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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이나 제거 흔적 없다”…기자도 참관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이나 제거 흔적 없다”…기자도 참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정 신체 부위에 큰 점이 없는 것으로 의료기관의 신체 검증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16일 “(여배우 김부선씨와 작가 공지영씨)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신체 검증에는 아주대병원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1명씩 참여했으며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1진찰실에서 오후 4시 5분부터 12분까지 7분간 진행됐다. 이번 신체 검증은 경찰이 점의 유무가 진실 규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자 이재명 지사가 자청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검증에는 경기도청 출입기자 3명도 ‘참관인’ 형태로 동행했다. 신체검증을 마친 뒤 경기도 김용 대변인은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멸감과 치욕을 감수하고 힘들게 신체 검증을 결정했다”면서 “검증 결과 김부선 측의 주장이 허위로 증명된 만큼 이제 더는 소모적인 논란이 중단되고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정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소설가 공지영씨가 이재명 지사의 특정 부위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있다는 김부선씨의 말을 녹음해 경찰에 제출했다. 또 김부선씨는 여러 차례 특수 관계인만 알 수 있는 은밀한 특징이 불륜의 결정적 증거라며 “경찰도 이제 사실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재명 지사는 이에 대해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 이상 이 문제로 경기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 신체를 공개하겠다”고 나서 이날 신체 검증을 받기에 이르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이나 제거 흔적 없다”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이나 제거 흔적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정 신체 부위에 큰 점이 없는 것으로 의료기관의 신체 검증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16일 “(여배우 김부선씨와 작가 공지영씨)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신체 검증에는 아주대병원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1명씩 참여했으며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1진찰실에서 오후 4시 5분부터 12분까지 7분간 진행됐다. 이번 검증은 이재명 지사가 자진해서 이뤄졌다. 앞서 소설가 공지영씨가 이재명 지사의 특정 부위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있다는 김부선씨의 말을 녹음해 경찰에 제출했다. 또 김부선씨는 여러 차례 특수 관계인만 알 수 있는 은밀한 특징이 불륜의 결정적 증거라며 “경찰도 이제 사실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재명 지사는 이에 대해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 이상 이 문제로 경기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 신체를 공개하겠다”고 나서 이날 신체 검증을 받기에 이르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030 세대] 선택할 권리/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선택할 권리/한승혜 주부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하나로 끝내려다 오랜 고민 끝에 둘째를 낳았고,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지만 셋째는 언감생심으로 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인생이란 장담할 수 없기에 언제 ‘실수’를 하게 될지 모른다. 몸의 주기가 바뀔 수도 있고 피임기구가 불량일 확률도 있다. 그렇게 만에 하나 계획에 없는 임신을 한다면.낙태를 반대하는 많은 사람이, “낙태가 허용되면 부도덕하고 무절제한 성관계로 인하여 무책임한 임신이 증가하고, 뱃속 태아를 간단히 없애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 우려한다. 정말 그럴까? 회사에 다니던 시절에 매년 건강검진을 받았다. 한 번은 가슴에서 무언가 발견되었고,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찜찜하지만, 그냥 넘어갔다. 치과에 가는 걸 미루는 아이처럼. 하지만 다음해에 조금 커졌다고 하여 결국 맘모톰 수술(유방에 구멍을 뚫어 조직을 제거?검사하는 것)을 받게 되었다.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매우 겁이 났고, 생각보다 더 아팠다. 아마 피할 수 있었으면 피했을 것이다. 커지지만 않았다면 지금까지 그대로 두었을지도 모른다. 수술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이다. 하물며 ‘혹’을 떼낼 때조차. 낙태도 엄연한 수술이다. 몸과 마음에 영향을 준다. 볼에 난 뾰루지를 짜거나 정수리의 새치를 뽑듯이 즉흥적으로 가볍게 할 행위가 아니다. 낙태가 허용된다고 하여, “어라, 임신이네, 낙태해야지”하면서 단숨에 병원으로 향하여 수술을 받고 상쾌한 기분으로 나올 여성은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지난 17일 보건복지부는 낙태를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한 행정처분 개정안을 발표했다. 불법 낙태를 집도한 의사는 1개월간 자격을 정지하는 내용이다. 의사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수술 자체를 전면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질병의 사회역학을 다룬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저자 김승섭 교수는 이야기한다. “낙태를 규제한다고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의 수가 줄어들 리는 없습니다. 결국 법을 우회하는 길을 찾을 수밖에 없겠지요. 낙태수술은 과거보다 더 높은 비용으로 은밀히 진행될 것이고, 많은 여성이 위험하기 그지없는 낙태 방법에 의존하게 되겠지요.” 1965년, 루마니아에서는 낙태를 전면 금지하면서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을 통제했다. 이후 불법시술을 받은 많은 여성이 합병증을 앓다가 사망하였고, 원치 않은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방치돼 죽거나 불행한 생을 보냈다. 잠시 증가하는 것처럼 보인 출산율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 시민들은 후에 혁명을 일으켰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만에 하나 또다시 임신을 하게 된다면. 곤란한 이유가 수백 가지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리 간단히 결정하지만도 못할 것이다. 다만 어떤 쪽이든 ‘스스로’ 선택하고 싶다. 나의 몸은 나의 것이며, 나의 인생을 책임지는 것도 결국 나이기 때문이다.
  • 성장기 10대의 적 ‘골종양’ 혹으로 착각해 수술 땐 위험

    성장기 10대의 적 ‘골종양’ 혹으로 착각해 수술 땐 위험

    ‘골종양’은 뼈에 생기거나 뼈와 연결된 연골과 관절에 생기는 종양이다. 모든 뼈에 생길 수 있고 특히 무릎, 어깨 관절 주변이나 골반 뼈에 많이 생긴다. 26일 이재영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 골종양에 대해 물었다.Q.골종양이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가 있나. A.골종양은 주로 성장기 10대 남자 청소년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청소년기는 몸이 성장하는 시기여서 뼈를 구성하는 세포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Q.사망 위험이 높나. A.모두 그렇진 않다. 골종양은 양성 종양과 우리가 흔히 ‘암’으로 부르는 악성 종양으로 나뉜다. 양성이 악성보다 흔하게 나타난다. 양성 종양은 뼈를 파괴할 수 있지만 생명을 잃을 위험은 없다. 악성 종양은 뼈에 생기는 ‘골육종’과 연골에 생기는 ‘연골육종’ 등이 있다. Q.증상은. A.골종양이 생기면 발병 부위에 혹이 만져지거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개 초기에는 증상을 거의 못 느끼다가 골절, 외상,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면서 우연히 발견할 때가 많다. 골육종이 많이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지고 병변 주위가 부어오르기도 한다. 가벼운 외상을 입었을 때 통증이 오래 가고 밤에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심하면 골절이 일어나기도 한다. 골육종은 다른 뼈나 폐 등의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근육, 신경, 인대, 혈관 등에 생기는 ‘연부조직육종’은 멍울이 주요 증상이다. 한쪽에만 생긴 비대칭 멍울이거나 갑자기 커진 멍울이라면 연부조직육종일 가능성이 높다. Q.치료는 어떻게 하나. A.양성 종양은 정기적으로 경과만 관찰할 때가 많다. 통증이 있거나 골절이 일어날 때는 수술로 제거한다. 만약 악성이거나 악성이 될 위험이 높으면 수술과 항암 요법, 방사선 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종양이 생긴 부위를 절단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지금은 절단 비율이 5% 이하에 그친다. 주로 병변만 제거하고 팔, 다리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사지 구제술’을 시행한다. 우선 암세포가 퍼진 부위를 절제하고 손실된 뼈와 연부 조직을 재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악성종양을 단순한 혹으로 판단해 잘못 수술하면 암세포가 몸 여기저기로 퍼져 나갈 수 있으니 골종양으로 의심되면 반드시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악성 뇌종양 5년 생존율 61%…‘붕대 감는 일’ 없다

    [메디컬 인사이드] 악성 뇌종양 5년 생존율 61%…‘붕대 감는 일’ 없다

    돌연변이 발생… 전되는 경우 드물어 새벽~아침 두통·구토 유발 땐 의심해야 심하면 안면신경 마비·간질발작 증상도 MRI·CT로 종양 크기·범위 한눈에 파악 최소 부위 절개·내시경 수술 흉터 최소화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장기라고 하면 ‘뇌’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무게 1200~1300g으로 크기가 양배추만 한데 몸 전체를 관장합니다. 걷기, 말하기, 숨쉬기, 감각, 기억 등 모든 인간의 행동은 뇌에 의해 이뤄집니다. 이런 뇌에 종양이 생기면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일 겁니다. 악성 뇌종양은 TV드라마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단골 소재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뇌종양이 생기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걸까요. 26일 국가암정보센터 뇌종양 통계를 확인해 봤습니다. 전체 뇌종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5%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은 95%, 뇌하수체선종은 97%, 신경초종은 94%로 모두 90%를 넘었습니다. 좀더 깊이 들어가 악성 뇌종양도 살펴봤습니다. 가장 악성도가 높은 교모세포종은 7%로 생존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그러나 신경교종은 38%, 역형성 성상세포종은 24%, 저등급 성상세포종은 61%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었습니다. ●흡연·전자파 등으로 발병 추정 그럼 뇌종양은 왜 생길까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자 돌연변이’입니다. 유전자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가족’을 떠올리는데 실제 유전성은 낮다고 합니다. 장종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우리 몸에 뇌종양과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데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뇌종양이 발병한다”면서도 “다행히 가족이나 친척에게 유전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주와 흡연, 화학물질, 외상, 바이러스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전자파가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지만 아직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 뇌종양을 스스로 발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심한 두통이나 구토 증상이 뇌종양을 빨리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장 교수는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새벽과 이른 아침에 심하다가 낮에는 서서히 감소하는 특징을 보인다”며 “간혹 자다가 깰 정도로 강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인 스트레스성 두통이나 편두통과 달리 뇌종양이 있으면 자고 일어난 다음에도 계속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함께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장 교수는 “자세를 바꾸거나 기침을 할 때, 운동을 할 때 두통이 심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종양에 의한 두통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아의경우 머리가 크고 눈이 밑으로 내려앉으면서 정상아에 비해 서거나 걷는 것이 느린 특징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주변 종양이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 팔·다리 마비, 간질 발작, 시력장애, 안면신경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가급적 빨리 뇌종양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두통 계속되면 정밀 검사 필요 뇌종양이 신경계 밖으로 전이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다만 종양 세포가 정상 뇌조직 사이로 침투하면서 성장해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고 방사선, 항암제 치료가 쉽지 않은 특징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발 위험은 높은 편입니다. 다행히 의료용 영상 기술의 발달로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종양의 크기와 침범 범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장 교수는 “진단뿐 아니라 수술 중 종양을 정확하게 절제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도 뇌종양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두개골 전체를 절개해야 해 환자의 부담이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이제 머리 전체를 붕대로 ‘터번’처럼 감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설호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영상 장치의 발달로 최소 부위만 절개하는 수술과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소 침습 수술은 MRI와 특수 감지장치를 활용해 종양과 가장 가까운 부위를 찾고 최소한의 부분만 절개합니다. 고화질 카메라를 활용한 뇌 내시경 수술은 코, 눈썹 등 더 좁은 부위로 기기를 넣어 뇌손상과 수술 부위를 최소화합니다. 고용량의 방사선만 쬐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도 있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설 교수는 “뇌종양은 예방법이 없고 조기 진단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정신질환으로 오인하거나 안과, 비뇨기과 등에서 불필요한 검사를 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은 데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꼭 전문의를 만나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뇌종양이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걸까

    [메디컬 인사이드] 뇌종양이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걸까

    돌연변이로 발생…유전되는 경우 드물어새벽~아침 두통·구토 유발 땐 의심해야심하면 안면신경 마비·간질발작 증상도 MRI·CT로 종양 크기·범위 한눈에 파악최소 부위 절개·내시경 수술 흉터 최소화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장기라고 하면 ‘뇌’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무게 1200~1300g으로 크기가 양배추만 한데 몸 전체를 관장합니다. 걷기, 말하기, 숨쉬기, 감각, 기억 등 모든 인간의 행동은 뇌에 의해 이뤄집니다. 이런 뇌에 종양이 생기면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일 겁니다. 악성 뇌종양은 TV드라마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단골 소재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뇌종양이 생기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걸까요. 26일 국가암정보센터 뇌종양 통계를 확인해 봤습니다. 전체 뇌종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5%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은 95%, 뇌하수체선종은 97%, 신경초종은 94%로 모두 90%를 넘었습니다. 좀더 깊이 들어가 악성 뇌종양도 살펴봤습니다. 가장 악성도가 높은 교모세포종은 7%로 생존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그러나 신경교종은 38%, 역형성 성상세포종은 24%, 저등급 성상세포종은 61%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었습니다. ●흡연·전자파 등으로 발병 추정 그럼 뇌종양은 왜 생길까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자 돌연변이’입니다. 유전자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가족’을 떠올리는데 실제 유전성은 낮다고 합니다. 장종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우리 몸에 뇌종양과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데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뇌종양이 발병한다”면서도 “다행히 가족이나 친척에게 유전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주와 흡연, 화학물질, 외상, 바이러스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전자파가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지만 아직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 뇌종양을 스스로 발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심한 두통이나 구토 증상이 뇌종양을 빨리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장 교수는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새벽과 이른 아침에 심하다가 낮에는 서서히 감소하는 특징을 보인다”며 “간혹 자다가 깰 정도로 강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일반적인 스트레스성 두통이나 편두통과 달리 뇌종양이 있으면 자고 일어난 다음에도 계속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함께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장 교수는 “자세를 바꾸거나 기침을 할 때, 운동을 할 때 두통이 심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종양에 의한 두통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아의경우 머리가 크고 눈이 밑으로 내려앉으면서 정상아에 비해 서거나 걷는 것이 느린 특징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주변 종양이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 팔·다리 마비, 간질 발작, 시력장애, 안면신경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가급적 빨리 뇌종양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두통 계속되면 정밀 검사 필요 뇌종양이 신경계 밖으로 전이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다만 종양 세포가 정상 뇌조직 사이로 침투하면서 성장해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고 방사선, 항암제 치료가 쉽지 않은 특징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발 위험은 높은 편입니다. 다행히 의료용 영상 기술의 발달로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종양의 크기와 침범 범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장 교수는 “진단뿐 아니라 수술 중 종양을 정확하게 절제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도 뇌종양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두개골 전체를 절개해야 해 환자의 부담이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이제 머리 전체를 붕대로 ‘터번’처럼 감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설호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영상 장치의 발달로 최소 부위만 절개하는 수술과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소 침습 수술은 MRI와 특수 감지장치를 활용해 종양과 가장 가까운 부위를 찾고 최소한의 부분만 절개합니다. 고화질 카메라를 활용한 뇌 내시경 수술은 코, 눈썹 등 더 좁은 부위로 기기를 넣어 뇌손상과 수술 부위를 최소화합니다. 고용량의 방사선만 쬐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도 있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설 교수는 “뇌종양은 예방법이 없고 조기 진단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정신질환으로 오인하거나 안과, 비뇨기과 등에서 불필요한 검사를 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은 데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꼭 전문의를 만나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30 여성 부인암 급증… 초기 발견·치료 땐 임신 가능

    2030 여성 부인암 급증… 초기 발견·치료 땐 임신 가능

    부인암인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은 보통 40대 이상의 중·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산 경험이 없거나 결혼하지 않은 20·30대 젊은 여성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다. 19일 이은주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이유를 물었다. Q.왜 젊은 부인암 환자가 늘어나나. A.늦은 초혼과 출산,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이 확산하면서 20·30대 젊은층에서 부인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첫 출산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부인암 진단을 받을 확률이 그만큼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Q.수술하면 아이를 갖지 못한다고 우려하는 여성이 많다. A.흔히 부인암이라고 하면 무조건 자궁을 적출해 임신, 출산을 못 한다고 생각하는데 초기에 발견하면 재발 위험성을 꼼꼼하게 점검해 병변만 절제하거나 수술 뒤에도 임신 기능을 살릴 수 있다.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면 자궁과 난소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난소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병변이 있는 부위의 난소만 제거하고 반대쪽 난소는 충분히 보존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초기이면서 분화도가 좋고 다른 장기로 전이된 증상이 없다면 내막에 있는 종양을 긁어내는 ‘자궁내막 소파술’을 이용하면 된다. 또 자궁내시경으로 종양을 절제한 뒤 고용량 호르몬 치료로 완치하면 자궁과 난소 모두를 보존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자궁경부의 종양만 잘라내는 ‘경부 원추절제술’로 완치할 수 있다. 만약 좀더 깊이 암세포가 침투했다고 해도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다면 ‘근치적 자궁목 절제술’로 질과 연결된 좁은 통로인 ‘자궁목’만 제거하고 자궁을 바로 질과 연결해 보존하는 방법이 있다. Q.항암치료는 어떤가. A.수술로 임신 기능을 보존했다고 해도 재발 위험이 높거나 암이 재발했을 때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가 불가피해진다. 이런 치료는 자궁내막과 난소를 손상시켜 난임을 일으킨다. 특히 방사선 치료는 손상 정도가 크다. 이때는 항암 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배아냉동보존’, ‘난자냉동보존’ 시술을 해 항암치료가 끝난 뒤에 임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난자 채취, 배아 형성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병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성호르몬 억제 주사인 ‘생식샘 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작용제’를 투약해 난소 활동을 최소화하면서 난소를 보호한다. 난소를 옮겨 방사선 치료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한 뒤 자궁을 이식하고 본인의 난자를 이용해 시험관 시술로 배아를 형성한 뒤 자궁 내로 이식하는 첨단 기법도 시도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덥지 않은데 땀 줄줄 흐른다면… 땀샘 제거·교감신경 절제로 치료

    덥지 않은데 땀 줄줄 흐른다면… 땀샘 제거·교감신경 절제로 치료

    더운 여름 땀이 많이 흐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더운 곳을 가지 않아도 지나치게 많은 땀을 흘린다면 병을 의심해야 한다. 12일 정진용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에게 ‘다한증’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물었다.Q.정상적인 땀 분비와 다한증은 어떻게 구분하나. A.더워서 땀이 나면 정상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시험을 볼 때처럼 덥지 않은 데도 특정한 상황에서 땀이 너무 많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주로 1주일에 1회 이상 땀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25세 미만의 젊은 나이에 처음 증상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가족력이 있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증상이 6개월을 넘기면 다한증이라고 볼 수 있다. Q.원인은. A.다한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을 때가 많다. 기온보다는 긴장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해질 때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따라서 평소 편안한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다한증을 유발하는 병도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뇌하수체 기능항진증, 결핵, 당뇨병, 울혈성 심장질환, 폐기종, 파킨슨병 등이다. 심장에 문제가 있을 때도 다한증이 나타날 수 있다. Q.주로 땀이 많이 나는 부위는. A.온몸에서 땀이 나는 환자는 ‘전신 다한증’으로 부른다. 부분적으로 땀이 나는 ‘국소 다한증’은 손, 발, 겨드랑이에서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이마, 두피, 코끝, 회음부 등에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Q.치료는 어떻게 하나. A.약물, 보톡스를 사용하는 일시적인 치료법과 영구적으로 치료하는 수술이 있다. 수술은 땀샘을 제거하거나 땀샘을 자극하는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땀샘을 제거하는 수술은 주로 겨드랑이에 시행하고 교감신경절제술은 손, 발, 얼굴, 겨드랑이 모두에서 시행한다. 합병증인 ‘보상성 다한증’을 미리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보상성 다한증은 손이나 발에 땀이 나지 않는 대신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부위로 등, 가슴, 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 사타구니 등이 있다. 보상성 다한증은 환자의 20~30%에서 심하게 나타나는데 ‘예측 시술’로 미리 증상을 경험해볼 수 있다. 예측 시술은 마취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국소 마취로 시행하고 시술 효과는 1~7일 지속된다. 이 기간 동안 다한증 수술 효과와 보상성 다한증 정도를 미리 경험하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50㎏→60㎏’…90㎏ 감량하고 인생역전 성공한 女

    ‘150㎏→60㎏’…90㎏ 감량하고 인생역전 성공한 女

    고도비만으로 생명에 위협을 받던 여성이 피나는 노력 끝에 무려 90㎏를 감량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호주 브리즈번에 사는 베로니카 콜버트(33)는 몸무게가 149.7㎏에 달했던 3년 전, 심각한 비만 탓에 호흡곤란 및 현기증 등의 증상을 겪었다. 체지방지수(BMI)는 36.6에 달했고,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스스로 절제할 수 없어 체중은 끝도 없이 증가했다. 의료진은 그녀에게 이 상태가 지속되다가는 조기 사망에 이를 것이라는 끔직한 진단도 내놓았다. 이후 그녀는 목숨을 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식단을 조절하고 쉼 없이 운동하는 한편, 위 절제술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녀가 살을 빼고 건강을 되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강도 높은 운동과 식단 조절, 수술 등을 통해 점차 체내 지방을 제거해 나갔지만, 그와 동시에 늘어나 있던 피부가 힘없이 쳐지기 시작한 것. 결국 그녀는 또 한 차례 수술을 통해 늘어진 피부를 잘라내는 시술을 받았다. 늘어져서 잘라낸 피부의 무게만 5㎏에 달했다. 3년간 피나는 노력 끝에 베로니카는 무려 90㎏을 감량하는데 성공해 현재 몸무게(59.2㎏)에 도달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호주 퀸즈랜드에서 열린 ‘트랜스포메이션 챔피언십’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대회는 베로니카처럼 노력과 열정을 통한 다이어트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얻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보다 더 건강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경쟁하는 자리다. 베로니카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는 언제나 비만이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었다”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기회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름다움은 몸무게가 아닌 마음에 있다. 나는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졌으며, 내 삶의 질도 훨씬 좋아졌다. 살을 빼면서 자신감도 한껏 생겼다”며 달라진 삶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0살 소녀, 아버지로부터 ‘할례’ 받은 후 과다출혈로 숨져

    10살 소녀, 아버지로부터 ‘할례’ 받은 후 과다출혈로 숨져

    소말리아의 한 남성이 직접 자신의 10살 된 딸에게 할례를 행하다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여성 외부성기의 일부를 절제하는 여성 하례의 인습은 기원전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욕을 억제해 정조를 지킨다거나 절제를 해야 비로소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사고 가 할례라는 악습을 만들어냈다. 비위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상당해서 각국 정부는 여성 할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많은 여성들이 할례의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통을 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50㎞ 떨어진 지방에 사는 디파 다히르 누르(10)라는 이름의 소녀는 지난달 15일, 집에서 아버지로부터 할례를 받았다. 제대로 된 의료기기도, 전문가의 숙련된 의료기술도 없이 할례를 받은 이 소녀는 이틀 뒤 과다출혈 및 파상풍으로 결국 숨지고 말았다. 당시 이 소녀의 세 자매 역시 함께 할례를 받았고, 아버지는 소독도 제대로 하지 않은 도구 하나로 네 자매의 할례를 진행했다. 이번 사건은 소말리아에서 활동하는 여성할례금지를 위한 단체인 ‘이프라흐 파운데이션’(Ifrah Foundation)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으며, 해당 단체는 현지 정부에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소말리아 부총리는 해당 사건의 피의자인 소녀 아버지를 기소하고 법적 처벌을 고려하겠다는 뜻 밝혔다. 만약 기소가 받아들여진다면 이는 소말리아 역사상 할례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이를 처벌하기 위한 최초의 움직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소말리아 부총리는 “21세기에 소말리에아서 여성 할례가 자행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며, 여성 할례는 소말리의 문화라고 볼 수도, 이슬람 전통이라 볼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할례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기소는 소말리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법무장관은 “법무부 직원이 직접 나서 소녀가 숨진 마을에서 자세한 사건 정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니세프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15~49세 여성의 수술경험자 비중은 소말리아가 98%로 가장 높고 기니 97%, 지부티 93%, 시에라레리온 90%, 말리 89%, 이집트, 수단 각 87% 등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국인의 눈물 역사를 바꿨다

    한국인의 눈물 역사를 바꿨다

    한국인 식민지배·전쟁·배고픔 등 경험 독재 시절·경제 성장 땐 눈물의 전성기 권력자 위기감 선호 ‘신파적 눈물’ 이용 대중 동원하고 억압성 감추며 폭력정치 이산 상봉·세월호 참사·박근혜 퇴진 등 역사의 변곡점마다 ‘거대한 눈물’ 존재 우리는 이제 어떤 의미의 눈물 흘리나 한국인은 유독 눈물이 많다. 올림픽 시상대에 선 운동선수들은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흘러나오면 약속한 듯 눈물을 흘린다. ‘목포의 눈물’, ‘사랑은 눈물의 씨앗’, ‘난 바람 넌 눈물’ 등 ‘눈물’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 대중가요가 차고 넘친다. 1983년 KBS 1TV가 기획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당시에는 전국이 눈물바다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동체 구성원이 단기간에 이토록 많은 눈물을 함께 흘린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야말로 ‘눈물의 민족’이라 할 만하다.신간 ‘눈물과 정치´의 저자 이호걸은 한국인의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거대한 눈물의 파도’를 찾았다. 저자는 이를 ‘신파’(新派)라 명했다. 개화기에 상연됐던 신극 이전의 연극을 의미하는 ‘신파극’의 바로 그 ‘신파’다. 저자는 20세기 초반의 신파가 해방과 전쟁을 거치면서 강한 흐름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독재 시절, 경제성장 때마다 큰 파도가 됐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1960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 경제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이 시기는 그야말로 눈물이 철철 흘렀던 이른바 ‘눈물의 전성기’다. 이 시기를 담아낸 윤제균의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가 대표적인 사례다. 덕수는 일터에서는 근면 성실, 가족에게는 희생적인 존재다. 흥남에서 아버지와 헤어지고, 휴전으로 막내를 다시 볼 수 없어 파독 광부 지원을 결심한다. 그곳에서 간호사 영자를 만나고 갱도에 갇혀 생사의 기로를 오간다. 귀국해 가족과 상봉하고, 해양대 입학을 포기하고 베트남에 간다. 인생을 회고하고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러면서 덕수는 말한다. “산다는 게 참 힘이 듭니다”라고. 저자는 우리가 눈물의 민족이 됐던 이유를 ‘결핍’에서 찾는다. 일제 식민 지배와 전쟁과 분단의 경험, 그리고 배고픔의 경험이다. 눈여겨볼 점은 저자가 눈물을 한국 정치를 이해하는 키워드로 꼽은 사실이다. 한국인의 눈물을 쥐어짰던 신파가 언제, 어떻게 등장했는지 살펴보니 결과적으로 정치와 연결이 되더란 뜻이다. 권력을 행사하려는 자들은 위기감을 선호한다. 위기감으로 눈물을 흘리게 하면 대중을 선동하기 쉬워진다. 눈물이 한국인의 삶의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부적절한 정치적 실천을 유도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박정희 시대 파시즘을 설명한 부분이 좋은 사례다.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군사정부는 신파적 눈물을 강력하게 환기하며 파시즘적인 민족주의를 내세웠다. 억압적이고 착취적인 폭력정치를 밀어붙이며, 한편으로는 대중을 동원하기 위해, 또 한편으로는 억압성을 감추고자 눈물을 이용했다. 국민은 ‘조국 근대화의 눈물’로 이에 응답했다. 수령을 ‘어버이’로 칭하고 압제를 정당화한 북한도 비슷한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 눈물로 가득한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민족주의, 파시즘, 사회주의, 자유주의를 풀어낸 저자는 “1990년대 들면서 고생의 시대가 막을 내렸고, 눈물도 마르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최근 대중문화가 성공 강박증에 빠져 메마른 긴장감을 재현하는 이유다. 2007년 MBC 드라마 ‘하얀거탑’ 주인공 장준혁(김명민 분)이 그런 사례다. 유명 대학병원 외과의사인 그는 가난했던 과거를 뒤로한 채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최근 방영한 tvN의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는 바뀐 신파를 여실히 보여 준다. 어린 시절 뇌수술로 감정을 잃고 살아가는 황시목 검사(조승우 분)는 감정이 제거된 인물이다. 눈물보다는 공평무사한 법의 집행이 더 중요함을 역설한다. 한국의 근대를 눈물로 읽어낸 저자의 관점은 굉장히 신선하며, 사례로 든 대중문화도 적절하다. 저자는 ‘우리가 한(恨)의 민족이라서’라든가 ‘고생을 많이 해서’와 같은 이유 대신 정치에 따라 시대별로 나타났던 신파를 설명한다. 역사의 주요 변곡점마다 거대한 눈물의 파도가 있었다. 문득, 궁금해진다. 거대한 눈물을 불렀던 세월호 참사, 그리고 감정을 절제한 채 광장에서 외쳤던 박근혜 퇴진을 지나, 이제 우리에게 어떤 신파가 덮쳐올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판(判)타지아]의사가 다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의료 행위하면 불법일까, 아닐까

    [판(判)타지아]의사가 다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의료 행위하면 불법일까, 아닐까

    의사가 자기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의료 행위를 한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놓고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다. 대법원 판단이 주목된다. 전주지법 형사1부(부장 박정제)는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전북 전주에서 안과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난 2014년 7~10월 석 달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의사 B씨가 서울에 개설한 안과를 찾아 모두 58명을 대상으로 안과 수술을 집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4년 4월 군의관으로 전역한 B씨는 지역에서 새로운 각막절제술를 일찌감치 도입해 정평이 난 A씨의 의원에서 근무하다 해당 각막절제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개원했다. 집도 경험이 적었던 B씨는 수술 과정을 A씨와 함께하는 등 도움을 받았다. 1심은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 행위와 의료업은 구분되어야 한다”면서 “의료인이 의료업을 영위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의료 행위를 계속, 반복적으로 행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의료 행위를 통한 성과가 그 의료인에게 귀속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의 장이 그 의료기관의 환자를 진료하는 데에 필요하면 해당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의료인에게 진료하도록 할 수 있는 점, A씨가 B씨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은 점, 이에 따라 B씨가 의료업을 영위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의료법이 의사가 ‘개설·운영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료업)의 수를 1개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의료기관이 영리를 위해 환자를 찾아다니며 불필요한 진료를 남용하는 것을 방지해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진료를 받게 하려는 취지”라면서 “이는 국민 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해 의사가 자신의 면허를 바탕으로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의료 행위에 전념하도록 장소적 한계를 설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을 종합하면 의료인은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의료인에게 진료하도록 할 수 있다는 규정 또한 환자에 대한 최적의 진료를 위해 ‘필요한 경우’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전문성이 뛰어난 의료인을 초빙해 진료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 의사가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필요성에 대해 구체적인 판단 없이 의사가 특정 시기 다른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일률적으로 진료하게 하는 것은 대가를 받지 않더라도 불법이라는 것이다. 한편,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가 2심에서 유죄가 나온 A씨는 곧바로 상고해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37㎏’ 세계 최대 몸무게 14세 소년, 수술로 감량 성공

    ‘237㎏’ 세계 최대 몸무게 14세 소년, 수술로 감량 성공

    한때 체중이 237㎏까지 나갔던 인도의 한 10대 소년이 최근 비만대사(위절제) 수술을 받고 무사히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아이’로 알려진 델리에 사는 14세 소년 미히르 자인이 지난 4월 수술을 받은 뒤 현재 체중이 172㎏이 됐으며 이제 누군가의 부축없이 혼자서 걸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평균 체중으로 태어났었다는 미히르는 채식주의 가정에 살고 있지만, 튀김과 탄산음료를 너무 좋아해 만 5살 때 이미 80㎏을 넘겼었다. 소년의 어머니 푸자 자인(35)은 “미히르가 5살이었을 때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의사는 심각한 비만이니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너무 어려 약물 처방만 받았다”면서 “하지만 약에 부작용이 있어 아이는 다리가 약해지고 기운이 없어 걷지 못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시간이 흐르자 아들은 온종일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먹기만 해 계속해서 체중이 불어났다”고 덧붙였다. 자인 가족에 따르면, 당시 미히르의 일상적인 식단은 감자튀김과 채소 커틀릿, 쌀밥, 채소 카레, 감자, 아이스크림, 우유, 밀크커피, 탄산음료였다. 푸자 자인은 아들이 튀김을 너무 좋아하는 것이 비만의 원인임을 인정하면서도 약물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미히르 역시 침대에서 나올 수 없어 집에서 공부해야 했고 결국 모든 친구와 연락이 끊겼다고 말한다. 푸자 자인은 “아들은 항상 한 곳에만 앉아 있을 수밖에 없어 매우 화를 냈다. 모든 아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아들은 매우 실망했다”면서 “다른 아이들은 밖에서 뛰놀고 학교에 갈 수 있었지만, 내 아들은 그렇게 할 수 없어 나 역시 지켜보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3년 푸자 자인과 그녀의 남편이자 소년의 아버지 라제쉬(37)는 병원으로 가서 비만대사 수술을 위해 의사와 상담했다. 푸자 자인은 “의사는 아들을 데리고 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지만, 당시 우리는 미히르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올 수조차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사연이 세상에 공개되고 나서 결국 미히르는 지난해 12월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당시 키 157.5㎝에 몸무게 237㎏이었던 이 소년은 당뇨병과 호흡기 질환, 그리고 고혈압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의사는 미히르가 당장 수술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식이요법을 통해 살을 좀 빼야 안전하다면서 아이에게 체중 감량을 좀 하면 수술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하여 소년은 의사의 조언에 따라 3개월 동안 고단백 식단을 위주로 식사했고 체중을 197㎏까지 감량할 수 있었다. 미히르는 “의사 선생님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서 스스로 어느 정도 감량에 성공했을 때 계속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렇다고 해서 수술이 두렵지 않았으며 단지 낫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마침내 지난 4월 비만대사 수술을 받은 미히르는 이후 수프와 같이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탄산음료 대신 주스를 마셨다. 소년은 “(지금은) 정말 기분이 좋다. (예전에는) 매우 화가 나고 항상 공격적이었으며 몸에는 여러 문제가 있었다”면서 “그리고 이제는 화도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이어트를 시도하면서 항상 나 스스로 ‘걱정마지 마. 언젠가 할 수 있다. 언젠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소년은 여전히 비디오 게임을 즐기고 넷플릭스 TV를 보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만, 이제 운동을 시작해 정상 체중이 돼 학교로 돌아갈 날만을 기대하고 있다. 미히르는 “수술이 내게 기회가 됐다. 어떻게 될지 기대했다”면서 “지금까지 모든 것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어 난 처음으로 미래를 기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머리가 자꾸 한쪽으로 쏠리면 당신의 뇌신경 체크해 보세요

    머리가 자꾸 한쪽으로 쏠리면 당신의 뇌신경 체크해 보세요

    근육 경련에 목 가누기 힘들어 보톡스·뇌심부자극술 등 효과신체 일부가 의지에 관계없이 고장 난 기계처럼 계속 움직이거나 뒤틀리는 증상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 바로 ‘근긴장이상증’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병이어서 뇌졸중 후유증이나 뇌성마비 증상으로 오해한다. 18일 허륭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교수에게 근긴장이상증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물었다. Q. 근긴장이상증 환자는 얼마나 되나. A. 많이 알려진 병은 아니지만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환자 수가 2010년 2만 8138명에서 지난해 3만 5238명으로 25%가량 늘었다.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고 있거나 몸의 뒤틀림 때문에 사회 생활을 거부하고 은둔하는 환자까지 감안하면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Q. 원인은. A. 근긴장이상증은 근육의 수축, 긴장을 조절하는 뇌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운동과 관련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운동을 관장하는 뇌부위의 기저핵이나 시상부의 손상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Q.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A.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이완돼야 할 때도 계속 수축한다. 또 자신이 움직이려는 근육 대신 엉뚱한 근육이 수축되기도 한다. 근육에 힘이 들어간 상태가 계속되면 근육이 떨려서 경련이 오고, 뭉친 근육 때문에 통증도 발생한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목 근육 부위다. 이곳에 나타나는 근긴장이상증을 ‘사경’이라고 한다. 머리의 비틀림, 경련, 머리 떨림, 목 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목 근육 경련으로 머리가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앞뒤 또는 어깨쪽으로 기울어져 머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할 때가 많다. 턱과 혀에 힘이 들어가면서 안면 경련이 일어난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글씨를 쓸 때 손과 팔의 근육이 경직되고 떨릴 수 있다. 눈 주위 근육에 이상이 생겨 눈을 자주 깜빡인다. Q. 나이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데. A. 유년기나 젊어서 발병하는 근긴장이상증은 증상이 심해지고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성인기에 발병하면 주로 신체 일부에 국한돼 증상이 나타난다. 발병하면 사회 생활에 곤란함을 겪고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자살 충동과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Q. 치료법은. A.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근육 신경을 차단하는 ‘보톡스 주사’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해 수술을 해야 한다면 ‘말초신경절제술’과 ‘뇌심부자극술’ 등 두 가지가 있다. 말초신경절제술은 근육을 움직이는 말초신경을 잘라내는 방법이지만 수술이 매우 복잡해 말초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또 근긴장이상증에 따른 통증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말초신경절제술을 개선한 뇌심부자극술이 도입됐다.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세포에 전기 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뇌심부자극술은 신경이나 뇌세포를 파괴하지 않는 보존적인 치료법이고 뇌에 이식한 의료기기에 문제가 생기면 제거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볼 수 있다. 환자를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못생긴 여자… 자기 관리가 부족한 탓이라고요?

    못생긴 여자… 자기 관리가 부족한 탓이라고요?

    못생긴 여자의 역사/클로딘 사게르 지음/김미진 옮김/호밀밭/364쪽/1만 5800원“남자로 태어났지만 비열하게 살며 인생을 망가뜨린 자들은 그다음 생에서 살아온 모습에 맞게 여자로 다시 태어났다.”(플라톤) “겉으로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여자의 몸 안은 쓰레기로 가득하다.”(클뤼니 수도원의 오동 수도원장) 여성 인권에 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또 한 권의 페미니즘 신간이 나왔다. ‘못생긴 여자의 역사’는 여성이 추한 존재로 취급받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외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천년간 서양의 지성사에 가로놓인 여성 혐오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책을 펼친 독자들은 지금까지 알던 인류의 역사에 심각한 회의를 느낄지도 모르겠다. 플라톤부터 중세의 사제를 거쳐 근현대의 위대한 철학자, 예술가들까지 주류 남성들이 남긴 여성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남성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서술한다. 아울러 두 성별에 대한 아름다움과 추함의 잣대가 같지 않다며 ‘못생긴 여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중세에는 사회가 규정한 여성의 역할을 벗어나는 여성을 마녀로 매도했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 구부러진 코, 이가 다 빠지고 없는 입 등으로 마녀를 묘사했다. 사회 규범에서 벗어난 여성들은 마녀 판결을 받았고,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을 거부하고 지적 능력을 개발하려는 여성은 추한 사람이 됐다. 근대에 들어서는 여성의 추함이 자기관리 소홀, 무절제, 부도덕함을 의미하는 개념이 됐다. 사회는 노처녀나 독신 여성에게 그 누구도 유혹할 수 없을 만큼 못났거나 반도덕적인 존재라고 나무랐다. 현대에 들어 여성은 남성과 등등한 위치에 올라섰다. 그러나 외모에서만큼은 불평등이 계속되고 있다. 저자는 여성에 관해 말할 때 여전히 제일 먼저 언급되는 것은 외모라고 지적한다. 여성 개개인이 전적으로 외모를 책임져야 하는 분위기 탓에 아주 미미한 결점도 죄의식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여성 대상의 화장품 산업과 성형수술이 발전하는 것 역시 현대 여성 혐오의 한 단면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여성, 자궁근종술 받으러 갔다가 자궁 적출돼

    [여기는 중국] 中여성, 자궁근종술 받으러 갔다가 자궁 적출돼

    중국에서 자궁근종 수술을 받으러 갔던 여성이 자궁까지 절제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인민망(人民网)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안후이성 푸양(阜阳)에 사는 리(李) 씨는 지난해 2월 병원에서 자궁근종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의사는 수술 도중 환자의 허락도 없이 자궁까지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리 씨는 3월 초 병원비 6347위안을 지급하고, 퇴원했다. 병원 측은 리 씨가 퇴원할 때까지도 자궁을 적출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녀는 수술 후 한 달이 지난 뒤에야 다른 병원에서 회복 상태를 점검하던 중 자궁이 제거된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는 자궁 적출로 인한 장애 7급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그녀는 푸난현 인민법원에 해당 병원을 기소했다. 법원의 조사 결과, 병원 측은 자궁근종 수술 도중 자궁적출 수술에 관한 지침도 없이 수술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환자의 동의 없이 자궁적출 수술을 진행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최근 법원은 병원 측이 리 씨의 정신적 피해보상 4만 위안을 포함해 총 14만9000위안(2508만원)을 보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병원 측은 해당 의사를 해고하고, 리 씨에게 보상금 전액을 지급했다. 사진=중화망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혼밥 늘어난 20·30대 ‘위암 주의보’…자각 증상 거의 없고 전이 위험 커

    혼밥 늘어난 20·30대 ‘위암 주의보’…자각 증상 거의 없고 전이 위험 커

    20대 女환자, 男보다 1.5배 많아암은 주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위암’은 20·30대에서도 발병 위험이 비교적 높은 암으로 꼽힌다. 2015년 사망원인 통계 자료를 조사한 결과 30대 암 사망률 1위가 위암이었고 20대에서는 3위로 보고됐다. 11일 김종원 중앙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에게 젊은층에서 발병하는 위암의 특징과 예방법에 대해 물었다. Q. 20·30대 젊은층 위암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A. 식습관의 서구화와 잦은 가공식품 섭취, 비만, 음주, 흡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이나 패스트푸드로 대충 끼니를 때우는 청년층 비율이 증가해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암검진은 주로 40대 이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20·30대 젊은층에 소홀해지기 쉽다.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뒤늦게 암을 발견하기도 한다. Q. 젊은 나이에 경험하는 위암은 특징이 있다는데. A. 국내 한 연구팀이 20·30대 위암 환자를 분석해 보니 20대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5배 많았다. 특히 20·30대 여성 위암환자는 ‘미분화형 미만성 위암’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만성 위암’은 둥글게 솟아오르는 ‘장형 위암’과 달리 암세포가 위 내벽을 파고들며 자라는 경향이 있어 병변이 잘 보이지 않고 진단했을 땐 병기가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20·30대에서 생기는 위암 중에서 70% 정도가 미만성 위암으로 발견되는데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위벽으로만 파고 들어 위 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또 암세포가 위벽 아래로 깊이 파고 들어가면 림프선 전이나 혈관을 통한 전이, 위벽 뒤 복막 전이의 위험이 크다. Q. 위암을 예방하려면. A. 건강에 대해 자만하지 말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위암을 예방하려면 혼자 식사하더라도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도 위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탄 음식과 흡연을 피하고 천천히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 중에 위암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소화불량, 구토, 속쓰림과 같은 위장 질환 증상이 멈추지 않으면 40세 이전이라도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위암 수술은 조기 발견이 성패를 좌우한다. 병변을 빨리 발견하면 내시경 절제술로 문제 부위만 제거하거나 큰 흉터를 남기지 않는 복강경 수술을 받을 수 있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안타깝게도 미만성 위암은 눈으로 보이는 병변 부위보다 암세포 침투 범위가 훨씬 크기 때문에 비교적 넓은 부위의 위 절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가급적 빨리 발견해야 한다. 치료 후 예후가 장형 위암에 견줘 나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에선 차이가 없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발견하면 ‘3기’…난소암 알아야 이긴다

    [메디컬 인사이드] 발견하면 ‘3기’…난소암 알아야 이긴다

    5년간 49% 증가…빠른 증가세 여성암 평균보다 생존율 낮아 늦은 출산·비만 등 악영향여성암 중에서 가장 위험한 암을 거론할 때 전문가들은 ‘난소암’을 1순위로 꼽습니다.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그렇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5년 기준 여성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78.4%입니다. 자궁경부암은 79.9%, 유방암은 92.3%에 이릅니다. 반면 난소암은 64.1%로 평균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병원에서 진료받은 난소암 환자는 1만 8115명이었는데 지난해 2만 167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만에 환자가 19.7%나 늘었습니다. 2013년(1만 4534명)과 견줘 환자 수가 49.2% 증가한 것입니다. 해마다 새로 난소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는 전체 여성 암환자의 2.4%에 불과하지만 증가세는 가장 가파릅니다. ●임신 많고 초경 늦으면 위험 줄어 사실 난소암 원인을 딱 하나로 꼬집어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유전 영향이 크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합니다. 오히려 최근 추세로 보면 늦은 결혼과 저출산, 비만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인호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횟수가 많고 초경이 늦을수록 난소암 발병 위험은 줄어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엔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초경을 하는 성조숙증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성조숙증의 가장 큰 원인은 소아 비만인데 이것이 빠른 초경을 부르고 난소암으로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비만과 고지방식은 난소암의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합니다. 또 난소암은 임신 경험이 적을 때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늦은 사회 진출과 높은 주택가격, 과도한 노동시간, 부족한 아이 돌봄 시스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늦추거나 아이를 늦게, 또 적게 낳는데 이것이 난소암 위험까지 높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미나 유럽에 비해 출산율이 높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환자 발생률이 낮습니다.배재만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배란 횟수가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데 임신이나 출산을 하면 배란을 멈추게 돼 발병 위험이 감소한다”며 “여기에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도 난소암 발병 위험이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난소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난소는 몸속 가장 안쪽에 위치한 장기여서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동통’(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교수는 “난소암의 70%는 이미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전이된 3기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만큼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암”이라고 밝혔습니다. 난소암 1기는 암이 난소에만 있는 것, 2기는 자궁·나팔관을 벗어나지 않는 것, 3기는 암세포가 복강 내 다른 기관인 간, 대장, 소장, 림프절로 전이된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암이 전이되면 수술이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난소암은 첫째 아이를 빨리 낳을수록 발병 위험이 낮아집니다. 하지만 현실 여건상 출산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부인과 진료를 통해 암을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 교수는 “정기 검진을 통해 골반 내 진찰을 철저히 해야 하고 초음파 검사와 혈액 항원검사를 해보는 것도 좋다”고 추천했습니다. 검진 결과 난소에 작은 혹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당장 큰 문제가 없더라도 가급적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난소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오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 등을 통해 종양의 크기와 전이 여부를 확인합니다. 난소암은 40~70세에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50대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따라서 폐경 직후 부인과 검진과 건강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교수는 “특히 폐경이 지난 뒤에 발견하는 난소의 혹은 더욱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난소암이 의심되면 수술과 조직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수술 땐 범위 넓고 항암 치료 많아 난소암을 확진하려면 복강경 수술 등을 통해 조직을 직접 떼어낸 뒤 눈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어 환자들의 부담이 큽니다. 그리고 수술도 자궁과 양쪽 난소, 나팔관, 림프절 등을 모두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수술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배 교수는 “난소암의 치료 원칙은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모든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절제술을 시행해 남아 있는 종양이 작으면 작을수록 수술 후 항암제가 잘 듣고 예후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난소암 치료는 수술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 교수는 “대부분 수술 후 항암제 치료나 방사선 치료, 면역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첨단 장비가 많이 개발됐지만 아직 난소암은 의학적으로 완전히 풀지 못한 질병이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난소암의 항암치료는 6회 이상 진행되는 만큼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와 응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배 교수는 “난소암은 수술 범위도 크고 항암 치료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재발도 쉬운 암이어서 가족들이 끝까지 보살펴 주는 것이 치료의 성패를 크게 좌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내의 신장을 도둑 맞았습니다”…억장 무너진 의료사고

    “아내의 신장을 도둑 맞았습니다”…억장 무너진 의료사고

    인천의 대형종합병원 산부인과 의사가 환자의 멀쩡한 신장(콩팥)을 난소 물혹으로 오인해 잘못 떼내놓고도 사과나 보상은커녕 “신장 1개로도 건강히 잘 사는 사람이 많으니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핀잔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A씨는 아내가 당한 억울한 의료사고을 고발하는 글을 지난 4일 등록했다. 다음달 3일 마감되는 이 청원에는 2500명 이상이 동참했다. A씨는 지난 3월 동네 산부인과에서 아내가 난소 물혹 의심 진단을 받아 인천의 한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3시간의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복강경으로 난소를 확인했지만 혹이 보이지 않아 개복하여 혹을 찾아 절제했는데 신장으로 판명됐다는 것이었다. A씨는 “의사는 환자와 딸의 항의에도 의료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며 아무 설명과 해명을 하지 않았고, 환자에게 ‘1개의 건강한 신장으로도 잘 사는 사람이 많이 있다.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는 핀잔 아닌 핀잔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교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신장에 혹이 같이 있어 절제를 했다”고 변명하고 자기 행위를 정당화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병원 법무팀장에게 의료사고의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수술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들어야 했다. 심지어 법무팀장은 도의상 병원 입원비는 보조해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의료소송으로 갈 경우 과실을 환자 측이 입증해야 해 병원이 더 수월하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내용의 국민 청원이 세상에 알려지자 사과조차 없던 병원의 태도가 돌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일보에 따르면 병원 관계자는 “있어서는 안 되는 끔찍한 사고임을 인정한다”면서 “성실히 보상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국가가 대를 끊었다”… 日 강제불임수술 피해자들의 절규

    [글로벌 인사이트] “국가가 대를 끊었다”… 日 강제불임수술 피해자들의 절규

    2만 5000명의 남녀가 평생 자기 아이를 갖지 못하도록 국가로부터 불임수술을 받았다. 그중엔 9살짜리 여자아이도, 10살 된 남자아이도 있었다. 10명 중 7명은 여자였다. 상당수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의사의 손에 이끌려 몸으로 파고드는 차가운 메스를 받았다. 싫다고 발버둥치다가 마취제를 맞고 수술대에 쓰러진 이도 있었다. “대(代)를 이었다가는 사회에 짐이 될 불량한 유전자를 가졌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본에서 1996년까지 존속됐던 ‘우생(優生)보호법’ 아래에서 ‘합법’을 가장해 이뤄진 국가 주도의 인권 유린이었다. 일본 사회는 반성하고 있다. 그런 악법을 어떻게 70년이나 유지해 왔는지, 또 그 법이 사라지고 20년이 넘게 흐른 지금까지 어떻게 피해자들의 눈물을 외면할 수 있었는지를 말이다.강제 불임수술의 실태와 피해자의 고통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올 1월 미야기현에 사는 61세 여성 A씨가 국가를 상대로 1100만엔(약 1억 1000만원)의 피해보상 소송을 처음으로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A씨는 열다섯 살이던 1972년 12월 ‘유전성 정신박약’을 이유로 난관을 묶는 수술을 강제로 받았다. 잦은 복통 등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그는 서른 살 즈음 ‘난소낭종’ 진단을 받고 오른쪽 난소를 절제했다. 이 때문에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로부터 파혼을 당했다. 지난 3월 28일 센다이 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 측 변호인단은 “피해자는 어릴 적 마취 치료로 인한 부작용으로 정신병 증세를 보였는데, 이를 파악하지 않은 우생보호심사위원회의 잘못으로 강제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가능하게 한 우생보호법은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 및 개인 존엄과 행복 추구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14세 때 설명 못듣고 수술대 오른 70대男도 소송 A씨에 이어 70대 남녀 4명이 오는 17일 도쿄, 센다이, 삿포로 등 3개 도시 법원에 같은 내용의 소송을 낸다. 도쿄 지방법원에 소장을 내기로 한 미야기현 출신 남성은 아동 보호시설에 있던 14세 때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수술을 받았다. 그는 “내 인생을 돌려받고 싶다”고 했다. 우생보호법이 일본 국회를 통과한 것은 1948년이었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기 직전인 1940년 나치 독일의 ‘단종법’(斷種法)을 참고해 만들었던 ‘국민우생법’을 이어받아 다니구치 야사부로라는 산부인과 의사 출신의 참의원이 입법을 주도했다. 다니구치는 “패전으로 영토가 협소해진 가운데 인구는 많고 식량은 부족하다.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선천성 유전병자의 출생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일본은 전후 식민지에서 귀환한 사람들과 ‘베이비붐’에 따른 출생아 급증 등으로 인구 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다. 극심한 식량난과 주택난 속에 국민들의 큰 저항 없이 탄생한 우생보호법은 기존의 국민우생법보다 더한 독소조항을 갖고 있었다. 바로 ‘강제 불임수술 허용’이었다. 국민우생법하에서도 ‘다산(多産) 장려에 반한다’는 이유로 강제 수술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1949년 전국 시행… 후생성 ‘강제수술 가능’ 공문 1949년부터 유전성 질환 등을 이유로 한 국가 주도의 정관 수술과 난관 수술이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당시 후생성은 강제 수술 여부에 대한 지방 행정기관들의 문의에 대해 “본인의 동의에 반해 수술을 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체구속이나 마취약의 사용도 인정된다”고 답했다. 1952년에는 유전병이 아닌 일반 정신질환이나 지적장애를 앓는 사람들도 강제 수술 대상에 새롭게 편입됐다. 수술 대상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정부 공식통계에 따른 우생보호법 불임수술은 총 2만 4991건. 이 중 3분의2(66%)에 해당하는 1만 6475건이 본인 동의 없는 강제 수술이었다. 미성년자도 2337명이나 됐다. 미야기현에서는 9세 여아와 10세 남아에게 수술이 이뤄졌다. 수술은 1955년(1362건)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1970년대 중반까지도 연간 100건 이상 규모로 실시됐다. 마지막 수술은 1992년에 이뤄진 1건이었다. ●일부 의사·공무원 ‘실적 채우기용’ 집행 법을 집행하면서 일부 의사들은 범죄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홋카이도는 1965년 8~11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우생보호심사위원회 없이 서류 심사만으로 3명에 대한 강제 수술을 결정했다. 후쿠오카현에서도 1981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같은 과정으로 수술대에 오른 20~39세 남녀가 최소 6명이다. 1960년 오이타현은 한 정신과 의사가 제출한 여성 5명 강제 불임수술 신청서에 대해 “실제로 진찰한 결과인지 의문”이라며 보류 결정을 내렸다. 5명에 대한 건강진단서 기재 내용이 하나같이 ‘병명: 정신박약’, ‘현재상황: 정신 발육이 지체돼 있어 유전병이 인정된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군마현에서는 1955년 우생보호법 대상 환자가 맹장염으로 병원에 실려오자 의사가 산부인과 전문이 아닌데도 맹장수술을 하면서 동시에 불임수술을 진행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자기 잇속에 눈이 멀기는 일부 공무원들도 다르지 않았다. 강제 수술 건수가 1950년대 중반 이후 감소하자 실적에 부담을 느낀 후생성 공무원들은 1957년 수술 실적 증대를 독려하는 공문을 지방행정기관에 내려보냈다. 당초 예상했던 수술 실적 목표치를 밑도는 기관에는 주민 계몽활동 등 노력을 더 열심히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자기 실적을 위해 무리한 집행에 나선 현장 공무원들도 적지 않았다. 전체 수술건수 2593건으로 전국 최다인 홋카이도의 경우 1950년대에 ‘우생수술 1000건 돌파’, ‘전국 1위 실적’ 등의 홍보물을 만들기도 했다. 이 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오랜 기간 일본 내에서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일부 정치권의 폐지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늘 국회에 가면 후순위로 밀렸다. 그러던 중 1994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인구개발회의,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세계여성회의 등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여당인 자민당은 국내 의견 등을 수렴해 1996년 우생보호에 관한 조항 등을 삭제하고 ‘모체보호법’으로 바꿨다. 이후에도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2014년까지 3차례에 걸쳐 강제 불임수술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정부가 구제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2016년에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도 피해 실태 조사와 피해자 법적 구제를 권고했다. 이때마다 일본 정부는 “합법적인 조치였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강제성 입증·소멸시효 해석이 쟁점으로 앞으로 진행될 피해 보상 소송에서는 자신이 강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피해자들이 어떻게 입증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강제 수술 1만 6475명 가운데 누구인지 자료가 분명한 경우는 26%인 4347명에 불과하다. 피해 보상 등 권리 청구가 가능한 민법상 제척기간(일종의 소멸시효)을 어떻게 볼지도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불임수술을 받은 지 모두 20년이 넘어 ‘불법행위로부터 20년이 지나면 배상 청구권이 소멸한다’는 일본 민법상 제척기간은 일단 완성됐기 때문이다. 불임수술에 동의한 사람 중에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던 경우가 많아 향후 정부의 피해자 지원이 이뤄졌을 때 상당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를테면 한센병 회복자가 요양원에서 결혼하려면 불임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사실상 강제 수술이나 다름없다. ●스웨덴, 재판 없이 곧바로 피해보상 법률 제정 피해 소송이 본격화할 조짐을 나타내자 정치권도 뒤늦게 따라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지난 3월 6일 오쓰지 히데히사 전 후생노동상을 대표로 하는 초당파 의원 모임 ‘옛 우생보호법하에서의 강제 불임수술에 대해 생각하는 의원연맹’을 발족시켰다. 자민당은 강제 불임 문제를 다루는 실무팀을 구성했다. 일본과 비슷한 우생학적 수술이 행해졌던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미국의 일부 주와 독일, 스웨덴 등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 1976년까지 강제 수술이 이뤄졌던 스웨덴의 경우 재판 없이 곧바로 피해 보상을 해 주는 법률이 제정됐다. 마쓰바라 요코 리쓰메이칸대 교수는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고령자가 된 피해자들을 위해 당장 있는 자료만으로 빠르게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해 주어야 한다”며 “이와 별개로 앞으로 몇 년이 걸리더라도 국가의 강제 불임수술의 실체를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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