ‘대지의 항구’ 등 많은 명곡을 불렀다. 그러나 연이은 사업 실패 후 1978년 자녀들이 있는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1980년 12월 6일 ‘나그네 설움’ 가사처럼 타국에서 사연 많은 일생을 마쳤다. 사후인 2002년 보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나그네 설움’은 자기를 지킬 힘이 없으면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한 노래로, 힘과 전략을 항시적으로 충분히 비축해야만 비로소 평화가 보장된다는 교훈을 말해 주고 있다. 작곡가·문학박사
  • 전기차 잘나가지만… 자동차업계, 기대와 우려 ‘교차’

    전기차 잘나가지만… 자동차업계, 기대와 우려 ‘교차’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상장을 비롯해 최근 전기차 전환의 기대감을 높이는 이벤트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급격한 변화에 부담을 호소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관련 이벤트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리비안의 등장과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무공해차 선언’의 불발, 그리고 국내에서는 스티븐 키퍼 제너럴모터스(GM) 수석부회장의 방한 기자간담회다. 전기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리비안은 테슬라의 대항마로 거론되며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금껏 보여준 실적은 150여대 판매가 전부지만, 상장하자마자 굴지의 자동차 대기업 GM과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외신은 “그만큼 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큰 것”이라고 해석했다. 같은 날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는 부푼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2040년까지 모든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하자”는 영국의 제안에 상당수 국가와 자동차 대기업이 외면해서다. 현대차·기아도 이 선언에 동참하지 않았다. 심지어 같은 날 ‘탄소중립 2045’를 선언한 기아는 “2035년까지 유럽, 2040년까지 ‘주요 시장’(미국, 일본 등을 의미)에서 전동화차량만 판매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COP26과 무관하게 자체적인 ‘속도조절’을 하겠다는 의미다. 무공해차 선언에 동참한 자동차 대기업은 포드와 GM, 볼보, 메르세데스벤츠, BYD, 재규어랜드로버 정도다. 이는 시장의 큰 열망과는 달리 업계 내에선 급진적인 전환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걸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각국 정부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에 거금을 투자하면서도 세계적 공약에 무관심한 현실은 전기차에 대한 논점이 변화될 것임을 예고한다”면서 “향후 어느 시점부터는 복잡한 현실과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기차 전환에 따른 노사갈등도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스티븐 키퍼 GM 수석부사장은 “2025년까지 한국에서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도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GM을 시작으로 국내 완성차업계 일자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에 따른 일자리 충격이 가시화되면 이에 따른 노사갈등도 더욱 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암투병 중에 절도범 제압한 60대 지방의원… 태권도·검도·유도 유단자였다

    암투병 중에 절도범 제압한 60대 지방의원… 태권도·검도·유도 유단자였다

    항암 치료로 기력이 없는 와중에도 절도 용의자를 몸싸움 끝에 제압한 지방의원이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충남 공주시의회 이창선 의원(65)이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오후 9시쯤 공주시 중동 자신의 집 근처를 배회하는 한 중년 남성을 발견했다. 이 의원은 “순간 그동안 몇 차례 집에 도둑이 비싼 코트 등을 훔쳐갔다’는 이웃 주민의 말이 생각났다”고 전했다. 골목에 숨어 상황을 지켜본 이 의원은 남성이 이웃집 창고 셔터가 조금 열려있던 틈으로 들어간 것을 목격했다. 5분 만에 나온 이 남성 손에는 겨울용 점퍼 1개가 있었다. 절도범이라고 판단한 이 의원은 남성에게 달려들었다. 팔로 남성의 목을 감고 제압하려 들자, 남성은 팔을 뿌리치며 격렬히 저항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고, 5분 간의 몸싸움 끝에 남성을 넘어트리고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이 의원은 “절도 용의자 덩치가 제법 크고 힘이 세서 제압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 조사결과 50대인 절도 용의자는 공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남성을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 의원은 공주시의회 3선 의원이다. 태권도·검도·유도 유단자인 이 의원은 공주시태권도협회 회장과 충남도생활체육태권도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이 의원은 1년 6개월 전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아 지금까지 48차례 항암 치료를 받았다. 이 의원은 “항암치료 중이어서 기력은 없지만, 범죄 현장을 보고 모른 체할 수 없었다”며 “절도 용의자가 점퍼를 훔친 것으로 보아 형편이 어려운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의원이 성치 않은 몸으로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몸을 걱정하기보다 이웃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 정신은 주위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이라고 전했다.
  • [취중생] 죽고 싶다고 외친 병사에게 돌아온 말 “도와줄 수 없다”

    [취중생] 죽고 싶다고 외친 병사에게 돌아온 말 “도와줄 수 없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함장님께 면담을 요청합니다.” 지난 3월 16일 당시 해군 3함대 강감찬함에서 갑판병으로 일한 정모 일병이 함장에게 보낸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입니다. 같은 날 정 일병은 한 선임병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습니다. 선임병은 정 일병이 강감찬함이 입항할 때 양묘기(선박의 고정줄을 감는데 사용하는 장비)에 홋줄(배를 정박시키는 밧줄)을 제대로 감지 못했다며 욕설과 폭언을 했습니다. 이후 선임병은 정 일병의 가슴과 머리를 밀쳐 정 일병을 갑판에 넘어뜨렸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3월부터 선임병들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폭행, 폭언 등의 가혹행위에 시달린 정 일병이 지난 6월 휴가기간에 자택에서 생을 마감한 사건입니다. 군인권센터가 지난 9월 7일에 이 사건을 폭로했을 당시 군 내 가혹행위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D.P.’(군무이탈 체포조)가 큰 화제가 됐습니다. 병영 내 악습이 다시 대두되던 그때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 9월 6일 취재진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지금까지 국방부와 각 군에서는 폭행, 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병영 혁신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왔습니다.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 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환경으로 현재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그러나 정 일병이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 있었던 일들을 보면 ‘군 내 가혹행위는 옛일’이라는 취지의 설명은 무색해집니다. 정 일병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함장 등 지휘부에 계속 알렸지만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지휘부는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한 정 일병을 가해자들과 만나게 해 화해를 주선했습니다. 또 계속 고통스러워하는 정 일병을 책망하거나 ‘더는 도와줄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군인권센터가 지난 9일 공개한 정 일병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 중 일부를 보면 강감찬함 지휘부는 ‘살려달라’는 정 일병의 구호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피해 듣고 “책임 지고 해결하겠다”던 함장 정 일병은 지난 3월 16일 오후 8시 20분 함장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오늘 부두 입항 때 일이 서툴러 양묘기에 홋줄 감는 임무에 지장을 줬습니다. 그때 A상병이 양묘기 작업을 서툴게나마 도우려던 절 밀치며 말했습니다. ‘씨X, 니 뭐하는데? 그럴거면 가라.’ 저는 후임병의 자세로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저를 다시 밀치며 ‘꺼지라고, 씨X!’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입항이 끝나고 빠르게 뒷정리를 한 뒤 공황장애가 와서 양묘기실에 숨어 울며 숨을 쉬었습니다. 제 얼굴을 때리고, 팔을 손톱으로 긁으며, 머리를 철판에 때리면서 말입니다. (중략) 이 보고로 인해 (이 일은) 함장님과 저 이외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합니다. A상병의 전출 조치를 원합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이따금 듭니다. 대면으로 함장님께 면담을 요청합니다.”앞서 A상병을 포함한 선임병들은 지난해 11월 해군에 입대해 지난 2월 강감찬함에 배속된 정 일병이 사고를 당한 아버지의 병 간호를 위해 지난 2월 25일부터 2주간 청원휴가를 다녀온 사실을 못마땅해했습니다. 선임병들은 배에 돌아온 정 일병에게 “꿀 빨고 있네”, “신의 자식이다”라는 등의 말로 정 일병을 비난했습니다. 정 일병이 승조원실에 들어오면 다른 병사들이 다 나가버리는 집단 괴롭힘도 있었습니다. 정 일병의 메시지를 확인한 함장은 자신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답했습니다.“얼마나 마음 고생이 많았을까 생각하니 함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조금만 진정하고 내일(지난 3월 17일) 아침 내가 출근할 때까지만이라도 참을 수 있겠니? 어려우면 내가 지금 배에 들어가마. 내일 빠른 시간 안에 나랑 같이 얘기해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보자. (중략) 그 사이에 조금이라도 주위에서 불편하게 하면 함장에게 곧바로 연락 바란다. 전혀 미안해할 필요 없고, 함장이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해줄게.” (지난 3월 16일 오후 8시 35분 함장이 정 일병에게 보낸 메시지)함장은 다음 날 정 일병의 보직을 갑판병에서 선임부사관(CPO) 당번병으로 바꾸고 정 일병을 다른 승조원실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정 일병은 함내에서 가해자들과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 일병은 군 입대 동기에게 피해를 호소했습니다.“선임이 나보고 홋줄 맞아 뒤지면 좋겠대. 이 사람들은 내가 죽어도 괜찮은 사람들인가 보구나. (중략) 휴가도 내가 좋아서 간 게 아닌데. 아파. 아픈데, 정말 갑판 좋은데, 사람들이 날 너무 싫어해. 죽었으면 좋겠대.” (지난 3월 17일 오후 8시 10분 정 일병이 동기에게 보낸 메시지)함장의 조치로 보직이 변경됐지만 괴롭힘 피해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정 일병은 구토와 과호흡, 공황발작 등에 시달렸습니다. 이후 지난 3월 27일 저녁 갑판에서 함장에게 전화해 죽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함장과 부함장은 당시 정박 중이었던 강감찬함에 즉시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함장과 부함장은 정 일병에게 가해자들과 대면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정 일병을 대면한 자리에서 “일을 못하고 하려는 의지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자신들의 가혹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피해자가 (가해자들과 대면하라는 함장의) 권유에 응했다 하더라도 지휘관으로서 불안증세가 심한 피해자를 가해자와 대면하게 한 점, 피해자가 두 번에 걸쳐 피해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거나 (피해자와) 완전히 분리시키기는커녕 화해를 주선한 점은 명백한 사건 은폐·무마 시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도움 요청에 “이제 도울 수 없다”던 함장 가해자들이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목격한 정 일병은 지난 3월 28일 함장에게 다시 한 번 도움을 요청했습니다.“필승. 함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송구스럽지만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올립니다. 저번에 제가 공황발작을 일으켜 밤 늦게 출근하신 것 기억하시는지요.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중략)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상담 혹은 블루캠프(병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병사들을 교육하고 상담하는 프로그램)까지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강감찬함의 대원이 되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배에 있고, 그 선임들을 마주칠 때마다 더욱 증상이 심해집니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 후 육상 전출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구토, 공황발작, 과호흡 증상이 오후 6시쯤 취사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유 없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3월 28일 오후 7시 58분 정 일병이 함장에게 보낸 메시지)하지만 함장의 대답에 정 일병은 충격을 받았습니다.“배가, 사람이 날 망친다고 솔직히 (함장께) 보고드렸는데, ‘의지가 없으면 안 된다. 하기 싫으면 말해라. 그럼 이제 널 도와줄 수 없다’ 이러시고, 저희 침실분들 모아놓고 (저를 가리키며) ‘아프니까 잘 보듬어줘라’ 이랬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이제 일 잘하는 게 힘듭니다. 너무 지쳐서, 실망해서, 죽을 것 같습니다. 기절도 했습니다. (중략) 침실가는 게 힘듭니다. 약도 뺏기고, 인간관계는 더 틀어졌습니다.” (지난 3월 30일 오후 8시 48분 정 일병이 병영생활상담관에게 보낸 메시지)정 일병은 함장에게 전출을 요청한 날로부터 1주일 뒤인 지난 4월 5일 국군대전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그 다음 날 민간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군의관의 소견에 따라 병가를 받아 강감찬함에서 하선할 수 있었습니다. 정 일병은 지난 4월 1일 병영생활상담관에게 “아무도 믿지 못하겠다. 제가 배에서 폭언을 당하기 전 정상이었다는 것 정도는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민간병원에 입원한 정 일병은 지난 6월 8일 퇴원해 지난 7월 2일까지 휴가를 받았습니다. 유족들은 정 일병이 퇴원 당시 눈에 띄게 살이 빠져 있었고, 예전과 달리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기 어려워했다고 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낙오자가 됐다”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합니다. 이후 정 일병은 지난 6월 18일 자택에서 사망했습니다.반복되는 군 사망사고, 이젠 끝내야 해군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해당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한 가운데 병사 사망과 관련된 병영 악·폐습 전반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했다”면서 “함장 및 부함장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임태훈 소장은 “군이 피해자를 궁지로 몰아넣고 참극을 빚어내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머리를 숙여 사죄를 해도, 해군참모총장 등이 쇄신이니 개혁을 외쳐도 곳곳에서 비슷한 일이 계속 터져 나온다”면서 “군은 절대 반성없는 사과가 얼마나 의미없는 일인지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군기사고(군무이탈, 총기 및 폭발물을 이용한 살인·인질 난동 등, 구타 및 가혹행위, 군사기밀 불법 누설 등)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살 사건입니다. 국방부가 군 내 사망사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고 군 내 자살률이 일반 국민(20~29세 남자 기준)과 비교했을 때 낮다는 지표를 근거로 병영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병영 내 인권침해와 이로 인한 희생은 계속되고 있고, 반복되는 억울한 희생을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 11번가 ‘2021 십일절 페스티벌’ 역대 최고 기록 세웠다

    11번가 ‘2021 십일절 페스티벌’ 역대 최고 기록 세웠다

    11번가의 온라인 쇼핑 축제 ‘2021 십일절 페스티벌’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12일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십일절 페스티벌은 개막일(11월 1일)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거래액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1일까지 누적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11번가는 ‘십일절 페스티벌’이 단발성 행사가 아닌 11월 쇼핑 축제 기간으로 고객이 인식하면서 매일 새롭게 선보이는 십일절 특가상품에 대한 관심과 기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11일 ‘2021 십일절’의 하루 거래액은 2년 연속 2000억 원을 돌파했다. 본격적으로 십일절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오전 9시에는 1시간 만에 21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려 역대 시간당 최고 거래액 기록도 갈아치웠다. 가장 인기 있었던 상품은 ‘삼성 갤럭시 Z플립3’가 차지했다. 행사 기간 누적 금액 70억 원으로 지난해 1위 상품(삼성 갤럭시 노트20·노트20울트라, 46억 원)보다 숫자가 약 1.5배 더 컸다. 누적 판매 수량 기준으로는 요기요 1만원권 상품권이 약 10만 2000 개 이상이 팔리면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십일절 페스티벌에서도 e쿠폰의 인기는 여전했다. 요기요, 버거킹, 빕스, 뚜레쥬르, 롯데리아 등 e쿠폰 판매 수량 기준 상위 5개 상품이 35만장 이상 판매됐다.
  • 이규한 “목숨 걸고 폭행·폭언 없었다…공황장애 심해 대응 어려워”

    이규한 “목숨 걸고 폭행·폭언 없었다…공황장애 심해 대응 어려워”

    폭행 시비로 검찰에 송치된 배우 이규한이 직접 억울함을 밝혔다. 이규한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20년 8월에 있었던 일이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절 괴롭히고 있다”며 해당 사건을 언급했다. 이규한은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전 제 목숨을 걸고 폭행, 폭언,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제가 소속사가 없고 이 일로 인해 공황장애가 심해져서 일일이 대응을 못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무혐의 처분을 받고 또 건강해진 후 그때도 저한테 관심이 있으시다면 직접 찾아뵙고 그동안에 있던 모든 일을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이규한은 지난해 8월 강남 모처에서 한 남성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 2일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이규한은 술에 취한 상태로 일행과 함께 차로 이동하던 중 운전자와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는 이규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강남경찰서에 정식 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경찰 측은 “당시 상황을 촬영한 CC(폐쇄회로)TV가 없고, 양측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려 수사에 긴 시간이 소요됐다”며 “정확한 혐의 내용과 구체적인 사건 경위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 이재명, 기독교·불교계 만나 차별금지법 숙의·정청래 대신 사과

    이재명, 기독교·불교계 만나 차별금지법 숙의·정청래 대신 사과

    이재명, 불교계 찾아 ‘정청래 문화재 발언’ 사과개신교 찾아서는 “차별금지법 충분한 논의해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불교계·기독교계를 연달아 찾아 종교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조계사에 방문해 정청래 의원의 과거 ‘문화재 관람료 통행세’ 발언을 사과했고, 한국교회총연합회에서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각각 968만명·762만명(2015년 기준)에 달하는 개신교·불교 신자 표심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기독교회관을 방문, 한국교회총연합회 간부들을 만나 “이 문제(차별금지법)는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얼마든지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일방통행식의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당면한 현안이거나 긴급한 문제, 당장 닥친 위험의 제거를 위한 긴급한 사안이라면 모르겠지만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가야 하는 방향을 정하는 지침 같은 것”이라며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가 “(차별금지법 처리는) 교계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가셔야 한다. 자꾸 이렇게 소수자를 배려하고 다수를 묶어버리는 문화적·병리적·사회적 현상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내자 일방처리 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 문제는 우리 사회의 주요 의제고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헌법 정신에 따라 모든 분야와 영역, 사람들 사이 차별이 없어야 한다. 기독교 지도자 여러분들도 그 점을 부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것이 현실에서 잘못 작동할 경우에 대한 우려가 높으신 것 같다”며 “해외에도 그런 왜곡된 사례들이 실제로 존재하다 보니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민적 합의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과한 표현으로 종교계에 심려 끼쳐드려서 대신 사과드린다”면서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고 비판했던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교문화가 사실 우리 문화의 뿌리인데 그런 이유 때문에 종교 단체 중 유일하게 법률에 의해 재산권을 제한 받고 있다”며 “부담을 주면 그에 상응하는 예우와 보상을 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불교계에서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며 불교계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이에 원행 총무원장은 “그분(정 의원)이 빨리 사과를 하든지 잘못 생각했다고 하면 되는데 고집이 세신 거 같다”며 “문화재 보호법 44조 49조에 의해서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문화재는 전부 국가서 관리하는데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사찰에는 보통 수십 점씩 문화재가 있는데 스님들이 있어서 (절이 관리하기 때문에) 국가에 부담이 안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 지칭하며 “3.5㎞ 밖에서 매표소에서 표 끊고 통행세 내고 들어가요. 그 절에 안 들어가더라도 내야 돼요.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요”라고 말해 불교계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 사재기·미투… 어수선한 베이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향한 정치 일정인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를 앞두고 베이징이 어수선하다. 지방에서 시작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베이징의 한복판에서도 벌어지는 가운데 중국 최고지도부 출신인 장가오리 전 부총리의 테니스 선수 성폭행 의혹까지 불거졌다. 7일 펑파이에 따르면 이달 초 장쑤성과 충칭시 등에서 시작된 사재기 현상이 베이징으로 번졌다. 베이징 일부 대형마트에는 쌀과 밀가루, 식용유 등 중국 주요 생필품을 사려는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마트 관계자는 “물건을 최대한 빨리 채우고 있지만 사가는 속도가 더 빨라 판매대가 텅텅 빈다”고 말했다. 이번 사재기는 지난 1일 중국 상무부가 “추운 날씨에 대비해 야채와 육류, 식용유를 포함한 식료품을 비축하는 게 좋다”고 공지한 것이 발단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작스레 소규모 지역 봉쇄가 일어날 수 있으니 집에 생필품을 일정량 비축해 두라는 취지였지만,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대만과 전쟁을 앞두고 있는 것 아니냐” 등 수많은 추측이 쏟아졌다. 중국 정부가 “동요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사재기 현상이 확산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느닷없이 장 전 부총리가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베이징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펑솨이는 지난 2일 밤 웨이보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장 전 부총리가 2018년 은퇴한 뒤 연락을 해 베이징에서 함께 테니스를 쳤다가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급 인사에 대한 ‘미투’ 사건이 극히 드물었기에 이번 사건의 추가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해당 폭로가 시 주석의 3연임 밑그림을 마련할 19기 6중전회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과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현 중국 최고지도자와 갈등 관계인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이란 점에서 ‘정적 제거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 “바보 비아냥 감수하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수락

    “바보 비아냥 감수하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수락

    ‘왜 또 나서느냐’에 “왼팔만 있는 세상에오른팔 드는게 어리석을 수도…세상은 공생”“10년간 세상 안 변하고 정치 반성 안해”“단 한 분이라도 날 알아주면 절 던지겠다”세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바보’라는 비아냥도, ‘순진하다’는 놀림도 감수하겠다”며 당의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안 대표는 “단 한 분이라도 안철수의 정치와 가치를 알아주신다면 망설임 없이 저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제20대 대통령 후보 수락의 글’에서 “십년이 어저께 같은데 벌써 그렇게 됐다. 많이 봤고 느꼈고 배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대표는 “정치라는 게 어렵고 험한 길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소회를 전했다. 안 대표는 반복되는 대선 출마에 대한 주위 시선을 의식한 듯 “그런데 왜 또 나서느냐고 하신다”면서 “왼팔만 있는 세상에, 오른팔을 들고 가는 게 어리석을 수 있다. 세상은 공생이며 공존이며 상생이라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안 대표는 또 “세상은 달라지지 않고 정치는 반성하지 않는다. 권모술수가 진실이 되고 배반과 모략이 정의가 되고 있다”면서 “나라를 이끌겠다고 나선 이들은 오히려 그들의 앞가림을 위한 방편으로 국가를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대 여당과 야당에 비하면 초라하다”면서도 “십년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기꺼이 진실한 정치로 세상을 바라보고 걸어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전날 오전 8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당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민의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지명’ 찬반 투표에서 찬성 92.18%, 반대 7.82%를 기록하며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안철수, 세 번째 대선 출마선언“중평서 50% 못 넘으면 물러날 것” 한편 안 대표는 지난 1일 세 번째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출마 선언식을 통해 “첨단 과학과 첨단 기술의 힘으로 국가 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증오와 거짓과 과거에 머무르는 정치와 결별하고, 대전환·대혁신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당선되면 임기 중반에 중간 평가를 받겠다”면서 “당선된 후 임기 중반에 여야가 합의하는 조사 방법으로 국민의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거나, 또는 22대 총선에서 제가 소속된 정당이 제1당이 못 되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는 여야 대권주자들을 겨냥, “여당 후보는 부동산 부패 카르텔 범죄를 설계해 천문학적 부당 이익을 나눠 갖게 하고도 뻔뻔한 거짓을 늘어놓고, 야당 후보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전근대적 주술 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현 정권을 향해 “경제무능, 안보무능, 백신무능에다가 권력 사유화를 통해 내 편 지키기, 내 편만 살찌우기에 몰입했다”고 비판한 뒤 10년 정치 경험을 언급하며 “국민들이 제게 원한 것은 여의도식 정치가 아니었다. 안 맞는 옷을 어떻게든 입으려 했기에 기대했던 국민들이 실망하고 제가 그토록 힘들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한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국가 경영인’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 [문화마당] 남 보기 좋은 문화에서 좋은 문화로/첸란 한중 비교문화 연구가·작가

    [문화마당] 남 보기 좋은 문화에서 좋은 문화로/첸란 한중 비교문화 연구가·작가

    중국에서 교사로 재직하다 한국에 와서 강산이 두 번 이상 변할 만큼 살고 있다. 한국인들에겐 일상인 것들이 경계인 입장에서는 늘 신기하고 새롭다. 외국인으로서 느낀 어제의 한국 문화가 오늘 어떻게 변했는지 비교해 보면 재미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꼽자면 산과 강, 그리고 고궁까지 어우러진 자연 풍광이 그림같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사람들의 차림새도 독특했다. 당시 여성들은 정장 치마에 하이힐을 신고 딱딱딱 구두 소리 내며 지하철 계단을 오르고 내리며 뛰어다녔다. 남성들 또한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꽉 조여 매고 정장 구두를 신은 단정한 모습이었다. 세 번째 인상 깊었던 점은 사람들이 모두 너무나 예의 바르다는 것이었다. 어디를 가도 머리 숙여 인사를 하고, 윗사람의 전화를 받을 때 벌떡 일어서는 모습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느껴졌다. 여성들이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는 것도 독특한 모습이었다. 일반 여성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명문대를 나온 여성들도 결혼과 동시에 집안 살림을 하고 출산하고 아이를 키우는 데 전념한다.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아침 식사는 찌개며 국까지 만들어 밑반찬과 함께 한 상 차려 올리는 게 주부의 의무로 여겨졌다. 흰 러닝, 흰 양말 그리고 흰 행주는 늘 삶아서 하얗다. 도시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가는 명절 대이동 문화도 참으로 독특하다. 고속도로는 명절 때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 승용차 행렬로 언제나 꽉 막힌 풍경이다. 고향집에 간 여성들은 분주히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남자들은 산소에 가 벌초하는 모습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갖가지 풍성한 음식을 차려 공손히 절하는 차례 문화도 인상 깊다. 제사 문화 또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전혀 볼 수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다. 대가족이 모이는 시기엔 대학, 직장, 연애, 결혼, 출산, 집, 차 등 개인적인 일들이 공통의 관심사로 등장해 서로 예민해지고 긴장하는 순간이 생기기도 한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마치 집안의 수준을 과시하는 듯 시끌벅적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잦다. 인상적이었던 모습 일부는 유교문화의 영향을 받은 한국이 남의 시선에 지나치게 신경 쓰느라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기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겉으로는 보기 좋은 그 이면에 서로 비교하고 아프고 갈등하는 모습도 숨어 있었다. 강산이 두 번 이상 바뀐 사이 어제의 한국 문화도 많이 변했다. 집단 유니폼 같은 정장 차림과 하이힐도 편한 옷차림과 운동화로 바뀌었다.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그리고 다시 1인 가구로, 점차 가족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여성들은 결혼 이후에도 더이상 살림만 하는 주부로 살기를 거부하고 직장을 다니며 돈도 벌고 자기 실현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던 의식도 바뀌어 여성들의 목소리가 남성들 못지않게 커졌다. 끼리끼리 뭉치던 집단문화가 개인 문화로 변화되면서, 젊은 세대는 수직적 유교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내며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 기성세대는 당황하는 분위기지만 시대 변화는 거스를 수 없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던 허례허식은 점차 실속 문화로 바뀌고 있다. 어르신들의 삶도 크게 변했다. 농사일과 살림, 육아, 부모께 효도하고 자식을 위해 참고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던 어머니들도 달라졌다. 노인복지센터에서 다양한 강좌를 골라 수강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찾기 시작했다. 수직적인 유교문화에 눌린 남 보기 좋은 문화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가고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오늘의 한국인 모습이 훨씬 아름답다.
  • 700년 명맥 끊긴 고려불화…40년 혼 담은 붓으로 환생

    700년 명맥 끊긴 고려불화…40년 혼 담은 붓으로 환생

    부처의 몸을 감싼 하얀 사라가 투명하다. 살결과 피부선은 물론이고 안에 입은 천의(天衣) 색깔이 다 비쳐 보인다. 정교하게 수놓은 금빛 문양은 화려하다. 복사빛 얼굴에 가늘게 뜨고 내려다보는 눈빛과 옅은 수염이 자애롭다. 보는 이의 시선을 자꾸 잡아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부처의 표정이 살짝살짝 변하는 것도 묘미다. 섬세하면서도 화려하고 기품 있는 모습은 분명 고려인의 얼굴이다.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만난 ‘수월관세음보살도’다. 월제 혜담 스님이 조성한 고려불화(高麗佛畵)로, 스님은 700여년간 명맥이 끊어진 고려불화를 재현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스님의 작품에 대해 세계적인 종교석학 루이스 랭커스터 UC버클리대 명예교수는 고려불화의 “부활”(revive)이라고 평가했다. 혜담 스님은 강원 속초시 노학동 계태사의 주지이자 고려화불연구소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스님은 자신의 작품을 고려불화라고 하지 않고, 고려화불(畵佛)이라고 부른다. 부처를 그린 그림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나투신 부처라는 의미다. -스님은 국내보다 프랑스에 더 많이 알려졌다. “2014년부터 해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열어 왔다. 루브르 첫 전시회에 앞서 어느 여름날, 프랑스의 대학 교수와 화가들이 계태사까지 찾아와 작품들을 보고, 내가 직접 그리는 모습까지 보더라. 외형만 따라 그리는 모방화가 아니라 고려불화의 전통 기법과 안료를 그대로 복원해 똑같은 과정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인정받았다. 이런 점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았고, 해마다 루브르박물관의 초청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코로나19로 루브르가 문을 닫아 전시하지 못했다. 중국에서도 전시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한다. 코로나19가 뿌리 뽑히면 갈 생각이다.” 고려불화는 고려 문화의 정수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화려함과 정교함은 세계 미술사에서도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고려 말기인 1270년부터 약 120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제작됐다. 이때는 몽고의 침략으로 고려 조정이 강화도로 피란 가 있던 시기와 겹친다. 외침이 많아 수많은 살생이 자행되다 보니 그 죄를 참회하고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자 불화를 많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불화 대다수는 왕실과 귀족의 후원 아래 제작됐다. 이 때문에 색채가 화려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아교에 금가루를 개어 섬세한 찬란함을 더하고, 비단 후면에 안료를 두껍게 칠해 앞으로 배어 나오도록 하는 배채법(背彩法)으로 깊이가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외국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한마디로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서양 종교화들은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지만, 고려불화는 천연 안료인 석채로 비단에 그려 정교하고 은은하다. 700여년 전 고려시대의 그림인 불화를 복원한 것이라는 설명에 관람객들이 ‘어메이징’을 연발하던 것이 기억난다. 고려불화가 서양인에겐 낯선 종교화지만 예술성이 높기 때문에 그들도 공감하더라. 고려불화가 서양의 종교화 절정을 이룬 르네상스보다 200년 이상 앞섰다는 것에도 놀라워한다.” 안경 너머 스님의 얼굴은 해맑았다. 인터뷰 중간중간 스님은 손수건으로 눈을 닦았다. 희뿌연 막이 끼여서 잘 보이지 않는다며 전시회가 끝나면 안과에 가 보겠다고 했다. -현존하는 고려불화 대다수는 일본에 있다. “고려불화는 현재 180여점이 전한다. 이 가운데 국내에 남은 것은 10여점에 불과하다. 160여점이 일본에 있다. 일본은 불교 국가도 아닌데 많이 가져가 고려불화의 예술성과 희소성을 알아보고 국보급 문화재로 지정했다. 처음 루브르에서 전시할 때 서양인들이 고려불화를 일본 문화로 잘못 알고 있더라. 그래서 한국 불교 예술의 정수라는 점을 국제학술대회 등에서 강조했다.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국제행사에서 일본인들이 나를 보면 슬금슬금 피하는 것 같더라.” 스님이 일본 이야기를 할 땐 목소리가 높아졌고, 톤도 빨라졌다. 고려불화는 고려 전에도, 후에도 제작된 적이 없는 미술 사조다. 조선시대엔 억불 정책과 함께 불교 미술이 쇠퇴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산속으로 쫓겨난 절에서조차 불화를 가지고 있을 수 없었는데 민가의 불화는 오죽했을까. 성리학이 지배하던 조선시대에 일반인들 사이에서 불화는 불온서적처럼 터부시됐다. 그러면서 조성 기법은 사라졌고, 남아 있는 고려불화는 유실되거나 약탈됐다. -언제부터 고려불화 재현에 나섰나. “스무살 무렵이었을까, 책에서 우연히 수월관음도 사진을 보고 그려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막상 그리려고 하니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재료나 자료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당시 절에는 일종의 벽화인 탱화만 보존되고 있을 뿐이었다. 인물화를 잘 그린다는 손재주만 믿고 고려불화에 도전했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전복 껍데기와 진사를 개어 간 안료에 아교를 묻혀 비단에 칠했지만 잘 붙지도 않았고, 붙은 것은 안료가 마르면서 덩어리져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스님에겐 일본인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일본 박물관의 부관장이던 오야마 노리오가 수십년간 모았던 고려불화 사진과 복원에 필요한 문헌 자료 등을 보내 줬다. 그 뒤 고려불화는 수십년의 시행착오 끝에 혜담 스님의 손끝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스님이 재현한 고려불화는 단순히 불교 미술을 복원하는 차원을 넘어 잊혀진 역사의 단층을 발굴해 낸 것이다.-요즘엔 하루에 얼마나 작업하나. “옛날엔 하루 17~18시간씩 방 안에서 꼼짝 않고 앉아서 그렸다. 붓을 잡으면 일체의 망상이 다 사라진다. 그렇게 한 40년을 그렸다. 요즘엔 체력이 부쳐서 12시간 정도 그리면 어질어질해진다. 고려불화를 조성하는 것이 나에겐 수행이고 기도이자 화두(話頭)를 붙잡고 늘어지는 참선이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5.5m 크기의 대작 ‘오백나한도’는 완성하는 데 2년 6개월이 걸렸다. 수월관음도는 3년이 걸렸다. 그동안 조성한 작품은 300여점이다. 불화 조성이 완성되면 내 손으로 그린 것이라고 믿기지도 않고, 희열이 넘쳐난다. 방 안을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기쁘다.” -그림은 누구에게 배웠나. “사실 그림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 예닐곱살 때 어머니에게 화가가 되겠다고 했다가 ‘여자 환쟁이는 안 된다’며 반대하셨다.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출가 이전 소녀 시절에 기독교의 성화 등을 따라 그리기도 했다. 출가한 초심자 시절 토굴에서 수행 정진하던 어느 날 참선 자세로 맞은 일출 속에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고려불화 재현에 매달려 왔다. 고려불화는 배워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전생에서 하던 습성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스님은 스스로를 고려화불 계승자로 여긴다. -700년간 단절된 문화유산을 복원했다. 이젠 후학 양성도 중요하다. “제자들을 10여년 전에 모두 돌려보냈다. 당시로선 30여년간 고려불화 재현에만 매달린 나도 먹고살기 힘들더라. 그래서 스님으로서 젊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라고 했다. 월급도 못 주는데 시간도 뺏고, 신세도 망치는 것 같아서…. 목숨 바쳐서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제자는 두지 않고 있다. 여망이 있다면 불화를 공부하는 이들을 위해 작품을 전시할 작은 전각을 하나 마련했으면 한다.” -요즘 고려불화 붐이 일고 있다. 대학에서도 가르치고, 시내의 사찰에서도 고려불화반이 있다. “학생들이 전시회에서 와서 사진을 많이 찍어 간다. 그대로 따라 그려 어느 전시회에 출품했다가 입선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도 좋다. 그림은 훌륭하게 잘 그렸지만 혼이 담기지 않으면 불화가 될 수 없다. 혼이 담기려면 그리는 내내 세상 사람들을 위하겠다는 부처가 돼야 하고, 보살이 돼야 한다. 학생들에겐 어질게 살아야 혼이 담긴 그림이 나올 수 있다고 한마디 해 준다.”
  • 고용부, 화천대유 대표 불러 산재 여부 따진다

    고용부, 화천대유 대표 불러 산재 여부 따진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공동 대표(심종진·이한성)에게 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최근 통보했다. 화천대유가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씨에게 준 퇴직금 50억원이 실제 산업재해 위로금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근로복지공단은 곽씨의 산재 신청을 접수한 적이 없다. 고용부 관계자는 1일 “산재위로금으로 50억원을 줬다는데, 실제로 산재가 일어났는데도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산재 여부 자체가 확인되지 않으니 먼저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따라 사업주는 사흘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산재가 발생한 경우 1개월 내에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해야 한다. 보고하지 않으면 1000만원이 넘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앞서 고용부는 화천대유 측에 50억원이 산재에 따른 보상 차원이라는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화천대유는 응하지 않았다. 계속 협조하지 않을 경우 검찰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우선 화천대유가 산재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이 ‘서류보존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과태료 3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 [열린세상] 철책 십자가와 평화의 봄/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열린세상] 철책 십자가와 평화의 봄/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얼마 전 제주도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 생각 없이 주변 미술관을 찾았다. 케테 콜비츠라는 낯선 이름에 망설이는데, ‘아가, 봄이 왔다’는 전시회 제목이 나를 안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전시장에 들어섰는데, 오랜 시간 반전(反戰)을 소재로 한 전쟁 연작 앞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약속 시간에 늦고 말았다. 지난여름 피카소전에서 본 반전 예술의 걸작으로 꼽히는 ‘한국에서의 학살’보다 더 강렬했다. 콜비츠는 20세기 초 독일의 대표적인 판화가다. 넉넉한 환경에서 성장한 그녀는 의사인 남편과 함께 빈민촌에 머물며 평생 소외된 이들의 삶을 작품에 담으며 살았다. 그녀가 남긴 일기를 보면 처음부터 반전의 확고한 신념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노동자의 삶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주로 내놓았다.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차대전에 자원 입대한 둘째 아들 페터의 전사가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녀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에만 매몰되지 않았다. 모성애를 넘어선 반전 작품들을 통해 전쟁의 야만성과 참혹함을 알리려 노력했다. 전쟁 연작 첫 번째 작품인 ‘희생’은 한 여성이 아이를 들고 제단에 바치는 듯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리가 전쟁에 내보내려고 아이를 낳은 게 아니다”라는 그녀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세 번째 작품인 ‘부모’는 자식의 전사 소식에 부부가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모습을 통해 전쟁의 상처와 슬픔을 전한다. 당시 일기에 “당신의 아들이 전사했습니다”라는 통지서 내용을 써 내려가던 고통스러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5년 후 그녀가 일기에 남긴 “너는 ‘돌아올게요’라고 말했었지… 아가, 봄이 왔다”라는 글귀는 차마 소리 내 읽을 수 없다. 대신 조용히 읊조린다. “그래, 2018년 한반도에도 평화의 봄이 왔었지.” 2018년 봄 판문점에 뿌렸던 평화의 씨앗이 평양에서 가을걷이로 이어졌던 흥분이 기억속에 아련하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시작된 한반도의 위기는 현재를 넘어 미래로 가고 있다. 미중 대결의 심화 속에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은 남북 간 접촉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 남북통신연락선의 단절과 복원을 반복하면서도 종전선언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이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남북이 양보 없는 군비경쟁을 벌이면서 서로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할지 의문이다. 뭘 근거로 북한이 종전선언을 원한다며 미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국제사회가 이러한 남북을 어떻게 지켜볼지 궁금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재요청하면서 DMZ 철책으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전달했다.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데 이어 교황 방북 카드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점화하려는 노력을 담았다. 문 대통령도 교황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철책 십자가에 대해서는 “성서에도 창을 녹여 보습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을 인위적으로 갈라놓았던 철조망이 평화를 상징하는 십자가로 바뀌듯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 진전에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았다. 그러나 교황 방북에 대해 북측도 화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빅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 한반도에 봄이 오지는 않는다. 미가서 4장 3절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라는 구절에 이어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라고 적고 있다. 우리 스스로 진정한 평화를 만들지 않고, 전쟁 준비를 통해 분단 속 거짓 평화만을 지키려 하면서 남들에게 평화의 이벤트를 기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콜비츠는 나치 정권에서 활동을 금지당한다. 반전 노력에도 2차대전 중에는 죽은 아들의 이름을 붙인 맏손자 페터마저 전사한다.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유언이자 작품으로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를 남겼다. 콜비츠는 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예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의 위정자들도 자신이나 정권의 업적이 아닌 다음 씨앗을 위한 정치, 평화를 위한 정책을 펼치기를 바란다.
  • 찬 바람에 날아간 더블… ‘울상’ 현대

    찬 바람에 날아간 더블… ‘울상’ 현대

    찬 바람이 부니 아픈 기억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시즌 막판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울산은 지난 27일 홈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FA)컵 준결승에서 K리그2(2부리그) 전남 드래곤즈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울산은 최근 일주일 사이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날렸다. 시즌 ‘트레블’(정규리그·FA컵·아시아챔피언스리그 3관왕)이 수포로 돌아간 데 이어 ‘더블’(2관왕)까지 날렸지만 더 중요한 건 정규리그 우승 행보도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울산은 지난 20일 포항 스틸러스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4-5로 패했다. 트레블을 노리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홍명보 감독은 “더블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일주일 만에 그의 작심은 공염불이 됐다. 남은 건 정규리그뿐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울산은 지난 24일 성남FC에 1-2로 패하면서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에 리그 선두를 내줬다. 남은 파이널라운드 5경기의 결과에 우승 여부가 달렸다. 지난 상처가 다시 아프다. 울산은 2시즌 연속 막판에 흔들렸다. 2019년 1위를 지키다 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에 1-4로 패하면서 전북에 ‘어부지리’ 우승을 내줬다. 지난해에도 선두를 달리다 전북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고, FA컵 결승에서도 전북에 패했다. 울산(승점 64·54득점)은 전북(승점 64·58득점)에 다득점에서만 밀리는 만큼 재역전할 수도 있지만 최근 네 경기 중 두 차례나 연장전을 펼친 만큼 체력 회복이 관건이다. 홍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는 선수들의 근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사탄신발’ 판매 美단체, 또 일내…워홀 작품, 위작 999점과 섞어 팔아

    ‘사탄신발’ 판매 美단체, 또 일내…워홀 작품, 위작 999점과 섞어 팔아

    미국의 한 예술단체가 팝아트 선구자로 잘 알려진 앤디 워홀(1928~1987)의 드로잉 작품 1000점을 개당 250달러(약 30만 원)에 판매했다. 다만 이 중 2만 달러(약 2300만 원)의 가치가 있는 진품은 단 1점뿐이고 나머지 999점은 정밀하게 복제한 위작이라고 AFP통신이 28일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예술단체 미스치프(MSCHF)는 ‘뮤지엄 오브 포저리스’(Museum of Forgeries)라는 이름의 웹사이트에서 앤디 워홀이 볼펜으로 스케치한 1954년 작품 ‘페어리스’(Fairies)를 구매하고 이를 정밀하게 복제한 위작 999점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만들어진 위작 999점은 진품과 섞여 ‘진짜일지도 모르는 앤디 워홀의 페어리스’(Possibly Real Copy Of ‘Fairies’ by Andy Warhol)라는 제목으로 개당 250달러에 지난 25일 판매되기 시작해 하루 안에 모두 팔렸다.앞서 미스치프는 복제 위작의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을 웹사이트에 게시하기도 했다. 펜을 든 로봇 팔이 그림을 그리고 빛과 열, 압력, 습기 등으로 열화 처리를 한 뒤 전문가가 손수 앤디 워홀 재단의 인장을 찍은 뒤 연필로 주석을 표기했다. 이에 대해 미스치프 소속 예술가 케빈 위스너는 AFP통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예술품 관리 복원가가 모든 드로잉 작품을 한데 나열해 놓고 꼼꼼하게 살펴본다면 진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이와 같은 시나리오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스치프에 따르면, 이번 시도의 목적은 예술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진본성(authenticity)이나 독점성(exclusivity)과 같은 개념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다. 위스너 역시 “우리의 목표는 신뢰라는 사슬을 끊어내 작품을 파괴하는 것에 있다”고 주장했다.미스치프는 2016년 뉴욕 브루클린을 거점으로 10여 명의 예술가가 모여 결성한 단체로, 지난 3월 래퍼 릴 나스와의 협업으로 나이키 에어맥스 97S 커스터마이즈(customize·원하는 대로 제작) 운동화를 내놨었다. 미스치프는 이 운동화에 별 모양의 펜던트를 달고 누가복음 10장 10절(Luke 10:18)이란 글자를 새겨넣었다. 누가복음 10장 18절은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서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라는 구절이다. 이 운동화는 직원 중 한 명에게서 뽑은 피 한 방울을 운동화 바닥에 넣었고 ‘사탄 신발’로 불리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모두 666켤레가 제작된 이 운동화는 가격이 무려 1018달러(약 115만 원)에 달했지만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됐다. 나이키는 ‘사탄 신발’과 관련이 없다는 성명까지 내놨지만, 일각에서 나이키가 이를 제한한 것 아니냐는 오해가 계속되자 결국 소송을 제기했지만, 며칠 만에 합의가 이뤄져 미스치프가 전량 회수하는 것으로 논란이 일단락됐었다. 사진=미스치프
  • 무더위 이상기온과 잦은 비로 가을 배추 병충해 피해 심각

    무더위 이상기온과 잦은 비로 가을 배추 병충해 피해 심각

    “30년 넘게 재배하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피해가 큰 경우는 처음입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엄두도 나지 않고, 너무 힘들어 배추 밭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지난 27일 오전 11시 전남 해남군 산이면 배추밭에서 만난 박모(71)씨는 “뿌리가 자라지 않아 축 처지거나 혹병으로 성장이 안 된 배추가 수두룩하다”며 “이번 처럼 대규모로 무름병이 발생한 일은 처음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달들어 30도를 웃도는 이상 고온과 잦은 비로 배추 등 주요 농작물이 병들어 김장철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부터 오는 12월초순까지 수확해 김장을 담그는 가을 배추의 병충해 피해는 강원도와 충청도, 전남 등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다. 9월에 심은 배추가 고온에 뿌리가 썩으면서 나오지 않아 무름병이 걸리거나 바이러스에 뿌리가 혹처럼 생기는 뿌리 혹병은 배추잎이 처지면서 성장이 멈춰 폐기처분해야만 한다. 진도군 지산면에서 배추 밭 2만 6400㎡을 재배하는 김모(62) 씨 얼굴에도 근심만 가득했다. 김씨는 “한숨만 나오고, 주변에 있는 농민 모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며 “9월 초순에 일찍 모종을 심은 사람들은 더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겨울배추 주산지인 해남군은 전체 재배 면적의 30%, 진도군은 20%가량 무름병·노균병·뿌리혹병 등이 발생해 심각한 병충해 피해를 입고 있다. 이같은 모습에 농민들은 “지금도 확산되고 있어 수확을 했을때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수 있다”며 “무름병은 이상기후가 원인인 만큼 정부가 재해로 인정해 최소한의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게 해줘야한다”는 입장이다.강원도 춘천 서면에서 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 김모(56)씨는 “초가을 잦은 비와 기온차가 심하게 나면서 김장 배추가 무르고 섞는 병이 돌아 모두 망가졌다”며 “여물어야 하는 잎 끝 쪽은 누렇게 말라 상품성을 잃은 채 문드러지고 있어 농사를 망쳤다”고 설명했다. 강원도에는 전체 배추 가운데 약 30%가 병해충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은 배추가 무르는 ‘무름병’이나 썩는 ‘꿀통병’이다. 지난해까지 무름병의 양상과 달리 배추와 무, 양배추, 상추 등 작목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천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농작물 값이 폭락한 것도 속상한데 이번에는 대규모 무름병이 창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최근 출하가 진행되는 춘천과 영월 등지에서 피해가 더욱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상황 관측과 함께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절임배추로 유명한 충북 괴산군도 배추 무름병과 노균병 때문에 울상이다. 올해 괴산지역 배추 재배면적 598㏊ 가운데 33%인 199㏊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는 괴산지역 11개 읍면에서 모두 생겨 절임배추 생산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올해 절임배추 121만 3000상자를 출하할 계획이었지만 무름병 확산으로 절임배추 생산량이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서울디자인재단, ‘2021년 UD 라이프스타일 공모전’ 개최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이경돈)은 ‘유니버설디자인(UD)’ 인식 확산과 디자인 산업 활성화를 위해 ‘2021년 UD 라이프스타일 공모전’을 오는 11월 1일부터 12일까지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유니버설디자인이란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연령, 성별,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 등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도시환경, 지속 가능한 디자인 그리고 사회적 제도 개선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공평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포스터, 일러스트, CG, 웹툰, 사진, 그림 등 자유로운 형식으로 제출하면 된다. 재단은 심사를 통해 총 3630만원의 상금과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유니버설디자인의 이해를 높이고자 어린이부를 추가해 시민 누구나 참가 가능하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또한 시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자 수상작 선정 규모를 전년도에 비해 2배(2020년도 50개→2021년도 113개)로 늘렸다. 어린이부의 경우 전국의 만 6세 이상 12세 이하의 어린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8절 도화지에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주제로 자유롭게 채색한 그림 스캔본 또는 사진 원본을 찍어 공모전 홈페이지를 통해 제출하면 된다. 제출된 디자인은 주제 적합성, 공공성, 작품성, 창의성을 기준으로 전문가 종합심사를 거쳐 일반부, 청소년부, 어린이부 등 세 분야로 나눠 총 3630만원의 시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일반부는 시각, 제품, 영상 3가지 분야 중 대상 1팀에게 서울특별시장상과 500만원, 금상 1팀에게 재단 대표이사상과 300만원을 주며 청소년부는 시각, 제품, 영상 3가지 분야 중 대상 1팀에게 서울특별시장상과 100만원 상품권, 금상 1팀에게 재단 대표이사상과 50만원 상품권을 수여한다. 어린이부는 대상 1팀에게 서울시장상과 50만원 상품권을, 금상 1팀에게는 30만원과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상을 수여한다. 수상 작품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터 3층 UD 라이프스타일 플랫폼(UDP)에서 전시된다. UDP는 지난 2월 ‘모두를 위한 디자인 Design for All’이라는 주제로 개관한 전시공간으로 시민 누구나 유니버설디자인을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다. 공모전 홈페이지에서도 온라인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며 지난해 선정된 수상작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어느 학교에나 있는 향나무이지만/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어느 학교에나 있는 향나무이지만/식물세밀화가

    식물세밀화를 그리면서 스스로 다짐한 것 중 하나는 어린이를 위한 교육만큼은 자주 하자는 것이다. 내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를 관찰했던 경험이 자연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더구나 지금 시대의 어린이들은 내 어린 시절보다도 다양한 식물을 만날 기회가 적다. 아파트를 짓고 도로를 내느라 뒷동산은 사라져 가고, 인공적으로 만든 도시 화단에서는 늘 비슷한 식물만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어린이들에게 식물을 그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기 위해서는 식물이 사는 곳, 자연 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개인 작업량이 많아지면서 예전만큼 어린이 교육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열정적인 교사들로부터 교정의 식물을 그림으로 그리는 수업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리고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이 생각보다 학교에 사는 식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격적인 수업 전에 ‘학교 정원 나무 중 특별히 좋아하는 나무가 있는지’ 묻는다. 한 학생은 “정문 옆에 있는 나무는 잎이 되게 큰데 가을에 노랗게 물들어요”라며 특정 개체의 특성을 설명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학생은 “학교에 무궁화가 있어요”라고 교정의 식물명을 정확히 말하기도 한다.선생님들은 내게 수업을 제안할 때 “우리 학교 교정에 나무가 그다지 많진 않은데, 그래도 괜찮을까요?”라고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하기도 한다. 막상 학교에 가서 교정을 돌아보면 수십 종의 식물 목록을 기재하게 되고, 이토록 많은 식물이 학교에 있었다며 우리 모두 놀란다. 오래된 학교일수록 나무는 우거지고 식물은 다양하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화단의 나무를 분석한 2007년 연구에 따르면 학교당 평균 41종의 나무가 식재돼 있다고 한다. 학교 화단이라고 해서 특별한 나무가 크는 건 아니다. 개교 당시 주요 조경 식물을 심은 것뿐이고, 이것은 관공서와 공공빌딩 화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한 산철쭉, 사철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회양목의 경우 80% 이상의 초등학교에 한 그루 이상은 꼭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학교 교정의 필수 나무’ 중에는 향나무속 두 종인 향나무와 가이즈카향나무도 눈에 띈다. 나 역시 매번 학교 수업 때마다 향나무에 관해 설명해야 했다. 향나무는 이름대로 독특한 향이 나서 향을 피울 때 쓰는 나무다. 지금이야 향을 사서 쓰지만, 옛날에는 향나무 가지를 이용했다. 제사를 많이 지내던 절이나 궁궐에는 향나무가 참 많다. 1970~1990년대엔 향나무가 도시 조경수로 인기였다. 전정(식물의 모양을 다듬는 일)을 하면 원하는 형태로 수형을 만들 수 있고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도 않다. 교실 창가로 보이는 독특한 수형의 향나무는 내 학창 시절 속 학교 풍경만이 아니었던 것이다.내가 일하던 수목원 연구실로 가이즈카향나무에 관한 문의가 자주 왔다. 이 나무는 1909년 이토 히로부미가 대구 달성공원에 기념수로 심은 뒤 전국으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관공서와 학교에선 가이즈카향나무를 베어내고 다른 바늘잎나무로 심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그러나 가장 최근 연구를 보면 관공서와 학교에 가이즈카향나무가 주로 심어진 것은 1970년대다. 이토 히로부미가 달성공원에 향나무를 심은 때와 시기적 차이가 커서 큰 관련이 없다는 의견도 많다. 또한 가이즈카향나무가 일본 특산식물이거나 일본 원산의 향나무가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분포하는 향나무 중 바늘잎만 있는 개체를 일본에서 육성해 만든 품종이고, 일본의 특정식물이 아닌 세계적으로 이용되는 조경수이기에 우리나라의 가이즈카향나무를 베어내는 것이 수십 년간 살아온 나무를 베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향나무로는 대표종인 향나무와 섬향나무, 눈향나무, 곱향나무, 단천향나무, 연필향나무 등이 있다. 그중 눈향나무는 포복성이기 때문에 땅을 덮는 조경수로도 도시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향나무를 그릴 때에는 바늘잎과 비늘잎이 달린 가지 모두를 그려야 한다고 말한다. 향나무는 나무 한 그루에서 바늘잎과 비늘잎, 두 가지 형태의 잎이 난다. 멀리에서 향나무를 볼 때엔 인간이 만들어 낸 수형만이 돋보이지만,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면 향나무만이 가진 독특한 향과 잎의 다양성을 발견할 수 있다. 교정에 더욱 다양한 식물종이 식재되기를 바란다. 학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 소설·실화, 현실감 넘치는 애니로 만나요

    소설·실화, 현실감 넘치는 애니로 만나요

    소설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특색 있는 한국형 애니메이션 두 편이 잇달아 개봉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소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등 해외 애니메이션이 보인 강세를 이어 갈지 주목된다. 다음달에는 지난해 안시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안재훈 감독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무녀도’(위)가 찾아온다. 김동리 작가의 1936년 동명 단편을 원작으로 한 ‘무녀도’는 전통 무속 신앙과 기독교의 충돌로 한 가족이 파탄에 이르는 비극을 담았다. 영험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을 느끼는 이름난 무녀 모화는 아들 욱이를 절에 보내고 아픈 딸 낭이를 애지중지 키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10년 만에 돌아온 욱이는 기독교인이 돼 모화의 삶을 흔든다.영화는 ‘소중한 날의 꿈’(2011),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2014), ‘소나기’(2017) 등을 연출한 안 감독의 한국 단편 문학 마지막 프로젝트다. 뮤지컬 배우 소냐와 김다현이 각각 모화, 욱이 역을 맡아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다. 절제된 감정 연기와 몽환적 영상과 음악이 영화에 풍성함을 더한다. 한국 노동운동사의 상징적 인물 전태일(1948~1970)의 삶을 그린 ‘태일이’(아래)는 12월 1일 개봉을 확정했다. ‘그 강아지 그 고양이’, ‘바람을 가르는’, ‘원숭이 왕’ 등을 연출한 홍준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성적인 220만 관객을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사 명필름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1970년대 삶의 공간과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서정적 작화 속에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희망의 불꽃이 된 22세 청년이 전하는 가슴 뜨거운 메시지를 녹여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밝고 남을 위하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 청년 태일 역의 목소리를 배우 장동윤이 맡았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바쳐 일한 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씨 역은 염혜란이 연기한다. 여기에 진선규, 박철민, 권해효, 태인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파 배우들이 합류해 기대감을 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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