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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인사이드] 유난했던 혹한에 수확량 급감… 화훼·과일·야채 재배농 ‘춘래불사춘’

    [주말 인사이드] 유난했던 혹한에 수확량 급감… 화훼·과일·야채 재배농 ‘춘래불사춘’

    강원 강릉시 경포에서 시설하우스 3000㎡를 운영하는 조원현(67)씨는 올겨울 딸기 농사를 망쳤다. 예년 같으면 새해 초부터 하루 20~30㎏씩 수확하며 고수익을 올렸겠지만 올겨울은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날씨가 지속되면서 냉해로 잎이 말라죽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머지도 생육이 더뎠다. 3중 보온 덮개를 씌우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하우스 온도를 올리는 수막시설도 매서운 한파에 속수무책이었다. 하룻밤 기름보일러를 돌리는 데만 25만원가량이 들어갔다. 생산도 보름쯤 늦어진 2월부터 시작됐다. 상품성이 떨어져 가격도 ㎏당 1만원으로 예년 수준에 그쳤다. 조씨는 “예년엔 매출 1억원에 5000만원을 남겼지만 8000만원에 3000만원도 남기기 어렵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유난했던 올겨울 혹한이 시설하우스 채소는 물론 과일과 화훼까지 가리지 않고 짓밟았다. 풍성한 결실을 기대했던 농심은 여지없이 무너졌고, 장밋빛 봄날을 꿈꾸었던 농부들에게는 ‘춘래불사춘’이 되고 말았다. 1일 찾은 강원 평창군 진부면 호명리 영동고속도로 인근의 국내 최대 칼라꽃 생산단지 ‘해피 700’. 경칩이 코앞인데도 고원지대인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5~6도에 달했지만 비닐하우스는 20도가 넘는 봄이었다. 8000여㎡ 규모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사람 가슴 높이의 칼라꽃들이 총천연색을 뽐냈다. 원산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느 야생식물 군락지를 연상케 했다. 노랑, 자주, 분홍 등 눈이 멀 지경이었다. 하지만 농장 주인 계창석(55)씨는 “죽을 맛이다. 수십억원을 들여 하우스를 지은 뒤 어렵게 내수와 수출 길에 나섰는데 올겨울 눈과 추위 때문에 손해가 막대하다”고 막막한 심정을 털어놨다. 잦은 눈과 한파, 저온현상이 꽃 생장에 치명타를 입히면서 생산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탓이다. 계씨는 5년 전 농업법인 그린원을 세우고 처음 4000㎡ 하우스를 지었다. 이곳에서 해마다 18만~20만 포기의 꽃을 생산해 3억원씩 소득을 올렸다. 수입이 꽤 쏠쏠하자 지난해 하반기 하우스 시설을 두 배인 8000㎡로 늘렸다. 융자와 자부담 등 지금까지 21억원을 쏟아부었다. 올해부터 36만~40만 포기 꽃을 생산해 5억~6억원의 매출을 올리면 얼마 안 가 빚을 갚을 것으로 봤다.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구근까지 생산해 해외 수출길까지 타진했다. 인근 마을 다섯 농가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1만㎡ 규모의 칼라꽃 작목반까지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일조량에 가장 민감했던 지난해 12월부터 눈이 4~5일 간격으로 쏟아졌다. 계씨는 비닐하우스가 눈 무게에 무너질까 봐 굵은 쇠 파이프로 기둥을 박고 지붕에도 쇠 파이프를 수없이 가로 얹어 골격을 만들었다. 이 덕에 하우스 붕괴는 막았지만 지붕에 쌓이고 쌓이는 눈이 문제였다. 눈 더미가 햇빛을 가려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우스 내부 온도가 지붕의 눈을 녹일 틈도 없이 내려 쌓이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이때 칼라꽃들이 광합성작용을 하지 못하면서 성장이 신통치 않았다. 꽃대를 올린 것들도 꽃잎을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망울째 시들었다. 내리 석달 동안 꽃 생산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달에 적어도 5000만원 이상 매출이 나와야 하지만 2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직원들 인건비는 고사하고 하우스 유지비도 건지지 못했다. 난방비만 하루 평균 100만원 이상 들어갔다. 겨우내 적자를 면치 못해 석달간 손해만 7500만원을 봐야 했다. 꽃값도 화훼 수입이 늘면서 한 송이에 2000~3000원으로 예년 가격 수준을 넘지 못했다. 방울토마토 최대 생산지인 충남 부여군 세도면도 초상집이다. 세도면 청포3리 6600㎡의 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기르는 백승민(55) 세도농협조합장은 “막 따기 시작했는데 초장부터 수확량, 품질과 가격이 지난해만 못하다”고 말했다. 수확은 5~6월이 절정기다. 백 조합장은 올해 수확량이 2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2억원 안팎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1억 5000만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하우스에 토마토 묘목을 심은 그는 날씨가 풀리는 다음 달까지 기름값으로 7000만원이 들 것이라고 했다. 지난겨울에는 6000만원이 들었다. 인건비는 지난겨울 4000만원에서 4400만원으로 10% 더 늘고, 약재값은 저온현상이 유난히 심해 1000만원이 들 것으로 보았다. 지난겨울 500만원의 두 배다. 비료값 1000만원과 비닐 구입비 700만원은 예년과 별 차이가 없다. 토마토 하우스는 해마다 비닐을 갈아줘야 한다. 모두 1억 4100만원이 투입돼 순수입이 1000만원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백 조합장은 “지난해 2만 5000원 안팎이던 5㎏ 방울토마토값이 지금처럼 1만 7000여원으로 피크 때까지 지속되면 올봄 토마토 농사는 그야말로 잿빛”이라고 불안해했다. 이날 찾은 충남 금산군 추부면. 전국 최대 깻잎 생산지다. 추부면 비례리의 비닐하우스로 들어서자 깻잎이 오종종하다. 시중에서 파는 것의 절반 크기밖에 안 됐다. 때깔도 뿌옇다. 농민 전재만(57)씨는 “이것들은 상품성이 떨어져 죄다 버려야 한다”면서 “겨울 깻잎은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연방 따는데 올해는 1월 중순에 끝나버렸다”고 혀를 찼다. 2중 하우스 모두 이런 피해를 당했다. 전씨는 “깻잎 농사를 15년 지었는데 올겨울 같은 냉해는 처음”이라면서 “예전에는 2중 하우스도 끄떡없었다. 얼어도 낮에 햇볕을 쬐면 회복됐는데 올해는 저온현상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전씨의 2중 하우스 면적은 1320㎡다. 이 깻잎 하우스의 3분의1은 이미 갈아엎은 상태였다. 금산군 깻잎 농가의 80% 이상이 2중 하우스다. 이는 바깥 비닐 안에 비닐을 한겹 더 설치한 뒤 그 사이로 지하수를 뿌려 하우스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지하수 온도는 13도로 깻잎 재배의 최저 온도 11도보다 높다. 지하수로 안 되면 온풍기가 자동으로 돌지만 올겨울에는 허사였다. 전씨는 “밤에만 돌던 온풍기가 올해는 24시간 돌아도 잎이 얼더니 5월에나 피는 꽃대가 올라왔다. 깻잎 생산이 끝났다는 신호”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전씨는 10월부터 1320㎡ 하우스에서 석달 반 깻잎을 따 300만원밖에 벌지 못했다. 예년에는 5월까지 따 2500만원의 수입을 올렸었다. 반면 올겨울에는 온풍기를 쉴 새 없이 돌리고 면세유 값도 올라 기름값으로 매달 130만원이 들어 지난해 70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데다 인건비도 뛰어 900만원 가까이 손실을 봤다. 전씨는 “농산물값이 오르면 물가를 잡는다고 ‘수입하겠다’며 난리를 떨기만 했지 정부가 농촌에 해준 게 뭐가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20~30% 비싸게 팔리는 충남 논산시 양촌면 하우스의 ‘양반상추’도 냉해를 입어 잎이 작고, 푸석푸석한 것이 많았다. 양촌면 임화3리 고일국(46)씨는 9900㎡ 규모의 하우스에서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9375만원을 올렸지만 올해는 7500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매출액이 25% 감소했다. 그런데도 올겨울에는 오른 기름값과 인건비 등으로 적자가 날 판이다. 고씨는 “상품성이 떨어져 상추 잎을 다 따 버리고 있다. 냉해를 입은 상추는 날씨가 풀리면 썩어 들어가 봄이 와도 좋아질 희망이 없다”고 우울해했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WBC] 에이스답게! 윤석민 “네덜란드 잡는다”

    [WBC] 에이스답게! 윤석민 “네덜란드 잡는다”

    에이스 윤석민(KIA)이 첫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2일 타이완 타이중의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열리는 1라운드 B조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 선발로 윤석민을 예고했다. “네덜란드전이 사실상 결승”이라며 ‘올인’을 다짐한 만큼 확실한 에이스를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 김태균(한화) 등 묵직한 타선으로 막강 화력의 네덜란드에 맞불을 놓겠다는 각오다. 네덜란드는 좌완 디에고마 마크웰(32·로테르담)을 선발로 예고했다. 마크웰은 1, 2회 WBC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다. 류현진(LA다저스) 등의 때이른 불참 선언으로 윤석민은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실제로 그는 NC와의 연습경기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해 호투했다. 2경기, 6이닝을 7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구속이나 실전 감각이 절정은 아니지만 기대를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윤석민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선발보다는 중간계투와 구원으로 더 많이 마운드에 올랐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선발 기회가 생겼다. 감회가 새롭지만 긴장감과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2009년 2회 대회 때 선발로 나선 적은 있지만 주로 중간계투를 맡았다. 2회 대회 때는 봉중근이 에이스 노릇을 했고 베이징올림픽 때는 류현진과 김광현이 선발 마운드를 이끌어 부담감이나 책임감을 통감하지 못했다. 네덜란드전은 윤석민에게도 큰 도전이 되는 셈이다. 국제대회에서 윤석민의 성적은 좋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제2회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에 주축 투수로 참가해 13경기 5승1세이브와 평균자책점 1.05를 기록했다. 연습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네덜란드를 비롯한 호주와 타이완 등 B조 전력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선수들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1일 오후 타이중 시청에서 열린 WBC 웰컴 파티에 한국 선수단 대표로 참가한 이대호는 연습경기 부진에 대한 타이완 취재진의 질문에 “겨우내 경기를 안 했다. 100% 전력이 아니다. 내일부터는 한국이라는 팀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면서 “(4번타자로 낙점된 만큼) 내가 책임져야 한다. 승엽이형, 태균이와 힘을 모아 한 점이라도 더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함께 참석한 김태균 역시 “네덜란드의 전력을 분석했는데 크게 위력적이라고 느끼지 않았다”면서 “선수들 대부분이 몸이 덜 돼 연습경기에서는 부진했지만 대회가 시작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봄의 불청객’ 황사 1일 출몰

    ‘봄의 불청객’ 황사 1일 출몰

    3월의 첫날 ‘봄의 불청객’인 황사가 예고됐다. 봄꽃은 평년보다 다소 늦게 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상청은 28일 새벽 중국 북부 네이멍구 지방에서 발원한 강한 황사가 저기압을 따라 이동해 1일 오전 서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옅은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8일 발원지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6000㎍/㎥ 이상 치솟은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40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되면 황사주의보가 내려진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가 대부분 중국 내륙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 북동 지방에서 또 다른 황사가 발원할 가능성이 있어 한반도 주변 기류를 분석하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올해 봄꽃이 피는 시기가 평년보다 2~8일 정도 늦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온이 평년보다 1.3도가량 낮았던 데다 3월 초에도 평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3월 중·하순에 추웠던 지난해보다는 이틀 정도 일찍 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개나리는 3월 21일 서귀포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3월 21~30일, 중부지방은 3월 31일~4월 8일, 경기북부와 강원북부, 산간지방은 4월 9일 이후 필 것으로 예상된다. 진달래 역시 서귀포에서 3월 24일 피기 시작해 남부지방 3월 23일~4월 2일, 중부지방 4월 4~10일, 경기북부와 강원북부, 산간지방은 4월 11일 이후 꽃이 피겠다. 대개 봄꽃은 꽃이 피기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나 활짝 피기 때문에 제주도는 3월 28~31일, 남부지방은 3월 28일~4월 9일, 중부지방은 4월 7~17일쯤 봄꽃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개나리가 4월 4일, 진달래가 4월 5일 피기 시작해 각각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서울의 봄꽃은 4월 11~12일 만발할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그래도, 국립공원 봄꽃은 활짝

    그래도, 국립공원 봄꽃은 활짝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봄나들이 탐방객을 위해 공원별 봄꽃 탐방에 적절한 시기와 추천 명소를 28일 공개했다. 3월 초에는 가장 이른 봄꽃인 동백꽃이 볼 만하다. 이번 주말 연휴 기간에 동백꽃을 구경하기 좋은 곳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이 꼽힌다. 2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한 동백꽃은 3월 말이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변산반도국립공원 내변산 탐방로에서는 변산바람꽃을 볼 수 있다. 변산바람꽃은 3월 초부터 피기 시작해 3월 중순쯤 절정을 이룬다. 친근한 봄꽃 중 하나인 산수유는 지리산 산동 지역에서 3월 중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3월 말 절정에 이른다. 지리산에서는 국내 자생종인 히어리도 볼 수 있다. 히어리는 3월 말부터 지리산 뱀사골 자연관찰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연노란색 꽃이 위에서부터 피어 초롱 모양을 하는 특성이 있다. 봄이 무르익는 4월 중순에는 덕유산 구천동 계곡 주변으로 다양한 바람꽃류를 관찰할 수 있다. 4월 말에는 전남 월출산을 시작으로 생강나무를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 옆길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태안해안국립공원 해변길에선 나팔꽃처럼 생긴 갯메꽃도 볼 수 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부고] 美·러 냉전 녹인 피아니스트 클라이번

    [부고] 美·러 냉전 녹인 피아니스트 클라이번

    미국과 러시아(구 소련)의 냉전이 절정을 이루던 1958년, 러시아가 창설한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해 세계를 놀라게 한 미국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밴 클라이번이 27일(현지시간) 지병으로 타계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78세. 1934년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슈리브포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클라이번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러시아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문화 프로젝트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클라이번이 러시아 지휘자 키릴 콘드라신과 발표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음반은 클래식 음반 사상 처음으로 100만장이 팔리며 빌보드 차트에 125주나 머무는 기록을 남겼다. 클라이번은 냉전시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한 대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우호훈장(2004년)을 받았고,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도 각각 자유훈장(2003년)과 국가 예술훈장(2010년)을 받았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문화가 융성하는 대한민국 되려면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취임사를 통해 “문화가 국력인 시대”를 선포하며 문화 융성을 경제 부흥, 국민 행복과 함께 3대 국정 키워드로 제시했다. 취임사에서 문화의 가치를 유독 강조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문화정책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으로 의미가 작지 않다. 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물론 실천이다. 지난 대선 기간, 나아가 새 정부 출범 때까지도 문화 관련 공약은 있었으되 거의 주목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문화가 사회·복지공약 등에 치여 뒷전으로 물러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박 대통령도 지적했듯 관건은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문화기본법 제정과 함께 2017년까지 정부재정 가운데 문화재정 비율을 2%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화예술 예산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바로 거기에 답이 있다. 문화는 투자다. 문화재정 2% 달성이라는, 역대 어느 정부도 제시하지 못한 ‘파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새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산하에 정보통신기술(ICT) 전담조직을 두기로 하는 등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창조경제의 핵심부서로 자리매김했다. 창조경제의 한가운데에 문화콘텐츠산업이 있다. ICT 정책을 총괄하는 미래부의 기능배분 논란은 문화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원하고 육성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박 대통령도 언급했듯 한류문화는 국민에게 큰 자긍심이 되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절정에 이른 한류는 이제 K컬처(한국문화 전반)에 기반한 ‘한류 3.0’으로 한 단계 승화돼야 한다. 강남스타일이 개인의 상상력이 곧 고부가 콘텐츠가 되는 창조경제의 산물로 평가받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콘텐츠 산업에서 ‘한국 스타일’을 창조하겠다는 공약은 그런 맥락에서 한층 구체화돼야 한다. 하지만 문화를 산업적 측면에서만 보는 것은 금물이다. 자칫 문화를 죽일 수도 있다. 기초예술과의 균형적 접근이 필요하다. “문화의 가치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지역과 세대와 계층 간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 일이 긴요하다. 소외계층의 문화향유권 확대와 기초예술계의 복지 향상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화산업을 창조경제를 이끄는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아베, 오바마에 줄 선물 푸짐… 美, 화답할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전통적으로 친미적 성향을 보여온 일본 자민당이 지난해 12월 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일본 민주당 정부 시절 소원했던 미·일 관계가 복원되는 수순을 밟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오바마는 지난달 재선 임기 취임식 이후 첫 정상회담 일정을 아베에게 내줌으로써 일본을 한껏 배려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오바마와 아베가 미·일 밀월의 절정기였던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나카소네 야스히로’, 2000년대 ‘조지 W 부시-고이즈미 준이치로’ 시대에 버금가는 우호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양측의 현안인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아베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밝힐 예정이다. 민주당 정권 시절 수립된 ‘2030년대까지 원전 제로’ 정책 수정과 ‘국제 아동 납치 민간 부문에 관한 헤이그 협약’ 가입 등 미국이 주장하는 이슈에 아베 총리가 동의할 것이란 전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가장 민감한 이슈는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참가 여부다. 무역장벽 철폐를 통해 미국산 제품의 수출을 확대하려는 오바마 입장에서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의 TPPA 참가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 아베는 지난 19일 의회에서 “TPPA에 우선 참가한 후 (구체적 내용을) 교섭하는 방법도 있다”며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한 문제도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3차 핵실험에 대해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 자금 동결 방식의 고강도 제재 채택 여부 등 대북 제재 논의와 함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 논의가 얼마나 진전될지 주목된다. 아베는 오바마에게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에 대한 협력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견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인정 등을 요구하는 아베에게 오바마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오바마로서는 한국 및 중국의 반발이 딜레마이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민주당 정부 시절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권 등을 따낸 것은 미·일 관계 경색에 따라 미국이 한국을 전폭 지원한 데 따른 반사적 이익의 성격도 있었다”면서 “미·일 관계의 복원은 한국의 국익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아베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21일 나흘간 일정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편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휴스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곳곳에서 반일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낯선 터키의 중심 ①콘야 Konya, 베이쉐히르

    낯선 터키의 중심 ①콘야 Konya, 베이쉐히르

    식민지를 찾는 나라들의 교차로에 자리해 왕조의 흥망성쇠와 함께한 중앙 아나톨리아는 여행자들에게 카파도키아로 대표되는 땅이다. 영화 <스타워즈>의 루크가 자란 그 땅은 영화映畵보다 영화榮華스럽고 경이롭다. 중앙 아나톨리아에는 카파도키아와 더불어 콘야, 카라만 등 금은 낯설고 생소한 도시가 존재한다. 초라한 유명세에 가려졌지만 그 이면에 화려한 역사를 품고 있는 이들 도시는 미지의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를 자극한다. 메블라나의 흔적을 쫓아 콘야 Konya “오라! 오거라! 네가 누구든지 오라.” 1200년경, 이슬람 수피즘을 기반으로 탄생한 메블라나교는 이교도도 무신론자도 거짓을 행한 자도 차별 없이 받아들이는 크고 너그러운 마음을 바탕으로 교리를 펼쳤다. 그리고 지금, 메블라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도시 콘야에서는 여행자들에게 메블라나의 가르침을 이야기한다. 콘야의 역사와 정을 느끼고 싶은 이라면 누구든 오라고. 이 계절, 터키의 해거름은 한국보다 이른 시간에 시작된다. 더욱이 콘야의 하루 해는 이스탄불보다 짧아 콘야의 밤은 길고 지루하기만 하다. 낯선 곳에서의 저녁 나들이가 조금은 긴장되지만 콘야의 거리를 걷기에 이보다 좋은 때는 없다. 이국적인 풍경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출 때마다 “어디에서 왔냐?” “어디를 여행할 거냐?”로 출발하는 과도한 관심을 받게 되니 말이다. 열 길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라 했지만 이방인에게 특별히 각별해 보이는 콘야 사람들의 친절은 묘하게도 한국인들의 정과 닮아 있다. 수백년 전 메블라나의 가르침이 콘야 사람들의 정서와 닿아 있는 듯 콘야는 ‘메블라나의 철학과 함께 평화, 평안 그리고 관용의 도시가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메블라나는 콘야의 긍지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콘야에서 깨달음을 얻은 메블라나 젤라레띤 루미(1207~1271). 여전히 많은 이들의 정신적 지주로 칭송을 받는 그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메블라나 박물관’에 묻혀 있다. 메블라나 박물관은 셀주크제국의 장미 정원을 하사 받아 조성된 메블라나교의 수행장을 개조해 1926년 문을 연 곳이다. 여러 이슬람 지도자들의 묘 가운데 메블레비들메블라나교의 수행자이 쓰는 긴 모자를 쓴 메블라나와 그의 아버지의 묘는 가장 크고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메블라나가 생전에 입던 의복, 용품과 더불어 이슬람의 예언자인 무함마드의 턱수염을 보관한 유리 상자도 흥미롭다. 일부러 향을 입힌 것도 아닌데 상자의 작은 구멍으로 향 냄새가 끊임없이 새어 나온다. 메블라나 박물관은 물과 나무가 존재하는 이슬람의 천국을 지향하여 조성됐다. 잘 꾸며진 정원의 한 켠에서는 실물 크기의 인형들을 전시해 메블레비의 생활을 재현해 놓았다. 메블레비들은 생활이 곧 수행이었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에도 메블라나교의 평등의 원칙에 맞춘 순서와 법도를 따라야 했다. 메블레비는 1,001일 동안의 혹독한 수행을 거쳐야 했는데 수행에는 세마 의식 또한 포함됐다. 세마 의식은 터키 여행의 개인적인 로망이었다. 빙글빙글 하얀 치마가 만들어 내는 어지러운 원圓은 블루 모스크나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 고등어 케밥을 순위에서 밀어낼 정도로 신비로워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운이 좋다. 메블라나교 종교의식의 한 형태이며 수행의 방법이자 명상의 한 종류인 세마를 접하기에 콘야보다 적합한 곳을 찾기는 힘들 테니 말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30분, 콘야의 메블라나 컬처 센터에서는 세마 공연이 무료로 진행된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세마는 공연이자 일종의 의식이라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터키어로 1시간여 의식에 관한 설명이 지속돼 이슬람교도가 아닌 여행자들은 이내 지치곤 한다. 본격적인 의식은 세마젠세마 의식을 행하는 사람이 쉐이흐세마젠을 이끄는 사람의 손에 입을 맞추고 크게 원을 따라 나아가며 시작된다. 아주 느린, 세 번의 인사를 마치고 세마젠이 입고 있던 망토를 떨어트리면 비로소 회전하는 행위가 시작된다. 지루함을 떨치고 절정을 향해 내달리는 시간,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한 관객이 눈물을 터트린다. 뜨거운 덩어리가 목까지 차오르고 그들의 절실함을 지루하다 비웃은 무지를 반성하니 의식이 더욱 성스럽게 다가온다. 세마 의식에서 도는 행위는 신과의 합일점을 향해 가는 길이며, 가슴에 손을 얹는 것은 유일신에게 다가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점차 빠르게 돌기 시작하는 세마젠은 하늘의 축복을 받기 위해 오른손 손바닥을 위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왼손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다. 세마젠은 돌고 또 돈다. 치마를 휘날리며, 크게 원을 그리며. 그렇게 정신없이 돌다가 신호에 맞춰 순간 정지를 하는데 모든 세마젠이 흐트러짐 없이 꼿꼿이 몸을 가눈다. 세마 의식이 보여주는 수행의 길은 코끼리코 몇 바퀴도 이겨내지 못 하는 중생에게는 멀고도 먼 길임에 틀림없다. 세마 의식 외에 콘야에서는 종교적인 수행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코란, 수학, 물리학 등을 가르치던 ‘카라타이 신학교’와 하디스를 읽기 위해 세워진 ‘인제 미나레 신학교’가 대표적인 예. 두 신학교 모두 옛 교실을 활용해 박물관을 조성했는데 카라타이 신학교의 타일 장식과 인제 미나레 신학교의 해시계, 아랍어로 쓰여진 1200년대의 경전 등이 볼 만하다. ▶travie info 메블라나 박물관┃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4시40분 입장료 3TL 카라타이 신학교┃관람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1시~오후 5시 입장료 3TL 인제 미나레 신학교┃관람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1시~오후 5시 입장료 3TL 작은 도시, 크게 품다 베이쉐히르와 콘야 주변 Beyşehir & Around Konya 콘야에 며칠 머물면 인근의 작은 도시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명세를 타지 않아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한 도시들이지만 그들만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품어 안고 있다. 콘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베이쉐히르도 그런 도시다. 베이쉐히르에 닿기 전, 라벤더샘이라 불리는 ‘에프라툰프나르’로 향한다. 기원전 12세기인 히타이트 시대, 바람의 신, 태양의 신 등 히타이트 신을 부조해 연못 위에 세운 기념비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정갈하다. 땅에서 샘솟아 맑디 맑은 연못의 물은 기념비를 포함한 사위를 그대로 투영한다. 에프라툰 프나르의 샘물은 그 옛날, 플라톤이 찾아와 마셨다고 한다. 작은 도시 베이쉐히르는 베이쉐히르 호수가 감싸안고 있다. 베이쉐히르 어디에서나 눈에 들어오는 호수는 낭만과 일상이 공존하는 시민들의 공간이다. 셀주크제국 당시 부족장의 이름을 딴 ‘에쉬레포울루 자미’는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으로 베이쉐히르 호숫가에 자리하고 있다. 장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전세계 사원 중 나무로 만들어진 최초의, 유일한 사원이다. 베이쉐히르 사람들은 그래서 애석해 한다. 베이쉐히르를 모르는 사람들이 에쉬레포울루를 알 리가 없다는 것이다. 베이쉐히르라는 이름을 어떻게든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에쉬레포울루 자미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로 등록한 지금, 사람들은 베이쉐히르라는 이름을 함께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에쉬레포울루는 겉보다 안이 아름다운 사원이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400여 개의 서까래는 거의 원형 그대로 중후한 나뭇결을 뽐내고 쭉 뻗은 나무 기둥은 위용을 머금었다. 호두나무로 만든 민바르이슬람교단는 못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아랍어를 미로처럼 조각해 놓았다. 가운데에는 알라, 밑에는 무함마드, 옆에는 모함마드 제자의 이름을 비롯해 코란 경전을 적었으며, 민바르 옆면은 해와 별 등 천체를 조각했다. 사원 내부의 가운데에는 우물이 자리했다. 뚫린 지붕에서 떨어진 물이 우물에 고이면 여름에는 천연 에어컨이 되고 겨울에는 냉동고가 된다고 했다. 강수량을 확인하는 데에도 우물은 유용했다. 콘야 인근에는 그밖에도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수많은 유적지가 자리한다. 콘야의 남동쪽 춤라의 작은 시골에 자리한 ‘차탈회육’은 요르단강 서안의 예리코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손꼽히는 인류의 집단 거주 지역이다.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7,000년경부터 공동 생활을 한 흔적과 농경 사회를 그린 벽화 등 가치 있는 유물들이 이곳에서 발견됐다. 차탈회육 공동 거주지의 집들은 야생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문을 만들지 않았으며, 집과 집이 서로 연결돼 있었다고 한다. 차탈회육은 2012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작은 카파도키아라 불리는 ‘클리스트라’는 콘야 남서쪽에서 멀지 않은 곡유트르에 자리하고 있다. 바위를 파 만든 수도원의 모습과 흡사해 작은 카파도키아라 불리는 곳이다. 성경에는 사도 바울이 콘야와 얄바츠 사이(비시디아 안디옥), 클리스트라(루스드라)를 방문했다고 적고 있다. 사도 바울이 제자 디모데를 만난 곳도 이곳이라고 한다. 콘야에서 멀지 않은 실레의 ‘성 헬레나 기념 교회’도 볼거리다. 크리스트교를 공인한 콘스탄틴 대제의 어머니인 헬레나의 방문을 기념해 327년에 지은 교회로 터키의 현존하는 교회 건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대둔산·화암사의 아름다운 설경

    대둔산·화암사의 아름다운 설경

    대체 얼마를 겨눴는지 모릅니다. 겨울철 빼어난 설경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 대둔산 말입니다. 도회지의 월급쟁이가 자연의 시계를 따라잡기가 어디 쉬운가요. 대둔산에 눈이 내리면 일상이 몸을 붙잡고, 모처럼 시간이 나면 눈이 사라져 버리기 일쑤였지요. 그렇게 마주한 대둔산의 설경은 감동적이었습니다. 폭설이 내리고 이틀 뒤 찾았으니 필경 절정의 자태는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마저 눈물겹게 고마웠습니다. 대둔산 눈꽃 너머엔 ‘꽃바위’ 같은 절집, 화암사(花巖寺)가 있었습니다. 안내 책자의 소개글 하나 보고 찾아간 절집은 몇 구절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빼어난 풍모를 하고 있었지요. 배티재에 선다. 전북 완주와 충남 금산을 가르는 고개다. 사내의 알통을 닮은 암릉들이 전방의 시야를 꽉 채운다. 선인들은 저 모습에서 새싹을 보았던 게다. 대둔산의 둔(芚) 자는 싹이 나온다는 뜻. 짐작컨대 산의 이름을 대둔산이라 정한 것도, 최고봉인 마천대(878m) 등의 봉우리들이 봉긋봉긋 솟은 모양새가 봄의 새싹을 닮았다는 걸 비유하려는 뜻이지 싶다. 대둔산은 충남 금산과 논산, 전북 완주 등에 걸쳐 있다. 오르는 방법도 여러 가지. 가장 일반적인 건 완주의 대둔산도립공원을 출발해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거쳐 마천대에 오르는 코스다. 하산은 낙조대와 용문굴 등을 돌아 다시 동심바위로 내려선다. 산행거리는 5㎞, 4~5시간쯤 걸린다. 케이블카를 이용해도 좋겠다. 대둔산 중턱인 금강구름다리 아래까지 단박에 오를 수 있다. 그 덕에 마천대까지 오가는 시간도 2시간 이내로 확 줄어든다. 케이블카 상부역사 위 정자가 산행 기점이다. 거인이 힘 주어 뽑아 올린 듯한 암벽 사이로 철계단이 나 있다. 암벽을 비집고 나서면 금강구름다리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빨간 철계단이다. 80m 높이에 50m 길이로 쭉 뻗은 구름다리에 서면 누구든 비명을 지르기 마련이다. 아래를 보자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 들어 위를 보니 거대한 암봉들이 위압적인 자태로 서 있다. 오금 바짝 당겨 버텨봐도 입술 사이로 찬탄 섞인 비명이 새 나가는 건 막을 도리가 없다. 삼선계단은 더하다. 삼선봉으로 향하는 36m짜리 ‘수직’ 계단이다. 경사가 51도에 달하는 것에 견줘, 폭은 0.5m밖에 되지 않는다. 127계단을 오르는 내내 계단 틈에 코를 박고 납작 엎드려야 할 만큼 공포스럽다. 장난은 금물이려니와 혹시라도 계단 중턱에서 쉬게 될 경우 절대 뒤돌아보지 말길 권한다. 허공에 매달린 듯한 공포감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삼선계단에서 마천대로 향하는 길도 가파르긴 마찬가지다. 숨이 턱에 닿을 때쯤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마천대다. 정상에는 대둔산 개척 기념탑이 솟아 있다. 1972년 세웠다니 꼬박 31년 동안 마천대를 짓누르고 있었던 셈이다. 마천대에 오르면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집산연봉과 마주한다. 그 자태가 꼭 파도를 닮았다. 전북과 그 아랫녘의 산자락들이 일망무제로 내달리고, 눈꽃 핀 숲은 밀가루를 뒤집어 쓴 듯하다. 손에 잡힐 듯한 덕유산은 물론, 멀리 마이산과 지리산까지 죄다 두 눈에 담긴다. 마천대에서 마주 보이는 왕관바위까지는 다녀오는 게 좋겠다. 마천대의 암릉들이 얼마나 기골이 장대한지, 어깨를 맞댄 주변의 산들은 또 얼마나 늠름한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완주 여정에서 화암사를 ‘발견’한 건 행운이었다. 자투리 시간에 노느니 독 깬다는 생각으로 돌아본 절집에서 뜻밖에 고즈넉한 풍경을 ‘캐냈’으니 말이다. 화암사는 꽃바위에 걸터앉은 절집이란 뜻이다. 오래전, 병마와 싸우던 공주가 용이 기르는 복수초를 먹은 뒤 씻은 듯 나았는데, 그 꽃이 핀 자리가 바로 화암사가 터를 잡은 바위벼랑이었다는 설화에서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불명산(佛明山)으로 방향을 잡는다. 화암사가 깃든 산이다. 들머리는 경천면 가천리 요동마을이다. 마을 초입에 내걸린 짚신 두어 켤레가 예사롭지 않다. 마을 안내판에 따르면 예전 남도의 선비들이 한양 갈 때면 이 마을에서 헤진 짚신을 갈아신었단다. ‘싱그랭이 마을’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화암사로 드는 산길은 싱그랭이 마을을 지나야 나온다. 판근과 불퉁한 바위들이 차량의 진입을 막고 있다. 우수를 앞둔 계곡에선 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싱그럽다. 길은 계곡과 공간을 나눠 쓴다. 닦여진 길은 없고, 계곡물을 피해 발걸음 놓은 자리가 곧 길이 된다. 절집엔 그 흔한 일주문이 없다. 오래전 선인들이 걸었을 이 길, 절집으로 향하는 마음을 스스로 추스르게 만든 산길이 바로 일주문이었던 게다. 살풍경한, 그러나 바위벼랑을 오르기에 더없이 유용한 철제 계단을 오르면 누런 빛의 목재 건물이 객을 맞는다. ‘우화루’(雨花樓·보물 제662호)다. 애초 단청이란 없었겠다 싶을 만큼, 곱게 늙은 나뭇결을 온전히 드러낸 건물이다. 꽃바위에 걸터앉은 절집에 꽃비가 내리는 건 수미상응일 터. 행여 누각의 이름에서 신선에 이르는 ‘우화’(羽化)를 연상하지는 마시라. 절집은 소박하다. 민낯이다. 그리고 묵직하다. 건물을 이고 선, 빛바랜 나무들이 주는 세월의 무게감 때문이겠다. 절집으로 드는 문은 달랑 하나다. 우화루와 문간채 사이로 난 쪽문이다. 허리 굽혀 쪽문으로 들어도 본전인 극락전은 온전히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칫 극락전에 고정될 뻔했던 시선 속에 주변의 소소한 것들까지 담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가람 배치 덕일 게다. 극락전은 우화루와 숨결이 맞닿을 거리에 서 있다. 지난 2011년 국보(제316호)로 승격된 절집의 본전이다. 극락전은 하앙식(下昻式) 구조로 유명하다. 처마를 좀 더 밖으로 빼기 위해 기둥과 처마 사이에 부재를 끼운 건축양식이다. 이 같은 공법의 건물은 국내에서 화암사가 유일하다. 절집은 극락전과 우화루, 그리고 요사채인 적묵당과 불명당이 마주 보는 구조다. 네 건물이 모여 네모난 작은 마당을 만들었다. 그러니 거기서 보는 하늘이라고 다르랴. 하늘도 땅도 죄다 네모다. 글 사진 완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3) →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 추부 나들목으로 나와 추부면 소재지를 지나 배티재를 넘어가면 대둔산이다. 천안~논산고속도로 논산 나들목을 나와 679번 지방도로→양촌·운주 방향 17번 국도→배티재→대둔산 순으로 가도 된다. 대둔산 케이블카는 2월까지 오전 9시~오후 5시,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왕복 기준 어른 8500원, 어린이 5500원. →맛집 화산면엔 붕어찜으로 유명한 집들이, 대아저수지 인근엔 민물고기 매운탕집이 많다. 대아댐에서 10여분 거리의 고산면 소재지엔 한우 전문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잘 곳 봉동읍 소재지와 대아저수지, 대둔산 인근에 깔끔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완주군 문화관광 홈페이지(tour.wanju.go.kr) 참조.
  • 설 연휴 테마파크·리조트 행사

    설 연휴 테마파크·리조트 행사

    유독 짧은 설이다. 연휴 동안 가족들과 먼 여행지를 다녀오자니 부담스럽고, 집에만 있자니 아이들의 성화가 더 부담스럽다. 이럴 땐 테마파크와 리조트가 대안이 된다. 업체마다 민속놀이와 다양한 볼거리 등 참여형 체험 이벤트를 풍성하게 준비했다. [테마파크] 롯데월드는 8~11일 가든 스테이지에서 ‘까치까치 설날’ 공연을 펼친다. 100명이 넘는 연기자와 수백명의 관객이 함께 초대형 박을 터뜨리며 새해 복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다. 흥겨운 사물놀이와 역동적인 상모 돌리기가 흥을 돋우고,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면 모든 연기자와 관객들이 초대형 박을 터뜨리며 복을 기원한다. 매일 오후 3시에는 퓨전 마당극 ‘최진사댁 셋째딸’이 펼쳐지며, 제기 차기 등 ‘민속놀이 한마당’도 연휴 기간 내내 이어진다. 설날 당일 오후 6시에는 ‘외국인 장기자랑’이 펼쳐진다. 우대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연휴 기간에 한복을 입고 방문하면 동반 3인까지 자유이용권을 1만 5000원에 살 수 있다. 주한 외국인에게도 자유이용권을 최대 40% 할인해 준다. (02)411-2000. 에버랜드는 9~11일 ‘민속 한마당’ 행사를 연다. 카니발 광장에서 윷놀이 등 12종의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고 한복을 입은 에버랜드 캐릭터들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전통 가오리연과 떡 등을 만드는 시간도 마련된다. 실내 공연장인 그랜드 스테이지에서는 태권 타악 퍼포먼스 ‘비가비’(飛歌飛) 특별 공연이 오후 1시 30분과 3시 30분 하루 2차례 열린다. 동물원 이벤트홀에서는 ‘뱀 특별전시’가 열린다. 길이 2.5m, 무게 15~20㎏에 이르는 ‘알비노 미얀마 비단구렁이’ 등과 만날 수 있다. 뱀띠 고객과 주한 외국인에게는 입장료를 55~60% 할인해 준다. (031)320-5000. 서울랜드에서도 설 연휴 내내 삼천리 동산에서 외줄 타기, 팽이 치기 등의 체험 행사가 풍성하게 차려진다. 가족이 퀴즈로 서로에 대해 알아보는 ‘우리 가족 한마음’ 등의 이벤트와 뮤지컬 ‘성냥팔이 소녀의 꿈’도 준비돼 있다. 서울랜드 캐릭터 인형들이 신명 나게 풍악을 울리는 풍물 로드쇼도 펼쳐진다. 뱀띠 고객과 주한 외국인에게는 자유이용권을 최대 50% 할인해 준다. (02)509-6000.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8~12일 ‘벨루가 윷놀이’를 진행한다. 마린라이프에서 커다란 윷을 수조에 던지면 흰 돌고래 벨루가가 물어오는 놀이다. (061)660-1111.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수조 안의 아쿠아리스트와 수조 밖의 관람객이 제기 차기 대결을 펼치는 ‘도전! 수중 제기 차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064)780-0900.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9~11일 ‘정어리와 함께하는 수중 민속 놀이’를 딥블루광장 정어리 수조에서 진행한다. 공연은 낮 12시 30분, 오후 2시 30분, 오후 4시에 각각 진행된다. (02)6002-6230. 키자니아는 설 연휴 기간 어린이 1명당 어른 1명에게 무료 입장 혜택을 준다. 개관 3주년을 맞아 3월 3일까지 축하 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2인 가족 초대권을 준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 300명에게는 팝콘도 준다. 1544-5110. 웅진플레이도시(경기 부천)는 ‘엄마 또는 아빠 공짜’ 이벤트를 마련했다. 3명 이상 가족이 워터파크·스파 혹은 스키·보드를 이용하면 한 사람은 무료다. 톨게이트, 철도, 버스, 항공 등 귀성 교통편 영수증을 제시하면 장당 2명까지 50% 할인된다. 1577-5773. 베어트리파크(세종시)는 설 연휴 동안 가족 방문객 중 60세 이상 어른 1명의 요금을 50% 할인해 준다. 입구에 마련된 복주머니에서 반달곰 인형, 뱀 인형, 쿠키 등의 선물도 고를 수 있다. (044)866-7766. [리조트] 한화리조트는 전국 12개 사업장별로 설날 이벤트를 벌인다. 설악에서는 가훈 써주기, 전통 떡메 치기, 돌고래 마라톤, 가족 장기자랑, ‘클래식 작은 음악회’가 펼쳐진다. 또 워터피아 이벤트홀에서는 매일 3회 타악 퍼포먼스인 잼스틱 공연도 열린다. 양평에서는 투호놀이 등 민속놀이와 떡메 치기 체험을 할 수 있다. 1588-2299. 대명리조트는 델피노, 쏠비치, 변산 등 전국 10개 사업장에서 민속놀이 체험, 가훈 써주기, 노래자랑 등 행사를 연다. 1588-4888. 제주에선 패키지 상품 2종을 한정 출시했다. 대명리조트 객실과 ‘아쿠아플라넷 제주’ 입장권(2장)을 묶어 최저 12만원에 파는 등 가격을 낮췄다. (064)780-5023. 곤지암리조트는 9~10일 죽마 타기 등 각종 민속놀이를 즐긴 뒤 스탬프를 모아 오면 객실 이용권과 미타임패스 리프트권 등 풍성한 경품을 준다. 1661-8787. 파인리조트는 9일 떡메 치기 체험 행사와 전통소리 공연을 연다. 10일엔 ‘토정비결 이벤트’를 준비했다. 설 연휴 내내 ‘느린 우체통’ 이벤트도 벌인다. 올 설날에 희망 엽서를 적어 보내면 내년 설날에 받아볼 수 있다. 1588-4888. 휘닉스파크는 설날 합동 차례를 진행한다. 제주 휘닉스아일랜드는 무료 숙박권, 식사권 등을 선물하는 ‘행운복권 이벤트’를 마련했다. 1577-0069. 하이원리조트는 설날 오전 11시~오후 5시 스키하우스와 강원랜드 호텔에서 토정비결과 타로점 이벤트를 마련한다. 1588-7789. 한국관광공사는 ‘내 고향 맛자랑’을 주제로 설 연휴에 가 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한옥의 따사로움이 깃든 푸짐한 맛, 전주 한정식(전북 전주)’ ‘한 마리로 즐기는 다양한 맛, 창원시 진해 대구(경남 창원)’ ‘숯불에 구운 전통 소갈비와 삽다리 곱창(충남 예산)’ ‘서민 입맛 사로잡은 춘천 닭갈비(강원 춘천)’ ‘삶의 애환이 깃든 의정부 부대찌개(경기 의정부)’ ‘인절미처럼 차진 숭어회와 세발낙지(전남 무안)’, ‘복어 장인들의 손끝에서 태어난 새로운 맛(대구)’ ‘돼지가 간장 소스에 빠진 날(충북 청주)’ 등 8개 지역이다. 관광공사는 또 7~16일 서울 청계천로 본사 지하 1층 관광안내전시관에서 내·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문화체험행사를 개최한다. 민속놀이마당과 함께 한복 입고 사진 찍기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복된 새해를 기원하는 복주머니 접기 프로그램도 열린다. 11~16일엔 서예작가가 가훈을 붓글씨로 써준다. 참가비는 없으며, 현장등록 순서대로 진행된다. 손원천 여행전문 기자 angler@seoul.co.kr
  • 7일 서울 영하 12도… 설까지 강추위

    6일 밤부터 강력한 한파가 찾아와 설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밤새 전국에 내리던 눈비는 6일 오전 대부분 지역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저기압이 빠져나간 자리를 찬 대륙고기압이 채우면서 6일 밤부터 추워지겠고, 7일 아침 최저기온은 철원 영하 15도, 서울·춘천 영하 12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요일인 8일 추위가 절정에 달해 춘천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것을 비롯해 서울 영하 15도, 대전 영하 12도, 전주 영하 11도, 대구 영하 9도, 부산 영하 6도 등으로 남부지방까지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마니아는 다 모여라, 그들이 온단다

    마니아는 다 모여라, 그들이 온단다

    내한공연 섭외 리스트의 폭이 넓어진 건 최근의 일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연기획자들은 수천 석짜리 공연장만 염두에 뒀다. 슈퍼스타가 아니라면 채울 일이 막막했다. 1000명 안팎을 수용하는 공연장이 생기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졌다. 덕분에 국내에서 지명도가 낮다는 이유로 인연을 맺지 못했던 이들을 만나는 호사를 누리게 됐다. 2월에 첫 내한공연을 갖는 뮤지션의 리스트를 살펴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여성가수의 고정관념 깬 펑크 대모… 패티 스미스 1975년 패티 스미스(67)의 데뷔앨범 ‘호시스’의 앨범 재킷 시안을 본 아리스타 레코드사 간부들은 깜짝 놀랐다. 연인 로버트 메이플소프가 찍은 사진에는 화장기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얼굴에 덥수룩한 머리를 한 깡마른 소년 같은 스미스가 남자바지와 셔츠를 입고 있었다. 출발부터 여자가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셈. 애써 여성스러움을 과장하지도 않았고, 절정의 가창력을 뽐낸 적도 없다. 가슴 속에 품은 메시지를 또박또박 읊조리다가도, 때론 사자후를 터뜨렸다. 로큰롤 명예의전당 입성(2007년),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2011년) 등은 전설에 대한 합당한 예우였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뮤지션이자 시인, 화가, 연극배우, 모델, 음악평론가인 스미스가 첫 내한공연을 한다. 2일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만날 수 있다. 전석 스탠딩 11만원. (02)563-0595. 소음과 황홀경의 경계…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 영국(아일랜드)의 4인조 밴드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의 음악을 듣는다면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귀머거리의 고막을 울리는 소음’이란 롤링스톤지 평을 참고하면 된다. 잔뜩 이펙트를 건 기타로 연주된 몽환적인 멜로디에, 노이즈와 구분되지 않는 보컬이 얹힌다. 팬들에겐 황홀경을, 팬이 아니라면 고통을 안겨줄 터. 얼터너티브록의 하위 장르 슈게이징(shoe gazing·무대에서 꼼짝 않고 악기나 바닥만을 쳐다보는 모양이 마치 신발을 응시하는 것 같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의 명반 ‘러블리스’(1991년)를 발표하고서 20년이 넘도록 새 앨범을 발표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 이들이 3일 역시 유니클로 악스에 선다. 리더 케빈 실즈가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에 ‘새 앨범의 마스터링을 끝냈다’고 발표한 만큼 22년 만의 신곡을 기대해도 좋다는 게 기획사의 귀띔이다. 이들의 요청에 따라 밴드 로고가 새겨진 귀마개와 케이스를 준다. 전석 스탠딩 11만원. 1544-1555. 13년 만에 재회한 피아노와 밴드… 벤 폴즈 파이브 기타 대신 피아노(혹은 키보드)를 앞세운 밴드가 이젠 낯설지 않다. 국내에선 영국밴드 킨의 인기 덕일 것. 그런데 킨보다 10년쯤 먼저 결성된 미국의 3인조 피아노 록밴드 벤 폴즈 파이브가 들으면 섭섭할 얘기다. 어려서부터 엘턴 존과 빌리 조엘을 동경했던 벤 폴즈(보컬·피아노)가 친구 다렌 제시(드럼), 로버트 슬레이지(베이스)와 의기투합했다. 1995년 데뷔앨범 ‘벤 폴즈 파이브’와 1997년 두 번째 앨범 ‘왓에버 앤드 에버 아멘’을 성공시키고도 1999년 해체를 선언했다. 이후 폴즈는 솔로로 더 큰 성공을 거뒀다. 2010년에는 ‘어바웃 어 보이’ ‘피버피치’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닉 혼비와 함께 작업한 ‘론니 애비뉴’를 발표하기도 했다. 부와 명예는 얻었지만, 밴드가 그리웠던 걸까. 2012년 13년 만에 재결성을 선언했다. 오는 24일 서울 유니클로 악스 무대에는 오리지널 멤버들과 함께 선다. 솔로 벤 폴즈는 2011년 같은 곳에서 공연했지만, 밴드로는 처음이다. 11만원. 1544-1555.
  • [스페셜올림픽] 국기 없이 입장해요, 국가대항보다 우정이 중요하니까

    29일 강원 평창 용평 돔에서 펼쳐진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개회식에선 여느 올림픽과 달리 태극기 말고는 국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스페셜올림픽은 국가 대항전의 의미가 적어 각국 선수단은 국기 대신 나라 이름이 적힌 피켓을 앞세우고 입장하기 때문이다. 오후 5시 30분부터 진행된 106개국 3014명의 선수단 입장에서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선수단이 평창 지역 여고생 자원봉사자가 든 피켓을 앞세운 채 입장했다. 이어 알파벳 순으로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안도라 선수단이 입장했다. 참가국 중 가장 많은 247명의 선수단으로 구성된 한국은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올랐다. 대회 홍보대사인 중국 농구 스타 야오밍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축하 메시지가 영상으로 전해졌고, 태극기가 게양되자 지적 장애인 박모세(21·삼육재활학교)씨가 혼신의 힘을 모아 애국가를 제창했다. 나경원 대회 조직위원장은 환영사를, 티머시 슈라이버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특별 연설에서 “스페셜올림픽 이후에는 사람이 만든 틀 때문에 사회로부터 격리된 장애인들이 평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개막을 공식 선언하자 국제스페셜올림픽기가 입장했고, 선수단과 코치 및 심판 대표가 선서문을 통해 “우정과 화합을 나누며 정정당당히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각국의 지적 장애인과 경찰관이 봉송한 ‘꿈의 결정체’ 성화가 최종 주자 황석일(25·스노보드)에 의해 환하게 점화됐다. 개회식의 주제 퍼포먼스 ‘눈사람의 꿈’은 지적 장애인의 존엄성 회복이란 염원을 담았다. ‘눈의 나라’ 평창에서 축복을 받으며 태어난 지적장애인 스노맨이 자신의 탄생을 반기는 친구들과 함께 편견과 차별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스노맨은 그러나 얼룩진 세상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무대에 쓰러져 허무하게 녹아내리고 이상을 향해 나아가던 친구들도 하나 둘 쓰러진다. 이때 눈꽃 요정과 친구들이 나타나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고 스노맨은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에 힘입어 이상을 향한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는 줄거리로 펼쳐졌다. 가수 이적이 대회 주제가 ‘투게더 위 캔’을 이병우 총감독의 기타 반주에 맞춰 조용히 앞서 부르자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지적장애인들로 구성된 ‘다 함께 청소년 합창단’과 ‘여성중앙 나눔 합창단 오! 싱어즈’ 등이 동참하면서 노랫소리는 용평 돔을 가득 채웠다. 지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고 편견이 사라지게 해 달라는 염원이 온누리에 퍼졌다. 지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진 한바탕 사물놀이로 축제의 대미가 장식됐다.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부와 시민/박찬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정부와 시민/박찬구 정치부장

    1970년대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매스게임 같은 집체교육이나 전교생이 일체화된 듯한 검은 교복에 짧은 머리가 떠오른다. 한글과 구구단을 배울 때부터, 나는 ‘개인’이 아니라 ‘전체’의 하나로서 학교의 규칙과 질서에 나 자신을 맞춰 가는 법을 익혀야 했다. 익숙하다 못해 무의식으로 내면화될 정도로…. 그러다 보면, 가끔씩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이 순종과 보상의 ‘우쭐한’ 징표로 손등이나 공책에 찍히곤 했다. 학교가 주입하는 질서와 규칙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복도나 화단 청소를 도맡고 교무실에 불려다니다 어느새 ‘가까이하면 안 될’ 외톨이로 낙인찍혔다. 열살 남짓한 외톨이는 ‘껄렁껄렁한’ 불량학생으로 분류되고, ‘선도’의 대상으로 체육 선생님의 수첩에 이름이 올랐다. 학교 뒤 수정산 움막에서 병든 아버지와 살던 윤 아무개, 도시락을 제대로 싸들고 다닌 적이 없는 이 아무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던, 큰 목소리의 손 아무개 등이 그랬다. ‘상급기관’에서 장학사가 파견될 때면, 일주일 전부터 전교생이 동원돼 하루 한두 시간씩 학교 유리창을 닦거나 교실 게시판을 꾸며야 했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였던 교장 선생님도 장학사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를 떠는 게 참 신기해 보였다. 우리는 장학사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훗날 피라미드 같은 권력의 조직도에서 교장선생님과 장학사의 위치는 어디쯤이었을까,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환경미화의 절정은 크레파스로 색칠한 그림이었다. 인물이나 풍경을 그린 그림도 있었지만, 일년에 두어번씩은 모두 같은 주제의 그림들이 내걸렸다. ‘반공’….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아주 꼬마 때부터 수없이 보고 들은 말이라, 어떨 땐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반공’ 그림 하면, 뿔 달리고 동물 수염을 기른 붉은 색과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푸른 색이 좌우로 그려지던 게 그 당시의 법칙이었다. 아이들의 그림은 붉은 색의 날카로움과 푸른 색의 선명함이 차이가 날 뿐, 모두 다 같았다. 열살을 전후해 10년 가까운 성장기에 나와 친구들은 개인보다는 집단을, 시민의 권익보다는 국가와 이념의 일체성을 주입받고 학습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서슬퍼런 가위눌림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1970년대의 냉기와 광기에서 벗어나 헌법이 개정되고 정부와 질서가 바뀌면서 적대적 동반관계의 7·4 남북공동성명은 평화와 통일을 논의하는 남북 정상선언으로 대체됐다. 수십년이 흐르는 동안 집단과 일체화, 이념 같은 전근대적인 국민교육헌장은 적어도 겉으로는 서서히 탈색되고, 개성과 다양성이 시민 사회의 저변에서 싹을 틔우게 됐다. 시대의 패러다임은 진화했지만, 1970년대 성장기에 주입된 사고와 인식의 틀은 개인과 사회의 잠재적인 뇌리 속에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다. 때로는 뒷골목이나 선잠 속에서, 때로는 빈곤의 거리나 정치 세몰이 속에서 언뜻언뜻 구시대의 광기는 1970년대를 토악질해 내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다. 나라의 질서와 규칙이 바뀔 수 있고, 개헌이 추진될 수도 있다. 새삼 1970년대를 떠올리면서 시민이 깨어 있어야 하고, 깨어 있는 시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ckpark@seoul.co.kr
  •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미국 의회는 2013년 1월 1일 연소득 40만 달러(약 4억 2700만원, 부부 합산 4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9.6%로 올렸다. 미국의 ‘부자 증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공약한 것으로, 1993년 빌 클린턴 정부 이후 20년 만이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하는 바람에 국고가 바닥난 데다 각종 감세 혜택 종료와 정부지출 삭감 등으로 경기가 급락하는 ‘재정절벽’을 회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이런 부자 증세 도입 움직임은 유럽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나라는 프랑스. 연소득 100만 유로(약 14억 5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게 최고 75%의 소득세율을 부과하는 공약 덕분에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일사천리로 증세 정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지난 연말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제동이 걸렸다. 최고 소득세율의 기준을 부부 합산 소득 대신 개인 소득으로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프랑스 정부는 법안을 수정해서라도 올해 안에 75% 소득세율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의 이 같은 조바심에는 연간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유지하라는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국가들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조건을 맞추기 위한 해결책으로 부유세 정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11일 야당의 반발에도 증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혁안에는 2만 6000 유로 이상 고소득자에게 최고 45%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부동산 보유세와 법인세 인상, 모든 과세 대상자의 소득신고 의무화 등도 포함돼 있다. 서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인 포르투갈도 ‘정부가 무장 강도’라는 국민의 비난을 무릅쓰고 새해 들어 평균 소득세를 35%나 올리는 가혹한 긴축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최고 소득세율은 46.5%에서 48%로 높아지고, 여기에 적용하는 과세 기준은 연소득 15만 3500유로에서 8만 유로로 대폭 낮췄다. 유럽에서 가장 튼튼한 경제를 가진 독일에서도 200만 유로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재산의 1%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임시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EU와의 지위 재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오는 2017년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주장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정부도 올 들어 고소득층 자녀에 대한 육아수당 삭감 정책을 포함해 부유세 부과 방침을 추진 중이다. 부유세 바람은 아시아 지역의 일본에서도 불고 있다.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복귀한 아베 신조 정권은 연간 소득 1800만엔(약 2억 2000만원)의 고소득자에 대해 적용하는 40%의 최고세율을 45%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경제 호황기의 절정인 1980년대 70%에 달했던 소득세 최고세율을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 지속적으로 낮춰왔지만, 최근 GDP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 적자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증세 카드’를 빼든 것이다. 부자 증세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2년 지구촌 부자 4위에 오른 프랑스 최고 갑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은 지난해 9월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데 이어 86억 6300만 달러(약 9조 31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벨기에로 빼돌렸다고 25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 판이 보도했다. 아르노 회장은 ‘가족에 대한 상속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사회당 정부가 추진 중인 부자 증세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게 프랑스 언론의 지적이다.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도 아르노 회장을 따라 벨기에로 가려다 “단순히 세금을 피하기 위한 망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벨기에 정부의 반대에 부딪히자, 지난 5일 러시아로 귀화해 정식으로 시민권을 얻었다. 벨기에는 프랑스와 달리 부자를 겨냥한 세금이 없고, 상속세도 3%로 프랑스(11%)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지난해 올랑드 대통령의 ‘부자 증세’ 방침에 반발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프랑스인이 지난 2011년보다 2배나 늘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부자증세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성장 지상주의’를 내세우며 2004년 이후 지속적인 감세를 추진했으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세금을 깎아주면서 국가 재정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미 의회의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율과 경제성장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부자 감세가 경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고 밝혔다. 보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낙수 효과’는 거의 없었고 오히려 빈부격차만 늘렸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과 유럽의 증세 드라이브는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이 발레스타들 모두 부산에 뜬다, 정말!

    이 발레스타들 모두 부산에 뜬다, 정말!

    “모든 공연의 중심은 서울이다. 특히 발레는 더욱 그러해서 지방 공연이 별로 없고,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 대학에서는 무용과가 사라지는 실정이다. 고향에 대한 애정과 발레의 멋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부산에 간다.” “왜 부산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의 대답이다. 김 교수는 26~2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김용걸과 친구들’을 올린다. ‘부산직할시 승격 50주년 기념’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지만, 출연진 면면에 시선이 확 꽂힌다.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들, 일본 도쿄시티발레단 주역들이다. 국내외 공연 일정이 빼곡한 세 발레단의 스케줄을 감안하면 이번 공연의 의미는 더 커진다. 발레 무용수들에게는 맏형, 큰오빠로 통하는 김 교수의 의도에 동참하는 후배들이 있고, 각 발레단의 단장들이 흔쾌히 허락했기에 가능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자 발레스타 부부인 황혜민과 엄재용은 드라마발레 ‘오네긴’과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선사한다. 황혜민·엄재용 커플의 감성 충만한 연기와 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다. 국립발레단이 자랑하는 참신한 수석무용수 김리회와 정영재는 ‘탈리스만’과 ‘스파르타쿠스’ 2인무를 춘다. ‘탈리스만’이 요정과 바람신의 경쾌함으로 차있다면, ‘스파르타쿠스’는 비장하고 애절한 사랑이 흐른다. 한상이·이원철은 ‘이방인’, 카모토 아사미·김보연의 ‘그레이트 겔로핑’, 사고 모에카·조민영은 ‘해적’을 선보인다. 김 교수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은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발레 ‘파키타’를 보여준다. 화려한 프랑스 궁중발레의 절정으로 꼽히는 ‘파키타’ 중에서도 아름다운 결혼식 장면이다. 두 무용수는 ‘워크2’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 공연에는 솔리스트 12명과 군무 24명까지, 무용수 36명이 무대에 올라 2시간 동안 한국의 발레 기량을 선사한다. 3만~10만원. 0505-700-9798.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DB를 열다] 1974년 서울 신문가판대 선데이서울 선풍적 인기

    [DB를 열다] 1974년 서울 신문가판대 선데이서울 선풍적 인기

    1974년 1월 10일 서울의 어느 신문가판대 모습이다. 신문가판대라고 해야 요즘같이 번듯하지도 않고 판때기에 올려놓고 고무줄로 신문들을 둘러놓았다. 당시에는 전국 종합지는 단 7개뿐이었다. 서울신문과 동아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신아일보가 석간이었고 조선일보와 한국일보가 조간이었다. 대한일보는 사주인 김연준씨가 수재의연금 횡령 사건에 휘말려 구속되는 바람에 1973년 폐간됐다. 1980년대 말에 언론통폐합 조치로 신아일보는 경향신문에 통합되었고, 서울신문은 조간으로 변경됐다. 신문의 모습은 지금과 확연하게 다르다. 면수는 8면에 불과했고 세로쓰기를 하고 한자를 혼용했으며, 오른쪽으로 넘기면서 보았다. 머리기사 제목은 시커멓게 음각으로 처리했는데, 이날 석간신문의 제목은 ‘개헌언동 금지 긴급조치 선포’로 유신 치하의 시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기자가 가판대를 촬영한 목적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선데이 서울을 소개하는 데 있었다. 1968년 창간된 선데이서울은 전체 주간지 판매량의 30%를 넘어설 정도로 주간경향, 주간여성 등 경쟁지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연예 기사뿐만 아니라 사회 현상을 심층 분석하는 40~50쪽짜리 기획 기사들도 독자를 불러 모은 비결이었다. 선데이 서울의 판매는 컬러 텔레비전이 나오기 전 절정기에 이르러 1978년에는 발행부수가 23만부를 돌파했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佛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러 “미국 입양금지법 반대”

    유럽 곳곳이 지난 주말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프랑스에서는 정부의 동성 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러시아에서는 자국 어린이의 미국 입양 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추진 중인 동성 결혼 허용과 입양 합법화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민 34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모두를 위한 데모’라고 이름 붙여진 시위는 파리 시내 3곳에서 집회 형식으로 시작된 뒤 오후 늦게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앞에 시위대가 동시에 집결하면서 절정을 이뤘다. 특히 파리 외곽에서도 버스와 고속열차를 타고 온 시위대가 대거 참여하면서 85만명이 참가한 1984년 ‘사학법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프랑스 경찰이 밝혔다.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가톨릭계와 이슬람계 등 종교계의 주도로 이뤄진 이번 시위에는 어린아이와 함께 나온 부모들도 각종 피켓을 들고 합류해 “동성 결혼 합법화를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성애자의 결혼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프랑스는 입양이나 인공수정을 통한 출산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1999년부터 이들에게 세금 감면 혜택과 육아 수당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동성 결혼과 입양 허용을 내걸었고 다수당인 사회당이 올 하반기부터 관련법을 전격 시행하겠다고 밝혀 종교계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같은 날 러시아에서는 미국인의 러시아 어린이 입양을 금지하는 ‘대미(對美) 인권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미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악당들에 반대하는 행진’이라고 명명된 시위에는 영하 14도의 혹한에도 수도 모스크바에서 5만명,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1500여명이 참가하는 등 러시아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전국적인 시위는 2011년 12월 대선 부정 규탄 시위 이후 13개월 만이라고 러시아 언론들이 전했다. 시위대는 해당 법안에 지지 의사를 밝힌 러시아 하원 의원 420명의 얼굴에 ‘부끄럽다’고 적은 피켓을 불태우며 이들을 ‘러시아의 적’이라고 비난했다.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예브게니 스코보르트소프는 “정치놀음에 아이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앞서 미국이 러시아 인권 변호사의 피살 사건에 연루된 러시아 관리의 미국 입국 금지 등을 담은 ‘마그니츠키’법을 발효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인 양아버지의 부주의로 숨진 러시아 입양아의 이름을 딴 ‘디마 야코블레프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비욘세, 출산 후에도 여전…완벽 몸매 과시

    비욘세, 출산 후에도 여전…완벽 몸매 과시

    팝스타 비욘세(31)가 출산 후에도 숨 막힐 정도로 완벽한 몸매를 과시해 화제다. 남성지 지큐(GQ)는 8일(이하 현지시간) 사진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통해 오는 15일 공식 발매하는 신년 호 표지모델로 나선 비욘세의 사진을 먼저 공개했다. 비욘세는 화보에서 지퍼 장식이 달린 붉은색 호피 무늬 팬티에 잘록한 허리와 탄탄한 복근이 드러나는 크롭톱 스타일의 푸른색 티셔츠만을 입고 육감적인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냈다. 이는 그녀가 12개월 된 딸 아이의 엄마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몸매를 선보인 것이다. 지큐는 지난해 ‘21세기 가장 섹시한 여성 100인’을 선정, 메간 폭스와 밀라 쿠니스 등 할리우드 섹시 스타의 화보를 공개해 왔다. 비욘세는 이 잡지의 신년호 표지를 장식하며 절정의 관능미를 과시한 셈이다. 한편 비욘세는 오는 2월 3일 미국에서 열리는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출연한다. 그녀는 이 무대를 통해 신곡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지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책에 빠진 어린이 ‘초절정 엄친딸’ 되다

    아메리칸발레학교에서 발레리나를 꿈꾸다 줄리어드 예비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영재학교 헌터스쿨을 나와 예일대에서 프랑스문학을 공부했고, 영국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돌연 법의 매력에 빠져 하버드 법대에서 법을 공부한 뒤, 미국 대법원의 법률서기와 뉴욕 맨해튼검찰청 검사를 거쳐 한국계 최초로 하버드대 법대 교수에 임용됐다. 여기까지만 읽어도 숨이 찬다. 이후 하버드 교수단 심사를 만장일치로 통과,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에 선출됐다. 미국 아시아태평양 변호사협회 본부에선 ‘40세 미만 최고의 변호사’ 중 한 명으로, 미국의 유력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에선 ‘2010년 가장 스타일리시한 25인의 보스턴인’ 중 한 사람으로 각각 꼽았다. 최고의 예술가 등에게 수여하는 ‘구겐하임 펠로십’, 뛰어난 법률서적에 수여하는 ‘허버트 제이콥’ 상 등을 받았고 2011년엔 ‘자랑스러운 한국인’ 상까지 거머쥐었다. 이 모두가 한 여성을 수식하는 표현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초절정 엄친딸’ 석지영(40·미국명 지니 석) 교수 얘기다. 여섯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그가 열정과 끈기로 자신의 꿈을 이뤄내기까지 겪었던 일들을 책으로 녹여냈다.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북하우스 펴냄)다. 책은 팩트 위주로 간결하게 전개된다. 미간 찌푸리며 행간의 뜻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저자 스스로 밝혔듯 책엔 불완전성도 내포돼 있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들은 실제 일어났던 일들이라기보다 어린아이가 받았던 인상에 더 가까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 비중에 견줘 과장됐을 개연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익숙하되 울림이 큰 두 가지 지적으로 독자의 가슴을 찌른다. 먼저 저자가 주장하는 삶의 원칙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놀이처럼 즐길 것, 언제나 새로운 일을 시도하되 위험을 감수할 것, 적절한 시점에 일을 멈추고 휴식하며 스스로에게 상을 줄 것” 등이다. 늘 주변에서 듣던 경구다. 그러나 저자의 부모가 진작에 불화를 겪고 이민을 결심했듯, 대한민국 사회에선 늘, 그리고 여전히 실행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둘째는 책읽기다. 저자는 책읽기가 “나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고 했다. “늘 책에 푹 빠져 산 덕택에 상상력과 문화적 감수성, 그리고 보편적 교양을 얻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원동력이 탄탄한 인문학적 소양이었던 셈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입만 열면 닮아야 한다고 외치는 게 한국의 교육열인데, 저자는 되레 이를 부정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저자는 오는 18일 서울 숭실대 한경직 기념관에서 강연회를 연다. 1만 4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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