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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혼의 새벽’ 출간 최인호씨/“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소서”

    “최인호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작품이다.왜곡되고 뒤틀린 우리 역사를 위해 내가 얼마간이라도 몫을 하고 기능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냐.” 신작 장편소설 ‘영혼의 새벽’출간에 맞춰 만난 ‘이야기꾼’최인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그의 말이 얼른 와닿지 않았다.신간을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선뜻 그를 만난게 탈이라면 탈이었다.이런 사정에도 아랑곳없이 그의 말은 거침없이 쏟아졌다. 그에게 우리 근현대사는 아직도 비극이다.“생각해 보라.해방되자 부모형제가 맞서 총질,창질 해대는 전쟁 치르고 분단됐는데 그 전쟁이란 것도 우리 의지와는 무관한 미·소의 이데올로기 대리전 아니었나.또 그후 살벌한 냉전시대를 살아오면서 무얼 얻었나.증오와 갈등이 전부였지 않나.” 최인호,그는 자유인이었다.장마구름을 막 밀어낸 땡볕이 악다구니를 부리는 한낮,서울 강남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는 낯선 시거향이 에어컨 바람에 풀풀 나부끼고 있었다.가보지 않은 쿠바 아바나 해변의 청량한 향수가 느껴졌다.그가 하루에 두 대쯤 태운다는 쿠바산 시거는손끝에서 푸르스름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그 한켠,더위에 늘어진 한낮의 도시풍경이 밑그림처럼 펼쳐진 창가에서 그는 자유롭게 세상을 조감하고 있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그러면 도대체 남북한이 그동안 양산해 온 이 증오와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광주 민주항쟁도 그렇고 그동안 우리를 억눌러온 빈부·지역·계층·좌우 갈등은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이 문제가 정치적 해법으로 풀리겠는가.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열정이 많은 민족이다.나는 바로 이 국면에서 종교적 절대가치인 ‘용서’와 ‘화해’에 눈길을 준 것이다.” ‘영혼의 새벽’은 아리엘 도르프만의 희곡을 각색한 영화 ‘시고니 위버의 진실’을 떠올렸다.학생운동에 몸담았다가 붙잡혀 악랄한 고문을 받은 바있는 주인공 최성규,그에게 고문기술자는 어느날 성당의 사목회장이 되어 나타난다.이 단순한 구조에,읽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최인호식 묘사기법이 더해져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작품은 6·25때 북한군에게 붙잡혀 상상을 절하는 고통을 겪은 마리마들렌 수녀의 증언에서 영감을 얻었다.이제는 우리도 업보로 여겨온 갈등과 증오에 대해 냉정해야 한다.언제까지 고름이 흐르는 상처를 덮고 갈 것인가.”그의 말마따나 답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랑’과 ‘용서’다.그러나 아무도 선뜻 이 신성의 영역으로 몸을 디밀려고 하지 않았고 그 일에 그가 나선 것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응징’혹은 ‘복수’라는 원초적 감정에 얽힌 문제의 답을 마치 고해성사처럼 진지하고 치열하게 풀어나간다.종국에는 이렇게 토로한다.“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는 이 시대를 향해,낙원으로 가는 잃어버린 길을 가리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인호는 문학적으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작가다.그를 아는 대개의 사람들 생각이 그렇다.고교 2학년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그는 싱싱한 감수성으로 빚은 감성의 계곡으로 숱한 독자들을 내몰며 완력좋게 한 시대를 풍미했다.‘별들의 고향’이 그랬고 ‘겨울 나그네’가 그랬으며 ‘바보들의 행진’과 ‘깊고 푸른 밤’이 그랬다. 이런 그에게 문학적 변신은 지난 87년 카톨릭에 몸담으면서 시작됐다.이때부터 그는 ‘묵언’과 ‘자기성찰의 허물벗기’를 겪으며 인간의 내면을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전 그의 문학이 대중적 기호에 의지한 것은 암울하고 참담한 70∼80년대를 살아온 한 지식인의 처절한 자기보호이기도 했다.뒷날 밝혔듯 ‘외도’였으되,그 자신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스스로는 대중취향적 문학에 대해 “한 작가가 평생을 통해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다양한 궤적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분명한 것은 최인호와 종교적 신성(神聖)의 해후는 ‘사람과 사람의 문제를 또다른 눈으로 보고 그 내면을 성찰하려는 의지의 개안’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가 ‘영혼의 새벽’에서 무겁게 드러내 보인 ‘용서’와 ‘화해’‘사랑’등속의 메시지는 최인호 문학의 또다른 성취이자 도전의 증거인 셈이다.그가 이 작품에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최인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엄숙주의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내 글에 신성의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한다.이제야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에 어슴프레 답이 주어지는 것 같다.” 1945년생 최인호.그는 올해 쉰일곱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사흘째 폭염…200만명 ‘더위탈출’, 전국 무더위 스케치

    ‘찜통 더위’가 사흘째 계속된 28일 시민들은 공원과 근교로 ‘더위 탈출’에 나섰다. 에어컨 가동 등 전기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곳곳에서 단전사고가 속출했다.이날 밤 9시 현재 전력사용량은 3750만kwH로 올들어 휴일 사용량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주택가 500여 가구에 3시간동안 전기 공급이 끊긴 것을 비롯, 서울 시내에서만 10여건의 정전사고가 잇따랐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일대 주택가 3880여가구에서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순간적인 과다 전력사용으로 전기가 끊겨 주민들은 한낮에 에어컨,냉장고 등을 사용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겪었다. 열대야 현상이 최고조에 이른 28일 밤과 29일 새벽 서울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는 열대야가 나타나기 전보다 10배 이상 많은 3만여명이 몰려 더위를 식혔다.상암동 난지천 공원과 평화의 공원에도 2만여명이 쏟아져 나왔다. 여름 휴가가 절정에 이르면서 서울 도심은 썰렁한 반면 전국 해수욕장과 피서지에는 올들어 최대인파인 200만명이 넘는 피서객이몰렸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50만여명을 비롯해 송정 30만명,광안리 20만명 등을 기록했다. 강원도 해수욕장 및 산간 계곡에도 40만여명의 인파가 몰렸으며,서해안 최대규모인 대천해수욕장엔 30만명이 찾았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은 모두 25만여대에 이르렀다.특히 밤 8시가 넘어서도 시간당 1만여대가 몰려 정체는 밤 늦도록 계속됐다. 이창구 황장석기자 window2@
  • 뉴욕發 금융위기 전문가 좌담/美 공황 올까/국제자본 어디로/한국증시 회생할까

    미국발 금융불안은 금융위기를 넘어 대공황으로 이어질 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미국증시의 폭락은 세계증시를 뒤흔들고 있으며,달러의 ‘나홀로 약세’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대한매일은 23일 금융 전문가 3명을 초청, 이상일(李商一) 경제팀장 사회로 긴급 금융불안 좌담회를 갖고 깊어지는 국 제금융위기의 현상황과 환율 전망을 진단해 봤다.정부와 기업의 대책 등도 들어봤다.좌담에는 권태신(權泰信)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본사 명예논설위원인 김창록(金昌錄) 국제금융센터소장,정기영(鄭琪榮) 삼성금융연구소장이 참석했다. ■美공황 올까 “美경제 기초체력 튼튼…대공황 없을것” ◆ 사회= 미국증시 폭락과 세계증시 동반하락으로 대공황 설도 나오고 있습니다.실제로 대공황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는지요. ◆ 김창록 소장 = 주가하락과 달러약세라는 미국 금융시장 불안이 악순환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애널리스트들은 다수 쪽보다는 소수 쪽으로 전망해서 맞아 떨어지면 대박을 터뜨리는 경향이있습니다.그들은 최악의 가정을 내놓게 마련이지요. ◆ 권태신 국장 = 옛날에는 30년 불황기를 겪다가 3∼4년 반짝 호황을 누렸지만 요즘은 호황기는 길어지고 불황기는 짧아지고 있습니다.지금처럼 정책수단이 다양화된 시기에는 대공황을 얘기할 근거가 없습니다.지난 1995년에 4000선이었던 다우지수는 5년 뒤 1만 2000선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7000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나스닥도 95년 800에서 2500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1300안팎에 있습니다.그래도 95년보다 두배가량 높기 때문에 조정기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 정기영 소장 = 대공황으로 갈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미국의 주가폭락과 달러약세는 버블(거품) 제거과정으로 봐야합니다.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 )에 빠진다면 공황은 아닐지라도 미국시장과 동조화 현상을 빚지 않을 수 없습니다.하지만 더블딥으로 가지 않고 미국 경제회복의 속도만 더뎌진다면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입니다.미국의 경제보다 우리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은 훨씬 좋습니다. ◆ 김 소장 = 기본적으로 미국의 실물경제는 좋은 편이고 일본·유럽에 비해 훨씬 낫기 때문에 대공황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닙니다.10여년동안 계속돼온 주식상승 장세에서 높은 투자수익률을 누려온 기관투자가들이 최근들어 포트폴리오 재분배에 나서고 있습니다. 주식에서 채권으로 바꾸고,미국시장 일변도 투자에서 다변화하는 조정기입니다.이런 포트폴리오 재편이 어느정도 강하게 이뤄지는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비관론이 확산돼 투매현상까지 이어진다면 문제가 심각하겠지만 이는 극단적인 경우에 불과합니다.실물경제가 받쳐주는데 금융시장 불안만 갖고 대공황을 얘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 권 국장 = 최근의 주가는 지나치게 빠른 성장과 과잉생산에 대한 조정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여기에 기업 회계부정,9·11테러이후 경상·재정적자 등이 우연하게 겹친 것일 뿐입니다.최근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 B) 의장도 미국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졌다는데 동의했습니다.정보기술(IT) 혁명에 회의적인 시각들도 있지만 생산성 증가효과가 엄청나다는 데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요.과거와 다른 추세와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 증시는 조정장세를 거친 뒤 회복할 것입니다.대공황은 과장에 불과합니다. ◆ 정 소장 = 미국의 주식시장이 과거 10년동안 폭발한 것은 자본시장에 돈이 들어왔기 때문이지요.하지만 신뢰상실로 돈이 빠지기 시작했고 유럽·일본· 한국 등으로 갈 수 있으나 그래도 투자대상으로는 한국시장이 좋을 것입니다 . ◆ 권 국장 =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경상수지 적자는 4%대에 이르고 있습니다.이게 5%대로 올라서면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그동안 해마다 4000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폭을 자본수지 흑자가 메워왔습니다.하지만 하루평균 20억 달러씩 유입돼야 할 국제자본이 최근에는 하루 13억달러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주식,채권시장 할것없이 최고의 안전투자처로 꼽히던 미국이 신뢰를 잃고 흔들리면서 초래된 결과입니다. ◆ 사회 = 아직 미국 금융불안이 대공황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하는 것같습니다.하지만 가계부문의 부채가 경제회복의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그리고 주가하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은데 요. ◆ 정 소장 = 미국이 더블딥에 빠지지 않고 경제회복의 속도만 늦어질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에 대한 대응과 준비도 해야하겠지요.미국경제가 하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면 더블딥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 김 소장 = 주가하락은 기업의 회계부정과 불신에서 생겨났습니다.연속해서 회계부정 문제가 터지다보니 주가에 영향을 줬고 투자가들이 소심해서 조금이라도 악재가 나오면 주식을 팔려고 합니다.주가회복과 신뢰회복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봅니다. ■국제자본 어디로/갈곳 마땅찮아 ‘美 엑소더스' 없을듯 ◆ 권 국장 = 미국에서 빠져나오는 국제자본의 일부가 한국으로 오기는 하겠지만 경제의 사이즈(규모)로 봐서는 대량 유입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연간 미국에 유입되는 국제자본은 4000억달러나 됩니다.그런 거대자본의 일부가 한국으로 올 수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기축통화인 달러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미국 금융시스템을 마비시킬 정도의 국제자본 대탈출이 일어나도록 국제사회가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일본만 해도 막대한 미국 재무부 채권을 갖고 있는데 그게 휴지가 되도록 방치하겠습니까? 적당한 시점에 균형을 되찾을 것으로 봅니다. ◆ 사회 = 며칠전 에쓰-오일(S-Oil)의 분식회계 문제에 대한 검찰수사가 발표되면서 한국판 ‘엔론 스캔’들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 김 소장 = 에쓰-오일 문제는 회계부정이냐,시세차익이냐,대주주 비리냐 등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그런데도 우리 언론은 회계부정 쪽에만 초점을 맞춰 안그래도 취약한 투자심리를 더 냉각시켰습니다.기업과 관련된 문제는 실상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 정 소장 = 회계부정 문제에 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10년 신경제 호황동안 자금이 일제히 미국으로 몰렸기 때문입니다.아시아 경제위기 상황에서 달러의 안전성은 더욱 커졌고 미국기업 투명성에 대한 신뢰성은 국제자금을 미 증시로 유인했습니다.금리도 유럽,일본보다 높아 자금이 미국으로, 미국으로 몰렸죠.그러던 와중에 회계부정이 터졌고 한번 깨진 투자자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뢰를 회복해야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합니다.생각보다 회복시간 길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혹자는 다우지수가 7500∼7800이면 고점대비 25∼30% 떨어졌기 때문에 반등할 시점이라고 합니다.하지만 펀더멘털보다 수급이 중요합니다. ◆ 권 국장 = 외국인들의 최근 매도공세는 9·11 테러 이후 세계적으로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보인 한국시장에서의 이익실현 차원으로 봐야 합니다.이는 어느정도 매듭지어졌고 이제는 새로운 이익 계기가 작동하고 있습니다.7월 외국인 순매수는 이를 반증합니다.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강조해온 게 회계투명성 부문이기 때문에 미국시장보다 더 투명하다고 봅니다. 경영자의 능력이 주가 상승에 따라 평가받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법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이익을 크게 잡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특별손실을 키우고,스톡옵션을 비용이 아닌 수익에서 분배하는 것으로 보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실상 시장도 어느정도 수긍하는 부분입니다.때문에 회계부정은 정도의 문제일 뿐이라고 봅니다.더구나 시스템 강화 등으로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합니다.우린 일찍 겪었으니 더 나올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 정 소장 = 세계적 투자자들의 신뢰회복과 수요창출에 시간이 걸립니다.그렇다면 미국 반등으로 우리도 상승한다는 기대는 접어야 합니다.그보다는 미국에서 빠져 나온 돈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든지,기업수익률·펀더멘털 호조 등으로 인한 디커플링(차별화)을 다뤄야 합니다. 1929년 PER 30이던 미국 증시는 대공황으로 8까지 갔고 이번엔 45에서 30까지 왔습니다.PER 20이면 5500∼6000선입니다.여기까진 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대공황 당시엔 통신수단 부족 등으로 국가간 경기조절 공조가 어려웠지만 현재의 글로벌마켓은 사정이 다릅니다.달러 폭락이 대공황 시발점이 될 정도로 진행되면 각국 통화당국이 협조해서 막을 수 있습니다.지금 시대에 공황은 그렇게 쉽게 오지 않습니다. ◆ 권국장 = 국제자본이 미국시장을 크게 이탈할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갈 곳이 마땅치를 않습니다.일본으로 가자니 120조∼150조엔대의 부실채권에,재 정적자가 GDP대비 140%에 이르고 내년엔 150%까지 예상됩니다.10년간 장기불안에 허덕여 왔지만 구조조정 의지는 전혀 없고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거의 확실시됩니다.유럽은 경직적 노동시장이 문제입니다. 일본은 주당 40시간도 못시키는데 해고도 맘대로 못합니다.유로 회원국들이 ‘성장-안정화조약’하에 적자한도를 GDP대비 3%로 묶어두고 있기 때문에 경기대응능력도 현저히 떨어집니다.아무리 잘봐줘야 한해 2∼3% 성장을 넘지 못할 전망입니다.결국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어쨌든 미국의 회복력에 기대를 걸며 붙어있을 공산이 큽니다. ■한국증시 회생할까-모멘텀 살리면 연말 1000 전망 ◆ 사회 = 우리 주식시장이 미국시장과 동조화되지 않고 차별화된다는 주장도 많은데 최근에는 동조화 현상을 보였습니다. ◆ 권 국장 = 우리 증시 시가총액의 36%가 외국인 소유입니다.국가나 대주주 소유분 등을 빼면 움직이는 주식의 반이상입니다.그중 51%가 미국자본이니 미국주가에 영향을 안받을 수 없겠죠.하지만 펀더멘털만 봤을때 언젠가는 차별화 할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 김 소장 = 한참 차별화를 하다 동조화되고 말았는데 기본실력을 봐서는 차별 화가 당연합니다.지금 세계시장에서 한국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그런데도 동조화되는 것은 투자자들이 글로벌마켓 전체를 보기 때문입니다.한국이 아무리 좋아도 자본이득을 조금이라도 더 노릴수 있으면 그쪽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다시 반전할 겁니다.지난 6월까지 우리시장에서 외국인들이 4조원 가까이를 순매도,주가가 올해 고점대비 25% 하락했지만 이것은 단기 급등에 대한 반작용일 뿐입니다.경제가 좋지 않은 게 아니라 주식시장의 내재적 조정과정입니다.하지만 순매도는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습니다.3∼4월 절정에 이르렀던 매도공세는 서서히 줄어들어 7월부터 매수로 돌아서는 타이밍입니다.분위기만 따라주면 차별화가 가능합니다.외국 증권회사들은 한 회사 빼고 모두 한국시장 비중을 확대한다는 의견입니다.올 연말 목표주가로 일제히 1000포인트대를 전망합니다.여건은 좋습니다.모멘텀만 잘 살리면 디커플링이 가능합니다.
  • 뉴욕증시 논쟁/ “美주가 30% 저평가”“바닥 아직 멀었다”

    미국 증시는 앞으로도 더 떨어질까.시장 전문가들은 나름대로 다양한 이론과 모델을 제시하며 바닥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같은 모델을 사용하면서도 해석을 달리하고 있기도 하다.이번 주가 바닥론의 진위 여부를 알 수 있는 기간이 될 전망이다. ■바닥론 낙관론자인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 연구원은 21일(현지시간) CBS에 출연,“주가가 더 떨어지기보다는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코언은 현재 주가하락을 부추기는 회계부정 스캔들이 2∼3분기를 거쳐 하반기에는 사라지며 그 결과 회계 투명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 하원의 공화당 지도자인 딕 아미 의원도 미 의회와 행정부가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입법을 추진해왔다며 바닥론을 주장하고 있다. 바닥론을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모델이다.FRB모델은 S&P500지수에 포함된 주식들의 주당이익을 주가로 나눈 수치와 10년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과의 격차를 비교하는 것이다.이에 따르면 주가가 30%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하나는 매도량이다.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폭락,8019.26을 기록했던 19일의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사상 최대로 26억 3000만주였다.S&P의 데이비드 브레이버먼 선임 투자전략가는 “최근 장세를 분석해보면 증시는 매도절정기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도절정기를 지나면 새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상승장을 이끌어낸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바닥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주식 매입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웰스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폴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뉴욕 증시가 2000년 최대치에 비해 40% 하락했다는 것은 다른 의미에서 매수 적기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미 경제전문지 배런스 최신호(22일자)는 지금이 10년만에 찾아온 투자 최적기라고 평가했다.비즈니스 위크도 우량기업의 주가가 최근 크게 떨어져 과감한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투자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관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는 22일 미 증시가 더 떨어진다고 내다봤다.이에 앞서 파이낸셜타임스,이코노미스트도 같은 입장이었다. 추가하락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론에 근거해 매도절정기가 아직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자산관리사인 쿰버랜드 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코톡 회장은 “진정한 바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매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지난 19일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식거래량은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바닥장세의 형성 과정을 연구해 온 로우리 보고서의 폴 데스몬드 회장도 “현 장세는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계속 팔도록 유인,앞으로 더욱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90년대 주식시장 활황기에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이 조금이라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팔 것이라고 내다봤다.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도가 계속되자 주식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계속 꺾이고 결국 공황(恐慌)상태가 온다는 이론이다.따라서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한 기대감을 포기,투매장이 실현된다.이들은 공황에 따른 투매장이 현 주식시장을 상승장으로 바꾸는데 필요악이라고 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김은 S&P500지수에 포함된 500대 대기업중 411개 기업의 주식보유자들이 손실을 입고 있다고 분석,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미 경제에 대한 비관론자이며 파이낸셜타임스의 수석 경제평론가인 마틴 울프는 주가하락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미 기업들의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과다평가됐다는 입장이다. 또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미 주가가 앞으로 40∼60%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 잡지는 바닥론의 근거인 FRB 모델은 80,90년대 증시호황에 유용했던 모델로 현재는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축제속으로/ 오묘한 비색 취하고 빚고

    본격 휴가철을 맞아 온 가족이 여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다채로운 축제가열린다.신비의 비취빛 청자의 멋에 빠져들거나 탁 트인 동해 바다로 달려 가보자.아니면 한여름밤 야외무대에서 연극의 감흥을 샤워해도 좋다. ■전남 강진 청자문화제 올해 문화관광부가 ‘최우수 축제’로 선정한 전남 강진 청자문화제는 여름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으로 제격이다.오묘한 청자의 멋을 만끽하는 안복(眼福)의 연속이고 직접 물레를 밟으며 옛 도공이돼 보는 기회까지 가질 수 있다.‘흙,불 그리고 인간’을 주제로 27일부터 8월2일까지 대구면 사당리 고려청자 박물관과 도요지 일대에서 열린다. ◆알고 보면 재미가 두배-청자 자료박물관에는 비색을 자랑하는 국보급 청자 유물이 진열돼 있다.또 청자 제작과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모형 전시관도 있다. 강진청자 명품전에는 청자 2000여점이 전시된다.청자 그릇으로 차려진 밥상,광주·전남 8개 대학교 학생들의 도자기 작품전,중국 용천시에서 기증한 청자 10점과 보검 6점도 볼 만하다.특히 명품전 옆에서 500원부터 시작하는 청자 공매제에 참여하면 원하는 물건을 싼 값에 장만할 수 있다. 주행사장에는 김미숙(조선대) 교수의 도공들 생활상을 담은 ‘천년 비색’무용공연,국창 조상현과 안동 하회탈춤 초청공연이 열린다.행사장을 오가는 길옆 12곳에 청자 제작이나 민속놀이,흥부네집 등을 형상화한 허수아비가 설치돼 있어 추억사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행사-30여대 수동 물레에서 직접 고령토로 청자를 빚을 수 있다.직접 빚어낸 접시나 꽃병을 7000원(택배비)만 내면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또 5000원을 내면 소형 완성품인 접시나 컵에다 자신이 좋아하는 문양을 넣고 이를 전기가마에 다시 구워(3∼4시간) 가져간다.고령토에 손이나 발 모양을 찍어보는 청자도판 만들기,전통옹기 전승자의 시연대로 옹기 만들어 보기,가마에서 구워낸 청자 중 불량품을 깬 조각으로 붙이는 동물모양 만들기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다. ◆주변 가볼 만한 곳-강진은 남도답사 1번지답게 들러볼 만한 곳이 많다.강진읍에 영랑 김윤식생가,도암면에 다산(정약용)초당과 백련사,성전면의 무위사(국보 13호인 극락보전)를 비롯해 월출산 자락 10만여평에 펼쳐진 녹차밭,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해 살았던 병영성이 있다.특히 축제장 인근은 강진만을 끼고 있어 싱싱한 횟감과 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061)430-3228. 강진 남기창기자 kcnam@ ■경북 영덕 해변축제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탁 트인 동해 바다가 피서객들을 부른다.‘해변의 고장’인 경북 영덕군이 마련한 2002 영덕 해변축제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고래불·대진·장사 등 3곳 해수욕장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몸에 달라붙지 않는 금빛모래가 빛나는 백사장에서 3일간씩 나뉘어 다양한 체험·문화·공연행사가 마련된다. 행사기간 내내 해수욕장의 물살을 가르며 시원하게 바다 위를 질주하게 될 바나나보트 무료 체험과 영화감상 기회가 주어진다. 또 일출·일몰때 연인 등과 함께 백사장을 걷는 추억만들기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축제의 절정은 체험행사.▲모래 조각경연대회 ▲조개줍기 ▲모래찜질 ▲영덕복숭아먹기 등과 같은 행사가 푸짐하다. 특히 28,29일 이틀동안 영덕 오십천에서는 강을 반짝거리며 수놓는 은어를 맨손으로 잡는 대회가 열려 즐거움은 두배가 된다.은어 요리대회·먹을거리장터도 열린다.잘 익은 수박 냄새처럼 향긋하고 깊은 맛은 피서객들을 취하게 한다. 또 전국 대학치어리더동아리 경연과 영화음악,국내외 민요·가곡 등의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지는 해변음악제도 마련된다.이밖에 신돌석 장군배 씨름왕선발대회,백사장 5인조 축구경기,해변 열린미술마당,해변노래자랑,페이스페인팅,수상스키쇼 등의 행사가 열린다.(054)730-6392. 영덕 김상화기자 shkim@ ■춘천 국제연극제 “‘연극의 바다’에 빠져 한여름 무더위를 잊어 보세요.” 연극의 묘미를 흠뻑 맛볼 수 있는 ‘2002 춘천국제연극제’가 강원도 춘천시 어린이회관 야외무대 등에서 24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3년마다 열리는 춘천국제연극제는 다양한 직업과 경력을 가진 해외 각국의 순수 아마추어 연극인이 만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공연예술축제. 24일 오후 2시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무대에 오르는 개막작 ‘정읍사’ 공연을 시작으로 독일,크로아티아,불가리아,러시아,프랑스,터키,방글라데시,중국등 12개국 29개 연극단체 200여명의 연극인들은 춘천문화예술회관과 봄내극장,야외공연장인 어린이회관 야외무대 3곳을 중심으로 29일까지 6일간 열정의 무대로 춘천을 뜨겁게 달구게 된다. 특히 어린이회관 숲 속의 한여름밤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연극 공연은 일상에 찌든 도시민들의 짜증을 훌훌 털어내는 색다른 장이다. 또 어린이를 위한 연극·인형극 워크숍이 25∼27일 오전 11∼12시까지 춘천국민생활관 체육관에서 마련돼 어린이들이 재미나게 공연 예술을 접할 수 있게 된다.방글라데시 연출가가 강사로 나서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연극과 놀아보는 상상력의 세계로 이끌게 된다.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2002춘천국제연극제 사무국 (033)241-4345,인터넷은 www.citf.or.kr.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재보선/“투표율 높여라”선관위 비상

    한창 더운 휴가철에 실시되는 8·8국회의원 재보선의 투표율은 얼마나 될까.또 투표율이 각 당의 득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8·8재보선이 불과 보름 남짓 남은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투표율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 이후 치러진 재·보선의 평균 투표율이 겨우 35%에 머무는 등 투표율이 갈수록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게다가 이번재·보선은 휴가철의 절정기에 실시돼 직장인들의 투표 참여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건이 어느 선거 때보다 좋지 않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우선 재·보선이 치러지는 선거구 관내 종교기관에 신도들의 투표참여를 권장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또 투표참여를 당부하는 내용의 TV광고를 제작,지방방송과 선거구 관내 케이블TV,중계유선방송 등을 통해 방영하고,포스터와 현수막도 제작해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상가,아파트단지 입구,버스승강장,지하철역,은행 등에 설치하기로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홍보수단을 총동원해 재보선 투표율을 50%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각 정당들도 투표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선거운동 전략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일반적으로는 투표율이 낮아질 경우 수도권에서 20∼30대 젊은층의 지지가 높은 편인 민주당 후보가 불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투표율이 3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조직표가 위력을 발휘,민주당 후보가 오히려 유리해 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조승진기자
  • 영화단신/ 최하원감독 회고전 열려 등

    ◆최하원감독 회고전 열려 한국영상자료원은 22∼26일 오후2시 ‘최하원 감독 회고전’을 개최한다.최감독은 1968년 ‘나무들 비탈에 서다’로 데뷔한 뒤 1980년대까지 활동했다.회고전에서는 ‘독짓는 늙은이’‘무녀도’‘절정’‘종군수첩’‘초대받은 사람들’을 상영한다.첫날인 22일 오후2시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한다.입장료 1000원.(02)521-3147. ◆ 청소년 영상제작 워크숍 개최 서울YMCA는 22∼26일 오전10시 중학생과 고교1년생을 대상으로 서울YMCA 강당에서 ‘청소년 영상제작 워크숍’을 개최한다.KBS 장해랑 프로듀서,EBS 남한길 프로듀서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이어 8월 5∼8일 오후2시에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영화 ‘하얀 방’의 임창재 감독 등이 강의하는 ‘청소년 영화아카데미’를 연다.(02)737-0061. ◆영화 투자조합 신청 접수 영화진흥위원회는 50억원 규모의 ‘한국영화 투자조합 출자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12월10일까지 투자조합 신청을 받는다.수시 심사를 거쳐 약정을 체결,출자금을 20억∼30억원 지급한다.(02)9587-562.
  • SBS골프드라마 ‘라이벌’ 출연 소유진/“성공한 프로골퍼役 마음에 쏙 들어요”

    “역할이 제 마음에 쏙 들어요.꿈을 갖고 밝게 살아가는 극중 인물이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지금까지 주로 나이 많은 분들과 촬영했는데 새 드라마에서 같은 또래들과 어울리게 된 것도 좋고요.” ‘유리구두’후속으로 새달 3일 첫 방송될 SBS 골프 드라마 ‘라이벌’(토·일 오후 9시45분)에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프로 골퍼 다인역을 맡은 소유진(21).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그녀는 “방금 밥을 먹었는데도 배가 또 고프다.”면서 차린 음식을 깨끗이 비운다. 이번 드라마의 기본 얼개는 일본의 테니스 만화 ‘해피’와 매우 닮아 있다.시비가 일 것을 염려한 제작진이 아예 저작권을 샀다는 후문이다. 극 초반 다인은 못된 이복 동생인 채연(김민정)때문에 집에서 쫓겨나고 사촌 오빠의 빚까지 덤터기를 쓰는 희생자로 등장한다.빚을 갚으려고 시작한 골프에서 놀라운 재능을 발휘해 프로골퍼로 큰 성공을 거둔다는 게 드라마의 큰 줄거리.빚 독촉을 하는 한량 우혁 역에는 요즘 인기 절정인 김재원이 얼굴을 내민다. “민정이가 못된 연기를얼마나 잘하는지 아세요? 눈도 크잖아요.그 눈으로 절 흘겨보면 무서워서 연기를 못하겠어요.” 그러면서도 “근데 저도 만만치 않은 성격이에요.그러니까 제목이 ‘라이벌’이죠, 아니면 ‘하녀’게요.”라면서 활짝 웃는다. MBC 주말드라마 ‘여우와 솜사탕’을 끝내고 쉬는 동안 영화 ‘2424’촬영에 매달려 분주했다고 한다.연기를 위해 틈틈이 골프 연습,춤 연습을 하고 액션 스쿨도 다녔지만 학교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아 제법 성적이 좋았다고 자랑한다. “제가 운동신경은 있거든요.폼은 제법 볼 만하대요.어려운 샷은 프로골퍼가 대역하지만 얼굴과 샷이 동시에 나가는 장면은 제가 직접 해야 하는 만큼 간단치가 않아요.겨우 2주 촬영을 마쳤을 뿐인데 벌써 새까맣게 됐어요.” 극중에 PD가 가발을 쓰고 자신의 대역으로 나오기도 한다고 밝힌 그는 “갑자기 뚱뚱한 소유진이 등장하면 PD라고 생각해 달라”면서 웃는다. 이송하기자 songha@
  • 부활된 화이트칼라 지옥훈련…우리은행 오지체험 동행기

    기고 또 기었다.아랫사람에게 엉덩이를 내보인다는 수치심도,최초로 직립을 시도했다는 인간의 존엄성도,작열하는 열사(熱砂)의 사막 앞에서는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명주실처럼 모래가 가늘고 고와 바람에 흘러내리는 소리가 마치 산이 흐느끼는 것 같다고 해서 ‘명사산’(鳴沙山)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고비사막의 한 자락.어쩌면 산이 흐느끼는 게 아니라 그 거대한 모래늪에 빠져 영영 헤어나오지 못한 고대 상인들의 통곡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서 올려다보면 결코 가파르지 않은 경사였건만 두 손 두 발은 자꾸만 모래속으로 빠져들었고,흘러내리는 모래와 함께 뒤로 밀려났다.계속 밀리지 않으려면 쉼없이 전진하는 길 밖엔 없었다.숨은 턱까지 차올랐고 호흡은 점점 가빠졌다.순간,온 몸을 엄습해온 공포감은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다 갑자기 숨이 멈춰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아니었다.영원히 이 사막을 넘지 못할것 같다는 좌절감이었다. 그러나 끝은 있었다.몇 사람의 낙오자가 생기긴 했지만 우리은행(옛 한빛은행) 오지체험 연수단은사막의 정상에 걸터앉아 서로의 등을 토닥여주며 기쁨을 만끽했다. 오지 체험단이 서울을 떠난 것은 지난 5일.실크로드의 현관이라 불리는 중국 시안(西安)에서 거대 바위불상의 ‘막고굴’로 유명한 둔황(敦煌)을 거쳐 우루무치(烏魯木齊)까지 7박8일 동안 2000㎞를 횡단하는 대장정이었다.때로는 걷고,때로는 낙타를 탔다.정 먼 곳은 기차와 비행기에 의존했다.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추천·선발된 우수 임직원 300명이 네 팀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길을 떠났다.기자는 그들의 세번째 ‘지옥훈련’ 여정에 합류했다. 이 은행의 지옥훈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달에는 여성직원 200여명을 해병대에 1박2일 입소시켰다.지난해에는 전 임직원이 한라에서 백두까지 릴레이산행을 펼치기도 했다. 그런데 운동선수도 아닌 화이트칼라가 왠 지옥훈련인가.육체의 한계상황을 시험케 하는 군대식 집체훈련인 지옥훈련을 기업의 직원연수로 본격 도입한 곳은 일본이다.이후 현대 등 국내기업들이 앞다퉈 모방하기 시작했다.나약한 심성을 단련시킨다며 서울역 앞에서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게 하거나 20㎏이 넘는 등짐을 메고 하루 10시간씩 강행군을 시켰다.그러나 70∼80년대 절정을 이뤘던 지옥훈련은 90년대 들어 창의성이 강조되면서 점차 자취를 감췄다. 생뚱맞게 지옥훈련을 다시 부활시킨 이유에 대해 이덕훈(李德勳) 우리은행장은 이렇게 말했다.“지난해 3월 행장에 취임하고 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었다.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료 직원들이 잘려나가고 친인척에게 빌려산 우리사주 주식이 휴지로 되는 것을 보면서 직원들의 가슴은 숯덩이가 돼있었다.회사가 어느 정도 정상화됐는데도 그들 가슴 밑바닥의 개인주의와 패배주의,자괴감은 가실 줄 몰랐다.뭔가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24시간 기차를 타고 둔황으로 이동하는 길에 최현구 연수팀 차장은 “거대하게 버티고 선 모래산을 보면서 더는 나 자신도,내 동료도 낙오해서는 안된다는 오기가 뻗쳤다.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줬다.실로 오랜만에 치밀어 오르는 동료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맛봤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우리은행의 지옥훈련을 보는 사회의 시선이 꼭 고운 것만은 아니다.공적자금을 받은 은행이 분에 넘치는 외유를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민숙기 노조 부위원장은 “처음엔 일부 직원들조차 그럴 돈 있으면 차라리 현금으로 달라는 불만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지옥훈련을 통해 얻은 자신감 등 무형의 성과는 연수비용의 몇 배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지옥훈련이 과연 공적자금 상환을 앞당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둔황 우루무치 안미현기자 hyun@
  • [대한포럼] 장상 총리서리를 위한 변명

    장상 총리서리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국회 동의를 앞두고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아들국적 문제로 시작된 것이 땅투기 의혹 등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자칫 임명장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장상’ 두 글자가 화이트로 지워질지도 모를 판국이다.지난 12일 개각 직후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라며 흥분어린 박수를 보내던 분위기가 5일만에 급변한 것이다. 장 총리서리에 대한 지적은 총리서리의 적법성과 개인의 자질 등으로 압축된다.총리서리의 합법성 문제를 차치하면 자질시비는 아들 국적포기,땅투기여부 등 두가지에서 비롯되고 있다.게다가 장 총리서리의 해명은 상황을 더욱 꼬아놓았다.“총리가 될 줄 알았더라면….” “노후 복지시설을 위한 땅” 등의 언급은 설득보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한마디로 의혹이 모두 사실이라면 장 총리서리는 자신이 몸담아온 이화여대 수시 시험문제로도 나왔듯 ‘엄격한 도덕성’의 기준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장 총리서리를 겨냥한 각종 의혹제기에 대해 뭔가 미흡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그것은 자질시비론을 일으킨 사안들이 ‘장상’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장상’이라는 자연인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현재 진행되는 자질론 시비가 좀더 본질에 접근해야 한다는 아쉬움에서 이런 의문을 갖는 것이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행세깨나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젊을 적 주로 미국에서 공부한 박사들이라 할 수 있다.당연히 그들은 오랜 유학동안 현지에서 한두명의 자녀를 갖는다.미국 국적자에 대한 교육비 혜택을 감안하면 미국국적은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그래서 지금 미국국적의 자녀를 갖기 위해 원정출산이니 뭐니 하고 부산을 떠는 게 아닌가. 또 ‘땅을 산다.’는 문제도 무작정 투기로 몰아붙이기 어렵다고 본다.따져보면 월급쟁이가 일생동안 십억대의 재산을 만든다는 건 불가능하다.부모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받았거나,돈이 굉장히 잘 벌리는 사업을 운영해야만 수십억원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그런데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은 공직자재산공개 때 보면 대체로 십억대 이상의 재산을 갖고 있다.이는 어떻게 설명될까.우리나라는 압축 개발경제 시대를 거치면서 몇십년 사이 땅값이 수십배로 치솟았다.웬만한 부자소리 듣는 사람들은 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그리고 땅으로 부자된 사람을 보면서 부러워하는 심사도 엄연히 존재한다.‘미국에서 아이에게 값싸게 공부시키고,돈을 좀 많이 벌고….’ 마음속에 이런 욕구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이런 점에서 ‘장상’은 역설적으로 한국적 성공의 전형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상’의 성공에 대한 질타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질타임이 명확해진다.그리고 그 질타는 문제해결을 위한 문제제기여야 된다.자기 얼굴에 막무가내로 침뱉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그러나 현재 논란을 보면 그런 것같지 않다.문제해결에 대한 노력은 실종돼 있고 문제제기만 무성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장 총리서리에 대한 자질시비는 우리 전체의 비뚤어진 문제점을 찾아내고 고치는 계기로 활용돼야 한다.자칫 일부 언론이나 정치권들이 ‘장상’의 한쪽 측면만 강조한다면 그것은 어떤 사안에대한 네거티브적 관점을 확산시키려는 것으로 오해할 수밖에 없다.그것은 매우 잘못된 상황인식이라고 보여진다.네거티브 관점이란 어떤 문제에 대해 염증을 갖게 해등을 돌리게 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도록 유도할 때 흔히 동원되기 때문이다. 월드컵 때 표출된 붉은 열기는 문제제기형의 네거티브 시대가 지나가고 문제해결형의 포지티브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붉은악마들은 ‘장상’이 제기한 문제가 국민전체의 것으로 승격돼,해결책을 강구하는 포지티브 패러다임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박재범 논설위원 jaebum@
  • NGO/ ‘양심적 병역거부’ 찬반논란 확산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처럼 강한 폭발력을 갖는 이슈를 찾기란 쉽지 않다.본인이나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으로 인기 절정의 가수가 국내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고위관료들이 현직에서 낙마하기도 한다.각종 선거에서도 병역문제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종교와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 역시 ‘병역기피자’라는 멍에를 쓰게 된다.그러나 올초부터 본격화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사회의 시각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무엇보다 사법부의 판단이 유연해졌으며,종교적 신념뿐 아니라 이념의 자유를 내세우며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사람도 나타났다.양심적 병역거부가 확산되면서 찬반 논란도 거세다. ◇확산되는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는 불교신자 오태양(28)씨가 마련했다.오씨는 입영일이었던 지난해 12월17일 “신앙과 신념에 따라 입대를 포기하고 사회봉사에 전념하겠다.”며 병역거부를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만의 문제로 치부됐던양심적 병역거부가 오씨의 선언 이후 종교계와 시민단체 사이에 새로운 ‘인권 문제’로 부각됐다. 평화인권연대,인권운동사랑방 등 3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가 지난 2월 발족한뒤 꾸준히 운동을 벌여왔으며,대체복무제 입법안도 마련했다. 김수환 추기경도 “공공의 양식이 허락하는 한 종교적 이유에 의한 양심적인 병역거부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은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에 참석,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이에 힘입어 유엔인권위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각국이 시행하고 있는 법과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법부의 유연한 판단= 법원은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구속’과 ‘3년형 선고’를 관행처럼 지켜왔다.그러나 올해부터는 ‘불구속’이나 ‘보석’,‘선고연기’등의 판결이 많아졌다. 오태양씨의 경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2차례에 걸쳐 기각됐다.서울지법 동부지원은 지난달 19일 오씨의 첫 공판에서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병역법의 위헌 여부 판단을 기다려보자.”고 밝혀 헌재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사실상 재판을 연기했다. 광주지법도 최근 정모(28)씨의 선고공판을 무기한 연기했으며,조모(20)씨에게는 직권보석 결정을 내려 석방했다. 지난해 기소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248명 가운데 83.3%가 징역 1년6월형을 선고받았다.이는 군 복무기간보다 긴 3년형을 선고했던 관행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을 만큼의 ‘맞춤 형량’으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기준인 현행 병역법은 지난 1월 말 법원에서 위헌제청심판 청구가 받아들여져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논쟁은 계속= 양심적 병역거부를 찬성하는 쪽은 운동을 더욱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군대 내 인권과 복지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분단에 따른 군사주의와 특정 종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이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양심을 지키기 위해 1600여명의 젊은이가 아직도 감옥에 있는 현실을 고쳐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착잡한 심정으로 고위층 자제의 병역기피를 목격한 많은 국민들도 호의적이지 않다. 서울대 법대 성낙유 교수는 “개인의 양심과 신념은 존중해야 하지만 우선공동체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현역 복무와의 형평성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병역거부 유호근씨 “동족에 총부리 겨눌 수 없습니다”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을 제 양심이 허락지 않습니다.” 종교 문제로 병역을 거부한 종전 사례와 달리 ‘비종교적’이유를 내건 병역거부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평화운동가로 알려진 유호근(27)씨는 입영 당일인 지난 9일 군 부대로 가지않고 서울 종로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전쟁반대와 평화실현의 소신을 지키겠다.”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유씨의 결심에는 지난해 12월 오태양씨의 선언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대학 시절부터 평화와 통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던 유씨는 언론에서 오씨의 병역거부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평화인권연대’에 연락,자문을 구했다.지난달에는 인터넷 모임인 ‘양심적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모임’에도 가입했다. 현재 민주노동당 서울 동작갑 지구당 사무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유씨는 95년부터 통일문제연구소의 ‘흥사단 아카데미’에서 활동했고,99년에는 민간차원의 ‘평양 숭실 방문단’을 결성하는 등 통일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당초 방위산업체 산업기능요원을 지원,현역 복무를 대신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4주간의 군사훈련 때문에 포기했다는 유씨는 “내 소신과 양심에 반하지 않는다면 더 긴 복무기간과 더 어려운 조건이라도 기꺼이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대체복무 등을 통해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자식을 결코 감옥에 보낼 수 없다.’며 펄펄 뛰시던 아버지도 이제는 내 소신을 존중해 ‘끝까지버텨내라.’고 격려해 주신다.”고 했다.유씨는 “하지만 아직 내 문제로 마음 고생을 하고 계신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어릴 때 국군장교를 꿈꿨다는 유씨는 “이미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는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주변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오태양씨의 병역거부 선언으로 내가 용기를 얻은 것처럼 나 하나의 행동으로 또 다른 사람들이 소신과 양심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대체복무제 입법안을 보면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에게 지난 4일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는 무척 뜻깊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모임’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가 공동 주최한 이날 공청회에서는 연대회의가 마련한 대체복무제도 입법안이 공개됐다. 병역법을 개정하는 형식을 취한 입법안은 우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역을 기존의 보충역 종류에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공익근무요원,공중보건의사,산업기능요원 등 현재 실시하고 있는 7가지 보충역에 대체복무역을 새로 포함시킨 것이다. 복무 영역은 군사적 성격을 띠지 않는 사회복지시설 봉사 업무로 정했으며,보건복지부장관의 지휘 감독을 받도록 규정했다.보충역의 기초군사훈련을 위한 교육소집에서 대체복무요원을 제외하는 대신 직무 교육을 받도록 했다.복무기간은 36개월 이내로 정했다. 연대회의는 대체복무요원 판정 절차법도 만들어 대체복무자 판정절차,관할기관,병역기피 방지 등을 명시했다. 절차법은 대체복무 문제를 총괄하는 대체복무위원회를 두고 중앙 및 지방위원회,군복무 중인 사람의 대체복무 신청을 받는 특별위원회 등을 설치토록했다.대체복무위원회는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병무청과는 별도로 보건복지부에 속하도록 했다. 대체복무 신청 사유로는 종교뿐만 아니라 윤리·정치·평화주의·인도적 사유까지 포괄하는 양심적 이유로 정했다.입영대상자는 징병검사후 30일 전까지 신청토록 했으며,군복무 중인 사람도 입영 후 1년 이내에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병역 거부를 이유로 처벌된 사람의 사면복권도 규정해 놓았다. 입법을 주도한 박서진 변호사는 “현행 병역법상 공익근무요원에는 예술체육분야 복무자,개발도상국 지원 업무자 등도 포함돼 있어 대체복무제 도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면서 “대체복무가 병역기피로 전락하는 것을 차단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 나간다면 대체복무제가 조속히 정착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 베일벗은 홍업비리/ 수사 뒷얘기

    대부분의 검사들은 검찰 내부 인사에 대한 수사가 가장 껄끄럽다고 이야기한다.또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역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3개월 남짓 이 두 가지 요인이 함께 얽힌 ‘끔찍한’ 사건을 수사한 대검중수부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파김치가 됐다.연인원 500명에 이르는 소환자를 조사했고,방대한 계좌추적을 벌였다. 당초 특검팀에서 수사자료를 넘겼을 때부터 대검은 수사 주체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지난해 대검 중수부의 수사 미진으로 특검팀에 이첩했던 사건을 다시 대검에서 맡는다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와 서울지검에 넘기는 방안,특별수사본부 설치안 등이 제시됐었다.하지만 결국 결자해지(結者解之)차원에서 대검 중수부는 ‘눈물을 머금고’수사를 맡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수사 진행 과정에서는 주요 조사자에 대한 소환 시기 선택이 수사팀을 고민스럽게 했다. 홍업씨를 월드컵 이전에 소환할 것인지 아니면 월드컵 기간 중에라도 불러야 하는 것인지,월드컵 폐막 이후로 미뤄야 하는지가 정치권의 쟁점이 될 정도였다.결국 홍업씨 소환일은 월드컵 16강전의 승리로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절정에 달했던 6월19일 이뤄졌다. 또 신승남 전 검찰총장과 김대웅 고검장이 소환된 지난 6일 역시 절묘한 택일(擇日)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태풍 ‘라마순’의 위력이 절정에 달해 있었고 대부분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 토요일이어서 검찰 전·현직 수뇌부 조사에 대한 언론보도가 최소화될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장택동기자
  • 베일벗은 홍업비리/ 검찰수사 성과·과제

    10일 김홍업씨의 구속 기소와 함께 검찰 관련 의혹을 제외한 홍업씨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 4월1일 대검 중수부가 수사에 착수한 지 꼭 100일 만이다. ◇수사 과정 및 성과-홍업씨 관련 수사를 시작한 검찰의 첫번째 타깃은 ‘홍업씨의 집사’역할을 자처해 온 김성환씨였다.김씨의 계좌추적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검찰은 지난 5월 일단 김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홍업씨의 혐의를 집중 추궁하면서 또다른 측근인 이거성·유진걸씨 등을 잇따라 구속하면서 홍업씨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 나갔다. 한동안 홍업씨 관련 사안에 대해 함구로 일관했던 김성환씨의 입이 열리면서 검찰은 홍업씨를 사법처리할 단서를 찾아냈고 지난 달 21일 홍업씨를 구속하면서 수사는 절정을 맞았다. 홍업씨 구속 이후 검찰은 홍업씨가 검찰,청와대 민정수석실,국세청,예금보험공사 등 국가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조사,실체의 상당 부분을 밝혀냈다. 또 의혹의 핵심으로 부각됐던 홍업씨 재산형성 과정 및 대선자금 관리 여부,국정원측과의 자금거래 규모에 대해서도 답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해도 수사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고,권력의 주위를 맴돌며 이권을 챙긴 사람들 역시 법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점을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이 이번 수사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남은 과제-검찰은 홍업씨측에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 등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신승남 전 검찰총장과 김대웅 고검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이수용 전 해군참모총장이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한 20억원의 성격등 수사 과정에서 파생된 의혹도 조사해야 한다. 홍업씨와 관련해서는 대선자금 11억원을 제공한 사람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또 홍업씨가 98년 이후 소비한 것으로 확인된 17억원 등 홍업씨 자금의 사용처도 밝혀내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당분간 수사팀을 유지하면서 파생 사건들을 수사하고 새로 제기되는 의혹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 美 M&A는 실패한 전략?

    미국 신경제의 엔진이 좀처럼 멈출 것 같지 않던 1990년대 후반 최고의 기업 성장전략으로 각광받던 기업인수·합병(M&A)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주된 이유는 M&A가 회사측 주장과는 달리 별다른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여기에다 최근 잇따라 터진 회계부정 사건들에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로 대규모 M&A에 대한 월가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했다. 지난 2000년 초대형 M&A를 성사시킨 기업들의 절반 이상의 주가가 대폭 떨어졌고 경쟁사보다도 낙폭이 훨씬 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갖게한다. ◇수그러든 M&A 광풍=올 상반기 미국에서 이뤄진 M&A는 2000억달러에 불과했다.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나 하락한 것이며,M&A가 절정에 달했던 2000년 상반기보다는 무려 77%나 떨어졌다. 2000년 기업 M&A비용은 34조달러로 최고를 기록했다.17분마다 지구촌 어디에선가 M&A가 이뤄졌다.1990년대 말 불어닥친 M&A 광풍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대하는 월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일기 시작했다.통신과 은행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촉진제가 돼 의약·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으로 확산됐다. ◇실패한 M&A전략=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신호에서 톰슨 파이낸셜과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0년 M&A를 성사시킨 상위 20개사중 11개사의 합병발표 1년뒤의 주가가 발표 당시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12개사의 주가 낙폭은 경쟁사보다 커 M&A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 이후 M&A를 한 회사들을 연구한 네덜란드 틸부르크대학의 한스 솅크 경제학 교수는 이들은 합병을 하지 않은 경쟁사들에 비해 생산성과 수익,특허출연 횟수,성장률 등이 약 17% 떨어진다고 주장했다.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매킨지도 1995∼1996년에 이뤄진 160건의 M&A중 17%만이 합병후 3년안에경쟁사들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M&A는 이론과 실제 상황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M&A가 성공할 확률이 아주 낮다는 것은 정설이다.하지만 최근의 M&A 실패사례들은 기업의 대형화 추세와 월가를 지나치게 의식한 CEO들의 판단 잘못에 기인한 점이 크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솅크 교수는 최근의 M&A 열풍을 게임이론으로 설명했다.한 회사가 M&A를 하면 경쟁사는 단순히 뒤처지지 않기위해 M&A를 실시,연쇄작용을 일으켰다는 것이다.또 M&A가 성장산업으로 부각되면서 실패할 줄 알면서도 이를 부추긴 컨설턴트와 투자은행 등도 문제다. CEO들의 독단과 이들에게 주어지는 엄청난 M&A 성공보수도 문제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CEO들은 M&A를 성사시킨 것만으로 성공보수를 받기 때문에 합병 이후의 상황까지 책임지려는 경향이 적다. ◇전망= 투자자들은 미래의 수익성보다 당장의 이익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있다.전문가들은 M&A가 향후 몇분기는 더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그 후 회복하더라도 과거 몇년간과 같은 열기는 되찾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뉴욕대 로버트 램 경영학과 교수는 “머지않아 진정한 시너지 효과와 수익성이 보장된다고 판단돼야만 사람들이 투자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월드컵 다시보기] (5)기자 방담

    2002한·일월드컵은 브라질이 우승의 감격을 누린 가운데 막을 내렸다.당초첫 승과 16강 진출을 목표로 삼은 한국은 연일 파란과 돌풍을 일으키며 아시아 첫 4강 신화를 이루었다.31일 동안에 걸친 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눈 월드컵 뒷얘기를 들어본다. ■안하무인 伊 ‘매너 후진국' 눈총 그야말로 ‘월드컵 외교’란 말이 실감나는 한달이었습니다.10여명의 전·현직 각국 정상들과 200여명의 VIP가 한국을 찾았습니다.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자녀들까지 동원,의전에 신경쓰느라 진땀을 흘렸다는군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인 네덜란드와는 마치 형제국처럼 돈독한 관계가 됐습니다.반면 오판시비와 음모설을 주장한 이탈리아와 스페인·포르투갈 등지에서는 한때 반한 감정이 증폭되어 교민 보호 주의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지요. ◆공연·전시·영화계는 월드컵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어요.미술·음악·연극·퍼포먼스·무용 등 많은 문화행사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열렸으나 성공한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2002 서울공연예술제’는 일부러 행사기간을 월드컵에 맞추어 6월초로 앞당겼지만,한국팀이 경기를 하는 날은 대학로가 인파로 가득차는 바람에 아예 공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입장권을 반값에 팔아도 객석은 10%도 차지 않았답니다.이런 현상은 극장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TV화면에 이희호 여사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잡힌 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대통령 부인이 ‘경기 관람 도중 깜빡 졸았다.’는 얘기가 퍼졌다면서요. ‘기도하는 모습’이 와전된 것이었다고 합니다.오히려 함께 경기를 본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이 여사가 경기 도중 간절히 기도를 올려 주위가 숙연해졌다.”며 어이없어 했습니다. ◆개막식에 초대된 한 부처 차관은 장관과 함께 줄을 서 들어가려다 “초대인 명부에 없다.”는 진행요원의 저지에 얼굴이 홍당무가 됐습니다.장관 전용 출입문이었다는 것이었지요.“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본지가 월드컵의 열기를 살리기 위하여 사용한 ‘대∼한매일’제호는 단연 압권이었습니다.금융감독원 로비에 근무하는수위는 출근하는 본지 기자를 보고는 갑자기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대∼한매일”을 외쳤습니다.출근하던 금감원 직원들이 모두 웃어댔죠.‘대∼한매일’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월드컵 4강 진출을 예언한 ‘족집게’점쟁이들이 뜬 반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울상을 지었습니다.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월드컵 기간 주가 상승을 예언했는데 상승은커녕 대폭락해 증시는 만신창이가 됐지요. ◆한 이동통신회사는 ‘응원 따라하기’CF로 전국민을 ‘붉은악마’로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자연스럽게 수천억원대의 광고효과도 얻었답니다.이 회사는 내심 놀라면서도 상업성 배제를 대박의 원인으로 분석하더군요.만약 ‘붉은악마’를 이용,노골적으로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했다면 국민들의 호응은 없었을 것입니다. ◆홈쇼핑과 편의점 등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린 반면 할인점과 호텔업계,인터넷 쇼핑몰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다만 월드컵 응원도구인 태극문양 상품과 ‘비더 레즈’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그나마 매출이 소폭 하락에 그쳐 위안이 됐답니다. ◆제4회 광주비엔날레는 월드컵 탓에 뒷전으로 밀려 ‘개점 휴업’이 됐습니다.기대했던 외국인 관람객도 거의 없어 울상을 지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이색적인 ‘선물’도 많이 받았습니다.제주도는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에 전원주택을 히딩크 감독에게 무상으로 주어 ‘히딩크 하우스’나 ‘히딩크 타운’으로 명명키로 했습니다.남제주군도 350년전 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한 안덕면 용머리 하멜기념비 주변에 히딩크 감독의 골 세리머니 동작을 형상화한 동상이나 선수들과 함께 있는 히딩크 동판을 제작,고마움을 표할 예정입니다. 네덜란드인 하멜이 지은 ‘표류기’의 무대가 된 전남 강진군은 명예국민증에 히딩크의 본적지를 ‘강진’으로 해줄 것을 법무부에 건의했습니다. ■한국팀 투지·열정 외신 찬사 월드컵 기간 동안 세계적인 스타들이 보여준 행동은 가지각색이었지요. 한국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폴란드의 선수들과 기자들이 대판 싸움을 벌였습니다.평소에도 다혈질로 알려진 토마시하이토는 기자회견장에서 대표팀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폴란드 기자와 20분이 넘게 설전을 벌였습니다. 보니에크 축구협회 부회장이 겨우 뜯어 말리긴 했지만 남의 나라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한거죠.꼭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폴란드는 결국 한국과 첫 경기에서 0대2로 완패를 했지요. ◆스페인은 월드컵 8강에 진출하자 체육부 차관을 한국에 급파하는 등 정부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총파업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파업의 기세를 꺾고자한 ‘정국타개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팀이 이탈리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심판 매수설’과 페루자구단의 안정환 파문 등이 일자 두 나라 국민사이에 감정적 대립까지 치달았습니다. 이탈리아팀의 오만함은 지나쳤지요.이탈리아는 한국과 16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장 출입이 가능한 믹스트존 카드 40장과 경기장 입장이 가능한 별도의 특별카드를 요구하는 등 규정에도 없는 요구로 한국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조직위에서 거절하자 “일본은 요구를 들어줬다.일본을 배우라.”는 등 무례한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꾸 이탈리아만 거론하는 것 같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다혈질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있습니다.이탈리아 선수들은 지난달 18일 16강전에서 한국팀에 패하자 다음날 새벽 숙소인 국민은행 천안연수원으로 돌아가 문짝을 부수었어요. 패배의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디리비오 선수의 방문이 파손된 것이지요.이탈리아 선수단은 연수원측에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답니다. ◆한국팀은 외신기자들에게도 인기 절정이었습니다.한국이 뛰어난 성적을 거둔데다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기술이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한 목소리로 칭찬하며 한국팀이 움직일 때마다 구름처럼 몰려 다녔어요. 처음 경주에 훈련 캠프를 차렸을 때만해도 국내 기자 20여명에 불과하던 취재진 규모가 스페인전이 끝난 다음날 미사리연습장에서 가진 회복훈련때는 100명을 훌쩍 넘겼지요.CNN,BBC,TF1 등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방송사가 총출동했습니다.한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브라질 방송사까지 결승상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듯 기웃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외신 기자들은 한국기자들에게 따뜻한 지지와 연대를 표시해 주더군요.한국과의 4강전을 앞두고 독일 새시쇄(Saeshishae)신문의 스벤 가이슬러 기자는 이탈리아가 8강전에서 탈락한 뒤 연신 심판 판정을 문제삼자 “이탈리아는 경기에 지면 항상 그런다.”면서 “신경쓰지 말라.”고 조언해줬습니다. ◆한국민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벌인 응원 열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반응이 많았지요.특히 젊은층들은 삼삼오오 모인 자리마다 ‘다음 경기 카드섹션 문구는 무엇인지’를 놓고 내기를 벌이는 경우까지 많았다고 하더군요. ◆붉은악마는 여름철 패션 유행을 아예 ‘레드’로 바꿔버리는 놀라운 힘을 발휘했습니다.패션업계는 앞다투어 레드를 이용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지요.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서 펼쳐진 응원은 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이었습니다.돗자리와 간식을 준비하는 등 가족 또는 친구,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요.시청처럼 전광판에 한발짝이라도 가까이 가려는 집착을 상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한국경기때마다 붉은악마들이 내건 대형 카드 섹션은 경기직전까지 베일에 싸였다가 ‘깜짝 공개’하는 방식을 택해 궁금증을 극대화했습니다.외신 기자들도 찬사를 많이 보냈지요. 한 중국 여기자는 ‘AGAIN 1966’,‘Pride of Asia’등은 쉽게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독일과의 4강전때 한글로 쓰여진 ‘꿈★은 이루어진다’가 등장하자 “무슨 뜻이냐.”고 묻더군요.‘Dreams come true.’라고 말했더니 알듯말듯 묘한 표정을 짓던 게 기억나네요. ■일부 미디어 담당관 추태 눈살 경기장 기자석은 본부석 좌우에 마련됐는데 객관적인 자세를 지켜야하는 만큼 아무리 뜨거운 승부도 ‘냉정히’지켜보는 것이 보통입니다.하지만 14일 포르투갈전에서만은 기자들도 ‘한국민의 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지성이 결승골을 넣은 뒤 ‘붉은 파도’가 경기장을 휘감자 기자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동참해 경기장을 온통 ‘파도의 물결’에 휩싸이게만들었습니다.그동안에는 몰려왔던 파도가 기자석에 이르면 잠잠해지다가 다시 일반관람석으로 이어지면 출렁이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거든요. ◆각 팀의 미디어연락관 등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은 ‘옥에 티’였습니다. 물론 대다수 자원봉사자들은 헌신적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하지만 일부는 엉뚱한데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민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한국조직위원회가 각국에 파견한 미디어담당관의 일부가 보여준 안하무인격인 행동도 지적됐어요.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인포뉴스에 각국 팀의 훈련 일정 및 기자회견 일자와 시간을 조정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팀의 미디어담당관은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의 바에서 매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거나 애인을 호텔 숙소로 불러들이는 것이 기자들에게 목격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어요.또다른 미디어담당관은 일정을 문의하기 위해 전화한 기자에게 욕설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지구촌을 한 달 동안 뜨겁게 달군 월드컵이 큰 탈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하지만 문제점 또는 보완,반성해야 할 대목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9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잇따라 개최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더욱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우선 교통 숙박 등 관람객들을 위한 기반시설에 문제가 많았다고 봅니다. 특히 각 지자체가 지정한 ‘월드인’은 가격은 턱없이 높은 반면 시설은 대부분 형편없이 뒤떨어져 국내외 이용객으로부터 큰 불만을 샀습니다. ◆한·일 조직위원회를 가장 속앓이시켰던 곳이 FIFA와 숙박 및 입장권 판매대행 계약을 맺은 바이롬(Byrome)사였습니다. 바이롬은 개막식을 4∼5일 앞두고도 입장권 10여만장을 조직위로 보내지 않아 관계자들을 애태웠음은 물론이고 입장권을 구입한 축구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어요. 덕분에 조직위와 축구협회 게시판은 입장권 구입과 관련된 불만이 폭주했습니다.FIFA의 입장 무표명에 따라 정확한 원인과 배경이 밝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기술적 역량도 없고 회사규모도 적은 바이롬의 경험 부족에 따른 업무혼선으로 정리됐습니다.조직위가 나중에는 입장권 파문과 관련된 정확한 원인과 배경 등을 조사해 FIFA 및 바이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조직위가 보인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지요.쏟아지는 축구팬들의 불만과 비판을 모두 바이롬사에만 전가한 것도 좋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정리 박홍기 박록삼기자 hkpark@ ▲월드컵 취재팀 박해옥 곽영완 서동철 임창용 임병선 최병규 이기철 이동구 이종락 송한수 김성수 박준석 조현석 김재천 류길상 박록삼 안동환 ▲국제팀 황성기 도쿄특파원 김규환북경특파원 백문일 워싱턴특파원 유세진 김균미 박상숙 ▲사회교육팀 이창구 구혜영 이영표 윤창수 ▲전국팀 김영주(제주)최치봉(광주) 이천열(충남) 강원식(울산) ▲정치팀 김수정 ▲경제팀 주병철박정현 ▲산업팀 류찬희 강충식 김경두 ▲문화팀 김소연 이송하 ▲사진팀 이종원 김명국 손원천 이언탁 안주영 도준석
  • 한·일 월드컵 폐막식 “”2006년 독일서 만나요””

    (요코하마(일본) 송한수 류길상 특파원) 30일 브라질과 독일간 결승전이 열린 일본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는 ‘꿈의 정류장’이라는 제목으로 경기 시작 1시간40분 전인 오후 6시20분부터 25분 동안 식전 행사가 열렸다. 일찌감치 자리잡은 7만 2000여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 속에 시작된 이날 행사는 세계인의 꿈을 담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훌륭하게 치러졌고 이제 절정에 다다랐다는 내용을 일본의 전통 문화로 표현했다. 출전 32개국 선수단과 응원단의 환희와 실망을 담은 동영상이 경기장 양쪽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상영된 것을 시작으로 식전행사가 시작됐다.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국기가 본부석 앞에 배치된 가운데 한달 동안 열전을 치른 나머지 출전 30개국의 대형 국기가 관중석 상단에서부터 내려와 운동장 외곽에 정렬한 뒤 피날레를 장식한 브라질과 독일의 국기가 그라운드 중앙을 수놓으면서 본격적인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장엄한 북소리에 맞춰 일본의 축제에 사용되는 대형 가마(미코시)를 수백명의 장정이 들쳐 메고 운동장 외곽을 돌았고,기모노를 차려 입은 여인들도 골라인 뒤에서 박수로 관중들의 흥을 돋웠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이국의 정취에 흠뻑 빠져든 순간 갑자기 북소리가 빨라진다 싶더니 닌자 복장을 한 수십명이 커다란 천을 들고 운동장 중앙으로 나왔고 중앙에 바람을 넣어 금세 후지산 모형을 만들었다. 관중들의 환호가 울려퍼지는 순간 한국과 일본의 가수가 함께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불렀고 화려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결승전이 시작됐다. 결승전 종료 휘슬과 동시에 지구촌의 장래를 짊어진 어린이들의 희망을 담은 종이학 270만여마리가 하늘로 날아 오르면서 폐회식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이 행사에 사용된 종이학은 일본열도 전역의 국민들이 참여해 각자의 소원을 새겨 넣었다. onekor@
  • [씨줄날줄] 꽃게

    꽃게는 암컷은 암갈색,수컷은 짙은 녹갈색으로 삶으면 새빨개진다.꽃게찜,꽃게탕,꽃게장 등 식용으로 사랑받는다. 얕은 바다나 내만(內灣)의 수심 30m쯤 되는 모래바닥에 사는 꽃게는 산란기인 5∼9월 중국 양쯔강 하구에서 한반도 서해로 이동한다.한반도 수역에서는 서산 앞바다와 연평도 사이가 최대 서식지다.7∼8월 산란기를 전후한 4∼6월과 9∼11월이 꽃게잡이의 적기다. 북한에서 꽃게는 외화벌이의 중요한 수단이다.특히 해군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사업이다.북방 한계선(NLL) 인근의 꽃게 황금어장에는 북한의 해군사령부 소속 어선들만 조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해교전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지만 99년 연평해전과 마찬가지로 외화벌이 할당량을 채우느라 꽃게잡이 어선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으켰을 수도 있다. 연평해전과 서해교전 모두 6월에 발생한 것은 북한과 남한이 산란기인 7월부터는 꽃게잡이를 금지하기 때문이다.산란기를 바로 앞둔 6월 말은 꽃게잡이의 절정기다. 남한의 중형 어선은 이틀만조업을 하지 못해도 7000만∼8000만원의 손해를 본다고 한다. 북한은 우리측이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한다. NLL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남한측은 53년 이후 NLL이 50년 가까이 실효적으로 인정돼 왔으므로 ‘응고됐다.’고 주장해 왔다.그러나 북한의 배들이 그동안 한해에도 수십차례씩 NLL을 침범했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북한은 연평해전 이후 ‘서해 5도 통항 질서’를 발표해 서해 5도 북쪽에 설정된 NLL은 인정할 수 없으며,남한에서 서해 5도에 이르는 뱃길을 제외하고는 자신들의 해역이라고 주장했다.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 어선들은 NLL남쪽에서도 당당하게 꽃게잡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연평해전과 서해교전은 남북한의 영해분쟁이지만 꽃게잡이가 빌미가 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남북한이 긴장완화를 원한다면 꽃게분쟁이 다시는 해역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협상을 벌여 공동 어로 구역을 설정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듯 싶다. 황진선 논설위원
  • 정몽준 월드컵조직위공동위원장 인터뷰 “”韓日 정기전·中포함 챔피언리그 추진””

    정몽준 2002한·일월드컵 한국조직위원회(KOWOC) 공동위원장 겸 대한축구협회장은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남게 됐다.”며 월드컵의 성공 개최로 국가 위상이 제고됨과 동시에 국민화합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29일 터키와의 3,4위전이 열린 대구로 내려가기 직전 축구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될수 있도록 도와준 국민과 정부,각 기관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거취에 대해 “대회 기간중 몇차례 만나 한국에 남을 것을 요청했으나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창 무르익은 신당 참여설 등 정치 행보에 관한 질문에는 “월드컵이 끝나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2002한·일월드컵대회 전반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도록 도와주신 국민 여러분과 정부,민간단체,언론 등에 감사 드립니다. 이번 월드컵은많은 분들이 우려한 것과는 달리 안전부문에서 단 한건의 사고도 보고되지 않은 그야말로 완벽한 ‘안전 월드컵’이 됐습니다.시설과 대회 운영면에서도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대표팀이 거둔 성과도 성공적이었습니다.우리 대표팀이 이번에 거둔 성과는 과거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것에 비추어볼 때 얼마나 값진 것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경기장 밖에서 거둔 성과 또한 적지 않습니다.그 첫째는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이고 둘째는 경제에 활력소가 됐다는 사실입니다.세계 각국의 언론은 2002월드컵이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였다고 평가했으며 국내 연구기관들도 앞으로 한국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매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국민 화합입니다.월드컵이 열리기 전만 해도 대회 기간중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연말에 대통령 선거가 있어 국민화합이 쉽지 않으리라 우려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광화문 네거리와 전국의 주요 광장 등으로 몰려나온 붉은 물결은 우리 민족의 단합을 전세계에 과시한 하나의 쾌거입니다. 일본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습니다.월드컵 공동개최와 한국의 거듭된 선전으로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한 예로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에 대한 일본 내 TV 시청률이 50%에 달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의 4강진출 원동력과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원동력은 바로 우리 국민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6월 한달 동안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쳤다는 것은 가장 값진 수확입니다.700만 명의 길거리 응원단을 비롯해 4700만 국민과 570만 해외 동포가 일치단결하여 민족 정신을 보여주었습니다.경기장 안팎에서 한국인이 한마음이 되어 펼친 붉은 물결의 응원은 한국의 대표브랜드로 전세계인들에게 각인되었습니다.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동반된 한국의 4강 진출이 주는 의미도 국민 화합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축구장에는 호남 영남 서울이 따로 없었습니다.이번 대회 기간 일어난 국민 단합 현상이 우리나라를 진정한 공동체로 만들어내는 힘이 될 것입니다.그리고 대회 개최 능력과 축구 실력 모두에 대해 의구심을 품은 외국인들에게 우리 민족의 역량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개최와 4강이 남긴 중요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열광적 분위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되겠습니다.축구협회장으로서 월드컵 이후의 구상과 비전을 밝혀주십시오.유소년 축구와 프로축구 활성화,저변 확대 등 과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정부에서 6개 지역에 프로축구단 창설을 정책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유도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월드컵을 통한 국민 단합이 많은 감동을 준만큼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시민들이 함께 나선다면 프로팀 창단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한 기업이 프로팀을 만드는 것이 힘들 경우 여러 기업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협회에서는 기존의 ‘한국축구 10대 과제’를 새롭게 손질해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우선 육·해·공 3군 축구팀을 부활시키고 상무팀의 인원을늘리는 것과 함께 프로축구 1부리그에 참여토록 할 것입니다.협회 등록 규정도 개선해 직장 축구팀과 동호회 등도 일정 조건을 갖추면 정식 등록팀으로 인정할 계획입니다.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지방 언론사 주최 전국 대회를 순차적으로 폐지해 이를 권역별 리그로 통합해 나갈 것입니다. 이밖에 내년부터 프로구단에 유소년팀 보유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프로축구를 1,2부로 나누어 진행하면서 매년 성적에 따라 1부 하위팀들을 2부로 떨어뜨리는 ‘업다운’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입니다. 여자 축구팀 창단 유도,우수지도자 육성,협회의 행정력 제고,안정적 재정확보 등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우리가 16강에 진출하리라 생각하십니까. 현재의 대표팀 구성을 살펴볼 때 박지성 이천수 최태욱 차두리 같은 선수는 20대 초반입니다.이들이 주축을 이루는 2006년이 되면 한국은 한층 더 강해져 있을 것입니다.이번 대표팀에 훈련 멤버로 참여한 청소년 대표 선수들도 좋은 재목들이고 유럽과 남미에서 유학중인 어린 선수들도 기량이 뛰어나다고 들었습니다.2∼3년 뒤 이들이 국가대표팀에 소집되고 좋은 지도자 아래서 조련되면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히딩크 감독의 거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그가 만약 떠난다면 다음에도 외국인 감독을 영입할 생각이십니까. 만났다는 사실을 일체 공개하지 않기로 전제한 상태에서 대회 기간 중 히딩크 감독을 몇차례 만났고 한국팀을 계속 지도해 주도록 요청했습니다.당사자의 답변이 아직은 유보적이라 지금 당장 뭐라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대회 이후 다시 한번 요청할 생각입니다. 짐작컨대,히딩크 감독은 지금 지도자로서 최고 절정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월드컵이라는 최고의 대회에서 4강을 이룬 그가 당장 있을 아시안게임 등에 흥을 내기가 쉽지는 않겠지요.예를 들면 소잡는 데 쓰던 칼을 닭 잡는 데 쓰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그가 떠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후임 문제를 논의해야겠지요.외국인을 영입할지 여부도 그때 가서 다 함께 논의할 생각입니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은 아시아 축구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촉매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아시아 축구의 동반 발전을 위한 방안을 밝혀주십시오. 이미 지난해 한·중·일 프로리그 챔피언끼리 내년초부터 대회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그러나 세나라의 리그를 완전히 통합하는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다만 유럽에서 각국 리그 챔피언끼리 겨루는 챔피언스리그가 있듯이 한·중·일 3국도 이런 문제를 점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일 정기전의 부활도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한 좋은 방안이 될 것입니다.월드컵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한국과 일본에 세워진 좋은 시설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도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 월드컵을 남북 화해의 장으로 활용하려던 몇가지 시도가 무산됐습니다.앞으로 추진할 남북관계 개선 방안은 무엇입니까. 이번 월드컵에 북한 축구인이나 협회 관계자가 직접 참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노력했는데 뜻대로되지 않아 무척 아쉽습니다.하지만 축구를 통한 교류가 앞으로도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이번 월드컵 때 북한이 이전과는 다르게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FIFA 총회를 전후해 조제프 블라터 회장에 대한 반대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그같은 일련의 상황이 자신의 FIFA내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십니까. 선거 때의 대립은 대립이고 결과에는 흔쾌히 승복했습니다.그러나 그 승복이 블라터 회장이 저지른 실정과 과오까지 덮어두겠다는 뜻은 아닙니다.앞으로도 지속적으로 FIFA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FIFA 내부에서도 블라터 회장에 대한 반대세력이 만만치 않으므로 그가 취할 운신의 폭은 한결 좁아질 것입니다. -정치권에서 신당 참여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는데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십니까. 월드컵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그때 가서 향후 입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월드컵이 끝나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할 생각입니다. 박해옥기자hop@
  • 월드컵/ 브라질-터키, 역시! 호나우두

    브라질의 ‘호나우두 카드’가 적중한 한판이었다. 브라질은 부상으로 출장이 불투명했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를 선발 출장시키면서 승리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터키는 패기를 앞세워 역습으로 맞섰지만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브라질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전반 초반은 터키의 페이스였다.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문전까지 쉽게 파고들면서 브라질 수비진을 흔들어 놓았다.반면 브라질은 터키의 압박수비에 막혀 자주 패스가 끊기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의 공격력은 그러나 전반 20분이 지나면서 서서히 살아났다.그러나 다소 긴장한 탓에 수차례의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21분 카를루스의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고 히바우두의 중거리슛이 터키 골키퍼 뤼슈튀의 선방으로 무산됐다. 골은 후반 휘슬이 울린 뒤 4분 만에 터졌다.호나우두가 에드미우손의 패스를 받아 20여m가량 현란한 드리블로 치고 들어갔다. 터키 수비수 3명이 순식간에 에워쌌지만 절정의 골 감각을 보유한 드리블의 귀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넘어질 듯하면서도 넘어지지 않는 삼바 스텝으로 터키의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까지 치고 들어온 호나우두는 오른쪽 발끝으로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승기를 잡은 브라질의 공세는 계속됐지만 이변의 돌풍을 일으키며 준결승까지 올라온 투르크 전사들도 골키퍼 뤼슈튀의 선방속에 마지막 투지를 불태웠다. 터키는 후반 18분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린 일한 만시즈를 투입,마지막 승부를 걸었고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후반 35분 샤슈가 상대 골지역 왼쪽에 있던 하칸쉬퀴르에게 패스했고 이번 대회에서 이름값을 제대로 못한 하칸쉬퀴르는 브라질 수비를 등지고 몸을 180도 틀면서 오른발 슛을 날렸다.그러나 공은 브라질 골키퍼 마르쿠스의 손에 걸렸고 터키는 더이상 추격할 힘을 잃었다. 사이타마(일본) 황성기특파원 marry01@ 양팀 감독의 말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 이번 대회는 처음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결승까지 갈 것이라 믿었고 오늘 마침내 이뤘다.오늘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서 매우 좋은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이 맞았다.오늘 브라질 팬들은 매우 행복할 것이다.브라질 팬들은 결승에서 또 한번 좋아서 펄쩍 뛰게 될 것이다. ◇셰놀 귀네슈 터키 감독= 경험이 없는 데다 터키 국민들의 기대가 너무 컸다.그래도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실수를 적게 했다.터키 국민들에게 결승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알리지 못해 매우 미안하다.브라질은 매우 재능있는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다.결승전에서 만날 독일은 비교적 쉬운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씨줄날줄] 패자의 수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이탈리아가 월드컵 16강 전에서 한국에 완패당하자 구설을 만들어 세상을 뒤숭숭하게 하고 있다.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이 심판의 판정을 물고 늘어지며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불을 지폈다.이탈리아 언론들은 한술 더 떠 음모론까지 덧칠했다.이탈리아 사람들은 현지 교포들에게 빈 병을 던지는 화풀이를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이탈리아의 행패는 페루자 축구팀 구단주가 골든골의 안정환 선수를 방출하기로 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세계의 언론은 앞다투어 이탈리아를 꾸짖고 나섰다.그리고 한국 축구의 승리를 평가하고 축하했다.프랑스의 르 몽드는 ‘이탈리아 대표팀이 도둑이라고 소리치지만,제 허물을 가릴 수 없다.’며 이탈리아 감독의 억지를 일축했다.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은 우승컵도 거머쥘 수 있다고 실력을 평가했다.워싱턴 포스트,주간지 타임 등 미국의 언론도 한국 축구 칭찬에 침이 말랐다.그런가 하면 러시아의 이즈베스티야는 연장전 전반에 퇴장당한 이탈리아의 토티는 유럽에서도 ‘할리우드액션’을 잘 쓰기로 소문난 선수라고 판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영국의 BBC방송은 안정환 선수에 대한 페루자 축구팀의 분풀이에 대해서도 어이없다며 어린애 타이르듯 나무랐다. 이탈리아는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알아 채는 데 사흘이나 걸렸다.국영(國營) 라이(RAI) 1TV는 월드컵 특집 프로에서 ‘우리의 잘못이 많았다.’며 때늦은 후회를 늘어 놓았다고 한다.바로 엊그제 ‘한국은 개고기를 먹는 나라’라고 헛소리를 해댔던 방송이다.이탈리아 축구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정신력 부재에 일부선수는 노쇠했다는 지적을 입 밖에 내고 싶지 않다.자기네 나라로 돌아가면서 보금자리로 삼았던 국민은행 연수원 객실 문을 주먹으로 쳐서 부셔 놓고 간 그들에게 무얼 얘기하겠는가. 이탈리아는 로마제국의 나라다.피사의 사탑이 있고 음악의 나라이기도 하다.젊은이들은 한번쯤 꼭 가보고 싶다며 로마 도심의 트레비 분수를 얘기하곤 한다.로마제국은 후손들에게 이름만 물려 주었지 패자는 말이 없어야 한다는 지혜는 가르쳐 주지 않았나 보다.자기가 마신 우물을 침 뱉고 떠나면 안 된다는 예의조차 일깨워 주지 않았나 보다.피사의 사탑을 보고 살아선지 세상을 똑바로 볼 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한국은 스페인과 8강전을 치른다.그리고 4강전도 치를 것이다.앞으로는 제발 월드컵 축구에서 이겼다고 구설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인학/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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