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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와의 전쟁’ 엘살바도르...갱단 합산 형량 수백 만 년 달할 듯 [여기는 남미]

    ‘범죄와의 전쟁’ 엘살바도르...갱단 합산 형량 수백 만 년 달할 듯 [여기는 남미]

    범죄와의 전쟁을 수행 중인 엘살바도르에서 체포된 갱단 조직원들이 모두 재판을 받으면 합산 형량이 많게는 수백 만 년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지 언론은 “살인에 100년 넘는 징역형이 선고되는 등 사법부가 갱단에 전례를 찾기 힘든 중형을 내리고 있다”면서 최근 이같이 보도했다. 엘살바도르가 체포한 갱단 조직원은 현재 8만 명에 육박한다. 현지 언론이 인용한 검찰의 브리핑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사법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갱단 조직원 14명을 한꺼번에 법정에 세웠다. 14명 조직원은 2017~2019년 무고한 주민들을 살해해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법부는 혐의의 경중에 따라 피고들에게 징역 120년, 112년, 64년, 52년 등 줄줄이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경찰 1명을 포함한 피해자들이 이제야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게 됐다”면서 “정의의 승리를 위해 갱단 조직원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난 2022년 3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 주말에 살인사건 87건이 발생하는 등 치안불안이 절정에 달하자 내린 극약처방이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엘살바도르 정부는 전국 각지에서 악행을 일삼던 갱단 조직원들을 잡아들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지금까지 용의자 7만 9800여 명 검거했다. 이 가운데 7600명은 갱단 조직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석방됐고 나머지 7만 2200여 명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갱단을 무더기로 잡아들이면서 사법처리가 마냥 지연될 것으로 보이자 엘살바도르는 집단재판이 가능하도록 조직범죄 처벌법을 개정했다. 갱단 조직원이 1명씩 재판을 받게 되면 사법처리를 완료하는 데만 수백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번에 갱단 조직원 14명이 나란히 한 법정에서 동시에 재판을 받은 것도 법률을 개정한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형량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엘살바도르 사법부는 지난해 8월 다중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갱단 우두머리에게 징역 634년을 선고했다. 살인사건 23건 등 혐의가 엄중했지만 엘살바도르에선 전례를 찾기 힘든 중형이다. 현지 언론은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행정부에 사법부가 보조를 맞추면서 갱단 조직원들에게 이례적인 중형이 선고되는 재판이 늘고 있다”면서 “8만 명에 육박하는 용의자들이 모두 재판을 받고 난 후 형량을 합산하면 적어도 수십 만 년, 많으면 수백 만 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보도했다.
  • 황선홍 정식 감독 무산에 외국인 가닥…‘황희찬·홀란 스승’ 제시 마시 감독 부상

    황선홍 정식 감독 무산에 외국인 가닥…‘황희찬·홀란 스승’ 제시 마시 감독 부상

    황선홍 전 한국 남자축구 23세 이하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4 파리올림픽으로 향하는 길에서 미끄러지면서 외국인으로 성인 대표팀 사령탑의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오스트리아, 잉글랜드 등에서 황희찬(28·울버햄프턴)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제시 마시(51·미국)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30일 수도권 모처에서 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위원장이 면접 내용과 평가를 위원들과 공유하고 감독 후보를 압축하는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3배수 정도로 후보군을 추린 다음 정 위원장이 공언했던 5월 초중순까지 감독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축구계에 따르면 기존 1순위는 황 전 감독이었다. 황 전 감독이 8월까지 성인 대표팀 사령탑을 임시 겸직하면 일정 소화가 가능했는데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면서 자격을 잃었다. 현역 K리그 지도자들도 협회 제안을 고사하면서 후보군이 외국인 감독으로 좁혀졌다. 현재 마시 전 감독을 포함해 셰놀 귀네슈(72·튀르키예) 전 FC서울 감독, 에르베 르나르(56·프랑스) 프랑스 여자 대표팀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그중에서도 마시 전 감독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1952년생 고령인 귀네슈 전 감독은 튀르키예 대표팀을 맡아 2022 카타르월드컵 지역 예선 등에서 실패를 맛봤기 때문이다. 르나르 감독은 협회가 감당하기 버거운 거액의 연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 주축 공격수 황희찬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발판을 놔준 인물이 바로 마시 전 감독이다. 황희찬은 2019~20시즌 오스트리아 리그 잘츠부르크 지휘봉을 잡은 마시 감독과 호흡을 맞췄고 이때 활약을 바탕으로 라이프치히(독일)를 거쳐 울버햄프턴에 입단했다. 2022~23시즌 EPL에서는 리즈 사령탑에 오른 마시 전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기도 했다. 특히 황희찬은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마시 전 감독과 함께했던 2019년 10월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2차전 리버풀(잉글랜드)과의 경기에서 엘링 홀란, 미나미노 다쿠미와 나란히 득점하며 세계 명문 구단들의 주목을 받았다. ‘월드 클래스 수비수’ 반 다이크를 완벽하게 제치고 왼발로 골을 넣으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마시 감독은 홀란의 3번째 골이 터진 뒤 선수들에게 달려가 함께 껴안고 기뻐하면서 특유의 호탕한 성격과 친화력을 보여줬다. 당시 마시 감독이 지도했던 홀란은 EPL 맨체스터 시티로 팀을 옮겨 세계 최고 공격수로 거듭났다. 미나미노(AS 모나코) 역시 여전히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다. 불안 요소도 있다. 현재 무소속인 마시 전 감독은 2021년 12월 라이프치히, 2023년 2월 리즈에서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각각 1년을 채 버티지 못했다. 국가대표팀 지도자 경험도 2010~11년 미국 대표팀 수석 코치를 역임했던 게 전부다. 다만 미국 대표팀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마시 전 감독 지도하에 잉글랜드를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 삶은 삶대로, 죽음은 죽음대로 아름다워

    삶은 삶대로, 죽음은 죽음대로 아름다워

    삶은 삶대로, 죽음은 죽음대로 아름답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준비한 기념 공연 ‘못 말리는 프랑켄슈타인’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섬뜩한 존재 ‘프랑켄슈타인’을 코믹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수작이다. 대사 없이 배우의 표정과 몸짓으로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신체극으로 뮤지컬·인형극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까지 매력적으로 담아냈다. 무대 중앙에는 큰 벽이 놓여있다. 이것을 경계로 양쪽에 각기 다른 공연이 펼쳐진다. 한쪽에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다른 한쪽에선 크리처(피조물)의 시점으로 극이 진행된다. 두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제한된 무대만을 관람하는 관객의 시선에서는 반대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그저 소리만 들릴 뿐이다. 모든 관객은 1막이 끝난 후 반대쪽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그제야 사건의 전모를 이해하게 된다. 황하영 드라마투르그(공연고문)는 “이전 무대로부터 남아 있는 경험의 잔상들을 퍼즐처럼 맞춰가면서 관객은 두 개의 공연을 하나로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전면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무대가 삶의 세계라면 뒤편 크리처들이 꾸미는 공간은 죽음의 세계다. 거대한 벽으로 구분돼 있지만 실상 그러한가. 고상한 파티가 벌어지는 박사의 무대에 침입한 크리처들은 한바탕 ‘깽판’을 놓는다. 둘 사이의 경계를 지우는 반란이자 혁명으로 보이기도 한다.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연인이었던 엘리자베스(육소하 분)는 사망한 뒤 크리처로 부활한다. 크리처로서 세계와 교감하는 방법을 배우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삶과 죽음 두 세계를 아름답게 연결한다. 순전히 몸의 움직임으로만 모든 걸 표현하고 있음에도 이야기의 흐름은 뚜렷하게 보인다. 이른바 ‘띵띵땅땅 챌린지’로 틱톡 등 플랫폼에서 유행했던 요소도 재치 있게 집어넣으면서 9년 전 무대와의 차별성과 함께 동시대성을 확보한다. 배우들의 과장된 몸짓은 현대인의 군상을 오롯이 담고 있다. 배우와 함께 널브러져 시체를 연기한 인형과 ‘눈먼 노인’으로 특별출연한 송상은·최재림의 ‘뮤지컬 모먼트’도 극에 다양성을 더한다. 절정에서 영국 록그룹 퀸의 명곡 ‘보헤미안 랩소디’가 흘러나온다. 오페라로 시작해 피아노와 하드록까지 다양한 면모가 강조된 이 노래는 마치 종합예술로서 ‘못 말리는 프랑켄슈타인’을 은유하는 동시에 시종 말없이 이야기를 따라가던 관객들의 갈증을 한 번에 해소한다. 남궁호 연출은 “‘못 말림’이란 일상에서 해방되는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일탈, 어처구니없음, 황당함, 갑작스러운, 위트, 코믹, 놀라움의 순간을 경험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한예종 연극원 30주년의 첫 번째 공연으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24~28일까지 무대에 올랐다. 연극원 내 교수진과 재학생·졸업생이 함께 꾸린 무대다. 한예종 연극원은 이후 ‘자객열전 2024’(5월 2~4일), ‘로미오와 줄리엣’(5월 30일~6월 1일), ‘설흔’(9월), ‘난중일기’·‘우리 읍내’(11~12월) 등의 공연을 더 준비하고 있다.
  • [최보기의 책보기] 자식을 온전히 키워내는 그 일에 대하여

    [최보기의 책보기] 자식을 온전히 키워내는 그 일에 대하여

    지난 주말 밥상머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립해야 할 나이를 벌써 넘긴 자식이 자기 어렸을 때 부모와 있었던 어떤 사건을 상기하면서 섭섭해했다. “어, 그런 일이 있었어? 그랬다면 미안하구나. 그런데 그때는 나도 네 엄마도 부모가 처음이라 뭘 잘 몰랐어. 만약 그때 우리가 뭘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너를 낳았겠냐?”고 답변했다. 그렇다. 멋모르는 청춘 남녀가 사랑에 불타 결혼을 한 대가(?)로 아이 둘을 낳아 키워야 했다. 객지에서 맞벌이하면서 아이 둘을 탈없이 키워내는 일이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정말이지 전쟁처럼 두 아이를 키워냈다. 그래서 자식들에게 가끔 말하길 ‘전쟁처럼 아이를 키워낼 자신 없으면 아예 결혼을 하지 말라’고. ‘결혼 후 출산, 육아는 전쟁을 치르는 듯 치열한 책임감이 작동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하물며, 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자식을 온전히 키워내는 부모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대단하다, 위대하다’는 말도 쉽게, 함부로 해선 안 된다. 『하이힐을 신고 휠체어를 밀다』를 쓴 하타케야마 오리에 씨는 중증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난 아들 료카를 평범한 생활인으로 키워 내기까지 23년의 가족적 도전기이자 성장기록이다. 오해하지 마시라. 우울하거나 통탄이 가득 찬 책이 아니라 기쁨과 희망이 들끓는 책이다. 장애를 가진 자식을 키우는 부모에 대해 ‘사는 게 힘들겠다’는 선입감이나 편견을 버리게 하는 대신, 절정의 사랑은 좌절이나 슬픔도 희망과 기쁨으로 탈바꿈시킨다는 현실을 목도하게 한다. 어머니 오리에와 아들 료카가 독자에게 전하려는 말은 짧은 한 문장이다. “자신을,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을 표현할 때 흔히 ‘단장지애(斷腸之哀)’라는 고사를 든다. 자식의 고통 앞에 창자가 끊어지도록 슬픈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동물의 왕국’ 같은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어미 노루가 새끼들을 거느리고 강을 건너는데 멀리서 악어 떼가 달려온다. 어미 노루는 새끼들과 악어 떼 중간 정도 지점으로 자신의 위치를 바꾼 후 천천히 헤엄을 친다. 그리고 잠시 후, 새끼들이 강을 무사히 건너는 동안 어미 노루는… … 자식을 키워내는 모든 부모는 위대하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베네치아에 원래 있던 산처럼 솟은 유영국 ‘절정의 산’… RM 소장작 앞 ‘인증샷 찍기’ 이어져

    베네치아에 원래 있던 산처럼 솟은 유영국 ‘절정의 산’… RM 소장작 앞 ‘인증샷 찍기’ 이어져

    가을빛으로 일렁이는 산, 청신한 청록빛으로 깊어 가는 산…. 계절과 빛, 바람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한국 산의 아름다움이 물과 정원을 품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중세 건축물에 제자리인 듯 녹아들었다. 16세기에 지어져 20세기 ‘영혼의 건축가’로 불리는 마리오 보타, 고건축물에 새 숨을 불어넣은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 등이 리모델링한 베네치아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의 ‘절정의 산’이 펼쳐지면서다. 17일(현지시간) 개막을 사흘 앞두고 현장에서 미리 만난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병행 전시 유영국 개인전 ‘무한 세계로의 여정’은 유영국 예술 여정의 전환점이자 절정기의 강렬한 추상회화로 비엔날레 참석차 현장을 찾은 미국, 유럽 주요 미술계 관계자들과 매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국내 1세대 모더니스트로 색채의 미학을 극단까지 밀고 간 그의 진가를 새롭게 발견한 미술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색의 깊이와 형태에서 드러나는 정신성이 마크 로스코를 연상시킨다”는 평도 나왔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는 “유영국의 추상화들은 빛나고 매혹적이며 특유의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 대조적인 색면으로 채워져 있다”며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꼭 봐야 할 병행 전시 10선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유화 29점과 석판화 11점이 나온 이번 전시에선 특히 그의 작업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1960~70년대 유화가 내걸린 3층 공간이 압권이다. 화폭 위 정교한 균형 감각, 풍부한 색의 변주, 공간감과 깊이감을 더하는 세밀한 표현력 등이 성큼 자연의 숭엄함을 체감하게 한다. 유영국의 1968년 작으로 이번 기획에 포함돼 대여를 거쳐 전시장에 내걸린 방탄소년단(BTS) RM의 소장작 ‘워크’(Work) 앞에서는 현지 관람객들의 ‘인증샷 찍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초록색 정원을 창밖으로 품고 있는 1층 전시장은 한국에서 공수해 온 기단 위에 석판화를 한 점씩 올려 작은 산이 솟아오른 듯, 섬이 떠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인혜 전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은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가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란 주제로 서구 예술이 식민 지배를 겪은 국가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변형됐는지 탐구한다는 점에서 식민 경험, 전쟁, 분단 등 카오스 같은 상황을 겪으며 한국의 미학과 동양 사상에 서양 미술의 언어를 조화시킨 유영국의 작품 세계는 비엔날레 주제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 늦게 찾아온 봄… 오래 비추는 봄

    늦게 찾아온 봄… 오래 비추는 봄

    무진장(無盡藏)이란 불교 용어가 있다. 덕이 광대해 다함이 없다는 뜻이다. 현실 세계에도 ‘무진장’이 있다. 전북 무주와 장수, 그리고 진안의 앞 글자에서 따온 단어다. 우리나라 오지의 대명사로 통하는 곳. 그중 ‘전북의 지붕’이라 불리는 고원 도시, 진안을 다녀왔다. 고속도로가 전국을 단일 생활권으로 묶어 놓은 요즘이지만, 진안은 여전히 외지인들에게 생소한 땅이다. 봄소식도 늘 늦게 당도하는 편. 다소 늦었지만, 오지 마을 진안의 화양연화는 이제 막 시작됐다.●말의 귀 같다며 이름 지은 마이산 진안의 랜드마크는 뭐니 뭐니 해도 마이산(馬耳山)이다. 조선의 3대 왕 태종이 이 일대를 지나다 말(馬)의 귀(耳)와 같다며 마이산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마이산은 두 봉우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모습으로 솟아 있다. 서쪽의 암마이봉이 687.4m로 높고 동쪽의 수마이봉이 681.1m로 다소 낮다. 산은 전체가 거대한 암석 덩어리다. 특히 암마이봉의 타포니 지형이 인상적이다. 타포니는 풍화혈(風化穴)을 뜻하는 지질용어다. 풍화와 차별 침식 등으로 암석의 측면에 형성된 구멍을 일컫는다. ●남부 탑영제따라 만개한 벚꽃 절정 마이산 관광은 남부와 북부로 나뉜다. 봄철엔 관광객들이 남부 쪽으로 쏠린다. 벚꽃이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북부 쪽에도 벚꽃길이 있지만 남부에 견줘 명성이 덜한 편이다. 진안의 벚꽃은 개화가 늦다. 진안 일대가 고원지대라 그렇다. 평균 기온 자체가 낮은 데다 낮과 밤의 기온 차도 크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 마이산 벚꽃 축제가 열리던 시기도 해마다 4월 하순이었다. 마이산 벚꽃길은 이산 묘에서 탑사까지 약 2.5㎞ 구간에 조성돼 있다. 수령 수십년을 헤아리는 벚나무 노거수들이 길을 따라 도열해 있다. 나라 안에서 가장 늦게 벚꽃이 피는 곳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다. 탑영제에 이르러 벚꽃이 절정을 이룬다. 저수지 주변을 따라 벚꽃들이 만개했다. 저수지 제방 위로 올라 전경부터 품는다. 잔잔한 물 위로 벚꽃들이 투영되고 있다. 딱 한 폭의 수채화다. 나무 아래 꽃그늘에는 작은 정자도 있고 앉아 쉴 만한 의자도 여럿이다.●북부 사양제는 마이산 반영이 압권 마이산엔 저수지가 두 곳 있다. 남부 쪽은 탑영제, 북부는 사양제다. 명소에 깃든 저수지답게 수면 위로 담기는 풍경도 여간 빼어난 게 아니다. 탑영제는 벚꽃의 반영이 멋지다. 사양제는 마이산의 반영이 압권이다. 말 그대로 자연이 그린 데칼코마니다. 탑영제 위 부부공원 일대의 벚꽃도 아름답다. 먼저 진 꽃잎들이 공원 내 돌탑 주변에 눈처럼 내려앉았다. 꼭 가지에 붙어 있어야 꽃이던가. 흩날린다고, 떨어졌다고 꽃이 아닌 건 아닐 터다. 남부에 부부공원이 있다면 북부엔 연인의 길이 있다. 연인의 길을 따라 걸으면 마이산처럼 두 사람의 사이가 도타워진다며 조성한 길인데, 스토리텔링으로 한껏 의미를 부여한 것에 견줘 볼거리는 빈약한 편이다. 사실 사랑 이야기의 정점을 꼽자면 단연 명려각이다. 남부 주차장 한편에 없는 듯 서 있는 사당이다. 규모는 작아도 담긴 서사는 무척 풍성한데, 그 이야기는 잠시 뒤로 미뤄 두자. 부부공원에서 발걸음을 재촉하면 탑사다. 80여개의 돌탑으로 유명한 절집이다. 이갑용(1860~1957) 처사가 1885년 유·불·선 삼교에 바탕을 둔 용화세계의 실현을 꿈꾸며 조성했다고 한다. 입구 쪽의 월광탑, 일광탑처럼 규모가 큰 돌탑은 대부분 이름이 있다. 탑마다 나름의 의미와 역할도 있다고 한다. 가장 큰 건 대웅전 뒤 천지탑이다. 양탑, 음탑 등 두 개의 탑으로 갈라진 모양새가 마이산을 빼닮았다. ●성산정 등 전망대서 전경 한눈에 사실 진안 여행의 절반은 마이산을 어디서 보느냐다. 마이산 남, 북부 구역에선 오히려 마이산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기 어렵다. ‘마이산에 오르니 마이산이 안 보이더라’는 격이다. 좀 멀찌감치 떨어져서 봐야 한다. 읍내에선 군청 옆 성산정이 좋은 포인트다. 진안고원(鎭安高原)이란 표현에 걸맞게 경사진 언덕 400m 높이에 터를 잡은 정자다. 성산정에서 굽어보면 마이산 봉우리와 인근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길손들에게는 익산포항고속도로 진안휴게소 전망대가 최고의 포인트다. 마이산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휴게소는 상·하행선 양쪽에 다 있다. 부귀산 전망대도 있다. 원래 사진작가들만 알음알음 찾던 곳인데, 유명해지다 보니 군에서 아예 전망대를 조성해 뒀다. 진안 읍내에서 월평교 방향으로 가다 외후사마을로 좌회전한 다음 산길을 따라 곧장 간다. 길은 잘 닦여 있는 편이다. 다만 주차장에서 산길로 10여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긴 거리는 아니어도 제법 된비알이어서 힘들게 느낄 수 있다. 부귀산 전망대에서 맞는 풍경이 장쾌하다. 마이산이 작게 보일 정도로 거리는 멀지만, 주변 산군들과 어우러진 마이산의 진경과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안개가 자주 끼는 시기엔 꼭 바다 위에 떠 있는 절해고도처럼 보인다. ●‘명려각’엔 김삼의당·하립 사랑이야기 이제 미뤄 뒀던 명려각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다. 명려각은 여류시인 김삼의당(1769~1823)과 남편 담락당 하립(1769~1830)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둘의 고향은 사실 남원이다. 한데 어떤 사연으로 진안 깊숙한 곳에 흘러와 여생을 마치게 됐을까. 김삼의당과 하립은 남원 향교동의 유천마을이란 곳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해, 태어난 날이 같다. 둘은 18세 되던 해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하립은 과거 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떠나 오랜 시간 공부에만 매진했고, 김삼의당은 남편을 위해 남원에 머물며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남편의 한양살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인의 생명과도 같은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그를 조선의 전형적인 여성이라 말하는 이도 있다. 한데 김삼의당은 그 정도 수준에 머물 여성은 아닌 듯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260여편의 시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유실된 것을 제하고 그렇다. 작품에 대한 평가도 뛰어나다. 찢어지게 가난한 탓에 33세 되던 해엔 남원을 떠나 진안 마령면의 산골 마을로 쫓기듯 옮겨 가야 했다. 그의 시는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그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집안일을 핑계로 자아실현을 멈추지 않았다.●‘기축옥사’ 정여립이 머물렀던 죽도 진안에서 기억해야 할 인물이 또 한 명 있다. 조선시대 풍운의 정치사상가 정여립(1546~1589)이다. 선비 1000여명이 화를 입었던 ‘기축옥사’의 주인공이 바로 그다. 정여립은 “천하는 공물인데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으랴. 임금 한 사람이 주인이 될 수는 없으며, 누구든 섬기면 임금이 아니겠는가”라며 혁신적인 사상을 설파했다. 당시 임금이었던 선조로선 이런 불충하고 위험한 사상을 가진 인물을 그냥 둘 수는 없었을 터다. 결국 중앙 정치무대에서 밀려난 그가 내려와 생을 다할 때까지 머문 곳이 천반산 아래 죽도다. 죽도 일대는 국가지질공원이다. 그 덕에 번듯한 전망대도 생겼다. 장전마을에서 49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고갯길 옆에 지질공원 표지판이 나온다. 그 옆으로 난 숲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죽도 일대를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암굴 안 2층 누정 수선루도 볼만 진안 일대엔 수려한 정자들이 꽤 있다. 이를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훌륭한 테마 여행이 된다. 대표적인 건 마령면 강정리의 수선루(보물)다. 자연 상태의 암굴 안에 들여 지은 2층 누정이다. 조선 숙종 때 연안 송씨 4형제가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자의 이름은 ‘잠잘 수’(睡)에 ‘신선 선’(仙) 자를 쓴다. 신선이 잠을 잘 만한 곳이란 뜻일 터다. 국가문화재이긴 하지만 출입에 제한은 없다. 인근 평지리의 쌍계정도 암굴에 지은 정자다. 경남 하동의 쌍계사 입구 바위벽에 고운 최치원이 쓴 ‘쌍계석문’(雙磎石門) 글씨를 모방해 정자 왼쪽에 ‘쌍계’(雙磎), 오른쪽엔 ‘석문’(石門)이란 글씨를 새겼다. 백운면 미천리의 영모정, 바로 위 미룡정(美龍亭) 등도 다리쉼 할 겸 찾아볼 만하다.●한옥성당 ‘어은공소’도 숨은 명소 앞서 언급했듯 진안은 오지다. 곳곳에 볼만한 명소가 숨어 있다. 발품 팔아 찾아다녀야 한다는 뜻이다. 그중 하나가 진안읍 어은동의 천주교 어은공소(등록문화재)다. 1909년 건립된 한옥 성당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성당답게 실내는 남녀 신도석이 구분돼 있다. 성당이 깃든 어은동(魚隱洞)의 한문 이름을 풀면 ‘물고기가 안전하게 숨는 땅’이란 뜻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성주산 자락 골짜기에 숨은 듯 터를 잡고 있다. 지명이 말해 주듯 어은동은 환란을 피해 사람들이 숨기 좋은 곳이다. 1866년 병인박해 때도 그랬다. 충청도와 경기도 등에서 어은동으로 피신해 온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살았다. 물고기는 초기 기독교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 천주교 신자들이 물고기처럼 숨어 산 셈이다. 우연치고는 참 공교로운 듯하다.
  • 베네치아에 우뚝 솟은 유영국 ‘절정의 산’…RM 소장작 앞 ‘인증샷 찍기’도

    베네치아에 우뚝 솟은 유영국 ‘절정의 산’…RM 소장작 앞 ‘인증샷 찍기’도

    가을빛으로 일렁이는 산, 청신한 청록빛으로 깊어가는 산…. 계절과 빛, 바람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한국 산의 아름다움이 물과 정원을 품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중세 건축물에 ‘제 자리인 듯’ 녹아들었다. 16세기에 지어져 20세기 ‘영혼의 건축가’로 불리는 마리오 보타, 고건축물에 새 숨을 불어넣은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 등이 리모델링한 베네치아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유영국(1916~2002)의 ‘절정의 산’이 펼쳐지면서다.17일(현지시간) 개막을 사흘 앞두고 현장에서 만난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병행 전시 유영국 개인전 ‘무한 세계로의 여정’은 유영국의 예술 여정의 전환점이자 절정기의 강렬한 추상회화로 비엔날레 참석차 현장을 찾은 미국, 유럽 주요 미술계 관계자들과 매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내 1세대 모더니스트로 색채의 미학을 극단까지 밀고 간 그의 진가를 새롭게 발견한 미술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색의 깊이와 형태에서 드러나는 정신성이 마크 로스코를 연상시킨다”는 평도 나왔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는 “유영국의 추상화들은 빛나고 매혹적이며 특유의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 대조적인 색면으로 채워져 있다”며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꼭 봐야 할 병행 전시 10선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개인 소장 등 유화 29점과 석판화 11점이 나온 이번 전시는 특히 그의 작업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1960~1970년대 유화가 내걸린 3층 공간이 압권이다. 화폭 위 정교한 균형 감각, 풍부한 색의 변주, 공간감과 깊이감을 더하는 세밀한 표현력 등이 성큼 자연의 숭엄함을 체감하게 한다. BTS RM의 소장작 ‘워크’(1968) 연작 앞에서는 전시를 찾아온 현지 관람객들의 ‘인증샷 찍기’도 이어졌다. 초록색 정원을 창밖으로 품고 있는 1층 전시장은 한국에서 공수해온 기단 위에 석판화를 한 점씩 올려 작은 산이 솟아오른 듯, 섬이 떠 있는 듯 분위기를 연출했다.전시를 기획한 김인혜 전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은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 주제인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가 서구 예술이 식민 지배를 겪은 국가에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변형됐는지 탐구한다는 점에서 식민 경험, 전쟁, 분단 등 카오스 같은 상황을 겪으며 한국의 미학과 동양 사상에 서양 미술의 언어를 조화시킨 유영국의 작품 세계는 비엔날레 주제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 “셰플러, 그도 인간이다”… 우승 기대 낮춘 PGA투어

    “셰플러, 그도 인간이다”… 우승 기대 낮춘 PGA투어

    세계 골퍼들의 이목이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동쪽으로 240km 떨어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 헤드 아일랜드의 하버 타운 골프 링크스(파71·7213야드)에 집중됐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의 시그니처 대회인 RBC 헤리티지가 18일 개막한다. 총상금 2000만달러(278억원) 가운데 우승자는 20%인 400만달러(55억원)를 받는다. 컷오프 탈락은 없지만 올해 PGA 투어 우승자나 내로라하는 상위 랭커 69명이 출전한다. 1960년대 이후 RBC 헤리티지를 개최한 코스는 지난해보다 약간 더 길어졌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8)가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는 올해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비롯해 3개 대회 우승과 준우승 1회 등 9번 출전으로 이미 1510만달러(211억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11위를 차지한 셰플러는 올해 9개 대회에서 오버파 라운드가 없을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마스터스 대회 때 부인이 산통을 시작하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던 그의 말이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들은 그의 2세 출산을 빌어야겠다. PGA 투어 닷컴은“셰플러도 인간이고, 마스터스를 막 우승했기에 그가 RBC 헤리티지에서 우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평했다. ‘디펜딩 챔피언’ 맷 피츠패트릭(30·잉글랜드)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조던 스피스(31·미국)와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움켜쥐었다. PGA투어 닷컴은 피츠패트릭을 파워랭킹 1순위로 꼽았다. PGA투어 닷컴은 “대회가 열리는 하버 타운에서 가족들과 유년의 추억을 쌓은 피츠패트릭은 최근 4차례 톱15와 평균타수 68.59타로 강세를 보였다”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지난주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한 스피스는 이 대회에서는 2022년 우승,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한 루드비그 오베리(25·스웨덴)도 주목할 선수다. 지난해 PGA 투어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1회씩 한 오베리는 지난주 자신의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준우승으로 장식했다. 마스터스에서 공동 16위로 아시아 선수로는 최고 성적을 거둔 안병훈과 김시우, 김주형, 임성재의 선전도 기대된다.
  • 채광·환기 좋고 ‘원스톱 세탁존’ 갖춰

    채광·환기 좋고 ‘원스톱 세탁존’ 갖춰

    임야 면적이 절반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는 부산에서 희소성 높은 평지 조성 아파트가 공급된다. DL이앤씨는 부산 금정구 남산동에 ‘e편한세상 금정 메종카운티’(투시도)를 분양한다고 15일 밝혔다. 부산 남산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0층, 4개동 총 415가구다. 일반 분양분은 123가구다. 부산 금정구 내 첫 ‘e편한세상’ 브랜드 아파트로 16일 1순위, 17일 2순위 청약 접수가 진행된다. 단지의 74%가 채광과 환기, 통풍이 우수한 판상형 구조로 지어진다. 전 가구 안방에는 드레스룸이 조성되며 다용도실에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병렬로 배치할 수 있는 ‘원스톱 세탁존’이 마련된다. 또 전 가구 주방에는 창이 설치될 예정이다. 특히 전용면적 84·99㎡에는 입구에 대형 현관 팬트리가 제공된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실내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GX룸, 라운지카페 등이 마련되며, 키즈 라운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또 잔디마당과 수경시설이 있는 ‘드포엠 파크’가 단지 중심에 위치하며 각 동 앞에는 다양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로비계절정원과 단지 앞에 위치한 온천천을 조망할 수 있는 휴게정원도 조성된다.
  • 데뷔 50주년 앞둔 산울림, 최초 발매 LP 있다는데... [아몰걍듣]

    데뷔 50주년 앞둔 산울림, 최초 발매 LP 있다는데... [아몰걍듣]

    엘피 수집가들이 주목해야 할 앨범이 있다. 바로 전설의 한국 록 밴드 산울림의 13집 ‘무지개’ 앨범이다. 이 앨범은 바이닐 레코드(LP)로 최초 발매된다.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세 형제로 결성된 산울림은 1977년 1집 ‘아니 벌써’로 데뷔했다. 산울림은 당시 파격적인 음악으로 대중과 평단을 신선한 충격에 빠트렸다.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가 특징인 ‘사이키델릭’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1년 여만에 앨범 3개를 내는 등 왕성하게 활동했다. 이후 멤버 각자의 사정으로 솔로 체제와 복귀를 거듭했고, 삼형제의 앨범으로는 13년 만에 내놓은 앨범이 바로 13집 ‘무지개’다.13집은 산울림에게서 중요한 기점에 있던 앨범이었다. 김창완은 97년 당시 여러 인터뷰에서 “우리가 77년에 파격이었듯이 97년 우린 또 다른 파격을 선보이려 한다”, “지난날의 우리를 완전히 잊고 데뷔하는 신인으로 여겨주길 바란다”며 초기 음악 스타일을 구현하리라는 자신감을 선보였다. “음악적인 절정기는 최근 13집”이라며 이후 활동에 대한 포부도 내비쳤다. 그러나 14집을 준비하던 중 드러머였던 막내 김창익의 사망과 함께 산울림의 음악 활동은 막을 내리게 된다.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마지막 앨범은 당시에 카세트테이프와 씨디로만 발매됐다. 산울림 데뷔 45주년을 맞아 2022년부터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렇게 순차적으로 리마스터링 앨범이 엘피로 재발매되었고, 지난달부터 12집, 13집을 예약 판매하고 있다. ‘최초 엘피 발매’와 ‘2,000장 넘버링 한정반’이라는 문구가 지갑을 스르륵 열리게 만든다. 팬들 사이에서도 ‘기다리던 것이 나왔다’, ‘산울림 LP 중 가장 희귀한 앨범’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13집 엘피 발매는 뜻깊은 일이다.이 앨범을 주저없이 사게 된 이유에는 지난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기억을 잊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 ‘너의 의미’, ‘개구장이’ 등 뼛속 깊이 새겨진 수많은 곡들이 있었다. 특히 13집 수록곡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는 너나할 것 없이 어깨춤을 추게 만들었다. 페스티벌에서 젊음을 불태우는 많은 이들이 큰 원을 만들며 몸을 부딪히는 ‘슬램’에 동참하기도 했다. 청춘을 위해 썼다는 노래 ‘무지개’가 울려퍼지자 휴대폰 플래시를 켜지며 반짝반짝 빛나는 광경을 연출됐다. 어느 걸출한 해외 밴드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민족의 흥’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지난 여름밤을 의미있게 만들어 준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와 ‘무지개’가 수록됐다는 것만으로도 이 앨범의 의미는 충분하다. 청춘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 산울림의 노래, 그 밴드의 마지막 앨범을 소장하게 되어서 무척이나 기쁘다.
  • 이스라엘, 하마스 지도자 세 아들 살해… “이란, 보복 임박”

    이스라엘, 하마스 지도자 세 아들 살해… “이란, 보복 임박”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하는 와중에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의 세 아들을 표적 공습해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영사관 공격을 받은 이란이 곧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스마엘 하니예(62)의 아들 하젬, 아미르, 무함마드와 손주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슬람 단식성월 라마단 종료 후 찾아온 명절인 이드 알피트르 행사에 가기 위해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폭격당했다. 이스라엘은 “아미르는 하마스 군사조직의 지휘관이고 하젬과 무함마드는 일반 대원이었다”며 “이들은 가자지구 중부에서 테러를 실행하러 가던 길이었다”고 했다. 카타르에 본거지를 두고 휴전 협상에 참여 중인 하니예는 “협상이 절정에 달한 시점에서 내 아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하마스의 입장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녀 13명을 둔 하니예는 이번 전쟁으로 60여명의 친인척을 잃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하니예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주간 휴전하고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900명을 맞교환하는 협상 조건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 가는 중이었다. 이날 미국 정보기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 정부 기관과 군사시설에 대리인을 이용해 곧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데 대한 보복 공격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 지상공격 전에 이란의 공습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 가능성에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테헤란 운항을 중단했고, 러시아도 자국민에게 중동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 이스라엘, 하마스 최고지도자 세 아들 살해…“이란의 보복이 임박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최고지도자 세 아들 살해…“이란의 보복이 임박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하는 와중에 하마스 정치 지도자의 세 아들을 표적 공습해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영사관 공격을 받은 이란이 곧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스마엘 하니예(62)의 아들 하젬, 아미르, 무함마드와 손주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슬람 단식성월 라마단 종료 후 찾아온 명절인 이드 알피트르 행사에 가기 위해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폭격당했다. 이스라엘은 “아미르는 하마스 군사조직의 지휘관이고 하젬과 무함마드는 일반 대원이었다”며 “이들은 가자지구 중부에서 테러를 실행하러 가던 길이었다”고 했다. 카타르에 본거지를 두고 휴전 혐상에 참여 중인 하니예는 “협상이 절정에 달한 시점에서 내 아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하마스의 입장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녀 13명을 둔 하니예는 이번 전쟁으로 60여명의 친인척을 잃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하니예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주간 휴전하고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900명을 맞교환하는 협상 조건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이날 미국 정보기관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 정부 기관과 군사시설에 대리인을 이용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곧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데 대한 보복 공격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후의 피난처인 라파 지상공격 전에 이란의 공습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 가능성에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테헤란 운항을 중단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며 1.1% 상승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코앞으로 닥쳤다는 보도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다”(ironclad)며 미국은 이란의 공격에서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포토] 복사꽃 만개한 경북 청도는 ‘무릉도원’

    [포토] 복사꽃 만개한 경북 청도는 ‘무릉도원’

    복숭아 주산지로 알려진 경북 청도군 각남면 일대에 짙은 분홍색의 복사꽃이 절정을 이뤘다. 매년 이맘때쯤 청도군 전역에는 복사꽃이 만발해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하게 한다. 사진은 11일 오전 경북 청도군 각남면의 한 과수원에 복사꽃이 만개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 美日 정상회담 열리던 날, 시진핑·마잉주 9년 만에 만났다

    美日 정상회담 열리던 날, 시진핑·마잉주 9년 만에 만났다

    중국과 러시아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백악관 정상회담에 맞춰 전략적 외교 행보를 펼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년 만에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을 만나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양안(중국과 대만) 평화 추구 입장을 재천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올해 내 중국 방문 계획을 공식 확인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을 들를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중국중앙(CC)TV는 “이날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마 전 총통 및 대만 대표단 일행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재확인하고 양안 갈등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해석은 각자 알아서 하기로 한 1992년 합의를 의미한다. 앞서 시 주석은 2015년 11월 싱가포르에서 당시 총통인 마잉주를 만나 분단 66년 만에 양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1949년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쫓겨 간 뒤 중국 국가주석과 대만 총통 간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다. 이때가 양안 관계의 절정기로 평가받는다. 마 전 총통은 재임 기간인 2008~2016년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대만 내 대표적인 ‘친중파’ 정치인이다. 이날 ‘시마후이’(시진핑과 마잉주의 회동)는 같은 날 미국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만 자유시보는 “원래 양자 회동이 8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이날로 갑자기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은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다음달 취임을 앞두고 있고 미국이 아태지역 동맹들과 손잡고 중국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시 주석이 마 전 총통과의 회동을 통해 ‘대만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테니 외세는 간섭하지 말라’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만 연합보는 “현재로서는 마잉주가 (현 총통인) 차이잉원보다 훨씬 낫다. 양안 갈등 심화로 집권세력이 중국에 아무 목소리도 내지 못하지만 최소한 그는 시진핑을 직접 만나 양안 평화의 중요성을 전달하지 않느냐”라고 일갈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방중 계획을 전격 공개하며 미일 밀착 행보를 견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시 주석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푸틴 대통령의 올해 중국 국빈 방문을 위한 포괄적인 준비의 중요한 단계’로 이해하고 환영했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도 “라브로프 장관의 중국 방문은 다가오는 최고위급 접촉을 위한 준비로 볼 수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중 일정은 공개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오는 5월 7일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푸틴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푸틴 대통령이 방중길에 북한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올해 1월에도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에게 북한 방문 용의를 전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북한 방문을 연계해 한미일 3국에 맞서 북중러 결속을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 [씨줄날줄] 선거여론조사 블랙아웃

    [씨줄날줄] 선거여론조사 블랙아웃

    4·10 총선을 앞두고 오늘부터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알 수 없다. 공직선거법이 선거일 전 6일부터 투표 마감 때까지 정당 지지도나 당선 예상자에 대한 여론조사 발표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블랙아웃’이다. 대세를 추종하는 ‘밴드왜건’ 효과, 열세에 놓인 후보자를 응원하는 ‘언더독’ 효과 등 막판 판세가 표심을 결정하는 현상이 금지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맹점이 있다. 3일까지 조사한 결과는 금지 기간 전 조사했다는 점을 밝히면 보도할 수 있다. 선거운동이 절정에 달할 때 과거 정보가 제공된다. 발표나 보도만 금지될 뿐 여론조사는 진행된다. 정당이나 언론사는 알고 유권자는 모르는 상황이다. 선진국들은 블랙아웃이 없거나 금지하더라도 기간이 짧다. 프랑스는 7일이었다가 선거일 포함 2일로, 캐나다는 3일이었다가 선거일 당일로 줄였다. 미국, 영국, 일본, 스웨덴 등은 금지 기간이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월 블랙아웃을 폐지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블랙아웃이 폐지돼도 걱정은 남는다. 2014년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설치, 2017년 선거여론조사기관 등록제 도입 등 관련 규제가 꾸준히 강화됐지만 여론조사가 유권자의 생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우리나라의 여론조사 응답률은 전화받은 사람 중 끝까지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다. 국제기준은 전화했는데 안 받은 사람 수까지 계산한다. 여심위 홈페이지에 공개된 응답률에 접촉률을 곱해야 국제기준이 된다. 연합뉴스와 연합TV가 어제 발표한 비례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12.4%, 접촉률은 30.4%다. 국제기준 응답률은 3.8%, 즉 100명 중 4명 정도가 응답했다는 뜻이다. 낮지만 같은 날 발표된 다른 언론사의 비례정당 지지도 조사(0.78%)에 비하면 매우 높다. 응답률이 낮을수록 극소수의 적극적 정치 관심층만 응했다는 뜻이다.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응답률 5% 미만 선거여론조사 공표 금지, 성실 응답자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유권자가 여론조사 시점을 따져 보는 기간이 하루나 이틀이면 몰라도 거의 일주일은 무리다. 블랙아웃 축소 또는 폐지도 필요하지만 당장 응답률부터 높여야 한다.
  • 낯 뜨거운 막말, 등 돌리는 중도층

    낯 뜨거운 막말, 등 돌리는 중도층

    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상대를 향해 “쓰레기 같은 말”, “그 입이 쓰레기통” 같은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역풍 차단을 목표로 양당이 공천 과정에서 ‘막말 후보’를 내쳤던 것과 달리, 급해지니 서로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권자의 정치 불신이 높아지고 선거 판세를 좌우할 중도층으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경기 이천시 유세에서 “김준혁(경기 수원정) 민주당 후보가 했던 입에 담지 못할 쓰레기 같은 말에 대해 제가 ‘쓰레기 같다’고 했다고 저를 비난하더라. 쓰레기 같은 말이 아니면 뭐냐”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형수에게 했던 말이 쓰레기 같은 말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강동구 유세에서는 이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 “남자들이 뭐가 그렇게 징징대는 게 많나. 자기 지켜 달라 징징대냐”고 했다. 송파구에서는 총선을 ‘한일전’으로 규정한 이 대표와 야당을 향해 “반일팔이 하면서 국뽕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국뽕정치는 가능하다. 국뽕경제하면 나라 망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8일에도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쓰레기란 말은 그렇게 입에서 함부로 꺼내는 것이 아니다. 한 위원장 입이 쓰레기통이 되는 것을 모르느냐”고 반발했다. 이 대표도 전날 서울 송파구 지원 유세에서 “(정부가) 국민 염장을 지르고 있다.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는 말에 공감이 가지 않느냐”고 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고 계모 같다”, “의붓아버지 같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취지의 “설마 2찍은 아니겠지”라고 말했다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과했다. 총선이 ‘정권 심판론’ 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의 대결 구도가 되면서 후보들이 너도나도 네거티브에 뛰어들었다. 조국 대표도 지난 28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이 꼬라지 그대로 가다 나라 망하겠다, 이런 판단으로 조국혁신당에 힘을 실어 달라”고 외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상대가 네거티브하는데 가만히 있기가 어렵다. 그게 유권자의 귀와 눈을 사로잡는 데 효과가 있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집토끼’(강성 지지층)만 관심을 갖는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 공방도 절정을 향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수도권 유세에서 양문석(경기 안산갑) 민주당 후보의 아파트 편법 대출 의혹에 대해 “문재인 정부 때 우리 모두에게는 집 살 때 돈을 빌리지 못하게 해 놓고 자기들은 뒷구멍으로 이러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신현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장진영(서울 동작갑) 국민의힘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투명하지 못한 재산 증식 과정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장 후보에게 동작구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했고 조수연(대전 서구갑) 후보의 전세사기 가해자 변호 이력도 비판했다. 양측 후보들은 홍보 현수막도 네거티브에 초점을 맞췄다. 장경태(서울 동대문을) 민주당 후보는 ‘잊지 말자 정권 2년!’이라고 쓴 현수막을 걸고 이태원 참사·양평고속도로 등을 나열했다. 김기흥(인천 연수을) 국민의힘 후보는 ‘↓ 4년 동안 뭐했습니까↓’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정일영 민주당 후보가 ‘커넬워크 건너편 조속 개발, 유치원·학교 신설’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자 바로 위에 ‘저격용 현수막’을 게시한 것이다. 네거티브 선거가 심화하자 구글은 선거철에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등에 정치 관련 광고를 게시하지 않기로 했다. 과장·왜곡·편파적인 주장이 담긴 정치 광고가 유권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네거티브 선거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총선이 ‘정권 심판’ 대 ‘야권 심판’이라는 프레임으로 치러지면서 유독 공약이나 정책에 대한 양당의 홍보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네거티브 한 방으로 선거를 살릴 수도 있지만 네거티브 한 방이 돌이킬 수 없는 패배로 이끌 수도 있다. 유권자들은 자극적인 언행을 일삼는 후보나 정당을 찍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낯 뜨거운 막말, 등 돌리는 중도층

    낯 뜨거운 막말, 등 돌리는 중도층

    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상대를 향해 “쓰레기 같은 말”, “그 입이 쓰레기통” 등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역풍 차단을 목표로 양당이 공천 과정에서 ‘막말 후보’를 내쳤던 것과 달리, 급해지니 서로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권자의 정치 불신이 높아지고 선거 판세를 좌우할 중도층으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경기 이천시 중리사거리 지원 유세에서 “김준혁(경기 수원정) 민주당 후보가 했던 입에 담지 못할 쓰레기 같은 말에 대해 제가 ‘쓰레기 같다’고 했다고 저를 비난하더라”며 “‘박정희 대통령이 초등학생, 위안부랑 성관계를 맺을 수 있고 마약을 했을 것’이라는 게 쓰레기 같은 말이 아니면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형수에게 했던 말이 쓰레기 같은 말 아니냐. 제가 읊어 볼 수조차 없는 말”이라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이 대표와 김 후보를 향해 ‘쓰레기 같은 말’이라고 비난했고, 지난 28일에도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쓰레기란 말은 그렇게 입에서 함부로 꺼내는 것이 아니다. 한 위원장 입이 쓰레기통이 되는 것을 모르느냐”며 반발했다. 이 대표도 전날 서울 송파구 지원 유세에서 “(정부가) 국민 염장을 지르고 있다.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는 말에 공감이 가지 않느냐”고 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고 계모 같다”, “의붓아버지 같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취지의 “설마 2찍은 아니겠지”라고 말했다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과했다. 총선이 ‘정권 심판론’ 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의 대결 구도가 되면서 후보들이 너도나도 네거티브에 뛰어들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지난 28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이 꼬라지 그대로 가다 나라 망하겠다, 이런 판단으로 조국혁신당에 힘을 실어 달라”고 외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상대가 네거티브하는데 가만히 있기가 어렵다. 그게 유권자의 귀와 눈을 사로잡는 데 효과가 있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집토끼’(강성 지지층)만 관심을 갖는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 공방도 절정을 향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수도권 유세에서 양문석(경기 안산갑) 민주당 후보의 아파트 대출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이 국민을 대표해서 사기 대출로 고발하겠다”고 했고 “민주당 추천으로 2011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을 할 때 국정감사를 앞두고 KT에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신현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장진영(서울 동작갑) 국민의힘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투명하지 못한 재산 증식 과정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장 후보에게 동작구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했고 조수연(대전 서구갑) 후보의 전세사기 가해자 변호 이력도 비판했다. 양측 후보들은 홍보 현수막도 네거티브에 초점을 맞췄다. 장경태(서울 동대문을) 민주당 후보는 ‘잊지 말자 정권 2년!’이라고 쓴 현수막을 걸고 이태원 참사·양평고속도로 등을 나열했다. 김기흥(인천 연수을) 국민의힘 후보는 ‘↓ 4년 동안 뭐했습니까↓’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정일영 민주당 후보가 ‘커넬워크 건너편 조속 개발, 유치원·학교 신설’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자 바로 위에 ‘저격용 현수막’을 게시한 것이다. 네거티브 선거가 심화하자 구글은 선거철에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등에 정치 관련 광고를 게시하지 않기로 했다. 과장·왜곡·편파적인 주장이 담긴 정치 광고가 유권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거티브 선거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총선이 ‘정권 심판’ 대 ‘야권 심판’이라는 프레임으로 치러지면서 유독 공약이나 정책에 대한 양당의 홍보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네거티브 한 방으로 선거를 살릴 수도 있지만 네거티브 한 방이 돌이킬 수 없는 패배로 이끌 수도 있다. 유권자들은 자극적인 언행을 일삼는 후보나 정당을 찍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달려 봄, ‘호랑이 엉덩이’ 바닷길, 만나 봄

    달려 봄, ‘호랑이 엉덩이’ 바닷길, 만나 봄

    드라이브만으로 여행이 완성되는 곳이 있다. 이를테면 남녘 바다의 ‘호랑이 엉덩이 해안’ 같은 곳이 그렇다. 경북 경주 감포에서 울산을 지나 부산 기장에 이르는 바닷길이다. 우리나라 지도를 호랑이로 보면, 꼬리에 해당하는 포항 호미곶 아래 지역을 일컫는다. 지금 남녘 바다엔 봄빛이 완연하다. 짙푸른 바다와 화사한 갯마을들이 포근한 봄바람에 안겨 있다. 부산 기장에서 경주 감포까지 달렸다. 풍경이 주렁주렁 매달린 31번 국도를 넘나드는 여정이다. 새봄을 길어 올리기에 이만한 곳도 없지 싶다.부산 기장의 봄은 멸치와 함께 온다. 어획량도 맛도 연중 최고다. 그 중심지가 연화리 대변항이다. 기장 멸치는 대부분 몸집이 큰 대멸이다. 큰 녀석은 길이가 10㎝를 훌쩍 넘는다. 구워 먹고, 무쳐 먹고, 끓여 먹는다. 이때만큼은 다른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한 보조 재료가 아닌 당당한 요리의 주재료다. 대변항에선 멸치털이 모습이 종종 펼쳐진다. 도시 사람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진귀한 풍경이다. 검게 탄 얼굴의 선원들이 유자망(흘림걸그물)에 걸린 멸치들을 털어내는데, 이 모습이 아주 역동적이다. 멸치가 튀고, 땀이 튄다. 이재에 밝은 사람에겐 ‘돈이 튀는’ 모습도 보이지 싶다. 멸치는 보통 새콤달콤한 양념에 회무침으로 먹는다. 구이는 값에 견줘 양이 다소 적은 편이다. 격렬한 멸치털이에서 온전하게 몸을 보전한 녀석들만 구이용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찌개는 방아잎을 넣어 끓이는 경우가 많다. 방아잎은 독특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방아잎 향이 싫다면 주문 전 밝혀 두는 게 좋다.대변항에서 죽성항까지는 약 5㎞. 짧지만 볼거리가 꽤 있다. 가장 유명한 건 두호마을 해안의 죽성리 성당이다. 한 방송사의 드라마 세트장이었던 곳으로, 청잣빛 바다와 어우러진 자태가 이국적이다. 인증샷 찍기도 좋아 관광객들이 쉼 없이 몰려든다. 죽성항 안쪽엔 황학대가 있다. 1618년부터 6년간 기장에 유배됐던 고산 윤선도가 매일 찾았다는 곳이다. 마을 뒤 둔덕의 ‘죽성리 해송’은 수형이 아름답다. 멀리서 보면 한 그루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다섯 그루가 서로 의지한 모양새다. 기장 해안엔 독특한 형태의 등대가 많다. 호사가들 사이에선 ‘셔터만 눌러도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통한다. 이 등대를 찾아가는 재미도 각별하다. 서암항엔 젖병 등대가 있다. 5.6m 높이의 등(램프) 위에 도자기로 구운 젖꼭지 모양의 지붕을 얹었다. 등대 외벽에는 어린이와 아기 144명의 손과 발 도장이 찍힌 타일을 붙였다. 출산 장려의 뜻이 담겼다. 힘과 권력을 상징한다는 닭 볏 등대도 서암항에 있다. 칠암항 야구 등대, 대변항 월드컵 등대와 마징가 등대(장승등대), 임랑항 물고기 등대 등도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이색 등대다.아주 오래전엔 특별한 자리마다 양반들의 정자가 들어섰다. 요즘은 다르다. 카페가 먼저 들어선다. 전국 어디서나 비슷하다. 기장 일대도 마찬가지다. 연화리, 월전마을, 학리, 일광해변, 임랑해변 등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기장해안로는 우리나라 바닷가 카페의 최고 격전지다. 임랑해변의 웨이브온과 임랑원, 월전마을 인근의 오프오와 피크스퀘어, 메르데쿠르, 일광읍 학리의 카페 숲, 일광해변 주변의 그라노데와 마리솔, 디원, 온정마을의 헤이든, 울주 서생면의 그릿비 등이 널리 알려졌다. 기장 일대의 카페들은 젊은 취향의 건축과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앞세운다. 이게 불편한 중장년층에겐 연화리의 범고래다방, 화봉커피, 백화제방, 월전리의 채플린 등 레트로풍 카페들이 대안이 될 만하다.건축 기행에 관심이 있다면 임랑해변의 ‘청암 박태준 기념관’을 찾는 게 좋겠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생가 주변 부지에 지은 작은 기념관이다. 빛이 쏟아지는 중정과 비정형의 곡선으로 처리된 벽면 등 섬세한 풍경이 그만이다. 입장료는 없다. 임랑해변을 지나면 곧 울산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산업 도시지만 해안 쪽으로는 빼어난 풍경을 갈무리한 관광 명소들이 즐비하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간절곶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해돋이 명소다. 간절곶 주변은 요즘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 덕에 한결 여유롭게 해안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간절곶 초입에 정크 아트 공원이 조성돼 있다. 지난해 연말에 새로 문을 열었다. 간절곶이 속한 울산 울주군과 관련된 테마 작품 123점이 전시됐다. 정크 아트란 폐품이나 잡동사니로 만든 예술품을 말한다. 전시 대표작은 ‘간절 용사 솔라봇’이다. 태양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간절곶을 방문한 로봇을 형상화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간절곶 위는 진하해수욕장이다. 여기에도 볼거리가 꽤 있다. 명선도는 진하해변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무인도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일출 명소로 소문난 곳이다. 명선도까지는 썰물 때 걸어서 오갈 수 있다. 진하해변과 강양항 사이에는 명선교가 놓여 있다. 은은한 야경이 로맨틱해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여기서 고민이다. 다음 볼거리가 몰린 울산 동구까지 가는 방법 때문이다. 직선 코스를 ‘선호’하는 내비게이션은 31번 국도를 따라 직진하라고 주문한다. 온산공단 등 국가산업단지의 중심부를 관통해 지나는 길이다. 거대하고 살풍경하면서도, 어딘가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주는 공업단지의 모습은 사실 어디서도 쉽게 마주할 수 없는 풍경이긴 하다. 울산은 특히 이 ‘산업단지 야경’을 울산 12경의 하나로 꼽을 만큼 자랑스레 여기기도 한다. 한데 공단 특유의 냄새에, 초대형 트럭들과 함께 달리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여행에 적합한 코스는 31번 국도를 버리고 온양 방면으로 나가 14번 국도로 갈아타는 것이다. 공단 지역을 크게 우회해 지날 수 있다. 우회하건 직진하건, 산업공단을 지나온 당신이 만나는 건 거대한 울산대교다. 이 다리를 건너야 울산 동구에 이를 수 있다. 대교 초입에 장생포항이 있다. 여기도 필수 방문 코스다. 장생포는 ‘고래의 고향’이라 불린다. 예부터 고래잡이 전진기지로 명성이 자자했다. 국내 포경 관련 자료와 유물을 전시하는 고래박물관, 포경산업이 절정에 달했던 1960~1970년대의 장생포 풍경을 복원한 고래문화마을, 울산대교를 배경 삼아 인증샷 찍기 좋은 고래조각공원 등 다양한 관람시설이 조성돼 있다. 고래를 보호하자면서도 고래고기를 파는 식당들이 줄지어 서 있는, 이율배반적인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장생포에서 맞는 해넘이도 극적이다. 동해에 속한 곳인데도 뜻밖에 일몰 모습을 볼 수 있다. 장생포문화창고가 권할 만한 곳이다. 옛 냉동창고를 문화시설로 재단장한 곳이다. 6층 건물 전체가 ‘전망 맛집’이다. 장생포항에 정박한 수많은 배들과 울산 공단이 만들어 내는 특유의 오션뷰가 창문 너머로 펼쳐진다. 특히 화려하면서도 음울한 느낌을 주는 울산공단의 저물녘 풍경이 압권이다. 울산대교를 건너면 슬도(瑟島)와 만난다. 갯바위 구멍 사이로 드나드는 파도 소리가 비파(瑟) 소리처럼 들린다는 곳이다. 슬도까지는 바다 사이로 난 소로를 따라 오갈 수 있다. 작은 바위섬 끝자락에서 맞는 시원한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대왕암 공원도 지척이다. 대왕암은 경주 봉길리 앞바다의 수중릉인 신라 문무대왕릉과 관련이 있는 바위다. 경주의 대왕암이 문무대왕이 누운 곳이라면 울산의 대왕암은 문무대왕의 아내가 누운 곳이란 이야기가 전해 온다. 100년 전 방풍림으로 조성된 1만 5000그루의 해송숲이 아름답고, 바다 위로 난 흔들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쏠쏠하다.주전해변은 몽돌로 유명하다. 파도가 몽돌을 적실 때마다 차르르 소리가 난다. 마음을 정화해 주는 ASMR(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백색소음)이다. 해안가 용바위로 유명한 당사항, 고래등대로 유명한 정자항, 마을 곳곳에 장어 벽화를 그린 장어마을 제전항 등을 지나면 강동해변이다. 강동 일대부터 용암이 만든 주상절리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아마 옛사람들의 눈에는 육각형의 주상절리 단면이 꽃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꽃바위, 화암(花岩)이다. 주상절리는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강동 해안 일대의 소규모 주상절리는 곧 만나게 될 경주 양남면 일대 대규모 주상절리의 예고편이나 다름없다. 바닷가 길은 이제 경주 양남면으로 들어선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쥘부채 형상의 주상절리 등 다수의 현무암 주상절리군(천연기념물)이 있는 곳이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급속히 식으면서 형성된 바위기둥을 일컫는다.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약 2㎞ 길이의 ‘파도소리길’을 따라 현무암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다. 봉길리 해변은 신라 문무대왕의 해중릉이 있는 곳이다. ‘죽어서 동해를 지키는 용이 되겠다’는 문무대왕의 유언에 따라 해안에서 200m 떨어진 바위에 장사 지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인근 감은사지는 문무대왕 아들인 신문왕이 부왕의 뜻을 받들어 호국사찰로 세웠던 절터다. 거대한 동·서 3층석탑(국보)이 남아 있다.
  • [이붕우의 뒷모습 세상] 돌아올 4월

    [이붕우의 뒷모습 세상] 돌아올 4월

    봄의 전령 3월이 뒷모습으로 섰다. 돌아오는 4월의 함성이 들린다. 또 하얀 목련이 어김없이 피고지리라. 꽃은 순백의 공주를 닮았다. 만져 보면 두툼하지만 부드럽고 매끄러운 느낌이 든다. 그때가 절정이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바람결에 곧 떨어지고 나무 아래 수북이 쌓인 채 거뭇거뭇 말라 간다. 마리 앙투아네트 비극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나무는 애달플 겨를이 없다. 어서 잎을 키울 차례인 것이다. 시간에 따르는 자연의 섭리다. 까까머리 중학생이 학교를 오가던 언덕 너머로 백합같이 고운 여학생을 보았다. 이 사연을 들은 시인이 노랫말을 짓고 어른이 된 중학생은 곡을 썼다. 우리나라 최초 가곡 이은상 작사, 박태준 작곡 ‘동무생각’(1922)이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청춘은 가도 추억은 남는다. 여학생의 뒷모습은 봄과 사랑의 예찬가가 됐다. 2년 전 4월 자동차 유럽 여행을 했다. 체코를 출발해 11개국을 거쳐 다시 체코까지 동그랗게 도는 길이었다. 그중 프랑스의 드넓은 평원을 뒤덮은 노란 유채꽃을 잊을 수가 없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 꽃과 푸른 잎이 어우러진 수채화 같은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때 문득 비옥하고 너른 평야와 자원도 부족하고 국토도 비좁은 우리나라가 비교됐다. 그러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우리 국민의 위대함에 절실함과 맨주먹으로 일구어 낸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나의 동세대, 그리고 이를 이어 가는 후손들 생각에…. ‘고귀함’이 꽃말인 목련이 활짝 필 무렵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는 총선이 있다.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봄 산이 하루하루 부풀어 오르듯이 점점 목청을 높이며 이기고자 끝까지 안간힘을 쓸 것이다. 그러다 누구는 승자가 되고 누구는 패자가 된다. 지금은 모두 승자인 양 하지만 모든 건 시간이 알려 준다. 꽃이 피고 지는 이치와 같다. 그러니 과정에서 싸울지라도 결과로 싸우지 말기를 바란다. 선거권자인 국민의 뜻이 결집된 것이니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고 소란을 피우는 건 도리가 아니다. 그저 겸허히 국민의 뜻에 따라 주어진 권한 범위에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 될 일이다. 그래도 걱정이 든다. 선거 때 허리 숙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승자는 오만해지고 패자는 더 독해지지 않을까 해서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정치의 뒷모습이 이제는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이른 봄꽃 뒷자리에는 푸른 잎이 무성해져야 한다. 상상해 보라. 떨어진 꽃이 다시 나무로 기어오르겠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다음 시간은 다음 일이 마땅하다. 어느 시인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으며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4월에 나는 지나온 발자국을 따라 떠날 참이다. 뒷모습이 진하게 남은 곳이다. 아무도 날 기다리지 않지만 난 그곳을 간다. 봄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날, 지난 시간을 머금은 그곳의 지금 앞모습을 향해 집을 나설 것이다. 시간은 되돌리지 못해도 추억 공간으로의 시간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아, 돌아올 4월이 기다려진다. 이붕우 작가·전 국방홍보원장
  • [사설] “중국에 셰셰 하면 된다”는 인식, 국익만 해칠 뿐

    [사설] “중국에 셰셰 하면 된다”는 인식, 국익만 해칠 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지원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했다.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야당이 정부를 공격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야당 대표의 것인지를 의심케 할 만큼 편향되고 도를 넘었다. 이 대표는 “중국인들이 한국이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질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고 말했다. 지금의 경색된 한중 관계는 대북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 배치 이후 근 7년간 지속됐다. 중국은 여전히 한한령(한류 금지령)을 비롯해 유형무형의 한국 제재를 가하고 있다. 우리를 조공국 대하는 듯한 고압적 태도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중국 외교부 국장급 정도인 싱하이밍 주한대사의 만찬에 초대받아 가면서 절정에 달했다. 싱 대사는 15분간 한국의 대중 외교를 훈계하는 연설을 했고, 이 대표는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들었다. 심각한 사대주의다. 중국의 ‘셰셰’를 받아야 할 것은 지난해 180억 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한 우리가 아닌가. 이 대표는 중국과 대만의 양안 문제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말했다. 양안 충돌의 여파가 바로 한반도에 미친다는 기본 상식도 이해 못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전쟁이 나도 이상할 게 없게 만드는 그런 집단에 이 나라의 운명을 맡길 것이냐”고도 했다. 북한의 비핵화 사기극에 걸려 핵·미사일 고도화를 방치하며 대북 유화책을 편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북한의 버릇을 잘못 들여 전쟁 위험을 높인 원조다. 외교안보는 초당적이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사문화시킨 야당의 책임은 크다. 위성정당에 종북·반미 인사를 당선권에 다수 배치한 야당이다. 이들이 국회 권력을 다시 쥔다면 이 나라가 어떤 나락으로 떨어질지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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