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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틀콕 천재’ 안세영 3연속 배드민턴 세계 대회 제패

    ‘셔틀콕 천재’ 안세영 3연속 배드민턴 세계 대회 제패

    ‘셔틀콕 천재’ 안세영(19·삼성생명)이 ‘왕중왕전’마저 제패하며 3주 연속 국제대회 정상에 올랐다.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도 일본을 꺾고 올해의 왕중왕에 올랐다. 안세영은 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 2021 여자 단식 결승에서 푸살라 벤카타 신두(26·인도)를 2-0(21-16 21-12)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인도네시아 오픈에 이은 3연속 우승이다. 안세영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상대 실책을 유도하며 선취점을 얻었다. 안세영은 5-4로 쫓긴 상황에서 내리 4점을 얻어내며 경기를 주도했다. 경쾌한 발놀림과 완급조절로 상대를 압박한 그는 20-12에서 막판 상대에게 쫓겼지만 강력한 스매시로 세트를 끝냈다. 2세트 역시 안세영이 주도했다. 초반 6-6으로 팽팽하던 승부에서 안세영의 4연속 득점으로 분위기가 넘어왔고 이후 큰 위기 없이 경기를 이끌었다. 20-12에서 상대 실책으로 승리를 확정한 안세영은 큰 함성으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BWF 월드 투어 파이널은 한 시즌을 정리하는 대회로 BWF 투어 포인트를 합산해 각 세부 종목별 상위 8위까지면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지난해 준결승에서 아쉽게 패배했던 안세영은 이번엔 우승까지 차지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개인 첫 파이널 우승이다. 앞서 열린 여자복식에선 김-공 조가 일본의 마쓰야마 나미(23)-치하루 시다(24)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1세트를 가볍게 따낸 김-공 조는 2세트 초반 연속 실점으로 1-6까지 끌려가며 위기를 맞았지만 차분히 동점을 만든 후 역전에 성공했다. 김-공조는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고 환하게 웃었다.
  • 누가 누가 MVP?

    누가 누가 MVP?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의 영광은 누가 차지할까. 오는 29일 2021 KBO 리그 MVP 주인공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어떤 선수가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많은 선수가 골고루 활약하며 누구 하나 압도하는 선수가 없는 만큼 쉽게 MVP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투수에서는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미란다는 올 시즌 경이적인 투구를 보여주며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225개) 부문에서 2관왕에 올랐다. 탈삼진은 기존 최동원의 기록(223개)을 넘어 역사를 다시 썼다. 시즌 뒤에 어깨 이상으로 포스트시즌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삼성 라이온즈를 6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돌부처’ 오승환도 역대 최초 마무리 투수 MVP에 도전장을 내민다. 오승환은 올 시즌 64경기에 등판해 44세이브를 거뒀다. 39세의 나이에도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묵직한 공을 던지며 삼성의 뒷문을 책임졌다.타자는 안갯속이다. 우선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거론된다. 이정후는 타율 0.360을 기록하며 아버지 이종범(현 LG 트윈스 코치)과 함께 ‘세계 최초 부자 타격왕’에 이름을 올렸다. 스탯티즈 기준 승리 기여도(WAR)도 야수 중 1위인 6.84로 넥센을 가을야구로 이끈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시즌 초 4할대 타율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KT 위즈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강백호도 경합 대상이다. 강백호는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우승 프리미엄’을 노려볼 수 있다. 강백호는 한국시리즈(KS) 1~2차전에선 8타석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KS 최다 연속 출루 타이기록을 세웠다. 또 KS 4경기에서 타율 0.500 1타점 3득점으로 KT의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이 밖에 NC 다이노스의 ‘안방마님’ 양의지도 장타율(0.581)과 타점(111개) 부문에서 2관왕에 올라 후보로 거론된다. 올 시즌 이승엽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개인 통산 400홈런을 돌파한 ‘홈런왕’ 최정(SSG 랜더스)도 첫 MVP를 기대하고 있다. 신인상은 KIA 타이거즈 이의리와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의리는 고졸 신인으로 개막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일찌감치 신인상을 예약했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최준용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쟁 체제로 바뀌었다.
  • 산전수전 공중전 어디든 달려간다

    산전수전 공중전 어디든 달려간다

    산을 찾은 당신이 낭떠러지에서 실족하는 사고를 당한다면? 한강에서 수상 레포츠를 즐기다 물에 빠지는 수난사고를 당한다면? 여가를 즐기다가 문득 한 번쯤은 떠올려 봤을 법한 끔찍한 상상일 것이다. 만약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고가 발생한 곳이 어디라도 당신을 구조하기 위해 산전수전은 물론 공중전까지 치를 준비가 된 특수구조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특수·소방항공·수난·산악구조 4개로 전문화 서울시119특수구조단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구조자의 지역적 특성이나 재난 발생 유형 등을 고려해 설치된 구조대다. 업무 특성에 따라 특수, 소방항공, 수난, 산악구조대의 4개 부서로 나눠 두고 있다. 각 부서는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살린 인원들로 구성돼 부여받은 특수임무를 수행한다.단풍이 절정을 넘어 골짜기로 찬 바람이 불어오는 초겨울이 찾아들면서 가장 바빠진 곳은 특수구조단 소속 산악구조대다. 산으로 몰려드는 행락객들의 숫자만큼 사고 또한 잦아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갑작스럽게 낮아진 기온 또한 자칫 큰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협요소가 되기도 한다. 북한산 산악구조대 송한준 소방교는 “낙엽이 쌓여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 초겨울이 가장 위험한 시기”라며 “미끄러지는 낙상사고와 조난 시 큰 일교차로 인한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적절한 산악장비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한다”고 주의사항을 일렀다.●골든타임 짧은 겨울철 수난구조… 시간이 생명 수난구조대도 다가올 겨울 준비에 여념이 없다. 곧 한강이 결빙될 것을 대비해 출동로 확보를 위한 쇄빙선을 준비해야 하고, 낮은 수온에서도 버틸 수 있는 장비들도 새롭게 정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겨울철 물속에서는 구조대상자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짧아지기 때문에 여름에 비해 긴장감의 수위를 더 올려야 한다.수난구조대 김환주 소방위는 “여름철에는 자살시도자가 많지만 겨울철에는 호기심에 얼어붙은 한강에 올랐다 물에 빠지는 등 강변 실족으로 인한 사고가 많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며 “우리가 아니면 낮은 수온의 척박한 환경에서 인명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10만배 민감한 수색견 후각… 매몰 현장 최고의 영웅 지엽적인 사고뿐만 아니라 화학물질 누출 사고와 항공기·열차 사고, 건물 붕괴 사고 등과 같은 특수재난과 자연재난 등에 대처하기 위한 특수구조대도 존재한다. 화학제독팀, 붕괴사고나 실종사고 시 빛을 발하는 수색견과 핸들러들이다. 수색견과 2년 이상 동거동락한 핸들러 신준용 소방장은 “개의 후각은 사람에 비해 10만배 이상 민감하다. 산악 수색이나 봉괴사고 현장에서 30명 이상의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수색견이 가진 힘”이라며 “올해 발생한 장위동 철거현장 붕괴사고에서 수색견의 능력을 톡톡히 보여 줬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안전을 위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갈 준비가 돼 있다”는 특수구조단원들의 다짐처럼 그들의 마음속 뿌리내린 사명감과 희생정신이 있어 오늘의 일상을 사는 우리들이 더 안심하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년이면 서울시119특수구조단의 사명감이 불타오른 지도 10년이 된다. 더 많은 인명을 구조해 낼 그들의 앞날을 기대하며 건승을 빈다.
  • 올해 프로야구 MVP, 신인상은 누구?…“압도하는 사람이 없네”

    올해 프로야구 MVP, 신인상은 누구?…“압도하는 사람이 없네”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의 영광은 누가 차지할까. 오는 29일 2021 KBO 리그 MVP 주인공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어떤 선수가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많은 선수가 골고루 활약하며 누구 하나 압도하는 선수가 없는 만큼 쉽게 MVP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투수에서는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미란다는 올 시즌 경이적인 투구를 보여주며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225개) 부문에서 2관왕에 올랐다. 탈삼진은 기존 최동원의 기록(223개)을 넘어 역사를 다시 썼다. 시즌 뒤에 어깨 이상으로 포스트시즌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삼성 라이온즈를 6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돌부처’ 오승환도 역대 최초 마무리 투수 MVP에 도전장을 내민다. 오승환은 올 시즌 64경기에 등판해 44세이브를 거뒀다. 39세의 나이에도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묵직한 공을 던지며 삼성의 뒷문을 책임졌다. 타자는 안갯속이다. 우선 ‘바람의 손자’ 이정후(넥센 히어로즈)가 거론된다. 이정후는 타율 0.360을 기록하며 아버지 이종범(현 LG 트윈스 코치)과 함께 ‘세계 최초 부자 타격왕’에 이름을 올렸다. 스탯티즈 기준 승리 기여도(WAR)도 야수 중 1위인 6.84로 넥센을 가을야구로 이끈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시즌 초 4할대 타율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KT 위즈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강백호도 경합 대상이다. 강백호는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우승 프리미엄’을 노려볼 수 있다. 강백호는 한국시리즈(KS) 1~2차전에선 8타석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KS 최다 연속 출루 타이기록을 세웠다. 또 KS 4경기에서 타율 0.500 1타점 3득점으로 KT의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이 밖에 NC 다이노스의 ‘안방마님’ 양의지도 장타율(0.581)과 타점(111개) 부문에서 2관왕에 올라 후보로 거론된다. 올 시즌 이승엽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개인 통산 400홈런을 돌파한 ‘홈런왕’ 최정(SSG 랜더스)도 첫 MVP를 기대하고 있다. 신인상은 KIA 타이거즈 이의리와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의리는 고졸 신인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일찌감치 신인상을 예약했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최준용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쟁 체제로 바뀌었다.
  • 日 네티즌 “한국 백신 접종률 일본보다 높은데 왜 사상 최다?” 비아냥

    日 네티즌 “한국 백신 접종률 일본보다 높은데 왜 사상 최다?” 비아냥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사상 최다 확진자가 쏟아진 한국 상황에 대해 일본 언론이 의구심을 드러냈다. 23일 ANN은 일본을 뛰어넘는 백신 접종률에도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ANN은 지난달 말부터 한국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18일에는 하루 동안만 329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일본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은 1차가 82.4%, 2차가 79.1%다. 접종대상자만 놓고 보면 실제 접종률은 90%에 육박한다. 일본의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은 21일 기준 1차가 78.97%, 2차가 76.54% 정도다. 우리나라 접종률이 일본보다 높긴 하지만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 추세는 우리나라가 더 심각하다. 24일 0시 기준 우리나라 하루 신규 확진자는 4116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첫 환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최다 기록이다. 인구 10만 명당 신규 확진자는 7.94명꼴이다. 반면 일본은 한고비를 넘긴 모양새다. 5차 유행 절정기였던 지난 8월 하루 최다 2만 5800명을 넘었던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백신 접종률 상승과 함께 급감했다. 이달 들어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에 그치는 날이 많았다. 22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단 50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 10만 명당 0.04명 수준이다. 특히 병상 부족에 허덕이던 도쿄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8월 한때 5900명을 넘었던 도쿄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2일 5명으로 집계됐다. 도쿄도 인구가 약 14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수치다.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에 대해 ANN은 돌파감염과 ‘위드 코로나’를 원인으로 꼽았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말을 인용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사용이 돌파감염을 부추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델타 변이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AZ 백신을 60세 이상 고령층에게 집중적으로 맞힌 결과, 80%에서 돌파감염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위드 코로나, 즉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이 감염 확산을 부추겼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현 상황을 타개하고자 내놓은 것은 추가접종 기간 단축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접종 완료 6개월 후로 안내했던 추가접종 기간을 4~5개월 후로 단축했다. ANN은 한국과 달리 일본은 백신 효과와 해외 변이 확산 상황을 고려해 1·2차 접종 완료일로부터 8개월 후 추가 접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일본 극우 누리꾼들은 “K-방역의 대실패”라고 조롱했다. 23일 일본 최대포털 ‘야후재팬’에 노출된 관련 기사 댓글 중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것도 “백신 종류나 효과와 상관없이 접종률 높이는 데만 몰두한 결과다. 일본 이겼다고 기뻐하더니 결과는 대실패”라는 내용의 댓글이었다. 다른 누리꾼은 “일본 통계는 날조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K-방역 계속하라. 대신 일본으로의 여행은 자제해달라”고 비아냥거렸다. 문제는 일본의 확진자 급감에 대해 아무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본 언론조차 '미스터리', '예외적'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PCR 검사를 1인당 2만엔(약 20만 원)의 유로로 전환하면서 검사 건수가 줄었고, 이 때문에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는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일단 8월 5차 유행 당시 하루 16만 건에 육박했던 PCR 검사 건수는 지난 10~11월 주중 3만~5만 건, 주말 1만~2만 건으로 비슷하게 이어지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위드 코로나, 단계적 일상회복 4주차를 맞아 사상 최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비상조치 검토에 들어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며 조만간 비상조치의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 [포토] ‘가을 절정’

    [포토] ‘가을 절정’

    비바람과 함께 추위가 찾아온 22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교정에서 막바지 가을빛이 감돌고 있다. 2021.11.22 연합뉴스
  • [문화마당] 한 해의 출판을 돌아보면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한 해의 출판을 돌아보면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올해도 한 달 남짓 남았다. 한 해를 정리해 결산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새해를 계획할 때다. 얼마 전 발표된 ‘KPIPA 출판산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출판사 숫자는 2020년 말 6만 7203곳으로 2019년 6만 2977곳에 비해 6.7% 증가했고, 실적 출판사 수도 7930곳에서 9120곳으로 15% 늘어났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인지 발행 종수는 7만 6724종으로 6.1%(4991종) 감소했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책이 독자에게 그 가치를 충분히 알리기도 전에 시장에서 사라지는 다산다사(多産多死) 현상이 한 해 한 해 선명해지는 중이다. 그러나 달리 보면 출판의 절정기이기도 하다. 독자의 ‘작은 취향’을 만족시키는 이토록 다양한 책을 출간했던 시대는 역사상 없었다. 수많은 소출판사가 등장해 소수 미디어로서 출판의 기동성을 빛내는 시대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처음부터 대형 출판사는 없다. 50년 전엔 창비도, 민음사도 소출판사였다. 출판사는 하나의 영역에 집중한 책을 꾸준히 만들고, 독자가 호응해 응원을 보태다 보면 어느새 ‘독특한 취향’은 ‘출판의 상식’이 된다. 매년 한국 사회를 해부하는 단단한 연구를 소개해 ‘올해의 책 전문 출판사’로 성장한 오월의봄, ‘성인을 위한 그림책’ 영역을 개척 중인 오후의 소묘 등 수많은 소출판사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조용히 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한편 전자책 시장의 성장은 눈부시다. 전자책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전자출판제작업의 매출액은 2018년 3830억원에서 2019년 4420억원으로 15.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자출판서비스업 매출액 역시 2597억원에서 2947억원으로 13.5% 성장했다. 현재 전 세계 시장을 넘보고 있는 웹툰과 웹소설 시장을 제외한 수치가 이 정도다. 읽는 독자는 줄지 않았다. 매체 선호도가 종이에서 화면으로 이동하는 추세일 뿐이다. 특히 어릴 적부터 스마트 기기 사용이 생활화되고,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책 보관 공간을 확보하기 힘든 청년 세대의 전자책 선호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요구에 호응해 구독형 숏폼 형태로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는 롱블랙 등 출판 스타트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청년층만이 아니다. 며칠 전 친구를 만났는데 은퇴에 대비해 책들을 스캔해 클라우드로 옮기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 펜으로 밑줄 긋고 메모한 기록을 텍스트로 바꾸어 주는 기능에 고무된 듯했다. 들여다보니 화면 가득 기록이 빼곡했다. 독자가 ‘화면 읽기’로 이동하는 속도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고, 종이책 영역에 갇힌 출판사는 서서히 약해질 것이다. 콘텐츠 하나를 다양한 매체에서 동시 활용해 다층적 소비를 일으키는 트랜스 미디어 현상도 뚜렷하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구독형 방송의 힘이 강해지면서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과 결합한 책이 베스트셀러에 더 자주 오르고 있다. 원천 콘텐츠를 확보한 후 다양한 매체에 판매해 콘텐츠 가치를 극대화하는 지적재산권 비즈니스(IP Business)와 그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연계형 출판은 다수 출판사의 필수 전략이 돼 가는 중이다. 이에 발맞추어 트랜스 미디어에 유리한 장르 문학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도대체 어떤 콘텐츠가 책으로 존재해야 할까? 다매체 시대에 맞추어 편집자들의 분투가 계속되는 중이다. 시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가벼운 책들이 늘어난다. 한편으로는 한 주제에 관해 전체적인 탐구를 담은 벽돌책의 전성기이기도 하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뛰어넘는 지혜와 통찰을 담지 못한 책이 사랑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독자가 책에서 바라는 건 언제나 이것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 [책꽂이]

    [책꽂이]

    플랫폼노믹스(윤상진 지음, 포르체 펴냄) 소셜 비즈니스 전문 기업인인 저자가 카카오, 쿠팡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경제의 작동 원리를 안내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를 넘어 인간적으로 연결되기 위한 따뜻한 ‘온(溫)택트’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296쪽. 1만 7000원.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이지영 지음, 글항아리 펴냄) 음악 칼럼니스트의 시각으로 조성진, 손열음, 임동혁, 정경화 등 다양한 예술가 14명을 인터뷰하며 이들이 생각하는 음악의 세계를 펼쳐 냈다. 콘서트와 음반 녹음은 ‘순간의 예술’이며 그 순간은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이 만들어 낸 환상적 절정이기에 음악은 ‘시간을 쌓는 일’이라고 결론 내린다. 412쪽. 1만 9800원.인생을 바꾼 식사의 기적(김남희 지음, 북테이블 펴냄) 다이어트 전문가인 저자가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우리 몸의 회복력을 올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운동은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 고단백 식사는 독이 된다는 저자는 아침에 먹는 과일과 일상을 압박하지 않는 단백질·탄수화물·섬유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56쪽. 1만 6800원.피크 퍼포먼스(브래드 스털버그·스티브 매그니스 지음, 김정아 옮김, 부키 펴냄) 매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와 육상 코치 출신인 저자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펴낸 자기 계발 백과사전이다. 스포츠 스타나 예술가, 노벨상 수상자 등의 성공 사례를 통해 스트레스와 휴식의 균형, 충분한 수면이 중요하다고 제시한다. 332쪽. 1만 6800원.얼마나 힘들었니?(이기순 지음, 비티비북스 펴냄) 30여년간 정부에서 여성·청소년·가족 정책을 입안한 이기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이 가정폭력이나 스마트폰 중독 등 유해 환경에 노출된 10대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짚어 봤다. 저자는 청소년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얼마나 힘들었니?’라는 위로라고 전한다. 224쪽. 1만 5000원.마지막 왈츠(정여울 지음, 크레타 펴냄)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의 저자 정여울 작가가 지난 9월 세상을 떠난 황광수 문학평론가와 생전에 나눈 편지, 미공개 에세이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스승이자 친구, 인생의 멘토로 삼았던 고인을 온전히 기억하고자 펴낸 책으로 세대를 초월해 우정의 대화를 나눈다. 280쪽. 1만 5000원.
  • 유례 없는 오피스텔 열풍… 12일부터 오피스텔 난방, 120㎡ 이하로 완화

    유례 없는 오피스텔 열풍… 12일부터 오피스텔 난방, 120㎡ 이하로 완화

    아파트에 대한 고강도 규제의 풍선효과로 대체재인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이 유례없이 뜨겁다. 주택 공급이 부족한 데다 오피스텔의 바닥난방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당분간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2006년 1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연간 최대인 5만 1402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0일 기준으로 경기도의 오피스텔 거래량은 1만 6110건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였다. 또 인천(6537건), 강원(673건), 울산(536건), 세종(350건), 전북(211건) 등 6개 시도의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이미 역대 연간 최대치를 넘어섰다. 서울은 1만 5631건으로, 연간 역대 최대 매매량인 2008년의 1만 5964건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텔이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것은 규제의 칼날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투기과열지구 40%·조정대상지역 50%로 제한된다. 또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담보대출이 허용되지 않고, 9억원 초과분은 LTV가 20%에 불과하다. 반면 오피스텔은 대출 담보 인정비율이 통상 1금융권은 70∼80%, 2금융권의 경우 90%까지 가능하다. 오피스텔 취득세는 주택수와 무관하게 4.6%가 적용되지만, 아파트의 경우 다주택자의 취득세는 12%까지 올라간다. 오피스텔을 보유해도 무주택자로 분류된다.분양시장에서도 오피스텔의 인기는 매섭다. 지난 3일 서울의 ‘신길AK푸르지오’ 오피스텔 분양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청약접수를 위해선 최고 5시간 가량을 기다려야만 했다. 96실 모집에 총 12만 5919명이 신청해 평균 1312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열기는 지방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 GS건설이 대구 서구에 ‘두류역 자이’의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86실 모집에 무려 5만 826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677.5대 1에 이르렀다. 정부는 또 12일부터 오피스텔의 바닥 난방 허용 면적을 전용면적 85㎡ 이하에서 120㎡ 이하로 완화하면서 주거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피스텔 인기는 주택이 꾸준하게 공급되지 않아 빚어진 풍선효과”라며 “3기 신도시 입주 시까지 오피스텔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금 이 순간 … 또 빠져든다, 지금 여기… 록지킬도 뜬다

    지금 이 순간 … 또 빠져든다, 지금 여기… 록지킬도 뜬다

    강렬한 서사와 무대로 꽉 채운 170분갈망과 확신, 독백이 주는 울림에 전율또 한 번 완성도 높인 류정한·홍광호새로 더한 ‘신성록표 카리스마’ 매력소름돋는 연기에 일찌감치 매진 행렬“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뮤지컬을 보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이 멜로디를 라이브로 듣는 순간 거대한 실험실로 변하는 눈앞의 무대에 강하게 이끌린다. 형형색색 무대보다도 배우 한 명이 오롯이 풀어내는 갈망과 확신이 주는 울림이 전율을 일으킨다. 벌써 아홉 번째 시즌에도 여전히 가득 찬 객석의 관객들이 이 명불허전 무대에 빠져든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지난달 19일부터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명성을 잇고 있다. 영국에서 발간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1886)을 원작으로 인간의 본성을 끄집어내는 강렬한 서사와 프랭크 와일드혼의 넘버들이 어우러져 러닝타임 170분간 온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2004년 국내 초연 이후 2019년까지 누적 회차 1410회 공연, 누적 관객 150만명이라는 기록도 압도적인 무대를 설명한다. 특히 인간의 선과 악을 분리해 극단적인 이중성을 드러내는 1인 2역을 해내는 지킬·하이드 역은 뛰어난 연기와 가창력은 물론 양극을 오가는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여야 하는 캐릭터라 국내 최정상 배우들이 주로 맡아 왔다. 류정한,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등이 여러 시즌 활약하며 지킬과 하이드로 존재감을 굳혔다. 이번 시즌에도 2004년부터 함께한 류정한과 2008년부터 합류한 홍광호로 완벽하게 세공된 보석 같은 작품 완성도를 내보이고 있다. 여기에 새로 합류한 신성록이 불어넣는 신선한 자극도 눈여겨볼 만하다.최근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노래했던 신성록은 특유의 카리스마 가득한 외모와 진중한 연기로 지킬과, 그가 만든 또 다른 자아인 하이드를 매우 극단적으로 연기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여러 매체와 작품을 통해 보여 준 빼어난 악역 연기가 하이드에 찰떡같이 들어맞아 악의 본성이 튀어나오는 장면을 특히 소름 돋게 그려 낸다. ‘지금 이 순간’, ‘얼라이브’(Alive) 등 무대를 절정으로 이끄는 유명 넘버들도 제대로 소화해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신성록이 무대에 오르는 회차도 일찌감치 매진 행렬을 이으며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내 자리는 없다’는 한탄이 계속되기도 한다. 오디컴퍼니는 2019년 공연에서도 민우혁과 전동석을 새로 투입해 관객층을 더욱 넓혔다. 내년 5월 8일까지 계속되는 공연의 후반부는 2차 캐스팅으로 또 다른 얼굴들이 지킬과 하이드를 연기한다. 또 어떤 배우들이 신구 조화를 이루며 명작을 다듬어 갈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 오늘 출근길 비바람… 내일부터 패딩 챙기세요

    오늘 출근길 비바람… 내일부터 패딩 챙기세요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인 7일 서울의 낮 기온이 21도를 넘어 30년 만에 가장 따뜻한 입동으로 기록됐다. 8일 오후부턴 기온이 급락한 뒤 12일 추위가 절정에 달했다가 14일부터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1.3도로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1991년 이래 입동 역대 최고기온(2009년 20.0도)을 넘어섰다. 전주·광주는 23.8도, 대전은 21.9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포근한 날씨였지만 다음날인 8일부터는 전국에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떨어지겠다. 낮 기온은 10~19도로 아침 기온(9~17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벽 서해5도와 전남 서해안, 제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전 출근 시간에는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예상 강수량은 10~40㎜이고 제주도 산지나 지리산 부근은 60㎜ 이상 많은 비가 오겠다. 영하 25도 이하의 찬 공기가 유입돼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경상권 일부에는 우박도 떨어지겠다. 9일부터 13일까지의 아침 기온은 평년(2~10도)보다 2~3도 낮아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 금요일인 12일에는 서울 최저기온이 1도까지 내려가 올가을 들어 가장 춥겠다. 찬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까지 떨어진다. 경기 북부, 강원 내륙과 산지에 첫눈이 내리고 강원 산지에는 대설특보가 발령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10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지는 한편, 기온이 단기간에 10도 이상 급강하하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겠다”고 전망했다.
  • [포토] ‘절정 이룬 단풍 즐기세요’

    [포토] ‘절정 이룬 단풍 즐기세요’

    절기상 입동인 7일 오전 서울 남산 등산로가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있다. 2021.11.7 연합뉴스
  • 성난 가을 곰, 100% 확률을 잡았다

    성난 가을 곰, 100% 확률을 잡았다

    선발 최원준 5이닝 무실점 호투LG 뒷심 부족해 득점 기회 놓쳐올해 최다 관중 1만 9846명 운집쌀쌀해진 가을 바람도 100%의 확률을 잡기 위한 치열한 혈투가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그리고 그 100%의 주인공은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이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잠실 라이벌’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3전2승제)에서 5-1로 승리했다. 역대 17번의 3전2승제 준PO에서 1차전 승리팀은 17번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만큼 두산은 가을야구를 더 길게 이어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엔 3위 두산이 4위 LG를 기다렸고 올해는 3위 LG가 4위 두산을 기다렸다. 처지가 달라졌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저쪽은 감독이 바뀌었고 나는 똑같다”는 농담을 꺼냈고, 류지현 LG 감독은 “작년과 달리 올해는 우리가 위에 있고 4일간 준비할 시간이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두산이 역시 한 수 위였다. 두산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빠진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준PO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이날 선발로 나서 최우수선수(MVP)로 꼽힌 최원준이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미란다의 공백을 지웠다. 두산 불펜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힘을 냈다. 이날 양팀 집중력의 차이는 8회에 극명히 드러났다. 두산은 3회 정수빈의 1타점 적시타, 5회 박건우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내며 7회말 김현수의 타점으로 1점 따라온 LG에 2-1로 앞서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초 두산은 선두타자 허경민이 2루타로 출루했고 강승호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기회를 잡았다. 대타 김인태가 2루수 앞 땅볼을 쳤는데 2루수 정주현의 홈 송구가 크게 빗나가 허경민이 홈에서 살았고, 김인태가 공짜로 3루까지 진출했다. 후속타자 박세혁마저 적시타를 때리며 점수는 4-1이 됐다. LG는 8회말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이 투수 맞고 굴절되는 내야 안타로 1루를 밟았지만 손호영이 병살타로 물러나며 기회를 날렸다. 이미 1회말 2사 1·2루, 2회말 1사 2루, 4회말 1사 1·2루, 6회말 2사 1·3루 등 수차례 기회를 놓친 LG로서는 뒷심 부족이 너무나 아쉬웠다. LG는 9회초 오히려 1점을 내줬고 9회말 무득점으로 물러나며 패배를 안았다. 잠실 라이벌의 맞대결답게 이날 코로나19 이후 최다인 1만 9846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5회초 정수빈의 3피트라인 아웃(주자가 1루까지 이어지는 선 안쪽으로 뛰었을 때 아웃되는 규정)을 놓고 양팀 사령탑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때가 절정이었다. 방역지침상 육성 응원은 금지됐지만 긴장도가 높아지는 순간마다 양팀 팬들의 함성이 터져 나오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 “하루 초코바 40개”… ‘세계서 가장 뚱뚱한 남자’ 근황 공개

    “하루 초코바 40개”… ‘세계서 가장 뚱뚱한 남자’ 근황 공개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로 불리는 남성의 근황이 공개됐다. 영국 ITV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에 소개된 주인공 폴 메이슨(61)은 최고 몸무게가 508㎏에 달한 적도 있었던 초고도비만 환자다. 메이슨은 초고도비만 진단을 받았던 2010년 당시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건강을 되찾기로 결심했다. 위 절제 수술을 받고 다이어트를 병행하면서 120㎏까지 감량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여자친구와 이별한 그는 다시 음식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6개월 만에 몸무게는 약 250㎏으로 돌아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요요현상이 이어지자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하기까지 했다. 음식 중독이 절정에 달했을 때, 그는 매일 초콜릿바 40개, 칩 과자 100봉지, 테이크아웃 식사 4회 등 하루 2만 칼로리를 섭취했다. 불규칙하고 과도한 식사 습관은 그의 건강을 완전히 망쳐놓았고,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하지만 공교롭게도 당시 그의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고장났고, 구급대원 8명과 소방차 2대를 동원하고 나서야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그는 다큐멘터리에서 “점점 늘어나는 체중과 싸우면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 내가 치료를 받던 병원의 관계자들은 내가 죽으면 일반 화장터가 아니라 동물 화장터에서 화장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역겹다고 생각했다. 그들(병원 관계자)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몸무게가 500㎏에 달하던 당시에는 하루 40개의 초콜릿바를 먹은 탓에 치아가 부서지기도 했는데, 병원을 찾기 어려웠던 그는 직접 이를 뽑는 위험한 선택을 하기도 했다. 그가 집에서 직접 제거한 치아는 최소 10개에 달한다.현재 몸무게가 250㎏에 달하는 이 남성은 만성 관절염으로 혼자 이동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쇼파 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다시 체중이 늘어난 것에 실망스럽지만, 너무 낙담할 수는 없다. 나는 회복과 미래에 집중해야 하고, 치료를 통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경제적 사정 탓에 지금 당장 병원을 찾을 수는 없지만, (건강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과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아흔아홉 구빗길’… 2년 만에 열린 심폐소생 가을길

    ‘아흔아홉 구빗길’… 2년 만에 열린 심폐소생 가을길

    어느새 만추다. 절정의 단풍철이 다소 지난 시점에 ‘위드 코로나’도 시작됐다. 지난 10월의 냉해 등 여러 이유로 단풍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래도 자연이 벌이는 빛의 축제를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길은 대개 과정일 뿐 여행 자체는 아니다. 한데 길이 여행의 목적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지금부터 전하려는 건 어느 햇빛 화사하던 날 찾았던 강원 북부의 ‘단풍 로드’에 대한 이야기다. 차창만 살짝 내려도 단풍이 훅 하고 밀려드는 그런 길이다. 그러니 2년 가까이 숨죽이며 여행 재개를 기다렸던 이들에겐 ‘심폐 소생 코스’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물의 나라 강원 화천. 올겨울엔 산천어 축제가 열릴 수 있을까, 별 쓸모없는 걱정을 하며 화천 읍내를 지난다. 읍내에서 양구 방향으로 가다 만난 첫 번째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평화로’다. 예전엔 ‘460번’이라는 번호로 불렸던 지방도로다. 도로 주변 풍경은 더없이 평화롭지만 운전대를 잡은 손은 결코 평화로울 수 없다. 인터넷 ‘나무위키´에 이 도로가 얼마나 굽었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대부분의 구간이 헤어핀 쩌는 왕복 2차로로 되어 있”으며, “극악무도한 운전 난이도를 요구”한단다. 좋은 점도 있다. 접근성이 떨어져 통행량이 적은 것이다. 교통체증에 찌든 도시인들에겐 ‘위로의 구간’이나 다름없다. 풍산리 끝자락의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해산령을 오르는 길이 시작된다. 길은 구절양장이다. 만추의 서정은 가득해도, 이리저리 휘고 굽은 도로 탓에 당최 눈길 주기가 쉽지 않다. 해산령 터널을 지나면 안내판이 나온다. ‘평화의 댐까지 아흔아홉 구빗길’이라 적혀 있다. 여태껏 구불구불 돌아왔는데도 ‘아흔아홉 구빗길’은 아직 끝나지 않은 거다.해산령은 자작나무와 낙엽송이 인상적인 곳이다. 자작나무는 예의 그 하얀 수피 위로 노란 이파리 몇 장 매달고 있다. 반면 낙엽송은 이제 노란빛이다. 조만간 짙은 빛깔로 농익을 테다. 둘이 선사하는 앙상블이 시신경에 평화를 안겨 준다. 도로 이름처럼 말이다. 해산령이란 이름이 독특하다. 유래는 다소 불분명하다. 아침 해를 가장 먼저 받는다는 의미의 일산(日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처럼 전해진다. 한데 일산에서 해산령까지 거리가 제법 떨어진 데다, 한문 ‘해 일’(日) 자만 한글로 표현했다는 것도 다소 억지스럽다. 해산령엔 ‘삼합’이란 게 있다. 음식의 삼합에 비유한 표현이다. 가을 단풍이 해산령 1경이고, 해산령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너른 구름의 바다가 2경, 오지마을 비수구미에서 흰꽃처럼 피어오르는 아침 물안개가 3경인데, 이 세 풍경을 한 번에 보는 게 ‘해산령 삼합’이란다. 이즈음 해산령 일대의 단풍은 농염하다 못해 부풀어 터질 지경이고, 만추에 이를수록 물안개가 잦으며, 물안개가 필 때마다 구름바다를 이룰 테니, 이른 새벽부터 서두른다면 ‘해산령 삼합’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듯하다. 꼭 3대가 덕을 쌓지 않더라도 말이다. 해산령 전망대에 서면 파로호가 먼발치로 보인다. 전망대 한쪽엔 조형물도 세웠다. 남과 북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구름을 형상화했다. 새도 구름도 제약 없이 양쪽을 오가는데 사람만 발이 묶였다. 아, 화천을 나서기 전에 잠깐 들를 곳이 있다. 파로호 ‘하트섬’이다. 화천군에서 간동면 도송리 파로호 일대에 수중보, 산책로 등을 조성할 때 함께 만든 인공섬이다. 섬 모양이 하트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하트섬’이라 불린다. 섬은 도송리 마을 농로에서 이어진 170m 길이의 진입로를 통해서만 오갈 수 있다. 잔잔한 호수 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을 돌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비게이션에선 ‘하트섬’이 검색되지 않는다. 티맵의 경우 ‘도송리 481번지’를 입력하면 하트섬 진입로 인근까지 데려다준다.화천 읍내엔 ‘산타클로스 우체국’이 있다. 우체국에서 편지를 보내면 실제 핀란드 산타마을에 사는 산타클로스가 답장을 보낸단다. 우체국 주변에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여럿이다. ‘미리 크리스마스’ 기분을 낼 겸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다시 단풍 드라이브를 이어 간다. 저 유명한 ‘평화의 댐’을 지나고 양구로 내달린다. 양구 쪽의 길도 휘어진 모양새가 보통이 아니다. 화천 쪽 ‘아흔아홉 구빗길’의 또 다른 버전과 마주한 듯하다.양구에선 ‘소양호 꼬부랑길’을 부러 찾을 만하다. 이름처럼 소양호를 끼고 구불구불 돌아가는 길이다. 예전엔 ‘46번 국도’로, 춘천과 양구를 잇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지금은 수많은 터널로 곧게 뻗은 새 도로에 국도 지위를 넘겨주고 평범한 옛길로 남았다. 자전거 동호인들, 한적한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관광객 등 소수의 사람만 찾을 뿐이다. 거리는 27㎞ 정도다. 46번 국도에서 연결된다. 춘천 쪽에서 올 때는 추곡약수삼거리, 양구 쪽에선 심포리가 들머리다. 그 가운데쯤의 수인터널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10월 말에 꼬부랑길 주변 단풍이 여물기 시작했으니 11월 초순쯤엔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자락을 휘휘 돌아가던 460번 지방도는 양구 끝자락에서 31번 국도, 44번 국도 등과 거푸 만나며 설악산을 향해 달린다. 44번 국도는 한계령을 넘어 양양으로 가는 도로다. 도로 번호가 귀에 익지 않을 뿐 양양 쪽 바다로 가기 위해 이미 많은 이들이 오갔을 길이다.이 길에서 만나는 설악산은 ‘가을의 전설’이라 부를 만하다. 웅장한 암릉, 화사한 단풍 등 국내 어느 단풍 경승지에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보고 또 봐도 질리는 법이 없다. 가수 양희은은 ‘한계령’에서 “내려가라 내려가라”며 “지친 내 어깨를 떠밀”었다고 노래했지만, 이런 절경을 뒤로하고 냉큼 내려갈 사람은 아마 없지 싶다. 다만 한계령 정상 부근은 며칠 사이에 겨울 풍경으로 바뀌었고, 한계령 전망대 아래 만경대와 오색약수 일대가 절정에 이른 상태다. 보통 강원 북부의 단풍 로드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 오대산 일대의 선재길, 진고개와 소금강 등이다. 한데 이번 가을엔 ‘틀렸다’. 단풍이 되기 전에 잎들이 말라 오그라들었거나, 이미 떨어져 겨울처럼 황량하다. 비슷한 현상이 설악산에서도 빚어졌지만, 그래도 설악산 대부분의 구간이 명성에 걸맞은 풍경을 선사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 700년 명맥 끊긴 고려불화…40년 혼 담은 붓으로 환생

    700년 명맥 끊긴 고려불화…40년 혼 담은 붓으로 환생

    부처의 몸을 감싼 하얀 사라가 투명하다. 살결과 피부선은 물론이고 안에 입은 천의(天衣) 색깔이 다 비쳐 보인다. 정교하게 수놓은 금빛 문양은 화려하다. 복사빛 얼굴에 가늘게 뜨고 내려다보는 눈빛과 옅은 수염이 자애롭다. 보는 이의 시선을 자꾸 잡아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부처의 표정이 살짝살짝 변하는 것도 묘미다. 섬세하면서도 화려하고 기품 있는 모습은 분명 고려인의 얼굴이다.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만난 ‘수월관세음보살도’다. 월제 혜담 스님이 조성한 고려불화(高麗佛畵)로, 스님은 700여년간 명맥이 끊어진 고려불화를 재현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스님의 작품에 대해 세계적인 종교석학 루이스 랭커스터 UC버클리대 명예교수는 고려불화의 “부활”(revive)이라고 평가했다. 혜담 스님은 강원 속초시 노학동 계태사의 주지이자 고려화불연구소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스님은 자신의 작품을 고려불화라고 하지 않고, 고려화불(畵佛)이라고 부른다. 부처를 그린 그림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나투신 부처라는 의미다. -스님은 국내보다 프랑스에 더 많이 알려졌다. “2014년부터 해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열어 왔다. 루브르 첫 전시회에 앞서 어느 여름날, 프랑스의 대학 교수와 화가들이 계태사까지 찾아와 작품들을 보고, 내가 직접 그리는 모습까지 보더라. 외형만 따라 그리는 모방화가 아니라 고려불화의 전통 기법과 안료를 그대로 복원해 똑같은 과정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인정받았다. 이런 점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았고, 해마다 루브르박물관의 초청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코로나19로 루브르가 문을 닫아 전시하지 못했다. 중국에서도 전시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한다. 코로나19가 뿌리 뽑히면 갈 생각이다.” 고려불화는 고려 문화의 정수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화려함과 정교함은 세계 미술사에서도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고려 말기인 1270년부터 약 120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제작됐다. 이때는 몽고의 침략으로 고려 조정이 강화도로 피란 가 있던 시기와 겹친다. 외침이 많아 수많은 살생이 자행되다 보니 그 죄를 참회하고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자 불화를 많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불화 대다수는 왕실과 귀족의 후원 아래 제작됐다. 이 때문에 색채가 화려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아교에 금가루를 개어 섬세한 찬란함을 더하고, 비단 후면에 안료를 두껍게 칠해 앞으로 배어 나오도록 하는 배채법(背彩法)으로 깊이가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외국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한마디로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서양 종교화들은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지만, 고려불화는 천연 안료인 석채로 비단에 그려 정교하고 은은하다. 700여년 전 고려시대의 그림인 불화를 복원한 것이라는 설명에 관람객들이 ‘어메이징’을 연발하던 것이 기억난다. 고려불화가 서양인에겐 낯선 종교화지만 예술성이 높기 때문에 그들도 공감하더라. 고려불화가 서양의 종교화 절정을 이룬 르네상스보다 200년 이상 앞섰다는 것에도 놀라워한다.” 안경 너머 스님의 얼굴은 해맑았다. 인터뷰 중간중간 스님은 손수건으로 눈을 닦았다. 희뿌연 막이 끼여서 잘 보이지 않는다며 전시회가 끝나면 안과에 가 보겠다고 했다. -현존하는 고려불화 대다수는 일본에 있다. “고려불화는 현재 180여점이 전한다. 이 가운데 국내에 남은 것은 10여점에 불과하다. 160여점이 일본에 있다. 일본은 불교 국가도 아닌데 많이 가져가 고려불화의 예술성과 희소성을 알아보고 국보급 문화재로 지정했다. 처음 루브르에서 전시할 때 서양인들이 고려불화를 일본 문화로 잘못 알고 있더라. 그래서 한국 불교 예술의 정수라는 점을 국제학술대회 등에서 강조했다.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국제행사에서 일본인들이 나를 보면 슬금슬금 피하는 것 같더라.” 스님이 일본 이야기를 할 땐 목소리가 높아졌고, 톤도 빨라졌다. 고려불화는 고려 전에도, 후에도 제작된 적이 없는 미술 사조다. 조선시대엔 억불 정책과 함께 불교 미술이 쇠퇴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산속으로 쫓겨난 절에서조차 불화를 가지고 있을 수 없었는데 민가의 불화는 오죽했을까. 성리학이 지배하던 조선시대에 일반인들 사이에서 불화는 불온서적처럼 터부시됐다. 그러면서 조성 기법은 사라졌고, 남아 있는 고려불화는 유실되거나 약탈됐다. -언제부터 고려불화 재현에 나섰나. “스무살 무렵이었을까, 책에서 우연히 수월관음도 사진을 보고 그려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막상 그리려고 하니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재료나 자료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당시 절에는 일종의 벽화인 탱화만 보존되고 있을 뿐이었다. 인물화를 잘 그린다는 손재주만 믿고 고려불화에 도전했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전복 껍데기와 진사를 개어 간 안료에 아교를 묻혀 비단에 칠했지만 잘 붙지도 않았고, 붙은 것은 안료가 마르면서 덩어리져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스님에겐 일본인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일본 박물관의 부관장이던 오야마 노리오가 수십년간 모았던 고려불화 사진과 복원에 필요한 문헌 자료 등을 보내 줬다. 그 뒤 고려불화는 수십년의 시행착오 끝에 혜담 스님의 손끝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스님이 재현한 고려불화는 단순히 불교 미술을 복원하는 차원을 넘어 잊혀진 역사의 단층을 발굴해 낸 것이다.-요즘엔 하루에 얼마나 작업하나. “옛날엔 하루 17~18시간씩 방 안에서 꼼짝 않고 앉아서 그렸다. 붓을 잡으면 일체의 망상이 다 사라진다. 그렇게 한 40년을 그렸다. 요즘엔 체력이 부쳐서 12시간 정도 그리면 어질어질해진다. 고려불화를 조성하는 것이 나에겐 수행이고 기도이자 화두(話頭)를 붙잡고 늘어지는 참선이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5.5m 크기의 대작 ‘오백나한도’는 완성하는 데 2년 6개월이 걸렸다. 수월관음도는 3년이 걸렸다. 그동안 조성한 작품은 300여점이다. 불화 조성이 완성되면 내 손으로 그린 것이라고 믿기지도 않고, 희열이 넘쳐난다. 방 안을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기쁘다.” -그림은 누구에게 배웠나. “사실 그림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 예닐곱살 때 어머니에게 화가가 되겠다고 했다가 ‘여자 환쟁이는 안 된다’며 반대하셨다.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출가 이전 소녀 시절에 기독교의 성화 등을 따라 그리기도 했다. 출가한 초심자 시절 토굴에서 수행 정진하던 어느 날 참선 자세로 맞은 일출 속에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고려불화 재현에 매달려 왔다. 고려불화는 배워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전생에서 하던 습성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스님은 스스로를 고려화불 계승자로 여긴다. -700년간 단절된 문화유산을 복원했다. 이젠 후학 양성도 중요하다. “제자들을 10여년 전에 모두 돌려보냈다. 당시로선 30여년간 고려불화 재현에만 매달린 나도 먹고살기 힘들더라. 그래서 스님으로서 젊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라고 했다. 월급도 못 주는데 시간도 뺏고, 신세도 망치는 것 같아서…. 목숨 바쳐서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제자는 두지 않고 있다. 여망이 있다면 불화를 공부하는 이들을 위해 작품을 전시할 작은 전각을 하나 마련했으면 한다.” -요즘 고려불화 붐이 일고 있다. 대학에서도 가르치고, 시내의 사찰에서도 고려불화반이 있다. “학생들이 전시회에서 와서 사진을 많이 찍어 간다. 그대로 따라 그려 어느 전시회에 출품했다가 입선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도 좋다. 그림은 훌륭하게 잘 그렸지만 혼이 담기지 않으면 불화가 될 수 없다. 혼이 담기려면 그리는 내내 세상 사람들을 위하겠다는 부처가 돼야 하고, 보살이 돼야 한다. 학생들에겐 어질게 살아야 혼이 담긴 그림이 나올 수 있다고 한마디 해 준다.”
  • 현대차 울산공장, 반도체 수급 개선 전망에 특별연장근로 신청

    현대차 울산공장, 반도체 수급 개선 전망에 특별연장근로 신청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2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신청했다. 이는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4분기 생산량을 늘리려는 방안이다. 현대차의 올해 1∼9월 생산실적은 세계적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 목표 대비 92% 수준에 그쳤다. 반도체 공급난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9월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에 대비 내수 -34.6%, 수출 -19.4%를 기록했다. 현재 차량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일부 차종은 최장 9개월 넘게 인도가 늦어져 당장 계약해도 내년 하반기에나 출고할 수 있다. 부품협력사도 현대차 생산 차질과 반도체 수급 대란 등 여파로 가동률과 매출액이 급감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각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 둔화 등으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하면 최대 생산으로 주문 적체와 협력사 경영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별연장근로는 돌발 상황 수습이나 업무량 폭증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를 거쳐 주 52시간을 넘어 근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6일부터 특별연장근로 기간을 연간 90일에서 150일로 확대했다. 기간 확대는 올해 연내 신청하는 기업에 한해 적용한다.
  • 반년간 확진자 수 엉터리로 집계해온 일본 도쿄도…4천여명 누락

    반년간 확진자 수 엉터리로 집계해온 일본 도쿄도…4천여명 누락

    일본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수도 도쿄도가 반년 동안이나 확진자 수를 엉터리로 집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도쿄도는 지난 4월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6개월간 매일 발표해온 확진자 수에 오류가 있었다며 정정된 수치를 29일 발표했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는 의료기관과 보건소가 중앙정부의 정보수집 시스템인 ‘허시스(HER-SYS)’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취합된다. 이때 입력을 맡은 보건소 직원이 ‘보건소 확인 완료’ 버튼을 누르면 각 지자체에도 정보가 전달되는 구조다. 그런데 감염 확산 상황에서 환자 대응 관련 업무에 쫓긴 보건소 직원이 확인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으면서 확진자 보고가 누락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 누락 사례의 약 85%는 5차 유행이 절정기이던 8월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집계 정정으로 도쿄도의 하루 최다 확진자 수는 8월 13일의 5773명에서 5908명으로 기존 집계보다 실제로는 135명 더 많았다. 도쿄도는 새롭게 추가된 확진자가 4512명, 중복 보고 등으로 기존 확진자 수에서 빠진 인원이 447명으로, 누적 기준으로 순증한 확진자는 4065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쿄도의 누적 감염자는 29일까지 38만 1610명으로 집계됐다.
  • ‘당심’은 尹 vs ‘민심’은 洪… 野 역대급 깜깜이·초박빙 경선

    ‘당심’은 尹 vs ‘민심’은 洪… 野 역대급 깜깜이·초박빙 경선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다음달 5일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둔 28일에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초박빙 양상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경선은 더불어민주당처럼 ‘중간 발표’ 없이 한 번에 후보가 결정되기 때문에 ‘깜깜이 경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성인 2035명 대상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후보 경쟁력 조사에서 홍준표 의원이 38.2%,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3.1%로 나타났다. 같은 날 전국지표조사(1003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 포인트)에서도 홍 의원이 25%로 윤 전 총장(20%)을 앞섰다. 반면 당심에서는 윤 전 총장이 우위에 선 모양새다. 같은 전국지표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만 살펴보면 윤 전 총장이 47%로, 홍 의원(38%)을 앞질렀다. 본경선에는 여론조사 50%와 당원투표 50%가 반영된다. 최근 보수정당 대선경선은 일찍부터 승패가 예측됐고 확실한 표 차이가 나타났다. 19대 자유한국당 경선 때는 1위 홍준표(54.1%)·2위 김진태(19.3%) 후보가 더블스코어 격차를 보였다. 18대 새누리당 경선도 박근혜(83.9%) 후보가 2위 김문수(8.6%) 후보를 압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에는 5% 포인트 안팎의 초박빙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후보들의 여론전도 고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윤석열로 이기는 것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 주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홍 의원은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노인복지청 신설, 노인 유연 근무제 활성화 등의 복지공약을 발표했다. 캠프 간 갈등도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홍준표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윤석열 캠프 주호영 선대위원장을 겨냥해 “당심이 민심을 이기지 못한다’는 진리를 지난 전당대회에서 깨닫지 못했나. 직전 원내대표의 이점을 안고도 새파랗게 젊은 후배(이준석 당 대표)에게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조차 졌다”고 비꼬았다. 전날 주 위원장이 홍 의원의 지지율을 두고 “진짜 민심이 아니다. 역선택의 결과”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격이다. 유력 주자들의 잇따른 설화(說禍)에 이어 과도한 네거티브로 관심도가 떨어지자 급기야 이 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최고위에서 “후보 간 서로 자극하는 언행이 더러 있다”며 “이런 것들은 후보 캠프에서 자제하길 요청한다”고 경고했다.
  • SNS 삭제한 덕에 살 뺐다…36㎏ 이상 체중 감량한 英 여성의 사연

    SNS 삭제한 덕에 살 뺐다…36㎏ 이상 체중 감량한 英 여성의 사연

    SNS를 삭제한 덕에 체중을 크게 감량할 수 있었다는 영국 여성의 사연이 세상에 공개돼 화제다. 미 폭스뉴스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사는 한 여성은 자신이 SNS를 삭제하고 나서 지금까지 어떻게 36㎏ 이상의 체중을 감량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했다.브렌다 핀이라는 이름의 이 33세 여성은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언제나 약간 통통했는데 2016년부터 체중이 늘기 시작해 지난해 8월까지 98.4㎏에 달했었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증(alopecia)도 앓고 있다는 이 여성은 체중 감량을 결심한 시기는 바로 그 무렵이었다. 당시 핀은 “거울을 보고 ‘어라, 내가 왜 이렇게 뚱뚱해졌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에 따라 그녀는 곧 운동을 시작했지만, 좀처럼 살이 빠지지 않아 식단은 물론 SNS를 지워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핀은 “내 피드를 보다 보면 케이크, 아이스크림, 음료수, 피자가 끝 없이 보인다. 이는 내게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뭔가를 먹으라는 메시지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내 노력으로부터 얼마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지를 깨달았을 때 난 그 모든 것을 지웠다”고 덧붙였다.핀은 체중 감량에 집중하도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그리고 트위터 계정을 비활성화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그것은 내게 절정의 순간이었다. SNS와 작별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내가 한 결정 중 최고였다”고 말했다. 핀은 일단 SNS 계정을 삭제하고 나자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전까지는 체중을 줄이려고 애썼지만, SNS를 버리자마자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칼로리에 대해 더 많이 배워 식단을 개선하고 실내용 운동 기구도 구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핀은 69.8㎏에 이르렀을 때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생활 습관을 바꾸기로 결심했던 바로 그 거울을 다시 봤다. 그녀는 “그때 처음으로 체중 감량과 내가 이뤄낸 것을 진정으로 인정했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지난달 핀은 목표 체중인 63.5㎏에 도달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축하를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다시 활성화했지만 SNS를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핀은 현재 61.6㎏이 됐고 앞으로 4.5㎏을 더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은 자신의 생활 습관 변화에 대해 “난 내가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믿기지가 않는다. 난 더 건강해지고 건강한 식사를 하며 훨씬 더 많은 생명력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는 음식과 운동, 그리고 신체에 관한 내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꿔놨다. 지금 난 매일 눈을 뜨면 너무 가벼워서 살아 숨쉬는 것 같다”면서 “이전에는 내가 무겁다는 점을 전혀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SNS를 삭제하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내린 결정 중 최고였다”고 덧붙였다.  사진=브렌다 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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