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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관계법 접점 못찾는 여야

    여야가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문제에 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마련을 놓고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노사정 8인 연석회의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여야는 28일 이틀째 개정안을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29일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 차명진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원장, 여야 환노위 간사 등으로 이뤄진 5자 회담을 갖고 최종 조율을 시도하기로 했다. 환노위 법안심사 소위의 쟁점 사항은 산별노조의 개별교섭권 인정 문제로 압축됐다. 여야는 전날 비(非) 산별 기업 노조의 경우 사용자가 동의하거나 노사가 합의하면 사업장 내 각각의 노조가 개별 교섭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두는 것으로 교섭 창구 단일화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산별노조를 창구 단일화 대상에서 제외, 산별노조의 개별교섭권은 인정해 달라고 주장하면서 협상이 다시 꼬였다. 이에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던 법안심사소위도 무산됐다. 한나라당은 기존 기득권은 인정해 주되 신규 산별노조 지부의 교섭권은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절충안을 냈다. 소위 소속인 한나라당 한 의원은 “기존에 산별노조 지부가 개별 교섭권을 갖는 사업장은 교섭권을 그대로 인정하되, 신규 산별노조지부에 대해서는 개별교섭권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산별노조지부가 생기는 대로 개별 교섭권을 다 주게 되면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지 않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민주당이 많은 부분에서 물러선 만큼 산별노조의 개별교섭권 인정 문제는 한나라당이 양보해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현행법을 시행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노동관계법은 관련 사안이 민감해 직권상정의 대상이 아닌 데다 여야 모두 현행법의 새해 시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결국 어떤 식으로든 31일까지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에서 돌아온 뒤 청와대 수석 등과 청와대에서 티타임을 갖고, 첫 마디로 “노동법 개정안은 어떻게 됐느냐.”고 물은 뒤 “(노동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혼란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주현진 홍성규기자 jhj@seoul.co.kr
  • ‘秋의 카드’ 꼬인 노조법 실타래 풀까

    ‘秋의 카드’ 꼬인 노조법 실타래 풀까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 시한이 초읽기에 접어들었다. 절충안 도출을 위해 지난 22일 시작된 노·사·당·정 8인 연석 회의는 시간이 지날수록 견해 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현행 노동관계법에 담긴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조항의 유예 기한은 올해 12월31일. 올해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2개의 새 제도가 자동 발효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4일까지 8인 회의를 3차례 열고 이해 당사자들간 이견 조율을 시도했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복수노조 허용을 두고 한나라당과 재계는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과 민주노총 등은 즉시 허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제를 놓고도 재계는 ‘통상적 노조관리 업무’를 타임오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야당과 민주노총은 전임자 임금 지급 여부는 노사가 자율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26일 열릴 마지막 회의에서 대안을 밝힐 계획이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절충안 마련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노동문제 전문가는 “3자(노동부·한국노총·경총) 합의안 도출에도 여러 달이 걸렸는데 8인 절충안을 1주일 만에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면서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해봤다고 내세우기 위한 명분 쌓기 이벤트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인 회의가 최종 결렬되면 공은 환노위 법안심사 소위로 넘어간다. 소위는 지난 22일 여야가 제출한 3건의 법률 개정안을 상정한 뒤 심사를 진행 중이다. 차명진(한나라당) 소위 위원장은 “8인 회의를 존중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면 소위에서 검토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입법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26~27일 이어질 소위의 자체 논의에서 여야가 개정 절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절충안은 한나라당 개정안을 토대로 노동계 요구를 추가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추미애 환노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6일 자신의 중재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추 위원장의 중재안에는 복수노조 시행 유예기간을 기존 2년6개월보다 단축하고 타임오프 적용 범위를 정해 줄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법안심사 소위에서조차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현행법이 바로 시행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경영계는 복수노조 허용을 부담스러워하고 한국노총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곧바로 전면 시행되는 것을 반기지 않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정치권에서 개정안을 마련할 공산이 크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행법 시행에 대비해 제도 연착륙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나 혼란을 줄이기 위한 정치권의 대타협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허백윤기자 dynamic@seoul.co.kr
  • 연말 안건 산더미… 끙끙앓는 여야

    21일 여야가 연말 본회의 개최에 합의하긴 했지만 그 전에 처리해야 할 ‘밀린 숙제’가 산더미다. 여야 합의 전망이 불투명한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을 빼더라도 당장 본회의 상정 및 연내 처리를 서둘러야 할 안건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2일 노조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본격 논의에 들어간다. 올해 안에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현행 법대로 내년 1월1일부터 노조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은 완전 금지된다. 하지만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데다, 노사정도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심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정은 당초 노사교섭 및 협의, 고충처리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노사업무 종사자에 대해서만 임금을 지급하는 타임오프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개정안을 제출하면서 한국노총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를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가 동의하면 임금 손실 없이 통상적인 노동조합 관리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노조전임자 임금 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이를 노사 자율에 맡기자는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환노위원장이 여야와 민주노총, 한국노총, 경총, 대한상의 등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 즉 다자협의체에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단일안을 만들어 상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절충안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획재정위원회도 24일을 시한으로 정해놓고 세법 개정안을 집중 심의하고 있다. 개정안에서 손을 본 제도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 말로 시효가 끝나기 때문에 조세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본회의 가결이 필수적이다. 쟁점사항 가운데 내년부터 소득세율을 현행 35%에서 33%로 추가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 민주당은 연간 총급여가 88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자에 대해서는 인하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한나라당 조세소위 위원 가운데 일부도 이에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법인세율 추가인하에 대해서는 여야 입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개별소비세 부활이나 임시투자세액 공제 폐지 문제에서도 여야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방위원회가 진작에 통과시켜 본회의에 넘긴 소말리아 파병 연장 동의안도 지난 8일 본회의가 파행을 겪으면서 아직 가결되지 않았다.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으로부터 선박 보호 활동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해군 청해부대의 파병기간을 내년 12월31일까지로 1년 연장하는 내용이다. 동의안이 올해 안에 처리되지 않으면 내년 1월1일부터 청해부대의 주둔 근거가 없어지게 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히어로즈, LG·두산에 준 입성금 KBO에 납부해야 트레이드 승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창단 2년째인 히어로즈가 미납 가입금을 KBO에 납부한 후에 ‘이택근 트레이드’ 승인여부를 논의하겠다고 결정했다. KBO는 2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6개 구단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이사간담회를 열어 히어로즈 가입금 등 현안을 논의한 결과 ‘히어로즈가 가입금 중 30억원을 서울 연고지 입성금으로 기존 서울 구단인 LG와 두산에 멋대로 나눠준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즉 히어로즈가 이미 LG, 두산에 지급했다는 돈을 되돌려 받아 KBO 통장에 입금해야만 기존 구단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진 두산 사장과 서영종 KIA 사장은 불참했다. LG와 히어로즈를 뺀 4개 구단 사장들은 지난 9월 5차 이사회 때 합의한 ‘히어로즈의 5차 분납금 36억원의 용처는 추후 논의한다.’는 의결 사항에 따라 히어로즈가 지난 16일 서울 연고지 입성금 30억원을 두산과 LG에 나눠준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유영구 KBO 총재와 각 구단 사장들은 대신 두산과 LG, SK 세 구단이 절충안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신영철 SK 사장은 “서울 양구단이 양보한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다.”고 유연한 태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안성덕 LG 사장과 이장석 히어로즈 사장은 특별히 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김진 두산 사장은 불참했다.두산과 LG는 히어로즈의 전신인 현대가 지난 2000년 서울로 연고지 이전을 선언한만큼 연고지 가입금으로 54억원(구단당 27억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지난 6월 히어로즈가 KBO에 낸 4차 가입금 24억원을 양 구단이 12억원씩 받았다. 이어 마지막 분납금 중 15억원씩도 받아야 한다는 자세다. 또 경기도와 강원도 등 현대의 연고권을 54억원을 주고 산 SK는 현대가 서울로 옮기지 않고 7년간 수원에 주저앉는 바람에 63억원 가량 손해가 발생했다며 이참에 이를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개막] 녹색위 박흥경 협상TF 팀장

    “이번 당사국 총회에서는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될 것입니다. 참가국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팽팽한 입장 차이를 한국이 좁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러한 역할을 할 것 입니다.” ●자국법상 감축 ‘개도국 등록부’ 제안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열리는 코펜하겐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인 4일 만난 박흥경 녹색성장위원회 협상 TF 팀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한국의 협상 전략인 ‘개도국 감축행동 등록부(NAMA Registry)’와 ‘탄소 크레디트 부여(NAMA Crediting)’가 있었다. 박 팀장은 “우리의 제안이 국제 협상 테이블에서 오랫동안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 외교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감축행동 등록부는 온실가스의 법률적 감축 의무를 져야 하는 선진국과 감축 의무가 없는 개도국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제사회서도 환영받고 있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이 등록부는 개도국들이 각자 국내법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정 비율을 정해 일괄적으로 의무 적용하는 것이 아닌, 자체 감축 행동을 적은 국제적인 등록부를 만들어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고 감축 실적에 따라 상업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박 팀장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국제적으로 모든 국가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감축의무를 주장하지만 중국 등 개도국들은 감축을 위한 국내법을 만들어 노력하되 국제법의 제약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첨예한 입장 대립에 대해서는 감축행동 등록부를 통해 절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안도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박 팀장은 “우리가 제시한 30% 감축안은 유럽연합이 개도국에 제시한 202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15~30% 감축 목표 중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면서 “한국은 선진국의 재원이나 기술 지원을 요구하는 조건 없이 자발적인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30% 자발적 감축 높은 평가” 박 팀장은 21%, 27%, 30% 감축의 세 가지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적어도 30%는 감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온 주인공이다. 처음에는 협상 준비팀 내부에서도 그의 주장이 ‘터무니없이 높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비판에 부딪치기도 했다. 그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국내 7개 기관의 에너지·환경 전문가가 모여 6개월간의 장고 끝에 30% 감축안을 최종 결정하게 됐다.”며 협상 준비 기간을 돌아봤다. 협상 본무대에 오르는 박 팀장은 코펜하겐 회의에서 한국의 발언이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말로만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용어 클릭] ●COP: 매년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에서 채택된 합의문은 기본원칙이 된다. ●CMP: 교토의정서에 참가한 당사국들의 총회. 이번 코펜하겐 회의는 다섯 번째 열리는 CMP다. ●AWG-KP: 교토의정서에 따라 만들어진 특별 작업반. 선진국들의 추가 감축과 교토의정서 개정을 논의한다. ●NAMA: 국가별 자발적 감축행동. 구속적인 의무 대신 자국 상황에 맞게 자발적으로 감축 목표와 방법을 정하는 것. 한국은 개도국들의 감축활동을 장려할 수 있는 NAMA 등록부를 제안한 바 있다.
  • 타임오프제 논란

    내년 7월부터 노조 전임자의 임금 지급이 금지되는 가운데 보완책으로 마련된 ‘타임오프’제의 해석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지난 4일 발표된 노·사·정 합의문에 따르면 타임오프제 적용업무와 대상 등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타임오프제는 지난 7월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들이 마련한 절충안이지만, 당시 재계와 노동계로부터 ‘탁상공론식 발상’이라는 비판을 샀다. 노동계는 타임오프제 적용 업무가 현행법에서도 이미 근로시간 면제 사유로 인정받는 내용이라고 지적한다. 합의문은 ‘노사교섭·협의·고충처리·산업 안전 등 관련 활동’을 타임오프제 적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근로기준법 등에서도 이미 유급근로시간으로 인정받는다. 노동계에서는 정부와 재계가 새로울 것 없는 타임오프제로 눈속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산업안전 등은 기업주에게 필요한 노무관리 활동이기 때문에 타임오프제가 사측에만 유리한 제도라고 말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타임오프제가 노조가 받은 ‘선물’이 되려면 적용 업무를 폭넓게 설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적용업무와 대상이 애매하기 때문에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안이 사실상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 타임오프제 적용시간의 상한선을 정하고 시행령에 구체적인 적용범위를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합의문에 타임오프제 도입 이유를 ‘중소기업의 합리적인 노조활동 유지’라고 적시한 것에 대해서도 경총은 “대기업 노조는 타임오프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노총은 “중소기업을 더 배려하겠다는 뜻이지 대기업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노사정 ‘복수노조 유예’ 합의] 협상 타결 어떻게

    [노사정 ‘복수노조 유예’ 합의] 협상 타결 어떻게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는 올해 반드시 정리를 했어야 하는 사안이다. 예정대로 두 제도가 시행되면 지금까지의 노사 관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종시와 4대강 개발 등 현안에 묻혀 제대로 된 논의도 진행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4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노동부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노사정위원회 등은 지난 10월8일 노사정 6자 회의를 열고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2006년에 이어 3년 만에 마주 앉은 노사정은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지난달 25일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정부는 원안 고수 ▲재계는 복수노조 유예,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노동계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유예 등 각자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대 노총은 12월 공동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협상의 분수령은 노동계 쪽에서 먼저 나왔다. 장석춘 노총 위원장은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복수노조 허용은 국제노동기구(ILO)가 권장하는 글로벌스탠더드’라는 기존 입장을 뒤엎고 ‘복수노조 반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유예’를 주장했다. 민주노총과의 공조도 파기했다. 정책공조를 통해 여당과 ‘한 배’를 타고 있던 노총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같은 날 한나라당도 ‘복수노조 3년 유예, 노조원 1만명 이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의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이에 따라 노총과 경총의 2자 회의와 노사당정 4자 회의가 지난 1일과 2일 잇따라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경총과 노총은 ‘복수노조 3년 유예’ 안에 우선 합의를 이룬 뒤 전임자 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물밑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변수가 하나 더 발생했다. 노조 문제의 ‘맏형’ 현대기아차 그룹이 경총의 입장에 반발, 3일 오전 경총을 탈퇴한 것이다. 그렇다고 협상 타결의 큰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근로자 수에 따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차등 시행하고, 경총과 노총이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면 독자적인 절충안을 마련한다고 밝히면서 노사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경총과 노총은 3일 오후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절충을 위한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시행’이라는 원칙에 합의하고 그날 밤부터 4일 오후까지 각각 회원사와 산하 노조에 대한 설득 과정에 들어갔다. 경총 관계자는 “타임오프의 구체적인 내용도 4일 막바지 유선상에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두걸 유대근기자 douzirl@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전재희·백희영, 아동업무 줄다리기

    두 여성 장관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 백희영 여성부 장관이다. 현직 장관 가운데 여성은 이들뿐이다. 복지부가 맡고 있는 아동 관련 업무를 확대 개편될 여성부로 이관할 것인지가 다툼의 핵심이다.배경은 이렇다. 두 부처는 이명박 대통령의 여성부 확대 방침에 따라 지난 10월부터 한나라당과 함께 복지부에서 여성부로 돌려보낼 업무를 놓고 당정 협의를 벌였다. 그 결과 처음엔 가족과 청소년 업무만 여성부로 옮기기로 결정됐다. 여성부는 아동과 청소년, 가족 정책이 종합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아동 업무도 함께 넘겨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복지부의 반대가 워낙 거셌다. “저출산위원회가 복지부 산하에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과정에서 전 장관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동 업무를 내놓지 않겠다.”고 버텼으며, 백 장관은 “제가 힘이 없어서 아동 업무는 가져오지 못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고 여야 의원들은 전했다.이로써 전 장관이 승기를 잡는 듯했다. 아동 업무 가운데 일부인 ‘시설 외 아동’ 관련 업무만 여성부로 넘기는 절충안이 논의됐다. 국회 여성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 속한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지난 10월 말 발의했다. 한 한나라당 의원은 3일 “당시 아동 업무는 전 장관이 퇴임한 뒤 여성부로 이관하는 쪽으로 얘기가 모아졌다.”고 귀띔했다.하지만 이번에는 민주당과 여성계가 반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성위 소속인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조직 개편이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아동·청소년·가족 정책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진행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아동은 물론 보육 업무도 여성부로 이관하지 않으면 법 개정은 어림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도 동조했다. 한 한나라당 의원은 백 장관에게 “다른 부처의 눈치를 보지 말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라.”고 힘을 실어줬다. 결국 행안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아동 업무까지 모두 여성부로 이관하는 데 합의했다. 백 장관으로서는 4대강과 세종시 문제로 국회 입법 절차가 계속 미뤄지는 등 또 다른 변수가 불거지지 않길 바라는 일만 남은 듯하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복수노조 유예 새 협상카드 될까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이 노조 전임자 급여 금지 유예와 함께 복수노조 금지를 요구하는 카드를 내놓으면서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복수노조 금지와 관련해 장 위원장의 발언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국제적인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국내의 노·정 간 문제다.정부는 복수노조 허용을 금지하는 문제에 적잖이 고민하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기업단위 복수노조 설립을 금지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래서 국제노동기구(ILO)는 복수노조 금지가 ‘결사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고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개선을 권고해 왔다. 2010년부터 복수노조를 허용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ILO는 2007년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모니터링을 중단해 왔다. 노동부는 국제사회와 한 약속을 깨고 또다시 복수노조 허용을 유예한다면 국제적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한다.복수노조 허용을 유예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무역분쟁 등 국제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관련 부처인 노동부는 한·미 FTA 협정에는 노동문제에 대해 누구든지 자유롭게 협정 위반 의견을 제출토록 한 공중의견제출제도(PC)가 있기 때문에 미국 노동계, 기업, 시민단체 등에서 복수노조 규제와 관련해 협정 위반 의견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적인 무역 제재는 노동기준 위반이 무역과 투자에 영향을 줬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지만 미국 측이 복수노조 금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순간부터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노동부의 판단이다.문제는 복수노조 금지 유예 문제가 전임자 급여 금지 유예와 ‘패키지 협상’으로 돼 있다는 점이다. 한노총이 노조 전임자 급여를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복수노조 금지를 주장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따라서 한노총의 제안은 경총의 의견을 일부 수용할 테니 자신들의 요구도 받아들여 달라는 메시지를 정부 측에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한노총의 카드는 경총으로서는 그리 반대할 사안은 아니다.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대기업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민주노총 역시 한노총의 의도와는 별개로 복수노조 허용에서 금지 쪽으로 선회한 한노총의 입장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민노총 역시 복수노조가 허용될 경우 힘의 균형이 무너질까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한노총의 카드는 노사 및 노노 간에 일정기간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정부로서도 마냥 반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국제적인 분쟁이나 갈등이 있긴 하지만 실타래처럼 꼬인 노·정 간의 갈등 국면을 풀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겉으로는 반대하고 있지만, 물밑 협상을 통해 노·사·정이 윈윈할 수 있는 절충안을 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임자 노조 임금 지급 유예와 함께 복수노조 허용 유예 등이 유력한 협상카드로 부상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복수노조 3년 유예설’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고 노조법과 관련, 원칙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한노총 입장 선회, 노사정 타협 발판되길

    장석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그제 “전임자 임금을 노조가 부담할 테니 재정확충을 위한 준비기간을 달라.”고 밝혔다. 복수노조 허용 문제는 찬성에서 반대로 선회했다. 양대 노동 현안에 대한 한국노총의 바뀐 입장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주장에 근접한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노총이 노사정(使政) 협상에 유연성을 보였으며, 현실적 대안 마련을 위해 노사 간 의견차를 일단 좁힌 것으로 판단한다.때마침 한나라당이 절충안을 내놓았다. 복수노조 허용을 3년간 유예하고, 전임자 임금 지급을 노조원 1만명 미만 기업에는 단계적으로 시행하자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기본입장은 현행법(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을 내년부터 전면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법대로 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하고 복수노조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현실을 고려해 노조원 300명 미만 기업에 대해서는 전임자 임금 문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데까지 물러선 상태다. 이는 한나라당의 절충안과 차이가 크다.현행법의 시행이 여러 차례 보류됐던 점을 고려할 때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현실을 외면하기도 어렵다. 한나라당의 절충안에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대상기업을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복수노조 허용 유예기간을 줄이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노동계의 다른 축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총파업 돌입을 외칠 일이 아니다. 노사정 회의에 적극 참여하고, 특히 전임자 임금 문제에 탄력적으로 접근하길 바란다.
  • 한노총 “전임자 임금 노조가 부담”

    한노총 “전임자 임금 노조가 부담”

    노동계 현안을 두고 정부와 대치 중인 한국노총이 핵심 쟁점인 노동조합 전임자 급여지급 문제와 관련해 시행 유예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입장 선회가 노·정 간 새로운 합의점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주목된다. ●정부 부정적반응… 입장 변화 주목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가 전임자 급여를 스스로 지급할 수 있도록 조합 재정을 확충하고 전임자 수를 조정하는 등 자구 개혁을 하겠다.”면서 “노조 자율적인 전임자 문제 해결을 전제로 이 법(노동조합법의 전임자 급여금지 조항)의 폐기 또는 시행을 위한 준비기간을 달라.”고 제안했다. 장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조항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하고 다음 달 중순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다소 유연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법 시행을 전제로 3~5년의 자체 준비기간을 달라는 것으로 (법 시행을 전제하지 않았던) 기존의 유예안과는 다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장 위원장의 발언은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등의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정 간 절충안 도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놓은 타협책의 성격이 짙다. 하지만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시행 유예와 함께 복수노조를 허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금지 쪽으로 입장을 바꿔 정부와의 협상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민노총 “양 노총 공조 파기 검토” 장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복수노조 허용을 찬성하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기업 내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노조 간 강성투쟁이 불가피하고 더 투쟁적인 노조가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노총과 연대 총파업까지 검토했던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의 입장 선회는) 전체 노동자에게 큰 실망감을 주는 행위”라면서 양 노총 간 공조 파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시행 유예와 관련, 그동안 노동계가 주장해온 의견을 다시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시행을 전제로 연착륙 방안을 논의하고 대안이 없다면 현행법대로 가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장 위원장이 내놓은 절충안이 대치국면의 노·정간 갈등을 풀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안상수 원내대표와 장 위원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 김영배 경영자총협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자 회담을 주재했다. 신성범 한나라당 원내 대변인은 회담 뒤 “복수노조·전임자 문제 절충안 모색을 위해 2일까지 노·사가 추가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고 양측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주현진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전임자 급여금지 公·大기업부터”

    “전임자 급여금지 公·大기업부터”

    “공기업과 대기업부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을 적용하겠다.”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노사정 6자 회의가 25일 끝내 결렬됐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26일 제주 KAL호텔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논설위원 세미나에서 “내년 1월부터 사업장 단위의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겠다. 두 제도의 유예는 어떤 경우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26일부터 행정입법을 통한 복수노조의 교섭창구단일화 명시, 실무자들에 대한 행정교육 등 예비작업에 들어갔다. 12월 ‘동투(冬鬪)’ 계획을 굳힌 양대 노총도 총력투쟁과 동시에 의원입법으로 노동조합법을 개정해 정부안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여야 10여명의 의원들이 한국노총 등에 노조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노동계는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라고 있다. 한국노총은 정부·여당과의 협상 시한을 30일까지로 못박고 이때까지 구체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한나라당과 정책연대 파기를 선언하고 민주노총과 연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진통을 거듭하고 있으나 노사정 모두 물밑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극적으로 타협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견해 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가 해결되면 경색된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5일 노사정 6자 비공개회의에서 각 대표자는 노조의 재정자립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했다. 임 장관도 26일 “재정이 더 열악한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전임자 임금지급금지조항을 위반해도 일단 처벌하지 않고 계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본부장은 “재정자립 절충안이 나와 전임자 임금지급이 금지돼도 노조에 큰 타격이 없다는 것만 확인되면 양노총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 “전임자 문제가 해결되면 복수노조 논의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점자블록 대신 양옆 경고용 띠

    점자블록 대신 양옆 경고용 띠

    앞으로 조성되는 서울시내 보도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기존의 노란색 점자블록 대신 보도 양 옆이나 한쪽에 ‘경고용 띠’(보행기준선)가 설치된다. 서울시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장애 없는 보도 조성 10개 원칙’을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보도는 어떠한 시설물도 설치되지 않는 폭 2m 이상의 보행안전 구역과 벤치, 공중전화 부스 등 각종 가로시설물을 몰아 넣은 장애물 구역으로 나뉜다. 보행안전구역에서는 보도 양 옆이나 한쪽에 경고용 띠(보행기준선)가 설치돼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블록 없이도 안쪽으로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시는 폭 30㎝ 이상의 경고용 띠를 높이나 색상 등에서 보도의 다른 부분과 구분되도록 제작해 시각장애인들이 이를 인지할 수 있게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점자블록의 요철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과 노약자, 하이힐을 신은 여성 등에겐 불편할 수 있어 나온 절충안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단 보행기준선이 없거나 도로가 끊기는 곳, 보도 폭이 협소한 곳, 버스정거장, 횡단보도, 건물 돌출부 등에는 기존대로 노란색 점자블록을 사용해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또 횡단보도에는 지체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해 경사턱을 부분적으로 낮춘 구간(부분턱낮춤)을 조성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별도로 설치한다. 이 밖에 점자블록 재질을 스테인리스 등 미끄러지기 쉬운 재료나 유지 관리가 어려운 고무재질은 피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는 이 원칙들을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이거나 착공하지 않은 보도에 모두 적용하고 이전에 완공했더라도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한 디자인서울거리 5곳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개선할 예정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분양주택 우선공급 서울몫 유지돼야”

    정부가 공공택지 분양주택 물량에 대한 지역우선공급제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서울시가 “서울지역 청약통장 가입자의 당첨확률을 떨어뜨린다.”며 현행 제도 고수를 주장했다. 이를 둘러싼 경기도와 국토해양부의 입장이 각기 달라 첨예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국토부가 개최한 수도권정책협의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국토부와 경기도가 제시한 지역우선공급 개정 방안을 내년 4월 분양예정인 위례신도시에 적용한 결과, 서울지역 85㎡ 이하 1순위 청약대기자의 청약 당첨 확률이 현행 제도보다 최고 50%나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현행 지역우선공급제는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의 대규모(66만㎡ 이상) 공공택지에서는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30%의 물량이 우선 공급된다. 나머지 70%는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에게 청약기회를 주고 있다. 반면 서울지역 대규모 공공택지에서는 공공주택 물량 전체가 서울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미달이 났을 때만 수도권 거주자 몫으로 돌아간다. 이는 지방 인구의 서울 유입을 최소화하고, 서울 인구를 외곽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기 때문에 동일한 신도시지만 행정구역상 어느 지역에서 공급되느냐에 따라 배정 물량이 달라진다. 현재의 지역우선공급제가 유지되면 서울지역 85㎡ 이하 1순위 청약대기자(105만명)의 당첨 확률은 0.62%이지만 경기도안과 국토부안을 적용하면 각각 0.49%와 0.31%로 떨어진다. 반면 경기도는 현재의 지역우선공급제도를 서울시가 택지의 38%, 경기도가 택지의 62%를 제공하는 위례신도시에 적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서울시 거주자만 청약에 유리해진다며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경기도와 서울시 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절충안으로 해당 기초지자체에 30%, 광역 지자체 20%, 수도권에 50%를 배정하는 개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법조계 “헌재 스스로 사명 포기한 것”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권한쟁의 심판 사건에서 ‘절충안’을 내놓자 30일 법조계에서 논란이 뜨겁다. “헌재의 사명을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된 법안을 부인하기 곤란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헌재는 권한 침해를 인정한 만큼 국회의장이 신문법·방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표결절차 침해됐다면 무효” 헌법학회 회장인 김승환 전북대 교수는 “헌재의 결정은 ‘대리시험은 위법하지만 합격은 인정한다.’는 표현이 적절하다.”면서 “국회를 ‘치외법권’으로 인정하고 국회법과 헌법을 무시해도 된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재 연구관 출신의 한 법조인은 “정치적인 판단으로 최고 심판 기관으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내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법안에 대한 심의·표결 절차가 침해되었다면 그 후의 절차는 모두 무효라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논란을 자초한 꼴”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부장검사도 “헌재가 미디어법에 대한 부담감이 컸을 것이란 점은 이해가 되지만 법률가로서도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디어법 처리 당시 의결정족수가 넘는 의원이 법안을 가결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가 없고, 그 적법성을 부인해서도 곤란하다.”면서 “법안 강행처리는 일어나서는 안 되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일단 벌어진 이상) 사소한 흠이 있더라도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법안 가결을) 용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헌재 “국회서 위법성 바로 잡아야” 이에 대해 헌재가 권한 침해를 인정했으니 국회의장이 방송법·신문법의 위법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헌재 관계자는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법 제67조는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의 결정은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귀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피청구인(국회의장)이 기존의 위헌·위법상태를 제거해 합헌·합법적 상태로 회복할 의무까지 부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헌재의 결정과 관련해 민주당 등 야당은 ‘권한 침해’ 판단을 근거로 미디어법 재협상을 요구한 반면 한나라당은 개정법이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세워 공세를 차단하는 등 정치적 논란이 더해졌다. 1997년 7월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노동관계법과 국가보안법 등 5개 법안을 기습처리한 것에 대해 헌재가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했지만, 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가결 선포 자체는 무효가 아니다.”라고 결정했고 결국 국회는 법안을 개정했다.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 서울시 피맛길 옛 정취 살리면서 재개발한다

    서울시 피맛길 옛 정취 살리면서 재개발한다

    서울시가 철거 후 재개발이 진행 중인 종로구 피맛길(피맛골) 가운데 아직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구간을 원래 모습대로 보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종로~돈화문로 3.1㎞의 피맛길 중 재개발이 이미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교보빌딩~종로2가 0.9㎞를 제외한 나머지 종로2가~종로6가 2.2㎞ 구간을 ‘수복 재개발 구간’으로 지정해 관리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수복 재개발은 해당 지역이 고유의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철거 재개발’을 최대한 자제하고 지저분한 곳만 손보는 방식으로 재개발하는 방식이다. 시는 85억여원을 투입해 내년에 종로2가~종로3가 750m 구간, 2011년에는 종묘~종로6가 750m 구간과 돈화문 700m 구간의 보도·하수도·가로등·전신주·광고물 등을 정비하고 구간별 특성에 맞게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피맛길 정비방안 용역을 내년 3월까지 완료하고, 민·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조례를 개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철거 재개발 구간도 골목길만은 최대한 원래 모습에 가깝게 유지하도록 원설계자와 협의해 지구별 건축계획에 반영하게 할 방침이다. 피맛길은 조선시대 일반 백성이 고관들을 피해 돌아다니던 뒷골목으로 민선3기인 2000년대 초반 본격적인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서울의 전통을 말살하는 ‘막무가내식’ 재개발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규모 철거 후 들어선 점포들의 규모가 크고 전통 분위기를 잃어 한계가 있었다.”면서 “미개발 피맛길도 시설물이 무질서하게 난립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상권이 침체됐다는 점을 감안해 절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자동차 포함 공산품 수출 증대… 농산물 큰 타격

    자동차 포함 공산품 수출 증대… 농산물 큰 타격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은 관세·비관세 장벽을 점진적으로 철폐해 교역 규모를 늘림으로써 서로 이익이 되게 하자는 뜻에서 출발했다. EU는 27개 회원국에 인구 5억명, 국내총생산(GDP)이 17조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중국에 이은 두 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과 EU의 명목 GDP 합계는 19조 1420억달러로 미국·캐나다·멕시코가 손잡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16조 8544억달러보다 많다. 유럽 코펜하겐연구소는 EU시장 내 한국 공산품의 관세 철폐가 진행되는 5년간 한국의 GDP가 2.32%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정부 “많은 것 얻어냈다” 자평 정부는 EU와의 협상에서 우리 쪽이 좀더 실리를 챙겼다고 자평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EU가 우리나라보다 조금 일찍 관세를 철폐하는 것으로 합의했고, 관세 철폐로 인한 혜택도 우리 쪽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협상 막바지 최대 쟁점이었던 관세환급(기업이 원료·부품 등을 수입한 뒤 이를 가공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할 경우 해당 물품 수입 때 부과했던 관세를 기업에 되돌려 주는 제도)도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결론 났다. 협정 발효 5년 후부터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관세환급의 상한을 현행 8%에서 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전액 환급 유지를 주장해 온 우리 측과 폐지를 요구해 온 EU 측의 절충안이다. 국내 기업이 100만원짜리 자동차 부품을 유럽에서 수입해 완성차에 장착, 다시 EU에 수출할 경우 지금은 8만원을 돌려받지만 5년 후에는 상황에 따라 환급액이 최대 5만원으로 제한된다. 한·미 FTA 체결 때 독소조항 논란이 일었던 ‘역진(逆進)방지조항’(래칫·합의된 개방 수준을 후퇴시키는 무역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나 투자자·국가 제소 조항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경쟁력 우위 상품 ‘밀물’ 예상 우리나라는 FTA 발효 즉시 EU에서 수입하는 품목의 91%(자동차부품, 계측기, 직물제의류, 컬러TV, 냉장고, 선박, 타이어, 복사기 등)에 대해 관세를 없애야 하고 EU는 97%(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부품, 평판디스플레이어, 편직물, 냉장고, 에어컨 등)에 이를 적용해야 한다. 3년 후에는 한국은 배기량 1500㏄ 초과 승용차, 무선통신기기 부품, 의약품, 화장품에 대해, EU는 1500㏄ 초과 승용차, 타이어, 합성수지, 전자레인지에 대해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순모직물, 건설 중장비, 밸브, 베어링 등 관세 철폐에 따른 국내 영향이 큰 품목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7년간의 철폐 유예기간을 적용받았다. 농산물은 EU로부터 수입이 많은 냉동 돼지 삼겹살에 대한 관세 철폐 기간을 10년으로 해 한·미 FTA 결과(2014년 철폐)보다 긴 시간을 벌었다. 전체적으로 공산품에서 얻게 될 이득에 비해 농산품과 법률 등 서비스업에서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EU FTA 발효에 따른 국내 농업생산 감소액이 해마다 늘어 15년차에는 최소 2369억원, 최대 3060억원에 이르고 이때까지 누계로는 2조 2000억∼2조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U가 27개국에 이르는 다국적 연합인 만큼 특정국가의 경쟁력 있는 부문들이 집중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입할 경우 당장은 예측하기 힘든 국내시장 잠식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다우 1만선 돌파… 출구전략 논쟁 가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가 1만 포인트를 회복하는 등 주요 주가지수들이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이 출구전략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경기회복 가속화 vs 낙관 이르다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이사들 가운데 일부는 국책 모기지회사의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할 것을 주장한 반면 다른 일부 이사들은 매입 규모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Fed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고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책 모기지회사 프레디맥과 패니매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올해 말까지 1조 2500억달러(약 1443조원)어치 매입하기로 한 바 있으나, 9월 FOMC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매입규모 조정을 놓고 격론을 벌인 것이다.일부 이사들은 MBS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경기회복을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이사들은 경기가 회복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들어 MBS 매입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이사들은 MBS 매입규모를 1조 2500억달러로 유지하되 매입 완료 시기를 올해 말에서 내년 3월 말로 늦춰 유동성 공급 속도를 유지하기로 하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또 지난달 FOMC 회의는 제로금리 정책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되 경기회복 정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다우 1년만에 1만선 회복… 전망 엇갈려한편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4일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무너졌던 1만선을 1년 만에 회복했다. 1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44.80포인트(1.47%) 급등한 1만 15.86으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종가기준으로 1만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3일 이후 1년여 만이다.하지만 15일 오전에는 각종 경기 지표가 호전됐다는 발표에도 다우지수 1만선이 무너졌다. 다우지수가 저항선을 돌파한 데 따른 매물과 가격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이날 발표된 뉴욕 제조업경기지수는 2004년 이후 최고치인 34.6을 기록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0개월 이래 최저치로 나타났으며 전체 실업자 수도 5개월여 만에 6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과 연말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후자의 경우 기업 실적이 계속 양호할 경우 주가가 단기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의 3·4분기 순익은 각각 예상치를 웃도는 31억 9000만달러, 1억 100만달러였다.kmkim@seoul.co.kr
  • [김정일-원자바오 회담] ‘조건부 복귀’ 김정일 노림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동을 통해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5일 원 총리에게 “미국과의 협상 진행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4월5일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이후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왔다. 6개월여 만에 6자회담과 관련한 입장을 바꾼 셈이다.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는 북·미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종전보다는 다소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이같은 입장을 내비친 배경은 복합적이다. 미국을 압박하고 최대우방국인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측면이 있다. 또 그동안 북한 주민들에게는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6자회담에 복귀했을 경우의 혼란을 정리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일 “김 위원장의 조건부 6자회담 복귀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북·미 대화를 앞두고 미국을 향한 압박용의 측면이 있다.”면서 “중국 체면 세워주기와 내부 수습용의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실질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유용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곧 북·미 양자회담을 갖고 4자회담, 6자회담 수순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때에도 ‘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원 총리에게 조건부 복귀 의사를 처음으로 내비친 것은 중국의 체면을 세워 북·중 관계 복원과 함께 경제적 지원에 대한 답례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자격으로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양자대화와 다자대화를 하겠다.”면서 중국의 체면을 세워준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 전제조건으로 북·미대화 결과를 내세운 것은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6자회담 종식을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입장 번복에 따른 내부적 혼란을 잠재우는 명분도 찾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조건부로 다자회담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북한, 중국, 미국의 입장이 조합된 절충안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북한의 6자회담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북·미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조건부 다자회담 참가 의사 표명은 미국에 적극적으로 한번 해보자는 메시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원 총리의 방북기간 공개활동을 통해 자신의 건강과 통치력을 내외에 과시하는 ‘소득’을 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 언론들이 원 총리의 방북과 관련, “조(북한)·중 친선은 세대가 교체된다고 하여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것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후계체제에 대한 중국의 지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대구 새 문화사업 님비로 표류

    대구시의 핵심 문화사업들이 시의회의 지역 이기주의에 휘말려 입지 선정 단계부터 표류하고 있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문화창작교류센터 사업이 부지 선정을 둘러싼 논란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센터는 당초 시가 동구 이시아폴리스 지역을 최적지로 보고 추진했다. 시는 지난 5월 부지 선정을 마무리한 뒤 올 연말까지 착공, 2012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부 시의원들이 시민들의 접근성과 문화시설의 집중도와 장래성 등을 고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시민회관 등이 인접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중구 수창동 KT&G 부지가 적합하다며 반대 입장을 폈다. 이에 따라 시는 KT&G 부지와 이시아폴리스 등 두 지역을 대상으로 재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센터 부속 건물 일부는 KT&G에, 일부는 이시아폴리스에 설치하는 절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센터 본연의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총 사업비 475억원이 들어가는 문화창작교류센터는 뮤지컬·오페라·연극 등의 공연 전문 연습장과 박물관, 도서관 등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또 대구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은 시의회의 반대로 1년 6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2월 수성구 어린이대공원 주차장 부지에 뮤지컬 전용극장을 짓기로 했다. 1만여㎡에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1500여석의 대공연장과 450여석의 소공연장 등의 시설을 갖출 계획이었다. 민간사업자가 390억원을 투입하고 시는 시유지인 주차장 부지를 제공한다. 사업자는 20년 동안 뮤지컬극장을 운영한 뒤 시에 기부채납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좁은 주차장과 공연장 과잉, 공간활용, 상업시설 규모 등의 이유를 들어 두 차례나 무산시켰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뮤지컬 극장을 무산시킨 배경에는 민간투자 사업자가 요구하는 수성구지역만을 허용해줄 이유가 없다는 다른 지역 의원들의 극심한 반대가 깔려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 문화계 관계자는 “문화도시 대구 구축을 위한 핵심 문화사업들이 지역 이기주의에 휘말려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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