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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증시 산타랠리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11일(현지시간) 18개월만에 1만선을 돌파함으로써 본격적인 상승세를 예고했다.다우지수는 지난 9일 잠시 1만선을 돌파했다 주저앉은 것과 달리 이날 심리적 저항선인 1만선을 끝까지 지켜내 연말 ‘산타 랠리’를 구가하며 재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부풀게 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대비 0.9% 오른 1만 8.16을 기록했다.나스닥 지수도 2%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8개월래 최고치를 경신,랠리를 이어갔다.다우존스 지수가 지난해 5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1만선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0월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 조기 인상을 우려해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이로 인해 풀어졌고, 안심한 투자자들은 최근 호전된 경제지표에 눈을 돌릴 수 있었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0.9% 증가했으며제조업 부문도 20년만에 최고 성장세를 보였다.고용부문도 개선 조짐을 나타내고 기업 실적은 절정기였던 지난 2000년 수준을 회복하는 등 잇따른 호재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웰스 캐피털의 제임스 폴슨 분석가는 “긍정적 경제지표들이 주식시장의 논점을 바꿨다.”며 “이제 시장이 언제 회복될 것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강하게 오래 성장을 유지할 것이냐가 문제”라며 낙관론을 폈다. 여기에다 지난 3분기 8.2%라는 20년만의 최대 성장을 이룩했던 미 경제가 4분기에도 4%대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져 연말 랠리의 요건이 충분히 갖춰졌다는 평가다.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 수석 증시 전략가는 내년말 S&P500 지수가 현재보다 17% 오른 1250포인트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투자자들을 더욱 들뜨게 만들고 있다. 반면 상승장에 대한 걸림돌도 여전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이라크 문제와 추가 테러 위협이 우선 거론된다.이라크 전후 처리가 지연될수록 미국의 재정적자는 천문학적으로 급증,불어나는 경상수지 적자와 더불어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이날 발표된 10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418억 7000만달러로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서는 달러 약세가 강세장을 해치는 가장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달러는 지난 달부터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올들어 13.9%나 하락했다.달러 하락이 멈추지 않는다면 금리 조기 인상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성숙해진 앨런 기대하세요”연극 ‘에쿠우스’ 주연 조재현· 연출 김광보씨

    올 한해 충무로와 대학로에서 가장 바쁜 날들을 보낸 두 남자가 만났다.영화배우 조재현(38)과 연극연출가 김광보(39). 조재현은 지난 1월 TV 드라마 ‘눈사람’을 시작으로 ‘청풍명월’‘목포는 항구다’‘맹부삼천지교’ 등 세편의 영화에 내리 출연해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며 눈코뜰새없이 지냈다.연극 ‘인류 최초의 키스’부터 ‘산소’‘당나귀들’‘프루프’‘웃어라 무덤아’까지 연달아 5편의 흥행작을 내놓은 김광보도 그에 못지않다. ●최민식 대타로 13년전 5대 ‘앨런' 발탁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이들이 작심하고 의기투합한 무대는 내년 1월29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막올리는 연극 ‘에쿠우스’.지난 20년간 대표작들만 뽑아 연중시리즈로 기획된 ‘연극열전’의 첫번째 대극장 작품이다. 조재현이 13년 만에 주인공 ‘앨런’역으로 복귀하는 데다 근래 가장 주목받는 김광보 연출가가 가세한다고 해서 벌써부터 연극계 안팎의 기대와 관심이 대단하다. 지난 8일 늦은 오후,서울 혜화동 연습실에서 첫 대본연습을 막 끝낸 두사람과 마주했다.“오랜만에 대본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조재현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그에게 ‘에쿠우스’의 앨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1991년 신인배우였던 조재현은,강태기 송승환 최재성 최민식의 뒤를 이어 5대 앨런으로 발탁되면서 비로소 배우로서의 이름 석자를 세상에 알렸다.‘에쿠우스’는 말의 눈을 찔러 실명하게 한 소년 앨런과 그의 심리상태를 추적하는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이다. “그땐 최민식 선배 대타였어요.갑자기 앙코르 공연에 투입되느라 한달도 채 연습을 못하고 무대에 섰는데 그게 무려 8개월이나 가더군요.” 앨런은 당시 모든 20대 남자배우들의 꿈이었고,조재현은 자신에게 다가온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은 한창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에게 ‘초심’을 되돌아보게 하는 무대이기도 하다.“굳이 더 잘해야겠다는 강박관념은 없어요.다만 그때는 어려서 배역을 얼마나 잘 흉내내느냐에 급급했는데 이젠 좀더 진실되게 앨런의 내면을 표출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한살차이 20년지기 ‘라이벌로 친구로' 하지만 마흔을 눈앞에 둔 나이에 17살 소년의 감성을 연기하는 일이 그리 만만치는 않을 터.김광보 연출가도 처음엔 이 점이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배우지만 좀 무리가 아닐까 싶었는데 오늘 첫 연습을 하면서 기우라는 걸 알았습니다.다른 배우라면 몰라도 조재현이라면 가능하구나 싶었지요.” 한살 차이인 두 사람은 20년 지기이다.80년대 중반 조재현은 부산 경성대 연극반 주연이었고,김광보는 가마골소극장의 주연 배우였다.그때 김광보의 연기를 봤던 조재현은 “자존심에 잘한다고는 못하고,참 열심히 하더라는 얘기만 했다.”는 기억을 떠올리며 웃었다.김광보는 연출가로 데뷔하기 이전 배우와 조명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았다. 두 사람은 1989년 이윤택 연출가의 ‘청부’에서 각각 주인공과 조명감독으로 만난 이후 처음으로 이번에 공동작업을 하게 됐다. ●말의 형상화등 비주얼한 부분 강조 김광보 연출가에게도 이번 ‘에쿠우스’는 새로운 도전이다.1975년 초연 이후 극단 실험극장의 자존심이 된작품에 ‘치기어린 장난’은 하지 않을 생각.“작품 해석을 다르게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합니다.대사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대신 말(馬)의 형상화 등 비주얼적인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이전 작품들과 차별성을 만들어내겠습니다.” 이 시대의 명배우 조재현과 흥행연출가 김광보가 빚어낼 환상의 호흡이 벌써 궁금해진다. 이순녀기자 coral@
  • ‘살인독감’ 푸젠A형 전세계 급속 확산

    |파리·런던 AFP 연합|올 겨울 전세계적으로 30년만에 최악의 독감이 유행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2일 북미와 유럽,타이완 등지에서 ‘살인 독감’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독감 유행은 연례적인 것이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 데다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도 기존 백신에 상당한 저항력이 있는,새 변종인 ‘푸젠(福建)A형’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이번 독감은 항공교통의 발달 등으로 전염속도가 빨라져 세계1차대전 때보다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1918∼1919년 ‘스페인 독감’이나 올해 전세계를 강타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처럼 치명적일 수도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푸젠성에서 발원한 푸젠A형 독감은 고열과 인후통,두통,관절통 등의 증세를 수반하며 심하면 폐렴과 심장병을 유발해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다수의 독감 환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프랑스의 보건당국은 이번 독감의 절정기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까지 환자가 200만명이나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영국에서도 독감 피해가 확산,이미 어린이 7명이 사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1월15일까지 11개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독감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타이완의 쑤이런(蘇益仁) 위생서 질병통제국장은 지난 주말 독감에 걸린 남자 어린이가 푸젠A형 독감환자로 확인됐다면서,독감확산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독감예방운동을 국가적 차원으로 전개키로 했다고 2일 말했다.홍콩 위생서는 이번 독감이 중국을 통해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의 최고위 의학담당관 리엄 도널드슨 박사는 “이번 독감은 어린이들을 주로 공격하는 특성이 있거나 어린이들이 이에 취약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천식,당뇨,심장이상 등 만성질환 어린이들은 반드시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창단 25주년 기념공연 따로따로 아쉬운 신명

    ●‘사물놀이' 원조는 김덕수·최종실·이광수·김용배 이른바 원조 사물놀이 멤버들을 놓고 시중에서는 엇갈린 주장이 힘을 겨룬다.“한데 모여야 더 힘을 쓰지….”라는 사람이 많지만 “사물놀이가 궤도에 올랐으니 흩어져 자기 색깔을 찾는 것도….”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물놀이 창단 25주년을 맞아 멤버들이 따로따로 기념공연을 준비하면서 논란은 절정에 이른 느낌이다. 원조 사물놀이는 장구의 김덕수와 징의 최종실,북의 이광수,꽹과리의 김용배 네 사람을 말한다.1978년 2월 공간사랑에서 열린 ‘전통음악의 밤’에 ‘웃다리 풍물-경기 충청가락’을 발표한 구성원은 조금 달랐지만,다음해부터 만장에 소박하게 내걸었던 팀 이름 ‘사물놀이’를 순식간에 보통명사로 탈바꿈시켜 간 것은 이 넷이다. 이 가운데 김덕수가 ‘사물놀이 탄생 25주년 기념 난장 페스티벌’(02-762-7300)을 2∼7일 호암아트홀에서 갖는 데 이어 ‘사물놀이 창단 25주년 기념공연 최종실의 소리여행’(031-676-8276)이 1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된다. 잘 알려진 대로 원조 사물놀이의 상쇠 김용배는 1986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이광수는 평생 족쇄가 되어버린 마음의 병이 도지는 바람에 최근에는 세상에 미안함을 느끼며,스스로를 추스르는 시간을 갖고 있다. 김덕수와 최종실이 따로따로 무대를 갖는 것을 두고는 “25주년이라는데 이런 날도 안 모이다니….”라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지난 98년 20주년을 맞아 제각각 공연했을 때는 나오지 않던 얘기라 당사자들도 조금은 당혹스러운 듯하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한데 모였던 것은 1994년 6월.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사물놀이 발전기금 마련을 위한 무대를 가졌다.당시 네 사람은 ‘살아있는 전설 다시 한 무대에 서는 사물놀이’라는 거창한 제목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대형무대를 꾸몄다.이날 김용배의 자리는 강민석이 채웠다. ●1994년 6월 마지막으로 한무대에 원조 사물놀이는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는데,참석한 사람들에게는 소고(小鼓)에 이름을 자필로 나란히 써주었다.농담을 보태자면,이들이 앞으로 다시 모이지 않아야 기자가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이 소고의 값어치도 그만큼 높아질 텐데…. 어쨌든 남아있는 김덕수와 최종실 이광수 세 사람은 음악이든,인간이든 서로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다른 듯하다. 김덕수와 이광수는 1999년 3월 안숙선 명창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함께 공연을 갖기도 했다.이광수는 아직도 “아내보다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이 다시 모이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최종실도 이광수를 두고는 “변치 않는 우정으로 아끼고,정을 나누고 있다.”고 말한다.반면 김덕수와는 “공연장에서 가끔 만나기는 하지만 교류가 없다.”고 밝혔다.나아가 “사물놀이는 혼자서 이룰 수 있는 장르가 아닌데도,어느 개인이 만든 것처럼 비쳐져 속상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김덕수보다는 그렇게 인상지워 놓은 세상에 대한 항변일 것이다.김덕수도 최종실에 대해서는 “나의 음악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면서 견해차이가 존재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한때 음악활동을 함께했다고는 해도 25년이라는긴 세월이 지났고,이제는 50대 나이에 접어들어 나름대로 예술관(觀)이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뭉칠 것’만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서로의 음악과 인간에 대한 견해차이 역시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원조 사물놀이는 뭉쳐서 한국사람을 대표하는 정서가 한(恨)이 아니라 신명이라는 사실을 일깨웠고,국제사회에서 이를 널리 각인시켰다.그렇지만 흩어져서 한 일은 더욱 많다. ●‘따로 또 같이' 한국 타악의 힘 알려 뛰어난 기획력의 소유자인 김덕수는 사물놀이라는 ‘신앙’의 전도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물놀이 한울림 예술단’을 만들었다. 세계풍물겨루기대회 등으로 국제적 보급에 힘쓰는가 하면,상설극장을 오는 11일 부천 상동영상단지에 개관하는 등 사물놀이의 ‘큰집’을 지키는 데 필요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최종실은 한국을 ‘세계 타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사물놀이의 리듬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의 리듬도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그의 제자들은 지금도 세계 각국의 타악리듬을 배워 새로운 한국적 전통을 찾아내는 데 여념이 없다. 이광수는 몸과 마음으로 전통적 풍류정신을 곧이곧대로 잇고 있는 이 시대의 마지막 남사당패 소리꾼이다.절절한 인간적 고뇌를 담은 그의 비나리가 얼마나 가슴저미게 하는지는 직접 접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사물놀이에 가렸던 남사당패의 음률이 그를 통하여 세상에 제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30주년엔 함께 하는 공연 볼 수 있길 세상을 버린 김용배가 남겨놓은 것도 많다.원조 사물놀이를 떠나 정착한 곳은 국립국악원으로,그는 당시에는 이웃했던 국립국악고에도 사물놀이를 퍼뜨렸다.국악원과 국악고라는 ‘제도권’을 공략한 것은 남사당패 출신이 주축이 된 원조 사물놀이로서는 획기적이었다.이후 사물놀이가 어떤 계층에도 쉽게 받아들여진 데는 김용배가 있었다. 원조 사물놀이 멤버들이 앞으로 할 일은 이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오히려 흩어져 있어야 더욱 전통예술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그렇다 해도 2008년 30주년에는,오랜만에 마음을 활짝 열고 친구들을 만나 장구 징 북 꽹과리를 함께 두드려보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서동철기자 dcsuh@
  • “美 경제성장 절반은 이라크 효과”한은 “한국경제 타격 줄 수도”

    미국경제의 급격한 회복세는 이라크전쟁에 따른 막대한 군비(軍費) 지출에서 비롯됐으며,이는 당장이야 약(藥)으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경제에 독(毒)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이 경우,대미 경제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최근 이라크 전비 확대가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중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3.1% 가운데 절반 이상인 1.75%포인트가 국방관련 지출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 2분기 중 국방비 지출은 전분기보다 45.9% 증가했다.이에 따라 2004 회계연도 미국 국방비는 사상 최고 수준인 5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베트남전쟁이 절정에 달했을 때(연간 4333억달러·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조정한 금액)보다도 많은 액수다. 특히 이라크 파병으로 고용사정도 크게 나아진 것으로 분석됐다.미국은 현재까지 17만 4403명을 징집함으로써 이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임시직 고용이 늘었다. 보고서는 그러나 “지금까지 미 의회의승인을 받은 이라크전쟁 비용만 해도 1501억달러로 2004회계연도에 4800억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되고 있다.”며 “막대한 재정적자가 향후 미국 및 세계 경제 성장에 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보고서는 특히 금리인상 가능성을 지적했다.재정 악화는 통상 장기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1000억달러(미국GDP의 1%)의 재정적자는 장기금리를 0.25∼0.50%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따라서 5000억달러에 육박할 미국의 재정적자는 장기금리를 1.25∼2.5%포인트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아직 민간부문 자금수요가 크지 않아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나 경기회복이 본격화할 경우 국방지출과 민간부문간 경합으로 금리가 상승,경기회복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지금까지는 국방지출 확대가 경기부양에 기여했으나 향후 경기회복으로 민간부문 자금수요가 증가해 금리가 뛰면 투자위축 및 경제효율성 저하가 예상된다는 논리다. 김태균기자
  • 세계청소년(20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조국·동현 적진을 헤집는다

    정조국(안양)-김동현(오이타) 투톱이 ‘전차군단’ 격파의 선봉에 선다. 20년 만의 4강 신화 재현을 노리는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30일 새벽 1시30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강호 독일과 세계청소년(20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본선 F조 첫 경기를 갖는다.한국과 독일 청소년대표팀의 사상 첫 대결인 이번 경기는 2002한·일월드컵 준결승에서 ‘형님 대표팀’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이기도 하다. 박성화 감독은 독일과의 첫 판이 16강 진출 여부에 결정적인 변수인 점을 의식한 듯 총력전 태세를 갖췄으며,4-4-2 전형을 바탕으로 공수 조직력에 승부를 걸 생각이다.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는 정조국-김동현 투톱은 측면과 후방의 화력 지원을 업고 독일 골문을 열어 젖힐 준비를 마쳤다.그동안 청소년팀 경기에서 정조국은 15골,김동현은 10골을 넣었다.올해만 해도 정조국이 6골,김동현이 2골을 기록중이다. 정조국은 “첫 경기를 기다렸다.반드시 내 발로 첫 골을 넣어 4강으로 가는 첫 단추를 꿰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웠고,김동현도 “첫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전력을 다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이들에게 알 나얀 스타디움은 ‘승리의 그라운드’이기도 하다. 지난 1월 4개국친선대회 아일랜드전에서 정조국과 김동현은 전·후반 릴레이골을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끈 경험이 있다.박 감독은 또 후반에는 부상을 털고 일어선 ‘특급 조커’ 최성국(울산)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투입해 공격 전술의 변형을 꾀한다는 복안도 세웠다.투톱 바로 뒤에는 중원사령관 권집(수원)과 체격 좋은 여효진(고려대)이 나란히 포진해 빈틈을 헤집고 공격의 활로를 연다.‘왼발의 마술사’ 권집은 특유의 컴퓨터 패스로 정조국-김동현 투톱의 발끝을 겨냥하고 장신 여효진(189㎝)은 고공 헤딩으로 킬러들에게 골 찬스를 열어준다는 전략이다. 독일의 견고한 수비 조직을 양쪽으로 뒤흔들 좌우 날개로는 ‘쌕쌕이’ 이호진(성균관대)과 이종민(수원),포백라인에는 박주성(수원) 김치곤(수원) 김진규(전남) 오범석(포항)이 포진하고 수문장으로는 ‘거미손’ 김영광(전남)이 투입된다. 이에 견줘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준우승팀 독일은 제바스티안 나이슬(첼시)과 알렉산데르 루드비히(헤르타 베를린)가 투톱으로 나서고,오른쪽 미드필더 표트르 트로코우스키(바이에른 뮌헨)가 측면 돌파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미드필드는 크리스티안 슐츠(베르더 브레멘)가 지휘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병규기자 cbk91065@ ●박성화 한국팀 감독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고 자신감도 충만하다.짧은 기간이었지만 적응력이 빨라 많은 성과를 거뒀다.독일은 강한 팀이다.어설프게 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실제 맞붙어 보면 강하다는 사실을 늘 느끼게 된다.큰 대회에서 첫 경기는 전체 판도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독일을 반드시 꺾고 4강 목표를 향해 힘차게 출발할 것이다.두껍게 수비벽을 쌓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게 기본적인 전략이다.기술적으로 처지는 측면이 있더라도 조직력의 강도를 높여 정면으로 돌파하겠다. ●울리 슈티리케 독일팀 감독 한국은 2개월 가까이 강도 높은 훈련을 거쳐 강한조직력을 갖춘 좋은 팀으로 알고 있다.지난 2월 한국과 웨일스의 경기를 직접 관전했는데 힘겨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한국이 우리를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최전방에 서는 장신의 투톱(정조국 김동현)과 작고 빠른 공격수(최성국)가 돋보이는 것 같다.우리는 주전 7명이 소속 리그 사정 등으로 이번에 합류하지 못한 데다 새로 선발한 4명은 거의 호흡을 맞춰 보지 못했다.경험도 부족하다.하지만 좋은 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부다비 오광춘특파원 okc27@sportsseoul.com
  • 달콤 쌉싸래… 그러나 애잔한 ‘슬프지 않은’ 슬픈 연가/이언희감독 데뷔작… 오늘 개봉

    “어쩌면 데뷔작을,그것도 27세의 젊은 여감독이 이토록 깔끔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 28일 개봉하는 ‘…ing’(제작 드림맥스) 시사회가 끝났을 때 나온 반응들이다.시한부 생명의 여고생이 아랫집에 이사온 대학생과 나누는 사랑과 그를 지켜보는 엄마의 애절한 시선 등,진부하고 단순한 스토리를 신예 이언희 감독은 잔잔하면서도 생동감있는 영상으로 살려냈다.영화 속에 깔리는 노래 ‘기다림’의 분위기처럼 영화의 색깔도 달콤함·부드러움·눈물·가슴졸임이 적절히 버무려진 발라드풍이다. 약을 달고 사는 병약한 여고생 민아(임수정)는 어릴 적부터 병원에서 살다시피해 친구가 거의 없고 홀로 사는 엄마(이미숙)가 유일한 말벗이다.그가 시한부 생명임을 숨기는 엄마는 딸이 남은 생을 하고 싶은 대로 보낼 수 있도록 집으로 데려간다.그리고 ‘미숙’이란 이름을 부르라고 하면서 친구처럼 지낸다.발레와 공상을 좋아하는 민아는 “운명적으로 만나서 뜨겁게 사랑하는 꿈”을 갖고 있다. 그러다 아래층에 제대후 복학을 앞둔 사진과 대학생 영재(김래원)가 이사오면서 변화가 생긴다.남의 입장은 개의치 않은 채 “나,너한테 첫눈에 반했나봐.”라며 넉살좋게 다가오는 그의 존재가 처음엔 거북하고 당황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밝음 앞에서 마음의 문이 열린다.가슴이 두근거리는 분홍빛 사연이 이어지려는 순간 죽음의 신은 여지없이 찾아온다. 이 애잔한 내용은 그러나,밝게 채색된다.특히 모녀간의 감칠맛 나는 대사와,영재와 벌이는 아기자기한 소동은 민아의 슬픈 운명을 잊게 한다.이런 식이다.딸이 “괜찮은 남자 있으면 시집가.지금이야 화장발로 대충 커버하지만 더 늙으면 어쩌려고 그래?”라고 툭 쏘면 엄마는 “왜,애인 생기니까 엄마고 뭐고 남자가 최고인 거 같니?”라며 “돈 많고,맘 좋은 놈으로 물어오면 아빠라고 부를 자신 있어?”라고 되받는다.또 딸이 “그냥 이름 부를 거야.호동아!”라고 딴죽을 걸면 엄마는 한 술 더 떠 “으윽.그건 아니야.넌 이렇게 부르게 될 걸? 원빈아!”라고 대답해 연신 웃음을 머금게 한다.그래서 마지막에 남는 애틋함은 더 커진다. ‘장화,홍련’으로연기력을 인정받은 임수정에게 민아역은 몸에 잘 맞는 옷이다.‘옥탑방 고양이’로 인기 절정에 오른 김래원은 영재역이 약간 헐렁해 보인다.KBS미니시리즈 ‘고독’에서 애틋한 모정을 소화한 바 있는 이미숙의 노련함이 영화를 든든하게 받쳐준다. 자주 접하는 소재를 웃음과 싸한 맛으로 버무려 지루하지 않게 엮은 주역은 아무래도 이언희 감독인 듯.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한 뒤 ‘고양이를 부탁해’ 각색을 거쳐 깔끔하게 첫 장편을 만들었다.그의 연출력에 힘입은 영화의 감동은 계속 ‘진행형(…ing)’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세상 모순 알리는 ‘푸른 호각 소리’/6년만에 8번째 시집 ‘은빛 호각’ 낸 이시영 시인

    중견 시인 이시영(54)이 6년 만에 내놓은 8번째 시집 ‘은빛 호각’(창비사 펴냄)은 새로운 형식과 일관된 시정신으로 빛난다.특히 산문시가 많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시인은 첫시집 ‘만월(滿月)’을 비롯하여 ‘바람 속으로’‘길은 멀다 친구여’ 등에서 주로 쉽고 긴 시로 이야기하듯 세상의 모순을 고발했다. 그러다 시적 연륜이 무르익어서였는지 91년 발표한 시집 ‘이슬맺힌 노래’를 시작으로 94년 ‘무늬’ 등으로 이어지는 작품에서는 짧은 시로 변화를 모색했다.노장(老莊)사상을 보는 듯 선시(禪詩)에 가까운 압축적 시는 96년 시집 ‘사이’에서 절정에 이르렀는데 그중에는 2∼3행으로 이루어진 ‘저녁빛 속’‘시월’등 간결한 시에서 함축미를 보여주었다.당시 시인은 “시적 호흡이 긴 시를 감당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러던 시인이 세상에 하고픈 이야기가 많아서일까 아니면 마음이 더 한가로워진 것일까.이번에 산문시라는 새로운 발걸음을 떼어놓았다.산문시임에도 늘어지거나 산만하지 않고 행간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익살스러운 대화와 차분한 장면묘사로 새만금 갯벌을 살리려는 삼보일배 행렬을 그린 ‘수경 스님,규현 신부님’,날조된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허무맹랑함을 고발한 ‘증언’ 등은 산문시라는 틀에서 제값을 발한다. ●산문시라는 새로운 발걸음 선보여 또 동료 문인들을 노래한 작품이 부쩍 많아졌다.이전에 그의 작품을 채운 사람들은 대개 이름없는 민초들이었다.그런데 이번 시집엔 ‘혼불’의 작가 최명희 등 문인들이 자주 등장한다. 유신시절 함께 유치장에 갇혔던 이들은 물론 경찰관까지 몰두하게 만든 이야기꾼 이문구의 모습(‘구류’),두차례 만남에서 “근원적 고독감”과 그의 이면에 담긴 “하기 힘든 얘기의 긴 부분”을 느낀 최명희(‘최명희씨를 생각함’),항일투쟁에 빛나는 옌볜 작가 김학철 옹이 의연하고 위엄있게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노 혁명가의 죽음’) 등을 통해 시인은 ‘문단의 큰 사람’으로서의 다양한 교유경험을 확장시켜 문단사의 한축 혹은 현대사를 풍성하게 한다. ●가난한 이웃에 대한 애정 묻어나 아울러 가난한 이웃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나는 이번 시집은 엄격하고 치열한 자세로 한결같이 인간다움을 지향해온 시적 여정을 오롯이 반영한다.그 모습은 다음 시에 비유적으로 담겨있다.“겨울이 깊어가자 라일락나무에 다시 꽃망울이 돋았다/거리엔 바람 불고 하늘은 푸른데/세상의 모든 아픈 것들은 저렇게 오는가”(시 ‘맺힘’ 전문) 시인은 76년 첫시집을 내면서 세상과 자신에게 “정말,좋은 시를 쓰고 싶다.그것이 나의 꾸밈없는 노래이면서 우리들의 진정한 노래로 불려질 수 있는 시를”이라고 세상과 자신에게 다짐한 바 있다. 이번 시집은 새로운 틀을 모색하면서도 그의 초심만은 푸른 소나무처럼 변하지 않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종수기자 vielee@
  • 프로농구 / 오!리온스 4연승 김병철 ‘펄펄’… 전자랜드 꺾고 2위로

    ‘피터팬’ 김병철(오리온스)이 외곽포 대결에서 ‘람보슈터’ 문경은(전자랜드)을 눌렀다. 오리온스는 25일 대구에서 열린 03∼04시즌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외곽슈터 김병철(31점·3점슛 3개·7리바운드)의 맹활약에 힘입어 94-75로 승리,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김병철은 승부처인 2쿼터에서만 14점을 혼자 올리면서 팀 승리의 선봉에 섰다.박재일(7점)은 악착같은 수비로 상대 슈터 문경은(14점)을 꽁꽁 묶어 승리를 거들었다.박재일은 문경은으로부터 2개의 공격자 파울을 얻어내는 등 경기 내내 문경은을 괴롭혔다. 11승4패를 기록한 오리온스는 삼성(10승4패)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단독 2위로 올라서면서 선두 TG(12승2패)를 압박했다.지난 경기까지 4연승으로 승승장구한 전자랜드는 연승행진을 마감,9승6패로 공동 4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외곽슈터 김병철과 문경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는 김병철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났다.최근 국내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900개의 3점슛을 달성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문경은은 그러나 이날 오리온스 박재일의 밀착마크를 뚫지 못해 슛 찬스조차 잡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체력 안배를 위해 2쿼터 초반부터 투입된 문경은은 9개의 3점슛을 던져 4개를 성공,제 몫을 다한 듯했지만 이는 모두 승부가 갈린 2쿼터 이후 터진 것이어서 큰 의미가 없었다. 용병싸움에서도 오리온스의 압승. ‘백색 폭격기’ 바비 레이저(26점·7리바운드)는 골밑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특히 3개의 3점포를 성공시키면서 외곽슈터로서의 실력도 유감없이 발휘했다.반면 전자랜드 주득점원 앨버트 화이트(18점·11리바운드)는 레이저와 아이작 스펜서(8점)의 수비에 막혀 고전했다. 승부는 2쿼터에서 갈렸다.25-25로 팽팽하게 맞선 채 맞이한 2쿼터에서 김병철의 신들린 듯한 외곽포가 속속 림을 통과하면서 오리온스는 점점 앞서 나갔다. 김병철이 2쿼터에서만 3점슛 1개를 포함해 14점을 올리는 데 힘입어 오리온스는 50-35로 쿼터를 마쳤다.전자랜드는 2쿼터 초반 문경은을 투입,맞불작전을 펼쳤지만 승부는 이미 기울어진 뒤였다.대구 박준석기자 pjs@
  • 이런 책 어때요/ 악기(樂記) 외

    악기(樂記) 이영구 엮음 자유문고 펴냄 고대 중국,특히 주나라 때 악(樂)은 예(禮)와 더불어 정치상 매우 중요한 개념이었다.예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했다면,악은 인심을 감화시키는 구실을 했다.공자 또한 예와 악을 매우 중시했다.공자시대에는 시·서·예·악이 사대부의 필수교양이었고 후에 주역과 춘추가 추가돼 6경으로 발전했다.이 책은 ‘예기’의 ‘악기’편 전문을 비롯, ‘여씨춘추’‘시경’‘서경’‘효경’ 등 중국고전에 실려 있는 음악론을 골라 묶은 것.부록으로 팔일무(八佾舞,나라의 큰 제사 때에 64명의 악생이 8렬로 정렬해 추던 춤)의 춤사위가 실렸다.1만 2000원. 이산 열국지 최이산 옮김 신서원 펴냄 한학자인 저자가 텍스트 자체의 번역에 초점을 맞춰 새로 펴냈다.주나라가 이방민족인 견융에 쫓겨 낙양으로 도읍을 옮긴 후부터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기까지 550년 간의 춘추전국 시대가 배경이다.노자·공자·맹자·상앙·한비자·장자·손자·오자서·진시황 등 숱한 인물들이 난세를 헤쳐나가는 이야기다.원저자는 명나라말기의 문장가인 풍몽룡.‘삼국지’가 사실상의 주인공인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죽고 나면 읽는 재미가 반감되는 반면 ‘열국지’는 진시황이 천하통일을 완수하는 절정에서 막을 내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전12권 각권 1만원. 짜르의 마지막 함대 콘스탄틴 플레샤코프 지음 / 표완수·황의방 옮김 중심 펴냄 1905년 5월27일,유럽중심의 현대세계는 막을 내렸다.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가 유럽의 열강을 물리친 것이다.이날 일본은 당시 세계 제1의 육군국이자 제2위의 해군국인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쓰시마 해협에 수장시킴으로써 러·일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었다.이 승리로 일본은 세계적 강국으로 부상,동아시아의 주도권을 장악했다.반면 러시아는 혁명의 불길에 휩싸이게 됐으며,결국 볼셰비즘의 제국으로 발전했다.이 책은 레판토,트라팔가,유틀란트,미드웨이 해전과 함께 세계 5대 해전의 하나로 꼽히는 쓰시마 해전에 대한 본격 연구서다.1만 8000원. 세계를 매혹시킨 반항아 말론 브랜도 패트리샤 보스워스 지음 / 정영목·고명섭 옮김 푸른숲 펴냄 1947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근육질의 비천한 노동자 코왈스키로 나와 특유의 웅얼거림과 야수적 즉흥연기를 선보임으로써 신인간형의 등장을 선언한 배우 말론 브랜도.‘워터프런트’의 일자무식 노동자 테리 멀로이,‘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이방인 폴,‘대부’의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지옥의 묵시록’의 광기에 찬 커츠 대령 등 그는 영화를 통해 수많은 초상들을 만들어냈다.하지만 그는 배우라는 직업의 가치를 끊임없이 의심했다.특히 할리우드의 탐욕과 위선,협잡에 경멸감을 감추지 않았다.브랜도의 내면을 밝힌 평전.1만 4000원. 길 위의 천국 이지상 지음 북하우스 펴냄 터키는 수많은 문명과 종교의 지층이 겹겹이 쌓여 있는 ‘동서양의 다리’다.그 지층을 한 꺼풀 벗기면 약 500년간에 걸친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흔적이 나타나고,기독교 초기 유적지와 1000년에 걸친 동로마 제국의 기독교 문화가 드러난다.더 깊이 들어가면 알렉산더 대왕,페르시아,트로이 전쟁의 흔적이 보이며 기원전 20세기 무렵 철기문명을 일으킨 히타이트 족의 유적도 나타난다.맨 밑바닥에는 인류 초기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자리잡고 있다.이런 것들이 바로 여행칼럼니스트인 저자가 터키를 인류의 보물창고라 부르는 근거다.1만 3800원.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올 보졸레 누보 애주가 설레게하는 ‘세기의 맛’

    올해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가 11월 셋째주 목요일인 20일 0시 전세계적으로 판매에 들어간다.전날인 19일 오후 5시부터 보졸레 지방의 수도인 보주에서는 햇 포도주의 출시를 기념하는 각종 축제가 열린다.하지만 보졸레 누보가 담긴 와인 통의 개봉은 자정을 기다려야 한다.자정이 되면 와인을 개봉해 즉석에서 시음하고 포도넝쿨을 불에 태우는 전통적인 ‘레 사르망텔’ 축제가 절정을 이룬다.주말인 23일까지 보졸레 지역에서는 ‘보졸레 포도주 살롱’,‘보졸레 식도락’ 등 120여개의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열려 전국 각지와 전세계에서 새 술을 맛보기 위해 찾아온 포도주 애호가들을 즐겁게 한다.올해는 포도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여름의 폭염으로 당도가 높아져 보졸레 역사상 가장 과일 향이 풍부하고 질이 좋은 포도주가 생산됐다고 현지 재배업자들은 흥분하고 있다.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은 일 년에 한 번쯤 실컷 포도주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보졸레 누보가 올해에는 어느 해보다 훌륭할 것이라는 소식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보졸레 지방에선 품질관리를 위해 생산연도별로 품질 등급을 매기는데 올해 보졸레 누보는 가장 높은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별 다섯 개면 세기에 한 번,혹은 몇십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경이로운 수확연도에 해당한다. 올 보졸레 누보가 어느 해보다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유럽을 강타했던 지난 여름의 폭염 덕분이다. 보졸레 지방은 공식수확일보다 15일 이른 8월14일에 포도를 따기 시작해 8월 말에 수확을 끝냈다.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이른 포도 수확일은 1893년 8월25일이었다. 우박과 바람,가뭄 등 기후조건이 좋지 않아 12개 주요 산지의 수확량은 평균 40%가 줄었다.하지만 1월부터 8월까지 평균 일조시간은 300시간 늘어나면서 포도주는 붉은빛이 강해지고 과일 향과 꽃 향이 진해졌다. ●기대되는 ‘세기의 맛’ 보졸레 지역에서 포도원을 운영하고 있는 니콜 드 루시는 “고온과 충분한 햇빛,적은 수확량으로 요약되는 올해 보졸레 누보는 아름다운 보라색과 조화를 이룬 석류빛을 띤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빛깔과 함께 포도주를 감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향기에 대해서는 “잘 익은 붉은 과일과 검은 과일,제비꽃과 붓꽃의 향기를 섞어 놓은 듯한 향을 지니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최고로 치는 1978년 보졸레 누보 이후 맛보지 못했던 강한 과일향을 올해 보졸레 누보에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빛이 돌고 알이 작은 ‘갸메(Gamay)’ 품종을 주원료로 하는 보졸레 지역의 포도주는 원래 신맛이 적고 부드러운 편이다.올해 보졸레 누보의 경우 그 부드러움이 어느 해보다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처음 입맛은 신선하고,갈수록 뒷맛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서민들을 위한 축제의 술 보졸레 누보의 유래는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예전에는 아무나 포도주를 마실 수 없었기 때문에 포도따기를 마친 뒤 지친 농부들을 위해 갓 수확한 포도의 즙을 내서 급하게 술을 빚어 마시게 했다.때문에 ‘노예의 음료’라고 불리기도 했던 햇 포도주는 13세기경부터 대중화돼 보졸레와 리용 지방 서민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와인에 굶주린 보졸레 지방 사람들이 그 해에 생산된 포도로 즉석에서 포도주를 만들어 마시고,여분을 시장에 내다팔기 시작했고 1951년 11월13일 발효된 포도주 판매와 관련한 간접세 문서에 의해 다른 포도주보다 이르게 출하하도록 허가받으면서 보졸레 누보의 역사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세월이 바뀌어 전 세계인이 즐겨 찾고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서민의 술’로 인식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올해는 지난해보다 포도 수확량이 줄어 가격도 10% 정도 올라 한 병에 4∼5유로 정도가 되지만 30∼40유로는 줘야 살 수 있는 보르도나 부르고뉴 지방의 질 좋은 포도주에 비해서는 무척 싼 편이다.노동자 등 저소득층도 일 년에 한 번쯤은 부담없이 실컷 마실 수 있는 포도주가 바로 보졸레 누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의 성공사례 보졸레 누보는 탄소를 섞어 만드는 독특한 양조법으로 빠른 숙성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만큼 오래 보관하는 포도주가 아니다. 깊은 맛도 보르도나 부르고뉴 등 다른 프랑스산 포도주에 비해 덜하고 그다지 긴 역사를 지니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세계적인 유통에 성공한 이유는 다분히 ‘전세계 동시 출하’라는 공격적인 포도주 마케팅의 결과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지역 특유의 포도주였던 관계로 5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보졸레 누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50년대 파리에 입성해 부담없는 가격으로 파리의 비스트로에서 젊은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포도주로 자리잡았을 당시에도 출하일은 매년 유동적이었다.그러다 67년부터 11월15일 0시로 고정됐다.보졸레 누보의 출하와 동시에 각 식당과 바,판매점에 나붙은 ‘보졸레 누보 도착(Le Beaujolais Nouveau est Arrive)’이라는 알림판도 이때부터 사용됐다. 1985년부터는 전세계 동시 출하일을 11월 셋째주 목요일로 정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올해에도 여름의 폭염 때문에 포도수확 시작이 다른 해보다 15일이나 앞당겨지면서 출하일을 2주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에서 제시되기도 했으나 보졸레 지역의 포도주 재배 관련 단체들은 예외를 두지 않고 전통을 지켜 11월 셋째주 목요일에 출하하기로 했다. ●판매신장세 지속 ‘포도주의 여왕’ 보르도나 ‘포도주의 왕’ 부르고뉴 포도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졸레 누보를 ‘상업적인 술’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주기도 하지만 이같은 마케팅 전략을 고수해 온 결과 보졸레 누보의 인기는 계속 치솟고 있다.정해진 때가 아니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희소가치도 애주가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지난해의 경우 6300만병(48만 헥토리터)이 생산돼 총 매출 8600만유로를 기록했다. 이중 28%(2550만병·19만 헥토리터)가 150개국에 수출됐다.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일본으로 710만병을 수입했고 이어 독일(700만병),미국(400만병),네덜란드(150만병)가 뒤를 이었다.한국과 러시아는 최근 수입량이 급속히 늘고 있는 신흥시장으로 꼽힌다. lotus@ 보졸레는 중동부산 포도주의 통칭 누보는 새롭다는 뜻의 프랑스어 보졸레 누보의 누보(nouveau)는 새롭다는 뜻으로 영어의 ‘new’에 해당하는 프랑스어. 프랑스 중동부에 있는 부르고뉴 지방과 론 지방에 걸쳐 있는 보졸레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주 12종을 통틀어 보졸레로 부르는데 이 가운데 ‘보졸레’와 ‘보졸레 빌라주’에서 그해 수확한 포도를 원료로 빠르게 숙성시켜 일찍 출하하기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보졸레’는 남쪽과 서쪽의 72개 마을에서 나오는 포도주를 일컬으며 보졸레 누보의 3분의2가 이곳에서 생산된다.좀더 질이 좋은 평을 듣는 ‘보졸레 빌라주’는 대부분 언덕 위에 위치한 38개 마을의 포도원에서 생산된다.보졸레와 보졸레 빌라주에서 생산되는 포도주의 50%(평균 45만 헥토리터)가 보졸레 누보이며 이중 절반은 외국에 수출된다. ‘갸메 느와르 아 쥐 블랑’은 보졸레 지방의 유일한 품종이다.프랑스나 다른 국가에서도 아주 드물게 생산하며 모방할 수 없을 정도로 과일 향이 풍부한 햇포도주를 생산하기에 가장 적합한 포도 품종이다. 제조법도 일반 포도주와 다르다.과일 향을 잘 보존하기 위해 포도를 일일이 손으로 수확해 포도송이째 탱크에 넣고 봉인한다.보통의 포도주가 4∼10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병에 담아서 팔기 시작하는 데 비해 보졸레 누보는 4∼5일간의 짧은 탄산가스 침용기간을 거쳐 통에 담아 2∼3개월 정도만 숙성시킨 것이다. 포도주 양조에서 품질관리,도매상들의 구매,국내외 운송을 위한 출하까지 일정이 주간 단위로 짜여져 일사불란하게 진행된다. 포도원의 관계자로 구성된 인증 위원회는 시음 단계에서 포도 나무의 크기부터 포도주 제조 방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건들을 준수한 포도주만을 가리고 알코올 함유량(13% 이하)과 산도(5g 미만) 등에서 합격한 것에만 이름을 부여한다. 보졸레 누보는 매우 선명한 붉은 빛을 띠고 있으며 과일 향이 풍부하고 상큼한 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다른 적포도주에 비해 약간 차갑게 12도 정도에 보관했다 마시는 것이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이라고 전문가들은 주문한다.맛이 무겁지 않기 때문에 생선,육류 등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그러나 가벼운 감칠맛을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야 2∼3개월에 불과해 일반 포도주처럼 장기간 보관해 봐야 오히려 맛이 떨어진다.
  • ‘코엘류 구하기’ 성공할까/오늘 ‘강호’ 불가리아와 일전 해외파 출격… 명예회복 나서

    “불가리아전을 침체 탈출의 비상구로 삼아라.”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8일 오후 7시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질 동구 강호 불가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2002한·일월드컵 4강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최근 2004아시안컵 예선에서 베트남·오만 등에 잇따라 져 감독 경질 위기까지 몰린 대표팀으로선 명예회복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물론 승리해야만 대표팀을 옥죄고 있는 모든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난 16일 서울 타워호텔에서 소집한 대표팀엔 코엘류 취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4강의 주역 대부분이 포함됐다.유럽에서 활약하는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박지성 이영표(이상 PSV 에인트호벤) 송종국(페예노르트) 차두리(프랑크푸르트)는 물론 일본에서 건너온 안정환(시미즈) 최용수(이치하라) 유상철(요코하마) 등 해외파와 김남일(전남) 이을용(안양) 등 그야말로 최정예 멤버다. 여기에 올시즌 프로축구 K-리그 득점왕 김도훈(성남)까지 가세,승리에 대한 기대도 어느 때보다 높다. 코엘류 감독도 적응력테스트를 겸해 지난해 월드컵 당시와 비슷한 포메이션인 ‘3-4-1-2’ 시스템과 ‘3-4-3’ 시스템을 전·후반 나눠서 가동할 방침을 밝혀 기대를 높인다. 투톱일 경우 안정환과 J리그 득점 공동 4위(16골)를 달리는 최용수가 호흡을 맞출 것으로 여겨진다. ‘킬러 부재’에 시달려 온 대표팀으로선 골 감각이 절정에 달한 이들의 파괴력에 기대가 크다.김도훈과 차두리는 ‘조커’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플레이메이커엔 박지성이 나서고,공격형 미드필더엔 이영표 송종국 이천수가 경합할 전망이다.수비형 미드필더엔 김남일 이을용이 배치될 것으로 점쳐진다.수비진의 스리백엔 유상철을 중심으로 박재홍(전북)과 이상헌(안양)이 나선다. 문제는 86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1-1로 비긴 이후 17년 만에 재격돌케 된 불가리아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9위로 한국(25위)보다 뒤지지만 유로2004 예선에서 크로아티아·벨기에를 꺾고 조 1위로 본선에 직행할 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고 있다. 이번에는 부상을 이유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바이에르 레버쿠젠) 등 주전급 6명을 엔트리에서 빼고 국내파 위주로 팀을 짰지만 여전히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국내리그에서 12골을 넣은 스트라이커 마르틴 캄부로프(로코모티브 플로브디프)와 플레이메이커인 팀내 최고참 다니엘 보리미로프(1860 뮌헨)가 전력의 핵으로 꼽힌다. 과연 ‘코엘류호’가 불가리아전을 통해 침체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음악으로 스트레스 날리는 ‘직장인 밴드’

    보컬의 감미로운 목소리,키보드의 경쾌한 리듬,기타의 신들린 선율,드럼의 정열적인 파열음…. 지난 11일 밤 8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건물의 지하실.22평의 조그마한 지하 공간에는 음악을 ‘미친듯이’ 사랑한다는 직장인 밴드 ‘이클립스’의 회원 6명이 분주히 손을 놀리고 있었다.드러머는 스틱을 굴리면서 몸을 풀고,키보드는 톤(음색)을 잡고,기타리스트는 튜닝(조율)하면서 줄을 맞추기도 한다.각각의 악기들이 토해내는 불협화음으로 정신이 혼란스워질 무렵,“자∼,가죠.”라는 말을 신호로 보컬의 노래소리와 기타·키보드·드럼의 화음이 한데 어우러지며 감미로운 선율이 조합돼 분출된다. 세기말을 풍미하던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록 앤드 롤’(Rock and Roll),오지 오스번(Ozzy Ossburne)의 ‘미스터 크롤리(Mr. Crowly)’,장연주의 ‘섬싱 스페셜(Something Special)’로 이어지면서 록 열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밴드 활동은 술을 마시는 대신 음악을 통해 일상 속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낼 수 있는 건전한 놀이문화죠.1주일에 한번 정도 연습을 하기 때문에 그리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도 생활의 여유로움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이클립스’ 창단멤버로 화요일팀 기타를 맡고 있는 김봉재(43·㈜동진아이디 대표)씨는 “연주자들이 같은 시간에 모여 연습하고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회사와 같은 조직 생활을 해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자랑부터 늘어놓는다. 2001년 3월 직장생활의 획일화된 삶에 권태를 느껴 입문한 성원희(29·여·AIG생명 영업지원팀 사원)씨는 목요일팀 보컬을 맡고 있다.그는 “밴드 활동이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 수 있는 만큼,나에게는 직장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비록 아마추어지만 공연 무대에 오르면 평범한 직장인들이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기분에서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고 거들었다. 지난 1999년 결성된 ‘이클립스’는 직장인 밴드의 선두그룹 가운데 하나.프로급의 쟁쟁한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 밴드이다.월요일·화요일팀 등 요일별로 6개팀으로 구성돼 있으며,회원은 28명이다.계절별로 연 4회의 정기공연을 열고 있다.지난달 25일 가을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데 이어 오는 12월13일 겨울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밴드 활동은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기 싫으면 그만두는 다른 취미활동과는 달리,공연을 목표로 준비하는 체계적인 취미활동입니다.그래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어떤’ 성취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2000년 회사 생활이 안정돼 밴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화요일팀 드러머 정승관(41·세미인터내셔널)씨는 “1주일 1회의 그리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색다른 변신을 위해 밴드 활동을 하는 월요일팀 보컬 이승연(29·여·엠비안 프로그래머)씨는 “‘미치고 싶도록’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의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며 “음악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고 여러 명이 호흡을 맞추므로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는 부수효과도 있다.”고 역설한다. 이들이 밴드 활동에 열광적인 이유는 간단하다.음악에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5월 입문한 화요일팀 보컬 김덕기(31·정식품 사원)씨는 “음악에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렵다.”면서 “밴드 활동은 직장 생활과 집안의 좋지 않은 일을 빨리 잊게 함으로써 생활의 활력을 되찾아준다.”고 덧붙인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팀원들간에 완벽한 하모니가 이뤄졌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죠.” 창립 멤버로 수요일팀 기타를 연주하는 임동호(44·한국 서부발전 과장)씨는 “밴드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음악은 언제,어디서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이라며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場)도 제공해준다.”고 말한다. 지난 3월 공개 오디션을 통과하고 당당히 입문한 월요일팀 기타 임영광(31·성부교역)씨는 “밴드 활동은 평소와는 다른 이미지를 남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 호흡을 맞추는 것이 조금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강성남기자 snk@ 직장인 밴드 어떻게 활동하나 현재 활동중인 직장인 밴드는 300여팀.이중 100팀 안팎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정기 공연,연합 공연 등을 개최하고 있다. 이들은 수시로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이고 있다.멤버에 관심이 있으면 프리챌의 ‘전국 직장인 밴드 연합’ 등을 찾으면 된다.하지만 멤버가 되는 것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밴드의 대부분이 악기 다루는 법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보컬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기타·드럼 학원에서 밴드 활동에 필요한 기본기술을 익혀야 한다. 따라서 이들 밴드에 소속된 멤버들은 대학 등 학창시절 연주 경험이 많아 프로 뺨치는 실력파들도 상당수 있다. 이클립스 외에 갑근세밴드,직밴 주식회사,꼼지락밴드 등이 대표적인 실력파 밴드들이다.갑근세 밴드는 갑근세를 내는 직장인들이 모여서 결성했다. 갑근세 5가지(부가세·특소세·인지세·주민세·교육세) 세금의 이름으로 5개팀을 구성하고 있다.1998년 4명으로 시작한 밴드가 이제 28명의 멤버를 확보하고 있다.그동안 10여회의 정기공연과 수많은 무료 공연을 열었다. ‘직밴 주식회사’는 94년부터활동해오던 아마추어 밴드 ‘복개천’이 공개 취미 동호회로 기본 틀을 바꾸면서 결성됐다.다른 밴드와는 달리,연주하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음악에 관심있는 직장인을 모두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현재 5개팀으로 구성된 연주팀 외에 비연주인 회원수도 2700명 가까이 된다. 지방 직장인 밴드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꼼지락밴드는 99년 창단됐다.전북 군산시 김포예술원 소속으로 대학생 2명과 직장인 6명으로 구성돼 ‘소수 정예’를 표방하고 있다.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좋아하는 음악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김규환기자
  • 冬鬪 해법없나 / (상)출구 안보이는 노정대결

    노조에 대한 손배소와 가압류를 중단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앞세운 과격시위로 이어지고 있다.잇따라 분신을 할 정도로 막다른 곳에 몰린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시위의 폭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노동자들의 요구와 사측·정부의 입장,얽힌 갈등을 풀 방법은 없는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노동계의 동투가 급격히 격렬해지고 있다.손배소와 가압류에 따른 노동자의 잇단 자살을 계기로 열린 지난 9일 노동자의 시위현장에서 쇠파이프와 화염병이 난무했다. 도심에서 화염병이 등장한 것은 1년8개월 만으로,참여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앞으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12일 민주노총이 8시간짜리 총파업을 펼친다.매주 파업을 벌이기로 하는 등 연말까지 각종 시위성 행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노동자들은 손배소와 가압류에 따른 자살의 연결고리를 이참에 반드시 끊겠다는 각오다.그러나 정부는 불법시위는 철저히 차단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노동자 대량 구속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출범 초기 보여주었던 참여정부와 노동계의 밀월관계는 지난 9일의 시위로 완전히 깨졌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민주노총은 향후 노동계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면 강공으로 맞받아치겠다는 입장이다.우선 12일 제조업은 물론 철도와 지하철 등 공공부문까지 가세시켜 제2차 총파업을 강행키로 하는 등 투쟁수위를 당초 계획보다 한층 높이고 있다. 이어 매주 수요일에는 단병호 위원장을 배출하고,화염병을 준비한 금속연맹노조를 중심으로 집중투쟁에 나서기로 했다.또 ▲15일 노무현 정권 심판대회 ▲19일 농민대회 ▲12월3일 민중대회로 이어지는 각종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한국노총도 오는 23일 서울 대학로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노사개혁 로드맵 반대,정치개혁 등을 요구하기로 해 노동계의 동투는 이달 말쯤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노동계 일각에서는 손배·가압류 문제 등 노동현안은 풀지 못한 채 ‘화염병 시위’를 계기로 따가운 여론의 지탄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노동계의 근본적인 현안은 사용자의 지나친 손해배상청구·가압류를 금지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는 것”이라면서 “노동계와 경찰간 폭력사태로 이런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폭력 부분만 부각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화염병시위를 이유로 노동계의 합리적 요구를 묵살하거나 의도적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해 노동탄압의 빌미로 악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정부가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서만 비난할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공무원노동기본권 보장 등 당초 노동계와 약속했던 현안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도 노동계의 이같은 극한투쟁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정부는 이미 노무현 대통령의 인수위 시절부터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5대 차별의 하나로 규정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또 노조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작업에 들어갔으나 이 또한 노동자의 요구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용수 기자 dragon@ ■험악해지는 시위현장 최루탄과 함께 90년대 중반까지 시위 현장의 ‘단골’이었던 화염병이 서울 도심의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다시 등장,시민을 긴장시켰다.그러나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나 이를 막는 경찰 모두 화염병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잘 몰라 당황해했다. ●“설마 화염병을 던지랴” 9일 시위에서 나타난 화염병은 전날 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열린 서울 흑석동 중앙대 교내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10일 밝혀졌다.민주노총 산하 연맹 가운데 강경파인 금속연맹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800개가 제조됐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학생들로 구성된 사수대는 9일 오후 6시20분부터 30여분 동안 종로 일대에서 화염병을 던졌다.그러나 화염병 가운데 절반은 중도에 불이 꺼져,경찰이 이를 다시 시위대를 향해 집어 던지기도 했다.시위 지도부는 “전경 5m 앞까지 가서 바닥에 내리꽂아.”라고 연신 외쳤다.하지만 일부 사수대는 경찰 30m밖에서 불 붙인 화염병을 던지는 데만 급급했다. 경찰도 화염병 대처에 미숙했다.경찰은 이날 오후 금속연맹 간부 김모(37)씨가 중앙대에서 화염병을 싣고 시청앞 집회 장소로 향하는 현장을 목격했다.남대문경찰서 측은 화염병 박스가 현장에 쌓여 있는 것을 알고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화염병 압수에 실패했다.경찰 관계자는 “‘설마 화염병을 던지랴.’ 싶어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시청앞 현장에 있던 화염병 박스 주변에 사수대가 에워싸고 있어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이에 대해 민주노총 사무노련 박영기 상황부장은 10일 “경찰이 사전에 알고도 압수하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폭력 시위를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너트 새총과 죽창까지 가세 이날 시위에서는 새총과 죽창도 나타났다.새총과 너트는 80년대 후반 노동자 집회 때 간간이 사용됐다.90년대 들어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5월과 8월 1,2차 화물연대 파업 때 나타났다.농민 집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죽창도 이날 노동자집회에서 이례적으로 선보였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시위에서 화염병 사용을 공식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정부가 노동 현안에 대해 가시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집회를 원천 봉쇄하는 등 강경하게 나온다면 ‘화염병 시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민주노총 공공연맹 나상윤 기획국장은 “정부가 폭력 진압으로 맞선다면 절박한 상황에 놓인 노동자들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두걸 유지혜 기자 douzirl@ ■화염병 도화선 손배 가압류 실태 지난 9일 노동자들이 화염병까지 동원한 과격시위를 벌인 데 대해 노동계는 “노동자들이 직면한 현실이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올 겨울 노동계의 최대 현안은 손해배상 및 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 문제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현재 46개 사업장에서 1480억원대의 손배 가압류에 시달리고 있다.가압류 신청은 재산보전을 위한 임시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대부분 받아들여진다.그러나 일단 가압류가 인정되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고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돼 노조원들은 엄청난 생활고를 겪게 된다.정부는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노동자들은 믿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차별 문제도 심각하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784만여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55.4%를 차지하고 있는데 평균임금은 정규직의 51%에 불과하다.퇴직금,상여금도 대부분 받지 못하고,사회보험이나 휴가 등에서도 정규직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여기에 최근 한진중공업 노조 김주익 위원장,세원테크 노조 이해남 지회장,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위원장 이용석씨,한진중공업 곽재규씨 등이 손배 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 문제로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9일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한 노동자는 “우리도 겁이 나지만 도심에서 수만명이 모인 모처럼의 기회에 ‘뭔가 보여줬어야만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토로했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사업자별로 수십억씩 가압류돼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분신하는 등 사태가 심각한데도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분위기는 격앙돼 있는데 정부에서 성의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최선을 다해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노동자들의 마음 밑바닥에 자리잡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배신감’도 한몫하고 있다.어느 정부보다 친노동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무현 정권은 자본과 수구보수세력의 참여정부”라고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장택동 이유종 기자 taecks@
  • ‘호남의 소금강’ 순창 강천산

    ●빨갛게… 노랗게… 오색향연 절정 남녘에 단풍이 절정이다.빨갛게,노랗게 물든 산엔 능선마다 인산인해.새파란 하늘을 이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르는 이들의 뺨에도 발그스름하게 단풍이 피었다. 지난 주말엔 엄청난 단풍행렬 때문에,산엔 발도 못디디고 차를 돌린 사람이 꽤 있다고 하니,이번 주 단풍나들이 계획을 잡았다면 일찌감치 서둘러 집을 나서야겠다. 또 사람에 치이기 십상인 유명 산보다 숨어 있는 단풍 명소를 찾아보면 어떨까.전북 순창의 강천산을 다녀왔다.깊은 계곡과 맑은 물,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인근 내장산의 명성에 가려 그 진면목을 아는 이가 많지 않은 단풍 명산이다. 강천산(剛泉山·583.7m).이름 그대로 단단한 바위와 물이 많은 산이다.1981년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높지 않지만 주계곡인 강천계곡 양편으로 선녀계곡,원등골,분통골 등 10여개의 청정계곡을 품고 있고 병풍바위,용바위,비룡폭포 등 구석구석 비경을 갖췄다. 산행은 주차장부터 시작된다.계곡과 봉우리가워낙 많아 등산코스가 다양한데,대략 5개 코스가 있다.이중 짧으면서도 아기자기한 강천산의 비경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병풍바위∼강천사∼구름다리∼신선봉 코스(5㎞)를 택했다.좀 더 긴 산행을 원하면 신선봉에서 하산하지 말고 선녀봉과 산성을 거쳐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11㎞)를 잡으면 된다. ●구석구석 비경 품은 그림같은 바위산 매표소를 지나 강천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비포장이지만 차량이 드나들 정도로 넓고 평탄하다.길가와 계곡은 온통 단풍 일색.불타는 듯 계곡을 물들인 애기단풍 아래로 투명한 계류가 노래하듯 정겨운 소리를 내며 흐른다. 매표소에서 10분쯤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이 우뚝 솟아있고,절벽 아래로 물줄기가 하얗게 부서지며 떨어진다.도저히 폭포가 있을 수 없는 곳인데….공원 관리직원인 듯한 사람에게 물어보니 인공폭포란다.계곡물을 호스를 통해 모터로 끌어올려 암벽 꼭대기에서 물을 뿌려대는 것이라고. 폭포 아래는 자그마한 단풍나무 공원.마침 아침 햇살을 받아 일곱 색깔 무지개를 그리며 떨어지는 물줄기와 어우러진 단풍이 비단처럼 곱다. 계곡을 따라 30여분쯤 더 올라가니 강천사가 나온다.강천산이란 이름을 있게한 천년 고찰.풍수지리설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한때 12개의 암자와 500여명의 수도승을 거느린 거찰이었으나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완전소실되었다가 1961년 이후 대웅전과 관음전,선방,보광전,객사 등의 건물이 복원됐다.전란 와중에도 불타지 않은 강천사 석탑만이 고찰의 흔적을 말해준다. 강천산은 산세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형상이라고 해 원래 이름이 용천산(龍泉山)이었고,절 이름도 용천사였다고 한다.이후 조선 선조 때 학자 송익필이 절에 머물면서 ‘宿 剛泉寺’란 제목의 시를 지으면서 강천사로 불렸고,산 이름도 강천산이 되었다고 한다. ●길이 75m·높이 50m 구름다리 아찔 강천사를 지나 계곡 오른쪽으로 난 가파른 길을 10분 정도 오르니 계곡을 가로지르는 현수교(구름다리)가 나온다.길이 75m,높이 50m의 용접 철교다.다리 밑을 내려다보니 마치 번지점프대에 선 듯 아찔하다.멀리 계곡을 따라 길게 펼쳐진 단풍숲이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것 같다. 현수교를 건너 전망대가 있는 신선봉꼭대기까지는 불과 500m 정도.하지만 온통 바위투성이라 발을 내디디기가 힘들다.노약자라면 30분 정도는 고생을 각오해아 할 것 같다. 신선봉(425m) 정상의 전망대에 오르니 지금까지 올라온 계곡과 맞은편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산자락 아래,반쯤 물든 단풍숲 가운데 강천사가 그림같이 자리잡고 있다. ●강천 제2호수·금성산성도 볼 만 현수교 입구에서 아래 계곡으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좀 더 시간을 내 강천제2호수와 금성산성까지 가보기로 했다.현수교 아래에서 계곡을 따라 20분쯤 가니 댐이 앞을 가로막는다.강천제2호수다.강천산 입구에 있는 강천호의 담수 조절을 위해 계곡 상류에 협곡을 막아 조성한 저수지.물이 가득 차면 저수지를 둘러싼 단풍숲이 수면에 비친 풍광이 황홀할 정도라고 한다.그러나 막상 댐에 올라서니 물이 거의 바닥을 적시는 정도다.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댐 한쪽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30분쯤 가니 금성산성이 나온다.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이 산성은 삼한시대에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며,이후 파괴와 개축이 반복됐다.특히 갑오농민전쟁 당시 농민군과 관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며,이때 동헌,민가 등이 모두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순창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수도권에선 호남고속도로 정읍IC∼29번 국도∼21번 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호남·영남권에선 88고속도로 순창IC~24번 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 코스를 따라가면 된다.주차장 이용료는 2500원(산 입장료 1000원 별도).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순창행 고속버스가 하루 6회 출발하며,광주·전주·남원에서 각각 20∼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순창읍내에선 정읍행 군내버스(20분 소요)를 타거나,택시(8000원 정도)를 이용하면 된다.강천산군립공원 관리사무소(063-650-1533). ●숙박 강천산 인근에 강천각여관(063-652-9920),구룡파크장(063-652-6767) 등 여관이 10여 군데 있다.일행이 많으면 콘도형 객실을 갖춘 강천산 휴양농원(063-652-2552)이 편리하다.요금은 5만∼6만원.주말에 방이 없으면 순창읍내 여관을 이용하면 된다. ●순창고추장 마을 검붉은 색깔에 알싸한 감칠맛이 나는 순창고추장.고려 말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대사가 기거하는 순창을 찾았다가 한 농가에서 낸 고추장 맛을 못잊어 조선 개국후 진상토록 해 유명해졌다고 한다. 강천산을 나와 793번 도로를 타고 10분 정도 순창읍 방향으로 가다보면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이 나온다.마을 입구엔 관광객들을 위한 널찍한 주차장이 있고,주차장 한편에 널린 메줏가루 냄새가 코를 찌른다.바둑판처럼 정리된 포장도로,지붕에 기와만 얹은 몰개성의 건물들,저마다 원조를 내세우는 간판들.서정적 전통 마을을 그렸던 기대와 달리 지나치게 상업화된 모습이 실망스럽다.고추장 마을에선 전통고추장 전시판매장(063-653-4333)을 비롯,50여개의 집에서 고추장 및 고추장을 이용해 만든 장아찌류 등을 판매한다. 식후경 강천산 주차장 아래 식당과 상가들이 늘어서 있는데,그중 충장로식당(063-652-5388)의 백반이 비교적싸면서 먹을 만하다. 취나물을 비롯한 각종 산나물 무침과 야채 겉절이,꽁치구이 등 생선구이와 조림,도토리묵 무침,각종 김치류,청국장 등 밥과 함께 나오는 반찬 가짓수만 무려 25가지.음식값은 6000원. 가짓수가 많지만 허투루 만들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산나물은 강천산 인근에서 봄에 난 것을 말린 묵나물을 쓰고 도토리묵도 마찬가지.야채 몇가지를 썰어 함께 무친 도토리묵은 새콤하면서 싱싱해 특히 젓가락이 자주 간다. 순창고추장 맛을 보고 싶으면 대접을 달라고 해 나물무침과 야채 겉절이 몇가지를 밥에 얹어 고추장으로 비벼먹으면 된다.나물과 김치,야채 겉절이 종류가 워낙 다양해 채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고기류를 먹고 싶으면 좀 멀지만 담양쪽으로 가보자.강천산 주차장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 주변에 떡갈비 전문 음식점이 많다.
  • 秋心에 깃든 오색선율/ 본사주최 ‘가을밤콘서트’ 성황

    우면산의 단풍만큼이나 짙은 가을의 정취를 즐길 수 있었던 밤이었다. 대한매일이 주최한 ‘2003 가을밤 콘서트’가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KT&G가 협찬하고 스포츠서울이 후원한 이날 음악회에는 2000여명의 관람객이 객석을 메웠다. 음악회는 최선용이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가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막을 열었다.이어 테너 최승원이 가곡 ‘내 맘의 강물’,바리톤 김동규가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나는 마을의 제일인자’,소프라노 이태원이 ‘얼굴’을 부르면서 분위기를 돋우었다. 최승원과 김동규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듀엣으로 불러 환호를 이끌어냈다.바이올리니스트 김윤희는 12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테크닉으로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을 연주하여 반향을 불러일으킨 뒤,‘카르멘 환상곡’으로 화답했다. 제2부는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 등 잘 알려진 뮤지컬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여기에 인기정상의 색소포니스트 대니 정이 영화 ‘시네마 천국’에 나오는 ‘사랑의 테마’ 등으로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환호가 끝없이 이어지자 코리안 심포니가 ‘훅트 온 클래식스’를 앙코르로 들려주었고,김동규와 최승원의 선창으로 관람객들이 모두 일어서서 ‘희망의 나라로’를 부르는 것으로 아쉬움 속에 마무리됐다. 서동철기자 dcsuh@
  • ‘창 VS 창’/ 메이저진출 이승엽·마쓰이 가즈오 거포대결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선리그 내일 日서 개막

    내년 애틀랜타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제22회 아시아선수권대회(일본 삿포로) 결선리그(5∼7일) 개막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간판 거포인 ‘라이언킹’ 이승엽(27·삼성)과 ‘리틀 마쓰이’ 마쓰이 가즈오(28·세이부)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승엽과 마쓰이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나란히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이다.따라서 이번 맞대결은 숙명의 라이벌인 한·일전의 최대 변수일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의 ‘예고편’인 셈이어서 한·일 양국은 물론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올시즌 일본의 오 사다하루(왕정치·다이에 호크스 감독)가 39년간 보유한 아시아 시즌 최다홈런을 경신(56개)해 절정의 감을 자랑하고 있고,마쓰이는 올해도 외국인선수에 뒤이어 홈런 33개 등 3할타를 과시,미국에 진출한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를 연상시켰다.그래서 그의 애칭도 ‘리틀 마쓰이’. ●초심으로 무장했다 올시즌 아시아의 ‘홈런 지존’으로 거듭난 이승엽은내친 김에 극일의 선봉장을 자처했다.무엇보다도 한국은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마운드의 열세로 역대 최악의 ‘드림팀’으로 불리는 반면 일본은 지난 2000시드니올림픽 등에서 한수 아래로 평가되던 한국에 당한 잇단 수모를 씻기 위해 최강의 전력을 구축해 이승엽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때보다 크다. 하지만 빅리그 진출에 있어서는 현재 마쓰이가 한발 앞서 있다.마쓰이는 양키스의 마쓰이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이에 견줘 이승엽은 한국 야구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직 평가절하된 상태.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이승엽은 마쓰이보다 한수위의 기량을 과시해야할 처지여서 중요한 일전이 아닐 수 없다. 이승엽의 당찬 각오는 등번호에서 묻어난다.지난 1995년 프로 데뷔 이후 36번을 줄곧 달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7번으로 바꿨다.27번은 경북고 시절 달았던 등번호로 젊은 혈기의 ‘초심’으로 돌아가 올림픽 티켓을 반드시 움켜쥐겠다는 독기를 담은 것.이승엽은 “한·일전은 기량을 어떻게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며 승부는 실력보다 정신력과 집중력에서 갈린다.악으로, 깡으로,싸워 이기겠다.”고 말했다. ●내가 먼저 웃는다 마쓰이도 이승엽 못지 않게 마음을 굳게 먹고 방망이를 곧추세웠다.일본 대표팀이 시드니올림픽 3·4위전,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94년 3라운드 지명으로 세이부에 입단한 마쓰이는 올스타에 일곱차례 선정됐고,골든글러브를 세차례 수상한 부동의 톱타자.7년 연속 3할타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할타(.332) 30홈런(36개) 30도루(33개) 클럽’에 역대 여덟번째로 가입한 전형적인 ‘호타준족’이다. 올시즌에는 140경기에 출장해 179안타 33홈런 84타점에 타율 .305의 맹타를 휘둘렀다. 마쓰이는 지난해 미·일올스타전 7차전에 출전해 좌·우타석 모두 홈런을 쳐내는 등 미국 스카우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달 28일 FA를 선언한 마쓰이에게 뉴욕 메츠가 가장 적극적으로 스카우트 공세를 벌이고 있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케빈 타워스 단장은 최근 “마쓰이는 올시즌 FA 최대어다.파워와 주루,타격과 수비 등 다방면으로 뛰어나다.”며 공개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다.이밖에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애너하임 에인절스,LA 다저스 등도 영입을 추진중이다. 결국 이승엽과 마쓰이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진출과 맞물린 아시아 최고 타자의 자존심을 걸고 정면으로 충돌해야 한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열린세상]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

    지금 가을은 그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세간의 어려움 때문에 가을의 낭만보다는 싸늘한 인간적 아픔이 살을 파고 든다.올해의 이 길목에서 유난히도 많았던 자살사건 특히 가족단위 집단 자살사건은 우리 사회의 비극적인 한 단면을 보여 주었다.심화되어 가는 빈부격차와 극단적인 이기주의,어느 한 곳에도 따뜻하게 발 붙일 수 없는 사회에서 인간이 선택해서는 안 되는 최후의 절망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야만성과 문명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한다.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인간이란 원시인이자 야수 야만인이자 우상숭배자이고 동시에 이성과 사랑 정의를 누릴 능력이 있는 존재”라고 정의한 적이 있지만 요즘 같아선 오직 야수성만이 지배하는 사회로 비친다.절제되지 않는 일차적인 욕망과 감정이 넘실거리는 사회.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대로 괴로운 사회이지만 한편 먹고 살 만한 사람은 그들대로 욕망의 배출구를 찾지 못해 안달을 하는 사회이다. 한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던 영화 ‘바람난 가족’이나 TV 일일극‘앞집 여자’는 어지러운 이 땅에서 방황하며 살아가는 한 중산층 가정의 모습을 잘 그려주고 있다.“남편 말고 애인이 필요해.” “아내 말고 여자가 필요해.”라는 말은 얼크러진 우리 사회의 내밀하게 가려진 부분을 잘 들추어주고 있다.아니 어쩌면 남성중심적 가족이라는 억압질서의 허위의식을 강력하게 고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앞으로 전개되는 21세기는 지금까지 지속되어온 전통적인 결혼제도나 가족제도까지도 소멸할 것이라는 관련 연구자들의 보고도 있다.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정상적인 것보다는 비정상인 것이,원칙보다는 변칙이 지배하는 요즘의 사회문화 추세이다.무엇이 올바른 가치의 기준인지조차 헷갈리는 세상이다.이 속에서 참되고 올바른 진정성을 갖는 사랑보다는 비정상적이고 약삭빠른 사랑이 범람한다.혼란과 모순으로 가득찬 삶속에서도 밤하늘의 샛별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잊혀지지 않는 사랑의 이야기가 하나 있다. 지난해 5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때 전남 영광에서 올라갔던 75세의 정귀업 할머니.그녀는 23살 때 헤어진 북쪽의 남편을 52년만에 만난 것이다.당시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TV에서의 상봉장면은 아직도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다.“가시밭길도 그런 가시밭길이 없어라우.꽃방석 깔아줘도 가지 않을 길을 50년 넘게 혼자서 훠이훠이 걸어 왔어라우.눈물을 밥 삼아 살아왔지요.‘눈이 높아 못오나 길을 몰라 못오나’라는 노랫말이 내 삶의 노래가 됐지요.” 상봉하는 순간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구절구절 슬픔이 담겨있는 그 자체로서 고도로 집약된 하나의 시 구절이었다.52년간의 세월이 농축된 한편의 연가였다. 정귀업 할머니는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혼자 시골에 남았다.남편은 대학을 다니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지만 6·25전쟁으로 행방불명된 것이다.남편 사이에 아이 하나가 있었지만 4살 때 병으로 숨졌다고 한다.그녀는 지금껏 남편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혼자서 인고의 세월을 살아왔던 것이다. 그것은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고 돌아온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남편이 살아있다는 그런 믿음의 그늘에서 살고 싶었던 것이다.그녀라고 해서 젊은 날의 욕망이 없었겠는가.사랑은 믿음 속에서 오래 참고 기다린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우리는 기존의 가치와 도덕,진리마저도 새롭게 해석되고 도전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요즘의 세태 속에서 정귀업 할머니와 같은 사랑의 진정성도 새롭게 도전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쓸쓸한 가을에 다시 떠오르는 잊을 수 없는 정귀업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이다. 신 일 섭 호남대교수 동양사
  • 프로농구 조우현 김영만 “첫 우승 예감 100%”/ LG쌍포 초반부터 폭발… 3연승 주춧돌

    LG의 ‘쌍포’가 부활했다. LG의 슈터 조우현(27)과 김영만(31)이 프로농구 03∼04시즌 초반부터 폭발적인 외곽슛을 자랑하며 개막 3연승을 주도했다.최근 시즌 강팀으로 분류되면서도 아직 한 차례도 정규리그나 플레이오프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한 LG.그러나 이번엔 김영만 조우현 ‘쌍포’를 앞세워 ‘2인자’ 꼬리표를 뗄 참이다. 두 선수의 시즌 초반 맹활약은 예상외였다.조우현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복귀한 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김영만도 개막을 앞두고 잔부상에 시달렸다.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기다렸다는 듯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조우현은 지난 25일 모비스와의 개막전에서 용병들을 제치고 팀에서 가장 많은 27점(3점슛 3개)을 올리면서 승리의 선봉에 섰다.SK전(26일)에서도 3점슛을 무려 6개나 성공시키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24점을 넣었다. ‘사마귀슈터’ 김영만의 진가는 29일 오리온스전에서 나타났다.연봉이 2억 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삭감되는 치욕을 맞본 김영만은 명예회복에 모든 것을 걸었다.3쿼터 이후 오리온스의 거센 추격을 받던 LG는 3·4쿼터에만 15점을 몰아넣은 김영만을 앞세워 2점차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LG에겐 단순한 1승 추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LG와 막판까지 정규리그 1위를 다툰 팀.특히 연승행진을 달리다가도 오리온스에 발목을 잡히고 또 이기다가도 막판 역전을 허용하는 등 ‘오리온스 징크스’에 시달렸다. 김태환 감독은 “지금 우리팀의 상승세는 김영만 조우현의 외곽포가 잘 터지기 때문”이라면서 “식스맨을 충분히 활용해 두 선수가 시즌 끝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 ‘가을의 유혹’ 일본멜로 두편

    멜로영화 한편쯤 보고싶은 가을.‘공식’이 빤히 읽히는 할리우드산에 질린 관객들이라면 색다른 감상포인트를 가진 일본산 멜로 2편에 눈을 돌려보자.간절히 원하면 그리운 사람이 살아돌아온다는 설정에서 출발한 팬터지 ‘환생’(31일 개봉)과,인기감독 기타노 다케시의 ‘돌스’(Dolls·24일 개봉).사랑의 참의미를 느리되 사려깊은 시선으로 되돌아 본 작품들이다. 31일 개봉 팬터지 ‘환생' 누군가의 간절한 그리움 때문에 다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영혼.그러나 이승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단 3주만 허락된 ‘시한부 환생’. 올해 초 일본에서 개봉해 전국 관객 300만명을 끌어모은 화제작 ‘환생’의 중심 소재다.‘믿거나 말거나’식의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무슨 수로 그렇게 큰 울림을 만들어냈을까.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그것도 죽음과 사랑이라는 진부한 소재를 끌어들였음에도 극의 감성지수를 높여가는 것은 독특한 시나리오의 힘이다.30년 전 행방불명된 소년이 어느날 갑자기 살아돌아오자 후생성 직원인 헤이타(구사나기 쓰요시)는 진상조사차 고향마을을 찾는다.짝사랑해온 여자친구 아오이(다케우치 유코)를 오랜만에 만났지만,사고로 죽은 옛 애인 슈스케를 여전히 잊지 못하는 그녀를 지켜보며 연민인지 질투인지 모를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남녀주인공이 끌어가는 멜로의 큰 틀에다 주변 캐릭터들을 이리저리 요령껏 끼워넣음으로써 영화는 감동의 폭을 넓혀간다. ‘왕따’로 자살한 남학생,사춘기 때 죽은 소년,임신한 아내를 남겨두고 죽은 남자,아이를 낳다 죽은 여자 등이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으로 환생한다.영화는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로 살을 붙인 덕분에 단순한 멜로를 뛰어넘어 광의(廣義)의 사랑이야기로 주제를 확장했다. 평범한 멜로물이 아니라고 끝까지 자기목소리를 내는 영화다.지면에 차마 밝힐 수 없는,가슴 저린 막판반전이 기다린다.주인공 구사나기 쓰요시는 일본의 인기그룹 ‘스마프(SMAP)’의 멤버다.시오타 아키히코 감독. 기타노 다케시 감독 첫 멜로 ‘돌스' 동네 슈퍼마켓 주인아저씨 같은 순박함 속에 어떻게 칼날 같은 영화적 감성을 꼭꼭 숨기고 있을지,한번쯤팬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일본의 중견감독 겸 배우 기타노 다케시.‘돌스’는 ‘소나티네’‘하나비’‘키즈리턴’ 등 강렬한 화면과 메시지를 던져온 그가 처음 연출한 멜로영화다.하지만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기대하진 말아야겠다.감독이 어렵사리 꺼낸 사랑이야기는 그리 편치만은 않다.등장인물들이 풍요로운 연애감정을 누리는 게 아니라 하나같이 사랑에 지독히 상처받은 영혼들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멜로물과는 달리 극의 구도가 우선 독특하다.집안의 반대로 결혼하지 못한 채 정신병자처럼 떠도는 젊은 남녀,죽음에 임박한 늙은 야쿠자와 그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중년 여인,인기절정에 실명한 여가수와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의 눈을 서슴없이 자해한 청년. 안온한 상식을 뛰어넘어 치명적이고도 헌신적인 사랑을 나누는 세 남녀커플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엮어간다.엄연히 다른 사연들인데도,스크린 밖에서 보면 마치 한 필의 피륙처럼 감쪽같이 경계를 지워가는 극 전개가 매우 요령있다.열도의 사계를 배경으로 도테라(솜누비 일본 전통의상),분라쿠(文樂·전통인형극) 등이 주요소재로 쓰였다.그래서일까.순간순간 처연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한 편의 분라쿠를 보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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