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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5) 이탁오의 ‘분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책이 있다. 위험한 책과 위험하지 않은 책. ‘분서’는 전자에 속하는 책이다. 태워버려야 할 정도로 위험한 책, 분서(焚書)! “읽는 사람에 따라 질책과 원한이 생길 수도 있겠기에, 이 책이 응당 불살라지고 내버려질 운명”임을 예감한 이지(李贄·1527~1602)는 자신의 문집에 ‘분서’라는 쇼킹한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분서’는 불태워지는 대신 불처럼 번져나갔고, 불타오르듯이 읽혔다. ●위험하지만 절박한… 낯선 배움의 여정 이지. 중국 명나라 말기의 사상가로, 호는 ‘탁오’(卓吾)다. 대체로 이탁오 앞에는 ‘중국 사상계의 이단아’, ‘명대 최고의 사상범’ 같은 극단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탁오는 당대(當代) 지식인들의 도그마가 되어버린 주자학적 질서에서 발생한 하나의 균열이었다. “내가 지금 음식을 갈망하는 것처럼 도(道)를 추구한다면 공자와 노자를 가릴 여유가 있겠느냐.”던 이탁오는, 굶주린 자가 밥을 구하는 절박함으로 기존의 영토를 떠나 낯선 배움의 여정을 시작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성인의 가르침이 담긴 책을 읽었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공자를 존경했지만 공자에게 어떤 존경할 만한 점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야말로 난쟁이가 광대놀음을 구경하다가 사람들이 잘한다고 소리치면 따라서 잘한다고 소리지르는 격이었다.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정말로 한 마리의 개에 불과했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나도 따라서 짖어댔던 것이다. 만약 남들이 짖는 까닭을 물어오면 그저 벙어리처럼 쑥스럽게 웃기나 할 따름이었다. 오호라! 나는 오늘에서야 우리 공자를 이해했고 더 이상 예전처럼 따라 짖지는 않게 되었다. 예전의 난쟁이가 노년에 이르러 마침내 어른으로 성장한 것이다.”<‘속분서’ 중 ‘성교소인’(聖敎小引)> 이탁오의 집안은 원래 대외무역을 하던 상인 집안이었지만, 조부 덕분에 글을 배울 수 있었다. 그는 과거시험을 통해 관리가 된 26세부터 53세까지 중국 각지를 전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보통 사람들 같으면 더 높은 관직에 오르려고 발버둥치면서 안정된 노후대책을 모색할 나이에 출가를 결심한다. 이유인즉, ‘진짜 공부’를 하겠다는 것. 그는 선언한다. “나는 한 마리의 개”였노라고! 이보다 더 파격적이고 용감한 자기선언이 또 있었던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의 앎과 신념을 더 견고하게 다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탁오는 50이 넘은 나이에 자신이 믿었던 세계가 허상일 수도 있음을 보았고, 자신이 한 마리 개였음을 자각했다. 몰랐다면 모를까, 알고도 계속 개처럼 살 수야 없지 않은가. 그는 미련 없이 자기 자리를 떠난다. ●사욕 속 ‘본래의 성’을 되묻다 송·명대 이학(理學)의 출발점은 천리(天理)다. 그것은 ‘그런 것’이면서 ‘그래야 하는 것’이며, 만물에 내재해 있으면서도 만물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법칙이다. 그리고 이 법칙이자 자연으로서의 이(理)가 인간에게 내면화된 것이 본성(性)이다. 이 본성은 기질에 따라 치우치거나 탁해지게 되는데, 이때 ‘사욕’(私慾)이 발생한다. 예컨대, 먹고 입고 자는 등의 행위는 ‘본래의 성’에 속하는 것이지만 거기에 어떤 잉여가 더해지면, 즉 더 좋은 걸 먹거나 입고 싶어 하게 되면, 그것은 사욕으로 변질되고 만다. 성리학의 핵심적 문제의식은, 이 ‘사욕’을 어떻게 극복하고 ‘본래의 성’을 되찾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탁오는 이 기본구도를 깨고 나간다. 그는 천리가 아니라 온갖 욕망으로 들끓는 일상에서 시작한다. 과연 ‘사욕’이 개입되지 않은 도리가 따로 존재할 수 있는가. 도리와 법칙을 추구하는 것은 사욕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그는 ‘도리 vs 사욕’이라는 이분법적 틀 안에서 그것을 재정의하는 대신 그와 같은 틀 자체를 부정하면서 자신의 사유를 밀어붙인다. 여기에는 당시 지식인들의 위선과 자기 기만에 대한 이탁오의 깊은 혐오가 깔려 있다. 이탁오는 자신의 ‘참된’ 도리로 지식인들의 ‘거짓’ 도리를 비난하는 대신, 현실적 욕망의 지평에서 ‘도리’ 자체를 근본적으로 되묻는 것이다. 지식인들이 내세우는 ‘도리’는 어쩌면 자신들의 위선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가 아닐까. 그들의 도리가 백성들의 사욕보다 더 가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도리’라는 명분이 도리어 지식인들의 탐욕을 가능케 하는 것은 아닐까. 이탁오는 묻는다.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욕망의 자리가 아니라면 대체 어디서 사유를 시작할 것이며, 어디서 도를 구할 것인가, 라고. 인간에게 의지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또 삶에 대한 의지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보면, 재물과 여색을 탐하는 자의 욕망이나 도를 탐하는 자의 욕망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것을 실체화하고 거기에 집착하는 한에서는 똑같이 즐겁고 똑같이 괴롭다. 그러니 문제는 욕망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 ‘안에서’, 그 뜨거운 불구덩이 속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분서’ 곳곳에서 이탁오는 자신의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잘살고 싶어서 관리가 되었고, 그러다 더 잘살아 보려고 출가했을 뿐이다. 처자식을 열심히 먹여 살리고 싶었던 것도 이탁오고, 그러다가 다 내버리고 도망쳐 나온 것도 이탁오다. 그의 비난자들이 말한 것처럼 초탈해서 처자식을 버린 것도 아니고, 무슨 선기(禪機)가 있어서 부러 기행(奇行)을 일삼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할 수 있는 자만이 자신을 떠날 수도 있다! ●개로 살 것인가, 자유로운 존재가 될 것인가 불온한 사상으로 지식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던 이탁오는 명 말의 부패한 권력자들에게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존재였다. 일종의 ‘사상범’으로 관에 압송되어 가는 도중에 잠시 머물던 옥사에서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제자가 남긴 글에 따르면, 옥중에서도 평상시처럼 책을 읽고 시를 짓다가 ‘아무것도 바랄 게 없다.’는 말을 남기고는 덤덤하게 세상을 하직했다고 한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빛나는 최강 ‘포스’. 추측컨대, 죽음마저도 스스로 결단하고자 했을 것이다. ‘분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자유로운 인간으로 조형하고자 했던 한 인간의 불균질적인 사유의 조각들이다. 절실한 배움의 관계가 사라져가고, 지식은 지배와 계급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권력으로 기능하는 우리 시대에, 그의 물음은 더욱 더 사무치게 와 닿는다. 개로 살아갈 것인가, 자유로운 존재가 될 것인가. 채운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이층의 악당’으로 건재함 알린 한석규

    ‘이층의 악당’으로 건재함 알린 한석규

    한국 영화 남자 배우사(史)의 궤적을 논해 보자. 1980년대가 ‘안성기의 시대’, 90년대 초반이 ‘박중훈의 시대’였다면 90년대 후반은 ‘한석규의 시대’였다. 한국 영화의 황금기였던 2000년대, 지금의 ‘빅3’인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가 바통을 이어받기 직전까지 한석규는 그 기반을 닦았다. 비록 최고 배우의 자리는 내줬지만 역시 전설은 전설이었다. 손재권 감독의 영화 ‘이층의 악당’은 한석규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인터뷰는 영화와 배우 한석규에 대한 평을 던지고 이에 대한 한석규의 부연설명을 듣는 식으로 재구성했다. #‘2층의 악당’은 유머 코드에서 성공한 듯 보인다. 다른 건 차치하고 일단 재밌었다. 왠지 ‘한석규’ 하면 고지식하고, 때론 심각한 이미지라 코믹 연기가 어울릴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방향은 정말 의외였다. 한석규 하하. 그렇다면 다행이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는 순간 ‘이 영화다!’ 싶더라. 알다시피 요즘 내 성적표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손 감독이 함께 하자니 고맙기도 했다. 손 감독의 시도는 참 신선했다고 생각한다. 유머 코드가 두드러지는데 일단 등장 인물들이 다 쓸쓸하고 슬픈 사람이다. 내가 맡은 창인은 돈만 좇다 인생 망친 경우다. 우울증에 걸린 미망인 연주(김혜수), 외모 콤플렉스에 걸린 연주의 딸 성아(지우), 늙어가는 걸 믿고 싶지 않은 옆집 아줌마와 키가 작아 웃음거리가 되는 손 실장, 먹고살기 위해 후배 등치는 성식 등 나름의 사연이 있다. 재미있는 건 이 우울한 인생들이 모여 웃음의 시너지를 낸다는 거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억지 웃음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끔 억지스러운 상황이 있긴 하지만 내용히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요즘 코믹 영화는 과도한 욕설이나 상대에 대한 무시, 여성 외모 비하 등에서 웃음 코드를 꽤 많이 가져온다. ‘이층의 악당’은 다소 절제되면서도 깔끔한 재치로 승부수를 띄운다. 한석규 고민이 많았다. 창인이 하는 행동은 일단 웃겨야 했다. 하지만 원색적인 웃음에 현혹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진솔하고 선을 넘지 않는 연기가 필요했다. 뭐랄까. 과장을 빼내고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 물론 연주 역의 김혜수가 대단했다. ‘닥터 봉’ 이후로 15년 만에 함께 연기했다. 김혜수는 지금껏 다양하게 변신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배우다. 이번엔 기존의 화려한 이미지를 벗고 우울한 이미지의 연기를 잘 소화해 냈다. 그걸 보는 재미도 맛깔나다. #영화 가운데 연주의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중년 남성인 창인을 겨냥해 “한국 남자는 나이 먹으면 남의 일 참견하는 자격증이 나오느냐.” 하는 말인데, 위계 서열의 정점에 있는 중년 남성과 소통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아랫사람과 소통하자고 해놓고, 아랫사람이 1분 말하면 1시간 훈계를 한다. 나이건, 남녀건, 지위건 대한민국 서열 문화가 소통을 가로막는다. 중년 남성들이 이말 듣고 뜨끔했으면 좋으련만. 한석규 하하. 나도 40대 중반 중년 남성이니 잘 안다. 영화는 불우한 인생들의 단면 외에도 이들의 소통 문제도 다루고 있다고 본다. 다들 듣는 척만 하지 들으려고 하질 않으니까. 그냥 “알았어, 됐어, 그만해.” 이런 말만 한다. 그런데 알긴 뭘 알아. 하하. 영화에는 세대 간의, 남녀 간의 소통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새로운 웃음 코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소통 문제, 요즘 얼마나 이슈인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그것도 함께 가져갔으면 좋겠다. #안성기가 어느 색과도 어울리는 무채색이었다면 박중훈은 좀 더 밝은 빛깔을 냈다. 하지만 2000년대 빅 3는 원색에 가깝다. 지금의 관객들은 배우들에게 보다 선명한 컬러를 원한다. 하지만 한석규는 뭐랄까. 한지의 느낌이다. 절제의 미덕이라는 한국적 정서의 이면에 시대에 역행한다는 위험성도 있어 보인다. 한석규 한국인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인내가 미덕이고 낯도 많이 가리는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들이다. 나는 여기에 초점을 맞춘다. 좀 더 과해 버리면 현실성이 없어지지 않을까. 나를 한지에 비유한 건 참 적절한 것 같다. 나는 이런 이미지에 ‘만만함’을 더하고 싶다. 뛰어 봤자 벼룩인 그런 캐릭터. 참담한 상황을 벗어나려고 아등바등 애는 쓰지만 그래 봤자 제자리에 돌아오는 인물 말이다. 이런 연기에서 관객들이 쾌감과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한석규는 신인 감독과 작업하길 좋아한다. 영화 ‘은행나무침대, 초록물고기, 넘버 3,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감독도 당시엔 모두 신인이었다. 이번 손 감독은 신인까진 아니지만 ‘달콤 살벌한 연인’(2006) 이후 첫 작품이라 좀 더 검증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석규 신인 감독들의 절박함이 좋다. 영화에는 늘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에너지를 무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게 신인 감독들이다. 사실 매너리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수도 없이 연기를 반복하다 보면 대충 하자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신인 감독들은 날 고무시킨다. 고민하고 공부하는 감독들의 모습에서 많은 걸 배운다. 이번에도 그랬다. 손 감독의 열정을 보면서 얼마나 뜨끔했는지 모른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신사’ 신치용감독 왜 뺑뺑이 돌렸나

    배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기싸움에서 이기려고 선수들은 경기 전부터 코트를 빙글빙글 돌며 알아듣기조차 힘든 괴성을 지른다. 경기 중에도 마찬가지다. 득점을 했을 때는 물론이고, 범실을 저질렀을 때도 파이팅을 외친다. 기량이 비슷한 상대끼리의 싸움에서 승리는 투지가 높은 팀의 몫이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남자 대표팀에서 분위기를 이끌었던 주장 최태웅(현대캐피탈)이 부상으로 빠졌다. 그 영향은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태릉선수촌에서 열렸던 일본과 평가전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 한국은 월드리그 예선에서 2연승을 거뒀던 일본에 사흘 내리 졌다. 세트를 앞서 가다가도 한두번의 범실에 속절없이 연속 실점하며 무너졌다. 27일에는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일본 우에다 감독조차 “최태웅이 빠진 것이 아쉽다. 최태웅이 대표팀에 돌아와 좋은 경기를 펼쳤으면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코트의 신사’ 신치용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저런 정신상태로 무슨 경기를 하겠다고….”라며 혀를 찼고, “‘뺑뺑이(선착순 달리기)’ 돌리러 가야겠다.”고 말한 뒤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선수들은 태릉선수촌 운동장을 1시간 가까이 돌았다. 경기에서 졌다고 얼차려를 주는 것은 원시적이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이 믿을 것은 선수들의 투지와 정신력밖에 없다. 대회 개막은 다음 달 12일로 열흘 남짓 남았고, 그동안 선수들의 기량이 급성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이 세트를 반드시 따낸다’는 각오로 한 걸음씩 나가야 한다. 신 감독의 눈에는 선수들에게 그런 투지와 절박함이 없어 보였던 것. 신 감독은 최태웅의 자리를 대신할 권영민(현대캐피탈)을 평가전에 투입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만날 수도 있는 일본에 모든 전력을 노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권영민도 묵묵히 뺑뺑이를 돌았다. 훈련을 마치고 선수촌 근처 돼지갈비집으로 단합대회를 가는 신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결과보다 어떤 내용을 보여줬는지가 중요하다.”며 알 듯 모를 듯 한 미소를 지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가인, 영화같은 ‘돌이킬 수 없는’ 뮤직비디오 ‘무려 11분’

    가인, 영화같은 ‘돌이킬 수 없는’ 뮤직비디오 ‘무려 11분’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 멤버 가인의 솔로 데뷔 뮤직비디오가 연일 화제인 가운데 그 분량이 무려 11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가인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돌이킬 수 없는’의 뮤직비디오는 마치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배우 이성재와 호흡을 맞춰 그 빛을 발한다.가인의 소속사 내가네트워크 측은 뮤직비디오에 대해 “가인이 고풍스러운 저택에서 영화배우 이성재와 호흡을 맞추며 자신을 떠나는 남자에 맞서서 격렬하게 대립하는 장면을 소화했다”고 밝혔다.가인은 뮤직비디오에서 그간 브아걸 활동을 하면서 보여줬던 섹시한 모습보다 더욱 농염하고 뇌쇄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장장 11분 동안 이어지는 뮤직비디오 내용은 마치 영화 ‘색.계’를 능가할 정도로 치명적이고 위험한 남녀의 관계를 그렸다.뮤직비디오에서 가인은 자신을 버리고 떠나는 이성재의 다리를 붙잡는다. 하지만 이성재는 그런 가인을 거칠게 뿌리치고 급기야 가인의 머리채까지 잡는다. 가인은 자신의 절박함을 표현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창문에서 뛰어 내린다. 이를 본 이성재는 떨어지는 가인을 안아서 구하려 뛰어들지만, 결국 목숨을 잃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가인의 뮤직비디오를 접한 네티즌들은 “내가 지금까지 봤던 뮤직비디오 중에 제일 슬프고 최고다”, “뮤직비디오 내용이 섬뜩하다”, “가인과 이성재의 포스에 좋은 음악까지 정말 대박이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사진 =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엠카 MC’ 티아라 지연, 음란채팅 루머에도 ‘씩씩’▶ ’10년전에도 뺑소니’…김지수, 교체요구 빗발 ▶ 왓비컴즈, ‘타진요’ 팔고 도주계획? ‘먹튀설’ 확산▶ 김혜수, 의미심장한 발언 "MBC 전체적으로 엉망"▶ 강승윤 ‘본능적으로’ vs 윤종신 ‘이성적으로’…차이점은?
  • 가인, 영화같은 ‘돌이킬 수 없는’ 뮤비 ‘무려 11분’

    가인, 영화같은 ‘돌이킬 수 없는’ 뮤비 ‘무려 11분’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 멤버 가인의 솔로 데뷔 뮤직비디오가 연일 화제인 가운데 그 분량이 무려 11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가인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돌이킬 수 없는’의 뮤직비디오는 마치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배우 이성재와 호흡을 맞춰 그 빛을 발한다.가인의 소속사 내가네트워크 측은 뮤직비디오에 대해 “가인이 고풍스러운 저택에서 영화배우 이성재와 호흡을 맞추며 자신을 떠나는 남자에 맞서서 격렬하게 대립하는 장면을 소화했다”고 밝혔다.가인은 뮤직비디오에서 그간 브아걸 활동을 하면서 보여줬던 섹시한 모습보다 더욱 농염하고 뇌쇄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장장 11분 동안 이어지는 뮤직비디오 내용은 마치 영화 ‘색.계’를 능가할 정도로 치명적이고 위험한 남녀의 관계를 그렸다.뮤직비디오에서 가인은 자신을 버리고 떠나는 이성재의 다리를 붙잡는다. 하지만 이성재는 그런 가인을 거칠게 뿌리치고 급기야 가인의 머리채까지 잡는다. 가인은 자신의 절박함을 표현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창문에서 뛰어 내린다. 이를 본 이성재는 떨어지는 가인을 안아서 구하려 뛰어들지만, 결국 목숨을 잃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가인의 뮤직비디오를 접한 네티즌들은 “내가 지금까지 봤던 뮤직비디오 중에 제일 슬프고 최고다”, “뮤직비디오 내용이 섬뜩하다”, “가인과 이성재의 포스에 좋은 음악까지 정말 대박이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사진 =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엠카 MC’ 티아라 지연, 음란채팅 루머에도 ‘씩씩’▶ ’10년전에도 뺑소니’…김지수, 교체요구 빗발 ▶ 왓비컴즈, ‘타진요’ 팔고 도주계획? ‘먹튀설’ 확산▶ 김혜수, 의미심장한 발언 "MBC 전체적으로 엉망"▶ 강승윤 ‘본능적으로’ vs 윤종신 ‘이성적으로’…차이점은?
  • 9급 최연소·수석 합격자 후기

    “데드라인 전에 기필코 합격하겠다는 목표의식, 공부는 큰 밑그림을 그린다는 기분으로….” 올해 국가직 9급 이색 합격자들은 하나같이 준비기간이 길지 않았다. 최연소 합격자인 김종명(19)씨나 수석합격자인 문하나(26·여)씨 모두 공무원을 목표로 수험준비를 시작한 지 1년 안에 ‘끝’을 봤다. ●“검찰직만 찍어놓고 수험생활” 김종명씨는 파출소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 아버지 덕에 어렸을 적부터 자연히 수사직종을 꿈꿔왔다. 김씨는 “아버지가 검찰 수사직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들려주셔서 공무원 중에서도 검찰직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부경대 2009학번으로 한 학기를 다니고 나서 바로 휴학한 뒤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김씨는 “국어, 영어, 한국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미리 관심을 가졌던 덕분에 실력을 쌓아 그리 낯설진 않았다.”면서 “과목별 수험서를 계속 반복해서 봤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스터디를 따로 하지 않고 혼자 공부한 그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스터디로 보충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혼자 공부하는 편이 차라리 집중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내기 대학생활을 남들만큼 즐기진 못했지만 일단 꿈을 이뤘으니 복학해서 새로운 대학생활 경험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6개월치 방세·학원비만 잡아놓고 공부”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문하나씨는 공무원 시험 준비 6개월 만에 합격통지서를 손에 거머쥔 케이스. 공연기획사 콘텐츠 분야, 방송사 연출팀 등 공무원과 판이한 분야에서 3년여 일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문씨는 “자취하는 데다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준비하다 보니 무엇보다 빨리 합격하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치 학원비와 생활비, 방세만 통장에 남겨놓고 시험 준비를 시작하니 절박함이 더해져서 딴 생각 않고 공부만 전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절대 공부량이 많은 만큼 처음엔 제목 위주로 흐름을 훑는 통독법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문씨는 조언했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자세하게 보려고 하면 시작 전부터 질리는 게 공무원 시험공부”라면서 “큰 밑그림을 먼저 그린다는 기분으로 공부하고 공부량을 조금씩 자세하게 늘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기간 점수 올리기 어려운 영어는 문씨에게도 복병이었다. 문씨는 “단어를 이미지 위주로 암기하고 하루에 단 10문제를 풀어도 완벽히 이해하는 게 주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金 “혁명선배 바통 잘 승계”

    金 “혁명선배 바통 잘 승계”

    “경제발전은 자력갱생도 중요하지만 대외협력과 분리될 수는 없다.”(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양국 선배 혁명가들이 만들어낸 북·중 간 전통 우호관계는 매우 소중하다. 부단히 발전시켜야 한다.”(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한, 지난 27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들이 주고받은 발언은 여러가지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후 주석은 북한과의 교류협력, 소통강화 등을 강조하면서 북한을 끌어안으려고 노력했다. 후 주석은 “양국은 각 분야 및 지역 간의 교류와 협력이 매우 활발하며 한반도 및 지역문제에서의 소통과 협력도 밀접하다.”고 평가하고 “중국은 북한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지도자가 각종 형식으로 상시적으로 소통하자고 제안했다. 후 주석은 또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과 민생개선 및 보장은 중국의 개혁개방 30여년간의 경험”이라며 북한의 개혁개방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빠른 발전을 이룩했고 어느 곳이든 생기가 넘친다.”면서 “이는 중국의 정책이 매우 정확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 선배 혁명가들이 만든 우호협력관계의 지속발전을 강조한 김 위원장의 언급은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우회적으로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들은 이구동성으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강조함으로써 이 문제를 천안함 사태의 ‘출구전략’으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후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장성명을 발표한 뒤로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동향이 나타났다.”면서 “중국은 관련 당사국에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의 기치를 들고 현재의 긴장 국면을 완화하기 위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중국과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조속한 시일 안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3개월 만의 만남에도 불구, 세 번씩이나 포옹하면서 혈맹관계를 대외에 과시했다. 다분히 천안함 사태 이후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삼각동맹을 의식한 제스처로 보인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이번 방중이 북한으로서는 권력승계를 위한 환경조성, 중국으로서는 북한과의 동북협력이라는 이해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동북지방을 순례한 점, 후 주석이 이례적으로 베이징이 아닌 지린성 창춘까지 찾아가 만난 점 등에서 양국의 절박함이 읽힌다는 것이다. 3개월 만의 전격 방중은 뒤집어 말해 지난 5월 방중 때 북·중 간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양국은 이번 방중이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후 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한 소식통은 “권력승계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국내에 알리고 싶은 것도 있었을 테고, 양국 간에도 봉합해야 할 계산이 있지 않았겠느냐.”며 북측의 제안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갱도에는 가수도 간호사도 있어요” [동영상]

    “흩어져야 산다.” 칠레 북부 코피아포의 산 호세 광산이 무너져 지하 700m에 갇힌 33명의 광부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생존수칙’이다. 27일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사고 발생 20여일째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매몰 광부들은 철저히 업무분담을 하면서 구출될 순간까지 버티기로 했다. 세계의 이목을 받으며 지하갱도에 갇혀 있는 이들의 임시 대표 역할은 원래 작업조장이었던 이가 맡았다. 구출되기까지 기약 없는 장기전에 들어간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생존포인트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 50년 넘게 탄광에서 잔뼈가 굵은 맏형 마리오 고메스(63)가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동료들을 다독이고 있다. 광부들과의 연락을 맡은 칠레 당국의 관계자는 “불안할 때 기도할 수 있는 예배단을 만들기 위해 작은 성물을 지하갱도로 내려보내 달라고 주문해 왔다.”고 전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인 한 광부는 평소의 기질을 살려 노래모임 등 레크리에이션을 책임졌다. 또 간호사로 일한 적이 있는 이는 의료 및 심리 테스트를 전담했다. 지하갱도에서 하루를 1년처럼 버텨야 할 광부들은 다양한 이력을 가진 동료들 덕분에 큰 위안을 얻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개인별 업무분담을 하되 그룹의 안전을 위해 전체를 2개 팀으로 나눈 것도 새로운 생존투쟁 전략이다. 한 팀이 취침에 들어가면 나머지 팀은 생존을 위한 필수업무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불침번’을 서고 있다. 광부들이 분업에 나선 것은 최악의 경우 넉 달여를 땅 속에서 견디려면 무엇보다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실제로 사고 3주째로 접어들면서 광부들의 체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메 마날리츠 칠레 보건장관은 “광부들의 체중이 평균 10㎏씩 빠졌고 탈수증세를 보이는 데다 서너명은 심각한 우울증까지 앓고 있다.”고 밝혔다. 광부들은 지금 지상으로 연결된 튜브를 통해 물과 산소를 공급받고 있다. 지하로 물과 음식, 의약품 등을 내려보내는 데는 금속 캡슐을 이용하며 칠레 국민들은 캡슐에 ‘비둘기’라는 별명을 붙여 광부들의 생존을 기원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길이 1.6m, 지름 12㎝ 크기의 캡슐은 지난 22일 처음 내려보낼 때에는 무려 1시간이 걸렸으나 그 뒤 캡슐을 개량한 뒤로 지금은 30분으로 단축돼 하루 평균 12차례를 오가며 광부들의 생존을 돕고 있다. 전문가들은 덥고 습기찬 지하탄광에서 버티려면 1인당 하루 평균 4ℓ 안팎의 물을 마셔야 할 것이라고 구조 당국에 조언했다. 칠레 정부는 생존 광부들이 있는 지하 700m 깊이까지 지름 약 66㎝의 수직갱을 파내려 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칠레구리협회가 사용하는 40t 크기의 대형 굴착기를 동원하고 있으며 하루 20m를 굴착할 수 있는 이 기계가 광부들을 구조하기까지는 석 달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매몰 광부들의 가족들이 현장 안전관리에 태만했다는 이유로 정부 당국자와 광산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낸 가운데 26일 코피아포 주 법원은 광산 개발업자의 자산 180만달러를 동결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발굴현장서 만나는 생생한 역사의 진실

    2009년 1월19일 오후 전북 익산 미륵사지에 각 언론사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미륵사지 서탑에서 출토된 사리봉안기의 명문에 관한 발표를 듣기 위해서였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미륵사를 창건한 이가 ‘서동요’의 주인공인 신라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의 귀족가문 ‘사택적덕의 딸’이라는 것이었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서동과 선화공주의 국경을 뛰어넘는 사랑이야기가 단숨에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발굴은 이처럼 사라진 역사의 실체적 진실로 우리를 안내하는 표지판이다. 알던 길을 흐트려놓기도 하고, 온 길을 돌아가게도 하지만 발굴의 성과들이 쌓이고 쌓여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로 하나하나 복원된다. 고고학자인 조유전 경기도문화재연구원장과 문화재 전문기자 이기환씨가 쓴 ‘한국사 기행’(책문 펴냄)은 발굴 현장 답사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되짚는 책이다. 이들은 이미 발굴했거나 지금도 조사 중인 주요 유적지를 해당 발굴 담당자들과 함께 답사하면서 현장의 목소리와 발굴 비화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쉽고, 재밌다는 것이다. 발굴 유물 사진과 현장 지도는 물론 발굴 당시 현장 상황을 꼼꼼히 기록한 전문가의 메모 등 풍부한 사진 자료들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먼저 떠난 남편을 간절히 그리워하는 편지 내용과 머리카락으로 엮은 미투리로 이른바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렸던 경북 안동 원이엄마, 삼국통일 이후 당나라와 격전을 벌여야 했던 신라의 절박함이 깃든 경주 사천왕사터, 주인을 따라 순장된 창녕 송현동 소녀 미라의 발굴 스토리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더불어 고려시대 석곽묘 4기가 사업시행자에 의해 포클레인으로 밀린 이야기, 인골이 확인된 고인돌의 덮개들이 조형물로 사용된 사례 등 발굴과 보존의 어려움도 짚었다. 2만 4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대중매체 여성 위주… 남자이야기 하고 싶었죠”

    “대중매체 여성 위주… 남자이야기 하고 싶었죠”

    “이번 작업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색약인 제가 어떻게 컬러 만화를 할 수 있을지, 오프라인 만화에 집착해 오던 제가 온라인 만화와의 중간 지점을 어떻게 찾을지, 외국(만화시장)에서 어떤 자리를 꿰찰지 등등 모든 게 도전이었습니다.” 한국만화의 자존심 이현세(56) 작가가 11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남자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이야기인 ‘비정시공’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비정시공’은 작가의 영원한 페르소나인 오혜성이 주인공이다. 그가 조직폭력, 정계, 재계 등을 넘나들며 펼치는 복수극이자 성공 드라마다. 로미오와 줄리엣 식의 로맨스도 곁들이며 온·오프 라인에서 동시에 연재해 주목받았다. 다음은 이 작가와의 일문일답. →최근 연재를 시작한 3부작 마지막 ‘레드 파탈’도 남자 뱀파이어 이야기다. 다시 강한 남자 이야기로 돌아간 계기는. -1994년 ‘남벌’ 이후로 통 남자 이야기를 다루지 못했다. 3년 전에 갑자기 남자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 매체가 어머니, 아줌마, 여성 위주로 가고 있어 남자를 그려보고 싶었다. 역발상이다. 사실 나도 가정에서 집사람의 권력이 세지면서 많이 위협받고 있어 위기 의식이 있었다.(웃음) →곽경택 영화감독도 (출판기념회에) 왔던데 영화로 만들게 되나. -구색 맞추기 위해 온 거다.(웃음) 기회가 닿으면 3부작 가운데 하나 정도 영화로 만들고 싶다. →색약이라 컬러 작업이 힘들지 않았는지. -평생 컬러를 안 하려고 했다. 세종대 강단에 서고 있는 게 도움이 됐다. 학생들 가운데 컬러 감각이 뛰어난 친구들이 있는데, 졸업 뒤 인턴으로 화실에서 작업을 같이했다. →첫 온·오프라인 시도인데 느낀 점은. -웹이라는 게 독자들의 즉각적인 댓글을 무시하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더라. 요즘 젊은 작가들은 작품하기 정말 힘들겠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난 전통 오프라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젊은 작가들은 타블릿, 인터넷, 3차원(3D)까지 이용한다. 개인적으로 만화가 인생 30여년만에 새롭게 느끼고 배운 게 많았다. →한국만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긍정적이다. 한국은 만화 그리는 테크닉이 최고다. 스토리텔링도 최고다. 능력은 최고인데 국내 시장은 거의 없다. 그래서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젊은 작가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한국 만화가 세계로 가려면. -그래픽도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내용도 가벼운 게 아니라 진지하고 깊게 들어가야 한다. 소재 면에서 무협 판타지와 흡혈귀는 한국적인 소재는 아니지만 널리 알려져 있어 배경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장기적으로는 웹에서 서사 만화를 정착시키고 싶다. 1년 정도는 그리스·로마 신화, 아라비안나이트 등을 소재로 어린이 만화 일러스트레이션 책을 만들고 싶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이슈] 정화 원정 왜 잊혀졌나

    정화는 19세기 영국 해군이 보유한 최대 전함보다도 세 배 이상 큰 배를 타고 15세기 인도양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누볐다. 하지만 중국은 대규모 해상사업의 성과를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다. 항해 기록은 대부분 유실됐다. 정화는 언제 어디에 묻혔는지도 모른 채 500여년 동안 잊혀졌다. 영락제가 야심차게 주도한 ‘남해원정’은 영락제 사후 유학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무엇보다 막대한 재정부담이 빌미가 됐다. 특히 명나라는 이후 북쪽에서 몽골과 장기간 전쟁을 치르는 한편 남쪽에서 왜구 퇴치에 나서는 이른바 ‘북로남왜’ 속에 바깥 세상으로 눈을 돌릴 여력이 없었다. 1433년 마지막 남해원정이 끝난 65년 뒤 포르투갈의 바스코 다가마가 이끄는 소규모 함대가 희망봉을 거쳐 캘리컷에 도착했다. 중국이 민간상인들의 해외진출을 금지하는 ‘해금(海禁) 정책을 수백년간 유지하는 동안 캘리컷은 유럽인들의 앞마당이 됐다. 콜럼버스 이후 물밀듯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몰려간 유럽은 짧은 기간 안에 아메리카 전역을 식민지화하면서 아메리카에서 채굴한 막대한 은을 바탕으로 산업혁명의 토대를 쌓았다. 사실 19세기 초까지도 세계 제일의 생산력을 자랑하는 산업국가였던 중국의 명·청 왕조는 굳이 정부 차원에서 부담을 무릅쓰고 먼 바다로 나갈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산업을 비롯해 내세울 게 변변찮았던 변방 유럽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야 했다. 일확천금을 꿈꿀 수밖에 없는 절박함과 아쉬울 것 없는 풍족함이 역사의 시계추를 바꿨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민주 주류 vs 비주류 당권경쟁 파열음

    민주 주류 vs 비주류 당권경쟁 파열음

    민주당의 당권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주류 측을 대표해 정동영 의원 등 비주류의 행태를 비판하는 데 선봉에 선 최재성 의원과 비주류 결사체인 ‘민주희망 쇄신연대’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장세환 의원을 만나 양측의 주장을 들어봤다. ■ 최재성 “정동영式 네거티브정치 끝내야” 민주당 주류의 핵심이자 대표적 소장 정치인인 최재성 의원은 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풍운동, 네거티브 정치로 일관해온 ‘정동영 의원식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비주류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또 “논쟁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해 공개적인 형태로 질서 있는 정치적 논쟁을 하자.”고 제안했다. 최 의원은 “참여정부의 황태자였던 정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서슴없이 배신했지만,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머리를 조아리고 상주를 자임했다.”면서 “이것이 정동영 의원식 정치였다면 지금의 문제제기 역시 어떤 셈법이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정 의원이 ‘당을 뒤엎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책임있게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이어서 “정 의원이 담대한 진보를 내세웠지만 콘텐츠가 없고, 전당대회 룰을 바꾸자고 하는데 전 당원 투표제, 집단지도체제 등의 주장이 난무하니까 당원들도 잘 모른다.”면서 “질서 있게 정리해서 논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 논쟁을 제의했다. 하지만 쇄신연대가 주장한 당내 혁신기구 구성에 대해서는 “국민들 앞에 링을 만들고 난투극을 벌이겠다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확실히 했다. 전 당원 투표에 대해서도 “김제·완주 당원이 경상도 전체보다 많을 텐데, 민주당 당원 구성이나 대표성 등을 조금이라도 파악했다면 그런 주장은 못할 것”이라고 일축했고, 집단지도체제와 관련해서는 “개혁과는 거리가 먼 기득권 나눠먹기이고, 그렇게 총선 치르면 대선에서도 못 이긴다.”고 못박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장세환 “당 쇄신 묵살하면 분당 위기” “대표가 당 쇄신을 끝까지 묵살하면 분당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 장세환 의원은 민주당 분위기를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정세균 대표가 (당 노선과 전당대회 룰을 논의하는) 혁신기구를 수용하지 않고, 쇄신 요구에 귀를 닫은 채 당권 재장악에 나선다면 쇄신모임은 전당대회를 거부할 수도 있으며, 그런 사태가 오면 분당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4일 대규모 출범식을 가진 쇄신연대는 현재 당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이겼는데 왜 그토록 쇄신을 주장하느냐는 질문에 장 의원은 “민주당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것이고, 국민은 민주당에 기회를 주면서 변화를 요구했다.”면서 “그런데도 지도부는 당의 활로 모색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쇄신을 요구하는 20여명의 의원들을 ‘적’으로 간주한 채 당권 싸움만 하는 집단으로 치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비주류 측은 어떤 쇄신을 원할까. 장 의원은 “강하고 선명한 야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7·28 재보선 은평을에 촛불세대를 공천할 수 있는 파격, 말로만 중산층·서민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치과 치료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관철시키는 구체적인 노력을 보이는 게 바로 쇄신”이라는 설명이다. 쇄신연대 출범식에서 “민주당 세 글자 빼고 모두 바꾸자.”고 한 정동영 의원의 발언에 대해 장 의원은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절박함을 호소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다만 “쇄신연대는 정 의원을 위한 계파조직이 절대 아니다.”면서 “전당대회에서 정동영·천정배가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7·28재보선 차질 막자” 여야 일치

    “7·28재보선 차질 막자” 여야 일치

    28일 여야가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 합의한 데는 이미 추진동력이 떨어진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또 휘둘리다가는 양쪽 모두 재·보궐선거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의는 본회의 부의 자체를 반대해 온 민주당이 한발 물러서면서 이뤄졌다. 당초 민주당은 친이계와 박희태 국회의장이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을 강행할 경우 ‘실력저지’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실제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종시 수정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일정에 협의해선 안 되고, 실력 저지를 해서라도 본회의 상정을 막아야 한다는 응답이 51.2%나 나온 당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국민 여론도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경 투쟁 가능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 9월 정기국회로 연기해서라도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로 가져가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민주당도 마음이 급해졌다. 세종시 수정안 ‘사망신고’로 끌려다니는 모습을 계속 보이다가는 지방선거 승리로 모처럼 쥐게 된 정국 주도권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표결 처리에 동의한 기저에는 현재 수정안에 대한 찬반 구도를 볼 때 실제 표결이 이뤄지더라도 부결이 확실하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본회의 표결을 통해 한나라당의 내분 양상이 확고해지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내심 반기는 시나리오다. 친이계로서는 다른 부분은 내주더라도 세종시 수정안 문제만큼은 6월 국회에서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컸다. 한나라당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는 대신 스폰서 검사 의혹 특검법도 함께 처리하고, 야간 옥외집회 허용 여부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강행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세종시 문제로 더 이상의 국론분열은 없어야 한다. 6월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쐐기를 박기도 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6월 국회 처리 의사를 명확히 한 마당에 본회의 부의를 위한 ‘100명 서명’이 친이계 일부의 이탈로 66명에 그친 데다, 친이계 일각에서까지 표결 연기를 주장하는 지경이 되자 ‘집안 단속’ 차원에서도 속전속결이 시급했다고 분석된다. 여론이 바뀔 때까지 세종시 문제를 질질 끈다는 인상을 줘서 당장 7·28 재·보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정총리 ‘비장한 苦言’

    정총리 ‘비장한 苦言’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상임위 상정을 하루 앞둔 21일 세종시 수정안 통과를 요청하면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16차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모두발언에서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세종시 회의에 앞서 그는 수정안 처리를 미루는 의원들을 정면 비판하며 그동안의 세종시 여정이 그려지듯 남다른 소회를 읽어 내려갔다. 정 총리는 세종시 원안과 관련, “표를 얻기 위한 정략의 산물”이라고 일갈한 뒤 수정안의 국회 처리에 대해 “이렇듯 중차대한 국가 대사를 상임위 차원에서 제대로 된 논의 한 번 없이 국민 다수의 의사를 무시하면서 쫓기듯 표결하고 끝낼 리 없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어 “우리 국민은 길게 보면 항상 옳은 선택을 해 왔다.”면서 “그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모두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 역사의식을 지니고 있으므로 두고두고 후회할 결정을 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세종시 수정안 관련법이 상임위에서 부결된다고 해도 본회의 표결을 통해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특히 “수정안은 여러 산고 끝에 마련됐다. 격한 논쟁도 불사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결 가능성, 출구전략 등을 언급했다. 정 총리의 발언에는 비장함과 절박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는 특히 “다른 지역에서 수정안 부결을 전제로 그간 우리가 어렵게 설득해 세종시로 유치한 기업들을 경쟁적으로 빼 가려는 개탄스러운 현실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를 비판했다. 그는 “정부를 쪼개 청와대는 서울에 두고 총리실은 세종시에 옮겨 국정이 원활히 운영되길 바라는 어리석은 점, 인위적으로 수도를 사실상 분할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는 점, 인구 50만명 자족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는 점, 8조 5000억원 공기업 돈을 들이고도 유령도시를 만들 우려가 있다는 점 등 국가 미래를 위해 어떤 대안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토론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與 중진·소장파 당권보다 ‘입각’ 솔깃

    “한나라당 최고위원보다는 장관직이 낫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자리 욕심’이 당 밖으로 쏠리고 있다. 당 중진은 물론 세대교체론의 중심에 서야 할 소장파 의원들까지 당권 도전보다는 입각설에 솔깃해하고 있는 것이다. 6·2 지방선거 참패로 뒤숭숭한 당에 남아 전전긍긍하느니 입각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게 낫다는 손익계산도 깔려 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0일 “당내 쇄신 요구, 민심의 반감 등 당 안팎의 위험 요소를 해결해야 할 의원들의 입각 러시가 현실도피나 자기 정치 욕심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정·청 간 불균형 구조도 이런 이상기류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청와대의 목소리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선거 참패의 책임을 도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당내에 팽배해 있다. 계파 간 갈등도 정치 도피의 한 이유다. 계파 간 대결 구도가 확연한 가운데 만만치 않은 비용을 써가며 전당대회에 출마했다가 망신만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입각은 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행정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누가 쥘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력 쌓기를 통한 경쟁력 확보는 정치 생명의 연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집권 하반기에 접어든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를 다시 잡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중진 소장파 그룹 내 입각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자천이든 타천이든 최근 입각설의 중심에 선 세대교체 대표주자는 나경원(47)·원희룡(46) 의원과 김태호(47) 경남지사 정도다. 재선인 나 의원은 18대 국회 전반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간사를 맡아 미디어관련법 개정에 앞장선 경험과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흥행성’을 높였다는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 거론된다. 그는 아동·장애인 정책에 관심이 많아 보건복지부 장관직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나 의원도 전대 출마를 통한 당권 도전보다 입각 쪽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소장개혁파의 원조 격인 3선의 원 의원은 환경부장관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2008년 ‘저탄소녹색성장 국민포럼’을 발족, 인류 보편의 상생 공존 모델을 찾는 데 노력해온 경력 덕분이다. 서울시장 경선 이후 국회 외통위 위원장을 맡은 원 의원은 일단 하마평에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부정하진 않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호 지사도 임기 완료를 이유로 전당대회 출마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때 나돌던 총리 기용설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지만 입각 가능성은 남아 있다. 친이계 핵심 가운데 한 명인 3선의 장광근(56) 전 사무총장도 국토해양부 장관 입각설이 나온다. 4대강, 세종시 등 현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를 마무리하는 데 청와대와 뜻이 통하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 하마평의 이유다. 이와 함께 재선의 진수희(55) 의원과 의사 출신 안홍준(59) 의원이 보건복지부장관, 안보 전문가인 비례대표 초선의 정옥임(50) 의원이 통일부장관, 외자투자 및 금융 전문 변호사 출신인 조윤선(44) 의원이 문화부 2차관 후보 등으로 거론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한국 -그리스 ‘설전’도 실전처럼

    한국은 그리스를, 그리스는 한국을 월드컵 본선 첫 승 제물로 내걸었다. ‘내가 그렇게~렇게 만만하니?’라는 유행가 노랫말이 절로 떠오른다. 사실 서로 ‘만만해서’는 아니다. 허정무 감독은 “그리스의 세트피스는 위협적이다. 많이 연구해야 한다.”고 했고,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도 “한국은 잘 조직돼 있고, 최상의 상태로 훈련된 팀이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계했다. ‘필승 선언’은 만만함보다는 절박함에서 나왔다. 한국-그리스전은 본선 첫 경기. 여기서 서로 잡지 않으면 16강행에는 잔뜩 먹구름이 낀다. 기분 좋게 승점 3을 쌓고, 홀가분하게 2차전에 나서겠다는 심산은 양 팀이 같다. 허 감독은 “그리스전은 필승, 아르헨티나전은 선전, 나이지리아전은 승부수”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그리스를 잡지 않으면 조별 리그 내내 가시밭길이다. 그리스도 마찬가지. 본선 마지막 경기가 아르헨티나전이라 한국,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승부를 내야 한다. 스포츠는 ‘기싸움’이라고 했던가. ‘실전’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두 팀의 ‘설전’도 뜨겁게 불붙었다. 허 감독은 6일 베이스캠프인 남아공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에서 첫날 훈련을 마친 뒤 “전체 프로그램에 맞춰 12일 본선 첫 경기에 대비하겠다. 그리스전만 생각하고 집중해 차분하게 준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베스트11’ 구상을 묻는 말에는 “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안된 것 같기도 하다.”며 말끝을 흐렸지만, 개막전 라인업 구상을 사실상 마쳤음을 내비쳤다. 이어 “우리 선수들 모두 기분이 좋다. 본선 첫걸음을 내디딘 만큼 한국의 발자취를 남기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고 선전포고했다. 레하겔 감독도 이날 아테네 출정식에서 한국을 콕 집어 거론했다. 그는 “한국은 훌륭한 팀이라서 다른 어떤 경기와 마찬가지로 100% 힘을 쏟아부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출전은 누구나 누릴 수 없는 경험이지만, 우리는 단순히 출전에 의미를 두진 않는다. 열정이 있고 분위기도 좋다.”고 덧붙였다. 기성용(21)과 셀틱에서 한솥밥을 먹는 그리스 공격수 요르고스 사마라스(25)도 설전에 가세했다. 셀틱 구단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사마라스는 “시즌 막판 대표팀 소집을 위해 떠나는 기성용에게 ‘내가 행운을 빌어줄 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이제부터 우리는 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농담이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사마라스는 팀 동료들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이제부터 기성용과 나는 적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아르헨티나가 손쉽게 조 1위를 차지할 테고, 그리스와 한국·나이지리아가 2위를 놓고 싸우게 될 것”이라며 치열한 승부를 예상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이변은 없다… 기자들이 민심 몰랐을 뿐”

    “이변은 없다… 기자들이 민심 몰랐을 뿐”

    선거가 끝날 때마다 민심이 두려워집니다. 6·2 지방선거의 결과는 여야 등 정치권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여러가지 메시지를 던져준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를 현장에서 취재했던 서울신문 정치부의 정당 출입기자들이 지면에 미처 담지 못했던, 담을 수 없었던 얘기들을 풀어봤습니다. 유권자들이 함께 작성한, 선거결과라는 거대한 기사에 조심스럽게 댓글을 다는 기분으로 써나갔습니다. ●이지운 차장 선거가 끝나고 여론조사 기관들이 패닉 상태입니다. “앞으로 누가 돈주고 여론조사를 하겠느냐. 다 문닫게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한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이번에는 ‘숨은 표심’이 절대 5%포인트를 넘지 않을 것이라며 정확성을 장담하기도 했지요.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관련 시장 규모만 사상 최대인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서 선거 관련 업체들이 들떠 있었지요. 적어도 당분간은 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울상입니다.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을 많이 잃을 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지방선거는 사실 지방선거로 끝나지 않습니다. 의원들에게 이번 선거는 2012년 총선의 전초전이었던 셈이지요. 선거가 힘겨운 싸움이 될테고, 당장 공천을 걱정하는 의원들도 있습니다. jj@seoul.co.kr ●이창구 기자 민심 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느꼈습니다. 격전지였던 충남과 충북을 돌았는데, 세종시처럼 뜨거운 쟁점이 있는 지역이었지만 주민들은 “선거 관심 없슈.”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관심이 있다는 사람들도 “내 마음 나도 몰라유. 투표장에 가면 알겄쥬.”라고 했습니다.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민심이 단단히 화가 나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지난 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봉하 마을 취재를 갔습니다. 전문가들은 노풍이 투표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저 역시 그렇게 기사를 썼습니다. 여론조사 기사가 나간 뒤 인천에 사는 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 따졌습니다. 자기 주변 민심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왜 여론조사는 정반대로 나오냐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교하지 못한 여론조사는 민심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현장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정치인보다 기자에게 더 절실한지도 모르겠습니다. window2@seoul.co.kr ●주현진 기자 6월2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 기자실. 방송3사의 출구조사 소식이 속속 타전되면서 기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직자들의 낯빛은 점차 굳어져갔습니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0.2%포인트의 초박빙으로 경합을 벌인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예상 밖이라면서도 일부 기자들의 얼굴에는 ‘묘한’ 미소마저 감돌았습니다. “그렇게 자만을 하더니….”, “역시 유권자들이 똑똑해”라는 등의 평도 쏟아졌습니다.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기자들의 ‘민심’이 이 정도이니, 선거 참패라는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릅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금도 50%가 넘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느냐.’며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에 우호적인 20~30대가 결국 40대가 되고 50대가 된다.’는 절박함은 여전히 부족해보입니다. 한나라당이 유권자들의 메시지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jhj@seoul.co.kr ●홍성규 기자 “눈높이를 맞추자.” 6·2 지방선거에서 새긴 교훈입니다. 빗나간 여론조사의 공이 컸습니다.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로 넘길 일만은 아니어서 남는 게 많습니다. 다만 변명이 없진 않습니다. ‘풀뿌리’ 정착을 고대했던 기획, 분석, 현장 중계 등 선거 수개월 전부터 풀어놓은 그것들 때문입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경남의 골목들을 누비며 얻어낸 격전지 표심 탐방은 더 그렇습니다. “누가 되든 바뀔게 없다.”는 위장막을 뚫고 얻어낸 시민의 목소릴 옮긴 것들입니다. 눈높이를 찾고자 나름 땀깨나 흘렸다고 변명해봅니다. 대신 르포에서 읽은 민심의 ‘눈높이’를 되짚어 드리겠습니다. 민심은 정치의 선악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너무 강해도 악, 약하다고 마냥 징징대는 것도 악입니다. 서민의 생각을 읽지 못하는 정치는 최악입니다. 민심은 균형을 좇습니다. 그래서 이번 민심의 결과를 정치권의 ‘몇 대 몇’ 승부로 환산하긴 힘듭니다. cool@seoul.co.kr ●유지혜 기자 선거를 앞두고 정치부 기자들은 후보와 당 선대위원장들을 따라다니느라 구두 굽이 닳는다는데, 전 엉덩이가 무거워졌습니다. 어느 취재보다도 많은 자료를 보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각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을 분석하고,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방법과 기준을 제시하는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계도 많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의 투표율과 지역색을 극복한 결과를 보니 제가 힘주어 말하고 싶었던 정책선거가 어느 정도 정착됐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관위의 딜레마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엄격하고, 좁게 법을 해석해야 하는 선관위 입장도 알지만, 사회 상황은 그를 용납치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합니다. 트위터 선거운동 제한에 대한 반발도 그래서 생겨난 것입니다. 선관위가 시류에 휩쓸려 같이 요동을 치면 안 되겠지만, 좀더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합니다.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wisepen@seoul.co.kr ●허백윤 기자 “지금 여론조사들은 거품이 너무 많아. 분명히 숨은 표가 있고, 특히 젊은 층에서 투표를 하면 아마 크게 달라질 거에요.” 투표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민심을 취재하다가 만난 한 택시기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줄곧 보수 정당을 밀어줬다던 그 분은 이번만은 다르게 투표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당 후보가 당선은 되겠지만 아슬아슬하게 될 것”이라는 결과예측도 덧붙였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61세 택시기사의 말에 갑자기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선거를 취재하는 기자를 돕는 일등공신은 단연 택시기사 분들입니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민심’을 읽는 눈이 비교적 날카롭습니다. 이번에도 숨어있던 밑바닥 민심을 투표일을 바로 앞두고 살짝 눈치라도 챌 수 있었던 것은 택시기사 분들 덕분이었습니다. baikyoon@seoul.co.kr ●강병철 기자 “노회찬만 아니었어도…….” 서울시장 선거 개표 결과가 나온 3일 날 아침, 한명숙 후보 선거 캠프에서 가장 먼저 들려온 이름은 ‘노회찬’이었습니다. 밤새 개표 방송을 지켜봤을 당직자들은 부스스한 머리와 부은 머리로 공공연히 선거의 패배를 ‘노회찬 탓’으로 돌리고 있었습니다. 한 후보는 개표 과정에서 말도 안되는 여론조사를 뒤집고 다음날 해 뜨기 전까지도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역전패. 고작 0.6%포인트 차이였습니다. 노 후보의 득표율은 3.3%이었으니 당연히 애석해할 만합니다. 석패는 안타깝지만 현실은 현실입니다. 투표는 정책이든 인물이든 정당이든 대상이 뭐가 됐건 그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입니다. 누가 당선되고 누가 떨어지는 건 그 의사들이 결집된 부차적인 결과입니다. 노회찬을 찍은 유권자들의 마음은 뭘지 ‘네 탓’ 이전에 그 뜻을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bckang@seoul.co.kr ●오달란 기자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 성안길. “충북도민, 청주시민 여러분, 보고 싶었습니다. 사랑합니다!”(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사랑한다’는 선거 유세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었습니다. 연인한테 속삭이기에도 낯 간지러운 말을 그들은 잘도 외치더군요. 얼굴에는 활짝 웃음을 띠우고 주민들의 손을 덥석덥석 잡았습니다. 어떻게든 지역과 개인적인 인연을 내세워 ‘한 표’를 얻으려는 그들의 노력이 눈물겨웠습니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강원 원주에서 자신을 ‘강원도 며느리’로 소개했습니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서울시장 후보는 청량리역 유세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이 곳에서 우동집을 하시며 생계를 꾸렸다.”며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선택받은 이들과 주민들의 ‘짝짓기’만 남은 셈입니다. 당선자들의 열정적인 사랑이 4년간 변치 않기를 바라는 건 비단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dallan@seoul.co.kr ●이도운 정치부장 정치부 기자들은 선거 때마다 두 가지 딜레마에 빠집니다. 하나는 말과 정책 사이의 딜레마입니다. 선거 때 기자들은 후보나 정당 대표의 발언, 주로 말싸움을 기사로 전합니다. 취재하기도 쉽고, 기사 쓰기도 쉽고, 독자들이 읽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정책은 그 반대입니다.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말 쪽으로 관심이 더 쏠립니다. 다른 딜레마는 취재원과 유권자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기자들은 선거 때 유권자보다는 정당 관계자들을 주로 취재합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이 제공하는 자료를 보고, 분석을 듣고, 판단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이변’이 발생했다고 기사를 씁니다. 이변? 그런 것은 없습니다. 기자들이 유권자들과 철저하게 유리돼, 민심을 몰랐을 뿐입니다. 그걸 알고, 또 반성을 하면서도, 기자들은 취재원 중심의 기사 작성을 좀처럼 포기하지 못합니다. 거기에 언론의 한계가 있는 것일까요. dawn@seoul.co.kr
  • 이승환 “내 꿈요? 잔잔하게 사는거요”

    이승환 “내 꿈요? 잔잔하게 사는거요”

    가수 이승환이 주황색 토끼 모양의 옷을 입고 한 TV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이승환, 여전하구먼.”과 “특이한데, 누구지?”. ●필 엑스·제리 헤이·유희열 등 국내외 톱뮤지션 대거 참여 1990년대와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를 관통하는 ‘라이브의 귀재’ 이승환(45)이 돌아왔다. 올해로 데뷔 21주년이 되는 그는 지난 26일 4년만에 10집 정규앨범을 내고 음악적 건재함을 과시했다. ‘드리마이저’(dreamizer)라는 제목처럼 요즘 가요계에서는 보기 힘든 대규모 물량과 역량을 쏟아부었다. “드리마이저란 몽상가를 극대화한 의미죠. 사실 요즘처럼 컴퓨터 작업을 통해 손쉽게 음악을 만드는 시대에 실제 악기로 연주한 정규앨범을 낸다는 자체가 비용이나 시간적인 면에서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전 대중이 구분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사운드에 대한 욕심은 음악인이 지켜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컴퓨터 음악의 횡행으로 녹음실마저 문을 닫는 시대에 자신마저 외면하면 아무도 음악적 사운드에 신경쓰지 않을 것 같다는 이승환. 마이클잭슨, 셀린 디옹의 앨범에 참여한 엔지니어 움베르토 가티카를 비롯해 필 엑스, 제리 헤이 등 해외 정상급 스태프들은 물론 유희열, 윤도현, 조규찬 등 국내 실력파 뮤지션이 참여한 10집 앨범은 그의 음악적 자존심과 가수로서의 절박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언젠가부터 다음 앨범을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완성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열정을 많이 쏟아부었던 4집 때만큼 열심히 했으니까요. 멜로디는 더 쉬워지고 음악은 더 단단해져 저도 편하게 들을 정도로 ‘내 생애 최고의 앨범’이 나온 것 같아요.” 1989년 ‘텅빈 마음’으로 가요계에 혜성같이 나타나 대중음악 황금기인 1990년대를 풍미한 이승환. 미소년의 이미지에 ‘너를 향한 마음’, ‘내게’, ´천일동안’ 등의 감미로운 발라드를 연속 히트시킨 그에게 세상은 ‘어린왕자’라는 별명을 붙여줬지만, 그는 5집부터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고집을 계속했다. “‘어린왕자’라는 별명이 음악적으로 얼마나 오래 제 발목을 잡았는지 몰라요. 전 더이상 동안도 아니고 순수하지도 않은데 대중은 언제나 ‘플란더스의 개’처럼 밝은 음악만 하기를 원했거든요. 하지만 록은 음악적 뿌리이고, 저에겐 회귀 본능이 있어요. 물론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추구하면서 점차 대중과 멀어지긴 했지만….” “그때부터 10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너스레를 떠는 이승환. 하지만 그 이후 공연장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가수로 거듭났다. 평균 4~6시간 동안 발라드와 록을 오가는 폭발적 무대매너와 창조적인 무대장치로 ‘무적’ 등 브랜드 콘서트 시대를 열며 공연 시장을 선도했다. “단 두 세 곡을 불러도 무대에서 땀이 나지 않으면 스스로 반성했습니다. 최고가 아니었던 공연은 있어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공연은 없었어요. 지난해 데뷔 20주년 기념공연 ‘공’(空)을 하면서 비로소 공연의 맥을 짚을 줄 알게 됐고, ‘예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꿈요? 잔잔하게 사는거요” 그러나 그는 6년 동안 계속해 오던 대규모 연말 공연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좋은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팬 관리라고 생각해요. 팬들이 권력화되거나 집단 이기주의에 빠지는 것을 처음부터 차단하고 싶었죠. 올해 연말 공연은 대관도 하지 않았는데, 지친 것도 있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싫었어요. 저도 연말에 얼마나 놀고 싶은데요. 물론 그때 가서 몸이 근질근질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덧 40대 중반. 여전히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그의 노래에는 ‘어른들의 세계’를 비판하는 가사가 자주 나온다. “어른이 되는 순간 죄의식이 없어지고 뻔뻔해지는 것이 싫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나쁜 어른들이 없고 착한 사람이 승리하는 세상을 꿈꾸죠. 연예인이면서도 공연 도용 등에 대해 강경하게 소송한 이유도 정의롭지 못한데 대해서 끝까지 싸우려는 의지의 표현이에요.” 이쯤 되니 ‘발칙’과 ‘반항’의 대명사로 알려진 그가 상당히 이상적인 원칙주의자로 느껴진다. 외규장각 도서와 약탈문화재 반환을 위한 콘서트 등 사회 참여에도 게을리하지 않는 그는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고, 누군가 내 영향을 받아 그 일을 계속한다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유난히 ‘드림’(dream)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이승환이 요즘 꾸는 꿈은 어떤 것일까. “잔잔하게 사는 거요. 특별히 행복하지 않아도 좋으니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꿈과 성공을 동일시하는 사회 풍토는 문제가 있다고 봐요. 꿈은 자기 혼자 내면으로도 이룰 수 있거든요.” 언제나 20대처럼 젊은 음악을 지향하고, 가수로서 철들기를 거부하는 이승환. 그에게 물리적인 나이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처럼 보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그래픽 김송원기자 nuvo@seoul.co.kr
  • “지방선거 지면 총선·대선도 없다” 총력전

    정당들에게 6·2 지방선거는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번에 선거의 ‘세포 조직’이랄 수 있는 구의원·시의원·구청장을 놓쳐서는 2012년을 기대하기 어렵다. 2006년 지방선거의 승패가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까지 그대로 이어진 경험을 여야 모두는 잊지 않고 있다. 당장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는 사활(死活)의 문제이기도 하다. 세포 조직을 잃으면 당선은 고사하고 공천도 어려워질 수 있다.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당 지도부와 거물 후보들의 지원 유세 끌어들이기에 열심인 이유다. ■ 오세훈, 강남 3구서 “한나라에 줄투표를” 지역 국회의원들도 ‘오후보 모시기’ 경쟁 “한 명도 빼놓지 말고 다 당선시켜 주십시오. 제가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2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 앞.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강남 지역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구청장을 비롯해 시의원·구의원 모두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한다. 사실상 ‘줄투표’를 주문한 것이다. 오 후보 옆에서는 서초구 출신의 이혜훈·고승덕 의원이 연신 “오세훈, 오세훈”을 외쳤다. 서울 국회의원·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서는 오 후보 끌어들이기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오 후보의 높은 지지율을 활용하려는 생각에서다. 구청장 당선은 필수이고, 최대한 많은 시의원·구의원을 당선시켜 놓아야 2012년 총선 출마가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이날은 오 후보로서는 강남 지역 첫 유세. 서초·강남·송파는 한나라당의 대표적 텃밭이지만,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의 긴장감은 다른 지역보다 더했다. 기초의원 한 석이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서다. ‘지역구 관리 소홀’로 자칫 차기 공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강남에서 재선 이상이면 지역구를 양보해야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당내 경쟁이 치열하다. ‘싹쓸이’가 당연시되다 보니 후보들 옆에 선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표정에는 초조함이 배어 있다. 한나라당은 강남 지역에 대한 자신감으로 신연희 강남구청장 후보, 박춘희 송파구청장 후보 등 여성 후보를 전략공천했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아 선거운동이 쉽지만은 않다. 야권에서 민주당 곽세현 후보를 단일후보로 내세운 서초구청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진익철 후보와의 격차가 크지 않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 후보는 강남부터 송파까지 모두 훑었다. 오 후보의 캠프 대변인인 조윤선 의원이 오 후보에 대한 칭찬과 공약소개를 맡고, 오 후보는 구청장을 비롯한 지역 후보들에 힘을 실어주는 식이다. 초선 의원들의 마음은 더 급하다. 이번 선거에서 성적을 잘 받아야 보다 안전하게 재선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2년 남짓 남겨둔 임기 동안에도 이번에 뽑힌 구청장과 호흡이 맞아야 실적을 더 남길 수 있기도 하다. 때문에 초선 의원들은 모든 일정을 지역 안에서 소화하며 표심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강변역 앞에서 펼쳐진 광진구 지원유세에서는 오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이 지역 출신의 권택기 의원과 중랑구 출신의 유정현 의원이 한껏 분위기를 띄워놨다. 유 의원은 “광진구와 중랑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오 시장이 돼야 하는 것 아시죠.”라면서 “그런데 다른 당 구청장이 탄생하면 광진구 예산은 모두 중랑구로 갑니다.”라고 했다.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목소리가 다 쉬어버린 권 의원은 “오 시장과 한나라당 구청장이 호흡을 맞춰야 광진구의 살림도 살찌울 수 있다.”면서 목청을 높였다. 오 후보가 무대에 오르자 분위기는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 후보가 연설을 하는 동안에도 권 의원은 쉬지 않고 주민들을 향해 ‘1번’을 뜻하는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인사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명숙, 구로·금천 구청장후보와 공동유세 박지원·정동영 등 거물급 총출동 지지호소 “여러분,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오셨습니다. 기호 2번 민주당입니다.” 26일 오전 8시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앞 버스정류장. 녹색 점퍼를 입은 한 후보가 버스에 탄 승객들에게 브이(V)자 모양으로 2번을 만든 손을 흔들었다. 연신 미소를 지으며 지나가는 행인들에게도 악수를 청했다. 바쁜 출근길이라 무표정하게 지나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한 후보의 손을 맞잡고 반갑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 이곳은 구로·금천·영등포 일대에 거주하거나 일터를 가진 시민들의 통행이 가장 많은 길목. 한 후보의 옆에는 이성 구로구청장 후보, 차성수 금천구청장 후보가 나란히 서서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에는 개봉동사거리에서 대대적인 집중유세가 벌어졌다. 한 후보가 다시 구로구를 찾았고, 구로을이 지역구인 박영선 의원이 연사로 나서 분위기를 돋웠다. 구로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구청장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 범위 내에서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민주당의 목표는 구로구청장을 따내는 것은 물론이고 최소한 구로을 지역구의 구의원 정수 6명 가운데 3~4명, 시의원 정수 2명 모두를 석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거운동 개시 첫날인 20일에는 정동영 상임고문이 찾아와 유세를 펼쳤고, 둘째날에는 박지원 원내대표, 셋째날에는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와서 거리유세를 벌였다. 24일에는 장상 중앙선대위원장, 박주선 최고위원, 김민석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 구로구를 찾아 이성 구청장 후보를 집중 지원했다. 이처럼 구청장 하나에 민주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총출동하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유권자들도 있지만, 속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2006년 지방선거 패배가 2007년 총선, 2008년 대선 참패로 이어진 쓰라린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올 초부터 이번 6·2 지방선거를 2012년 총선,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1956년 대선 때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자유당 정권 심판을 위해 내건 슬로건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부활시킨 것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재선 여부가 걸려 있는 국회의원들도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천안함 사건 진상규명 특위 활동으로 바쁜 박 의원도 틈만 나면 지역구를 찾아 표밭을 다지고 있다. 국회 부의장 출마 준비에 중앙당 선대본부장까지 맡아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이미경 사무총장(은평 갑)은 최근 며칠 동안 은평구에서 살다시피 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 후보의 지지율이 오 후보에게 뒤처지는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김유정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밑바닥에서부터 갈아보자는 민심이 강하게 요동치고 있기 때문에 광역단체장 선거와 연동됐던 과거와는 다른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턱에 야구공이?”…희귀병 가진 남자

    턱이 야구공처럼 불룩하게 변한 중국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외신에 소개됐다. 오스트리안 타임스에 따르면 허난성 뤄양에 사는 창 두(47)의 턱은 5년 전부터 변하기 시작해 이제는 입을 다물 수 조차 없다. 두는 “턱이 손톱 크기로 부풀어 병원에 다녔는데 몇 달 만에 야구공처럼 불룩하게 부풀었다.”면서 “얼굴이 변하자 창피해서 밖에 나갈 수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두는 얼굴 피부에 종양이 생기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으며 당장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난한 두에게 수술비 5만 위안(800만원)은 너무 큰 돈이다. 그는 “얼굴이 이렇게 변한 뒤로는 계속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하루빨리 수술을 받기 위해서라도 돈이 되는 건 뭐든지 하겠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달 안면기형 장애로 코가 부풀었던 일명 ‘아바타 걸’의 사연이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중국의 우 샤오옌(22)이란 여성은 최근 병원의 도움으로 종양제거 수술을 받아 종양의 90%가 제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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