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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브란스병원 후두암환자 발성발표회 잔잔한 감동

    “사랑한다는 말은 많이 하고 술과 담배는 제발 줄이세요” 정복기(鄭福基·61·경기도 안양시 안양동)씨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안·이비인후과병동 지하 1층 청파회의실에서 열린 음성재활교실 2학기 종강식에서 금속성이 섞인 목소리로 이같이호소했다. 종강식에는 과도한 흡연 등으로 후두암에 걸려 후두 절제수술과 함께 정상적으로 발성할 능력을 상실한 환자 5명이 식도(食道)를 이용한 발성 성공사례를 발표,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해 9월 수술을 받은 김영용(金榮龍·56·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는 “폐허에 서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며 흘러간 대중가요 ‘황성 옛터’ 가사를 읊조린 뒤 “이젠 비관하지 말고 우리보다 못한 장애인들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꿋꿋하게 살아가자”고 말해 박수를 끌어냈다.환자들은 짧게는 6개월,길게는 3년여 동안 초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바둑아 바둑아’‘순이야 놀자’ 등의 단어들을 반복해 읽으면서 발성훈련을 했다.이들은 수술 당시 목 아래에 낸 구멍을 통해 정상인의100분의 1도 안되는 양의 공기를 들이마신 뒤 복압(腹壓)을 이용,공기가 식도를 거쳐 후두가 있던 부위를 진동시키는 방법으로 목소리를 낸다. 수술 후 벙어리가 됐다는 소외감에 시달려온 이들은 훈련 과정에서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기 어려워 비지땀을 흘리는 등 숱한 어려움을 헤쳐왔다. 국내에서는 유일한 발성연구모임인 연성회(延聲會)가마련한 이 자리에는 김광문(金光文) 이비인후과장을 비롯한 의료진과 간호사,환자 보호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국내 발성재활의 선구자로 불리는 변군헌(邊君憲·80) 회장은 발성법을 익히기 위해 90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후적자회(喉摘者會)에서 교재를 들여온 뒤 97년처음으로 모임을 만들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최우현씨 예술보석 전시회

    보석디자이너 최우현(38)이 예술보석 전시를 연다.문화벤처 주식회사 아트노우(대표 홍사종)가 문신 보석전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한 기획전.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아트노우 주얼리 갤러리에서 열리는 최우현 보석초대전에는 해와 달,산과 강 등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예술보석 60여점이 나온다.여성스러움과 섬세함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일하는 여성들에게 어울리는 역동적이고 절제된 디자인의 세계를 보여준다.한국귀금속디자인협회회장을 지낸 최우현은 세계귀금속 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귀금속 공예를 전공한유학 1세대다.(02)722-8512
  • 美·EU 통화정책 총사령관 시장 반응은 ‘하늘과 땅’

    ‘언어의 마술사’.미국 경제를 주무르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74)의 별명이다.대통령을 빼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87년부터 FRB 의장을 맡으며 대통령을능가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유럽의 그린스펀’,‘통화정책의 귀재’.지난해 1월1일 출범한 유럽중앙은행(ECB) 빔 두이젠베르그 총재(65)를 말한다.16년간 네델란드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을 지내며 네델란드를 독일 다음으로 이끈 ‘1등 공신’이다.프랑스의 강력한 견제 속에서도 유럽 경제의 총수자리에 올랐다. 두 사람 모두 성장보다 안정에 비중을 둔다.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단기금리를 정책변수로 삼는 것도 비슷하다.그러나 두 사람의 인기와금융시장의 반응은 하늘과 땅 차이.그린스펀은 미국인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다.두이젠베르그는 ‘설익은 발언’으로 오히려 유로화 속락의 책임자로 거론된다.최근 미국 경제가 후퇴 조짐을 보이자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그린스판의 한마디는 뉴욕증시를 벌겋게 달궜다.금리인하에 중립적 입장을 밝혔음에도 시장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확대 해석한다.두이젠베르그는 유로화 성공 여부에 대해 “시기적으로판단할 때가 아니다”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시장은 실패했다는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여져 유로화 속락을 부채질했다.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미 금융시장은 그린스펀과 그가 이끄는통화당국을 철저히 믿는다.말을 아끼며 필요할 때만 입을 여는 그의‘립 서비스’가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스스로도 절제된 ‘언어의 위력’을 여러차례 강조했다.MIT대 로버트 솔로우 교수는 “90년대 미국의 호황은 FRB와 상관없지만 최근 2년간 미국 경제는 그린스펀의수완에 이끌려왔다”고 극찬했다. 두이젠베르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통화전문가’다.오랫동안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했다.그린스펀에 못지 않게 시장의 민감성도 충분히 안다.다만 유럽연합(EU)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각국의 정치적 압력과 각 중앙은행의 비판적 시각에 직면했다.경제안정을 중시하면서이에 역행하는 금리인하를 주도한 것은 유럽 부흥을 바라는 각국의정치적 압력 때문이었다. 백문일기자 mip@
  • MBC창사특집 ‘가시고기’ 오늘 첫회

    8,9일 방송되는 MBC창사특집드라마 4부작 ‘가시고기’를 볼 시청자들은 손수건 몇장씩 미리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지난 6일 오후 MBC에서 열린 ‘가시고기’ 시사회장에서는 간간이 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어두운 탓에 눈물은 어떻게 감출 수 있었지만 생리적인 ‘콧물’은 어쩌지 못한 때문. 이날 미리 보여준 1부는 드라마를 전개해가기 위해 상황을 설명하는도입부.따라서 드라마적 요소는 나머지 3편에 비해 약한 편이었는데도 쉼없이 눈물샘을 자극했다.백혈병에 걸려 항암치료중인 아들이 아빠 근심할까봐 쓰디쓴 약들을 새끼제비가 먹이 받아먹듯 열심히 삼키고,보다못해 화장실로 달려가 수돗물 틀어놓고 통곡하는 아빠.병원비를 못내 병원 원무과 직원에게 혼나는 아빠가 불쌍해 일부러 말썽을부려서 쫓겨나려 애쓰는 아이 등등 가슴 찡한 장면이 잇따른다. 50만권이 팔렸다는 조창인 원작소설 ‘가시고기’를 각색한 이 드라마는 이혼당하고 혼자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가 백혈병에 걸린 아들다움이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모습을 통해이 시대의 진정한 아버지상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아이,아빠,엄마 등 각각의 시각으로 나누어 서술한 원작과는 달리 아버지의 시각에 중점을 뒀다.시사회가 끝난 뒤 조창인씨는 “소설 출판과정에서 엄마 부분이 200여매 빠지게 됐다”면서 드라마에서 모성애를 좀더 보완해 처리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평했다. 특히 연기를 위해 머리를 빡빡 깎은 유승호(8)의 열연이 돋보인다.“약 먹는게 가장 어려웠다”는 승호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너무 힘이 들어 앞으로 다시는 연기하기 싫다며 도리질을 쳤다.아빠역을 열연한 정보석은 “슬픔을 있는대로 드러내지 말고 조금 더 절제했어야 하는데,격한 감정에 매몰돼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4편 중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시청자들을 울릴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아마간암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아버지가 화가로 성공한 전처에게 아들을 떼내보내는 장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허윤주기자 rara@
  • 겨울독서계 노크한 소설 두 권

    여러 모로 대조적인 소설집 한 권과 장편소설 한 권이 눈길을 끈다. 69년생의 박성원은 7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 ‘나를 훔쳐라’(문학 과지성사)에서 가짜의 진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되풀이 묻고 있다. 발표 당시부터 주목되었던 단편 ‘댈러웨이의 창’에서는 댈러웨이라 는 사진작가가 신화처럼 거론되다가 결국 댈러웨이는 실존 인물이 아 니라 가공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그러나 이를 알게 된 주인 공은 “진실은 애당초 없거나,있다 해도 우리가 절대로 거기에 도달 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게 진실”임을 깨닫는다. 반면 67년생의 여성 작가 고은주의 ‘여자의 계절’(문학사상사)은 문학성보다는 독자의 흥미를 더 염두에 둔 듯한 성적 소재의 장편이 다.문학잡지에 게재될 당시부터 절제하지 않는 대담한 성적 묘사로 관심을 모았다.작가는 30대 여성 4명의 성생활의 묘사를 통해 남녀의 삶 전체를 조명하고 더불어 인간의 궁극적 문제를 언급하고자 한다 지만 스토리는 너무 통속적이고 성적 묘사는 저급한 호기심을 유발하 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김재영기자
  • 유년시절 ‘기억풀이’…서양화가 신철 개인전

    “직설보다는 은유,서술보다는 함축이 그림의 언어여야 한다.상상과 추론의 여유 속에서 느낌을 주는 그림,그런 그림이 좋은 그림이 아닐까” 서양화가 신철(48)은 그림은 소설보다 시에 가까워야 한다고단언한다.함축적인 시어의 이미지들을 절제된 색깔로 표현해온 그가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주제는 ‘기억풀이’. 고향인 전라남도 청산도의 자연 속에 묻혀 지내던 유년시절의 기억 등을 형상화했다. 작가의 원광대 재학시절 학보사 친구였던 소설가 양귀자는 신철의 이 ‘기억의 궁전’을 질투한다고 한 적이있다. “신철은 과거를 담보해 미래를 짚어낸다는 불변의 진리를 그림을 통해 자연스레 획득하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번 전시엔 ‘기억풀이’연작 28점이 나와 있다.5일까지(02)725-1020김종면기자 jmkim@
  • 화가 김애영 새달 6일 개인전

    서양화가 김애영(56·덕성여대 교수)은 지난 20년동안 감을 화폭에담아 왔다.파란 하늘과 산을 배경으로 허공에 매달려 있는 감을 즐겨 그렸다.마른 가지에 새파란 잎사귀,그리고 지나치게 새빨갛고 동그란 열매로 보아 현실의 감보다는 상상의 감에 가깝다.감나무가 있는풍경,그것은 작가의 평생 화재(畵材)이자 트레이드마크다. ‘감나무 작가’ 김애영이 12월 6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연다.감나무와 산을 소재로 한 유화 30여점이나온다.작가는 그동안 해질 무렵의 이내 감도는 산 풍경을 육중하게표현하곤 했다.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가을날 희미하게 동터오는 새벽 산을 경쾌하게 그렸다.있는 듯 없는 듯 언제나 거기에 조용하게있는 산의 능선은 예나 지금이나 완만하다.한국적 정서를 대변하는홍시와 푸르스름한 산 기운이 인상적인 그의 그림은 서양화지만 동양화의 느낌을 준다. 작가는 “10년동안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돌아왔을 때 본 고국의 산은 단아함 그 자체였다”며 “그 절제된 아름다움에 매료돼 지금까지산과 함께 살고 있다”고 들려준다. 김종면기자
  • MBC창사특집극 ‘가시고시’ 촬영중인 정보석

    모직코트와 머플러로 ‘중무장’한 틈새로 제법 매서운 초겨울 바람이 파고 들던 지난 21일 대구 계명대학교 대명동캠퍼스.새달 8,9일오후 9시55분 방송되는 MBC 창사특집극 ‘가시고기’를 촬영중인 탤런트 정보석은 추위를 이기기엔 어림도 없는 티셔츠 한장 차림으로파랗게 얼어 있었다.그 곁에는 환자복을 입은 유승호군(8·인천부현초등 1년)이 머리까지 빡빡 민 채 오돌오돌 떨고 있다. 올해 서점가에서 18주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며 50만권 이상이팔렸다는 소설을 드라마화한 ‘가시고기’촬영장에서 만난 정보석은백혈병 아들을 살리기 위해 각막까지 떼내 팔며 모든 것을 희생하는아버지역에 푹 빠진 눈치였다. “한 달전쯤 소설을 읽고는 펑펑 울었어요.너무 내용이 감동적이라좀 무리를 해서 출연을 수락했습니다”정보석은 ‘매너좋고 착한 이미지’로 충무로 캐스팅 0순위에 꼽히는연기자. 얼마전 영화 ‘오! 수정’에서도 좋은 연기로 호평을 받았고요즘에는 KBS 1TV 일일드라마 ‘좋을걸 어떡해’(월∼금 오후8시30분)에서 이혼녀와 결혼하는 총각역으로 안방극장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요사이 일정에 쫓기며 거의 밤을 샐 정도로 강행군을 한 탓에 한달새4㎏이 빠질 정도로 몸은 힘들지만 마음만은 결코 싫지 않은 표정이다. 특집극 ‘가시고기’는 지난달 말부터 촬영에 들어가 강원도 정선,사북 등 현지촬영을 거의 마친 상태.지난 주 오대산의 한 너와집에서는 병세가 호전되지 않는 아들을 데리고 산골에 들어가 살며 뱀,약초등을 구해 먹이는 장면을 촬영했다.날씨가 너무 추워,움지이지 않는뱀을 살려놓느라 소품 담당자가 무진 애를 썼다는 후문이다. 정보석은 앳돼 보이는 얼굴 덕에 총각연기를 자주 하지만 내년이면벌써 40줄에 들어선다. 11살,9살 두 아들의 아빠이기에 드라마속의 아버지 ‘정호연’이란인물이 영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제 아이들이 아팠을 때 그 안타까운 마음을 살려 실제상황처럼 연기한다”는 그는 얼마전 ‘가시고기’촬영을 시작한 뒤 아이들에게아빠 점수 몇점 줄거냐고 물었더니 100점을 주더라는 ‘팔불출 자랑’도 빼놓지 않는다. 아들 ‘다움’역을 맡은 CF모델 출신의 유승호군은 이번이 첫 드라마출연.캐스팅이 결정되자 정보석은 승호를 집에 데리고가 두 아들과함께 하루종일 놀며 낯을 익히기도 했다. 60분짜리 4부작 내내 눈물샘을 자극하기는 하지만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는 간암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아버지가 화가로 성공한 전처에게아들을 떼내보내는 장면.“소설을 읽을 때의 슬픈 감정을 촬영에서는 많이 절제했습니다.아들이 살아가며 강한 모습의 아버지를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요”라며 모성애뿐 아니라 부성애도 역시 본능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이 드라마에 애착이 가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면,그 자신이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반대하는 야구를 한다며 무던히도 속을 썩이던 자식이었기 때문이다.당시의 부모님 마음과,자신이 부모가 된 현재가 자꾸 오버랩되는가 보다. 연기를 하며 어느 때보다 가정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다며 “결국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것이 가족 아니냐”며 서로 이해하고 조금씩양보해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대구 허윤주기자 rara@
  • 이만익화백 5년만의 개인전

    거기엔 찬란하게 요동치는 원색이 있다.단순하고 절제된 선에 의해이뤄진 도상은 더없이 강렬하다.고구려 건국신화에서부터 판소리,민요,탈춤까지 등장해 흥을 돋운다.그것은 겨레의 진솔한 이야기다.익살과 해학으로 풀어낸 민족의 삶과 희로애락.서양화가 이만익(62) 그림의 매력은 바로 그런 데 있다.선명한 색상과 단순명쾌한 구도로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해온 이만익 화백이 5년만에 개인전을 연다.24일부터 12월 1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정서의 원류를 찾아서’전이 그것이다. 출품작은 고구려 건국신화를 토대로 한 그림,불교 소재의 그림,판소리 계열의 그림,일상 혹은 도원경 속의 인물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고구려 건국신화를 소재로 한 ‘하백일가도’에는 배를타고 강을 건너는 물의 신 하백의 가족이 묘사돼 있고,‘주몽’에는괴수를 무찌르는 주몽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불교적인 소재를 작품에 대거 끌어들였다는 점이다.그가 불교그림을 처음 그린 것은 아니다.지난 85년 ‘그림으로 보는 심국유사’ 출판기념전에서도 선보였지만 본격적인 불교그림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석굴암 본존도’‘백제관음도’‘행려관음도’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석굴암 본존도’는 부처를 낙랑칠기의 선홍색으로 칠해 옛스러움을 강조한 반면 배경은 동해의 쪽빛을 상징하는 푸른 색으로 처리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작가는 “불교 소재를 이처럼 많이 작품에 끌어다 쓴 것은 일종의 모험’이라고 했다. 판소리 소재 작품으로는 ‘탈놀이’3부작,도원경을 그린 작품으로는 ‘무릉부감도’ 등이 눈에 띈다.무릉도원은 이중섭도 즐겨 그린 소재.이중섭의 도원경이 다분히 설명적이라면,이만익의 그것은 단순명료한 도상으로 전형화된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전쟁 발발 50주년을 맞아 그린 ‘우화-우리들의 모습 1950년 여름’도 주목할 만한 작품.팬티 바람의 두 형제가 총칼을 서로 들이대며 싸우고 있는 것을 가족들이 뜯어 말리는 형상의 그림이다.작가는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었던 한국전쟁의 참상을 한 편의 우화로 고발했다.원색을 즐겨 사용했던 동양화가 박생광이 만년에 역사의식 강한 그림으로 각광받았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단순한 구도와화법의 ‘우화-우리들의 모습…’에서는 민중화의 흔적도 엿보인다. 작가 자신도 이 점을 인정한다.“단순하지 않으면 이미지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그는 “오윤·임옥상 등의 민중화에는 아마나의 영향이 스며들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02)720-1020김종면기자 jmkim@
  • ‘狂暴한 자유주의’를 넘어서

    자유주의의 도도한 물결이 세계를 뒤덮고 있다.결국 시장이 자원을마음대로 처분하고 우리를 인도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가. 프랑스 사회학자 알랭 투렌은 ‘어떻게 자유주의에서 벗어날 것인가’(당대 펴냄)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그 광폭성으로 인해 인간들이 겪게 되는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탈출구나 대안을 모색하는일이 시대착오적이고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때 이른 포기를 비판하며 ‘가능함의 모색’을 주장한다. 투렌은 세계의 작동 구조와 그 내부의 고통스러운 몸부림,대안적 탈출 시도,좌파정치세력의 다양한 구도를 분석한 뒤 ‘2½의 정치’를진정한 대안으로 제시한다.새로운 사회운동 발현과 국가의 사회연대적 정책 복원을 통해 자발성과 계획을 조화시키자는,생산과 분배를동시에 고심하는 중도 좌파적 시각이다.배제되고 소외된 이들의 사회적 재통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자는 것이다.이를 위해 노동문제에 우선권을 부여하고,경제에 대한 공적 개입 확대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발전을 추진하며,모두의 권리를 모두가 승인하는 문화의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세금 인하와 고용창출활동 강화,혁신을 향한 교육을지향하면서 내부 소비를 증대시키고 구매력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낡은 경제 운영방식의 해체는 반드시 필요하지만,모든 외부통제를 거부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를 움직이려 드는 시장경제는 위험스럽다며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지적한다.특히 생산적인 투자보다는 전적으로 금융이익을 추구,단기간에 경제 전체를 난폭하게 파괴할 수 있는 자본의 무절제한 흐름의 위험을 강조하며 정부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금융자본주의와 정부의 무책임성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을 근대경제에 대한 총체적인 부정과 혼동하지 않으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힘들을 식별해내자고 덧붙인다. 희생자들의 이름으로 지배행위를 폭로하는데 만족하는 극좌파와,사회해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으로서 제도를 방어하라고 부추기는 공화주의의 문제점도 지적한다.지금 필요한 것은 경제·사회·문화적인 문제들을 국가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국유화의논란에 종속시키기 위해 국가에 호소하는 낡은 방식이 아니라 정치개혁을 이룰수 있는 새로운 사회운동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사회운동은단순히 지배에 반대하는 거부의 운동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적인 상징의 이름으로 자신의 요구를 펼치는 주장의 운동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중도 우파적 ‘제3의 길’에 대해서도 반론을 편다.제3의 길 신봉자들은 자발성을 발전시키고 일자리의 창출을 가로막는 경직성을 제거함으로써만이 가장 취약한 부분들을 방어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비난한다.서구 인구의 20∼25%가 반실업자로 살아가는 상황에서이러한 해결책은 밖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복귀에 힘쓰기보다는 이미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다는 것. 정치가 사회현실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때 극단주의적인 운동이형성된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고원 옮김 7,500원. 김주혁기자 jhkm@
  • 민중음악 가수 윤정희 첫 솔로앨범

    온통 우울한 뉴스들로 도배되다시피한 이즈음,그녀의 말간 목소리는하나의 위안이다. ‘지금보다 더 무서운 그런 날이 올지 몰라/이보다 더 힘겨운 그런날들이 있을지도 몰라’ 가수 윤정희는 ‘빗장걸린 네 창문을 이제그만 열어줘’라고 나지막히 읊조린다. ‘그대 힘든 날에는’에서 그는 반복되는 드럼 비트에 약간은 초조한빛을 띤 건반소리 사이로 특유의 맑으면서도 힘있는 목소리로 마음을 달랜다.‘그대의 힘겨움 널브러진 방안에/햇살처럼 스며들어와 내려앉으면/내품에 안기어 야윈 얼굴 묻어봐/소리내어 맘껏 울어봐’라고 달랜다.‘괜찮다’고. ‘무엇일까 여기까지 나를 밀고 온 것은/가볍게 길 떠나던 그때는 난스무살/연한 잎사귀 흔드는 어린 숲이었지’(다시 길위에서)지난 93년부터 포크그룹 ‘노래마을’에서 활동해온 민중음악진영의‘고운 목소리’ 윤정희(28)가 첫 솔로음반 ‘표현’을 발표했다.7년이란 세월을 건너 이제 겨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 하나를 세상에내놓은 셈이다. 그의 이름이 가뭇한 이들은 김원중 이지상 이정열 등 대표적인 포크가수들의 앨범에 백코러스로 참여한 그의 맑고 지순한 목소리를 기억해내면 될 일이다. 민중음악진영 가수들이 그렇듯 4년동안 500여회의 라이브 무대 경험을 쌓았고 지난 98년 일본 민간음악단체인 우다고에 전국협의회 50주년 초청 공연에 참여한 바 있다.그가 참여한 앨범만 해도 ‘윤민석과함께 한 실험음반’과 고 김광석 추모앨범 ‘가객’,영화 ‘산책’,이지상 음반 ‘사람이 사는 마을’ 등이 꼽힌다. 민족음악인협회 회원으로 5·18 기념 공연과 늦봄 문익환 목사 추모앨범 등에도 참여했다. 수록곡들은 사랑을 주제로 한 부드러운 노래들이 주류를 이룬다.한결같이 사랑으로 상처받는 이들을 어루만지는 햇살을 닮은 노래들이다. 담백한 기타와 양감있는 첼로 연주에 맞춰 절제된 표현력을 드러낸‘알고 있나요’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노래마을에서 함께 노래했던 이정열과 백창우가 곡과 가사를 선사한보사노바풍의 ‘비는 내리고’에선 목마른 대지를 감싸는 촉촉한 그의 목소리가 일품이다.장필순을 연상하는 이들도 있을 지 모를 일이다.포크와 재즈를 적절히 섞은 음색이 이 계절에 썩 잘 어울린다.류형선조성우 박우진 정은주 손병휘 등 진지한 음악적 고민을 나누었던 동료들이 힘을 보태 음반을 만들었다. 다만 앨범 후반으로 갈수록 곡의 힘이 부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게아쉽다. 이 음반은 음악사이트 문화강국(www.sorigol.co.kr)과 윤정희 홈페이지(www.raincoat.co.kr)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백순실씨 ‘생성과 명상’展

    한국화가 백순실(49)은 차를 노래하는 ‘동다송(東茶頌)’의 작가다.동다송은 조선 순조 때 초의선사가 다도를 알고자 하는 학자 홍현주를 위해 지은 책.동다(東茶) 즉 우리나라 차에 대한 여러가지 것들을아름답게 노래한 차 예찬서다. 이 동다송을 주제로 백씨는 20년간을한결같이 작업해왔다.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관훈동 학고재화랑(02-739-4937)에서 열리는 ‘생성과 명상’전은 작가의 이같은 일관된 작품세계를 한 눈에 살벼볼 수 있는 자리다.100호짜리 대작 10점을 포함해 ‘동다송’ 연작 32점이 선보인다. 백씨의 차 사랑은 남다르다.해마다 한 두 차례씩 전남 보성 차밭과해남 대흥사의 일지암을 찾는다.일지암의 여연 스님과는 ‘동다송’을 함께 공부한 인연으로 20년 넘게 교분을 유지하고 있다.백씨는 여연 스님을 만난 뒤 다도를 생활화하고 그것을 화면에 담아 왔다.하지만 그의 작품에 구체적인 형상의 차는 등장하지 않는다.흑갈색 바탕위에 차의 잎과 꽃,뿌리를 연상케 하는 ‘생성의 기호’들만이 자리잡고 있을 뿐.청정한 다도의 정신세계가자연추상의 형태로 펼쳐져있다.그의 그림은 고도의 절제미를 느끼게 한다.검정,하양,파랑 등몇몇 제한된 색깔들이 담담한 회화의 세계를 연출한다.백씨는 “차를가까이 하다보니 색깔에 대한 욕심도 사라져 색깔 사용을 최소화하게됐다”고 밝힌다. 백씨는 3년 전부터는 이화여대 황병기 교수의 ‘다악(茶樂)’연주무대설치도 맡고 있다.차에서 창작의 에너지를 얻는다는 그에게 차는작품의 뿌리이자 생활 그 자체이다. 김종면기자
  • MBC 뉴스데스크 새 앵커 김주하 “부담없는 뉴스 진행”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앵커의 이미지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어요.거리감이 느껴지는 뉴스 진행을 피하고 좀더 친근하게 시청자에게 다가서겠습니다” 오는 30일부터 MBC 뉴스데스크의 새 앵커를 맡게 된 김주하(27) 아나운서는 “처음에는 간판 뉴스의 앵커가 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어요.지금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합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주하는 이화여대 과학교육과를 졸업한 뒤 97년 입사,‘MBC 아침뉴스’,‘피자의 아침’ 등의 진행을 맡으면서 차세대 앵커감으로 주목을 받아왔다.가을개편에 따라 ‘피자의…’은 4개월 만에 폐지되지만 김주하에게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MBC는 최근 뉴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뉴스데스크 앵커를 부장단 투표에 의해 뽑았다.“평소 저의 부드러운 진행방식을 마음에 들어하신 것 같습니다”라면서 김주하는 앵커로서 자신의장점을 ‘친근감’에서 찾았다.그렇지만 바로 이 장점이 메인뉴스 앵커로서 그녀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시청자들이 아직 9시 뉴스에서는 보다 절제된 보도를 원하는 것 같아요”라면서 “그동안 주로 바쁜 아침 시간에 부담없이 볼수 있는 프로를 만드는 데 기준을 맞췄지만 이제 저녁 식사를 하면서도 편히 들을 수 있는 뉴스를 진행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아침 프로에서 저녁 프로로 자리를 옮기면서 가장 좋은 점은 잠을충분히 잘 수 있게 됐다는 것.“아침 잠이 많은 편이어서 안 깨우면10시 넘어서까지 자거든요.그동안 출근 시간이 새벽 4시였기 때문에3시에는 일어나야 했는데 정말 힘들더라구요.저보다 어머니가 더 고생하셨죠”라며 서글서글한 눈매에 웃음을 지었다. 입사 이후 주로 뉴스를 진행해온 김주하는 “픽션보다는 논픽션이더 재미있고 다양한 정보를 많이 접하게 된다는 점도 좋습니다”라고 뉴스의 맥을 밝혔다.그렇지만 “사실 오락 프로쪽이 더 잘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녀는 “앵커란 뉴스의 전달자입니다.그렇지만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눈을 맞추고 하는 것과 그냥 이야기하는 것이다르듯이 앵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이 뉴스를 받아들이는 데에 차이가 난다고 생각해요”라며 앵커의 역할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국감 패트롤/ 국민건강보험공단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감은 의료분업 시행 이후의 대폭적인 건강 보험료 인상과 공단의 방만한 운영실태가 쟁점이됐다. ■과도한 보험료 인상 국민부담으로 전가된 보험료 대폭 인상이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 손희정(孫希姃) 의원은 “올해 의보 적자액이 1조3,2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당초 국고지원 약속을 어기고 의보료를 20∼39%나 올린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의보료 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의보료 인상의 ‘불가피성’에 초점을 맞췄다.김명섭(金明燮)의원은 “의료비 상승은 필연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수반한다는 점을 국민에게 홍보해야 한다”고 했고 고진부(高珍富)의원은 “국민 설득을 위해 의료비 적정선에 대한 조사 연구가 필요하다”고지원했다. ■방만한 운영 민주당은 무절제한 내부 운영시스템을,한나라당은 낙하산 인사로 인한 경영 부실을 따졌다.민주당 최영희(崔榮熙) 고진부의원은 “공단은 17개 법인카드로 지난 8월까지 1억7,532만원을사용했다”며 “천문학적 적자를 감안,식사와 술대접을 절제하라”고 꼬집었다. 반면 한나라당 김찬우(金燦于) 박시균(朴是均)의원은 “보험공단의대표이사와 1,2,3급 간부들이 줄줄이 낙하산으로 내려와 업무 통제도,효율성도 없어졌다”고 질타했다. 박태영(朴泰榮) 이사장은 답변에서 “의료수가 인상과 인구 고령화등에 따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지역 보험료의 경우 재정확보 노력과 국고 추가지원 등을 감안,최소한도의 인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젊은 詩의 미학…詩壇 새지평 연다

    시를 읽는 사람들이 명백히 줄어든 상황에서도 우리 시에 온 몸을 바치는 젊은 시인들은 결코 전보다 줄어들거나 하지 않는다.시가 세계를 바꾼다거나,이제껏 시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을 감흥시키는 새로운 미학의 발견은 헛된 기대로 끝나곤 했다.그러나 우리의 젊은 시인들은 우주의 한자락 혹은 허공의 먼지 하나를 뒤집는 새로움이 있다는 자부심으로 시를 창작한다.젊은 시인들의 새로움은 한층 주목할필요가 있다. 30대의 문인들이 편집하는 문학 계간지 ‘문예연구’가을호는 ‘새 천년을 여는 젊은 시인’이란 기획특집을 통해 이들을집중 분석했다. 대상이 된 시인은 김선우,박정대,배용제,연왕모,이대흠등 5명.이들의 시세계를 분석한 5명의 비평가들도 이제 막 활동을시작한 신예들로서 새롭고 젊은 시선이 돋보인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을 중심으로 김선우론을 쓴 평론가 이성우는 “시인은 자신과 어머니를 포함한 여성들의삶을 투명하게 드러낼 뿐 다른 것은 의도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 뒤 “그의 시는 대자적여성으로서의 인식 내용을 즉자적 목소리에 담아 그 어떤 페미니즘 이론보다 더 설득력있게 독자의 가슴과 머리를 파고든다”고 평하고 있다. 특히 여성으로서 부대껴야 할 고된 현실을 여성의 몸을 통해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것을 김선우 시의 장점으로 꼽는다.시인은 여성성과모성의 현실적 모순을 극복하는 힘이 근본적으로 여성의 몸에 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현실의 허위 의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모티프로서 여성동성애를 활용하기도 한다. 평자는 작품 ‘운주에 눕다’에서의 ‘꽃을 벗어나고 있는 가시연꽃’이란 구절처럼 한 여성으로서,더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를 높이 사고 있다. 박정대의 시 세계를 분석한 평론가 이재복은 ‘촛불을 켠다/바라본다/고요한 혁명을’이란 ‘촛불의 미학’ 시편에 주목한다.어둡지도밝지도 않는 촛불을 켜는 것은 무한한 세계로의 입사식을 의미하며이는 알듯 모를 듯 애매모호한 세계를 들추어 낸다는 점에서 고요한시적 혁명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평자는시인의 이 ‘고요한 혁명’이 시간의 반추를 통해 이뤄진다고 분석한다. 시인이 이 반추의 형식을 술 담배 음악소리 달빛 등의 질료를 통해드러냄에 따라 기억과 추억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고 있다.평자는“기억과 추억이란 모두 존재론적인 아픈 상처의 기록이 아닌가”라면서 존재론적인 상처는 아플수록 의미가 있음을 박정대의 시가 잘일러준다고 말한다. 평론가 김춘식은 시집 ‘삼류극장에서의 한때’를 중심으로 배용제를 논했다.고도자본주의화의 환경에서 무생물과 생물의 차이와 간격을 사라질 뿐아니라 상호 위치와 특징이 뒤바뀌는 전도현상으로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가 나타나는데 시인은 이 병적 징후를 예리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계문명과 죽음,그리고 존재의 누수 현상은 시인의 핵심적인 시적화두인데 특히 시인의 시선이 냉소와 비판,의심으로 가득차 독자들을불편케 하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평자는 이같은 시선이 90년대의 다른 시인과 그를 차별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평론가 박수연은 기원의 기억을 망각한 상태로서의 이유없는 죽음을되살리는 등 그로테스크 미학이 강렬한 시인 연왕모를 논하면서 그의시는 지각된 이미지들로 잘 짜여진 성채라고 말한다. 그러나 직접적 감각의 재현에 바쳐지지 않고 언어의 밀도와 정황의구체성 사이에서 긴장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이 긴장이 그의 시로 하여금 90년대의 수다스러운 시들 사이에서 확연하게구분되는 절제의 목소리를 갖도록 하는 동력이란 것이다. “말과 사물의 행복한 일치가 깨져버린 시대에 홀로 유사성을 발견하며 살아간다는 점에서 시인은 돈키호테와 같은 광인을 닮았다”는말로 시인 이대흠론을 시작하는 이경수는 “이대흠의 시에서는 몸과우주를 동일시하는 사유가 다시 발견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유사성의 원리가 다시 작동하고 있는 그에게 모든 풍경은 몸의 은유이며 상투적일 수 있는 이러한 은유가 이대흠의 시에서는 강한 맥박과 다소 거친 호흡으로 역동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평자는 꿈틀대는 생명력과 함께 이대흠의 언어에서 새로운 수사학의가능성을 보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野 원외위원장 YS에 苦言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부총재가 최근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띄워 정치 개입 ‘자제’를 촉구한 데 이어 김일주(金一柱) 성남중원지구당 위원장도 24일 YS에게 “정치에 관한한 ‘식물인간’이 되고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신앙인이 돼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충현교회 집사이기도 한 김 위원장은 “후배정치인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감싸주어야 한다”고 간절히 호소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아침 A4 용지 두쪽 분량의 서한을 팩시밀리를 통해 서울 상도동 YS 자택으로 보냈다.이같은 서한을 보내기에 앞서 이 총재 측근과도 상의한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김영삼 장로님과 함께 30여년을 같은 교회에 다녔다”면서 “이제 야인(野人)으로 돌아간 김장로께서는 교회의 이름으로 삼가고,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측근정치’에서 벗어날 것도 주문했다.그는 “민주산악회현판식 때 장로님 곁에 서 있던 인물들의 면면을 보니 권력이나 배경이 없으면 하루도 심심해서 견딜 수 없는 분들이었다”면서 “그들에게휘둘리지 말아달라”고 충고했다.현판식에는 김수한(金守漢)·김명윤(金命潤)·박찬종(朴燦鍾) 전 의원 등이 참석했었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YS가 정치를 해서는 안될 3가지 이유도 제시했다.첫째가 야당분열이고,둘째가 저주받을 지역감정의 재발이며,셋째는 패거리 정치문화가 다시 기승을 부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뛰어노는 아이들을 위해 교회 뒷마당의 유리조각도 줍고,청소년들이 버릇없이 사용하는 화장실도 기웃거리며 가끔 야단도치는 자상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도동측은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부산영화제 폐막작 ‘화양연화’ 21일 개봉

    길을 걷다 문득 지난 시절의 한 장면이 속절없이 그리웠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었을 게다.지난날은,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충분히 아름다운 건지도 모른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 수상작이자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화양연화’(花樣年華·21일 개봉)는 왕가위 감독이 꼭 그런 감수성으로 만든 영화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뜻하는 제목처럼 영화는 특정 시간,특정 공간에 카메라를 고정시켰다.60년대 홍콩.벽 하나를 사이에두고 같은날 나란히 이사를 온 차우(양조위)와 리첸(장만옥)은 처음엔 그냥 무덤덤했다.그러나 출장으로 자주 집을 비우는 남편때문에,회사일이 바빠 늘 퇴근이 늦는 아내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두사람은 조금씩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배우자들이 몰래 만나는 사이란 걸 알고서 둘의 감정은 시시각각 옷을 갈아입는다.막연한 호감은 동병상련의 연민으로,연민은 어느새 사랑으로. CF같은 화면 느낌은 어느모로 보나 ‘왕가위표’다.‘중경삼림’이나‘해피투게더’와는 다르게 느린 호흡으로 감정의 흐름을 잡아낸 탓에 단조롭다고 느낄 수도 있다.아파트와 골목,자동차를 오가는 한정된 공간에다 남녀주인공 이외의 주변인물들은 의도적으로 배제됐고대사도 최대한 절제됐다.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했던 한 시절이 바로‘화양연화’”라는 감독의 감수성에 동의한다면 영화속 사랑이야기는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가 없다. 드러내지 못하고 가슴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섹스신이나 베드신 한번쯤은 허용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한데,야박하게도 영화는 미완의슬픈 사랑을 에둘러 역설하기로 했다.거실에서 집주인이 마작판을 벌이는 통에 차우의 방에 갇혀 함께 밤을 보내면서도 두사람 사이에는감정의 떨림만 오갔을 뿐이다.사랑의 비밀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앙코르와트를 찾아간 차우가 흙벽에다 추억을 묻는 마지막 대목은 그래서 더 오래 잔상을 남긴다. 영화는 15개월간의 작업 끝에 완성됐다.60년대 홍콩의 인기유행가 ‘화양연화’나 냇킹콜과 마이크 갈라소 등의 배경음악,영화속 시간의흐름을 보여주는 주요장치인 장만옥의 의상에도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황수정기자 sjh@
  • ‘혹사 당하는 肝’ 당신을 노린다

    오는 20일은 세계 30여개국이 정한 첫 ‘세계 간의 날’.배의 오른쪽윗부분, 갈비뼈 밑에 위치한 럭비공 크기만한 간은 지혈에 필요한 응고인자와 수천가지의 효소를 만드는 생산공장일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처리,혈당유지,호르몬 조절,제독작용을 하는 화학공장 역할을하는 중요한 장기다.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99년 사망원인 통계결과’를 보면 40대와 50대에서 간질환이 각각 사망원인의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혹사당하고 있기도 하다.간질환의 종류와 예방,치료에대해 알아본다. ◆간질환 간염,간경변,간암으로 분류한다.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주로 A·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흔하며 C·E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생길 수도 있다.감염되면 보통 식욕부진,구토,피로,관절통,근육통,두통,인후염 등의 증상이 생긴다.황달이 시작되면 오른쪽 윗배가 아프거나 불편하게 느껴지고 부은 간이 만져진다.증상들은 보통수개월 후엔 회복된다.신체 활동은 가급적 제한하고 고칼로리 식사가좋다. 만성 간염이란 간의 염증과 파괴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질환.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C형 간염바이러스와 알콜이 흔하다.피로감과 함께 황달이 계속되거나 가끔씩 나타난다.적절한 영양공급과 안정이 필요하며 주기적인 의사상담과 진찰,간기능 검사,초음파및 혈청 알파휘토단백(aFP)치의 추적이 필요하다.만성간염환자는 정기적인 초음파및 혈청 aFP검사로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간경변은 정상 간세포들이 파괴되고 간 조직의 양이 줄어드는 만성간 질환.B·C형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술에 의한 알콜성 간염이나 유전질환이 진행돼 생긴다.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계속 진행하면 식욕부진,메스꺼움,체중 감소,피부 가려움증,복수가 나타난다.치료는 무엇보다 원인 제거가 필수.알코올성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 치료엔 금주와 적절한 식이가 필요하고 B·C형 바이러스성 만성간염에 의한 것은원인 바이러스 번식을 막아야 한다.복수,복막염,식도·위정맥류 출혈같은 합병증이 생기며 환자들이 실제로 고통을 받는 것은 합병증이므로 이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간암은 간을 이루고 있는 간세포에서 생겨난 악성 종양.간암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없다.가능하면 조기발견을 위해 3개월 간격으로 혈청의 간암 수치변동과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가장 중요한 원인은 B·C형 간염바이러스의 감염.간경변증 환자는 단순만성 간염 환자보다 간암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 높다.배 오른쪽 윗부분 통증과 종괴가 가장 흔한 증상.종양이 너무 크거나 여러개,다른장기로 퍼진 경우 수술이 불가능하다.초기 단계라도 간기능이 너무나쁘면 수술할 수 없다. ◆간질환의 최신치료법 최근 B형간염 치료를 위해 간염바이러스 증식과정의 일부를 차단하는 약제들이 임상에서 사용중이다.C형간염은 B형간염과 달리 바이러스를 없애는 약제를 개발하지 못한 상태.현재로서는 인터페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를 함께 투여해치료효과를 높이는 게 권장되고 있다.간기능이 마비되는 간부전이 발생할 경우 간이식을 시행하거나 인공적으로 간장기능을 유지시키는방법이 있다.산 사람의 간 일부를 절제,이식하는 부분생체간이식의기술적 문제는 이미 많이 해결되었지만 간 제공자의 절대적 부족으로제약받고 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의 간과 유전적 특징이같은 동물 간의 개발이 연구중이며 간세포이식 연구도 진행중이다. ◆간질환 예방수칙. ▲감염자의 혈액이나 분비물 등이 입안이나 상처부위에 닿는 것을 피한다▲간염예방접종을 한다▲건전한 성생활을 한다▲지나친 음주를삼간다▲약물 오·남용을 피한다▲간질환자나 애주가는 정기적인 간암검사를 한다▲과로및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당히 쉰다. (도움말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운교수/연세의대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교수/서울대 내과 윤정환 교수)김성호기자 kimus@
  • 돈에 눈먼 의사

    전주지검은 11일 허위 장애진단서를 이용해 거액의 보상금을 타도록교통사고 환자를 도와준 전주 모병원 전 사무장 강모씨(35)를 사기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환자 이모씨(여·26·모 보험회사 설계사)등 2명을 같은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환자의 멀쩡한 부위를 수술한 뒤 장애진단서를 떼준 전주 모병원 의사 이모씨(35·신경외과)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의사 이씨는 모 병원 사무장을 지낸 강씨로부터 “경미한 교통사고로 입원한 이씨의 장애 등급을 잘 나오게 해주면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이씨에게 허리 디스크 제거술인 ‘요추후궁 절제술’을 시행한 뒤 장애율 24%라는 취지의 장애진단서를작성해 줘 이씨가 S보험사측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1억400여만원의보상금을 받도록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조사 결과 이씨가 보험회사측으로부터 받은 1억400여만원의 보험금 가운데 2,000만원은 강씨에게,1,000만원은 의사 이씨에게 건네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의사 이씨가 몇차례 더 허위수술을 해주고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보험금 편취 의혹이 있는 진단서 100여건을 건네받아 정밀조사에 나섰다. 전주 조승진기자 redtrain@
  • 연극 리뷰/ ‘李箱, 열셋까지 세다’

    서울연극제의 마지막 공식초청작으로 10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막을올린‘이상(李箱),열셋까지 세다’는 한국이민 1.5세 작가 노성의 희곡을 미국 실험연극계의 대가 리 브루어가 연출한다 해서 일찌감치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그러나 막상 무대에 올려진 공연은 기대에못미쳤다. 평범치 않은 이상의 생애와 난해한 그의 시에서 받은 영감을 연극의텍스트로 삼은만큼 일목요연한 줄거리나 논리적 연관성을 기대하는건 애당초 무리였지만 20여개의 분절된 에피소드로 짜여진 연극은 시종일관 해독불가능한 난수표처럼 관객을 당황케 했다. 무대는 ‘이상의 상상속에 존재하는 20세기 서울 또는 뉴욕’.빨강,파랑,초록으로 명명된 두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자는 때론 이상과 그의 친구,이상의 연인 금홍이였다가 어느 순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피폐한 도시인의 모습으로 바뀐다.중간중간 다리와 팔꿈치를 의인화시킨,모호하고 낯선 영화 장면도 불쑥 끼어들어 더욱 혼란스럽다. 다양한 기법의 이미지들을 선호하는 리 브루어의 독특한 연출스타일은 이 작품에서도그대로 드러난다.수시로 무대 뒷벽을 가득 채우는비디오영상,블라인드 칸막이를 활용한 배우들의 등·퇴장,기상천외한 콜라쇼 등….그러나 그가 전작 ‘하지’에서 보여준 정돈되고 깔끔한 시적 이미지들은 이 작품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느낌이다.쉴새없이 무대위에 쏟아내는 이미지들은 너무 날 것 그대로인데다 무절제해서 관객들을 소화불량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상의 이름을 빗대 ‘너는 이상한 놈이야’라거나 ‘오감도’에 나온 숫자를 빌어 관객에게 ‘13이란 숫자 좋아해요?’라고 묻는 식의일차원적 대사도 웃음을 유발하기보다 귀에 거슬린다.전체적으로 작가나 연출가 모두 좀더 차분하게 작품을 정돈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남는다. 그럼에도 꽃나무가 비치는 창문위에 핏자국이 후두둑 떨어지는 장면이나 하늘에서 음료수 페트병이 쏟아지는 장면 등은 리 브루어의 탁월한 재능을 엿볼수 있는 인상적인 대목이었다.15일까지.(02)762-0010이순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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